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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 올림픽 ‘블랙 위도우’ 테러범 공개 수배령

    소치 올림픽 ‘블랙 위도우’ 테러범 공개 수배령

    러시아에서 소치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잇단 테러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보안 당국이 이른바 ‘블랙 위도우’에 대한 공식 수배령을 내려 올림픽 안전에 초비상이 걸렸다고 미국 언론들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랙 위도우’(Black Widow)란 주로 러시아와의 분리 독립운동 과정에서 사망한 남성 이슬람 반군의 부인이나 여자 형제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점을 이용해 쉽게 목표물에 접근한 뒤 자살 테러 폭탄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테러를 자행해 보안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번에 공개 수배된 루자나(사리마) 이브라기모바(23)도 지난해 이슬람 반군 소속이었던 남편이 러시아 보안 당국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자나는 현재 거주지에서 사라졌으며 보안 당국은 약 10일 전 소치 올림픽이 개최되는 지역으로 잠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공개 수배 전단을 배포했다. 러시아 보안 당국은 수배 전단을 배포하면서 루자나는 얼굴 왼쪽에 상처가 있으며 다소 절름거리고 한쪽 팔꿈치를 완전히 접지 못한다고 용의자의 특성을 공개했다. 미국 언론들은 루자나외에도 최소 3명 이상의 이른바 ‘블랙 위도우’들이 이번 올림픽 테러를 시도하고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지난 19일에는 이번에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보이는 이슬람 반군 소속 청년 두 명이 비디오에 등장하여 “우리는 러시아를 방문하게 될 여행객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며 “올림픽 개최를 강행한다면 당신들은 우리로부터 이슬람의 피가 뿌려지는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추가 테러를 경고해 올림픽 안전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 같은 테러 위협에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소치 동계올림픽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안전할 것”이라며 “4만 명에 이르는 경찰과 함께 특수 요원들이 육상과 해상 및 공중에서 철저한 안전 보안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안전을 다짐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러시아 보안 당국이 공개 수배한 ‘블랙 위도우’ 얼굴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리비아 코트라 관장 피랍] 납치범, 퇴근 차량 미행하다 덮쳐… ‘한국인’ 노렸다

    [리비아 코트라 관장 피랍] 납치범, 퇴근 차량 미행하다 덮쳐… ‘한국인’ 노렸다

    20일 리비아 주재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석우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수도 트리폴리 시내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납치의 배후와 목적, 한 관장의 신변 안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부는 리비아 내 한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는 전례가 없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 관장은 19일(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0시 30분) 코트라 무역관이 입주한 트리폴리타워에서 퇴근하던 중 납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을 재구성해 보면 총기를 소지한 납치범 4명이 탑승한 차량이 한 관장의 승용차를 뒤쫓다가 돌연 공포탄을 쏘며 강제로 막아섰고, 곧바로 한 관장을 자신들의 차량에 태워 서쪽 지역으로 도주했다. 외교부와 코트라에 따르면 한 관장이 탑승한 차량에 한국 외교관 번호판이 부착됐던 것으로 드러나 우리 외교관을 노린 ‘사전에 계획된 납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치안 불안 국가에 상주하는 코트라 무역관의 경우 주재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외교관 번호판을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납치범들이 한 관장의 차량을 트리폴리타워에서부터 미행하고, 아랍계인 이라크인 운전기사는 내버려 둔 채 한 관장만 납치했다는 점에서 한국인이나 한국 정부 인사를 목표로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인을 특정한 납치인지에 대한 질문에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그렇게 보인다”며 “정확한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관장은 지난해 12월 1일에도 코트라 무역관이 있는 트리폴리타워가 현지 민병대에 의해 무단 점거되는 위협 상황을 겪어 한동안 자택 근무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관장은 민병대의 무단 점거 상황을 트리폴리 무역관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당시 나흘간 무역관이 폐쇄됐고 이종국 주리비아 대사가 현지 기업 및 건설 현장의 안전을 점검했었다. 그럼에도 코트라와 외교부가 추가적인 경호를 강화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져 보호 조치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현재까지 한 관장의 납치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무장단체는 나오지 않았다. 리비아 내 외국인 납치의 경우 테러나 정치·종교적 목적, 금품을 노린 강도 행각까지 다양해 정부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만약 한국 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목적의 납치라면 우선적으로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배후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 알자지라 등 현지 외신들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추종 세력을 용의자로 꼽고 있다. 특히 2012년 9월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이슬람 무장 세력이 미국 영사관을 기습, 미국 대사를 포함해 미국인 4명이 숨지는 등 리비아 주재 외국 공관들은 그동안 이슬람 무장 세력의 타깃이 됐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는 알카에다 및 지하드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돈을 목적으로 한 범죄나 현지 민병대에 의해 납치됐을 가능성부터 그의 신분이 대사관 소속이라는 점에서 이슬람 무장 세력이 개입했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외교부와 코트라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트리폴리 현지에도 대책반을 꾸려 한 관장의 소재 파악 및 안전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소치올림픽서 피의 복수” 테러협박 동영상

