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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협상요구 수용”… 中 ‘오만한 봉합’

    중국 불법조업 어선의 전복사고와 관련한 한·중 양국의 갈등이 23일 다소 진정국면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 측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한국이 잘못을 시인해서 수용했다는 식의 입장을 나타내는 등 여전히 오만한 자세를 보여 불씨를 남겼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로서는 객관적인 사실과 공정한 조사결과에 바탕을 둬 이 문제를 원만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에서 중국 측과 여러 채널을 통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양국은 협의과정에서 이 문제가 원만히 처리돼야 하며 양국 간 우호관계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측과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한국이 여러 차례 유감을 전달했고 중국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저자세를 보였다는 뉘앙스다. 김 대변인은 “현재 여러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과 협의 중이며 조업과 관련된 문제와 양국 우호관계 전반은 구분돼야 한다는 데 공통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일반 국민의 감정적 반응을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냉정을 유지하면서 이 문제가 신속하고 타당하게 처리되도록 노력 중”이라며 “시신 처리나 억류 선원 문제도 가능한 한 조기 수습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한달을 맞는 상황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유관 각 측이 절제를 유지하면서 책임있는 태도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일을 해가기를 호소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회의 제안을 각 측이 고려해 한반도 문제를 대화의 궤도에 올려 놓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군 훈련 장소를 찾아 격려한 게 중국의 제안에 반대되는 행동 아니냐는 질문에는 “평화를 권하고 대화를 촉진하는(勸和促談) 일을 하기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한편 침몰한 중국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들은 자신들의 배가 단속 중인 경비함을 들이받았다고 우리 경찰 조사에서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해경은 “당시 배에 탔던 기관장 주황(44)이 조사에서 ‘조업 중인 우리 배로 한국 경비함이 다가오자 선장(이영도·사망)이 중국 쪽으로 달아나던 중 갑자기 뱃머리를 돌려 뒤따라 오던 경비함을 들이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전주 임송학 서울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슈퍼 결핵/조명환 논설위원

    결핵의 희생양이 된 천재나 문인들이 적지 않다. 서양 철학사에 빛나는 지성인 데카르트나 칸트, 스피노자가 결핵으로 숨졌다.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와 발자크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재 시인 이상이 먼저 떠오른다. 일찍이 결핵치료기관인 국립 마산병원이 설립된 데다 기후가 온화한 마산은 치료와 요양차 들른 문단의 별들과 각별한 인연을 맺는다. ‘벙어리 삼룡이’의 작가 나도향이 1920년대 가장 먼저 마산을 찾아들었다. 월북한 사회주의 작가 임화가 1930년대에 요양소에서 지역 출신의 페미니스트 지하련을 만나 결혼에 이른 로맨스는 유명하다. 청마 유치환과의 정신적인 사랑으로 유명한 시인 이영도와 구상도 마산에 머물렀다. 시조시인 김상옥과 통영이 고향인 시인 김남조도 마산을 거쳤다. 담시 오적(五敵) 필화 사건으로 유명한 김지하도 마산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과 만났다. 마산을 중심으로 ‘결핵문학’이란 독특한 흐름이 형성되기도 했다. 결핵은 정체를 알 수 없었던 데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빼앗아가 ‘질병의 왕’으로 불렸다. 독일 세균학자 코흐가 1882년 결핵균을 발견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후진국 질병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결핵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년 4만 5000명 이상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신고되지 않은 환자를 감안하면 한해 6만∼7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발병률과 사망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모두 1위인 부끄러운 기록을 갖고 있다. 결핵은 3∼4가지 약을 6개월 동안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매일 먹어야 할 약을 먹다 말다 하다 보니 결핵균이 기본 치료약인 아이나와 리팜핀에 내성을 갖는 다제내성(多劑耐性) 결핵환자가 지난해 2262명이었다. 최근에 나온 퀴놀론계 항생제마저 안 듣는 신종 ‘슈퍼결핵’(광범위 내성결핵)환자도 238명이나 처음으로 보고됐다. 사회활동이 왕성한 30대와 20대 환자가 가장 많다. 이런데도 전염 우려가 큰 슈퍼결핵 환자의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슈퍼결핵이란 새로운 재앙이 우리를 덮치지 않도록 국가가 결핵 치료와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 통영 “청마 유치환 흉상 보러오세요”

    청마 유치환(1908∼1967)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 청마의 흉상이 세워졌다. 경남 통영시는 3일 편지의 시인으로 유명한 청마의 흉상이 통영 중앙동우체국(옛 통영우체국) 옆 소공원안 청마의 시 ‘향수’(鄕愁) 시비 옆에 세워졌다고 밝혔다. 중앙동우체국은 생전에 편지 쓰기를 즐겼던 청마가 이영도 시조시인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5000여통의 편지를 부쳤던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 2일 제막식을 한 청마 흉상은 청마를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청지사)을 비롯해 통영시민들이 17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세웠다. 85㎝ 높이 사다리꼴 좌대위에 세워진 동(銅)으로 만든 55㎝ 높이의 흉상은 뿔테안경을 쓰고 있는 중·노년의 청마 모습을 빼닮았다. 흉상이 세워진 곳은 청마가 생전에 외손자를 데리고 자주 찾았던 장소로 통영항이 바라다 보인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인사]

    강동구 ◇서기관 승진△주민생활지원국장 임수근 ◇〃전보△행정관리국장 정성용△의회사무국장 이계중△기획재정국장 박상춘△도시관리〃 전상영△건설교통〃 이종일 ◇사무관 전보△감사담당관 이영기△총무과장 신윤재△자치행정〃 고병모△문화체육〃 전용출△문화시설〃 유정섭△여권〃 이영도△재무〃 박승천△환경보전〃 최중무△보건위생〃 김자광△재건축추진반장 박희오△길동장 임동호 관악구 ◇승진△재정경제국장 김기호◇전보△기획예산과장 정근문
  • 박경리 선생이 잠든 통영

