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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영상] 트럼프 9·11 테러 짜깁기 동영상으로 무슬림 의원 공격

    [동영상] 트럼프 9·11 테러 짜깁기 동영상으로 무슬림 의원 공격

    요즘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민주당의 무슬림 여성으로 처음 연방 의회에 입성한 둘 중 한 명인 일한 오마르(37·민주·미네소타) 하원의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9·11 테러 영상과 오마르 의원의 발언을 짜깁기한 43초짜리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려 공개 저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오마르 의원이 무슬림 인권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 행사에서 한 20분 연설 중간에 9·11 테러와 관련해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다”고 언급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주면서 사이사이 피랍된 항공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충돌해 폭발하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모습을 삽입한 것이었다. ‘2001년 9월 11일, 우리는 기억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끝나는 이 영상을 트위터에 게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물을 자신의 메인 트윗으로 맨 위에 고정했고, 이틀 만에 872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리트윗 횟수도 8만 2000건에 이른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오마르 의원이 여전히 미국인들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는 9·11 테러 공격을 대단치 않게 여긴 것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소말리아 난민 가정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미 연방의원에 당선된 무슬림 여성 둘 중 한 명인 오마르는 지난 2월 유대인 로비 단체를 비난했다가 ‘반유대주의’ 역풍을 맞고 사과한 전력이 있어 더욱 보수 진영의 미움을 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이미 오마르 의원이 한 발언은 실제로는 조금 다르다고 팩트체크 기사를 통해 짚었다. 그녀의 발언은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는데, 우리(무슬림) 전체가 자유를 잃기 시작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에 Cair가 9·11 이후 창설됐다”고 말했을 뿐이다.그런데 지난 9일 같은 초선 하원의원인 댄 크렌쇼(공화·텍사스)가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트위터에 소개하면서 처음 대중에게 알려졌다. 곧이어 폭스뉴스를 비롯한 보수 매체들이 일제히 이 발언을 심층 보도해 논쟁에 불을 지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다음날 트위터에다 “일한 오마르는 반유대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반미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WP의 팩트체크 기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해 논란이 걷잡을 수 없어지자 민주당도 가만 있지 않았다. 특히 2020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지도자들이 앞다퉈 대통령을 비판하고 오마르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위터에다 “대통령이 현역 여성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며 “역겹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도 “오마르는 용기 있는 지도자로 트럼프의 인종주의와 분노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를 향한 역겹고 위험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적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오늘 대통령은 미국을 더 작게 만들었다”고 정곡을 찔렀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9·11에 대한 기억은 성역이며 그에 관한 어떤 논의도 경건하게 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9·11의 고통스러운 이미지를 정치 공세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마르 의원 본인도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위험한 선동”으로 규정하고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각국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난 일한을 지지한다’(#IStandWithIlhan)는 해시태그를 사용해 오마르 의원을 옹호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의 도넘은 ‘무슬림 여 의원 때리기’에 일침 가한 민주당 일인자

    트럼프의 도넘은 ‘무슬림 여 의원 때리기’에 일침 가한 민주당 일인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슬림 여성으로는 최초로 미 하원에 입성한 일한 오마르 민주당 의원의 연설 모습과 9·11 테러 장면이 교차하도록 편집한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자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대통령은 9·11의 고통스러운 이미지를 정치적 싸움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누군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을 부채질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는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4대의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 뉴욕의 110층 짜리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을 공격한 자살테러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90여개국 국적의 3500명이 희생됐다.6000만 명에 육박하는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마르 의원이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에서 연설하는 모습과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상황을 악의적으로 교차 편집한 43초 짜리 영상과 함께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하며 반(反)이슬람 정서를 부추겼다. 해당 영상의 조회 수는 이틀 만에 800만회를 넘어섰다. 이에 오마르 의원은 13일 “아무리 부패하고, 서툴고, 악랄하더라도 미국에 대한 나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나는 침묵하기 위해 의회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 의회에 명확한 도덕적 가치를 세우고, 용기를 회복시킬 때가 왔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지키기 위해 나섰다”는 트윗을 올리며 맞섰다. 소말리아 출신인 오마르 의원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무슬림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연방하원에 입성해 주목을 받았으나 미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유대인 단체를 비난했다가 거센 역풍 속에 사과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50대 남성으로부터 총격 협박을 받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수단 쿠데타 주역 “물러나겠다”, 시위대는 “군부 물러나라”

    수단 쿠데타 주역 “물러나겠다”, 시위대는 “군부 물러나라”

    30년 동안 집권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만든 군부 쿠데타 지도자가 쿠데타 성공 하루 만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아와드 이븐 아우프 수단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군사위원회 위원장 직에서 물러나며 후임으로 압델 파타 압델라흐만 부란 준장이 승계한다고 발표했다. 알바시르 퇴진에 앞장선 시민들이 쿠데타 지도자들이 알바시르와 너무 가까운 인물들이라며 민간정부에 권력을 넘기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끝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나왔다. 시위대는 군의 통금령 선포에 맞서 수도 하르툼에 있는 군 사령부 앞에서 야영을 하며 해산 명령을 무시하고 있다. 이들은 군부가 민간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때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사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집권할 뜻이 없으며 군은 선거만 관리하고 물러날 생각이며 수단의 미래는 시위자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겠지만 군대로선 공공 질서를 회복하고 정정을 불안케 하는 행동은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추방해 국제형사재판소(ICC) 법정에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븐 아우프는 2000년대 다르푸르 내전 때 군 정보기관 총수로 2007년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으며 직업군인 출신인 알바시르 대통령은 1989년 6월 민선 정부를 무너뜨리고 국가비상령을 선포한 뒤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30년 동안 집권하며 수단을 이슬람 국가로 전환하고 기독교 세력을 소외시켰다. 다르푸르 내전은 2003년 다르푸르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기독교계를 주축으로 한 반군과 정부 간 무력 충돌에서 시작해 사망자 30만명과 난민 200만명이 발생했다. ICC는 2009년과 2010년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알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동안 알바시르 퇴진 시위가 이어졌으며 지금까지 시위 과정에 적어도 38명이 숨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랍의 봄’ 재현될라…떨고 있는 아프리카 독재자들

