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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 연쇄 테러 2주기…차분한 분위기 속 추모식 열려

    파리 연쇄 테러 2주기…차분한 분위기 속 추모식 열려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2주년 추모식이 테러 현장과 파리시청 광장에서 13일(현지시간) 진행됐다.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이번 추모식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등이 참석해 고인들을 기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먼저 이날 아침 일찍 파리 북부 교외의 생드니의 축구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를 찾아 헌화했다. 스타드 드 프랑스는 2015년 11월 13일 저녁 파리 바타클랑 극장 등과 함께 동시다발 테러가 일어난 곳 중 하나다. 독일과 프랑스 대표팀의 친선 경기 전반전이 진행되던 중 경기장 진입을 시도하던 테러범 3명은 여의치 않자 경기장 입구 바깥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렸다. 버스 운전기사 1명이 폭탄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세력의 총격·폭탄 테러로 시민 총 130명이 희생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스타드 드 프랑스 추모식 후 곧바로 파리 10구의 바타클랑 극장으로 이동해 안 이달고 파리시장과 함께 헌화한 뒤 묵념했다. 바타클랑 극장은 2년 전 파리 연쇄테러 당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장소다. 무장괴한들의 무차별 총기 난사로 90명이 숨을 거뒀다. 이어 파리 11구청으로 이동한 마크롱 대통령은 테러 희생자 유족들과 포옹하는 등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풍선들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추모식에는 파리 연쇄 테러 당시 국정을 이끌었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도 참석했다.파리시청 앞 추모식에는 2년 전 테러 당시 바타클랑 극장에서 콘서트를 했던 미국의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Eagles of Death Metal)이 깜짝 등장했다. 이 밴드는 듀란듀란의 히트곡 ‘세이브 어 프레이어’(Save a prayer)와 자신들의 히트곡 ‘아이 러브 유 올 더 타임’(I love you all the time)을 부르고 군중들에게 흰 장미를 선사했다.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은 테러 당시 무대 뒷문을 통해 무사히 탈출했지만, 스태프 일부는 목숨을 잃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S 점령지서 시신 400구 발견

    IS 점령지서 시신 400구 발견

    이라크군이 11일(현지시간) 시신이 무너기로 나온 키르쿠크주 하위자 인근에서 집단 매장지를 조사하고 있다. 과거 미군 공군기지로 쓰였던 이곳은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점령된 뒤 사형장으로 쓰였다. 이날 발견된 최소 400구의 시신 중 일부는 민간인 복장이었고 나머지는 IS가 포로를 처형할 때 입혔던 주황색 의상을 착용하고 있었다. 하위자 AFP 연합뉴스
  • IS 떠난 시리아에 軍기지 만드는 이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몰락 이후 시리아 인접 국가들의 주도권 싸움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시리아에 상시 주둔을 목적으로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BBC 등이 서방 정보기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란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남쪽으로 14㎞ 떨어진 알키스와 외부의 시리아군 부지에 군사용 복합시설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1월과 5월, 지난달에 각각 촬영된 이 지역 위성 이미지를 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건물 수가 점차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병영이나 차량고처럼 보이는 저층 건물 약 20개 동도 보인다. 이 기지에는 약 500명의 병력이 배치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서방 정부 관료는 이란이 시리아에 장기 주둔하려는 욕심을 낼 법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IS가 최후 거점을 상실하는 등 명백한 퇴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향후 시리아에서 누가 영향력을 잡게 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맹주 이란에 대한 적개심 때문에 최근 적국인 이스라엘과 뭉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깊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반(反)이란 세력은 “이란이 시리아 내 군사기지 건설로 영향력 확대와 동시에 레바논 내 헤즈볼라에 대한 보급 라인을 확보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이란의 시리아 내 군사기지 건설을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쫓겨나는 IS의 자리를 채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라크 시신 400구 묻힌 매장지 발견…“IS 소행 추정”

    이라크 시신 400구 묻힌 매장지 발견…“IS 소행 추정”

    이라크군이 이라크 키르쿠크주의 하위자 인근에서 400구 이상의 시신이 묻혀 있는 집단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1일 보도했다.하위자는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약 300㎞ 떨어진 공업도시로, 지난달 이라크군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칸 사이드 키르쿠크 주지사는 “시신이 발견된 매장지는 과거 미군 공군기지로 쓰였던 장소”라며 “IS가 이곳을 사형장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IS가 400명 이상 처형한 것은 테러리스트들의 잔인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희생자 중 일부는 민간인 복장이었고 나머지는 과거 IS가 포로를 처형할 때 입혀온 주황색 의상을 입고 있었다. 사이드 주지사는 정부 관리들과 미국에 매장지 조사와 시신에 대한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이라크군은 IS가 장악했던 지역에서 집단 매장지 10여 곳을 발견했다. 지난해 AP통신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집단 매장지 72곳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중국과 러시아가 도와주면 北문제 빨리 해결될 것”

    트럼프 “중국과 러시아가 도와주면 北문제 빨리 해결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국과 러시아 양국의 우호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 후 하노이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우리를 돕는다면 그(북한) 문제는 훨씬 빨리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큰 문제가 있으며 중국이 우리를 돕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을 확보한다면 북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옳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에 노력하고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는 데 협력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빨리 합의했다. 이것(공동성명)이 많은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이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숙 여사 ‘태권도 홍보대사’로 변신…인니 학생들에게 도복 선물