    “소치올림픽서 피의 복수” 테러협박 동영상

    다음 달 7일 열리는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위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이슬람 반군 세력은 테러 협박 동영상을 공개했고 미국은 유사시 자국민 대피를 위한 비상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이슬람 무장단체인 빌라야트 다게스탄은 자체 웹사이트에 테러 협박 동영상을 공개했다. 49분 분량의 동영상에서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남성 2명이 등장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당신과 소치올림픽 방문객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테러 공격을 암시했다. 이들은 “당신은 당신 방식대로 일을 하고 우리도 우리 방식대로 일을 한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당신과 그곳(소치)에 올 방문객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당신이 올림픽을 개최하면 우리의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시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매일 흘려지고 있는 무슬림의 피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동영상은 지난달 말 러시아 남부도시 볼고그라드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가 술레이만과 압두라흐만으로 불리는 이 두 남성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AK-47 소총을 들고 있으며 몸에 폭발물을 감고 있었다. 동영상은 이들이 이라크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단체 ‘안사르 알순나’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와 정보 당국은 올림픽 중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비상 계획 검토에 착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소치는 러시아 서남쪽 캅카스산맥 서쪽 흑해 연안에 자리하고 있어 이슬람주의 무장단체의 테러 위협이 남아 있는 지역”이라면서 “지리적 특성 탓에 유사시에 정부가 보급품, 병력 등을 준비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은 러시아가 안전에 대한 정보를 미국과 공유하지 않고 있다면서 협력을 촉구했다. 마이크 로저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의장은 CNN 방송에서 “러시아 보안 당국이 소치에서 활동하는 테러단체에 대한 정보를 미 정보기관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ABC, BBC 등 서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는 올림픽 참가자와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안전을 자신했다. 이어 “테러 행위가 행사 추진에 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가 나약함이나 두려움을 보이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의 목적 달성을 도와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테러가 발생한 후 소치 인근 지역에 3만 700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리비아 코트라 관장 피랍] 통역사 김선일씨, 이라크서 납치·살해…아프간 선교 봉사단 2명 억류 중 숨져

    한석우(39)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리비아에서 납치됨에 따라 과거의 재외국민 피랍 사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정세가 불안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납치 사례가 두드러지는 만큼 해외 무역이나 선교 활동으로 파견된 우리 국민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2004년 이라크에서 벌어진 한국 청년 김선일씨 납치·살해 사건과 2007년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 피랍 사건은 특히 안타까운 희생 사례로 꼽힌다. 김씨(당시 34세)는 이라크 주둔 미군과 거래하는 업체인 가나무역에서 통역사로 일하던 2004년 5월 31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 팔루자에서 현지 이슬람교 계열 무장단체 ‘알타우히드 왈 지하드’에 인질로 납치됐다. 이들 납치 세력은 한국에 이라크 파병을 중단하라고 협박하면서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김씨의 동영상을 공개해 국내에 큰 충격을 줬다. 당시 우리 정부는 파병 철회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고 김씨는 결국 피랍 22일 만에 참수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 활동을 떠났던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 신도 23명도 2007년 7월 19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탈레반 무장단체에 피랍됐다. 이 가운데 21명은 우리 정부의 중재로 40여일 만에 풀려났지만 봉사단을 이끌던 배형규(당시 43세) 목사와 단원 심성민(당시 29세)씨는 억류 도중 탈레반에 목숨을 잃었다. 해적으로 유명한 소말리아에서는 선원 납치 피해가 잦았다. 화학물질 운반선 ‘제미니호’의 한국인 선원 4명은 2011년 4월 30일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뒤 1년 7개월 동안 인질 생활을 하다 풀려났다. 2011년 1월 15일에는 한국 국적 화물선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6일 만에 우리 해군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리아 반군 참여할까… 기로에 선 평화회담

    시리아 반군 참여할까… 기로에 선 평화회담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국제평화회담(제네바 2회담)이 오는 22일부터 시작된다. 3년간 계속된 최악의 내전으로 13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20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평화회담을 둘러싼 안팎의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협상 전망이 밝지 않다. 17일 AFP, BBC,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 대표자들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 모여 평화회담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벌였다.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받고 있는 SNC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하고, 과도정부를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알아사드 대통령은 과도정부 관리는 물론 향후 대선에 출마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반군 대표들이 반드시 협상에 들어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시리아 정부가 이날 국지적 휴전과 포로 교환에 동의한다고 밝혀 회담에 실낱같은 희망을 갖게 했다. 왈리드 알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시리아 북부 최대 도시인) 알레포에서 휴전하고, 포로 교환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협상 참여 여부도 논쟁거리다. 미국은 이란이 시아파인 알아사드 정권의 대량 학살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란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2년 6월 열린 첫 제네바 회담에서도 미국과 러시아가 알아사드 대통령의 과도정부 참여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려 결실을 맺지 못했다. 반군 내의 분쟁도 골칫거리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 등은 SNC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정부군보다 SNC를 대상으로 한 테러에 주력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반군 내 충돌로 106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유럽의 이슬람 교도들이 ‘용병’을 자처해 참전하는 것도 사태 해결을 꼬이게 하고 있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사람들이나 아랍계 이주민들이 시리아 반군에 자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국가들은 내전 해결보다 참전한 자국민들의 동향과 귀국 후 테러리스트로 활동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700여명의 프랑스 젊은이들이 참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유럽인 1200명 이상이 참전을 위해 시리아로 건너갔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아랍의 봄’ 어디로… 이집트 3년만에 군부통치 길 열려

