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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가미술품 양도세부과 2년 유예

    고가미술품 양도세부과 2년 유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6일 저녁 회의를 갖고 소득세 최고세율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조율을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입장차만 확인했다. 7일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자유토론 끝에 표결처리하기로 했다. 소득세 조정문제를 놓고 여야 간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소득세 ‘1억원 초과’에 대해서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하나 더 만들어 35%의 세율을 적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제시한 안은 무늬만 감세철회”라며 ‘부자감세 철회’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현재 최고세율 구간인 ‘8800만원 초과’에 대한 세율 인하도 철회해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조세소위는 소득세 분야를 제외한 임시투자세액공제,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2년 연기 등 주요 쟁점사안은 의결했다. 다주택양도세 중과 완화제도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 처리된 임시투자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제도를 1년 연장하고 추가로 1%의 고용창출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세액공제율은 6%(임투공제 5%+고용창출세액공제 1%), 수도권 과밀억제지역 외 대기업에 적용되는 공제율은 5%(임투공제 4%+고용창출세액공제 1%)가 된다. 또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방안에 대해서도 과세시기를 2년 유예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6000만원 이상의 고가 미술품 거래 시 20% 양도소득세를 물리자는 입장이었으나,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과세시기를 2017년으로 연기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미술업계의 반대로 그동안 법안 처리에 진통을 겪었다. 이에 대해 미술계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국화랑협회 김영민 사무국장은 “비록 미술계가 요구해온 ‘6년 유예’에는 못 미쳤지만 침체된 미술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소위는 이 밖에도 ▲외국인 채권 이자소득 등에 대한 탄력세율 적용 ▲이슬람채권에 대한 과세특례 등 기존에 합의했던 내용들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현금수입업종에 대해 세무대리인이 검증을 받도록 하는 ‘세무검증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일정금액 이상의 해외금융거래 시 반드시 과세 관청에 보고하도록 한 해외금융계좌신고제는 도입하기로 했다. 이순녀·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알카에다 돈줄은 사우디”

    사우디아라비아가 알카에다를 비롯한 주요 테러 조직의 ‘돈줄’이라는 내용의 미 국무부 외교 전문이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됐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12월 전문을 통해 “사우디가 알카에다, 탈레반, 파키스탄의 이슬람과격파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 그리고 다른 테러 조직들의 주요 자금 기반”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힐러리 장관은 “이 테러 조직들은 사우디의 자금원으로부터 성지 순례 기간인 ‘하지’와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기간에 중점적으로 돈을 받는 등 연간 수백만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외에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돈도 테러 조직의 중요한 재정원으로 꼽혔다. 특히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중 테러 단체에 대한 자금 공급이 불법 행위로 규정돼 있지 않은 쿠웨이트의 경우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줄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주요 통행 지점 역할을 한다고 힐러리 장관은 밝혔다. 힐러리 장관은 지목된 나라들의 정부가 테러 조직을 지원한다고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각국이 테러 집단에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는 데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아내-학생’…14세 여중생 공개 결혼식 파문

    ‘아내-학생’…14세 여중생 공개 결혼식 파문

    말레이시아의 14세 소녀가 20대 남성과 공개 결혼식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미성년 여성의 결혼식을 허용하고 있지만, 조혼이란 관습이 여자 청소년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유력 영자신문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New Straits Times)에 따르면 지난 7월 시티 마리암 마모드란 여중생이 압둘 마난 오스만이란 23세 남성과 결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슬람신자인 두 사람은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한 이슬람 사원에서 다른 250명 신랑신부와 함께 단체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에서는 16세 이하 여성과 18세 이하 남성의 결혼식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국가의 2/3이 믿는 이슬람교도의 경우는 다르다. 신부 측 부모의 동의만 있으면 이슬람법은 모든 연령의 여성은 결혼이 가능하다. 지역 신문과 인터뷰한 신부 마모드는 “아직은 나이가 어려서 학생과 아내란 두 가지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인 만큼 불평하지 않고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제법 어른스럽게 답변했다. 두 사람이 어떻게 결혼에 이르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성년의 결혼식이 공식적인 행사로 열렸다는 사실에 말레이시아는 논란에 휩싸였다. 아직 어린 소녀들이 부모의 강요로 결혼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터져나온 것. 로스나 압둘 라쉬드 셰린 보건부 장관은 “종교적인 이유라고 해도 어린 소녀의 결혼식을 막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으며 말레이시아의 여성인권단체 측 역시 반발했다. 한 인권단체의 대표는 “문화나 종교적인 이유로 조혼을 받아들일 순 없다. 인권침해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결혼은 일정의 책임감이 있고 주체적 판단이 가능할 때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단체 결혼식 당시 모습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미인은 딸 낳는다고?”… 진화심리학이 답한다

    “미인은 딸 낳는다고?”… 진화심리학이 답한다

    ‘엄마의 외모를 보면 자녀의 성별을 알 수 있다?’ 고정관념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회 현상을 기발하게 풀이해 온 한 진화심리학자가 다시 도발적 해석을 내놓았다. 외모가 아름다운 여성이 그렇지 못한 여성보다 딸을 낳을 확률이 8%가량 높다는 것. 진화심리학은 환경에 맞춰 신체가 진화하듯 심리 또한 생존을 위해 가장 유리한 쪽으로 변화한다고 보는 학문이다. 1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우리의 진화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기사를 통해 런던 정경대 사토시 가나자와 박사가 그동안 던져온 색다른 해석을 보도했다. 가나자와는 조만간 출간될 ‘생리학’지에 1958년생 여성 1만 7000명이 45세가 됐을 때 어떤 성별의 자녀를 뒀는지 분석한 결과를 실었다. 이들 여성은 유년기에 영국의 ‘아동 성장 연구’에 참여한 사람으로 7살 되던 해 교사로부터 외모를 평가받아 두 집단으로 나뉘었다. 분석 결과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은 집단은 아들과 딸을 같은 비율로 낳았으나 ‘아름답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은 쪽은 58대42의 비율로 남자아이를 더 많이 낳았다. 가나자와는 “예쁜 외모는 아들보다 딸이 물려받을 때 더 유용해서 진화심리학적으로 보면 아름다운 여성이 잠재적으로 딸을 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들을 둔 남성의 이혼 확률이 낮은 이유도 진화심리학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남성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배우자로서의 능력을 평가받는 반면 여성에게는 젊음과 신체적 매력이 중요하다고 가나자와는 주장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세상살이에 유용한 지위를 물려줄 수 있으나 딸에게 신체적 아름다움을 물려주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아들을 둔 남성이 가정을 지키려는 본능을 더 강하게 느낀다고 해석했다. 가나자와는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보다 똑똑하다.’는 사회적 통념도 진화심리학을 통해 풀이했다. 지난 3월 그가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 ‘매우 진보적’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평균 지능지수(IQ)는 106이었던 데 반해 ‘매우 보수적’이라고 답한 사람의 평균 IQ는 95에 그쳤다. 가나자와는 “인간은 태생적으로 보수적이지만 타고난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상황을 이해하려는 쪽으로 진화해왔다.”면서 “이 때문에 머리가 더 좋은(더 진화한) 사람일수록 진보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나자와는 “자살 폭탄 테러범 대부분이 무슬림인 것은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결혼 문화도 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일부다처제’를 따르는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자연히 제 짝을 찾지 못하는 남성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진화심리학적으로 성비를 맞추려는 경향 때문에 죽는 데 두려움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시집 보내줘” 42세 노처녀 딸 아버지 고소

