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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중러 공군 동해 합동순찰, 제3국 겨냥한 것 아냐”

    中 “중러 공군 동해 합동순찰, 제3국 겨냥한 것 아냐”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포함한 동해·태평양 상공에서 합동 순찰을 벌인 것을 두고 중국 국방부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장샤오강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1일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11월 29~30일 중러 양국 공군은 일본해(동해)와 태평양 서부 관련 공역에서 합동 공중 전략 순찰을 실시해 양국 공군의 연합 훈련·행동 능력을 검증하고 높였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중러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은 연간 협력 계획 내 정례적 프로젝트”라면서 “제3국을 겨냥하지 않았고 국제·지역 정세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5분쯤부터 중국 군용기 5대와 러시아 군용기 6대가 동해·남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중국 군용기들은 이어도 쪽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를 거쳐 독도 쪽으로 향했고 러시아 군용기도 북동쪽에서 독도를 향해 남하했다. 같은 날 중국 국방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국군과 러시아군이 동해 공역에서 제9차 연합 전략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국 국방부는 주한 중국 국방무관과 러시아 국방무관에게 유선으로 항의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해 장시간 비행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런 행동이 불필요하게 역내 긴장을 조성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재발 방지를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 식별해 대응하고자 설정하는 임의의 선이다. 국제법상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인 영공은 아니다. 상대국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관례상 지켜지는 사례가 많다. 중국은 한반도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이후인 2019년부터 러시아와 연합훈련 등 명목으로 연간 1~2차례 정도 군용기를 KADIZ에 진입시킨다. 최근에는 사전 통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4년간 중국 군용기가 우리 군에 사전 통보 없이 300회 넘게 KADIZ에 진입했다. 일각에서 ‘주한미군이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도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KADIZ를 무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아예 방공식별구역이라는 개념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 측에 한 번도 사전통보를 하지 않았다. 중러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1년 만이다.
  • [추신]외국인력 두고 서울시와 고용부 ‘엇박자’, 왜?

    [추신]외국인력 두고 서울시와 고용부 ‘엇박자’, 왜?

    <편집자주> ‘추가로 신문에 내주세요’를 줄인 ‘추신’은 편지의 끝에 꼭 하고 싶은 말을 쓰듯 주중 지면에 실리지 못했지만 할 말 있는 취재원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광역버스나 시내버스가 다니기 어려운 골목 구석구석을 운행해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마을버스. 이 마을버스를 외국인 기사가 운전한다면 어떨까요? 서울시가 마을버스 외국인 기사를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력난이 심각하기 때문인데요. 최근 젊은 기사들도 시내버스나 배달업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고령화도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와 서울시가 이와 관련해 잇따른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고용부는 외국인 인력 담당 부처입니다. 이전에도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을 두고 양측은 입장 차를 보인 바 있습니다. 매년 늘어나는 외국인력 수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컨트롤타워 등의 통합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3일 서울시와 고용부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8일 국무조정실에 비전문취업(E-9) 비자 발급 대상에 ‘운수업’을 포함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마을버스 운전기사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시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마을버스 기사 부족 인원은 600명입니다. 전체(2918명)의 20% 수준입니다. 현재 E-9 비자 발급은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업, 어업, 임업, 광업, 서비스업 등 일부 업종에 제한돼 있습니다. 고용부는 외국인인력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E-9 대상 업종을 정하는데, 시는 E-9 대상 업종에 운수업을 포함해 달라고 주장한 겁니다. 지금도 방문취업(H-2)이나 재외동포(F-4) 비자 등으로 운전기사로 취업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서울 내 마을버스 운전기사 중 외국인 비율은 2%에 못 미칩니다. 외국 국적 동포나 결혼 이민자 등에게만 발급되는 탓에 대상이 제한적입니다. 또한 발급 대상이어도 연고가 없으면 비자가 쉽게 나오지 않는 문제도 있습니다. 시는 고용부가 연내 비자 문제를 해결해 줄 경우 내년에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시는 “마을버스 기사들의 인력 수급이 쉽지 않고 기사들의 고령화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고용부에서 올해 안으로 비자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내년에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용부는 이런 제안이 사전 협의 없이 이뤄졌다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고용부는 입장문을 내고 “시내버스 운송에 대한 E-9 외국인력 도입은 아직 검토된 바 없다”면서 “시내버스 운송업에 요구되는 자격과 기술, 업무 성격 등을 감안해 E-9 허용의 적합성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도 “서울시가 국조실을 통해 건의했기 때문에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답을 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22일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기념행사’에서 “공장이나 밭에서 일하는 것보다 버스 기사는 언어소통 능력이 상당한 수준이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마을버스 기사는 단순 노동자라고 할 수 없다. 숙련기능(E-7) 비자를 담당하는 법무부가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9일에도 “마을버스 운전사는 도로교통법을 알아야 하고, 교통사고 위험도 있고, 승객들의 언어도 알아들어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들의 엇박자는 처음이 아닙니다. 기대를 모았던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두고도 다른 의견을 내왔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월 100만원 정도에 고용할 수 있지만 우리는 외국인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때문에 200만원을 줘야 한다”며 최저임금 차등적용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김 장관은 “외국인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 하는 것은 헌법 등에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외국인력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발맞춰 외국인력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제언합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처럼 외국인력을 전담으로 관리할 ‘위원회’가 필요하다. 부처별로 외국인 근로자를 따로 관리할 게 아니라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나는, 우리는… 어떤 어른일까

    나는, 우리는… 어떤 어른일까

    거창할 것 없이 ‘인사’ 하나로도어른·아이는 마주보며 서로 채워‘노키즈존’ ‘민식이법’ 이면의간단한 해법의 불편함도 담아 과거 일곱 살 아이와 한 학원에 입학 상담을 간 적이 있었다. 학원 원장님은 나와 아이에게 명함을 각각 건네며 이름을 또박또박 말하고 인사했다. 마치 처음 보는 어른끼리 명함을 주고받는 것처럼 말이다. 난생처음 받은 명함에 아이가 당황했을 것이라는 짐작과 다르게 아이는 사뭇 진지하게 명함을 받아 들더니 이내 환하게 웃었다. 김소영(48) 작가의 신작 에세이 ‘어떤 어른’을 읽으며 떠오른 장면이다. 나도 다음에 어린이 취재원을 만나면 꼭 멋지게 명함을 건네야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다. 작가는 전작인 ‘어린이라는 세계’를 통해 어린이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선을 알려 줬다면 신작에서는 ‘나는 어떤 어른이 돼야 할까’라는 물음에 힌트를 준다. 작가는 ‘어떤’의 자리를 채우기보다는 어린이가 어른을 보고 있음을, 보면서 배우고 깨닫고 변화하고 있음을 말한다. 어린이와 어른의 관계를 생각할 때 흔히 작고 약하고 미성숙한 어린이를 어른이 지켜보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어린이 역시 어른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어른을 보면서 세상이 어떤 곳인지 배우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궁리하며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것이 어린이가 하는 일이다. 이 과정을 기억하고 짐작할 수 있는 어른이라면 ‘어떤 어른’이어도 좋다고 작가는 말한다. 어린이에게는 다양한 어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없는 것을 어린이에게 줄 수 없으니,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말처럼 실천이 필요하다.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책 속 주인 잃은 강아지를 맡기기 위해 들이닥친 어린이들의 수선스러움을 내치지 않는 세탁소 사장님의 모습이나 ‘녹색 어머니’ 봉사활동을 하면서 등교하는 어린이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어른의 모습이면 된다. 작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독서 교실에 어린이가 오면 꼭 받침이 있는 찻잔이나 사기로 된 머그잔에 차를 내준다. ‘어린이는 조심성이 없는데 혹시 깨뜨리면 어떡하냐’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여태 독서 교실에서 그릇을 깬 어린이는 단 한 명도 없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초보 운전자들이 조심성이 없어서 사고를 내는 게 아닌 것처럼 어린이들도 서툴러서 실수할 때가 더 많은 것뿐이라고, 경험과 연습이 필요할 뿐이라고 말이다. 신작에는 ‘노키즈존’(어린이 제한구역)이나 ‘민식이법’ 악용 사례 등에 대해 작가가 오래 고민하고 준비한 대답도 담겼다. ‘노키즈존’은 어린이에 대한 명백한 차별임을 주장해 왔던 작가에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예로 들며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하는 사람이나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일부러 장난치는 어린이 때문에 사고가 나도 어른 잘못이냐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에 대해 그는 “‘노키즈존’이라고 써 붙이는 간단한 해결책보다 서로의 사정을 헤아리고 조율해 가는 번거롭고 불편한 해결책이 더 합리적”이라고 응답한다. 깨지기 쉬운 장식품이 많아서 어린이 출입이 어렵다거나 음식이 뜨거워서 어린이가 돌아다니면 위험하기 때문에 어린이 동반석을 제한한다는 식으로 여러 이유를 설명하는 게 맞다고 말이다. “그래 봤자 결론은 똑같다고 하더라도 ‘노키즈존’이라는 말로 차별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또 ‘어린이 박물관’, ‘어린이를 위한 전시’ 등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만드는 것보다는 ‘모두를 위한 전시’를 추천한다. 어린이와 어른이 수시로 서로를 볼 수 있도록 같은 공간에서 같은 혜택을 누려야 서로의 삶을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면 어린이가 보기에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작가의 말대로라면 ‘계속해서 나아가는 어른, 나아지는 어른’이 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어린이들을 조금 더 유심히 바라보고 내가 어릴 때 좋아했던 어른의 모습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될 일이다.
  • 민희진, 어도어 떠난다 “하이브의 만행, 법으로 응징할 것”[전문]

