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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잔틴제국 멸망일 승자와 패자의 고뇌

    1453년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기 위한 이슬람의 전쟁은 지상전, 지하전, 해전, 공중전, 심리전, 첩보전, 외교전 등 모든 전략과 전술이 총동원됐다. 오스만튀르크가 콘스탄티노플을 장악하자 세계사는 확 바뀌었다. 유럽에서는 대항해 시대를 열어야만 했고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항로,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를 개척하게 된다. 오스만튀르크는 고구려와 흉노, 그리고 우랄 알타이어 계통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그런지 세계사에 큰 획을 그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동서양 역사에서 관심을 덜 받고 있다. 세계의 정복자 오스만튀르크의 술탄 메흐메드 2세. 그는 수많은 배를 이끌고 산을 넘어갔다. 철벽수비로 막힌 바닷길을 뚫기 위해 험한 산등성이와 비탈진 언덕을 넘었다. 또 다른 사나이가 있다. 승산이 전혀 없어 보이는 싸움에서 끝까지 항복을 거부한 채 자신이 사랑하는 제국과 함께 장렬히 산화한 비잔틴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 이런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영화의 한 장면이다. 신간 ‘술탄과 황제’(김형오 지음, 21세기북스 펴냄)는 1453년 5월 29일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는 날을 중심으로 50여일간의 치열한 전쟁을 치른 두 제국의 리더십과 전쟁의 과정, 삶과 죽음, 승리와 패배, 그리고 두 영웅의 인간적 고뇌를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되살렸다. 전개방식은 소설이지만 그 내용은 본격 역사서인 독특한 장르를 추구해 눈길을 끈다. 콘스탄티노플을 둘러싼 테오도시우스의 성벽이 3중이듯이, 이 책 또한 3중 구조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 스타일이 독특한 3중 구조의 액자소설이다. 화자도 이례적으로 세 사람이다. 작가-황제-술탄, 이 세 주인공이 각각 1인칭 관찰자 및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저자가 전 국회의장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여러 차례 현지를 방문하고 꼼꼼하게 당시 상황을 기록하고 연구했다. 마치 당시 ‘종군기자’가 된 것처럼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때로는 저자 개인의 인간적 고뇌까지 담으면서 역사의 한순간을 그려냈다. 이 책의 장점은 역사적 사건을 정교하고 탁월하게 재현해냈다는 점 외에도 콘스탄티노플 함락에 대한 기존의 방대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군사들을 독려하는 술탄과 황제의 연설문을 다룬 것도 인문학적 재미를 높인다. 많은 자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나가 당시의 순간을 생생하게 살아움직이게 만들었다. 한 아마추어 사학자의 노력이 얼마만큼 역사 속 전쟁의 한복판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하는지 기대되게 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아우구스투스·체 게바라… 역사가 된 인물들의 공통점은

