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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왕’ 러시아가 울산서 ‘한국산 정제유’ 3만t 빼갔다? 제재는? [배틀라인]

    ‘기름왕’ 러시아가 울산서 ‘한국산 정제유’ 3만t 빼갔다? 제재는? [배틀라인]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잇따라 멈춰선 지난달, 울산에서 정제유 약 3만t이 러시아 극동으로 향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유가 최소 2척의 유조선에 실렸으며 항공유도 포함됐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이번 거래를 두고 ‘한국산 정제유의 대러 수출’과 ‘제재 위반’ 논란이 일었으나 현재까지 나온 자료로는 두 주장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 해양수산부 항만운영정보시스템(PORT-MIS)을 통해 울산에서 러시아 극동항으로 출항한 유조선과 7월 말 울산에 머문 러시아 기국 유조선을 대조했으나 보도의 모든 조건에 맞는 선박은 찾지 못했다. 대러 수출통제 위반도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가 공개한 1159개 대러 상황허가 대상품목에는 일반 상업용 경유와 항공유가 명시돼 있지 않다. 통상 규격의 연료라면 한국산이어도 이 목록만으로 수출금지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핵심은 화물의 정확한 사양과 러시아 인수자, 실제 사용처다. 군용 연료나 통제품목을 허가 없이 보냈거나 목적지와 최종사용자를 숨겼다면 대외무역법 위반 문제가 생긴다. 일반 연료를 민간업체에 공급한 정상 거래라면 한국의 품목별 수출통제와 충돌하지 않는다. 로이터 “울산서 3만t 선적”…생산국·선박명 비공개로이터는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와 에너지시장 분석업체 보르텍사(Vortexa), 복수의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울산 저장탱크의 정제유 약 3만t이 최소 2척의 단거리 운항 유조선에 실렸다고 전했다. 화물에는 경유가 포함됐다. 시장 관계자 한 명은 항공유도 실렸다고 말했다. 선박들은 러시아 극동으로 향했으며 한 척은 러시아에 도착한 뒤에도 화물을 내리지 않았다. 로이터는 선박명과 화주·수출자, 정제유 생산국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수출을 허가했는지도 보도하지 않았다. 산업통상부는 로이터의 질의에 논평하지 않았고 러시아 에너지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원문에는 정제유가 한국에서 러시아로 운송됐다는 뜻의 ‘from South Korea’가 쓰였다. 같은 기사에 나온 일본산 항공유 거래에는 ‘originating from Japan’이라고 원산지를 명시했다. 이번 정제유에는 원산지 표현이 없다. 로이터가 파악한 범위는 울산 선적과 러시아 극동행이다. 정제유가 한국산인지, 러시아에서 실제로 하역됐는지는 보도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행 신고 4회…3만t 운반선은 찾지 못해PORT-MIS를 대조한 결과 7월 울산항에서 러시아 극동항을 다음 목적지로 신고한 석유제품운반선 기항은 3회였다. SAMSON(삼손)이 7월 4일 나홋카, 21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다음 목적지로 신고했다. LAYLA(라일라)는 19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했다. PORT-MIS에서 ‘케미컬 운반선’으로 분류된 ZALIV ANIVA(잘리프 아니바)까지 포함하면 러시아행 신고는 4회다. 이 선박은 17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했다. 네 기항 모두 로이터가 전한 ‘7월 말’ 선적 시점보다 이르다. 7월 말 울산항에는 PEGAS(페가스), ARAM KHACHATURIAN(아람 하차투리안), ASTORIA(아스토리아) 등 러시아 기국 유조선 3척이 머물렀다. 모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들어온 석유·화학제품운반선으로 울산신항 컨테이너부두 04번 선석을 이용했다. 출항신고상 다음 목적지는 PEGAS가 ‘OCEAN DISTRICT’, 나머지 두 척은 ‘JAPAN /OTHER-PORT/’였다. 러시아 항구를 신고한 선박은 없었다. SAMSON과 LAYLA 등은 운항 방향이 로이터 보도와 맞지만 출항 시점이 앞선다. PEGAS 등 세 척은 시기와 선종이 겹치지만 신고된 목적지가 러시아가 아니다. PORT-MIS에는 적재 화물과 물량이 없어 이들 가운데 어느 선박도 정제유 3만t 운반선으로 지목할 수 없다. 실제 운반선을 가리려면 출항 전후 흘수와 자동선박식별장치(AIS) 항적, 터미널 적재자료, 러시아항 입항·하역 기록을 대조해야 한다. 러 7월 석유제품 수출 33% 감소…벨라루스산 공급은 최고울산발 정제유 거래는 러시아의 연료 생산과 공급이 흔들리는 시기에 이뤄졌다. 정유시설 피격과 설비 고장, 수출 제한이 겹치면서 러시아의 7월 해상 석유제품 수출은 전월보다 33% 감소했다. 같은 달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공급한 휘발유와 경유는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업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휘발유 생산량은 7월 초 계절 평균 소비량의 약 65%까지 떨어졌다. 경유 생산도 내수 수요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들어서도 러시아 에너지시설 공격을 이어갔다. 지난 10일 타타르스탄의 타네코 정유공장, 11일에는 오렌부르크주의 오르스크 정유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두 공격은 울산 선적 이후 발생했지만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통상 경유 순수출국이다. 그러나 극동 지역은 서부의 주요 정유시설과 멀다. 울산·여수와 중국·일본의 저장기지는 러시아 극동과 짧은 해상 항로로 연결된다. 동북아에서 연료를 사들이면 러시아 서부에서 철도나 선박으로 옮기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러 연료난 심해진 7월, 극동 연계 기항 1회→9회러시아의 연료 생산이 흔들린 7월, 울산과 러시아 극동을 오간 석유제품운반선도 예년보다 늘었다. 서울신문이 PORT-MIS에서 직전 출항지나 다음 목적지가 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보스토치니·바니노인 기항을 집계한 결과 지난 7월 9회로 나타났다. 2024년과 2025년 같은 달에는 각각 1회였다. 같은 달 울산항 전체 석유제품운반선 기항은 2024년 263회, 2025년 282회, 올해 260회로 비슷했다. 전체 운항은 예년 수준이었지만 러시아 극동항과 연결된 기항은 증가했다. 운항 방향은 러시아발 울산행 7회, 울산발 러시아행 3회였다. 한 차례는 러시아에서 들어왔다가 다시 러시아로 출항해 양쪽에 포함됐다. 러시아의 연료난이 심해진 시기에 울산과 러시아 극동 사이의 유류 해운 활동도 활발해진 셈이다. 일반 경유·항공유는 대러 통제목록에 없어울산에서 선적된 정제유는 외국산일 수도, 한국산일 수도 있다. 외국산 정제유를 울산 보세구역에 저장했다가 수입신고 없이 다시 내보냈다면 관세법상 반송이다. 국내에 수입한 뒤 다시 수출했다면 재수출이다. 두 경우 모두 울산은 선적지이고 원산지는 제3국이다.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제품을 무역업체가 사들였다면 한국산 수출이다. 제품의 생산국과 화주·수출자의 국적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 러시아와의 모든 교역을 금지하지 않는다. 무역안보관리원에 따르면 러시아·벨라루스에 적용되는 상황허가 대상품목은 1159개다. 목록에 오른 품목은 대러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제한된 경우에만 예외 허가를 받을 수 있다. 11일 현재 공개된 품목표를 대조한 결과, 일반 상업용 경유와 항공유는 1159개 품목에 명시돼 있지 않았다. 통상 규격의 연료라면 이 목록만을 근거로 수출을 금지할 수 없다. 특수 군용 연료와 통제 대상 첨가제·전략물자는 규정이 다르다. 통제품목을 허가 없이 보냈거나 목적지·최종사용자를 거짓으로 신고했다면 대외무역법 위반 소지가 있다. 러시아의 실제 인수자와 사용처를 숨긴 거래도 조사 대상이다. 제품이 외국산이라고 한국의 수출통제를 자동으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통제품목을 한국에서 선적해 제3국을 거쳐 러시아로 보내거나 국내 기업이 거래를 주도했다면 정부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 한국산인지 여부는 제품의 출처를 가리는 문제다. 제재 위반 여부는 품목과 러시아 인수자, 사용처, 정부 허가로 결정된다. 울산이 러시아의 반복 조달로가 될 가능성지난달에는 일본산 항공유 최소 20만배럴을 한국을 거쳐 러시아로 보내는 거래도 추진됐다. 다만 거래는 선적 전에 무산됐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대러 항공유 수출금지가 제3국 경유와 해상 환적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울산발 정제유 3만t이 한 차례의 긴급 조달로 끝나면 일회성 거래다. 같은 선박과 무역업체가 울산에서 연료를 반복 선적하고 러시아항에서 하역하면 울산은 러시아 극동의 보조 연료 공급망으로 자리 잡게 된다. 산업통상부와 관세당국은 이번 화물의 사양과 화주, 러시아 최종수하인과 사용처, 허가 여부, 실제 하역지를 관세·수출신고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거래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더라도 국내 수출통제 위반 여부는 설명해야 한다. 적법한 일반 연료 거래까지 막으면 기업 활동과 한러관계에 부담을 준다. 반대로 러시아 인수자와 사용처를 확인하지 않은 채 같은 거래가 이어지면 미국·유럽연합(EU)·우크라이나가 한국의 제재 이행 의지를 문제 삼을 수 있다. 이번 거래에서 제재 위반은 확인되지 않았다. 더 중요한 문제는 통제목록 밖의 일반 연료가 러시아의 전시 공급 부족을 메우는 거래가 반복될 가능성이다. 정부는 이번 화물의 러시아 인수자와 사용처부터 확인하고, 러시아행 연료의 선적 이후 항적과 하역지를 점검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 읍면동 6곳 중 1곳, 10㎞ 안에 대체 어린이집 없다