    민희진, 어도어 떠난다 “하이브의 만행, 법으로 응징할 것”[전문]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하이브와 분쟁을 벌여온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 어도어를 떠난다. 2019년 하이브 최고브랜드관리자(CBO)로 입사한지 약 5년 만이다. 민 전 대표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면서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7개월여 넘게 지속돼온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서 어도어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해왔다”면서 “하이브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어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억지 음해 세력과 언론이 있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고 법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4월 민 전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며 감사에 착수한 데 이어 어도어 이사회를 장악해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어도어는 지난 10월 민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으나, 민 전 대표는 자신을 어도어 대표로 재선임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달 29일 민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고, 이튿날 어도어는 이사회를 열고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 선임안을 부결했다. 뉴진스는 지난 9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로 복귀시켜달라는 ‘최후통첩’을 한 데 이어 지난 13일 어도어에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사항을 모두 시정해달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또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 맺은 주주 간 계약의 핵심 요소인 어도어 주식에 대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최근 하이브에 통보했다. 다음은 민 전 대표의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민희진입니다. 저는 오늘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합니다. 또한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합니다. 더불어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하여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난 4월 하이브의 불법 감사로 시작된 7개월여 넘게 지속되어온 지옥 같은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서도, 저는 지금까지 주주간 계약을 지키고 어도어를 4월 이전과 같이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그러나 하이브는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이브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랐고 삐뚤어진 하이브 내에서 뉴진스를 지켜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 왔습니다. 제가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내부고발 이메일을 보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이브는 반성은 커녕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을 꾸며내어 부끄러운 불법 감사를 대중에 전시하기까지 하는 전무후무한 어리석은 짓을 감행합니다. 소수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제게 ‘경영권 찬탈’이라는 해괴한 프레임을 씌우고 마녀사냥을 하며 대기업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무지하고 비상식적인 공격을 해댔습니다. 갖은 우여곡절 끝에 장장 7개월여가 지나서야 저의 내부고발이 명백한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고발이었음이 드러나는 한편 하이브의 추악한 거짓과 위선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실 하이브는 처음부터 내부고발의 내용이 모두 진실임을, 또한 정당한 문제 제기임을 알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영달만이 중요한 이들에게 ‘문제 해결’이라는 본질은 무엇보다 외면하고 싶은 숙제였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회개까지 바란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은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순진한 오판이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숨통만 붙어있다고 살아있는 것이 아니듯 돈에 연연하여 이 뒤틀린 조직에 편승하고 안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이브는 최근까지도 산하 레이블들을 이용하여 막무가내 소송과 트집 잡기, 공정하지 못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저를 소위 묻으려 하면서도, 동시에 엄청난 호의라도 베푸는 듯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프로듀싱 업무위임계약서를 들이미는 위선적이고 모순된 행동을 지속해왔습니다. 업무위임계약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R&R 협의를 하자고 하면서도 협의 전 포렌식 동의 등 이해할 수 없는 요구사항들이 포함된 비밀유지약정을 운운하며 대면 미팅만을 강요하고 R&R 문서는 제공하지 못하겠다는 이해 불가한 주장을 거듭하였습니다.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해임했음에도 언론에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프로듀싱 업무를 맡기로 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자들이 남에게는 ‘비밀유지’를 강요하는 비양심은 이제 놀랍지도 않습니다. 하이브가 벌인 24년도의 만행은 케이팝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사안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저는 지난 7개월간 하이브의 심각한 주주간 계약 위반으로 인해 망가진 어도어를 회생시키고자 정신적, 경제적, 육체적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온 힘을 다해 다투었습니다. 대기업이라는 허울을 쓴 집단의 무근거한 폭력으로 시작된 지옥 같은 싸움이었음에도 물러서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는 뜻입니다. 하이브의 도덕적 해이는 이미 극에 달하여 더러운 언론플레이도 지속되겠지만 이제는 대중들마저 그 패턴을 읽어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을 것이라 걱정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억지 음해 세력과 언론이 있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고 법으로 응징할 것임을 알립니다. 이 희대의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근 반년 동안 지치지 않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 주신 버니즈를 비롯한 많은 분들께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함을 전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악의 회사와의 싸움을 통해 최고의 사람들을 알게 된 것도 특별한 행운입니다. 누군가들은 제가 왜 이렇게까지 버틴 것인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저 같은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와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향후 펼쳐나갈 새로운 케이팝 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후련한 마음으로 누군가들에게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맺습니다.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업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정말 나빴다.”
  • 가사관리사 이어… 서울시 ‘외국인 마을버스 기사님’ 들어오나

    가사관리사 이어… 서울시 ‘외국인 마을버스 기사님’ 들어오나

    “E-9 비자 대상에 운수업 포함” 건의국무조정실 거쳐 고용부서 검토 중지난달 마을버스 기사 600명 부족급여 높은 배달업으로 ‘대거 이탈’일자리 빼앗기·무단 이탈 등 우려도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 사업을 하고 있는 서울시가 이번에는 외국인 마을버스 운전기사 도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력을 쌓은 마을버스 기사가 시내버스로 넘어가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대를 모은 가사관리사 사업에서 여러 잡음이 불거진 만큼 외국인 인력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국무조정실에 외국인 마을버스 운전기사 도입을 위한 건의안을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그간 업계가 정부에 외국인 운전기사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왔으나 서울시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무조정실은 이 건의안을 외국인 비자 발급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에 전달했으며 현재 관련 부서에서 검토 중이다. 건의안은 비전문취업(E-9) 비자 발급 대상에 운수업을 포함하고 취업 활동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E-9 비자는 제조업·건설업·농업·어업 등에만 적용되고 있다. 지금도 외국인이 방문취업(H-2)이나 재외동포(F-4) 비자 등으로 운전기사 취업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서울 내 마을버스 운전기사 중 외국인 비율은 2%에 못 미친다. 외국 국적 동포나 결혼 이민자 등에게만 발급되는 탓에 대상이 제한적이다. 또한 발급 대상이어도 연고가 없으면 비자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마을버스 기사 부족 인원은 약 600명이며 부족 비율은 17.1%다. 비대면 서비스업이 발달하면서 운수업 종사자들이 급여가 높은 배달업으로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16개 고용허가제 송출국의 비자 문제만 해결된다면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외국인 마을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내국인 일자리 빼앗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민 김모(33)씨는 “앞서 기대를 모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역시 무단 이탈 등 여러 이슈가 생겼는데, 외국인 운전기사도 비슷하게 될 것 같아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마을버스 인력 유출과 함께 고령화 문제도 심각해 이번 건의안을 제출하게 됐다”면서 “가사관리사와 달리 최저임금에서 자유로우며 지정된 경로를 운행하기에 이탈 걱정도 덜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에 비자 문제가 풀린다면 내년 중 시범 사업 형태로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 중”이라고 덧붙였다.
  • 사이버 범죄 느는데 검거율 50%… “실명인증·위장수사 강화를”[이슈 & 이슈]

    사이버 범죄 느는데 검거율 50%… “실명인증·위장수사 강화를”[이슈 & 이슈]