    김정숙 여사 ‘태권도 홍보대사’로 변신…인니 학생들에게 도복 선물

    문재인 대통령과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올라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9일 태권도를 배우는 현지 학생들을 찾아가 태권도 도복을 선물했다.김 여사는 이날 인도네시아 보고르시의 알 아쉬리야 누룰 이만 이슬람 기숙학교를 방문해 현지 대학생 시범단의 품새격파 시험에 이어 초등학생들의 찌르기, 발차기 등 태권도 시범을 지켜봤다. 이 학교의 태권도단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들이 수년 전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시작됐고, 지금은 전직 국가대표 출신 태권도 사범인 신승중씨가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이 학교의 학생들은 도복이 없어 평상복을 입고 태권도 수업을 받아왔다. 이에 김 여사는 모든 단원들에게 도복을 선물했다. 또 가슴에 태극기가 새겨진 도복을 입고 직접 찌르기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태권도로 환영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면서 “태권도를 통해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하나가 된 덕에 저도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는 “앞서 본 유단자들의 모습은 꾸준한 단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면서 “하고자 하는 일을 한 단계 한 단계 해 나가다 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이어 “손자가 초등학교 1학년인데 얼마 전 파란 띠를 땄다고 좋아했다. 손자에게 여러분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면 무척 좋아할 것”이라면서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미래가 여러분을 통해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세계대회 우승자를 배출할 정도로 태권도가 널리 보급돼 있으며,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 품새가 최초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업은 ‘왕세자의 칼’ 이란까지 향하나

    대규모 숙청중인 사우디 빈살만 “후티 반군의 미사일 배후는 이란” 전쟁까지 언급… 중동 정세 급랭 사우디아라비아의 젊고 호전적 군주가 중동에서 또 다른 전쟁의 불길을 일으키려 한다. 상대는 이슬람 수니파 맹주 사우디의 앙숙인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다.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눈엣가시 같은 이란을 제거하려고 사우디를 부추긴 정황도 드러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지난 4일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언급하고 “이란 정권이 후티에 미사일을 공급했다. 이는 사우디에 대한 직접적 군사 공격이며 전쟁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왕위 계승이 확실시되는 빈살만 왕세자가 전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대 정세가 급랭했다. 미국도 사우디에 힘을 실어줬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대사는 이날 “이란이 유엔 결의를 위반하고 후티 반군에게 무기를 제공했다. 유엔과 국제사회가 이란에 결의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무함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장은 “예멘 쪽으로 미사일을 운송한 적도 없다”며 무기 지원설을 부인했다.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와 이란의 전쟁을 획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은 최소 3단계에 걸쳐 빈살만 왕세자와 접촉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3월 백악관에서, 5월 사우디에서 각각 한 차례 만났다. 왕세자에 책봉된 직후에도 한 차례 회담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최근 대규모 숙청작업 직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최측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비밀 회동을 하기도 했다. CNBC는 “미국과 이란은 40년 이상 냉전 상태에 있었다”면서 “사우디와 이란의 전면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미국의 대리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신은 빈살만 왕세자의 독단적 결정이 역내 질서를 깨뜨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가디언은 “(약칭) ‘MBS’로 알려진 빈살만 왕세자는 혈기왕성하고 경험이 부족하며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라면서 “예멘·시리아 내전 개입, 카타르 단교 사태 등에서 그의 외교적 미숙함과 성급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알자지라는 “빈살만 왕세자의 사실상 1인 독재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이것은 사우디 왕족에 의한 집단 통치 전통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왕족 내부의 불만이 누적될 것이며 왕국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반(反)부패위원회가 최근 체포한 왕세자, 기업인 등으로부터 8000억 달러(약 891조원) 상당의 자산을 몰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 중앙은행은 “검찰총장 요청에 따라 용의자들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빈살만 왕세자는 “국내 기업과 다국적 기업뿐 아니라 현재 수사를 받는 개인이 소유하거나 일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부패 수사로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 경영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가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기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수학

    [기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수학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18세기 루소가 한 말인데, ‘자연 상태’라는 의미 외에도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 나타난 새로운 정신을 표현한다. 세상 문제의 답은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가 아니라 자연 속에 있다는, 즉 관찰과 실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관점이다. 이는 인간 이성을 모든 것의 위에 두는 데카르트적 합리주의와는 결이 다르다.  이슬람 팽창기에 광범위하게 수집되어 아랍어로 번역됐던 고대 그리스와 인도 문명의 성취가 중세를 지나면서 유럽에 속속 소개됐다. 이를 통해 재발견된 지식과 사고체계가 르네상스를 이끌었는데, 흔히 고대 그리스의 재발견으로 표현되지만 고대 인도 문명의 재발견도 무시할 수 없다. 13세기 이탈리아의 상인 피보나치는 무역을 하며 아랍어에 능통했는데, ‘계산서’를 저술해서 아라비아 숫자를 유럽에 소개했다. 사실은 인도 문명이 발명한 숫자 체계인데도 아라비아 숫자로 잘못 불리게 된 이유인데, 요즘은 인도-아라비아 숫자라고 부르는게 일반적이다. 당시 사용되지 않던 숫자 ‘0’을 유럽에 소개한 것도 피보나치의 책인데, ‘공허’와 ‘허무’의 개념은 유럽 사상계를 혼란에 빠트리기도 했다.  르네상스 이후 인간 이성에 대한 각성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났다. 우주는 본질적으로 수학 법칙에 의해 움직이는 조화로운 구조라는 피타고라스적 우주론은 치명적인 매력이었고, 코페르니쿠스는 이를 지동설로 구체화했다. 과학의 영역뿐 아니라 미술에서도 3차원 물체를 실체에 가깝게 캔버스로 옮기기 위한 노력은 원근법과 사영기하학의 개발로 이어졌다. 음악에서도 음계 이론의 수학적 이해를 넘어서 목소리와 악기 소리를 수학적 용어로 완벽하게 표현하는 푸리에의 이론이 출현했다. 하지만 이러한 각성과 성취도 초기에는 근대적 의미의 과학적 사유와는 차이가 있어서 관찰과 검증은 간과됐다. 가톨릭 신부였던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주장한 책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의 공개를 미루다가 사망 직전인 1543년에 출판했다. 로마 교황청의 비난을 두려워했던 탓이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프톨레미우스가 천체의 운동을 기술하면서 지구 중심으로 회전하는 원 77개를 사용한 것에 반해, 중심을 태양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원 31개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한 그는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지동설로 인한 수학적 단순화가 천체의 운동을 아름답게 설명하자 단순함이 주는 미적 완결성에 매료된 것이다. 자신의 이론이 관측과 실험에 부합하는 가는 논외였다. 실제로 50여 년 뒤에 케플러가 타원 궤도를 도입할 때까지 그의 이론은 관측 자료를 설명하지 못했다. 방대한 관측 데이터를 모으고 타원 궤도를 도입한 케플러조차도 그로 인한 미적 단순성에 매료됐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우주관은 구교와 신교 모두에게서 공격을 받았다. 교황청은 종교재판을 통해 코페르니쿠스 이론이 성서에 반하는 거짓 피타고라스 이론이라고 비난했고 1616년에 모든 관련 출판물을 금서로 지정했다. 마르틴 루터는 그를 ‘건방진 점성술사’라고 불렀으며, 장 칼뱅은 ‘성령의 권위 위에 코페르니쿠스를 놓는 행위’를 격렬히 비난했다. 그래서 17세기 베이컨의 ‘사고는 관찰의 보조’라는 말은 파격적이다. 관찰 사실을 수학적 방식으로 설명하거나 추상적 사유를 현상을 통해 검증하는 근대적 사고 체계가 확립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 과정의 우여곡절과 지적 충돌을 관찰하는 것은 잘 쓰인 소설을 읽는 것보다 흥미진진하다.
  • “터키 독자에게 영감 주는 것이 곧 연대”