    읍면동 6곳 중 1곳, 10㎞ 안에 대체 어린이집 없다

    전국 읍면동 6곳 중 1곳은 마지막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10㎞ 안에서 대체 시설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한 곳의 폐원이 곧바로 지역의 돌봄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영유아 인구 감소와 보육 공백’ 보고서에 따르면 이동 거리 10㎞ 안에서 사실상 어린이집 한 곳에만 의존하는 영유아가 사는 읍면동은 전국 3860곳 중 635곳(16.5%)이었다. 유치원까지 대체 시설로 포함해도 취약 지역은 330곳(8.5%)에 달했다. 유치원은 영아 보육을 담당하지 않아 어린이집을 대신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현장의 통원 부담도 컸다. 연구진이 인구 감소 지역 어린이집 원장 20명과 학부모 16명을 면담한 결과, 통학 차량이 하루 100~130㎞를 달리며 등·하원에만 2~3시간을 쓰는 사례가 확인됐다. 부모는 어린 자녀를 셔틀에 1시간씩 태우거나 자가용으로 편도 30~40분을 오가야 했다. 장거리 통원은 아이의 피로로 이어졌고 잦은 폐원과 전원은 돌봄의 연속성을 끊어놓았다. 차량이 없거나 운전하기 어려운 부모, 조손·다문화·교대근무 가정은 어린이집 이용이 더 힘들었다. 어린이집은 원아가 줄어도 고정비를 감당해야 했고 교사는 통학 차량 동승과 당직·잡무까지 떠맡았다. 문제는 정부 지원 제도가 이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유지가 필요한 어린이집을 지원하는 ‘최소필요지역’ 제도는 2개 반 이상 운영을 요건으로 둔다. 원아가 줄어 1개 반만 남은 어린이집은 지역의 마지막 보육 시설이어도 지원 문턱을 넘기 어렵다. 또한 통원 거리와 운영 여건이 농어촌과 비슷해도 도농 경계 지역과 대도시 외곽·구도심은 행정구역상 도시라는 이유로 농어촌 특례를 받기 어렵다. 연구진은 행정구역이 아니라 이동 거리와 교통 여건을 기준으로 보육 취약 지역을 가려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동이 적은 지역에는 1개 반과 다연령 혼합반 운영을 허용하고 인건비 지원 기준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주민센터나 마을회관을 활용한 소규모 보육과 교사 순회·파견 서비스 도입도 제시했다.
  • [서울데이터랩]코스피 거래상위 종목 혼조세…금호건설 상한가, SK하이닉스는 4%대 약세

    [서울데이터랩]코스피 거래상위 종목 혼조세…금호건설 상한가, SK하이닉스는 4%대 약세

    30일 오후 12시 30분 기준 코스피 거래상위 종목들은 업종별로 뚜렷한 차별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거래량 최상위권에는 삼성전자(005930), 금호타이어(073240), 흥아해운(00328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건설·해운 관련 종목의 강세와 일부 대형 반도체주의 혼조세가 함께 나타나는 모습이다. 가장 많은 거래가 몰린 삼성전자는 21만 1000원으로 전일 대비 2500원(1.20%) 상승한 가운데 거래량 3003만 9153주, 거래대금 643만 8339를 기록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33만 6000원으로 6만 5000원(4.64%) 하락했지만 거래량은 635만 4198주, 거래대금은 870만 7033으로 집계돼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매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상승률 상위에서는 금호건설(002990)이 9490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30.00% 급등했다. 매도호가가 비어 있는 상태로 강한 수급이 유입됐고 거래량도 443만 4652주를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도 6070원으로 8.39% 올랐고, 고려산업(002140)은 2050원으로 9.63%, STX그린로지스(465770)는 2865원으로 11.26% 상승했다. 조선·해운주 흐름도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2만 600원으로 6.19% 상승했고 대한해운(005880)은 1758원으로 4.64% 올랐다. 흥아해운도 1563원으로 2.22% 상승해 거래량 644만 4693주를 나타냈다. 다스코(058730) 역시 3160원으로 6.22% 오르며 강세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하락 종목도 적지 않았다. 대우건설(047040)은 1만 1230원으로 6.57% 내렸고, 대원전선(006340)은 1만 490원으로 5.07% 하락했다. 동성제약(002210)은 1698원으로 12.74% 급락해 이날 거래상위 종목 가운데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우(005935)도 15만 2700원으로 0.46% 밀렸다. 이 밖에 한화솔루션(009830)은 2만 4050원으로 5.25% 상승했고, 우리금융지주(316140)는 3만 2850원으로 2.50% 올랐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8600원으로 0.35% 상승, 한온시스템(018880)은 3265원으로 3.32% 상승했다. 형지엘리트(093240)는 381원으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장중 코스피 거래상위 종목군에서는 상한가를 기록한 금호건설을 비롯해 건설·운송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반면, 반도체 대형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며 투자심리가 분산되는 양상이다. [서울신문과 MetaVX의 생성형 AI가 함께 작성한 기사입니다]
  • 트럼프가 벌인 전쟁인데…韓, 호르무즈 통행료 내야 하나 [핫이슈]

    트럼프가 벌인 전쟁인데…韓, 호르무즈 통행료 내야 하나 [핫이슈]

    전쟁으로 막힌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대가로 이란이 선박들로부터 ‘자발적 통행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부상했다. 오만이 해협 공동관리와 통행료를 결합한 절충안을 이란에 제시했고 걸프 국가들도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선박 통과에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에 반대한다.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운임과 보험료에 이어 새로운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만은 최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협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공동관리 방안을 이란 측에 전달했다. 걸프 지역 소식통과 서방 외교관들은 다른 걸프 국가들도 이 구상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란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만의 제안은 지역 국가들이 해협을 공동 관리하고 통항 선박들이 항로 운영 비용을 자발적으로 내도록 하는 내용이다. 거둔 돈은 항행 안전과 환경 보호, 수색·구조 등 공공서비스에 사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오만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가 함께 관리하는 말라카해협의 협력 체계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라카해협에서도 이용국과 해운업계가 항행시설 유지와 환경·안전 사업을 지원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이란은 기존과 같은 자유 통항 체제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 걸프 국가들은 이란이 해협을 단독 통제하거나 의무 통행료를 걷는 구상에 반대한다. 공동관리로 봉쇄 풀자…‘자발적 통행료’가 절충안 오만은 이란에 일정한 관리 권한과 경제적 대가를 인정하는 대신 해협 봉쇄를 풀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선박 통항을 허용하면 걸프 산유국들도 원유 수출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자발적’이라는 표현이 실제 운용 과정에서도 유지될지다. 비용을 내지 않은 선박이 같은 수준의 항로 안내와 구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이란이 미납 선박의 통과를 제한할지 등에 따라 사실상의 의무 통행료로 바뀔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비용 부과에 부정적이다. 미국 측은 호르무즈 통항을 국제적으로 보장된 항행 권리로 보고 있으며, 이란이 해협을 수익원으로 활용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협상이 실패하면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과 공식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을 부인했다. 호르무즈 공동관리안도 미·이란의 대립을 넘어야 실제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 원유 69% 중동 의존…한국에도 추가 청구서 오나 한국도 협상 결과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69%, 나프타 수입의 약 73%를 중동에 의존한다.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열리면 공급 불안은 완화되지만 새로운 비용 체계를 도입할 경우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가 추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통행료가 명목상 자발적이어도 선사들이 안전한 통과와 수색·구조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낸다면 결국 운임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전쟁위험 보험료와 선박 용선료가 이미 오른 상황에서 항로 관리 비용까지 붙으면 원유 도입 원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 한국 유조선만 별도로 돈을 내는 것은 아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호르무즈해협을 이용하는 각국 선박이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통행료와 운송비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자 비축유 방출과 공급선 다변화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원유·나프타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오만의 제안은 호르무즈 봉쇄를 해제할 외교적 출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해협을 관리하고 어느 선박이 얼마를 부담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발적 통행료’가 국제 해상교통의 새로운 비용으로 굳어지면 그 청구서의 일부는 한국에도 돌아올 수 있다.
  •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배우자에 장애인연금 지급 검토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배우자에 장애인연금 지급 검토