    “시집 보내줘” 42세 노처녀 딸 아버지 고소

    불혹이 됐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번번이 결혼을 하지 못했던 40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아버지를 상대로 후견인 권리 박탈 소송을 제기해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대부분 미혼여성은 친아버지에게 후견인 권리(Guardianship)가 있기 때문에 아버지 동의가 없이 결혼하는 건 불법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메디나에 사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42세 여의사는 자신의 결혼식을 번번이 거부해온 아버지를 상대로 2008년 고소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불복종운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오히려 감옥에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국제 인권단체의 강력한 항의로 그녀는 6개월 만에 출소했지만 아버지의 보복이 두려워 현재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을 위한 보호소에서 몸을 숨기고 있다. 이 여성에 따르면 내년 43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아버지는 자신은 물론 30대 후반인 여동생 4명이 모두 결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신체적 학대까지 가하면서도 이 여성이 벌어들이는 돈은 자신이 몽땅 쓰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후견인제도는 모든 여성은 아버지나 남편 등 남성후견인의 재정적·신체적 보호를 받도록 한다. 하지만 남녀차별적인 법 때문에 여성은 맘대로 여행을 가거나 휴대전화기를 살 수도 없으며, 심지어 복종을 하지 않을 경우 후견에게 맞아도 호소할 수 없다. 여성인권 운동가 라드와 유세프는 “2009년 이후 후견인 권리 취소 요청이 5400건이나 있었을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여성에 대한 보호가 아닌 남성의 횡포로 이 권리가 변질되고 있어 제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사랑 나눈 미혼남녀 태형100대 ‘ 처참몰골’

    아랍에미리트에 사는 미혼 남녀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이슬람 법정으로부터 각각 태형 100대를 선고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여성 보다 먼저 처벌을 받은 남성이 온몸이 발갛게 부어오르고 멍이 든 사진을 공개하자, 인권을 무시한 지나친 법집행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아랍에미리트의 한 가정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필리핀 여성이 남자친구인 방글라데시 남성과 성관계를 갖다가 그녀의 집 주인에게 발각돼 최근 두바이 근교 샤르자 법정에 섰다.”고 전했다. 이슬람 교인인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며 성관계도 맺었다.”고 인정하자, 법원은 기혼자의 성행위는 물론 미혼남녀의 육체적 관계까지 간통으로 규정하는 이슬람법에 따라 각각 태형 100대를 선고했다. 먼저 처벌을 받은 방글라데시 남성은 법집행 뒤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목부터 발목까지 벌겋게 부어오르고 곳곳에 멍이든 참혹한 뒷모습이었다. 이 사진은 남녀 간의 육체적 사랑을 무죄임을 떠나서 통념으로 받아들이는 서구 사회에서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남성은 간통 뿐 아니라, 여자 친구의 주인집에 무단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1년 징역살이를 하게 되며, 이후 추방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사건은 2008년 두바이에서 일어난 영국인 사업가가 추방된 사건을 떠올린다. 출장 차 두바이에 입국한 영국 남녀가 해변에서 성관계를 맺다가 경찰에 체포돼 강제추방당한 것. 당시 대부분 영국 언론매체들은 이슬람법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며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데일리메일은 “규제를 파격적으로 완화해 서구 금융과 무역의 중심에 서려고 노력하는 아랍에미리트가 여전히 지나치게 엄격한 이슬람법 처벌원칙 적용 때문에 외국인들과 종종 갈등을 빚고 있다.”고 이 사안을 풀이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문화마당] 화쟁(和諍), 산신각, 예배당/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화쟁(和諍), 산신각, 예배당/신동호 시인