    일본에 ‘울지 않는 새’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본 전국시대 통일삼걸로 꼽히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품을 비교할 때 곧잘 인용된다. 오다 노부나가는 단칼에 울지 않는 새를 벤다. 잘못을 바로잡는 것에 거침이 없다. 용장(勇將)의 전형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지 않는 새를 울게 만든다. 어떤 수단과 방법이건 가리지 않는다. 장군 체통에 재롱 부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꾀와 지모가 많은 지장(智將)형 장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수하 중 하나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 덕장(德將)의 전범이라 부를 만하다. 전국시대를 끝내고 일본을 완벽하게 평정한 인물은 도쿠가와였다. 오다가 쌀을 찧고, 도요토미가 반죽한 떡을 도쿠가와가 집어삼킨 꼴이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오다와 도요토미를 엑스트라로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비록 통일 직전에 숨을 거두긴 했으나, 오다는 일본인들이 꼽는 전국시대 인기 인물 1위다. 도요토미도 타고난 재능 하나로 미천한 신분에서 일본 최고 권좌에 오르며 일본인들의 존경을 듬뿍 받고 있다. 저마다 능력과 방식은 달랐지만, 역사의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는 점에선 같다.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얻었는가?’(김정미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펴냄)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인물을 끄집어 내 그가 가졌던 리더로서의 자격은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놓친 그들의 행보는 무엇인지 곱씹는다. 역사적 인물에 빗댄 자기 계발서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책은 모두 21명의 인물을 담고 있다. 로마의 전성기를 이끌며 ‘어거스트’(August·8월)의 기원이 된 아우구스투스와 ‘양심’으로 세상을 움직인 정치가 빌리 브란트, 600년 동안 이슬람의 영화를 이어간 오스만 제국의 ‘설립자’ 오스만 1세, 철저한 준비로 기회를 불러들인 로알 아문센, 변방에서 새 시대를 연 조선 태조 이성계, 꿈의 왕국을 이룬 가장 현실적인 사나이 월트 디즈니 등 성공을 거머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개중엔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체 게바라, 흥선대원군 등 미완의 혁명가들도 포함돼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살았지만, 저마다 당대의 ‘역사’가 됐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다.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관습과 싸우고, 순정한 신념을 위해 삶을 내던지는 등 방식은 각자 달랐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얻었다. 1만 6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교전 8일 만인 21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중재로 가까스로 휴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휴전 발표 직후 각각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는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축포를 쏘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앞서 휴전 협상을 중재한 이집트의 무함마드 카멜 아무르 외무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카이로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휴전 합의는 오후 9시(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를 기해 발효된다.”며 휴전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휴전 합의서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각각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고 돼 있다. 특히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모든 팔레스타인 분파들이 로켓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교전에서 최후의 승자는 이스라엘도 하마스도 아닌 이들의 휴전을 이뤄낸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그동안 중동 내 최대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서방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려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정전 협상에서 ‘균형 있는 리더십’으로 중동의 안정을 이끌어내며 ‘피스메이커’(분쟁 중재자)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중동에 직접 날아가 협상 타결의 촉매제가 됐지만 “무르시 대통령이 하마스와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한 미국 정부가 절대 도출해 낼 수 없는 성과”라고 타임 등 외신들은 평가했다. 미국이 선호해 온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제 역할을 못 하자 미 정부는 결국 이집트에 매달렸다. 무슬림형제단이 하마스와 이어 온 정치적 유대와 이집트 정보국이 이스라엘 정보국과 장기간 구축해 온 협력 관계, 다시 말해 하마스, 이스라엘 양쪽 모두와 연결된 이집트의 ‘강점’을 정전 협상에 활용해 주길 원했던 것이다. 실제로 하마스와의 연대 과시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신뢰까지 얻는 성과를 이뤘다. 이스라엘 집권 리쿠드당의 요하난 플레즈너 의원은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진실의 순간과 맞닥뜨렸을 때 이집트 지도부는 책임감 있게 행동했고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이미 중동 내 정치적 동맹을 재편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협상 중재로 중동과 미국 양쪽에서 모두 중요 인물로 부상했다.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제한적인 승리’를 거뒀다. 내년 1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최고 사령관을 암살하는 공(?)을 세운 데 이어 미사일 요격 시스템 ‘아이언 돔’을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양측을 오가며 휴전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함으로써 지도력을 과시하게 됐다. 하마스도 이번 교전을 통해 이스라엘에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장악력을 공고히 하고 합법성을 더 인정받게 됐다는 점에서 승자로 꼽힌다. 반면 이번 교전에서 입지가 대폭 약화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과 그가 이끄는 파타당은 이번 사태의 최대 패자로 분류될 만하다. 이란도 하마스에 제공한 자국산 미사일이 아이언돔에 무력화되면서 ‘약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 교전이 중동 지역에 복잡한 셈법을 남긴 가운데 국제사회는 일단 양측의 휴전을 환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서로가 휴전 합의를 어긴다면 더욱 강력하게 응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중동의 화약고’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비우티풀Biutiful>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뷰티풀Beautiful을 스페인식으로 받아 적은 것이다. 다른 유럽과는 달리 독자적인 길을 걸으며 발달해 온 스페인 사람들의 직관성을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역사를 관통하며 무엇이든 스페인식으로 소화해 버리는 그들의 당당함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800년 이슬람이 남긴 것 Sevilla 세비야 Cordoba코르도바 Granada그라나다 유럽에서 몇년을 살 수 있다면 그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이다. 언젠가 긴 여행의 중반에서 스페인에 눌러 앉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을 정도다. 당시 스페인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한달 반 정도였지만 마드리드 이남의 도시들은 가보지도 못했었다. 어느 도시를 가도 그대로 머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기회가 왔을 때,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의 남쪽이었다. 세비야Sevilla, 코르도바Cordoba, 그라나다Granada. 이슬람 세력이 지배했던 800년 동안 가장 번성했던 도시들, 스페인 친구들도 꼭 가봐야 한다고 추천했던 그 도시들이었다. 눈을 부시게 하는 것이 태양인지 파란 하늘인지 알 수 없었다. 세비야의 강에 뜬 유람선도 오후의 난반사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도시의 유람선이야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풍경이지만 세비야는 내륙으로 무려 87km나 들어와 있는 과달키비르강江의 상류 도시다. 그래도 배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강이 깊고 넓었기 때문에 도시는 중요한 무역항으로 부를 누릴 수 있었다. 강변 산책을 하다 보면 어디서나 눈에 띄는 황금탑Torre del Oro도 13세기에 이슬람교도들이 배를 검문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마젤란이 세계일주를 시작한 기점도 이곳이었고, 콜럼부스가 머물면서 항해를 준비했던 곳도 세비야였다. 그렇게 중요한 도시를 이슬람에게서 되찾은 스페인은 그 세를 과시하고 싶었다. 1248년 모든 부와 권력을 집중해서 지은 세비야 대성당은 지금도 세계에서 3번째로 크고, 고딕양식의 성당으로는 가장 크다. 성당에 안치된 크리스토퍼 콜럼부스의 무덤은 그 어떤 왕의 무덤보다 화려하다. 에스파냐의 옛 왕국인 레온, 카스티야, 나바라, 아라곤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관의 네 모서리를 메고 있는 모습이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평생 아버지의 업적을 정리하고 연구했다는 아들 페르난도 콜럼부스의 무덤도 성당 안에 있다. 고딕양식,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을 헤아려가며 성당을 둘러보느라 지친 사람들은 오렌지 나무가 도열한 정원에 자리를 잡았다. 원래 모스크의 연못이 있던 곳이었다. 아직 여력이 남은 사람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이슬람 사원의 탑을 개축한 히랄다 종탑Torre de la Giralda에 올라갔다. 땀 흘려 쟁취한 98m 높이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전경은 그만큼 달콤했다. 세비야 대성당에 비하면 코르도바의 대성당Cordoba Mezquita은 모스크의 원형에 더 가깝다. 코르도바를 수도로 삼은 이슬람 제국은 6세기에 지어진 성 빈센트 바실리카를 허물고 그 자리에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모스크 ‘메스키다’를 세웠다. 4,000여 개의 기둥이 시야를 가리고 천장도 낮지만 사실은 세비야 대성당보다 면적이 넓다. 한번에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성당으로 용도가 바뀐 이후에도 큰 훼손 없이 사용되다가 카를로스 5세에 이르러 200개의 기둥을 뽑아내고 돔을 설치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했다. 정교한 아랍 문양에 푹 빠져 있다가 뒤로 돌아서면 화려한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이 펼쳐진다. 이슬람 세력의 마지막 거점은 그라나다였다. 알바이신의 언덕 위에 거대한 아랍인 주거지역이 먼저 형성되었고 1238년에 왕과 귀족들의 거주지로 아람브라Alhambra궁전이 만들어졌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기도 한 아람브라궁전은 아랍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되는데 이름만 듣고 우아한 하나의 건물을 기대했다가는 낭패를 맛보게 된다. 평균 관람 시간만 무려 3시간이 걸릴 정도로 넓은 요새이자 수천명의 귀족들이 살았던 주거지였다. 아람브라는 사실 건축학적인 가치보다는 치수의 지혜, 높은 지대까지 물을 끌어 사용했던 아랍인들의 발달된 관개 기술이 돋보이는 장소다. 지금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궁전 곳곳의 분수와 샘, 연못은 이슬람세력이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아람브라를 찾는 관광객이 워낙 많다 보니 나스리드 궁전Nasrid Palaces은 재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 일행을 따라 종종걸음을 치다 보니 군주의 별장이자 정원인 헤네랄리페Generalife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지칠 때로 지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꽃향기가 전달되는 높이까지 계산해서 디자인했다는 그 정원에서 아름다운 알바이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언젠가 스페인에 살게 된다면 바로 저 마을을 선택하게 될 것만 같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아람브라 궁전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관개기술의 발달이다. 고지대에 세워진 요새임에도 항상 물이 풍부했다 2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하고 있던 코르도바의 거리 음악가 3 투우와 플라멩고로 유명한 세비야의 투우장 돈키호테로 살어리랏다 Toledo톨레도 Consuegra 꼰수에그라 성서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은? 답은 우기기 나름이다. <이솝우화>, <그림 형제 동화집>이 단골로 언급되고 <안네의 일기>나 <영웅문>도 유력한 후보인데다가 지인 중 한 명은 쥘 베른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페인에 오니 그 ‘정답’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1547~1616년가 지은 <돈키호테Don Quijote>로 모아지고 있었다(원제는 <재기 발랄한 향사鄕士 라만차의 돈키호테>다). 그러면 또 하나의 질문. <성서>와 <돈키호테>의 공통점은? 끝까지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돈키호테>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캐릭터 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을 탐독하던 ‘키호테’라는 사람이 급기야 자신을 기사라고 착각하며 볼품없는 말 로시난데, 시종 산초 판자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은 그의 착각 속에서 벌어지는 일.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슈렉>처럼 반전의 캐릭터들이 주인공인 유쾌한 풍자소설이다. 하지만 이 스토리는 사실 52장의 전편 중에서 초반에 불과하고 속편까지 출판됐다. 저자 세르반테스의 삶은 키호테의 ‘착각일지라도 행복했던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레판토 해전에 참가해 부상을 입은 그는 귀국길에 해적에게 잡혀 5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마드리드 근처의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1605년 소설 <돈키호테>를 발표했다. 작품이 전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인세 계약을 하지 않아 돈을 벌지 못했다. 후에 그는 74장 분량의 돈키호테 속편을 발표했으나 이듬해인 1616년에 기구한 생을 마쳤다. 그가 죽은 4월23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데 우연히도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같은 날 사망했다. 소설 <돈키호테>의 주 무대는 지금의 ‘카스티야라만차’ 지역이다. 도시를 이동하다 보니 우연히도 ‘루타 데 돈키호테’, 즉 ‘돈키호테의 길’이라는 테마여행코스를 지나가게 되었다. 푸른 기와를 이고 있는 하얀 회벽집들이 인상적인 작은 마을 푸에르토 라피세Puetro Lapice에는 돈키호테가 주인과 실랑이를 벌였던 여관 ‘벤타 델 키호테Venta del Quijote’가 있다. 벽에는 ‘돈키호테가 이곳에서 묵고 나서 투구와 갑옷 차림으로 만족스럽게 걸어 나왔다’라는 구절이 붙어 있었다. 돈키호테는 이곳에서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동물의 내장을 넣은 달걀부침’를 시켜 먹었다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라만차 와인을 즐긴다.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바닥을 깊게 판 넓은 저장고와 대형 와인통을 발견할 수 있다. 더 이상 묵어 가는 손님은 없지만 돈키호테에 대한 팬심으로 기념품을 구입하는 손님들로 마을 전체의 생업은 세르반테스에게 단단히 빚을 지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돈키호테가 거인으로 착각해서 싸움을 벌였던 그 풍차들은 콘수에그라Consuegra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낡은 풍차일 뿐이지만 주변의 광활한 평원과 어우러져 스페인의 상징처럼 되어 버린 풍경이다. 실제로 돈키호테 소설의 배경이 된 풍차는 다른 곳에 있다고 했지만 풍차의 모양은 거기서 거기인 반면, 풍경은 콘수에그라가 최고인지라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훼손된 상태로 오래 방치된 듯한 이슬람의 콘수에그라 성은 한창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라 더 멋진 그림을 기대해도 좋다. 돈키호테가 로시난데를 타고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던 그 ‘카스티야라만차’주의 주도는 톨레도다. 우리로 말하면 경주쯤 될까, 8~15세기까지 스페인의 수도였던 도시다. 현대식 건물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도시는 아랍 군주의 거주지였던 알카사르를 정점으로 고깔 모양으로 층층이 퍼져 있고, 타호 강Rio Tajo이 그 주변을 휘감아 돌면서 천연의 요새를 만들고 있었다. 도시로 들어가기 전 멈춰선 전망 포인트에서 한참이나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풍경에는 세상에서 아름다운 고딕성당이라고 불리는 톨레도 대성당도 포함되어 있었다. 스페인을 점령한 이슬람 세력은 종교를 강요하거나 문화를 파괴하지 않았기 때문에 톨레도는 ‘스페인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릴 만큼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유적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고 성당은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귀중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 출신이지만 스페인에서 주로 활동했던 엘 그레코의 작품은 물론 고야의 그림도 전시되어 있으며 화려한 제단 장식이나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성체현시대는 이미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새로운 스페인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갱신되는 흥분이 모험에 나선 돈키호테의 마음이었을까. 끝없는 메세타이베리아 반도 중앙부의 대고원를 원 없이 달리고 싶은 충동이 더 깊어지기 전에 라만차를 떠나야 했다. 타호 강으로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 도시 톨레도 ▶travie info 벤타 델 키호테 세르반테스가 이용했던 여관으로 소설 <돈키호테>의 무대가 됐다. 소품과 인테리어 등으로 당시 분위기를 재현했고, 직접 만드는 와인과 돈키호테 관련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2층은 객실이었지만 지금은 투숙객을 받지 않는다. 주소 EI Molino, 4 Puetro Lapice(Autovia de Andalucia) 문의 926-57-6110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바), 오후 1시∼오후 5시, 오후 8시∼밤 12시(레스토랑) 찾아가기 마드리드 남부 버스 정류장 Estacion de Autobus Sur 역(지하철 Mendez Alvaro 역)에서 Jaen 방면으로 가는 버스 이용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Puetro Lapice에서 하차. 버스 시간 문의 91-530-4800 1, 5 돈키호테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관 ‘벤다 델 키호테’의 오래된 나무 대문과 와인저장고가 있는 바bar 2 푸에르토 라피세 마을에서는 다양한 돈키호테 기념품을 구입 할 수 있다 3 톨레도 대성당의 성모상 4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소 모양의 대형 간판들을 종종 스쳐 지나간다 6 돈키호테가 괴물로 착각하고 결투를 벌였던 꼰수에그라의 풍차들 고야의 빛과 그림자 Madrid마드리드 Zaragoza 사라고사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허락된 시간은 단 한 시간. 