    박경리 선생이 잠든 통영

    지난 9일 ‘토지’의 작가 고 박경리 선생이 생전에 원했던 대로 고향인 경남 통영시 산양읍 미륵산 자락에 묻혔다. 한산도 등 아름다운 섬을 품은 통영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곳이다. 선생이 그토록 사랑한 통영의 풍경은 어떤 것일까. 수구초심(首丘初心)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선생이 나고 자란 ‘뚝지먼당’에서 소설 ‘토지’와 ‘김약국의 딸’들의 무대인 간창골, 해저터널 등을 거쳐 영면한 미륵산자락까지 하나하나 짚어봤다. #박경리 선생에게 통영이란… 통영이란 이름은 조선시대 해군 사령부격인 ‘삼도수군통제영’을 줄인 말이다. 전쟁의 험악한 기운으로 가득찼던 통영은 그러나 근대로 들어오면서 예술의 향기 그윽한 도시로 탈바꿈한다. 통영이 고향인 시인 유치환은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중앙동 우체국에서 이영도에게 연서를 썼고, 그 우체국 앞길은 현재 ‘청마거리’로 명명돼 있다. 그뿐 아니다. 음악가 윤이상과 시인 김춘수, 화가 이중섭과 전혁림, 시조시인 김상옥 등 당대를 풍미했던 예술인들이 펜으로, 또 붓으로 통영에 대한 사랑을 읊고 그려냈다. 하지만 고 박경리 선생에게 고향 통영은 애증이 엇갈린 도시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김순철 통영시청 문화예술계장에 따르면 선생은 27∼28세 나던 해 고향을 떠난 후 2004년 처음으로 통영땅을 밟았다. 피보다 붉은 뚝지먼당 동백꽃이 50번도 넘게 피고 진 세월이다. 김 계장은 “몇몇 동창들과 감격적인 해후의 시간을 갖긴 했으나, 끝내 생가가 있는 뚝지먼당 등에는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난에 시달렸던 유년기를 추억하기 싫어서였을까. 앞서 유방암과 싸웠던 1973년에는 토지 1부 자서를 통해 “내게서 삶과 문학은 밀착되어 떨어질 줄 모르는, 징그러운 쌍두아(雙頭兒)였단 말인가.”라며 심경의 일단을 내비치기도 했다. 선생의 생가에 대해서는 친구들간에도 견해가 엇갈리는데, 김 계장은 선생의 기억과 호적 등의 자료를 토대로 역추적한 결과 문화동 328의1번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지인들이 뚝지먼당이라 부르는 곳이다. 삼도의 수군통제사들 중 으뜸이 되는 원수의 깃발을 모신 사당을 ‘뚝사’라 하는데,‘뚝지’는 ‘뚝사’,‘먼당’은 ‘고개’의 사투리다. 즉 ‘뚝사가 있는 고개’가 뚝지먼당인 것. 일제강점기에 현재의 배수지가 들어서면서 뚝사는 사라지고 말았다. #문단의 거목 키워낸 뚝지먼당 선생은 뚝지먼당에서 ‘박금이’(朴今伊)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다. 돈 있는 사람이 고갯길 골목에 사는 경우가 어디 흔한가. 뚝지먼당 또한 마찬가지. 굽어진 골목마다 가난의 냄새가 물씬 풍겨난다. 이웃들이 그러했듯 가난에 시달렸던 ‘문학소녀’의 생가는 이미 허물어졌고, 그 자리엔 붉은 벽돌집이 들어섰다. 골목길 입구의 ‘김약국의 딸들’ 작품비만이 그 시절을 웅변하고 있을 뿐. 선생은 통영공립보통학교(현 통영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강신연(84), 김천수 할머니 등과 자주 어울렸다. 강 할머니는 당시의 박금이를 비교적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금이는 작은 키에 예쁘장했제. 친구들도 잘 사꼬.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서도, 부산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전학을 왔다아이가. 원래 내가 있는 통영초등학교에 올라꼬 했는데 자리가 없었어. 그래가 산양읍에 있는 산양보통학교(현 진남초등학교)를 잠깐 다니다 4학년 때 다시 통영초등학교로 전학온기라.” 강 할머니는 선생이 어린 나이에도 소설책 읽기를 즐겼다고 전했다.“수업시간에도 책상 밑에다 소설책을 피놓고 봤다니께네. 공부를 열심히는 안 했지만서도, 그래도 잘한 편이었어. 그 가시나가 얘기도 참 잘했따꼬. 정신없이 금이 얘기 듣다가 밤 11시가 넘어서야 퍼뜩 정신차려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다니께네.” 뚝지먼당 아랫마을이 간창골이다.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주무대다. 작품 속 서문고개는 슬프고 기구하다.‘김약국의 둘째딸’ 용빈의 독백을 들어보자. 명망 높았던 한 가족의 몰락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저의 아버지는 고아로 자라셨어요. 할머니는 자살을 하고, 할아버지는 살인을 하고, 그리고 어디서 돌아가셨는지 아무도 몰라요. 아버지는 딸을 다섯 두셨어요. 큰딸은 과부, 그리고 영아 살해 혐의로 경찰서까지 다녀왔어요. 저는 노처녀구요. 다음 동생이 발광했어요. 집에서 키운 머슴을 사랑했죠./하략”‘토지’의 시작이나 ‘김약국의 딸들’이나 하나같이 비극적인 이유가 혹시 뚝지먼당이 심어준 정서 때문은 아닐까. 뚝지먼당에서 보면 통영항은 물론, 세병관과 남망산 등 통영의 전체적인 윤곽이 잡힌다. 선생은 이곳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진주여고에 들어갈 무렵 아랫동네 명정동으로 이사를 간다. 명정동 골목집 바로 앞은 윤보선 전 대통령 영부인 공덕귀 여사의 생가로도 유명하다. #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잠들다 2007년 12월 선생은 세번째로 통영을 찾는다. 그곳이 산양읍 미륵산 자락의 양지농원이다. 선생이 통영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곳이자, 영원한 잠을 자게 된 곳이다. 양지농원 정대곤 대표에 따르면 원래는 현 묏자리 바로 아래에 선생이 거처할 집을 짓기로 했었다. 양지농원 내 2층짜리 전원주택풍의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낸 선생은 통영 앞바다의 수려한 풍경에 “왜 이제사 여기에 왔을까.”라며 탄식했다고 한다. 생전에 집을 짓지는 못했어도 이제 영원한 안식처로 삼았으니 그나마 다행한 일일까. 통영 읍내에서 차로 통영대교, 또는 충무교를 넘거나 혹은 걸어서 해저터널을 건너면 닿는 곳이 통영에서 가장 큰 섬인 미륵도다. 미륵산은 미륵도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다. 내친 걸음, 미륵산 정상까지 가보기로 했다. 등산로는 빽빽한 편백나무 숲 사이 고즈넉하게 들어앉은 절집 미래사에서 시작된다. 관광 케이블카가 수리 중인 탓에 가파른 산길을 40분쯤 걸어 올라야 했다. 정상에 서면 한려수도의 빼어난 풍경이 주르륵 펼쳐진다. 흰 거미줄을 뽑아내듯 바닷물을 헤치며 나아가는 어선들이 한산도 등 다도해의 섬들을 종횡으로 엮어 그림 같은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관광엽서에서 흔히 보는 한려수도 사진은 십중팔구 이곳에서 찍는다 하더니, 과연 명불허전의 풍광이다. 선생의 묘지가 있는 미륵도는 오후에 찾을 것을 권한다. 한 굽이 돌 때마다 해안절경을 토해내는 22㎞의 산양일주도로는 해질녘 달려야 제 맛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가 다도해의 섬들 뒤편으로 사라지고 난 뒤 만들어내는 붉은 기운은 그야말로 몽환적이다. 글 사진 통영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경부고속도로→대전 분기점→대전·통영중부고속도로→통영. ▶주변 명소:통영 시내에 윤이상 생가, 청마문화관, 화가 이중섭이 머물렀던 집, 전혁림 미술관 등이 있다. 시민문화회관 부근에는 15명의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조각공원, 유치환의 ‘깃발´ 시비도 있다. 산양일주도로변 달아공원은 국내 최고의 일몰을 자랑하는 곳. 통영시청 문화예술계 650-4510, 문화관광과 650-4610. ▶맛집:울산다찌집(645-1350), 통영사랑 다찌집(644-7548), 만성복집(645-2140). #‘토지´ 속 또 다른 명소 ‘토지’ 4부에 등장하는 충무교 옆 해저터널은 한번쯤 걸어보는 것이 좋겠다. 항일독립운동에 뜻을 둔 유인실과 좌파 지식인 오가다 지로는 서로 사랑하지만 조선인과 일본인이란 처지 때문에 선뜻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데, 그들이 통영에 내려와 처음으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곳이다.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로 통영 읍내와 미륵도를 연결한다.1932년 완공후 30여년 동안은 차들이 다니기도 했으나, 요즘엔 도보로만 오갈 수 있다. 세병관을 지나 서문고개 끝자락에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충렬사가 있다. 일본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불공대천의 원수’를 기리는 곳일 텐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도 별다른 피해 없이 용케 살아남았다.‘토지’5부에서 송영광(길상과 서희 부부의 수양딸 양현과 비극적 사랑을 나누는 색소폰 연주자)의 상념을 통해 잠깐 등장한다. 충렬사 앞의 명정우물(정당샘)도 가볼만 하다. 선생이 진주여고에 입학하면서 이사한 명정동 집에서 3분거리다. 일정(日井)과 월정(月井) 두 샘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월을 합해 명정(明井)이라 부른다.1670년쯤 우물을 하나만 팠는데, 물이 곧 탁해지고 말라버렸다. 두 개를 파자 그제서야 수량이 풍부해지고 맑아졌다고 한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예전엔 식수원이자 빨래터였다고 한다. 작품 속엔 등장하지 않지만, 선생도 여고시절 이곳에서 물을 긷거나 빨래를 했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 [인사]

    은평구 ◇사무관 전보 △도시정비과장 김영남△구의회사무국 전문위원 홍경번△불광2동장 탁정웅 송파구 ◇사무관 전보 △전산정보과장 홍순화△도시계획과장 한선희△민원여권과장 이영도
  • [기고] 가을, 멋 그리고 편지/정경원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

