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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반 만에 95㎏ 감량한 여성 “어머니도 나 못 알아 봐”

    1년 반 만에 95㎏ 감량한 여성 “어머니도 나 못 알아 봐”

    1년 반 만에 무려 95㎏이 넘는 체중을 감량한 한 30대 여성이 거리에서 어머니조차 자신을 보고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영국 일간 미러 등 현지매체는 17일(현지시간) 현재 잉글랜드 버킹엄셔에 사는 만 38세 여성 엘리자베스 왓킨스가 어떻게 1년 반 만에 169㎏대에서 73㎏대까지 감량할 수 있었는지를 소개했다. 현재 채용 상담가로 일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약혼까지 한 그녀는 한때 의류 사이즈가 30(한국 120)이었지만 이제 사이즈 8(한국 90 또는 55)짜리 옷을 마음껏 입는다고 밝히면서도 자신이 이렇게 극적으로 살을 뺄 수 있었던 이유는 먼저 위 우회술을 받고 나서 하루 700㎉의 엄격한 식이요법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운동을 병행했는데 처음에는 체중이 오히려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근육이 생겨서 그렇다는 것을 알았지만, 체중계 위에 오를 때마다 눈금이 나를 깔보는 것 같았다”면서도 “그렇지만 체중을 줄이려면 체중을 확인하는 것이 정말 필요했다”고 말했다.터키 이스탄불에서 소수민족 아르메니아인 가정에서 태어나 12살 때 영국으로 이주했다는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체중 탓에 고생했다”면서 “살이 찐 여러 요인 중 하나는 기분이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도 음식을 계속해서 먹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모가 이혼한 뒤 음식을 훨씬 더 많이 먹게 됐다”면서 “나이가 들어 체중이 계속 늘어나자 낯선 사람들의 시선과 동정심을 피하고자 외부 세상과 단절된 삶을 선택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녀는 함께 있을 때 편하게 느껴지는 몇몇 사람들하고만 대화했었다. 살을 빼기 전 그녀는 하루에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었다. 우선 그녀는 아침을 거르고 나서 점심으로 샌드위치 2개와 큰 감자칩 1봉지 그리고 초콜릿바 1개를 먹었다. 오후에는 간식으로 각설탕 3개를 넣은 차 한 잔을 마시며 케이크와 비스킷을 함께 먹었다. 저녁으로는 집에서 만든 음식이나 레토르트 식품 또는 테이크아웃 음식을 양 많은 성인 기준으로 2인분 먹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먹고도 부족하면 사탕이나 초콜릿 또는 아이스크림으로 허기를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이런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그녀는 2017년 5월 위 우회술을 받기로 했었다. 여기서 위 우회술은 위를 상부(식도부근)에서 잘라 15~20cc 용량으로 작게 남겨 아래위를 제외하고 소장과 연결하는 방법을 말한다.수술 뒤 그녀는 1년간 하루에 700㎉만 섭취하는 엄격한 식이요법을 실천했고, 그동안 매달 6㎏이 넘는 체중 감량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76㎏을 좀 넘게 감량해 92㎏대에 진입했다는 그녀는 그 후 반년 동안 하루에 1200㎉씩 섭취하는 식이요법을 계속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그녀는 “사람들은 더는 날 알아보지 못했다. 심지어 어머니도 거리에서 날 보고 그냥 지나쳐 갔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체중 감량은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 두 명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왔다”면서 “우리 우정이 나 때문에 깨졌다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이번 체중 감량으로 그녀는 삶의 모든 것이 변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주 동안 10만 보를 걸어도 문제없고 어디든 여행할 수 있다”면서 “살을 뺀 뒤 만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며 우정을 쌓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난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살을 뺀 대신 삶을 얻었고 이 삶을 최대한 오래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엘리자베스 왓킨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30초짜리 CF는 가라”… 영화 옷 입은 광고 ‘봇물’

    “30초짜리 CF는 가라”… 영화 옷 입은 광고 ‘봇물’

    삼성생명 ‘8넘버스’·전자 ‘선물’ 큰 반향 “예능 등 다른 형식 빌린 광고 계속될 것”배우 강기영(36)씨는 7분여 분량의 ‘8넘버스’(팔자·八字)라는 영상에서 2049년 쓸쓸한 은퇴를 맞이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회사에서 묵은 짐을 정리하던 도중 40년 전 사용했던 휴대폰을 발견해 무심코 통화버튼을 눌렀다가 젊은 시절의 자신과 대화를 하게 된다. 강씨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자 ‘젊은 강기영’에게 복권 당첨 번호, 주식 번호 등을 알려주지만 결국 ‘미래의 나’는 수렁에 빠진다. 마지막으로 8자리 번호를 알려주는데 그 덕분에 강씨의 미래가 행복하게 바뀌었다. 팔자를 바꾼 마지막 8자리 번호는 삼성생명의 고객센터 대표전화번호였다.9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화의 옷을 입은 CF’가 대세다. 기존 TV 광고는 시간의 제약과 비용 때문에 획일적인 15~30초 분량으로 만들어졌는데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계를 벗어났다. TV에 나왔던 CF를 그대로 유튜브에 올리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유튜브나 온라인 영상을 따로 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시작된 게 ‘영화’ 광고다. 몰입감 넘치는 영화 형식으로 시청자들이 영상에서 쉽사리 중도 이탈하지 않도록 유도한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짧은 영상을 좋아하다 보니 10분 내외의 분량으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분량이 40분에 달하기도 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자사 유튜브 채널에 ‘8넘버스’를 올려 20여일 만에 조회수 500만건을 넘겼다”면서 “최근 신규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기존의 평범한 광고가 아닌 디지털 미디어 특성에 맞춘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 분야의 선구자 격인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꾸준히 자사를 홍보하는 영화를 내놨다. 지난 10월에는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연기자 신하균(45) 등이 출연한 삼성전자의 네 번째 단편영화인 ‘선물’이 유튜브에 공개됐다. 또 KB금융그룹이 내놓은 영화 형식의 CF ‘돌봄스릴러-아무도 안 된다’는 조회수 500만을 넘겼다. 터키항공은 세계적 영화 감독인 리들리 스콧과 손잡고 ‘그곳으로의 여정’이라는 영상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터키항공과 이스탄불 신공항 등을 홍보했다. 이환석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영상을 중도에 건너뛰지 않게 하려고 높은 완성도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 구성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예능 등 다른 형식을 빌린 진화된 광고 콘텐츠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수렁에 빠진 나를 구한 8자리 번호는 바로...”

