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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에 우라늄 농축 기술 넘긴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 칸 사망

    북한에 우라늄 농축 기술 넘긴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 칸 사망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이자 북한에 핵기술을 전수한 인물인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이 10일(현지시간)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85세. 지난 8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았던 칸 박사는 퇴원한 지 몇 주 만에 폐 손상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네덜란드의 민간 핵연구소 유렌코의 연구원이던 칸 박사는 1971년 조국 파키스탄이 인도와의 전쟁에서 져 동파키스탄이 방글라데시로 분리 독립했다는 소식에 자극받아 유렌코의 핵심기술인 원심분리기 설계도를 빼돌려 파키스탄으로 돌아갔다. 파키스탄은 칸 박사의 지도하에 1998년 5월 최초의 핵실험에 성공, 이슬람권 최초의 핵보유국이 됐다. 이후 칸 박사는 노동미사일 기술을 제공받는 대가로 북한에 우라늄 농축 기술을 제공, 북한 핵개발을 이끌었다.
  • 신선함 잃은 유럽 문학 대신 세계 울린 탈식민주의 문법

    신선함 잃은 유럽 문학 대신 세계 울린 탈식민주의 문법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가 선정되면서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제3세계 탈식민주의 문학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서구 문학에 밀려 변방으로 취급받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통찰력 있는 작품이 많아 예의주시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2018년 대안 노벨상으로 불린 ‘뉴아카데미’ 상을 받은 마리즈 콩데(84) 작가의 에세이 ‘울고 웃는 마음’(1999)이 최근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섬 출신인 콩데는 흑인이자 여성, 식민지인으로 유년기에 겪었던 인종·계급·성별 간 격차의 문제를 조명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다. 다음달엔 콩데가 2017년에 낸 장편소설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문학동네)도 독자를 만난다. 과들루프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성향이 달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주인공 남매를 통해 작가는 인종차별, 식민지화,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의 본질을 되묻는다. 앞서 콩데는 소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2019년 번역·은행나무)에서 17세기 말 마녀로 몰렸던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 티투바의 삶을 통해 인간적 연대와 공감의 희망을 보여 줬다.은행나무는 최근 나이지리아의 젊은 천재 작가로 주목받는 치고지에 오비오마(35)의 장편소설 ‘어부들’(2015)을 펴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데뷔소설상 등 5개 문학상을 받은 이 책은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하던 벤저민과 형제들이 마을 광인의 예언을 듣고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빈곤과 혼란한 사회상을 담아 사소한 믿음에서 비롯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점화되는지를 보여 줬다. 2019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오비오마의 또 다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은행나무)는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내용을 다뤘다. 소수자들의 고난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구르나에 앞서 아프리카 출신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 거론된 케냐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83)의 작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케냐 근현대사를 다룬 대표작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은 독립을 앞둔 식민지인들의 복합적 심리를 묘사해 서구인의 제국주의적 사고와 케냐 기득권층의 민중 억압을 꼬집는다. ‘십자가 위의 악마’(창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케냐 사회의 모순을 여성 주인공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이 밖에 민음사는 영국 식민지 트리니다드섬에서 인도계 이주민 3세로 태어난 2001년 노벨상 수상자 비디아다르 수라지프라사드 나이폴(1932~2018)의 소설집 ‘자유 국가에서’를 펴냈다. 1971년 부커상 수상작인 이 책은 식민지를 둘러싼 다양한 방랑자들의 굴곡진 삶을 제시하며 정체성을 둘러싼 이방인의 고뇌를 다룬다. 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석호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제3세계 문학은 식민지 잔재를 소재로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분노와 저항에 그치지 않고 인종, 성차별, 환경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21세기에도 유효한 시대정신을 담았다”며 “세계를 주도하던 유럽 문학이 최근 신선함을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 3세계 문학은 지구촌 전체의 관점에서 영향력 있는 문학으로 발돋움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도 “영문학에서도 남아공, 케냐처럼 과거 식민지 출신 작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식민통치에 대한 후유증이 남아 있는 국가에선 인종, 종교, 난민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다룬 탈식민주의 문학이 유효한 가치를 갖는다”고 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파키스탄 핵무장 이끌고 북한에 핵 전수한 칸 박사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파키스탄 핵무장 이끌고 북한에 핵 전수한 칸 박사

    파키스탄을 이슬람권 최초의 핵무장 국가로 만든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이 10일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파키스탄 국영 PTV 등에 따르면 칸 박사는 코로나19 감염 후 폐 손상 등 합병증으로 이날 오전 병원에 이송된 뒤 숨졌다. 고인은 지난 8월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몇 주 전 퇴원했다가 최근 병세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칸 박사는 자국에서는 핵을 보유한 최초의 이슬람 국가로 만든 영웅으로 추앙받았지만 미국 등 서방국가에는 핵기술을 북한과 리비아, 이란 등 ‘불량국가‘에 팔아넘긴 악당으로 취급받는 등 국내외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파키스탄은 1998년 핵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데 그의 공헌이 지대했다. 이슬라마바드 근처 카후타에 핵농축 공장을 세운 것이 그였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고인은 우리를 핵무장국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기 때문에 조국의 사랑을 받았다”고 애도하는 트윗을 올렸다. 아리프 알비 파키스탄 대통령은 “1982년부터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칸 박사의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그는 우리가 핵 억지력을 갖추도록 도왔다. 국가는 그의 공로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트윗을 올렸다. 1936년 인도에서 태어난 칸 박사는 1952년 파키스탄 카라치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그 뒤 서독,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에서 유학했다. 이웃이자 앙숙인 인도가 1974년 최초의 핵실험을 단행하자 파키스탄은 칸 박사를 책임자로 공학연구소를 세워 핵 개발에 착수했다. 파키스탄은 핵 개발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꾸준히 추진한 결과 인도가 다섯 차례 핵실험에 성공한 얼마 뒤인 1998년 5월 카라치에서 서쪽으로 480㎞ 떨어진 라스코 산맥에서 5개의 핵폭탄을 동시에 터뜨리는 실험에 성공, 핵무기 개발 역량을 과시했다. 칸 박사는 천연우라늄을 가스로 바꿔 이를 원심분리기에 주입해 핵폭탄 제조에 필수적인 농축 우라늄-235를 분리 추출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이를 고체로 전환하면 우라늄-235를 얻을 수 있었다. 2004년 2월 칸 박사는 파키스탄 TV를 통해 자신이 북한, 이란, 리비아 등 3개국에 원심분리기와 기술을 판매했다는 사실을 고백한 뒤 가택연금 조치를 받았다. 그는 북한을 10여 차례 방문했으며 1980년대 원심분리기 설계도와 부품 등을 넘기고 2000년에 원심분리기를 직접 넘기는 대신 미사일을 넘겨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북한이 소형 핵탄두 3기를 갖고 있음을 목격했다고 처음으로 서방 세계에 털어놓은 인물로도 기록된다. 칸 박사의 요청을 받아 중국 및 북한과의 핵 제조술 거래를 승인한 인물이 2007년 12월 총선 유세 도중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였다. 그가 핵무기 제조 기술을 다른 나라들에 팔아 먹었다는 사실은 파키스탄 국민들조차 경악시켰다. 해서 그는 연금을 당한 뒤 “깊은 유감과 무조건의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 숙였고 페르베즈 무샤라프 당시 대통령의 사면을 받아 2009년 연금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그 뒤에도 당국자들과 함께 외출해야 하는 등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서구는 그를 사상 최악의 ‘핵 확산 꾼’이라고 규정했다. 칸 박사는 2012년에는 기성 정치권의 무능을 비판하며 파키스탄구국운동(TTP)이란 정당을 출범시켰으나 2013년 총선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하자 정당을 해산했다. 영국 BBC의 고든 코레라 기자는 이렇게 핵 제조술을 다른 나라들에게 넘긴 동기가 돈인지, 이념 인지, 파키스탄 지도부의 의향인지는 여전히 명확히 규명되지 않는다며 칸 박사의 행동은 “더 넓은 시각으로 보면 왜 서구는 자국의 안보를 위해 핵무기를 가져도 되고 다른 나라들은 같은 이유로 그런 능력을 가지면 안된다고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짚었다.
  • 구르나 노벨상 계기로 주목받는 3세계 문학…탈식민주의 감동 밀려온다