마치 단거리 경주에 나서듯 신발끈을 동여매고 속사포로 설명을 난사하는 가이드 수피아씨를 따라다녀야 했다. 그곳의 수많은 보물 중에서 나를 사로잡은 그림은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년의 <개The dog>였다. 고야의 다른 그림과는 다른 화풍으로 의혹을 사기도 했던 이 그림에는 모래 언덕 위로 목만 빼꼼이 내놓은 휑한 눈의 개 한 마리가 등장한다. 마치 노년의 고야 그 자신처럼 말이다. 최후의 고전주의 작가이자 최초의 현대작가로 불리우는 그의 예술적 전이는 프랑스 군인들이 스페인 민군을 총살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 <1808년 5월3일The Third of May 1808>에서 시작된다. 초상화를 잘 그려서 왕실 화가로 이름을 날린 고야는 이 작품을 계기로 민중 화가로 추앙받게 된다. 하지만 노년에 고야의 삶은 암울했다. 마흔 중반에 청각을 상실했으며 노후에 마드리드 근처의 집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고야가 자신의 집에 그린 벽화들은 마치 귀신을 본 듯 공포에 질린 표정의 검은 군상들로 채워져 있었다. ‘블랙 페인팅’이라고 불리는 그림들이다. 그중에서도 <자기 아들을 먹어 치우고 있는 새턴Saturn devouring his Child>은 끔찍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후기 작품 중 가장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고야의 고향이 바로 사라고사다. 사라고사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시내에 들어가자마자 돌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태풍이라도 왔나 싶을 만큼 퍼붓던 비는 10분 후 거짓말처럼 개이더니 하늘이 다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고야의 삶처럼 빛과 어둠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그런 날씨였다. 사라고사에 있는 고야의 생가, 사라고사 뮤지엄, 이베르카 카몬 아즈나르 뮤지엄Ibercaja Camon Aznar Museum에서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바로크 스타일의 필라르 대성당Basilica del Pilar에 있는 레지나 마티럼Regina Martyrum돔의 천장화 역시 고야의 작품이다. 이 성당에는 기도를 이루어 준다는 옥으로 된 성모상이 있는데, 그 앞에서 깊은 슬픔에 잠긴 한 노부부를 만났다. 그 처연한 표정은 사연 모르는 이방인들까지 숙연하게 만들 만큼 날카로운 슬픔을 담고 있었다. 그 감정이 지금 내 방에 걸려 있는 고야의 <개>를 볼 때마다 오버랩되곤 한다. 사라고사의 랜드마크이자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가톨릭 순례지 중 하나인 필라르 대성당. 고야가 그린 천장화를 볼 수 있다 가우디에게 영감을 준 산 Montserrat 몬세라트 Barcelona 바르셀로나 누군가 볼 때마다 시루떡이 연상된다고 했던 몬세라트Tot Montserrat는 톱니바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바위산이다. 4,000만년 전에 융기된 해발 1,200m 산의 모습은 한번 보면 잊기 힘들 정도로 독특하다. 바위투성이 산의 정상부에 베네딕트수도원이 만들어진 이유는 이곳이 유서깊은 기도장소였기 때문이다. 1,000년 전부터 시작된 순례의 행렬은 12세기에 만들어진 검은 성모상 ‘라 모레네타’가 발견되면서 더욱 길어져서 지금까지도 끊어질 줄 모른다. 두어 시간 거리인 바르셀로나에 살았던 건축가 가우디Antoni Gaudi Cornet, 1852~1926년도 틈만 나면 모세라트를 찾아왔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몬세라트에 와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아예 바르셀로나의 중심에 몬세라트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바로 바르셀로나의 명물 사그라다 파밀리아가족대성당 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다. 스페인 교회 건축 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 건축가 프란시스코 데 폴라 델 빌라르Francisco de Paula del Villar에 의해 시작되었다가 1년 반 후에 안토니 가우디의 손에 넘겨진다. 그후 43년 동안 가우디는 역사에 길이 남을 독창적인 성당을 완성하기 위해 일생을 쏟아 부었다.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 내부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마치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로 뻗어 올라간 듯한 모습의 기하학적인 기둥들이다. 직선이 아니라 자연물의 형상, 그 곡선만을 사용한 가우디 원칙들이 반영된 결과다. 라 페드레라La Pedrera, 구엘 공원Pavellons Guell 등 바르셀로나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에서 그 고집스러운 독창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기업체의 도움 없이 오로지 신자들의 헌금으로만 세우기 원했기에 재정 문제는 언제나 발목을 잡았다. 결국 그는 완공을 보지 못하고 사고로 죽고 말았지만 성당은 아직도 그의 청사진에 따라 무려 130년 동안 여전히 ‘공사 중’이다. 전체 공정 중 절반 정도가 완성되었을 뿐이라지만 몇년 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내부 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어 지난 2010년 7월에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모시고 축성식을 가졌다. 15년내에 완공하는 것이 바르셀로나 시의 계획이다. 1 가우디는 직선을 배제하고 자연물의 형상과 곡선만을 사용했다.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구엘 공원 2 몬세라트 산에서 내려온 기운이 한데 모여 정점을 이룬다는 성당 안뜰 3 가우디는 몬세라트의 기괴한 모습에서 착안해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디자인했다 취재협조 에미레이트항공 www.emirates.com 페가수스 코리아 02-733-3441 ▶travie info 1 아람브라 안에 있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 2 스페인식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 몬세라트Tot Montserrat 몬세라트로 올라가는 꼬불꼬불 산악도로의 전면 도로는 10km, 후면도로는 13km다. 주말에는 주차장이 만원이 경우가 많으므로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훨씬 빠른 방법. 수도원에는 뮤지엄, 레스토랑과 기념품점 그리고 호텔까지 있다. 베네딕트 수도원은 에스꼴라니아라는 소년합창단Cor de I’Escolania으로도 유명한데 미사 시간을 맞춰서 가면 합창을 들을 수 있다. 문의 (0034)93-877-77-77 www.montserratvisita.com Travel to Spain 항공편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면 두바이를 경유해서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지로 여행할 수 있다. 인천-두바이 구간을 운행하는 에어버스 A380 기종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최첨단, 초대형 기종. 인천-두바이 구간은 9시간 30분, 두바이-마드리드 구간은 8시간, 두바이-바르셀로나 구간은 7시간 가량 걸린다. 문의 02-2022-8400 www.emirates.com 두바이 시티투어 두바이에서 스톱오버를 신청해서 두바이 시티 투어(42달러), 사막 투어(99달러) 등을 경험하는 것도 색다른 여행이 된다. 에미레이트항공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와 스톱오버 안내책자를 다운받을 수 있다. 투어 문의 아라비안 어드벤처 +971-4-303 4888 aadops@emirates.com 스페인 일주상품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는 ‘스페인·포르투갈+바르셀로나 일주 10일’ 여행패키지 상품이 10월부터 10개 여행사 연합으로 시판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출발하는 이 상품은 11월 말까지 239만원의 특가로 한진관광, 투어2000, 레드캡투어, 투어몰, 자유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하나투어, 온라인투어, 롯데관광에서 예약할 수 있다. 야디네스 알베르토Jardines alberto 그라나다의 유서 깊은 카르멘(정원과 채소밭이 있는 별장식 하우스)을 개조한 레스토랑으로 야외 테이블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기 좋은 곳이다. 커피 한잔과 함께 피오노노Pionono라는 그라나다의 전통 디저트도 별미다. 아람브라 궁전의 아름다운 정원 헤네랄리페 입구 쪽에 위치해 있다. 3가지 코스에 와인이 곁들여 나오는 세트메뉴는 30~45유로. 주소 Paseo de la Sabika nº 1, 18009 Granada 문의 (0034) 958-221-661 www.jardinesalberto.es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Parador de Granada 그라나다의 아람브라 궁전 안에 있는 성프란치스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로 스페인 국영 호텔 중 최고로 알려져 있다. 그라나다 수복 후 세워진 수도원 건물의 고풍스러운 멋과 특별한 위치 때문에 여행자들이 꿈꾸는 숙소지만 객실이 40여 개밖에 되지 않아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아람브라와 그라나다의 야경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주소 Real de la Alhambra, s/n, 18009 Granada, Spain 문의 (0034) 958-22-1440 www.parador.es 팔라시오스Palacios 5kg 정도의 크기으로 자란 새끼 돼지로 만드는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Cochinillo를 먹을 수 있는 곳.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다. 팔라시오스는 레스토랑뿐 아니라 호스텔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싱글 요금은 30~45유로, 더블룸은 50~80유로 사이다. 주정강화와인인 셰리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계란 노른자를 이용한 디저트인 플란Flan도 맛볼 수 있다. 주소 C/Navarro Ledesma, 4 45001 Toledo 문의 (0034) 925-28-0083 www.hostalpalacios.net 안달루 라 토레 데 오로Andalu la Torre de Oro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에 있는 투우 테마의 바Bar. 가게 안에는 스타 투우사들의 사진과 희생된 소의 머리 박제 그리고 스페인 생햄인 하몬이 같이 걸려 있어서 묘한 느낌을 준다. 주소 Er 26 de la Plaza Mayor Calle del Arcode Triunfo, 28012 Madrid 영업시간 오전 10시∼새벽 2시 문의 (0034) 913-66-5016 La Torre del Oro 타블라오 엘 팔라시오 안달루스Tablao El Palacio Andaluz 세비야 최고의 플라멩고 디너쇼를 감상할 수 있는 곳. 공연은 하루 두 차례, 매일 저녁 7시와 7시30분에 시작되어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와인이 곁들여진 코스 정찬이나 타파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오페라 카르멘의 일부 장면도 플라멩고로 선보인다. 문의 (0034) 954-534-720 www.elpalacioandaluz.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 가자 민간인 소개령… 이집트는 “공습 끝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 간 정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이 오늘 중으로 끝날 것”이라고 밝혀 일주일째 이어져 온 ‘가자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정전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던 하마스의 로켓 포격이 다시 발생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고조돼 진통도 예상된다. 무르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몇 시간 안에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집트 관영통신 메나가 보도했다. 무르시는 그러나 자신의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AP 등 외신들은 무르시의 발언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중동으로 급파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온 점에 주목, 이집트의 정치적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정전 협상에 들어갔으나 양측이 서로 다른 요구 조건을 제시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하마스는 2006년부터 시작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령을 먼저 해제하라고 버티며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집트가 중재하는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지상군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고, 하마스도 “두려울 것이 없다.”며 항전 의지를 밝혀 가자 사태가 대규모 유혈 사태로 확산될 조짐이 일었다. 정전 협상이 진행 중인 19일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상대편에 수백 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면서 가자 사태 발생 이후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긴장이 계속됐다. 이스라엘은 이날 밤부터 해·공군을 동원해 가자지구 100여 곳을 폭격, 이슬람 무장조직 ‘알쿠즈 여단’의 고위급 사령관 등 38명이 숨졌으며 20일에는 하마스가 통치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2009년 개설한 국립이슬람은행(NIB) 본부를 타격했다. 이스라엘은 또 이날 오후 공중에서 배포한 전단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에게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즉시 집에서 나와 가자 중심가로 대피하라.”고 촉구해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았다. 이에 맞서 하마스도 오전부터 이스라엘 남부의 예루살렘에 로켓을 발사, 시 전역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으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하마스 군 최고지휘관인 무함마드 데이프는 이날 라디오를 통해 “지상군 공격을 감행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중재 행보도 빨라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가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날 클린턴 장관을 중동에 급파,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지도자를 만나도록 지시했다고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이 밝혔다. 19일 이집트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나빌 알아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를 잇달아 만나 정전 합의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인 114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850여명에 이르는 등 이번 ‘가자 사태’로 발생한 사상자가 1000명에 육박한다고 하마스 보건 당국이 밝혔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절반인 56명이 민간인이고 이 중에는 어린이도 30여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경 분리에 격세지감/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정·경 분리에 격세지감/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1453년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1100년 동안 지켜주던 높이 9m의 마지막 성벽이 무너졌다. 무게 600㎏짜리 돌덩이를 쏘아대는 오스만튀르크의 신무기인 화포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한 것이다. 지중해를 에워쌀 정도로 넓은 영토를 자랑하며 가톨릭의 중심을 자부하던 대제국이 적대적인 이슬람 신흥국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중해 쟁탈전에서 유럽 측의 빈자리는 베네치아공화국이 낚아챘다. 베네치아는 비잔틴과 달랐다. 이슬람에 그다지 적의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도리어 주변국 술탄들과 계약을 맺고 아시아의 향신료와 비단을 싼값에 넘겨받아 유럽에 비싸게 넘기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적을 너의 친구처럼 여기고 친구는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하라.’는 자신의 격언에 충실했던 이중성이 끝내 교황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당시 유럽인들에게 무슬림과의 갈등 문제는 단순히 종교 차원이 아니라 정치·사회의 존망이 걸린 문제였다. 그런데 베네치아는 종교보다 상업을 선택해 르네상스와 ‘대항해시대’를 이끌었고, 이후 산업혁명의 초석까지 마련하면서 유럽 근대 문명의 주역이 된다. 정치·종교와 상업의 분리를 통해 국가발전에 성공한 사례는 또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해상무역로와 식민지 개척에 먼저 나섰으면서도, 후발 네덜란드에 손쉽게 동방 무역권을 빼앗겼다. 그 배경 중에는 이교도들에게 통상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종교를 강요한 점도 작용했다. 개종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격하고 파괴했다. 1637년 일본의 막부는 ‘종교에 우리는 관심없다.’며 접근한 네덜란드인들에게 호의를 보였고, 앞서 온 포르투갈인들을 내쫓도록 허락했다. 네덜란드는 무역관까지 설치하고 교역권을 장악했다. 이번 대통령선거의 주요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아울러 ‘서민 복지’에도 한목소리를 낸다. 그동안 대기업집단(그룹)들이 잘못한 게 있으면 고치는 것이 마땅하다. 누리고 있는 혜택만큼 베풀지 않았다면 이제라도 상생의 길을 찾는 게 옳다. 다만 재계가 이에 대해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기업을 싸잡아 ‘국민의 적’으로 몰아세우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경제를 정치의 무대에 올려 돌팔매질하려 한다는 신경질적인 쇳소리도 들린다. 그도 그럴 만한 게 기업 규제 공약과 복지 확대 공약이 오버랩되면서, 마치 부자의 돈을 빼앗아 표밭에 뿌리겠다는 것처럼 굴절돼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경제의 분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또 있다. 남북경협 기업인들은 ▲정치와 경제의 분리 ▲정부와 민간사업의 분리 ▲상거래와 인도적 지원의 분리를 주장하고 있다. 거의 비슷한 뜻의 말을 굳이 3대 원칙이라고 강조하는 데에서 “제발”이라는 쉰 목소리가 들린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럴까. 경제활동이 정치행위와 뒤엉켰다가, 책임을 뒤집어쓰고 억울하게 국민의 오해만 받는 일도 있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 SH공사는 늘 죄인처럼 거액의 만성적자를 추궁당한다. SH공사의 경우 2006년과 2009년 사이에 6조 9901억원의 부채가 늘었다. 하지만 이는 문정·은평3·강일2지구 등의 임대주택 개발 등 사업비를 미리 당겨서 쓰고, 또 투자비 회수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 서민들이 실업에 고민할 때 정치권 자신이 범국가적 재정 확대를 구호처럼 외쳤던 것을 잊었는가. 앞서라고 등을 떠밀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얼굴에 손가락질을 하는가. 다시 생각해 보면, 정·경(政·經) 분리는 과거 무소불위 정권에 밀착해 특혜나 뜯어내려는 기업의 탐욕을 비판하는 원칙이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홀로 잘나가는 기업의 발목을 붙잡아서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려는, 기성 정치권의 못난 짓을 꾸짖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말이 이럴 때 어울리지 않는가. kkwoon@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安, 단일화 협상중단 ‘시끌’… 중동 戰雲에 촉각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安, 단일화 협상중단 ‘시끌’… 중동 戰雲에 촉각