    “수렁에 빠진 나를 구한 8자리 번호는 바로...”

    배우 강기영(36)씨는 7분여 분량의 ‘8넘버스’(팔자·八字)라는 영상에서 2049년 쓸쓸한 은퇴를 맞이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회사에서 묵은 짐을 정리하던 도중 40년 전 사용했던 휴대폰을 발견해 무심코 통화버튼을 눌렀다가 젊은 시절의 자신과 대화를 하게 된다. 강씨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자 ‘젊은 강기영’에게 복권 당첨 번호, 주식 번호 등을 알려주지만 결국 ‘미래의 나’는 수렁에 빠진다. 마지막으로 8자리 번호를 알려주는데 그 덕분에 강씨의 미래가 행복하게 바뀌었다. 팔자를 바꾼 마지막 8자리 번호는 삼성생명의 고객센터 대표전화번호였다. 9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화의 옷을 입은 CF’가 대세다. 기존 TV 광고는 시간의 제약과 비용 때문에 획일적인 15~30초 분량으로 만들어졌는데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계를 벗어났다. TV에 나왔던 CF를 그대로 유튜브에 올리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유튜브나 온라인 영상을 따로 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시작된 게 ‘영화’ 광고다. 몰입감 넘치는 영화 형식으로 시청자들이 영상에서 쉽사리 중도 이탈하지 않도록 유도한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짧은 영상을 좋아하다 보니 10분 내외의 분량으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분량이 40분에 달하기도 한다.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자사 유튜브 채널에 ‘8넘버스’를 올려 20여일 만에 조회수 500만건을 넘겼다”면서 “최근 신규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기존의 평범한 광고가 아닌 디지털 미디어 특성에 맞춘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 분야의 선구자 격인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꾸준히 자사를 홍보하는 영화를 내놨다. 지난 10월에는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연기자 신하균(45)씨 등이 출연한 삼성전자의 4번째 단편영화인 ‘선물’이 유튜브에 공개됐다. 또 KB금융그룹이 내놓은 영화 형식의 CF ‘돌봄스릴러-아무도 안 된다’는 조회수 500만을 넘겼다. 터키항공은 세계적 영화 감독인 리들리 스콧과 손잡고 ‘그곳으로의 여정’이라는 영상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터키항공과 이스탄불 신공항 등을 홍보했다. 이환석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영상을 중도에 건너뛰지 않게 하려고 높은 완성도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 구성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예능 등 다른 형식을 빌린 진화된 광고 콘텐츠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깊은 역사만큼 묵직한 ‘한 잔의 추억’

    깊은 역사만큼 묵직한 ‘한 잔의 추억’

    보통 커피를 만들 때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드리퍼를 이용하기 때문에 ‘커피를 내린다’고 표현하지만 터키에서는 다르다. ‘커피를 끓인다.’ 어쩐지 꽤 아날로그스럽다. 터키 이스탄불의 노천 카페. 커피집 주인은 긴 손잡이가 달린 작은 황동 주전자인 제즈베에 원두를 몇 스푼 넣고 휘휘 저어 숯불로 달군 모래에 넣었다. 보글보글 끓어 오르자마자 제즈베를 꺼내 에스프레소 잔보다 약간 큰 커피잔에 따랐다. “1분 기다렸다가 마시면 됩니다.” 커피가루가 잔 아래에 충분히 가라앉은 후 마시라는 뜻이다. 터키 커피는 아무리 조심스럽게 마셔도 입에 커피가루가 들어가기 마련이어서 입을 헹구라는 의미로 냉수 한 잔이 반드시 함께 나온다. ‘커피는 지옥처럼 검어야 하며 죽음처럼 진해야 한다’는 터키 속담처럼 터키 커피는 깊고 진한 풍미가 있다. 워낙 진하니 설탕을 넣어 달라고 미리 주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블랙으로 주문했다면 터키의 국민 디저트인 로쿰을 곁들이면 조화가 완벽해진다. “커피를 다 마시면 점을 볼 수 있어요.” 다 마신 커피잔을 뒤집어 놓은 후 커피가루가 잔 안쪽에 남아 있는 패턴을 보고 직업이나 운세 등을 알아맞힐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연유에서 커피점이 시작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커피점만 전문적으로 보는 점쟁이도 있다고 하니 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해 보였다. 커피는 900년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칼디라는 목동에 의해 발견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당시엔 열매 자체를 끓여서 마셨지만, 아라비아 반도와 터키로 넘어오면서 원두를 갈색이 되도록 볶아 분쇄한 다음 끓여 마시는 방법이 보편화됐다. 이후 십자군전쟁으로 인해 유럽으로 커피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커피가루가 입안에 남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융드립 커피 등으로 발전해 왔다. 커피 하면 떠오르는 나라도 여럿이다. 커피의 원조 에티오피아, 에스프레소 머신을 처음 개발한 이탈리아, 비엔나커피의 원조 오스트리아, 아메리카노와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미국 등이 저마다 자부심을 드러낸다. 커피 역사에 큰 획을 그은 터키는 묵묵하다. 500년 전에도 뜨거운 숯불과 모래 앞에서 커피 주전자를 돌려 가며 커피를 끓여 냈던 터키 사람들. 요란한 기술이나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커피 전통을 이어 간다. 이렇다 할 커피 브랜드도, 세련된 커피 용품도 없지만, 터키에선 커피 한 잔에 무언의 묵직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터키 커피 한 잔을 함께 마시면 40년을 기억한다’는 말이 있다. 터키 커피는 맛도 맛이거니와 사회적 기능을 함께 지녔다는 뜻으로, ‘터키식 커피 문화와 전통’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라 있다. 그래서인지 이스탄불에서 마신 커피의 추억은 그 어떤 여행보다 진하게 남아 있다. 보스포루스해협을 물들이던 새빨간 노을과 함께.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시리아 민간구조대 ‘하얀 헬멧’ 설립자 숨진 채 발견

