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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오르는 팬터지 문학 ‘환상의 기쁨’ 대토론/‘한·영 판타지문학 포럼’ 19일 열려

    ‘반지의 제왕’‘해리 포터’시리즈 등이 열광적 인기를 얻었어도 주류 문학 담론에선 여전히 변방으로 취급당하는 팬터지문학.팬터지가 홀대받은 이유와 정당한 자리매김을 모색하는 ‘한·영 팬터지문학 포럼’이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대산문화재단과 주한영국문화원,문학과영상학회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이 포럼은 ‘팬터지,환상성 혹은 새로운 상상력’을 주제로 ‘팬터지 문학의 본고장’이라는 영국 작가·평론가·출판인과 국내 작가들이 만나 ‘환상의 기쁨’에 대해 토론한다. 영국에서는 십자군전쟁을 소재로 한 팬터지 ‘우트르 메르’의 작가 차즈 브렌츨리,최근 국내 번역된 ‘둠스펠’의 클리프 맥니시,‘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 전문가 브라이언 로즈버리 교수(랑카셰어대) 등 5명이,한국에서는 ‘드래곤 라자’의 작가 이영도,팬터지문학과 영화의 관계를 연구해온 김성곤 서울대 교수,‘환상과 미메시스’를 번역한 한창엽(한양대 강사)씨 등 4명이 참석한다.‘팬터지를 보는 시선들’‘한영 팬터지 문학의 만남’ 등 소 주제별로 발표되는 발제문을 요약해 소개한다. 로즈버리 교수(‘영화로 보는 톨킨’)는 “58년 영화화에 실패한 ‘반지의 제왕’이 최근 흥행에 성공한 것은 컴퓨터 기술의 발달과 원작의 ‘중간계(Middle-earth)’를 적절하게 표현한 덕분”이라고 진단한 뒤 “그럼에도 영화는 원작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단순화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이를 근거로 “상상력을 되살리는 문학의 힘은 영화와 같은 표현 수단의 도전에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김성곤 서울대교수(‘왜 지금 팬터지문학인가?’)는 “1960년대 이후(한국에서는 90년대) 젊은 세대들이 정전문학보다 팬터지 문학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그 원인은 언어의 불확실성과 재현의 유효성에 의문을 던지며 시작된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과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나아가 “팬터지가 결코 현실세계를 버리지 않고 리얼리즘의 관습을 재점검하면서 급변하는 리얼리티를 파악하지 못한 순수문학의 공백을 메운다.”고 주장. 작가 이영도(‘팬터지와 비인간들’)는 똑같이 ‘비(非)인간 캐릭터’를 소재로 하는 데도 컴퓨터 게임은 아직 예술이 못되었고 팬터지는 예술이 된 이유를 통해 팬터지 세계를 분석한다.“컴퓨터 게임에서 비인간은 인간이 제거해야 하는 대상이지만 팬터지에서는 신화와 전설의 재현이자 거짓 자아를 파괴하기 위한 희생자 역할을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한창엽(‘동양과 서양의 문화와 환상성’)씨는 동서양의 팬터지 작품들을 소개한 뒤 “동서양을 불문하고 ‘환상’은 자연스러운 문학요소로 인간의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열어주거나 삶의 리얼리티를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며 “다만 근대 이성 중심의 시대를 거치는 동안 그 문학적 가치가 평가절하되었을 뿐”이라고 꼬집는다. 피터 헌트 교수(‘왜 팬터지인가’)는 존경받지 못하고,상대적이며,현실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이의 긴장을 담고 있는 동시에,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점 등 팬터지의 5가지 속성을 자세히 설명한 뒤 “팬터지는 단순한 책에 그치지 않고 뒷이야기나,다른 작가가 웹사이트를 통해 제작하는 상호 병행적인 스토리 등 ‘후속편’을 낸다.”며 팬터지 옹호론을 펼친다. 이종수기자 vielee@
