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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내일 터키와 3.4위전/태극전사 3위 축포 쏜다

    ‘48년 한 풀고 3위 간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9일 오후 8시 대구에서 2002월드컵 마지막 목표인 3위에 도전한다. 이미 4강 진출을 이뤘지만 이번 3,4위전이 한국팀에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한국축구사를 장식할 2002월드컵의 최종 순위를 확정하는 데다 54년 스위스월드컵 0-7참패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한국은 당시 팀당 2경기씩 치른 2조 리그에서 헝가리전 0-9 참패에 이어 터키에 0-7로 무너진 뒤 도망치듯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은 이후에도 터키와 두 차례 더 맞대결을 벌였지만 월드컵에서 마주치기는 54년 대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평가전을 포함한 통산 상대전적은 1무2패로 한국의 열세. 61년 이스탄불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고 지난 3월 유럽 전지훈련중 독일 보훔에서 가진 평가전은 0-0 무승부로 끝났다. 축구 변방에 머물러온 두 나라가 이번 대회에서 저마다 돌풍을 일으키며 폭주기관차처럼 마주 달리다 정면충돌한다는 점도 결과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따라서 두 팀은 4강 진출이 이변이 아니라 실력에 의한 성과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전력질주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월드컵 최고 성적인 4위 벽을 넘기 위해 다시 한번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이에 따라 한국 대표팀은 27일 필승 전략을 가다듬기 위해 4강 신화의 발원지인 경주 캠프로 다시 내려가 막바지 비지땀을 흘렸다. 히딩크 감독은 그러나 연이은 격전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 회복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그동안 많이 뛰지 못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탈진 상태에 빠진 최진철은 이번 경기에서 이민성에게 자리를 양보한 채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대표해온 간판 스트라이커로서 이번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는 황선홍은 잠깐이나마 막판에 투입돼 피날레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신상 수상 가능성을 남겨둔 이운재는 다시 한번 무실점으로 골문을 지킨 뒤 다음날 결승전에서 펼쳐질 독일 수문장 올리버 칸의 활약을 관심 있게 지켜볼 예정이다. 경주 안동환기자 sunstory@
  • 월드컵 지구촌 표정/佛국민 61% “한국 결승진출”

    2002한·일월드컵의 4강이 확정된 23일에도 세계는 월드컵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세네갈은 비록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과 터키는 형제국= 한국과 터키가 함께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자 터키인들은“형제 국가인 한국과 터키가 함께 4강 신화를 이룩했다.”며 열광했다.터키인들은 현지시간으로 오전에 열린 한국-스페인전에서 “형제인 한국이 이겨야 우리도 이길 수 있다.”며 한국팀을 일방적으로 응원했었다. 터키팀이 4강에 진출하자 앙카라 이스탄불 등 주요 도시의 광장에서는 불꽃놀이등을 동원한 대규모 축제가 열렸다.시민들은 터키팀이 위기에 빠진 경제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며 기뻐했다. -한국 관련,여론조사 봇물= 프랑스 내 월드컵 중계권자인 TF1은 한국이 4강에 진출하자 한국의 결승전 진출 여부에 대한 온라인 투표를 벌였다.응답자의 61%가 ‘그렇다.’라고 응답,한국 축구가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프랑스 언론들이 한국의 축구에 대해 다양한 보도를 하고 프랑스국민들도 한국의 축구와 붉은악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교민들이 전했다. CNN의 유럽인터넷판은 한국이 4강에 진출한 것이 실력에 의한 것이냐 심판의 판정에 의한 것이냐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였다.응답자의 88%가 ‘에너지와 능력’에 의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스페인 언론,결단력 부족도 패인= 23일 스페인 언론들은 심판의 편파판정외에 스페인팀이 과감한 공격을 하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일간지 엘 파이스는 “스페인팀은 한국팀에 지나친 존경심을 가졌으며 결단력 부족이 독이 될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또 아베세(ABC)는 “우리 모두 당했다.”는 제목으로 심판판정 문제를 크게 부각시켰다.반면 라 당과르디아는 “스페인은 불평할 이유가 없다.”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반론을 심판 판정 시비와 균형있게 다뤄 눈길을 끌었다. 또 앙헬 마리아 비야르 스페인축구협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23일 FIFA심판위원회 위원에서 사퇴했다.비야르 회장은 이날 이번 월드컵에서 심판들의 임무수행에 실망했기 때문에 사퇴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세네갈,너마저…”= 세네갈이 4강 진출에 실패하자 아프리카 국가들은 물론,프랑스도 매우 아쉬워했다.세네갈-터키전에 앞서 프랑스의 르 파리지앵지가 1면에 ‘세네갈 진격’이라는 제목을 다는 등 현지 신문들은 세네갈의 승리를 기원했다.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프랑스는 2진격인 세네갈팀의 승리를 기대했으나 터키에 지자 프랑스 대표팀의 예선탈락 악몽이 재현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압둘라예 와데 세네갈 대통령에게 “세네갈팀은 한 국가의 자존심이 되었으며 아프리카 대륙의 규범이 되었다.”는 위로편지를 보냈다. 아프리카인들은 세네갈이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세네갈팀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자부심을 나타냈다.나이지리아의 수도 라고스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경기를 시청했으며 세네갈이 패하자 “세네갈의 패배가 아프리카의 패배”라고 아쉬워했다. 전경하 김유영기자 lark3@
  • 월드컵 지구촌 표정/ 터키국민들 “”한국심판 앙금 가셨다””