    러 비난 속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시리아에서 무수한 생명을 구한 민간구조대 ‘하얀 헬멧’의 설립자 제임스 르 메슈리어가 터키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11일(현지시간) BBC는 영국군 장교 출신인 메슈리어가 이스탄불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메슈리어의 사인을 밝히지 못한 상태다. 오전 4시 30분쯤 거리에서 발견된 시신은 머리와 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있었다. CNN에 따르면 메슈리어의 아내는 지인인 프리랜서 기자 오즈 카터지에게 메슈리어가 발코니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카터지는 발코니 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다면서 피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메슈리어는 ‘하얀 헬멧’과 산하 자원봉사자 훈련 단체인 ‘메이데이 레스큐’를 설립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민간인 구조 활동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6년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대영제국 장교 훈장’(OBE)을 수여하기도 했다. 2014년 설립된 하얀 헬멧은 전직 제빵사, 재단사, 목수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리아에서 민간인, 반군, 정부군을 불문하고 인명을 구조했으며 건물 경비, 수리, 재건 등도 그들의 업무다. 단체는 지금껏 약 10만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회원 252명이 숨지고 500명이 부상을 당했다. 단체는 2016년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하지만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 측은 이들이 테러 단체를 지원한다며 비난해 왔다. CNN에 따르면 메슈리어 사망 소식이 전해진 건 러시아 외무부가 그를 전직 영국 정보국(MI6) 요원이라고 밝힌 지 불과 며칠 뒤였다. 마리야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메슈리어는 전 세계 많은 갈등에 불을 붙여 왔다”면서 “서방이 이들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역할을 해 온 걸 감안하면 영국 정보부 요원이 그곳에서 뭘 했는지 추측하기는 쉽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시리아 민간인 구조 ‘하얀 헬멧’ 창립자 르 메슈리어 의문의 주검으로

    시리아 민간인 구조 ‘하얀 헬멧’ 창립자 르 메슈리어 의문의 주검으로

    시리아의 재난 현장을 찾아 수많은 이들을 구한 자원봉사 구호단체 ‘하얀 헬멧’을 공동 설립한 제임스 르 메슈리어가 터키에서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됐다. 영국 육군 장교 출신으로 지난 2016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4등 훈장(OBE)을 받기도 했던 르 메슈리어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4시 30분쯤 이스탄불의 유럽 쪽인 베요글루 지구에 있는 자택 겸 사무실 근처 거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고, 터키 수사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머리와 두 다리가 골절된 것으로 보아 현지 언론은 발코니에서 추락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역시 구호단체인 ‘포화 아래 의사들’ 국장이며 고인의 친구인 하미쉬 드 브레턴고든은 “정말 비극적이다. 시리아에서 인도주의 족적을 남긴 몇 안되는 이 중 한 명”이라며 “아주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어 하얀 헬멧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지만 르 메슈리어의 죽음이 “메우기 힘든 구멍”이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첩보기관에서 일한 경력 때문에 그의 정확한 나이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40대로 추정된다. 유엔에서 일한 전력도 있다. ‘시리아민간인수호대’라고도 알려진 하얀 헬멧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에 항거하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공습 등으로 파괴된 곳에서 민간인들을 구조하며 찬사를 들었다. 2016년 ‘라이트 라이블리후드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같은 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이란 등은 하얀 헬멧이 공공연히 테러단체들을 돕는다고 비난했다. 공교롭게도 지난주 러시아 외무부는 르 메슈리어가 영국 비밀 첩보기관 MI6 요원 출신이라고 전력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카렌 피어스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그가 스파이였다는 러시아 외무부의 비난은 허무맹랑하다”고 반박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기생충’ 봉준호· ‘벌새’ 김보라 감독, 2019 아름다운예술인상 수상

    ‘기생충’ 봉준호· ‘벌새’ 김보라 감독, 2019 아름다운예술인상 수상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제9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은 올해 5개 부문 수상자로 영화예술인 부문에 봉준호 감독, 신인예술인 김보라 감독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공로예술인 부분에는 배우 김지미, 연극에술인 부분 배우 정동환, 굿피플예술인 부문은 배우 최수종·하희라 부부가 각각 선정됐다. 봉 감독은 2000년 영화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해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등을 통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특히 올해는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벌새’로 베를린영화제, 이스탄불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 영화제 수상을 포함해 현재 ‘34관왕’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배우 김지미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1960~1970년대 한국 영화 중흥기에 70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배우 정동환은 1969년 연극 ‘낯선 사나이’로 연기 활동을 시작, 올해 50주년 기념 작품인 연극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수종 하희라 부부는 국내외 자선단체 홍보대사로, 봉사 정신을 실천하는 예술인 부부로 모범을 보였다. 시상식은 다음 달 6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열린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터키 대통령, 트럼프 편지 휴지통에…“휴전합의 이행 없으면 작전 재개”

    터키 대통령, 트럼프 편지 휴지통에…“휴전합의 이행 없으면 작전 재개”

    “다음주 화요일 저녁까지 약속 지키면 안전지대 문제 해결돼” 시리아 북동부에서 5일간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지 하루 만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휴전 조건이 완전히 이행되지 않으면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르드 군이 안전지대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다음 주 화요일 저녁 군사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 주) 화요일 저녁까지만 약속을 지킨다면 안전지대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120시간이 끝나는 순간부터 작전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터키군은 안전지대에 머무를 것”이라며 “그곳 상황에 터키군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아 북동부와 터키 국경 사이에 설치할 안전지대에 관해서는 “폭은 32㎞에 달하고 길이는 444㎞가 될 것”이라며 “안전지대 안에 12곳의 감시초소를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와 마주한 국경을 따라 터키군이 관리하는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 이상을 이주시킬 계획이다. 터키는 지난 8월 미국과 안전지대 설치 논의에 착수한 이후 이 같은 조건을 제시했으나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결국 터키는 9일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의 민병대(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라고 주장하며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가 군사 작전을 개시하자 14일 터키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터키와 쿠르드의 휴전 중재를 위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대표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터키에 급파했다. 전날 펜스 부통령을 만난 에르도안 대통령은 120시간 안에 안전지대에서 YPG가 철수하고 터키군이 안전지대를 관리하는 것을 조건으로 휴전에 합의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일부 언론이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받은 편지를 휴지통에 버렸다고 보도한 데 대해 “그 편지가 정치적·외교적 예법에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상호 존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문제 삼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바보가 되지 말라”며 군사작전 개시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영국 BBC는 터키 대통령실 소식통을 인용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 편지를 휴지통에 버렸다고 보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한흥수와 박영인