    “터키 독자에게 영감 주는 것이 곧 연대”

    “터키인들 문화적으로 유연… 한국 문학 잘 받아들여 놀라”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주목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고통을 겪는 터키인들을 떠올렸습니다. 터키는 역사적으로 쿠데타가 많았는데 그런 게 국민에게 늘 상처였죠. 이런 상황에서 트라우마를 치료하기조차 힘들죠. 소설의 화자인 소년이 극단적인 고통에 내몰려도 동정을 자아내기보다 오히려 독자를 웃게 만들었다는 점이 감동적이었습니다.”●한국전 참전했던 터키인 이야기 소설가 손홍규의 장편소설 ‘이슬람 정육점’에 대한 터키 영화감독이자 소설 평론가인 르자 카르치의 평이다. 2010년 출간된 이 작품은 터키군으로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가 한국에 남아 정육점을 운영하게 된 터키인 하산이 주인공이다. 그가 마음속 상처가 큰 고아 소년을 입양해 함께 생활하면서 세상의 따뜻함을 알아 간다는 내용이다. 터키에는 2013년 소개됐다. 5일 이스탄불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튜얍전시장 내 한국관에서 진행된 ‘작가와의 만남’에서 카르치 감독과 손 작가는 40여명의 독자 앞에 앉았다. 대부분 참석자들이 젊은 학생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 이후 이어진 사인회에서도 현지 독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때 참전했고, 온 가족이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나왔다”는 22세 청년(얄츤 오주유렉)부터 “고등학교 1학년인 딸이 책 읽기를 좋아하고, 한국에 가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책을 샀다”는 40대 중년 여성(귤친 요르군)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한국·터키 문학인들 소통 중요” 이날 서울신문과 만난 손 작가는 “한국 문학에 대한 터키 독자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한류의 덕인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손 작가는 “문학에 대한 관심이든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든 아무래도 괜찮다”면서 “터키인들이 한국에 대해 폭넓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면 양국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작가는 특히 “문학을 알게 된다는 것은 우리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며, 이는 곧 소통의 기회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작가는 터키인들이 문화적으로 융통성이 있고 개방적이어서 우리 문학을 수월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무슬림이 정육점을 운영하는 설정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이곳 인터넷 서평 별점이 박하다고 들었는데, 많은 터키인들이 소설의 설정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서 놀랐다”면서 “터키는 이슬람 문화권이지만 세속주의를 추구해 유연하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터키 독자들에게 한국 문학의 매력을 알리려면 우선 양국의 문학인들이 소통, 교류하는 장이 필요할 터다. 카르치 감독과도 이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는 손 작가는 “촛불 혁명을 거치고, 험난한 시국에도 당당히 맞서 온 한국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터키 작가와 독자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영감과 힘을 전해 주는 것이야말로 최소한의 방식이지만 이것이 곧 연대”라고 힘주어 말했다. 글 사진 이스탄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고은 “亞·아프리카서 미래 문학 가능성 발아” 소잉카 “한국 작가들, 비판적 사고 유지하길”

    고은 “亞·아프리카서 미래 문학 가능성 발아” 소잉카 “한국 작가들, 비판적 사고 유지하길”

