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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숙 여사는 첫날, 박 전 대통령은 내내 쓴 ‘히잡’이 뭐기에

    김정숙 여사는 첫날, 박 전 대통령은 내내 쓴 ‘히잡’이 뭐기에

    김정숙 여사, 종교시설 방문 첫날만 히잡 착용朴, 비행기에서부터 방문기간 내내 히잡 둘러히잡 논란, 여성 정치인 중동 방문때마다 존재이준석 바른미래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숙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그랜드 모스크 방문에 히잡을 쓴 사진기사를 링크한 후 “예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방문할 때 히잡을 썼다고 여성 억압의 상징을 착용했다느니, 여성인권에 관심이 없다느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이 조용한 걸 보니 히잡도 착한 히잡과 나쁜 히잡이 있는가 보다”라며 “물론 나는 누가 써도 문제 안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당협위원장이 언급한 논란은 2016년 5월 박 전 대통령이 이란 방문 당시 ‘루싸리’라는 히잡을 두른 것을 두고 ‘여성 대통령이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를 흔쾌히 착용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을 말한 것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 전 대통령이 드라마 송중기 및 ‘태양의후예’ 팬인 탓에 한류체험장인 케이스타일 허브에 송중기의 입간판을 세우라고 지시하고 관련 예산을 155억이나 증액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시 히잡 착용이 ‘‘태양의 후예’에서 히잡 쓰고 나온 송혜교를 따라 한 것 아니냐’는 웃지 못할 지적도 나왔다.김정숙 여사는 24일 UAE 순방 첫 일정으로 UAE의 대표적 이슬람 건축물이자 종교시설인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하면서 히잡을 착용했다. 그랜드 모스크는 4만명이 동시에 예배할 수 있는 규모로 사우디에 있는 메카, 메디나 모스크에 이어 걸프 지역에서 3번째로 큰 모스크이다. 이 곳 내부에 입장하기 위해 여자는 히잡을 쓰고 전통 복장으로 다리를 가려야 한다. 세계의 다른 유명 모스크가 그렇듯 입구에서 히잡과 전통 복장을 빌려준다. 남자의 경우는 반바지에 슬리퍼를 입어도 입장할 수 있다. 김 여사가 히잡을 착용한 것은 종교시설을 방문한 첫날이 유일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종교시설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김 여사뿐 아니라 모든 여성 수행원들이 동일하게 히잡을 착용했을 뿐 패션외교 차원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아부다비 왕세제의 모친인 파티마 여사와 오찬을 가질 때,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과 함께 UAE의 전통시장인 ‘수크’를 방문했을 때 모두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박 전 대통령의 경우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부터 히잡을 착용하고 공항에 등장했다. 양국관계 발전 도모와 이슬람 문화 존중 차원에서 방문 기간 내내 히잡을 썼다. 종교시설뿐만 아니라 도심 빌딩에서 열린 K-culture 전시장에도 히잡을 두르고 일정을 소화했다. 이슬람을 국교로 삼고 있는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들에게 외출시 반드시 히잡을 쓰고 몸을 가리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페미니스트 정부를 표방하는 스웨덴의 외교사절단도 이란방문 당시 히잡을 착용했다가 그동안의 행보와 모순된다는 이유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히잡과 관련된 논란은 여성 정치인들의 중동 방문 때마다 존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시 히잡을 쓰지 않았던 미셸 오바마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과 사우디의 여성 인권 탄압에 경종을 울리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이 엇갈렸다. 당시 사우디 왕실은 어떤 항의표시도 하지 않았다. 미셸은 2010년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는 히잡을 썼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도 사우디 방문 기간 내내 전통복장 지침을 거부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은 사우디 왕자로부터 아바야(어깨부터 다리까지를 덮는 망토형 옷)를 선물받고도 쓰지 않았고 이후 아바야를 ‘억압의 상징’으로 표현했다. 반면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0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를 방문했을 때 모자를 쓰고 스카프를 둘렀다. 히잡을 썼다고 여성 인권 탄압을 지지한다고 말할 수 없다.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이란 개혁파를 대표하는 여성 부통령 마수메 에브테카르는 1998년 ‘국제 여성의 날’에 차도르를 입은 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여성 억압을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쓰지 않는 것이 분명한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반평생 이슬람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위해 싸워 2003년 이슬람권 여성으로는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에바디는 시상식장에 히잡을 벗고 나타났다. 이 역시 이란 보수진영의 큰 비판을 감수해야했다. ☞ 이준석, 히잡 쓴 김정숙 여사에게 날린 쓴소리는?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민 일자리 없는데 성직자만 배불러” 경제난, 이란 反정부 시위 불 당겼다