    ‘아랍의 봄’ 재현될라…떨고 있는 아프리카 독재자들

    아프리카 독재자들은 지금 떨고 있을까. 20년에 걸쳐 집권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은 지난 2일 사의를 표명했고, 30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오마리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지난 11일 군부 쿠데타로 축출당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오랜 독재자들이 잇따라 실각하자 일각에서는 8년 전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30년 넘게 집권 중인 아프리카 대륙의 권력자가 누구인지, 어떤 평가를 받는지 등을 톺아본다.가장 오래 권좌를 지킨 인물은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적도 기니 대통령이다. 1979년 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이래 지난 40년간 단 한 번도 대통령직을 놓지 않았다. 응게마 음마소고 대통령은 독재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의 무절제한 사치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 120만명 가운데 절대다수인 약 76%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지만,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오비앙 망게 부통령은 아버지의 비호 아래 호의호식하는 것이다. 2017년 프랑스 법원은 부패 혐의로 기소된 망게 부통령에게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호화주택 등 그가 프랑스에서 보유한 자산을 압류했다. 같은 해 그는 스위스에서는 고급차 11대를 압수당하기도 했다. 스위스 검찰은 망게 부통령이 적도기니의 석유 수입을 빼돌려 전용기와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기념품을 비롯한 사치품을 샀다고 발표했다.카메룬에는 35년 집권한 폴 비야 대통령이 있다. 그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해온 것으로 악명높다. 카메룬 야당과 인권단체들은 비야 대통령이 자신에 반대하는 정치인, 시민들을 무차별 체포하거나 고문해 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태에 심각성을 파악한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카메룬에 대한 일부 군사적 지원을 중단했다. 카메룬은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대항해 아프리카 서부와 중부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며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 미국은 그러나 비야 대통령이 보코하람을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정적을 제거한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자 비야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드니 사수 응게소 콩고 대통령은 5년간 임기가 중지됐던 것을 제외하면 35년 콩고 최고 권력자고 군림했다. 응게소 대통령은 16명의 가족 명의로 프랑스에만 111개의 계좌를 보유했고 프랑스 남동부 휴양지 코트다쥐르 등에 호화 주택도 여러 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자신의 딸 명의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2016년 대선 직후에는 직후 야당 지지자들을 부정 체포했다.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올해로 집권 33년 차다. 그는 한때 우간다의 고속 성장을 이뤄내면서 아프리카의 ‘빅맨’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자신의 반대세력인 아콜리족 200만명을 강제 수용소에 이주시키는 등 인종청소를 벌여 국제 사회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는 오는 2021년 열리는 대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6번째 임기를 맞게 되고 통치 기간이 40년으로 연장될 수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교황, 남수단 지도자들 발에 입맞추고 “평화를” 호소

    교황, 남수단 지도자들 발에 입맞추고 “평화를” 호소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랜 내전을 겪었던 남수단 정부 지도자들 앞에 무릎을 꿇고 발에 입을 맞추고 평화를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현지시간) 교황청에 초청한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 키르 대통령을 보좌하는 부통령 등 3명에게 “내전으로 돌아가지 말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평화를 위해 나아가라”고 말한 뒤 무릎을 꿇은 채로 차례로 이들의 발에 입을 맞췄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동에 남수단 지도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했다. TV 생중계로 이 모습을 지켜보던 교황청 기자실에서는 ‘아’ 하는 장탄식과 탄성이 나왔다. 교황이 무릎 관절에 지병을 앓고 있는데다 정치인에게 이렇게 낮은 모습을 보인 것은 극히 이례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교황의 이런 파격에는 남수단과 국경을 맞댄 수단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가뜩이나 불안한 남수단의 평화협정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염려가 묻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수단은 기독교도 1200만명의 신생 독립국이다. 2011년 이슬람 국가인 수단에서 독립했다. 2013년 말 키르 대통령 지지자와 마차르 전 부통령 추종자 사이에 교전이 벌어진 이래 5년 동안 약 40만 명이 숨지고, 수백만 명이 터전을 잃었다.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은 지난해 9월 평화협정에 서명하고 다음 달까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과거 남수단 정부와 반군이 여러 차례 평화협정을 맺었다가 파기한 전례가 있는 까닭에 국제사회는 이번 평화협정을 계기로 남수단에 평화가 완전히 정착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교황 남수단 지도자들 앞 ‘무릎’, 수단 군부-알바시르 축출 시위대 충돌할 수