    “고대와 중세에는 아시아 문학이 세계문학을 이끌다 근현대 이후 서구 문학이 앞서 왔죠. 앞으로는 아시아·아프리카 등 덜 성숙한 곳에서 문학성이 발화해 미래 세계문학의 가능성이 만들어질 거라 생각합니다.”(고은)●“창의력 말살 시대 맞서 나아가자” 문학의 종말을 함부로 예단하는 시대에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두 거장이 문학의 역할과 의미를 다시 상기시켰다. 1986년 아프리카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나이지리아 시인 겸 극작가인 월레 소잉카(83)와 고은(84) 시인은 지난 4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특별 대담에서 “창의력을 말살시키는 시대에 맞서 경계를 뚫고 나아가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고은 시인과 소잉카는 독재정권에 저항하다 옥고를 치르고 투쟁의 경험과 사유를 문학에 새겨 넣은 교집합을 지닌다. 두 사람은 이슬람의 근본주의 움직임, 미국과 유럽의 우파정권 득세, 한반도의 긴장 상태 등 현재 세계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 문학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거침없는 사유를 펼쳤다. 소잉카는 “한국의 지리학적 위치가 전략적이기 때문에 여러 국경 간의 권력이 한국에 응집되는 것 같다”며 “이런 현실에 해답을 제안하기 위해 한국 작가들이 비판적인 사고를 유지하면서 계속 글을 쓰길 바란다. 진실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유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간사에서 문학은 사라질 리 없다” 문학 무용론이 끊임없이 불려 나오는 현실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하고 이를 부정하는 증거들도 함께 나눴다. “문학의 종언을 예언하는 사람이 흔하듯 시의 위상은 지금 밑바닥에 있습니다. 하지만 시는 항구적인 별처럼 존재합니다. 시는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만 일어나는 형식이 아닙니다. 우주의 움직임과 변화와 법칙에서 나온 것이죠. 시의 소재가 됐던 재료들-이를테면 사랑하는 임, 떠난 임, 물, 술 등 희로애락의 모든 것이 있는 한 시는 없어질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이 자리에서 소잉카와 더불어 시를 확신합시다.”(고은) 고은 시인이 인간사의 희로애락이 있는 한 문학이 사라질 리 없다고 확신했다면, 소잉카는 절망과 환멸의 현실에서 사람들을 버티게 하는 건 문학이라고 긍정했다. “아프리카에서 반가운 발전 가운데 하나가 문학계에서 특히 젊은 여성 작가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일입니다. 정치적 지형이 어지러운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이 문학에 기대는 건 절망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수년 전부터 종교적 근본주의 움직임이 대두되며 생겨난 보코하람(나이지리아에서 조직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의 뜻은 ‘책은 죄악’이란 뜻입니다. 이들은 글을 소비하고 쓰는 행위를 공격하는데, 이는 문학의 생산성이 증대된 데 대한 반작용이지요. 글을 쓴다는 건 이렇게 어려운 정치·경제적 상황에 내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소잉카)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버지처럼 암살 당할것 같다” 사우디서 사임한 레바논 총리

    사드 하리리(47) 레바논 총리가 이란의 내정 간섭과 자신에 대한 암살 위협을 이유로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전격 사임했다. 하리리 총리는 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방송 연설을 통해 “불행히도 이란이 우리 내정에 개입하고 주권을 침해하는 것을 막지 못했고 레바논 국민을 실망시키기를 원치 않기에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아버지인)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 암살 직전과 비슷한 분위기가 팽배하며 내 생명을 목표로 한 은밀한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감지했다”면서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의원 내각제를 채택한 레바논은 인구의 41%가 기독교, 27%가 수니파 이슬람, 27%가 시아파 이슬람이며 이 종교에서 갈라져 나온 18개 종파가 혼재한 국가다. 하리리 총리는 레바논에서 수니파 정당 ‘미래운동’을 이끌어 왔다. 시아파의 맹주 격인 이란이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손잡고 정권과 자신을 위협해 왔다는 게 하리리 총리의 주장이다. 하리리 총리는 2005년 2월 헤즈볼라 추종자의 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아들로 부친의 암살을 계기로 레바논 정계에 투신했다. 아버지의 후광과 사우디의 지원으로 수니파 세력의 핵심 지도자가 된 그는 39세 때인 2009년 9월 헤즈볼라와의 연정을 통해 가까스로 총리에 취임했다. 하지만 2011년 헤즈볼라가 연정 내각에서 탈퇴함에 따라 하리리 정부도 붕괴했다. 하리리는 지난해 11월 헤즈볼라와 손잡은 기독교계의 미셸 아운 대통령을 지지해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를 수 있었지만 헤즈볼라와 시아파 세력은 여전히 큰 압박으로 작용했다. 총리 사퇴로 레바논에서 수니파 사우디와 시아파 이란 간의 영향력 싸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정부는 “하리리 총리의 사임은 레바논과 중동에 긴장을 조성하려는 음모의 일환”이라며 배후에 사우디와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난아 “3권 이상 번역돼야 외국서 관심” 튀르쾨주 “터키, 한국 문화 속 여성 궁금”

    이난아 “3권 이상 번역돼야 외국서 관심” 튀르쾨주 “터키, 한국 문화 속 여성 궁금”

    “외국 작가를 소개할 때 그의 대표작을 최소한 3권 이상은 번역해야 문단과 독자들이 관심을 갖습니다. 제가 터키의 대표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것처럼요. 덕분에 파무크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은 터키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렸습니다.” ●李 “터키에 번역된 한국문학 15종뿐”이난아(오른쪽) 한국외국어대 터키어과 교수는 국내에서 출간된 파무크의 책을 모두 번역하고 그와 20여년간 꾸준히 교류해 온 터키 문학 전문 번역가다. 4일(현지시간) 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이 교수는 “파무크가 노벨상을 탄 2006년보다 훨씬 전인 1997년부터 그를 주목하고 인연을 맺어 왔다”며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는 터키 문학이 60종 정도 번역돼 있지만 터키에 번역된 한국 문학은 3분의1도 안 되는 15종이다. 이 교수는 “터키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운 지금이야말로 한국 문학을 알릴 수 있는 호기”라며 “그러려면 전문 번역가 양성이 필수인데 정부 차원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튀르쾨주, 한강·이문열 소설 번역 이 교수와 자리를 함께한 한국 문학 전문 번역가 괵셀 튀르쾨주(왼쪽) 에르지예스대 문과대학 한국어문학과 교수 역시 번역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가 앙카라대학 한국어문학과에서 5년간 외국인 교수로 강의할 때 수업을 들은 제자이기도 한 튀르쾨주 교수는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점’, 안도현의 ‘연어’, 한강의 ‘채식주의자’ 등을 터키어로 소개했다. 지난 9월 ‘연어’로 제15회 한국문학번역상 터키어 부문을 수상했다. 튀르쾨주 교수는 “현재 터키의 한국 문학 번역가는 5명 정도로 나와 아내 하티제 튀르쾨주가 실질적으로 다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나 기관에서 장학금, 연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터키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아선호’ 문화 비슷…여성층 겨냥을 두 사람은 터키의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로 ‘여성’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터키는 다른 이슬람 국가와는 다르게 여성 참정권이 비교적 이른 1930년대에 인정됐고, 서구화가 빨리 진행되면서 여권도 빠르게 신장했다”며 “정서적, 역사적인 면에서 비슷해서인지 한국 문학이 여성을 어떻게 다루는지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여성 작가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최근 공지영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경우 번역 계약 과정에서 터키의 여러 출판사가 경합을 벌이기도 했을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면서 “주요 독자층인 20~30대 젊은 여성층을 겨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튀르쾨주 교수 역시 “2009년 소개한 ‘원미동 사람들’에 대해 여성 독자의 반응이 컸던 이유는 한국 사회엔 여전히 가부장주의에 아들을 선호하는 문화가 있는데 터키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이스탄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혼외자 딸과 결혼 허용해야” 이집트 성직자 발언 논란

