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슬람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대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봉준호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지주택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애완견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823
  • 사우디 vs 이란 지난 15년 동안 사이가 더 나빠진 이유는

    사우디 vs 이란 지난 15년 동안 사이가 더 나빠진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시설 두 곳을 예멘 반군이 드론으로 공격해 국제유가가 출렁이고 있는데 예멘 반군의 배후 조종자로 이란이 지목되고 있다. 이란은 심지어 순항미사일도 사우디 쪽으로 발사했다고 미국은 의심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이라크를 중간에 두고 있어 국경을 마주하지 않지만 매우 가까운 이웃이다. 하지만 수천년을 이어 철천지 원수처럼 지내고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 이란은 시아파의 맹주로 믿음의 대립을 근본적으로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두 나라는 더욱더 첨예한 갈등과 충돌에로 이끌리고 있다고 영국 BBC는 16일(현지시간) 지적하며 그 배경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역사적으로 사우디는 왕조이며 이슬람의 성지로 자신을 무슬림 세계의 지도자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반기를 든 것이 1979년 혁명으로 샤 왕조를 무너뜨린 이란이다. 혁명 신학을 앞세워 이전에 중동 지역에 없던 새로운 정치체제를 실험하는 이란은 혁명을 국경 너머로 확산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한다. 그런데 최근 15년 동안 이런 갈등을 더 첨예하게 부채질하는 사건들이 있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소수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면서 다수 시아파 정부가 들어섰다. 이란의 입김이 강해질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2011년 아랍의 봄이 지역 내 정세의 불안정성을 높였다. 두 나라 모두 영향력 확대에 골몰할 수 밖에 없었으며 특히 시리아, 바레인, 예멘을 둘러싸고 서로 의심하는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이란이 지중해로 뻗어나갈 회랑을 건설하려 한다는 의심까지 나온다. 이란은 지역 정치에서 최근 여러 차례 승리를 맛봤다. 시리아에서 이란은 (러시아와 힘을 합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해 사우디가 뒷배를 봐주는 반군을 거의 격퇴해냈다. 사우디는 비교적 젊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통치자 지위를 굳히자 군사적 모험주의를 내세워 이란의 영향력을 제한하고자 해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후티 반군을 제압하려는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는데 4년 뒤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도박이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이란이 무기를 후티에 대주고 있으며 기술과 군사적 측면 모두에서 테헤란 정부가 뒷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바논에서는 이란의 동맹인 시아파 무장집단 헤즈볼라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사우디는 사드 하리리 총리를 물러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그 뒤 하리리는 돌아와 사임을 없던 일로 했다. 해서 사우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를 끌어들였고, 이스라엘은 친이란 무장집단이 시리아에서 발호해 국경 근처까지 이르자 이란을 견제하려는 사우디를 지원하는 야릇한 상황이 벌어졌다. 물론 2015년 이란 핵합의 때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탑재 능력을 둘러싸고 심각한 의견 대립을 겪긴 했다.중동 지역의 패권 구도는 기본적으로 수니냐 시아냐에 따라 구분된다. 걸프 지역의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이집트와 요르단까지가 친사우디 진영으로 분류된다. 친이란 캠프에는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 레바논 거점의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아파 정부가 있다. 물론 역설적이게도 이슬람 국가(IS) 격퇴가 다급한 미국 정부는 이라크 의 시아파 정부의 협조가 절실해 좋은 관계를 만들려 애쓰고 있다. 냉전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이 군사적으로 이 지역에서도 대치해 힘의 균형을 취했지만 이제 이란과 사우디는 다양한 형태의 대리전으로 영향력 확대에 부심하고 있다. 시리아가 대표적인 예이고, 예멘 역시 그렇다. 이란은 또 걸프 해역 운송로를 장악하는 방식으로 근육질을 키우고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이곳은 사우디 원유가 수출되는 길목이다. 미국은 최근 들어 이란이 다른 나라 유조선들을 억류하는 일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그렇다면 두 나라가 전면전으로 맞붙을 것인가? 아직까지는 대리전에 그치고 있다. 양쪽 모두 전면전을 공언하지 않지만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나 경제적 타깃을 겨냥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방송은 전망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의 인프라를 계속해서 파괴한다면 두 나라의 반목은 첨예해질 수 밖에 없다. 걸프에서의 해상 충돌뿐만 아니라 더 넓은 국경들에서의 긴장도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미국과 서구 열강들은 국제 교역과 원유 수송을 위해서도 걸프의 안정 확보가 긴요해 물길을 막는 이들이 생긴다면 미국 해군과 공군이 개입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고 방송은 결론 내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독일 베를린에 위안부 소녀상 상설 전시

    독일 베를린에 일본군 위안부 등 전쟁 피해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과 기록물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사무실에 전시관 ‘무언 다언’을 개관했다. 전시관에는 ‘평화의 소녀상’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작품들이 전시된다. 소녀상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올해 작품이다. 지난달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됐다가 현지 정치인들과 극우 세력의 압박 때문에 전시가 중단된 소녀상도 이들의 작품이다. ‘무언 다언’에서는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성폭력, 연합군의 성폭력,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과 미군의 성폭력에 대한 작품과 기록물도 선보인다. 이와 함께 무장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납치돼 성폭력을 당한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드족 여성들의 이야기 등 현재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발생하는 성폭력도 고발한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현지 언론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를 넘어 전쟁에서 발생하는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현대사에서 여성들이 입은 전쟁 성폭력 피해를 관람객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빈라덴 아들 함자, 美대테러 작전으로 사망”

    트럼프 “빈라덴 아들 함자, 美대테러 작전으로 사망”