    누리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1위는 ‘안철수 기자회견’.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하자 온라인은 설왕설래로 들끓었다. 안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에 “당 혁신에 대한 의지를 먼저 보여 달라.”고 압박했다. 2~3위는 바다 건너에서 벌어진 사건들이다. 2위 ‘이스라엘-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둘러싼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충돌을 다뤘다. 더욱이 세계 최대 이슬람주의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 출신 대통령에 대한 이집트 국민들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중동지역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3위 ‘시진핑 시대 개막’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선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다. 지난 14일 출범한 시진핑체제를 놓고 10년 주기의 중국 지도부 교체가 향후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였다. 지난주에도 연예계 소식은 검색어 10위권에 4개나 올랐다. 4위 ‘아이유 아믿사 등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도치 않게 유출된 아이유와 은혁의 사진을 놓고 빚어진 누리꾼 간 의견 다툼이다. 둘의 열애설과 관련, 해명을 요구하는 카페 ‘아진요’(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가 등장하자, 곧바로 이에 맞선 ‘아믿사’(아이유를 믿는 사람들의 모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5위 ‘싸이 마돈나’는 지난 1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마돈나 콘서트에 특별 손님으로 초대받은 가수 싸이의 얘기다. 싸이는 무대 위에서 마돈나와 말춤을 췄다. 8위 ‘착한남자 종영’은 ‘대세남’ 강마루(송중기 분)의 인기를 대변한다. 마지막회에서 강마루는 서은기(문채원 분)를 대신해 칼을 맞았다. 후유증으로 기억을 상실한 강마루와 그를 잊지 못하는 서은기의 사랑은 7년 뒤 결실을 맺었다. 9위는 ‘윤계상 탈퇴 이유’. 지난 17일 한 케이블 채널에 출연한 윤계상이 그룹 GOD를 탈퇴한 진짜 이유를 밝히면서 다른 멤버들의 눈시울을 흠뻑 적셨다. 6위는 지난 13일 밤 11시 관측된 ‘서울 첫눈’, 7위는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호주에 1-2로 역전패한 ‘최강희호’의 ‘한국 호주전 역전패’, 10위는 SNS에 떠돌아다니는 ‘부산지하철 성추행’이다. ‘부산지하철 성추행’은 부산 지하철 2호선 냉정역에서 벌어진 20대 남자의 무모한 성추행 동영상으로, 피해자와 피의자의 얼굴이 드러나 2차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출생·결혼·죽음 다뤄… 신화·판타지 혼재