    [이해영의 쿠이 보노] 한흥수와 박영인

    일제 식민지시대의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역사가 고통의 그것이었음은 굳이 길게 말할 필요는 없다. 해서 그 통증이란 것이 아직도 우리 삶과 앎 속에 알게 모르게 스며 있음도 당연하다 하겠다. 일본인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시기, 2차 대전이라는 세계체제 차원의 대충돌 속에서 유럽 특히 중동유럽의 극소수 ‘코리안’들이 아차 하면 목숨 줄 놓을 판에 자기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인류학자 혹은 고고학자 한흥수(1909~?)는 개성생으로 일본의 상지대학을 거쳐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수학했다. 스위스 프라이부르크대에서 박사학위를, 그 뒤 2차 대전 직후 빈대학에서 하빌리타치온 즉 교수자격논문이 통과되어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내가 알기에 한흥수는 독일어권에서 교수 자격을 취득한 최초의 코리안이다. 전시에 체코 프라하에 거주하면서 빈대학 민족학박물관에 근무했다. 인류학자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흥수 연구에 따르면 그는 미주 코리안 좌파와도 연결되어 활동했다. 그들 중 핵심이 미군정에 의해 스파이 혐의로 추방된 뒤 입북해 박헌영의 비서로 활동했던 엘리스 현(玄)이었다. 한흥수는 1948년 북측의 해외인재 유치작업의 일환으로 김일성의 친서를 받고 입북해 내각수상 직속의 이른바 ‘물보’(조선물질문화유물조사보존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한흥수는 한국전 말기 남로당계열과 함께 숙청되어 흔적도 없이 역사무대에서 사라진다. 나치독일의 제국안전본부(RSHA) 제6부는 해외첩보부를 말한다. 이 해외첩보부의 C4국은 극동국을 말하는데 여기 국장이 페터 바이라우흐다. 이자는 전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회부되는데 이와 관련해 연합국 측의 심문기록이 남아 있다. 그 뒤 바이라우흐 등의 진술에 근거, 미육군 유럽사령부 정보부가 1949년 ‘전시독일의 첩보활동보고서’라는 비밀문서를 펴냈다. 그런데 이 보고서 코리아편을 보면 한흥수는 ‘첩보원’(intelligence agent)이라고 표기되고 위 극동국이 그를 “온건 자치론자로 간주”했으며 도나트 교수와 밀접히 접촉했다고 되어 있다. 극동국이 운영한 기관 중의 하나가 동아시아연구소인데 여기 소장이 도나트였다. 또 4인으로 구성된 코리안 ‘스터디 그룹’이 있었는데 그룹의 장이 한흥수였다. 한마디로 한흥수는 나치 해외첩보부 정보원이었다는 말이다. 박영인(1908~2007)은 울산생으로 알려지기로 도쿄제대 출신의 ‘일본’ 무용가다. 일본명은 구니마사미(邦正美), 나라의 바른 아름다움, 그런 말이다. 일본정부장학금으로 당시 베를린대에 유학, 나치독일의 선전성이 설립한 당시 세계유일의 국립무용학교에서도 수학했다. 전시에는 독일군을 위한 종군위문단의 일원으로 유럽 각지에서 공연했다. 그는 당시 국내 언론에도 음악에서 안익태 못지않게 ‘세계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소개되었던 인물이다. 이후 미국에서도 활동하였고 일본 현대무용에서 빠질 수 없는 일본에 귀화한 코리안이다. 그런데 전시 터키 이스탄불의 미전략첩보국(OSS)이 생산한 1944년 4월 18일자 ‘일본의 터키 내 첩보 및 프로파간다 활동’이란 보고서가 있다. 뜬금없이 터키가 등장하는 이유는 전시 일본은 중립국에서 대연합국 첩보활동을 전개했는데, 베를린에 본부를 두고 처음엔 포르투갈의 리스본, 다음은 터키 이스탄불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웨덴 스톡홀름이 그 전방기지였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다양한 일본 첩보원의 명단을 밝히고 있다. 그중 “에지리, 동맹통신 베를린 지국장. 그는 흥미로운 타입의 첩보원인 구니를 특수첩보원(special agent)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는 일본 무용가로서 언제나 자신의 직업으로 위장된 특별한 임무를 띠고 유럽 각국의 수도에 나타난다. 그는 그들이 데리고 있는 첩보원 가운데 가장 영리한 자 중 하나다. 그가 곧 여기로 온다.” 전시 일본의 국영통신사였던 동맹통신사의 베를린지국장 에지리 스스무(江尻進)는 동시에 박영인의 대학동문이기도 했다. 전후 일본신문협회전무이사, 일본저작권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전시유럽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한흥수와 박영인. 일인은 나치독일의, 다른 일인은 군국일본의 스파이였다. 지금 기준으로도 뛰어난 지식인들인 이들의 소명을 현재로선 들을 수 없다. 고문서를 뒤지다가 툭 튀어나오는 옛날 지식인의 깨알 같은 행적에 학문하는 즐거움보다 나라 없는 민족의 씁쓸함이 앞설 따름이다.
  • [와우! 과학] 기둥 없는 ‘다빈치의 다리’…MIT가 3D 프린터로 재현한 이유는?

    [와우! 과학] 기둥 없는 ‘다빈치의 다리’…MIT가 3D 프린터로 재현한 이유는?