    러 방문 탈레반 “美와 대화 준비돼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9·11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 함자 빈라덴이 숨졌다고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여러 테러단체와 연계돼 계획을 세운 책임이 있는 함자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지역에서 미국의 대테러 작전으로 사망했다”며 “함자의 사망으로 알카에다는 중요한 리더십과 그의 아버지로 이어진 중요한 연결고리를 잃게 됐고 알카에다의 작전(테러) 활동 역시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함자의 사망 시점과 장소, 경위 등은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등은 7월 말 함자가 사망했다고 전하며 미 당국이 모종의 역할을 했다고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확인하지 않다가 9·11 18주년 직후 이를 확인한 것이다. 오사마와 셋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함자는 20명의 자녀 중 15번째로 알려져 있다. 30세 안팎으로 추정되며 알카에다를 이끌 후계자로 알려졌다. 2011년 오사마가 사살될 때 함자를 알카에다 지도자로 키우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미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간간이 배포된 음성메시지에서 미국에 대한 복수를 다짐해 왔다. 특히 알카에다가 이슬람국가(IS)와 세력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오사마의 아들이라는 상징성을 내세워 젊은 대원들을 알카에다로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를 방문한 탈레반 대표단은 13일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탈레반과의 ‘협상 사망’을 선언하자 탈레반이 러시아를 전격 방문해 메시지를 내놓아 주목된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러시아 측은 미국과 탈레반의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탈레반 측은 미국과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11살 소녀와 결혼하는 이란 20대 男… ’조혼’ 악습 여전히

    11살 소녀와 결혼하는 이란 20대 男… ’조혼’ 악습 여전히

    고작 11살짜리 소녀가 20대 남성과 강제로 결혼식을 올릴 위기에 처한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이란에서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동영상은 22세 남성과 결혼을 앞둔 11세 소녀의 모습을 담고 있다. 현지의 한 언론인이 공개한 영상 속 소녀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동의하에 (결혼을) 한다"고 말한 뒤 손으로 얼굴을 재빨리 가렸고, 주위에서는 이를 축복하는 듯 박수로 환호했다. 영상 속 남성은 성직자로 알려졌으며, 일부 언론은 영상 속 소녀가 9세, 남성이 33세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본 한 트위터 사용자는 “‘어린 신부’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있다. 이는 매우 슬픈 장면”이라면서 “그저 또래 친구와 놀이를 즐기는 11살 소녀와 결혼하려 하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짓”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어린이와 결혼하려 하는 것은 성폭행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이란에서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여자아이는 13세 이상, 남자아이는 15세 이상일 때 결혼이 허락된다. 그러나 양가 부친 또는 조부의 허락 및 판사의 동의가 있다면 더 어린 나이의 자녀도 강제로 결혼을 시킬 수 있다. 이란 국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현재까지 약 4만3000명의 10~15세 ‘어린 신부’가 결혼식을 올렸다. 어린이, 특히 여자아이의 조혼에 반대하는 사회단체 측은 실제로 강제 결혼을 올린 여자아이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외딴 시골 마을에서 가난하게 사는 가정의 경우 어린 딸을 돈이나 물품과 바꾸어 시집보내는 악습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란의 미성년자 여자아이 중 17%가 18세 이전에 결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엠네스티의 이란지부 관계자는 “이란 법은 남성들에게 신부의 나이와 관계없이 성관계를 맺어도 되는 자격을 준다. 이는 다른 말로 미성년자인 어린 신부들을 성폭행해도 된다고 허용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이란 정부에게 여자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이란 여성가족부 측은 “이번에 논란이 된 영상 속 소녀 외에도 비슷한 사례는 흔히 찾을 수 있다”면서 “올해 초에는 11세 여자아이가 40대 남성과 강제로 결혼식을 올린 뒤 성폭행 당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 결혼은 수많은 소녀와 여성에게 폭력과 다름없다”며 “이란의 결혼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네타냐후의 굴욕… 선거유세 중 급히 피신소동

    가자지구서 발사된 로켓에 공습경보 이스라엘은 전투기 동원 ‘보복 공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승리해 연임하면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공약을 내건 10일(현지시간) 로켓 공습경보에 피신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보복성 타격을 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텔아비브 근처 라마트칸에서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나는 새 정부가 구성되고 나서 요르단 계곡과 사해 북부부터 이스라엘 주권을 적용할 것”이라며 요르단강 서안의 모든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4월과 지난 1일에도 유대인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말했지만 병합 시기를 특정화한 것은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 덕분에 합병할 수 있다고 자랑했지만 미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현재 미국의 정책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합병 계획을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은 일제히 규탄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점령지의 일방적 합병은 전쟁범죄”라고 비판했고, 하난 아슈라위 PLO 집행위원은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을 세우는) ‘2국가 해법’을 파괴하고 평화의 모든 기회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랍연맹은 “평화 프로세스 종료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형제, 자매의 권리와 이익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도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합병 연설을 한 네타냐후 총리가 저녁 남부도시 아슈도드에서 총선 유세를 하던 도중 공습경보가 울려 피신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청중에게 진정하라고 촉구한 뒤 경호요원들의 인도에 따라 피신했다가 공습 사이렌이 그친 뒤 연설을 재개했다. 이어 가자 북동쪽에 있는 항구도시 아슈켈론에서도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날 로켓 두 발이 대공 방어망인 아이언 돔에 의해 탐지됐다고 밝혔다. 두 발의 로켓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의해 2007년 테러단체로 지정된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전투기들을 동원해 하마스의 무기 생산시설 등을 포함해 15곳을 타격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랍국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왜 침묵하나

