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순신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항저우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민주주의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통일부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김동연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17
  •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엉터리 사극 오류를 짚다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엉터리 사극 오류를 짚다

     “조선 무예사를 연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영화나 사극 속의 고증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오락물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극은 낯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자이자 무예 인문학자로 조선 무예를 복원해 온 최형국(41) 박사의 지적이다. 최 박사는 20일 수원 화성행궁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사극의 무예사·군사사 고증대로라면 임진왜란 때 거북선 머리에 화염방사기를 달거나 판옥선 위에 기관총을 장착해도 하등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라며 “드라마 ‘주몽’이나 ‘선덕여왕’에서 1900년에 도입된 영국식 말안장이 등장할 정도니 사극 소품들이 500년 세월을 넘나드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게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가 최근 펴낸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인물과사상사)는 무지와 오해, 시청률 지상주의로 얼룩진 사극 속 전투와 무예의 민낯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 사극에 주로 등장하는 무기는 삼지창처럼 생긴 당파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거의 모든 사극 속에서 포졸들이 들고 있는 대표적 무기다. 당파는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에서 들여온 최신 무기이지만 태조 이성계가 주인공인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당파는 3개의 창날 중 좌우 창날이 바깥 쪽으로 휘어져 있어 찌를 수 없는 무기다. 병졸이 적이 긴 창으로 찔러 올 때 적의 무기를 찍어 누르면 옆에 있던 병졸이 적을 제압하는 특수 병과의 무기였다. 조선시대 병법서에는 ‘용맹과 위엄이 뛰어나고 담력이 큰 사람을 따로 선발해 당파를 쓰게 한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다.  비교적 고증이 잘 됐다고 평가받은 영화 ‘명량’에서는 군사들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지만 얼굴을 향한 공격을 막아 주는 ‘투구 드림’을 다 풀어 헤치거나 주인공은 아예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한다. 최 박사는 이를 방탄복 조끼를 열고 총탄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전투하는 격이라고 말한다.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도 부실하기 그지없다. 조선 시대 군사는 오(伍)와 열(列)을 맞춰 진법과 대형에 따라 싸웠다. 정조가 1795년 화성에 행차하던 모습을 그린 반차도를 봐도 오와 열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은 하나같이 ‘개싸움’ 같은 난장판이다. 지휘관의 공격 명령과 함께 여기저기서 함성을 지르며 적진을 향해 달려든다. 오와 열도 없다. 조선군을 마치 오합지졸로 보이게 연출하는 꼴이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모든 판옥선에 주장을 상징하는 황룡기를 똑같이 달고 등장하거나 ‘정도전’에서 우리 기병들이 하나같이 짧은 칼 한 자루만 든 채 전투에 나서거나 말에서 내려 싸우고, 칼을 한 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 등은 모두 잘못된 연출이다.  야간 전투 장면에서 으레 나타나는 불화살을 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활은 초당 65m를 날기 때문에 활활 타오를 수 없다. 조선 시대에는 화약 기술이 보급돼 얇은 심지에 불을 붙인 화살이 적진에 박히고 작약 통 속의 화약이 터지면서 적 진지에 불을 지르는 방식의 전투였다.  최 박사는 “심각한 문제는 사극이 팩트인 역사 다큐멘터리까지 영향을 미쳐 똑같은 오류가 반복된다”면서 “우리 안방의 TV에서부터 역사 왜곡이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극의 고증 오류를 극복하려면 시청률 지상주의를 벗고 사전 제작을 통해 제대로 된 고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사극이 자꾸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변해 가는 이유는 시청률 때문입니다. 제작사들의 고증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판적인 시청자가 많아져야 사극의 역사 왜곡이 사라질 것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남 장흥, 그냥 그런 깡촌에 뭐가 있겠냐고? 골목이 끝날 때쯤 짠~ 새 세상이 열린다

