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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성 소피아 성당/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성 소피아 성당/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스페인 그라나다 지역에 위치한 알람브라궁전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라나다의 술탄 무함마드 1세가 1238년에 시작해 거의 100년에 걸쳐 완성된 화려한 궁궐이다. 궁궐 내 주요 부속 건축물에는 이슬람의 흔적이 가득하다. 아라베스크 무늬와 종유석 모양의 세밀하고 방대한 장식을 아치와 기둥, 돔, 담담한 느낌을 주는 궁궐 벽 등은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느낌을 준다. 스페인이라는 강력한 가톨릭 문화권에서 접하는 이슬람식 궁궐이란 점 때문일 것이다. 밤이 되면 건물 외벽에 불이 켜져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한 음악가가 이 궁전을 보고 작곡한 기타 연주곡 ‘알람브라궁전의 추억’을 듣는다면 이슬람 왕조의 흥망성쇠와 세월의 무상함을 일깨워 주는 최적의 장소가 된다. 유네스코는 알람브라궁전을 1984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알람브라궁전에 대비되는 건축물이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성 소피아 성당’이다. 이슬람 국가에 세워진 동방정교회의 성당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비잔틴 건축물이다. 성당 중앙의 대형 돔은 비잔틴 양식의 전형으로 꼽힌다.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에 건립해 1453년 오스만제국에 함락될 때까지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 역할을 했던 성당이다. 오스만제국은 이를 황실의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개조했고, 1935년엔 성 소피아 박물관으로 지정했다. 유네스코는 성 소피아 박물관이 속한 이스탄불 역사지구를 세계유산으로 지정, 한 해 약 400만명의 내외국인이 찾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가 됐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이 최근 “성 소피아 성당을 박물관으로 규정한 1934년의 내각 결정은 법률에 어긋난다”며 박물관 지위를 박탈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곧바로 “성 소피아를 모스크로 개조”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리스와 미국 등 상당수 기독교계 국가와 러시아 정교회 측은 터키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며 박물관 지위 유지를 촉구했다. 유네스코는 “성 소피아가 세계유산에 이스탄불 역사지구의 박물관으로 등재돼 있다”면서 모스크 전환 반대의 뜻과 함께 세계유산 지정 취소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세속주의에서 이슬람주의로의 회귀를 바라는 터키의 상당수 국민은 “신은 위대하다”며 성 소피아의 모스크 전환을 환영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인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인정돼야 한다. 성 소피아 성당이 세계문화유산으로 계속 인정받으려면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도록 터키 국민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yidonggu@seoul.co.kr
  • ‘성소피아’ 85년 만에 이슬람사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재검토” 반발

    ‘성소피아’ 85년 만에 이슬람사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재검토” 반발

    “에르도안 민족주의 앞세운 정치 행보”“전 세계 기독교 반감” 美·EU 등 비판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터키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대성당이 85년 만에 ‘박물관’에서 ‘사원’ 지위를 되찾았다. 1500년 동안 동방정교와 이슬람 교당을 번갈아 거쳤던 비운의 역사를 간직한 대성당이 종교시설 역할을 되찾은 것이지만 특정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문화유산을 희생시켰다는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10일(현지시간) 성소피아 대성당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1934년 내각회의 결정을 만장일치로 취소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법원 결정 직후 성당을 모스크로 개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동로마제국 유스티니아누스 1세 시절인 537년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에 완공된 성소피아 대성당은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이었다. 그러나 1453년 오스만제국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뒤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오스만제국이 멸망한 이후 세속주의를 앞세운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이 1934년 내각회의에서 대성당을 박물관으로 전환했다. 대성당은 매년 400만명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도 ‘이스탄불 역사지구’ 내 박물관으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이 이어지면서 무슬림 사이에서 모스크 전환 요구 목소리가 커져 왔다. 이에 최고행정법원은 지난달부터 지위 변경 안건 심의에 착수했고, 이날 “성소피아는 성격이 모스크로 규정됐고 그 외 사용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대성당 밖에서는 신도 수백명이 환호했지만 유네스코와 미국, 유럽연합(EU), 정교회가 강력한 그리스·러시아 등은 거세게 반발했다. 당장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슬람 민족주의를 앞세워 하락하는 인기를 되살리려 한다는 비판이 떨어졌다. 유네스코는 “다음 회의에서 대성당의 세계유산 지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공개 반대했다. 세계 교회 협의회는 항의 서한에서 “터키의 개방성을 뒤집고, 대성당을 배척과 분리의 상징으로 바꾼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도 “전 세계 수백만 기독교인이 이슬람에 반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역사적 ‘앙숙’인 그리스의 리나 멘도니 문화부 장관은 “전 문명세계에 대한 공개 도발”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민족주의가 터키를 6세기로 되돌렸다”고 비난했다. EU 역시 유감을 표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이젠 “박물관 아니라 모스크”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이젠 “박물관 아니라 모스크”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터키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가 박물관 지위를 잃고 다시 오스만 투르크 시절의 모스크로 전환됐다.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최고행정법원이 박물관 지위를 없애는 방안을 승인하자 곧바로 모스크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터키의 주권에 따른 것이라며 모스크로 전환한 뒤 첫 예배가 오는 24일 열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모든 모스크처럼 아야 소피아의 문은 현지인과 외국인, 무슬림과 비무슬림 모든 이에게 활짝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모스크 전환 후 처음으로 아잔(신도들을 불러 모으는 코란 낭송)이 울려 퍼졌으며 이는 모든 방송에 중계됐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 도시의 유럽 쪽에 자리해 연간 370만명을 불러 모으는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기도 한데 유네스코는 일찍이 터키 정부가 논의 없이 지위를 바꿔선 안된다고 경고해 왔다. 이날도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지체 없이 대화를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아야 소피아를 모스크로 되돌리는 문제는 터키 정부가 1934년 이곳을 박물관으로 전환하면서 채택한 세속주의를 폐기한다는 의미에서 간단치 않은 일이다. 이 나라 무슬림 안에서도 상당한 후폭풍이 점쳐진다. 세계 각국의 종교와 정치 지도자들도 상당한 반발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동방정교회 지도자들은 물론, 이 종교를 신봉하는 신도가 수백만명에 이르는 그리스 정부도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서기 532년 비잔틴(동로마) 제국의 황제 유스티아누스 1세의 명령으로 짓기 시작해 537년 완공돼 1000년 가까이 세상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명성을 얻었다. 13세기 4차 십자군 원정대에 점령 당해 동방정교회의 보금자리 지위를 잃었다. 그리고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장악하면서 술탄 메흐메드 2세의 명령에 따라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이용되다 1930년대 박물관으로 지정돼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됐다. 1616년 아야 소피아의 건축 기술을 그대로 본떠 블루 모스크가 들어설 때까지 이곳은 과거 콘스탄티노플로 불렸던 이스탄불의 유일한 모스크였다. 오스만 제국이 무솔리니 이탈리아 정권의 편에 들었다가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 멸망하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이끄는 민족주의 정권이 이곳을 재건했다. 이곳을 재개관하기 일년 전 이곳에서는 종교 의식을 행하지 못하게 막는 법을 통과시켰다.  리나 멘도니 문화부 장관은 정부 내 위원회 승인도 받지 않고 “광적인 국수주의와 종교 분위기”에 휩쓸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대해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비난했다. 그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라를 600년 뒤로 돌려놓았다면서 이 나라의 독립적인 사법부가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명 작가 오르한 파묵도 세속주의 무슬림 국가에 살고 있다는 일부 터키인들의 자존심을 빼앗아 버렸다며 “이번 일에 울부짖으며 반대하는 나 같은 수많은 세속주의자 투르크인이 있지만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다”고 방송에 털어놓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주문 커피 이름에 ‘IS(이슬람국가)’…스타벅스서 차별당한 무슬림 여성