    ‘아랍의 봄’ 어디로… 이집트 3년만에 군부통치 길 열려

    2010년 말 촉발된 ‘아랍의 봄’은 2011년 2월 이집트에서 30년간 철권통치를 이어 온 호스니 무바라크가 권좌에서 내려오면서 꽃을 피웠다. 그러나 3년이 흐른 지금, 이집트 국민들은 헌법 개정을 통해 군부가 다시 통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AP, AFP,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은 16일 이집트 현지 언론을 인용해 “새 헌법이 찬성률 90% 이상으로 통과됐다”고 전했다. 국민투표는 지난 14~15일 이틀 동안 치러졌다. 이집트 내무부 홍보 담당관은 위성채널 알하야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투표율은 55%를 넘을 것 같고, 찬성률은 9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공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새 헌법은 군부 권한 강화와 이슬람 세력의 정치 참여 금지가 핵심이다. 개정된 헌법에 따르면 향후 8년 동안 군부가 국방장관을 임명하며, 민간인도 군사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 대통령의 임기는 4년이며 중임이 가능하다. 남녀평등을 보장하고 기독교 등 소수종교 보호도 명문화했다. 종교에 기반한 정당 활동을 금지시켜 무슬림형제단과 같은 세력이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민주화 시위의 결과로 2012년 5월 이집트 사상 처음으로 민선 대통령에 당선됐던 이슬람주의자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이후 이슬람 기반 정당들은 이미 불법단체로 전락했다. 무슬림형제단을 기반으로 2011년 11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던 자유정의당도 이미 해산됐다. 이번 국민투표를 주도한 군부는 “무르시가 주도했던 국민투표보다 투표율과 찬성율이 높다”면서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이 패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이슬람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추진했던 2012년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는 참여율이 32.8%에 머물렀고, 찬성률도 63.8%에 그쳤다. 군부가 정국을 주도할 명분을 확실하게 잡은 셈이다. 특히 이번 국민투표는 무르시 축출을 주도한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이 주도했다. 투표 기간 내내 많은 유권자들이 엘시시의 사진을 들고 나와 그의 이름을 외쳤다. 그는 이미 올 하반기에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엘시시 군사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도 유혈 사태가 끝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무르시 축출 이후만 따져도 양측의 충돌로 10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슬람 세력은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이집트 개헌 국민투표 첫날 곳곳 유혈충돌… 11명 사망

    이집트 새 헌법 초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첫날인 14일(현지시간) 곳곳에서 유혈 충돌이 벌어져 11명이 숨졌다고 AP, AFP 등이 보도했다. 유혈 충돌은 국민투표 거부운동을 하는 무함마드 무르시(62) 전 대통령 지지자와 군·경 간에 발생했다. 하지만 새 헌법은 국민투표를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4~15일 이틀간 실시되는 새 헌법의 골격은 무르시 전 대통령이 마련했던 것을 크게 수정했다. 달라진 주요 내용으로는 ▲종교에 근거한 정당 금지 ▲여성에게 동등한 권한 부여 ▲소수 기독교도 보호 ▲향후 8년간 국방장관은 군부가 선출 ▲특정사건에서 민간인의 군사법원 기소 ▲노동자 및 농민에게 의원 50% 배정 삭제 등이라고 현지 영자지 데일리뉴스 이집트가 전했다. 군부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이슬람 색채를 약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시민단체와 이슬람 세력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AFP는 “투표율을 예측할 수 없어도 새 헌법이 국민투표를 통과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를 30년간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85) 전 대통령을 2011년 2월 축출한 이후 3년간 정세 불안을 경험했던 국민이 안정을 택하면서 새 헌법이 신임을 얻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새 헌법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 수일 내에 압델 파타 엘시시(59) 국방장관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대선은 오는 4월에 실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투표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으면 지난해 7월 무르시 전 대통령을 쫓아낸 쿠데타와 엘시시의 대통령 출마를 국민이 승인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시신 모독…”이라크 반군 불태우는 미군 사진 충격

    “시신 모독…”이라크 반군 불태우는 미군 사진 충격

    미국 해병대가 이라크 반군의 시신을 불태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폭스뉴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주요 언론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2004년 미 해병대가 이라크 중부 팔루자에서 이라크 반군의 시신을 태우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의 사진들은 미국의 가십뉴스사이트인 TMZ.com을 통해 공개됐으며, TMZ.com 측은 “총 41장의 관련 사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중 단 8장만 공개한다”고 밝혔다. 미 해병대 대변인은 이번 일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으며 미 국방부 펜타곤 역시 해당 사진과 관련해 조사를 지시한 상황이다. 미 해병대 측은 “현재 사진들의 진위여부를 조사 중이며, 사건이 발생한 상황 및 관련 인물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 일부는 ‘가해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도록 모자이크 처리돼 있거나 뒷모습만 담고 있으며, 시신에 휘발유를 쏟는 장면 외에도 미 군인 복장의 남성이 백골 앞에서 총을 겨누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등을 포함해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해당 사진들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이슬람권 내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군들의 시신모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 미국 군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반군의 시신 2구를 불에 태운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2012년에는 탈레반 시신에 소변을 보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TMZ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종교분쟁에…아내 피살 복수하려 ‘식인종’ 된 男