    아랍국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왜 침묵하나

    아랍의 봄·IS와의 전쟁에 골몰이스라엘과 대(對)이란 전선 구축트럼프-네타냐후 밀월 가속화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을 일주일 앞둔 10일(현지시간) 요르단 계곡에 대한 이스라엘의 통치권을 확대하겠다고 맹세했다. 과거였다면 아랍 세계가 분노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태도의 변화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네타냐후 총리가 극우파의 표를 결집하려는 목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이어나갔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이미 요르단 계곡 지역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이 지역에 대해 과거보다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팔레스타인 기자인 다우드 쿠탑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아랍 국가들이 신경을 쓰긴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그들이 병력을 배치할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 은행에 예치된 그들의 현금을 찾아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미 많은 아랍국가가 팔레스타인 관련 정책들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낸 후에 나왔다. 이집트와 시리아, 예맨, 이라크 등 아랍 국가들은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이후 후폭풍을 겪고 있거나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의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 한때 팔레스타인을 강력히 지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등 페르시아만에 있는 국가들도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해 더 걱정하는 입장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칼레드 엘긴디 연구원은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미 아젠다에서 멀어졌다”고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편으로는 아랍 국가의 정상들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대적할 수 없어서 그의 발언을 비난하는 걸 피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엘긴디는 “아랍 국가가 정부 차원에서 네타냐후의 발언에 대해 ‘우리는 이에 반대한다. 이것은 끔찍하다’라고 말하는 순간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아랍 국가의 사람들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맺긴 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토를 가진 요르단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발언 직후 아이마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저해하는 심각한 일”이라면서 “더 많은 폭력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상황의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도 팔레스타인 정상과 만나는 등 분쟁지역에서의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단 한 차례의 만남도 갖지 않았으며 오히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워싱턴 사무소 폐쇄를 명령하기까지 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는 그 어떤 국가의 정상보다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며 미국 대사관도 그곳으로 옮겼다.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요르단 계곡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 강 서쪽에 있는 영토다. 이스라엘 권리 단체인 베첼렘(B’Tselem)에 따르면 이 지역은 현재 1만 1000명의 이스라엘인과 6만 5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다. 90%의 영토가 이미 이스라엘의 행정·군사 통제를 받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인들은 85%의 영토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돼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란서 축구장 입장하려다 체포된 여성, 재판 앞두고 분신 사망”

    “이란서 축구장 입장하려다 체포된 여성, 재판 앞두고 분신 사망”

    축구 열성팬으로서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체포된 이란 여성이 재판을 앞두고 분신해 사망했다고 이란 현지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하르’라는 이름의 30세 여성은 올해 3월 이란의 수도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 프로축구 경기를 보고 싶어 경기장에 입장하려고 했지만 출입문에서 경찰에 적발돼 구속됐다. 사하르는 이란 명문 축구클럽 에스테그랄의 열성팬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에스테그랄의 상징색인 파란색에서 이름을 딴 ‘파란 소녀’로도 널리 알려진 여성이었다. 법적으로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이 금지된 이란에서는 일부 여성 축구팬들이 남장을 하고 경기장에 몰래 입장하다가 종종 체포되곤 한다. 사하르가 체포 당시 남장을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하르의 언니는 이란 현지 언론에 “동생이 체포된 뒤 가르차크 구치소에 한동안 갇혀 있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면서 “구치소에 있는 동안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사하르는 지난주 재판을 앞두고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법원 밖에서 분신했다. 사하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9일 끝내 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검찰은 사하르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이란에서는 이슬람 혁명 직후인 1981년부터 여성의 축구장 입장을 불허했다. 이란에서 여성을 축구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서도 경기에 흥분한 남성 관중이 여성에게 욕설, 성희롱·성추행, 폭행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가장 일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성의 경기장 입장 금지 규정이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되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허용하지 않으면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출전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이란축구협횐느 10월 10일 이란에서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 이란-카타르전에 일반 여성의 입장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에서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이 아예 허용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이란의 경기가 열렸을 때 아자디 스타디움에 여성이 입장,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되는 경기를 보며 단체 응원에 참여했다. 실제 경기를 본 것은 아니지만 축구경기장이라는 공간에 여성이 입장한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었다. 같은 해 10월과 11월에는 이란과 다른 나라의 공식 축구 경기에 선수의 가족, 취재진, 이란 여성 축구·풋살 대표 선수, 이란축구협회 직원 등 제한적이지만 처음으로 여성의 관람이 허용됐다. 다만 칸막이와 경호 인력으로 여성을 위한 관람석을 남성과 엄격히 분리했다. 이란과 외국의 경기가 벌어질 때는 이란에 사는 상대방 국가의 여성만 자국 외교공관의 안내에 따라 단체로 입장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라예보서 사상 첫 ‘게이 프라이드 행진’…보수단체 맞불집회

    사라예보서 사상 첫 ‘게이 프라이드 행진’…보수단체 맞불집회

    유럽 발칸반도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열린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행진인 만큼 폭력사태에 대한 위험도 제기되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8일 AP통신은 전날 수도 사라예보에서 수백여명의 시민들이 ‘전통적인 가족 가치’라는 기치를 내걸고 게이 프라이드 행진에 반대하는 도심 행진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조용히 마무리됐으나 이튿날인 8일 열리는 게이 프라이드 행진에 맞불집회를 열 예정이라 충돌이 벌어질 위험도 있다. 경찰은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경찰을 1000명까지 증원한다고 밝혔다. 게이 프라이드 행진 주최 측은 두려움 속에서도 ‘Ima Izac’이라는 제목의 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세상에 밝히는 것을 의미하는 ‘커밍아웃’을 뜻한다. 500여명의 시민들이 행진에 참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발칸반도 국가 중 게이 프라이드 행진을 열지 못한 곳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밖에 없다. 동성 간 성행위를 합법으로 규정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긴 했으나 여전히 정치 원로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극단적인 보수주의 단체의 공격에 대한 우려도 크다. 보스니아계-크로아티아계 연방(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 공화국(스릅스카 공화국)으로 구성된 1국가 2체제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정치 체제가 매우 복잡하다. 종교적으로도 이슬람교(51%)와 정교회(31%), 가톨릭(15%) 등으로 분화돼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트럼프, 탈레반과 어렵게 합의한 아프간 평화협정안 “없던 일로”