  • [대한포럼] 4·19날 ‘진달래’를 부르자

    한태근(75)은 4월의 작곡가다.봄이면 산과 들을 온통 분홍색으로 물들이는 ‘진달래’의 곡을 쓴 이다.“눈이 부시네 저기/난만히 멧등마다/그날 스러져간/젊음 같은 꽃사태가/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1절) 이 노래는 1970년대 중반 이후 대학생 등 운동권을 중심으로 불려온,아침이슬 등과 더불어 이른바 ‘운동권 가요’의 고전으로 꼽힌다.유신의 칼날이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있던 당시 대학가와 공장,교회 등지에서 젊은이들은 몰래몰래 이 노래를 부르며 1960년 4월19일 스러진 젊은 넋을 기리고,민주와 자유를 갈망했다. ‘진달래’란 원곡명보다 ‘4·19의 노래’로 더 잘 알려진 이 곡의 작사자는 유명한 여류문인인 고 이영도 시인.청마 유치환과 주고 받은 편지를 묶어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를 펴낸 이다.이씨는 1968년 펴낸 시조집 ‘석류’에 ‘다시 4·19날에’라는 부제와 함께 이 시조를 담았다.한씨는 1973년 강원룡 목사가 이끌던 크리스천아카데미의 문인모임 ‘시곡동우회’에서 이 노랫말을 건네받아 곡을 썼다.한씨는누나의 친구인 이씨의 시조를 보는 순간 4·19혁명 당시 음악교사로 있던 균명고(현재 환일고)의 제자들이 독재타도를 외치며 학교 밖으로 내닫던 광경이 또렷이 떠오르는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그렇듯 너희는 지고/욕처럼 남은 목숨/지친 가슴위엔/하늘이 무거운데/연련히 꿈도 설워라/물이 드는 이 산하”(2절) 한태근은 이렇듯 많은 이들이 그의 노래는 알지만,지은이는 잘 모르는 작곡가다.가령 그는 누구나 아는 동요 ‘꼬부랑 할머니’의 노랫말과 곡을 지은 이다.한씨의 대학 때 전공은 신학.하지만 한씨는 연세대에 진학하기 전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에게 음악을 배웠다.경남 밀양의 유명한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한씨는 광복이 되자 아버지와 함께 중국 옌볜에서 돌아와 밀양농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부산진초등학교 교사가 됐다.당시 예능교사가 태부족하던 부산교육위원회는 ‘중등음악교원양성소’를 개설했는데 한씨는 여기서 윤이상을 만나 “어설픈 서양 흉내 집어던지고 한국적인 리듬으로 작곡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고교 음악교사,한국교회음악작곡가협회장,음악목사 등을 지낸 한씨는 찬송가를 비롯해 동요·가곡 등 200여곡을 작곡했다.1989년에는 연세대의 요청으로 윤동주의 ‘서시’에 곡을 붙이기도 했다. “꼬부랑 할머니나 진달래나 모두 밑으로부터 번져 나갔습니다.교과서에 실린 일도 없고,단 한 차례 방송을 탄 일도 없지만,사람들은 입에서 입으로 노랫말과 리듬을 전하며,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얼마전 만난 한옹은 군사독재 시절 수유리 4·19묘역에서 오전의 공식행사와 별도로 오후 재야인사와 대학생 등이 주축이 돼 열리던 비공식 행사에서 ‘묵념’구령에 이어 “눈이 부시네 저기…”하는 누군가의 선창에 따라 군중들이 고개를 숙인 채 부르던 합창에서 받은 진한 감동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재와 불의에 항거했던 4·19 정신이 갈수록 퇴색해 이제는 기념관의 ‘박제품’이 돼 버린 지 오래다.군사독재 정권이 물러나고 민주와 자유의 시대가 열렸지만 오히려 4·19혁명 주체들은 역사의 뒷전으로 물러나 있고,그들을 추모한 노래는 잊혀져 가고 있다.지난해3·1절 공식 기념식에서 운동권 가요인 상록수가 ‘삼일절의 노래’ 뒤에 가수 양희은에 의해 불렸다.또 ‘터’와 ‘꿈을 먹는 젊은이’가 지난 2월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식전행사에서 불렸다.오는 19일 4·19혁명 43주년 기념식은 ‘진달래’가 당당하게 울려 퍼지며 자유와 민주,정의의 4·19정신이 박제에서 해방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김 인 철 논설위원 ickim@
  • Book소리/럭셔리 출판붐 비싼책이 좋다?