    종교분쟁에…아내 피살 복수하려 ‘식인종’ 된 男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종교분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타 종교인에 의해 아이를 임신한 아내가 살해되자, 이를 복수하려 스스로 ‘식인종’이 된 흑인남성의 사연이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는 최근 버스를 타고 지나가던 이슬람계 신자가 기독교계 무리에게 다리를 뜯어 먹히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희생자는 버스에서 질질 끌려 내려온 뒤 무차별 공격을 받았으며, 칼에 수차례 찔린 뒤 불구덩이에 버려졌다. 가해자 중 한 남성은 스스로를 ‘매드 독’(Mad Dog)이라 불렀으며, 희생자의 다리를 물어뜯고 이를 먹기까지 하는 잔혹한 짓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이 남성은 BBC와 한 인터뷰에서 “내 아이를 임신한 채 살해당한 아내의 복수를 한 것”이라고 전해 충격을 줬다. 이 남성의 주장에 따르면, 사망한 여성은 이 남성의 처제였다가 후에 아내가 됐으며, 이슬람교 사람들이 무작정 집으로 쳐들어와 여성과 뱃속 아이를 살해했다. 아내가 죽는 것을 보는 순간 복수를 결심한 그는 20명의 젊은 기독교인을 모아 그를 따르게 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버스에 올라타 기사를 위협하고 이슬람교인을 강제로 끌어내렸다. 그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나는 그에게 기름을 쏟아 붓고 완전히 태워버렸다. 백골이 보일 때까지 그의 다리를 뜯어 먹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당시 그의 엄청난 ‘복수’를 목격한 목격자들은 두려움에 감히 나서지 못했지만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이 공개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한 목격자는 AFP와 한 인터뷰에서 “‘식인’현장을 본 사람들은 곧장 구토를 하거나 두려움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종교분쟁은 이미 극에 치달은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적십자사에 따르면 최근 종교분쟁으로 인한 희생자는 200명에 달하며, 미셸 조토티아 임시 대통령이 사임한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최소 127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3월 이슬람계 반군이 정권을 장악한 이후,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스스로 ‘매드 독’이라 칭한 남성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웅과 도살자 사이

    영웅과 도살자 사이

    ‘레바논 침공’을 주도한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가 85세로 1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샤론 전 총리는 200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8년 동안 혼수상태로 지냈다. 장례식은 13일 오후에 열린다. 샤론 전 총리는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 간 대결의 핵심 인물이었다. 군인 출신인 샤론 전 총리는 이집트, 팔레스타인, 요르단 등 수많은 중동 국가와의 전쟁에 나섰다. 1967년 ‘6일 전쟁’(3차 중동전쟁), 1973년 ‘욤 키푸르 전쟁’(4차 중동전쟁) 등에서 공로를 세웠다. 국방부 장관에 오른 1981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겨냥한 ‘레바논 침공’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쫓아냈지만 레바논 베이루트 외곽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에서 민간인 수천명이 학살되자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2000년에는 이슬람 성지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 지역을 방문해 2차 팔레스타인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저항운동)를 야기했다. 2001년에는 아라파트 PLO 의장과 평화협상 재개에 합의하고 2005년에는 가자 지구에서 자국민 8500명과 군 병력까지 철수시키면서 우파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스라엘 극우파를 대표하는 인물답게 그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이스라엘에서는 그를 ‘불도저’나 ‘영웅’이라 부르며 안보의 기틀을 다진 인물로 칭송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베이루트의 도살자’로 불린다. CNN은 그를 ‘이스라엘은 사랑했지만 아랍권은 욕했다’고 보도했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중재자, 영웅…그리고 도살자’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일간 영자지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의 영웅에게 작별 인사를’이라는 글로 그를 추모했지만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는 ‘평화의 적’이라는 칼럼을 내보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부통령을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국민들은 샤론 전 총리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그를 비난하고 나섰다. 타우픽 티라위 전 팔레스타인 정보기관 책임자는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지구 상에서 없애 버리고 싶어 했지만 결국 팔레스타인 사람은 남고 그는 죽었다”고 평가했다. 칼릴 알하야 하마스 지도자도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의 피를 묻힌 폭군이나 범죄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샤론 전 총리의 사망에 환호했다. 가자 지구에서는 그의 사진을 불태우거나 짓밟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교황의 ‘극빈국에 대한 배려’ 부르키나파소·아이티도 새 추기경