    트럼프, 탈레반과 어렵게 합의한 아프간 평화협정안 “없던 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과 어렵게 합의한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을 없던 일로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에서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을 비밀리에 만날 예정이었다고 밝히면서 지난 5일 카불에서 미군과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소속 루마니아 병사 한 명 등 12명이 희생된 공격을 탈레반 조직이 저질렀다며 만남을 취소하고 잘마이 할릴자드 특사가 주도한 평화협정 합의를 없던 일로 하겠다고 7일 일련의 트위터 글을 통해 밝혔다. 그는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 그들의 협상 지위를 강화하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느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이어 “그들은 (지위를 강화)하지 못했고, 상황만 악화시켰다”며 “이런 매우 중요한 평화협상 와중에도 정전에 동의할 수 없고 심지어 12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다면 아마 그들은 중요한 합의를 할 권한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도대체 몇십년을 더 싸우길 원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할릴자드 특사가 탈레반과 아홉 차례 협상해 합의한 안에 따르면 미군은 20주, 정확히 말하면 135일 안에 5400명의 병력을 철수하기로 돼 있다. 다만 할릴자드 특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신 탈레반은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같은 무장단체가 미국과 동맹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데 아프간이 이용되지 않도록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카불 테러는 미군 철수 이후 이 지역 안정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에 힘을 실어줬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가장 오래 끈 전쟁인 아프간전쟁을 종식하겠다고 공언해 왔고, 할릴자드 특사는 탈레반과 아홉 차례에 걸친 평화협정 협상을 진행해 왔다. 2001년 침공 이후 다국적군 병사 3500명 가까이가 희생됐는데 그 가운데 미군 병사 23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아프간 민간인과 무장 전사, 정부군 병력의 피해 규모는 특정하기가 어렵다. 지난 2월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3만 2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브라운 대학의 왓슨 연구소에 따르면 5만 8000명의 경비요원, 4만 2000명의 반군 전사들이 희생됐다. 이렇게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도 탈레반 세력은 지난해 국토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방송은 봤다. 9·11 테러 한 달 만에 아프간 침공을 시작한 미국은 2014년 다른 나라 군대는 모두 철수하고, 미군은 아프간 정부군을 훈련시키는 임무만 수행하는 등 골치 아픈 아프간에서 발을 빼는 협상에 주력해 왔다. 미군이 발을 빼는 사이 탈레반은 점점 더 세력을 키우며 정부군을 위협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그냥 미국의 꼭두각시일뿐이라며 탈레반은 마주 앉는 일마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무자비한 인권 유린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슬람국가(IS), 황소에 원격조종 폭탄 실은 신무기로 테러

    이슬람국가(IS), 황소에 원격조종 폭탄 실은 신무기로 테러

    수니파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소를 이용한 새로운 무기로 테러를 저질렀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해외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IS는 이라크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디얄라 주에서 황소 두 마리에 폭탄을 실어 적진으로 보낸 뒤, 원격 조종 리모콘을 이용해 폭탄을 터뜨리는 수법으로 테러를 저질렀다.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국가는 벨트를 이용해 소의 허리 짐칸을 연결했고, 짐칸에 폭발물을 숨겨두었다. 이라크 군인이 주둔하는 장소로 소를 가게 한 뒤 이를 본 군인이 공격하려 하는 순간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측은 이슬람국가의 이번 테러로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부상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망한 민간인은 폭발 당시 군사주둔지 옆을 지나던 행인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번 테러가 발생한 디얄라주는 쿠르드족과 바그다드에서 동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지역으로, 쿠르드족과 수니파 및 시아파 등이 섞여 존재하는 곳이자 각 종파간 소유권 분쟁이 격렬한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이슬람국가가 시리아정부군 및 연합군의 공격으로 점차 힘을 잃어가자, 소와 원격폭탄을 결합한 새로운 테러 전술을 이용해 과거 세력을 되찾으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테러와 전쟁에 동물이 이용돼 희생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11월, 이라크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와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교전을 거읍하던 당시, 바그다드 인근에서 폭탄을 가득 실은 당나귀 수레가 폭발에 이라크인 10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했다.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에는 양이 지뢰 제거용으로 투입됐고, 러시아는 돌고래를 해양 기뢰 탐지에 이용하기도 했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8년 만에 평화협정 합의… 미군 5000여명 아프간 철수