    “서민 일자리 없는데 성직자만 배불러” 경제난, 이란 反정부 시위 불 당겼다

    이란의 대규모 반(反)정부·반체제 시위가 겉잡을 수 없는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시작한 시위로 2일 현재 최소 21명이 죽었다. 시위가 격화한 데에는 서방과의 핵합의(JCPOA)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는 척박한 생활에 대한 좌절감, 그 와중에 부를 독점하는 이슬람 성직자에 대한 불만, 만연한 부정부패, 정부 무능력에 대한 실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AFP통신은 지난 1일 테헤란에서 경찰관 1명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숨졌으며, 이로써 이번 시위로 지금까지 최소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로레스탄주 도루드 시위 참가자 2명이 군·경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고, 이튿날에는 10명이 서부 토이세르칸 등지에서 군 기지와 경찰서를 점거하려다가 사살당하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업률과 물가 상승에 대한 두려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삭감이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12월 10일 2018년 예산안을 제출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약 3000만명이 현재 받고 있는 정부 보조금이 대폭 삭감된다. FT는 “수치상으로는 이란의 경제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란 시민들은 상황이 악화됐다고 느낀다”면서 “핵합의에 큰 기대를 품었지만, 일상은 여전히 어렵다. 실망만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는 한 이란인 교사는 “돈이 없어서 20년 넘게 탄 차를 최근 팔았다. 기름값이 오르면 다른 물가도 모조리 오를까 봐 걱정”이라고 FT에 말했다. CNN 역시 “이란인들은 2015년 이란이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과 핵합의를 체결한 이후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분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또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인용해 “이란에 일자리가 없다. 15~29세의 청년 실업률은 24%를 훨씬 넘는다. 도시에 거주하는 청년과 여성 실업률은 더 높다”면서 “석유 산업과 관광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군의 형편은 더 나빠졌다”고 전했다. 미 컨설팅기업 유라시아그룹 클리프 쿱찬 회장은 “이란 정부의 예산안에서 종교 기관과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란인들이 여기에 분노한 것”이라면서 “핵합의로 얻은 과실로 일반 시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FT는 “(새 예산안으로) 한 유명한 강경파 이슬람 사제는 10년 전보다 8배나 많은 돈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마크 두보비츠 회장과 레이 타케이 미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기고에서 “이란의 이슬람 신권정치가 실정과 부패로 국민의 기대에 미달해 정통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두보비츠 회장 등은 “이란 성직자와 혁명수비대 등 국정을 장악한 보수파들은 한정된 국가 자산을 경제를 개선하는 데 쓰는 대신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시리아 등 대외 혁명 활동에 투입해 국민 생활을 핍박에 빠트렸다는 비난을 받는다”면서 “기대를 모았던 하산 로하니 정부마저 정치·경제 개혁에 대한 민중의 열망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슬람 정권은 국민을 설득할 정치적 명분도, 요인도 상실했다. 최대의 난국”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경제난뿐만 아니라 정부의 무능함, 부정부패에 분노한 것”이라면서 “지난해 11월 대지진 이후 이란 정부는 무능력함을 여실히 보여 줬다. 이란인들은 이란 정부가 이란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12일 발생한 규모 7.3 지진으로 최소 530명이 숨지고 8000명이 다쳤다. CNBC는 “이번 시위는 주도세력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란 정부에 위협적”이라면서 “누구와 무엇을 협상해야 할지 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1일 의회 수뇌부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재 이란의 경제 상황은 어느 나라보다 낫다”면서 “비판과 반대는 옳은 일이지만, 바른 방법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란 국민의 의지와 법에 반하는 구호를 외치고 이슬람혁명의 가치를 훼손하고 공공 기물을 손괴하는 일부 세력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로하니 대통령은 폭력 시위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를 지목했다. WSJ는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강제 진압하면 인권침해를 이유로 이란에 신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익명의 미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사우디는 ‘이란식 민주주의’가 두려워

    사우디는 ‘이란식 민주주의’가 두려워

    레바논 ~ 이라크 ‘시아 벨트’ 부담 “사우디 왕권 교체기 불안 투영”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권 교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권력 무함마드 빈살만(32) 사우디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아직 정치적 역량을 증명해내지 못했다. 이 와중에 오랜 숙적 이란은 중동 일대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를 신봉한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에게는 눈엣가시다. 이란은 혁명을 일으켜 왕조를 전복시키기도 했다. 새 국왕이 사우디를 틀어쥐기 전에 이란을 위시한 시아파가 중동을 장악하는 것은 아닌지, 이란에서 태어난 이슬람식 민주주의가 아랍국 일대로 퍼져 나가는 것은 아닌지, 이란을 바라보는 사우디는 불안하다.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연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긴급총회에서 “이란은 세계 제1의 테러지원국이다.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는 아랍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우디 등은 지난 4일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사우디 리야드 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건의 배후에 이란과 헤즈볼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우디 측은 “이란의 공격에 나태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며 무력 충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20일 “아랍연맹의 성명은 거짓말과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TV 연설에서 “우습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배후에 헤즈볼라가 있다는 설을 일축했다. 양측이 전쟁이라도 벌일 듯한 기세지만, 군사력·경제력 등 전통적인 ‘하드 파워’ 측면에서 이란은 사우디의 상대가 안 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펴낸 ‘세계 군비 지출 동향’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해 637억 달러(약 69조 8597억원)의 군비를 지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다. 이란의 지난해 군비는 123억 달러로, 사우디의 5분의1 수준이다. 사우디는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미국의 오랜 우방이기도 하다. 전임 버락 오바마 미 정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란에 적대적인 것도 사우디에 유리하다. 경제 규모도 사우디가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은 6785억 달러이며, 이란의 GDP는 4276억 달러다. 또 사우디는 세계 1위 산유국으로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하지만 이란의 ‘소프트 파워’는 사우디에 위협적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을 통해 왕조를 전복시키고 이슬람식 민주주의를 구축한 전력이 있다. 최고 성직자가 최고지도자를 맡되 그 아래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분리해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반면 사우디는 1932년 국가를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전제군주제를 고수해 왔다. 사우디 국왕은 왕이자 동시에 이슬람의 수호자를 자임한다. 왕은 입법, 사법, 행정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지난 12일 “사우디는 이란이 혁명을 수출해 자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의 입김 강화가 사우디 왕위 교체기와 맞물리면서 사우디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정부는 양위 계획을 부인하고 있지만, 데일리메일은 지난 16일 왕실 관계자들을 인용해 “늦어도 25일까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빈살만 왕세자에게 왕위를 이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동맹국 또는 추종 세력에 자율성을 주는 방식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미 온라인매체 더인터셉트는 지난 17일 “사우디와 이란이 각각의 동맹국을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보면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인터셉트에 따르면 이란은 각국을 직접 통치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독립적 정치구조를 허용한다.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후티 반군 등이 그 예다. 그들은 의사결정에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반면 이슬람 근본주의 ‘와하비즘’이 지배하는 사우디는 동맹국에도 엄격한 종교적·정치적 기준을 요구했다. 때문에 소수의 우방국을 제외한 다수를 적국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이슬람국가(IS) 패퇴 이후 이란은 IS가 점령했던 이라크, 시리아와의 유대를 다지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이란의 지지를 받는 헤즈볼라의 입지가 단단해졌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사우디는 머리맡에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 벨트’를 두게 된다. 다급해진 사우디는 앙숙 이스라엘의 손을 잡았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20일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사우디와 비밀리에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조너선 아델만 미 덴버대 국제학 교수는 지난 17일 미국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빈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란과의 갈등을 지렛대로 삼고 있다”면서 “국내 문제로 향한 사우디의 시선을 이란으로 돌리려는 것이지 꼭 전쟁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카타르 아부 디아브 프랑스 파리대 정치학 교수는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예멘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 변수”라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컵 예선 열기…지구촌 이모저모] ‘禁女’ 이란 축구장 女관중 볼 뻔