    주문 커피 이름에 ‘IS(이슬람국가)’…스타벅스서 차별당한 무슬림 여성

    미국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한 무슬림 여성이 직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인권침해를 받았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아이샤라는 이름의 19세 여성은 지난 1일, 히잡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네소타주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했다가 매장 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ISIS’라고 적은 것을 보고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ISIS’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한국에서는 IS로 표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히잡을 쓴 무슬림과 이슬람 종교를 비하하는 의도가 다분했다는 것이 아이샤의 주장이다. 아이샤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음료를 받아든 뒤 컵에 쓰여있는 내 ‘이름’을 보자마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며칠 동안이나 이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면서 “매우 굴욕적인 순간이었으며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결국 인권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동시에, 문제의 스타벅스 직원과 회사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 여성은 히잡을 쓴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테러단체로 비하한 문제의 직원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스타벅스 측은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해당 직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피해 여성과 직원의 직접적인 만남을 불허했다. 해당 매점이 입주한 대형마트 체인인 타깃 측은 “이 문제를 조사한 결과 고의적인 행동이 아닌, 피할 수 있었던 ‘불행한 실수’라고 보여진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스타벅스 매장의 매니저는 적반하장으로 “도대체 문제가 뭔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자주 그들(무슬림)의 이름을 잘못 부르곤 한다”고 말해 더욱 분노를 자아냈다. 사건이 발생한 스타벅스 매장 측은 이 여성에게 새로운 음료와 25달러 상당의 기프트 카드로 ‘사과’를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샤는 변호사와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문제의 직원과 매니저의 해고를 요구하고 있다.한편 지난해에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이 이슬람 복장을 한 남성 손님의 이름을 'ISIS'로 기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2018년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으며, 당시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8000개 이상 점포를 오후 동안 폐쇄한 뒤 17만5000명의 직원을 상대로 무의식적 인종차별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했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페북에서 ‘진짜 유골’ 사고파는 암시장 성행… “어릴수록 인기↑”

    페북에서 ‘진짜 유골’ 사고파는 암시장 성행… “어릴수록 인기↑”

    전 세계인이 즐겨 쓰는 SNS인 페이스북에서 약탈된 유골 거래가 이뤄지는 암시장이 성행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라이브사이언스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사람의 유골을 거래하는 페이지는 대부분 비공개로 운영되며, 허가를 받은 사람만이 그룹 내에서 암암리에 유골을 사고 팔 수 있다. 예컨대 2013년 당시 튀니지의 유명한 고대 묘지에서 유골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유골을 훔친 이는 미국 워싱턴 주에 있었고, 그곳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해당 묘지에서 유골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또 약탈한 유골을 550달러(한화 약 66만 원)에 판다면서 “매우 어둡고 고대의 그윽한 멋을 가진 유골”이라며 버젓이 홍보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페이스북을 통해 불법으로 약탈한 유골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사는 사람이 해당 유골의 정확한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허위로 유골의 정보를 올리곤 한다. 대체로 유골에 대한 정보가 모호하거나 아예 없는 상태로 판매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문제는 사는 사람들도 판매자가 주장하는 정보가 어느 정도 정확한 지 알 도리가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태아나 유아, 어린이의 유골이라고 ‘주장’되는 것에는 큰 관심과 많은 돈을 지불한다는 사실이다.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약탈한 유골을 파는 한 판매자는 젊은 10대 여성의 두개골을 1300달러(약 156만 원)에 내놓았다. 판매자는 해당 유골을 합법적으로 입수했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문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해당 유골의 주인이 범죄 행위로 인해 사망한 것인지, 실제 10대 여성이 맞는지 등 자세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라이브사이언스는 페이스북에서 유골 외에도 인간의 피부로 만든 책이나 인간의 뼈로 만든 손잡이가 있는 칼도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무덤에서 직접 파 온 것이 분명해 보이는 두개골 조각도 거래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굳이’ 유골을 구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이브사이언스는 많은 불법 페이스북 페이지의 회원들이 자신의 집에 유골을 전시하기 위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라이브사이언스는 “누군가는 의자에 올려놓는 용도로, 누군가는 신비한 이미지를 조각하는 용도로 사용했으며, 때때로 수집가들은 꽃을 꽂아두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두개골을 ‘리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페이스북은 당연하게도, 자사 SNS에서 사람의 유골 또는 유골을 이용해 만든 물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라이브사이언스는 “페이스북이 지속해서 문제의 페이지를 강제로 닫고 있지만, 취재 결과 여전히 많은 불법 페이지의 암시장이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중동의 분쟁 지역에서 약탈된 고대 유물들의 거래 도구로 활용된다는 지적 역시 끊임없이 받아왔다. 암거래 대상 유물에는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에게 점령됐던 시리아의 고대 도시 팔미라에서 약탈된 것은 물론 이라크와 예멘, 이집트, 튀니지. 리비아 등에서 흘러들어온 것들도 포함돼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쇼니 대학 중동사 교수인 암르 알 아즘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 그룹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들이 사법 당국과 문화재 전문가들에게 추적을 위한 결정적인 증거 자료가 되는 만큼, 페이스북이 그저 삭제 조치만을 취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中의 아킬레스건 ‘인권’을 꺼냈다