    구르나 노벨상 계기로 주목받는 3세계 문학…탈식민주의 감동 밀려온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가 선정되면서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제3세계 탈식민주의 문학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서구 문학에 밀려 변방으로 취급받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통찰력 있는 작품이 많아 예의주시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2018년 대안 노벨상으로 불린 ‘뉴아카데미’ 상을 받은 마리즈 콩데(84) 작가의 에세이 ‘울고 웃는 마음’(1999)이 최근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섬 출신인 콩데는 흑인이자 여성, 식민지인으로 유년기에 겪었던 인종·계급·성별 간 격차의 문제를 조명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다.다음달엔 콩데가 2017년에 낸 장편소설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문학동네)도 독자를 만난다. 과들루프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성향이 달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주인공 남매를 통해 작가는 인종차별, 식민지화,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의 본질을 되묻는다. 앞서 콩데는 소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2019년 번역·은행나무)에서 17세기 말 마녀로 몰렸던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 티투바의 삶을 통해 인간적 연대와 공감의 희망을 보여 줬다.은행나무는 최근 나이지리아의 젊은 천재 작가로 주목받는 치고지에 오비오마(35)의 장편소설 ‘어부들’(2015)을 펴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데뷔소설상 등 5개 문학상을 받은 이 책은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하던 벤저민과 형제들이 마을 광인의 예언을 듣고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빈곤과 혼란한 사회상을 담아 사소한 믿음에서 비롯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점화되는지를 보여 줬다.2019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오비오마의 또 다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은행나무)는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내용을 다뤘다. 소수자들의 고난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구르나에 앞서 아프리카 출신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 거론된 케냐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83)의 작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케냐 근현대사를 다룬 대표작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은 독립을 앞둔 식민지인들의 복합적 심리를 묘사해 서구인의 제국주의적 사고와 케냐 기득권층의 민중 억압을 꼬집는다. ‘십자가 위의 악마’(창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케냐 사회의 모순을 여성 주인공의 시각에서 풀어냈다.이 밖에 민음사는 영국 식민지 트리니다드섬에서 인도계 이주민 3세로 태어난 2001년 노벨상 수상자 비디아다르 수라지프라사드 나이폴(1932~2018)의 소설집 ‘자유 국가에서’를 펴냈다. 1971년 부커상 수상작인 이 책은 식민지를 둘러싼 다양한 방랑자들의 굴곡진 삶을 제시하며 정체성을 둘러싼 이방인의 고뇌를 다룬다.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석호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제3세계 문학은 식민지 잔재를 소재로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분노와 저항에 그치지 않고 인종, 성차별, 환경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21세기에도 유효한 시대정신을 담았다”며 “세계를 주도하던 유럽 문학이 최근 신선함을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 3세계 문학은 지구촌 전체의 관점에서 영향력 있는 문학으로 발돋움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도 “영문학에서도 남아공, 케냐처럼 과거 식민지 출신 작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식민통치에 대한 후유증이 남아 있는 국가에선 인종, 종교, 난민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다룬 탈식민주의 문학이 유효한 가치를 갖는다”고 했다.
  • 격화되는 탈레반 對 IS 무력충돌...아프간 모스크 자폭테러 189명 사상

    격화되는 탈레반 對 IS 무력충돌...아프간 모스크 자폭테러 189명 사상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 탈레반 정부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간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IS 계열에 의한 대규모 폭탄 테러가 또다시 발생했다. 200명 가까운 사람이 사망 또는 부상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주의 시아파 이슬람 사원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빌랄 카리미 탈레반 부대변인은 “이번 폭발로 46명이 사망하고 14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S의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당일 저녁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IS-K는 “순교자는 탈레반이 추방하려고 한 위구르족 무슬림으로 시아파들 사이에서 자폭 조끼를 작동시켰다”고 주장했다. 아프간에서는 인구의 85∼90%에 이르는 수니파와 10∼15% 정도인 시아파 사이에 극심한 종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수니파인 IS는 시아파를 배교집단으로 부르며 이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벌여 왔다. 같은 수니파 무장조직이면서도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문제삼아 탈레반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IS-K는 탈레반의 아프간 재점령 이후 지속적인 테러 공격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카불 국제공항에서 약 180명의 생명을 앗아간 자살폭탄 공격도 IS-K의 소행이었다. 지난달 18~19일 동부 잘랄라바드에서, 이달 3일에는 수도 카불에서 각각 발생한 폭탄공격도 IS-K의 테러였다. 탈레반은 지난 3일과 5일 카불의 IS-K 은신처를 급습하는 등 대규모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쿤두즈 테러와 관련해서도 IS-K 은신처 등에 대한 대규모 보복 공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정치·경제·사회를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것이 시급한 탈레반은 과격테러로 사회 불안을 일으키는 IS를 서둘러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의 인정과 원조를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IS-K 축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IS-K는 조직원 수가 2000명도 안되는 작은 조직이지만, 과거 탈레반이 정부군을 상대로 구사했던 게릴라 전법과 자폭 테러를 똑같이 활용하며 탈레반 정부를 괴롭히고 있다. 한편 탈레반은 9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미국과 고위급 회담에 들어갔다. 미국과의 대면 회담은 지난 8월 아프간 재장악 이후 처음이다. 첫날 회담에서 탈레반은 아프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풀어달라고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교부 장관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아프간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가 주요 논의 대상”이라면서 “미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탈레반에 미국인과 아프간인의 안전한 추가대피 보장, 아프간이 IS 등의 활동거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 준수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 탈레반, IS-K 갈등 심화, 자폭테러로 100여명 사상