    [월드컵 예선 열기…지구촌 이모저모] ‘禁女’ 이란 축구장 女관중 볼 뻔

    한국이 우즈베키스탄과 운명의 일전을 벌인 5일(이하 현지시간), 이란도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으로 시리아를 불러들여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0차전을 치렀다.그런데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들의 남자축구 관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여성들이 관중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연출될 뻔했다. 여성 수백명이 온라인 예매 사이트에서 입장권을 구매한 것이다. 사이트 가입에 필요한 개인정보란에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성별란이 생겼는데 ‘여성’으로 입력해도 입장권이 발매된 것이다. 여성들은 너무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 온라인 등에 티켓을 구입한 사실을 자랑했다. 일부 언론은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화들짝 놀라 여성들의 입장권을 취소시키는 한편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축구협회는 ‘기술적 오류’ 때문이라며 “여성들이 경기장에 등장하는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여성들은 배구와 야구, 핸드볼, 테니스 등의 남자 경기는 남자 좌석과 엄격히 구분돼 관전할 수 있지만 축구와 수영, 레슬링 등의 남자 경기를 보는 것은 금지돼 있다. 한 여성 팬은 개혁 성향인 일간 ‘샤흐르반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축구를 좋아하진 않지만 어울리지 않으면 중요한 사건을 놓칠지 모른다고 느꼈기 때문에 입장권을 구매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2015년 선수 가족만 입장할 수 있었던 남자 배구 경기에 몰래 들어가 관전하려 했다는 이유로 4개월 동안 구금됐던 영국계 이란 여성인 곤체흐 가바미는 여성 팬들을 향해 입장권을 계속 사들여 시대에 뒤떨어진 샤리아 율법에 항거하자고 촉구했다. 이어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빈 좌석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이란 축구 스타 마수드 쇼자에이(33)는 지난 6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 여성의 축구 경기장 출입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란 의회·호메이니묘 연쇄 테러

    IS, 배후 자처… 비상사태 선포 이란 테헤란 도심의 의회 의사당과 이맘 아야톨라 호메이니 영묘에 7일(현지시간)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이 침입해 무차별 총격과 자폭 테러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당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AK47소총으로 무장한 괴한 4명이 의회 건물로 난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소총과 권총을 난사해 경비원 1명이 숨졌다. 이들은 인질극을 벌이다 오후 3시 10분쯤 일당이 경찰에 모두 사살된 뒤 상황이 마무리됐다. AP통신은 괴한 중 한 명이 의회 건물 안에서 자폭했다고 전했다. 당시 의회는 회기 중이었다. 의회 난입이 일어난 지 30분 뒤에는 테헤란 남부에 있는 이맘 호메이니의 묘소에도 무장 괴한 4명이 침입해 총을 난사했다. 괴한 4명 중 3명이 여성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한 명은 자살 폭탄 조끼를 터뜨려 숨졌다. 호메이니 영묘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의 지도자이자 이란의 ‘국부’로 칭송받는 호메이니가 묻힌 곳으로 현지인은 성지로 생각한다. 테헤란 경찰은 의회를 봉쇄하는 한편 즉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통령궁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이란 내무부는 비상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IS가 시아파 종주국 역할을 하는 이란에서 공격 행위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S가 시아파의 종주국이나 다름없는 이란의 정치, 종교 심장부에서 테러를 저지르면서 이슬람 종파 간 분열상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이란 의회·호메이니묘 연쇄 테러

    이란 의회·호메이니묘 연쇄 테러

    이란 테헤란 도심의 의회 의사당과 이맘 호메이니 영묘에 7일(현지시간)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이 침입해 무차별 총격과 자폭 테러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39명이 부상당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이날 오전 10시 30분쯤 AK47소총으로 무장한 괴한 4명이 의회 건물로 난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소총과 권총을 난사해 경비원 1명이 숨졌다. 이들은 인질극을 벌이다 오후 3시 10분쯤 일당이 모두 사살된 뒤 상황이 마무리됐다. AP통신은 괴한 중 한 명이 의회 건물 안에서 자폭했다고 전했다. 당시 의회는 회기 중이었다. 의회 난입이 일어난 지 30분 뒤에는 테헤란 남부에 있는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묘소에도 무장 괴한 4명이 침입해 총을 난사했다. 괴한 중 한 명은 경비대에 포위되자 청산가리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나머지 여성 1명은 폭탄 조끼를 터뜨려 목숨을 끊었다. 나머지 2명 중 1명은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으며 여성 1명은 체포됐다.  호메이니 영묘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의 지도자이자 이란의 ‘국부’로 칭송받는 호메이니가 묻힌 곳으로 현지인들은 성지로 생각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 등 고위 인사는 중요한 종교적 기념일에 이곳을 참배하고 예배에 참석한다.  테헤란 경찰은 의회를 봉쇄하는 한편 즉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통령궁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이란 내무부는 비상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통제 사회로 치안이 비교적 안정된 테헤란에서 총격이나 폭발 사건이 벌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했다. IS가 시아파 종주국 역할을 하는 이란에서 공격 행위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이란 개혁파 후견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별세

    ‘이란 개혁파 후견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별세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이란 개혁파의 후견인 역할을 해 온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83세를 일기로 숨졌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이란 국영방송도 “라프산자니가 이슬람과 혁명을 향한 쉼없는 여정 끝에 천국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이슬람혁명 직후인 1979년 11월부터 9개월간 혁명 정부의 내무장관으로 정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라프산자니는 이듬해인 1980년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장으로 선출돼 9년간 재임한 뒤 1989년 치러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 1997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실용주의적 보수파로 분류되는 그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함께 이슬람 혁명 1세대로 대통령 퇴임 후에도 개혁파와 온건세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개혁진영과도 손을 잡는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외교 정책에서도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경색된 아랍권, 중앙아시아권과 접촉을 늘려나가는 노선을 택했다. 현 권력서열 1위인 하메네이가 최고 지도자가 되는 데 기여해 협력적인 관계를 이어 간 그는 하메네이 못지않게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쳐 ‘노련한 킹메이커’라는 별칭이 붙었다. 뉴욕타임스는 오랜 경제적 고립에서 막 벗어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이란에 라프산자니의 사망은 적잖은 타격을 안겨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지도부 내에 극단적인 반미세력의 입지가 강화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트럼프 취임 앞두고… 이란, 美 보잉기 80대 구매 계약