    ‘럭셔리 출판’ 붐이랄까.최근 3만원대의 고가 책들이 독서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전엔 1000부 미만의 한정본으로 판로가 보장됐을 때만 출판됐으나 이제 하나의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가 출판의 기폭제가 된 책은 2000년에 나온 ‘시간박물관’(푸른숲)이다.책값이 4만 9000원이지만 5000부 이상 팔렸다.최근 출간된 ‘SXE:잃어버린 자유,춘화로 보는 성의 역사’(해바라기) 또한 3000부 한정본이 다 나아가 올 여름 보급판을 낼 계획이다. 고가 출판이 이처럼 힘을 얻는 데는 무엇보다 예스24나 알라딘 같은 인터넷 서점이 큰 몫을 한다.구매력을 갖춘 20대 후반∼40대 중반이 인터넷의 주고객이자 ‘표준독자’로 등장한데다,20%가 넘는 온라인 서점의 도서할인도 고가책 판매를 부추기는 요소다.하나의 주제를 깊이 읽는 북마니아층이 일정 부분 형성돼 있는 점도 고가 출판을 이끈다.학술적 성격이 강한 ‘노마디즘’(휴머니스트) 같은 책이 3쇄까지 찍으며 1만 1000권이 팔려나간 것이 그 증좌다.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 서점의서가는 신국판형에 맞춰 설계됐을 정도로 책은 옹색한 판형에 빼곡히 글자를 채우는 것이 보통이었다.그러나 오늘날 독자는 경제적 여유와 함께 책의 소장가치에 눈을 돌리게 됐다. 이것은 한편으론 대중출판의 취향이 바뀌었으며,한국출판이 미학적 가치에 눈을 떴음을 의미한다.미려한 스타일에 시각적인 편집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책은 콘텐츠다.’라는 ‘삼중당문고’ 시절의 명제는 이제 빛바랜 신화가 됐다. 선진 외국의 경우 도서시장은 고급소장본 시장과 문고본 시장으로 완전 이원화돼 있다.하드 커버의 경우 소설도 3만원대에 이른다.최근의 고가 출판 경향은 도서선진국으로 가는 징후인지도 모른다.이같은 흐름 속에 출판사들은 고가의 책들을 연이어 기획하고 있다. 고가 출판물은 한정본으로 판매하거나 일련번호를 매기는 등 소장가치를 높여주는 별도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상례.푸른숲에선 5만원대의 호화 양장본으로 영국작가 앤서니 홀든의 ‘셰익스피어’를 출간할 예정이며,푸른역사는 우크라이나 출신 신화학자 아리엘 골란의 ‘신화와상징’을 올 안에 번역해 낸다.‘신화와 상징’은 8만원대로 1000쪽이 넘는 중후한 책이다.고가 출판은 이제 한국 출판의 새로운 키워드다. ‘럭셔리 출판’이 ‘상술’로 활용될 여지는 없을까.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영도의 판타지소설 ‘폴라리스 랩소디’(황금가지)다.이 책은 7만원이나 됐지만 불티나게 팔렸고,나중엔 수십만원에 경매까지 됐다.물론 일부 판타지 마니아들이 선주문으로 공동구매한 것이었지만 씁쓸한 느낌은 어쩔 수 없다. 고가 출판이 단순히 팬 서비스 차원이나 ‘명품마케팅’ 혹은 ‘틈새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그것은 어디까지나 책이란 지식상품의 총체적인 완성도를 높여주는 방향으로 선용돼야 한다.그래야 우리 출판의 미래가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가슴속 녹여낸 청마와 이영도

    청마 유치환 시인과 여류 시조시인 이영도의 플라토닉 러브는 두고두고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연사(戀事)이자 그 자체가 시(詩)다.두 사람의 삶과 문학을 따로 혹은 함께 되새겨보는 책이 나왔다. 허만하 시인이 펴낸 ‘청마풍경’(솔)은 청마의 정신·공간·언어풍경을 같은 시인의 감성으로 절절하게 불러낸다.시인은 청마의 삶을 그저 나열하는 게 아니라 시와 더불어 정밀하게 묘사한다.때로는 철학적으로 시세계를 풀어내고,때로는 일화를 들려주면서 ‘청마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80년대부터 써온 청마에 대한 글을 묶어낸 책은 청마에 대한 애정고백록이다. 지은이는 청마의 숨결이 배인 현장을 직접 답사하면서 청마의 정신풍경을 확인한다.“원원사(遠願寺)!원원사(遠願寺)!/그 무슨 간곡하고 아들한 소망이었기/이도록 애닯게도 이름들려 남음이랴.”로 시작하는 시 ‘원원사지’에 들러 청마문학 특질의 하나인 ‘아득한 것에 대한 그리움’이 알몸으로 드러나 있음을 밝힌다. 허 시인의 청마 여행은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끝에 매어단우리 시대 마지막 시인의 한 사람으로 청마의이름을 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제언으로 맺는다. ‘청마풍경’이 청마의 정신세계에 주목했다면 시조시인 박옥금이 펴낸 ‘내가 아는 이영도,그 달빛같은’(문학과 청년)은 이영도의 삶과 청마와의 사랑에 초점을 두었다. 소설 형식으로 이영도 시인의 삶을 재구성한 이 책은 이영도가 청마와 20년 동안 5,000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정신적으로 승화시켜나간 사연 등을 흥미롭게 담고 있다.아울러 문학사적으로 덜 조명된 그의 작품들을 묶어 재조명하면서 시인의 위치를 복권시키고 있다.또 70여명에 달하는 문우들과의 만남 이야기도 덧붙여 읽을거리를 더한다.두 평전은 지은이들의 독창적 해석에 힘입어 여느평전과는 다른 맛을 주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작고 문인 48인의 육필서한집’ 출간