    탈레반, IS-K 갈등 심화, 자폭테러로 100여명 사상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의 한 시아파 이슬람 사원에서 8일(현지시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1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탈레반 과도정부 쿤두즈주 문화공보국장 마티울라 로하니는 “폭발은 자살 폭탄 공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폭발은 많은 신도가 모여있던 금요 예배 중에 터졌다. 의료진은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AP통신에 “시아파 모스크가 타깃이었으며 많은 신도가 숨지거나 다쳤다”면서 “현장에 특수부대 요원이 도착했고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시신이 흩어져 있고 모스크 주변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과 영상 등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와있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소셜미디어에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지난 8월 카불 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켜 미군 장병 12명을 비롯해 최소 90명의 사망자를 냈던 조직이다. 최근 카불의 한 모스크에서도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IS-K는 “순교자는 탈레반이 추방하려고 한 위구르족 무슬림”이라며 “모스크에 모인 시아파들 사이에서 자폭 조끼를 작동시켰다”고 밝혔다. 아프간 주재 유엔 대표부는 “불안감을 주려는 폭탄 테러의 패턴으로 시아파가 있는 모스크, 학교, 스포츠센터 등을 표적으로 삼는 IS-K 테러의 모든 특징을 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프간은 인구의 85∼90%가 수니파이고 수니파의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는 시아파를 배교자라고 부르며 시아파 주민 등을 상대로 테러를 감행해왔다. 2017년 10월에도 수도 카불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살 폭탄 공격으로 56명이 숨졌다. IS는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에 대해서도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AP는 “IS는 안전을 지켜주겠다는 탈레반의 공약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탈레반도 지난주 IS-K의 은신처를 급습해 4명을 체포하고 무기와 문서 등을 빼앗는 등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 아프간 모스크 자폭테러에 50명 사망, IS-K “위구르인이 감행”

    아프간 모스크 자폭테러에 50명 사망, IS-K “위구르인이 감행”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8일(현지시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적어도 50명이 사망하고 50명 정도가 다쳤다. 미군이 철수한 뒤 최대 인명 피해를 낳은 테러 공격이다. 탈레반 관계자와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북부 쿤두즈의 시아파 사이드 아바드 모스크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탈레반 과도정부 쿤두즈주 문화공보국장인 마티울라 로하니는 “이번 폭발은 자살 폭탄 공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건은 금요 예배가 진행되던 도중 발생했다. 이슬람 신도에게는 금요 예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날 모스크에는 300명 정도의 많은 신도가 모여 있었다. 쿤두즈주 병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35구의 시신이 도착했고 50명 이상이 다쳐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AFP 통신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또 다른 병원으로도 15구 이상의 시신이 옮겨졌다며 총 5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P 통신도 경찰을 인용해 “이번 폭발로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국영 통신은 46명이 사망하고 143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 등을 살펴보면 현장에는 시신이 흩어져 있고 모스크 주변으로 연기가 피어올랐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AP에 “시아파 모스크가 타깃이었으며 많은 신도가 숨지거나 다쳤다”면서 “현장에 특수부대 요원이 도착했고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 여교사는 AFP에 많은 이웃이 죽었다며 “16살 된 이웃도 숨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이날 저녁 SNS를 통해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IS-K는 성명에서 “순교자는 탈레반이 추방하려고 한 위구르족 무슬림”이라며 “모스크에 모인 시아파들 사이에서 자폭 조끼를 작동시켰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인구의 85∼90%가 수니파로 분류된다. 인구의 10∼15%밖에 되지 않는 시아파는 종종 수니파로부터 차별을 받아왔다. IS는 시아파를 배교자라고 부르며 시아파 주민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감행해왔다. 또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에 대해서도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2017년 10월에도 수도 카불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살 폭탄 공격으로 56명이 숨졌다. 유엔은 이번 주 들어 세 번째 자살폭탄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수도 카불의 모스크 근처에서 여러 명이 다쳤고, 6일에도 동부 코스트 시의 마드라사(이슬람 교육기관)에서 공격이 있었다. 주로 아프가니스탄의 동부에서 잇따라 공격이 일어나고 있다.
  • [2030 세대] 적들의 신념은 ‘가짜’인가/임명묵 작가

    [2030 세대] 적들의 신념은 ‘가짜’인가/임명묵 작가

    이슬람 테러리즘이 발생하면 으레 이런 말이 따라붙는다. “저 테러리스트들은 이슬람의 가르침을 왜곡하며, 이슬람을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이용하는 이들에 불과하다.” 무슬림이 아닌 논자들이 이런 말을 할 때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탈레반에게 위의 이야기를 풀며 논쟁을 시도해 본다고 생각해 보자. 그들은 자신들 신념이 얼마나 굳건한지를 과시할 것이고, 다른 무슬림들이 타락한 삶을 살고 있다고 비난할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구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우리는 “공산주의는 그저 붉은 자본가들이 권력을 위해 던지는 수사에 불과하다”는 말을 으레 한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충실한 당원이 이런 말을 듣는다면 중국의 현재 자본주의적 체제가 공산주의적 비전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일장 연설을 늘어놓을 것이다. 요는 탈레반이 믿는 것이 진짜 이슬람인가, 중국 공산당이 주장하는 것이 진짜 공산주의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은 그 신념을 따르고 있다고 그들이 강하게 믿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신념이라는 이름의 인식 틀은 가치 평가 기준을 만들고 명분을 형성하고, 거기서 최종적인 행동이 발생한다. 우리는 자신의 상식에 심히 배치되는 이들을 보면,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는 한다. 상대방의 세력이 더 클수록 그러하다. 우리의 인식 틀에 비춰 보았을 때 저런 말도 안 되는 신념을 제정신으로 믿고 있다고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러는 듯하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을 광인이거나 혹은 우리에게 쉽게 납득되는 ‘이득’을 위해 신념을 ‘이용’하는 사람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상대방도 우리를 볼 때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는 사실은 망각된다. 빈 라덴은 미국이 주장하는 성평등의 진짜 목적은 여성을 이윤을 위해 착취하려는 자본주의적 음모라고 보았다. 중국은 몇 년에 한 번 치러지는 민주주의 선거는 실질적 지배자들의 전횡을 일반 대중에게 감추려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깔본다. 하지만 이런 비난과 달리 서방 세계는 성평등과 민주주의의 참된 가치를 진심으로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탈레반이나 중국 공산당이 정말로 자신의 신념을 믿는지, 믿지 않는지 판단할 근거 또한 취약해진다. 그들은 배후의 ‘이득’을 위해 신념을 이용하지 않고, 오히려 신념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 서방 세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 목적으로 기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념의 차이에도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기에, 서로 다른 믿음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내고 합의의 기반을 발견할 수 있다. 상대방의 진짜 목적을 이득에 있다고 판단하는 것 또한 진실의 중요한 일면을 포착하고 있다. 하지만 신념의 차이를 무시한 채 ‘숨은 진짜 동기’를 찾아내려는 시도는 상대방이 우리와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는 성급한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 간에도 사람은 똑같이 행동하지 않는데 어떻게 신념이 다른 상대방이 똑같이 행동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 “피자먹는 여성 모습, 방송 금지”…시대 역주행하는 이란 방송 검열