    ●48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복귀해서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터키 국민은 “위대한 터키”를 연호하며 광란의 축제를 벌였다. 브라질과의 첫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한 것에 대해 심판의 석연치 않은 페널티킥선언 때문이라며 분노했던 터키 국민들은 이날 승리에 “이제야 억울함이 해소됐다.”며 기뻐했다.이날 수도 앙카라와 최대도시 이스탄불 등 터키의 주요 도시들은 열광하는 터키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영기 터키주재 대사는 “일과시간이 시작될 무렵 TV 생중계가 시작됐기 때문에 터키 전역은 사실상 휴무상태였으며 경기가 끝난 뒤 기쁨의 축제가 시작되면서 한동안 정상적 업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 방송들은 주요 경기 장면을 계속 방영했고 코르크마즈,다발라,샤슈 등 중국전 영웅을 비롯한 ‘투르크 전사’들의 면면을 다시 소개하는 등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또 16강 진출의 필수조건인 코스타리카의 패배를 확인하기 위해 같은 시각 수원에서 열린 브라질-코스타리카 대결 소식을 함께 지켜보다 브라질의 압승이 확인되자 브라질에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 대사는 특히 터키 국민은 특히 과거 한국전쟁 당시 터키의 젊은이들이 피를 흘린 한국땅에서 터키 축구가 부활한 것을 의미깊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사는 “브라질-터키전 당시 한국 주심의 ‘가혹한 판정’으로 한국에 대한 반감이 매우 드셌으나 16강 진출로 감정의 앙금도 가실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전반 선취점을 빼앗기고 0-1로 끌려가던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후반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동점골이 터지자 “델 피에로,델 피에로”를 연호하며 열광했다.리드당한 상태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이탈리아도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를 침몰시킨 이변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불길한 생각이 짙어지는 순간 터진 델 피에로의 동점골은 이탈리아 국민들을 지옥으로부터 구출했고,거의 죽었다가 되살아난 이탈리아 국민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듯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여기에 예선 탈락이 확정된 에콰도르가 뜻밖에 크로아티아를 꺾어주는 행운마저 겹쳐져 이탈리아는 당초 우승후보에서 예선탈락하는 수모를 간신히 벗어났다. ●만만하게 보았던 에콰도르에 뜻밖의 일격을 당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크로아티아 국민들은 이미 예선 탈락이 확정된 에콰도르의 심술에 야속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이들은 후반 초반 에콰도르에 먼저 점수를 빼앗겼을 때까지만 해도 크로아티아가 곧 만회하고 승부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하며 서로 위로했으나,끝내 동점골이 터지지 않은 채 경기가 종료되자 지난 대회 3위팀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며 울먹였다. ●에콰도르 국민들은 크로아티아에 승리,에콰도르가 결코 만만치 않은 팀임을 입증했다며 이날 승리를 반겼다.그러나 이미 16강 진출이 좌절돼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진 뒤라 이날 중계에 대한 관심은 크게 감소했다. ●영 국기,미 축구복 등 월드컵 특수= 월드컵 대회와 여왕 즉위 50주년을 맞아 영국 국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지금까지 3000만장이 팔리는 등 영국의 국기 장사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더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지금까지 팔린 물량은 1998년 월드컵대회때나 2년 전 유럽선수권대회 때보다 8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축구복 업계도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워싱턴 포스트는 12일 미국 대표팀의 유니폼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공급이 미처 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세진기자·외신종합 yujin@
  • [씨줄날줄] 빈민의 벗 제정구

    고인이 된 제정구 전 국회의원을 처음 본 게 22년 전이었다.긴급조치 비판을 금지하는 긴급조치까지 만들어 독재 권력을 휘두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하가 쏜 흉탄에 쓰러지고,캠퍼스 벤치와 잔디밭을 점령하고 있던 사복경찰이 물러나고 난 다음에야 그는 대학으로 돌아왔다.두 번째 복학이었다. 그의 이름은 전설이었다.데모꾼에다가 빈민운동가라는 그를 만나는 것은 따라서 약간의 긴장감을 동반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의 소탈함을 느끼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1966년 대학에 들어와 제적과 복학을 거듭,14년 만에대학에 돌아온 소감을 묻자 “4수 끝에 대학에 들어 왔어. 어렵게 들어온 대학이라서 오래 다니는가 봐.”라면서 순진하게 웃는다.그러더니 4수생 생활과 빈민운동 생활을 살살풀어 놓았다. 1996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도시 주거 문제에 관한 국제회의에서는 ‘주거는 기본적인 인권’이라는 중요한 원칙이 정해졌는데 고인은 이미 70년대 이를 깨달았고 온 몸으로 실천해 왔던 것이다.그는 국회의원이 된 뒤에 ‘신부와벽돌공’이라는 책을 냈다.자신의 인생 역정을 회고하는 내용이었다.그 책을 서명해 건네 주면서 몹시 쑥스러워했다. 엉터리 책을 써 놓고도 제 멋에 겨워 자랑이 질펀한 정치인들이 즐비한 터에 그의 눈은 여전히 맑은 빛을 간직하고 있었다.그는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도 큰 돈을 쓸 줄 몰랐다. 타락으로 가는 모든 길을 의지로써 스스로 차단해 놓고 있었다.험한 세월 헤쳐 나간다는 핑계로 돈과 청탁에 손과 발을 적시거나 얼굴이 두꺼워진 부류와는 가는 길이 달랐다. 3년 전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뒤 그는 민주화 운동의 전과 때문에,친일파까지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는 국립묘지에가지 못했다. 부인 신명자 여사는 빈민운동 현장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그 월급으로 살고 있다.공장에서는 ‘복음자리’라는 상표로 잼을 만들어 내고 있다.김부겸 국회의원은선물을 돌려야 할 때 고인의 숨결을 전하듯 그 잼을 보내고있다. 1일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장에선 많은 인사들이 참석한가운데 제정구 의원 3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나라가 어지럽고 삶이 고단할수록 ‘실천적 지식인으로,빈민의 벗으로,개혁을 전도하는 정치인으로’ 살다 간 고인의 염원과 열정,실천의지가 더욱 그리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에듀토피아/ 지나친 유아 조기교육 ‘비디오증후군’ 부른다