    “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다했노라. 전쟁에 이겨서 그 공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戰勝功旣高 知足願云止).” “이 육신을 타고나 그대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 그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운명, 우리 둘은 이처럼 하나이며 그 무엇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위의 세 문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편지다. 가슴을 담아낸 편지글이다. 전장(戰場)에서 만난 적장에게는 경고문이며, 영혼의 연인에게는 러브레터가 된다. 또 사랑하지만 이루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랑을 하는 이에는 가슴 저미는 사랑이 된다. 바로 구구절절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몇 줄의 편지가 수십만 군대를 물리치게도 하고 또 사랑하는 연인에겐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도 하는 것이다. 첫번째는 저 옛날 고구려 장수 을지문덕이 살수까지 추격해온 수나라의 수장 우중문(于仲文)을 희롱해 보낸 시다. 이 편지 한 통으로 고구려는 살수대첩에서 대승을 거뒀다. 두 번째 편지는 레바논 출신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칼릴 지브란(1883∼1931)이 영혼의 연인 메리 헤스켈에 보낸 편지의 일부다. 세번째는 청마 유치환(1908∼1967)이 오랜 세월동안 시조시인인 이영도와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주고받은 연서의 하나인 ‘행복’이란 시다. 이들 세 문장은 편지라는 유사점 외에도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먹물(또는 펜)을 이용해 글을 썼다는 것이다. 물론 당시에는 이메일이나 디지털 편지가 없었기에 부득이한 선택이었으리라. 하지만 마음을 건네는 데 먹물로 쓴 편지만한 게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요즈음과 같은 디지털시대에 사실, 편지는 형식에 얽매인 서신으로 곧잘 치부된다. 정보기술(IT) 발달과 함께 편지가 급격하게 준 것이 이를 잘 대변한다.48억통의 우편물량 중에 10%도 안 된다고 한다. 요즘 시대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말만이 아닌, 상대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한다. 보다 형식적인 내용의 말이라면 이메일을 이용하기도 한다. 현대인들은 그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고 느낀다. 디지털 시대에 먹물로 쓴 편지는 쓰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절절하게 전달할 수 있다. 먹물로 쓴 편지에는 남다른 매력이 있다. 쓰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절절하게 하는 그런 마법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먹물로 쓴 편지에는 보내는 사람의 애틋한 감정을 더 깊고 넓게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자 한 자씩 써 내려갈 때 쓰는 사람의 분위기와 가슴과 마음마저 담을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마음을 그리는 그림이나 노랗게 물든 은행잎 한 장으로 더 큰 마음을 실어 보낼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편지이다. 부모님이나 스승 또는 연인, 그리고 지인 아니면 아내나 남편, 아이들에게 보내면 어떨까. 이 가을에 누군가에게 참마음을 담아 전하는 편지를 쓰는 멋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펜을 잡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 아니한가. 정경원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
  • 뉴욕 인터내셔널 발레 ‘한국인 돌풍’

    24일 뉴욕 링컨센터서 폐막한 ‘2007 뉴욕 인터내셔널 발레대회(New York International Ballet Competition)’에서 하은지(23·유니버설발레단)씨가 여자부문 금상을 받는 등 한국인 참가자 6명이 대거 입상했다. 25일 한국예술종합학교(예종)에 따르면 하씨 말고도 김나은(23·유니버설발레단)씨가 여자부문 은상, 신승원(20·예종 3년)씨가 여자부문 동상을 받아 여자부문 1,2,3위를 휩쓸었다. 남자부문에서는 박귀섭(23·국립발레단)씨가 동상을, 이영도(21·예종 3년)·정영재(23·예종 4년)씨가 스페셜 어워드를 각각 수상했다. 미국, 일본, 중국, 브라질 등 19개국 54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의 한국 참가자는 7명으로, 이들은 16명(여자 6, 남자 10)을 뽑은 3차 결선에 전원이 진출했다.1984년 첫 대회 이후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황혜민씨가 2000년 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예종측은 “뉴욕 인터내셔널 발레대회는 역사는 짧지만 높은 수준을 평가받는 콩쿠르”라면서 “한국 학생들이 테크닉 뿐 아니라 매너와 음악성, 우아함 등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인사]