    “피자먹는 여성 모습, 방송 금지”…시대 역주행하는 이란 방송 검열

    이란의 국영 언론이 발표한 검열 항목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여성의 인권이 열악한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이란에서는 여성 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와이어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IRIB 등 국영방송은 텔레비전에서 여성이 피자를 먹는 모습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드라마 제작사들은 직장을 배경으로 한 화면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마시는 차를 제공하는 장면을 내보내서는 안 되며, 가죽장갑을 착용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금지시켰다. IRIB의 홍보 담당자인 아미르 호세인 샴사디는 “여성이 붉은색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나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 역시 화면에서 보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방송사와 제작사는 엄격한 새 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남성과 여성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과 사진은 방송 전에 IRIB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송가는 새로운 규제사항이 발표되자마자 곧장 이를 제작에 적용했다. 현지의 한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매주 월요일 방송되던 토크쇼에서는 게스트로 나온 여성 배우의 얼굴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엘나즈 하비비라는 이름의 여성 배우가 남성 진행자와 한 프레임에 등장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대체로 목소리만 등장할 뿐이었다. 현지 여성 배우들과 시청자들은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란의 유명 남성 배우인 아민 타로크는 “(게스트로 나온 여성 배우들의 얼굴을 보여줄 수 없다면) 최소한 게스트의 이름을 자막으로 적어주면 좋겠다”면서 “시청자들은 토크쇼에 출연한 여성 배우의 얼굴을 전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진행자가 초반에 언급해주지 않았다면 누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란은 이슬람 전통과 어긋나는 장면을 텔레비전에 비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를 가해왔다. 특히 여성이 청바지를 입거나 피자를 먹는 등 서구 문화를 연상시키는 차림과 행동에는 갈수록 심한 검열과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란 당국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받는 국영방송이 지도부의 ‘메시지’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 2018년 당시 와일드한 헤어스타일과 뛰어난 축구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스페인의 카를로스 푸욜이 이란 방송국 IRTV3로부터 축구 해설 제의를 받았지만, 그가 테헤란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직후 해설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푸욜은 당시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의 외모(헤어스타일) 때문에 방송에 출연할 수 없었다”고 밝혔고, 영국 BBC는 이를 두고 “이란은 두발과 관련한 제한 정책을 두고 있지 않지만, 비 이슬람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방송에 내보내는 걸 엄격하게 금지한다”고 전한 바 있다.
  • 탈레반 공포정치 본색…이번엔 남성 3인 시신 굴삭기에 내걸어

    탈레반 공포정치 본색…이번엔 남성 3인 시신 굴삭기에 내걸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두 달도 안 돼 공포 정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에는 헤라트 지역에서 범죄 용의자라는 남성 세 명의 시신을 공개적으로 매달아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말라위 시르 아마드 무하지르 헤라트주 부지사는 이들 남성이 주내 오베지구의 한 주택에 무단 침입했다가 주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현지시간으로 5일 SNS를 통해 공유된 사진 몇 장에는 굴삭기 두 대의 각 버켓 부분에 이들 남성의 시신 중 두 구가 매달린 채 공중으로 띄워졌고 그 밑에서는 사람들이 이를 구경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탈레반이 1996년부터 2001년까지 6년간 아프가니스탄을 집권했을 때 가혹하게 사회를 통치했던 공포 정치 방식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국제 사회의 우려를 부추기는 또 다른 사례일 뿐이다.탈레반은 지난달 25일에도 같은 주에서 한 사업가와 그의 아들을 납치한 남성 네 명과 총격전 끝에 전원 사살하고 이들의 시신을 기중기에 매달아 중앙 광장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탈레반은 납치됐던 두 사람은 무사히 구조했다고 전하면서도 다른 납치범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시신을 광장에 걸어뒀다고 밝힌 바 있다.탈레반은 또 최근 아프간 중부 다이쿤디주 카호르 마을에서 시아파 소수 민족인 하자라족 주민 13명을 학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는 보고서를 통해 탈레반이 하자라족 주민 13명을 학살했다고 밝히면서 이 중 11명은 반군에 항복했던 아프간 정부군이고 학살 과정에서 17세 소녀 등 민간인 2명도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는 이에 대해 ‘인종 청소’이자 ‘전쟁 범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지난 7월 중순에도 탈레반이 가즈니주에서 하자라족 민간인 9명을 살해했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탈레반은 아프간 장악 과정에서 바미안주에 있던 하자라족 지도자 압둘 알리 마자리의 석상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자리가 몸담은 하자라족은 아프간 전체 인구의 9%를 차지하며 세 번째로 많긴 하지만, 아프간 주류로 42%를 차지하는 파슈툰족에 의해 오랫동안 탄압을 받아왔다. 이는 파슈툰족 등 다른 종족이 이슬람 수니파 계열이지만 하자라족은 시아파이기 때문. 동아시아인과 비슷한 외모를 갖고 있는 하자라족은 칭기즈칸이 13세기 초 침공한 이래 아프간 땅에 정착한 몽골인들의 후손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은 2001년 1월 바미안주 한 마을에서 하자라족 300여 명을 집단 학살하고 하자라족 종교 지도자들을 투옥했으며 여성들을 납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몇만 명이 산중 은신처로 쫓겨갔으며 일부는 국경을 넘어 난민이 되기도 했다. 하자라족은 이번에도 탈레반의 인종 청소를 피해 파키스탄 등으로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다비드상도 두바이서는 나체 음란물…하체 가린 ‘반쪽 전시’

    다비드상도 두바이서는 나체 음란물…하체 가린 ‘반쪽 전시’