    “혼외자 딸과 결혼 허용해야” 이집트 성직자 발언 논란

    이집트의 한 살라피스트(이슬람 근본주의) 성직자가 한 공개 강연에서 “이슬람교는 남성이 자신의 혼외자 딸과 성관계를 맺고 결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이집트 알아즈하르대학의 교수이기도 한 성직자 마젠 알-세사위가 지난 2012년 공개 강연에서 위와 같이 주장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최근 인터넷상에서 다시 주목받으면서 논란을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에서 알-세사위 교수는 “(저명한 이슬람학자) 이맘 알-샤피이는 샤리아에 따라 혼외자 딸은 아버지의 성을 따를 수 없어 진짜 딸이 아니라고 말한다”면서 “이들은 공식적으로 부녀 관계가 아니므로 결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은 2012년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온라인상에 다시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 남성은 “이 미친 짓은 뭘까?”라고 말했고 또 한 여성은 단지 “우웩”이라고 말하는 등 많은 사람이 알-세사위 교수의 주장에 혐오감을 드러냈다. 이슬람교 성직자들이 이런 기괴한 주장을 벌이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 또 다른 이집트 성직자 무프타 모하마드 마아로우프는 TV 토론회에 나와 “결혼할 수 있는 나이는 갓 태어난 아기들을 결혼시킬 만큼 아주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혼은 아이에게 아무런 해가 없다. 그녀가 결혼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이슬람 샤리아에서는 여성이 결혼할 때 결혼 적령기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직자 아흐메드 빈사드 알카르니는 여성 관련 성범죄 문제의 책임이 피해 여성에게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사진=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스탄불에 케이팝, 드라마 넘어 문학 한류 싹 틔운다

    이스탄불에 케이팝, 드라마 넘어 문학 한류 싹 틔운다

    최근 케이팝, 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형제의 나라’ 터키에 문학 한류의 싹을 틔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올해 출간 이후 7개월 만에 6쇄를 찍으며 인기를 모으는 등 한국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데 힘입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투얍전시장에서 개막한 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초청받은 한국 전시관에는 터키 현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눈길을 모았다. 올해 36회를 맞이한 이스탄불국제도서전은 매년 평균 50만명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 규모의 도서전이다. 올해 세 번째로 이 도서전에 참가한 한국은 한·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초청받아 7일까지 252㎡규모의 한국관을 운영한다. 터키어로 출간된 한국 문학도서 15종을 비롯해 그림책, 어학 서적 등 한국 도서 총 140여종을 전시 및 소개한다. 개막일인 4일 조윤수 주터키대사, 김진곤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 누만 쿠르툴무쉬 터키 문화관광부 장관, 바십 샤힌 이스탄불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관에서 주빈국 개막식이 열렸다. 누만 장관은 “한국과 터키는 마음이 통하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한국전쟁에 파병한 이후 지금까지 양국 관계가 지속되어 왔는데 이번 도서전을 통해 그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두 나라는 수교 60주년이라는 두터운 외교 관계와 서로를 형제국으로 인식하는 국민 전반의 정서에도 책을 통한 문화 교류는 미진한 상태”라며 “이번 도서전이 양국 국민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행사 기간 동안 시인 천양희·이성복·안도현, 소설가 손홍규·김애란·최윤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6명이 한국관과 이스탄불 시내 서점 및 대학에서 터키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진다. 이날 최윤 작가와 김애란 작가는 소설 ‘두 초록 수달, 엄마, 아빠, 연인 그리고 그 외 모두’를 터키에서 100만부 이상 판매한 터키의 대표 소설가 부켓 우즈네르와 양국의 문화에 대해 30여명의 독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곧 단편집 ‘침이 고인다’ 터키어 번역·출간을 앞두고 있는 김 작가는 “세계 뉴스에서 자연재해나 폭력적인 일을 볼 때 그 뉴스의 무겁고 가벼움을 결정하는 기준은 ‘그곳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 ?琯� 터키에서 지진이 난다면 오늘 뵌 분들을 걱정할 것 같다”면서 “소설이 서로를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여러분을 튀르크(터키인)라는 보통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번 도서전에서 몇몇 터키 출판사 부스에서는 ‘시크릿 가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마이 프린세스’, ‘상속자들’ 등 한국 작가들이 국내 드라마를 소설화한 것을 터키어로 번역한 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 드라마와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책을 고르고 구매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한국 순수 문학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다. 번역·출간된 작품이 아직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2001년 최윤의 ‘회색 눈사람’과 이청준의 ‘눈길’ 등의 단편소설이 실린 한국현대문학단편선을 시작으로 총 15종의 한국 문학작품이 터키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가장 최근에는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 ?� 안도현의 ‘연어’, 한강의 ‘채식주의자’, 황석영의 ‘바리데기’가 출간됐다. 아직까지는 낯선 문학적 토양이지만 도서전에 초청받은 작가들은 터키 독자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안도현 시인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한 터키 대학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어’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어떤 것이었냐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는데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면서 “6일 진행될 터키 독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고 한국 문학이 터키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손홍규 작가는 “터키는 여전히 낯설고 알아가야 하고 배워야 하는 곳이지만 한국 문학이 소개가 많이 되면 터키 독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보편적인 인간애에 대한 믿음 등 정서적으로도 한국과 터키가 서로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에 더욱 가깝고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스탄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11명 부패 혐의로 구금, 왕자의 난인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11명 부패 혐의로 구금, 왕자의 난인가?