    정부가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에게 기초연금뿐 아니라 장애인연금도 지급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한다. 현재는 소득과 재산이 아무리 적어도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권자와 배우자는 두 연금을 원칙적으로 받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장애인연금은 제도 전반이 기초연금과 비슷하게 설계됐다”며 “기초연금이 직역연금 관련 기준을 바꾸면 장애인연금도 같이 따라가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직역연금액이 적어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수급자와 배우자도 있다”며 “이들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무원·군인·사학·별정우체국연금 수급권자와 배우자는 기초연금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배제된다. 받는 연금액과 소득·재산이 적어도 예외가 아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금액이 월 20만원에 못 미치는 직역연금 수급자는 3만 4018명이다. 월 100만원 미만 수급자는 5만 4104명에 달한다. 연금액이 적어 생활이 어렵더라도 당사자는 물론 배우자까지 기초연금을 받지 못한다. 장애인연금에도 같은 배제 규정이 적용된다. 장애인연금은 18세 이상 중증장애인 가운데 소득인정액이 선정 기준 이하인 사람에게 지급한다. 그러나 현재는 본인이 중증장애인이더라도 배우자가 직역연금 수급권자이면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없다. 실제 생활 형편을 따지기에 앞서 직역연금 수급권과 혼인 관계를 기준으로 일괄 배제하는 구조다. 직역연금 수급자를 기초연금에서 제외한 것은 2014년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다. 직역연금 보험료의 절반을 국가나 사용자가 부담하고 연금액도 국민연금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장애인연금도 기초연금과 비슷한 구조로 설계되면서 같은 배제 기준을 따랐다. 하지만 2015년 연금개혁으로 공무원·사학·별정우체국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 기간이 20년에서 10년으로 줄면서 적은 연금을 받는 수급자가 늘었다. 직역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생활이 안정돼 있다고 보기 어려워진 것이다. 복지부는 기초연금 수급자를 전체 노인의 70%로 고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준 중위소득 등을 토대로 대상을 정하는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를 기초연금 대상에 포함하고 개편된 기준을 장애인연금에도 적용할지 함께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 김용범 “AI는 기본권…국민 누구도 배제 없이 국가가 챙겨야”

    김용범 “AI는 기본권…국민 누구도 배제 없이 국가가 챙겨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1일 “AI(인공지능)에 대한 접근은 이제 하나의 기본권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AI에 대한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 “AI가 개인의 기회와 성장을 가르는 힘이 된 이상 국민 누구도 그 문 앞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챙기는 일은 국가의 몫”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AI가 기본권이라고 주장한 이유로 앞으로 AI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소득과 기회 나아가 성장의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실장은 “다만 시장을 엮는 국가는 어느새 특정 기업을 붙드는 국가로 변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는 경기장에서 가장 큰 선수가 아니라 경기장을 설계하는 심판이어야 한다”며 국가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규율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한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가 있고 AI 모델을 만들 역량이 있으며 5000만명이라는 촘촘한 시험 무대가 있다. 새로운 기술을 누구보다 빨리 받아들여 쓰는 국민이 있고 앞서 시행한 AI 기본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재료가 없는 게 아니라 흩어져 있다는 것”이라며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지 않으면 목걸이가 되지 않는다. AI 시대에 국가가 할 일은 구슬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구슬을 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AI 기본권이 결국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AI 기본사회와 연결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그렇게 꿰어진 시장이 향하는 곳에 AI 기본사회가 있다”며 “더 많은 사람이 AI를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만드는 쪽에 참여하는 사회로 이어지는 게 AI 기본사회”라고 말했다.
  • 엄마는 공주, 나는 평민?…日왕실이 ‘남계 남성’ 고집하는 이유는 [와쿠와쿠 도쿄]

    엄마는 공주, 나는 평민?…日왕실이 ‘남계 남성’ 고집하는 이유는 [와쿠와쿠 도쿄]

    남편·자녀는 일반인…‘여계 일왕’ 가능성 차단옛 황족 남계 후손 양자로…아들은 계승 대상 일본의 공주가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까지는 간단했습니다. 공주는 더 이상 공주가 아닙니다. 일본 왕실의 기본 규칙을 정한 황실전범은 여성 왕족이 일왕이나 왕족이 아닌 사람과 결혼하면 왕족 신분을 떠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21년 대학 동창과 결혼한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 마코 전 공주도 이 규정에 따라 왕실을 떠났죠. 호적을 새로 만들고 일반 국민이 됐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여성 왕족이 민간인과 결혼해도 왕실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황실전범 개정안이 이미 중의원을 통과한 데 이어, 17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혼인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와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 왕세제의 차녀 가코 공주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이들은 결혼한 뒤 왕족으로 남을지, 왕실을 떠날지를 스스로 선택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일본 왕실도 달라지는 듯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묘한 점이 있습니다. 여성 왕족은 결혼 후 왕실에 남더라도 남편은 왕족이 아닙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역시 왕족이 아닙니다. 엄마는 왕족이지만 아빠와 아이는 일반인 신분인 가족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등록 방식도 다릅니다. 일본의 일왕과 왕족은 일반 국민의 호적 대신 황실의 호적에 해당하는 ‘황통보’에 이름을 올리는데요. 결혼 후 왕실에 남는 여성 왕족에게는 주민기본대장법을 적용합니다. 한 지붕 아래 왕족과 일반 국민이 함께 사는 셈입니다. 왜 이런 복잡한 제도를 만드는 것일까요. 답은 일본 왕실이 2000년 넘게 지켜왔다고 여기는 하나의 원칙, ‘남계 계승’에 있습니다. 남계란 아버지를 따라 일왕의 혈통이 이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정치권의 보수 세력은 여성 왕족의 자녀가 왕족이 되면 언젠가 어머니를 통해 일왕과 연결되는 ‘여계 일왕’이 탄생할 가능성이 열린다고 봅니다. 즉 이번 개정안에는 부족한 왕실 업무를 맡기 위해 여성 왕족은 일단 남겨두되, 그 혈통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은 막겠다는 구상이 담긴 것이죠. 일본 정치권은 이와 함께 약 80년 전 왕실을 떠난 옛 왕족 가문의 남성 후손을 현 왕족의 양자로 들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1947년 왕적에서 이탈한 옛 11개 왕족 가문의 후손 가운데 부계를 따라 일왕과 연결되는 ‘남성’이 대상입니다. 현재 일왕가와 이들의 공통 조상을 찾으려면 약 600년 전 무로마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합니다. 태어나 평생을 일반인으로 살아온 남성이 어느 날 왕족의 양자가 되는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그다음입니다. 양자가 된 남성 본인에게는 왕위 계승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에는 그 남성에게서 이후 태어난 아들은 왕위 계승 대상이 된다는 내용이 명시됐습니다. 엄마가 현 일왕의 딸이어도 그 아이는 왕족이 될 수 없지만 600년 전 일왕가에서 갈라진 집안의 남계 남성이 낳은 아들은 미래의 일왕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당사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옛 왕족 가문인 구니노미야 출신의 구니 도모히로씨는 최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왕실로 돌아가는 데는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왕족이 되면 정치적 발언은 물론 거주지와 직업 선택 등에도 제약을 받습니다. 정부조차 실제로 양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남성이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복잡한 논의의 배경에는 빠르게 줄어드는 왕족 수가 있습니다. 현재 일본 왕실은 16명입니다. 남성 5명, 여성 11명입니다. 특히 다음 세대에서 왕위를 이을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2006년생 히사히토 왕자 단 한 명뿐입니다. 1994년 26명이었던 왕실 구성원은 여성 왕족의 결혼과 고령화로 계속 줄고 있습니다. 해외 친선 방문과 지방 행사, 각종 의례를 맡을 사람도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여성 왕족을 결혼 후에도 왕실에 남기려는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사람 수를 늘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인 여성 왕족의 배우자와 자녀를 왕족으로 인정하는 방안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600년 전까지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 남계 남성을 찾고 있습니다. 왕실을 이어가는 것은 혈통일까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일본의 황실전범 개정 논의를 보고 있으면 21세기 일본이 여전히 풀지 못한 오래된 질문이 보이는 듯합니다.
  • 무더위에도 회사 에어컨 ‘28도’ 고정…30대女 이직 고민