    교황의 ‘극빈국에 대한 배려’ 부르키나파소·아이티도 새 추기경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추기경 임명은 ‘주변부에 대한 관심’으로 요약된다.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 중미 카리브해의 아이티가 처음으로 추기경을 배출했다. 필리페 나켈렌투바 우에드라오고 와가두구 대주교, 치블리 랑글루아 레카이 주교가 그 주인공이다. 두 나라는 교황의 ‘빈자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부르키나파소는 아프리카에서도 생활 수준이 낮은 나라로 꼽힌다. 인구 대다수가 이슬람교와 토착 부족 종교를 믿는다. 아이티는 세계 최빈국으로 꼽히며, 다른 중남미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가톨릭을 믿는다. 아이티에서는 대주교가 아닌 주교를 발탁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의 극빈한 지역에 대한 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1282년 만의 첫 비유럽권 교황이자 남미 최초 교황이다. 유럽 일색이었던 추기경 자리를 비유럽권 성직자에게 개방할 것으로 예상됐다. 교황은 니카라과, 코트디부아르,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필리핀, 한국 등 중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지에서 추기경을 대거 임명했다. 이탈리아 4명, 유럽 2명, 중남미 5명, 북미 1명, 아프리카 2명, 아시아 2명이다. 그의 고향에서 뒤를 이었던 마리오 아우렐리오 폴리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도 추기경 명단에 올랐다. 스페인, 이탈리아, 세인트루시아 출신 추기경 3명은 80세 이상으로 콘클라베 참석 자격은 주어지지 않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하면서 ‘빈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역설했다. 그는 가난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선택했다. 교황명으로는 처음이었다. 그는 장애 어린이를 자신의 곁으로 불러 입을 맞췄고, 피부병을 앓고 있는 사내를 껴안았다. 이슬람교도의 발을 손수 씻기는가 하면, 밤에 로마 거리로 나가 노숙인을 만나기도 했다. 교황 전용의 화려한 관저와 값비싼 방탄 차량 대신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지내며 중형차나 셔틀버스를 타고 다녔다. 교황의 권위를 상징하는 빨간 망토, 모자도 거부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스파게티 괴물’도 허용하라…美 ‘사탄동상’ 논쟁

    ‘스파게티 괴물’도 허용하라…美 ‘사탄동상’ 논쟁

    미국 남부 오클라호마주가 주 의사당에 사탄의 조각상을 세우는 문제로 극심한 진통에 빠졌다. 악령을 숭배하는 종교단체인 ‘사탄 템플’이 의사당 내 설치를 요구하는 사탄 기념물의 디자인을 공개하자 기독교는 물론이고 다른 종교와 시민단체들까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각종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에서 사탄을 모시는 종교는 안톤 라베이(1930~1997년)가 1966년 샌프란시스코에 세운 ‘사탄교회’를 위시로 여러 곳에서 생겨나 부흥을 도모하고 있다. 남부 ‘바이블벨트’의 한 축인 오클라호마에 사탄 기념 논란이 불거진 것은 2012년 지역 기독교계와 집권 공화당이 의사당에 십계명 비를 세운 데서 비롯됐다. 그러자 힌두교 등 다른 종교들도 자신들의 상징물도 의회에 세우게 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이 잇따랐다. 8일(현지시간) AP 통신과 지역 언론에 따르면 청원을 낸 단체 중에는 2005년 창시된 것으로 알려진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 등 신흥 종교 외에 동물권익보호단체도 포함돼 있다. 하늘을 나는 국수 괴물이란 뜻의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는 스파게티 귀신이 천지를 창조했다는 내용의 교리를 내세우는 종교다. 스파게티교는 면가락이 세상과 인류를 구하고 인도한다고 주장하며 국수를 건져 물을 털어낼 때 쓰는 채 등 주방기구를 신성시한다. 또 이슬람교 신자가 베일을 머리에 쓰듯 국수채 등을 머리에 뒤집어쓰는 게 이들이 내세우는 상징이다. 스파게티교는 언뜻 보면 황당무계한 사이비 종교 같지만 실상은 창조론자들을 꼬집는 진화론자들의 패러디 종교다. 즉 스파게티교는 이번 논란 속에서 사탄 교회를 비롯한 종교 상징물을 둘러싼 논란 자체를 비판하기 위해 청원을 낸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미국 최대의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대(ACLU)는 다른 종교가 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의회를 상대로 십계명비 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이를 틈 타 신흥종교 중에서 그나마 세력이 큰 사탄 교회도 끼어들어 갈등을 부채질했다. 사탄템플이 공개한 상징물은 2m 정도 크기의 조각상으로, 큰 날개와 머리에 뿔이 달린 염소의 얼굴을 하고 자리에 앉아있는 악마와 그 좌우에 미소 짓는 아동이 서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사탄템플 측은 이 조각상은 사타니즘을 대표하는 동시에 의사당을 찾는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사탄의 무릎에 앉아 영감을 얻고 묵상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탄상에 대해 공화당과 기독교계는 “미치광이들의 수작에 놀아나서는 안된다”며 의사당 측에 ‘사탄의 요구’를 거부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자유연대는 “십계명비는 설치하면서 사탄상은 안된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공박하며 여론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회 시설물을 관리하는 의사당보존위원회는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징물 설치 허가를 요구하는 모든 청원에 입장 표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FSM) 화제…사이비 아닌 패러디 종교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FSM) 화제…사이비 아닌 패러디 종교