    5일 아침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 가지 소식이 전해졌다. 부친 역시 암살됐던 사드 알하리리(47) 레바논 총리가 이 나라를 방문하던 도중 자신도 암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한 뒤 전격 사임을 발표한 것이 첫 번째였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수도 리야드 근처에서 요격됐다는 놀라운 소식도 들려왔다. 그리고 이 나라에서 반부패 위원회가 신설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몇 시간 되지 않아 11명의 왕자들, 현직 장관 4명, 수십명의 전직 장관들이 구금됐다고 영국 BBC가 현지 방송 알아라비야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구금된 이들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고 이들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알아라비야는 이 위원회가 2009년 제다의 홍수와 2012년 메르스 창궐 때 일어났던 일들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반부패 위원회를 이끄는 이는 얼마 전 내년 6월부터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고 내년부터 여성들이 리야드, 제다, 담맘 등 3개 도시의 경기장에 가족을 동반하면 입장을 허용하기로 한 개혁 개방 조치를 주도한 무함마드 빈 살만(32) 왕자다. 그는 체포영장과 여행금지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국영통신 사우디 프레스 에이전시(SPA)가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사우디국가수비대 장관인 미텝 빈 압둘라 왕자와 해군 제독인 압둘라 빈 술탄 빈 무함마드 알술탄이 해임됐다. 하지만 이들이 쫓겨난 이유를 누구도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무함마드 왕자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현대화하려는 열쇠로 “온건(중도) 이슬람”의 복원을 주창해왔다. 리야드에서 열린 경제 관련 국제회의에서 그는 “매우 빠르게 극단주의의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에는 석유에 의존하는 왕국에 사회경제적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장기 계획 “비전 2030”을 공표해 보수파의 반격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을 낳았는데 이번 왕자 구금 조치는 이들의 반격을 잠재우기 위해 선수를 친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체코 맥주공장의 변신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체코 맥주공장의 변신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괜찮은 장소를 찾는 것은 부모들의 공통된 숙제다. 맥주로 유명한 나라 체코의 소도시 피세크에서 이런 고민을 덜어 주는 장소는 ‘슬라도브나’.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몰트 하우스, 즉 맥주 원료인 몰트를 생산하는 곳이라는 뜻이지만 지금은 가족들에게 사랑받는 어린이박물관이다. 1864년 완공돼 1975년 문을 닫을 때까지 슬라도브나는 100년 넘게 맥주의 원료인 몰트를 생산했다. 이후 창고로 쓰였던 이 건물을 1995년 피세크시가 인수해 복원을 진행했다. 애초에는 아카이브로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2006년 어린이를 위한 문화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피세크는 작지만 번성했던 예전 도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프라하의 대표적인 명소 카를교보다 한 세기 전인 13세기에 만들어졌다는 돌다리가 유명하다. 슬라도브나는 돌다리를 건너 피세크성과 시청 바로 옆에 있다. 모두가 접근하기 쉬운 도심 한가운데 유서 깊은 건축물이 어린이박물관으로 변신한 것이다. 어린이는 놀이를 통해 배운다는 체코의 교육학자 코메니우스의 철학을 실현하는 장소이자 전통과 현재를 잇는 박물관 역할을 수행하는 슬라도브나는 도시의 관광산업에도 새롭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 슬라도브나에는 세계 각지의 어린이박물관 관계자들이 모였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어린이박물관협의회인 핸즈온 콘퍼런스가 열렸기 때문이다. 슬라도브나 어린이박물관이 주관한 이번 11회 핸즈온 콘퍼런스는 도시를 이동하며 사흘 동안 진행됐다. 첫날은 필스너 맥주의 고향인 필젠의 과학관 테크마니아에서 열렸다. 이곳 역시 1905년에 설립된 체코의 자동차회사인 슈코다의 역사적 건축물을 복원해 어린이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과학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날의 주제는 ‘기술과 인간성’. 21세기 기술의 발달이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현재의 어린이들은 유례없는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이 어린이의 뇌 성장과 구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교육적으로 고려할 점은 무엇인가. 어린이 뇌 발달 전문가이자 신경과학자인 마틴 스트랜스키 교수의 기조강연은 기술의 교육적 활용을 넘어 철학적?윤리적 차원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슬라도브나 어린이박물관에서 진행된 두 번째 날에는 사회와 개인의 발전을 위한 예술, 스토리텔링 그리고 놀이의 역할에 관한 주제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슬라도브나 어린이박물관의 놀이 갤러리 사례, 예술과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다양한 어린이 교육의 사례 발표와 워크숍 등을 통해 예술과 놀이가 갖는 교육적 힘에 관해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프라하에 있는 국립미술관에서 열린 3일차 콘퍼런스에서는 사회 참여의 장소로서 박물관의 미래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 뉴욕타임스에 블록버스터 전시로 소개돼 주목받았던 맨해튼어린이박물관의 이슬람 문화에 관한 특별전, 빈 어린이박물관의 난민 어린이에 관한 전시, 네덜란드 국립미술관의 노예제에 관한 전시, 국립민속박물관의 다문화꾸러미 사례 등을 통해 사회 변화에 대비하는 어린이박물관의 역할과 고민은 나라를 불문하고 다를 바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심의 역사적인 건축물을 어린이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세계 각지의 어린이박물관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은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문화 공간에 관한 요구가 높아서만은 아니다. 이번 콘퍼런스의 제목처럼 ‘어린이들의 손에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아기 때문에, 돈 때문에 잠깐 결혼 어때?” 이집트 여성진행자 3년형