    무더위에도 회사 에어컨 ‘28도’ 고정…30대女 이직 고민

    찜통더위 속에도 회사가 실내 에어컨 온도를 28도로 설정해 둬 이직을 고민 중이라는 여성 직원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한 회사에 5년째 다니고 있다는 30대 여성 A씨는 이 같은 사유로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회사에 30명 정도 근무하는데, 동료들도 좋고 일도 잘 맞다”면서도 최근 에어컨 문제 때문에 이직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이 회사는 포털사이트 날씨 기준으로 외부 기온이 26도 이상일 때만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 습도가 높아 실내가 찜통이어도 기온이 26도 미만이면 에어컨을 틀지 않는다. 에어컨을 가동해도 설정 온도를 ‘28도’로 고정해 둬 시원해지지 않는다. A씨는 “이 정도면 에어컨을 트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팀장 면담 때 건의를 드렸다”며 “그러자 팀장은 ‘네가 몸에 열이 많은 거다. 매년 여름 잘 다니지 않았느냐. 이럴 시간에 일에 더 집중해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어컨 하나 때문에 일을 관두는 게 맞나 싶다가도 더위를 먹고 쓰러질까 걱정이 된다”며 “제 요구가 무리한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26도가 넘어야 에어컨을 튼다는 건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온도가 1도 더 높아질 때마다 짜증 지수도 높아지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고, 범죄율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했다. 이어 “직원들의 능률을 위해서나 건강을 위해서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영유아 땐 눈치껏, 입시 땐 능력껏… 청탁의 ‘은밀한 진화’[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영유아 땐 눈치껏, 입시 땐 능력껏… 청탁의 ‘은밀한 진화’[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직무 아닌 신분 따른 청탁금지법 편법·사각지대에 빛바랜 청렴사회2016년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한국 사회가 ‘가보지 않은 길’을 걸은 지 10년이 흘렀다. 관행이란 이름으로 묵인돼온 청탁의 가림막이 걷히고 ‘빈손’이 예의로 자리 잡았지만, 법망의 틈새를 파고드는 변칙적인 수법과 사각지대는 여전히 불순물로 남아 우리 사회의 수질을 흐리고 있다. 서울신문은 청탁금지법이 지난 10년 간 걸어온 궤적과 한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3회에 걸쳐 다룬다. “선생님께 선물을 해야 하나. 한다면 얼마짜리가 적당한가.” 매년 5월이면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영유아 학부모 사이에서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곧 10년이지만, 스승의날마다 학부모의 고민은 되풀이된다. 그 답은 자녀가 어린이집에 다니는지 혹은 유치원·영어유치원에 다니는지 등 기관의 법적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 12일 서울신문과 만난 세 살 남아를 키우는 A씨도 지난 5월 같은 고민을 했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뒤 맞는 첫 스승의날이었다. 배우자와 논의한 끝에 ‘빈손으로 넘어갈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백화점에서 3만원대 과자 세트 세 상자를 샀다. 선물을 건넬 때만 해도 ‘안 받는다고 하면 어쩌지’라고 걱정했지만, 세 상자를 받아든 교사는 밝은 표정으로 “감사합니다. 누구에게 전달드릴까요”라고 답했다. 의아했던 A씨가 집에 돌아와 커뮤니티 등을 검색해 본 결과, 어린이집은 보육시설이라 처음부터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법 위반이 될까 조심스럽게 건넨 선물이 사실은 규제 밖이었던 셈이다. A씨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들이 청탁금지법을 두고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시기는 학부모일 때다. ‘내 자식만 선물을 안 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비슷한 교육·보육 기관이어도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달라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이 갈린다. 같은 유아여도 기준 제각각유치원 교직원은 ‘공직자’로 분류영어유치원은 ‘학원’이라 규제 밖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영유아보육법의 적용을 받는 보육시설 소속이기에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거나 누리과정을 운영하는 등 특정 요건의 원장만 민간인이지만 공적 업무를 맡은 ‘공무수행 사인’으로 제한적 적용을 받는다. 법적으로는 상당수 어린이집 교사가 선물을 받아도 무방하지만, 현장에서는 국공립을 중심으로 ‘받지 않는다’는 공지가 자리잡았다. 반면 유아교육법상 인가를 받은 유치원으로 올라가면 기준이 바뀐다. 초중고교와 함께 ‘각급 학교’에 해당해 사립유치원 교직원 역시 ‘공직자 등’으로 분류되어 선물이 금지된다. 하지만 같은 또래를 가르쳐도 ‘영어유치원’은 사정이 다르다. 영어유치원은 대부분 학원법상 학원으로 등록돼 있어 강사가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 초등학교 대신 다니는 비인가 국제학교도 마찬가지다. 서울 서초구에서 영어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B씨는 지난해까지 자녀가 다니던 국공립어린이집의 ‘선물 불가’ 공지와 달리 올해 아무런 안내가 없는 유치원 분위기에 간극을 실감했다. 주변 학부모들에게 물어보니 “이중언어 담임, 원어민 교사, 버스 교사, 생활지도 교사, 원장까지 다 챙긴다”는 답이 돌아왔다. 선물 가격의 적정선도 천차만별이었다. 고민 끝에 B씨는 이중언어 교사와 원어민 교사 등 담임 2명에게만 3만원짜리 커피 기프티콘을 건넸다. 그런데 그날 오후 유치원 알림장에 ‘학부모님들이 보내주신 마음 잘 받았다’는 공지가 올라왔고, B씨는 내년에는 비싼 선물을 준비해서 제대로 챙겨야겠다고 다짐했다. 법과 현장의 간극은 개인 선물과 함께 나누는 음식에서도 드러난다.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대구 거주 C씨는 봄소풍을 앞두고 ‘교사 도시락을 학부모가 준비해 달라’는 공지를 받았다. 20명이 1인당 1만 5000원씩 모아 교사, 버스 기사, 원장이 먹을 도시락과 간식을 마련했다. C씨는 “국공립어린이집도 교사 개인 선물은 거절하지만, 선생님들이 함께 나눠 먹는 간식 정도는 받는다”고 전했다. 초중고교 단계에선 ‘촌지’ 관행은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일부 고교에선 관행은 한층 은밀해지고 선물의 단가도 뛴다. 입시 실적이 월등히 뛰어난 서울의 일부 특수목적고나 자립형사립고에선 진학 지도에 영향력이 큰 교사가 특정 상위권 학생의 학부모를 학교에서 떨어진 카페나 호텔 로비 등에서 따로 만나는 경우가 있다. 이 자리에서 ‘성의’ 명목으로 수십만원 대의 명품 스카프나 화장품 세트가 건네진다. 심지어 수백만원대 명품 가방도 종종 ‘감사의 마음’으로 둔갑한다. 학부모 D씨는 “학부모 상당수가 전문직·자산가 계층이라 선물 비용을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는다”며 “교사의 한마디 조언과 정보가 당사자들에겐 큰 도움이 되니 ‘답례’ 성격의 관행이 선후배 학부모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전수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학위·진학 앞에 무색한 법위법 소지 있어도 선물 관행 잔존“규제 대상, 직무 중심 재정의해야”대학을 거쳐 대학원으로 가면 선물의 규모는 더욱 커진다.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교수가 대학원생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 서울의 한 공과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E씨는 스승의날에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과 돈을 모아 지도교수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E씨의 연구실에서는 ‘박사 20만원·석사 10만원’이 관례로 정착돼 있다. 이렇게 모은 회비는 회식을 하거나 교수 선물을 구입하는 데 쓴다. 또 다른 공대의 석사과정 F씨 연구실에는 2년마다 대학원생 10여명이 격년으로 150만원 상당의 최신 기종 스마트폰을 사서 지도교수에게 선물하는 관행이 있다. 이런 관행 상당수는 위법 소지가 있다. 대학교수의 경우 국립대는 공무원, 사립대는 교직원 신분으로 모두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는다. 국민권익위원회 해석상 학생들이 5만원씩 나눠서 걷었더라도 지도교수와의 관계에서는 사교·의례 목적으로 보기 어렵고, 사전에 뜻을 모아 가담한 학생은 각자 위반 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된다. 교수가 100만원을 넘는 선물을 받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청탁금지법 도입 초기 권익위 자문위원을 지낸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법은 직무가 아닌 공직자라는 신분을 기준으로 규제 대상을 따지다 보니 허점이 발생한다”며 “향후 법 개정으로 문구를 ‘해당 직무에 종사하는 자’로 수정해 실질적인 직무 중심으로 규제 대상을 명확히 재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 레전드 스타들 패배는 곧 은퇴… 그들의 시대가 저문다