    올 들어 딥페이크 범죄 신고 964건야탑역 등 살인예고에 불안감 커져텔레그램 등 해외 서버 검거 힘들어성인 피해도 위장수사 법 개정 추진 헌재서 제동 걸린 게시판 실명인증“대형 커뮤니티 의무화 재논의해야”최근 ‘딥페이크’(이미지합성기술)를 활용한 성범죄와 온라인 익명제 뒤에 숨어 ‘살인예고’ 글을 작성하는 범죄가 늘고 있다. 과거 온라인 관련 범죄는 중고거래 사기, 욕설 및 비방 모욕, 스팸 메일 등을 통한 악성코드 배포나 해킹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더욱 고차원적인 기술이 적용된 범죄가 일상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9월 18일 ‘익명성’을 강조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야탑역(경기 성남) 월요일(23일)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구체적으로 범행을 벌이겠다는 장소로 보이는 곳의 캡처 이미지도 첨부돼 시민의 불안을 키웠다. 경찰은 불안을 해소하고자 범행 예고 당일 야탑역 일대에 특공대를 포함한 경찰 인력 120여명과 장갑차를 투입했다. 다행히 작성자가 예고한 범행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여전히 작성자를 쫓는 등 수사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유명 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했던 딥페이크 성범죄는 일상으로 퍼져 나갔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이른바 ‘지인 능욕’ 음란물이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판매된 지는 이미 오래다. ●학교·학원가도 퍼져… 피해자만 883명 딥페이크 범죄의 그림자는 비단 성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학교나 학원가 등으로도 퍼져 아동·청소년 피해가 속출했다. 교육부가 지난 4일 공개한 ‘학교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 피해 현황’ 9차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일까지 피해 학생은 88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주일 전인 8차 조사 때(865명)보다 18명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총 964건을 접수했으며, 이 중 현재 506명을 검거(구속 23명)했다. 최근 집중 단속을 벌여 피해 신고는 감소 추이로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피해 신고가 접수되는 등 딥페이크 범죄는 ‘현재진행형’이다. 살인예고 범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위험 지역 알리미’(테러리스)에도 현재까지 총 176건의 살인예고 경고가 떠 있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살인예고자 321명을 검거한 바 있다. ●수사관들 “강화된 법도 검거에 역부족” 수사당국의 검거에도 딥페이크와 살인예고 가해자 검거율은 50% 안팎으로 다른 범죄들과 비교해 저조하다. 올해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검거율은 약 56%다. 테러리스에 따르면 살인예고 글 작성자 역시 절반가량이 검거되지 않은 상태로 나타났다. 사이버범죄 수사관들은 다른 범죄 대비 검거율이 낮다는 점에 동감하면서도 “현행 제도를 손보면 검거율을 높이고 범죄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먼저 딥페이크와 살인예고 범죄의 공통점으로는 ▲가해자 연령대가 낮고 ▲얼굴 없는 범죄(익명성)이며 ▲국경을 초월하고 ▲원한이 없는 범죄라는 점 등을 꼽았다. 즉 비대면으로 이뤄지다 보니 공간에 제약이 없으며 죄책감이 덜하고, 책임감이 적다 보니 연령대가 낮은 청소년들이 ‘장난’을 이유로 범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를 고려해 수사관들은 현행 제도를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에 서버를 두는 텔레그램 등에서 딥페이크 음란물 거래가 이뤄져 국내에서는 신원 특정이 어려운 사이버 범죄임을 고려해 ‘위장수사’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이에 법무부는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가 성인이어도 위장수사를 할 수 있도록 성폭력처벌법 개정에 나선다. 다중에 대한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소지가 있는 살인예고 범죄의 경우 온라인 커뮤니티 등 운영사에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2개월 가까이 오리무중인 야탑역 살인예고 사례처럼 해외에 서버를 둔 커뮤니티 등의 경우 신원 파악을 위해 해외 수사당국의 협조가 필요한데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국가마다 사이버 범죄의 경중을 달리하는 등 문화적 차이가 있어 수사 협조가 원활하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다. 이를 대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커뮤니티 운영사에 회원 정보를 관리할 책임을 부여해 익명으로 이뤄지는 범죄에 예방하자는 취지다. 한 경찰관은 “쉽게 검거되지 않는 사례를 보면 해외에 서버를 두는 경우 등이다. 또 이런 점을 내세워 마케팅하는 운영사들이 있다”며 “온라인상 모든 커뮤니티 운영사에 사회적 책임을 부여할 수는 없겠으나 익명 범죄 예방을 위해 특정 규모 이상의 대형 플랫폼은 실명인증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악성댓글’로 인한 유명 연예인 등 개인의 피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하루 평균 이용자 10만명 이상인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대해 실명인증제도를 부여하도록 정보통신망법이 개정된 바 있다. 그러나 2012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려 현재는 공공기관 게시판만 실명인증 의무가 있다. 하지만 최근 유명인은 물론 일반인까지 딥페이크 피해를 입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살인예고 등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더욱 다양화하고 심각해진 만큼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범죄 아닌 중범죄… “경각심 가져야” 수사관들은 익명성 뒤에 숨은 범죄라 할지라도 검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자신했다. 이 경찰관은 “검거율이 다른 범죄보다 낮은 건 사실이지만 수사에 시간이 걸릴 뿐 모두 검거된다”고 강조했다. 딥페이크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고 살인예고(협박) 범죄는 5년이다. 해외 수사당국에 판매·작성자 추적을 위한 수사 협조를 구하는 시간 등을 모두 고려해도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들 범죄의 형량도 결코 작지 않다. 최근 온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이른바 ‘서울대 딥페이크’(서울대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주범은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공범 역시 징역 4년을 선고받으며 무거운 범죄임을 실감케 했다.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살인하겠다며 대학생 인터넷 커뮤니티에 살인예고 글을 올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와 협박 혐의로 기소된 작성자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받았다.
  • 젤렌스키의 남자, ‘무기요청서’ 들고 한국 온다…우크라 특사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누구?

    젤렌스키의 남자, ‘무기요청서’ 들고 한국 온다…우크라 특사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누구?

    북한군 파병 대응책 모색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한국에 파견하는 특사단 대표는 루스템 우메로우(42) 국방장관이 맡을 예정이다. 5일 KBS와 국방 관계자에 따르면 우메로우 장관은 특사 자격으로 조만간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만난 KBS 취재진에 “다양한 부처와 전문가들이 특사단에 포함될 예정”이라며 “한국 측과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북 불법 군사협력 공동대응을 위한 전략적 협의를 위해 한국에 특사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특사단 편에 ‘무기 요청서’를 보낼 것이며, 특히 한국의 방공망을 원한다고 한국 언론에 전한 바 있다. 중거리 방어용인 천궁(M-SAM)과 대전차 방어용인 현궁(AT-1K), 저고도 방어용인 비호복합 등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보인다. 그는 포와 포탄을 요청할 수 있다고도 했는데, 이에 대해선 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155㎜ 포탄 부족을 꾸준히 호소해왔다. 이에 따라 젤렌스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한하는 우메로우 장관은 한국 모니터링단 또는 참관단 파견 협의와 함께 구체적인 무기 요청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우메로우 우크라 국방장관은 누구?젤렌스키 “추가 설명 필요 없는 인물”투자사 출신 경제통…“주요 협상가”대러 저항 앞장선 크림 타타르인 출신우크라의 ‘크림 탈환 의지’ 상징적 인물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우메로우 장관은 개전 1년 6개월여 만인 지난해 9월 신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인물이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외국이 지원한 구호물자 배분, 징병과 조달 부문 등에서 부패 스캔들이 터지자 올렉시 레즈니코우 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후임으로는 야당인 홀로스당 소속 신인 정치인 우메로우를 발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를 지명하며 “추가 설명이 필요 없는 인물”이라고 말하는 등 두터운 신임을 드러냈다. 우메로우는 개전 직후 전쟁포로·정치범 맞교환 협상과 점령지 민간인 대피 등에 관여했으며, 러시아와의 흑해 곡물 협상을 논의하는 대표단에도 참가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야당 의원이어도 전임 투자은행가로서 젤렌스키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그를 ‘주요 협상가’라고 평가했다. 우메로우는 대러시아 저항운동에 앞장서 온 크림 타타르인 출신 첫 장관이기도 하다. 크림 타타르인은 크림반도의 원주민 격인 우크라이나 소수민족으로 대부분 수니파 무슬림이다. 13세기 전후부터 크림반도에 정착한 튀르크계 민족으로 15∼18세기 우크라이나 남부와 크림반도 일대를 지배한 크림칸국의 후예들이다. 한때 크림반도 인구 대부분이 크림 타타르인이었으나 18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에 크림칸국이 멸망한 뒤 러시아와 옛 소련 치하에서 추방과 중앙아시아로의 강제 이주 등 탄압을 받으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옛 소련 시절 중앙아시아로 끌려간 크림 타타르인은 개혁·개방 정책이 본격화된 1980년대 후반에서야 크림반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우메로우 장관의 부모 역시 강제 이주에 내몰렸으며, 1982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태어난 우메로우 장관은 1989년에야 가족과 함께 크림반도로 귀환했다. 크림 타타르인들이 러시아에 강한 반감을 가지게 된 배경이다. 이들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했을 때도 대대적인 항의 시위를 벌이며 관련 주민투표도 보이콧했다. 이 때문에 우메로우 국방장관 지명은 크림반도를 되찾겠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우크라 갔던 정부대표단 귀국참관단·무기지원 논의 본격화 한편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우크라이나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정부 대표단이 4일 귀국했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이끈 정부 대표단은 지난달 28∼29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와 유럽연합(EU)을 방문한 뒤 우크라이나로 건너가 북한군 파병 상황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 대표단은 우크라 측과 북한군 동향 파악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참관단 혹은 모니터링단 등을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표단이 보고하는 내용을 토대로 모니터링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해 북러 군사협력에 관한 정보수집 및 전훈 분석, 북한군 포로 합동 신문 참여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크라이나 특사단 방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우메로우 장관은 “현재 대화가 진행 중이며, 한국 측이 준비되면 방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특사단 방한 시기는 최소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가 될 전망이다.
  •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 다시 문을 연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의 진정성’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 다시 문을 연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의 진정성’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관람객들에게 11월에 다시 만나겠다고 공지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문을 다시 열겠다는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박훈일 ‘두모악’ 관장이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안내했던 것 처럼 장기휴관 기한이 다 됐고 두모악을 사랑하는 관람객들과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일단 문을 열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운영난 등으로 인해 지난 7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4개월간 장기휴관에 들어간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이 ‘잃어버린 이어도’ 와 ‘마라도’ 전을 통해 재개관해 주목받고 있다. 당시 표면적인 이유는 미술관 내외부시설 정비 및 보수공사지만 실상은 코로나19 여파로 직원들 인건비가 밀리는 등 경영난이 심화돼 휴관하기로 해 안타까움을 산 바 있다. 박 관장은 “문을 열어 놓으면 많은 분들이 다녀갈텐데 서로 의견을 공유하면서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하려고 한다”면서 “개인(법인)이 운영하기는 버거운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정부·기관이 맡아주면 최선책이 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작품 관리를 위한 제대로 된 수장고가 절실한 상황도 여전하다. 문을 열어놓고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면서 “직원을 둘 상황도 아니어서 매표소 대신 키오스크를 놓고 관람객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1일부터 2025년 2월 22일까지 계속되는 재개관 전시는 김영갑 선생의 작품 500여점 가운데 선별한 작품 ‘내가 본 이어도 시리즈’ 중에서 27점을 하날오름관에서 ‘잃어버린 이어도’라는 이름으로 전시되며, 두모악관에서는 ‘마라도’ 작품집 중에서 33점을 선별해 전시한다. 김영갑 선생은 ‘내가 본 이어도’ 시리즈에 대해 “고요와 적막, 그리고 평화를 다시금 고스란히 보고 느낄 수 있는 나만의 비밀화원”이라며 “많은 이들이 그곳을 스쳐 지났지만, 발길을 멈추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갔다. 그저 무덤덤하게 지나쳐 갈 뿐이었다. 나는 그곳을 누구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곳에서만은 탐라인들처럼 자유롭기를 원했다”고 고백했다. 그는“살아가면서 불현듯 내게 다가오는 권태로움과 우울, 울적함이 내 삶의 리듬을 흐트러뜨릴 때면 그곳에서 풀과 나무와 구름과 싸우고 화해하는 가운데 나의 어리석음을 돌아봤고. 참기 힘든 분노, 좌절, 절망이 나를 힘들게 할 때면 나만의 비밀화원에서 눈, 비, 안개, 바람에 젖고 시달리는 축복을 통해 하찮은 내 존재를 다시금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같은 오름을 이어도라 불렀다. 참으로 행복했다고, 자신만의 비밀화원에서 자신만의 꿈을 키워왔다고 털어놨다. 그 시간들이 행복이었음을 뒤늦게야 알아차렸고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이제야 깨닫고는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을 못내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마라도에 대해 “바람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마라도를 이해할 수 없다. 바람 때문에 섬사람들은 섬에 갇혀 지내야 하는 날이 많다. 바람 때문에 집의 처마가 돌담보다 낮다”면서 “제주도를 이해하고 싶으면 마라도를 우선 이해하면 수월하다. 제주도는 시간이 필요하나, 마라도는 2~3일이면 대충은 속사정을 엿볼 수 있다. 제주도 역사, 삶에 관심이 있다면 마라도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서슴없이 말할 정도로 특별히 볼거리가 없지만 보배로운 섬이라고 자신했다. 선생은 난치병인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두모악에 남아 난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고 힐링이 되고 있다. 선생의 그 적요하고 쓸쓸한 제주의 오름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두모악을 찾는 이들에겐 즐거움이고 제주여행의 쉼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첫사랑 보는 것 같아”…한강의 풋풋한 20대 시절 공개