    美, 中의 아킬레스건 ‘인권’을 꺼냈다

    미 의회 위구르인권문제 강경조치 촉구폼페이오 홍콩에 “공산당 치하도시일뿐”무역대국 중국에 경제 우군확보 어렵자 인권, 민주주의 등 가치 싸움으로 확전트럼프는 재선 위해 다소 모순적 상황미중 무역합의 이행, 中때리기 둘다 필요 무역갈등, 기술패권경쟁, 코로나 책임론 등으로 중국을 압박해 온 미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을 계기로 ‘인권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간 미중 경제갈등의 경우 상호 이익을 건 한판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같이 무역면에서 중국의 그늘에 있는 국가들이 선뜻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권은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으로 중국 공산당과 가치의 이분법이 가능하다. 미국이 자신의 우군을 늘릴 수 있는 확실한 묘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75명이 넘는 미국 의회 상·하원 의원들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탄압과 관련해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의 가정, 문화, 종교적 신념을 의도적으로 파괴, 말살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권 학대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동맹국들과 협력하며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상황을 조사하는 특별 조사관을 임명할 것을 요청했다. 위구르족은 튀르크계 이슬람교도로 중국 한족과 외모나 언어가 달라 중국 당국의 탄압을 받아 왔으며 미국은 100만여명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17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에 서명했다.무역분쟁을 통해 1차 무역협정 합의를 이끌어 냈던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우한의 봉쇄 때부터 인권 문제를 표면화했다. 이어 중국의 코로나 책임론을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차이나바이러스’, ‘쿵 플루’(쿵푸 인플루엔자) 등 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미국 입장에서 인권보호는 민주주의와 다른 체제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에서 무역분쟁과는 결이 다른 공격포인트를 꺼낸 셈이다. 중국은 이에 대해 우리가 코로나19에 더 잘 대처했다는 식의 ‘체제우위론’으로 맞섰다. 하지만 홍콩보안법은 미중 간 체제갈등이 폭발한 계기가 됐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과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했다. 국가안보 위해 인물에 대한 감시와 통신 감청을 허용했고, 이에 따라 안보 담당 비밀경찰이 반정부 인사들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 홍콩에 머무는 베이징 요원들은 면책특권을 누린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와 국제인권단체, 외국 언론사에 대한 관리와 통제도 강화됐다. 홍콩 내 외국인에게도 보안법이 적용된다. 홍콩의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반한다고 판단될 경우 중국 중앙정부가 피고인을 본토로 데려가 직접 재판할 수 있다. 외국 기자들이 재판 과정을 지켜볼 수 없게 비공개로도 재판을 진행할 수도 있다.인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이 즐비한 홍콩보안법에 대해 미국 측의 공격 선봉장은 폼페이오 장관이다. 그간 반복해 중국 공산당을 직접 지칭하며 비판해온 그는 지난 1일 “이제 홍콩은 공산당이 운영하는 또 하나의 도시”라고 공격했다. 다만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다소 모순적이다. 중국의 농산물 수입 확대가 포함된 1차 미중 무역협상은 확실하게 이행되기를 바란다. 농업지역인 ‘팜 스테이트’의 표가 걸려 있다. 반면 인권 및 체제는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재선의 키워드인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이 필요하지만 미국 내 반중 정서는 충족시켜야 하는 입장으로 보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을 향한 미국의 인권 공격은 사실상 오래됐으며 미국은 계획대로 단계적 순서를 밟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2017년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고 이듬해 미국과 대만 공무원의 자유로운 상호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을 만드는 등 미국은 ‘하나의 중국’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표해왔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중국 신장에서 수입한 사람 머리카락 13t 美 세관이 압류

    중국 신장에서 수입한 사람 머리카락 13t 美 세관이 압류

    중국 신장에서 수입한 인모(人毛) 제품이 무더기로 미국 세관에 압류됐다. 중국의 서쪽 끝에 위치한 신장은 이슬람을 믿는 위구르인 100만명을 한족으로 흡수하기 위해 거대한 “재교육 캠프”에 수용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어린이와 죄수들을 강제 노역시켜 이 제품을 생산했다는 이유로 뉴욕과 뉴저지주의 항구에서 압수했다고 영국 BBC가 2일 전했다. 브렌다 스미스 미 세관 및 국경보호국(CBP) 대변인은 “이들 제품의 생산에 아주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있다”고 압류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에 압류된 인모 제품은 신장에 있는 롭 카운티 메이신 모발회사가 수출해 선적한 13t 물량의 일부이며, 모두 80만 달러(약 9억 5920만원) 이상이라고 했다. 물론 중국은 엉터리이며 악의적인 의심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미국 쪽은 어린이나 죄수들의 머리카락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이 만든 제품이란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난달 미 세관은 이 회사가 생산한 모든 제품에 대해 “구류 명령”을 내렸다. 미국 법률은 해외에서 “범죄 노동”을 통해 만든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미스 대변인은 “이 명령은 분명하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의도된 것이며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인 관행들은 미국 공급망에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은 “신장의 무슬림 소수민족을 구금하거나 유린하는 일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믿어지는” 중국 관리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 상무부는 신장의 37개 회사들과 거래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는데 이 때도 “강제 노역과 인권 유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위구르 인권법안에 서명해 신장에 대한 제재와 미국 기관들이 더 많은 보고를 하도록 규정했다가 최근에 중국과 “중대한 무역 협상의 와중에 있다”며 더 강한 제재를 유보했다. 그는 정치 전문 매체 액시오스에 “협상 한가운데 있는데 갑자기 추가 제재를 던지면 되겠느냐. 우리는 이미 많은 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BBC는 위구르 인구를 줄이기 위해 한자녀 정책을 신장 지역의 여성과 가정에 강요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엔 안보리, 때늦은 코로나 휴전 결의안 채택..미중 기싸움 탓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 2532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3월 23일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한 지 4달여 만이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펜데믹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선포한지 111일 만에 이뤄졌다. 안보리는 이번 결의안에서 모든 무력 분쟁 당사자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과 의무 후송이 안전하고 방해를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소한 90일간 ‘영속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정전’을 촉구했다. 또 분쟁지역과 인도주의 위기지역에 파견된 13개 유엔 평화유지임무단에 해당 지역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할 것도 요청했다. 다만, 유엔 안보리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알 누스라 전선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군사 작전에는 정전 촉구 결의가 적용되지 않는다. AFP통신은 “이번 결의안이 안보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관해 내놓은 첫 번째 성명이자 실질적 조치로 평가했다. 안보리가 늦깎이 결의안을 내놓은 것은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 때문이다. 미중은 각각 결의안에 코로나19 투명성 확보와 WHO 지지 확인 등 언급이 포함돼야 한다고 맞서왔다. 미국은 결의안에 코로나19 정보의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은 겨냥해 코로나19 관련 ‘투명성 재고’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미국이 최근 탈퇴한 WHO 지지를 언급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터키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이젠 모스크로 이용”

    터키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이젠 모스크로 이용”