    ●사례 하나 :30개월된 정식(가명·남)이는 첫돌을 넘긴 때부터 영어 비디오를 봤다.엄마는 다른 아이들보다 말은 늦지만 말할 때는 영어가 먼저 튀어나와 보여주는 횟수를 점점더 늘렸다.대소변을 가리지도 못했지만 성장이 좀 늦으려니하고 별 걱정은 안했다.하지만 할머니가 집에 찾아와도 가까이 가지 않고 말을 시켜도 눈을 내리깔기만 했다.영어 단어만을 혼자 중얼거리고 밖에 나가는 것을 점점 더 싫어했다. ●사례 둘 :32개월된 영희(가명·여)는 밥 먹는 것을 싫어하고 주위가 산만해 키우기가 힘든 애였다.10개월 전부터는 한글공부 비디오를 계속 틀어주자 비디오에 몰두하면서 조용해졌다.밥 먹을 때도 비디오만 있으면 잘 먹었다.처음엔 애도좋아하고 비디오도 교육용이고 엄마도 편하니까 좋았다.요즘 영희는 엄마와 말도 안하려고 하고 비디오만 본다.비디오를 끄면 다시 틀 때까지 울고불고 난리다.잠도 안잔다. 유아 비디오 과다노출 증후군(이하 비디오증후군).정식 의학 병명도 아닌 신종병이 부모들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최근 이 증후군이 알려지면서 ‘우리 아이도 혹시…’하는 생각에 소아정신과 병원과 아동상담소를 찾는 발길이 늘었다. 원광아동심리상담소 신철희 부소장은 “비디오를 많이 본아이들이 모두 발달장애를 겪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부모와 같이 보고 나머지 시간에 친구나 이웃과 교류가 활발하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기교육에 대한 과도한 욕심과 부모들의 방치로 비디오에 중독되는 아이들은 점차 늘고 있다.최근 소아정신과를 찾는 아이들의 5분의 1 정도가 비디오를 너무 많이 봐서탈이 생긴 경우다.연세대 의대 정신과 신의진교수는 “만 2세 미만은 무조건 비디오 시청을 금지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만 2세 미만은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피질이 아직 형성되지못한 시기다.그보단 감정과 사회성을 인지하는 뇌가 발달한다.그러므로 사람 사이의 따뜻한 감정의 교류와 오감(五感)을 통한 다양한 자극이 필요하다. 시각적 자극만이 강한 비디오를 수동적으로 바라보면서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멈춘다면 사회성과 정서,인지발달에 치명적일 수밖에없다.성균관대 의대 정신과 홍성도 교수는 “앉아서 쳐다보는 것보다 나가서 뛰어놀고 사람들을 만나면서배우는 것이 창의력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만 2세 미만은 1년 정도면 완치되지만,만 4세가 넘으면 사회성과 언어능력의 결여가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일단 ‘비디오증후군’으로 의심되면 비디오를 무조건 보여줘서는 안된다.한달이 고비다.이 때는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이 좋다.다양한 세상을 보여주면서 비디오 이외의 것들에 대한 즐거움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의학적인 원인과 치료보다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 모든 것이 사회적인 산물이라는 점이다.교육 강박증,온갖 유아용 비디오 업체의 상술,맘껏 뛰어놀 공간 하나 없는아파트형 주거공간,유아교육에 대한 무지 등이 복합된 한국사회의 교육환경이 이 새로운 병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와 비슷한 증상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TV를 오랫동안 본 아이들에게 나타난 경우 외에 세계 의학계에서도 보고된 바가없다. 자녀의 교육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체계적인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야한다.신교수는 “아이들이 비디오만 좋아한다면 그만큼 흥미있는 다른 교육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한 부모 책임”이라면서 “비디오를 너무 많이 보여주면 수동적이고 생각 안하는 아이가 되기 쉽다”고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바람직한 비디오시청법. 비디오로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겠다는 생각은 버리는것이 좋다.비디오를 통한 간접체험은 언제나 차선책이다.하지만 다양한 체험을 시켜줄 만한 여유가 없을 때나 아이가좀 컸을 때 보여준다면 호기심을 자극하는 등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효과적 활용법] 만 4세까지는 1주일에 45분짜리 비디오테이프 1∼2개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그 뒤에도 하루에 1∼2시간만 보여주고 나머지 시간은 놀이,독서,운동 등 ‘살아있는’ 체험을 하도록 한다.가족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는 식사시간은 피해 정해진 시간에만 비디오나 TV를 볼 수있도록 한다. 반드시 엄마와 함께 보면서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중간중간에 내용에 대한 반응을 보이고 질문에 답변을 해준다.특히 준비물이 필요한 경우에는준비한 재료를 직접 사용해 만들어보자.교재가 있다면 교재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수동적인 비디오 시청은 ‘비디오증후군’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잊지말 것. [령별 주의사항] 만 2세 미만은 비디오 시청을 피해야 한다.만 2세가 되면 TV화면의 소리와 그림을 이해하기 시작한다.이 때는 어느 정도 언어능력과 이해력이 발달해 있으므로 따뜻한 감성을 길러주는 스토리가 있는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 3세가 되면 인형극,율동,그림그리기 등의 간접적인 자료로 비디오를 활용할 수 있다.영어나 한글 등 기호가 많이 나오는 교육용 비디오는 만 4세 이후부터 시작한다.4세가 넘으면 사회성이 이미 형성됐기 때문에 혼자 비디오에 몰두하는경우는 거의 없다. [프로그램 선택 어떻게] 아이가 어릴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짧은 얘기가 여러개 담긴 것을 골라나눠보는 것이 바람직하다.아이가 특정 비디오만 좋아하더라도 애니메이션,자연 다큐등 목록을 만들어 다양하게 보여주며 상상력을 키워주자.교육적 효과를 높이려면 음악,미술,자연 등 일상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교양물의 비중을 서서히 높여간다.아이들은 내용보다는 그림과 색채에 더 관심이 많다.영상과 음향이 아름다운 것을 고르자.혼자 목록을 만들기 어렵다면 시민단체에서 추천하는 비디오 목록(www.watchtv.or.kr)을 참고한다. 유아학습 비디오는 시리즈보다 낱개가 좋다.시리즈물은 계속 봐야 하기 때문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아이가 관심을 갖는 것을 눈여겨 보았다가 한 두개씩 사준다.전문 대여점을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도움말 주신분] 서울YMCA 어린이영상문화연구회 이정주회장,연세대 의과대학 정신과 신의진교수. ■‘비디오증후군’ 이럴땐 의심을. 비디오를 많이 보는 아이들 중에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비디오증후군’으로 의심해 볼만하다. 1.보는 것만 좋아해요. 만 3세 미만은 모든 자극에 관심이 많을 시기다.하지만 비디오증후군에 걸린아이들은 시각적 자극만을 좇는다.다른장남감은 쳐다보지도 않지만 모니터 화면이나 달력,시계 같은 것에는 열광한다. 2.중얼중얼 혼자서 말해요.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통한 것이 아니라 비디오나 TV에서 말을 배웠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못하다.어른 말투를 그대로 쓰거나 비디오에서 본 단어만을 중얼거린다.싫어도‘네’ 좋아도‘네’라고 대답하는 등 문맥과는 상관없이 언어를 사용한다. 3.비디오 없이 못살아요. 뚫어져라 화면만 바라보고 다른 것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이럴 때 비디오를 끄면 집이 떠나가라 울어대고 머리를 바닥에 찧기도 한다. 4.친구가 없어요. 비디오에 빠진 아이들은 유치원에 가도 혼자서만 논다.집에 친척들이 놀러와도 재롱을 부리거나 함께 말을 하기는 커녕 가까이 가는 것조차 싫어한다.
  • 이스탄불 지하철 전동차 2억3,000만弗 규모 수주

