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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3. 10대부터 아줌마까지 섹스산업으로

    IMF 외환위기는 주부들까지 향락업소로 내몰았다.경제가 다소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한번 빠져버린 구렁텅이에서 그들이 헤쳐나오기는 쉽지 않다.정신적인 수치와 고통을 감내한다면 상대적으로 손쉬운 돈벌이라는 점에서 향락업소에 발을 내딛는 평범한 여성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취재진이 노래방과 퇴폐이발소,화상대화방에서 만난 주부들은 예상대로 경제적 난관을 이겨내지 못하고 찾아온 사람들이었다.실직과 이혼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여성들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바로 향락 유흥업소였다.그곳에서 주부들은 금전적인 면에서 바라는 만큼 보상을 얻기는 했지만 그들 자신과 가정은 전보다 더 피폐해져가고 있었다. 8일 밤 서울 강북구 수유지하철역 근처 H노래방을 기자가 찾아갔다.처녀같은 ‘아줌마 도우미’가 있다는 여주인의 말을 듣고 “불러달라.”고 했다.10분쯤 기다리니 3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들어와 근처 동네에 사는 조미애(가명·37)라고 소개했다.‘보도방’을 통해 이 일대 노래방을 돌며 일한다는 조씨는 ‘수고비’ 1만 5000원을 요구했다. 돈을 지불하자 조씨는 최근 인기있는 가수의 ‘랩송’을 부르며 흥을 돋우었다.조씨는 100점을 맞으면 ‘축하금’으로 1만원을 달라고 했다.이 돈에서 보도방 업자에게 2000원,노래방 주인에게 3000원을 떼어준다는 것이다. 노래방 도우미를 시작한 지 4개월된 조씨는 하루 10시간 남짓 노래방 7∼8곳에서 일을 한다고 말했다.5년전 IMF 한파로 남편이 실직한 뒤 이혼해 혼자 살고 있다는 조씨는 “빚 수천만원을 갚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했다.2년 전에는 ‘묻지마 관광’에 일당 10만원을 받고 몸을 파는 아르바이트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씨는 비슷한 처지의 주부들이 수유역 일대에만 100여명은 족히 되고 일부는 유흥주점에도 나간다고 했다.시간이 끝나가자 조씨는 춤을 추자며 손을 끌면서 귀엣말로 “2시간에 5만원만 주면 ‘2차’도 나갈 수 있다.”고 유혹했다. 비슷한 시각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이발소.이곳에서 만난 고윤자(가명·47·경기 광명시)씨는 5년 전 부도를 내고 도피중인 남편의 빚 2억 5000만원을 갚기 위해 ‘산전수전’을 다 겪고 있다고 말했다.면도와 안마를 해주는 고씨는 “나도 집을 뛰쳐나오고 싶었지만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던 어린 자식들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식당 종업원이나 파출부 일도 해봤지만 빚을 갚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생활정보지 광고를 보고 찾아간 이발소 생활은 자신도 모르게 윤락으로 이어졌다.혹시 자식들이 알까봐 인천·수원 등 집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진 다른 지역 이발소만 골라 출근을 했지만 비밀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단속에 걸려 잠시 쉬고 있을 때 딸(22·대학 3년)이 출근을 재촉하는 이발소 전화를 받는 바람에 들통나고 말았다.딸은 펑펑 울어댔고 아들(14·중학 2년)은 결석과 가출이 잦아졌다.고씨는 “빚 갚기를 포기하고 아이들과 ‘야반도주’하는 길 말고는 방법이 없다.”면서 “엄마를 위로하는 딸의 모습을 보면 죽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궜다. 8일 오후 강남구 신사동 J화상대화방에서 만난 최은주(가명·35·종로구 효자동)씨는 7살 난 딸과 남편이 있다고 털어놓았다.실직한 남편 대신 돈벌이에 나섰다는 최씨는 “남자들과 성적인 대화를 나누고 알선업체로부터 월급 12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최씨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계층이 오지만 폰섹스나 2차를 원하는 손님이 많다.”면서 “대부분 곧바로 옷 벗을 것을 강요한다.“고 했다. 최씨는 “그래도 얼굴이 보이는 화상방은 손님들이 상대적으로 체면을 지키기 때문에 전화방보다는 낫다.”면서도 “‘왜 이런 수치스러운 일까지 하게 됐나.’라는 생각에 하루에도 몇번씩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최씨는 “같은 알선업체에 소속된 여성 100여명 가운데 주부가 반 이상”이라면서 “상당수가 ‘2차’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영표 유영규 박지연기자 tomcat@kdaily.com ◆천호동 윤락녀의 하소연 “종일 장막같이 검은 커튼 뒤에서 손님을 기다리다보면 햇빛이 그리워져요.” 서울 미아리텍사스,청량리588과 함께 성매매업소가 밀집된 강동구 천호동 423 ‘천호동텍사스’.지난해 1월 김모(24·여)씨가 이곳에 온 것은 카드빚 300만원 때문이었다. 경기도 어느 농촌이 고향인 김씨가 “미용기술을 배우겠다.”며 상경한 것은 지난 97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식당 허드렛일을 해 매월 100만원을 벌었지만 방세 30만원을 내고,혼자 사는 아버지에게 30만원을 보내고 나면 생활이 벅찼다. 10만원,20만원씩 쓰기 시작한 신용카드 대금은 연체로 이어져 빚이 순식간에 불어났다.카드대금을 갚기 위해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다 결국 사채까지 얻게 됐고,빚 독촉을 견디지 못해 직업소개소를 찾았다. 선금 500만원을 받아 빚을 갚은 뒤 도착한 곳이 천호동이다.이곳에서 김씨가 매월 버는 돈은 300만∼400만원.선금으로 쓴 500만원은 석달 만에 갚았지만,10평 남짓한 원룸의 월세와 화장품·옷값 등 지출이 만만찮다.김씨는 이곳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대부분은 전세나 월세방에 살면서 출퇴근하는데 그 이유가 컴컴한 업소를 잠잘 때만이라도 탈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독신으로 살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면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답답하다.지금도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늙은 아버지는 김씨를 옷가게 종업원으로 알고 있다.김씨는 “돌아가실 때까지 아버지께 알리지 않는 것이 효도하는 길”이라면서 “생전에 번듯한 일을 하는 걸 보여드리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황장석기자 ◆성매매 멍드는 외국인여성들 “돈을 모아 한국을 떠나야 하는데,마음의 병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2년 전 중국 옌볜(延邊)에서 온 동포 김영숙(가명·32)씨는 서울 영등포의 한 퇴폐이발소에서 일한다. 처음엔 식당일을 했지만 100만원의 월급으론 고향에 있는 남편과 7살짜리 아들의 생활비를 부치기에 너무나 빠듯했다.게다가 한국에 오기 위해 빌린 돈 1000만원 때문에 사채업자의 독촉에 시달리는 가족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석달 만에 식당일을 그만둔 김씨는 “선금을 주고,한 달에 300만원을 쥐어주겠다.”는 말에 ‘이상한’ 이발소에 발을 들여 놓았다.김씨는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하고 있지만 갈수록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대낮에도 낯 부끄러운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이전혀 딴세상 같다.”고 말했다.경기도 동두천의 한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필리핀 여성 메리(가명·22).지난해 6월 예술·흥행(E-6)비자를 받아 한국 땅을 밟은 그는 손님 무릎 위에 앉아 ‘랩댄스’를 추며 웃음을 팔고 있다. 업주는 매월 한 잔에 10달러짜리 주스 200잔을 팔 것을 강요한다.할당량을 채우려면 한 차례에 150∼300달러를 받고 성매매 티켓을 끊지 않을 수 없다.그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숙소에서 달아나고 싶지만,한국인 ‘이모’가 따라 붙어 쇼핑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지촌내 자활공동체인 ‘새움터’ 등은 러시아 여성의 윤락업소 고용비율이 99년보다 최고 15배 늘어나는 등 외국인 윤락여성이 급증하고 있지만,성매매 강요·폭행·벌금착취·월급 안주기 등 인권유린 현상이 심각하다고 밝혔다.한국교회여성연합회 김정우(32·여) 간사는 “정부가 나서서 시민단체와 함께 외국인 윤락여성의 인권착취 실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생계형 윤락 급속 확산 주부들이 ‘밤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환란’ 이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생계형’ 윤락에 뛰어드는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다.이대로 가다간 사회의 기반인 가정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윤락의 출발지인 ‘티켓다방’에 발을 들여 놓는 가출소녀,향락산업의 주 공급원인 20대 여성에 이어 가정을 지켜야하는 ‘안방주인’인 주부들까지 ‘노래방 노우미’ 등으로 나서 향락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피해여성을 지원하는 단체인 ‘새움터’가 지난해 16∼59세의 윤락산업 종사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주부층인 30대 이상이 42%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윤락업에 종사하는 기혼여성을 ‘개인의 윤리성 결여’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정치·사회·경제적 약자인 여성이 ‘밤거리’로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왜곡된 사회구조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향락산업의 비대화가 ‘새롭고 값싼’ 성에 대한 수요를 낳고,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생산·윤리지수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향락산업에 종사하는 주부들은 노래방과 유리방,안마시설소 등에서 ‘삐삐 아줌마’,‘묻지마 언니’ 등으로 불린다. 거액의 카드빚을 대납해주는 서울 강남 등지의 업주에게 직접 찾아가거나 출장이 잦은 기업체 간부들을 대상으로 명함을 돌리며 ‘잠자리 아내’를 자청하는 사례도 있다. 청소년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국정감사 자료에서 ‘전화방’을 이용하는 여성의 41.3%가 가정주부로 조사됐으며,이가운데 49.3%가 “돈이 필요해서”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여성문화 동인 ‘살류쥬’의 장정임(張貞任·55) 고문은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은 기혼여성에게 더욱 불리한 형태로 이뤄졌고,어쩔 수 없이 윤락업을 택하게 된 여성들은 가부장제 구조에서 이중삼중의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정현백(鄭鉉栢·50) 공동대표는 “기혼여성은 취업시간과 형태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이들을 찾는 업소가 많다.”면서 “일반 여성은 성매매를 하지 않는 서구의 풍속에 비해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한 윤리의식이 지나치게 결여돼있다.”고 지적했다. 성매매 근절을 위한 모임인 ‘한소리회’ 사무국장 조진경(趙眞卿·35) 사무국장은 “윤리적 반성과 함께 윤락여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2.술 권하는 사회 비대해지는 향락산업

