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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5년 지나도 여성 차별 여전”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5년 지나도 여성 차별 여전”

    “나는 페미니스트를 증오한다. 그래서 이슬람국가(IS)를 좋아한다.” 2015년 1월, 터키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IS에 가담했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대 한국인 남성 김모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의 가입 이유로 여성혐오를 꼽은 그의 행적에 ‘페미니스트’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다. 약 반년 뒤인 8월, ‘메갈리아’가 탄생했다. 일베(일간베스트)나 디시인사이드 등 남초 사이트는 물론 일상에서 숨 쉬듯 벌어지는 여성혐오에 대항해 거울로 반사하듯 보여 준 미러링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방식이었다. ‘김치녀’는 ‘한남충’으로, ‘맘충’은 ‘애비충’으로 치환하는 이들의 방식이 ‘여혐혐’인지, ‘남혐’인지를 놓고 사회가 들썩였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메갈리아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극과 극이다. 한쪽에선 ‘여자 일베’라고 비난하지만, 다른 쪽에선 ‘여성들의 해방구’라고 평한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한국 페미니즘사(史)에서 메갈리아는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라는 점이다. 본 사이트는 1년도 안 돼 폐쇄됐지만, 수많은 메갈리안은 남았다. 온라인에서 꿈틀대던 여성의 목소리는 2016년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집회를 거쳐 2018년 혜화역에서의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로 나타났고, 2020년 현재 정치권까지 뒤흔드는 주요 의제로 자리잡았다. 그간 소수 운동가와 학자들의 영역이었던 페미니즘은 메갈리아 이후 일상의 영역으로 확대됐고, ‘영 페미니스트’를 넘어 ‘영영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1020 여성이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메갈리아를 단순히 혐오세력으로만 지칭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한계도 있다. 미러링이 또 다른 혐오라는 지적과 함께 페미니즘 전반에 대한 백래시(반발)도 커졌다. “너 ‘메갈’이냐”는 말은 과거의 ‘빨갱이’ 같은 낙인이 됐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이후 5년간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 논의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 각성 메갈리아 통해 일상 속 여혐 인식“페미니즘은 ‘특별한 것’ 아니다” 깨달아 “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차별 ‘미러링’은 여혐민국 바꿀 수단페미니즘 논의 활발…차별은 여전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천 n번방 공론화, 혜화역 시위수많은 여성이 취지 공감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온라인에서 처음으로 활발한 페미니즘 논의를 보고 겪으며 조직된 힘을 경험한 까닭이다. 해시태그 공유나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는 이들이 일상에서 여성운동을 실천하고 효능감을 얻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올라온 뒤 여성 가해자가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변화 여성 의제 다양화 성과…성 대결은 심각“사회 전반에서 여성 목소리 들어달라”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5년간 많은 사람이 여성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무력함이나 좌절감도 커졌다”면서 “의도적으로 젠더 이슈에 대해 거리를 두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갈리아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中은 ‘빅브러더 공화국’… 런던도 세계적 감시도시

    中은 ‘빅브러더 공화국’… 런던도 세계적 감시도시

    중국 충칭시의 경찰관 치우루이는 최근 지역 공원의 폐쇄회로(CC)TV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공원에서 산책 중인 남성이 2002년 살인 사건의 용의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었다. 충칭시 정부는 주민들의 얼굴을 실시간 분석해 경찰 데이터베이스 내 용의자 정보와 60% 이상 일치하면 곧바로 통보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3일 뒤 경찰에 붙잡힌 이 남성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충칭의 사례는 ‘범죄 예방’이라는 명목하에 정부가 개인의 사생활을 모두 들여다볼 수 있는 ‘빅브러더 사회’가 도래했음을 보여 준다. 전 세계에서 감시가 가장 심한 20개 도시 가운데 18곳이 중국에 있었다. 다른 나라들도 CCTV에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을 적용해 ‘감시도시’를 만들고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조사업체 컴패리테크가 이날 세계 주요 도시의 공공 감시카메라 현황을 발표했다. 인구가 많은 전 세계 도시 150곳을 대상으로 정부 보고서와 뉴스 기사 등을 분석해 공공기관이 설치한 감시카메라 대수를 집계했다. CCTV가 가장 많은 곳은 중국의 베이징으로 115만대였다. 상하이(100만대)와 영국 런던(62만대),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46만 5000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인구 대비 감시카메라 대수로는 타이위안이 단연 1위였다. 이 도시의 인구는 390만명인데, CCTV는 46만 5255대로 인구 1000명당 119.57대가 설치됐다. 이어 중국 우시가 92.14대로 2위, 런던이 67.47대로 3위였다. 상위 20개 도시 가운데 중국 외 도시는 런던과 인도 하이데라바드뿐이었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범죄 예방을 위해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밝혔지만 범죄 건수와 주민 불안감 등을 수치화한 ‘범죄지수’를 살펴보면 이 주장에 허점이 많다고 컴패리테크가 지적했다. 범죄지수가 높을수록 위험한 도시로 평가받는데, CCTV 밀도 1~2위인 타이위안과 우시는 각각 51.47과 7.84로 차이가 상당했다. 3위 런던은 52.56이지만, 8위 칭다오는 7.42로 들쑥날쑥했다. 특히 중국은 서부 신장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속을 명분 삼아 얼굴인식 카메라를 약 45m마다 한 대씩 설치했다. 카메라는 위구르족을 찍은 영상을 중앙 지휘소로 보내고 지휘소에서는 얼굴과 일상을 분석한다. 홍콩중국대학 중국연구센터의 세버린 아르센 교수는 “안면인식 기술을 갖춘 감시카메라는 반체제 인사나 소수민족 탄압에 악용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CCTV 시스템 책임자가 누구인지 확실히 해야 하지만 중국은 누가 책임자인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3대 도시’인 런던은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CCTV 밀도가 가장 높다. 싱가포르나 미국 시카고, 러시아 모스크바도 가로등에 얼굴인식 카메라를 부착하고 있다. 미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정부기관의 안면인식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아직은 소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IS에 참수당한 英 희생자 딸 “IS 신부 베굼은 시한폭탄”