    레전드 스타들 패배는 곧 은퇴… 그들의 시대가 저문다

    패배하는 순간 그대로 끝난다.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던 축구 스타들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서 ‘라스트 댄스’를 하나둘 마치고 있다. 축구의 한 시대가 이번 대회에서 한꺼번에 저문다. 팬들도 아쉬운 작별을 마주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함께 ‘메날두’ 시대를 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7일(한국시간) 포르투갈이 16강전에서 스페인에 0-1로 패하면서 20년의 국가대표 여정을 마쳤다. 이날 경기 후 눈시울이 붉어진 그는 “이런 방식으로 월드컵을 떠나는 게 슬프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후련한 마음으로 떠나게 됐다”면서 “오늘이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선언했다. 호나우두 이후 브라질 축구를 이끌어왔던 네이마르 주니오르 역시 전날 16강전에서 노르웨이에게 패배한 직후 대표팀 은퇴를 발표했다. 브라질 대표팀 역대 최다인 80골을 기록한 그가 떠나면서 브라질은 이제 네이마르 없는 대표팀을 꾸려야 한다. 월드컵에서 최고의 선방쇼를 여러차례 선보였던 멕시코의 전설 기예르모 오초아 역시 전날 멕시코가 잉글랜드에 2-3으로 패하면서 대표팀 생활을 끝냈다. 그는 자국팬들 앞에 눈물을 쏟으며 잔디를 매만지는 모습을 남긴 채 마지막 안녕을 고했다. 앞서 독일의 ‘철벽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도 32강 파라과이전 패배 후 “대표팀에서 뛴 시간은 언제나 영광이었다”는 말과 함께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32강에서 포르투갈에 1-2 패배한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역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을 예정이다.
  • 변진섭이 친 골프공에 황영조 뇌진탕…CT 정상인데도 위험했던 이유

    변진섭이 친 골프공에 황영조 뇌진탕…CT 정상인데도 위험했던 이유

    가수 변진섭이 과거 자신이 친 골프공에 전 마라톤 국가대표 황영조가 맞아 의식을 잃었던 사고를 회상하면서 골프장 안전사고와 뇌진탕의 위험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변진섭은 지난 4일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 출연해 1990년대 골프를 처음 배우던 시절 황영조와 라운드를 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변진섭은 “공을 치려는데 앞에 황영조가 있었다. 비키라고 했는데 ‘괜찮다, 피하면 된다’고 해서 쳤는데 결국 맞았다”며 “너무 크게 다쳐 업고 뛰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황영조는 “안경테에 골프공이 맞으면서 순간 뇌진탕이 왔다. 의식을 잃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피가 나고 있었다”며 “50바늘이나 꿰맸다”고 전했다. CT·MRI 정상이어도 후유증 남을 수 있어 뇌진탕은 외부 충격으로 인해 뇌 기능이 일시적으로 손상되는 외상성 뇌손상이다. 두개골 골절이나 뇌출혈이 없어도 발생할 수 있으며, 초기 CT나 MRI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의식 소실이나 기억력 저하, 두통, 어지럼증, 구토, 집중력 저하 등이 수 시간에서 수일 뒤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 가볍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머리를 강하게 부딪힌 뒤 ▲잠시라도 의식을 잃었거나 ▲반복적인 구토 ▲심한 두통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시야 이상이나 동공 크기 변화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이나 신경외과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초기 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두통이나 어지럼증, 빛과 소리에 대한 과민 반응, 기억력 저하 등이 지속되면 ‘뇌진탕 후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어 추가 진료가 필요하다. “볼!” 경고 없이 쳤다면 법적 책임 커질 수도 골프장에서는 안전 의무도 중요하다. 실제로 2023년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소개한 판례에서는 전방에 사람이 있는데도 “볼(Ball)!” 등 경고 없이 스윙해 동반자에게 뇌진탕을 입힌 사고에서 법원이 가해자의 책임을 80%로 인정했다. 당시 피해자는 골프공에 머리를 맞아 뇌진탕 진단을 받았으며, 법원은 골프공을 치기 전 전방 안전을 확인하고 위험 상황에서는 반드시 경고해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가해자는 민사상 손해배상뿐 아니라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형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골프공은 시속 150~250㎞ 이상으로 날아가는 경우가 많아 작은 공이라도 머리나 얼굴을 맞으면 뇌진탕은 물론 두개골 골절이나 뇌출혈 등 중증 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골프장에서 타구 사고가 발생했다면 경기를 즉시 중단하고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한편, 사고 경위를 골프장 측에 알리고 CCTV나 동반자 진술 등 관련 증거를 확보해 두는 것이 향후 보험 및 손해배상 절차에도 도움이 된다.
  • 중식당 흔한 메뉴인데 ‘11만원’ 경악…“금이라도 들었나” 무슨 일?

    중식당 흔한 메뉴인데 ‘11만원’ 경악…“금이라도 들었나” 무슨 일?

    중국 상하이의 한 식당이 최근 중국인들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자 소울푸드로 꼽히는 ‘토마토 달걀 볶음’을 520위안(약 11만원)에 판매해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에 있는 한 레스토랑은 최근 일반 음식점보다 수십배 비싼 가격에 토마토 달걀 볶음을 출시했다. 토마토 달걀 볶음은 중국 전역에서 가장 흔하고 저렴하게 즐기는 대중적인 가정식 요리라는 점에서 이번 고가 책정은 이례적이다. 특히 현지 블로거들이 이 식당을 방문해 촬영한 조리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확산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해당 영상을 보면 셰프는 일반 달걀이나 오리알 대신 짙은 녹색을 띤 거대한 에뮤알을 사용했다. 껍질이 너무 두꺼워 작은 망치로 깨뜨려야 하는 이 에뮤알은 독일에서 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네덜란드산 프리미엄 토마토가 재료로 쓰였다. 조리 과정 자체는 일반적인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셰프가 달걀을 일반 그릇이 아닌 고급스러운 느낌의 고블린 잔에 받쳐 들고 깨뜨리는 등의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식당 측에 따르면 이 요리의 원가는 에뮤알 구입비 150위안과 토마토 비용 50위안을 더해 총 200위안(약 4만원) 수준이다. 바가지 논란에 대해 식당 총괄 셰프는 “이 요리는 하루에 딱 한 세트만 한정 판매하며 사전 예약한 고객에게만 제공된다”며 “일반적인 토마토 달걀 볶음의 상업적 논리로 가격을 책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소식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누리꾼들은 “52위안(약 1만원)이어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520위안은 너무하다”, “이 돈을 내고 먹는 사람이 있나”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식당이 가격을 명확하게 표시했고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해 구매하는 것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식당 측을 옹호하기도 했다.
  • [서울데이터랩]코스피 거래상위 종목 희비…금호전기·금호건설 상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