    ★강남 룸살롱 마담이 말하는 실태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며 손사래를 치다가도 괜찮은 아가씨가 새로 들어오면 빚을 내서라도 오더라고요.” 6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M룸살롱에서 만난 마담 정모(29)씨는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강남의 ‘밤 세계’에 뿌려지는 돈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강남에서만 5년째 잔뼈가 굵었다는 정씨는 룸 38개에 여종업원 150여명을 거느린 이른바 ‘정통 강남식’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다.수입을 묻는 질문에 한참을 머뭇거리던 정씨는 “아무리 적게 벌어도 한 달에 순수익 2000만원은 손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정씨는 “경기 침체와 대선 후 눈치보기의 여파로 접대비가 줄면서 단골이었던 대기업,벤처회사 직원들의 발길은 부쩍 줄었다.”면서 “그러나 요즘 떼돈을 벌고 있는 성형외과·피부과 의사,변호사,부동산업자 등 개인 손님이 빈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고 귀띔했다.새롭게 뜨는 손님들 덕택에 정씨는 지난 연말 1인 손님용 룸 5개를 만드는 등 내부를 새로 단장했다. 정씨에 따르면 최근 강남에는 룸살롱 2,3곳을 잇따라 돌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이들은 처음에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여종업원과 가볍게 술을 마실 수 있는 ‘텐프로(10%)’ 룸살롱에서 출발한다.‘텐프로’는 여종업원에게 지불되는 팁의 10%를 마담이 가져간다고 해서 생긴 은어다. ‘텐프로’를 거친 뒤에는 여종업원과 ‘2차’를 갈 수 있고 좀더 세련된 룸살롱으로 향한다.통상 ‘점오(0.5%)’ 룸살롱으로 불린다.이곳에서는 ‘2차’비용 35만원 가운데 3만원을 마담이 챙긴다. 주머니 사정이 두둑한 손님들은 세번째로 ‘이점영(2.0%)’으로 불리는 특급 룸살롱을 찾는다.정씨는 “‘점오’ 룸살롱에서 3명이 술을 마시면 2차비용까지 포함해 240만원 정도가 든다.”고 전했다. 룸살롱 여종업원들도 많이 변했다. 예전처럼 빚이나 가정형편 때문에 룸살롱을 기웃거리는 여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정씨는 “이곳에 한번 발을 들여놓은 여성들은 돈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낮에는 직장이나 학교에 나가고 밤에는 룸살롱으로 출근하는 이중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새벽 영업을 마치고 오전에 아가씨를 구하려고 길거리로 나가 ‘헌팅’을 하는 일이 하루 일과였는데 지금은 지원하는 아가씨들이 넘쳐 면접을 봐야 할 정도”라고 밝혔다. 면접에서 탈락한 여성 가운데는 성형수술로 몸을 새롭게 만든 뒤 ‘면접 재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정씨는 “여종업원 중 80%는 대학 재·휴학생 또는 졸업생이며 명문대 여대생도 몇몇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요즘 강남에도 강북의 ‘북창동식’ 저질 나체쇼가 확산되고 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그녀는 “고급 이미지를 고수하던 강남 룸살롱이 강북에서 유입된 ‘육탄공세식’ 룸살롱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미 서초동쪽은 ‘신고식’과 함께 ‘벗고 노는’ 문화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영표기자 tomcat@kdaily.com ★안먹고 버리는 술 많다 “돈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버리지 못할 겁니다.” 7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N룸살롱.밤이 깊어갈수록 이미 ‘1차’를 하고 오는 듯한 ‘폭탄주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40개나 되는 방마다 쉴틈없이 양주와 맥주가 배달됐다.경력 10년의 베테랑 웨이터 김모(36)씨는 “독한 술을 마시다 보면 음료수 잔이나 물수건에 술을 버리는 손님이나 여종업원이 많다.”고 말했다.그는 하루 평균 양주 200병과 맥주 500병 이상 소비되는 이 룸살롱에서 양주 20병,맥주 100병 정도가 이같이 버려진다고 했다. 김씨는 “양주는 30% 이상 남으면 보관해 주지만 맥주는 뚜껑을 따면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향락문화는 술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술이 없는 유흥과 접대는 상상하기 어렵다.‘원샷’으로 시작한 술은 늘 과음과 강권(强勸)으로 이어진다.그러다보니 손님이나 ‘아가씨’나 마시기 싫은 술을 마셔야 할 때가 적지 않다.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가 2000년 10월 전국의 성인 3000명을 조사한 결과 66.6%가 “술자리에서 술을 남길 수 있다.”고 대답해 술낭비가 널리 퍼져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술을 남기거나 버리는 또다른 이유는 술값이 어차피 ‘접대비’인 경우가 많고 술집 마담이나 아가씨들이 매상을 올리기 위해 주문을 강요하기 때문이다.국내 위스키의 대부분은 수입완제품이기 때문에 위스키를 버리는 것은 곧 달러를 버리는 것이다. ‘홀딱쇼’와 ‘계곡주’가 곁들여진 질펀한 ‘신고식’으로 유명한 무교동과 북창동 일대 술집에선 마시는 술 못지않게 신고식용으로 쓰이는 술이 많다.북창동 S단란주점 웨이터 정모(21)씨는 한 룸에 들어간 12년산 국산 양주 3병과 맥주 20병 가운데 양주 1병과 맥주 5병 이상이 버려졌다고 말했다.이곳 마담은 “쇼는 화끈하게 벌이되 가능한 한 술을 많이 버려 매상을 올릴 것을 여종업원들에게 주문한다.”고 털어놓았다.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위스키와 맥주의 양은 500㎖ 기준으로 각각 6430만 5684병과 40억 8000만병에 이른다.관련 업계와 연구기관 등은 이 가운데 위스키의 10%,맥주의 20% 안팎이 그냥 버려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돈으로 따지면 2000억∼3000억원 규모다.2억∼3억달러의 외화가 하수구로 버려지는 것이다. 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위스키 하루평균 17만병 소비 주류업계가 유흥업소를 상대로 벌이는 마케팅 전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루 평균 17만병이 소비되는 위스키의 90% 이상이 룸살롱이나 단란주점,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주류업계로서는 전방위 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의 ‘물좋은’ 업소 주인이나 지배인은 골프 접대에 초대되고,유명 마담은 손가방 등 수백만원짜리 외제 명품을 선물로 받는다. 한 주류업체는 오는 4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전국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상금 2000만원을 내걸고 축구대회를 갖는다. 주류업체의 ‘육탄공세’는 룸살롱 단골손님에게도 쏟아진다. 최근 18년산 위스키를 새로 내놓은 한 업체는 강남의 대형 룸살롱 단골 1만명에게 술 한 병씩을 선물했다.한 병의 출고가는 3만원 안팎이지만,강남 업소에서는 30만∼35만원에,강북에서는 20만∼25만원에 팔린다. 강남의 고급 바에서는 자사 위스키를 마시는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응모행사를 갖거나,복권과 가방 등을 나눠주는 사은행사를 벌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산 주류 수입액은 11월 기준으로 3억 4800만달러에 이른다.이는 52억달러를 웃도는 석유 수입액의 13분의1 수준이다. 또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는 3조 2000억원,소주는 2조 8000억원,위스키는 1조 5000억원어치가 팔려 국내 3대 주류시장의 규모가 7조원대에 이른다. 국민 1인당 한 해 음주량은 소주 59병,맥주 86병,위스키 1.3병꼴이다.매일 맥주 1000만병,소주 800만병,위스키 17만병이 비워지는 셈이다. 지난해 주류 판매액은 전년보다 6.9%,2000년보다 16.8% 늘었다. 윤창수기자 geo@kdaily.com ★접대부 소득세 어떻게 유흥업소와 접대부들도 과세를 피할 수는 없다.그러나 ‘눈먼 돈’이 유통되는 유흥업소의 특성상 탈세의 여지가 많아 세무서와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이어진다. 유흥업소의 사업주는 접대부를 고용하면 봉사료(팁) 지급에 따른 세금 처리를 위해 ‘봉사료 지급대장’을 작성한다.국세청은 사업주가 작성하는 봉사료 지급대장을 토대로 세금을 물린다. 사업주는 접대부에게 지급한 봉사료가 전체 매출액의 20%를 초과할 경우에 한해 접대부가 받은 전체 봉사료의 5%를 매월 소득세로 원천징수해 세무서에 낸다.매월 5%를 원천징수당한 접대부는 매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보험료나 가족사항 변경(미혼에서 기혼으로) 등에 따른 공제 등을 감안,연간 원천징수액과 종합소득세를 비교해 원천징수액이 더 많으면 돌려받고,그 반대면 덜 낸 만큼 더 내야 한다.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져 세금이 조정되는 경우는 거의 보기 어렵다. 사업주는 전체 매출액에서 봉사료를 제외한 금액에 대해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비세(각 10%)를 낸다.사업주는 이때 봉사료 지급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매출액을 줄이는 수법으로 탈세를 할 여지가 있다.신용카드 결제가 아닌 현금으로 받은 매출액을 누락하는 것과 함께 동원 가능한 편법이다.유흥업소가 매년 의사·변호사 등의 전문직 사업자와 함께 국세청의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되는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다. 오승호기자 osh@
  • 사람잡은 지방흡입술/복부 시술 20代 호흡곤란 숨져