    IS에 참수당한 英 희생자 딸 “IS 신부 베굼은 시한폭탄”

    지난 2014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인질로 잡힌 후 참수당한 영국인 구호요원의 딸이 일명 'IS 신부'인 샤미마 베굼(20)의 영국행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현지언론은 영국인 구호요원 데이비드 헤인즈의 딸 배서니(23)가 베굼의 영국행을 허락해서는 안된다고 밝혔고 보도했다. 6년 전 목숨을 잃은 배서니의 아버지인 데이비드는 2013년 이탈리아인 동료 등과 시리아 난민캠프 부지를 둘러보고 터키로 돌아가다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 이후 테러리스트와는 몸값 협상을 벌이지 않는다는 영국 정부의 원칙에 따라 계속 억류된 그는 2014년 9월 IS에 의해 참수당했다. 특히 이 장면은 동영상으로 공개돼 전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최근 이 사건이 다시 불거진 것은 ‘IS 신부‘로 불린 베굼이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런던 출신인 베굼은 15세 시절이던 지난 2015년 2월 학교 친구 2명과 함께 시리아로 건너간 뒤 IS에 합류했다. 이후 IS를 위해 활동하던 그는 네덜란드 출신 IS 조직원과 결혼해 아이 3명을 낳았다. 그러나 IS가 패퇴하면서 오갈 데가 없어지자 그가 있을 곳은 시리아 난민촌 밖에 없었다. 이에 베굼은 다시 런던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으나 영국 정부은 단박에 거절했고 이후 법적 소송이 이어졌다.특히 지난 16일 항소법원은 베굼이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영국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공정과 정의가 국가 안보 우려보다 더 귀중하다”고 밝혔다. 이에 내무부 측은 “법원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으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영국 내 여론은 들끓었으며 그 가운데 유가족인 배서니의 분노는 가장 컸다. 배서니는 "지난해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해보려고 시리아 캠프를 찾아간 바 있다"면서 "IS에 대한 강한 유대감과 충성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에 불안했지만 이는 옳은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중 베굼을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면서 "베굼은 여전히 영국에 대한 강한 증오심을 갖고있다. 똑딱거리는 시한폭탄"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향갈길 열린 IS 신부, 영국 살면 비용 150억원…국민 세금 논란

    고향갈길 열린 IS 신부, 영국 살면 비용 150억원…국민 세금 논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국제적 미아가 된 샤미마 베굼(20)이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올 길이 열린 가운데 이 판결을 놓고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있다.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선데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밖에 있을 뿐 아니라 국가안보를 이유로 시민권을 박탈당한 사람을 위해, 법적 지원을 받을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이상하고 비뚤어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존슨 총리가 밝힌 법적 지원의 대상은 바로 ‘IS 신부'로 불린 베굼이다. 런던 출신의 베굼은 15세 시절이던 지난 2015년 2월 학교 친구 2명과 함께 시리아로 건너간 뒤 IS에 합류했다. 이후 IS를 위해 활동하던 그는 네덜란드 출신 IS 조직원과 결혼해 아이 3명을 낳았다. 그러나 IS가 패퇴하면서 오갈 데가 없어지자 그가 있을 곳은 시리아 난민촌 밖에 없었다.특히 아이 3명 모두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그의 딱한 처지에 대한 동정론도 일었다. 이에 베굼은 다시 런던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으나 영국 정부은 단박에 거절했다. 지난해 2월 영국 내무부가 그가 영국-방글라데시 이중국적이라는 점을 들어 아예 영국 시민권을 박탈해버렸기 때문.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베굼 측 변호인은 특별이민항소위원회(SIAC)에 영국 시민권 회복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2월 패소했다. 오히려 SIAC 측은 영국 시민권을 얻는 대신 방글라데시로 눈을 돌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방글라데시 외무부 측은 “베굼이 방글라데시 시민이 아니며 입국허가에 대해서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사실상 베굼이 갈 나라는 없어졌다. 이후 베굼 측 변호인은 항소했고 결국 지난 16일 항소법원은 베굼이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영국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공정과 정의가 국가 안보 우려보다 더 귀중하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존슨 총리의 발언은 항소법원의 결정을 비판한 것으로 내무부 측도 "법원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으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실제 베굼이 입국한 이후 사용될 거액의 비용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영국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 알란 맨도자 박사는 "베굼이 평생을 영국에서 살게 된다면 경찰과 경호비용으로 최대 1000만 파운드(약 151억원)가 소모될 것"이라면서 "납세자가 베굼을 위한 청구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도저히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1000만 파운드라는 돈은 테러로 희생된 진짜 영국인 피해자들에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다시 영국 갈래요”…오도가도 못하는 ‘IS 신부’ 고향 갈길 열렸다