    한국문학 연구 양태를 살펴보면 작가론보다 작품론이 훨씬 많고 특히 문단사(史) 자료 및 연구는 빈약하다.이는 공식기록을 중시해오고 인물에 대한 내밀한 기록을 남기기를 꺼려온 민족성에서 기인한 탓이라고 생각된다.이런 점에서 최근 출간된 ‘작고문인 48인의 육필서한집’(민연 펴냄)은근대 한국문단사 재조명과 작가 탐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한집’에 실린 48명의 작가들은 모두 1930∼40년대와해방공간 등 근대 한국문단을 주름잡았던 인물들이다.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파인 김동환(金東煥)을 비롯해 소설가 김동리 박종화 박태원 박화성 손소희 송지영 유진오이태준 이효석 정비석 최정희 한설야 황순원,시인 김광균김남천 노천명 모윤숙 박남수 박목월 박봉우 유치환 이영도 이용악 이육사 조지훈,그리고 평론가 백철 등 이름만 들어도 ‘아,그 사람’할만한 사람들이다. 이 편지들은 파인의 부인(신원혜·93년 작고)과 파인이 잡지 ‘삼천리’운영 시절 알게 돼 동거했던 소설가 (최정희·90년 작고)가 보관해오던 것으로,파인 탄생100주년을 맞아 그의 3남 영식(英植·68)씨가 책으로 묶어 펴냈다. 서한집에는 당시 문인들간에 주고받았던 단순한 안부편지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긴 하다.그러나 최정희를 중심으로 모윤숙,노천명,이현욱 등 여류 문인들간의 특별한 인간관계나 이육사처럼 문단교류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그리고 해방후 월북해 반세기 가까이 남한문단에서 거명조차 되지 못했던 월북문인들의 편지도 다수 포함돼 있어근대 한국문단 이면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책은 작고문인 48인의 육필서신 215통을 원본대로 영인,수록하였다.서한집을 펴낸 파인 3남 영식씨는 “가치있는 자료는 연구자에게 자유롭게 이용돼야 하며 이 편지들이 문화유산으로 후손들에 전승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신공개를 놓고 이복동생들과 한때 이견을 빚기도 했지만 결국 이 편지들은 발신자나 소장자보다는 연구자의 몫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더러는 원고지에,또 더러는 백지에 휘갈겨쓰듯 써내려 간편지에서부터 발신자가이국의 여행지에서 몇 줄 소감을 적어보낸 엽서까지 서한들은 빛바랜 색깔의 세월만큼이나 시대 저쪽을 살다간 문인들의 체취를 느끼게 한다. 편지봉투에는 당시의 동네 이름 등 주소가 그대로인 데다더러는 발신자가 근무했던 기관의 이름이 박힌 것도 있어시대상 연구자료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난해한 편지의 원문을 편집자가 일일이 풀어 원문 밑에 병기하고,또 편지 내용중 오류를 바로잡거나 몇몇 항목에 주석을 단 점은 호화장정 못지 않게 이 책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8만원. 정운현기자 jwh59@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 비사(秘史)’ 연재를 마치고

    지난 8월 1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매주 두차례씩 10회에 걸쳐 연재했던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 비사(秘史)’는 근대 한국문단을 주름잡은 문인들의 내밀한 사연을 구체적인자료를 통해 소개했다는 점에서 문단과 학계의 주목을 끌었다.이번 연재에서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부분이나 뒷얘기를‘후기’로 보충한다. 문인들의 편지란 영혼의 비원처럼 은밀한 ‘성역’이다.이금기의 화원에 무단 침입하여 ‘가택수색’을 하는 기분으로 까뒤집어 본 것이 이번 연재의 실상이었는데,엿보는 행위는 꼭 좋은 장면만이 아니라 오히려 숨기려는 것일수록 입맛을 돋구는지라,혹 본의 아니게 이 글로 마음 상한 관련자는 없었는지 염려스럽다.