    살을 빼기 위해 지방흡입술을 받던 20대 여성이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오후 8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 성형외과에서 한모(27·여)씨가 복부 지방흡입술을 받던 중 호흡곤란과 심장이상 증세를 보여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다. 한씨는 전신마취 상태에서 허벅지 지방흡입술을 마치고 복부 지방흡입술을 하기 직전 지방흡입을 쉽게 하는 용액인 ‘투메센트’를 상복부에 주입하는 순간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숨진 한씨는 키 155㎝,몸무게 58㎏으로 광주에 있는 군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해 왔으며,지난달 말 이 병원에서 상담을 거쳐 사전검사를 받았다.경찰은 한씨의 정확한 사망경위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이영표기자
  • ‘로또 뿌사’ 안티사이트 등장

    “헛된 꿈으로 국민을 복권 중독자로 만드는 로또를 반대한다.” 이번 주 1등 당첨금이 사상 최고인 1000억원에 육박,온 국민이 ‘인생역전’의 꿈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인터넷에 로또 복권의 사행심과 중독성을 비판하고 로또 불매운동과 폐지론을 주창하는 ‘안티 로또’ 사이트가 등장,눈길을 끌고 있다.‘로또 당첨 비법’,‘로또 계’ 등 로또 당첨을 위한 동호회 사이트가 수백개 생겨났지만 ‘안티 로또’ 사이트는 처음이다. 지난 설연휴 직전 한 종합 검색 사이트에는 ‘안티로또-중독위험 도박 로또를 추방하자.’와 ‘Anti-로또’라는 두 개의 사이트가 개설됐다.‘로또의 헛된 꿈에 피해본 사례모음’이나 ‘로또 불매 코너’ 등에는 하루 수십명의 네티즌이 다양한 ‘로또 반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안티 로또’ 사이트를 개설한 ‘로또뿌사’라는 네티즌은 “평생 한번 만져보기 힘든 1억원이 껌값으로 여겨지는 몹쓸 세상이 됐다.”고 한탄했다. ‘사행심 싫다.’라고 밝힌 네티즌은 “누가 열심히 일해서 한푼 두푼 저축하겠느냐.”면서 “서민대통령에게 로또를 없애달라고 탄원서라도 보내자.”고 건의했다. ‘ultimatum’이라는 네티즌은 “부유한 사람에게는 세금도 제대로 못 걷으면서 돈 때문에 삶에 지쳐 고생하는 대다수 서민에게 사기나 치는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영표기자 tomcat@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1.향락산업 국가경제 좀먹는다