    바람이 부니 파도가 인다. 파도가 일렁이니 바람 탓인 듯하지만 파도는 말이 없다. 바람도, 파도도 한때 고요한 세계에 숨죽이고 있었으니 누가 누구에겐지 모르게 이끌리고 품어버린다. 신라 고승 원효는 그래서 “파도와 바다는 둘이 아니다.”라고 했던가.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세간(世間)이라고 다를 수 없다. 손을 뻗어오니 마음이 동한다. 흘리고 지나가니 줍는 이도 있다. 간혹은 뒤돌아서 가지만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에 안심한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 ‘너’가 내 이름을 불러줄 때 ‘나’는 존재한다. 그러나 요즘 신을 외경하는 이들이 그 숭고한 태도를 잊고 ‘너’를 부정하고 있다. 바람은 바람대로 절집의 풍경을 마구 흔들어대고 파도는 파도대로 성난 표정으로 겁을 준다. 둘이 아니었던 것들이 마주 서니 마치 한판 싸움이라도 날 듯 어깨가 곤두서 보인다. 애당초 싸움은 종교의 본질이 아니건만 자주 불안하다. 자신이 믿는 신의 영토가 좁다고 여겨서일까. 이슬람의 정복 포교도 그런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땅 밟기’라는 행위는 자칫 그렇게 비쳐질 수 있다. 잃어버린 예루살렘을 되찾자고 벌인 십자군 전쟁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지루한 반목의 시작일 뿐이었다. 보스니아의 거리를 보라. 소녀의 찢어진 치마가 세르비아계 군인들의 웃음 속에서 속살을 드러내며 휘날렸다. 팔레스타인의 뒷골목에 굴러다니는 운동화의 주인은 누구인가. 민족적 갈등에 종교 대립이 결합되어 낳은 불행들이다. 조금만 세월을 거슬러 가면, 같은 하나님을 믿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전쟁도 만난다. 위그노, 후스라 불리는 기득권 다툼이었다. 그들의 하나님이 서로에게 다른 마음을, 부정한 믿음을 주셨을 리 없다. 공존하지 못한 건 단지 믿음을 저버린 자들의 자기욕심 때문이다. 화쟁은 고집하지 않는다. 차가움이 있어 비로소 뜨거움을 안다고 겸손해한다. 대립하는 것들이 서로 어울리고 모순이라 여겼던 것들이 서로 기댄다. 여기서는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추함, 깨끗함과 더러움, 그도 모자라 부처와 토속신까지 한마당에서 어우러진다. 풀어서 합치고(和解) 두루 모아(會通) 화쟁이다. 원효는 이 화쟁을 중심사상으로 신라 불교를 꽃피웠고 우리 불교의 전통으로 깊은 세계관을 형성했다. 우리 땅의 모든 절집에서 우리는 원효의 화쟁과 마주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산신각이다. 산신각이 없으면 절집이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통사찰에는 어디나 산신각이 있다. 그 안을 들여다보자. 낯익은 얼굴의 할아버지가 그려져 있는데, 하얀 수염의 산신령이다. 도교의 영향을 받은 산신 사상의 흔적으로, 우리 토속 신앙의 하나였다. 간혹 삼성각을 두기도 한다. 토속신인 칠성신과 독성을 함께 모시는 경우다. 이런 묘한 동거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지만 화쟁기호학자 이도흠은 풍류도의 어울림과 아우름을 설파하고 있다. 최근 발간한 소설 ‘이사부’를 통해서다. 울릉도를 정벌한 장군으로 유명한 이사부, 그는 풍류도의 우두머리로 신라사회가 불교를 자연스럽게 흡수하도록 완충 역할을 했다. 이렇게 손을 잡은 두 종교는 긴 세월 융화되어 오늘 대립하는 우리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절집 한쪽에 예배당을 짓자.”라고. 보통 부처를 모신 곳에는 전(殿)을, 그 외에는 각(閣)을 붙이는 전통이 있으니 ‘예배각’이란 현판을 달고 십자가를 모시는 것은 어떨까. 이사부의 어울림과 아우름을 통해 세 종교가 한 마당에서 공존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산속 깊이 경치 좋은 절집을 찾은 기독교인이 ‘땅 밟기’ 대신 기도를 올릴 수 있는 장소. 더불어 보살님들의 넉넉한 인심을 맛볼 수 있는 화쟁의 공간을 만든다면 무릇 종교의 갈등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대립과 반목도 치유되지 않을까 싶다. 바람이 부니 파도가 일고, 파도가 이니 포말이 부서진다. 본디 셋으로 나눌 수 없거늘…,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불러줄 때이다.
  • 서울서 만나는 유라시아 문화

    서울서 만나는 유라시아 문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족학 박물관 중 하나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표트르대제 인류학·민족지학 박물관 소장 유물이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전시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내년 3월 14일까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시베리아의 다양한 민족들의 생활 유물과 조선 후기 유물 등 405건 654점을 선보이는 특별전 ‘유라시아 문화, 만남으로의 여행전’을 연다. 24일 개막한 전시에는 시베리아 에벤키 샤먼의 조상 정령을 상징하는 가면, 부랴트족 전통 무기인 활과 화살, 아무르강에서 잡은 연어 가죽으로 만든 나나이족 여성 의복, 네기달족 샤먼이 병자를 치료하기 위해 만든 목각 표범 등 그동안 접할 기회가 적었던 시베리아 민족들과 중앙아시아 이슬람 문화권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소개된다. 러시아의 전통 물레와 중앙아시아 카자흐족 여성의 혼례용 머리 장식 등도 눈길을 끈다. 박물관이 소장한 조선 후기 유물과 각종 풍물을 담은 사진도 전시된다. 1880년대 초대 한국 주재 러시아 공사 베베르가 명성황후에게서 하사 받은 종이상자와 청자완을 비롯, 조선 시대 상궁이 러시아 귀부인에게 쓴 한글 편지, 러시아 의사 아추트가 수집한 한약재 삼기환 실물이 공개된다. 표트르대제박물관은 1714년 개관한 러시아 최초의 박물관으로, 세계 각지의 민족문화를 보여주는 유물 100만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국립민속박물관은 표트르대제박물관 소장 한국 유물에 대한 전자도록을 발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 r
  • 캄보디아 물축제 400여명 압사 참극