    18년 만에 평화협정 합의… 미군 5000여명 아프간 철수

    美, 탈레반과 초안 합의 “135일 내 철군” 5개 기지도 폐쇄… 트럼프 승인만 남아탈레반과의 평화협정을 진행해온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특사가 2일(현지시간) 아프간에서 135일 이내 병력 5000여명을 철수하고 5개 기지를 폐쇄하는 협정 초안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장해온 아프간 철군이 현실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 등은 탈레반과의 9차 평화협상을 마친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특사가 이날 아프간 현지 톨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협상 내용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정 초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으면 미군이 단계적 철수를 시작하는 등 18년간 계속된 아프간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협정 초안에 관해 설명을 들었으며 검토한 뒤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협상에서 탈레반이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등이 미국과 그 동맹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데 아프간이 이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탈레반은 아프간 내 국제테러조직을 불허하는 조건 등으로 현지 외국 주둔군을 모두 철수하는 내용을 협상 중이었다. 올해 초 평화협정의 대략적인 방향에 합의한 후 그동안 세부사항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평화협정 초안이 나왔지만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할릴자드 특사는 현재 1만 4000명 규모인 미군 가운데 5000여명이 철수한 후 나머지 병력의 철수 등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철군 뒤에도 정보 담당 인력을 남기길 원하고 있어 모든 미군 인력이 예외 없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탈레반과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협상에 대해 “미국은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지만 탈레반은 잃을 게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 같은 협정 소식이 알려진 뒤 몇 시간 만에 수도 카불에서는 대형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6명의 사망자와 119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아프간 내 혼돈은 계속됐다. 탈레반은 “자살폭탄과 총격을 합친 공격이 이뤄졌다”며 자신들이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文 “양국 평화프로세스 협력”…‘로힝야 사태’ 해결 우회 촉구

    文 “양국 평화프로세스 협력”…‘로힝야 사태’ 해결 우회 촉구

    對미얀마 경제협력기금 10억弗로 확대 韓기업 애로 처리 ‘코리아 데스크’ 설치 文 “미얀마는 신남방정책 핵심 파트너 민족 화합 서로 도우며 함께하길 바라”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최우선 국가 과제인 평화프로세스 추진 과정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등 실질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문에서 “미얀마 정부는 ‘미얀마 평화프로세스’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라카인 문제 해결 등 민족 간 화합, 국가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며 “양국이 서로 도우며 함께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미얀마 평화프로세스에 지지를 보내는 동시에 이른바 ‘로힝야족 학살’로 불리는 라카인 사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얀마 민주화 영웅인 수치 고문은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 탄압 사태와 관련해 묵인·방조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가 지난해 4차례에 걸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 성명을 내는 등 적극 지지를 보낸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미얀마는 70여년간 이어진 민족 간 내전 종식을 위한 ‘미얀마 평화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다. 이에 수치 고문은 “한반도 평화 안정은 한반도,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경제 협력과 관련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10억 달러로 확대하고, 한국의 개발 경험을 살린 사업들도 공유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양측은 한국 기업 애로 사항 전담 창구인 ‘코리아 데스크’와 고위급 정례 협의체 ‘한·미얀마 통상산업협력 공동위원회’ 출범 등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미얀마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역사가 있다. 한국전쟁 당시 5만 달러 규모의 쌀은 고통받던 한국 국민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왔다”며 “한국 국민들은 미얀마 국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탄요진’(정을 뜻하는 미얀마어)으로 보답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미얀마 학생들의 통학에 사용될 스쿨버스 60대도 기증했다. 앞서 대통령궁에서 윈 민 대통령과 면담한 문 대통령은 “경제성장·민주화에 비슷한 경험이 있는 한국은 미얀마의 진정한 동반자로, 미얀마는 신남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네피도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美-탈레반 협정 초안 합의, 미군 5400명 철수” 휴전은 아프간인끼리

    “美-탈레반 협정 초안 합의, 미군 5400명 철수” 휴전은 아프간인끼리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특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이 아프간에서 135일 안에 5400명의 병력을 철수하고 다섯 곳의 기지를 폐쇄하는 내용이 포함된 평화협정 초안을 탈레반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차 평화협상을 마친 할릴자드 특사는 아프간 현지 톨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탈레반과 합의에 도달했다며 서명하기 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인터뷰가 방송되는 동안 몇㎞ 떨어진 수도 카불에서 대형 폭발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아프간의 평화까지 갈길이 멀기만 하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탈레반은 대신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같은 무장단체가 미국과 동맹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데 아프간이 이용되지 않도록 약속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이 협정의 목표는 종전이 아니며, 공식적인 휴전 협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 협정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등 아프간인들끼리 협상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할릴자드 특사는 현재 1만 4000명 규모인 미군이 1단계로 철수한 뒤 남은 병력이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탈레반은 모든 외국 군대가 떠나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협정 초안에 관해 브리핑을 받았으며, 상세한 내용을 살핀 뒤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노르웨이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아프간 내부 협상이 서방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더 광범위한 정치적 해결에 도달하고 전쟁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정 서명 전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이번주 카불에서 다수의 아프간 지도자들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탈레반은 현 정부를 불법적인 꼭두각시 정권으로 간주하며 직접 협상하길 거부해 향후 협상의 세부적인 내용은 불명확하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할릴자드 특사가 카불을 찾아 가니 대통령에게 평화협정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몇 시간 뒤 카불에서 대형 폭발로 인해 적어도 5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50명 정도가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자살폭탄과 총격을 합친 공격이 이뤄졌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자행한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지만, 그 뒤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전 국토의 절반 가량을 장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가장 오래 끈 전쟁인 아프간전쟁을 종식하겠다고 공언해 왔고, 할릴자드 특사는 탈레반과 9차에 걸친 평화협정 협상을 진행해 왔다. 2001년 침공 이후 다국적군 병사 3500명 가까이가 희생됐는데 그 가운데 미군 병사 23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아프간 민간인과 무장 전사, 정부군 병력의 피해 규모는 특정하기가 어렵다. 지난 2월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3만 2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브라운 대학의 왓슨 연구소에 따르면 5만 8000명의 경비요원, 4만 2000명의 반군 전사들이 희생됐다. 이렇게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도 탈레반 세력은 지난해 국토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방송은 봤다. 9·11 테러 한 달 만에 아프간 침공을 시작한 미국은 2014년 다른 나라 군대는 모두 철수하고, 미군은 아프간 정부군을 훈련시키는 임무만 수행하는 등 골치 아픈 아프간에서 발을 빼는 협상에 주력해 왔다. 미군이 발을 빼는 사이 탈레반은 점점 더 세력을 키우며 정부군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면서 무자비한 인권 유린이 벌어질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스타벅스 또 외모비하·인종차별…女고객에 ‘하마’ 무슬림에 ‘IS’