    밤이 되면 서울은 거대한 ‘환락의 도시’로 변한다.1년 365일 향락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다.대형화·기업화의 길을 가는 ‘물 좋은’ 강남 유흥업소는 강북의 손님과 ‘아가씨’들을 흡수하고 있다.강남에 기세를 빼앗긴 강북은 대형 룸살롱이 소규모 바(Bar)로 바뀌는 등 업종 전환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밤이 되면 서울은 거대한 ‘환락의 도시’로 변한다.값비싼 양주와 접대부,생음악밴드가 따르는 하룻밤의 술파티에 드는 돈은 수백만원대를 훌쩍 넘는다.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강남의 유흥업소는 규모가 대형화돼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다.호사스러운 면에서 상대적으로 뒤지는 강북의 유흥주점들은 나체쇼와 같은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손님들을 끌어모은다. ●확산일로 강남 유흥가 5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N호텔의 C룸살롱.짙은 회색 정장을 입은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지하로 연결된 나선형 계단을 지나 1000평 규모의 룸살롱에 다다랐다.고풍스러운 밤색 목재문이 열리면서 하얀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마담이 목례를 한다.웨이터 ‘박찬호’는 “룸이 100개,아가씨 300명으로 강남에서 최대 규모”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인근 다른 업소의 규모도 이 룸살롱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강남구 유흥업소 중 상위 10위권 규모에 속하는 D,J,C룸살롱은 모두 1000평이 넘는다.룸 40개 이상,여종업원 120명 이상인 룸살롱도 14개나 된다.업소 한 곳에서 하룻밤에 5000만원을 벌어들인다는 것이 구청측의 설명이다.웨이터 경력 25년인 한모(48)씨는 “고급화·대형화하지 않으면 강남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IMF 한파 이후 중소규모 업소는 중심권인 논현동,청담동,역삼동,삼성동에서 밀려났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강북의 북창동 유흥업주들이 자본을 모아 지하철2호선 선릉역 부근에 10층짜리 ‘룸살롱 타워’를 짓기로 해 주변 업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건물 전체를 룸살롱으로 사용하는 ‘기업형 토털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한다. 강남 R호텔 나이트클럽은 영업부진으로 곧 문을 닫고 대형 룸살롱으로 변신할 계획이다.룸 120개 이상의 초대형 룸살롱도 도곡동과 서초동에 조만간 들어설 예정이다.대형 신규업소에 대한 정보전도 치열하다.‘모 중견 건설업체가 업주다.’,‘사채시장 큰손인 모씨가 자금줄이다.’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돈다.P룸살롱 지배인 김모(35)씨는 “대규모 룸살롱 몇 개가 언제 어디에 들어서고,누가 주인인지 등에 대해 모든 업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강남구청 관계자는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업소에는 가지 않는다.”면서 “10명도 안되는 담당 직원이 1000개가 넘는 유흥업소를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부촌인 강남구 청담동에는 상류층의 전용 ‘멤버십 바’가 유행이다.청담동 카페촌에 위치한 ‘S멤버십 바’에 가입하려면 입회비 1000만원에 연회비 120만원을 내야 한다.사회적 지위와 학력도 고려된다.신입 회원에게는 가입과 동시에 고급 양주 3병을 제공하고 ‘아주 특별한 파티’에 초대한다.회원별로 담당 매니저가 지정돼 회원의 요구에 맞는 이성 파트너를 소개시켜 주고,클럽에 오갈 때 최고급 리무진이 제공된다.미모의 여종업원들은 모두 대졸 이상의 전문 직업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양주 1병에 100만원을 호가하며,2차 비용은 당사자들이 알아서 정하지만 최소한 1000만원이라고 한다. ●강북 도심도 흥청망청 5일 자정 무렵 서울시청 뒤쪽 무교동 거리.70∼80년대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오래된 음식점과 몇 곳의 유흥업소만 있었던 이곳은 최근 몇년 새 유흥주점이 급격히 불어나 밤이 되면 설치는 호객꾼과 여종업원들로 편하게 걸어가기 힘들 정도다.설렁탕 골목이 술집과 여관 간판이 즐비한,강남에 못지 않은 향락가로 바뀐 것이다. 이곳에서 4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설렁탕집 ‘부민옥’ 송영준(74·여) 사장은 “예전에 경쟁하던 ‘미성옥’,‘혜빈장’,‘서울탕반’ 등의 음식점이 모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술집과 여관이 대신 들어섰다.”고 씁쓸해했다.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무교동과 다동에서는 외환위기가 잊혀져 갈 무렵인 지난 2000년 무려 20개의 룸살롱과 단란주점이 새로 등록했다.경기불황을 호소했던 2001년과 2002년에도 5개 안팎씩 꾸준히 늘었다. 단란주점은 룸살롱과 달리 여종업원을 고용할 수 없는데도 법 규정을 지키는 업소는 거의 없다.호프집과 바가 포함된 일반음식점도 2000년 18개에서 2001년 20개,2002년 26개로 계속 늘었다. 일부 업소는 과세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폐업했다가 새로 개업하는 속칭 ‘모자 바꿔쓰기’라는 편법을 사용한다.‘J가요주점’이란 간판 위에 ‘T재즈바’란 문구를 덧붙이고 있던 무교동의 한 업소 관계자는 “기업화·거대화되고 있는 강남 룸살롱에 대항하기보다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지난해 말 문을 연 근처 O노래방은 룸살롱에서 업종을 바꾼 케이스.그러나 말이 노래방이지 양주와 맥주를 버젓이 팔고 있다.프라자호텔 뒤쪽의 북창동은 무교동보다 더하다.한 집 건너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이 들어서 있는 이곳 대부분의 유흥주점은 여성종업원들이 ‘나체쇼’를 버젓이 하고 있다.한때 집중적인 단속을 당했지만 영업은 오히려 번창하고 있다.노래방에서는 술시중을 들고 손님과 같이 노래를 부르는 ‘여성 도우미’까지 동원,고객을 모으고 있다.한업소 관계자는 “돈 많은 손님은 강남 룸살롱으로 간다지만 이곳에도 주변 직장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무교동이나 북창동에서 돈을 벌어 들인 업소는 물이 더 좋은 강남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kdaily.com ★향락화비율로 본 매매춘 향락화비율'로 본 매매춘 ‘매춘 천국’의 오명을 얻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매춘에 종사하는 여성의 정확한 숫자를 추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성매매 여성이 33만명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지만,관련 단체는 이보다 훨씬 많은 여성이 윤락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매매춘 근절과 윤락여성 지원을 위한 ‘한소리회’나 ‘새움터’ 등 여성단체들은 윤락여성의 규모를 최고 120만명으로 추정한다. 한국여성개발원이 개발한 ‘향락화 비율’에 근거한 수치다.‘향락화 비율’이란 전국 유흥업소에서 임의 추출한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매춘이 이뤄지는 곳의 비율을 조사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대중음식점을 포함한 각종 유흥접객업소 중 평균 50.7%에서 매춘이 이뤄진다.윤락에 나서는 여성은 업소당 3.85명 꼴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흥접객업소는 전국적으로 60만 4484곳에 이른다.‘향락화 비율’에 대입하면 30만 6473개 업소에서 117만 9921명이 윤락행위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서울시는 경찰 단속 실적과 구청이 단속하는 업소수를 토대로 매춘여성 실태를 추산하고 있다.여성정책관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미아리 등의 서울지역 매춘 집결촌에서 1651명의 여성이 매춘에 종사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포함,서울지역 각종 업소의 윤락녀는 7만 1000여명 규모”라고 전했다. 특히 서울에는 용산역과 영등포역 앞,청량리 588번지 일대,성북구 월곡동 ‘미아리 텍사스’,강동구 천호4동 423번지 등ㅍ 5곳의 매춘 집결촌에 600여개의 업소가 밀집해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미아리에는 179개 업소에 820명이,청량리에는 140여개 업소에 460명이 몸을 팔고 있다.경기도 파주 용주골에는 130개 업소에 420명이 종사하고 있다. 업주들은 윤락여성 1명이 하루에 많게는 100만원을 번다고귀띔한다.‘짧은밤’ 7만원,‘긴밤’은 60만∼80만원이다.윤락여성 한 사람이 1년에 많게는 3억 6000만원을 벌 수 있고,미아리에서만 1년에 2952억원이 순수한 윤락비로 통용되고 있다는 계산이다.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kdaily.com ★외국의 사례 한국처럼 전국적으로 공공연하게 매춘이 성행하는 나라는 찾기 힘들다. ‘섹스 천국’으로 알려진 태국도 향락산업은 외화벌이의 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천수이볜(陳水扁)총통이 타이베이 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표적인 향락업소인 ‘모모 찻집’을 근절했다.‘만지다.’라는 뜻의 ‘모모 찻집’은 타이베이 북쪽 해변으로 쫓겨나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술과 여자를 매개로 한 접대문화를 찾을 수 없다.수백년된 유명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이 최상급의 ‘접대’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호주 시드니에는 유일하게 ‘킹 크로스’라는 환락가가 있다. 서울 종로1가 규모의 이 환락가에는 그러나 매춘여성과 마약 중독자들의 보금자리일 뿐 일반인의 출입은거의 없다.가족 중심의 문화에 익숙해 오후 6시만 되면 직장인들은 대부분 귀가해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박지연기자 anne02@
  • 직장인 ‘내부 범죄’ 급증