    ■ 송파구◇지방사무관△행정관리국 이영도△자치행정과장 허정호△공보과장 황대성△복지정책과장 유청하△환경과장 성기충△도시경관과장 양동정△주차관리과장 유재성△도로과장 정종규△치수과장 장래황△방이2동장 신성문△오륜동장 이성돌△송파1동장 인영식△전국시·군·자치구 의장협의회 파견 장성곤△거여2동장 김은섭△문정1동장 이두규△잠실6동장 이동열■ 중랑구◇지방서기관△행정국장 유철민△주민생활지원국장 이봉로△구의회사무국장 정해길△정책사업기획단장 김대원◇지방사무관△도시환경국장 직무대리 맹치영△건설교통국장 직무대리 김은제△재무과장 이양재△지역경제과장 최성남△문화체육과장 정태헌△맑은환경과장 김기선△건설관리과장 유제학△묵2동장 장옥현△총무과장 노기오△자치행정과장 박대현△기획홍보과장 김성규△민원여권과장 이재수△청소행정과장 권용호△주택과장 이상인△도시개발과장 김운회△건축과장 전석기△치수방재과장 이영식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4) 청도길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4) 청도길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의 경계인 청도천을 가로질러 놓인 징검다리를 어렵게 건넌 옛길이 청도 땅을 안내한다. 청도읍 유호리 상록수회관 옆을 지나 마을 북쪽 분능산의 노루고개로 향한다. 길섶에서 만난 촌로들에게 노루고개에 얽힌 사연이 있는지를 물어 봤다. 산세가 마치 한 마리의 노루가 다리를 포개어 앉은 듯한 형상을 한 데서 노루고개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들은 노루고개가 간직한 슬픈 사연도 들려줬다. 이 고개는 풍수지리학적으로 옛길상의 길지였으나, 일제가 철도를 개설하면서 노루의 목 부분에 해당하는 능선을 잘라 버렸다. 촌로들은 일제가 우리의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한 만행이었다고 믿고 있었다. ●전설 간직한 절벽바위 ‘동바우´ 노루고개 초입인 유호리 539 담벼락 한편엔 군수공덕비가 시멘트로 뒤범벅이 된 채 버티고 있다. 옛길의 표석이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노루고개를 넘어선 옛길은 청도천 제방 앞을 지나 조들 한복판으로 이어진다. 들판을 지난 옛길은 국도 25호선과 만나 청도 시가지로 향한다. 약 1㎞쯤 오르면 도로 왼편에 깎아 지른 듯한 거대한 절벽바위가 버티고 있다. 이른바 ‘동바우’이다. 동행한 청도 향토사학가 이영도(63)씨가 이 바위의 유래에 대해 설명했다.“동바우는 옛날에 이 바위 인근에 동바우라는 사람이 저승사자의 눈을 피해 나이가 300살이 넘도록 오래도록 살자 옥황상제가 저승사자들에게 단단히 명을 내려 결국 동바우를 저승으로 데려갔다는 전설을 따서 지었다.”고 했다. 여기서 국도 25호선을 벗어난 옛길은 농로를 지나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신도 1리앞 국도 25호선을 횡단한다. 이어 오른쪽 경부선 철로와 왼쪽 국도 사이로 2㎞쯤 가다 철도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옛날 원(院)이 있었던 청도읍 원동에 도착한다. 원은 고려·조선시대에 공적인 업무를 띠고 여행하는 관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국영 여관이다. 이씨는 “원동에는 관청과 민간이 운영하는 제지시설이 성업해 양반계층의 숙박시설인 제생원과 하층민들을 상대하는 주막이 함께 번창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민들에게 수소문해 원터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마을에 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철저히 감추려 했다. 기자 일행이 마을 어귀에서 만난 60대 주민에게 원터를 묻자 “모르겠다.”며 연신 얼굴을 돌린 채 발길을 재촉했다. 이는 관원의 등쌀에 눌리고 하층민들을 뒤치다꺼리했던 조상들의 아픈 과거를 숨기고 싶은 심정 때문이라고 이씨가 귀띔했다. 원동교회 앞에 있던 군수공덕비가 어느 날 주민들에 의해 감쪽같이 사라진 것도 이 때문이란다. 결국 조선시대 청도를 지나는 옛길상의 첫번째 숙박시설이었던 제생원(濟生院) 터는 지금의 교회 자리로 확인됐다. ●원(院)마을 조상의 아픈 상처 원동마을 뒤로 난 ‘장등’이라는 언덕을 타고 수풀 속으로 넘어온 옛길은 다시 철로와 국도 사이로 접어든 뒤 마침내 청도읍 시가지에 도착한다. 길손들의 단골 휴식처였던 고수리 납닥바위를 지나 삼거리 육교 밑에서 경부선 철로와 갈라진 뒤 우체국 등 각종 관공서가 즐비한 청도읍 구도로로 향한다. 주민들은 아직도 이 도로를 ’구도로’라 부른다. 청도군청 앞에서 국도 20호선을 건넌 옛길은 군 농업기술센터 앞을 지나 지석묘 거리로 유명한 화양읍 범곡리로 들어선다. 이어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왼쪽으로 따라가면 조선시대 청도군 이방이었던 김응삼(金應三)을 기리는 비석과 용산의 정기를 받았다는 용정(龍井)이 있는 송북리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은 조선시대 옛길상의 대구길과 성내(청도읍성)로 갈라지는 분기점이었다. 읍성에 볼 일이 있는 길손들은 좌측 길로 에둘렀지만, 대부분은 대구로 바로 가는 우측 길을 이용했다. 일행은 두 갈래 길을 놓고 고민하다 결국 우측 길을 택했다. 합천리와 눌미리의 중간으로 난 과수원 길을 따라가다 청도천을 건넌 옛길은 어붕미들 경지정리 때 묻혀 흔적이 사라졌다. 청도읍성과 어붕미들을 지나온 옛길은 유등리 유등초교 동쪽에서 합쳐져 학교 뒤편 북쪽의 완산 비탈을 지나 연지(蓮池)까지 내닫는다. 이 못가의 옛길은 좁고 험했던 곳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과거길의 선비들과 장터를 가던 백성들이 못가로 난 길을 가다 빠져 죽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슬픈 사연을 알 리 없는 강태공들이 연지에서 무심히 세월을 낚고 있었다. 청도 8경 중의 하나인 연지(2만 6000평)는 매년 8월이면 만개한 연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조선의 명물 영남 물고개 연지에서 이서면 장승박이 고개를 넘으면 숙박시설과 장터가 있었던 양원리가 나온다. 양원리는 조선시대 숙박시설인 양원(陽院)이 그대로 지명이 되었다. 특히 이 마을에 있었던 영남 물고개는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양원리 전체를 감싸고 있는 부곡산에서 흘러나온 물이 장승박이 고개를 넘어 연지까지 흘러들어가는 것을 신기하게 여긴 길손들이 이 수로를 ‘영남 물고개’라 이름 붙였다. 토박이 김봉진(86·양원리)씨는 “한국전쟁 당시 서울 피란민들이 영남물고개를 찾아 구경하기에 바빴다.”고 당시를 소개했다. 김씨는 “양원리에 보(湺)를 막아 가둔 물을 수로를 따라 장승박이 고개 너머 연지쪽으로 흘려 보냈기 때문에 마치 물이 역류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옛날의 수리기술로 보를 막아 물을 흘렸다는 것이 신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로는 현재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이서면 농산물직판장에서 지방도 911호선과 만난 옛길은 칠곡초교를 못미쳐 신촌리 앞들로 이어진다. 그러나 경지정리로 역시 흔적이 거의 사라지고, 일부만 농로로 남아 있다. 옛길은 팔조리 아래·윗마을을 지나 청도와 대구 경계지점인 팔조령(八助嶺)으로 나 있다. 팔조령이란 유래는 2가지 설로 전해진다. 하나는 산적과 큰 짐승들이 득실거려 8명이 조를 짜서 고개를 넘었다는 설과 길손들이 워낙 벅찬 오르막길의 경사도를 줄이기 위해 8개의 갈지자 굽이로 올랐다는 설이다. 팔조령으로 가는 옛길상의 팔조리 아랫마을에는 수백년 전부터 이 마을의 수호신으로 자리잡아온 성황당이 있다. 팔조령을 넘는 길손들에게 든든한 정신적 지주로 자리했다. 험난하고 산적들이 득실거리는 팔조령을 무사히 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던 곳이다. 그러나 팔조리 윗마을을 지난 옛길은 지난 1998년 팔조령 터널 공사로 완전히 끊겼다. 터널을 넘어 다시 이어진 옛길은 팔조령 산장휴게소 옆을 통해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으로 들어선다. 글 사진 청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동래~한양 오가던 길손의 ‘쉼터’ “납닥바위를 아십니까.” 옛길을 따라 동래와 한양을 오가던 길손들이 애용했던 ‘쉼터’가 있었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고수리 866번지에 위치한 납닥바위가 바로 그곳이다. 도주지(도주·청도군의 옛 이름)에는 ‘납닥바위는 60여명이 눕거나 앉아 쉴 수 있을 정도로 평평한 식판 모양의 큰 바위였다.’고 전하고 있다. 또 청도천의 맑은 물이 이 바위의 30척 밑을 흐르고 옆엔 수십 그루의 노송들이 들어서 쉼터로서는 ‘안성맞춤’이었다고 한다. 납닥바위는 이정표 구실도 했다. 청도군지에는 ‘납닥바위는 청·일 전쟁 당시 일본군들을 한양길로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할 정도로 유명했다.’고 적고 있다. 납닥바위는 대구에서 걸어서 반나절, 밀양에서 반나절이 걸리는 곳으로 쉼터와 만남의 장소로 전국적으로 이름 높았다. 청도를 거쳐 가는 대부분의 길손들이 이곳에서 쉰 뒤 헤어질 때 ‘납닥바위에서 또 만나세.’라고 했던 것만 보아도 그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영남의 선비들은 반드시 이 바위에서 휴식을 하고 인근의 찬물샘(冷井) 물을 마셨다고 한다. 당시 선비들 사이에는 이 물을 마셔야만 과거에 급제한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옛길의 명물 납닥바위와 냉정의 명성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납닥바위는 일제가 지난 1905년 경부선을 부설하면서 모두 부숴버려 현재 3평남짓만 남아 있다. 청도군은 1999년 6월 청도소재지 중심도로인 역전도로 4차선 확장공사 때 이 납닥바위의 흔적을 찾아 인근에 자연석을 놓고 향토수종을 심는 등 군민의 쉼터로 조성했다.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청도 주민들이 애음(愛飮)했던 냉정의 물도 이젠 더 이상 마시는 사람이 없다. 냉정은 마을 아낙네들의 빨래터로 전락해 버렸다. 토박이 김정치(65·청도읍 고수7리)씨는 “1990년대 들어 냉정의 발원지인 남산 자락 일대가 감나무 등의 과수원으로 바뀌고, 농약이 살포되면서 지하수가 오염돼 식수로는 불가능해 졌다.”고 아쉬워했다. 청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CEO칼럼] 행복의 창조자가 돼라/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CEO칼럼] 행복의 창조자가 돼라/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우리 모두에게 너무 유명한, 그러나 오래 전에 고인이 된 시인 청마 유치환. 그에게는 이영도라는 연인이 있었다. 경남 통영여중 교사이면서 시인이었던 이영도는 남편을 일찍 잃고 혼자 살다가 유치환을 만난다. 유치환은 그녀에게 숱한 편지를 보내고, 그녀만을 위한 연모의 시도 많이 썼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중략)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유치환은 그 유명한 시 ‘행복’에서 사랑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노래했다. 그는 사랑과 행복에 대한 의미를 쉽게 표현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유치환과 이영도의 사랑 이야기를 애써 하진 않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애틋한 단어 ‘사랑’과 ‘행복’에 대해 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일방향적 행위가 아니다. 주체와 객체가 있어야 하고, 대상과 피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무조건적 사랑이란 있을 수 없고, 대상 없이 행복해질 수도 없다. 사랑도 그렇고, 행복도 그렇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나마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5월이 지나면 사랑과 행복도 지나가고, 우리의 역할도 마감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가정의 달 5월은 많은 사람들에게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다가섰다.5월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과 가족 문화를 만들어 줬다.5월이 유난스러운 사람들과 미디어 때문인지, 아니면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계절의 분위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단지 ‘계절의 여왕’ 5월의 사랑과 행복이 식지 않고 길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행사적 의미로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마음으로 가정을 챙기고, 가족 사랑하는 마음이 불쑥 커주기를 바란다. 5월의 끝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청운의 꿈을 품고 도전하는 많은 후보자들의 마음에도 무엇보다 앞서 사랑과 행복이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가정의 달에 치르는 선거인 만큼 불끈 솟았던 사랑과 행복이 지지 않고 지방선거 후보자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사랑과 행복이 커지면, 남을 먼저 사랑하게 되고 자기 맡은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진다. 사람들의 가슴을 차지한 사랑과 행복이 함박 피어나면 조직이나 단체, 나아가 나라도 발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직장인은 자신과 조직을 위해, 정치인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가족과 유권자를 품어내려는 책임감을 다져야 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단지 사랑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요령을 터득할 필요도 없다. 청마 유치환의 사랑 편지를 벤치마킹해보자. 유치환은 연인 이영도에게 5000여통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느니보다 행복하다는 유치환 시인의 시구처럼,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내보면 어떨까.“사랑하는 아내여,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사랑받는 것보다 행복합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 나는 진정 행복합니다.” 또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청마가 그랬던 것처럼, 유권자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의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다.“내게 그대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대들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일하겠습니다.” 가족을 사랑하고 가정을 행복하게 만드는 직장인, 유권자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정치인이야말로 능력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행복의 창조자가 되는 날, 이 세상은 반목과 갈등보다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세상이 될 터이니….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 [마니아] 킥복싱 다이어트