    캄보디아 물축제 400여명 압사 참극

    22일 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물축제에 참석한 수천명이 한꺼번에 다리 위로 몰리면서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최악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키에우 칸하릿 캄보디아 정부 대변인은 사망자가 최소 378명, 부상자는 755명에 이른다면서 현재까지 사망자 가운데 외국인은 없다고 발표했다. 캄보디아 당국이 실종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고는 이날 밤 9시 30분쯤 프놈펜에서 해마다 사흘 동안 열리는 물축제 ‘본 옴 툭’이 끝난 뒤 벌어졌다. 본 옴 툭 물축제는 매년 우기가 끝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축제다. 캄보디아 당국은 이번 축제를 보기 위해 프놈펜에 모인 사람이 약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본 옴 툭’의 대미를 장식하는 보트 경기를 보기 위해 코픽섬에 몰려든 수천명이 경기가 끝난 뒤 섬과 육지를 잇는 좁은 다리 위로 한꺼번에 몰렸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다리에 설치된 조명선에 감전된 술 취한 남성들이 비명을 지르자 이에 놀란 사람들이 사고 지역을 벗어나기 위해 다리에 오르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에 “다리가 무너진다.”고 외쳤다. 혼란은 한층 커졌다. 정부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급작스럽게 다리 위에 있던 사람들이 패닉에 빠졌다. 그곳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달리 도망칠 곳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로 밀려서 쓰러지고 밟히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 또 아비규환 속에 서로 밀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깔리고 다리에서 강으로 떨어졌다. 팔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27세 여성 체아 스레이 락은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바로 옆에서 쓰러진 60세로 보이는 여성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밟혀 숨졌다.”면서 “힘센 사람들은 살아날 수 있었지만 여성과 아이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오열했다. 훈센 총리는 긴급성명을 내고 “이번 참사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집권했던 크메르루주 정권 이후 31년 동안 발생한 사고 중 최대”라면서 오는 27일을 국가적 애도일로 선포하고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조사를 지시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사망자에게는 장례비로 500만리엘(약 140만원), 부상자에게는 100만리엘(약 28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참사는 2006년 1월 12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362명의 이슬람 순례자들이 숨진 사고 이후 가장 큰 압사 사고로 기록에 남게 됐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기고] 미국인이 본 미국/릭 러핀 자유기고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시작한 지 각각 7년과 9년 되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래 끈 전쟁들이다. 전쟁비용이 끝없이 상승하면서 미국의 사회기반시설-도로, 건물, 다리, 교육-은 흔들리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박사에 의하면 이 전쟁비용은 매주 약 30억달러에 이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을 중단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실행하지 않고 있다. 유럽 나라들이 국방비를 삭감하는 상황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리즘 중단을 위해 예멘이나 차드처럼 소년병을 사용하는 나라에 무기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테러리즘을 제거하는 최선의 방법은 여자와 어린이를 포함하여 무고한 시민들을 희생시키지 않는 것이다. 많은 미국의 일반인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지하지 않지만, 미국 방위산업에는 아주 좋은 일이다. 방위산업 회사들이 이 두개의 전쟁에서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예가 사설경호업체 블랙워터(Blackwater)이다. 이 군사전문기업은 무고한 양민을 학살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많은 돈을 받는다. 비공개 회사인 데다 최근에는 이름을 ‘Xe 서비스’로 바꾸는 바람에 2007년 이후 통계를 찾기가 어렵지만, 이라크에 파견된 블랙워터 용병 한 사람이 1년에 50만달러까지 벌이들이고 있다. 2006년 한해에만 블랙워터는 6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몇년 전 블랙워터의 직원 한 사람이 술에 취해 이라크 부대통령의 경호원을 살해하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 정치인들은 블랙워터를 ‘통제할 수 없는 용병’이라고 부른다. 1971년 대니얼 엘즈버그는 7000쪽에 이르는 베트남전쟁 관련 문서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펜타곤의 기밀문서는 미군이 캄보디아 접경지역을 비밀폭격했음을 알렸고, 수십만명의 미국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최근 뉴욕 타임스가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을 보도했음에도 거리에서 시위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며칠 전 폭로전문 인터넷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한 기밀문서 약 40만개를 발표했지만, 이를 주요기사로 다룬 미국신문은 별로 없었다. 대니얼 엘즈버그는 영웅이 되었지만 위키리크스의 경영자인 줄리안 아산지는 망명자로 살고 있다. 대중매체는 정치적 이유로 아산지를 박해하고, 나아가 미국 정부는 그를 체포하려 하고 있다. 세계지도를 보면 이란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이에 있다. 미국이 이란을 둘러싸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이 때문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떠나기를 싫어한다.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요즘에는 미국의 정치가 너무 무섭다. 많은 작가들은 미국의 종교적 근본주의 때문에 이슬람 세계와의 전쟁뿐만 아니라, 시민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고 있다. 많은 미국 사람들은 이제 평화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 미국 정부가 시민들에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반대하면 비국민적 행위라고 세뇌시켰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미국은 지금 전쟁으로 전 세계에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글로벌 CEO 뒷얘기] 보슈 회장 “한복 뷰티풀” 연발

    매 끼니를 한식으로 해결하거나 자사 제품으로 객실을 꾸민 회장님, 늦은 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피트니스를 찾은 ‘운동 팬’, 한복의 미에 흠뻑 취한 회장님…. G20 비즈니스 서밋 참석차 서울을 찾은 120명의 최고경영자(CEO)들 가운데 90%는 행사가 열린 광장동 쉐라톤 호텔에 투숙하며 다양한 뒷이야기를 남겼다. 쉐라톤 워커힐 측에 따르며 빡빡한 행사 일정으로 대부분의 CEO들은 룸서비스 조식 이용이 잦았고, 조찬 미팅을 자주 가졌다. G20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클럽층 라운지의 미팅룸의 경우 평소 오전 9시에 영업을 시작했으나 CEO들의 요청으로 오전 7시부터 문을 열었다. 스위스 식품회사인 네슬레의 페터 브라베크 회장은 자사 제품에 대한 애정을 각별히 드러냈다. 호텔 측에 요청해 객실에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과 커피 캡슐 등을 비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슬람권에서 온 CEO의 경우 사전에 국제우편으로 자신들이 먹을 음식(할랄)을 보내 호텔 측이 보관, 음식을 제공받기도 했다. 한 CEO는 처음 맛본 한식에 빠져 매 끼니를 호텔의 한식당인 ‘온달’을 찾아 해결해 직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CEO들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건강 관리에도 열심. 빠듯한 일정 속에서 호텔 피트니스 클럽을 찾아 구슬땀을 흘리거나 이른 아침 호텔이 자리한 아차산 언덕을 걸으며 가을 단풍을 만끽했다. CEO들 가운데 디틀레우 엥엘 베스타스 사장은 운동을 무척 좋아했다. 지난 9일 늦은 시간에 호텔에 도착, 체크인을 하자마자 피곤함도 모른 채 바로 피트니스 센터로 달려갔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마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소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전용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한 그는 다른 CEO에 비해 도착이 늦어 스위트가 아닌 클럽딜럭스급의 작은 객실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고 흔쾌히 입실해 직원들을 감동시켰다. 현관 도어맨과 컨시어지, 클럽 지배인 등 직원들은 한복을 입고 VIP들을 영접했다. 서밋 참가자, 외신 기자들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취해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특히 보슈의 프란츠 페렌바흐 회장은 VIP 전담을 맡고 있는 배봉원 지배인의 한복 차림을 보며 “뷰티풀”을 연발했다. 그는 “옷이 너무 아름답다. 이것이 한국의 전통의상이냐.”고 관심을 표명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의상을 매일 평상복으로 입으면 좋겠다.”며 감탄해 마지않았다고 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美·유럽·사우디 테러 공포에 휩싸인 연말