이 ‘금단의 정원’으로 들어가기를 망설이다가 굳이 한번 검토해 보자고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문학인에게는 작품의 해석과 평가에 필요한 어떤 자료도 그것은이미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사회와 민족의 정신적인 공유재산이란 점 때문이었다.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신문연재이기 때문에 문학사적으로 작품과 관련지어 꼼꼼히따져보기 보다는 문단사적인비화를 중심으로 쓸 수 밖에 없었던 점이 그 중의 하나다.자료마다 충분한 소개와 해설을 하려면 더 많은 지면을 요하겠지만 이 정도면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다만 8.15 이전 자료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6.25를 전후한시점까지만 다뤘고 그 뒤의 것은 아예 생략해 버린 게 송구스럽다.여기에도 많은 소중한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일제식민지 시대의 편지 중에서는 ‘조선방공협회(防共協會)’원고용지에다 자신의 주소지를 ‘조선사상국방협회’ 스탬프로 밝힌 일본인 시인 노리다케 미쓰오(則武三雄)의 편지만언급하지 않았다. 6.25를 겪으면서 파인 김동환·신원혜·최정희 셋이 당면했던 현실적인 장벽은 상상 이상의 고난이었고,그건 우리민족모두의 고통이기도 했다.파인은 명백한 납북자가 되었고,그에 매달렸던 두 여인은 당장 가족을 책임져야 할 입장이었다.셋 다 북한 출신인지라 남한은 오히려 타향이었다.카프 제2차사건 때 함께 구속되어 재판 받던 기억과,중국집에서 탕수육만 두 그릇 시켜“훌러덩 훌러덩 혀를 굴려가며” 잘도먹던 백철과는 1.4후퇴 때 최정희와 동거중이란 풍문도 날정도로 가까웠는데,이유인즉 같은 북도 출신에다 백철의 부인이 최와 숙명여고 동창인 탓도 있었다. 자상한 안부와 문운을 비는 박종화의 예절 바른 편지,일본문우들과의 교유관계가 얽혀있는 김광균의 글,보낸 책을 받은 인사말에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채색한 유치환의 솜씨도볼만하다. 조지훈은 연회 초대에 처남 취직부탁까지 하는 글을 보냈고,김광주는 경향신문에 연재소설 청탁서를 편지 형식으로 썼다.송지영의 글은 그 뛰어난 붓글씨 자체가 예술이며,미국으로 이민 간 뒤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박남수의 편지도 시선을 끈다.겉으론 별로 가까울 것 같지 않았던 박봉우의 편지는 오히려 많은 사연을 상상케 만든다.195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 조숙했던 화제의 시인이 최정희에게 정신적인 안식처를 찾았던 사실이 편지를 통해 고스란히 밝혀진다. 박화성,손소희 등 여류문인들의 정감어린 편지도 재미있지만 가장 내밀한 사연을 담은 건 이영도의글이다.최정희 자신이 이영도의 수필집 ‘춘근집(春芹集)’(1958)을 받은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는데,이를 계기로 이영도는 최정희에게 6통의 글을 보낸 것으로 미뤄 봐 꽤나 가까웠던 것 같다. 이밖에도 이헌구.오영수.설창수.마해송.한흑구.방기환.이윤수 제씨의 글과,이봉구가 문학청년에게 보낸 편지도 제각기사연과 내력을 지니고 있다.세월이 지난 오늘날 그걸 읽는이에게는 재미있는 추억담이지만 이 글들이 씌어졌을 현장은 얼마나 팍팍한 삶의 고뇌들이 스며 있었던가를 밝혀내는 작업은 문학사가들의 몫일 것이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인터넷 사이버문학 전통문학과 충돌예감

    PC통신을 중심으로 나래를 펴던 사이버문학이 인터넷 세상으로 뛰쳐나왔다.사이버문학이 이미 뿌리를 내린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여전히 작가의 손때 묻은 원고지가연상되는 기성 문학과 인터넷은 지금 어떤 접점을 이루고있을까? 대표적인 사이버문학 사이트는 계간으로 운영되는 이용욱한남대 국문과 교수의 ‘사이버 문학관’(myhome.shinbiro. com/~icerain),시인 김정란씨의 ‘허공의 집’(womanliterature.net) 등이 있으며,젊은 작가들이 만든 ‘문학’ (literature.co.kr),전업소설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문학모임 ‘소설향’ (novelhouse.or.kr) 등이 주목받고 있다. 또 소설가 이외수(oisoo.co.kr),성석제(ssjj.net)처럼 작가 개인이 홈페이지를 개설해 독자들과 직접 교류하는 곳도쉽게 찾아 볼 수 있다.물론 인터넷 문학 사이트는 ‘개점휴업’ 상태인 곳도 더러 있지만,하루에 수백명이 넘는 골수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곳도 수두룩하다. 사이버문학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아날로그 문학과는 전혀다른 루트로 독자를 찾아가기 때문.