    [마니아] 킥복싱 다이어트

    ‘킥복싱으로 살을 뺀다.’서울 송파구 석촌동 아줌마들이 요즘 ‘킥복싱’에 흠뻑 빠져 있다.40대를 훌쩍 넘긴 아줌마들이 권투 글러브와 헤드기어를 쓰고 운동을 하는 모습을 쉽게 상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석촌동 아줌마들은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킥복싱을 즐긴다. 최근에는 동우회까지 결성했다. 아줌마들은 “다이어트는 물론 건강도 지킬 수 있고, 호신술까지 익히게 되니 ‘1석3조’ 아니냐.”며 자랑을 늘어 놓는다. 그래서 송파구 석촌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킥복싱 다이어트 동우회’ 회원들이 훈련하는 현장에 직접 가보았다.‘가장 남성적인 무술로 어떻게 살을 뺄까?’라는 궁금증을 품고. “원투, 스트레이트!, 잽잽, 앞차기!”지난 10일 오전 석촌동 대한격투무술연맹(석촌 격투기체육관) 지하 1층 체육관. 실내에 들어서자 아줌마들의 우렁찬 기합소리가 사뭇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40~50대 주부들의 기합소리 쩌렁쩌렁 이마에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훔치며 주먹을 내지르고, 발차기 하는 30여명의 아줌마들의 모습은 ‘다이어트 교실’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특히 범상치 않은 실내 모습은 긴장감을 더해 준다. 사각링과 샌드백, 격투기 수련기구인 철각 등은 마치 ‘K1’ 격투기 경기장을 방불케 했다. ‘격투무술’이라는 검은 셔츠를 입은 회원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격투기 훈련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잠시 운동을 지켜보면 ‘이렇게 다이어트를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교육 내용도 여성스럽고 부드럽다. 체육관에 울려퍼지는 아줌마들의 웃음소리가 이내 긴장감을 풀어준다. 몸풀기로 ‘엉덩이 씨름’을 하거나 ‘다리 찢기’를 하며 동요 ‘학교종이 땡땡땡’과 ‘나비야’를 부르는 회원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은 직접 참여해 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다. “시작하면 엉덩이로 상대방을 힘껏 미세요. 지는 사람은 팔굽혀 펴기 10회 합니다.” 격투기 7단으로 대학에서 경호무술을 지도하는 이강은(42)관장의 재치넘치는 입담에 아줌마들이 한바탕 웃음을 쏟아낸다. 이어 격투무술을 응용한 스트레칭. 상대방을 꺾고, 누르고 하는 모습이 격투기와 다를 바 없지만 누구보다 열심이 따라 한다. 처음에는 ‘훅’이 뭐고,‘킥’이 뭔지조차 몰랐던 아줌마들도 마음 내키는 대로 냅다 휘두르고, 걷어차듯 발길질하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몸도 날아갈 듯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1개월 4㎏·6개월 6㎏ 감량 동호회장을 맡고 있는 주부 천순덕(45·석촌동)씨는 “킥복싱을 하면서 땀이 비오듯 쏟아져 지난 6개월 동안 6㎏이나 뺐다.”면서 “그동안 다른 종류의 다이어트를 다해 봤지만 격투기만 한 것이 없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회원 중에는 지난 한달간 4㎏을 뺀 회원도 있다고 한다. 몸풀기가 끝난 뒤 미니 대련이 시작됐다. 이 관장을 도와 운동을 가르치는 최재범(22·명지대 경호학과 2년)사범과 천씨의 시범대련이 있었다. 권투 글러브와 헤드기어를 쓴 천씨가 링에 오르자 ‘파이팅∼’을 외치는 동료 회원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링 주변에서는 ‘들어찍기’ ‘팔굽치기’ 등 과격한 용어가 쏟아지지만 어설픈 발차기와 주먹을 휘두르는 천씨의 모습에 회원들은 또 한번 웃음꽃을 피운다. 경기는 최 사범이 방어만 해 천씨의 일방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킥복싱이 과격한 운동이라는 것은 오해라는 게 회원들의 말이다. 킥복싱은 맨손으로 무기를 가진 상대와 대적하는 방어무술로 과격하거나 폭력적이지 않으며, 주의만 하면 배우는 데도 그리 위험하지 않다. ●자신감·인내심에 큰 도움 이 관장은 “킥복싱은 기술을 배우기에 앞서 정신수양을 강조하는 운동으로 내적인 자신감과 인내심을 키워 준다.”고 강조했다. 격투기에 다이어트를 접목시킨 것은 석촌 2동 이영도 동장의 아이디어.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고민하던 중 킥복싱에 앞서 입문했던 주부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달 1일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개설했다. 넓은 공간에서 제대로 운동을 하기 위해 이곳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 관장은 “킥복싱은 남자들만의 거친 운동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들에게 좋은 전신 다이어트”라면서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이 결합돼 살이 빠지면서 근력이 생겨 다이어트 후유증인 ‘요요 현상’이 없다.”고 말했다. 주부 김유미(39)씨는 “운동량도 많고, 근육운동에 스트레칭까지 하니까 살도 빠지고 몸매도 예뻐진다.”고 자랑했다. 주부 송명선(39)씨도 “힘들지만 재밌어요. 땀빼고, 군살빼고 건강해지고,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어디 있어요.”라면서 “호신술도 배워 이젠 밤길 혼자 다녀도 전혀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살 빼는 데 격투기가 최고’라는 말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인근 주부들이 몰려들어 등록하지 못한 인원만도 수십명에 이른다. 당초 월·수·금 3회 수업도 회원들의 요구로 주 5일 연속 수업으로 바뀌었고, 당초 1개반 35명에서 2개반으로 늘렸지만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적고 간 사람만도 30여명이 넘는다. 운동에 결석하는 주부는 하루 2∼3명에 불과하다. 내용에 비해 강습료도 한달에 2만원, 석달에 5만원에 불과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링 밖에선 친목 다지고 봉사활동 특히 몸을 서로 부대끼며 하는 운동이다 보니 서로간의 격이 사라졌다. 호칭도 연배를 따져 ‘언니’ ‘동생’으로 통일됐고, 모임도 결성됐다. 회장은 천씨가 맡고 2개반으로 운영돼 1반은 백종순씨,2반은 이은혜씨가 각각 총무를 맡고 있다. 회원들끼리 지난달에는 눈썰매장에서 친목을 다졌으며, 이달 말에는 남한산성 등반에 나선다. 앞으로 마을 청소와 봉사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회원 문의는 석촌동사무소(410-3540∼2) 또는 석촌동 대한격투무술연맹(417-7118).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킥복싱 다이어트’는 킥복싱 기술에 스트레칭을 접목한 유산소 운동이다. 킥복싱 기술을 응용, 킥복싱 기술 60%와 스트레칭 40%가 합쳐진 새로운 개념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다. 매일 1시간 진행되는데 관절풀기 위주의 몸풀기 10분 이상을 한 뒤 킥복싱 자세를 응용한 발차기와 손기술 등을 배운다. 발차기는 고난도 기술인 돌려차기를 제외하고 앞차기, 무릎차기, 옆차기 등 비교적 쉬운 것으로 구성돼 있다. 손기술은 지르기, 훅, 어퍼, 팔꿈치 치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운동은 요일별로 나눠 월요일은 발차기, 화요일은 손기술, 수요일은 손·발기술의 콤비네이션, 목요일은 스트레칭, 금요일은 전체적인 미니 대련 위주로 진행된다. 사각링에서 벌어지는 자유대련은 3개월 이상 수련을 해야 링에 오를 수 있고, 그것도 약속대련 수준에 그쳐 다칠 염려가 없다. 킥복싱은 맨손 무술로 간편한 체육복만 있으면 된다. 필요에 따라 글러브와 헤드기어, 샌드백, 샌드백장갑, 붕대와 웨이트 트레이닝 장비 등도 쓰인다. 킥복싱은 흰띠와 검은띠(유단자) 두 가지로 나뉘는데 보통 1년은 수련해야 흰띠를 면할 수 있다. 유단자가 되려면 심사를 거쳐야 하며,6단까지는 심사 이후에는 명예로 보면 된다. 석촌 격투기체육관은 사단법인 격투무술연맹(회장 이재선) 총본부이기도 하다. 이강은 관장은 연맹의 중앙연수원장을 겸하고 있다.
  • 새봄 이곳에 가면 글향기 ‘물씬’