    전남 장흥, 그냥 그런 깡촌에 뭐가 있겠냐고? 골목이 끝날 때쯤 짠~ 새 세상이 열린다

    전남 장흥은 독특한 곳이다. 볼 때마다 새롭다. 익숙한 골목 끝에서 새 풍경이 튀어나오고, 심드렁하게 걸었던 갯마을 안길에서 켜켜이 쌓인 역사의 자취를 보게 된다. 맨부커상의 작가 한강(46)이 종종 찾았다는 회진 앞바다가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을 재건한 곳이었다는 것, 장흥에서도 ‘깡촌’으로 통하는 장동면에 나라 안에서 유일하게 안중근 의사를 배향하는 사당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러니 장흥을 돌다 보면 당최 느슨해질 틈이 없다. 지난 5월. 전남 장흥 안양면 사촌리 율산마을회관에서 조촐한 잔치가 열렸다. 작가 한강이 소설 ‘채식주의자’로 영국에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장흥은 한강의 아버지이자 작가인 한승원(77)의 고향이다. 그가 오랜 외지 생활을 접고 귀향해 터를 잡은 곳이 안양면 사촌리의 ‘해산토굴’이었고, 남도 끝자락의 갯마을에서 마을잔치가 열린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한승원 작가에 따르면 한강은 학생 시절 가끔 회진면의 삼촌 댁을 찾아 뱃일 거들며 방학을 보냈다고 한다. 비록 고향은 아니라 해도 감수성이 풍부한 학창 시절에 찾았던 회진은 그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을 게 분명하다. 우리가 어린 시절 너나없이 찾아갔던 시골 ‘외할머니댁’에 얼마나 많은 추억을 묻어두었는지를 떠올려 보면 이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장흥을 찾을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해산토굴 아래는 여닫이 해변이다. 키조개의 대표 산지로 꼽히는 곳. 장흥 유일의 해수욕장도 여기 있다. 해수욕객들을 위한 시설들을 여럿 조성해 뒀지만, 뜻밖에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여닫이 해변에 ‘한승원 문학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어등’, ‘모래알’ 등 한승원의 글이 새겨진 문학비들이 700m 정도 이어진다. 해산토굴 바로 앞에 원두막이 하나 있다. 멀리 마을 너머로 장흥 바다가 펼쳐지는 곳이다. 담장도, 대문도 없으니 누구라도 들러 다리쉼을 해도 좋겠다. 혹시 모를 일이다. 여전히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한승원 작가가 우연히 나와 말동무를 해 줄지도. 오전 무렵이면 늘 ‘한승원 문학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고 하니, 모시옷 걸치고 휘적휘적 걷는 어르신을 만나게 되면 말 한 번 건네볼 일이다. 회진면은 흔히 ‘장흥 문학의 자궁’으로 표현된다. 수많은 작가에게 문학적 토대가 됐다는 뜻이다. 회진에서 문학적 상상력을 키운 대표적인 인물로 이청준(1939~2008), 한승원 등이 꼽힌다. 동갑내기인 두 작가 중 이청준은 회진 근처의 진목마을, 한승원은 회진리 바로 맞은편의 덕도에서 태어났다. 역사적으로 보면 회진은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을 재건한 곳이다. 백의종군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내려와 판옥선 12척으로 조선 수군의 명맥을 이었고, 이는 연이은 승전보의 도화선이 됐다. 앞서 성종 때엔 잦은 왜구의 출몰을 막기 위해 성을 쌓기도 했다. 그곳이 바로 회령진성이다. 회진 초입의 언덕에 있는 성벽에 오르면 너른 회진 들녘이 한눈에 들어온다. 키 낮은 집들 너머로는 장흥 바다가 부드럽게 능선을 그리고 있다. 이 일대 바닷물빛 참 곱다. 청잣빛이다. 이런 물빛 신안 안좌도나 강진만 등에서도 본 적 있다. 손대면 묻어날 것 같은, 푸른 우유를 보는 듯하다. 한승원의 생가가 있는 덕도 풍경도 곱다. 덕도는 옛 동학군의 후예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만큼 주민들의 자부심도 세고 문향도 짙다. 할미꽃 공원이 있는 한재에서 마을 전경을 굽어볼 수 있다. 회진항에서 지방도를 타고 신상리 방향으로 가다 보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해양낚시공원, 오른쪽은 노력도 가는 길이다. 노력도는 회진대교로 뭍과 연결돼 있다. 섬 끝자락은 노력항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주 성산포를 오가는 ‘오렌지호’가 운항될 만큼 번듯한 곳이었지만, 여객선이 운항을 중지한 지금은 쇠락한 항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인적이 드물다는 건 때로 장점이 되기도 한다. 다소 쓸쓸하긴 해도 더없이 고즈넉하게 남도의 바다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항구 방파제에 서면 멀리 완도의 금당도, 생일도, 해남의 소록도 등이 수평선 위로 섬처럼 떠 있다. 해넘이 명소로도 꼽힌다. 섬 오른쪽으로 난 해안도로를 따라 돌다 보면 청잣빛 바다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해양낚시 공원에서는 바다낚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좀더 짜릿한 손맛을 원한다면 회진항에서 낚싯배를 타고 나가야 한다. 완도와 경계에 있는 가두리 양식장 주변까지 나가 다양한 어종을 낚을 수 있다. 장흥 북쪽의 장동면 일대를 돌다 보면 두 번 놀라게 된다. 안중근(1879~1910) 의사를 배향하고 있는 사당이 나라 안에서 한 곳뿐이라는 것, 그리고 안 의사와 전혀 연고가 닿지 않는 지역에, 그것도 다른 성씨의 문중에서 이를 세우고 관리해 왔다는 것이다. 장흥군의 안병진 예산계장에 따르면 안 의사의 위패를 모신 해동사(海東祠)는 1955년 안홍천이란 지역 유지가 세웠다. 안 의사는 순흥 안씨, 안홍천은 죽산 안씨다. 혈연이나 지연, 학연 등으로 묶인 관계가 전혀 아니다. 당시 장흥의 재력가였던 안홍천은 안 의사의 후손이 국내에 없어 제사조차 지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사재를 털어 사당을 세웠다고 한다. 현재도 죽산 안씨 문중에서 매년 음력 3월에 제향을 지내고 있다. 중국 하얼빈에 있는 안 의사 기념관과 해동사의 경도가 126도로 같다는 것도 우연치고는 기막히다. 해동사의 규모는 소박하다. 건립 당시엔 1칸이었다가 2006년 3칸짜리 팔작지붕으로 중건됐다. 편액에 쓰인 ‘海東明月’(해동명월) 글씨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썼다고 한다. 사당 내부엔 안 의사 영정 2점과 친필 유묵 복사본이 보관돼 있다. 해동사 바로 옆은 죽산 안씨 문중의 사당이다. 장흥 여정에서 메모해 둘 것 하나. ‘정남진장흥물축제’다. 오는 29일~8월 4일 읍내 탐진강, 편백숲 우드랜드 일대에서 열린다. 지방 소도시에서 열리는 축제라고 깔보면 곤란하다. 읍내가 발디딜 틈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고, 갯마을로서는 드물게 차량 정체 현상도 빚어진다. 읍내를 흐르는 탐진강 전체가 물놀이공원으로 바뀐다고 보면 알기 쉽다. 물위에서 놀 수 있는 온갖 기구들도 등장한다. 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딱이다. 가장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은 ‘살수대첩 물싸움 퍼레이드’다. 