    [서울데이터랩]코스피 거래상위 종목 희비…금호전기·금호건설 상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

    26일 오후 12시 30분 기준 코스피 거래 상위 종목은 종목별로 방향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거래량 상위권에서는 다스코(058730)가 2996만 8909주로 가장 활발한 거래를 기록했고, 보해양조(000890) 2883만 109주, 삼성전자(005930) 1790만 2820주, 금호타이어(073240) 1267만 2244주, 금호전기(001210) 1035만 3273주 등이 뒤를 이었다. 상승 종목 가운데서는 금호전기와 금호건설(002990)이 각각 30.00% 올라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도 24.55% 급등했고, 디와이에이(002880)는 24.02%, 보해양조는 14.29% 상승했다. 부국철강(026940)은 7.08%, 다스코는 3.05%, 계양전기(012200)는 2.95% 오르며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대형주는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32만 5500원으로 9.21% 하락했고, SK하이닉스(000660)는 264만 2000원으로 9.43% 내렸다. 삼성전자우(005935)도 8.30% 약세를 보였으며,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8.88%, LG디스플레이(034220)는 8.68%, 한화생명(088350)은 8.00% 각각 밀렸다. 한온시스템(018880)은 7.74%, 삼성중공업(010140)은 5.25% 하락했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가 9338억 43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가 6132억 489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삼성전자우 634억 5170만원, 두산에너빌리티 228억 2230만원, SK이터닉스(475150) 195억 7760만원 순으로 집계돼 대형 반도체주와 주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자금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종목별 변동성은 커졌지만 시장 전반적으로는 대형 기술주 약세와 일부 중소형 종목 급등이 동시에 전개되는 차별화 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울신문과 MetaVX의 생성형 AI가 함께 작성한 기사입니다] 정연호 기자
  • 넥센타이어, 중국 전기차 BYD 신차용 타이어 공급

    넥센타이어, 중국 전기차 BYD 신차용 타이어 공급

    넥센타이어가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BYD에 신차용 타이어를 처음으로 공급한다고 22일 밝혔다. 공급 차종은 중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세단 ‘씰6’과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서프’ 등 2종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K-타이어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씰6은 BYD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고성능 모델로 넥센타이어의 고성능 여름용 타이어 ‘엔페라 스포츠’가 호주 등 수출용 차량에 장착된다. 이 제품은 지난해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 스포츠카 등이 주관한 여름용 타이어 테스트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돌핀 서프는 BYD가 유럽 시장을 겨냥한 가성비 모델로 넥센타이어의 고효율 여름용 타이어 ‘엔블루 S’가 유럽 수출용 차량에 장착된다. 한국타이어도 현재 BYD 승용차 씰6, 아토3 등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을 공급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 김영갑 작가의 구름, 바람 그리고 오름… 국립제주박물관서 만나다

    김영갑 작가의 구름, 바람 그리고 오름… 국립제주박물관서 만나다

    “지금은 사라진 제주의 평화와 고요가 내 사진 안에 있다.” 무지개가 피어난 다랑쉬오름 아래 적혀 있는 글귀다. 국립제주박물관은 16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찰나의 영원, 제주를 담다-고(故) 김영갑(1957~2005년) 작가 기증 사진전’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제주에 매료됐던 김 작가의 작품 세계를 회고하고 기증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자리다. 흑백 사진 94점, 컬러 사진 64점(교체 전시 포함)과 파노라마 카메라 등의 유품 및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소장 소조상을 포함해 총 177점을 선보인다. 지난 3월 김영갑갤러리두모악으로부터 9만 8652점(필름 9만 4866점, 인화지 3253점, 액자 533점)을 기증받은 작품들을 선별해 전시하는 셈이다. 그동안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갤러리 수장고 시설의 노후화에 따른 작품 보존 문제로 고민을 거듭해 왔다. 평소 박훈일 관장의 바람대로 고인의 작품이 공공기관으로 옮겨져 체적인 보존과 관리의 길이 열리게 됐다. 국립제주박물관과 지난 3월 협약을 체결해 기증식을 가지면서부터다. 김동우 국립제주박물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삼달리 두모악갤러리의 작품을 기증받으면서 그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면서 “오히려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고인의 작품을 더 좋아하는 분이 많아져서 그곳의 소중한 공간들도 더욱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증 작품 가운데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제주의 옛 풍광이 담겨 있어 예술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기록으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전시 구성은 1부 ‘제주인의 삶과 죽음’, 2부 ‘오름, 영혼의 안식처’, 3부 ‘제주 환상곡’, 4부 ‘남겨진 이야기’로 이뤄져 있다.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고인은 1985년 제주에 정착한 이래 제주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호흡했다. 그는 마음속에 담긴 이어도의 실체를 알고자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던 무덤과 동자석을 찾아다녔다. 현실에서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굿판을 기록했다. 그러다 마침내 오름에 다다랐다. 이곳에서 삶과 죽음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일까. 기교도 치장도 없는 담백한 이미지로 삶과 죽음을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이처럼 1부가 고 김영갑 작가가 제주에 입도한 1985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촬영한 작품으로 제주 사람들, 무덤, 동자석, 무속, 오름 등을 담았다면 2부는 제주의 오름, 그 서정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았다. 이윤섭 학예연구사는 “그 감성을 살리고 고스란히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작품과 작품의 간격도 최대한 떨어뜨려 놨다”고 전했다. 저마다 다른 표정을 한 오름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3부는 1995년 말부터 촬영한 사진들이다. 이때부터 작가는 가로의 폭을 더욱 넓혀 6×17인치 1대 3 비율을 즐겨 사용했다. 가로 폭이 긴 작품들. 장폭의 화면에 용눈이오름, 구름 언덕 등을 주제로 작가가 느낀 순간의 경험, 특히 바람의 숨결까지 곡진하게 담아냈다. 바람 그 자체를 담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휘날리는 나무, 갈대들을 포착했다. 하루 종일 한 오름만 수백 번을 찍고 한 구름 언덕의 구름들 표정만 수십 번을 찍어내는 고통 끝에 태어난 표정들을 만날 수 있다. 4부는 김영갑 작가가 설립한 김영갑갤러리두모악에 대한 이야기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작가가 작품으로 대중과 교감하고자 2002년 서귀포 삼달리에 설립한 공간이다. 한라산의 옛 이름을 가진 갤러리다. 지금은 문 닫은 학교 터에 꾸미지 않은 듯 꾸민 제주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담았다. 그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이곳에서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고, 그 흔적은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남았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야외정원도 전시관 안에 들여놨다. 창문을 통해 두모악갤러리의 평화로운 뜰과 토우를 만날 수 있다. 자기도 모르게 가던 길을 멈추게 만드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카메라와 가방 등 유품을 선보이고 영상과 연출로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을 재현함으로써 작가와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전시에는 출품하지 못한 여러 작품을 슬라이드 라이트 액자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으며, 필름 전용 확대경인 루페를 사용해 마치 작가가 작품을 확인하듯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이 소장한 방명록에서 2002년 개관 이래 관람객들이 남긴 글 중 일부를 뽑아 터치스크린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QR 코드를 활용한 전시 음성 안내 시스템 및 저시력자용 큰 글씨 책자를 비치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였다. 이번 전시의 특징 중 하나는 작품에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어떤 선입견도 없이 관람객과 작품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을 추구했던 작가의 뜻에 따른 것이다. 다만 작품의 촬영 현장을 궁금해하는 관람객을 위해 김영갑갤러리두모악에서 전시품 분류를 위해 마련한 제목과 기술적인 사진의 특징을 기재한 전시 안내 리플릿을 전시장 입구에 비치해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16일부터 11월 1일까지 32점의 작품을 한 차례 선보인 뒤, 11월 3일부터 2027년 3월 1일까지 동일 수량의 다른 작품으로 교체 전시할 예정이다. 김 작가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소개함으로써 제주 자연의 다채로운 모습을 선사한다. 이 학예연구사는 “고인은 언젠가 자신의 작품을 국립제주박물관에서 보게 될지 모른다고 인터뷰했었다”면서 “그 예언이 20여 년이 지나 현실이 돼 제주보다 제주를 더 사랑한 바람의 사진가로 관객을 초대한다”고 전했다. 마음에 오름과 바람이 노래하는 평화로움에 젖어 들고 싶다면 대형 스크린에 40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공간에서 멍때려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작가가 느꼈던 제주의 바람과 소리를 통해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 [마감 후] 석유와 ‘환승이별’ 하기