    “첫사랑 보는 것 같아”…한강의 풋풋한 20대 시절 공개

    한국 사상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와 관련해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는 가운데 첫 소설 출판 이후 방송 카메라에 담겼던 작가의 과거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 EBS교양은 15일 오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20대 시절 여행은 어떤 감성인가요. 작가의 소설 여수의 사랑의 발자취를 따라서’ 영상을 올렸다.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으로 문단에 이름을 알린 작가와 함께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여수를 여행하는 영상이었다. 당시 빨간 옷에 청바지를 입고 고속버스에서 내린 한 작가는 해맑은 미소로 촬영팀에게 인사를 건넨다. 원래는 비행기를 타려고 했으나 놓쳐서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고 한다. 20대의 풋풋한 감성이 느껴지는 한 작가를 두고 “이름 앞에 소설가라는 직함을 달기엔 아직 앳되어 보이는 스물일곱의 처녀”라는 내래이션이 깔리며 본격 여행이 시작된다. 한 작가는 강렬한 영감을 얻은 여수항에 먼저 들른다. 우연히 머물렀던 여수에서 한 작가는 두 젊은 여자를 떠올렸고 두 인물을 소재로 ‘여수의 사랑’을 집필했다. 이어 진남관, 남산동 등을 찾은 한 작가는 “아름다운 물(麗水)이라 해서 고장의 이름이 되기도 하고 여수 여행자의 우수(憂愁) 이런 한자를 써서 여수가 되기도 하는 중의적인 때문에 여수를 택했다”고 말했다. 돌산도를 찾아 돌을 쌓고 금오산을 찾아 오르고 그곳에 있는 향일암에 들르는 동안 별다른 말은 없었지만 작가는 곳곳의 풍경을 그윽한 눈빛으로 감상한다. 여수 수산협동조합 공판장, 소제마을까지 둘러본 한 작가는 “사람은 누구한테나 말할 수 없고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사람이어도 다 상처가 하나씩 있다고 생각한다. 그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보니까 그런 인물들을 설정하게 됐다”는 말을 끝으로 여행을 마친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이분은 28년 뒤 노벨상 수상자가 됩니다”, “너무 깨끗하고 맑은 인간인 게 느껴진다”, “대학교 때 첫사랑을 다시 보는 느낌”, “화장기 없는 얼굴이 너무 아름답네요”, “곱디곱다. 예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작가의 책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엿새 만에 누적 기준 100만부가 팔리는 기록도 세웠다. 16일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에 따르면 한강의 책은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종이책만 103만 2000부가 판매됐다. 온라인 기준으로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은 90% 가까이 된다. 전자책은 최소 7만부 이상 팔린 것으로 잠정 집계돼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치면 110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책별로는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가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재판관 6명이어도 이진숙 탄핵 심판 지속… ‘헌재 마비’ 피했다

    재판관 6명이어도 이진숙 탄핵 심판 지속… ‘헌재 마비’ 피했다

    “정족수 미달로 재판받을 권리 침해”李위원장 낸 가처분 전원 일치 인용“헌재가 여야 정쟁에 ‘경고’ 보낸 듯”與 “민주당의 지연 전략 무산” 환영野 “헌재, 스스로 입법 준하는 결정”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헌법재판관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 심판이 정지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 3명이 오는 17일 퇴임하더라도 나머지 6명의 재판관이 이 위원장의 탄핵 심판 등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되는 등 당장은 ‘헌재 마비’ 사태를 피하게 됐다. 여야는 그간 정쟁을 벌이며 후임 재판관 인선을 하지 않았는데 헌재가 ‘경고’의 메시지를 내며 반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는 14일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헌법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는 헌법 심판의 정족수를 규정하는 조항이다. 앞서 이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하는 상황에서 후임자가 없어 재판관이 6명이 되면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사건 심리가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지난 8월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이 위원장은 심리정족수 미달로 자신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헌재 심판이 정지된다며 이 조항에 대한 위헌 확인 헌법소원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11일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헌재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헌재는 후임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아도 각종 헌법 사건을 심리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남은 재판관 6명 전원이 동의한다면 법률의 위헌이나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헌재는 “3명 이상의 재판관이 임기 만료로 퇴직해 재판관 공석 상태가 된 경우에도 헌재법 조항에 따라 사건을 심리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사실상 재판 외의 사유로 재판 절차를 정지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탄핵 심판 사건 피청구인(이 위원장)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덧붙였다. 또 “(탄핵 심판이 지연될 경우) 이 위원장의 권한 행사 정지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업무 수행에도 중대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헌재법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지 않으면 다른 사건 당사자도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국회가 헌법재판관 후임 인선을 제때 하지 못해 공석 사태가 발생한 상황을 질타하기도 했다. 헌재는 “재판관 공석 문제가 반복해 발생하는 것은 국민 개개인의 주관적 권리보호 측면뿐만 아니라 헌법 재판의 객관적 성격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라며 “국회에 공석이 된 재판관 후임자를 선출해야 할 헌법상 의무가 존재한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음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HB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헌재는 헌법에 의해 구성된 기관인데 헌재법 조항으로 인해 마비 사태가 와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국회가 후임 재판관을 인선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고 짚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도 재판 지연의 심각성을 고려해 헌재 마비를 막고 후임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대한민국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헌재의 기능이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헌재 공석’ 사태는 피했지만 헌재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선 국회가 하루빨리 후임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헌재에는 지난 8월 31일 기준 1215건의 사건이 계류돼 있으며, 이 중에는 조력 존엄사 허용 여부와 5인 미만 사업장 대체공휴일 인정 여부 등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 다수 포함돼 있다. 승이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문제가 되는 법률에 대해 신속히 판단을 해 줘야 일선 법원도 사건을 적시에 처리할 수 있다”며 “특히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의 경우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이 구성돼 있지 않으면 결론을 내기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헌재 마비를 피하게 됐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헌재 결정을 환영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의 헌법재판관 추천 지연 전략이 무산됐고, 남아 있는 헌법재판관들로도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 심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위원장을 임명한 지 단 2일 만에 부당한 탄핵을 시도하며 다시금 정치적 목적으로 공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키려 했다”면서 “헌재가 이번 탄핵 시도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결론을 내려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헌재의 이번 결정은 스스로 입법행위에 준하는 결정을 했다는 점, 국정감사 이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등 추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다는 점 등에서 아쉬운 결정”이라며 “향후 진행될 헌재의 심리가 이 위원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리는 과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 단독으로 (헌법재판관) 선출안을 처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했다.
  • [씨줄날줄] 반(反)간디법