군민과 관광객이 한데 어울려 물싸움을 벌이는 이벤트인데, 읍내 중심지를 무대로 너나없이 ‘흥겨운 싸움’을 벌인다. 글 사진 장흥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으로 갈아탄 뒤 장흥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가장 알기 쉽다. 안중근 의사 사당이 있는 해동사는 장흥 북쪽의 장동면에 있다. 여정의 처음이나 끝자락에 들르는 게 효율적이다. →맛집 요즘 장흥의 제철 먹거리는 된장물회다. 된장을 써서 물회를 만들면 과연 맛이 날까 싶은데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면 달달하고 상큼한 맛이 물 샐 틈없이 입안에 꽉 찬다. 횟감도 병어, 서대 같은 고급 어종들을 쓴다. 진호식당(867-2843)이 알려지지 않은 강자다. 원래 장흥 사람들만 알음알음 찾던 곳인데 워낙 인기가 좋아 정식 업소로 문을 열었다. 굴구이촌으로 이름난 죽청리에 있다. 바지락회무침은 수문해변의 바다하우스(862-1021)가 알려졌다. 수문해변은 키조개의 산지로 이름난 곳. 담백하고 달달한 키조개구이도 별미다. ‘낙지삼합’도 맛있다. 20일 금어기가 풀려 포실하게 살이 오른 낙지와 달보드레한 키조개, 기름진 돼지고기를 하나로 묶은 뒤 입안에 날름 털어 넣는다. 신가네 낙지삼합(863-6663)이 알려졌다. ‘전설적인’ 장흥삼합의 인기는 여전하다. 키조개와 표고버섯, 소고기가 한 묶음이다. 만나숯불갈비(864-1818~9)가 유명하다.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오후 5시 고척) ■야구 청룡기 고교선수권대회(오전 10시 목동야구장) ■배구 ▲2016 국제대학초청대회 ●한국-일본(오후 6시 안산상록수체) ▲MG새마을금고 2016 한·중·일 남자클럽 국제대회 ●제이텍트 스팅스-현대캐피탈(오후 7시 인천 계양체) ■여자농구 박신자컵 서머리그 (오후 2시 아산 이순신체 ■수영 MBC배 전국대회(오전 9시 김천실내수영장) ■양궁 대통령기 전국 남녀대회 및 컴파운드 3차대회(오전 8시 울산 문수국제양궁장)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한화-LG(잠실) ●롯데-삼성(포항) ●두산-NC(마산) ●SK-KIA(광주) ●넥센-kt(수원 이상 오후 6시 30분) ■야구 청룡기 고교선수권대회(오전 10시 목동야구장) ■축구 FA컵 8강 ●전북-부천(오후 7시 전주월드컵) ●울산-인천(울산 문수축구경기장) ●서울-전남(서울월드컵) ●수원-성남(수원월드컵 이상 오후 7시 30분) ■여자농구 박신자컵 서머리그 (오후 2시 아산 이순신체) ■테니스 김천 국제남자퓨처스·여자서키트대회(오전 9시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체조 남자 기계체조 리우올림픽 대표 평가전(오전 10시 30분 태릉선수촌)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한화-LG(잠실) ●롯데-삼성(포항) ●두산-NC(마산) ●SK-KIA(광주) ●넥센-kt(수원 이상 오후 6시 30분) ■야구 청룡기 고교선수권대회(오전 10시 목동야구장) ■여자농구 박신자컵 서머리그 (오후 2시 아산 이순신체)
  • [오늘의 눈] WKBL이 오명 씻으려면/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오늘의 눈] WKBL이 오명 씻으려면/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농구 취재하는 기자들은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하는 거지?” 기자가 지난달 중순 다른 종목의 미디어데이에 참석했을 때 농구 출입 경력이 기자보다 훨씬 오래된 다른 회사 후배에게 건넨 말이었다. 검찰이 KEB하나은행을 2015~2016시즌 준우승으로 이끈 첼시 리의 ‘혈통 사기’ 수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날이었다. 후배는 알듯 모를 듯 엷은 미소만 흘렸다. 어쩌면 공범이란 죄의식의 발로였는지 모른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11일 오전 2016~2017시즌 국내 코트를 누빌 외국 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이맘때 첼시 리가 하나은행에 지명돼 유니폼을 입었다. 그로부터 그 오랜 시간 여자농구를 취재하는 기자나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나 잘못을 규명할 수 있는 수많은 실마리들을 놓쳐 이런 참담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첼시 리는 그 전부터 말들이 많았다. 그녀와 접촉한 구단들은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들이 부실했다고 입을 모았다. 초기에 문제를 제기한 몇몇 언론도 있었다. 기자가 느끼기에 연맹 실무자들도 어렴풋이 ‘나중에 큰일 날 수 있다’는 불길한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이를 책임 있게 파고들거나 따지지 못했다. 첼시 리가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묻히고 잊혀졌다.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한 박종천 하나은행 감독은 몸소 미국을 다녀와 첼시 리를 데려왔다고 자랑하기도 했는데 지금에 와서는 에이전트의 잘못을 확인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감독과 신선우 WKBL 총재의 ‘보통 아닌’ 관계가 이런 잘못이 제대로 파헤쳐지지 않은 배경이 됐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어찌 됐든 기자도 첼시 리의 ‘혈통 사기’로 리그의 위상이 떨어지는 것을 막지 못한 일단의 책임에 도리질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지난 한 달여 사기극을 왜 미리 밝혀내지 못했느냐고 기자들이 도매금으로 지청구를 당할 때에도 입을 열지 못했다. WKBL은 지난주 하나은행에 외국 선수 드래프트 최하위 지명권을 부여하고, 준우승을 비롯한 지난 시즌 모든 기록을 삭제하는 등의 수습책을 내놓았다. 그리고 이번주 안에 연맹의 책임을 묻는 절차를 밟겠다고 공언했다. 12일부터 17일까지 충남 아산 이순신빙상장체육관에서 열리는 박신자컵 서머리그에서도 떠들썩한 행사는 자제하는 등 자숙 모드를 취하기로 했다. 그래서 더욱 주목되는 게 신 총재가 과연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줄 것인지 여부다. 팬들은 물론이고 리그 전체와 다른 팀 선수들까지 사기극에 놀아나게 만든 책임을 총재 스스로 지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이를 대신할 수 있겠으며, 그런 결과를 어느 농구 팬이 믿고 성원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티켓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지난달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다음 올림픽을 기대해도 좋겠다는 희망을 팬과 국민들에게 안기며 WKBL에 더욱 많은 관심을 쏟아야겠다는 각성을 이끌어 낸 선수들의 땀방울을 외면해서도 안 될 일이다. bsnim@seoul.co.kr
  • [The Best 시티] 스토리 넘치는 골목 역사가 흐르는 거리… ‘서울의 심장’ 중구