    [마감 후] 석유와 ‘환승이별’ 하기

    신선한 토마토가 어느 날 유럽 식탁에서 사라졌다. 이역만리에서 발생한 전쟁 때문이다. 밭 토마토는 비료 가격과 운반 트럭의 디젤 가격이 올라서, 온실 토마토는 난방 연료와 비닐하우스를 유지할 플라스틱이 부족해 생산시설을 닫았다. 위기는 다른 농산물로도 번졌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난을 맞은 유럽의 현실이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지도 3개월이다. 책에서만 봤던 이 해협의 개방 여부가 우리 집 쓰레기 봉투에 영향을 준다는 걸 이번에 학습했다. 의복과 식자재, 스마트폰, 자동차,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석유가 빠지지 않는다. 한국은 1차 에너지의 94%를 해외에 의존한다. 원유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세계 6위 규모의 원유 수입국으로 이 가운데 70%가 중동산이다. 짧은 수송 거리, 국내 정유 설비와의 적합성 등이 강점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드러난 건 ‘중동 쏠림’뿐 아니라 석유 의존의 리스크다. 한국의 원유 수입량은 증가세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원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0억 3000만 배럴이었다. 원유를 들여와 고부가 가치 석유제품을 만들어 수출한 양이 전년보다 4.0%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국내 석유제품 소비도 3.5% 늘어났다. 재생에너지 전환도 더딘 편이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이다. 석유와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가성비가 좋다. 셰일 혁명으로 ‘값싼 석유’의 시대가 왔는데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는 비싸다. 리튬, 니켈, 구리, 희토류도 필요하다. 이미 깔아 놓은 정유시설, 발전소, 주유소를 두고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환한다는 건 쉽지 않다. 재생에너지는 자연 조건에 따라 간헐적으로 생산되는데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연결망도 충분하지 않다. 화학제품은 대체하기 더 어렵다. 원유의 30%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소재 산업의 기초 원료로 사용된다. 이미 사용하는 생필품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전환에도 석유가 관여한다. 배터리에도 정유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이 쓰이고 풍력 발전 터빈에도, 전기차 내장재와 타이어도 고부가 플라스틱이 필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석유 및 천연가스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시점’을 기존 2030년에서 2050년으로 20년 늦췄다. 수요 하락의 시점을 미룬 이유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탈탄소 정책이 후퇴한 점, 석유화학 원료 및 대형 운송업종의 석유 수요가 견고한 점이 지목됐다. 중동 전쟁을 계기로 이재명 정부는 ‘탈플라스틱 경제 실현’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2030년까지 나프타를 이용해 만드는 신재를 30% 이상 감축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공허한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확고한 의지와 구체적인 실행계획, 장기적인 연구개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석유와의 환승이별에는 큰 각오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김지예 산업부 기자
  • [열린세상] 인생의 목적이 뭐야

    [열린세상] 인생의 목적이 뭐야

    “인생의 목적이 뭐야?” 최근 종영된 박해영 작가의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일명 모자무싸)에 나오는 대사다. 영화감독 지망생이었던 주인공 황동만의 형 황진만은, 20년째 데뷔를 못한 채 사고만 치고 다니는 동생에게 다그치듯 묻는다. 인생의 목적이 뭐냐고, 왜 그렇게 살고 있냐고, 정신 차리라고. 이에 황동만은 답한다. “불안하지 않은 거.” 황진만은 황동만이 데려온 여성 PD인 변은아에게도 유사한 질문을 던진다. “인생의 목적이 뭐야?” 변은아는 “저는 힘 있는 엄마가 될 거예요”라고 답한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와 달리, 다른 이들을 안아 줄 줄 아는, 단단한 중심을 가진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불안하지 않은 것을 넘어 타인의 불안을 껴안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나만의 불안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 불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만 같고, 포모(FOMO)를 좇아 나도 재테크 대박이라도 터뜨려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불안을 넘어서는 진정한 길이 있다면, 타인을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일 수 있다. 황동만 역시 변은아를 만나고, 당장 신변의 변화는 딱히 없었음에도, 그녀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서, 불안도 점차 사라진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이기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을 엄청나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사랑하지 않는다. 사실상 그는 자기 자신을 미워한다”고 말한다. 이기적인 사람은 자기만을 생각하며 점점 고립된다. 타인에게 방어적으로 굴고, 무언가를 내어줄 생각은 하지 못한다. 그럴수록 그는 더 혼자가 되고, 타인들과 진실된 관계를 맺기 어려워진다. 그렇기에 그는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타인에게 기꺼이 좋은 것을 내어 주고자 할 때, 우리는 그러한 ‘자기 고립’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불안은 웅크리면 웅크릴수록 심해지는 반면 타인에게 손을 내밀수록 오히려 사라지기 시작한다. 서로 의지하고, 위로하며, 웃긴 이야기 해 주고, 함께 거닐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면 불안도 조금씩 걷혀 나간다. ‘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은 혼자 가능한 게 아니다. 나의 힘을 받아 줄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는 타인에게 기대고, 또 타인이 나에게 기댈 때 강해진다. 내 삶에서 가장 힘든 시절은 수험생활과 육아, 돈벌이를 모두 해야 했던 30대였다. 그래도 20대만큼 불안하진 않았다. 내가 책임져야 할 존재가 있었고, 운명공동체가 된 아내와 서로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 혼자 모든 걸 갖춘 완벽한 상태가 되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불완전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나의 불안을 나눌 사람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아이에 대한 책임감으로 나 역시 ‘힘 있는 아빠’가 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모자무싸’에도 감독 데뷔를 했지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이들이 잔뜩 등장한다. 데뷔를 했다고 끝이 아니라 다음 작품이 잘 써지지 않아서, 생각만큼 흥행하지 못해서, 감독들은 저마다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영화가 잘된다고 해서 꼭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모든 불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려면, 소중한 사람이 나를 가치 있다고 여겨 주어야 한다. 서로의 삶에 가치 있는 사람을 만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하등 쓸모없는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일 수 있다. 세상 모두가 욕하는 사람이어도, 나에게는 가장 큰 위로가 되는 사람일 수 있다. 모두가 그 사람을 못 알아보지만, 내게는 최고로 재미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우리는 서로의 가치를 알아봐 줄 사람을 찾아 삶이라는 여행을 떠난다. 저마다 그 여행의 목적지에 닿을 수 있기를 바라 본다. 정지우 변호사·작가
  • 대법, ‘SG발 주가조작’ 라덕연 파기환송…“장외파생상품 주문도 시세조종”

    대법, ‘SG발 주가조작’ 라덕연 파기환송…“장외파생상품 주문도 시세조종”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45·전 호안투자컨설팅 대표)씨가 항소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은 장외 파생상품을 이용한 주문이 주식시장에서 상장증권 등의 시세조종성 주문으로 이어졌다면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20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라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456억원, 추징금 1816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라씨의 측근 변모씨, 안모씨 등 7명도 다시 2심 판단을 받는다. 라씨 등은 2019년 5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켜 7377억원 수준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적발된 주가조작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이들은 2019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투자자 명의 등을 위탁 관리하며 주식 투자하는 등 무등록 투자일임업을 통해 194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지난해 2월 라씨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465억원, 추징금 1945억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같은 해 11월 라씨의 형량을 징역 8년으로 대폭 낮췄고, 추징액도 1816억원으로 줄였다. 자본시장법상 금지되는 시세조종은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 매매에 한정되기 때문에 장외 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이용한 주문이라면 자본시장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CFD는 주식 등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상품이다. 항소심은 “시세조종 범행으로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부양된 주가가 한순간에 폭락하면서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했다”면서도 “CFD 계좌를 이용한 주문이 주식시장에서의 매매 주문과 동일하거나 필연적인 관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이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했다.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한 주문이어도 증권사 등을 거쳐 상장증권이나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통정매매로 이어졌다면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CFD 계좌를 이용한 주문과 이어진 증권 매매 주문에 시간 차가 있었지만, 대법원은 라씨 등이 CFD 계좌를 이용한 거래가 실제 상장증권 매매 주문으로 이어지는 거래 구조를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은 CFD 거래 구조와 장점 등을 충분히 인식했다”며 “문제의 종목들에 대한 통정매매 등 시세조종 행위를 하기 위해 CFD 계약을 맺은 증권사에 다수의 CFD 계좌를 이용해 주문을 했다”고 설명했다.
  • “아재 몸매가 친근? 배 나온 남자 싫다”…매력적인 남녀 ‘체지방률’은