    “다시 영국 갈래요”…오도가도 못하는 ‘IS 신부’ 고향 갈길 열렸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오도가도 못한 처지에 놓인 샤미마 베굼(20)이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런던 항소법원은 베굼이 모국으로 돌아와 시민권 박탈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귀국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판결했다. 이른바 ‘IS 신부’라는 명칭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베굼은 런던 출신으로, 15세 시절이던 지난 2015년 2월 학교 친구 2명과 함께 시리아로 건너간 뒤 IS에 합류했다. 이후 IS를 위해 활동하던 그는 네덜란드 출신 IS 조직원과 결혼해 아이 3명을 낳았다. 그러나 IS가 패퇴하면서 오갈 데가 없어지자 그가 있을 곳은 시리아 난민촌 밖에 없었다. 특히 아이 3명 모두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그의 딱한 처지에 대한 동정론도 일었다. 이에 베굼은 다시 런던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으나 영국 정부은 단박에 거절했다. 지난해 2월 영국 내무부가 그가 영국-방글라데시 이중국적이라는 점을 들어 아예 영국 시민권을 박탈해버렸기 때문.이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베굼 측 변호인은 특별이민항소위원회(SIAC)에 영국 시민권 회복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2월 패소했다. 오히려 SIAC 측은 영국 시민권을 얻는 대신 방글라데시로 눈을 돌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방글라데시 외무부 측은 “베굼이 방글라데시 시민이 아니며 입국허가에 대해서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사실상 베굼이 갈 나라는 없어졌다. 이후 베굼 측 변호인은 항소했고 결국 런던 항소법원은 베굼이 모국으로 돌아와 정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곧 베굼 측의 효과적이고 공정한 법적 투쟁을 위해 영국으로 돌아오는 길을 열어준 셈. 다만 법원 측도 베굼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인정해 일각에서는 그가 영국에 도착하는 즉시 체포돼 구금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대해 내무부 측은 "법원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으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국가 안보를 유지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베굼이 귀국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시리아 북부에서 어떻게 영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주문 커피 이름에 ‘IS(이슬람국가)’…스타벅스서 차별당한 무슬림 여성

    주문 커피 이름에 ‘IS(이슬람국가)’…스타벅스서 차별당한 무슬림 여성

    미국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한 무슬림 여성이 직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인권침해를 받았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아이샤라는 이름의 19세 여성은 지난 1일, 히잡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네소타주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했다가 매장 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ISIS’라고 적은 것을 보고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ISIS’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한국에서는 IS로 표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히잡을 쓴 무슬림과 이슬람 종교를 비하하는 의도가 다분했다는 것이 아이샤의 주장이다. 아이샤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음료를 받아든 뒤 컵에 쓰여있는 내 ‘이름’을 보자마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며칠 동안이나 이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면서 “매우 굴욕적인 순간이었으며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결국 인권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동시에, 문제의 스타벅스 직원과 회사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 여성은 히잡을 쓴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테러단체로 비하한 문제의 직원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스타벅스 측은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해당 직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피해 여성과 직원의 직접적인 만남을 불허했다. 해당 매점이 입주한 대형마트 체인인 타깃 측은 “이 문제를 조사한 결과 고의적인 행동이 아닌, 피할 수 있었던 ‘불행한 실수’라고 보여진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스타벅스 매장의 매니저는 적반하장으로 “도대체 문제가 뭔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자주 그들(무슬림)의 이름을 잘못 부르곤 한다”고 말해 더욱 분노를 자아냈다. 사건이 발생한 스타벅스 매장 측은 이 여성에게 새로운 음료와 25달러 상당의 기프트 카드로 ‘사과’를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샤는 변호사와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문제의 직원과 매니저의 해고를 요구하고 있다.한편 지난해에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이 이슬람 복장을 한 남성 손님의 이름을 'ISIS'로 기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2018년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으며, 당시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8000개 이상 점포를 오후 동안 폐쇄한 뒤 17만5000명의 직원을 상대로 무의식적 인종차별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했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엔 안보리, 때늦은 코로나 휴전 결의안 채택..미중 기싸움 탓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 2532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3월 23일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한 지 4달여 만이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펜데믹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선포한지 111일 만에 이뤄졌다. 안보리는 이번 결의안에서 모든 무력 분쟁 당사자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과 의무 후송이 안전하고 방해를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소한 90일간 ‘영속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정전’을 촉구했다. 또 분쟁지역과 인도주의 위기지역에 파견된 13개 유엔 평화유지임무단에 해당 지역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할 것도 요청했다. 다만, 유엔 안보리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알 누스라 전선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군사 작전에는 정전 촉구 결의가 적용되지 않는다. AFP통신은 “이번 결의안이 안보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관해 내놓은 첫 번째 성명이자 실질적 조치로 평가했다. 안보리가 늦깎이 결의안을 내놓은 것은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 때문이다. 미중은 각각 결의안에 코로나19 투명성 확보와 WHO 지지 확인 등 언급이 포함돼야 한다고 맞서왔다. 미국은 결의안에 코로나19 정보의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은 겨냥해 코로나19 관련 ‘투명성 재고’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미국이 최근 탈퇴한 WHO 지지를 언급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파키스탄 카라치 증권거래소에 괴한 급습 “적어도 10명 사망“

    파키스탄 카라치 증권거래소에 괴한 급습 “적어도 10명 사망“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있는 증권거래소에 29일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해 적어도 10명이 죽고 여러 명이 다쳤다. 지오뉴스 등 현지 언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카라치 증권거래소 건물에 무장 괴한 4명이 은색 도요타 코롤라 승용차를 탄 채로 자동화기로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을 던지며 정문 검문소를 돌파하려 했다. 경찰과 특수 부대가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응사를 했다. 이 과정에 괴한 4명 모두와 치안요원 4명, 경찰관 한 명, 민간인 한 명 등 모두 1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이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발루치 부족들은 오랜 기간 독립을 추구하면서 그곳에서 생산되는 광물자원들을 자신들이 처분할 수 있길 바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파키스탄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준동으로 가끔 이런 유형의 공격에 시달렸지만 최근 들어선 거의 이런 일이 없었다고 BBC는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국경을 맞댄 발루치스탄은 평소 분리주의 무장 반군과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활동이 잦은 곳이다. BLA는 지난해 5월 발루치스탄주 과다르에서 5성급 호텔을 습격하는 등 파키스탄 남부에서 각종 테러를 일으켜왔다. 지난해 4월에도 카라치에서 과다르로 이동하던 버스를 세운 반군이 승객 14명을 살해했다. 해당 건물은 평소 경비가 삼엄한 곳으로 은행 등 주요 금융 기관도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거래소는 성명을 통해 상황이 “아직도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비드 알리 하비브 소장은 괴한들이 탄 승용차가 주차장 쪽에서 튀어나와 “모두에게 총을 쐈다”라고 말했다. 건물 안의 많은 사람들은 뒷문으로 빠져나가 피신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축복도 죄가 되나요