    한국철도차량은 현대종합상사와 함께 터키 이스탄불시로부터 이스탄불 시내 지하철 전동차 및 부대시설을 일괄 공급하는 사업(2억3,000만달러 규모)을 수주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철차는 프랑스 알스톰 컨소시엄과 경합을 벌인 끝에사업권을 따냈다.오는 2005년 초까지 이스탄불시 지하철 1호선 연장 4km 노선에 투입될 스테인리스 전동차 92량과 역사 등 부대설비를 공급하게 된다. 한국철차는 지난해 터키 아다나시에 경전철 36량을 공급한 데 이어 이번사업을 따냄으로써 앞으로 유럽 등 해외시장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현재 25% 가량인 수출 비중을 향후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전광삼기자
  • 러·체첸 첫 직접 평화협상

    [모스크바 AFP 연합] 러시아와 체첸 대표가 직접 대면하는첫 평화협상이 18일 모스크바 교외에서 열렸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의 수석 협상대표인 아흐메드 자카예프가 모스크바에 도착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체첸 담당 특사인 빅토르 카잔체프와 카예프간 회담이 열렸다고 전했다. 자카예프 대표는 이날 모스크바로 출발하기 직전 이스탄불에서 AFP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러시아 초청으로오늘 모스크바를 방문,카잔체프 특사와 만날 것”이라고말했다. 양측의 협상은 체첸의 향후 위상부터 휴전 조건 등에 이르는 여러 분야의 의견차이로 수차례나 연기됐었다.체첸내전에 참여한 고위장성 출신인 카잔체프 특사는 25개월동안 1만5,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체첸전쟁의 해결을 위한평화협상에 앞서 1,000∼5,000명으로 추산되는 반군의 무장해제를 요구해왔다.
  • 해외금융기관 ‘향학열’ 뜨겁다

    ‘한국에서 배운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캠코)의 부실채권정리 노하우에대한 해외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뜨겁다.캠코가 부실채권 정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해외투자 전문기관으로변신,세계 부실채권시장의 중심 축으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7개국과 업무협약 체결] 캠코는 지난 1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 나라 부실채권 정리기구인 BRSA와 업무협조를 위한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로써 캠코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나라는 중국,일본,러시아,체코,멕시코,인도네시아 등 7개국으로 늘어났다.협약을 맺은 부실채권 정리기구로는 중국의 신달·화륭·장성·동방자산관리공사 등 모두 10곳이나 된다. 캠코는 베트남,태국 등과도 업무협약을 추가로 맺을 예정이다. [비결이 뭐냐?] 신용균(申容均) 부사장 등 캠코 관계자들은지난주 프랑스 파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방문한 자리에서 OECD측의 깊은 관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신부사장은 “당초 국제업무 담당자 5∼6명 정도만 나올 것으로 알았으나 2배가 넘는 10여명이 나와 캠코가 경영권없이도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한 비결이 뭐냐”며 깊은 관심을보였다고 소개했다. 캠코는 이에 대해 자산유동화증권(ABS)발행, 기업구조조정 투자회사(CRV)설립 등의 다양한 정리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관심은 터키와의 양해각서 체결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위원회,예금보험공사,캠코의 기능을 겸한 BRSA총재 등 30여명의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들이 대거 출동,캠코의 부실채권정리 노하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이들은 한국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과 관련법규,부실자산 정리시 경영책임 등 세부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엔긴 악차코자 BRSA총재는 “캠코는 부실채권 정리시장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면서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서로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터키가 부실채권 정리를위한 자산관리회사를 만들 때 캠코가 투자해주길 기대했다. [세계 부실채권 시장에 본격진출] 캠코는 그동안의 부실채권 정리 노하우를 토대로 5조∼6조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부실채권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구상이다.이미 지난 4월에 중국의 화륭자산관리공사와는 자산담보부증권(ABS)발행 자문계약과 직원연수 계약 등을 맺어 67만달러 규모의수수료 수입을 올렸다.캠코의 첫 해외사업이었다.장정희(張貞姬) 국제업무부장은 “중국 장성자산관리공사와도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면서 “리스크가 적은 컨설팅업무에서 본격적인 투자업무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2001 길섶에서/ 이스탄불의 무궁화

    몇해 전 터키의 이스탄불에 기착했던 때 일이다.소피아사원을 구경하고 나오다 보니 분수대 앞 화단에 봉숭아 몇포기가 소담스레 피어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아니,‘울밑에 선 봉선화’가 이역 만리에 피어 있다니! 혼자서 감격해 하다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어느 터키 병사가 씨를 받아와 보급했겠거니 생각했다. 점심을 야외 식당에서 먹게 됐는데 정원 한 쪽에 보랏빛무궁화가 떨기로 피어 있는 게 아닌가.‘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이 말이다.사실 ‘샤론의 장미’로 불리는 무궁화는 원생지가 중동지역이다.그렇다면 혹시 봉숭아도 원생지가 중동지역이 아닐까? 물론 확인해 보진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뒤 나는 봉숭아와 무궁화를 보면 무작정반가웠다. 이국 땅에서 봉숭아와 무궁화를 보고 감격했던것은 기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었을 게다.까마귀도 고향까마귀가 반갑다지 않는가.굳이 봉숭아의 원생지와 무궁화의 전래 과정을 따져 뭘 하겠는가.남북 이산가족이 눈물을흘리고 있는 마당에. 장윤환 논설고문
  • “베이징! 베이징!” 대륙이 들썩