    스타벅스 또 외모비하·인종차별…女고객에 ‘하마’ 무슬림에 ‘IS’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또 인종차별과 외모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매체 미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스타벅스 직원이 20대 여성 고객을 ‘하마’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런던 펠트햄 지역 스타벅스 직원은 매장을 찾은 여성 고객에게 ‘하마’라고 적힌 음료를 내밀었다. 나디아 칸(25)은 현지언론에 “하마라고 적힌 음료를 받고도 처음에는 그게 나를 비하한 거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라면서 “그러나 이를 본 어머니가 불같이 화를 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칸의 어 머니는 “깡마른 사람이든 뚱뚱한 사람이든 간에 고객을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매장 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스타벅스 측은 칸과 그녀의 어머니에게 직접 사과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영국 스타벅스 대변인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당 매장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일주일 뒤인 1일(현지시간) 이번에는 미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친구와 함께 무슬림 복장을 하고 필라델피아 스타벅스를 찾은 니켈 존슨(40)은 자신의 이슬람식 이름인 ‘아지즈’를 사용해 음료를 주문했다. 그러나 주문한 석 잔의 음료가 모두 이슬람 테러조직 ‘ISIS’라고 적힌 컵에 담겨 제공됐다.존슨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충격적이고 화가 났다. 명백한 차별이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타벅스 측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레지 보르헤스 스타벅스 대변인은 “조사 결과 이것이 인종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면서 “단지 실수로 철자를 잘못 쓴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존슨에게 연락해 실수에 대해 유감을 밝히고 사과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분노한 존슨은 스타벅스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음료 컵에 주문한 고객의 이름이나 별명을 적어 제공하고 있다. 동양계 고객의 커피에 찢어진 눈을 그리거나 여성 고객에게 성희롱 발언이 적힌 커피를 제공하는 등 국가를 막론하고 그간 여러 스타벅스 매장에서 각종 인종차별과 성차별, 장애인 비하가 반복됐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필라델피아 매장 직원이 주문을 하지 않고 앉아있는 흑인 남성들을 경찰에 신고해 연행되도록 하는 사건이 발생해 인종차별 비난을 받았다. 얼마 뒤에는 LA 매장에서 화장실 사용을 거부당한 흑인 남성의 동영상이 공개돼 사회적 분노가 형성됐다. 당시 스타벅스는 반나절 동안 미국 전역 8000개 매장 문을 닫고 직원 17만50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으나 두 달 만에 미국 필라델피아 매장 직원이 말을 더듬는 고객을 면전에서 따라하며 조롱해 실망을 안겼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삼종기도회 7분 지각 프란치스코 교황 “엘리베이터에 25분 갇혔어요”

    삼종기도회 7분 지각 프란치스코 교황 “엘리베이터에 25분 갇혔어요”

    휴일인 1일(현지시간) 정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당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신자들 앞에서 집전하는 삼종 기도회에 7분이나 지각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광장에 모인 신자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약속된 시간에 성베드로 대성당 오른쪽에 있는 사도궁의 창문이 열리지 않은 것이다. 이탈리아 현지 방송에 생중계되는 삼종 기도회에 교황이 늦게 나타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어릴 적 폐 일부를 잃은 교황에게 건강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을 늘어놓을 정도였다. 교황은 이따금 좌골쪽 통증으로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정오로부터 7분쯤 흘렀을 때야 집무실이 있는 사도궁 창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신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려는 듯 “우선 늦은 이유를 말씀드려야겠다”고 입을 연 뒤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25분이나 갇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관들 덕분에 무사히 구조됐다”면서 자신을 엘리베이터에서 빼내 준 소방관들에 대한 박수를 요청했다. 교황이 당시 엘리베이터에 혼자 있었는지,수행원들과 함께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15년 두 수녀가 바티칸 내 엘리베이터에 사흘이나 갇힌 사례가 있지만 교황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교황은 이어 미리 준비한 강론을 시작했는데 정치 지도자들이 기후변화의 위험에 맞서는 더욱 간절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모든 이들이 화석연료에 의지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모색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교황은 또 다음달 브라질 아마존의 대화재와 함께 원주민들을 박해하고 있지 않느냐는 문제를 둘러싸고 추기경 회의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교황은 이날 삼종 기도회 말미에 13명의 신임 추기경 명단을 깜짝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80세 미만인 10명은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고 교황으로 선출될 수도 있다. 쿠바, 콩고, 과테말라 등 개발도상국 출신이 다수 포함됐으며, 이슬람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모로코와 인도네시아에서도 한 명씩 배출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추기경에 오른 사제 대부분은 이주민 문제 등 사회 이슈에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비기독교인들과 교류를 중시하는 교황의 생각을 공유하는 인물들이다. 추기경 출신지를 유럽 일변도에서 아메리카·아시아·아프리카 등으로 다양화하고 가톨릭 교회가 소외된 이들의 버팀목이 되기를 소망해온 교황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내달 5일 교황이 소집하는 추기경회의에서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추기경은 가톨릭에서 교황 다음의 최고위 성직자로 세계 교회 운영에서 교황을 보좌한다. 현재 전 세계 추기경 130여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0여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나머지는 이전 교황 시절에 각각 임명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호르무즈 호위연합체의 이름을 바꾼 이유는...흥행부진 때문