    510여 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했지만 건설되지 못한, 당시로써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이 당시 기술로도 충분히 실현 가능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3D 프린터 기술로 다빈치의 교량을 재현하고 자세히 분석한 결과, 석재로만 만들어도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미술가이자 과학자이며 기술자이고 사상가이기도 한 다빈치의 천재적 능력을 일반적인 사람들은 몰라봤다는 것이다. 다빈치의 교량은 1502년 오스만 제국의 제8대 술탄(황제) 바예지드 2세가 주문한 것으로, 터기 이스탄불의 중심지 에미노뉴와 유럽 지구의 갈라타 사이를 흐르는 좁은 해협 골든 혼을 이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빈치가 설계한 약 280m의 교량은 바예지드 2세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건축 기술이 뛰어난 고대 로마 시대조차도 석조 교량을 세우려면 이를 고정하는 파스너(접합 장치)나 모르타르(접착 물질)가 필요했지만, 다빈치의 교량은 이와 같은 자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빈치의 교량은 건설되지 못한 채 기록으로만 남았던 것이다.하지만 연구진은 3D 프린터 기술을 활용한 덕분에 다빈치의 교량을 500분의 1 크기의 축소 모형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다빈치의 교량은 당시 일반적인 교량보다 약 10배 긴 것이었는데 이론적으로 200m가 넘는 긴 교량을 세우려면 교량의 무게를 지탱할 10개 이상의 교각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빈치는 자신이 설계한 교량에 교각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당시로써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획기적인 구조를 선보였던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교량을 구성하는 각 블록은 끼워 맞춰지면 각각에 걸리는 압력만으로 유지된다. 물론 처음에는 각 블록에 걸리는 압력이 모두 골고루 전달되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키스톤’을 끼워 넣으면 교량이 구조적으로 성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여기서 키스톤은 석조나 벽돌 구조의 아치나 볼트의 맨 꼭대기에 넣는 돌로, 이를 제거하면 아치가 무너지므로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칼리 바스트 연구원은 “3D 프린터 기술 덕분에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매우 복잡한 형상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면서 “조립하는 데는 약 6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셸·공간구조협회(IASS·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Shell and Spatial Structures) 회의 기간(10월 7~10일)에 발표됐다. 사진=MI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신라 천년의 빛 세계를 밝힌다 미래를 밝힌다

    신라 천년의 빛 세계를 밝힌다 미래를 밝힌다

    첨성대·석굴암 활용 미디어아트 눈길 초청 공연·체험 부스·문학 특강 등 풍성‘1300년 전 찬란했던 신라 문화가 빛으로 재탄생한다.’ 경북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11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45일간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엑스포공원에서 ‘2019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연다고 9일 밝혔다. 1998년 처음 시작한 경주엑스포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해외 3번(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터키 이스탄불, 베트남 호찌민), 국내에서 6번 열렸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캄보디아에서 열린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베트남 호찌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깊은 관심을 나타내는 등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대한민국 글로벌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이란 주제로 열릴 이번 엑스포는 찬란한 신라 문화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전시·체험·공연·영상 등 4개 분야로 나눠 선보인다. 이들 행사는 모두 ‘천년 신라, 빛으로 살아나다’라는 콘셉트에 맞춰졌다. 우선 전시 분야에선 경주타워에서 펼쳐지는 ‘신라천년, 미래천년’, 최첨단 미디어 아트 ‘찬란한 빛의 신라’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신라천년, 미래천년’은 경주타워 전망대 전면유리를 활용해 8세기 신라를 느껴볼 수 있도록 한 가상현실(VR) 콘텐츠이다. ‘찬란한 빛의 신라’에선 첨성대와 석굴암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최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미디어아트로 만나볼 수 있다. 체험 분야에선 ‘비움 명상길’로 이름 붙인 길이 2㎞의 맨발 전용 둘레길에서 홀로그램과 첨단 영상, 웅장한 음향을 체험하며 숲길을 걷고 힐링할 수 있는 ‘루미나 나이트 워크-신라를 담은 별’을 선보인다. 공연 분야에선 2011년 경주엑스포 주제공연으로 탄생한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 ‘플라잉’에 첨단기술을 입힌 ‘인피니티 플라잉’을 선보인다. 또 경주가 낳은 한국대표 문학가와 작사가를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만나보는 ‘동리·목월·정귀문 선생, 그리고 시와 노래’가 화려한 무대를 선사한다. 영상 분야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가상현실 사진과 영상을 제작해볼 수 있는 ‘실감 VR스튜디오’를 운영한다. 경주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솔거미술관에선 올해 행사 주제인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 전이 열린다. 한국화 거장 박대성 화백의 한반도 주요 비경과 공성환, 김상열, 안치홍, 오동훈 등 경북 출신 작가 4명이 참여한다. 전시 기간 ‘작가와의 만남’과 ‘예술인문학 특강’도 마련된다. 예술철학박사 홍가이, 인문학자 박홍순, 미술평론가 김윤섭 등이 초청강사로 나와 미술과 인문학에 대한 담론의 시간을 가진다. 이 밖에 경주엑스포 해외 개최국인 베트남·캄보디아 공연단과 경북도·경주시 자매도시인 인도네시아·이집트·중국 공연단 초청 공연 등도 만나볼 수 있다. 경북도지사인 이철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이사장은 “천년 신라와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콘텐츠와 함께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국내외 공연단 무대가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혼의 아픔 이후, 신작 ‘터부요기니-스칼렛’ 개인전으로 돌아온 낸시랭

    이혼의 아픔 이후, 신작 ‘터부요기니-스칼렛’ 개인전으로 돌아온 낸시랭

    팝아티스트 낸시랭씨가 이혼의 아픔을 작품으로 극복하고 새롭게 돌아왔다. 낸시랭은 오는 14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AB갤러리에서 ‘터부요기니-스칼렛(Taboo Yogini-Scarlet)‘란 이름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그녀는 지난해 12월 개인전에 이어 올해 7월 싱가포르 컨번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아트페어 개막 오프닝에서 단독 퍼포먼스 ‘스칼렛 싱가포르’란 행위예술과 작품들을 소개했다. 또한 지난 9월 11일 터키에서 열린 제14회 컨템포러리 이스탄불 아트페어에서도 ‘터부요기니-스칼렛’ 오일페인팅 시리즈를 발표하고 갈라타 타워광장에서 ‘스칼렛 이스탄불’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그녀의 작업에는 스칼렛이란 이름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 그녀는 “롤랑 조페 감독의 ‘주홍글씨’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주홍글씨가 ‘낙인’(Stigma)을 의미하듯 ‘이혼녀’라는 낙인의 의미로 ‘스칼렛’이라는 이름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스칼렛’ 작품 시리즈는 그녀가 작품을 만들어 나가면서 개인적인 삶의 여정속에서 직접 체험하고 겪은 일들을 강력한 모티브로 삼고 있다. 물론 작품을 제작해 나가면서 그녀 스스로가 감내해야만 했던 일련의 상처와 아픔 또한 고스란히 작품에 녹아있다. 그녀는 “여성이라는 약자의 입장에서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면서 ”나와 같은 경험을 겪고 있는 세계 여성들의 다양한 문화적 시각, 여성이 갖는 삶과 사회적 위치에 대한 의문을 ‘스칼렛(Scarlet)’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카슈끄지 암살 1년…돈으로 인권 산 빈살만 세계무대 화려한 복귀