    ■13일 밤 2008하계올림픽 개최권을 딴 베이징 시내는 온통흥분과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TV 생중계를 가슴 조이며 지켜보던 베이징 시민들은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베이징”이라며 개최도시 이름을 부르자 순식간에 거리로 뛰쳐나와 주위 사람들을 얼싸안고 축하하거나 폭죽을 터뜨리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시정부가 올림픽 유치 축하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공식지정한 시내 중심부의 중화스지탄과 군사박물관 광장에는 교통 통제에도 불구하고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가족들과 함께 중국 동부 연안의 저장성에서 베이징으로왔다는 쑨훙타오(孫洪濤·42)씨는 “오늘은 생애 최고의 날”이라며 “8년전에는 올림픽 유치에 실패했지만 이번 만큼은 선정될 것을 확신해 베이징에 왔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들은 개최지 선정 당일 조간부터 베이징이 올림픽 개최도시로 선정될 것을 기정 사실화했다.베이징 시민들이 가장 많이 보는 조간인 북경청년보와 북경신보,석간인 북경만보는 2∼3개면을 올림픽 개최지 선정 보도에 할애,‘베이징 유치성공의 이유’ ‘잠 못이루는 베이징’ ‘영광은이렇게 탄생한다’는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국 방송사들은 IOC 총회가 열리고 있는 모스크바에 100여명의 제작진을 파견,개최지 선정 투표의 전과정을 생중계했다.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은 낮 12시부터 체육채널인 CCTV-5와 국제채널인 CCTV-4를 풀가동했다.이어 밤 9시부터는 뉴스종합채널인 CCTV-1과 영화채널인 CCTV-9가 가세하면서올림픽 개최도시 선정 생중계 방송으로 도배질했다. ■13일 모스크바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IOC 총회 올림픽 유치도시 설명회에서 베이징은 할당된 시간보다 20분이나 넘기며 IOC위원들로부터 집중적인 질문공세를 받았다.이에따라마지막 설명회에 나선 이스탄불은 예정시간인 오후 4시보다30분 늦게 설명회를 시작했으나 위원들이 질문을 간단히 하는 바람에 30여분만에 끝났다. ■오는 16일 실시되는 IOC 제8대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차기 위원장 후보로 김운용 대한체육회장(70)과 자크 로게(59·벨기에)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망들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 모스크바 현지의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는 13일 ‘김회장대세론’을 피력하면서 딕 파운드(59·캐나다)가 동갑내기인 로게보다는 김회장과 연합전선을 펼쳐 차기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반면 한 AP기자는 김회장의 중도 포기설을 한국 기자들에게 흘렸다. ■현지에 있는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김회장의 우세를 점치면서도 예단을 경계했다.박상하 부회장은 “로게보다는 김회장 당선이 유력한 판세”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장웅 IOC 위원도 김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회장의 다른 측근은 “결과는 표결이 끝나봐야 알 수 있으니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회장은 이날 인종의 벽을 넘어 막판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부동표 끌어모으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김회장은 2008하계올림픽 유치도시 설명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가진 한국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인종에 대한 편견을 허무는 것이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김회장은 “유럽측에서 나에 대한 흑색선전을 펴는 탓에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AP 등 세계 대부분의 언론들은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가 김회장에게 장애물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IOC가 모스크바 총회에서 ‘두가지 선물’을 모두 아시아에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김회장은 이같은 예상을 일축했다.김회장은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로 인해 나에게 더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김회장의 발언은 IOC 집행위원인 중국 허전량 위원과의 돈독한 관계에서 비롯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박상하 대한체육회 부회장도“김회장이 베이징을 도왔듯이 허전량 위원이 김회장을 지원한다면 상당한 파급효과가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부터 입상자에 대한 시상순서가 바뀐다. IOC는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지금까지 금-은-동메달 순이던 시상 순서를 동-은-금메달 순으로 바꾸기로 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모스크바 강영기특파원 khkim@
  • 2008 올림픽 베이징서

    중국 베이징이 2008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세계무역센터에서 실시된 제112차 총회 투표 결과 베이징이 2차 투표에서 유효투표수 105표의 과반수인 56표를 얻어 제29회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결정됐다고 발표했다.지난 93년 모나코 총회에서 2000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섰다가 호주 시드니에 2표차로 패배한 지 8년 만의 승리다.베이징은 이로써 올림픽을 유치한 중국의 첫번째 도시가 됐으며 아시아에서는 64년 일본 도쿄,88년 서울에 이어 3번째 올림픽 개최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베이징과 경합했던 캐나다 토론토는 22표,프랑스 파리는 18표를 얻었고 터키 이스탄불은 9표를 얻는 데 그쳤다.일본 오사카는 1차 투표에서 가장 적은 6표를 얻어 일찌감치 탈락했다.모스크바 강영기특파원 @kyki@sportsseoul.com
  • IOC총회 개막 이모저모