    [씨줄날줄] 반(反)간디법

    지난 2일은 ‘국제 비폭력의 날’이었다. ‘인도의 성자’ 간디의 탄신일로, 그의 비폭력 무저항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2007년 유엔이 제정했다. 비폭력 운동을 발화시킨 건 소금세였다. 영국은 식민지 인도를 통제할 수단으로 소금 생산과 판매를 독점해 세금을 부과하고 가격도 마음대로 올렸다. 1930년 간디는 ‘솔트 마치’(salt march) 즉 소금 대행진을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이 뒤따랐고 3주 만에 다다른 인도 서부의 단디 해변에서 간디는 소금을 한 줌 집어 드는 ‘저항의 퍼포먼스’로 행진을 마무리했다. “비폭력은 폭력보다 무한히 위대하다”는 그의 말처럼 평화 시위는 인도 민중의 민족의식과 독립에 대한 열망을 점화시켰다. 이탈리아가 도로 점거 등 기후활동가들의 시위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다. 비폭력 평화 시위를 억압한다는 뜻에서 ‘반(反)간디법’이란 딱지가 붙었다. 새 법안은 도로와 철도 등에서 신체를 이용해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를 2명 이상 저지른 경우 최고 2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다. 현재는 최대 4000유로의 과태료만 부과한다. 시민·인권 단체는 “소수자의 항의가 보호돼야 하는 게 성숙한 민주주의”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거리 시위 자체가 사실상 금지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기후위기에 경종을 울린다는 명분은 좋지만 유명 미술품이나 문화 유적을 훼손하는 ‘반달리즘’에 주요 교통시설을 점거하는 행위로 일반 국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비폭력이어도 다분히 폭력적으로 느낄 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시위의 권리가 다른 사람들이 일하고 교통수단을 이용할 권리 등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국도 주요 도심 곳곳이 툭하면 거대한 시위판으로 변한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돼야 하나 시민들의 평온한 일상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권리이지 않을까. 박상숙 논설위원
  • 18호 태풍 ‘끄라톤’ 징검다리 연휴에 한반도 향할 가능성(영상)

    18호 태풍 ‘끄라톤’ 징검다리 연휴에 한반도 향할 가능성(영상)

    제18호 태풍 ‘끄라톤’이 10월 초 ‘징검다리 연휴’ 때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한 끄라톤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마닐라 북북동쪽 610㎞ 해상까지 진출했다.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32m(시속 115㎞), 중심기압은 975h㎩(헥토파스칼)로 세력 강도는 ‘중’이다. 변수 많지만 예보모델 대부분 “한반도로 북상”기상청은 끄라톤이 중국 내륙에 자리한 고기압에 끌려 북서진하다가 방향을 틀어 대만 동편으로 북동진하면서 4일 오후 3시 대만 타이베이 북동쪽 약 53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제주 남쪽 먼바다는 이때부터 태풍 영향권 아래 들게 된다. 끄라톤이 대만을 얼마나 가까이 지날지를 두고 차이가 있지만 대만과 중국, 홍콩, 일본, 필리핀, 미국 등 각국 기상당국도 우리 기상청과 비슷한 경로를 전망했다. 다만 아직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날씨 시뮬레이터’라고 할 수 있는 수치예보모델 전망치들도 현재로선 통일된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수치예보모델 중 가장 성능이 좋다고 꼽히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만 봐도 국내 상륙 전망부터 대만을 지나 중국 남부에 상륙하는 전망까지 다양하게 내놓았다. 1차 변수는 끄라톤이 현 위치에서 얼마나 더 서진할지다. 중국 내륙 고기압에 현재 예상보다 더 영향받아 예상보다 더 서진하면 대만을 지날 때 점차 세력이 약화하고 중국 남부에 상륙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2차 변수는 끄라톤이 예상대로 대만 동편에서 북동쪽으로 경로를 튼 뒤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을 얼마나 빨리 만나느냐이다. 북동진 속도가 느려 대기 상층 기압골과 먼 위치에 머문다면 상층의 빠른 바람을 타지 못해 속도가 더 느려질 것이고 반대라면 빠르게 북상할 수 있다. 북위 30도 선을 넘은 뒤에도 태풍으로 세력을 유지할지도 미지수다. 끄라톤은 당분간 세력을 키울 만큼 열용량이 충분하다, 일단 충분히 뜨거운 바다를 지나고 북동진으로 방향을 튼 뒤 열용량이 적은 바다를 지나게 된다. 설사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가 끄라톤의 영향권에 들 수 있고, 영향권 바깥이어도 강한 비가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 대다수의 수치예보모델이 ‘대만 동편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대한해협을 지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끄라톤이 현재 예상대로 움직이면 다음 달 3∼5일 끄라톤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대기 상층 기압골이 유입시킨 찬 공기가 충돌하면서 남부지방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본다. 남부지방과 동해안은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터라 다시 많은 비가 내리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 태풍 대비책 논의…“시설 점검, 외출 자제” 정부 당국은 유관 부처별로 회의를 열고 끄라톤 대책을 논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저수지 점검을 진행했고 과수, 채소 등 농산물 분야별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이달 19∼21일 내린 비로 각 농가에선 여전히 복구가 진행 중이고,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은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농식품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회의에서 “태풍에 대비해 유관 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저수지 사전 방류, 과수 시설, 축사 지붕과 주변 배수로 점검 등을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도 이상민 장관 주재로 관계기관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강하게 발달한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 강원 영동을 중심으로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취약지역·시설에 대한 사전점검 및 안전조치, 위험지역에 대한 통제와 주민 대피 등 인명 보호 대책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행안부는 지자체, 경찰, 소방에 위험이 우려되는 지역을 미리 파악해 비상시 신속하게 통제하고,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킬 것을 당부했다. 앞서 호우 피해를 본 지역과 해안가나 지하차도 등 취약 시설을 사전에 점검해 보완하고, 배수펌프장 및 배수로 등 방재시설을 정비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징검다리 연휴 기간에 재난 대응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확인하고,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산사태나 홍수가 발생하면 신속히 재난 상황을 전파하고,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피해를 복구하라고 주문했다. 이 장관은 “끄라톤은 과거 큰 피해를 봤던 태풍 ‘미탁’과 ‘차바’와 비슷한 시기와 경로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계기관에서는 대비 태세를 완벽히 해달라”며 “TV, 스마트폰, 라디오를 통해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태풍의 영향이 예상되는 시간대에 외출을 자제하는 등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 LX, 독립 2년 만에 대기업집단… 영업이익 줄고 캐시카우 안 보여[2024 재계 인맥 대탐구]

    LX, 독립 2년 만에 대기업집단… 영업이익 줄고 캐시카우 안 보여[2024 재계 인맥 대탐구]