    출생·결혼·죽음 다뤄… 신화·판타지 혼재

    소설가 이인화는 최근 소설가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고 규정했다. 하나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쓴 제임스 조이스(1882~1941)와 같이 의식의 흐름을 핍진하게 따라가는 작가다. 다른 하나는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쓴 DH 로렌스(1885~1930)처럼 외부의 풍부한 세상을 향해 뻗어가는 이야기꾼 스타일의 작가다. 이인화는 소설이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매체가 전환되는 상황에서 스토리텔링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유명한 작가 조이스의 책은 일단 집어들 수는 있지만 끝까지 읽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김종건 고려대 명예교수가 조이스의 말년 작품인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고려대출판부)를 2002년 세계 네 번째로 번역해 내놓은 지 10년 만에 개역작(550쪽)과 이 작품에 주석을 단 1100쪽짜리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 주해집’(왼쪽)을 내놨다. 주해집은 작품의 두배 분량으로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피네간의 경야’를 탐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이드북이다. 조이스는 ‘피네간의 경야’를 17년간 집필했고 1939년에 출간했다. 영어를 비롯해 65개 국어의 어휘 6만 4000개로 구성한 난해한 작품이다. 조이스가 만든 신조어와 혼성어가 난무하고 신화와 판타지가 뒤섞여 있다. 이론 물리학자인 머리 겔만은 자신이 발견한 우주의 기본 미립자를 ‘쿼크’(quark)로 명명했는데 이것은 피네간의 경야 12장 ‘신부선(新婦船)과 갈매기’에서 갈매기가 외치는 무의미한 조롱의 울음소리에서 따온 것이다. 경야(wake)는 죽은 사람을 조문하는 기간과 기상, 부활의 순간을 동시에 의미한다. 책 내용은 아일랜드 민요인 ‘피네간의 경야’에서 따왔다. 술을 사랑하는 벽돌 운반공 피네간은 사다리에서 추락해 죽는다. 경야를 하러 온 조문객들이 그의 얼굴에 위스키를 엎지르자 피네간이 자리에서 일어나 조문객들과 향락을 즐긴다는 것이다. 고려대출판부는 “‘율리시스’가 깨어 있는 시간을 서술한 ‘낮의 책’이라면 ‘피네간의 경야’는 잠자는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상상을 다룬 ‘밤의 책’”이라고 설명했다. 1938년 3월 21일 월요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위커라는 한 인간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인간의 출생, 결혼, 죽음, 부활을 다룬다. 이어위커는 더블린 피닉스공원에서 두 소녀가 옷을 벗는 모습을 훔쳐보다가 나신이 된 것이 현장에서 발각된 일로 늘 괴로워했다.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패러디한 문구가 불쑥불쑥 나오고 정신분석학 이론이 녹아든 글이 들어 있다. 불교, 유교, 이슬람교의 어휘도 있다. 이러다 보니 주해집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원고 한쪽당 많게는 40개의 주석을 달았다. 553쪽부터 626쪽까지 해설을 먼저 읽고 마음의 각오를 다진 뒤 난해한 원문을 읽는 것도 권할 만하다. 김 교수는 “우리는 왜 거의 희망이 없는 듯한 난해한 작품을 읽고 타인에게 읽도록 권고하느냐?”고 반문한 뒤 “탐색 자체가 흥분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민요에서 인간의 죽음과 부활을 따온 만큼 ‘보통 사람’들도 읽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예루살렘에 공습 사이렌… 이, 지상군 투입 임박