    전 세계가 한해 막바지에 ‘동시 테러’ 공포에 휩싸일 전망이다. 국제테러조직 알케에다의 테러 음모가 가시화되고 있다. 알카에다는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서방과 손잡은 이슬람국가까지 연말 테러 표적으로 정조준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잇따른 ‘소포 폭탄’ 사건 탓에 식겁했던 유럽 쪽에서는 테러 음모의 실체가 드러나자 정부 측에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알카에다발 테러 조짐은 이곳저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아우구스트 하닝 전 독일 내무장관은 10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알카에다가 유럽과 미국에서 여전히 뭄바이식 동시 다발 테러를 계획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 당국의 고위 관계자도 CNN에서 “우리도 알카에다가 뭄바이 테러를 빗댄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뭄바이테러는 2008년 11월 26일 인도의 타지마할 호텔 등 뭄바이 도심 곳곳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 170여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이 참극은 ‘인도판 9·11’로 불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구체적인 연쇄 테러 음모가 발각됐다. 10일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에 따르면 브리스 오르트푀 프랑스 내무장관은 “지난 8일과 9일 파리 드골공항 등에서 체포된 4명의 테러 용의자가 자살 폭탄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여성 1명을 포함, 모두 프랑스 국적인 용의자들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 알카에다 테러 세력이 모여 있는 지역을 여행하거나 ‘성전(聖戰)’을 부추기는 웹사이트를 자주 방문,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르트푀 장관은 “유럽의 테러 위협은 여전히 실제적일 뿐 아니라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달 육성 테이프를 통해 “프랑스가 반(反)무슬림 정책을 거두지 않으면 보복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선 상황인 탓에 프랑스인들의 테러 공포는 한층 더 크다. 미국의 대테러 작전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알카에다의 타깃이 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테러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슬람 최대 성지순례 기간인 하지가 임박,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내무장관은 “14일부터 시작되는 하지 기간 동안 알카에다가 테러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마다 이슬람력으로 12월 8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하지 때는 200만여명의 순례객이 사우디를 찾는다. 때문에 테러리스트들에게는 공격의 ‘적기’라는 것이다. 한편 지난달 29일 예멘을 떠나 시카고로 향했던 2개의 ‘소포 폭탄’ 가운데 영국 이스트 미들랜즈공항에서 적발된 폭탄은 화물기가 미국 영해를 지날 때 폭발하도록 설정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경찰 측은 “이스트 미들랜즈공항의 소포 폭탄은 당일 오전 10시 30분에 터지도록 시간이 맞춰져 있었다.”면서 “비행 일정으로 보면 미국 동해 상에서 터지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칠레광부 33인·위키리크스 어샌지 명단에

    칠레광부 33인·위키리크스 어샌지 명단에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10일 ‘올해의 인물’ 후보자 25명을 발표하고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투표에 들어갔다. 올해의 인물 후보군에 예년과 달리 한국계는 한명도 없다. 올해 후보군에 새로 올라 눈길을 끄는 얼굴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관련 비밀문건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던 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 영화로도 제작된 소셜미디어 열풍의 주인공인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다. 지하 700m 갱도에 매몰됐다 69일 만에 극적으로 구출된 칠레 광부 33명도 명단에 포함됐다. 아이팟, 아이폰 열풍을 대변하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도 주목받는 후보 중의 한명이다. 최근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수감 중에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지구촌의 관심을 모았던 류샤오보도 눈에 띈다.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로 물의를 빚은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토니 헤이워드 전 CEO는 ‘불명예스러운’ 후보가 됐다. ‘11·2 중간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여전히 영향력이 셌다. 미국 정치 무대를 뒤흔든 보수 바람은 타임지 인물 선정 작업에도 영향을 톡톡히 미쳤다. 보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보수 논객으로 유명한 케이블 폭스뉴스 쇼 진행자인 글렌 벡, 중간선거에서 티파티 등 보수단체에 뭉칫돈을 후원한 석유화학업체 코치인더스트리스의 찰스 코치와 데이비드 코치도 유력 인물로 꼽혔다. 뉴욕 9.11 테러 현장 인근에 이슬람센터 건립을 추진해 논란을 불렀던 이슬람 성직자 파이잘 압둘 라우프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교육 개혁을 주도한 안 던컨 교육장관, 아프간·이라크전을 수행 중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명단에 기재됐다. 이 밖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팝스타 레이디 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메리 샤피로, 소설 ‘자유’로 유명한 작가 조너선 프란젠, 경기침체로 인한 대규모 실업사태를 상징하는 ‘실직한 미국인’도 리스트에 올라 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G20 정상회의/1박2일 체류 생중계] 정상들 무엇을 타고 먹고 마실까