    [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축복도 죄가 되나요

    1992년, 그러니까 28년 전 이맘때쯤 종교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희대의 사건이 있었다. 개신교 감리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가 이 교단 신학교인 감리교신학대 학장을 지낸 신학자 변선환(1927~1995) 목사를 출교(黜敎) 조치한 일이다.`교회 바깥에서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변 목사의 다원주의 발언이 화근(?)이었다. 신학의 토착화를 외치며 다원주의를 펼쳤으니, 성경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는 근본주의의 개신교단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이단 신학자로 낙인찍힌 것이다. 출교는 목회자와 신자의 자격을 박탈당한 채 교회에서 영원히 거세되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극형이다. 출교 3년 후 연구실에서 세상을 떠난 변 목사는 지금도 종교 간 화합과 다원주의를 말할 때 회자된다. 타 종교를 존중하고 대화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적그리스도’ 취급을 받고 종교재판에 회부됐던 변 목사 사후 한국 종교계에선 화합과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변 목사가 초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그 첨병이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협의체인 KCRP는 해마다 종교 간 화합주간 행사를 연다. 신자들이 성당이며 절집, 교당, 예배당 같은 이웃 종교 시설을 교차 방문해 서로 종교를 알아가도록 주선도 한다. 그 앎과 이해의 모토는 바로 `다름도 아름답다´이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화해와 일치에 나선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신앙직제협의회)도 특별한 사례다. 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정교회가 참여한 이 협의회는 천주교를 이단시하는 일부 보수 개신교계의 반대 시위로 가끔씩 골치를 앓지만 일치기도회며 신학 대화모임을 잇고 있다. 2017년에는 교황청과 루터교세계연맹이 함께 작성한 `갈등에서 사귐으로´를 신구교 신학자들이 공동 번역 출간해 세계 기독교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런데 유독 보수 개신교 안쪽은 변화가 없어 보인다. 부쩍 늘어가는 종교 간 화합과 화해의 몸짓과는 달리 성경과 예배당에 몰두하는 배타의 신행과 고집스런 독단이 활개 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최근 감리교단에서 한 목회자를 놓고 `출교´를 다시 들먹인다. 지난해 8월 31일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한 수원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담임목사를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재판위원회에 회부한 것이다. 교회법인 `교리와 장정´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혐의다. 이 교리와 장정에는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가 범과(잘못을 저지름)에 해당한다. 재판에 지면 이 목사는 출교의 중징계를 당할 수 있다니 28년 전 변 목사의 종교재판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지인의 요청으로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한 것으로 알려진 이 목사는 `축복도 죄가 되느냐´며 교단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2016년 경북 김천 개운사 법당 훼손 사건에 개신교 신자 대신 사과하고 복구 기금을 모금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는 해고됐다가 법원 승소와 재단 이사회의 복직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학교 측 방해에 막혀 출근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학교 측은 손 교수가 불교 법회에서 `예수님은 육바라밀(6가지 수행덕목)을 실천한 보살´이라고 한 것을 문제 삼는다. 손 교수 발언은 예수의 신성과 삼위일체를 부정한 것으로 정통 교리를 따르지 않는 이단행위라는 입장이다. 손 교수 복직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각 종교 전문가들이 종교 간 대화 모임을 만드는 추세와는 사뭇 다르다. 세상이 어수선해서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사목방문해 그곳 이슬람교 최고지도자와 함께 서명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선언´이 부쩍 자주 회자된다. 평화에 대한 약속을 구속력 있는 문서로 남겼다는 의미를 지닌 그 선언엔 이런 문구를 새겼다. `도덕 가치들과 올바른 종교 가르침들을 지켜나갈 때 급진주의와 맹목적인 극단주의에 대응할 수 있다.´ 우리네 종교는 왜 자꾸 거꾸로 갈까.
  • 우리 개신교는 왜 아직… “축복도 죄가 되나요?”

    우리 개신교는 왜 아직… “축복도 죄가 되나요?”