    “아기 때문에, 돈 때문에 잠깐 결혼 어때?” 이집트 여성진행자 3년형

    “잠깐 결혼해 아기를 가진 다음 이혼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이집트의 한 여성 진행자가 이슬람 율법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결혼관을 방송 도중 밝혔다가 3년 징역 형과 함께 1만 이집트파운드(약 63만원) 벌금을 선고받았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사달의 장본인은 알 나하르TV의 도아 살라흐. 그녀는 지난 7월 자신이 진행하는 ‘도디와 함께’ 프로그램 도중 시청자들에게 “혼전 성관계를 생각해본 적 있느냐”고 묻고는 “만에 하나 아이를 원하는 여성이 술책의 하나로 잠깐 결혼했다가 아이를 가진 뒤 이혼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깜짝 발언을 했다. 나아가 그녀는 ‘남자를 사요’라고 제목 붙인 상황극에 임신으로 배가 부른 것처럼 꾸미고 나와 “그저 돈이 필요하면 이혼하면 그만”이란 얘기까지 했다. 미디어 단체는 즉각 3개월 동안 이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영을 중단시켰다.보수적이기로 악명 높은 이슬람 율법에 배치될 뿐만아니라 서구적인 가치 기준으로도 방송에서 용납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발언이었다. 이집트 종교당국이나 미디어 단체는 이 프로그램의 생각이 “이집트인들과 가정의 정수를 해쳤다”고 지적했다. 카이로 법원의 판결도 종교당국 등의 판단과 다르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1만 이집트파운드의 벌금이 누구에게 지급되느냐다. 카이로 법원은 그녀를 고소한 변호사의 소송 비용을 물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한편 같은 방송의 다른 진행자 라힘 사이드 역시 혼외 정사를 주제로 토론했다가 3개월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뉴욕 테러, 이민법에 불똥… 비자 추첨제→능력제로 바뀌나

    학력·美에 기여도 등 측정 추진 또 다른 우즈베크 용의자도 검거 범인 “1년 전부터 계획… 만족” 병실에 IS 깃발 게시 요청도 “뉴욕 테러의 또 다른 범인은 척 슈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의 불똥이 이민정책으로 튀었다. 범인으로 지목된 사이풀로 사이포프(29)가 ‘비자 추첨제’를 통해 미 영주권을 얻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제도 법제화에 기여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미 극우세력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선봉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위터를 통해 “테러리스트가 척 슈머의 작품인 소위 비자 추첨제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나는 ‘메리트 베이스’(성과 기반)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척 슈머가 ‘유럽의 문제’(이민 문제를 지칭)를 들여오고 있다고 토니 섀퍼 전 육군 중령은 말한다. 우리는 이 미친 짓을 멈출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비자 추첨제는 미 이민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나라에 한해 신청자를 무작위로 추첨, 매년 5만명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가령 이민자가 17만명인 인도, 14만 3200명인 중국(2015년 기준)은 대상국에 들어갈 수 없지만 범인의 출신국인 우즈베키스탄은 미국 내 이민자가 수만명에 불과해 우선순위로 꼽혔다. 비자 추첨제는 인종적 다양성의 존중이 바탕에 깔린 제도로, 1990년 슈머 대표가 하원에 있을 때 주도해 초당적으로 상·하원을 모두 통과했고 공화당 출신 조지 H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서명해 1995년부터 발효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메리트 시스템’은 이민 신청자들의 학력이나 경력, 언어 구사력 등 미국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해 영주권을 발급하는 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성을 희생하더라도 테러로부터의 안전을 위해 메리트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입국자 심사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 극우세력은 최근 몇 년간 비자 추첨제를 공격해 왔다. 이들은 “이런 잘못된 이민정책으로 인해 테러리즘과 잔인한 범죄가 횡행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의 범인이 비자 추첨제의 수혜자로 밝혀진 것은 극우세력에 이민정책과 슈머 대표를 난타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평가했다. 슈머 대표는 이날 의회에서 성명을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적 재앙을 정치 이슈화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것 대신 진짜 해결책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는 진짜 해결책인 반테러 자금의 예산 삭감을 주장했다”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토안보부가 관리하는 ‘중요 테러방지 프로그램’의 예산을 5억 달러(약 5570억원) 이상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미 연방수사국(FBI)은 트럭 테러와 관련해 사이포프와 같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무하마드조아르 카디로프(32)를 수배했다가 “그를 찾았다”면서 수배를 해제해 공범 관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또 미 연방검찰은 사이포프에 대한 예비 공소장에 테러 혐의를 적용했다.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사이포프는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그는 수사당국에 자신의 범행에 대해 “만족한다”며 되도록 많은 사람을 죽이기 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온라인에서 ‘성전’(聖戰)을 촉구하는 이슬람국가(IS) 영상물을 보고 영감을 받아 1년 전부터 범행을 결심했으며, 트럭을 이용한 범행은 두 달 전에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병실에 IS 깃발을 걸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범행 트럭에 IS 깃발을 다는 것을 검토하다 시선이 주목될까 봐 단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수거한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IS 관련 90여건 영상과 3800여건의 사진이 발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사이포프에 대해 “사형에 처해야 한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사형!”이라고 올려, 그를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자고 한 전날 주장을 사실상 철회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CIA ‘빈라덴 파일’ 47만건 공개… 이란, 알카에다 지원 정황 드러나