    교황 남수단 지도자들 앞 ‘무릎’, 수단 군부-알바시르 축출 시위대 충돌할 수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혹한 내전을 겪은 남수단 정부와 반군 지도자들의 발에 입을 맞췄다. 교황은 11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의 산타 마르타 게스트하우스에서 이틀 동안 진행된 피정을 마치는 강론을 한 뒤 평소 아픈 무릎을 꿇고 엎드려 이들의 발에 입을 맞추는 유례없이 낮은 모습을 보여줬다. 교황은 “내전으로 돌아가지 말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평화를 위해 나아가라”면서 “여러분 사이에 갈등과 의견 충돌이 있겠지만, 이를 여러분 사이에서만, 즉 사무실 안에만 가둬두고 사람들 앞에서는 손을 잡으라. 그러면 여러분들은 남수단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발언을 마친 뒤 갑자기 남수단 지도자들의 앞으로 가더니, 수행원의 부축을 받아 무릎을 꿇고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 키르 대통령을 보좌하는 부통령 세 명의 발에 차례로 입을 맞췄다. 이날 남수단과 국경을 맞댄 수단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가뜩이나 불안한 남수단 평화협정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염려가 이런 행동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도가 1200만명의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는 남수단은 2011년 이슬람 국가인 수단에서 독립해 한국인에게는 고(故) 이태석 신부가 헌신적으로 봉사한 곳으로 친숙하다. 이 신부는 2001년 내전과 빈곤에 시달리던 남수단의 오지 톤즈 마을에 정착한 뒤 움막 진료실을 만들어 밤낮으로 환자들을 돌보다가 2008년 대장암 선고를 받고, 2010년 선종했다. 남수단은 2013년 말 키르 대통령 지지자와 마차르 전 부통령의 추종자 사이에 교전이 벌어진 이래 5년 동안 40만명이 숨지고, 수백만명이 터전을 잃는 내전의 수렁에 빠졌다.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은 지난해 9월 평화협정에 서명하고, 다음달까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한편 수단을 30년 통치해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독재자로 꼽혀온 오마르 알바시르(75) 수단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에 의해 축출돼 구금 중이다. 4개월 가까이 농성을 벌인 수단 시위대는 또 다시 군부가 통치하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어 정국이 안정될지는 의문이다. 수단 부통령이자 국방장관인 아와드 이븐 아우프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정권을 전복했다”고 선언하며 바시르 대통령을 안전한 곳에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븐 아우프 장관은 이어 군사위원회가 앞으로 2년 동안 국가를 통치하고 과도기 말에 공정한 선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3개월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헌법의 효력을 정지한다고도 발표했다. 아울러 영공을 24시간 동안 폐쇄하고 국경 통행로를 추가 발표가 있을 때까지 폐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단 정보·보안당국은 이날 전국에서 모든 정치범을 석방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바시르가 삼엄한 경비 속에 대통령 관저에 있다고 전했다. 또 수단 야당 지도자인 사디크 알마흐디의 아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알바시르와 많은 무슬림형제단 지도자들이 가택 연금 상태”라고 말했다. 군부 쿠데타 과정에서 정확한 인명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하르툼 거리에서 탱크와 장갑차들이 목격됐으며 국방부 건물 주변에는 군인들이 대거 배치됐다.외신은 군인들이 알바시르 대통령의 집권 여당 ‘이슬람운동’ 본부를 급습했다고 전했다. 군부가 알바시르 대통령의 축출을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민간정부를 요구하며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위 단체들의 연합인 ‘자유와 변화를 위한 연합’은 이날 국방장관의 발표가 나온 뒤 성명을 내고 “정권이 같은 얼굴들을 떠올리게 하는 군사 쿠데타를 했다”며 “우리는 쿠데타 성명의 모든 내용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군 본부 앞과 모든 지역, 거리에서 농성을 계속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19일 정부의 빵값 인상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한 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로 번졌다. 특히 지난 6일 시위대 수천명이 국방부 건물 주변에서 텐트 농성에 나섰고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 20여명이 숨졌다. 시위를 방관하던 군부가 정권에 등을 돌리면서 알바시르는 권좌에서 밀려났다. 직업군인 출신인 알바시르 대통령은 1989년 6월 민선 정부를 무너뜨리고 국가비상령을 선포한 뒤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30년 동안 집권하며 이슬람 국가로 전환하고 기독교 세력을 소외시켰다. 다르푸르 내전은 2003년 다르푸르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기독교계를 주축으로 한 반군과 정부 간 무력 충돌에서 시작해 사망자 30만명과 난민 200만명이 발생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09년과 2010년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알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중세 아프리카의 ‘황금기’

    중세 아프리카의 ‘황금기’

    길게 잡아 1200여년 전 역사를 다룬 서적이지만, 고대 이전의 ‘설화’를 읽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대중은 물론 학계에서도 소홀히 했던 세계사의 한 시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중세 아프리카의 역사다. 아프리카 역사는 고대와 근현대 위주로 연구됐다. 고대 이집트 문명, 페니키아와 카르타고, 에티오피아 악숨 문명으로 대표되는 고대사, 노예무역과 제국주의 식민통치로 점철된 근현대사 사이에 있는 아프리카의 중세기는 과소평가돼 사실상 잊힌 역사나 다름없었다. 저자는 이 중세 아프리카에 덮어씌워진 암흑을 벗겨 내 황금기로 복원한다. 중세 아프리카에서 있었던 국제 교류를 보면 왜 이 시기가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는지 의아하기도 하다. 북서쪽으로 유럽, 북쪽으로는 이슬람 국가들, 인도양을 사이에 두고는 인도, 중국 등과 활발히 교류한 사료들이 있다. 중국인들의 아프리카 경험담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8~15세기 두 지역 간 간접적인 교류가 증가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저자는 중국과 아프리카를 연결한 중개자가 이슬람이었다고 분석한다. 11~12세기 니제르강 남부 사헬 지역에서는 군주들의 이슬람 개종이 잇따르기도 했다. 새로운 개종자들과 이슬람 세계는 같은 ‘언어’를 공유하게 됐다.(92쪽) 책 표지의 ‘황금 코뿔소’ 역시 다른 대륙과 교류한 근거로 분석된다. 1932년 남아프리카 마풍구브웨 유적지에서 발견된 14㎝ 크기의 작은 코뿔소상은 다른 아프리카 코뿔소처럼 뿔이 2개가 아닌 1개라는 점에서 아시아종 코뿔소가 아니냐는 추정도 있어 왔다. 저자는 “낯선 세계와의 상업적 관계를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력이 출현했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고 말한다.(170쪽) 역사가 복원될 때마다 화려한 신화로 포장되곤 하는 모습에 비춰 보면 저자가 책에 서술한 34개의 단편들은 다소 담담하다. 당시 사료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각각의 단편들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꼼꼼하게 역사를 꿰어 맞췄다. 하지만 이같은 중립적이고 학구적인 접근은 독자의 지적 상상력을 더욱 자극시킨다. 아프리카 역사의 본격적인 복원을 알린 이 책은 출간된 2013년에 프랑스 역사학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카슈끄지 아들 “아버지 사망 합의금 왕실과 논의 안 했다... 명예 훼손 비도덕적”