    LG상사 등 4개사만 떼어내 독립공격적 M&A로 자산 4조원 껑충LG반도체 뺏겼던 구본준 회장국내 최대 팹리스 ‘세미콘’ 키워HMM 인수 포기, 퀀텀점프 불발작년 그룹 매출 18% 감소해 20조 “치열하게 고민하고 끈질기게 실행합시다.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갑시다. 핵심가치인 ‘연결’, ‘미래’, ‘사람’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연결을 이룹시다.” 2021년 5월 3일 구본준(73) LX그룹 회장은 그룹 출범사에서 미래를 강조했다. 당시 자산 총액 137조원 규모의 재계 서열 4위인 LG그룹이라는 든든한 큰집을 떠나 대중에게 이름조차 생소한 ‘LX’로 홀로서기를 시작하면서도 자신감이 엿보였다. 구 회장은 “저는 평생을 비즈니스 현장에서 변화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았다”면서 “새로운 도전은 항상 쉽지 않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는 말자. 우리 안에는 ‘1등 DNA’가 있다”고 강조하며 임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웠다. ●장자 승계 원칙 따라 2021년 LG서 분리 그간 재계에서는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직계 후손 중 장자가 모그룹인 LG의 경영권을 물려받고, 차남부터는 그룹 계열사 일부를 들고 나가 별도의 법인으로 완전 계열 분리하는 방식을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일컬어 왔다. 경영권 승계와 회사 계열 분리 과정에서 단 한번의 경영권 분쟁이나 소송 등 갈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전통은 사고로 아들을 일찍 잃은 고 구본무 그룹 선대회장이 동생 구본능(75)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46) 현 LG그룹 회장을 양자로 들여 경영권을 넘겨준 이후 균열이 갔다. 구본무 선대회장의 장녀 구연경(46) LG복지재단 대표가 어머니 김영식(72) 여사와 여동생 구연수(28)씨와 함께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세 모녀의 소송 제기 이전까지 2021년 5월 LX그룹의 계열 분리는 범LG가의 마지막 아름다운 이별로 평가됐다. 구 회장은 LG로부터 계열 분리 당시 다양한 사명 후보군 가운데 LG그룹 명맥을 이어 가면서도 현신과 변화를 주도해 나간다는 의지를 담은 LX로 낙점했다. 계열 분리 준비 당시 구 회장이 새 사명에는 영문 L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LG계열 광고대행사인 HS애드가 사명 컨설팅을 진행해 디지털 전환(DX) 등에 쓰이는 X를 제안해 LX란 조합이 만들어졌다. 빨간색 사각형 바탕에 흰색으로 영문 L을 물결 모양으로 넣은 그룹 로고는 LG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그룹의 로고를 계승했다. 이 역시 LX의 뿌리가 구인회 그룹 창업주에게 있음을 잊지 않고, 그의 개척·도전 정신을 이어 가겠다는 구 회장의 다짐이 반영됐다. 그룹 새 출발의 변수는 의외의 곳에서 불거졌다. 모그룹과의 잡음은 없었지만 신설 법인명 LX를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이미 영문 약칭으로 사용하고 있어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LX공사는 “지난 10년간 322억원을 투입하는 등 LX 브랜딩에 공을 들여 왔는데 LX홀딩스가 출범하면 국민에게 불필요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지만, 이 문제는 양사가 LX 상호와 상표권을 공동 사용하며 추후 첨단기술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하며 마무리됐다. ●판유리·친환경 발전 등 사업 영역 확장 구 회장은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까지 4개 회사를 들고 나왔다. LG상사의 자회사였던 판토스(옛 범한판토스)까지 포함한 신생 LX그룹의 자산 규모는 7조 44억원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계 서열 4위 그룹의 구성원이었지만, 계열 분리로 공정거래위가 각종 규제를 부과하는 대기업의 기준인 자산 총액 10조원(현행 10조 4000억원)에 못 미치는 규모로 내려온 것이다. 1등 DNA를 강조했던 구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뛰어들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기업을 인수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을 쏟았다. LG상사에서 탈바꿈한 종합상사 및 자원개발 기업 LX인터내셔널은 건축·자동차용 판유리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904억원에 인수해 LX글라스로 편입시켰고, 이어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용하는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를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신성장 사업군인 친환경 신재생 발전사업으로 확장했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글로벌 종합 물류기업 LX판토스는 북미 지역 물류 회사 트래픽스에 311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고 실리콘웍스에서 사명을 변경한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 LX세미콘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설계 회사인 텔레칩스 지분(10.9%)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LX세미콘은 반도체 제조 공장 없이 설계만 담당하는 ‘팹리스’ 기업으로, 국내 팹리스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과거 LG반도체 대표를 맡아 반도체를 그룹 대표 사업으로 키우려 했지만, 1999년 정부의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대기업의 사업 구조조정(빅딜) 당시 회사를 현대전자에 매각해야 했던 구 회장이 각별히 챙기는 기업이다. LG반도체를 인수한 현대전자는 2012년 SK그룹에 매각되며 SK하이닉스로 새출발했고, SK하이닉스는 재계 순위 2위인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반도체 사업은 구 회장의 ‘아픈 손가락’이자 숙원으로 거론된다. 구 회장의 공격적 투자 전략은 주효했다. 계열 분리 1년이 지난 2022년 말 기준 그룹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조 2732억원과 1조 3457억원으로 계열 분리 전인 2020년 대비 각각 57.7%, 234.3% 급증했다. 그해 그룹 자산총액은 2020년 대비 4조 936억원 이상 증가한 11조 2734억원을 기록, 이듬해 계열 분리 2년 만에 공정위 공시대상 기업집단인 대기업군에 올랐다. 당시 LX의 재계 순위는 44위로, 올해 5월 공정위 발표 기준으로는 자산총액 11조 3566억원, 순위는 45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LX그룹 독립 경영 초반 연이은 M&A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핵심 사업군 대부분이 글로벌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없다는 점은 LX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업황 따라 영업이익 빨간불 매년 우상향 성장 곡선을 그려 온 그룹 주력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미국발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반토막 수준인 433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LX세미콘의 실적 또한 반도체 업황이 불황에 빠지면서 영업이익이 계열분리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대(1290억원)로 후퇴했다. 석유화학업체인 LX MMA는 2021년 영업이익 1568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547억원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에는 아예 150억원 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주력 계열사들의 사업이 불황에 흔들리면서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8.39% 감소한 20조 625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51.19% 급감(6569억원)했다. 애초 LX그룹이 단숨에 10대 그룹으로 ‘퀀텀점프’(단기간 비약적 성장)할 승부수로 보고 뛰어들었던 국내 1위 해운사 HMM 입찰 경쟁을 결국 포기한 것도 그룹 경영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초 LX그룹은 HMM을 인수해 LX인터내셔널과 LX판토스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최대 매각가 7조원으로 추산되는 HMM 입찰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룹을 대표해 입찰에 나섰던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본입찰에 불참하며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2조 5000억원 수준에 그쳤고, 그룹의 성장세가 멈춘 상황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투자는 아무리 승부사 기질의 구 회장이어도 강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LG맨 노진서·삼성 출신 이윤태 눈길 그룹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구 회장과 함께 지주사 LX홀딩스를 이끄는 노진서(56) 사장이 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구 회장이 LG전자와 LG상사 대표를 지냈을 당시 각 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했고, 이런 인연이 LX그룹으로 이어지면서 구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주력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을 맡고 있는 윤춘성(60) 사장은 1989년 회사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 시절에 입사해 LG상사를 거친 정통 ‘상사맨’이다. 그룹 출범 초 구 회장의 대형 M&A 추진에 따라 이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올해 초 LX세미콘 대표에 취임한 이윤태(64) 사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에서 영입한 사례다. 1985년 삼성전자 산업설계팀에 입사한 그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분야 연구원으로 일했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삼성전기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2009년 LX하우시스의 전신 LG하우시스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던 한명호(65) 사장은 실적 부진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한 구 회장의 부름을 받고 2022년 말 복귀했다. 회사를 떠난 지 10년 만에 두 번째 대표이사로 돌아온 한 사장은 회사 실적 반등을 빠르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길섶에서] 벼락거지 시즌2

    [길섶에서] 벼락거지 시즌2

    이번 추석 부산 시댁 밥상의 화두는 의료대란과 부동산으로 모아졌다. 연휴 동안 누구 하나 아픈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응급실 뺑뺑이는 뉴스 속 남의 일이었지만 집 문제는 달랐다. 지난달 서울 반포의 국민평형(84㎡) 아파트가 60억원에 거래됐다는 소식 앞에서 심사가 편할 사람은 없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크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신축에 한강 조망이어도 30평대 아파트 가격이 평당 2억원이라니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며 다들 목소리가 커졌다. 누군가 ‘벼락거지’ 시즌2의 고통을 호소했다. 그가 몇 년 전 구입한 아파트는 12억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7억원까지 떨어졌다.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조차 못할 지경이어서 ‘앉아서 갑자기 거지가 됐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중증 상태란다. 아파트는 우리 사회에서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투자처로 인식된 지 오래다. 그러니 서울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전 국민의 열망, 탐욕, 경쟁이 사라질 리가 없다. 아파트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 되는 날이 과연 오기나 할지. 박상숙 논설위원
  • “고용유연성 높여야”…계속되는 이재명의 우클릭

    “고용유연성 높여야”…계속되는 이재명의 우클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계와 만나 “기업의 고용유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노동자의 불안함을 낮추도록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불안함 저하를 전제로 했지만, 야당 대표가 기업의 고용유연성 상향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5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의 만남에 이어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강조하며 재계 의견에 귀 기울이는 행보로 중도층 공략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중견기업인을 초청해 연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중견 기업들이 고용유연성 문제 때문에 힘들지 않나. 이건 기업 입장에서 현실적인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호주 등은 똑같은 일을 해도 임시직의 보수가 더 높기도 하다”며 “불안정에 대한 대가를 더 지급하는 것으로, 비정규직이어도 불안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고용유연성이 너무 낮아 힘들고, 노동자들은 불안하니까 그 자리를 악착같이 지켜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정규직에서 배제되더라도 내 인생이 불행하거나 위험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하는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대타협을 이루려면 정부나 기업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장시간의 토론과 신뢰 회복을 통해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의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어떻게 기업이 계속 투자할 수 있겠나”라며 “기업이 어려워져 해고해야 하는데 내가 (해고에) 걸리더라도 다른 직업을 얻을 수 있는 사회안전망, 해고할 때 기업이 부담해서 새로운 지평을 찾을 수 있는 교육제도를 고민하며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2008년에 만든 근로소득세율은 (소득이) 8800만원 이상인 경우 35%를 세금으로 매긴다. 국가 경제 규모가 2배가 됐는데 아직도 8800만원을 벌면 35%를 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 회장은 이어 “기업이 지속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달라”며 “유산상속세 세율을 50%에서 20~30%로 낮춘 것도 있지만, 기업이 나중에 부담할 수 있고 그걸 지속 가능하게 하는 제도를 받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세수 중 근로소득세의 비중이 너무 높아 줄일 필요가 있다”며 “개인 근로소득세를 줄이면 기업 부담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소득세를 줄여 국가재정이 줄면 결국 기업 부담이 느는데 감수할 수 있나”라고 묻자 최 회장은 “결국 어떻게든 기업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법인세는 실효세율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계도 만났다. 중기중앙회 측은 이 대표에게 납품대금 연동제에 에너지비용을 포함하는 문제, 가업승계 제도 개선, 협동조합의 공동사업 담합 배제 법안 통과,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등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이 대표께서 먹사니즘을 이야기했을 때 시의적절한 얘기라고 생각했다”며 “중소기업계에 지금과 같이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을 활성화하고 대기업을 대상으로 단체협상권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중기협동조합법을 거론하며 “중소기업 집단교섭권 확보 등과 관련해 21대 국회에서도 당론으로 지정해 처리하려고 했는데 못 했다”면서 “속도를 조금 더 내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빨리 처리하자”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사업주 책임을 완화해 달라는 중소기업계 요청에 대해선 반대했다.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은 재해의 모든 책임을 사업주에만 지워 매우 불합리하다. 사업주 처벌 수위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하자 이 대표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한 해 재해사고 사망자가 600~700명 된다. 한 해 600~700개 집안이 망하는 것”이라며 “이익을 보는 사람이 책임지자는 것이 법 취지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 정주리, 다섯째도 아들…“남편 눈물에 딸 낳아줄까 고민”

    정주리, 다섯째도 아들…“남편 눈물에 딸 낳아줄까 고민”