    예루살렘에 공습 사이렌… 이, 지상군 투입 임박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사흘째 충돌하면서 양측의 전쟁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시작된 양측의 유혈 사태로 사상자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등 중동 정세가 또다시 불안정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16일 CNN·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해 21명이 숨지고 230여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에서는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하는 등 사상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마스 내무부의 이슬람 샤완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수십 차례 공격했으며, 가자시티 인근 하마스 내무부 청사도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14일부터 가자지구에 460여 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으며, 가자지구로부터는 420여발의 포격이 있었으나 이 중 130여발을 ‘아이언 돔’ 방어 체계로 막아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14일 가자지구를 20여 차례 포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하마스군 최고 사령관인 아흐마드 알자바리가 사망했다. 이에 격분한 하마스는 15일에 이어 16일에도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을 공격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16일 오후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으며, 현지 언론은 “예루살렘 북부에 로켓이 떨어졌다.”거나 “세 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전해 예루살렘에 대한 하마스의 첫 로켓 공격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군이나 경찰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만 밝히며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양측의 잇따른 포격이 유혈 사태로 번지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가능한 지상전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항전을 다짐해, 양측이 2008년 이후 4년 만에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에 대한 작전을 “대폭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도 “군사작전 수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시사했다. 군 대변인 요압 모르데카이 대령은 “군의 요청으로 바라크 장관이 예비군 3만명 소집을 승인했다.”며 “이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접경 지역으로 탱크 등 병력을 이동시켰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휴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격파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알자바리가 숨졌지만 “적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제사회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은 하마스에 책임을 돌리면서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강하게 비난한다.”면서 “하마스의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집트와 터키, 시리아 등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비판하면서 16일 헤샴 칸딜 총리를 가자지구로 보내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아르고’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아르고’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이 일어나자 절대 권력을 누리던 팔레비 국왕은 미국으로 망명한다. 그를 싸고도는 미국에 맞서 민간인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점령하는 것으로 항의를 표시한다. 이 와중에 민감한 골칫거리가 불거져 나온다. 6명의 영사관 직원들이 몰래 빠져나간 것이다. 캐나다 대사관저로 도피한 그들의 존재를 이란이 알게 되면 국제 문제로 비화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그들을 구출하려고 중앙정보국(CIA)의 인질 구출 전문가 토니 멘데즈가 선택되고 그는 영화 ‘혹성탈출’에서 영감을 얻은 작전을 구상한다. 멘데즈는 가짜 영화의 촬영이 이란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꾸민 다음 직접 적진에 들어가 기상천외한 계획을 진행한다. 현실이 영화적일 때가 있다. ‘아르고’(10월 31일 개봉)의 소재인 인질 구출 작전이 그 예다. 멘데즈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봄 직한 작전을 구사한다. 이란에 숨어 있는 미국인 여섯 명의 신원을 캐나다인으로 바꾸고 그들이 영화 스태프로 행세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생사가 걸린 문제였기에 당사자들은 목숨을 걸고 작전에 임했으며 CIA와 할리우드의 관계자들은 초긴장 상태에서 작전을 뒷받침해야 했다. 20년 가까이 기밀에 부쳐진 사건의 전모는 21세기에 이르러 공개됐다. 할리우드가 놀랄 만한 소재를 가만히 놔둘 리 없었다. 여기에 성공적인 감독 경력을 쌓는 중인 벤 애플렉이 투입돼 연출과 주연을 겸했다. 영화 같은 사건은 한 편의 영화로 묘사된다. 시대와 사건의 사실적인 재현보다 영화적 표현에 더 치중했다는 말이다. 실제 사건에 대한 정보 없이 ‘아르고’를 보면 1980년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정치 스릴러로 착각할지도 모른다. 시시각각으로 죄어 오는 이란 측의 손길과 억류된 인질을 교차해 긴장감을 유지하고 시선이 바깥으로 흐르지 않도록 복잡한 정치 상황 대신 사건 자체에 관심을 집중한다. 사실과 재현의 차이, ‘아르고’는 그것을 십분 활용한다. 출국을 기다리는 미국인들을 도마 위의 생선처럼 다루는 클라이맥스는 실로 효과적이어서 보다 까무러칠 정도다. ‘아르고’의 장점은 역사적 사건을 생동감 넘치는 드라마로 느끼게 한 데 있다. 비교적 긴 상영 시간의 드라마가 이렇게 재미있기도 힘들다. 하지만 영화가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는지는 의문이다. 극 중 작전은 할리우드 영화의 영웅담과 다를 바 없이 전개되며 이야기는 철저하게 작전 당사자의 시선 안에 머물러 있다. 인질 억류 사건의 역사적 의미는 거론되지 않거니와 때때로 이란 측을 야만스럽게 묘사해 불쾌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장르 영화였다면 눈을 감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1980년대 사건을 지금 불러냈을 때는 더욱 냉정하고 정직한 태도가 요구된다. 배우로 익숙한 애플렉은 ‘가라, 아이야, 가라’와 ‘타운’을 연출해 감독으로서도 호평을 들었다. 두 사회물에서 그가 던진 질문은 설득력 있는 것이었고 주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자세 또한 좋았다. 애플렉은 ‘아르고’를 통해 영화를 장악하는 능력이 일보 전진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동료 배우인 조지 클루니가 메가폰을 잡을 때 그렇듯 이번에 애플렉은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인물에 대한 진심이 재미와 과욕에 묻힌 점은 아쉽다. 그에게 필요한 건 기교보다 인간에 대한 원숙한 이해다. 영화평론가
  • 10대 딸 온몸에 황산 뿌려 파키스탄서 또 ‘명예 살인’

    파키스탄에서 부모가 10대 딸의 온몸에 황산을 뿌려 죽이는 잔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정조를 잃거나 간통한 여성을 살해하는 관습인 ‘명예살인’과 여성 인권 논란이 다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카슈미르의 파키스탄 측 행정구역인 코틀리지구에 사는 무함마드 자파르 부부가 지난달 29일 딸 안부 샤(15)를 구타한 뒤 몸 전체에 황산을 뿌린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알자지라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부는 딸이 통념에 어긋나는 남녀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의심해 딸을 폭행했다. 이후 부모의 방치로 샤는 고통으로 신음하다 다음 날 숨졌다. 병원 관계자는 “화상 정도가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말했다. 비정한 부모의 범죄는 샤의 언니가 지난달 31일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명예살인으로 여성 94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의 한 마을에서는 소녀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인도 서북부 라자스탄 주도 자이푸르에서 60km 떨어진 반다레즈 마을 원로들은 최근 회의에서 “소녀들이 휴대전화 때문에 (남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이렇게 결정했다고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인도 지방 원로들의 결정은 ‘명령’에 가까우며 명예살인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레바논인 “한국군, 신이 보내준 최고 선물”

    레바논인 “한국군, 신이 보내준 최고 선물”