    터키 이스탄불의 유럽 쪽에 자리한 관광 명소 아야 소피아는 이슬람 모스크이기도 하지만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겐 박물관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기 532년 비잔틴(동로마) 제국의 황제 유스티아누스 1세의 명령으로 짓기 시작해 537년 완공돼 1000년 가까이 세상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명성을 얻었다. 13세기 4차 십자군 원정대에 점령 당해 동방정교회의 보금자리 지위를 잃었다. 그리고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장악하면서 술탄 메흐메드 2세의 명령에 따라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이용되다 1930년대 박물관으로 지정돼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됐는데 터키 국가위원회가 다시 모스크로 바꾸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지난해 레쳅 타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방선거 과정에 공약한 내용인데 법원은 2일 회의를 열어 이를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다만 법원은 앞으로 15일 안에 이를 공표하겠다고 밝혔는데 공표를 미루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오랫동안 이런 주장을 펴왔는데 이슬람권에서도 가장 세속적인 터키의 야당은 이런 움직임에 반대해 왔다. 세계 각국의 종교와 정치 지도자들이 터키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수백만명을 신도로 거느린 동방정교회 지도자도 반대를 표명했다. 리나 멘도니 문화부 장관은 정부 내 위원회 승인도 받지 않고 “광적인 국수주의와 종교 분위기”에 휩쓸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대해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비난했다. 에르네스토 오톤 라미레스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그리스 일간 타 네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 많은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터키 정부에 서한을 보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1616년 아야 소피아의 건축 기술을 그대로 본떠 블루 모스크가 들어설 때까지 이곳은 과거 콘스탄티노플로 불렸던 이 도시의 유일한 모스크였다. 오스만 제국이 무솔리니 이탈리아 정권의 편에 들었다가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 멸망하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이끄는 민족주의 정권이 이곳을 재건했다. 이곳을 재개관하기 일년 전에 이곳에서는 종교 의식을 행하지 못하게 막는 법을 통과시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NYT “미정보당국, 러시아가 ‘미군 살해 대가’ 탈레반에 송금 확인”

    NYT “미정보당국, 러시아가 ‘미군 살해 대가’ 탈레반에 송금 확인”

    그렇잖아도 재선이 힘들 것 같아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앞길에 악재가 층층이 쌓이고 있다. 러시아군 정보기관의 은행 계좌에서 아프가니스탄 무장정파 탈레반 측으로 거액이 빠져나간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산하 조직이 탈레반 측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살해를 사주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보로 보인다. NYT는 복수의 미국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당국이 러시아와 탈레반의 자금 이체에 관한 전산 데이터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이체된 자금이 미군 살해의 대가로 지급된 현상금(bounty)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보당국은 러시아 측과 연계된 상당수 아프가니스탄 인사들의 실명을 이미 파악했으며, 이 중에는 러시아의 자금을 분배하는 중개 역할을 한 남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송금은 이슬람 문화권의 전통적인 송금 시스템인 ‘하왈라’(Hawala)를 통해 진행됐으며, 몇몇 사업가들이 러시아와 탈레반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업가는 아프가니스탄 북부 및 수도 카불에서 진행된 대규모 공습 과정에 체포됐다고 NYT는 덧붙였다. 한 자택에서는 50만 달러가 발견됐다. 이와 관련, 존 랫클리프 국가정보국(DNI) 국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마크 메도스 비서실장은 전날 백악관에서 몇몇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다. 브리핑에서는 ‘러시아의 미군 살해 사주설’을 뒷받침하는 첩보와 정반대 되는 정보들이 함께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관계자들은 NYT에 “‘미군 살해 사주설’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진 브리핑”이라며 “러시아 측의 자금 이체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었다”고 전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1일에는 상원 정보위원들을 비공개로 만나기 위해 의회를 찾을 예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앞서 NYT는 러시아군 정보기관이 탈레반 측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살해를 사주했던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파악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잘 읽지 않는 서면 보고가 이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정보당국은 러시아에 외교적 항의를 비롯한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실제로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사주로 미군이 위험에 처한 것을 알면서도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 돼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를 편드는 듯한 태도로 비판받아 왔다. 물론 그는 해당 첩보를 보고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파키스탄 카라치 증권거래소에 괴한 급습 “적어도 10명 사망“

    파키스탄 카라치 증권거래소에 괴한 급습 “적어도 10명 사망“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있는 증권거래소에 29일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해 적어도 10명이 죽고 여러 명이 다쳤다. 지오뉴스 등 현지 언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카라치 증권거래소 건물에 무장 괴한 4명이 은색 도요타 코롤라 승용차를 탄 채로 자동화기로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을 던지며 정문 검문소를 돌파하려 했다. 경찰과 특수 부대가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응사를 했다. 이 과정에 괴한 4명 모두와 치안요원 4명, 경찰관 한 명, 민간인 한 명 등 모두 1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이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발루치 부족들은 오랜 기간 독립을 추구하면서 그곳에서 생산되는 광물자원들을 자신들이 처분할 수 있길 바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파키스탄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준동으로 가끔 이런 유형의 공격에 시달렸지만 최근 들어선 거의 이런 일이 없었다고 BBC는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국경을 맞댄 발루치스탄은 평소 분리주의 무장 반군과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활동이 잦은 곳이다. BLA는 지난해 5월 발루치스탄주 과다르에서 5성급 호텔을 습격하는 등 파키스탄 남부에서 각종 테러를 일으켜왔다. 지난해 4월에도 카라치에서 과다르로 이동하던 버스를 세운 반군이 승객 14명을 살해했다. 해당 건물은 평소 경비가 삼엄한 곳으로 은행 등 주요 금융 기관도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거래소는 성명을 통해 상황이 “아직도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비드 알리 하비브 소장은 괴한들이 탄 승용차가 주차장 쪽에서 튀어나와 “모두에게 총을 쐈다”라고 말했다. 건물 안의 많은 사람들은 뒷문으로 빠져나가 피신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코로나 극복한 줄 알았는데…일일 최다 확진자에 또 화장지 사재기