    카슈끄지 암살 1년…돈으로 인권 산 빈살만 세계무대 화려한 복귀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에 비판적인 칼럼을 썼던 자말 카슈끄지가 사망한 지 1년, 그의 사망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왕가의 막대한 부를 이용해 세계무대에 다시금 복귀했다. 알자지라는 2일 카슈끄지 사망 1주기를 기해 빈살만 왕세자가 어떻게 세계 정상들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는지를 되짚었다. 지난해 10월 2일 워싱턴포스트에서 사우디 왕가와 빈살만 왕세자에 대해 비판적인 칼럼을 썼던 카슈끄지는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왕가의 명령을 받은 암살자들에 의해 끔찍하게 살해됐다. 그로부터 불과 몇 주 뒤인 11월 암살 배후로 지목된 빈살만 왕세자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들에게 외면당했다. 당시 외신들은 기념 촬영에서 귀퉁이에 서있던 왕세자 모습을 보도하며 세계 정상들이 그의 반인권적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실제 프랑스와 캐나다, 영국은 빈살만 왕세자와의 별도 회담에서 카슈끄지 암살을 조사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는 달랐다. 단 1년 만에 빈살만 왕세자는 기념사진 중앙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서게 된 것이다. 사우디는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다보스포럼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사우디에서 열리는 투자 컨퍼런스에는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자레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참석할 예정이다. 국제사면위원회를 포함한 19개 단체는 전날 공동성명에서 “G20 정상회의처럼 커다란 국제행사를 사우디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사우디가 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의미”라면서 “결국 카슈끄지의 죽음이 헛된 죽음으로 남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사우디 당국에 의해) 불법적으로 사라지고, 구금되고, 고문당하고, 처형된 수많은 활동가에겐 남은 희망이 없다”고 덧붙였다.베스마 모마니 캐나다 워털루대 정치학 교수는 이에 대해 “세계 정상들이 카슈끄지 암살 사관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자명한 빈살만 왕세자에게 ‘패스’(통과권)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유엔이 빈살만 왕세자가 암살에 관여돼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조속한 조사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빈살만 왕세자는 각국 정상들과 독자적인 정상회담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결국 사우디의 오일머니와 서구권으로부터 수입하는 막대량 양의 무기가 빈살만 왕세자의 성공적인 복귀를 이끈 셈이다. 모마니 교수는 “위구르 주민들을 억압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카슈미르 지역에서 무슬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대해서도 서구권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정상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민족주의 포퓰리스트 독재 정권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슈끄지 죽음에 대해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국가도 있다. 독일과 덴마크, 핀란드는 사우디에 무기 판매를 금지했으며 미국 의회도 카슈끄지 죽음에 대한 책임을 빈살만 왕세자에게 묻고 있다. 미 의회는 특히 사우디와 예멘과의 전쟁애서 미군의 지원을 중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친사우디인 트럼프 대통령은 비토권을 행사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주말 미 CBS 등과의 인터뷰에서 결국 카슈끄지 암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이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카슈끄지 살해 1주기 앞둔 빈살만 “책임 있지만 ‘지시’는 없었다”

    카슈끄지 살해 1주기 앞둔 빈살만 “책임 있지만 ‘지시’는 없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해 살해된 사우디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거듭 부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30일 빈살만 왕세자가 전날 오후 CBS 프로그램 ‘60분’에서 노라 오도넬과의 인터뷰 대본에서 “내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있다면 대중에게 공개되길 원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가 고용한 이들이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책임은 인정했으나 직접적인 지시는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28일 온라인에 공개된 PBS 다큐멘터리 ‘프론트라인’에서도 “그것(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내가 모르는 사이 벌어졌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빈살만 왕제사의 잇따른 혐의 부정은 카슈끄지 살해 1주기를 며칠 앞두고 나왔다. 미국에 거주하며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써온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2일 터키 주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에서 파견된 암살팀에 의해 살해됐다. 사우디 당국은 카슈끄지가 영사관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빈살만 왕세자와의 관련성은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11월 빈살만 왕세자가 이 암살을 지시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엔 특별조사관도 지난 6월 빈살만 왕세자가 배후에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으며 조사를 촉구했다. 지난 1년간 카슈끄지 살해 혐의를 받아온 빈살만 왕세자는 미국 등 세계 무대에서 반인륜적인 지도자로 낙인찍히자 이미지 쇄신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왕세자는 ‘60분’ 인터뷰에서 “사우디 당국이 언론인으로부터 받는 위협은 없다”면서 “진정한 위협은 언론인을 억압하는 조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 인권운동가에 대한 당국의 고문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실재한다면 괘씸한 일”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포토] 이스탄불 아트페어에 참여한 팝아티스트 낸시랭