    레바논에서 유엔 평화유지작전(PKO) 임무를 수행하는 동명부대가 파병 5년 3개월 만에 현지 주민 5만명을 진료하는 기록을 세웠다. 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7년 7월부터 남부 레바논 티르에 주둔한 동명부대는 지난달 31일 작전지역인 샤브리하 마을에서 5만번째 진료대상자인 사할 헤지딘(24·여)의 천식을 진단했다. 부대는 이날 기념행사를 갖고 헤지딘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꽃다발과 선물을 전달했다. 동명부대의 이 같은 성과는 무더운 날씨와 적대세력에 의한 테러 위협이 상존하는 가운데 군의관 3명과 간호장교 2명의 헌신적 노력에 힘입은 것이다. 의료팀은 휴일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36명을 진료해 왔다. 합참 관계자는 “부대가 관할하는 지역 주민이 5만여명임을 감안할 때 산술적으로 주민 모두가 진료 혜택을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진료를 담당한 군의관 문상영(30)대위는 “진료 후 이슬람식으로 볼과 이마에 입을 맞춰 주거나 작은 선물을 주는 주민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간호장교 송수아(29·여) 대위는 “항상 진료인원이 많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면서 “힘들어서가 아니라 더 이상 아픈 사람이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념행사에 참석한 알 후세이니(77) 티르 시장은 “지난 5년간 동명부대는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며 새로운 희망을 안겨 줬다.”면서 “동명부대야말로 신이 우리에게 보내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부대는 레바논 평화유지군 부대 가운데 유일하게 수의장교를 파견해 주 2~3회 가축 농장을 방문하는 등 수의진료도 병행하고 있다. 동명부대장 하종식(46) 대령은 “동명부대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 지지와 성원 덕분”이라고 밝혔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시리아 정부군, 다마스쿠스에 첫 전투기 공습

    시리아 정부군, 다마스쿠스에 첫 전투기 공습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이 이슬람 명절을 맞아 합의했던 나흘간의 임시휴전이 결국 실패로 끝나면서 시리아 내전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이 30일(현지시간) 전투기를 동원해 수도 다마스쿠스를 처음으로 공습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이날 “공군 전투기가 다마스쿠스 동쪽 조바르 지역에 4개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전했다. 정부군은 그동안 다마스쿠스 인근 지역을 상대로 전투기 공습을 감행해왔으나 다마스쿠스를 직접 공습한 것은 사태 발발 19개월 만에 처음이다. 공습은 다마스쿠스 외에도 중부도시 홈스 외곽을 비롯해 다마스쿠스와 북부도시 알레포를 잇는 고속도로 인근 마라트 알 누만 지역에서도 이어졌다. 현지 활동가들은 마라트 알 누만에서 정부군 공습으로 28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주장하면서 한 남성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어린 딸의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정부군은 핵심 보급로를 확보하기 위해 수주간 이 지역에 대한 공습을 강화해왔다. 홈스 인근에서도 반군 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공습으로 민간인 57명을 포함, 최소 120여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FSA는 이날 인터넷에 공개한 성명에서 전날 밤 발생한 압둘라 마무드 알칼리디 공군 장성 암살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시리아국영방송은 “무장 테러그룹이 다마스쿠스 북부에서 알칼리디 장군을 암살했다.”고 보도했다. 알칼리디 장군은 지인의 집을 나서다 총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을 방문중인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시리아 담당 특사는 31일 중국이 시리아 사태 해결에 적극적 역할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지난 29일 모스크바 방문때도 러시아 외무장관과 시리아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간 시리아 폭력 종식을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에 세 차례 반대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시리아 300명 사망 ‘핏빛 휴전’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가 시작된 지난 26일(현지시간)부터 사흘째 시리아 전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대규모 충돌이 발생해 사망자가 3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과 최대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연합군(FSA)은 앞서 26일부터 나흘간 임시 휴전에 합의했으나 계속되는 충돌로 사실상 휴전은 파기됐고 시리아 사태 해결도 어렵게 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휴전은 끝났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8일 전했다. 이날도 시리아 곳곳에서 정부군 전투기의 폭격과 정부군·반군의 교전 등으로 사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전날 시리아 전역에서 차량 폭탄테러와 양측의 교전 등으로 민간인 47명, 정부군 36명, 반군 31명 등 모두 114명이 사망했다. 휴전 첫날인 26일에도 민간인 53명 등 모두 146명이 숨져 이틀간 26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흘째인 28일 예상되는 사망자 수까지 합하면 3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FSA 알레포 사령관 압델 자바르 알오카이디 대령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방어 조치만 취했을 뿐 휴전 약속을 깨지 않았는데도 일부 전선에서 정부군이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정부군에 돌렸다. 반면 정부군 측은 “무장 테러 단체의 선제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면서 반군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희생제 연휴 기간 동안 이라크 전역에서도 시아파 무슬림을 겨냥한 대규모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22명이 숨지고 65명이 다쳤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수니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마틴 코블러 유엔 특사는 “신자들을 겨냥한 테러 행위는 끔찍하고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호주에서 인종차별이 심한 도시는 어디일까?

    호주 시드니가 멜버른 보다 인종차별이 심하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최근 호주 모나시 대학 앤드루 마커스 교수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인용, 시드니가 멜버른보다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최근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정서를 조사한 결과 시드니 시민의 29%가 이슬람 교도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다. 이는 15%의 멜버른 보다 거의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시드니는 이민자의 비중이 매우 높은 도시중 하나로 시드니 거주 이민자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멜버른 이민자보다 빈곤하며 저소득층 밀집지역인 남서부에 주로 살고있다. 호주에서 인종차별은 과거 동남아 이민자를 대상으로 주로 행해졌으나 최근에는 이슬람 교도뿐만 아니라 인도인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다. 마커스 교수는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도시일수록 인종차별 정서가 심한데 이는 최근 이민자들이 급속히 늘어난 현상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 [美 대선 D-11] 벵가지 영사관 피습 백악관, 2시간만에 무장단체 소행 인지

    미국 정부가 지난달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피습 사건이 테러단체의 소행임을 사건 발생 2시간 만에 알았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공화당 측은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 대선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월 11일 사건 발생 2시간 뒤 미 국무부 상황실이 현장 보고를 받고 백악관, 연방수사국(FBI) 등 각 정부기관에 보낸 이메일 사본을 CNN 등 미 언론들이 입수, 24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피습 초기 기획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며 사건의 성격 규정에 혼란을 보였던 오바마 정부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백악관은 9일 뒤에야 ‘기획 테러’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벵가지 영사관 피습 2시간 뒤인 12일 밤 0시 7분에 보낸 이메일에서 “안사르 알샤리아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주장했다.”고 알렸다. 안사르 알샤리아는 이슬람 원리주의자 세력인 살라피스트 계열로,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 등과 연계된 무장단체다. 오바마 정부가 이를 미리 인지했다는 것은 사건의 배후를 반(反)이슬람 영화에 분노한 시위대 무리로 판단했던 초기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공화당 의원 3명은 오바마에게 서한을 보내 “(무장단체의 소행임을) 알았으면서도 왜 이 비극에 혼란스럽게 대응했냐.”고 질타했다. 하지만 백악관 관리들은 “문제의 이메일은 그날 우리가 받았던 여러 다른 내용의 보고 가운데 하나”라면서 “정보들을 평가해서 쓰여진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영화프리뷰] 톰 매카시作 ‘비지터’

    [영화프리뷰] 톰 매카시作 ‘비지터’