    [G20 정상회의/1박2일 체류 생중계] 정상들 무엇을 타고 먹고 마실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어젠다나 코뮈니케(공동성명서)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대목은 ‘각국 정상이 무엇을 먹고 마시며 경험하는가’이다. 33명의 국가·기구 수장들이 모이는 G20 정상회의에 잠깐 등장하는 것으로도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은 PPL(Product Placement·특정 상표 간접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품질을 인정받는 동시에 마케팅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까지 노릴 수 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오해가 없도록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공식 후원사’나 ‘공식 지정’ 등의 개념은 쓰지 않지만, 협찬 업체들이 PPL 효과를 얻는 데는 무난할 전망이다. 의전 및 경호용 차량의 협찬사로는 현대기아자동차(에쿠스 리무진, 스타렉스, 모하비, 카니발 등 172대)와 BMW 코리아(750i 34대), 아우디 코리아(A8 34대), 크라이슬러 코리아(300C 9대) 등 5개사가 선정됐다. 정상들은 국내 양산차 중 최고급형인 현대차 에쿠스 리무진을 타게 된다. 정상의 배우자에게는 BMW 750i와 아우디 A8가, 국제기구 대표에게는 크라이슬러 300C가 제공된다. 11~12일 10차례의 오·만찬이 예정돼 있다. 롯데와 조선, 워커힐, 신라, 인터컨티넨탈 등 최고급 호텔 연회팀이 총동원된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 등 5명으로 구성된 식음료 자문위원회와 송희라 한식재단 부이사장 등이 참여한 메뉴 개발팀에서 정상들의 먹거리를 선정했다. 11일 정상 업무만찬과 12일 정상 업무오찬은 회의에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단순화한 양식 코스(수프를 곁들인 전채요리-주요리-디저트)가 준비된다. 원래 수프가 없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입이 까끌까끌할 텐데 수프도 없느냐.”고 지적했다고 한다. 곧바로 떠나지 않고 하룻밤을 더 머물고서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들을 위한 12일 저녁 특별만찬은 한식으로 준비된다. 식자재는 우리 땅에서 수확한 계절 특산물이 이용된다. 양식 주요리인 스테이크 재료로는 상주 곶감을 먹여 키운 상주 한우와 횡성 한우를 쓸 계획이다. 서해산 넙치와 남해산 줄돔, 영덕 대게 등 해산물도 정상들의 식탁에 오른다. 환경 및 동물 보호 차원에서 시빗거리가 될 수 있는 상어알(캐비어)이나 거위 간(푸아그라)은 물론 값비싼 송로버섯 등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 같은 채식주의자를 위해서는 주요리로 고기나 생선 대신 두부요리를 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등 이슬람국가 출신 정상들을 위해서는 쇠고기 요리를 준비하되, “신의 이름으로”라고 주문을 외운 뒤 단칼에 정맥을 끊어 도살한 할랄 음식이 제공된다. 주류업계의 뜨거운 구애가 있었던 정상회의 만찬주도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달 G20 준비위가 각 주류업체로부터 받은 만찬주 샘플만 400종류에 이른다. 건배주나 만찬주로 쓰인다면 단박에 뜰 수 있어서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건배주 ‘천년약속’은 2004년 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06년 185억원까지 뛰었다. 만찬주 ‘보해 복분자주’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6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급증했다. G20 준비위 측은 프랑스산과 미국산, 뉴질랜드산 와인 350여종을 2개월 이상 시음하면서 오·만찬 메뉴와 어울리는 와인을 추렸다. 정상회의에는 부티크와인(소규모 와이너리에서 한정된 양만 생산하는 고급와인)인 온다도로(Onda D’oro)가 채택됐고 재무장관 만찬에는 바소(Vaso)가 나온다. 온다도로는 미국의 대표적 와인 산지 나파밸리에 있는 한국 회사의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와인 양조가인 필립 메카가 양조 총책임을 맡았다. 이는 ‘황금 물결’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이다. 숙소도 관심거리다. ‘국빈이 묵었던 스위트룸’, ‘해외 정상이 격찬한 식단’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 호텔의 대외적 평판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정상들은 롯데와 그랜드하얏트, 신라, 리츠칼튼, 밀레니엄서울힐튼 등 서울 시내 12개 특급호텔에 투숙할 계획이다. 정상들의 투숙현황은 철저한 보안에 부쳐지고 있지만, 코엑스에서 가까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 가장 많은 정상이 묵을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 미군기지와 가까운 호텔을 애용해온 미국은 이번에도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보안을 이유로 450여개 객실을 예약하는 등 사실상 호텔을 통째로 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베리의 귀향” 오바마 환대하는 印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 39년 만에 닭과 물소떼 뒤를 좇으며 유년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를 찾았다. 건강보험 개혁과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 수습 등 국내 문제 탓에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이미 두 차례 방문을 연기했던 터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항에 취재나온 인도네시아 기자들에게 “아파 카바르(안녕하세요)”라며 어릴 적 썼던 인도네시아어로 자연스럽게 인사말을 건넸다. 또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궁에 도착한 뒤, 방명록에 “인도네시아에 다시 돌아오게 돼 너무 기쁘다. 양국 간 연대가 계속 강화돼 나가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인도네시아 일간지 자카르타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살 때 불렸던 이름인 베리를 따 1면 머리기사로 ‘베리의 귀향’이라는 제목을 달아 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7살 때 어머니가 하와이대에서 만난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하면서 함께 인도네시아로 건너와 1967년부터 1971년까지 4년간 살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마터면 3번째 방문약속도 지키지 못할 뻔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므라피 화산의 폭발, 화산재 구름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항공기의 운항이 한때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를 국빈방문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은 약속 실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고, 화산재 상황도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아 계획대로 방문이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체류 시간이 만 24시간에 불과한 까닭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 유도요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동남아 최대 이슬람사원인 이스틱클랄 방문, 전세계 이슬람권과의 유대 강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연설, 대학 방문 등 숨 돌릴 틈이 없다. 때문에 자신이 자란 마을과 공부했던 멘텡 초등학교 방문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멘텡 초등학교의 방문은 자칫 ‘사적인’ 여정이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초등학교 3학년 때 교사인 카타리나 페르미나 시니가(61)는 AP통신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렸다.”면서 “우리를 잊지 않길 바란다.”며 아쉬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밤 유도요노 대통령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나는 ‘과거’를 얘기하러 온 게 아니라 ‘미래’를 얘기하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통해 이슬람권과의 유대 강화를 꾀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차기 의장국인 데다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다. 지난해 이집트 방문을 시작으로 터키 등으로 이어졌던 이슬람권에 대한 관계 개선 노력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는 아세안국가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우라늄 암거래 ‘007작전’