    이란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보잉사의 여객기 80대를 166억 달러(약 19조 3888원)에 구입하기 위한 계약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 항공기업체 보잉사는 2018년부터 10년간 이란항공에 중·단거리용 ‘737 맥스 8s’ 50대, 장거리용 ‘777-300ER’과 ‘777-9s’ 각각 15대 등 모두 80대를 인도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보잉사는 “이번 이란과의 계약으로 일자리가 수만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란항공은 보잉사의 경쟁사인 유럽 에어버스와도 계약 최종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항공은 앞서 1월 제재가 해제되자마자 250억 달러 규모의 에어버스 여객기 118대를 구입하는 계약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이란이 보잉사와 에어버스와 맺는 계약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서방 기업들과의 거래로는 최대 규모이다. 하지만 보잉사의 이번 거래에는 정치적 부담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이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만큼 최종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 합의를 문제 삼는 데다 국방장관에 내정된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 등 트럼프 새 내각에는 이란에 적대적인 인사가 적지 않다. 미국 의회 일각에서도 이란의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기에다 보잉사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의 교체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당선자가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그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보잉사는 이란항공에서 받은 주문을 장부에 ‘우발 사안’으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최종 성사되려면 미국 재무부과 국무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까닭이다. 보잉사와 이란항공의 거래가 양국 관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터키 대통령 20일 ‘중대 발표’ 예고… 개헌하나

    대대적인 쿠데타 세력 숙청에 나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중대 발표’를 예고했다.  터키 최대도시인 이스탄불에 머무르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지지 군중 앞에서 “정부가 중요한 준비를 하고 있고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인 예니사팍 신문이 보도했다. 에르도안은 “국가안전보장회의 후 각료회의를 열어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대 발표가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중대발표는 에르도안이 쿠데타 진압 후 전국적으로 정부지지 시위를 독려하는 가운데 발표하는 내용인 만큼 쿠데타 후속조처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쿠데타 배후로 규정하고, 가담세력에 대한 응징과 군·사법부 개편 등 후속조치를 제시할 전망이다. 이밖에 쿠데타 후 대중적인 화두가 된 사형제를 비롯해, 이미 추진방침을 밝힌 대통령중심제 등을 담은 개헌 계획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더 나아가 쿠데타 진압으로 결집한 이슬람주의 지지세력을 활용, 이슬람주의 개헌에 나설지 모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터키는 인구의 95%가 이슬람 교도지만 세속주의 헌법에 기초한 국가다. 이밖에 야당이 개헌의 걸림돌이 된다면 지지세력이 집결한 이때 조기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터키 전문가 소네르 차압타이 선임연구원은 18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치솟는 지지율이 내년 선거까지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고, 이슬람혁명이 권력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면서 “에르도안이 종교세력을 부추겨 나라를 장악하고 스스로 ‘이슬람 지도자’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루사리가 뭐 대수라고/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루사리가 뭐 대수라고/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이 큰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친북한 쪽이었던 이란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대한 지지 표명을 이끌어 낸 점이 도드라진다.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52조원 규모의 인프라·에너지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제적 성과도 돋보인다. 수교 이래 첫 국가원수의 방문이자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첫 비(非)이슬람권 여성 정상의 방문치곤 성적표가 꽤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양국 관계의 청색 신호 한쪽에서 벌써부터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 들먹거려진다. 북한과 이란의 우호 관계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에서 국제 역학관계를 어떻게 풀지가 우선의 난제로 보인다. 실제로 이란 대통령, 최고지도자와의 연쇄 회동에서 ‘북핵’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란의 미국, 서방 국가에 대한 반감이 강해 국제정치적 리스크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얽히고설킨 역학관계를 원만히 풀지 못할 경우 이란 방문의 성과가 자칫 물거품이 될 위험성이 큰 것이다. 그중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이란과 숙적 관계인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재설정이다. 최근 많은 이슬람 국가들은 이란 제재가 풀린 이후 서방 국가들의 이란 러시를 곱지 않게 본다. 그런 점에서 이슬람 역사,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편견 해소가 시급하다고 이슬람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슬람 인구는 57개국에 걸쳐 16억명에 달한다. 지구촌 최대의 단일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들고나는 무슬림(이슬람 신도)이 급속히 늘고 있고 국내 신자 수도 가파른 증가 추세에 있다. 교류와 관계가 늘수록 이슬람 전통과 문화에 대한 인정과 양해가 긴요하지만 우리 실정은 그 반대로 일천하다. 박 대통령이 순방 중 계속 착용했던 히잡 일종인 루사리를 둘러싼 논란만 해도 그렇다. 방문 전부터 ‘여성 억압’의 상징을 왜 쓰느냐는 반대 목소리가 컸다. 이란 율법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모두 히잡을 쓰도록 정하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명언이 아니더라도 지켜 주고 따라야 하는 문화이자 관습인 것이다. 이슬람 국가들에서 히잡을 여성 억압 도구로 여기는 여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우리 집을 찾아온 외국인이 신발을 신은 채 안방을 돌아다닌다면 어떨까. 경제와 정치외교적 교류보다 문화 교류가 우선이 아닐까 한다. 제대로 알고 접근해야 낭패를 보지 않을 것이다. 이란만 하더라도 국내엔 전문가가 손꼽을 정도로 극소수라고 한다. 이슬람 국가에 진출해 있는 일본 상사 직원들은 현지 무슬림의 대소사에 적극 참여하고 어울리기로 유명하다. 우리는 우리 국민이 이슬람 국가에서 테러를 당해도 누구와 어떻게 접촉해 해결할지를 몰라 허둥대기 일쑤 아니었던가. “오늘 우리가 우정의 나무를 함께 심는다면 영원한 행운이 우리와 함께할 것으로 믿는다.”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박 대통령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하면서 남겼다는 말이다. 그 우정의 나무를 어떻게 심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가롭게 루사리 논쟁만 하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kimus@seoul.co.kr
  • 총선 앞둔 이란 보수파의 반격