    1992년, 그러니까 28년 전 이맘때쯤 종교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희대의 사건이 있었다. 개신교 감리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가 이 교단 신학교인 감리교신학대 학장을 지낸 신학자 변선환(1927~1995) 목사를 출교(黜敎) 조치한 일이다. `교회 바깥에서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변 목사의 다원주의 발언이 화근(?)이었다. 신학의 토착화를 외치며 다원주의를 펼쳤으니, 성경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는 근본주의의 개신교단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이단 신학자로 낙인찍힌 것이다. 출교는 목회자와 신자의 자격을 박탈당한 채 교회에서 영원히 거세되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극형이다. 출교 3년 후 연구실에서 세상을 떠난 변 목사는 지금도 종교 간 화합과 다원주의를 말할 때 회자된다. 타 종교를 존중하고 대화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적그리스도’ 취급을 받고 종교재판에 회부됐던 변 목사 사후 한국 종교계에선 화합과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변 목사가 초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그 첨병이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협의체인 KCRP는 해마다 종교 간 화합주간 행사를 연다. 신자들이 성당이며 절집, 교당, 예배당 같은 이웃 종교 시설을 교차 방문해 서로 종교를 알아가도록 주선도 한다. 그 앎과 이해의 모토는 바로 `다름도 아름답다’이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화해와 일치에 나선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신앙직제협의회)도 특별한 사례다. 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정교회가 참여한 이 협의회는 천주교를 이단시하는 일부 보수 개신교계의 반대 시위로 가끔씩 골치를 앓지만 일치기도회며 신학 대화모임을 잇고 있다. 2017년에는 교황청과 루터교세계연맹이 함께 작성한 `갈등에서 사귐으로’를 신구교 신학자들이 공동 번역 출간해 세계 기독교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런데 유독 보수 개신교 안쪽은 변화가 없어 보인다. 부쩍 늘어가는 종교 간 화합과 화해의 몸짓과는 달리 성경과 예배당에 몰두하는 배타의 신행과 고집스런 독단이 활개 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최근 감리교단에서 한 목회자를 놓고 `출교’를 다시 들먹인다. 지난해 8월 31일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한 수원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담임목사를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재판위원회에 회부한 것이다. 교회법인 `교리와 장정‘’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혐의다. 이 교리와 장정에는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가 범과(잘못을 저지름)에 해당한다. 재판에 지면 이 목사는 출교의 중징계를 당할 수 있다니 28년 전 변 목사의 종교재판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지인의 요청으로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한 것으로 알려진 이 목사는 `축복도 죄가 되느냐’며 교단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2016년 경북 김천 개운사 법당 훼손 사건에 개신교 신자 대신 사과하고 복구 기금을 모금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는 해고됐다가 법원 승소와 재단 이사회의 복직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학교 측 방해에 막혀 출근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학교 측은 손 교수가 불교 법회에서 `예수님은 육바라밀(6가지 수행덕목)을 실천한 보살’이라고 한 것을 문제 삼는다. 손 교수 발언은 예수의 신성과 삼위일체를 부정한 것으로 정통 교리를 따르지 않는 이단행위라는 입장이다. 손 교수 복직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각 종교 전문가들이 종교 간 대화 모임을 만드는 추세와는 사뭇 다르다. 세상이 어수선해서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사목방문해 그곳 이슬람교 최고지도자와 함께 서명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선언’이 부쩍 자주 회자된다. 평화에 대한 약속을 구속력 있는 문서로 남겼다는 의미를 지닌 그 선언엔 이런 문구를 새겼다. `도덕 가치들과 올바른 종교 가르침들을 지켜나갈 때 급진주의와 맹목적인 극단주의에 대응할 수 있다.’ 우리네 종교는 왜 자꾸 거꾸로 갈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IS “코로나19는 서방에 대한 신의 징벌…우리는 행복하다”

    IS “코로나19는 서방에 대한 신의 징벌…우리는 행복하다”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해 “서방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고 조롱했다. “신은 이 시대의 폭군에게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벌을 내렸다” IS는 29일(현지시간) 자체 홍보 매체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40분 분량의 음성메시지를 공개했다. IS는 이를 통해 “신은 그 뜻에 따라 이 시대의 폭군과 그 추종자에게 벌을 내렸다. 그것은 맨눈으로 볼 수 없다”면서 코로나19를 ‘신의 징벌’로 규정했다. 이어 “너희 십자군은 신의 수호자와 싸운 뒤 신의 손에 처벌받았다”면서 “너희가 신에게 벌을 받고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고 비꼬았다. 이들은 이슬람권 국가의 봉쇄령도 비판했다. 이들은 이슬람권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일시 폐쇄하고 성지순례를 금지한 것을 비판했다. 이 메시지를 낭독한 사람은 자신을 IS의 대변인인 아부 함자 알쿠라이시라고 주장했으며, IS의 새 지도자로 뽑힌 아부 이브라힘 알하심 알쿠라이시의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IS 새 지도자 “적들의 삶을 끔찍하게 하라” 그는 “알쿠라이시는 적의 힘을 소모하는 전투를 축복했다”며 “우리 지도자는 추종자들에게 공격을 강화하고 수감된 동료를 구출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쿠라이시는 모든 곳에서 최선을 다해 신의 적을 공격하고, 그들에게 삶을 끔찍하게 만들라고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dpa 등 외신은 이 메시지에 대해 “당장 진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다만, 테러 감시단체인 시테(SITE)는 “코로나19가 신의 징벌이라는 지하드(이슬람 성전)의 감정이 담겨 있다”며 “이 메시지는 실제 IS 지도부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4년 이슬람 극단주의를 내세워 이라크·시리아의 국내 혼선을 틈타 광대한 세력권을 형성하며 국가를 자처했던 IS는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에 밀려 차츰 세력을 잃어갔다. 지난 3월 마지막 저항 거점이던 시리아 바구즈가 함락되면서 사실상 패망했다.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바구즈 함락 뒤에도 도피 생활을 이어갔으나 지난해 10월 시리아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기습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병원 벽에 온통 총탄 자국, 신생아 둘, 산모 15명 등 24명 희생

    병원 벽에 온통 총탄 자국, 신생아 둘, 산모 15명 등 24명 희생

    사진만 봐도 얼마나 끔찍한지 모르겠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국경없는의사회’(MSF) 관련 병원 건물이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았는데 무차별 난사의 흔적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유리창과 벽에 남겨진 무수한 총탄 자국이 몸서리가 처질 정도다. 괴한 셋은 이날 오전 10시쯤 카불 서쪽의 다시트-에-바르치 병원에 들이닥쳐 수류탄을 터트리고 총을 난사했다. 갓난 아기 둘을 포함해 12명의 산모와 간호사 등 14명 이상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처음에 보도됐는데 사망자가 24명으로 늘었고 16명이 부상당했다고 영국 BBC는 13일 전했다. 100여개의 병상을 갖춘 이 병원에는 국제 의료 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는 산부인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밖에는 엄마를 잃은 15명의 신생아들 가족이 찾아와 앞으로 아기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정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괴한들이 경찰 제복을 입고 병원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병원을 빠져나온 한 소아과 의사는 AP 통신에 “병원은 환자와 의사로 가득한 상태였다”며 “모두 패닉에 빠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장에 즉시 치안 병력을 투입했고 총격전이 벌어졌다. 경찰 등은 병원에서 신생아와 산모 등 100여명을 급히 밖으로 피신시켰다. 병원에서는 폭발로 인해 검은 연기도 치솟았다. 괴한들은 모두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병원이 자리한 곳은 이슬람 시아파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카불에서 시아파 주민이나 국제단체를 겨냥해 테러를 일으켜왔다. IS는 11일에도 카불에서 네 차례 연쇄 폭발 공격을 일으켜 어린이 등 민간인 여러 명을 다치게 했다.한편 이날 동부 낭가르하르주에서는 친정부 인사의 장례식 도중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32명 이상이 숨지는 등 하루에만 1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무장 반군조직 탈레반은 트위터를 통해 카불과 낭가르하르주 공격 모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무고한 이들을 공격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데 하물며 신생아와 임산부들까지 공격한 것은 추악한 악마의 행동이다. 또 장례식에 참석한 추모객들을 공격한 것은 함께 슬픔을 이겨내려는 가족과 지역사회의 분열을 획책하려는 시도로 그들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라마단 성월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와중에 이렇게 동시 다발 테러를 벌이는 것도 특히 지독한 짓”이라고 규탄했다. 아프간 평화 협상은 어찌 되고 있을까? 지난 2월 미국과 탈레반은 미군 병력을 철수하는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지만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대화는 포로 교환과 폭력 문제 때문에 틀어져 지금까지 재개가 되지 않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19 사태 속 폭탄 테러 벌이는 이슬람국가(IS)