    [The Best 시티] 스토리 넘치는 골목 역사가 흐르는 거리… ‘서울의 심장’ 중구

    서울 중구는 서울특별시의 심장부이다.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살아 숨 쉰다. 조선시대 사대문을 품에 안고, 근현대사의 굴곡이 거리마다 골목마다 새겨져 있다. 최첨단 한류를 추종하는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쇼핑 천국 명동뿐 아니라 남대문과 명동성당, 중림동 약현성당 등 중구 한복판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1일로 재선 임기 반환점을 도는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이 ‘1동(洞) 1명소 사업‘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최 구청장은 7일 “중구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해 세계가 주목할 중구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게 1동 1명소 사업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주민과 젊은 예술가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역사와 스토리를 입힌 거리를 만들면, 구는 이를 착착 지원해 중구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골목문화의 발견’, ‘구도심에 활력 불어넣기’ 두 가지가 키워드다. 기술고등고시(13회) 출신으로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지낸 도시계획전문가인 최 구청장은 중구의 풍부한 역사·문화자산을 관광으로 연결시켜야 일자리, 미래 먹거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소신이다. 텅 비어가던 옛 도심이 되살아나는 건 덤이다. 올해 2월 첫 삽을 뜬 중구 서소문 역사공원을 비롯해 필동 서애대학문화거리, 다산동 성곽예술문화거리, 광희문 문화마을, 을지로 도심산업 특화거리, 정동길, 남산 역사문화거리 등 1동(洞) 1명소를 따라가 보자. ●국내 최대 천주교 순교지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서울 한복판인 서울역 근처에 우리나라 최대 천주교 순교성지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지금의 서소문공원 근방은 조선시대 서소문 밖 네거리로 죄인들을 처형했던 장소다. 특히 신유박해(1801년)·기해박해(1839년)·병인박해(1866년) 때 희생된 순교자 중 44명이 성인으로 시성됐고 추가로 25명이 시성될 예정이다. 규모로 볼 때 가히 세계 최대급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재작년 방한 때 이곳을 방문했다. 역사적 의미가 남다른 곳이지만 그동안 서울역 철길에 가로막혀 접근이 쉽지 않았다. 서울역 노숙자들이 공원을 점령하면서 분위기도 어두웠다. 한마디로 방치된 공간이었다. 중구는 이곳을 성지순례객은 물론 일반인도 즐겨 찾을 수 있는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주변 천주교 명소인 중림동 약현성당, 명동성당, 절두산성지, 새남터, 당고개 성지와 연결하면 서울 전체를 꿰뚫는 세계적인 성지순례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는 판단이다. 올해 말까지 서소문 공원 일대 2만 1363㎡를 지상은 역사공원으로, 지하는 순교 성지를 표현하는 기념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게 포인트다. 최 구청장은 “현재 서소문공원은 경의선 철로 때문에 단절돼 있지만 공원과 중림동 일대를 철도 복개로 연결하고 서울역에 새로 건설되는 컨벤션센터 녹지 축과 연결하면 약 4만 1000㎡의 대형 녹지 공간이 생긴다”고 귀띔했다. ●딸깍발이 선비 문화도, 젊은 예술도… 필동 서애대학문화거리 중구 퇴계로 4가의 한 주유소 앞(퇴계로 44길 10)에는 조선시대 명재상인 서애 유성룡의 집터 표석이 서 있다. 유성룡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조선 중기 대실학자. 국보 132호인 징비록을 남겼고 청렴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주인공이다. 그의 호를 본떠 근처 서울침례교회부터 필동 방향 800m 구간이 ‘서애길’로 불린다. 집터와 서애길을 중심으로 동국대, 남산 한옥마을, 충무로를 연계하는 필동지역은 ‘서애대학문화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최 구청장은 “특히 주민과 문화기업, 젊은 예술가들이 먼저 나서 필동 일대 골목문화가 변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산 딸깍발이 선비 정신을 간직한 필동, 1970~80년대 한국영화 전성기를 구가했던 충무로를 밟아보자. 버려진 골몰 자투리땅엔 개인이 세운 거리 미술관 8개가 들어섰고, 주변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동네 주민들이 거리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로 바뀌었다. 한 민간업체는 남학당(조선시대 아이들을 가르쳤던 한성 4학당 중 하나)터에 독서, 세미나를 즐길 문화공간(24번가 서재 남학당)을 열었다. 길 건너편에는 소극장 ‘코쿤뮤직’이 자리한다. 중구는 보도를 걷기 좋게 바꾸고 가로등 설치, 불량 공중선 지중화, 차 없는 거리 지정, 간판 개선 등 후방지원에 힘쓰고 있다.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제1회 필동 골목축제 ‘예술통’(藝術通)은 이렇게 열렸다. 주민들 스스로 축제조직위원회를 만들었고 120여명의 예술가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한 자생적인 골목축제다. 유성룡 기념공간 등 서애문화광장은 2018년까지 조성된다. ●성곽길 따라 걸으면 남산 야경 한눈에… 다산동 성곽예술거리 서울 성곽길은 도심 속 숨겨진 보물이다. 이 길은 장충체육관 입구에서 다산팔각정까지 이르는 동호로 17길 일대 약 1050m구간. 신라호텔 옆길로 올라가면 사적 제10호인 서울 성곽이 남산을 끼고 국립중앙극장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각종 규제에 묶여 방치됐던 외딴 성곽길도 요사이 북적이고 있다. 최 구청장은 “예비 사회적기업 등에 문화시설 위탁운영을 맡겨 동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6월 다산아트공영주차장 지상 2~3층에 문을 연 카페·문화예술 놀이터 ‘꼬레아트’가 중심 축이다. 지난해 11월 맞은편에 오픈한 ‘The 3rd Place’에는 갤러리, 문화강좌가 열리는 북 스튜디오, 디자인 창업 상담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카페가 입주했다. 원주민도 즐기고, 삼청동처럼 공방문화도 만들자는 취지다. 특히 중구는 지난 4월부터 빈 건물을 임대해 청년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이름하여 ‘문화창작소’다. 1호는 유리공예 창작·체험공간으로, 2호는 서울여대 출신 도예팀이 작업·전시장으로 쓰고 있다. 봄·가을로 성곽예술문화거리 축제가 열려 아트 마켓, 퓨전국악공연, 버스킹이 성곽길을 수놓고 있다. ●칙칙한 광희문·을지로 환하게… 도심산업 특화거리로 광희동의 광희문은 조선시대 때 ‘사대문 밖으로 시신을 내보내는 문’이라는 뜻의 ‘시구문’으로 불렸다. 1975년 원래 위치에서 15m 떨어진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복원됐고, 2014년 일반에 개방됐다. 하지만 근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동대문패션타운과 비교하면 외지고 낡은 탓에 인적도 드물었다. 중구는 올해부터 이 동네를 리모델링 활성화구역으로 지정, 재건축 시 최고 30%까지 용적률을 높여줬다. 또 광희문 주변 벽화 조성, 점포 간판개선으로 칙칙한 거리를 환한 경관으로 바꿨다. 광희문과 흥인지문, 대장간 거리, DDP, 동대문패션타운, 중앙아시아 거리까지 코스별로 주민해설사와 함께 둘러보는 ‘광희문 달빛로드’ 탐방 프로그램은 호응이 뜨겁다. 이어지는 을지로 3~5가 일대는 공구, 조명, 미싱, 타일·도기, 조각, 가구 등 도심산업 특화거리로 조성됐다. 상품 제조와 소비자 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고객 친화형 거리로 만들겠다는 게 중구의 구상이다. 을지로는 ‘도심 공동화’의 상징처럼 돼 버린 지 오래다. 하지만 옛날 모습을 간직한 을지로를 되짚어보는 골목길투어 ‘을지유람’으로 역사 유산, 맛집, 영화촬영지를 보러오는 이들이 늘면서 ‘낭만 골목’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근대문화유산이 고스란히… 정동 밤길 걸어볼까 덕수궁, 대한성공회, 영국대사관, 러시아대사관…. 한국 근대문화유산이 오롯이 남아 있는 정동의 밤길을 걸으며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정동야행(夜行)’ 프로그램은 올해 3회째다.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 밤축제로 올해 13만명이 다녀갔다. 고궁음악회, 성공회 수녀원·영국대사관 관람, 버스킹 등 즐길거리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정동야행은 문화재청이 선정한 ‘2016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 10선, 세계 축제의 오스카상 격인 ‘피나클 어워드’ 뉴프로그램상 수상 등 대표적인 도심축제로 자리잡았다. ●명동 만화의 거리부터 남산옛길까지 명동역 3번 출구부터 서울애니메이션센터까지는 명동 만화의 거리다. 뽀로로와 둘리, 달려라 하니, 키오카 등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을 골목 어귀에서, 아기자기한 가게에서 마주칠 수 있다. 매년 열리는 서울국제만화애니케이션 페스티벌도 명동에서 열린다. 중구는 명동에서 회현동까지 남산 역사문화거리로 만들고 있다. 만화 캐릭터로 동심을 느껴 본 뒤 소파로·소공로 사이 숨은 옛길을 따라 시범아파트까지 남산옛길을 걷자면 타임머신을 탄 기분이다. 조선시대 선혜청(宣惠廳) 터, ‘오성과 한음’ 일화 속 한음 이덕형 집터, 칠패시장(미곡·포목을 팔던 한양 3대 시장 중 하나) 터, 안중근 기념관 같은 역사적 흔적은 물론 남대문시장, 신세계백화점, 옛 제일은행 본점 등 상업지역이 뒤섞여 과거와 현재가 현존한다. 중구는 남산옛길 코스에 안내표지판과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치안에도 신경 썼다. 남대문시장 내 글로벌 먹거리 개발도 명소 조성사업의 일환이다. 주민들도 2012년부터 회현동 은행나무축제를 열고, 걷기 동아리에서 걷기지도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동네 알리기에 신바람이 났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유재석 밀랍인형 만든다 “개그맨+MC 최초..만장일치로 선정”

    유재석 밀랍인형 만든다 “개그맨+MC 최초..만장일치로 선정”