    자기 직장을 상대로 한 범죄가 늘고 있다. 범죄심리학자들은 “애사심과 평생직장으로 표현되던 직장의 관념이 흔들리면서 직장인들의 ‘아노미성’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실적 위주의 경영,고용불안에 따른 직장인의 모럴해저드도 범죄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친정’을 상대로 한 범죄는 특히 금융기관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거액이 오가는데 반해 보안은 이에 못미치기 때문이다.최근 발생한 현금카드 위조 인출사건도 ‘한탕주의’를 노린 전·현직 은행직원들이 가담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뒷받침해 준다. 얼마 전 A은행의 한 지점 직원이 1년 동안 거래기업의 돈을 멋대로 인출,40억여원을 주식에 투자한 사실이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밝혀졌다.이 직원은 거래기업이 실제로는 대출금을 갚았으나 상환하지 않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는 대담한 수법을 썼다.B은행 여신관리부 직원 이모(26·여)씨도 서류를 거짓으로 꾸며 뭉칫돈을 빼돌린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구속됐다.이씨는 “대출금 미상환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위해 9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허위 서류를 작성,은행에 청구해 가로채는 수법으로 1년 남짓 동안 55차례에 걸쳐 3억 1000여만원을 빼돌렸다.이러한 범죄가 가능했던 것은 직원들이 비밀번호 등 고객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C보험사 자금관리 담당 직원 노모(37)씨는 지난달 25일 회사에 보관중인 고객 담보예금 14억여원을 빼내 달아난 혐의로 서울지검 동부지청에 구속됐다.D제약의 전 직원들은 따로 회사를 차린 뒤 생산기술과 해외거래선을 몽땅 가로챈 사실이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을 물었다.최근 농협과 우리은행 등 현금카드 위조 인출사건 용의자를 도운 혐의로 구속된 한 은행직원은 연봉 2500만원 안팎의 10년차 대리로 근무하던 중 “은행빚 5000만원을 갚기 위해 유혹에 넘어갔다.”고 털어놓았다.함께 붙잡힌 직원은 올 내부 감사에서 위조 인출계좌의 관리부실 책임이 드러나 징계를 받았지만,은행측이 외부에는 쉬쉬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직장인 범죄가 급증하는 것에 대해 기술적·사회적 시스템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그는 “선진국에서는 사방이 막힌 부스 안에서 고객이 비밀번호를 기재하는 등 은행직원이 고객의 비밀번호를 알 수 있는 길이 완전 차단돼 있다.”고 말했다.또 미국 은행에서는 해고 통지 순간 직원의 출입카드와 컴퓨터 사용권을 즉시 박탈하는데 우리는 퇴사 직원이 마음대로 들락날락할 정도로 무방비 상태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보안이나 안전관리 시스템을 정비하고 노동윤리의 변화에 따른 인사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혜영 이영표기자 koohy@
  • 로또 광풍 설풍속도 바꿨다 세뱃돈 대신 복권 “대박 맞아라” 덕담

    ‘로또 광풍(狂風)’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3회 연속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오는 8일 추첨하는 10회차 1등 당첨금액이 4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11회차 추첨부터는 1등 당첨금 이월 횟수를 5회에서 2회로 제한하기로 결정,이번 10회차가 ‘인생역전’의 마지막 기회라며 너도나도 로또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설날 대박’을 꿈꿨던 로또 구입자들은 1등 당첨자가 없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이들은 마지막 대박 도전을 위해 연휴 마지막날인 2일 복권 가게로 향했다.복권가게도 연휴를 잊은 채 문을 열고 고객을 불러 들였다. 이번 설의 화제는 단연 로또 복권이었다.로또는 설 풍속도조차 바꿔 놓았다.수백만장의 로또 용지가 설 선물로 뿌려졌으며 세뱃돈 대신 로또 용지가 건네졌다.새해 덕담도 ‘대박 당첨’으로 바뀌었다. 고스톱과 윷놀이의 판돈은 ‘로또 몰아주기’였다.가족·친지들이 ‘로또 계’를 조직하는 모습도 흔했다. 사회 전반에 ‘한탕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사행심리를 우려하는 사람들조차 로또의 유혹을 거부하기는 힘들었다. 회사원 고순철(30)씨는 가족 모두에게 설 선물로 로또복권 용지와 1만원권을 건넸다.고씨는 “사행심을 부추기는 것 같기도 하지만 부담이 없고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권모(56·여)씨도 아들 딸에게 세뱃돈 대신 로또 복권을 나눠줬다.권씨는 “부디 당첨돼 행운과 대박이 함께 하는 한 해가 되라.”며 덕담했다. 설날 저녁 온가족이 TV 앞에 모여 로또 추첨 장면을 지켜본 이규성(33)씨는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400억원으로 불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온 가족이 3만∼4만원씩 모아 30만원짜리 ‘로또 계’를 만들었다.”면서 “가족들이 화투패를 뽑아 나온 숫자를 로또 용지에 기입했다.”고 말했다. 최지훈(28)씨는 “설날 밤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로또 당첨금이 또 이월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친구 10명과 3일 로또 10장씩 사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서울 답십리2동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연휴 기간 내내 로또를 사려는 손님들이 밤늦게까지 끊이지 않았다.”면서 “로또가 큰 수입원이 됐다.”며 기뻐했다.회사원 양기승(32)씨는 “‘도 아니면 모’식의 로또 열풍 때문에 복권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대박 신드롬’에 휩쓸리고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사행심을 부추기는 데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창구 이영표기자 window2@
  • 경영정상화 위한 임원해임 정당/“회사 손배책임 없다” 판결

    회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원진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면 그 임원에게 별다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지법 동부지원 민사합의1부(재판장 하광룡 부장)는 2일 이모(50)씨 등 2명이 “근로종료일까지 급여와 퇴직금,위자료 등 9억 8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D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과도한 부채를 떠안은 채 대표이사가 횡령 등 금융비리 혐의로 구속되고 금감위의 관리감독을 받는 등 경영위기에 있던 피고회사가 새 경영진을 선임하면서 기존 임원들을 해임한 것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행위로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설밑 백화점·홈쇼핑 명품 불티 ...뇌물인지 선물인지