    르네상스 시대 최고 걸작 다비드상도 이슬람 국가에선 ‘음란물’에 지나지 않았다. 1일 AP통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2020 두바이 엑스포’에 전시된 다비드상의 하체는 가린 채 상체만 노출하는 반쪽짜리 전시를 강행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음란 행위를 금지한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다비드상의 '남성'을 은폐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누드 조각상을 그대로 전시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결과다. 이탈리아 신문 라 레푸블리카는 아랍에미리트 당국이 다비드상 전시에 난색을 표하며 큰 당혹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결국 다비드상은 유리와 돌기둥으로 둘러싸인 원통형 전시장에 배치됐다. 전시장 두 개 층에 걸쳐 설치된 조각상의 ‘주요 부위’는 석판과 돌기둥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이를 두고 이탈리아의 저명한 미술 평론가 비토리오 스가르비는 “해괴하고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힐난했다. 평론가는 이탈리아 통신사 아든크로노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비드상은 이슬람교가 아닌 성경을 주제로 한 작품인데, 다비드상 일부를 가리는 건 아랍에미리트의 종교와 문화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비드상에 대한 ‘누드 검열’ 논란이 일자 두바이 엑스포 이탈리아관 전시 책임자 다비드 람펠로는 “색다른 접근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책임자는 “신선하고 자기 성찰적이며, 감동적인 관점”이라면서 “관람객은 눈높이에 맞춰 전시된 다비드상과 정면에서 시선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검열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전시관 1층에서는 조각상 전체를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행사 주최 측은 다비드상 하체를 볼 수 있는 전시관 1층은 VIP에게만 개방될 것이라고 엇갈린 설명을 내놨다.익명의 이탈리아 측 관계자는 라 레푸블리카에 “다비드상에 속옷을 입히는 것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아랍에미리트에 누드 조각상을 가져온 것부터가 실수였다는 걸 너무 늦게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슬람교 정서에 반하지 않으면서 조각상을 전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석판과 돌기둥으로 하체를 가리는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아랍에미리트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는 보수적인 중동에서 그나마 개방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음란 행위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엄격하게 처벌된다. 지난 4월 두바이 마리나의 한 고층건물 발코니에서 나체를 촬영하던 여성 모델 10여 명도 음란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두바이 경찰은 “아랍에미리트 사회의 가치와 윤리에 어긋난다”며 여성 모델들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한편 두바이 엑스포에 전시된 다비드상은 3D 프린터로 완성된 복제품이다. 이탈리아는 원작품과 같은 5.17m 높이로 복제품을 만들면서 필라멘트에 대리석을 섞어 생생한 질감까지 그대로 표현해냈다.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조각하는 데는 몇 년이 걸렸지만, 3D 복제는 단 며칠 만에 끝났다. 르네상스 시대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다비드상은 1501년 이탈리아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피렌체대성당 의뢰를 받아 3년에 걸쳐 조각한 작품이다. 적군의 거인 장수 골리앗을 돌팔매로 쓰러뜨린 성경 속 소년 영웅 다비드(다윗)를 묘사했다. 현재는 보존상의 이유로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져 있다. 
  • 또 IS-K의 공격?… 아프간 카불 폭탄테러로 8명 사망

    또 IS-K의 공격?… 아프간 카불 폭탄테러로 8명 사망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3일(현지시간) 폭탄테러가 발생, 8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테러는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 모친의 추도식이 열리던 중 발생했다. 탈레반은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추도식을 거행했지만, 테러를 막지 못했다. 폭탄테러 현장에 있던 한 상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스크 근처에서 폭발 소리가 들렸고 뒤이어 총이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아직 공격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호라산(IS-K)이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미군 철수시기와 맞물려 카불에서 IS-K의 테러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아프간 카불 공항 외곽에서 IS-K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여명이 숨진 일이 대표적이다. IS-K는 지난달 18~19일에도 4차례 폭탄 공격을 벌여 탈레반 15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 아프간 7~8세 어린이들, 트럭 아래 매달려 파키스탄 오가는 이유

    아프간 7~8세 어린이들, 트럭 아래 매달려 파키스탄 오가는 이유

    정말 이 나라와 이 어린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7~8세 밖에 안되는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수백명이 이웃나라 파키스탄을 오가는 트럭 아래 매달려 사탕과 담배를 밀수하는 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고 영국 BBC가 4일 동영상으로 전했다. 두 나라 국경이 있는 토르캄 지구에서 슈마일라 재프리 특파원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어린이들의 증언까지 담았다. 한 사내아이는 한 여자아이가 트럭 아래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다치는 바람에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는 참담한 소식을 전했다. 이렇게 국경을 몰래 오가며 파키스탄에 가서 뭔가를 팔고 아프가니스탄으로 넘어와 다시 판매할 수 있는 것들로 바꿔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위험한 행동을 하면 가게 주인이 대가를 지불해 이들 어린이들은 병약한 가장을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잔학하기로 이름난 탈레반 전사가 멀끔히 이들 어린이들의 행동을 보고도 못 본 척 돌아서는 모습이 생생하게 동영상으로 포착됐다. 유엔 등 국제원조기구들은 인도주의적 재앙이 아프간에 임박했다고 거듭된 경고를 내놓고 있다. 미국이 20년 동안 전쟁을 벌이고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이슬람 국가(IS) 세력이 발호하고 주도권을 다투는 동안 많은 어린이들은 가정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강제 노동에 내몰려 가정의 생계를 꾸리는 데 희생하고 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무함마드 풍자로 살해 협박받던 그 결국 트럭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무함마드 풍자로 살해 협박받던 그 결국 트럭에

    2006년 이슬람교 예지자 무함마드의 머리를 개의 몸통에 합성시킨 풍자 만화를 그린 뒤 살해 위협에 시달려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아온 스웨덴 만화가 라르스 빌크스가 3일(현지시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스웨덴 언론들이 보도했다. 향년 75. AP 통신에 따르면 13년째 경찰의 보호를 받아오던 빌크스는 이날 경찰이 이용하는 승용차를 타고 가던 중 남부 마르카리드 마을에서 트럭과 충돌 사고로 사망했다고 현지 TT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웨덴 경찰은 빌크스가 두 경찰관과 함께 여행하다 사망했다고 밝혔고, 다겐스 티헤테르 신문도 빌크스의 동거인이 그의 죽음을 확인해 줬다고 보도했다. 교통사고의 원인은 여전히 조사 중이다. 빌크스는 무함마드 풍자 만화로 무슬림들을 격분시키기 전에는 나라 밖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만평 작가였다. 스웨덴 남부의 자연보호구역에서 부유목들을 조각해서 세우는 조각 작품으로 끝없는 소송에 시달려온 조각가로 더 유명했다. 나무 조각들을 이리 저리 못을 박아 만든 혼란스러운 형태의 이 조각 작품들은 해마다 수만명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빌크스의 삶은 2006년 무함마드를 개의 몸으로 묘사하는 스케치를 발표한 뒤 급변했다. 이듬해 덴마크 일간지에 보도되면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고 그는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아야 했다. 개는 이슬람교에서 부정한 동물로 여겨지고 있어 이슬람 율법에서는 아무리 좋은 의미에서라도 예언자를 개로 묘사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당시 프레드리크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는 22개국 이슬람 국가 대사들의 항의를 듣고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는 빌크스의 목에 1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2010년에는 2명의 남성이 스웨덴 남부에 있는 빌크스의 집에 불을 질러 전소시킨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여성이 빌크스를 살해하려한 혐의를 인정하고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2015년에도 코펜하겐의 한 카페에서 열린 언론 자유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총기 공격을 받았는데 애꿎게도 엉뚱한 영화감독이 목숨을 잃은 일도 있었다.
  • 트렌스젠더, 여자옷 입었다가 수배자 신세… ’치료’ 해주겠다는 이슬람