    다섯째를 임신한 개그우먼 정주리가 배 속에 있는 다섯째의 성별도 아들이라고 밝히며 남편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정주리는 4일 올린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다섯째 임신 근황을 전했다. 자녀의 고모들과 카페에 간 정주리는 “(다섯째가) 올해 안으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1월에 나온다, 지난주 병원에 갔다. 그 사이에 성별이 바뀌었나 했는데 선생님이 바로 ‘여기 보이시죠?’라고 하시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동생은 딸만 둘이다. 거기는 딸 딸 주고 나한테는 아들 아들 아들 아들이다”라고 밝혔다. 남편의 반응에 대해선 “남편은 (성별) 상관없는 줄 알았다. 아들이어도 좋고 다 좋다, 건강하기만 하자 했다. (성별) 확인했을 때 우리 둘 다 너무 웃었다, 아들이어서 너무 웃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들었는데 (남편이) 차에서 눈물이 조금 났다고 한다. 그 냉혈한이, 그래서 딸을 좀 낳아줄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주리는 임신으로 인해 현재 몸무게가 82㎏에서 83㎏까지 나간다고 밝혔다. 그는 “아기 몸무게는 400g이다, 지금쯤이면 급속도로 아기도 크고 산모도 몸무게가 느는데, 나는 한 달에 2㎏씩 찌더라, 나는 그 이상까지는 안 찌려고 노력은 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이어 “임신하니까 얼굴이 더 평온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더 예뻐 보인다는 얘기”라며 “임신했을 때가 더 건강한 거 같긴 하다.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술도 안 먹게 되고 컨디션이 좋다”고 전했다. 정주리는 2015년 1살 연하의 비연예인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 넷을 뒀다. 넷째 출산 후 약 2년 만에 다섯째를 임신한 정주리는 최근 다섯째 성별이 아들이라고 밝혔다. 정주리는 다자녀 청약에 당첨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43평 한강뷰 아파트에 입주해 많은 축하를 받았다.
  • [단독] 혈세 95억 삼킨 ‘空空앱’

    [단독] 혈세 95억 삼킨 ‘空空앱’

    인천 개항장의 과거 모습을 재현했다는 ‘인천e지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옛 풍경이 재생된다. AR이라더니 화면은 조악해 현실감이 없고 애니메이션처럼 부자연스럽다. 관광 명소를 설명하는 인물들의 움직임도 삐걱댄다. 코로나19 당시 유행처럼 번졌던 AR을 활용한 이 앱은 2021년 개발됐지만 지난해까지 2년간 다운로드 수는 6131회에 불과했다. 앱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데 혈세 6억 8000만원을 썼지만 지금은 누구도 찾지 않는 ‘골칫덩이’가 됐다.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서 만든 이른바 ‘공공앱’ 5개 중 1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자의 외면 등으로 ‘폐기’ 권고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행에 휩쓸려 너도나도 개발에 나섰다가 지금은 인기가 시든 ‘AR 관광앱’부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내놓은 ‘안심 서비스앱’ 등이 있다. 앱을 개발하려면 적잖은 비용이 드는 데다 한번 만들면 보수와 관리를 위한 유지비도 상당하다. 제작 단계부터 철저한 수요 조사 등을 거쳐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일 서울신문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행정안전부의 ‘2023년 공공앱 성과측정 결과’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673개 가운데 폐기 권고가 내려진 공공앱은 126개로 집계됐다. 혈세를 들여 만든 앱 가운데 19%는 계속 유지되는 것보다 사라지는 게 오히려 더 낫다는 판단을 받은 것이다. 쓸모가 없어지거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앱을 사용하는 이가 없다는 게 외면의 주된 원인이다. 폐기 권고를 받은 앱 126개를 개발하는 데 쓴 돈은 모두 95억원에 달한다. 당장 누적 다운로드 수만 놓고 봐도 1000회를 넘지 못하는 앱이 57개로 전체의 8.5%나 된다. 다운로드 수가 1000회 미만이면 사실상 앱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특히 100회가 채 안 되는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도 2개나 있었다. 부산 수영구의 미세먼지 알림은 2021년 개발된 이후 73회,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난 어디에서든 잘살 수 있어’라는 AR 콘텐츠도 2021년 개발된 이후 76회 다운로드된 것으로 파악됐다. 앱을 개발한 개발자나 관계자들 외에 사실상 일반 수요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관광과 AR을 결합한 앱은 특히 이용률이 저조했다. 새로운 명소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거나 단순히 콘텐츠를 보는 것 외에 특색 있는 경험을 주지 않는 이상 사용자의 외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련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적게는 200회, 많아도 1만 5000회 수준이었다. 불필요한 앱이어도 매년 유지보수비는 들어간다. 효과 없는 앱에 세금이 꼬박꼬박 투입돼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에서 만든 ‘AR대구근대골목투어’ 앱은 국비와 시비를 합쳐 1억원이 투입됐다. 지금도 지자체 차원에서 유지보수비로 연간 940만 5000원을 쓴다. 지자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끝나고서는 비대면보다 일반 투어를 선호해 활용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운로드 1000회 미만 앱 57개2개 앱은 이용자 100명도 안 돼사실상 관계자들만 다운로드억대 개발비에 유지비도 부담국립공원공단에서 만든 공원 등을 AR로 소개하는 앱은 곧 사라질 예정이다. 공단에서는 오는 11월 국립공원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긴 앱을 출시하며 기존 앱은 정리할 방침이다. 새로운 앱에는 또다시 2억 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범죄 예방을 위해 개발된 앱 가운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성가족부에서 지난 4월 선보인 ‘온라인 그루밍 안심’ 앱은 3개월간 다운로드가 636회에 그쳤다. 실질적인 피해 접수는 5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피해 접수가 저조한 이유는 해당 앱이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설계돼서다. 이 앱을 실행해 둔 상태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기미가 보이면 캡처해 신고할 수 있다. 수사가 필요하면 경찰, 상담이 필요하면 상담기관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캡처 기능을 차단해 놓은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는 캡처가 불가능하다. 또 캡처 기능 외에 온라인 그루밍을 예방하거나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기능 등은 탑재돼 있지 않다. 박찬걸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휴대전화에 있는 캡처 기능을 이용해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며 “별다른 효과가 없는 앱”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지자체에서 비슷한 용도로 우후죽순 앱을 만드는 바람에 예산과 인력이 낭비된 경우도 있다. 귀갓길에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관제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심귀가서비스’ 앱, 노년 1인 가구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에게 연락이 가는 ‘고독사 예방’ 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안전 서비스 관련 앱 40여개 중 80% 정도는 폐기나 개선 권고를 받았다. 누적 다운로드 수를 놓고 봐도 1000회가 채 안 되는 경우가 10개를 넘는다. ‘보령시 안심귀가’ 앱은 개발에 들어간 예산만 1억 5000만원이고 유지관리에 연간 약 1400만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2016년부터 실제 앱을 통해 구조된 경우는 단 1건도 없다. 노년층 1인 가구 고독사 방지를 위해 개발된 ‘달성 안심 서비스’ 앱 역시 실제 예방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안전 서비스 관련 앱은 전국적인 통합 앱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범죄와 안전사고 예방이 지자체 경계선을 구분해서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행안부 등에서 통합해 하나의 앱을 만들고 위급 상황에 대한 대응은 지자체별로 하도록 업무 분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서비스앱 40개 우후죽순80%는 폐기나 개선 권고받아“사전조사도 없는 보여주기식”“부처 간 협의로 중복 앱 막아야”용 의원은 “중복·유사 서비스는 계획 수립 단계부터 시정하거나 정부 간 통합 개발하도록 사전 협의를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불필요한 공공앱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전국에 있는 공공앱을 평가해 유지, 개선, 폐기 여부를 결정한다. 기준 점수인 60점에 못 미치면 폐기 판정이 내려지지만 앱 운영기관에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쓸모없는 앱이라고 판단돼도 지자체가 욕심을 내면 유지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새로운 앱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남태우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적은 예산으로 공공앱 하나를 만들면 성과처럼 비치기 때문에 일종의 ‘보여주기식’으로 사전 조사 없이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폐기나 개선 권고 이후 추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안부의 결정을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지해 주민들이 해당 앱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알게 해 자체적으로 개선 의지를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세금 95억원 들였는데...‘폐기’ 권고 받은 앱 무더기