    美, 호르무즈 호위연합체의 이름을 바꾼 이유는...흥행부진 때문

    미국이 대이란 압박 전략의 하나인 ‘호르무즈 호위연합체’ 명칭을 ‘해양안전보장 이니셔티브’로 슬그머니 바꿨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28일 전했다. 이는 연합체에 대한 ‘흥행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강권에도 이란의 보복 등 때문에 유럽 등 전통적인 동맹들이 참가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사행동을 연상시키는 ‘연합’이라는 명칭에서 슬그머니 빼버린 것이다. ‘해양안전보장 이니셔티브’는 미국이 지난 7월 19일 워싱턴에서 각국을 대상으로 개최한 설명회 때부터 쓰기 시작한 표현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7월 25일 폭스뉴스에서 호르무즈 호위연합체 구상을 ‘해양안보 이니셔티브’라고 불렸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 미군 최고책임자인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은 7월 9일 일본 등 동맹국에 참가를 요청하면서 ‘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연합’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거치지 않고 목적을 공유하는 국가들이 군사행동을 일으킬 때 쓰는 명칭이다. 미국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로 촉발된 2001년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과 2003년 이라크 전쟁, 2014년 시리아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 등에 연합이 결성됐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은 호르무즈 호위구상에서도 무력공격을 염두에 두고 연합체를 결성하려 했지만 지지가 확산하지 않자 해양안전보장 이니셔티브로 명칭을 바꿨다”면서 “‘연합’ 명칭을 뺀 것 만으로 일본 등의 참여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미 주도의 ‘해양안전보장 이니셔티브’에 참가하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방문 중인 자리프 장관은 이날 요코하마시에서 아베 총리에게 “외국 부대의 주둔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에 기여하기는커녕 중동의 안정을 위험에 처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자리프 장관에게 “(중동) 정세의 안정화를 위해 일본이 끈기 있게 외교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친이란 세력 잇단 공습, 네타냐후 재선 위한 위험한 전략”

    이란 “침략 반복 땐 큰 대가 치를 것” 경고 유엔 “당사국들 행동·발언 자제를” 성명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친미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국가·무장세력의 대리전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잇따른 무인기(드론) 공격과 레바논 등의 비난으로 중동 긴장감이 높아지자 유엔은 “당사국들에 행동과 발언에 최대한의 자제를 요청한다”면서 “격앙을 피하는 건 모두에게 필수적”이라고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 베이루트를 비롯해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24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부근 군 시설을 폭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베이루트 상공에서 무인기 2대가 격추됐다. 26일 오전에는 레바논 동부에서 팔레스타인 그룹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은 모두 이란의 시설이나 이란과 동맹 관계에 있는 곳들이었다. 이란은 알리 라비에이 정부 대변인을 통해 “지난 한 달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자신의 침략 행위를 자랑할 만큼 터무니없이 행동한다”며 “중동을 겨냥해 그런 침략을 반복하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공격은 선전포고와 유사하다”며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연립정부 역시 이스라엘 공격을 선전포고로 인식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의 잇따른 공격이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을 의식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위험천만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에도 시리아 등을 수백 차례 공격하면서도 이를 인정하거나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란을 저지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드러내 놓고 밝히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시리아 공격 직후에도 “이란은 어디에서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서 “우리 군대는 이란의 침략을 막기 위해 어떤 영역에서든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WSJ는 “힘겨운 재선에 나선 네타냐후 총리가 어디서든 이란의 위협이 탐지되면 공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면서 “이란을 견제하는 군사 활동은 이스라엘 내부에서 폭넓게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인도서 왜 할랄고기 팔아” 맥도날드, 인도 힌두교도에 뭇매

    “인도서 왜 할랄고기 팔아” 맥도날드, 인도 힌두교도에 뭇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가 인도에서 ‘할랄’ 고기를 판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고 있다. 할랄이란 이슬람 교인들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는 말이다. 일부 인도인들은 힌두교가 80% 이상인 인도에서 왜 할랄 음식을 파냐며 불매 운동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맥도날드 인도 지사가 트위터를 통해 “인도 맥도날드는 할랄 인증을 받았다”는 글을 올리며 논란이 촉발됐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이 13억 인구 중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 왜 할랄 고기를 제공하느냐고 반문했다. 당초 인도 맥도날드는 힌두교도들을 고려해 소와 돼지고기를 판매하지 않는 대신 다양한 채소와 닭고기, 생선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일부 인도인들은 #BoycottMcDonalds(맥도날드를 거부한다)는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다. 보이콧에 참여한 한 네티즌은 “맥도날드의 처사는 힌두교에 대한 노골적으로 의도적인 공격”이라면서 “인도는 80%가 힌두교인이며 그 외에도 4%의 자인교, 시크교, 불교인들이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단 14%의 이슬람교인들을 위해 84%의 인도인들을 배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우파 힌두교도들이 이슬람교도들을 공격할 명분을 찾은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뉴델리에 본부를 둔 사회운동가 샤브남 하시미는 “이번 보이콧은 인도에 존재하는 이슬람 혐오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인도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이슬람교도들을 공격하려는 시도가 자행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인도라는 국가를 힌두교 국가로 바꾸겠다는 그들의 주장은 극도로 우파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우파단체 ‘힌두세나’ 대표 비슈누 굽타는 “맥도날드가 힌두교의 민감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힌두교도 중 대다수가 도축 때 한 번에 동물의 목숨을 끊는 도살 방식인 ‘자트카‘를 따르는데 맥도날드가 이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맥도날드는 자트카를 따르는 힌두교도에게 할랄 고기를 강요할 수 없다”면서 “맥도날드가 계속해서 특정 그룹(이슬람교도)만 고려한다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일부 힌두교도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염려했다. 델리에 사는 니쉬타 수드는 맥도날드에 대한 보이콧은 그저 이슬람교도에 대한 편견과 편협적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 전역이 이같은 시각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그들(우파 힌두교도들)은 자신들의 가진 혐오 때문에 이슈가 될만한 것이 아닌 것을 수면 위로 끄집어 낸다”고 비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트럼프, 제정신 아니다”… 공화 경선 나온 親트럼프