    “이란의 개혁·개방 정책을 주도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게 보수파가 일격을 날렸다.” 다음달 26일 치러지는 이란 전문가의회 및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중도·개혁파 후보들이 사전 심사에서 대거 탈락하자 외신들은 이같이 평가했다. 이란의 헌법수호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전문가의회 의원 선거에 입후보한 801명 중 166명을 후보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선출직 후보의 자격 심사를 맡는 헌법수호위원회는 보수 성향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직간접적으로 임명하는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보수 일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새달 26일 선거… 중도·개혁파 사전 심사서 대거 탈락 헌법수호위원회의 편향적 성격 때문에 중도·개혁파로부터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전문가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한 중도 성향의 하산 호메이니(43)가 탈락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호메이니는 이란 이슬람혁명의 주역이자 초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이며 로하니 대통령 등 중도·개혁파로부터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앞서 지난주 헌법수호위원회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신청을 한 1만 2000여명 가운데 4700여명만 출마를 허가했다. 개혁파 지도자인 호세인 마라시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개혁파 후보 3000여명 중 단 1%만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에게 ‘넘지 말아야 할 선’ 경고 분석도 다음달 총선은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뒤 처음 치러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도·개혁파가 국회에 대거 진출한다면 로하니 대통령이 추진 중인 개혁·개방 정책이 탄력을 받겠지만, 보수파가 권력을 유지한다면 지난해 극적으로 타결된 핵합의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76세 고령임을 감안할 때 최고지도자 유고 시 후계자를 정하는 전문가의회 선거는 보수파와 중도·개혁파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전쟁터다. 이에 최근 경제제재 해제로 중도·개혁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보수파가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중도·개혁파 후보의 대거 탈락은 보수파가 로하니 대통령에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음을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란의 다음 목표 ‘이라노포비아 해제’

    이란의 다음 목표 ‘이라노포비아 해제’

    10년 만의 경제제재 해제로 국제사회 복귀를 꾀하는 이란이 ‘이라노포비아’(Iranophobia·반이란 정서)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신정일치의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선 뒤 미국 등 서방국가들에 의해 ‘악의 축’으로 각인돼 왔다. 핵 위협과 더불어 다양한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았고, 종교가 우위를 차지하는 정치제도와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란 배경도 작용했다. 이런 이란이 반이란 정서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AP 등 외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노포비아 해소를 위한 집착은 열악한 경제 사정 탓이다. 이란은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차 제재 이후 물가 상승과 높은 실업률에 시달려 왔다. 세계은행(WB)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선 118위로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데다 제재 해제 이후 이란에 투자 의사를 밝힌 해외 유수 기업도 독일의 다임러(벤츠) 정도다. 외교 관계 정상화로 ‘잃어버린 10년’을 되돌려야 한다는 강박감도 작용하고 있다. 포문은 이란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환경부 장관인 마수메 에브테카르가 열었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정식 회담을 열 것을 제안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1979년 주이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이란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이 된다. 미 대사관을 점령한 과격파 시위대는 444일간 미국인 인질 53명을 억류하다 풀어 줬다. 당시 대사관 점거 학생들의 대변인을 맡았던 이가 에브테카르 부통령으로, ‘결자해지’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이란이 외교적 승리인 핵 협상을 발판으로 시리아, 예멘 사태에서 중재자 역할을 떠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갈등과 관련이 깊다. 중동의 ‘맞수’로,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제재의 봉인을 풀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한 당사국이다. 그는 “시리아와 예멘에서 극악한 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사우디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핵 협상을 이끈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국영 프레스TV에 출연해 “사우디가 유력 시아파 성직자 처형과 유가 폭락을 주도하면서 이라노포비아를 조장해 왔다”고 비판했다. 최근 걸프 지역을 위협한 이란·사우디 충돌의 책임을 사우디에 돌리고, 이란은 싸울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한 셈이다. 하지만 서방의 경계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제제재 해제 하루 만에 미국이 지난해 11월 이란의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이유로 이란 기업들에 신규 제재를 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상대국 억류자 석방을 놓고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라노포비아 해소의 가장 큰 장벽은 이란 내 강경파다. 온건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현재의 신정체제를 흔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혁명수호위원회는 다음달 총선을 위한 후보 자격 심사에서 중도·개혁파 후보의 99%를 탈락시키는 촌극을 벌였다고 AP는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런 이유로 이라노포비아 불식의 전제 조건이 종교 이데올로기에 치우친 이란의 정치·안보체제의 정상화라고 못박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란 개혁파의 반란… ‘금기’인 최고지도자 후계 건드리다