    세금 95억원 들였는데...‘폐기’ 권고 받은 앱 무더기

    ‘폐기’ 권고 받은 공공앱 126개누적 앱 개발비 합하면 95억유행 지난 ‘AR 앱’부터 우후죽순 선보인 ‘안심서비스’까지“일종의 ‘보여주기식’으로 만들어” 공공앱 673개 가운데 126개 폐기 권고인천 개항장의 과거 모습을 재현했다는 ‘인천e지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옛 풍경이 재생된다. AR이라더니 화면은 조악해 현실감이 없고 애니메이션처럼 부자연스럽다. 관광 명소를 설명하는 인물들의 움직임도 삐걱댄다. 코로나19 당시 유행처럼 번졌던 AR을 활용한 이 앱은 2021년 개발됐지만 지난해까지 2년간 다운로드 수는 6131회에 불과했다. 앱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데 혈세 6억 8000만원을 썼지만 지금은 누구도 찾지 않는 ‘골칫덩이’가 됐다.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서 만든 이른바 ‘공공앱’ 5개 중 1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자의 외면 등으로 ‘폐기’ 권고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행에 휩쓸려 너도나도 개발에 나섰다가 지금은 인기가 시든 ‘AR 관광앱’부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내놓은 ‘안심 서비스앱’ 등이 있다. 앱을 개발하려면 적잖은 비용이 드는 데다 한번 만들면 보수와 관리를 위한 유지비도 상당하다. 제작 단계부터 철저한 수요 조사 등을 거쳐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일 서울신문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행정안전부의 ‘2023년 공공앱 성과측정 결과’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673개 가운데 폐기 권고가 내려진 공공앱은 126개로 집계됐다. 혈세를 들여 만든 앱 가운데 19%는 계속 유지되는 것보다 사라지는 게 오히려 더 낫다는 판단을 받은 것이다. 쓸모가 없어지거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앱을 사용하는 이가 없다는 게 외면의 주된 원인이다. 폐기 권고를 받은 앱 126개를 개발하는 데 쓴 돈은 모두 95억원에 달한다. 유행지난 ‘AR 관광앱’은 골칫거리로당장 누적 다운로드 수만 놓고 봐도 1000회를 넘지 못하는 앱이 57개로 전체의 8.5%나 된다. 다운로드 수가 1000회 미만이면 사실상 앱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특히 100회가 채 안 되는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도 2개나 있었다. 부산 수영구의 미세먼지 알림은 2021년 개발된 이후 73회,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난 어디에서든 잘살 수 있어’라는 AR 콘텐츠도 2021년 개발된 이후 76회 다운로드된 것으로 파악됐다. 앱을 개발한 개발자나 관계자들 외에 사실상 일반 수요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관광과 AR을 결합한 앱은 특히 이용률이 저조했다. 새로운 명소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거나 단순히 콘텐츠를 보는 것 외에 특색 있는 경험을 주지 않는 이상 사용자의 외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련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적게는 200회, 많아도 1만 5000회 수준이었다. 불필요한 앱이어도 매년 유지보수비는 들어간다. 효과 없는 앱에 세금이 꼬박꼬박 투입돼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에서 만든 ‘AR대구근대골목투어’ 앱은 국비와 시비를 합쳐 1억원이 투입됐다. 지금도 지자체 차원에서 유지보수비로 연간 940만 5000원을 쓴다. 지자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끝나고서는 비대면보다 일반 투어를 선호해 활용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공단에서 만든 공원 등을 AR로 소개하는 앱은 곧 사라질 예정이다. 공단에서는 오는 11월 국립공원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긴 앱을 출시하며 기존 앱은 정리할 방침이다. 새로운 앱에는 또다시 2억 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온라인 그루밍 안심’ 앱은 제 기능 못해범죄 예방을 위해 개발된 앱 가운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성가족부에서 지난 4월 선보인 ‘온라인 그루밍 안심’ 앱은 3개월간 다운로드가 636회에 그쳤다. 실질적인 피해 접수는 5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피해 접수가 저조한 이유는 해당 앱이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설계돼서다. 이 앱을 실행해 둔 상태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기미가 보이면 캡처해 신고할 수 있다. 수사가 필요하면 경찰, 상담이 필요하면 상담기관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캡처 기능을 차단해 놓은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는 캡처가 불가능하다. 또 캡처 기능 외에 온라인 그루밍을 예방하거나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기능 등은 탑재돼 있지 않다. 박찬걸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휴대전화에 있는 캡처 기능을 이용해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며 “별다른 효과가 없는 앱”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지자체에서 비슷한 용도로 우후죽순 앱을 만드는 바람에 예산과 인력이 낭비된 경우도 있다. 귀갓길에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관제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심귀가서비스’ 앱, 노년 1인 가구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에게 연락이 가는 ‘고독사 예방’ 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안전 서비스 관련 앱 40여개 중 80% 정도는 폐기나 개선 권고를 받았다. 누적 다운로드 수를 놓고 봐도 1000회가 채 안 되는 경우가 10개를 넘는다. ‘보령시 안심귀가’ 앱은 개발에 들어간 예산만 1억 5000만원이고 유지관리에 연간 약 1400만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2016년부터 실제 앱을 통해 구조된 경우는 단 1건도 없다. 노년층 1인 가구 고독사 방지를 위해 개발된 ‘달성 안심 서비스’ 앱 역시 실제 예방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안전 서비스 관련 앱은 전국적인 통합 앱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범죄와 안전사고 예방이 지자체 경계선을 구분해서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행안부 등에서 통합해 하나의 앱을 만들고 위급 상황에 대한 대응은 지자체별로 하도록 업무 분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중복·유사 서비스는 계획 수립 단계부터 시정하거나 정부 간 통합 개발하도록 사전 협의를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불필요한 공공앱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전국에 있는 공공앱을 평가해 유지, 개선, 폐기 여부를 결정한다. 기준 점수인 60점에 못 미치면 폐기 판정이 내려지지만 앱 운영기관에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쓸모없는 앱이라고 판단돼도 지자체가 욕심을 내면 유지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새로운 앱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남태우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적은 예산으로 공공앱 하나를 만들면 성과처럼 비치기 때문에 일종의 ‘보여주기식’으로 사전 조사 없이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폐기나 개선 권고 이후 추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안부의 결정을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지해 주민들이 해당 앱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알게 해 자체적으로 개선 의지를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on] 한동훈표 여당정치 보여줄 때다

    [서울on] 한동훈표 여당정치 보여줄 때다

    “우리는 정부·여당이다. 집행력이 없는 야당과 다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10 총선을 지휘하며 현장에서 가장 많이 했던 말 중 하나다. 지난 1월 국민의힘 충북도당 신년 인사회에서 했던 말을 다시 꺼내 보면 더 분명하다. “우리가 가끔 잊고 있는 게 있다. 우리는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다수당이어도 더불어민주당은 약속에 불과하다. 우리의 정책은 ‘현금’이고, 민주당 정책은 ‘약속어음’일 뿐이다.” 비록 많은 국민이 한 대표의 이런 호소를 외면했지만 그의 말처럼 여전히 여당은 국민의힘이고, 권력과 현금은 여당에 있다. 그리고 한 대표가 바로 지금 그 정당의 최고 권력자다. 실제 한 대표의 말처럼 민주당은 192석 거야를 이끄는 맏형이면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법안은 번번이 권력의 최정점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막혔다. 옳고 그름을 떠나 약속어음에 불과한 야당의 숙명은 22대 국회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한 대표는 힘을 갖고도 힘을 쓰지 못했다. 한 대표가 작정하고 목소리를 낸 김경수 복권 반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는 야당의 말처럼 공중을 떠다닌다. 대통령의 뜻을 꺾는 결론을 기대해 봐도 매번 결과가 없다. ‘한동훈의 반기 일지’ 칸을 채우는 것, 더는 흥미롭지 않은 윤석열·한동훈 두 사람의 사적 관계가 파탄 났다는 재방송 외에 무엇을 남기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여기에 ‘용산’이 조금의 공간도 열어 주지 않는다는 무능력의 고백도 점차 지겨워지려고 한다. 기록의 정치로 정권교체의 힘을 모아 가는 건 야당의 영역이다. 반면 여당은 ‘지금, 바로, 여기서, 당장’ 숨통을 트이게 해야 한다. ‘정권을 교체하면, 다음에 내가 대통령이 되면’이라는 말도 야당의 영역이다. ‘나는 반대했다’, ‘나는 민심을 전했다’로 만족하는 것도 야당 대표에게만 허락된다. 여당 대표가 약속어음으로 정치를 하는 건 게으르고 사치스럽다. 이미 171석의 민주당이 있는데 108석짜리 또 하나의 야당은 필요하지 않다. ‘책임 없는 쾌락’으로 지지를 받는 야당은 이미 차고 넘친다. 한 대표가 주문처럼 되뇌는 “63%가 나를 지지했다”처럼 85%가 지지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있다. 한 대표를 지지한 63%가 이 대표를 지지한 85%보다 나을 리도 없다. 한 대표가 야당식 정치를 탐내는 것만으로는 차기 대권주자인 이 대표를 이기기 어려운 이유다. 4·10 총선을 열흘 앞둔 부산 유세에서 한 대표는 “우리 정부가 여러분 눈높이에 부족한 게 있을 거다. 제가 100일도 안 됐다. 그 책임이 저한테 있진 않지 않느냐. 억울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제 억울하다는 말을 꺼낼 수도 없는 2년 임기의 선출직 대표다. 운을 뗐다면 반드시 결과를 얻고, 얻지 못했다면 그 과정을 당당하게 설명하는 여당의 정치를 시작해야 할 때다. 한 대표가 쌓아 가는 기록은 채택되지 않은 소수의견이 아니라 책임 있는 여당의 성과여야 한다. 손지은 정치부 기자
  • 서울 장기전세Ⅱ ‘미리 내 집’ 327호 추가 공급

    서울시가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Ⅱ’를 ‘미리 내 집’이라는 이름으로 확대 공급한다. 시는 지난달 미리 내 집 제1호 올림픽파크포레온(강동구 둔촌동) 300호 입주자를 모집한 데 이어 2차로 6개 단지 327호 추가 공급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오세훈표 주택정책 대표 브랜드인 장기전세주택 ‘시프트(SHift)’의 두 번째 버전인 장기전세주택Ⅱ(시프트2) 미리 내 집은 최저 2억 2000만원에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해 출산 또는 결혼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에게 안정적인 주거와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저출생 대책이다. 이번에 공급하는 6개 단지는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관악구 봉천동), 롯데캐슬 이스트폴(광진구 자양동), 호반써밋 개봉(구로구 개봉동), 롯데캐슬 트윈골드(성북구 길음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송파구 문정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시그니처(은평구 역촌동) 등 신규 아파트 단지로 전용면적 49∼84㎡의 다양한 입지와 면적으로 공급된다. 오는 30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다음 달 11∼12일 신청을 받는다. 자녀가 없는 맞벌이 신혼부부는 월 평균 소득 974만원이어도 신청할 수 있으며, 전세 보증금은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자녀를 2명 이상 낳으면 20년 후에 살던 집을 시세 대비 10∼2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 집이 될 주택을 미리 마련한다’는 의미를 담아 미리 내 집으로 명명했다고 시는 덧붙였다. 지난달 1차로 진행된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자 모집 결과 300호 모집에 1만 7929가구가 몰려, 평균 경쟁률 60대1을 기록했다. 유자녀를 대상으로 한 59㎡에서는 최고 경쟁률이 213대1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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