    지난 3월, 아르메니아인 사업가 숨밧 토노얀과 물리학자 오알레드 흐란트 오한얀은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서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트빌리시에서 그루지야 당국에 적발된 이들의 담뱃갑 속에는 핵폭탄의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HEU)이 납으로 포장된 채 들어 있었다. 경찰이 거래 장소인 호텔을 급습했지만, 이슬람 테러 조직으로 추정되는 구매자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화 ‘007’ 속의 한 장면 같은 이들의 재판 소식을 전하며 “옛 소련의 붕괴와 함께 행방이 묘연해진 농축 우라늄 중 일부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친미 성향인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지난 4월 “고농축 우라늄을 이슬람 과격 단체에 팔려던 음모를 적발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가디언은 “이들이 재판 과정에서 자신들의 유죄를 인정했다.”면서 “암시장에서 고농축 우라늄이 거래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우라늄 18g은 89.4%까지 농축된 상태로 핵폭탄을 만들기에는 충분치 않은 양이다. 그러나 그루지야 검찰은 이 고농축 우라늄이 구매 희망자에게 실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샘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번 사건은 핵 테러 위협을 막기 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각국 정상들의 계획에 심각한 구멍이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러시아 내 수백 개의 시설에 산재해 있는 700t 규모로 추정되는 고농축 우라늄의 보안 강화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그러나 이 중 얼마나 많은 고농축 우라늄이 이미 사라져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핵 전문가인 엘레나 소코바는 “지금까지 옛 소련의 핵시설을 상대로 명확한 조사가 이뤄진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면서 “엄청난 양을 도둑맞았더라도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소포폭탄 테러 주모자는 ‘변장의 달인’

    소포폭탄 테러 주모자는 ‘변장의 달인’

    전 세계를 긴장에 빠트린 ‘소포 폭탄’ 사건 등 잇따른 테러 사건의 주모자로 예멘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를 이끄는 카심 알라이미가 지목됐다. 알라이미는 수년간 1급 수배로 예멘 정부가 집요하게 추적했음에도 뛰어난 변장술을 이용해 친척과 가족을 만나고 테러를 계획하는 등 신출귀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예멘 정보 당국은 이번 사건의 실질적인 지휘는 AQAP의 모든 군사 작전을 이끄는 알라이미가 맡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알라이미는 이번 사건에 앞서 2007년 7월 예멘 마리브 사원 폭탄 테러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암살 기도, 크리스마스 미국행 여객기 폭파 기도 사건 등도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대 후반~4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알라이미는 10대 시절 학교를 그만두고 극단적 이슬람 근본주의 ‘살라피즘’의 본산인 북부 사다에서 알카에다에 입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사우디 알카에다 조직에 합류한 후 사우디 정부의 ‘1급 수배범’이 됐다. 알라이미는 2002년 프랑스 유조선 폭탄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붙잡혀 사나교도소에 수감됐다. AP통신은 “수감 당시 재소자 대표로 교도소 측과 처우 협상을 벌이는 등 협상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고, 교도관들이 그를 모두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2006년 동료 재소자 22명과 함께 탈옥한 알라이미는 스페인 관광객 8명이 숨진 2007년 마리브 사원 테러를 계기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AP통신은 “그는 변장의 달인으로, 종종 수도에 나타나 조직원과 접선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참석해 가족과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국의 추격은 그가 테러를 계획하고 알카에다 지부의 훈련 캠프를 지휘하는 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지구촌 테러공포 확산] 이라크 100명 사망… 獨총리실에 소포폭탄 도착

    [지구촌 테러공포 확산] 이라크 100명 사망… 獨총리실에 소포폭탄 도착

    전 세계가 테러 공포에 질렸다. 예멘발 폭탄 소포가 발견된 지난달 29일 이후 우편물로 위장한 폭발물들이 지구촌 곳곳을 헤집고 있다. 최근 테러 경보에 떨고 있는 유럽 주요국들의 정상들을 정조준 하는가 하면 2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20여곳 의 동시 테러로 한꺼번에 100여명이 숨졌다. ●‘소포 폭탄’ 공포에 휘청거리는 유럽 AP통신은 2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수신인으로 한 그리스발 소포 폭발물이 볼로냐 공항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소포는 보안 관계자들이 개봉하는 과정에서 작은 폭발과 함께 불이 붙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독일 총리실에도 폭발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도착했다고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이 발표했다. 익명의 고위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포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폭발장치가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소포는 지난달 31일 그리스발 UPS를 통해 발송된 것으로 일반 우편물들 사이에 끼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벨기에 총리 회담차 독일을 떠나 있었다. 앞서 1일 그리스 경찰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수신인인 폭발물 소포를 아테네에서 사전에 적발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3일 현재 각국 지도자와 공관을 노린 소포형 폭탄은 그리스 아테네에서만 최소 11개가 발견됐다. 아테네 소재 스위스, 러시아, 불가리아, 독일, 멕시코, 칠레, 네덜란드, 벨기에 대사관 등 현지 공관 8곳이 소포 폭탄 테러의 타깃이 됐다. 세계 지도자와 공관을 겨냥한 폭탄소포 11개를 적발한 그리스 항공 당국은 우편물 및 소포의 국외 발송을 48시간 동안 중단키로 했다. 영국, 독일, 스위스,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에 이어 2일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도 예멘에서 발송된 항공 우편물과 화물의 자국 내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라크, 필리핀, 이집트 등도 테러 비상 테러 공포는 유럽권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곳곳으로 테러가 무차별 확산됨에 따라 각국 당국은 보안을 강화하고 위험지역의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가톨릭 교회 무장 괴한 인질 사태로 58명이 사망한 지 이틀 만인 2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시내 21곳에서 또 다시 동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00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이날 폭탄 테러는 주로 시아파 주민들이 거주하는 바그다드 동쪽 후세이니야와 북쪽 카드히미야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라크 당국은 테러 발생 지역인 바그다드 동부 지역을 봉쇄하고 인근 지역에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바그다드 교회 인질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알카에다 연계 조직 ‘이라크 이슬람국가(ISI)’는 이집트 콥트교(이집트 재래 기독교)가 억류 중인 이슬람 교도 여성 2명을 풀어주지 않으면 이라크 내 기독교인을 몰살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이라크와 이집트 당국이 초긴장 상태다. 필리핀에서도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에 따라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5개국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필리핀 여행시 쇼핑몰 방문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을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던 델타항공 여객기에서도 2일 박스 커터 칼날들이 발견돼 미 연방수사국(FBI)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예멘 AQAP 소탕 작전 돌입 한국석유공사의 예멘 송유관 폭발 사건까지 이어지자 미국 정부와 예멘은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소탕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백악관은 2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전화통화로 소포 폭탄과 한국송유관 공격의 배후로 추정되는 AQAP 소탕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예멘 정부는 테러 용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대대적 군사 작전에 돌입했으며, 한국석유공사 송유관 테러는 정부의 군사 작전에 대한 AQAP의 반격일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은 전했다. 황수정·유대근 기자 sjh@seoul.co.kr
  • [지구촌 테러공포 확산] 전문가가 본 지구촌 동시다발 테러 원인·해법