    이란 개혁파의 반란… ‘금기’인 최고지도자 후계 건드리다

    미국 등 주요 강대국과 핵 합의를 이끌어낸 이란 개혁파가 ‘금기 사항’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후계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내년 2월 총선을 앞두고 하메네이 후계 논의를 선점해 핵 합의 이행 등 개혁·개방 정책을 확고히 하고자 하는 개혁파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혁명 1세대로 대통령을 지낸 중도 개혁 성향의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81)는 13일(현지시간) 이란 통신 ILNA와의 인터뷰에서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전문가의회가 하메네이의 후계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올해 76세로 고령이지만 26년간 최고지도자로서 이란의 정치·종교·군사·언론 등 전 부문을 장악해 왔기에 이란에서 하메네이의 후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금기로 여겨진다. 라프산자니는 인터뷰에서 “새 최고지도자가 임명돼야 할 때가 오면 전문가의회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면서 “전문가의회는 이를 위해 현재 여러 대안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의회는 최고지도자 자격을 갖춘 인물의 명단을 작성하기 위해 의회 내에 소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이례적으로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을 자세히 밝혔다. 국민 직선으로 선출되는 전문가의회는 종신직인 최고지도자 유고 시 후임을 선출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최고지도자 감독·해임권도 보유하고 있다. 라프산자니의 하메네이 후계 언급은 내년 2월 치러질 국회와 전문가의회 선거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프산자니가 금기를 깨고 최고지도자 후계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2개월 남은 선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하메네이 체제에 염증을 느끼는 개혁파와 청년층을 결집시키고자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라프산자니가 개혁 성향의 현직 대통령 하산 로하니(67)의 정치적 동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라프산자니의 발언은 이란 개혁파의 의도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로하니의 최대 치적인 핵 합의의 안정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현재 보수파가 장악한 국회에서 개혁파의 영향력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파의 저항은 만만치 않다. 하메네이는 이란의 외교안보정책 총책임자로서 로하니의 핵 합의를 사실상 추인했지만, 로하니와 개혁파가 그 이상의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데에는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하메네이는 “미국이 섹스와 돈을 이용해 이란의 엘리트에게 서양의 사고방식을 침투시키고 있다”며 개혁파에 경고를 보냈다. 이란에서 선거관리와 후보자격심사는 헌법수호위원회가 담당하는데, 보수파가 장악한 위원회가 내년 2월 선거에 출마할 많은 개혁파 후보를 걸러낼 전망이다. 개혁파와 보수파가 내년 2월 선거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이란 이슬람혁명의 주역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 하산 호메이니(43)가 지난 9일 전문가의회 선거 출마를 선언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산 호메이니는 라프산자니를 비롯한 개혁파 원로들로부터 강력한 출마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파는 2013년 대선 때 규합해 같은 성향의 로하니를 당선시킨 바 있다. 하산 호메이니는 가문적 배경 덕분에 보수파에서도 대놓고 반대할 수 없는 후보라는 점에서 개혁파로부터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받아왔다. 하산 호메이니는 “이란의 청년들이 할아버지 호메이니의 신념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면서 ”할아버지의 유산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란 정치평론가 자에드 라이라즈는 “하산 호메이니의 출마는 법에 의한 지배라는 이슬람혁명의 원칙을 되살리고 혁명수비대로 대표되는 군부의 손아귀에서 이란을 구출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시론] 이란 핵 타결과 북핵 협상 전망/장병옥 한국외대 이란어과 명예교수

    [시론] 이란 핵 타결과 북핵 협상 전망/장병옥 한국외대 이란어과 명예교수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친미 정권인 팔레비 왕정 체제에서 호메이니 신정 체제로 변화한 이란은 반미·반서구 외교 노선을 추구해 왔다. 그 결과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오다가 이번에 핵협상 타결로 36년 만에 국제사회에 복귀했다. 이란에서 핵 의혹이 불거진 것은 호메이니 이슬람 정권이 안보 차원에서 핵무기 개발에 착수한 1984년부터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란의 핵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는 부쩍 늘어났다. 마침내 2002년 이란에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고, 2004년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가 시작됐다. 2010년 본격적인 미국과 유엔의 대이란 금융거래 금지와 무기금수 조치, 2011년 더 강력한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등 핵개발 자금줄을 조이는 추가 경제제재, 즉 국방수권법의 발동까지 이어져 2012년부터 이란의 돈줄은 완전히 차단됐다. 당시 한국 정부도 이란 멜라트은행을 포함해 102개 단체 및 개인 24명을 금융 제재 대상자로 지정하고 이들과의 금융거래 및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었다. 한국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중동 최대 교역국인 대이란 제재에 동참한 것은 북한 핵 문제로 인한 안보위협 때문이었다. 이란 핵 위기가 대두된 지 13년 만인 지난주 우여곡절 끝에 핵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시민들은 환호했다.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비롯된 심각한 경제난과 실업난으로 폭발 직전에 이른 이란 국민의 불만과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이란 국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결단에 따라 핵보다는 경제를 선택한 것이다. 이제 이란 핵협상 타결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우리에게 초미의 관심사다.?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를 동일선상에서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북한과 미사일 및 핵기술 커넥션 의심을 받아 온 이란마저 핵 포기를 결정하면서 이제 핵개발로 인한 제재를 받는 국가는 지구상에 북한만 남았다. 미국은 1994년 북한과 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 지원을 약속하는 제네바 협정을 이끌어 냈지만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가동함으로써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바 있다. 세 차례의 핵실험을 거쳐 새 헌법에 ‘핵보유국’이라고 명시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핵 불용을 천명한 이후 최근에는 중국과도 관계가 소원해진 북한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로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김정은 정권과의 ‘북핵 빅딜’ 협상에 나설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북한 역시 임기가 끝나가는 오바마 정부보다는 차기 정권과의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북핵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북한은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4차 핵실험, 더 나아가 소형 핵무기의 실전 배치 선언 가능성 등 위협적인 군사도발도 서슴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북한이 악화일로인 경제 상황과 김정은 체제의 불안이라는 요소를 감안한다면 끝까지 국제적 고립만을 자초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북핵 협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북한 경제와 안보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과거 냉전의 산물인 패권 전략을 철폐하고,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가 북한 정권 붕괴나 흡수 통일에 있지 않으며, 북핵 해결이 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국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메시지를 주며 이해 당사국들을 더욱더 강하게 설득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지금부터 2년 반 남은 임기 동안만이라도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유연한 대북 정책과 더불어 주변 관련 당사국들을 움직일 수 있는 스마트한 외교력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한국이 능동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해결의 키를 잡고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하루속히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서 보여준, 강력한 ‘당근과 채찍’의 ‘투 트랙 전략’이 시사하는 바를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번 역사적인 ‘이란 핵협상 타결’에 이어 ‘북한과 핵협상 타결’이라는 속보가 전 세계 언론에 타전되는 그날을 고대해 본다.
  • 이라크군 지휘하는 이란… 중동 장악 야심