    트렌스젠더, 여자옷 입었다가 수배자 신세… ’치료’ 해주겠다는 이슬람

    이슬람 종교행사에 여성복을 입고 나타났다가 기소된 말레이시아 트랜스젠더가 태국에서 붙잡혔다. 28일 워싱턴포스트는 이슬람율법 샤리아 위반 혐의로 수배령이 떨어졌던 말레이시아 트렌스젠더 사업가 누르 사자트(36, 본명 무하마드 사자드 카마루즈 자만)가 불법 입국 혐의로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태국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지속적 송환 요구에 따라 사자트 추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키사나 파다나차로엔 태국 경찰 부대변인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사자트 추방이 진행 중이며, 많은 요인이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니 상랏 태국 외무부 대변인은 “태국 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근거하여 이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자트는 2018년 이슬람 종교행사에 말레이시아 여성 전통의상 바주 쿠룽을 입고 갔다가 당국 조사를 받았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1월 사자트를 이슬람교 모욕 혐의로 기소했다. 동성애도 성전환도 ‘불법’ 쏟아진 살해 위협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는 인구 60%가 무슬림이다. 무슬림에게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가, 비무슬림에게는 민법이 적용되는 이중 법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슬람 법 체계에서 무슬림의 성전환은 동성애와 마찬가지로 불법이다. 관련법에 따라 최고 3년의 징역형과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사자트는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공개적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임을 밝혔다. 유명 웹예능에 잇따라 출연하며 트랜스젠더 여성의 삶을 대중에 공개했다. 화장품 사업을 병행하며 기업가로서의 입지도 다졌다. 하지만 현지 이슬람 공동체는 사자트의 이 같은 행보를 용납하지 않았다. 여성복을 입고 이슬람 종교행사에 등장한 사자트를 법으로 다스렸으며, 개종 의사를 밝힌 그에게 위협을 가했다.사자트는 “(안티 트랜스젠더 때문에) 종교를 포기하고 싶어졌다. 우리는 잘못한 게 없는데, 사람들은 우리를 나쁘다고 비난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숱한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 사자트 같은 무슬림이 기독교나 힌두교 등으로 개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샤리아가 금지 규정을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자트는 말레이시아를 탈출, 태국으로 도피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월 그가 샤리아 고등법원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말레이시아 당국은 여권을 취소하고 체포영장을 발부, 수배 조처를 내렸다.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사자트는 지난 8일 불법입국 혐의로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 2주에 한 번 이민국에 신상을 보고한다는 조건으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추방 가능성이 높다. 호주 망명 원하지만…‘치료’ 해주겠다는 이슬람사자트는 일단 호주로의 망명을 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와 하리안 메트로에 따르면 사자트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 난민 신청을 했다. 익명의 태국 당국자는 그가 유엔난민기구 태국 방콕 사무소에서 망명 신청자 카드를 발급받았다고 귀띔했다. 유엔난민기구가 발급하는 망명 신청자 카드는 체포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수준의 보호를 제공한다. 물론 말레이시아에서 이 카드는 공식적으로 그 어떤 법적 가치도 없지만, 유엔난민기구는 사자트가 본인 의사에 반하여 송환되지 않도록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사자트 송환을 강력히 요구하며 태국을 압박하고 있다. 압드 잘릴 하산 말레이시아 범죄수사국장도 경찰과 외교부, 법무장관실이 사자트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산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사자트의 본명을 언급하며, 그에게 ‘좋게좋게 가자’는 식으로 귀국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기존 혐의에 더해 공무집행방해혐의를 추가해 사자트를 기소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또 사자트의 성 정체성을 바꾸는 ‘전환 치료’ 계획도 밝혔다. 26일 종교 사건을 다루는 이드리스 아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부 상원의원은 “사자트에 대한 지도와 상담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드 의원은 “만약 그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본성으로 돌아가고싶어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리도 그를 처벌하고 싶지 않다. 단지 교육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트렌스젠더 여성을 남성 교도소에…이슬람 성소수자 인권 밑바닥이에 대해 성소수자(LGBTQ) 단체는 사자트가 체포되면 트렌스젠더 여성임에도 남성 수용 시설에 갇힐 것을 우려했다. 또 사자트 체포 이후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졌다고 호소했다. 말레이시아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저스티스 포 시스터스’는 24일 성명을 통해 성소수자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내 트렌스젠더는 그간 성폭행과 신체적 학대, 의료 및 고용 차별, 임의 체포, 투옥 등 갖은 핍박을 당했다. 사자트가 유명해진 뒤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지는 모양새다. 1월 총리부 차관이 나서서 성소주자 처벌 강화를 언급한 데 이어, 6월에는 정부 태스크포스가 이슬람교를 모욕하고 성수소자 생활방식을 장려하는 소셜미디어 이용자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이슬라법을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자들은 이제 트랜스젠더의 모스크 등 이슬람교 예배당 출입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사자트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터무니없는 괴롭힘과 박해는 그 나라가 성소수자 사회에 얼마나 억압적이고 학대적인지를 부각시킨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성소수자 공동체를 때려눕히고 궁극적으로 억압하기 위해 종교를 곤봉처럼 휘두르고 있으며, 사자트와 같은 트랜스젠더가 그 피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 탈레반 “민가에 눌러앉은 대원들, 빨리 군부대 복귀하라”...전력 증강 박차

    탈레반 “민가에 눌러앉은 대원들, 빨리 군부대 복귀하라”...전력 증강 박차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군대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과도정부의 행정수반인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총리대행은 전날 하달한 명령서를 통해 “국방부, 내무부, 정보국 소속으로 민가에 살고 있는 대원은 군 부대로 복귀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탈레반은 지난 5월 미군 철수가 본격화한 이후 총공세에 나서 8월 중순 수도 카불에 입성하는 등 아프간 전역을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탈레반 대원들이 점령지의 민가를 차지한 후 그대로 눌러앉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아쿤드 총리대행이 직접 내린 명령은 군조직과 대원의 전투력을 개선하기 위해 발표된 여러 성명에 뒤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초 탈레반은 카불에서 근무하는 대원들에게 군복을 입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탈레반 대원들은 아직 대부분 평상복을 입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 파시후딘 탈레반 군사령관은 지난달 15일 아프간 옛 정부군을 포함해 정규군 창설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탈레반은 모든 대내외 위협에 맞설 것”이라며 “훈련된 전문적인 인재들이 새로운 군대에 합류해야 하며 정규군이 가까운 미래에 창설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탈레반으로서는 현지 치안이 불안한 가운데 내전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군 조직 정비와 병력 증강이 시급하다. 10만명도 안되는 데다 대부분 문맹인 탈레반 병사로 아프간 전국을 조직적으로 통치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순식간에 아프간 전역을 점령했지만 주요 도시를 통치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라며 탈레반이 전국의 사법·보안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아프간 곳곳이 무법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 독일, 이스라엘, 아일랜드...지금 세계는 ‘기묘한 동거’의 시대