작가는 문단이라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자신의 작품을 발표할 수 있으며,독자는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지 않고도 어디서든지 컴퓨터만 있으면 자기가 원하는 작가의 글을 읽을수 있다. 사이버문학평론가 김주석씨는 “오프라인의 월간지,계간지처럼 느린 발표 주기와 비실시간성을 극복한 사이버문학은창작과 발표가 동시적으로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리얼미학’을 갖고 있다”고 예찬한다. 특히 사이버문학은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것에서 벗어나하이퍼 링크를 통해 작품 전개방향을 독자가 임의로 선택할수 있으며,그래픽 이미지나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기법을써서 독자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사이버문학은 이미 문학계에선 나름대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이우혁씨의 ‘퇴마록’이나이영도씨의 ‘드래곤 라자’처럼 서적으로 출간돼 사이버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속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사이버 문학이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아날로그 문학인,전통적인 책 제작 환경과의 치열한 자리다툼을 이미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독자들 역시 책의 껍데기나 형식보다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를 주의깊게 탐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지적이다. 허원 kdaily.com기자 wonhor@
  • 문학전문 웹진 잇단 창간

    인터넷 상의 문학전문 잡지인 문학웹진들이 문학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북토피아의 ‘인스워즈닷컴(www.inswords.com)’은 무료의 정통 사이버 문학매거진으로 김정환(시인) 정과리(평론가)정호웅(평론가)성석제(소설가)하응백(평론가)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월간지로운영되며 이번 창간호에는 조경란이 첫 장편소설 연재를 맡았으며 시인 정현종을 이달의 작가로서 집중 조명했다. 또 서정인 박상륭 이승우 등의 단편소설과 김명인 고형렬 김혜순 등의 신작시가 실려 있다. 시공사도 최근 장르문학 전문인 ‘이매진’(www.emazine.com)을 출범시켰다.장르문학이란 판타지·무협·SF·추리 등을 총칭하는 말이며인터넷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이매진 창간호에는 무협·판타지·SF의 대표 주자인 이영도ㆍ좌백ㆍ이영수(필명 Djuna)씨의 인터뷰 기사가 실려 있다.매달 1일,15일 두 차례 새로운 내용이 게재된다. 한편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문학예술을 주제로 원격 강의를 펼치는 ‘디지털 문학예술대학(www.artnstudy.com)’이 이달 초오픈했다.유료인 이 사이트 강의에 학장인 신경림을 비롯 김지하 박범신 이윤기 및 영화·음악·미술·건축 평론가들이 나선다. 이밖의 문학관련 웹진으로 소설가 김영하가 편집장인 ‘테마진’(www.cultizen.co.kr~theme~zine)‘노블21’(www.novel21.com)‘포엠토피아’(www.poemtopia.co.kr)등이 있다.
  • 현대시조 작가 100인의 작품선

    서점에서조차 시조집 구하기가 어려운 이때 도서출판 태학사는 ‘열린시조’사와 함께 ‘우리 시대 현대시조 100인선’간행에 나섰다.최남선 이병기 이은상 정인보 시인을 비롯 월북작가 조운 조남령,그리고 이호우 이영도 박재삼 유제하 김상옥 이태극 윤금초 시인이 포함됐다.90년대 신예 시조시인도 들어있는 이 시리즈는 2년여의 선정작업을 거쳐 최근 8권이 출간되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100권 전체가완간될 예정이다.편집위원은 이지엽 최한선 장경렬 신범순 이경호 이문재 등.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9)판타지문화