    “트럼프, 제정신 아니다”… 공화 경선 나온 親트럼프

    “트럼프는 보수주의자 중에서도 최악이기 때문에 그에게 도전하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인 조 월시(58) 전 하원의원이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공화당 경선에 나선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월시 전 의원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며“트럼프가 이기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는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러 스캔들에 돌아서… 反트럼프 전선 구축 월시는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이어 공화당 내에서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두 번째 주자다. 그는 “내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을 도왔다”고 말하는 친(親)트럼프 인사였지만 2016년 미 대선의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 등이 터지며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웰드 전 주지사의 출마 선언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반면 토크쇼 진행자다운 언변의 월시는 상대적으로 여론의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월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제정신이 아니고 변덕스럽고 잔인하다”고 일갈했다. NYT는 “월시는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공화당원들을 모으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향후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전선 구축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라디오서 인종차별 발언… 트럼프와 비슷” 하지만 월시의 그동안 행보 역시 음모론 유포 등 트럼프 대통령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 라디오 방송에서는 인종차별적 비속어를 써서 비판을 받았고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싫어하고 그가 이슬람교도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경선 출마 선언과 함께 자신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등 표심 잡기에 나섰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년 전 ‘대학살’ 피해 도망친 73만 로힝야족…“돌아갈 순 없어”

    2년 전 ‘대학살’ 피해 도망친 73만 로힝야족…“돌아갈 순 없어”

    오는 25일 미얀마군이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해 ‘인종학살’로 불릴만한 대학살을 자행한 지 2주기를 맞는다. 지금까지 73만여명의 로힝야족이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벌어진 미얀마군의 토벌작전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향했다. 같은 해 11월 방글라데시와 미얀마는 ‘2년 내 송한’에 합의하며 지금까지 수 차례 송환 작업을 시도했으나 로힝야족은 미얀마 정부가 시민권 인정과 신변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고국으로 돌아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로힝야족의 본국 송환에 대한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간의 합의가 잇따라 깨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여러차례 송환 프로그램이 진행됐음에도 고국으로 돌아간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양국이 여전히 신변에 위해를 염려하는 로힝야족에 대한 안전 보장을 명백히 하지 않고 있어서다.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촌인 콕스 바자르 테크나프 난민캠프 내 지도자 중 한 명인 바즈룰 이슬람은 DPA통신에 “잔학 행위를 피해 도망친 나라로 어떻게 돌아갈 수 있겠느냐”면서 “그곳으로 갔다가 또 다시 이곳에 돌아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와 안전에 대한 보장을 하지 않는 이상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월 첫 송환 계획에 따라 1200명이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송환 계획이 금세기 최악의 인종청소로 일컬어지는 대학살을 경험한 이들에게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국제적인 비판에 송환 계획을 연기해야 했다. 그러나 그해 4월에도 두 국가는 ‘안전하고 자발적이며 존엄한’ 본국 송환에 합의했다며 이후 수 차례 송환 작업을 추진했으나 로힝야족 가운데 자발적인 송환을 원하는 이들이 없어 무산됐다. NYT는 양측 모두 로힝야족에 대한 송환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뿐 진짜 이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평했다. 로힝야족이 미얀마로 돌아가더라도 다른 미얀마 국민과 마찬가지의 권리를 누릴 수 없다. 정부가 1982년 새로운 시민권법을 통과시키면서 무슬림인 로힝야족을 자국 내 소수종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방글라데시 출신 불법이민자’로 규정하며 시민권을 박탈해서다. 이와 관련해 미얀마 정부는 최근 시민권 대신 ‘귀화시민권’을 요청할 수 있다는 대안을 내놨다. 지난달 28일 우 민트 투 미얀마 외무부 사무차관은 콕스바자르 쿠투팔롱 난민캠프를 찾아 “우리는 그들(로힝야 난민)에게 시민권 부여 가능성과 관련해 설명하려 노력했다”면서 “로힝야족이 귀국하더라도 현행법에 따라 시민권을 신청할 자격은 안 될 수도 있지만 대신 귀화시민권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군이 2년 전 대학살을 하던 당시 광범위한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송환 작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AP통신 등은 유엔 미얀마 진상조사단이 전날 뉴욕에서 보고서 발표회를 갖고 “미얀마군이 국제적인 인권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로힝야족 여성과 소년, 소녀는 물론 남성과 트렌스젠더를 상대로 정례적으로, 또 조직적으로 강간, 윤간, 그리고 그 밖의 다른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성폭행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진상조사단은 미얀마군이 가임기 여성과 소녀들을 조직적으로 골라 성폭행하는 것은 물론 임신한 여성이나 아기를 공격하고 뺨이나 목, 가슴, 허벅지 등에 물어뜯은 자국을 남김으로써 낙인을 찍는가 하면 심각한 상처를 입혀 남편과 성관계를 갖지 못하게 하거나 임신을 하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군의 이런 잔학 행위가 유엔에 의해 확인되면서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정부가 추진 중인 로힝야족 송환 작업은 안전에 대한 우려로 힘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