    이라크군 지휘하는 이란… 중동 장악 야심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이라크 사태에 점점 깊게 개입하고 있다.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손에 이라크가 넘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란의 이라크 지원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벨트’를 구축해 중동의 지배자가 되려는 야심이 어른거린다. 이란의 개입이 중동을 종파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복수의 이라크 정부 관계자는 16일(현지시간) 이란 정예부대 ‘쿠드스’(Quds)의 카셈 술라이마니 사령관이 바그다드에서 이라크군을 돕고 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이란군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술라이마니는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의 전투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ISIL 격퇴 전략을 짜는 등 사실상 이라크군을 지휘하고 있다. 서방의 협공 속에서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시아파 정권을 지켰던 쿠드스가 이라크 시아파 정권의 수호자로 나선 것이다. AP에 따르면 술라이마니의 이라크군 지휘는 미국에 사전 통보됐다. 이란의 지원 덕택에 그동안 이라크에서 ‘시아파 독재’를 해온 누리 알말리키 총리도 강경 노선을 고수할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알말리키 총리가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포용하는 범종파적 정부를 꾸리라는 미국의 요구를 무시한 채 시아파 민병대를 모집하는 등 종파분쟁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적극적 개입’은 미국의 ‘소극적 개입’ 때문에 가능해졌다. 미국은 이라크전 종전 선언과 철군으로 다시 지상군을 투입하기 어려운 처지이지만, 이란은 ISIL과 전쟁을 직접 수행해 전리품으로 이라크를 완전한 ‘시아파 국가’로 만들고 싶어한다. 더욱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35년 동안 ‘숙적’이었던 미국과 처음으로 이라크에서 ‘ISIL 격퇴’라는 공동의 목표가 생겼다. AP는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미국의 목표는 이라크 내 이란 영향력 차단이었다”면서 “ISIL 봉기 때문에 상상할 수 없던 우호 관계가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은 1980년대 수니파였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지원해 이란과 8년 동안 전쟁을 치르게 할 정도도 이란 억제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나 이란의 ‘시아파 벨트’ 구축은 중동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수니파 국가들을 자극할 게 뻔하다. 당장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날 내각회의를 열고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를 억압하는 종파정책을 편 것이 사태의 원인”이라면서 “이라크 사태에 외국의 개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서부와 180㎞에 걸쳐 맞닿아 있는 요르단도 국경 방어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미국과 이란이 ISIL의 봉기를 진압한 뒤에는 다시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사태 진압 후 종파를 아우르는 친미정권을 세워 세계 제2의 산유국을 계속 자국의 통제하에 두려 하겠지만 이란은 이라크를 영원한 시아파 국가로 남기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NYT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파와 국가의 이익을 위한 합종연횡으로 중동 정세가 다시 짜여지고,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이 격해져 제3차 걸프전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아르고’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아르고’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이 일어나자 절대 권력을 누리던 팔레비 국왕은 미국으로 망명한다. 그를 싸고도는 미국에 맞서 민간인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점령하는 것으로 항의를 표시한다. 이 와중에 민감한 골칫거리가 불거져 나온다. 6명의 영사관 직원들이 몰래 빠져나간 것이다. 캐나다 대사관저로 도피한 그들의 존재를 이란이 알게 되면 국제 문제로 비화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그들을 구출하려고 중앙정보국(CIA)의 인질 구출 전문가 토니 멘데즈가 선택되고 그는 영화 ‘혹성탈출’에서 영감을 얻은 작전을 구상한다. 멘데즈는 가짜 영화의 촬영이 이란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꾸민 다음 직접 적진에 들어가 기상천외한 계획을 진행한다. 현실이 영화적일 때가 있다. ‘아르고’(10월 31일 개봉)의 소재인 인질 구출 작전이 그 예다. 멘데즈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봄 직한 작전을 구사한다. 이란에 숨어 있는 미국인 여섯 명의 신원을 캐나다인으로 바꾸고 그들이 영화 스태프로 행세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생사가 걸린 문제였기에 당사자들은 목숨을 걸고 작전에 임했으며 CIA와 할리우드의 관계자들은 초긴장 상태에서 작전을 뒷받침해야 했다. 20년 가까이 기밀에 부쳐진 사건의 전모는 21세기에 이르러 공개됐다. 할리우드가 놀랄 만한 소재를 가만히 놔둘 리 없었다. 여기에 성공적인 감독 경력을 쌓는 중인 벤 애플렉이 투입돼 연출과 주연을 겸했다. 영화 같은 사건은 한 편의 영화로 묘사된다. 시대와 사건의 사실적인 재현보다 영화적 표현에 더 치중했다는 말이다. 실제 사건에 대한 정보 없이 ‘아르고’를 보면 1980년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정치 스릴러로 착각할지도 모른다. 시시각각으로 죄어 오는 이란 측의 손길과 억류된 인질을 교차해 긴장감을 유지하고 시선이 바깥으로 흐르지 않도록 복잡한 정치 상황 대신 사건 자체에 관심을 집중한다. 사실과 재현의 차이, ‘아르고’는 그것을 십분 활용한다. 출국을 기다리는 미국인들을 도마 위의 생선처럼 다루는 클라이맥스는 실로 효과적이어서 보다 까무러칠 정도다. ‘아르고’의 장점은 역사적 사건을 생동감 넘치는 드라마로 느끼게 한 데 있다. 비교적 긴 상영 시간의 드라마가 이렇게 재미있기도 힘들다. 하지만 영화가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는지는 의문이다. 극 중 작전은 할리우드 영화의 영웅담과 다를 바 없이 전개되며 이야기는 철저하게 작전 당사자의 시선 안에 머물러 있다. 인질 억류 사건의 역사적 의미는 거론되지 않거니와 때때로 이란 측을 야만스럽게 묘사해 불쾌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장르 영화였다면 눈을 감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1980년대 사건을 지금 불러냈을 때는 더욱 냉정하고 정직한 태도가 요구된다. 배우로 익숙한 애플렉은 ‘가라, 아이야, 가라’와 ‘타운’을 연출해 감독으로서도 호평을 들었다. 두 사회물에서 그가 던진 질문은 설득력 있는 것이었고 주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자세 또한 좋았다. 애플렉은 ‘아르고’를 통해 영화를 장악하는 능력이 일보 전진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동료 배우인 조지 클루니가 메가폰을 잡을 때 그렇듯 이번에 애플렉은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인물에 대한 진심이 재미와 과욕에 묻힌 점은 아쉽다. 그에게 필요한 건 기교보다 인간에 대한 원숙한 이해다. 영화평론가
  • 이집트 “시리아 4자회담 열자”