    “오늘의 한국 판타지 문학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우리만의 독특한 특성을 지닌 판타지를 개발하는 것입니다.현재 쏟아져 나오고 있는 판타지들은 서양과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 많아요.어디선가 보았던 설정,접해본 듯한 스토리 라인으로는 더이상 호응을 얻을 수 없습니다” 최근 ‘극악서생’(도서출판 자음과모음)이란 무협 판타지소설을 낸 작가 유기선씨(31)는 “판타지문학도 이제 내용과 형식의 차별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유씨는 현재 하이텔 사이버 PC문단에 ‘세계정화재단시리즈’라는 심령판타지소설을,하이텔 문학관 ‘이달의 작가’ 코너에 ‘시간의 감촉’이란 단편 판타지를 연재하고 있는 신세대 작가.지난 95년에는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제2회 게임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입상한 이력도 갖고 있다. “요즘 판타지소설들을 보면 이른바 톨킨식 세계관,즉 북구의 신화를 바탕으로 컴퓨터 게임의 줄거리를 합성한 수준에 머무는 것들이 많습니다.물론이에 반기를 든 작가가 없었던 것은 아니죠.이우혁 같은 이는 그의 소설 ‘왜란종결자’에서 판타지는 왜 북구 신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라고묻습니다.문화 사대주의가 아니냐는 것이지요.하지만 문제는 그런 지적이 단발성에 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판타지와 무협의 가로지르기’를 시도하는 ‘극악서생(極惡書生)’은 나름대로 독창성을 지닌 작품이라 할 수 있다.이제 막 군문을 나선 진유준이라는 한국인이 중국 어느 시대 ‘극악서생’이란 최고권력자의 몸속으로 들어가 기상천외의 모험을 펼친다는 게 기둥줄거리.작가는 이 소설에서 기존의 북구 신화를 배경으로 삼지 않는다.굳이 신화와 결합되지않더라도,또 시공간적인 배경이 중세 유럽이 아니더라도 판타지가 판타지일수 있는 요소는 무궁무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일부 판타지 매니아들이 무협소설을 ‘동양적 판타지’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서도 알 수 있듯이 무협소설은 판타지적인 요소로 가득합니다.무협소설과의 퓨전화,그를 통한 새로운유형의 판타지.그것이 바로 제 소설이 겨냥하는 바죠” 그러나 ‘극악서생’에도 문제점은 적지않다.PC통신 조회수 37만회를 넘긴 화제작이지만 이 소설에는 말장난의 남발,밭은 호흡의 문장 등 PC통신 작가들에게서 흔히 볼 수있는 글쓰기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형 판타지’를 개발하는데 늘 관심이 있다는 유씨는 국내에서 세를얻고 있는 일본 판타지소설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일본의 판타지소설에대해 거부감을 갖지도, 가질 필요를 느끼지도 않습니다.한국에도 일본의 판타지소설 못지않는 수작들이 많이 있어요.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일본 판타지를 찾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은하영웅전설’의 치열함보다 ‘용의 전설’의 명쾌함을,’아루스란 전기’의 광막함보다‘하얀 로냐프강’의 서사시적 아름다움을 동경하며 ‘슬레이어즈’의 유쾌함보다 ‘마왕의 육아일기’의 소박함에 끌린다.또 ‘드래곤 라자’의 흡인력과 한국적 위트를 ‘로도스 전기’의 장렬함보다 사랑한다고도 했다. “최근 판타지 장르는 PC통신을 통해 엄청나게 외연을 넓혀가고 있어요.판타지문학은 이제 ‘주변부 문학’에서 벗어나 한국문학의 중심권을 향해 진입하고 있습니다.그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베스트셀러나 화제 중심의평가에서 탈피, 보다 진지한 접근자세가 필요합니다”모두 7권으로 완성될 ‘극악서생’은 현재 1권이 나온 상태. 올 연말까지 완간되는대로 그는 인도 설화가 가미된 본격 판타지소설 ‘신용전(神龍傳·가제)’을 써나갈 계획이다. “누군가 새로운 밀레니엄 컬처의 으뜸 덕목은 ‘경계허물기’라고 한 말이생각납니다.나의 판타지문학에 대한 형식실험 또한 그것을 키워드로 하고 있어요”김종면기자 jmkim@. *판타지문학 기원과 현주소. 현실과 현실이 아닌 것,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것과 상식을 초월하는 것.그런것들의 경계를 모호하게 처리한 문학작품을 일단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영국작가 J.R.R.톨킨이 1955년 ‘반지의 군주’(국내 번역본 제목은 ‘반지전쟁’)를 펴낸 것을 계기로 판타지문학이 크게 성행했다.톨킨이북구와 켈트신화를 토대로 창조해낸 환상세계 ‘미들어스(Middle-earth)’는 이후 많은 작가들의 판타지 모델이 됐다. 미국에서는 1년에 500∼600종의 판타지소설이 출간된다.독자도 20대에서 30대에 걸쳐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으며,대학에는 판타지소설론 강좌도 마련돼 있다.