    카슈끄지 아들 “아버지 사망 합의금 왕실과 논의 안 했다... 명예 훼손 비도덕적”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살해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아들이 정부와 합의금을 논의한 적 없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카슈끄지 유가족에 합의금 조로 상당한 액수의 돈과 집을 제공했다는 언론 보도를 정면 부인한 것이다. 카슈끄지 살인을 사주한 의혹을 받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사우디인의 수호자’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카슈끄지의 아들 살라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아버지의 명예를 훼손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시도는 그릇되고 비도덕적이다. 합의금을 논의한 적도 없고 지금 논의하고 있지도 않다”고 썼다. 그는 또 “(빈살만 왕세자는) 모든 사우디인의 수호자다. 그의 관대함과 인간적인 면모는 높은 도덕성에서 나오는 것이지 의혹이나 죄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아버지의 살해와 관련된 피고인들은 재판을 받고 있다. 그들은 모두 정의와 징벌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일 사우디 소식통을 인용해 카슈끄지의 두 아들과 두 딸이 지난해 살만 사우디 국왕의 승인에 따라 100만 달러(약 11억 4000만원) 상당의 집과 매월 ‘다섯 자리 숫자’(1만 달러 이상)의 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의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살인범은 피해자 유족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 WP는 이 금품이 법적 위자료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에 이란도 맞불… 중동 긴장감 고조

    美 “혁명수비대 접촉·지원땐 형사처벌” 이란도 중동 주둔 미군 ‘테러조직’ 지정 최고지도자 “美의 기만 역풍 될 것”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대로 8일(현지시간) 이란의 정예 부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미국이 특정 국가의 정규군을 테러 집단으로 낙인찍은 것은 처음으로, 앞으로 혁명수비대와 접촉하는 개인 또는 기업은 미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전례 없는 이번 조치는 이란이 테러지원국일 뿐만 아니라 혁명수비대가 테러를 조장한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혁명수비대와 사업을 하거나 각종 지원을 하면 테러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혁명수비대와의 접촉을 범죄로 규정해 형사처벌할 수 있다. 미 검찰은 혁명수비대에 물질적 지원을 하는 사람을 기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중동에 주둔한 미군 중부사령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미 정권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칭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와 관련, 아야톨라 알리 하메니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9일 혁명수비대원과 가족을 불러 “이란을 겨냥한 악의와 기만은 미국에 역풍이 돼 되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것은 미국의 큰 실수다. 이란은 더 단합하고 혁명수비대는 더 지지받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일반 군대와는 별개의 정예 부대로 육·해·공군 등 12만 5000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란의 국가 안보와 신정일치 체제, 경제력의 군사적 중심축으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경제 활동의 70% 정도를 통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힘을 과시해 이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것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강화 조치로도 볼 수 있다. 이날 결정에 대해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혁명수비대를 도발함으로써) 이란의 인접국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과 외교관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내 정치인, 기업인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에서 미국의 행동 반경이 좁아질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에도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했었지만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유럽의회 장악 꿈꾸는 유럽 극우세력

    유럽의회 장악 꿈꾸는 유럽 극우세력

    유럽의 극우 정치세력이 반(反)난민·반(反) 유럽연합(EU)을 앞세우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당장 “유럽의회 접수”를 꿈꾸면서 유럽 내 극우정당들의 새로운 정치연합 결성을 선언했다.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핀란드 등 4개국의 대표적인 극우정당 대표들은 8일(현지시간) 다음달 말 유럽 의회 선거를 앞두고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모여 새로운 정치연합의 결성을 발표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이탈리아 극우 성향의 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주도로 밀라노에서 모인 이들 4개국 극우정당 대표들은 다음달 말 유럽의회 선거에 ‘유럽대중·국가연합’(EAPN)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그룹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는 살비니 부총리를 비롯해 외르크 모이텐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표, 핀란드 핀란드인당의 올리 코트로, 덴마크 인민당의 안데르센 비트센 유럽의회 의원 등이 참석했다. 살비니 부총리와 외르크 모이텐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표 등은 ‘상식의 유럽을 향해, 대중이 일어선다’는 기치로 열린 이날 회동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EU를 바꿔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오늘날 많은 시민과 대중에게 유럽은 ‘꿈’이 아닌 ‘악몽’”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유럽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공통의 가치를 지닌 세력을 확장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가장 많은 수의 의원들을 보유한 최대 그룹이 되는 것”이라며 “선거에서 이겨서 유럽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이텐 AfD 대표는 “우리는 EU와 유럽의회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하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급격한 변화를 이뤄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살비니 부총리가 당초 유럽 내 10여개의 극우 정당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이날 회동에는 예상에 못 미치는 4개의 정당만 참여했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RN)과 오스트리아 집권당에 참여하고 있는 극우 자유당은 이날 모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살비니 부총리와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고 있어 EAPN에 참여가 확실시된다. 르펜 대표는 유럽의회 선거를 눈앞에 둔 다음달 18일 살비니 주도로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선거 유세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핀란드 극우정당인 핀란드인당을 대표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올리 코트로는 “EAPN에는 EU에 회의적인 모든 정당이 참여할 수 있다”며 “새로운 연대에 누가 가세하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내 대표덕인 우익정당인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의 피데스, 폴란드의 법과정의당(PiS) 등 거대 정당들이 이들과 같은 배를 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유럽 내 극우정당은 난민과 EU의 영향력 확대에 반대하고, 이슬람 테러리즘에도 반대한다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그러나 경제 정책과 대(對)러시아 관계 등에서는 이해관계가 달라 유럽의회 선거에서 어디까지 공동 전선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美,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에 이란도 맞불 ‘기름값 오를 일만’