    [여기는 호주] 코로나 극복한 줄 알았는데…일일 최다 확진자에 또 화장지 사재기

    비교적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호주에 코로나19 2차 유행의 공포가 드리어지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멜버른이 위치한 빅토리아 주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75명을 기록하면서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하루 확진자 수 75명은 지난해 3월 호주내 처음 코로나19가 발병한 이래 빅토리아 주에서만 가장 많은 하루 확진자 수다. 호주는 3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이후 경제 위기를 감수하면서 시행한 국경 봉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등으로 확진자 수가 전무한 날이 이어지며 코로나19를 극복한 것이 아니냐는 장미빛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13일 사이에 빅토리아 주에서 20명에서 30명 사이의 확진자 수가 발생하더니 29일에는 75명으로 그 확진자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29일 오전 제니 미카코스 빅토리아주 보건 장관은 “확진자 수의 급격한 증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빅토리아 주에서 시작된 2차 유행이 시드니가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스 주까지 이어진다면 전국적인 2차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빅토리아 주에서 코로라19 확진자가 늘어난 데에는 빅토리아 주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그 원인을 두고 있다. 해외에서 입국한 호주 시민들은 14일 간의 호텔 자가 격리를 하고 있었으나 이들중 30%가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거부해 14일 자가 격리만 하고 집으로 돌려보낸 사람이 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에 무증상 감염자가 있었다면 이들이 지역사회에 전파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 이에 호주 정부는 자가 격리를 한 모든 사람에게 확진 검사를 하거나 확진 검사를 거부할 경우 10일 동안의 자가 격리를 추가하도록 했다. 또한 1차 유행이 안정권으로 들어서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시민들이 늘어났던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로 보여진다. 한편 최근 확진자 수가 멜버른의 이슬람 이민자가 많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어쩌면 코로나19 보다 더 무서운 외국인 혐오증과 인종차별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화장지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멜버른과 시드니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다시 나타나고 있다. 29일까지 호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7764명이며 이중 104명이 사망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아프리카 말라위 새 대통령 차퀘라 “성경의 나사로가 된 기분”

    아프리카 말라위 새 대통령 차퀘라 “성경의 나사로가 된 기분”

    “내가 성경에 나오는 나사로가 된 기분이다. 죽음에서 걸어나온 것 같다.” 13개월 만에 다시 치러진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 대통령 선거에 승리해 28일(이하 현지시간) 수로 릴룽궤에서 감격의 취임식을 가진 라자루스 차퀘라(65) 대통령의 취임 소감 가운데 한 토막이다. 그는 지난 23일 대선 재선거 투표 결과 58.57%의 득표율로 피터 무타리카(79) 현직 대통령을 물리쳐 27일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 확정 통보를 받고 다음날 임기 5년의 말라위 제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아프리카에서 법원이 대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실시한 재선거를 통해 현직 대통령을 물리치고 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케냐에서도 2017년 사법부가 대선 결과를 무효로 했지만 재선거 결과가 뒤집히지 않았다. 차퀘라 대통령은 이날 취임 선서를 통해 국가적 화해를 촉구하고 재선거에서 패배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단합을 호소했다. 그는 “아마도 내가 대통령이 돼 여러분은 두려움과 슬픔에 가득 찼을 수 있다. 난 여러분이 한 가지를 기억하길 원한다. 그건 새 말라위는 여러분에게도 조국이라는 것”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인 한 여러분도 이 조국에서 같이 번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재선거와 그 결과는 아프리카 사법부가 부정 투표에 제동을 걸어 대통령 권한을 제어하는 시금석으로 여겨졌다. 지난해 5월 19일 치러진 대선에서 무타리카 대통령이 약 3%포인트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다. 그 뒤 이 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몇 달 동안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3일 선거 부정을 이유로 결과를 무효로 하고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무타리카 대통령이 항소했지만 재판소는 5월 8일 기각했다. 무타리카 전 대통령은 이번 재선거를 “말라위 역사상 최악”이라고 비난하고 이날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전날 언론에 국가가 평화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차퀘라 신임 대통령은 공직에 입문하기 전 ‘말라위 하나님의 성회’ 회장을 지냈던 목회자 출신이다. 릴롱궤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말라위, 남아공, 미국 등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말라위의회당(MCP)은 물론 아홉 정당 연합인 톤세 연합을 주도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조이스 반다, 무타리카의 참모로도 활약했던 칠리마 등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으며 많은 개혁 가운데 특히 최저임금 인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자리한 내륙 국가로 옛 이름은 니아살랜드(Nyasaland)다. 북쪽은 탄자니아, 동쪽과 남쪽은 모잠비크, 서쪽은 잠비아와 접해 있다. 한반도 면적의 절반에 인구는 1900만명 정도다. 기독교가 80%, 이슬람교가 18%를 차지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축복도 죄가 되나요

    [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축복도 죄가 되나요

    1992년, 그러니까 28년 전 이맘때쯤 종교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희대의 사건이 있었다. 개신교 감리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가 이 교단 신학교인 감리교신학대 학장을 지낸 신학자 변선환(1927~1995) 목사를 출교(黜敎) 조치한 일이다.`교회 바깥에서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변 목사의 다원주의 발언이 화근(?)이었다. 신학의 토착화를 외치며 다원주의를 펼쳤으니, 성경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는 근본주의의 개신교단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이단 신학자로 낙인찍힌 것이다. 출교는 목회자와 신자의 자격을 박탈당한 채 교회에서 영원히 거세되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극형이다. 출교 3년 후 연구실에서 세상을 떠난 변 목사는 지금도 종교 간 화합과 다원주의를 말할 때 회자된다. 타 종교를 존중하고 대화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적그리스도’ 취급을 받고 종교재판에 회부됐던 변 목사 사후 한국 종교계에선 화합과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변 목사가 초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그 첨병이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협의체인 KCRP는 해마다 종교 간 화합주간 행사를 연다. 신자들이 성당이며 절집, 교당, 예배당 같은 이웃 종교 시설을 교차 방문해 서로 종교를 알아가도록 주선도 한다. 그 앎과 이해의 모토는 바로 `다름도 아름답다´이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화해와 일치에 나선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신앙직제협의회)도 특별한 사례다. 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정교회가 참여한 이 협의회는 천주교를 이단시하는 일부 보수 개신교계의 반대 시위로 가끔씩 골치를 앓지만 일치기도회며 신학 대화모임을 잇고 있다. 2017년에는 교황청과 루터교세계연맹이 함께 작성한 `갈등에서 사귐으로´를 신구교 신학자들이 공동 번역 출간해 세계 기독교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런데 유독 보수 개신교 안쪽은 변화가 없어 보인다. 부쩍 늘어가는 종교 간 화합과 화해의 몸짓과는 달리 성경과 예배당에 몰두하는 배타의 신행과 고집스런 독단이 활개 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최근 감리교단에서 한 목회자를 놓고 `출교´를 다시 들먹인다. 지난해 8월 31일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한 수원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담임목사를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재판위원회에 회부한 것이다. 교회법인 `교리와 장정´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혐의다. 이 교리와 장정에는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가 범과(잘못을 저지름)에 해당한다. 재판에 지면 이 목사는 출교의 중징계를 당할 수 있다니 28년 전 변 목사의 종교재판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지인의 요청으로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한 것으로 알려진 이 목사는 `축복도 죄가 되느냐´며 교단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2016년 경북 김천 개운사 법당 훼손 사건에 개신교 신자 대신 사과하고 복구 기금을 모금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는 해고됐다가 법원 승소와 재단 이사회의 복직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학교 측 방해에 막혀 출근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학교 측은 손 교수가 불교 법회에서 `예수님은 육바라밀(6가지 수행덕목)을 실천한 보살´이라고 한 것을 문제 삼는다. 손 교수 발언은 예수의 신성과 삼위일체를 부정한 것으로 정통 교리를 따르지 않는 이단행위라는 입장이다. 손 교수 복직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각 종교 전문가들이 종교 간 대화 모임을 만드는 추세와는 사뭇 다르다. 세상이 어수선해서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사목방문해 그곳 이슬람교 최고지도자와 함께 서명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선언´이 부쩍 자주 회자된다. 평화에 대한 약속을 구속력 있는 문서로 남겼다는 의미를 지닌 그 선언엔 이런 문구를 새겼다. `도덕 가치들과 올바른 종교 가르침들을 지켜나갈 때 급진주의와 맹목적인 극단주의에 대응할 수 있다.´ 우리네 종교는 왜 자꾸 거꾸로 갈까.
  • 찬란한 영광은 저물었지만…