    미국 남부 오클라호마주 주의사당에 사탄 조각상을 세우는 논쟁 속에 ‘스파게티교’가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Flying Spaghetti Monster)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는 스파게티 귀신이 천지를 창조했다는 내용의 교리를 내세우는 종교다. 면가락이 세상과 인류를 구하고 인도한다고 주장하며 국수를 건져 물을 털어낼 때 쓰는 채 등 주방기구를 신성시한다. 또 이슬람교 신자가 베일을 머리에 쓰듯 국수채 등을 머리에 뒤집어쓰는 게 이들이 내세우는 상징이다. 이들은 식사를 하거나 경건한 의식을 치를 때 기독교의 ‘아멘’ 대신 ‘라멘’(RAmen)을 읊는다. 이들이 묘사하는 ‘전지전능한’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은 스파게티 면발 뭉치와 촉수처럼 튀어나온 눈 2개, 2개의 미트볼로 이루어져 있다. 스파게티교는 언뜻 보면 황당무계한 사이비 종교 같지만 실상은 창조론자들을 꼬집는 진화론자들의 패러디 종교다. 미국 캔자스주에서 창조론자들이 지적설계를 학교 필수과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데 반박하는 과정에서 오리건주립대 물리학 석사인 바비 헨더슨이 “지적설계를 가르치려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님도 가르쳐야 한다”고 항의하는 서신을 보내면서 널리 알려졌다. 바비 헨더슨이 반박 서신에 직접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을 그린 낙서가 크게 인기를 끌었고 이러한 풍자가 진화론자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점점 패러디에 살을 붙여나갔다. 예를 들어 토스터기에 구운 식빵에서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나타났다든지 고대 벽화에도 스파게티 괴물 그림이 발견됐다는 등의 패러디 이미지들이 등장했다. 미켈란젤로의 명화인 ‘천지창조’에서 신을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로 바꿔버린 것도 유명하다.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의 교리를 담은 공식 홈페이지도 있으며 한국어로도 번역돼 있다. 이들은 이러한 주장들이 농담이나 장난이 아니라며 사뭇 진지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실상을 아는 사람들을 더욱 웃게 만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터키 행정부 vs 사법부 치킨게임

    터키 행정부 vs 사법부 치킨게임

    사상 최대 공직비리 스캔들로 촉발된 터키의 혼미한 정국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판 술탄’으로 불리며 장기집권하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0) 총리를 정점으로 한 행정부와 사법부 최고 기관인 판사·검사최고위원회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반정부 시위가 점차 거세지는 와중에 3월 지방선거와 8월 대선까지 다가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 BBC방송 등에 따르면 판사·검사최고위원회는 셀라미 알트노크 이스탄불 경찰청장에 대한 전격 수사에 나섰다. 이 위원회가 행정부 소속 경찰 수뇌부를 수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에르도안 총리의 측근인 알트노크 청장은 지난달 17일 국책사업 비리 혐의로 장관 아들 3명과 국책은행장 등 51명을 체포했다가 이틀 만에 경질된 휴세인 찹큰 청장의 후임으로, 총리 아들까지 거론된 ‘2차 비리사건’ 용의자들을 체포하라는 검찰의 지시에 불복했다. 사법부의 수사 의지가 꺾이지 않자 에르도안 행정부는 이날 수사를 담당해온 경찰 350명을 전격 해임하거나 직위해제하며 경찰 장악에 나섰다. 이번 수사를 ‘더러운 작전’이라고 비난해온 에르도안 총리는 “‘국가 내부의 갱단’이 체제 전복을 기도한 ‘사법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은 ‘국가 내부의 갱단’으로 미국에 망명 중인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을 추종하는 세력을 지목하고 있다. 귤렌은 그동안 에르도안의 이슬람 원리주의 정책을 지지하며 공생 관계를 형성했으나, 이번 비리 사건으로 정적이 됐다. 귤렌 세력은 정부 요직에 두루 포진해 있다. 두 실력자가 결별하면서 집권당은 물론 검찰·법원·경찰 등 공권력이 분열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에르도안 총리는 이미 3선 총리여서 헌법상 총리직에 다시 도전할 수 없으나, 사상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는 8월 대선에 출마할 뜻을 이미 밝혔다. 터키의 대통령은 명목상 국가수반이지만 에르도안 총리가 대통령이 되면 ‘상왕 정치’를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최루탄 바레인 수출 사실상 중단

    최근 바레인에서 반(反)정부 시위대의 무차별 진압 때 정식 허가 없이 수출된 국산 최루탄이 사용돼 국제적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주무 부처인 방위사업청이 최루탄 업체에 사실상 수출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방사청은 지난해 11월 바레인 수출 여부 가능성에 대해 문의한 대광화공 등 최루탄 업체 2곳에 대해 수출을 유보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바레인 정세가 불안한 데다 최루탄으로 현지인이 숨졌고 인권단체의 잇단 항의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백윤형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해당 업체들이 바레인 상황과 국제 여론의 심각성을 깨닫고 수출 가능성을 물어봐서 국방부와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수출 유보’ 통보를 내렸다”면서 “수출 허가를 중단시킨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효력이 있는 만큼 현재 바레인으로 선적되는 국산 최루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사청의 다른 관계자는 “업체들이 향후 수출 허가 요청을 해도 바레인에 최루탄 수출을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이 유보된 최루탄 ‘CS가스’는 전략물자로 분류돼 수출할 때 방사청 승인이 필요하다. 앞서 지난해 11월 영국과 미국의 유명 인권 변호사들은 한국 최루탄 수출기업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침을 위반해 바레인에 최루탄을 수출하고 있다며 국내 OECD 사무소에 이의신청을 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바레인에서는 국민의 다수인 이슬람 시아파 교도들이 수니파 정권을 규탄하는 집회를 대거 벌이면서 강경 진압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바레인 정부는 시위대가 사제 폭탄으로 무장하는 등 최루탄 진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한국, ‘유혈진압 논란’ 바레인에 최루탄 수출 중단