    美,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에 이란도 맞불 ‘기름값 오를 일만’

    미국이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를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한다. 이란은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맞불을 놓아 두 나라의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리비아 사태와 겹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져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IRGC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는 행정부의 계획을 공식 발표한다”며 “미국이 다른 정부의 일부를 FTO로 지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무부가 주도한 전례 없는 조치는 이란이 테러지원국일 뿐만 아니라 IRGC가 테러리즘에 적극 참여하고 재정을 지원하며 국정 운영의 도구로서 테러리즘을 조장한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IRGC와 함께 IRGC의 해외 활동 조직인 쿠드스군(Qods Force)도 대상에 포함됐다. 국무부는 미국 이민 및 국적법 제219조를 토대로 이번 조치를 취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지정은 IRGC가 단순한 테러의 배후 조력자가 아니라 공격 계획과 실행에서 직접적인 참가자라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지정 조치는 일주일 뒤에 발효된다”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무장관이 재무장관과 협의해 테러조직 지정을 발표하면 의회는 일주일 동안 검토할 수 있으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15일부터 발효된다고 AP와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IRGC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친미 왕정을 축출한 혁명정부의 헌법에 따라 탄생했다. 이란 정규군의 산하 조직으로 안보와 신정일치 체제, 경제력의 군사적 중심축이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를 지휘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여했고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 국무부는 1993년 이후 알 카에다와 IS를 비롯해 이들과 연계한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파벌 등 60여개 집단을 FTO로 지정했다. 다만 국가가 운영하는 군대를 지정한 건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이란은 1984년부터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랐다. 테러 지원을 이유로 IRGC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개인과 회사 등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IRGC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직속조직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외무부의 요청을 수용해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와 이와 연관된 군사조직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중부사령부는 중동에서 미국의 테러 정책을 수행하는 데 책임이 있다”며 “이로 인해 이란의 국가 안보가 위험에 처하고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침략적 중동 정책을 강행하는 미국 정권을 ‘테러지원 국가‘로 칭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의 조치를 국제법에 위배되고 불법적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곧바로 “나의 또다른 요구를 받아준 점이 고맙다”며 “이 요구는 우리나라와 지역 내 국가들의 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이스라엘 매체들이 전했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1%(1.32달러) 상승한 64.40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11월 1일 이후 5개월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o.kr
  • 카다피의 오른팔→美 망명→카다피 축출→전국 장악 야망 리비아 군벌 하프타르

    카다피의 오른팔→美 망명→카다피 축출→전국 장악 야망 리비아 군벌 하프타르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오른팔이었다가 미움을 사 쫓겨나 미국으로 망명한 뒤 카다피 축출에 앞장섰다가 이제는 리비아 정국을 장악할 수 있다는 야심에다 자신감까지 갖게 됐다. 리비아에서 연일 들려오는 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칼리파 하프타르(76)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의 인생을 요약하면 이쯤 된다.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하프타르 사령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로의 진격을 지시하면서 통합정부(GNA)군과 LNA의 충돌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휴전 촉구를 일축하면서 수도를 차지해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야심을 굳이 감추지 않고 있다. 영국 BBC의 분석에 따르면 그는 비(非)이슬람계 인물이며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몰락한 카다피 전 국가원수와의 관계로 주목된다. 하프타르는 1943년 리비아의 동부도시 아즈다비야에서 태어났으며 카다피가 1969년 국왕 아드리스 1세를 몰아냈을 때 군 간부로 쿠데타에 가담했다. 그는 1980년대 차드 주재 리비아군 사령관에 올랐지만 1987년 리비아군은 프랑스의 지원을 받은 차드군에 패했고 그는 300명의 부하와 함께 차드군에 포로로 잡혔다. 당시 카다피는 차드 영토에 들어간 리비아 병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하프타르의 존재를 부인했고 이를 계기로 하프타르는 앙심을 품게 됐다. 그는 포로 신분에서 풀려난 뒤 1988년 반정부 군사조직인 LNAF를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그 뒤 미국으로 망명해 카다피 축출 등을 목표로 LNA 확대에 부심했다. 하프타르는 미국 망명 당시 중앙정보국(CIA) 랭글리 본부가 속한 버지니아주에 오랫동안 머물러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다.‘아랍의 봄’ 시민혁명이 발생한 2011년 GNA의 지상군 사령관(중장)으로 리비아에 돌아온 뒤 카다피 축출에 앞장서고 은퇴했다. 이때부터 2014년 “이슬람 테러세력으로부터 리비아를 구하겠다”며 정국에 다시 등장할 때까지 그가 어디에서 무얼 했는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2014년 2월 이슬람계가 장악한 의회(GNC)의 해산을 요구한 데 이어 5월에는 LNA로 하여금 동부의 중심도시 벵가지의 이슬람 무장단체 기지를 공격하게 해 2016년 벵가지에서 이슬람 무장단체들을 몰아냈고 동부지역 거점을 계속 넓혔다. BBC는 2014년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겠다고 선언했을 때 그는 아무런 재정적 뒷받침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알카에다 지부인 안사르 알샤리아 통제에 실패한 GNA와 GNC의 무능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러 이제는 동부 유전(油田)지대는 물론 서부 상당한 지역도 손아귀에 넣어 국토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가 많이 줄면서 그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자 유엔의 후원을 받는 GNA를 아예 붕괴시키겠다는 야심을 키웠고 자신감이 더해져 트리폴리 함락 작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그는 트리폴리 함락에 나서기 직전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와 살만 국왕과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등을 만났다. 맹주 사우디가 뒷배임을 안팎에 과시한 것이다.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물론 프랑스와 이탈리아까지 뒤를 봐주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이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리비아가 이슬람 무장세력을 발본하길 바라고 있다. 심지어 프랑스는 LNA의 적수인 차드 반군 기지를 공습하는 전례 없는 행동까지 했다. 그를 말리는 세력은 유엔과 러시아, 미국, 평화유지군에 병력을 내준 아프리카 몇 나라, 인도 등 뿐이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불필요한 인명 손실을 우려해 철수하겠단다. 해서 하프타르의 야심은 꺾일줄 모르고 있다. 다만 방송은 하프타르가 GNA를 무력화시키더라도 자신의 역할은 군 지휘관으로서만 한정하지, 정부 수반이 되겠다는 야심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리비아 내전 격화…미군도 “일시 후퇴” 선언