    CIA ‘빈라덴 파일’ 47만건 공개… 이란, 알카에다 지원 정황 드러나

    “서양 사람들 느슨… 타락한 곳” 228쪽 자필일기 속 반감 보여 후계자인 장남 성인 된 모습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2011년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사망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 당시 확보한 문건 47만건을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2001년 뉴욕 ‘9·11테러’의 주모자인 빈라덴의 자필 일기를 비롯한 1만 8000개 이상의 문서 파일과 빈라덴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함자 빈라덴 결혼식 영상 등 1만개 이상의 비디오 파일이 포함됐다. 미 정부가 최근 수년간 공개한 빈라덴 관련 문건 중 최대 규모다.특히 이번 문건은 지난달 31일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은 테러범이 저지른 뉴욕 트럭 테러 직후 공개돼 더욱 눈길을 끈다. CIA는 이 문서들이 알카에다와 IS 사이에 존재하는 균열의 기원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228쪽짜리 일기장에는 서양에 대한 빈라덴의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빈라덴은 10대 때부터 서양에 대해 반감을 품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부유한 건축가 아들로 태어난 빈라덴은 14세 때 10주 동안 영국을 방문해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 있는 셰익스피어 생가를 자주 찾았다. 빈라덴은 일기에 “(영국 방문 당시) 사람들이 느슨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매주 일요일 셰익스피어 생가를 찾았지만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고 기록했다. 가디언은 빈라덴이 10대 때 영국을 여행하면서 서양이 ‘타락한 곳’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기장에는 또 빈라덴이 무슬림 국가들이 어떻게 연합해야 하는지, 서방과의 평화를 정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한 내용도 있었다. 이란이 당시 알카에다와 강하게 연결돼 있었음이 드러난 문서도 있다. 알카에다 수석요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서에는 이란이 알카에다를 돈과 무기뿐 아니라 레바논 헤즈볼라 훈련지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했다고 기술돼 있다. 이는 알카에다가 이란 대신 사우디아라비아와 걸프 지역에서 미국 이익에 타격을 가하는 대가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알카에다가 미국에 맞서 싸우는 것을 이란이 지지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이란은 알카에다와의 협력 관계를 강하게 부인해 왔으나 이번 문서 공개로 이란의 알카에다 지원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 밖에 성인이 된 함자의 사진과 그가 20대에 이란에서 올린 결혼식 영상도 처음 공개됐다. 함자는 아버지가 사살된 후 알카에다에서 사실상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은 이날 “CIA는 국가안보를 지키는 의무와 상통하는 차원에서 국민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장은 일부 파일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거나 저작권 문제가 있는 자료, 음란물 및 악성코드를 포함한 자료여서 보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푸틴·로하니, 벌써 10번째 만남… ‘反美’로 밀착

    러 “美, 핵합의 일방적 파기 반대” 이란, 자국화로 무역거래 제안 등 美 제재 피해 전략적 동맹 강화 반미(反美)의 깃발 아래 러시아와 이란의 밀월은 깊어져만 간다.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란에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 수뇌부와 잇따라 회담했다. 이번 만남은 푸틴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의 10번째 회담이었다. 특정 국가 정상들이 10번이나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푸틴 대통령이 10차례 만난 정상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로하니 대통령뿐이다. 로하니 대통령이 10회 회담한 정상도 푸틴 대통령밖에 없다. 양국은 ‘공동의 적’ 미국과 대립 중이다. 회담이 끝난 뒤 로하니 대통령은 “러시아는 친구이자 이웃이며 전략적 파트너”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 역시 “이란은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 위협에 대해 “국제적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은 핵합의 위반이 아니라 자주국방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이란의 관계는 시리아 내전을 거치면서 더 단단해졌다. 러시아는 2015년 9월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다. 냉전 시기가 끝난 이후 러시아가 외국에서 벌인 첫 군사작전이었다. 러시아의 참전에는 이란의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러시아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목적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을 몰아내는 것이었다. 이란은 2011년 시작된 내전 초반부터 시아파 민병대를 참전시켜 정부군을 도왔다. 지난 6월에는 자국에서 테러를 벌인 IS를 응징하겠다며 IS의 근거지인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공개적으로 전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이 지난 7월 내전에서 발을 빼면서 러시아와 이란을 등에 업은 정부군의 승리로 끝나 가는 모양새다. 정부군이 시리아 영토의 85% 이상을 장악했다. 알자지라는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참전은 성공적이었다”면서 “일각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했다가 수많은 사상자를 낸 미국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는 선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시리아를 발판으로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다. 지난달 5일에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사우디는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자 이란의 적국이다. 뉴욕타임스는 살만 국왕의 방러에 대해 “사우디가 반발해 온 러시아의 시리아 정부군 지원을 암묵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는 최근 석유 감산 합의 연장 가능성을 함께 시사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란의 정치평론가 무스타파 코슈체흠은 “러시아가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았다”며 “소련이 분해되고 붕괴되면서 러시아는 모든 것을 잃었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러시아는 곧 과거의 힘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영향력 강화는 이란에도 반갑다. 알자지라는 “강력한 동맹국을 얻는 것은 전략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 그 강력한 동맹국이 이란이 믿을 만한 국가인 러시아라면 더할 나위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의 해빙 무드에 관해서는 “이란과 관계가 악화될 경우 러시아는 정치·경제적으로 잃을 것이 너무 많다. 러시아와 사우디의 관계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만남은 푸틴 대통령이 주도한 매우 중요한 회담”이라면서 “모스크바가 이란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양국 관계가 향후 중동 질서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하메네이는 “이란과 러시아의 목적은 같다. 우리가 협력해 미국을 고립시킬 수 있다”며 “양국 간 무역거래를 달러화가 아닌 자국화로 해 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를 무력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는 300억 달러(약 33조 4000억원) 규모의 합작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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