일본에서는 민담과 전설 그리고 괴담들이 판타지의 옷을 입고 다양하게 선보인다.1980년대 말 판타지붐이 일기 시작해 그 기세가 수그러들지않고 있다.‘은하영웅전설’과 ‘아루스란 전기’의 다나카 요시키,‘로도스전기’를 쓴 미즈노 료 등이 이 분야의 대가다. 한국의 판타지는 환상계를다룬 ‘구운몽’이나 ‘금오신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홍길동전’ 또한주술적인 세계를 펼쳐보이는 모험류 판타지다. 판타지문학 작가는 대부분 등단이라는 경로를 거치지 않는다.게다가 하위장르로 간주돼 평단이나 본격문학을 선호하는 독자들로부터 소외당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판타지문학은 이제 더이상 소수 매니어들만의 향유물이 아니다.하이텔에 연재됐던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98년)가 40만부 넘게 팔리면서 출판계에서는 판타지붐이 일었다.‘드래곤 라자’는 본격적인 한국 판타지소설의 시조인셈.그 이전에도 ‘퇴마록’이 출판돼 화제를 모았지만 엄밀히 말해 그것은 판타지소설이라기보다는 공포소설에 가깝다. 현재 서점가에는 김예리의 ‘용의 신전’,이상균의 ‘하얀 로냐프강’,홍정훈의 ‘비상하는 매’,김상현의 ‘탐그루’,이수영의 ‘귀환병 이야기’등판타지소설들이 숱하게 나와 있다.바야흐로 판타지소설은 하나의 장르소설로자리잡아 가고 있는 추세다. 김종면기자
  • 한글 명함/오동춘 시인·외솔회 사무국장(굄돌)

    어느해 가을 우리 교회를 찾아온 목사님 한분과 인사를 나눈 일이 있다.한글명함을 내놓기에 『아,한글명함이군요』하며 기뻐하자 환갑 나이쯤 되어보이는 그는 미국에서 한자명함을 내놓으면 중국사람으로 안다는 것이다.중국사람이 되기도 싫거니와 한국사람이 제 나라 글로 쓴 명함을 갖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했다.그 목사님은 우리말 우리글 사랑의 국적의식이 뚜렷했다.또 쉬운 한글이 성경말씀을 잘 전하는 전도사로 알고 있는듯 했다. 어느해 겨울 전문대 부학장이 대만의 자매학교를 방문한다기에 한글명함을 꼭 가져가라고 했다.그는 대만을 다녀와서 나를 보자 대만 교수들과 인사를 나눌 때마다 그들의 새까만 한자명함을 내놓는데 자신도 한자명함을 내놓을 수 없더라고 했다.그는 분명히 한국의 교수이면서 한자명함을 내 놓으면 「너도 대만 교수냐」하든가,아니면 「너희 나라는 글자가 없어 우리 한자명함을 가졌느냐」고 할까봐 한자명함을 한장도 써먹지 못하고 고스란히 가져왔다고 했다.그러면서 내 말이 귓전을 맴돌았고 한글명함안가져온 것을 후회했다고 말한 일이 있다.말과 글이 겨레의 얼이요 나라의 얼굴임을 그는 체험을 통해 깨우쳤던 것이다. 동국대 교수로 정년퇴임하고 몇년뒤에 돌아가신 김선배박사님은 환갑기념으로 부부가 세계일주를 할때 가는 곳곳마다 한글명함이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국 국어교육학회 임원회에서 말씀한 일이 있다.시인 이영도여사도 한글이름이 예쁘다고 시를 발표할때 꼭 한글이름을 썼다.서울여대 학장을 지내신 고황경여사는 무슨 행사 방명록에 웬 중국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고 꼬집어 말씀하시는 걸 어느 공식모임에서 들은 일이 있다. 우리는 자랑스런 한글겨레다.이름·명함·문패·상표 등에 고운 우리 한글이름을 쓰면 참 아름다울 것이다.새로 날뛰는 영어 사대주의를 버리고 한글로 우리 이름을 짓고 쓰자.
  • 숭모회,“근혜씨 자매 편향지지 안해”

    ◎박근혜씨,“동생은 이사장직만 맡아”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등의 조직개편을 요구해온 「숭모회」의 이영도회장(43ㆍ자유기고가)은 9일 상오 기자회견을 갖고 『숭모회는 박근혜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거나 동생 근영씨를 지지한 적이 없으며 다만 재단의 운영을 전횡한 최태민목사와 그 측근들의 퇴진을 요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근혜씨는 이날 하오 어린이회관 재단이사장실에서 이 사건이후 두번째로 기자들과 만나 『최목사는 이미 몇개월 전에 재단의 고문직에서 물러난 상태이며 최목사가 재단을 전횡했다는 일부의 말들은 전혀 근거없는 모략』이라고 밝히고 『왜 우리와 아무 상관없는 「숭모회」가 집안을 망치려는지 알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고 박정희대통령ㆍ육영수여사 기념사업회 고문인 김치열 전내무장관이 앞으로 이 사업회의 회장직을 맡을 것이며 동생 근영이는 육영재단 이사장직만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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