    리비아 내전 격화…미군도 “일시 후퇴” 선언

    리비아에서 통합정부군과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선언한 동부 군벌 사이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며 내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리비아 주둔 병력 일부를 일시적으로 철수시켰다고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리카 지역을 관할하는 토머스 발트하우저 미국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은 “리비아의 안보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운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병력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세력 소탕 작전에 나선 리비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현지에 있는 자국 외교관들을 보호하고자 소수의 병력을 현지에 주둔시켜왔다. 미국이 현지에서 일시 철수시킨 병력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이후 리비아에 얼마의 병력이 잔류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외에 인도도 “리비아 상황이 갑자기 악화됐다”며 6일 평화유지군 일원으로 활동해온 자국 병력을 리비아에서 철수시켰다. 앞서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은 지난 4일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선언한 뒤 이날 트리폴리 외곽에서 처음으로 공습을 진행했고, 정부군도 LNA 토벌에 나서는 등 무력 충돌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충돌로 4∼6일 사흘간 양측에서 최소 35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정부 측은 또 트리폴리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교전으로 11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했다고 7일 밝혔다. 사망자가 민간인인지, 군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칼리파 하프타르가 지휘하는 LNA는 군사 행위를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한 채 정부군과 계속 교전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트리폴리 근방 40~50㎞까지 접근했고 트리폴리 남쪽에 있는 국제공항을 장악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부군과 LNA의 교전이 격화하며 리비아가 다시 내전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하는 반정부군에 의해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의 지원으로 2015년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가 출범했으나, LNA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LNA가 동부를 각각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분단된 상황이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일 LNA의 트리폴리 진격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하려고 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저지했다고 AFP통신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모든 당사자가 교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美, 이란 혁명수비대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듯

    이란 “미군도 테러조직에 올릴 것” 맞불 미국이 이란 정예부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지난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미국이 외국 정규군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첫 사례가 되는 것으로, 지난해 이란 핵 합의 파기에 따른 경제 제재 이후 이란과의 극한 대결이 재개될 전망이다. 익명의 미 관리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미 정부가 이르면 8일 이란 IRGC를 테러조직이라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이 되는 시점에 앞서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이 IRGC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예측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적성국이라 할지라도 미국이 해당 정부의 정규 군사조직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적은 없었다. 테러조직 지정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처럼 미국 정부가 소탕하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IRGC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이란군 병력 52만여명 가운데 12만여명의 정예로 구성된 IRGC는 단순한 국토 방위 임무보다 1979년 혁명 이후 수립된 이란의 이슬람 체제를 수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미국은 IRGC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시리아 헤즈볼라 등 테러집단을 지원하고 있다며 제재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란도 미군을 자체 테러 조직 블랙리스트에 올린다고 경고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6일 이란을 방문한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에게 “미군의 주둔은 이라크의 국익에 손해를 끼친다”면서 “이라크 정부는 미군이 이라크를 신속히 떠나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다리 쩍 벌린 여성 “나 똑바로 앉은 거야” 파키스탄 논란