    방송인 유재석(44)을 본뜬 밀랍인형이 만들어진다. 서울 그레뱅 뮤지엄이 개관 1주년을 맞아 유재석 밀랍인형을 제작한다고 홍보사 함샤우트가 6일 전했다. 그레뱅 뮤지엄은 1882년 파리에서 개관한 이래 130여년간 세계적인 수준과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밀랍인형 박물관으로 지난해 7월 한국과 프랑스의 ‘한·불 상호 교류의 해’를 맞아 서울시청 을지로 청사에 서울 그레뱅 뮤지엄(Seoul Grevin Museum)을 개관했다. 뮤지엄은 “각계 문화 인사들로 구성된 그레뱅아카데미에서 국내외 인지도와 선호도, 대중에 미칠 파급력, 문화적 영향력까지 고려해 밀랍인형 모델을 선정한다”면서 “유재석은 만장일치를 거쳐 국내 개그맨과 MC 중 최초로 선정됐다”고 소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프랑스에서 그레뱅 워크샵 팀이 전격 내한했으며, 지난 29일에는 직접 만나 신체 사이즈를 실측하고 본 뜨는 기초 작업을 시작했다. 유재석은 실측을 진행하는 동안 시종일관 유쾌하고 밝은 모습으로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했다. 그의 밀랍인형은 약 6개월간 15명 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 제작될 예정이다. 파리에서 온 그레뱅 워크샵의 수석 조각가 클라우스 벨트는 “신체 측정을 위해 유재석을 만나면서 그의 표정과 생김새를 자세히 볼 수 있었던 것 외에도 그의 유쾌하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성품을 느낄 수 있었다. 밀랍인형 제작은 단순히 그와 똑같이 생긴 피규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의 성격이 녹아든 존재를 만드는 것이다. 밀랍인형을 보면서 관객들이 그를 실제로 만났을 때와 같은 행복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그레뱅 뮤지엄에는 싸이, 지드래곤, 김수현, 이민호, 김연아 등 국내 최고 스타들뿐만 아니라 존 레논, 마릴린 먼로, 탐 크루즈 등 해외 스타의 밀랍인형이 전시되어 있고, 비디오 시뮬레이션, 몰핑, 농구 등 다양한 인터랙티브 체험 공간이 어우러져 있다. 더불어, 세종대왕, 이순신 등 한국의 역사적 인물들과 세계적인 명성의 피카소, 반 고흐 등의 예술가 밀랍인형도 전시하고 있어 교육과 즐길 거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에듀테인먼트 박물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함샤우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름이 왔다… 더위를 잊다

    여름이 왔다… 더위를 잊다

    여름이다. 놀기 딱 좋은 계절이다. 때맞춰 전국에서 축제의 향연이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16 문화관광축제’ 가운데 휴가 시즌인 7~8월에 열리는 축제들을 모았다. 외국인 30만명과 즐겁고 신나는 머드 체험 전 세계 마니아들이 기다려온 보령머드축제가 오는 15~24일 지난해보다 확장된 대천해수욕장 내 머드축제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19회째. 보령머드축제는 축제기간 동안 30여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할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축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글로벌 축제’로 선정,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육성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축제의 문은 가수 싸이가 연다. 관객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스탠딩 공연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머드 가요제(가칭), 군악대 공연, 록 페스티벌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이 요일별로 펼쳐진다. 머드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대형머드탕, 머드슈퍼슬라이드, 갯벌게임 등 전통적인 프로그램 외에도 설치미술 ‘발견’(머드광장로 입구),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 뷰티박람회(시민탑광장)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준비했다. 주행사장인 대천해수욕장은 지난달 18일 개장했다. 대천관광협회의 숙박현황 모니터링 시스템(stay.daecheonbeach.kr)을 이용하면 주변 숙박업소들의 예약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홈페이지:www.mudfestival.or.kr 고려청자 본고장… 청자·다기 세트 등 세일 전남 강진은 9~14세기 500여년간 청자를 생산했던 곳이다. 전국 400여기의 가마터 중 188기가 보존돼 있고,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고려청자의 80%를 만들어 낸 청자의 본고장이다. 단절됐던 옛 장인들의 예술혼을 되살리고 고려청자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청자축제를 연다. 올해는 7월 30일~8월 7일 대구면 청자촌 일대에서 열린다. 청자의 전시·판매(전 품목 30% 할인), 가마 굽기 체험 등 메인 행사 외에도 생활자기 등의 즉석경매, 다기 세트 등의 ‘폭탄 세일’(70%)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올해는 특히 어린이 복합놀이공간을 조성해 운영한다. 화목가마에서 요출된 청자를 운반선까지 가져가는 청자운반행렬도 준비했다. 관광객들이 고려시대 서민복장을 착용하고 진행한다. ■홈페이지:www.gangjinfes.or.kr 천연기념물 반딧불이가 펼치는 빛의 향연 전북 무주를 가로지르는 남대천은 반딧불이 서식지로 유명하다. 반딧불이는 이제 천연기념물(제322호)로 지정될 만큼 전국 어디서든 보기 힘든 곤충이 됐지만, 무주 반딧불축제장을 찾으면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4년 내리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무주반딧불축제는 오는 8월 27일~9월 4일 남대천, 반디랜드 등에서 열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반딧불이 신비탐사’다. 사방이 어둑해질 때쯤 참가자들이 반딧불이 서식지를 찾아가는 행사다. 짝짓기를 위한 수컷 반딧불이의 혼인 비행을 보며 생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테마파크형 생태관인 ‘반디나라관’에서는 수만 마리의 반딧불이가 펼치는 빛의 향연과 마주할 수 있다. 아울러 행사 기간 동안 남대천에서 두문마을 낙화놀이가 열린다. ‘밑줄 쫙 긋고’ 기억해야 할 이벤트다. ■홈페이지:www.firefly.or.kr 탐진강·편백숲 우드랜드서 물싸움 ‘대한민국 축제콘텐츠대상’에서 4년 내리 대상을 차지한 저력의 축제다. 올해는 정부 지정 ‘우수축제’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오는 29일~8월 4일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시원하게 펼쳐진다. 핵심 프로그램은 네 가지다. ‘살수대첩 퍼레이드’는 군민과 관광객이 하나가 되어 물싸움을 벌이는 거리 퍼레이드다. 컬러 파우더로 교전을 벌이고 중간중간 공연도 즐길 수 있다. 헬기까지 동원되는 ‘지상 최대 물싸움’은 매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맨손 물고기 잡기’ ‘수상 줄다리기’ 등도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홈페이지:www.jhwater.kr 백제 여름밤 향 품은 연꽃을 벗삼아 백제의 여름밤을 체험할 수 있는 축제다. 백제 무왕(서동)과 선화 공주의 사랑이야기가 모티브다. 오는 8~17일 서동의 탄생설화가 전해지는 포룡정 등 부여서동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사랑이야기가 주제다 보니 주로 야간에 로맨틱한 이벤트들이 열린다. 매일 밤 8시 진행되는 서동선화 퍼레이드, 매일밤 9시 포룡정에서 열리는 사랑의 풍등 날리기 등이 메인 행사다. 행사장 주변은 각종 경관조명으로 볼거리를 더했다. 매주 금, 토요일엔 길거리 음식 위주의 ‘백마강 달밤 시장’이 열린다. 서동공원 야간경관은 지난달 24일부터 공개되고 있다. ■홈페이지:www.부여서동연꽃축제.kr 내성천에서 은어 잡고 추억 쌓고 경북 봉화는 낙동강과 내성천, 운곡천이 흐르는 맑은 물의 고장이다. 특히 내성천은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은어가 서식했던 곳이다. 당시 은어 보관용 석빙고가 따로 세워질 만큼 명성이 대단했다. 은어축제도 내성천이 주무대다. 오는 30일~8월 6일 열린다. 요즘 내성천엔 은어가 없다. 하류에 댐이 생기면서 은어가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은어가 회귀하는 날까지 청정한 환경을 가꾸자는 게 축제의 기본 정신이다. 핵심 프로그램은 은어잡이(반두·맨손)다. 물장난 페스티벌 등 다양한 수변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홈페이지:www.bonghwafestival.com 이순신 장군 호국정신 계승·선양 한산대첩 424주년을 기념하고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계승·선양하는 축제다. 8월 11~15일 통영시내 통제영, 이순신 공원 등에서 열린다.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고유제 봉행을 시작으로, 삼도의 수군을 집결시켜 봄, 가을에 거행했던 군사점호 ‘군점’(통제영 세병관)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하이라이트인 ‘거북선출정식’은 수항루에서 소규모 출정식 형태로 매일 진행된다. 통영 앞바다가 한산대첩의 격전지로 변하는 장관을 지켜볼 수 있다. 국가지정무형문화재인 통영오광대, 승전무, 남해안별신굿 등 다양한 공연도 이어진다. ■홈페이지:www.hansanf.org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포토 다큐] ‘얼쑤’ 신명이 있다, 전통을 잇다… 더위는 잊다