    미국 코네티컷대학 경제학과 교수 월터(리차드 젠킨스)는 피아니스트였던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삶의 의욕을 잃었다. 해마다 똑같은 강의를 하고, 강의계획서 연도만 수정액으로 고쳐 되풀이할 만큼 무기력증에 빠진 것. 논문 발표를 위해 뉴욕에 간 월터는 오랫동안 비워놓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프리카에서 온 불법체류자 타렉-자이납 커플과 만난다. 당장 한밤중에 갈 곳 없는 그들에게 월터는 집을 구할 때까지 머물라고 한다. 타렉은 감사의 뜻으로 월터에게 젬베를 가르쳐 준다. 클래식의 4박자에 길든 월터는 아프리카 음악의 3박자 리듬에 애를 먹지만 둘 사이에는 묘한 우정이 싹튼다. 공원에서 함께 거리공연을 펼치고 오던 길에 타렉이 연행을 당하면서 영화는 속도를 낸다. 연기자 출신인 톰 매카시 감독의 2007년작 ‘비지터’가 뒤늦게 한국에서 개봉된다. 영화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국내 관객에겐 행운이다. 매카시 감독은 관계와 소통을 얘기한다. 월터는 아내를 잃고 홀로 남은 60대 백인, 명문대 교수다. 굳이 살아야 할 이유조차 없는 무미건조한 삶이다. 반면 시리아 출신 20대 젬베 연주자 타렉은 불법 체류자인데다 수입도 거처도 불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삶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하는 연인, 어머니로 충만하다. 월터의 어설픈 젬베 연주에 타렉이 젬베로 화음을 넣는 장면에서 너무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자는 경계를 허문다. 알게 된 지 불과 열흘밖에 안 된 타렉의 석방을 위해 월터가 대학에 휴직계를 내고 뉴욕으로 와서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작위적이지 않은 까닭은 월터가 타렉과 젬베를 통해 비로소 삶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영화 후반부에 타렉이 영장 없이 연행되고, 불법이민자 수용소로 이송된 후 매카시 감독은 슬쩍 정치적 색채를 드러낸다. 9·11 이후 한껏 강화된 ‘애국법’이 아프리카계나 이슬람교도들에게 얼마나 불합리하고 불평등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꼬집는다.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젠킨스의 연기는 일품이다. 세상과 담을 쌓고 외롭게 살아가던 노교수의 무뚝뚝한 얼굴, 젬베 리듬을 접한 뒤로 미묘하게 얼굴을 씰룩거리던 모습, 이민 당국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 파르르 떨리던 분노의 눈빛, 타렉 어머니와 뮤지컬을 보러갈 때의 설레임 등 작은 표정변화와 눈빛, 목소리 톤의 조절만으로도 모든 것을 표현한다. 11월 8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阿 말리, 제2 아프간 조짐

    서아프리카 말리의 내전 사태를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개입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말리에서는 지난 4월 투아레그 반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함께 북부를 점령하고 독립을 선언한 이후 정부군과 북부 반군 간에 연일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자 체이크 모디보 디아라 총리는 지난달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했다. 서방국가들은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가 장악한 말리 북부와 사헬 지역이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996년 오사마 빈라덴이 아프간을 거점으로 무장단체를 조직해 훈련시켜 해외 곳곳에서 테러를 자행했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유엔은 국제사회의 섣부른 군사개입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서아프리카공동체 중심의 신중한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가 아프간에 배치 중인 무인정찰기 2대를 연말까지 서아프리카로 이동 배치할 것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또한 프랑스가 이미 말리 주변에 특별 병력을 배치했다고 전했다. 프랑스가 이처럼 말리 사태에 적극 개입하는 이유는 과거 말리의 식민종주국이었던 자국이 북부 반군의 주요 공격 목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실제 북부 무장단체는 현재 억류 중인 프랑스인 인질 6명을 방패 삼아 프랑스의 무력 개입을 방어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이 직접적인 개입을 꺼리고 있어 말리 사태 해결의 주도권은 프랑스에 넘어갔지만 자국인 인질의 신변 안전과 서아프리카공동체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프랑스가 공격적으로 군사개입을 밀어붙이긴 쉽지 않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밤 11시 40분)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는 또 하나의 아프리카가 있다. 바로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의 아비시니아 고원이다. 빈곤과 기아의 대명사이자 세계 최빈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장 독자적인 문화와 전통,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프로그램에서는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무너뜨리는 아비시니아 땅의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착한남자(KBS2 밤 10시) 은기와 마루는 사랑을 처음 시작하는 연인들처럼 순수하게 그들의 감정에 충실하며 행복한 시간을 만끽한다. 재희와 민영은 마루에게 누명을 씌워 곤경에 빠뜨리려 하지만 마루 역시 그들에게 맞설 준비를 한다. 한편 마루에게 힘이 돼 주려 기억을 빨리 찾기 위해 노력하던 은기는 재희가 살고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2012 코이카의 꿈(MBC 오후 6시 50분) 네팔의 오지마을 비레탄티로 봉사활동을 떠난 영화배우 김정태. 아이들의 발길이 닿는 학교 구석구석을 안전하게 만들어 주는 학교건립봉사 활동은 물론 평소 손맛 있는 배우라는 소문 그대로 아이들과 봉사단원들을 위해 요리를 선보인다. 뛰어난 요리 실력으로 김정태는 네팔의 키다리 아저씨로 등극하는데…. ●대풍수(SBS 밤 10시 15분) 수련개(오현정)와 이인임(조민기)은 역모를 실패하게 만든 지상(지성)이 동륜(최재웅)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성계(지진희)는 동륜과 재회를 하고 일련의 사건들이 흥왕사 역모 사건과 연루됐음을 직감하고 동륜을 미행토록 지시한다. 한편 동륜은 붙잡힌 지상을 사이에 두고 수련개와 마주서게 된다. ●다큐10+(EBS 밤 11시 15분)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을 이루는 마터호른은 알프스산맥에서 제일 인상적인 봉우리 중 하나다. 해발 4478m의 마터호른은 산악인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산으로 피라미드를 닮은 정상부가 웅장하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지금까지 5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봉우리 마터호른을 세계적인 암벽등반가와 함께 찾아가 본다. ●미스터리 세계를 가다(OBS 밤 10시) 살라딘은 십자군 전쟁에서 예루살렘을 기독교인들로부터 탈환한 이슬람교도의 영웅이다. 그런 그가 유럽 기사보다 훌륭한 기사도를 가진 이슬람교 전사라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한다. 왜 살라딘이 무자비한 이교도가 아니라 기사도와 관용의 상징이 되었을까. 역사적 사실과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낱낱이 파헤쳐 본다.
  • 시리아 사태 요르단까지 확산

    정보 당국 수장의 죽음으로 레바논의 종파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군이 보안작전을 개시하고 민간인 대응 가능성까지 경고하면서 유혈 사태가 악화될 위기에 놓였다. 요르단에서는 시리아와의 국경지대에서 정부군 소속 군인이 시리아로 들어가려던 무장세력과 교전을 벌이다 숨지는 사건이 처음 발생했다. 20개월째 지속된 시리아 사태가 레바논·요르단 등 인접국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22일(현지시간) 레바논 군 사령부는 질서 회복을 위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으면 민간인과 민간 단체까지 대상으로 삼아 대응하겠다고 경고하며 대규모 보안작전을 시작했다. 군은 성명을 통해 “지난 수시간 동안의 상황은 이 나라가 위태로운 시기를 나고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일부 지역의 긴장은 전례없는 수준으로 고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종파 갈등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도 베이루트, 남부 도시 트리폴리 등에서는 도심에 배치된 군 병력과 무장한 남성들이 충돌을 빚었다. 알자지라·AP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레바논 곳곳에서 발생한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무장 대원 간의 총격전으로 여성 1명 등 최소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종파 간 유혈 충돌은 지난 19일 베이루트 도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수니파이자 반(反)시리아 세력인 위삼 알하산 경찰보안기구(ISF) 준장 등 8명이 사망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수니파들은 알하산을 암살한 배후로 자국 시아파와 시아파 분파(알라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목하며 현 정부 퇴진 및 시리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요르단 사미 마이타 공보문화장관은 “요르단 군인 1명이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가려던 두 그룹의 무장 대원 13명과 교전을 벌이다 오늘 새벽 사망했다.”며 “요르단 군인이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숨진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무장대원 가운데 5명은 체포됐다. 요르단 내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는 지난 몇 달간 시리아에 무장대원을 파견해 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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