    독일, 이스라엘, 아일랜드...지금 세계는 ‘기묘한 동거’의 시대

    지난 26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 하원 총선거에서 어느 정당도 30% 이상 득표에 실패하면서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3개 이상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25.7%의 득표율로 제1당이 된 사회민주당의 올라프 숄츠 대표는 녹색당(14.8%)과 자유민주당(11.5%)을 하나로 묶는 연정 추진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사민당과 녹색당은 모두 중도좌파를 지향하고 있어 ‘자유방임’을 추구하는 중도우파 자민당과 상당한 이념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연정 구성과 이를 통한 차기 총리 결정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당간 ‘정략결혼’이 선거 정치의 표준이 된 나라는 독일만이 아니다”라면서 “정당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 오랫동안 계속해온 경쟁을 보류하고 손을 잡으면서 많은 이상한 커플(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1일 WP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등이 이러한 범주에 드는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 6월 기묘한 정당간 결합이 나타나 벤야민 네타냐후 정권을 무너뜨렸다. 8개 정당이 참여한 ‘반(反) 네타냐후 블록’은 TV 앵커 출신 야이르 라피드가 이끄는 중도 성향 정당 ‘예시아티드’와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 출신 나프탈리 베네트가 주도하는 극우 성향 ‘야미나’가 주도했다. 여기에 중도 ‘청백당’, 우파 ‘뉴호프’, 중도우파 ‘이스라엘 베이테이누’, 좌파 ‘노동당’, 사회민주주의계 ‘메레츠’, 아랍계 ‘라암’이 참가했다.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고 공통분모가 거의 없는데도 오직 네타냐후 축출의 기치 아래 손을 맞잡은 것이었다. 요르단강 서안 이스라엘 정착촌 지지자들과 팔레스타인 자치국가 건설 옹호자들이 한데 뭉쳐 이스라엘 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그동안 상상하기 어려운 일었다. 새 정부는 출범후 동성연애자 헌혈에 대한 규제를 풀고 지난 4월 동예루살렘 종교행사 유혈사태에 대한 조사를 추진했다.아일랜드에서도 100년 이상 경쟁해 온 통일아일랜드당(FG)과 아일랜드공화당(FF)이 최초로 제휴한 우파 연립정부가 지난해 4월 출범했다. 1922년 아일랜드가 자치공화국이 된 후 영국의 일부로 남는 조약을 지지하는 온건파(주로 통합아일랜드당)와 완전한 독립을 추구하는 강경파(주로 아일랜드공화당) 사이에 내전이 일어났다. 격렬하게 싸웠던 사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정당은 점차 중도화됐다. 지난 수십년 동안 양당은 번갈아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좌파인 신페인당의 세력이 역대 최대로 커지는 등 민심의 기류가 변화하자 결국 경쟁을 보류하고 녹색당과 함께 3당 연정을 구성했다. 지난해 연정을 통해 총리에서 부총리가 된 통합아일랜드당 리더 리오 버라드커는 “우리의 내전의 정치는 오늘 의회에서 종식됐다”고 선언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지난해 1월 국민당과 녹색당의 연립정부가 출범했다. 두 정당은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의 결합 답게 좌우 복합적인 성격의 정책들을 발표했다. 이를테면 2040년까지 오스트리아의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는 ‘탄소중립국’이 되겠다고 선언하면서 동시에 14세 이하 이슬람 소녀들이 학교 내에서 머리 스카프를 착용하지 못하게 하고 정부가 지정한 잠재적 위험인물을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 카불 철조망 위로 아기 받았다는 미군, 트럼프 유세무대서 연설 논란

    카불 철조망 위로 아기 받았다는 미군, 트럼프 유세무대서 연설 논란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철조망 너머로 아기를 받아올렸다는 미군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 현장에 나타났다. 26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 조지아주 페리의 한 박람회장에서 열린 대규모 유세에 제25해병원정대 소속 헌터 클라크 상병을 동원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기간 카불에서 용감하게 복무하며, 공항과 공항 벽 너머에서 어린이 대피 작업을 도왔던 해병 중 한 명과 합류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문을 연 트럼프는 “헌터 이안 클라크 상병, 이리 올라오라”며 그를 무대 위로 불러올였다. “나는 철조망 너머로 아기 받아올린 사람”수천 명의 환호 속에 무대 위로 걸어 올라간 클라크 상병은 “조지아주 워너 로빈스에서 온 헌터 클라크 상병이다. (카불에서) 아기를 벽 너머로 끌어낸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 일은 분명 내가 평생 한 일 중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목이 멘 클라크 상병은 이어 “모두의 성원에 감사한다. 집으로 돌아와 기쁘다”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클라크 상병은 마지막으로 트럼프와 악수를 나누고 무대를 내려왔으며, 지지자들은 연신 “미국(USA)! 미국(USA)! 미국(USA)!” 구호를 외쳤다.트럼프는 이날 유세장 관중석 맨 앞줄에 ‘명예의 13석’을 마련, 지난달 ‘이슬람국가 호라산’(IS-K) 자살 폭탄 테러로 순직한 13명의 미군을 애도했다. 좌석에는 검은색 천으로 둘둘 말린 장미꽃을 올려두었다. 트럼프는 “맨 앞줄에 13개의 빈 자리가 있다”면서 “모든 군인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가장 끔찍한 무능력의 과시”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거듭 비난했다. 현역군인 정치적 활동 금지 규정 위반 조사 한편 제24해병원정부대는 트럼프 유세 무대에 올라 연설한 미 해병대 헌터 클라크 상병에 대해 정치적 활동을 금지한 군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해당 부대 지휘부는 30일 군사전문매체 ‘태스크 앤 퍼포즈’에 “클라크 상병은 철조망 너머로 아기를 받아올린 대원이 아니며, 주위 다른 대원 중 한 명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클라크 상병이 정치 행사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지휘부 조사가 시작됐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떠한 세부 사항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정당이나 후보 등을 홍보하는 모임을 비롯, 현역 군인의 정파적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군 복무자의 공개 연설이 군 전체를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클라크 상병은 사복 차림으로 트럼프 유세 무대에 올랐고,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지만 지휘부는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 美합참의장 “아프간 철군, 전략적 실패”… 바이든과 엇박자