    [포토 다큐] ‘얼쑤’ 신명이 있다, 전통을 잇다… 더위는 잊다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의 격전이 일어났던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남 통영의 이순신공원. 초여름의 성급한 무더위 속에 한 무리의 아이들이 흥겨운 전통악기 장단에 맞춰 춤사위를 익히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무형문화재 전수학교’에 지정된 충무초등학교 풍물반 학생들의 통영오광대(統營五廣大) 야외수업이다. 경남지역에만 전승되고 있는 민속가면극인 국가무형문화재 제6호인 통영오광대는 계급차별이 심했던 조선후기, 양반의 횡포에 대한 울분을 해학과 풍자로 극화시킨 것이다. “양손을 머리 뒤로 넘기고 이렇게~” 이강용 전수조교가 ‘고개잡이’의 시범을 보인다. 첫 마당인 ‘문둥이춤’의 몸짓을 익히는 아이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송 맺혔다. 빠른 장단인 자진모리를 따라가는 발걸음이 바쁘고, 호흡이 가빠져도 자리를 뜨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여기저기서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리거나 쓰러지는 모습에 웃음보가 터졌다. 유민주 어린이는 “탈춤에서 양반을 희롱하는 내용이 재밌다”며 턱까불 탈을 벗으며 웃는다. 지난해 무형문화재 전수학교 신청을 한 이태수 교장은 “오광대는 춤과 음악, 대사가 어우러지는 종합예술로 아이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예술적 기량 향상에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함경도 실향민들이 서울에서 보존회를 만들면서 그 명맥을 이어온 ‘북청사자(北靑獅子)놀음’(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은 현재 지속적인 전수교육을 통해 복원을 꾀하고 있다. 지난 14일 북청사자놀음보존회의 이수자들이 수원시 산의초등학교를 찾았다. 2마당 9과장으로 구성된 사자놀음 중에서 제8과장 넋두리 춤과 제9과장 사자춤을 가르치는 시간이다. 토끼모양의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추는 넋두리 춤은 함경도 특유의 활발한 춤이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손목과 어깨를 적당하게~” 시범을 보이는 전혜란 이수자의 몸동작이 유연하면서도 경쾌하다. 원을 만들어 한 사람씩 번갈아 들어가 춤을 추는 것으로 춤사위를 마무리한다. 이어지는 사자춤 시간. 세 명씩 조를 이룬 아이들에게 직접 사자탈을 쓰게 했다. “사자 뒤채는 앞채가 엎드렸을 때 왼손을 앞채의 허리에, 앞채가 일어섰을 때 왼손을 앞채의 어깨에~” 오수용 이수자의 구령에 맞춰 아이들은 몸과 다리를 놀린다. 어설프지만 두 마리의 사자가 뛰고 서고 포효하고 춤을 춘다. 현재 북청사자놀음은 북한 지역이 연고이기 때문에 후원할 지방자치 단체가 없다. 천산 북청사자놀음보존회 사무국장은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며 “많은 학교가 무형문화재전수학교 신청을 해서 널리 계승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용가 인남순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處容舞)의 전수조교다. 무형문화재전수학교로 지정된 국립국악고등학교에서 처용무를 교육하고 있다. 그는 “설화에서 출발하여 궁중 무용으로 변화를 거듭한 처용무는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는 벽사진경(?邪進慶)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탕한 모습의 ‘처용탈’을 쓰고 오방색(五方色) 옷을 입은 학생들의 소매에 매달린 흰색 한삼 자락이 느린 음률을 타고 천천히 공중에 치솟았다 땅으로 떨어진다. 절제되고 수려한 몸놀림엔 힘이 넘친다. 무형문화재전수학교는 눈높이에 맞춘 체험교육을 통해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인식시키고, 전통문화를 전승. 보전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치헌 한국문화재재단 문화교육팀장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체험적 교육이 아닌 최소 20회 이상의 내실 있는 강좌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문화가 단순히 계승해야 하는 차원을 넘어 삶의 가치로 되살아나고 있다. 무형문화재는 우리 조상들의 삶을 담아온 그릇이며,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자화상이다. 문화재전수학교를 통한 새싹들이 앞으로 문화강국을 이끌어 나갈 꿈나무로 자라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통영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첫 기념주화, 南北 자존심 싸움서 탄생했다