    다리 쩍 벌린 여성 “나 똑바로 앉은 거야” 파키스탄 논란

    국제 여성의 날 행진을 기념하기 위해 그린 ‘쩍벌녀’ 플래카드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파키스탄 남성들을 격분시키고 있다고 영국 BBC가 6일 전했다. 올해 스물둘의 여대생 루미사 라카니와 라시다 샤비르 후사인은 카라치에 있는 하비브 대학에서 행진에 들고 나갈 포스터를 어떻게 그릴까 고민하다 한 친구가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저거다 싶었다.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공부하는 루미사는 여자가 어떻게 앉아야 하는지가 늘 문제였다고 털어놓았다. “얌전하게 굴어야 하고 몸의 골격을 보이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하는 반면, 남자들은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그녀는 부러 쩍벌녀가 선글래스를 낀 채 오만한 표정을 지어 보이게 그렸다. 사회개발과 정책을 전공하는 라시다는 “여성들은 늘 어떻게 앉고 걸으며 얘기해야 하는지 얘기를 듣는다”며 “이봐요들, 나 똑바로 앉은 거야”라고 도전적인 문구를 적었다. 루미사는 매일 시집이나 가라는 가족의 성화에 맞서 싸운다. 결혼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개인적인 승리”라고 말할 정도. 라시다는 줄곧 거리에 나서면 희롱을 당한다. 그녀 역시 결혼하란 성화를 들으며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지난달 파키스탄 전역에서 진행된 우르두 말로 여성을 뜻하는 아우랏(Aurat) 행진에 참여하는 여성들 가운데 돋보이는 주장을 내보이고 싶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149개국 가운데 젠더 평등 지수가 예멘 다음으로 가장 나쁜 나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은 물론, 강제 결혼, 성희롱에다 명예살인의 희생양이 되곤 한다. 예상했던 대로 반응이 뜨거웠다. “우리 딸들에게 이런 사회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란 댓글이 있는가 하면 “나도 여자지만 이런 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슬람 사회에 속해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는가 하면 “여성의 날이지 계집애들의 날이 아니다”란 반응도 나왔다. 물론 지지하는 여성들도 많다. “파키스탄 여성들이 겪는 예속에 역겨워해야 할 사람들이 포스터에 등장한 몇몇 문구들 때문에 놀라는지 진정 이해가 되지 않는다.”루미사를 개인적으로 아는 이들은 “너처럼 좋은 집안 출신 아이가 이런다니 믿기지 않는구나”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친척 중 몇몇은 루미사의 부모들에게 앞으로는 딸을 어떤 시위에도 내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윽박질렀다. 하지만 부모들은 개의치 않고 딸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포스터 중에는 “내 몸인데 내 마음대로” 같은 자극적인 문구도 있었는데 만주르 아흐메드 멩갈 박사는 온라인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네 몸이니까 네 마음대로라면, 남자도 내 몸 내 마음대로다. 그래서 오르고 싶은 누군가의 몸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간을 암시하는 표현 때문에 여성들의 공격을 불러왔지만, 살해나 강간 위협은 일상 다반사다. 정작 더 문제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는 것이다. 루미사는 “여자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안된다고 꾸짖는 페미니스트들이 있다. 내 친구조차 포스터가 불필요한 반발을 일으킨다고 꾸짖었다”고 털어놓았다. 저명 페미니스트 키시와르 나히드도 둘의 플래카드가 전통 가치관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며 나아가 지하디스트의 공격을 유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일간 돈의 사디아 카트리 칼럼니스트는 키시와르의 지적이 페미니스트들을 오히려 낙담하게 만든다고 반박했다. 이 정도 “점잖지 못한” 표현도 포용하지 못하면 페미니스트 진영이 앞으로 무슨 일을 도모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피투성이 다섯살 그림 속 시리아는 평화이길

    피투성이 다섯살 그림 속 시리아는 평화이길

    지난 2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동부 하사카의 한 병원에서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은 다섯 살 어린이 마리암(가운데)이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미국과 시리아민주군(SDF)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를 격퇴하는 과정에서 부상당한 주민들이 시리아 동부의 병원에 몰려들고 있으나 부족한 의료장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FP통신은 “박격포에 부상을 입은 아이들은 물론 영양 부족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하사카 AFP 연합뉴스
  • 고사떡 먹어도 될까…천주교인 위한 문답

    고사떡 먹어도 될까…천주교인 위한 문답

    ‘작명소에서 이름을 지어도 되나’, ‘이웃이 가져다준 고사떡을 먹어도 될까’, ‘이웃 종교의 예식에 참석해선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길일을 받아 이사나 혼인하는 게 신앙에 위배되나’, ‘무슬림은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생각하나’…. 천주교 신자들이 평소 자주 갖는 의문들이다. 그런 의문과 궁금증을 해소해 적절하게 신행 생활을 하도록 돕는 책이 출간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가 2일 펴낸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가 그것. 다종교사회인 한국에서 종교 문화를 이해하고 이웃 종교인과 대화, 공존하는 법을 가정생활 중심의 95개 문답으로 정리한 가이드북이어서 눈길을 끈다. 먼저 책은 다종교 현상과 종교 간 대화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통해 원리를 제시하면서 다종교 상황 속 천주교 신자의 바람직한 태도를 설명하고 있다. 이웃 종교들을 민간신앙과 무속, 불교, 유교, 도교, 이슬람교로 나누어 각 종교에서 유래한 문화와 관습들을 가톨릭교리 기준으로 식별한다. 여기에 일상과 사회생활에서 이웃 종교를 만나는 구체적 사례와 해설을 붙여 대화·협력하는 자세와 실천을 알려 준다. 이와 함께 사형제도 폐지며 생태환경 보호, 이주민과 난민 등 여러 종교가 함께하는 사회정의 실천 활동과 그 교리적 근거도 소개한다. 말미에는 천주교 성당, 개신교 교회당, 불교 사찰과 법당, 원불교 교당, 이슬람교 성원 등 각 종교 예배소 해설을 얹어 이웃 종교 방문 시 예배소 구조와 의미를 이해하고 예절 지키기를 돕고 있다. 천주교주교회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신자들이 상대를 존중하는 가운데 평화로운 사회를 함께 이룩할 사명을 지니고 있다”면서 “이웃 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혀 같은 신앙을 고백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참 좋은 이웃이 돼 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노련한 암로vs노골적 보우소나루… 트럼프를 대하는 중남미 외교 화법