    한국, ‘유혈진압 논란’ 바레인에 최루탄 수출 중단

    한국 정부가 가혹 시위 진압으로 논란을 빚은 바레인에 한국산 최루탄 수출을 중단시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작년 10∼11월 바레인 수출 승인을 신청한 대광화공 등 최루탄 업체 2곳에 선적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정근 방사청 대변인은 바레인 정세가 불안한데다 최루탄으로 현지인이 숨졌고 인권단체의 항의가 나와 수출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등 23개 인권 시민단체는 지난달 4일 한국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레인 정부가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무리하게 진압하면서 최소 39명이 숨졌다”며 “인권침해에 쓰이는 무기의 수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바레인에서는 국민의 다수인 이슬람 시아파 교도들이 수니파 정권을 규탄하는 집회를 대거 벌이면서 강경 진압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바레인 정부는 시위대가 화염병과 사제 폭탄으로 무장하는 등 극단적 행태를 보여 최루탄 진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앞서 당국은 최루탄에 무고한 시민들이 숨졌다는 인권단체 측 주장을 부인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 세계경제 최대 위협 요인은 美 대외정책”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한 최대 위협은 금융 불안이 아니라 지정학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유라시아 그룹이 경고했다. 미국의 정치·경제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은 6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세계 경제 안정 위협 보고서 ‘2014년 상위 10개 위험요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가 세계 경제에 대한 주요 위협 요소로 금융을 지목하지 않은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라고 CNN머니가 전했다. 보고서는 10가지 위험요소 중 첫번째로 미국의 대외정책을 꼽았다. 이어 신흥시장의 분산, 중국 개혁의 불확실성, 이란 핵 문제, 에너지 혁명이 산유국에 미치는 영향, 소비자 행태에 대한 정보 확보전, 이슬람국가의 민주주의 전환 실패에 따른 알카에다 2.0 위협, 중동 불안 확산, 종잡을 수 없는 러시아, 터키 정세 불안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금융 불안은 이제 지나갔다”면서 “2014년엔 주요 경제국이 비록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닐지 모르지만,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의 주요 위험은 모두 지정학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관련, “맹방들은 미국의 애매한 대외 정책과 전 세계에서의 위상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라시아 그룹은 “미국이 과연 군사, 경제 및 외교적 자본을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사용할지 이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전통 우방들이 구심점을 잃어갈 것이란 뜻이다. 보고서는 또 신흥시장 분산에서는 올해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 인도네시아 및 남아공 등이 선거를 치르는 점을 상기시켰다. 일부 국가에서는 정권교체가 있을 것이며, 중산층의 요구는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중국 개혁의 불확실성도 도마에 올랐다. 보고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핵심으로 한 중국 지도부가 중앙집권방식으로 ‘위로부터의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안팎에서 기득권층과의 갈등과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도부는 개혁이 국내에서 난관에 부딪히면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는 카드를 꺼낼 확률이 높고, 일본도 같은 논리와 감정으로 맞서 동중국해상에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핵협상 잠정 타결로 불안감이 감소하기는 했으나 이란도 위협 요소이며, 2년 전 아랍의 봄에 따른 민주주의 이행 실패로 중동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알카에다 2.0’의 위협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유라시아 그룹은 또한 셰일 가스 붐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석유 의존국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 지난해 미국을 곤혹스럽게 한 도청 건이 올해는 온라인 소비자 행태에 대한 정보 확보전 등으로 확산되면서 계속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美·이란 “이라크 돕겠다”… 알카에다 소탕 급물살 타나

    美·이란 “이라크 돕겠다”… 알카에다 소탕 급물살 타나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최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를 장악한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정부에 지원을 약속했다. 이라크에서 군을 철수시킨 미국과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개입하면서 이라크 정부의 알카에다 소탕작전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6일 알자지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군은 이날 ISIL이 장악한 팔루자를 되찾기 위한 작전을 개시했으며, 반군 세력의 차량 등을 상대로 공습 작전을 펼치고 있다. 군 관리는 “특수군이 팔루자 시내에서 작전을 진행하고 있는데 반군과의 잇단 교전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어 탈환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은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인 ISIL이 장악한 팔루자가 속한 안바르주 부족 지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어 “알카에다와 전쟁을 벌이는 이라크군을 적극적으로 돕겠지만 이것은 그들 자신의 싸움이며 그들이 궁극적으로 이겨야 하고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지상군 파견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달부터 철군 2년 만에 이라크 정부에 미사일·무인기 등 군수품 지원을 재개한 바 있다. 시아파인 이라크 정부를 지원해온 이란은 더욱 적극적이다. 이란 혁명수비대 무함마드 헤자지 부사령관은 이날 관영 IRNA통신에 “이라크가 요청한다면 병력을 제외한 군 장비와 자문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란과 이라크는 최근 정치·경제적 유대 관계를 강화해 왔으며, 역시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도와왔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철군 등으로 중동에서의 역할에 공백이 생긴 사이 알카에다 등 무장세력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으며, 이란이 이라크·시리아 사태에 적극 개입하면서 지역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탈레반 10살 소녀, 자살폭탄 테러 시도 충격