    첫 기념주화, 南北 자존심 싸움서 탄생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서울중앙우체국과 한국은행 사이에는 ‘아날로그의 집결지’가 있다. 과거 화폐와 우표, LP음반, 골동품 등 옛것들의 수집상이 한데 모여 있는 회현지하상가다. 이곳이 얼마 전 반가운 소식에 들썩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맞아 국내 최초의 ‘기념은행권’(기념지폐)이 나온다는 뉴스였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기념주화(동전)만 있었지 기념지폐는 발행된 적이 없었다. 기념지폐는 일러야 내년 말에나 볼 수 있지만 화폐 수집인들의 기대는 이미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기념화폐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봤다. 올해 발행 예정분을 포함해 한국은행이 그동안 선보인 기념주화는 총 50차례, 152종에 이른다. 최초는 1971년 3월 2일 발행된 ‘대한민국 반만년역사’ 기념주화다. 모두 12종인 이 기념주화는 앞면에 세종대왕, 선덕여왕, 이순신, 유관순 등 역사적 인물과 신라 금관, 남대문, 석굴암 보살입상, 고려청자 등 문화재가 새겨졌다. 첫 기념주화의 탄생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북한의 공이 컸다. 한은이 지난해 출간한 ‘우리나라의 화폐’는 기념주화 발행을 추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북한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기념주화를 발행한다는 정보가 입수되면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호기롭게 첫 번째 기념주화 발행이 결정됐지만, 당시 우리나라에는 기념주화 제조 기술이 없었다. 그래서 최초의 기념주화 탄생지는 외국이 될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반만년역사’를 주조해 낸 곳은 이탈리아의 이탈캄비오라는 회사였다. 시중에 유통된 것이 아닌 데다 소량만 발행됐던 까닭에 ‘대한민국 반만년역사’ 기념주화는 현재 화폐 수집인 사이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다. 화폐 수집상 최명근(49)씨는 “기념주화의 가격은 무엇보다 희귀성에 좌우되는데 대한민국 반만년역사 기념주화의 경우 대략 2년에 한번 판매자가 나올까 말까 하는 수준”이라며 “그나마 국내에는 거의 없고 해외에서나 매물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최씨도 독일에서 구입했는데, 세트에 3500만~4500만원을 호가한다. 이에 반해 ‘제24회 서울올림픽 기념주화’나 ‘대한민국 제5공화국 기념주화’ 등은 수집인들 사이에 인기가 없다. 서울올림픽 주화는 유치를 기념하기 위해 2차례(1982~1983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5차례(1987~1988년) 등 모두 7차례에 걸쳐 1152만개나 발행됐다. 제5공화국 주화는 700만 8000개가 찍혀 나왔다. 회현동의 한 화폐 수집상은 “서울올림픽 기념주화나 제5공화국 기념주화는 웬만한 가정에 하나씩 있을 정도여서 전문 수집가들은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발행 당시의 액면가격이나 현재 유통되는 가격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고 했다. 2006년 ‘한글날 국경일 제정 기념주화’는 여러 면에서 최초의 시도가 많았던 주화다. 한글날 기념주화는 우리나라 최초로 중앙에 구멍이 뚫린 엽전 형태로 선보였다. 테두리에 문자(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자모 28자)를 각인한 것도 최초였다. 한글날 기념주화는 주화제조 기술과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8년 ‘제25차 세계주화 책임자회의’(MDC) 주화경연대회에서 ‘가장 기술적인 주화’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액면가가 2만원인 기념주화는 현재 화폐 수집시장에서 액면가의 6배인 12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2007년은 국내 기념주화의 흐름에 큰 변화가 있었던 해였다. 올림픽, 월드컵 등 국가적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주로 발행됐던 것과 달리 화폐에 문화적 가치가 높은 소재를 담아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연속 발행되는 ‘시리즈 기념주화’가 첫선을 보였다. 첫 시리즈의 주제는 전통 민속놀이였다. 2007년 ‘탈춤’을 시작으로 2008년과 2009년에는 ‘강강술래’, ‘영산줄다리기’가 각각 도안으로 선정됐다. 류한식 한국조폐공사 전략제품개발팀 과장은 “탈춤을 비롯한 3종의 전통 민속놀이 기념주화는 국내 최초로 12각형으로 제조됐는데 당시 이런 다각형 주화를 ‘프루프 주화’(특수가공한 최고 품위의 수집용 주화)로 제조하는 것은 외국에서는 잘 채택하지 않는 어려운 방식이었다”며 “지금은 공정이 개선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전통 민속놀이 시리즈 이후 2010년부터는 ‘한국의 문화유산 기념주화’ 시리즈를 시작했다. 종묘를 시작으로 지난해 경주·백제 역사유적지구까지 선보였던 문화유산 시리즈는 올 8월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조선왕릉’ 발행을 끝으로 종료된다. 한국은행은 2017년 이후 발행되는 차기 시리즈의 주제를 ‘한국의 국립공원’으로 정했다. 2017년은 우리나라의 첫 지리산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이 되는 해다. 국립공원마다 특징적인 명소나 동식물이 있어 다양한 기념주화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념주화는 한 가지 종을 발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종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경우도 있다. ‘2002 FIFA 월드컵 축구 기념주화’는 모두 14종이 나왔다. 1차 발행 때 금화는 3만원짜리와 2만원짜리 1종씩, 은화는 1만원짜리 4종, 금동화는 1000원짜리 1종이 각각 발행됐다. 2차 때도 1차와 같은 숫자로 나왔다. 지난해 발행한 ‘광복 70년 기념주화’는 모두 3종이었지만, 한 종으로 느껴지는 특이한 주화로 수집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각각 다른 3개의 주화를 옆으로 나란히 놓으면 전체적으로 하나의 큰 그림이 완성되는 최초의 파노라마 형태 기념주화였다. 한반도 지형이 강물 형태로 나타나고, 그 위에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다. 광복 70년을 맞아 새로 시작하는 대한민국을 잘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통 기념주화는 이벤트가 있을 때에 맞춰 발행되지만 지각 발행으로 논란이 된 경우도 있었다. 2014년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념주화’는 8월 교황이 방한하고 두 달여가 지난 10월에 발행이 됐다. 당시 한은은 “교황 방한이 확정된 때부터 발행 준비에 착수하다 보니 늦어졌다”고 해명했지만, 사실은 한은의 기념주화 발행 결정이 늦어졌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교황 방한 기념주화를 만들자고 4월부터 이야기를 했는데 내부적으로 종교 지도자가 올 때마다 기념주화를 만드는 게 관례가 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결국 교황 주화를 발행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지만 이미 조폐공사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기념주화를 만들고 있어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은은 특정 인물을 소재로 기념주화를 만드는 데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 인물을 담은 기념주화가 외국에서 만들어져 역수입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주화는 노르웨이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 기념주화는 라이베리아에서, 김연아 선수의 기념주화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에서 만들어졌다. 기념주화는 희소성 때문에 화폐 수집 시장에서 액면가보다 비싸게 팔리는 게 보통이지만 화폐 본연의 기능으로는 딱 액면가만큼만 인정을 받는다. 아무리 오래돼도 심지어 금으로 만들어졌더라도 마찬가지다. 기념주화도 일상에서 쓰는 동전처럼 법정통화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은 발권국 관계자는 “기념주화는 단순한 투자 목적보다는 문화적인 가치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주화 제조 기술의 발전을 알리면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도 부각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념주화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현대차 저성과자 교육, 위기경영 고삐 죈다

    현대차 저성과자 교육, 위기경영 고삐 죈다

    현대자동차가 저성과자 교육프로그램을 1년 만에 다시 가동했다. 현대차는 7·8일 이틀간 경기 양평 현대차 쉐르빌연수원에서 판매실적이 저조한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 전국 현대차 직영판매점 영업사원 가운데 3년 평균 월 1대 미만의 차를 판 직원 50여명이 대상이다. 현대차 저성과자교육프로그램은 2006년 노사 합의로 폐지됐다. 8년 만인 2014년 11월 부활했다가 지난해 7월 다시 중단한 뒤 지난 4월 노사 합의에 따라 재가동됐다. 현대차는 이날 교육을 포함해 연간 모두 네 번 저성과자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전체 직영판매점 직원 6000명 가운데 3.3%인 200여명 정도다. 이들은 평균 40세 후반 이상으로 호봉제를 적용받는 정규직이다. 당초 노조 측은 저성과자교육을 빌미로 회사가 저성과자에게 ‘경고성 편지’를 보내거나 임원 면담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압박할 수 있다며 반대했지만 ‘위기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합의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프로그램 이름을 기존의 ‘코칭 프로그램’에서 ‘힐링 프로그램’으로 바꿔 퇴사 종용이 아닌 사기 진작을 모토로 내세웠다. 1차 교육 때는 친절하고 단정한 영업사원으로서의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를 갖추는 법과 상품정보 소개 노하우를 가르친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극본을 쓴 작가 윤선주씨의 강연도 들어 있다. 하반기에 예정된 2차 교육에는 템플 스테이도 추가된다. 회사 측은 부인하지만 업계에서는 저성과자 교육프로그램을 현대차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해마다 감소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2년 8조원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6조원대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0%대에서 6%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마다 판매 목표는 달성해 왔지만 이익은 줄곧 줄어들고 있다. 올해 현대·기아차 판매 목표는 813만대이지만 매월 판매 목표 대수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5.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노조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정규직을 자르기는 어렵다”면서 “임원들을 상대로 전보다 더 빈번하게 수시 인사가 이뤄질 공산이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삼성이 374명의 임원을 내보낸 것처럼 올해 연말에는 현대차 임원들이 줄줄이 옷을 벗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226,495,969字 ‘이야기보따리’ 풀리면 제2·3의 명량 뜬다