    [포토] 이스탄불 아트페어에 참여한 팝아티스트 낸시랭

    제14회 이스탄불 아트페어에 참여한 팝아티스트 낸시랭. 연합뉴스
  • ‘카슈끄지 피살’ 당시 녹음파일 공개…시신 처리 소리까지 담겨

    ‘카슈끄지 피살’ 당시 녹음파일 공개…시신 처리 소리까지 담겨

    지난해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살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당시 상황이 담긴 현장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터키 정보당국이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이 파일은 카슈끄지 살해와 무관하다며 발뺌하던 사우디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고 진실을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터키 일간 사바흐는 10일(현지시간) 카슈끄지 살해 당시의 음성녹음 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음성파일에는 카슈끄지 살해 전 시신 처리 계획을 논의하는 사우디 암살 요원들의 대화와 카슈끄지를 살해하는 순간은 물론 시신을 절단하는 부검용 톱 소리까지 담겼다. 사바흐에 따르면 현장 책임자인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렙과 법의학자인 무함마드 알투바이지는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도착하기 전 시신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무트렙이 “시신을 가방에 넣을 수 있는가”라고 묻자 알투바이지는 “너무 무겁고 커서 안 된다”면서 “시신을 절단해 비닐봉지에 싼 후 가방에 넣어 건물 밖으로 가지고 가라”고 조언했다. 이들을 포함한 사우디 암살 요원들은 오후 1시 14분 카슈끄지가 결혼 관련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영사관에 들어오자 그를 강제로 2층 사무실로 끌고 갔다. 무트렙은 카슈끄지에게 “우리는 당신을 리야드(사우디 수도)로 데려가야 한다. 인터폴에서 명령이 있었다. 우리는 당신을 데려가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카슈끄지는 “나는 소송당한 것이 없다”면서 “약혼자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리야드 행을 거부했다. 그러나 무트렙은 자신을 보내 달라는 카슈끄지의 요청을 거부하고 아들에게 메시지를 남길 것을 종용한다. 카슈끄지가 “어떤 말을 남겨야 하는가”라고 묻자 무트렙은 “‘나는 이스탄불에 있다. 연락이 안 되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같은 메시지를 남기라”고 한다. 카슈끄지는 “어떻게 영사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아무 것도 쓰지 않겠다”라고 저항했지만 암살 요원들은 카슈끄지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웠다. 카슈끄지가 “천식이 있어서 질식사할 것”이라고 소리쳤지만, 요원들은 비닐봉지를 벗기지 않았다. 이들은 카슈끄지가 사망한 후 시신 절단 작업에 착수했다. 정확히 오후 1시 39분 부검용 톱 소리가 녹음됐다. 미국에 거주하며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온 카슈끄지는 평소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칼럼을 게재해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사우디 왕실의 카슈끄지 살해 사건 개입을 의심했으나 사우디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사건 현장이 담긴 음성 파일의 존재를 공개했고, 그 내용까지 증거로 제시하며 사우디 정부와 진실 공방을 벌였다. 결국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의 귀국을 설득하려고 터키에 파견한 현장팀장이 살해를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리고 사우디 법원은 무트렙 등 암살요원 5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에하라와 에키타이

    [이해영의 쿠이 보노] 에하라와 에키타이

    도쿄생 에하라 고이치(江原綱一ㆍ1896~1969)와 평양생 에키타이 안(한국명 안익태ㆍ1906~1965). 두 사람의 관계는 어쩌면 근대 이후 한일 관계사의 가장 괴이하고, 희비극적인 한 대목일지 모른다. 꽤 오랫동안 에키타이의 행적을 추적해 온 나는 최근 3건의 원본 문서들과 한 건의 매우 흥미로운 주장을 접할 수 있었다. 이 문서는 미 CIA 문서고에서 기밀 해제된 것들이다. 문서 중 하나는 전쟁 중인 1944년 4월 18일자 ‘터키에서의 일본 첩보·선전활동’에 관한 보고서이고, 다른 하나는 1945년 1월 30일자 ‘스칸디나비아에서의 일본 첩보활동’에 대한 보고서다. 전자는 미 전략첩보국(OSS) 이스탄불지부가, 후자는 영국 정보원이 생산한 것이다. 세 번째 문서는 종전 이후인 1949년 11월 18일자 미 육군 유럽사령부 정보국이 미 합참 정보국장에게 보낸 ‘전시 독일의 외교·군사 정보활동’이라는 보고서다. 그리 보면 마지막 보고서가 가장 정확하고 포괄적인 셈이다. 전시 일본의 재유럽 첩보활동의 본부는 베를린에 있었다. 2차 대전 직후 일본은 처음에는 ‘간첩활동의 수도’라 불리던 포르투갈 리스본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태평양전쟁이 확전되면서 포르투갈의 식민지를 위협하게 되자 마찬가지 중립국인 터키 이스탄불로 이동한다. 하지만 터키마저 연합국으로 기울자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미·영 첩보전의 기지로 활용했다. 일본 첩보활동의 동선을 미국은 매우 촘촘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 나라의 첩보 라인이 이렇게 ‘탈탈 털리는’ 경우는 드물다. 오직 패전이라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에하라의 회고에 따르면 에키타이안은 1941년 말부터 1944년 4월까지 자신의 베를린 사저에 기거했다고 했다. 안익태가 나치 독일의 제국음악원 회원증에 기재한 주소지가 바로 이 사저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사실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에하라 고이치는 누구인가? 나와는 다른 시기에 또 다른 이유로 에하라 고이치를 추적한 학자가 있다. 북텍사스대학의 세계적으로 저명한 음악학 교수 팀 잭슨이다. 잭슨 교수는 에하라가 하얼빈 소재 731부대의 20세기 최악의 전쟁범죄와 연루돼 있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1938년 에하라가 독일로 건너간 뒤 731부대의 생체실험 정보를 독일과 공유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아우슈비츠 등에서의 생체실험과 731부대의 그것은 에하라를 고리로 해서 서로 연결돼 있다는 말이다. 잭슨 교수와 서로 자료를 공유해 온 내 쪽에서도 확인해 본 결과 에하라는 1935~1937년 하얼빈의 총무처장으로 있다가 1937년 7월 1일자로 하얼빈 부시장으로 승진한 뒤 1년 뒤 베를린 주재 만주국공사관 참사관으로 파견됐다. 731부대가 일왕 히로히토의 칙령에 의해 본격적으로 하얼빈으로 확장 이전된 때가 1936년이다. 만주국의 직제는 이른바 일만정위(日滿定位) 원칙 곧 일계(日係)와 만계의 직위가 정해져 있었다. 일본의 괴뢰국이라는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성장, 시장이나 공사 등은 만계에 할당하고 그 아래에 일계를 배치했는데 실세는 당연히 일계였다. 중앙에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총무청(처) 중심주의를 기본으로 해서 인사ㆍ재정, 특히 모든 기밀업무를 총무(청)처장이 관장했고, 그 배후에는 관동군이 있었다. 그렇게 보면 에하라가 하얼빈 시절 직간접적으로 731부대와 연관됐을 가능성은 아주 농후하다. 위에서 말한 1949년 보고서에 따르면 에하라는 “재독 일본 첩보망의 총책”이었다. 이 진술은 페터 바이라우흐 나치 독일의 SS 해외첩보부(SD) 소련·일본국장에게서 나온 것이다. 독일과 소련은 군사동맹이었지만, 1943년 8월 이후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상호 첩보활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에하라는 1945년 1월의 영국 첩보부 보고서에도 등장한다. 당시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였던 핀란드의 만주국공사관 참사관으로 등록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1949년 보고서만큼 정확한 정보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국 첩보원은 그가 일본과 러시아 간 협상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OSS 이스탄불지부에 따르면 당시 일본은 베를린에서 다양한 직업군에 속한 약 300명의 정보망을 운용하고 있었다. 에하라 고이치는 외교관이라는 합법적 신분으로 위장한 ‘화이트’였다. 그의 집에 주소지를 둔 에키타이 안은 추축국과 나치 점령국을 돌면서 나치와 일제의 전쟁 수행을 음악으로 응원했다. 에키타이 안이 안익태다.
  • [포토] ‘깜찍해보이는 헤딩’ 이강인

