[STX유럽 현지 조선소 르포] 유럽 기술+韓 생산성 ‘글로벌 조선’ 순항
│오슬로(노르웨이) 이영표특파원│STX가 한국-유럽-중국을 잇는 글로벌 종합 조선그룹 꿈을 키워 가고 있다. 특히 2007년 인수한 STX유럽이 순풍의 돛을 달고 순항 중이어서 그 꿈은 좀더 빨리 이뤄질 전망이다. 유럽의 고부가가치 원천기술과 한국의 높은 생산성, 중국의 싼 임금을 결합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STX는 9일 유럽조선소의 크루즈선 등 특수선 건조 기술과 한국 진해조선소의 작업관리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신상호 STX유럽 대표이사(부사장)는 오슬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 초부터 STX유럽과 STX조선해양의 실무진들이 크루즈선 수주 입찰 과정에서 기술영업, 연구·개발(R&D)설계, 구매, 생산, 조달, 정보기술(IT) 등 7개 분야에서 15∼20명씩 참여하는 ‘워킹 그룹(Working Gr oup)’을 구성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크루즈선 수주 공동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은 유럽의 독보적인 크루즈선과 시추선 건조 원천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으며, STX유럽도 한국 STX조선으로부터 생산성 향상 비결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TX는 이미 각 조선소의 사업 개선 항목을 200∼300개가량 추려 놓은 상태이다. 특히 STX는 한국의 조선 기자재 납품업체가 유럽에서 건조 중인 크루즈선의 블록 등을 제작하도록 해 한국 조선소의 구매력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원가도 낮추는 ‘윈-윈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다롄 조선소는 비용절감과 선박 수리 측면에서 경쟁력을 지녔다.
● 올 영업이익 흑자전환 기대
STX유럽은 STX그룹이 2007년 아커야즈 경영권을 인수해 지난해 9월 회사 이름을 바꿔 단 회사. 세계 8개국 18개 조선소에서 크루즈선과 해양 플랜트 관련 선박을 주력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6조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전신인 아커야즈가 건조하던 선박의 인도 지연 배상금을 물어 주는 바람에 109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그러나 올해는 수주와 영업 전망이 밝다. 신 부사장은 “세전이익(EBITDA) 기준 1000억원 이상 흑자가 확실하며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크루즈선 수주를 추진 중이며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대형 수주가 무르익었음을 시사했다. 특히 올해 친환경 선박 개발에도 매진한다. 10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선박인 ‘에코십’분야의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시용하는 페리선 등 3척은 곧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할 해양플랜트 수주에도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페트로브라스가 ‘자국 건조주의’ 원칙을 고수한다면 현지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는 STX유럽이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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