    노련한 암로vs노골적 보우소나루… 트럼프를 대하는 중남미 외교 화법

    美 국경폐쇄 압박에 멕시코 “평온하게” 경제적 타격 등 보복 우려 맞대응 자제 브라질, 예루살렘 무역사무소 설치 발표 백악관에 잘 보이려 ‘親이스라엘 행보’“트럼프가 (공공장소에서 투정을 부리는) ‘버릇없는 아기’처럼 행동하고 있다면 암로는 그(트럼프)가 또 다른 짜증을 내지 않도록 달래는 노련한 부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국경 폐쇄 압박에 일명 ‘좌파 트럼프’로 불리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이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일간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미국에 맞대응을 자제한 암로 대통령의 노련한 외교를 이같이 평가했다. 좌파 민족주의자로만 알려졌던 암로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면모는 멕시코와 함께 중남미의 양대 경제 대국인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맹목적 미국 추종 외교와 대비되면서 누가 더 국익에 적합한 인물인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암로 대통령은 이날 “나는 사랑과 평화를 선호한다. 명백하게 우리는 중미 이민자들이 우리나라를 통과하기 때문에 도와야 한다. 다만 소란 없이 신중함과 책임감을 가지고 차분하고 평온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암로 대통령은 대선 기간 미국과 우호 관계를 모색하겠지만, 인종주의적이며 패권주의적인 오만한 태도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암로 대통령은 “미국이 불법 이민자 유입을 억제하려면 중미 국가에 대한 원조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멕시코의 대외 수출의 약 80%는 미국으로 향하고 양국의 교역 규모가 하루 170억 달러(약 19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현실을 받아들여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 브라질의 ‘우파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개입에 적극 동조하는 등 노골적인 친미 일변도 외교를 추구해 국제 관계에서 브라질의 대미 종속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후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를 설치하겠다고 했고 1일에는 2022년까지 브라질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언해 팔레스타인과 이슬람권의 강한 반발을 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스라엘이 전 세계 ‘스트롱맨’들의 성지가 됐다”면서 “보우소나루는 백악관에 잘보이기 위해 이스라엘을 끌어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 시절부터 줄곧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두 명의 대통령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을 돕기 위해 자국 영토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난 민심에 ‘휠체어 대통령’ 무릎… 독립투사·내란중재자 불명예 퇴진

    성난 민심에 ‘휠체어 대통령’ 무릎… 독립투사·내란중재자 불명예 퇴진

    차기대선일 연기에 반대시위 확산 군부까지 등돌리자 “28일 전 사임”독립투사, 내란 중재자로 존경받으며 20년간 집권했던 압델 라지즈 부테플리카(82) 알제리 대통령이 ‘노욕’ 때문에 결국 불명예 퇴진한다. 알제리 대통령실은 1일(현지시간)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공식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28일 전에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국영 APS통신이 전했다. 다만 구체적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차기 대선일을 미루면서까지 자리를 지키려 했던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퇴진 촉구 여론의 추이가 심상치 않은 데다 군부까지 등을 돌리자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지난 2월 10일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해 알제리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는 2013년 뇌졸중 발병 이후 휠체어 생활을 하면서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정상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알제리 전역에서 수십만명 규모의 반(反)부테플리카 집회가 열렸다. 부담을 느낀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그러나 대선일을 올해 말까지 연기하겠다고 밝혀 불에 기름을 부었다. 시민들은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공식 임기가 끝나는 28일 이후에도 대통령직을 유지하려 한다고 보고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아흐메드 가이드 살라 알제리 육군참모총장도 지난달 26일 “의회가 대통령의 직무수행 가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이던 1956년 무장투쟁에 투신한 독립투사다. 1962년 독립 당시 25세로 국회의원이 됐고 1963년에는 외무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정부와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 간의 내전이 9년째로 접어든 1999년 군부와 집권 민족해방전선(FLN)의 지지를 받아 70%의 득표율로 대통령이 됐다. 같은 해 10월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이슬람 반군 전원을 사면한다는 ‘특별 사면령’을 발표해 내전 종식에 기여했다. 윌리엄 로렌스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첫 걸음이나 시민들의 첫 번째 요구가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사임이라면 두 번째 요구는 국가 시스템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3일부터 브루나이, 동성애·불륜에 투석사형

    3일부터 브루나이, 동성애·불륜에 투석사형

    동남아시아의 이슬람교 국가인 브루나이에서 불륜이나 동성애 행위를 한 사람을 투석 사형에 처하도록 한 새 형법이 3일부터 시행된다. 이와 함께 절도죄를 저지른 사람의 손과 발을 절단하는 처벌도 도입된다. 브루나이는 2014년 동남아 국가 가운데에서는 처음으로 엄격한 이슬람법을 도입했으나 동성애 행위 처벌을 놓고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 법 시행을 미뤄왔다. 2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새 형법은 이슬람 신자가 아닌 외국인 여행자에게도 적용된다. 절도를 저지르면 초범은 오른손을 절단하고 재범은 왼쪽 다리를 절단한다. 동성간 성행위나 혼외자와의 성행위는 상대방 한 편이 이슬람 교도이면 행위자가 이슬람과 관련이 없더라도 투석사형 등의 처벌 대상이 된다. 아사히는 그러나 이런 행위에는 복수의 증인이 있어야 하는 등 입건하는데 엄격한 조건이 부과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브루나이 정부의 이 같은 법 시행에 대해 국제사회 반발이 커지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는 이 같은 브루나이 정부 결정에 항의해 브루나이 정부 소유 호텔 이용을 거부하자는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투숙 거부 대상은 브루나이 정부 소유 해외 호텔 9곳이다. 런던의 유명 호텔 도체스터와 로스앤젤레스의 베벌리힐스 호텔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지에 있다. 영국 팝스타이자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인 엘튼 존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브루나이 정부의 투석 사형 법률 시행에 반대하는 클루니를 칭찬하며, 그의 행동을 따르기로 했다”며 “호텔 직원들에게 사랑을 보내지만 브루나이 정부의 그런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반드시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클루니는 지난주 “브루나이 정부 소유 호텔에 숙박하거나 이곳에서 회의를 하는 순간 모든 돈이 투석 사형을 집행하기로 한 브루나이 정부의 주머니로 곧바로 들어간다”면서 이용 거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각국 정부와 저명 인사들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페니 모돈트 영국 국제개발부장관은 트위터에 “브루나이 정부의 결정은 야만적인 것”이라며 “그 누구도 그런 사형 집행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는 브루나이의 투석 사형은 충격적이고 야만적이라고 비난했다. 2020년 대선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도 “브루나이 정부의 투석 사형은 끔찍하고 비도덕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은 브루나이 형법이 “인권침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AI는 동성간 성행위 등은 애초 범죄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면서 “인권을 침해하는 형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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