    찬란한 영광은 저물었지만…

    아름다운 것만 보려는 사람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유적지엔 주춧돌이나 돌기둥만 남아 있어 황량하다. 영광스러운 과거와 거대한 유적을 복원하는 것은 온전히 관광객의 상상력에 달렸다. 게다가 오래 이어진 경제 위기로 풍경은 쓸쓸하기까지 하다.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에서 주사기를 든 청년들과 쓰레기통을 뒤지는 걸인들을 봤다. 찬란한 고대 문명을 꽃피웠던 도시에서 결핍과 부재가 느껴졌다. 그런데도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은 아테네에 간다. 고대 유적을 만나 보기 위해서.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유럽 여행의 시작은 아테네였어야 했다. 그리스는 우리나라처럼 반도이면서 산악 지형을 가졌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polis)는 가장 높은(acro) 산이나 언덕에 아크로폴리스(acropolis)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군사방어용으로 만들었으나 나중에 종교적 성격이 덧붙여졌다. 아크로폴리스는 도시국가마다 존재하는 특정 공간을 의미하지만, 지금은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테네의 156m 높이 바위 언덕을 떠올린다. 아테네에서 아크로폴리스만 제대로 봐도 아테네의 9할은 이해하고 가는 셈이라고 한다. 우리가 산신을 모시듯 고대 그리스도 수호신을 떠받들었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은 전쟁과 지혜의 신인 아테나 여신을 모신 곳이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보면 고대 아테네 사람들이 모여 정치를 논하고 물건을 사고팔던 넓은 광장, 아고라가 보인다. 아크로폴리스가 ‘신의 영역’이었다면, 아고라는 ‘인간의 영역’인 셈이다. 디오니소스 극장은 1만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 정치 풍자 연극을 보고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던 곳이다. 이 모든 것이 기원전 5세기의 일이다. 거대한 원형 극장 한가운데 앉으니 우렁찬 노래가 들리는 듯했다. 아크로폴리스의 백미는 파르테논 신전이다. 그리스 정치인 페리클레스가 기획해 건설한 것으로, 유네스코 심벌의 모티브가 됐다. 민주주의와 유럽 문화의 원류라는 점을 의미한다. 파르테논은 우여곡절도 많았다.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6세기부터는 아테나 여신 대신 성모 마리아를 모시는 교회로 바뀌었다. 15세기엔 오스만제국이 아테네를 점령하면서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사용했다. 터키 총독의 후궁 처소로 썼다는 사실도 서글프다. 1687년 베네치아-오스만 튀르크 전쟁 당시엔 화약고로 쓰였는데, 베네치아군이 신전을 향해 포탄을 쏘면서 화약고가 터져 기둥 14개와 지붕이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19세기엔 영국대사인 토머스 엘긴이 파르테논 신전의 벽면 부조와 기둥 조각품을 영국으로 가져가 대영박물관에 전시함으로써 수난에 정점을 찍었다. 그가 반출해 간 조각은 253점에 이른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가면 영국이 약탈해 간 대리석, 즉 엘긴마블스(Elgin Marbles)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수난이 그저 남 일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아테네엔 사라진 것이 많다. 사라진 것이 한때 찬란하게 빛나던 것이었고, 시간 앞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불변의 진리. 아크로폴리스는 고색창연한 폐허로 말해 주고 있었다.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우리 개신교는 왜 아직… “축복도 죄가 되나요?”

    우리 개신교는 왜 아직… “축복도 죄가 되나요?”

    1992년, 그러니까 28년 전 이맘때쯤 종교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희대의 사건이 있었다. 개신교 감리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가 이 교단 신학교인 감리교신학대 학장을 지낸 신학자 변선환(1927~1995) 목사를 출교(黜敎) 조치한 일이다. `교회 바깥에서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변 목사의 다원주의 발언이 화근(?)이었다. 신학의 토착화를 외치며 다원주의를 펼쳤으니, 성경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는 근본주의의 개신교단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이단 신학자로 낙인찍힌 것이다. 출교는 목회자와 신자의 자격을 박탈당한 채 교회에서 영원히 거세되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극형이다. 출교 3년 후 연구실에서 세상을 떠난 변 목사는 지금도 종교 간 화합과 다원주의를 말할 때 회자된다. 타 종교를 존중하고 대화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적그리스도’ 취급을 받고 종교재판에 회부됐던 변 목사 사후 한국 종교계에선 화합과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변 목사가 초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그 첨병이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협의체인 KCRP는 해마다 종교 간 화합주간 행사를 연다. 신자들이 성당이며 절집, 교당, 예배당 같은 이웃 종교 시설을 교차 방문해 서로 종교를 알아가도록 주선도 한다. 그 앎과 이해의 모토는 바로 `다름도 아름답다’이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화해와 일치에 나선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신앙직제협의회)도 특별한 사례다. 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정교회가 참여한 이 협의회는 천주교를 이단시하는 일부 보수 개신교계의 반대 시위로 가끔씩 골치를 앓지만 일치기도회며 신학 대화모임을 잇고 있다. 2017년에는 교황청과 루터교세계연맹이 함께 작성한 `갈등에서 사귐으로’를 신구교 신학자들이 공동 번역 출간해 세계 기독교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런데 유독 보수 개신교 안쪽은 변화가 없어 보인다. 부쩍 늘어가는 종교 간 화합과 화해의 몸짓과는 달리 성경과 예배당에 몰두하는 배타의 신행과 고집스런 독단이 활개 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최근 감리교단에서 한 목회자를 놓고 `출교’를 다시 들먹인다. 지난해 8월 31일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한 수원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담임목사를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재판위원회에 회부한 것이다. 교회법인 `교리와 장정‘’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혐의다. 이 교리와 장정에는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가 범과(잘못을 저지름)에 해당한다. 재판에 지면 이 목사는 출교의 중징계를 당할 수 있다니 28년 전 변 목사의 종교재판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지인의 요청으로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한 것으로 알려진 이 목사는 `축복도 죄가 되느냐’며 교단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2016년 경북 김천 개운사 법당 훼손 사건에 개신교 신자 대신 사과하고 복구 기금을 모금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는 해고됐다가 법원 승소와 재단 이사회의 복직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학교 측 방해에 막혀 출근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학교 측은 손 교수가 불교 법회에서 `예수님은 육바라밀(6가지 수행덕목)을 실천한 보살’이라고 한 것을 문제 삼는다. 손 교수 발언은 예수의 신성과 삼위일체를 부정한 것으로 정통 교리를 따르지 않는 이단행위라는 입장이다. 손 교수 복직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각 종교 전문가들이 종교 간 대화 모임을 만드는 추세와는 사뭇 다르다. 세상이 어수선해서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사목방문해 그곳 이슬람교 최고지도자와 함께 서명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선언’이 부쩍 자주 회자된다. 평화에 대한 약속을 구속력 있는 문서로 남겼다는 의미를 지닌 그 선언엔 이런 문구를 새겼다. `도덕 가치들과 올바른 종교 가르침들을 지켜나갈 때 급진주의와 맹목적인 극단주의에 대응할 수 있다.’ 우리네 종교는 왜 자꾸 거꾸로 갈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인도, 파키스탄 외교관 추방은 ‘中 견제’ 포석?