    美합참의장 “아프간 철군, 전략적 실패”… 바이든과 엇박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놀라운 성공’이라고 강조했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대해 군 책임자인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전략적 실패’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군 특유의 소신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정작 밀리 자신의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밀리는 28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아프간 철군 이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처음으로 참석해 ‘지난 8월 아프간 철군에 대해 놀라운 성공이라고 표현하겠냐’는 질문에 “병참의 성공이었으나 전략적 실패였다”고 답했다. 12만명 이상을 아프간에서 대피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빨랐던 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인한 미군 13명 사망, 테러차량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10명 사망 등을 감안할 때 전쟁은 실패했다는 의미다. 그는 아프간 철군이 미 동맹의 신뢰에 끼친 영향에 대해 “피해라는 말을 쓸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자신이 말한 ‘전략적 실패’는 전쟁이 지속된 20년간의 누적 효과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혼자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의미다. 또 바이든은 지난 8월 19일 ABC방송에서 ‘아프간 미군 잔류를 건의한 군 인사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밀리는 최소한 2500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잔류시키자는 게 자신의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아프간에 2500명의 미군을 남겼다면 탈레반과 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광범위한 관점”들이 논의되는 과정이 있었을 뿐 바이든과 군 사이에 이견은 없었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밀리는 또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이 신간 ‘위험’에서 자신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 중국 합참의장에게 전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공격을 감행할 경우 사전에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서술한 대목과 관련해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수뇌부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밀리는 2500명의 미군 잔류라는 자신의 의견이 거부됐는데 왜 사임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항의를 위한 사임은 정치적 행동”이라며 “나는 그들(카불에서 테러로 사망한 미군 13명)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인의 신념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설에서 “밀리가 중국과 통화한 것은 ‘민간의 군 통제’를 손상시켰다”며 “아프간 철군은 미 외교 정책 중 수십년 만에 겪은 가장 큰 굴욕이지만 그는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나우뉴스] 여자옷 입었다가 남자교도소 가게 생긴 트렌스젠더 논란

    [나우뉴스] 여자옷 입었다가 남자교도소 가게 생긴 트렌스젠더 논란

    이슬람 종교행사에 여성복을 입고 나타났다가 기소된 말레이시아 트랜스젠더가 태국에서 붙잡혔다. 28일 워싱턴포스트는 이슬람율법 샤리아 위반 혐의로 수배령이 떨어졌던 말레이시아 트렌스젠더 사업가 누르 사자트(36, 본명 무하마드 사자드 카마루즈 자만)가 불법 입국 혐의로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태국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지속적 송환 요구에 따라 사자트 추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키사나 파다나차로엔 태국 경찰 부대변인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사자트 추방이 진행 중이며, 많은 요인이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니 상랏 태국 외무부 대변인은 “태국 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근거하여 이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자트는 2018년 이슬람 종교행사에 말레이시아 여성 전통의상 바주 쿠룽을 입고 갔다가 당국 조사를 받았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1월 사자트를 이슬람교 모욕 혐의로 기소했다.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는 인구 60%가 무슬림이다. 무슬림에게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가, 비무슬림에게는 민법이 적용되는 이중 법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슬람 법 체계에서 무슬림의 성전환은 동성애와 마찬가지로 불법이다. 관련법에 따라 최고 3년의 징역형과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사자트는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공개적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임을 밝혔다. 유명 웹예능에 잇따라 출연하며 트랜스젠더 여성의 삶을 대중에 공개했다. 화장품 사업을 병행하며 기업가로서의 입지도 다졌다. 하지만 현지 이슬람 공동체는 사자트의 이 같은 행보를 용납하지 않았다. 여성복을 입고 이슬람 종교행사에 등장한 사자트를 법으로 다스렸으며, 개종 의사를 밝힌 그에게 위협을 가했다. 사자트는 “(안티 트랜스젠더 때문에) 종교를 포기하고 싶어졌다. 우리는 잘못한 게 없는데, 사람들은 우리를 나쁘다고 비난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숱한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 사자트 같은 무슬림이 기독교나 힌두교 등으로 개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샤리아가 금지 규정을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자트는 말레이시아를 탈출, 태국으로 도피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월 그가 샤리아 고등법원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말레이시아 당국은 여권을 취소하고 체포영장을 발부, 수배 조처를 내렸다.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사자트는 지난 8일 불법입국 혐의로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 2주에 한 번 이민국에 신상을 보고한다는 조건으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추방 가능성이 높다. 사자트는 일단 호주로의 망명을 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와 하리안 메트로에 따르면 사자트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 난민 신청을 했다. 익명의 태국 당국자는 그가 유엔난민기구 태국 방콕 사무소에서 망명 신청자 카드를 발급받았다고 귀띔했다. 유엔난민기구가 발급하는 망명 신청자 카드는 체포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수준의 보호를 제공한다. 물론 말레이시아에서 이 카드는 공식적으로 그 어떤 법적 가치도 없지만, 유엔난민기구는 사자트가 본인 의사에 반하여 송환되지 않도록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사자트 송환을 강력히 요구하며 태국을 압박하고 있다. 압드 잘릴 하산 말레이시아 범죄수사국장도 경찰과 외교부, 법무장관실이 사자트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산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사자트의 본명을 언급하며, 그에게 ‘좋게좋게 가자’는 식으로 귀국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기존 혐의에 더해 공무집행방해혐의를 추가해 사자트를 기소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또 사자트의 성 정체성을 바꾸는 ‘전환 치료’ 계획도 밝혔다. 26일 종교 사건을 다루는 이드리스 아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부 상원의원은 “사자트에 대한 지도와 상담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드 의원은 “만약 그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본성으로 돌아가고싶어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리도 그를 처벌하고 싶지 않다. 단지 교육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성소수자(LGBTQ) 단체는 사자트가 체포되면 트렌스젠더 여성임에도 남성 수용 시설에 갇힐 것을 우려했다. 또 사자트 체포 이후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졌다고 호소했다. 말레이시아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저스티스 포 시스터스’는 24일 성명을 통해 성소수자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내 트렌스젠더는 그간 성폭행과 신체적 학대, 의료 및 고용 차별, 임의 체포, 투옥 등 갖은 핍박을 당했다. 사자트가 유명해진 뒤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지는 모양새다. 1월 총리부 차관이 나서서 성소주자 처벌 강화를 언급한 데 이어, 6월에는 정부 태스크포스가 이슬람교를 모욕하고 성수소자 생활방식을 장려하는 소셜미디어 이용자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이슬라법을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자들은 이제 트랜스젠더의 모스크 등 이슬람교 예배당 출입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사자트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터무니없는 괴롭힘과 박해는 그 나라가 성소수자 사회에 얼마나 억압적이고 학대적인지를 부각시킨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성소수자 공동체를 때려눕히고 궁극적으로 억압하기 위해 종교를 곤봉처럼 휘두르고 있으며, 사자트와 같은 트랜스젠더가 그 피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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