    ■21세기 세계스포츠의 새 역사를 준비하는 제112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한여름의 백야 속에 모스크바에서 12일 개막됐다.이날 밤 12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5일동안 이어지는 이번 총회는 13일 2008하계올림픽 개최지 투표와 16일의 차기 위원장 선거로 역대 어느 총회보다 큰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21년동안 세계 스포츠 대통령을 맡아온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80) 후임에 도전하는 김운용 대한체육회장(70)과 자크 로게(59·벨기에) 딕 파운드(59·캐나다) 등5명의 후보는 엄격한 선거지침에 묶여 드러나는 선거운동을자제한 채 신경전을 펼쳤다.지난 7일 현지에 도착한 김회장은 극도로 말을 아끼며 다른 후보를 자극하기보다는 차분한행보로 막판 선거전략 마련에 골몰했다. ■민주당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같은 당 소속 의원인 김회장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14일 모스크바를 방문한다.권전 최고는 IOC위원장 선거후원회장 자격으로 4박5일동안 모스크바에 머물 예정이다. ■2008하계올림픽 개최지 투표를 하루 앞둔 이날 베이징의선두질주 속에 파리와 토론토가 막판 뒤집기를 이루기에 여념이 없었다.최근 ‘베이징 대세론’이 제기되자 파리와 토론토는 중국의 인권문제와 티베트 강제점령 등 정치적 이슈를 들먹이며 흠집내기에 총력전을 기울였다. ■베이징 파리 토론토 오사카 이스탄불 등 5개 후보 도시들은 일제히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통한 유치전에 전념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은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에 입단한 216㎝의 왕즈즈를 비롯해 전 여자투포환 세계챔피언 황즈홍 등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동원해 지지를 호소했고 파리는 세계적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과 리오넬 조스팽 총리를 앞세워유치활동을 했다. 모스크바 외신 종합 연합
  • 2008 올림픽 개최지는 어디/ 현재로는 베이징 가장 유력

    2008하계올림픽 개최를 신청한 5개 도시 가운데 가장 유리한 곳은 베이징이다.그 뒤를 파리와 토론토가 바짝 뒤쫓고 있으며 오사카와 이스탄불은 일단 유력한 후보군에서제외돼 있다. 베이징이 유력한 후보 도시로 꼽히는 이유는 우선 범국가적으로 올림픽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올해 공산당 창당 80주년을 맞아 잔치 분위기에 싸여 있으며 오는 13일 모스크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될 개최도시 투표에서 승리함으로써 이같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의 반대라는 큰 장애물 하나가 사라졌다는 점.은근히 파리를 지지하던 미국 정부는 최근 의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에 반대하지않기로 결정했다.미 국무부는 “올림픽 개최가 중국의 인권 향상과 타이완과의 긴장관계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이에 따라 베이징이 경쟁도시들을 이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2004년 올림픽 유치에 뛰어든 경험이있어 만반의 준비가갖춰졌다는 것도 베이징의 강점이다. 또 타이완의 지지를확보했다는 사실도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타이완의 위칭쿠오 IOC위원은 “베이징이 60% 이상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개도국들에게도 고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이유로 IOC 역시 베이징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보였다.IOC 유치도시평가위원회는 지난달 공식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베이징의 준비사황에 대해 ‘매우 우수’라는 평가를 내렸다.평가위는 파리 토론토 역시 최상의 평가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베이징에 대해 “올림픽을 유치할 경우중국의 역사와 세계 스포츠계에 특별한 발자취를 남길 것”이라고 논평했다.베이징 유치위원회 한국담당 관계자는베이징이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로 ‘시민들의 94%(1,250만명) 이상이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고 있고 충분한 시설을갖췄으면서도 1,215㏊ 규모의 올림픽공원을 조성하고 있는사실’을 꼽았다. 걸림돌이 있다면 티베트 망명정부를 지지하는 인권단체들의 반발이다.티베트인들로 구성된 급진단체는 지난 7일 IOC에 베이징 유치를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협박편지를 보낸바 있다. 그러나 IOC 위원들 사이에서 “이제는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돌발변수가 나타나지 않은 한 베이징이 개최지로 결정될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박해옥기자
  • 2008올림픽 개최후보지 베이징·파리·토론토 압축

    [로잔 AP 연합] 2008하계올림픽을 개최할 후보 도시가 중국베이징과 프랑스 파리,캐나다 토론토 3개로 압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유치도시평가위원회는 16일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들 3개 도시가 일본 오사카,터키이스탄불보다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특히 베이징은 인구대국이라는 점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중국이 타이완과의 공동개최 의사를 밝혔고 타이완의 천수이볜 총통이 무력사용 포기를 전제로 조건부 지지를 보낸 것도 베이징에 대한 평가를 높인요인이 됐다. 2008올림픽 유치 도시는 오는 7월14일 열리는 모스크바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 교황 이슬람사원서 ‘화합 기도’