    ‘중동판 4자회담’이 성공할까. 이집트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이란 등과 함께 중동지역 ‘4자회담’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므르 로시디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무함마드 카멜 아므르 외무장관이 4자회담 개최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터키, 사우디, 이란 등과 이미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로시디 대변인은 그러나 회담 개최 일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야세르 알리 이집트 대통령실 대변인은 4자회담을 통해 시리아 사태에 “진짜 영향력을 가진” 나라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이란을 “문제가 아닌 해법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와 이란은 이집트 정부의 4자회담 제안을 환영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4자회담 국가들 중 수니파가 우세한 이집트와 사우디, 터키 등 3개국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시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는 반면 같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은 오히려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등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이란 외무부는 4자회담을 비롯해 어떤 논의 석상에서든 시리아 사태에 대한 이란의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0일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집트 대통령으로는 33년 만에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집트와 이란 사이에 대화의 장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란과 이집트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발발로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한 이후 관계가 단절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국방 “이스라엘, 올봄 이란 공격 가능성”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올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주장이 미국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때마침 이스라엘이 미국을 겨냥한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설까지 제기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3일(현지시간) 이 신문 칼럼을 통해 “이란이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돌입하기 전인 4~6월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패네타 장관은 보고 있다.”고 썼다. 칼럼은 주장의 출처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CNN도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 “패네타 장관이 이스라엘이 핵 무기 프로그램으로 의심되는 이란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패네타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의 직전 기자들에게 “언급하지 않겠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모셰 얄론 이스라엘 부총리는 전날 한 학회에서 이란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개월 전 이란 군사기지에서 일어난 폭발사고가 미사일 개발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얄론 부총리는 “(폭발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이란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미국을 타격할 사거리 1만㎞의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얄론 부총리는 이란의 핵시설이 있는 지하벙커는 방어물이 충분치 않아 군사공격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언제든지 이란의 핵 개발 의혹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이스라엘 군정보를 책임진 아비브 코차비도 이 자리에서 이란이 20% 농도의 농축 우라늄 100㎏을 갖고 있으며, 이는 핵폭탄 4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1년 안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한편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슬람혁명 33주년을 앞두고 이날 국영TV로 생중계된 설교에서 “이란은 서방의 전쟁이나 제재 위협에 겁먹지 않는다.”면서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우리만의 위협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숙적 이스라엘을 “악성 종양”이라고 비난하며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어떤 국가나 단체도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神政의 압박…이란 대통령, 최고지도자와 갈등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정보장관 사임 문제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 갈등을 빚은 뒤 퇴진 압박까지 받는 등 정권 수뇌부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란 신문들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헌법상 선출직이 아닌 이슬람 최고지도자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보다도 상위에 존재하는 사실상 신정(神政) 체제를 유지하는 이란의 현실이 극명히 드러난 셈이다. 갈등의 발단은 헤이다르 모슬레히 정보장관 사임 문제였다. 모슬레히 장관은 지난달 17일 대통령과 상의도 없이 차관을 경질했다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으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자 사직서를 제출했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를 수리했다. 그런데 하메네이가 모슬레히를 복직시키라고 지시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1일 동안 업무를 거부하는 ‘파업’으로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저항하다 지난 1일에야 업무에 복귀했다. 이번에는 의회가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성직자들도 “최고지도자에 대한 불복종은 배교 행위나 다름없다.”며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란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메네이의 최후 통첩과 관련된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하메네이 간 갈등 기류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장관 사임을 둘러싼 견해 차에서 비롯됐지만 이란 보수파 내 권력 투쟁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란 대통령 중 사상 최초로 이슬람 성직자 출신이 아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종교의 정치 개입은 제한적인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보수파 내부의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속적 성향이 강한 에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이를 비서실장에 발탁해 중용하는 데서도 이런 의중이 잘 나타난다. 문제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행보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신정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란에서 성직자는 물론 의회 내 보수파 의원들의 반발을 사며 보수파 내 갈등의 원인이 돼 왔다는 점이다. 특히 내년 3월 총선과 2013년 6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드러난 이번 갈등은 양대 선거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보수파 내 권력 투쟁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집트-이란, 31년만에 외교관계 복원 시동

    오랜 앙숙이었던 이집트와 이란이 31년 만에 외교관계 복원에 시동을 걸면서 중동 정세에 미묘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나빌 엘라라비 이집트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의 메시지를 갖고 수도 카이로를 방문한 이란 대표 묵타비 아마니와 회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미국·이스라엘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며 이란 봉쇄의 선봉에 섰던 이집트 외교노선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흐름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미국은 중동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엘라라비 장관은 이날 “역사와 문화를 생각해 본다면 이집트와 이란 양국 국민들이 상호 교류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집트는 이란과 새로운 장을 열게 되는 것을 환영한다. 이집트는 상호 공동의 관심사를 추구하기 위해 모든 나라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가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1980년 국교 단절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집트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살레히 장관이 테헤란이나 카이로에서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시작으로 양국간 협력관계를 구축하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줄곧 미국·이스라엘과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반면 그해 이란은 이슬람혁명을 통해 친미 왕정을 타도하고 강경 반미노선으로 선회했다. 무바라크 정권은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는 대신 이란 견제의 최선봉에 섰다. 하지만 그가 지난 2월 11일 물러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2월 20일 이집트 임시정부가 1979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 군함 두 척에 대해 수에즈 운하 통과를 허용한 것은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과거 수에즈 운하를 통해 핵잠수함과 전함들을 페르시아만으로 보내 이란을 위협하곤 했던 이스라엘이 이제는 정반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집트와 이란은 모두 만만찮은 무력을 갖고 있는 데다 각각 남쪽과 동쪽에서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위치에 있다. 거기다 서쪽 바다까지 틀어막을 경우 이스라엘은 고립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을 빼고는 아랍권과 아프리카를 통틀어 최강 전력이자 세계 10위 군사력을 자랑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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