    [포토] ‘깜찍해보이는 헤딩’ 이강인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왼쪽)과 백승호가 7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연습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카타르 월드컵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연합뉴스
  • ①김신욱 ②밀집수비 뚫기 ③이강인 나오나

    ①김신욱 ②밀집수비 뚫기 ③이강인 나오나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5일(한국시간) 밤 10시 30분 조지아와 평가전을 가진 뒤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이번 A매치 2연전를 통해 눈여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는 김신욱 활용법과 밀집수비 파해법, 세대교체 실험이 꼽힌다. ●金 파괴력 키우는 측면 자원·풀백 연계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은 그동안 대표팀 감독들의 고민거리였다. 김신욱은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9골을 넣은 뒤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7경기 8골의 득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선 화끈한 득점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김신욱은 196㎝라는 큰 키를 활용한 제공권이 장점이지만, 동료들이 김신욱 머리만 바라보느라 단조롭고 위협적이지도 못한 센터링을 남발하는 경향이 잦았다. 그러다 보니 상대 수비수에게 좋을 일만 시키거나 김신욱이 어렵게 따낸 공중볼을 활용한 후속 기동이 정교하지 못했던 점도 ‘김신욱 활용법’에 악영향을 끼쳤다. 벤투 감독 역시 이 같은 딜레마를 잘 이해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현재까지 유지해 온 대표팀의 방향성과 틀을 지켜나가면서도 김신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맞춤 전술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투톱이라면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나 황의조(27·지롱댕 보르도)와 짝을 맞추고, 원톱이라면 손흥민, 황희찬(23·레드불 잘츠부르크), 이재성(27·홀슈타인 킬) 등 측면 자원들과 연계하는 방식이 점쳐진다. 아울러 전북 현대에서 오랫동안 발을 맞췄던 좌우 풀백 김진수(27)·이용(33)이 나선다면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전방 압박 강화·이강인 출전 여부 관심 아시아 무대에서 대표팀에 가장 괴로운 숙제는 ‘밀집수비 파해법’이었다. 두껍게 웅크린 수비벽을 뚫지 못해 애를 먹다가 역습 한 방에 위기를 자초해 ‘참사’가 반복되는 경기가 적지 않았다. 지난 1월 2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한 게 대표적이다. 대표팀이 4일 훈련에서 전방 압박을 집중 훈련한 것도 밀집수비 파해법과 연관된다. 상대가 역습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상대가 수비 대열을 정비하기 전 빠르게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교체 카드를 잘 활용하지 않는 성향이 도드라진다. 경기 때마다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선수만 내보낸다. 그러나 세대교체 의지는 분명하다. 벤투 감독은 4일(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대표팀 숙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인(18·발렌시아 CF)을 지난 3월 처음 발탁한 뒤 훈련을 지켜봐 왔다”면서 “다시 소집한 만큼 A매치 데뷔전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해 선발이든 , 교체든 이번 경기에 이강인을 투입할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유럽 원정 처음 떠나는 벤투호 “하던 대로 한다”

    유럽 원정 처음 떠나는 벤투호 “하던 대로 한다”

    10일 투르크멘과 월드컵 예선 1차전 “절정 기량 김신욱과 맞는 조합 고민”“우리의 스타일을 버리지 않고 우리가 추구하는 철학과 방향성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치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출사표를 냈다.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터키 이스탄불로 출국했다. 한국·중국·일본 리그에서 뛰는 대표팀 16명이 비행기에 탔고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 등 유럽파와 중동파 9명은 이스탄불에 집결한다. 5일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한 뒤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 1차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이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유럽 원정경기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지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로 강팀은 아니다. 하지만 탄탄한 밀집수비를 기본으로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2016년 최정예 전력이 출전한 스페인을 1-0으로 이긴 유럽축구의 복병이다. 월드컵 2차예선 상대팀이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구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모의고사 상대로 조지아는 최적인 셈이다. 벤투 감독으로선 대표팀 전력의 핵심인 유럽파 선수들이 최근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하는 데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이번 시즌 7경기에서 4골 7도움을 기록 중인 황희찬(23·FC 레드불 잘츠부르크)은 펄펄 날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2(2부 리그)에서 뛰는 이재성(27·홀슈타인 킬) 역시 이날 시즌 4호골을 기록했다. 손흥민과 황의조(27·지롱댕 보르도)도 선발 출전을 이어가고 있고, 이강인(18·발렌시아 CF)도 이날 시즌 첫 출전으로 몸을 풀었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벤투호에 처음 합류한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이다. 지난 7월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후 8골 2도움으로 절정의 기량을 드러내고 있는 김신욱은 이날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에 오게 돼 많이 설레지만 팀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고민이 들어 편안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신욱의 장점을 대표팀에 녹이는 건 역대 대표팀 감독들의 공통 고민이었다. 벤투 감독은 “김신욱이 우리 스타일에 적응하고 우리도 김신욱에 맞춘 조합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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