    한국문단의 거목 동리(東里)와 목월(木月)이 고향 경주에서 다시 만난다. 경주시와 동리·목월기념사업회는 오는 3월24일 진현동 50의1 일대1만 3500여㎡의 부지에 세운 ‘동리·목월 문학관’ 개관식을 갖는다고 27일 밝혔다. 사업비 40억원을 들인 이 문학관은 연면적 1400여㎡ 2층짜리 전통 골기와 양식으로 건립됐다. 두 문인의 유품 전시실과 세미나실, 회의실 등을 갖췄다.“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남도(南道) 삼백리/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 놀/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전문) 목월의 ‘나그네’는 우리 겨레의 심금을 울리는 명시 가운데 하나이다. 민족의 대표적 향토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박목월(1916∼1978·본명 박영종)을 빼어난 서정시인으로 평가받게 한 작품이다.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잡성촌 마을에 사는 모화는 술을 즐겼고, 늘 바깥 출입이 잦았다. 집으로 올 때면 덩실덩실 춤을 추며 ‘꽃님’을 불렀다.”(‘무녀도’ 일부) ‘무녀도’는 소설가인 김동리(1913∼1995)의 소설적 역량을 최대로 발휘한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주 출신으로 동시대를 살면서 주옥같은 시와 소설을 남겼던 동리·목월의 작품은 문학관 개관을 계기로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 숨쉴 전망이다. ‘문향(文鄕)의 고장’ 영양군도 이달초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 부지 2700여㎡에 사업비 28억여원을 들여 ‘지훈 문학관’을 완공했다. 지훈 선생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과 유품전시관 등이 마련됐다. 개관은 하반기 예정.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나빌레라/파르라니 깎은 머리/박사 고깔에 감추오고/두 볼에 흐르는 빛이/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승무’ 일부) 박두진·박목월과 함께 1946년 ‘청록집’을 내 ‘청록파’로 불리는 조지훈(1920∼1968)은 ‘승무’ 등 주로 고전적 풍물을 소재로 우아하고 섬세한 민족정서를 노래한 시인이다. 영양지역에는 또 석보면에 소설가 이문열씨의 ‘광산문학관’과 오일도 시인의 생가가 있다. 이호우·이영도 오누이 시인을 배출한 청도군은 내년까지 청도읍 송읍리 주구산성 정상 12만 5400여㎡에 사업비 62억원을 투입, 전국 최초로 시조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이영도를 비롯해 이황·황진이·정철 등 조선시대 시조시인 13명과 이호우·최남선·정인보 등 현대시조시인 23명 등 모두 45명의 시비가 세워진다. “한 민족, 한 국가에는 반드시 그 민족의 호흡인 국민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시조시인 이호우(1912∼1970)는 ‘휴화산’ 등의 시편을 통해 고전적 시조를 현대감각이나 생활정서로 전환시켜 독특한 시적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동생 영도(1916∼1976)는 1945년 ‘죽순’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시조 ‘제야’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민족정서를 바탕으로 잊혀져가는 고유의 가락을 시조에서 재현하고자 힘썼다. 대표작으로는 ‘바람’ ‘아지랑이’ ‘황혼에 서서’ 등이 있다. 시·군 관계자들은 “향토 문인들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문학테마관광 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문학관을 건립하게 됐다.”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울 12개 자치구 주요인사]

    새해를 맞아 서울시 25개 자치구와 일선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인물들이 많이 바뀌었다. 종로구를 비롯한 12개 자치구의 주요 승진인사와 인사이동을 소개한다. ■ 종로구 ◇승진△청운동장 최권신◇전보△여권과장 주요택 △민원관리담당 배상직 △여권1〃 박창신 △재활복지〃 정일두 △건설과장〃 서명남 △자동차등록〃 이형란 △사직동 김진환 △부암동 마호식 △가회동 장강주 △명륜3가동 박상서 △창신3동 이은삼 ■ 성동구 ◇승진△가정복지과장 염형순 ▲금호4가동장 진정근◇전보△민원여권과장 정종희 △세무2〃김기동 △청소행정과장직무대리 이재영 △조사담당 최무웅 △직소민원실장 강정우 △교육지원담당 이윤영 △문화지원〃 박종복 △호적〃 이상회 △혁신평가〃 정주섭 △세외수입〃 조병선 △건물등록〃 손수곤 △장애인지원〃 김인영 △보육지원〃 최형대 △교통시설〃 임창윤 △자동차등록1〃 김종만 △주차관리〃 권용진 △보건민원〃 강형구 △도선동 조희곤 △사근동 이철희 △금호2가동 지영민 △옥수2동 박창균 △성수2가1동 백보기 △재산세담당 한광석 △법인관리〃 양동남 △세입정리〃 박병인 △주민세〃 서승철 △자동차세〃 임성수 △체납정리〃 박현상 △생활보장〃 강종식 △도로조명〃 김도묵 △기정〃 이창균 △도로관리〃 박노학 △하수〃 김재하 ■중랑구 ◇전보△혁신균형발전담당 김관명 △호적〃 이춘식 △복식부기〃 김희영 △청소년〃 김연태 △교통과징〃 김홍엽 △위생지도〃 서재완 △면목1동 박병진 △신내1동 배흥식 △복지기획담당 김영희 △생활보호〃 이홍장 ■ 성북구 ◇승진△생활복지국장 권영해 ■도봉구 ◇파견△문화정보센터관장 박정호◇겸임△기획재정국장 서종태◇전보△건설관리과장 이수엽 △도봉1동장 신동근 ■ 강서구 ◇전보△조사팀장 이동식 △인사〃 신흥재 △자치운영〃 황인철 △생활체육〃 강희순 △체육시설〃 하성만 △복구지원〃 심현자 △복식부기〃 박주국 △공중위생〃 김본기 △주택정비〃 서종찬 △주차관리〃 이광석 △등촌3동 김웅환 △화곡2동 김은봉 △화곡6동 손귀숙 △발산1동 손기익 ■ 금천구 ◇승진△청소과장 이태형 △가산동장 문길수 △시흥1〃 정우섭◇전보△재무과장 장성진 △보건지도과장직무대리 노용해 △시흥2동장〃 신재문 △시흥본동장〃 현광무 △총무팀장 노성호 △인사〃 이성용 △공무원단체협력〃 김왕곤 △동행정〃 황석봉 △주민자치〃 정흥양 △여론동향〃 김동근 △혁신분권〃 유재명 △공보〃 김영동 △생활체육〃 김의배 △안전지도〃 이석봉 △재산관리〃 이일삼 △장애인〃 기진세 △청소년〃 김태남 △시설장비〃 조성한 △도시관리〃 한승민 △광고물〃 박병진 △보건관리〃 연규인 △시흥본동사무〃 금태현 ■ 영등포구 ◇전보△신길3동장 김성규 △여권심사팀장 이석정 △복식부기〃 송영혜 △세입총괄〃 곽세진 △징수1〃 김병욱 △징수2〃 서종출 △징수3〃 한용두 △부과1〃 조동헌 △부과3〃 윤하중 △부과4〃 한상범 △평가〃 박종연 △복지기획〃 남천우 △생활보장〃 이영은 △장애인복지〃 조미연 △자원봉사기획〃 김선성 △자원봉사운영〃 강현숙 △재활용〃 이평수 △청소제도개선〃 박병균 △자동차등록〃 이영섭 △식품위생〃 이종훈 △여의동 윤석철 △신길5동 홍운기 △영등포2동 이은상 △당산1동 박종국 △문래1동 이인근 △양평1동 이성자 △양평2동 김형진 △신길4동 노종호 △신길6동 정영분 △대림1동 남궁양림 △대림3동 이경범 ■ 관악구 ◇승진△생활복지국장 신팔복 △봉천7동장 윤관중 △신림3〃 황용◇전보△의회사무국장 정경찬 △총무과장 김양기 △세무1〃 권부홍 △봉천5동장 문영자 △봉천6〃 엄태섭 △신림6〃 김종남 ◇감사담당관 행정서비스담당 원중희 △법제의정〃 김병순 △문화관광〃 최재호 △재난관리〃 윤태욱 △도로굴착〃 이기석 △토목과 시설추진팀 이해완 △교통과징담당 이순자 △식품위생〃 안상진 △봉천1동 최인섭 △봉천3동 강미숙 △봉천8동 방민기 △신림4동 김인호 △신림5동 박규하 △신림7동 김재식 ■ 서초구 ◇전보△재무과장 하상도 △재난안전관리과 추진반장 안택주 △교통행정과장직무대리 김명중 △주차관리과장〃 엄인섭 △방배본동장〃 고현근 △방배3동장 이명구 ■ 강남구 ◇전보△민원감사담당관 조사순찰담당 김영권 △인사〃 김창현 △기획〃 서장원 △사회〃 장윤근 △토지〃 이영혜 △건설등록〃 신길호 △가로정비〃 선우철 △신교통〃 나승일 △보건위생과 민원〃 김진이 △도곡2동 김선도 △개포2동 서영길 ■ 강동구 ◇승진△의회 사무국장 박상춘 △고덕1동장 이종섭 △암사1〃 김장환 △암사3〃 이우명 △둔촌1〃 신부철◇전보△재무과장 성호용 △부과〃 이영도 △사회복지〃 김시구
  • 만화책으로 더위를 잊는 방법 5+1