    코로나19 사태 속 폭탄 테러 벌이는 이슬람국가(IS)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종교시설에 이슬람국가(IS)가 배후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해 11명 이상이 숨졌다. 타리크 아리안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25일 오전 7시 45분 카불의 쇼르바자르 지역의 시크교 사원에 괴한 여러 명이 침입했고 곧이어 자살폭탄 공격과 총기 난사가 발생했다. 당시 사원에는 신자 150여명이 기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톨로뉴스는 2차례 폭발음이 들렸고 무장 괴한들과 치안 병력 간 총격전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신자들은 사원 내에 한동안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관계자는 “이 공격으로 어린이 1명 포함, 11명이 목숨을 잃었고 1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AFP통신은 IS가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전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IS는 현지 시크교도와 힌두교도를 이교도로 단정하고 공격해왔다. 2018년 7월 잘랄라바드에서도 IS의 폭탄 공격으로 19명이 숨지기도 했다. 시크교는 힌두교와 이슬람 사상이 융합된 종교로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금까지 7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알카에다 훈련교관, 국내 난민 신청 중 검거돼 추방당해

    알카에다 훈련교관, 국내 난민 신청 중 검거돼 추방당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알카에다’ 훈련 교관이 국내에서 난민을 신청하던 중 검거돼 추방당했다. 경찰청은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에서 무장 대원들의 훈련 교관으로 활동했던 러시아인 A씨를 작년 12월 검거해 러시아로 신병을 인도했다고 16일 밝혔다. ‘알누스라 전선’은 시리아 북서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으로, A씨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수배 최고 단계인 ‘적색 수배’ 대상이었다. 러시아 법원은 테러 단체 가입 혐의 등으로 A씨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였다. 경찰은 작년 말 A씨가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 국내에서 불법 체류 중이던 A씨를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프간 두 대통령 취임 혼란 속 IS 활개

    대통령·전 최고행정관 동시 취임식인근 호텔 로켓 공격으로 대피 소동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온상인 아프가니스탄 정국이 다시 심상찮다. 두 명이 9일(현지시간) 동시에 대통령 취임식을 갖는 극히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취임식장 인근에서 IS의 로켓 공격이 있었고, 미군은 취임식 직후 철군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아슈라프 가니(70)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이날 카불 시내의 한 호텔에 다수의 총격과 함께 로켓 4발의 공격이 가해졌다. 전통 복장 차림의 가니가 연단에서 취임 연설을 하는 도중 폭발 소리에 놀란 참석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가니는 “죽더라도 여기 있겠다”며 대피를 거부했다. 또 윗도리를 들어 보이며 방탄조끼도 입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에 참석자들이 자리로 돌아와 가니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대통령궁에서 열린 그의 취임식에는 외교 사절단이 참석했다. 잠시 뒤에 정치적 라이벌인 압둘라 압둘라(59) 전 최고행정관도 인근 사페다르궁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외교 사절단은 전혀 참석하지 않았다. 성직자가 주재한 취임식에 양복을 입고 나타난 압둘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무장세력 동원 능력은 압둘라가 우위에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양측은 취임식 전날 밤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공격은 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악연은 지난해 9월 실시된 대선 이후 계속되고 있다. 투표 5개월 만인 지난달 발표된 개표 결과 가니가 과반에서 1만 2000여표를 더 얻어 50.6%로 재선에 성공한 것으로 발표됐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치러야 한다. 이에 압둘라는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며 별도의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은 2014년에도 연출됐으나 당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중재로 가니 정부가 출범했었다. 이번에는 미국의 중재가 먹히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평행 정부’를 구성하는 조치와 정치적 차이를 해결하고자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니의 취임 축하 없이 압둘라의 움직임을 비난했다. 이들이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미군은 철수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고 미국 국방부 관리가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29일 탈레반과의 합의에서 미군을 오는 7월까지 8만 6000명을 철수하기로 약속했다. 아프간 정국 혼란에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 탈레반과의 협상 지지를 요청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탈레반 18년 최장 전쟁 ‘마침표’… 트럼프 재선 승리 발판되나