    “아재 몸매가 친근? 배 나온 남자 싫다”…매력적인 남녀 ‘체지방률’은

    과거 친근함으로 인기를 끌었던 ‘아저씨 몸매’(Dad bod) 대신 유명 배우들처럼 날씬하고 탄탄한 체형을 여성들이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성인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솔로펀’이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체지방률별 신체 사진을 두고 ‘가장 섹시한 몸매’를 선택하도록 한 결과, 여성은 남성의 일명 ‘아재 몸매’보다 배우 폴 메스칼이나 제이콥 엘로디 같은 운동으로 다져진 체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남성은 깡마른 몸매보다 가수 비욘세 같은 풍만한 몸매를 선호했다. 조사에서 남성의 가장 매력적인 체지방률로는 15%가 1위로 꼽혔다. 이는 과도한 근육질이 아닌 자연스럽고 건강한 몸매다. 체지방률 20%가 2위, 25%가 3위를 기록했고, 체지방률 35%는 가장 매력적이지 않은 몸매로 꼽혔다. 2024년 데이팅앱 데이팅컴 조사에서 싱글의 75%가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던 ‘아재 몸매’가 현실 이성 시장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남성에게 요구되는 엄격한 기준과 달리 여성의 신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드럽고 굴곡진 체형이 매력적인 기준으로 꼽혔다. 남성 응답자들은 소셜미디어(SNS)를 점령한 강박적인 깡마른 몸매보다 체지방률 30%대의 통통하고 볼륨감 있는 체형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여성 체지방률 기준은 25%가 2위로 나타났으며 극단적인 비만 체형인 45%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여성이 더 탄탄한 신체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본능적으로 보호와 건강의 신호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같은 체지방률이어도 남녀의 몸매가 다른 것은 성별에 따른 신체적인 특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남성의 경우 체지방률 15%는 날씬하고 탄탄한 운동선수의 상태를 의미하지만, 같은 수준의 여성은 극단적으로 마른 체형이 되어 호르몬 분비 이상 등 각종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반대로 여성의 체지방률 30%는 건강하고 풍만해 보일 수 있지만, 동등한 비율의 남성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과체중 체형으로 보일 수 있다.
  • “5월은 결혼 자금 증여의 달”…예비부부가 뒤통수 맞지 않으려면 [세테크]

    “5월은 결혼 자금 증여의 달”…예비부부가 뒤통수 맞지 않으려면 [세테크]

    기본공제 포함해 1.5억원까지는 세금 없어혼인 신고일 기준 앞뒤 2년…넘으면 가산세낼 세금 없어도 자금출처조사 대비 신고해야파혼 땐 3개월 내로 부모님께 다시 돌려줘야 예식장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5월입니다. ‘결혼의 달’을 맞아 혼인 재산 증여에 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예비부부라면 정부가 2024년 ‘혼인·출산 증여재산 공제’를 신설하면서 부모님으로부터 1억 5000만원(기본공제 5000만원 포함), 부부 합산 최대 3억원까지 세금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 아실 겁니다. 그런데 국세청의 계산기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꼼꼼합니다. ‘한도 내 증여이니 세금 문제는 없겠지’라는 기대감으로 돈을 주고받았다가는 가산세 납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힘들게 모은 재산을 물려주는데, 실수로 ‘세금 폭탄’을 맞으면 안 되겠죠. 현장에서 자주 하는 오해와 실수를 짚어드립니다. “혼인 공제 골든타임은 신고일 앞뒤로 2년” 예비 신부 박수민(가명)씨는 부모님으로부터 1억 5000만원을 먼저 받고, 결혼식만 올린 채 혼인 신고를 미뤘습니다. ‘청년 특별공급’ 막차를 타 볼 생각에 3년 뒤 혼인 신고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국세청이 인정하는 혼인 공제의 골든타임은 ‘혼인 신고일 기준으로 앞뒤 2년씩’(총 4년)입니다. 수민씨처럼 먼저 돈을 받고 나중에 혼인 신고를 하는 ‘선(先) 증여, 후(後) 신고’의 경우, 이 4년의 기간 중 ‘앞쪽 2년’ 규정이 적용되는데요. 돈을 받은 날로부터 2년 이내에 반드시 구청에 가서 혼인 신고를 마쳐야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수민씨가 혼인 신고를 3년 뒤로 미룬다면 면제받았던 증여세 970만원(증여 1억원 기준)뿐 아니라 2년간 세금을 내지 않은 것에 대한 이자(이자상당가산액, 하루 0.022%)까지 얹어 총 1100만원이 넘는 ‘가산세 폭탄’ 고지서를 받게 됩니다. 반대로 ‘선 신고, 후 증여’도 있습니다. 먼저 혼인 신고를 하고 살다가 부모님이 돈을 보태주는 경우인데요. 혼인 신고를 마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돈을 받으면 ‘뒤쪽 2년’ 규정이 적용된 것으로 보고 국세청은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그럼 국세청은 돈 받은 날과 결혼 자금을 어떻게 정확하게 알까요. 다름 아닌 예비부부의 자진신고로 알 수 있습니다. 국세청은 예비 신랑과 신부가 세금을 면제받기 위해 홈택스에 제출한 ‘혼인 증여재산 공제’와 ‘계좌이체 내역서’를 통해 확인합니다. 그렇다고 신고를 안 하고 숨기면 훗날 집 살 때 자금출처 조사를 통해 과거 은행 거래를 찾아냅니다. 이래저래 피할 수 없습니다. 돈은 이미 받았는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파혼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파혼한 달’(사유가 발생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돈을 다시 돌려드리면 됩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10일 파혼했다면, 5월 31일(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인 8월 31일까지 부모님 통장에 다시 입금하면 됩니다. 국세청은 이 경우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세금을 물리지 않습니다. “세금 0원이어도 증여 신고하는 게 유리” ‘귀찮게 국세청에 알릴 필요가 있나’라며 신고를 생략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낼 세금이 없더라도 증여세 신고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나중에 자녀가 집 살 때 거쳐야 하는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 때문입니다. 예컨대 신고하면 국세청 전산에 ‘부모님께 적법하게 받은 돈’이라는 기록이 남습니다. 기록이 없으면 국세청은 ‘최근에 몰래 준 돈’으로 의심하고 조사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1억 5000만원을 넘게 받는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 ‘나중에 갚겠다’는 차용증을 씁니다. 주의할 점은 ‘증여로 신고한 1억 5000만원’과 ‘차용증 쓴 돈’을 구분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 통장에 섞지 말고 증여받은 돈은 즉시 신고하고, 빌린 돈은 별도의 계좌로 받아 매달 실제 이자(법정 이자율 4.6%)를 입금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국세청은 부모와 자식 간의 말뿐인 차용을 믿지 않습니다. “혼인과 출산 중 하나만 공제…중복 혜택 ‘노’” 일부 예비부부들은 결혼할 때 1억 5000만원(기본공제 5000만원 포함)을 받고, 아이를 낳으면 출산 공제로 또 1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오해합니다. 아마 ‘혼인·출산 증여재산 공제’라는 이름 때문에 착각하는 것 같은데요. 혼인 공제와 출산 공제는 보너스처럼 중첩되는 게 아닙니다. 둘을 합쳐 딱 1억원까지만 빼주겠다는 것이 법의 취지입니다. 이미 결혼 때 혼인 공제로 1억원을 받았다면, 아이를 낳았을 때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공제액은 없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세금 없이 받을 수 있는 최대치는 기본공제 5000만원을 더해 1인당 1억 5000만원입니다. 참고로 출산 증여는 자녀의 출생일 기준으로 2년 내 받았을 때 적용됩니다. 또 결혼을 여러 번 하더라도 총공제액은 1억원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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