    만화책으로 더위를 잊는 방법 5+1

    어린 시절, 만화책을 펼치려하면 공부 안한다고 잔소리하시던 부모님들, 좁디좁은 동네 만화방에 학생들이 없나 살펴보러 다니시던 선생님들. 중고등학생만 되도 만화를 보려고 하면,“애들이냐.”는 핀잔도 들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만화는 어른들도 당당히 즐길 수 있는 문화 예술의 한 장르가 됐다. 그것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느끼고, 지식을 얻고 또 다른 인생을 배우기도 한다. 어느 곳에서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용감하게 만화책을 손에 쥐는 모습들도 늘어가고 있다. 올 여름 한 번쯤은 만화를 즐기며 더위를 잊어보는 것은 어떠한지. 신나는 여름에 휴가. 그렇지만 왠지 방에 틀어 박히고 싶은 그대를 위해 만화책을 골랐다. 잔뜩 빌려오거나,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구입해서 소장하는 것도 좋다. 어쨌든 한아름 안고 돌아와 만화 보따리를 풀어놓고,‘뒹굴뒹굴’ 삼매경에 파묻히는 것도 여름나기의 방법일 듯. 한 번쯤은 볼 만한 만화를 소개한다. 특별한 기준은 없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1) 작가로 고르기 ‘전작주의’를 내세워 특정 작가의 만화를 훑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라사와 나오키는 이제 국내 만화팬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름. 일본에서도 가장 흥미진진한 작품을 내놓는 작가로 손꼽힌다. 폭넓은 배경지식에 매력있는 그림체가 돋보인다. 스포츠 명랑 만화 ‘야와라!’(학산·29권 완결)나 ‘해피!’(학산·23권 완결) 같은 작품도 유명하지만, 이후 ‘마스터 키튼’(대원·18권 완결)이나 ‘몬스터’(세주·18권 완결)도 깊이있는 내용으로 끊임없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SF물 ‘20세기 소년’(학산)이 18권까지 출간되고 있다. 모든 작품이 읽어볼 만하지만, 여름에는 고고학자이자 보험사 조사원의 모험담을 담은 ‘마스터 키튼’과 희대의 범죄자로 키워진 소년과 누명을 쓴 의사의 대결을 그린 ‘몬스터’를 추천한다. 탁월한 심리 묘사와 반전이 눈에 띄는 ‘몬스터’는 만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이보그짱G’나 ‘어둠의 인형사 사콘’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린 오바타 다케시는 ‘고스트 바둑왕’(서울·23권 완결)으로 한껏 인기몰이를 했다. 그의 최근작 ‘데스노트’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 아직 4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열혈 독자를 양산하고 있다. 사신 루크가 지구에 떨어뜨린 ‘살생부’를 우연히 얻게 된 뒤 범법자에 대해 단죄를 내리는 천재 소년 야가미 라이토와, 이를 막으려 하는 또 다른 천재 소년 L의 치밀한 두뇌 대결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심판할 수 있는가라는 다소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 음악이 흐르는 만화 음악을 좋아한다면 ‘벡’(학산문화사)이나 ‘노다메 칸타빌레’(대원씨아이)를 권하고 싶다.‘벡’은 록을,‘노다메’는 클래식을 소재로 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음악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을 그린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 사쿠이시 해럴드가 그리는 ‘벡’. 평범한 중학생 다나카 유키오는 어느날 별나게 생긴 ‘벡’이라는 강아지를 구해주게 되고, 그 인연으로 류스케를 만나게 된다. 뉴욕에서 온 류스케는 인디 밴드에서 기타를 치는 인물. 그를 통해 록에 대한 재능을 찾게 되는 유키오. 또 다른 멤버 타이라, 치바 등과 밴드를 만들고, 해체하며 다시 모이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스스로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작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영국 인디 레이블에서 앨범을 발매하는 내용을 담은 22권까지 발매됐다. ‘노다메’는 클래식을 배우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요즘 한국 안방 극장을 달구고 있는 ‘비틀린 테리우스’의 전형인 치아키가 남자 주인공. 또 어리벙벙하고, 만화 여주인공 사상 최고로 게으르고 더럽다(?)는 노다메가 상대역이다. 삼순이·삼식이과의 주인공들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열광한 팬이라면 한 번 펼쳐보자. 치아키는 유명 피아니스트를 아버지로 뒀다. 집안도 유복하고, 피아노에 바이올린까지 못하는 게 없는 천재. 지휘자를 꿈꾸는 치아키가 피아노에 대한 재능은 뛰어나지만,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노다메를 만나게 되며, 서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나간다.12권까지 나왔다. (3) 음식만화는 어때 드라마 ‘대장금’의 열풍은 아직도 동남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음식을 다룬 갖가지 만화도 인기를 끌었다. 정작 우리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신토불이’ 작품은 없을까?있다. 허영만의 ‘식객’(김영사)이다. 쌀에서부터 출발해 굴비, 전어, 전통 술, 매생이국, 과메기, 갓김치, 홍어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 음식 문화를 총망라하며, 읽는 이의 침을 꼴딱꼴딱 삼키게 한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남녀 주인공은 ‘음식 협객’을 자처하며 팔도를 누비는 성찬과 음식 잡지사 여기자 진수. 이들 이름을 합치면 진수성찬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작가가 발품을 팔며 전국을 돌아 취재한 소재들이 네모난 칸에 생생히 담겼다. 후기도 무척 재미있다. 음식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에 얽힌 가족 이야기까지 풀어내는 등 심금을 울리는 에피소드가 많다.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 소개된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찾아가서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줄 듯.9권 완간. (4) 더위엔 역시 호러물 어떤 작품을 소개해야 할지 고심이 되는 장르다. 혹자는 ‘공포신문’의 쓰노다 지로,‘무서운 책’의 우메즈 가즈오 등을 권하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1999년부터 국내에 소개돼 호러 만화의 붐을 일으킨 이토 준지의 작품을 골랐다. 시공사에서 ‘이토 준지 공포 콜렉션’이라는 제목으로 17권을 출간한 바 있다. 이외에 영화로 만들어진 ‘소용돌이’나 ‘공포의 물고기’ ‘어둠의 목소리’ 등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20권을 훌쩍 뛰어 넘는다. 공포 컬렉션 가운데 살해당한 뒤 끊임없이 자신을 증식시키며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토미에 시리즈’와 엽기적인 장난으로 공포와 웃음을 전달하는 ‘소이치 시리즈’가 볼 만하다. 작가의 기괴한 상상력에다 초절정 엽기적인 그림은 독자들의 예측을 불허하며 혀를 내두르게 한다. 징그럽기도 하지만, 보면 볼수록 으스스한 공포 심연으로 스멀스멀 빠져들게 한다. 토막 살인 등의 잔인한 장면이 끊이지 않고 나오기 때문에 어린이가 읽으면 좋지 않다는 점에 유의하자. (5) 만화보며 미술공부 호소노 후지이코의 ‘갤러리 페이크’(서울문화사)는 일본에서 15년 가까이 연재되며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 일찌감치 전문적인 직업에 대해 숱한 작품이 쏟아지고 있는 일본 만화계에서도 독특한 소재를 택한 이 작품은 ‘악덕’ 미술상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일본 등 동양 미술은 물론이고, 서양 미술사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지식을 즐겁게 접할 수 있다. 각 에피소드에 나오는 미술품 복원 과정이나, 그림을 둘러싼 뒷 얘기 등은 만화를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더해 준다. 주인공 후지타 레이지는 미술품 복원과 감정에 일가견이 있는 전직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큐레이터. 현재는 도쿄에서 ‘갤러리 페이크’라는 작은 화랑을 경영한다. 실제로는 장물을 거래하는 뒷골목 화랑이다. 얼핏 돈만 밝히고 삐딱한 성격을 가진 후지타 같지만 속내는 따뜻함으로 넘쳐난다. 조수 사라 핼리퍼와 함께 하는 미술품에 대한 모험 이야기는 26권까지 발매됐다. (6) 추리소설 모음집 ‘시원한 얼음물에 발 담그고, 수박 한 조각 먹으며 추리소설을 읽는다.’ 상상만으로도 더위가 한풀 꺾이는 듯하지 않은가. 바야흐로 추리소설의 계절이다. 아쉽게도 ‘다빈치 코드’를 능가할 만한 대형 베스트셀러는 눈에 띄지 않지만 읽는 맛이 색다른 추리소설들이 속속 쏟아지고 있다. 역사추리물로는 스페인 작가 훌리아 나바로의 ‘성 수의 결사단’(랜덤하우스중앙)과 김탁환의 ‘열녀문의 비밀’(황금가지)이 있다.‘성 수의 결사단’은 예수의 시신을 감싼 것으로 알려진 성 수의를 둘러싼 암투를 흥미진진하게 다뤘고,‘열녀문의 비밀’은 거짓 열녀 적발을 위해 시작된 수사에서 또다른 비밀과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초기작 ‘디지털 포트리스’(대교베텔스만)도 눈길을 끈다. 국가 안보와 테러방지를 위해 개인의 사생활을 감청하는 국가 기관과 이에 맞서는 프로그래머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볼 만하다. 이언 피어스의 ‘라파엘로의 유혹’은 사라진 라파엘로의 그림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미술추리소설이다. 그런가 하면 유명 작가들의 공포소설만을 모은 책이 나왔다.‘세계 호러단편 100선’(책세상)은 찰스 디킨스, 안톤 체호프, 마크 트웨인 등 거장들의 알려지지 않은 호러 단편들을 묶었다. 라틴환상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가 공동집필한 추리소설 ‘이시드로 파로디의 여섯가지 사건’(북하우스)도 출간됐다. 설명이 필요없는 인기 추리작가 존 그리샴의 신작 ‘브로커’와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수로 꼽히는 아야쓰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환상소설도 빠질 수없다. 밀리언셀러 ‘드래곤 라자’의 저자인 이영도가 내놓은 ‘피를 마시는 새’(황금가지)가 대표적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인사]