    인도, 파키스탄 외교관 추방은 ‘中 견제’ 포석?

    최근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유혈 충돌까지 빚은 인도가 같은 민족인 파키스탄과도 외교적 긴장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는 말처럼 인도가 중국과의 국지전에서 타격을 입자 친중 성향 파키스탄을 향해 대신 적대감을 표출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외무부는 자국 관리 2명이 최근 파키스탄에서 체포됐다가 풀려난 것을 비난하며 뉴델리 주재 파키스탄 대사관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파키스탄에 요구했다. 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인도 대사관 직원도 50% 감축하겠다고 했다. 양국 대사관의 인력감축 조치가 7일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두 나라는 외교관 스파이 의혹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앞서 인도는 지난 1일 뉴델리 주재 파키스탄 외교관 2명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 해당 외교관들은 인도 정부의 기밀문서를 빼돌리려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안 가 파키스탄도 맞불을 놨다. 인도 대사관의 운전자로 지목된 두 명이 보행자를 친 뒤 도주하다가 체포됐으며 경찰이 차량 내부를 수색해 위조지폐를 찾아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파키스탄은 이들을 22일 인도로 추방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인도는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 극심한 종교 대립으로 1947년 파키스탄이 이슬람 국가로 떨어져 나갔다. 이후 두 나라는 주변 군주국(인도의 보호 하에 자치권을 행사하던 소국)들에 대한 지배권을 두고 대립했다. 특히 양모 산지로 유명한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곳은 주민 대부분이 무슬림이지만 군주는 힌두교 신자였다. 그는 여론을 무시하고 인도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파키스탄이 침공하면서 1949년 인도와 파키스탄 간 ‘1차 전쟁’이 시작됐다. 결국 유엔이 중재해 북부(아자드 카슈미르)는 파키스탄이 통제하고 남부(잠무 카슈미르)는 인도가 관할하기로 했다. 이후 두 나라는 두 차례(1965년·1971년) 더 전면전을 벌였다. 마지막 전쟁 때 인도는 파키스탄을 분열시키고자 ‘동파키스탄’으로 불리던 뱅골 지역 무슬림의 독립운동을 도와 방글라데시를 세울 수 있게 했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해 맞서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3500㎞ 가까이 국경을 맞대 분쟁이 일상화돼 있다. 두 나라는 1950년대까지 긴밀히 협력했지만 1959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1962년에는 전쟁도 벌였다. 아직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않아 불씨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밤 라다크 지역에서 양국군이 충돌해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인도군이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태우는 시위가 벌어지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에 대한 군사력 열세를 만회하고자 중국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중국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국가이기도 하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상대의 외교관을 추방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다만 이번에는 인도가 중국에 대한 분노를 파키스탄에 대신 표출하려고 의도적으로 기획했다는 시각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가 핵무장을 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긴장을 고조시켜 예기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양국은 지난해 2월 전면전 위기를 겪은 뒤로 산발적 교전이 이어지고 있어 언제고 전쟁이 가능한 상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와 협상할까, 바이든을 기다릴까… 세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트럼프와 협상할까, 바이든을 기다릴까… 세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 세계의 행보가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면 펼쳐질 수 있는 더욱 강경한 협상을 피하기 위해 지금 거래를 마무리해야 할까, 아니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기다려야 할까’를 두고 미국의 동맹국들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딜레마는 트럼프가 지난 5일에 이란이 미국 인질 석방을 축하하는 트윗을 날리면서 스스로 키운 측면이 있다. 트럼프는 트윗에서 “미 대선 후까지 협상을 기다리지 마라”며 “나는 이긴다. 여러분은 지금 협상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자신들이 레임덕으로 취급될 수 있다는 것에 민감해한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특히 미국과 신냉전에 들어간 중국이 빠르게 계산에 들어갔다. 중국은 지켜보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 지도부는 트럼프가 동맹 국가들에 끼친 피해 때문에 트럼프 2기에서는 중국의 이해가 심대하게 손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대선 결과가 미중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동맹을 파괴하는 트럼프보다는 동맹과 협력하는 바이든이 중국엔 더 위험하다”며 트럼프 재임을 희망했다.바이든은 당선되면 트럼프가 취한 정책을 원상 회복시키겠다고 장담했다. 바이든은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정에 재가입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취한 미국의 모든 관세와 제재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이 핵협정 준수 의무를 다시 지키면 미국은 핵합의에 돌아갔다고는 공약도 내걸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자금 지원을 끊으면서 중국에 경사된 편견을 고치고, 투명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혁하라고 주문했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WHO는 훨씬 더 고통스러운 양보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WHO는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백악관을 한번 찔러봤다가 쓴 맛을 맛봤다. 트럼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을 거부하자 며칠 만에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의 4분의 1이 감축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메르켈은 오는 7월에 워싱턴 DC 외곽에서 직접 만나자는 트럼프의 제안에 대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면 접촉은 너무 이르다며 퇴짜를 놓았고, 트럼프는 독일이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충족하지 못한다며 주독 미군 감축으로 대응한 것이다. 당분간 각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입장을 완화할 경우를 대비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 유럽 몇몇 국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보복 위협에도 기술기업에 디지털세 부과 움직임을 보이고, 한국은 미국의 대폭적인 방위비 인상 요구에 합의하지 않고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전략연구소(IISS) 존 칩맨 소장은 “유럽과 아시아는 코로나19를 핑계로 ‘통상적인 업무를 보기에는 너무 어렵다’며 정지 버튼을 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유행은 10월 이전에 종식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시간대가 미국 대선에 딱 맞물린다.미국 내의 코로나19 대응 및 인종차별 항의 시위도 외국에겐 기다리라는 신호를 주고 있다. 칩맨 소장은 “미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 탓에 외국 자본이 트럼프 시절 더 투자하는 문제에 대해 의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재선을 위해 외국에 혜택을 요구한 것은 더는 비밀이 아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쓴 ‘그것이 일어난 방’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해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선에 승리할 수 있도록 농산물을 더 사달라고 부탁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트럼프는 이를 부인한다. 서방 정부들은 트럼프가 가치를 공유한 동맹보다 거래를 좋아하는 스타일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예컨대 G7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한 것을 두고 영국과 캐나다는 불만을 터트렸다. 극단적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동맹군의 전 미국 특별대표인 브렛 맥거크는 “트럼프 하에서 악수(동맹)의 가치가 반감됐고, 우리의 가치는 너절해졌다”며 “러시아나 중국이 결코 상대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무형 자산인 소프트파워가 고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세계, 특히 서방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에 베팅했다가 상당한 대가를 치렀다. 열탕과 냉탕을 오가는 미국의 커다란 정책 변화에 대해 동맹들은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에 덜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화국의 방패, 트럼프와 미국 동맹의 위험’을 쓴 미라 래프 호퍼는 “외교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맹들에겐 미국이 없는 외교정책이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65세 이하 내국인 1000명만”… 사우디, 성지순례자 제한