    美·탈레반 18년 최장 전쟁 ‘마침표’… 트럼프 재선 승리 발판되나

    탈레반 “알카에다 등 무장조직과 결별” 美 “14개월 내 아프간 미군 완전 철수” 탈레반 지도부 경제 제재 해제도 검토 국가간 협정 아닌 무장조직과 합의 ‘한계’ 나토 “상황 악화 땐 병력 다시 증강” 경고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29일(현지시간) 18년에 걸친 무력 충돌을 종식하는 역사적 평화 합의에 서명했다. 북핵 협상 교착 등 외교적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재선 승리를 위한 큰 선물을 받았다. 양측 대표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합의문에 서명했다. 양측이 서명한 ‘도하 합의’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을 알카에다는 물론 다른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군 병사 5000명이 5월에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합의가 계획대로 이행되면 미국은 2001년 9·11 테러로 촉발된 18년 전쟁을 끝낼 수 있다. 미국은 역사상 가장 길었던 전쟁에 직접 전비만 약 7600억 달러(약 920조원), 아프간 재건 비용까지 합치면 천문학적인 2조 달러(약 2420조원)를 투입했다. 미군 사망자가 2400명이 넘고, 아프간 민간인 사망자도 3만 8000명 이상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마침내 미국의 최장기 전쟁을 끝내고 우리 군대를 귀환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합의를 크게 반겼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해외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을 귀환시키겠다는 대선 공약을 내걸었다. 공약 이행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을 공략했으나 별다른 외교적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인지라 트럼프는 아프간 평화합의를 외교 치적으로 내세워 재선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 이행 1단계로 미군은 이날부터 135일 이내에 현재 아프간 주둔 미군 1만 2000여명을 8600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또 올 8월 27일까지 탈레반 지도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약속했다. 탈레반은 대신 1980년대 탄생한 알카에다와 거리를 두기로 했다. 탈레반은 알카에다 등 무장조직이 모병·훈련·자금 조성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들의 이동을 돕거나 여행증명서와 같은 법적 서류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또 이런 무장조직이 아프간에 근거지를 두도록 방조하지 않는다는 약속도 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탈레반이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들과 관계를 끊는 의무를 지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환영했다. 유엔은 아프간이 주도하는 여성, 소수민족, 젊은층을 아우르는 평화적 절차를 지지한다며 환영을 표했다. 나토 역시 합의를 지지하고 파병 규모를 줄이겠다면서도 실제 상황이 악화한다면 병력을 다시 증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합의는 아프간 정부가 빠지고 탈레반이 나섰다. 미국도 폼페이오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별대사가 서명해 격을 낮췄다. 서명을 지켜본 폼페이오 장관은 박수를 치지 않았고, 떠날 때 탈레반 인사들과 악수하지 않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즉, 국가 간의 조약이나 협정이 아니라 미국 정부와 무장조직이 ‘행동 대 행동’ 원칙과 신의성실에 기반한 조건부 합의인 만큼 한쪽이 위반하면 언제라도 균형이 깨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폼페이오 “9·11에 여전히 분노…탈레반은 합의 지켜야”

    폼페이오 “9·11에 여전히 분노…탈레반은 합의 지켜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의 역사적 평화합의 서명에 대해 “(아프간에서) 폭력 감축은 극단주의자들이 평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탈레반이 합의 내용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서명식 전후로 기자회견 등을 통한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폭력의 현저한 감축은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고,폭력 감축이 없다면 실패의 조건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합의를 지킬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 이른바 폭력감축 조치로 불리는 사실상 임시휴전에 들어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양측 협상 대표 간 합의문 서명식에 참석했지만 직접 서명하진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프간 국민은 여성 권리를 존중하면서 평화와 번영 속에 살 필요가 있고 미국은 아프간으로부터 테러 위협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미국은 안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탈레반에 “알카에다와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이슬람국가(IS) 퇴치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약속도 지킬 것을 주문했다. 자신이 2001년 아프간에서 계획된 9·11 테러에 여전히 분노하고 있으며, 미국은 미군이 피와 땀, 눈물을 통해 승리한 것을 함부로 흩어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14개월내 아프간서 완전 철수 합의 양측이 서명한 이른바 ‘도하합의’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탈레반의 합의 준수 여부는 미국이 평가하기로 했다. 신뢰를 확인하는 절차로 다음달 10일까지 국제동맹군과 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천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000명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에서 배제된 아프간 정부는 이 수감자 교환을 계기로 삼아 다음달 10일까지 아프간을 안정시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미국은 탈레반과 맺은 도하합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내 효력과 이행을 보증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면 2001년 9·11 테러 뒤 알카에다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한다는 이유로 미국이 아프간 침공한 이후 이어진 미국 진영과 탈레반의 군사적 충돌이 마무리될 수도 있다. 미국으로서는 가장 길었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독일 하나우 총기 난사, 터키인·쿠르드족 노린 인종범죄