    ■ 송파구 ◇승진△건설교통국장 문홍범△마천제1동장 임일영△송파제2동장 장성곤◇전보△구의회사무국장 이병준△가정복지과장 김숙정△감사담당관 박달수△총무과장 최익붕△민원봉사과장 박신규△여권과장 김태윤△세무1과장 송영무△세무2과장 유청하△사회복지과장 서수원△청소행정과장 이정갑△환경과장 류시용△주택과장 이창호△구의회사무국 전문위원 박동기△풍납제1동장 손무익△풍납제2동장 이곤승△오금동장 유차수△석촌동장 이영도△문정제1동장 심구현△잠실제3동장 심상천△잠실제7동장 김규섭
  • [길섶에서]편 지/손성진 논설위원

    두근반 세근반….연애편지를 받아 뜯어볼 때의 그 가슴 떨림.새하얀 편지지에 정성들여 쓴 예쁜 글씨에선 만나 대화하는 것보다 더 깊은 정이 느껴진다.대학 시절,부모님께도 자주 편지를 썼었다.편지에 담긴 아들의 기억을 버리고 싶지 않으셨을까.지방에 계신 어머니가 아직도 그때 보낸 편지들을 보관하고 계신 것을 보았다. 전자우편이나 문자메시지에 어찌 편지같은 사랑을 담을 수 있을까.기계적이고 사무적인 냄새만 날 뿐.그래도 사람들은 클릭 한번이면 전류보다 빠르게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편리함에 익숙해졌다.컴퓨터 자판에 펜이 밀려났듯 편지는 잊혀진 존재가 됐다. 청마(靑馬) 유치환은 통영우체국 창가에서 길 건너 2층집에 사는 평생의 연인 정운(丁芸) 이영도 시인에게 편지를 썼다.20년 동안 매일 같이.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적인 사랑이었다.누구에겐가 편지를 쓰고 싶다.청마처럼.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고.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문학단신]

    한국여성문학인회(회장 허영자)는 19일부터 이틀 동안 부산일보사 강당에서 정기세미나를 갖는다.해마다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 강연·작품 낭송회,작고 문인 재조명 등으로 이뤄지는 이 행사는 올해에는 한국 시조문학 발전에 큰 공을 세운 고 이영도 선생을 재조명한다.(02)766-5655. 대전대학교는 8월20일까지 고교생을 대상으로 ‘제10회 지산문학상’ 응모작을 현상모집한다.분야는 시와 산문.1차 통과자를 대상으로 9월11일 실기대회를 치른 뒤 장원,차상,차하,장려상 수상자에게 문학특기자 가산점을 부여한다.(042)280-2250.˝
  • [책꽂이]

    ●한국 근대작가 12인의 초상(이상진 지음,옛오늘 펴냄) 이광수·김동인·현진건·김동리·황순원 등 한국 근대문학사를 대표하는 작가의 삶과 문학에 대한 보고서.소설사·문단사 중심의 연구에서 가려진 삶의 단면을 작품과 함께 소개.1만 2000원.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와타야 리사 지음,정유리 옮김,황매 펴냄) 일본의 권위있는 아쿠타가와상을 최연소로 공동 수상한 작가의 장편.학교의 아웃사이더인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젊고 생동감있는 문체로 그리고 있다.8500원. ●유리눈물(김하인 지음,자음과모음 펴냄) 베스트셀러 ‘국화꽃 향기’의 작가가 낸 장편.현실 문제로 사랑에 주저하는 여자 주인공과,인기배우가 된 뒤에도 그에 대한 순정을 간직한 남자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그린다.모두 2권,각권 8500원. ●지구화 시대의 영문학(설준규·김명환 엮음,창비사 펴냄) 민족문학운동을 튼실하게 일궈온 백낙청 전 서울대영문과 교수의 정년을 기념하여 제자들이 쓴 책.백 교수의 평생 화두인 ‘영문학연구와 주체’‘과학성과 문학’‘리얼리즘과 모더니즘’ 주제로 나눠 관련 논문을 묶었다.2만 7000원. ●오버 더 호라이즌(이영도 지음,황금가지 펴냄) ‘드래곤 라자’를 쓴 한국의 대표적 팬터지 소설가의 중단편집.시골 마을의 보안관보가 겪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탄탄하게 엮은 3편의 중편과,작가 특유의 철학과 유머가 살아 있는 단편들을 모았다.1만원. ●나무 2(강창모 외 지음,열린책들 펴냄) 지난해 베스트셀러인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나무’를 모티브로 국내 마니아들이 쓴 글 모음집.‘베르베르식 기발한 과학적 상상력의 확산’을 주제로 한 문예공모 입선작 31편을 골랐다.9500원. ●컬러풀(에토 모리 지음,이송희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펴냄) 입시·원조교제·자살·학원폭력 등 어두운 주제를 참신한 발상으로 다루면서 자아에 대한 문제를 탐구하는 청소년 성장소설.8000원. ●바람의 미소(프리드리히 아니 지음,염정용 옮김,영림카디널 펴냄) 소년 실종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의 눈을 통해 가정이라는 외피에 둘러싸인 가족관계의 모순과 아이들만의 비밀스러운 세계를 조명한 작품.지난해 독일 추리문학 대상 수상작.9500원.˝
  • 문인들이 들여다 본 시인 7人의 사랑/시인세계 특집 ‘…사랑의 시’

    문학의 젖줄은 자유혼이다.그래서인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인의 사랑 풍속도는 일탈에 가까운 ‘자유 연애’가 많아 세간의 소문을 풍성하게 한다. 계간 ‘시인세계’ 겨울호의 특집 ‘시인의 사랑,사랑의 시’는 문인들의 러브스토리를 집중 조명했다.이근배 시인 등 문인들이 이상과 김영랑,백 석,유치환,모윤숙,박목월,한하운 등 시인 일곱명의 이면을 찬찬히 살피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사연의 주인공은 박목월(1916-1978).“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 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라는 김성태 작곡의 ‘이별의 노래’가 박목월의 시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더구나 이 시가 여대생과의 짧고도 깊은 사랑의 후유증을 노래한 것이라는 대목에 이르면 호기심이 배가된다. 목월의 마음을 사로잡은 ‘베아트리체’는 그가 1953년 대구로 피란가 기숙하던 목사의 딸.목월이 서울로 돌아온 뒤 그녀도 서울에 올라와 두사람은 시인과 문학소녀에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고 결국 제주도로 잠행한다.그때 두 사람의 겨울 한복을 지어 제주로찾아간 부인의 인품 앞에 목월이 반성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사랑은 끝나지만 시인에게 ‘이별의 노래’를 남겼다. 두차례 결혼한 백석이 남모르게 나눈 두번의 사랑도 이채롭다.E고녀 학생인 난과 조선 권번의 기생인 자야가 시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특히 난을 향한 마음은 뜨거웠다.자야와 열애를 하면서도 난이 사는 마을을 찾아갔고 그녀의 고향인 통영을 제목으로 시를 3편이나 남겼다. 이밖에 스무 살 안팎의 나이에 여고 4학년생 최승희와 결혼까지 생각할만큼 사랑에 빠졌던 김영랑,‘문둥병 시인’으로 유명한 한하운과 R의 사랑,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허가되지 않은 사랑’의 안타까움을 나눈 청마 유치환과 시조시인 이영도,일곱살 아래의 기생 금홍을 만나서 서울로 올라와 다방 ‘제비’를 차리고 동거하면서 ‘날개’‘봉별기’ 등 한국 모더니즘을 개척한 소설을 남긴 이상 등의 사랑 얘기를 싣고 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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