    ‘갈등과 반목의 역사에서 화해의 역사로’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이슬람 등 종교간 대립의 역사가 큰전기를 맞고 있다.지난 4일부터 시작된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그리스·시리아 성지 순례를 통해 종교간 상생(相生)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는 것. 교황은 4일 그리스,5·6일 시리아 방문에서 1,000여년 계속된 대립의 역사에 새 장을 여는 행보로 종교간 화해를 호소했다.5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등의 환영 속에 시리아 땅을 밟은 교황은 6일 다마스쿠스의 압바신 스타디움 야외 미사에서 기독교도와 이슬람·유대교도간의 이해와 존중,평화를 호소한데 이어 우마야드 사원에서 이슬람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도회를 열었다.이슬람 사원 안에 교황이 들어가고 두 종교 지도자가 함께 한 가운데 기도회가 열린 것은 이슬람 종교가 생긴지 1,400년 만에 처음.우마야드사원은 세례자 요한의 유해가 안치돼 있던 교회 자리에 이슬람인들이 8세기에 건립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사원으로 양 종교의 공동성지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5일 공항 환영행사에서 교황은 “시리아가 중동인들의 조화와 협조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영토 점령 종식과 유엔 결의 존중을 거듭 강조,이스라엘을 간접 비난했다.앞서 첫 방문지 그리스에서 교황은 로마가톨릭이 그리스 정교회에 저지른 과오에 대해 용서를 빌고기독교인의 화합을 촉구했다.교황의 그리스 방문은 1054년로마 가톨릭과 동방정교회가 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특히 1204년 4차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파괴 행위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교황은 또 서기 51년사도 바울이 역사적인 설교를 했던 아레오파고스 언덕을 방문,기도를 올렸으며 크리스토둘루스 대주교와 함께 공동성명을 발표,“유럽 기독교의 뿌리와 정신이 손상되지 않도록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종교간 반목의 역사가 깊은 만큼 교황의 이번 방문 계획이알려진 이후 그리스 정교회와 이슬람 종교 세력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코스티스 스테파노풀로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그리스 방문에 대해 그리스 정교회측은 마지못해 추인하는 형식을 취했고 지도부들은 공항 영접에 참석하지 않았다.교황 역시 반감을 감안,22년 동안 계속했던 땅에 입맞추는 의식을 생략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황의 그리스 방문이 끝난 뒤 아테네의 일간 카티메리니 등 언론들은 “해빙이 시작됐다.양 종교가 긴밀한협조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교황의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황은 1986년 유대교 교회 방문,99년 루마니아의 동방정교회 기도회 참석,지난해 초 중동지역 순례에 나서는 등 81세 고령에도 불구,과감한 종교간 화해 노력을 펴왔다.8일까지 시리아 방문을 마친 뒤 몰타를 방문,이번 순방을 마무리하고 6월에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가톨릭·그리스정교회 역사. 로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는 4세기 말 동·서 로마가정치적으로 분리되면서 각각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1054년 대분열그리스 정교회(동방 정교회)가 로마 가톨릭과 정식으로 분리된 사건이다.초대 기독교 교회는 예루살렘알렉산드리아 안디옥 로마 콘스탄티노플 등 5개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는데로마제국이 동,서로 갈라지면서부터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한 동방교회와 로마교회로 분열되기 시작했다. 6∼8세기 콘스탄티노플의 동로마제국유스티나아누스 대제(527∼565)는 황제가 교회의 수장을 겸하는 황제교황주의를따랐으며 ‘교황이 교회의 수장이어야 한다’는 로마 교회와 종교 의식·교리에서도 대립했다.콘스탄티노플교회의 포티오스 대주교는 863년 로마 교황을 이단으로 고소,불신이심해졌으며 마침내 1054년 대주교 미카엘 케룰라리우스는이 지역 라틴교회들을 폐쇄했다. 교황 레오 9세는 7월16일 사절을 보냈으나 콘스탄티노플교회측으로부터 냉대를 당했으며 분노한 교황은 콘스탄티노플성소피아 성당 제단 위에 로마 교황의 파문장을 던짐으로써 두 교회는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됐다. ■1204년 콘스탄티노플 점령1198년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가 소집한 제4차 십자군 전쟁에서 비롯됐다. 십자군은 이해 4월13일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고 도시를 약탈한뒤 콘스탄티노플 라틴 제국을 세웠다.두 교회의 동맹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고그리스 정교회측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사건으로 기록된다. 김수정기자
  • 比 부활절 ‘십자가 재현’ 수천명 몰려

    [바티칸시티 이스탄불 예루살렘 연합 외신종합] 그리스도교의 최대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15일 세계 곳곳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리는 종교행사들이 일제히 열렸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날 성 베드로 대성당광장에서열린 부활대축일 미사에서 “세계는 더 나은 세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중동과 발칸반도,아프리카 등 폭력적인갈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다른 지역들에도 평화가 올 수 있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속에 수십만명의 순례자가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강론에서 요한 바오로 2세는 “거룩한 땅 이스라엘과 예루살렘처럼 오랫동안 싸움과 죽음이 계속되고 있는 모든 곳에 평화가 깃들 수 있다”면서 “모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힘을 믿으라”고 강조했다. 파킨슨씨 증후군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교황은 왼손이 눈에 띠게 떨리고 발음도 불분명할 때가 많았지만 인류에게희망을 가질 것을 강조할 때는 81세의 노인답지않게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었다.요한 바오로 2세는 건강을 염려,휴식을 취해야한다는 교황청 주치의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일 성 목요일 오전 성유축성미사를 시작으로 부활전전야미사까지 나흘간의 성주간 전례에 모두 참례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충돌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성지 예루살렘에는 전세계에서 수천명의 기독교 순례자들이 모여들었다.평상시보다 삼엄한 경계속에 진행됐으며 최근 폭력사태로 순례자들 수가 급격히 떨어졌다.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의 예루살렘 방문을 임시로허가했다. ◆필리핀에서는 이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재현하기 위해 12명의 사람들이 십자가에 못박히는 부활절 연례행사가 거행했다.산 페르난도에서 거행된 이날 행사에는 수천명이 몰려들었다.전세계 그리스정교회 신자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바르톨로뮤 1세 총대주교는 14일 밤 터키 이스탄불의성(聖)조지 성당에서 철야 촛불기도회를 집전했다.
  • 월드컵 홍보 터키∼광주 대장정 발대식

    ‘실크로드를 따라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세계에 알린다.’ 터키 이스탄불을 출발해 이란,카즈흐,중국,북한을 거쳐 광주에 이르는 1만4,000㎞ 대장정 발대식이 지난 10일 광주시립미술관 교육홍보관에서 열렸다. 대장정을 기획한 세계청년탐험협회(탐험대장 金顯國·33)는 2002년 월드컵과 빈곤·질병·환경·인권 등 지구촌 과제를 전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15명으로 이뤄진 탐험대는 오는 8월 1일 대장정에 나서 2002년 5월 29일 월드컵 광주경기 전야제 날 광주에 도착할계획이다. 탐험대는 대장정중 유전이 널려 있는 카스피해에서 해양오염 방지캠페인,고비사막에서 사막방지화 나무심기 행사,중앙아시아에사 사랑의 집짓기 운동 등의 활동을 펼치게 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사우디 특수부대 피랍 승객 구출