    설을 앞두고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수백만원에서 최고 1억원에 이르는 초호화 선물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호화판 선물은 뇌물,촌지 등이 점차 사라지면서 최근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선물이 뇌물 대용품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선 백화점과 홈쇼핑업체들은 명절을 맞아 고가의 선물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사치풍조를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5개 동의 관리실 주변은 며칠 전부터 주민들에게 배달되는 선물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다.한 관리실 직원에 따르면 최고급 양주나 수입 명품의류,귀금속 등 수백만원짜리 선물이 대부분이다.한 관계자는 “부르는 게 값인 도자기나 유명화가의 그림,심지어 수천만원짜리 산삼도 있다.”고 귀띔했다. 택배와 우편으로 배달되는 선물은 각 동마다 하루 1t짜리 화물차 4대 분량에 이른다.관리실 직원들은 ‘설 선물 명부’를 만들어 택배회사 직원들의 출입을 별도 관리할 정도다. H택배회사 직원 이모(35)씨는 “주문이 많이 밀려 회사에서 ‘타워팰리스 고가품 전담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일반 선물을 값비싼 도자기 속에 넣어 보내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타워팰리스 단지 내 대형 슈퍼마켓 직원은 “10마리에 120만원짜리 최고급 굴비세트가 며칠 전 타워팰리스 주민에게 선물로 배달됐다.”고 말했다. 한 홈쇼핑업체는 설 선물 상품으로 90년된 1억 5000만원짜리 산삼세트를 팔고 있다.수천만원짜리 세트 30개도 나란히 선보였다. 서울의 L·S백화점은 각각 500년 묵은 1392만원짜리 프랑스산 코냑과 500만원짜리 영국산 위스키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업체 관계자들은 “강남 등 부유층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비싸면 비쌀수록 잘 팔린다.”면서 “대부분 고위층 선물용으로 나간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급 양주를 판매하는 K주류업체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밸런타인 30년산’ 등 100만원대의 고급양주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5% 이상 늘어났다. 강남의 한 유명 백화점 관계자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포도주가 매일 3,4병씩 인근 아파트 단지로 배달되고 있다.”면서 “받는 사람의 신분 노출을 꺼려 물건 값을 치른 뒤 배달할 주소만 가르쳐주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surono@
  • 송종국 和리그 亞최고 선수

    송종국(페예노르트)이 네덜란드 프로축구 선수중 전체 22위에 올랐다. 송종국은 네덜란드의 한 스포츠 주간지가 프로축구 1·2부리그 선수를 대상으로 매긴 500대 랭킹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가장 높은 22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네덜란드 축구전문 사이트 더치풋볼이 29일 전했다.아직 신고식을 치르지 않은 박지성과 이영표(이상 에인트호벤)는 ‘월드컵스타’라는 인지도에 힘입어 각각 33위와 45위를 차지했고,크리스티안 치부(아약스)가 최고선수의 영광을 안은 가운데 송종국의 팀 동료인 일본 출신의 오노 신지는 38위에 그쳤다. 연합
  • 월남 할머니 김화영씨 전재산 서울대 장학금 기부

    한국전쟁 당시 혈혈단신으로 월남,평생을 혼자 살아온 70대 할머니가 40여년간 공무원 생활로 모은 전 재산을 대학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서울대는 27일 김화영(71·여)씨가 시가 2억 5000만원 상당의 강남구 개포동 15평형 아파트를 이 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장학기금으로 기탁했다고 밝혔다.김씨는 1943년 서울대 농대의 전신인 ‘수원고등농림학교’ 임학과에 재학하던 중 폐질환으로 요절한 오빠를 기리기 위해 재산 기증을 결심했다.황해도 해주가 고향인 김씨는 오빠의 사망 소식을 모른 채 전쟁 직전 오빠를 찾기 위해 서울로 내려 왔다가 북쪽에 사는 부모님과도 연락이 끊겼다.혼자 남은 김씨는 해주 동공립중학에서 배운 영어실력을 밑천으로 미국정보기관에 일자리를 얻었다.전쟁이 끝난 뒤에는 줄곧 서울시청 공무원으로 일했다. 지난 89년 정년 퇴임한 이후 척추골절과 관절염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김씨는 “후배들이 오빠의 뜻을 기려 열심히 공부한다면 지난 50년 동안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뭉친 한이 눈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인터넷대란/막대한 피해현장

    느긋한 토요일 오후를 즐기던 시민들을 인터넷 장애가 한순간에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어느새 우리의 수족(手足)같은 존재가 된 인터넷이 마비되자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예약,온라인 민원행정,온라인 게임 등이 모두 중단되면서 전국이 혼돈 속에 빠졌다. ●전자상거래 올스톱 설을 1주일 앞두고 인터넷이 마비되는 바람에 인터넷 거래가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인터파크,CJ몰,삼성몰 등 인터넷 쇼핑몰은 엄청난 고객 불편과 매출 손실이 뒤따랐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평소 토요일 매출에 비해 약 1억원 정도 손해를 봤고,설 특수를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크다.”고 말했다.한 쇼핑몰 관계자는 “이번 주말은 설을 앞둔 대목이어서 시간마다 1만여건의 주문이 들어올 정도였다.”면서 “통신사업자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세업체까지 2600곳에 연 시장규모가 4조원대에 이르는 쇼핑몰업체의 손실액은 추정하기도 어렵지만 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입 원서접수·시험 중단 인터넷으로 입학원서를 접수하는 국제디지털대학과 영진사이버대 등은 인터넷 마비로 접수하지 못했다.국제디지털대 입학관리실은 “접속이 되지 않자 많은 수험생이 직접 학교로 찾아와 원서를 내고 갔다.”고 말했다.인터넷으로 시험을 치르는 서울사이버대학교는 계절학기 시험을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해 시험을 27일까지 연장했다. ●전자정부도 마비 정부 부처의 홈페이지는 물론이고,인터넷으로 각종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정부 홈페이지(www.egov.go.kr)도 멈췄다.4000여종의 민원 신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되자 민원인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경찰도 사이버 범죄 수사에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와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터넷이 마비되는 동안 IP추적 등이 불가능해 진행중이던 수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항공·철도도 혼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항공사는 인터넷서비스가 중단되자마자 전화와 팩스로 예매를 받기 시작했지만 문의가 폭주하면서 예매를 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크게 늘었다.안상우(32·회사원)씨는 “27일 아침 비행기로 부산 출장을 가야하는 데 인터넷접속이 안됐다.”면서 “항공사에 문의했지만 1시간이 넘도록 통화중이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인터넷 열차표 예매서비스도 전면 중단됐다.게다가 철도청은 철도회원이 아닌 경우 전화나 팩스를 통한 예매를 받지 않아 항의전화가 빗발쳤다.철도청 관계자는 “인터넷이 정상적으로 접속되지 않으면 비회원은 직접 철도역에 나가 표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화·공연 예매 중단 영화와 연극을 비롯한 각종 문화공연 티켓의 인터넷 예매도 중단돼 주말을 즐기려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맥스무비,티켓파크 등 주요 서비스 대행업체 직원들은 이미 예약된 공연의 예약번호를 확인하려는 고객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쏟았다. 맥스무비 관계자는 “영화의 경우 고객과 극장 중간에서 예매정보를 전달해줘야 하는데 인터넷 불통으로 확인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영화상영이 시작되고 나서야 예매번호가 확인돼 10∼20분 늦게 극장에 들어간 관람객도 있었다.”고 말했다.또 예매를 취소하려는고객과 전화를 통한 취소는 곤란하다는 직원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복합영화상영관 CGV는 자체 서버가 다운되면서 26일 오전 재개됐던 인터넷 예매서비스가 오전 11시부터 다시 중단됐다.이 때문에 예매가 불가능해졌고 이미 예매한 표의 예약번호 확인도 안돼 고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창구 황장석기자 window2@kdaily.com ***주말에 북적이던 PC방 썰렁 26일 오후 서울 잠실본동 ‘인터필리아’ PC방.휴일이면 49석이 꽉차는데도 이날은 인터넷이 불통될 것이라고 생각한 탓인지 손님이 거의 찾지 않았다.25일 오후 2시쯤 한 손님이 갑자기 “웹페이지에 접속이 안된다.”고 불평했다.그때만 해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모(23)씨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하지만 불과 1,2분 사이 PC방에 있던 손님 30여명의 컴퓨터가 한꺼번에 먹통이 됐다.이어 “옆 PC방의 시스템이 고장났다.”며 60여명의 손님이 들이닥쳤다.그때서야 이씨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한동안 수십명이 가게를 들락날락했지만 모두 불평하며 자리를 떴고,이씨는 밤늦도록 텅빈PC방을 혼자 지킬 수밖에 없었다.이씨는 이날 하루 50여만원의 손해를 보았다.그보다도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가 한순간에 마비됐다는 게 더 안타까웠다. 25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인터넷 쇼핑몰업체인 한솔CSN 4층 사무실.갑자기 100여대의 고객상담용 전화기가 쉴 새없이 울렸다.“인터넷 주문을 할 수 없다.”는 고객들의 불만 전화였다. 이날 오후 4시간 동안 전국적으로 인터넷이 불통되면서 매출의 80∼90%를 차지하던 인터넷주문도 일시에 마비됐다.회사 관계자는 “인터넷 대신 전화로 주문하려는 고객이 몰리면서 통화량이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500여통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직원 50여명이 상담전화를 받고 있던 고객 콜센터에는 비상이 걸렸다.토요일 격주 휴무를 즐기던 직원 30여명이 긴급호출을 받고 회사로 달려왔다.그래도 일손이 부족해 다른 부서 직원까지 전화받기에 바빴다.다행히 오래 지나지 않아 복구되긴 했지만 또 언제 불통될지 몰라 직원들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직원7명이 사장집 인질강도