    탈레반 10살 소녀, 자살폭탄 테러 시도 충격

    한참 초등학교 다닐 나이의 소녀가 자살폭탄 테러에 투입됐다가 체포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최근 아프카니스탄 내무부는 남부 헬만드 지역 국경 경찰에 대항해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한 10살 소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스포즈메이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이 소녀는 탈레반 소속으로 특수 제조된 폭탄 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내무부 대변인 세딕 세디키는 “이 소녀는 자신의 오빠가 지역 탈레반의 사령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면서 “미션 수행(자살 폭탄 테러) 임무를 받고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소녀는 현재 큰 충격을 받아 혼란 상태이며 라슈카르 가로 이송돼 조사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프칸 당국은 탈레반에서 자살 폭탄 공격에 투입되는 어린이들이 수천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10대 소년들이 자살폭탄 공격에 동원돼 희생되고 있다” 면서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들이 이를 막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대해 탈레반 측은 “아이들을 전사로 쓰지 않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불확실성의 세계정세와 한국의 선택/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불확실성의 세계정세와 한국의 선택/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늘날의 국제정치 구조는 세 가지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다. 첫째는 지구적 차원의 안보구조로 이것은 새뮤얼 헌팅턴이 ‘문명의 충돌’에서 설파한 바와 같이 “서방 대 나머지”로 특징지어진다. 이것은 국제정치의 한 축에 세계 패권국인 미국을 필두로 서유럽, 일본, 그리고 친서방 국가들이 존재하고 다른 한 축에는 기존 세계 질서의 변화를 추구하는 이란, 시리아를 포함하는 몇몇 이슬람 국가, 중국, 러시아, 또 북한이나 쿠바와 같은 반(反)서방 국가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음을 의미한다. 알카에다와 같은 이슬람 테러 집단은 비(非)국가 행위자로 당연히 반 서방 쪽에 위치한다. 두 번째는 한반도가 위치하는 동북아의 지역적 안보 구조로 이것은 우리에게 더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역내 강대국 세력구조이다. 이것은 지구적 차원의 구조가 투영되고 지역적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동북아 4강의 존재 중 특히 미·중 간의 강력한 대치로 규정된다. 세 번째는 북한의 대내외적 현실이다. 오늘날의 북한은 많은 체제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붕괴의 가능성을 속단할 수 없다. 외교적으로는 미국 국력의 상대적 약화, G2로 부상한 중국의 은밀한 보호, 러시아의 우호적 입장, 그리고 몇몇 제3세계 국가들과의 교류가 북한의 고립을 상대적으로 완화시킨다. 군사적으로는 핵무기와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 배치로 주변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한국에 대해 치명적 강요 수단을 보유하게 됐다. 경제적으로는 200억~300억 달러 수준의 GDP, 식량, 에너지, 달러, 소비재 부족이 큰 약점으로 작용하지만 일단 유사시 중국의 물질적 지원이 그 생존을 가능케 한다. 정치적으로도 김정은 정권은 장성택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그 체제에 반대할 군부나 주민 세력이 결집하기 어렵고 동시에 베이징이 평양의 불안정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한국의 핵심 전략은 외부 위협에 비추어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우선적으로 강화하면서, 지정학적 관계를 고려하여 워싱턴의 의심을 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중 관계 증진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역사 문제로 인해 한·일 관계가 지나친 갈등으로 치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은 미·중 간의 미래 세력균형, 한·중 협력의 미래 결과에 대해 확신할 수 없고, 또 예기치 않은 변수로 인해 한·일 간의 협력이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년 전 민주당 집권 시절 일본이 (잔치슝 선장의) 중국 불법 어선을 나포했을 때, 도쿄가 아시아 중시 정책에도 불구하고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에서 처했던 난처한 입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한 신뢰 외교, 한반도 프로세스의 제시는 합리적이다. 북한이 계속 핵을 개발하고 도발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균형적 국가 이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선별적 현실주의(eclectic realism), 또 외교의 전통적 형태인 견제와 협력의 병행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미·중 양국이 서로를 의심하고 양국 관계의 미래 모습에 대한 확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필요에 의해 많은 협력을 교환하는 것이 좋은 예다. 군사력의 경우 주변국에 뒤처지지 않도록 계속 무기 체계를 현대화해야 한다. 북한 및 주변국과의 군사력 균형 평가, 또 우리의 경제능력이 전력 발전의 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조기 경보기, 공중 급유기, 차세대 전투기 F35, 이지스함, 다연장로켓은 필수적이다. 미사일 방어체제는 한국형 미사일(KAMD), SM3, 고고도지역방어(THAAD) 등 몇몇 모델 중 우리의 작전요구, 경제능력, 국제적 필요를 감안해 최종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한·미 연합방위 체제와 관련해 미군기지 이전, 방위비 분담 관련 현안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은 연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수년 내 종료되는 한·미 원자력 협정의 대체에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는 많은 외교적 기술과 인내를 필요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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