    “65세 이하 내국인 1000명만”… 사우디, 성지순례자 제한

    美 10개주 일주일새 신규감염 최고치 中 베이징發 집단감염 확진자 249명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종교 행사인 하지(성지순례)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확진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재유행이 현실로 다가왔다. 중국은 지난 11일 수도 베이징에서 감염자가 다시 나온 뒤로 6개 성·직할시로 바이러스가 퍼졌다. 사우디 정부는 23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현실에서 대규모 모임을 여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하지 순례자 수를 1000명 정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내에 있는 무슬림 가운데 나이도 65세 이하로 제한하며, 외국인 순례자는 받지 않는다. 하지는 무슬림의 5대 의무 가운데 하나로 평생 한 번은 선지자 무함마드가 태어난 메카 등 성지를 찾도록 한 것을 말한다. 전 세계 이슬람 신자 18억명 가운데 해마다 200만명 정도가 하지를 지키고자 사우디를 찾는다. 이슬람교에서는 자신들의 역법에 맞춰 순례 시기를 정해 놨는데, 올해는 7월 28일쯤 시작한다. 사우디 왕은 ‘가장 성스러운 장소의 관리자’로서 기독교 교황에 비견되는 종교적 영향력을 갖는다. 사우디 정부도 매년 60억 달러(약 7조 3000억원)의 관광 수입을 얻는다. 사우디에 하지는 국가의 흥망성쇠와 직결돼 있다. 하지만 자국 내 바이러스 감염자가 16만명을 넘어서자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결단을 내렸다. 미국도 비상이 걸렸다. CNN방송은 22일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주 등 10개 주에서 최근 일주일간 신규 확진환자 수 평균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다음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경장벽 완공을 자축하려고 방문하는 애리조나주에서도 일일 신규 감염자가 2400명을 넘어섰다.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의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은 “미국에서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당분간 늦춰질 것 같지 않다. 되레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감염병 확진환자 수는 228만여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중국도 집단감염 파장이 심상치 않다. 2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전국에서 22명이 새로 감염됐다고 밝혔다. 베이징에서만 13명이다. 신파디 도매시장 집단감염에 따른 누적 확진자는 249명에 달한다. 지난 11일 베이징에서 다시 시작한 감염병은 허베이와 랴오닝, 쓰촨, 저장, 허난, 톈진 등으로 퍼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中에 부탁 없다면서… 트럼프, 이틀 만에 ‘위구르 인권법’ 엎었다

    中에 부탁 없다면서… 트럼프, 이틀 만에 ‘위구르 인권법’ 엎었다

    트럼프 “미중 무역협정에 방해됐을 것” “시진핑에 재선 부탁 안 해” 볼턴 의혹 반박 中 탄압받는 100만여명 위구르족 외면 “무역성과로 재선 노려” 中밀착 의혹 커져 지난 17일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인권 탄압을 제재하는 법안에 서명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를 뒤집었다. ‘미중 무역협정’을 감안해 이틀 만에 법안을 유예한 것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중국에 농산물을 더 사달라며 ‘재선을 부탁했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장의 (위구르족) 집단수용소와 관련해 중국 관리들을 제재하는 것을 유예했다. (유예를 안 했다면) 중국과의 무역협정을 방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잠재적으로 2500억 달러(약 303조 7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훌륭한 거래를 만들어 냈고, 그들(중국)이 많은 것을 사고 있다”며 “나는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고, 이것은 어떤 제재보다 더욱 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의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법안에 따르면 소수민족에 대한 고문, 불법 구금 등 인권 탄압에 가담한 중국 관리의 명단을 미국 의회에 보고하고,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거나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 위구르족은 튀르크계 이슬람교도로 중국 한족과 외모나 언어가 달라 당국의 탄압을 받아 왔으며 미국은 100만여명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고, 서명 당일 열린 미중 하와이 비공개 회담에서 양제츠 중국 정치국원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 이날은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재선을 위한 도움을 구걸했다’는 볼턴의 회고록 내용까지 전해진 날이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구르족 수용소에 대해 “정확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으며, ‘대선 승부처인 농업 지역의 표심을 얻으려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달라고 요청했다’고 썼다. 미국 내 반중 정서를 자극해 온 트럼프가 뒤로는 재선을 위해 중국과 밀착하고 있었다는 폭로가 나온 이후 위구르 인권법을 뒤집자 언론에 의해 명명된 ‘중국 스캔들’을 스스로 키우는 형국이다. 특히 회담 직후 폼페이오 장관이 트위터에 “미중 간 1단계 무역 합의의 모든 의무사항에 대한 완수 및 이행을 다시 약속했다”고 밝히면서 인권 문제는 미루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유리한 무역 성과를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미국과 더 많은 거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라에 좋은 건 선거에 좋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선거에서 도와 달라’고 말하고 다니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볼턴은 21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철학적 기반이나 전략이 없다. 국가 이익과 자신의 이익 간 차이를 모른다. 지난 100년간 이런 접근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비판하며 오는 11월 대선에서 그를 찍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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