    서울 강남의 재력가가 평소 인격적으로 대우를 해주지 않는 데 앙심을 품은 부하직원 등이 금품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강남경찰서는 24일 자신이 일하는 건물 소유주의 집에 강도로 위장한 채 들어가 금품을 요구한 조모(44)씨 등 7명에 대해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이날 새벽 2시10분쯤 강남구 논현동 김모(49·부동산 컨설팅업)씨 집에 침입,김씨와 파출부 배모(54·여·중국동포)씨 등을 흉기로 위협,철사줄로 손발을 묶은 뒤 현금 340만원을 빼앗고 20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중에는 김씨 소유의 강남구 삼성동 C,H빌딩 주차관리인,운전사 등이 포함돼 있으며 파출부도 이들과 짜고 인질로 가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에서 “김씨가 재산이 2조원대에 달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우리들에게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데 앙심을 품고 20일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 일부 부유층“회춘” ‘피 바꾸기’ 성행

    최근 서울 강남의 일부 부유층 사이에 ‘회춘’을 위해 피를 ‘세탁’하거나,중국 등지에서 젊은이의 피로 ‘바꿔치기’ 하는 시술이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돈이면 젊음도 살 수 있다는 일부 중·노년층의 과욕이 의학적으로 아무 효과가 없는 엽기적인 시술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이들의 행태는 최근 헌혈자 급감으로 일선 혈액원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과 대비돼 더욱 비난을 사고 있다. ●실태 지난 연말 강남구 삼성동에서 개업한 회춘 전문 S클리닉은 외국에서 수입한 특수 혈액교체기를 이용,고객의 피를 ‘새것’으로 만들어 교체해 주는 ‘혈액 세탁 회춘 프로그램’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객의 피를 뽑아낸 뒤 특수약물과 혈액 성분을 첨가,새 피로 만들어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고객은 대부분 강남에 사는 40∼70대의 부유층이며,입소문을 타면서 벌써 60여명이 시술을 받았다. 최모(53·강남구 청담동)씨는 “얼마전 타계한 대기업 회장이 이 방법으로 생명을 연장했다는 소문이 돌고 난 뒤 강남부유층 사이에 ‘피 세탁’ 붐이 일고 있다.”면서 “30만원 정도로 가격이 싸 매달 시술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병원 관계자는 “서울의 다른 몇몇 병원도 이 시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부유층은 아예 중국 등으로 나가 현지 병원에 입원,몸 속의 피를 뽑아내고 대신 현지 젊은이의 피를 수혈받고 있다. 일선 중국의학연수 모집책과 관광회사 등에 따르면 ‘피 바꿔치기’ 시술은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선양(瀋陽) 등지에 위치한 종합병원과 중의원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선양의 S병원 관계자는 “시술은 혈액 투석기 등으로 몸속의 피를 빼낸 뒤 20,30대 젊은이 30,40명으로부터 조금씩 모은 피를 한꺼번에 수혈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면서 “한 차례 시술 비용은 200만∼300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이같은 시술이 은밀히 이뤄지고 있지만 2000만원 이상으로 비싸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의대와 병원 연수를 알선하는 H의료기공협회 관계자는 “부유층들이 국내보다 값싸고 사회적 비난도 피할 수 있는 중국을 ‘젊은 피 수혈’장소로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암환자라고 속이고 10대의 피를 수혈해 달라고 부탁하는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내 ‘건강투어’를 대행하는 K여행사 관계자는 “요즘들어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프로그램과는 상관없이 피 바꾸기 시술을 해주는 중국 의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는 부유층이 많다.”고 밝혔다. ●문제점 연세대의대 심장혈관병원 최동훈(40) 교수는 “새 피로 수혈을 받아도 일주일이면 원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회춘효과’는 한마디로 사기”라면서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피를 교체하면 에이즈·간염 등 치명적인 질병을 얻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관련 학회에서 효과를 인정받지 못했거나 비공식 의료기관에서 비밀리에 이뤄지는 시술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O형 혈액 바닥 ‘SOS’