    [지구촌 테러공포 확산] 전문가가 본 지구촌 동시다발 테러 원인·해법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는 테러. 테러는 누가 왜 저지르는 것일까. 테러를 막기 위한 해법은 없는 것일까.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는 안전한 것일까. 국제안보분야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봤다. ●누가 테러를 저질렀나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송유관 폭파에 대해 예멘의 지방 부족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알카에다 입장에서 예멘 남부 사막지대에 있는 송유관을 파괴하는 것이 무슨 정치적 이득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를 만악의 근원으로 보는 것은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면서 “차분하고 명확한 근거와 준거를 갖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소행이라고 본다.”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원하는 것은 이슬람 가치 훼손에 대한 문제 제기다. 그건 하루아침에 끝날 문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누가 그들을 테러로 이끄는가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예멘, 아프간, 파키스탄, 수단 등에서 젊은이들을 테러로 이끄는 공통분모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세계적인 양극화로 인한 소외”다. 그는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소외되는 ‘실패 국가’ ‘취약 국가’가 발생하고 그 속에서도 소외되는 집단들의 불만이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21세기 테러리즘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테러 집단은 취약 국가의 부유층한테선 자금을 지원받고 빈곤층에선 인력을 공급받는다.”고 말했다. 서 교수도 “테러는 사회·경제·정치적 요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슬람 운동가들 상당수가 대학 출신 실업자들”이라면서 “중동 국가들 대부분이 독재 치하에 있다는 점과 희망이 없는 젊은 세대의 저항이 맞물리면서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테러 대응 해법은 무엇인가 이 실장은 “테러는 일국 차원의 대응으론 효과가 없다.”면서 “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근본적으로 테러라는 게 사회 저층의 불만 표출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개발 지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국제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미국이 아프간에 집중하자 테러 세력이 이젠 예멘으로 흘러가는 ‘풍선 효과’가 존재한다.”면서 “세계 차원의 양극화를 해결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단언했다. 서 교수도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폭탄 제조법을 익힐 수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결국 예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문화사회에 진입한 한국도 이제는 소외 계층이 일으키는 테러 문제가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중동 출신들과 정서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차별을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20 회의에 어떤 영향 미칠까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 체계를 뚫고 한국에 입국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을 뿐더러 정보 당국의 시야 안에 있다.”면서 “한국에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위원도 “송유관 폭파는 G20 개최 자체에 대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서울회의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알카에다 소행땐 G20 영향 미칠 수도…자원외교도 차질

    알카에다 소행땐 G20 영향 미칠 수도…자원외교도 차질

    알카에다? 아니면 지방 토착세력? 2일(현지시간) 예멘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한국석유공사 송유관 폭발 사고는 폭발물을 설치한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180도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사건 직후 알카에다의 주장처럼 예멘을 거점으로 한 알카에다 아라비아지부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전 세계적인 테러 공포에서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물론, 자원외교를 표방한 현 정부의 노선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부에 반감 토착세력 소행 추정도 미국으로 발송된 이른바 ‘폭탄 소포’를 계기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예멘은 한국과도 악연이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알카에다의 폭탄테러로 목숨을 잃었고, 6월에는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여교사 엄영선씨가 사다에서 피랍돼 피살되면서 외교통상부가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해외평화유지군 파병 등으로 인해 알카에다가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고, 이슬람 지역에서의 무분별한 선교활동 등으로 테러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알카에다가 본격적으로 한국을 테러 목표에 포함시킨 것으로 밝혀질 경우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테러의 위협은 행사 자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 정상과 주요인사가 대거 몰려오는 점에서 한국이나 한국 국적 항공기가 직접적인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영국 런던과 두바이에서 발견된 폭탄소포가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다면 발견이 어려울 정도로 치밀하게 만들어졌던 만큼 대대적인 공항 및 항만 보안 강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 여행객들이나 해외교포, 유학생들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반면, 예멘 정부에 반감을 가진 단순한 토착세력의 불만 표출일 경우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석유공사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가 예멘이나 중앙아시아 등 분쟁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운영에서 보안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알카에다의 근거지로 부상한 예멘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보 당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시 예멘에서 훈련받은 나이지리아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가 미국 디트로이트행 여객기를 폭파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예멘을 예의 주시해 왔다. 알카에다 지부인 ‘아라비아 반도 알카에다’(AQAP)는 지난해 예멘에서 결성된 이래 올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아랍 국가들에 있는 요원 수백명을 총괄하는 AQAP는 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예멘 수도 사나 동쪽에 본부를 두고 있다. ●전세계, 테러 근거지 예멘 주목 특히 AQAP는 최근 예멘을 찾는 무슬림 유학생이 많다는 점을 활용, 미국과 유럽 출신 극단주의자들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테러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출신들은 중동 지역 출신들과는 달리 전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어 알카에다의 테러 능력을 크게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예멘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알카에다와 접촉한 혐의로 미국인 10여명과 다수의 유럽인을 체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인 2명만 추방했을 뿐 나머지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어줬다. AQAP는 최근 폭탄 소포의 운송을 위해 예행 연습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 당국은 지난 9월 예멘에서 미국 시카고로 향하던 책과 논문, CD와 여타 가사용품이 실린 국제 소포를 의심 화물로 분류, 압류했다. 당시 소포에 폭발 물질은 없었지만 정보 당국은 또 다른 테러 공격을 위한 예행 연습일 가능성을 의심했다는 것이다. 한편 미 교통안정청(TSA)은 예멘에 보안 전문가들을 급파, 현지 보안 인력 교육과 장비 제공, 화물 검색 작업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또 미 정부는 예멘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소통 작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예멘은 빈곤과 심각한 빈부격차, 부정부패와 내전 등 기존 테러 중심지인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수단, 소말리아 등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예멘은 현재 중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다. 세계 43개 저소득국 중 한곳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252달러에 불과하다. 더구나 정부는 사나를 제외한 국토 대부분에 대해 통제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박건형·강국진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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