    [리야드·메디나·모스크바 외신종합] 사우디아라비아특수부대가 16일 무장 체첸인들에게 공중 납치돼 메디나공항에 착륙 중인 러시아 여객기를 급습,납치범 4명중 3명을 체포하고 1명을 사살했으며 12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을구출하는데 성공했다.이로써 여객기 납치극은 하루만에 끝났다. 그러나 특수부대의 작전과정에서 납치범 1명과 여승무원1명,터키인 남자승객 1명 등 3명이 숨졌다.여승무원은 납치범의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나머지는 특수부대 요원들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사우디의 고위관리는 “작전이 개시되자 납치범 가운데 1명이 여승무원을 살해했으며,특수부대 요원들이 이 범인을 곧바로 사살했다”고 밝혔다. 터키 당국은 납치범이 한때 체첸 내무장관을 지낸 아슬람벡 아르사예프(40) 형제와 무하메드 토크찬,마고메르자예프라고 밝혔다. 납치범들은 앞서 15일 오후 1시30분(한국시간 오후 8시30분)쯤 승객 162명과 승무원 12명을 태우고 이스탄불에서모스크바로 향하던 러시아 브누코보 항공사 소속 투폴례프(TU)-154여객기를 공중 납치,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납치범들은 이후 50여명의 인질을 석방했으며,러시아 및 사우디 당국과 협상과정에서 체첸내 러시아 군사활동의 중지 및 병력철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체첸 무장괴한 2명, 174명탄 러機 납치

    [이스탄불 AFP AP 연합]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을떠나 모스크바로 향하던 러시아 여객기가 15일 무장한 체첸인 2명에 의해 피랍됐다. 납치범들은 이날 오후 1시30분(한국시간 15일 오후 8시30분) 모스크바행 ‘투포레프(Tupolev)-156’을 납치,오후 3시45분 현재 이집트 상공을 지나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메디나에 도착했다. 피랍된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2명 등 174명이타고 있었으며,피랍 과정에서 승무원 한명이 부상한 것으로전해졌다.승무원 중 터키인은 5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니스 오크수즈 터키 교통장관은 피랍 여객기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을 이륙했으며,납치범들은 이륙 30분 뒤에 여객기를 납치했다고 전했다. 오크수즈 장관은 “탑승한 승무원 1명이 칼에 찔려 부상했다”며 “납치범들이 아직까지는 특별한 요구를 해오고 있지는 않지만 사고 수습을 위해 러시아 당국과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 [1950년대 지구촌 신익희선생 여행기](3)

    *유럽서 서남아시아로. 7월8일 터키(土耳其)의 이스탄불에 도착했다.이곳부터는 아시아(亞細亞)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유럽에서 볼 수 없었던 파리가 날아다녔다.진미(珍味)인 ‘라크’ 술도 맛보았다. 케말 파샤는 신(新)터키의 건국 영웅으로 전 국민이 숭배한다.파샤는 존칭이고 케말이 이름이다.평소 존경하던 분이라묘지를 참배하고 꽃다발을 바쳤다.묘지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터키는 소련과 흑해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고 있다.지중해진출을 노리는 소련이 언제 다다넬스 해협을 건너올지 몰라방비를 게을리할 수 없다.이 점이 한국과 흡사하다.흑해의저편으로 소련을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젖었다. 아프리카(亞弗利加)로 건너가 에티오피아를 찾았다.이 노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더운 지방이라 유행병인 황열병(黃熱病·말라리아) 예방주사를 맞아야 했다.주사 효력이 나오려면 12일을 기다려야 하니 20여일이 훌쩍 지날 것이다.7월13일 수에즈 운하를 넘어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 도착했다.이집트의 새로운 영도자인 나기브 장군을 만났다.나기브장군은 오랜 왕조를 없애고 공화국 초대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세상은 그를 스트롱맨(strong man)이라고 부르나 만나 보니까 아주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다.그의 첫 인상에 매료돼손을 붙잡고 “이집트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하시고 세계 인류와 한국을 위해서도 일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그도 감격한 듯 “나도 아시아 사람이오”라고 말했다. 7월14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했다.공항에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 1세의 비서장인 워크가 마중나와국빈 초대소로 안내했다. 이튿날 황제를 만났다.우리를 환영하는 호의와 정성이 의의(意義)가 뜻깊게 생각되었다.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데황제는 이탈리아가 ‘아비시니아(에티오피아의 옛 국명)’를 침략했던 때부터 국제연맹에 가서 호소하다가 배척당한 이야기 등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한시를 한수 지었다. 兵家勝敗未可期 包羞忍恥是男兒 今日邂逅非遇然 兩人心事兩人知 “전쟁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은 정해지지 않았다.사내 대장부는 부끄러움과 인내,수치심을 가슴에 담았다.오늘 이렇게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두 사람이 서로의 심사를 느끼고있다”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둘러보니 황제 주변에 누런개(黃犬),검은개(黑犬),흰개(白犬) 등 5∼6마리의 작은 개들이 제멋대로 돌아다녔다.황제는 애견벽(愛犬癖)이 있는 듯하였다.이 나라에는 사자가 많다.나라의 상징도 사자다.황가(皇家)의 동물원에는 작은 놈,큰 놈 등 20여마리의 사자가 있다.제일 오랫동안 가두어 둔 놈이 12년인데 크기가 굉장했다.사자를 철창살로 가두고 창살 밖에 큰 도랑을 팠다.내가 그 앞을 지나가니 사자가 대들었는데 재미가 있었다.파키스탄의 수도 카라치에 도착한 것이 7월24일이었다.인도의 네루 수상도 현안인 카슈미르 문제(인도 북부와 파키스탄 북동부의 국경 카슈미르의 귀속을 둘러싼 양국의 분쟁)를 상의하기 위해 카라치를 방문했다. 네루의 환영 다과회에 참석했다.네루는 제2차 대전중에 중국 중경(重慶)에서 만난 일이 있다.네루 수상에게 “한국을원조하는 각 우방에 사의를 표하러 다니는 중”이라 말하니“여기서 그대를 만났으니 뉴델리에는 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네루는 언제나 전 아시아의 영도자를 자처하는 것 같다.소련 사람들이 국민혁명 전의 중국에 대해 “박테리아가 아무리 많아도 소독약 한방울이면 다 해결될 수 있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인구가 많다고 깝죽대고 돌아다니면서 백성은굶어죽거나 말거나 관심없이 헛된 말만을 늘어놓는 네루 선생을 보고 좀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카라치로부터 타일랜드(泰國)의 방콕으로 가는 길에 뉴델리를 지나기는 했으나 인도 당국자를 만나 볼 흥미조차 없었고 뉴델리 비행장에 내리자 너무 더워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그래서 막바로 타일랜드로 발길을 돌렸다. 정리 안동환기자 sun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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