    “O형 피를 급히 구합니다.” 최근 헌혈자가 크게 줄어 환자 수혈용 혈액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선 혈액원들에서 O형 혈액이 거의 동이 나 초비상이 걸렸다.다른 종류의 혈액은 그나마 2∼4일치 정도 비축돼 있지만,유독 O형 혈액만 재고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측은 통상 겨울에는 헌혈자가 줄어 혈액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만,특정 혈액만 품귀현상을 빚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23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O형 혈액의 경우 22일 0시 기준으로 하루 1410유닛(1유닛=320㎖)의 양이 소모되고 있으나,재고량은 1200유닛밖에 남지 않았다.‘그날 헌혈한 피를 그날 사용하는 식’으로 버텨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수혈의학상 O형은 혈액 응집과 고열 등 부작용이 일어날 우려가 있어 유사시를 제외하고 A,B,AB형에게 절대 수혈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올들어 O형 헌혈자는 20% 정도 감소한 반면 일선 병원의 O형 혈액 수요가 평소보다 4배 이상 급증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이 관계자는“다른 혈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요 분포를 보였으나,O형 수요만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선 혈액원에서는 O형 혈액을 가진 시민들에게 헌혈을 권유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서울 강남구 포이동에 위치한 남부적십자 혈액원은 지난 1일부터 전 직원이 모두 거리로 나가 ‘O형 혈액이 부족하니 O형을 지닌 시민의 헌혈 참여를 부탁한다.’는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이 혈액원 관계자는 “헌혈차와 거리 곳곳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거나 경품을 내거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교·사대 통합案’ 교대생등 반발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1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중·고교 교사도 초등교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연계교사자격제도’와 ‘교·사대 통폐합’방안을 보고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의 교대생과 초등교사,예비 교대생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교대 등 각 교대와 교육부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초등교육만이 가진 전문성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성토하는 글이 속속 오르고 있다.새학기 입학을 앞둔 예비 교대생들도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으로 수험생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교육부를 비난하고 있다. 서울교대 비상대책위는 20일 논평을 통해 “중등교사의 과잉공급은 국가의 잘못된 방침 때문”이라면서 “교육부가 현 임용체계의 개혁을 미룬 채 교대생을 희생양 삼아 정책의 잘못을 덮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전국 11개 교육대학 대표자모임인 ‘전국 교육대학생 대표자 협의회’측은 “조만간 교육부의 계획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집회를 여는 등 공동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이영표, 에인트호벤 윙백 풀타임 맹활약

    ‘왼쪽 측면은 내 자리.’ 이영표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에인트호벤의 왼쪽 측면에서 주전을 꿰찰 가능성을 높였다.이영표는 에인트호벤이 터키 전지훈련을 겸해 참가한 안탈리아컵 국제친선대회에서 확실한 주전감임을 입증했다.이영표는 지난 14일 베르더 브레멘(독일),16일 터키 명문 페네르바체와의 A조 경기에 왼쪽 윙백으로 잇따라 풀타임 출장,수비는 물론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을 보조했다.이영표는 팀 합류 4일만에 출전한 첫 경기에서 0-2로 뒤진 후반에 만회골을 도와 더욱 주가를 높였다. 2차전에서도 똑같은 포지션으로 출전,문전에서 골키퍼를 대신해 슈팅을 막아냈고 탁월한 공격 가담을 선보여 팀의 2-1 승리에 앞장 섰다.이영표는 이로써 에엔트호벤의 왼쪽 윙백 터주대감인 윌프레드 보마를 밀어내고 주전을 확보할 길을 열었다. 에인트호벤은 1승1패로 4강에 올랐다.이 대회에는 터키에서 전지훈련 중인 에인트호벤,브레멘,페네르바체(A조),헤르타 베를린(독일),스파르타크 모스크바(러시아),이을용의 터키 트라브존스포르(B조) 등 6개팀이 참가하고 있다. 한편 터키에서 전지훈련중인 차두리는 소속팀 빌레펠트(독일)가 데니즐리스포르(터키)와 벌인 경기에서 후반 6분 유럽진출 이후 첫골을 터뜨려 2-2 무승부에 기여했다. 박해옥기자 hop@
  • 이영표·박지성 데뷔전 명암

    유럽 무대 데뷔전에서 이영표와 박지성의 희비가 엇갈렸다. 박지성에 이어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에인트호벤에 입단한 이영표는 14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독일)과의 안탈리아컵 국제초청클럽축구대회 예선리그 A조 첫 경기에 선발 출장,왼쪽 윙백으로 90분을 소화하며 1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이영표는 0-2로 뒤지던 후반 13분 로벤의 만회골을 도왔다.이영표는 이적 후 불과 이틀 만에 데뷔전을 가졌음에도 불구,공·수에 걸쳐 활약함으로써 주전으로 발탁될 가능성을 높였다.그러나 박지성은 후반 공격수 케즈만과 교체투입돼 오른쪽 날개로 선전하고도 승부차기 실축으로 패인을 제공했다.2-2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에인트호벤은 봄멜에 이어 박지성이 페널티킥을 놓쳐 2-4로 졌다.에인트호벤이 전지훈련을 겸해 참가한 안탈리아컵 예선 B조에는 이을용의 소속팀인 터키 트라브존스포르가 속해 있다. 연합
  • 병·의원 부당청구 기승/“해 바뀌었다” 재진환자에 초진비 요구

    며칠 전 한모(60·여·서울 강동구 성내동)씨는 집 근처 W산부인과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평소보다 1만원이 많은 2만 9800원의 진료비를 내야 했다.병원측이 “새해가 돼 모든 환자가 ‘초진’으로 재접수를 해야 진료가 가능하다.”며 ‘초진’에 해당하는 추가 진료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갱년기장애로 2년째 이 병원에서 매달 한번씩 호르몬 치료를 받아온 한씨는 “이런 일은 처음이며,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했지만,병원측은 “자체 규정”이라며 막무가내였다. 최근 ‘재진’ 환자에게 ‘초진료’를 물려 부당이득을 올리는 일선 병·의원의 얄팍한 상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해를 넘겼다.”는 이유로 ‘재진’환자까지도 ‘초진’으로 분류해 추가 진료비를 받아내고 있다.또 지난해 의료보험법이 개정돼 재진 기준이 초진 이후 ‘30일 이내’에서 ‘90일 이내’로 확대됐는데도 일부 병·의원에서는 개정 이전의 규정을 그대로 적용,환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의료보험법에 따르면 고혈압·당뇨 등 완치가 힘들거나감기 등 재발이 잦은 질병을 빼고 같은 질병으로 90일 이내에 다시 진료를 받으면 ‘재진’으로 인정하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K의원은 진료를 받은 지 한 달이 넘은 모든 환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초진’ 접수를 강요하고 있다.송파구 잠실본동 Y의원과 강남구 포이동 B내과,강서구 화곡동 G이비인후과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남구 신사동 M이비인후과측은 “병명에 상관없이 처음 진료를 받은 후 한 달이 지나면 다시 ‘초진’ 접수를 해야 된다.”면서 “다른 병·의원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K의원 관계자는 “보험공단측에 초진으로 신고하면 환자 한 명당 3000원 이상 보험료를 더 타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환자들을 볼모로 부당이득을 취하는 병·의원들이 늘고 있지만 보험료 청구 서류를 면밀히 분석해 적발하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다.”며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이영표, 에인트호벤 260만弗 입단

    박지성에 이어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에인트호벤에 합류한 월드컵 4강 주역 이영표(26·안양)가 3년6개월 동안 총연봉 260만달러를 받게 됐다. 안양은 8일 “6개월 임대 후 3년간 완전이적 조건의 세부사항에 합의했다.”며 “3년6개월간 총연봉 260만달러를 받는 것 외에 6개월 임대료 30만달러,6개월 뒤엔 이적료 170만달러를 받기로 최종합의했다.”고 발표했다.안양은 또 임대료와 이적료,총연봉을 합치면 460만달러지만 에인트호벤이 부담하는 세금(33%)까지 감안한다면 총액은 680만달러(약 82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CF광고 등 초상권은 에인트호벤과 절반씩 나눠 갖기로 했다. 이영표의 몸값은 계약기간 3년6개월에 총액 450만달러를 받은 박지성과 비슷한 수준이다.이로써 이영표와 박지성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에인트호벤에서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이영표의 에인트호벤 이적으로 2002월드컵 이후 유럽무대에 진출한 선수는 이을용(터키 트라브존스포르) 차두리(독일 빌레펠트) 송종국(네덜란드 페예노르트) 박지성 등 모두 5명으로 늘었다. 한편 이영표는 9일 네덜란드로 출국해 메디컬테스트(10일)와 입단식(11일)을 마친 뒤 팀의 터키 전지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박해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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