    독일 하나우 총기 난사, 터키인·쿠르드족 노린 인종범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도시 하나우에서 19일(이하 현지시간) 총기 난사로 9명의 목숨을 빼앗은 용의자는 인종차별적인 사고와 음모론에 빠져들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은 그에게 극우 사고를 주입한 인물을 추적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독일 남성 ‘토비아스 R’(43)은 전날 밤 10시쯤 프랑크푸르트에서 동쪽으로 25㎞ 떨어진 하나우에 있는 물담배(shisha) 바 등 두 곳에서 잇따라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했다. 6명이 다쳤는데 그 중 한 명이 특히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그 뒤 토비아스와 그의 72세 어머니는 자택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로 발견됐다. 물담배 바는 사람들이 중동 물담뱃대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이다. 첫 번째 총격이 발생한 곳은 쿠르드족 공동체의 중심지인 동시에 다양한 배경의 젊은이들이 자주 가는 곳이라고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희생자의 상당수가 이민자의 배경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정부는 사망자 가운데 적어도 5명이 터키 시민이라고 밝혔으며, 중동의 소수민족인 쿠르드계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도 전해졌다.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독일이 이번 공격의 모든 측면들을 명백히 밝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날 희생자 중 5명이 터키 국적자라고 밝혔다. 터키인들은 독일 내 소수민족 중 최대 집단을 이루고 있다. 독일 내 쿠르드계 주민들을 대표하는 ‘재독 쿠르드 공동체 연맹’(KON-MED)의 메흐메트 탄리베르디 부의장은 희생자 중 5명이 쿠르드계였다고 밝혔다. 터키 국적 희생자들과 겹쳐 보인다. 터키와 독일 언론은 희생자 중 보스니아인과 폴란드인도 한 명씩 있었다고 보도했다. 희생자들의 나이는 21∼41세였으며, 두 아이의 어머니인 35세 임산부도 포함돼 있다. 용의자 토비아스는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유했으며, 이번 사건 이전에는 당국에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고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페터 보트 헤센주 내무 장관은 말했다. 용의자는 자신이 과거 은행에서 일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은 용의자가 남긴 자백 편지에서 극우 성향의 시각이 노출됐다고 빌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용의자는 편지에다 “독일이 추방하지 못하고 있는 특정 민족들을 제거한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검사는 용의자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남긴 영상과 ‘선언문’은 “정상이 아닌 생각들, 복잡한 음모론뿐 아니라 깊은 인종차별주의적 사고방식”이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 연설을 통해 “범인이 우익 극단주의, 인종차별주의의 동기에서, 다른 출신, 종교 또는 외모의 사람들을 향한 혐오에서 행동했다는 많은 징후가 있다”면서 “인종차별주의는 독”이라고 규정하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우는 10만명 정도가 모여 사는 공업도시다. 이곳에 50년 동안 살았다고 밝힌 터키 출신 이민자는 블룸버그에 쿠르드인과 터키인, 독일인이 뒤섞여 살아왔는데 극우 극단주의의 문제는 없었다며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에 의한 극우 범죄로 드러나면 독일에서는 지난해 6월 난민을 옹호하는 데 앞장 선 정치인 살해, 같은 해 10월 동부 유대교회당 공격에 이어 일년도 안 되는 동안 일어난 세 번째 범죄가 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독일의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과 비교할 때 드문 편이지만 최근 극우·이슬람 테러리즘, 조직 폭력범죄가 부상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신문은 독일 정계에서 전통적으로 중도 정당이 강세를 보였지만 2015년 이후 사회가 더욱 양극화됐고, 2015년 이후 독일 정부가 200만명의 망명 신청자를 받아들이면서 사회통합에 진통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수염 길러서, 아이 많아서… 中 ‘테러범 수용소’에 갇힌 위구르족

    수염 길러서, 아이 많아서… 中 ‘테러범 수용소’에 갇힌 위구르족

    수용자 311명·친인척 등 2800명 정보 담겨 부모 터키 여행 등 연좌제로 구금되기도 中 “직업 훈련소… 극단주의자만 구금”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가족을 두고 2002년 터키로 망명한 로진사 마마토티는 최근 위구르 운동가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문서에서 2016년 연락이 끊긴 여동생의 근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동생 파템은 중국 정부가 ‘직업훈련소’라고 주장하는 시설에 구금돼 있었다. 정부의 가족계획 정책을 따르지 않고 자녀를 네 명 낳았다는 게 이유였다. 문서엔 파템뿐 아니라 마마토티를 비롯한 온 가족의 사진과 상세한 신상이 기록돼 있었다.CNN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위구르족 탄압을 위해 신장 주민을 광범위하게 감시한 기록이 담긴 중국 정부 문서를 입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137페이지 분량의 문서엔 전부 신장 남서부 모위(위구르어 지명은 카라카슈)현 출신인 수용자 311명과 친인척 등 주변 인물 2800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수용 장소와 입소일, 구금 사유, 종교, 배경과 수용자 주변에 대한 평가도 기록돼 있다. CNN은 워싱턴에 있는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재단의 중국 전문가를 통해 자료가 중국 정부의 공식 문서임을 확신했다. 자체 조사로 문서에 이름이 올라간 인물 중 337명의 신원도 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신장 곳곳에 설치한 수용소가 훈련 시설일 뿐이며 테러 위험이 있는 극단주의자만 구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수용자들의 구금 사유는 대부분 중국 현행법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들이다. 예컨대 수감자 중 114명은 너무 많은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25명은 해외여행을 하지 않으면서 여권을 가지고 있어서, 또 13명은 가족이 이슬람 전통을 엄격하게 따른다는 이유로 갇혀 있다. 이슬람식 기도를 했다, 히잡이나 차도르를 썼다, 수염을 길렀다는 것도 죄목이 됐다. 문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일종의 연좌제를 적용해 수감자의 가족 등 주변인까지 마구 잡아들였다. 이슬람 종교 지도자 이맘으로 활동한 멤티민 에메르는 공산주의 이론을 설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2년형을 선고받았는데, 아무 죄 없는 그의 세 아들까지 수감됐으며, 이웃의 신상 자료엔 에메르의 전과가 같이 올라가 있다. 마히레 마무트라는 수감자는 2016년 부모와 언니, 오빠가 여행 금지국인 터키를 여행했다는 이유로 붙잡혔다. CNN은 문서 사본을 중국 외교부와 신장 자치 당국에 보내 진위를 확인하려 했지만 아무 응답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독일을 방문 중인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외교관이나 언론이 직접 신장을 방문해 진실을 확인하기 바란다”며 “방문한 사람들이 본 것은 모든 민족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사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00만명을 가두고 있다는 소위 강제수용소는 100% 소문이며 완전히 가짜뉴스”라면서 “왜 이들이 사실을 알면서 거짓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중국에 관해 깊은 편견을 갖고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했다. CNN은 앞서 왕 외교부장의 말처럼 신장을 방문하려 했지만 현지 당국이 이를 차단했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파키스탄서 경찰차 겨냥 폭탄테러

    파키스탄서 경찰차 겨냥 폭탄테러

    경찰 차량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난 파키스탄 남서부 도시 퀘타의 17일(현지시간) 테러 현장에서 오토바이가 불에 타고 있다. 이날 오토바이를 탄 폭탄 테러범은 수니파 종교행사가 진행 중인 장소 인근에 있던 경찰차 앞에서 폭탄을 터뜨렸고, 경찰 2명을 포함해 최소 10명이 숨졌으며 3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분리주의 무장 반군이나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퀘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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