    226,495,969字 ‘이야기보따리’ 풀리면 제2·3의 명량 뜬다

    지난해 개봉작 ‘사도’에서 영조의 둘째 아들 사도세자는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이한다. 영조 17년(1741) 6월 22일 오후 1~3시의 풍경은 훗날 부자간 비극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영조가 경덕궁 경현당에서 사도세자에게 동몽선습을 읽게 하는 장면을 기록한 ‘승정원일기’를 보면 영조는 영락없는 ‘아들 바보’였다. 박필간: 어떤 자가 ‘귀’(貴)자입니까? 세자: (글자를 가리키며) 이 자. 박필간: 어떤 자가 ‘친’(親)자입니까? 세자: 이 자. 영조: ‘보’(輔)가 어려울 것 같으니, 한번 물어보라. 박필간: 어느 자가 ‘보’자입니까? 세자: (책장을 한 줄 한 줄 자세히 보더니 이내 손으로 가리켜 말하였다) 이 자. 영조: 배운 지 여섯 달이 지났는데도 잊지 않았구나. 사도세자의 나이는 일곱 살. 영조가 총명한 세자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기꺼워하는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다. 국보 303호로 조선의 기록문화를 대표하는 승정원일기가 없었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역사의 한 장면이다. 1700만명이 넘는 관객을 울린 영화 ‘명량’에 등장하지 않는 이순신 장군의 최후도 승정원일기에서 확인된다. 인조 9년(1631) 4월 5일 노대신 이원익은 경덕궁 홍정당에서 인조와 대화를 나눈다. 이원익: 고 통제사 이순신 같은 사람은 얻기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이순신 같은 자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인조: 왜란 당시에 인물이라고는 이순신 하나밖에 없었다. 이원익: 왜란 때에 이순신이 죽음에 임박하자 이예(이순신의 아들)가 아버지를 안고서 흐느꼈는데, 이순신이 적과 대치하고 있으니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이예는 일부러 죽음을 알리지 않고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전투를 독려하였습니다. 오늘날의 대통령 비서실 격인 승정원이 편찬한 승정원일기는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0여년이 흘렀지만 완역까진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올해는 승정원일기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지 15주년이 되는 경사스러운 해다. 한국고전번역원은 단일 기록으로 세계 최대 분량인 2억 2649만자(3243책)의 승정원일기 완역 시점을 단축하기 위해 땀을 쏟고 있다. ●조선왕조실록보다 4.5배 많은 분량 서울대 규장각 지하서고에 보관된 국보급 문헌 중 가장 방대한 분량으로 ‘조선왕조실록’보다 4.5배나 많은 승정원일기는 임금의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기록한 문서다. 왕의 전교나 조정 문서, 상소문뿐 아니라 왕과 신하의 대화, 왕의 용변이나 몸 상태 등 일거수일투족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 국사편찬위원회가 승정원일기 원문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을 15년 만에 끝냈는데, 이 때문에 한국고전번역원의 승정원일기 번역 작업의 효율성도 높아지게 됐다. 1994년부터 번역되기 시작한 승정원일기의 전체 완역 예상 기간은 당초 100년에서 70년으로 단축돼 2060년을 완역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다. 현재와 같은 번역 속도라면 앞으로 45년 뒤에는 승정원일기 완역본을 우리 국민 모두가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태훈 한국고전번역원 승정원일기번역팀장은 “고종대 210책과 인조대 76책, 순종 6책의 번역 작업이 끝났다”면서 “현재 영조대 798책 중 164책까지 번역됐고 승정원일기 전체의 공정률은 약 20%”라고 말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번역자 1인당 매일 8시간 420자, 전체 56명이 연간 43책으로, 매년 총원문의 1%씩 번역되는 ‘세월과 마주하는 인고의 작업’이다. 승정원일기 완역에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탈초(脫草)된 승정원일기 원문을 우리말로 옮길 수 있는 번역 인력이 국내에 희귀하기 때문이다. 승정원일기 역자 1명이 탄생하는 데 최소 10년의 세월이 걸린다. 석·박사를 거쳐 시험에 합격하고도 최소 3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아야 번역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국내 한문 번역자의 처우도 그리 좋지는 않다. 번역자 1명이 1년간 꼬박 번역하는 양은 200자 원고지로 1800장, 번역료는 장당 평균 1만 6000원이다. 1년 내내 해도 수입은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김 팀장은 “국내 전통 한학의 맥은 이미 끊어졌다”며 “역자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고전번역교육원을 대학원대학교로 바꾸고, 번역료를 인상하는 등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고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임진왜란 등으로 조선초 ~ 광해군 분량은 소실 현재의 승정원일기는 임진왜란과 이괄의 난으로 조선 초기~광해군 분량이 소실된 채 인조 원년(1623)부터 순종 4년(1910)까지 288년간의 기록이다. 만약 소실되지 않았다면 조선 전 시기에 걸쳐 6300여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강성득 선임연구원은 “같은 역사적인 기록이라도 승정원일기가 조선왕조실록보다 어떤 기사는 20배까지 더 자세한 경우도 있다”면서 “조선왕조실록에는 1637년 1월 30일 병자호란에서 패한 인조가 삼전도(지금의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서 청 태종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를 1차례 한 것으로만 기록돼 있지만 승정원일기에는 황제가 있는 곳에 도착해 1번, 의식이 진행될 단상에 오르기 전에 다시 1번을 한 것으로 자세하게 묘사돼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인조가 단상에 좌정했지만 청 태종이 갑자기 단에서 내려가 소변을 보자 인조는 단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간다. 삼배구고두례를 두 번 하고 의식 도중 황제가 소변을 보러 가는 황당한 일을 겪은 인조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승정원일기 번역은 국내 웬만한 한자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도전이다. 하지만 이 기록 유산이야말로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의 보고다. 매일 기록한 조선의 날씨와 천문 자연현상, 영조 이후 170년간 승지들이 담은 강우량 측정 통계, 왕과 신하가 눈앞에서 얘기하듯 생생한 대화 내용, 각종 질환과 사건·사고 기록들은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가 된다. 역사가뿐 아니라 수많은 창작자가 승정원일기 완역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명민 “명감독·A급 배급 다 갖춘 건 안 해요…제가 할 게 없잖아요”

    김명민 “명감독·A급 배급 다 갖춘 건 안 해요…제가 할 게 없잖아요”

    흥행보다 캐릭터·내용 좋은 작품 선택… “한계 부딪힐 때 연기神 되길 기도한 적도” 김명민(44)은 공인받은 연기 ‘본좌’ 가운데 한 명이다. ‘불멸의 이순신’에서부터 ‘하얀 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조선명탐정’ 시리즈, ‘육룡이 나르샤’까지 그가 빚어낸 캐릭터를 보면 새 작품에 대한 믿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감독, 투자, 배급도 중요하긴 한데 저는 약간 다른 시각입니다. 흥행이 어느 정도는 보장돼 있고 감독님도 괜찮고 모든 게 완벽해도 제가 딱히 할 게 없는 시나리오가 있어요. 제가 셰프라면 요리 재료가 세 가지 정도밖에 안 되는 셈이죠. 반면 입봉 감독님에 투자, 배급이 불투명하고 흥행 공식에 딱 맞춘 것은 아니지만 내용은 그리 나쁘지 않고 캐릭터를 보면 해야 할 게 있고 과연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시나리오도 있죠. 저는 후자를 선택해요.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누가 하든 상관없는 작품들은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자신이 흐드러지게 놀 수 있는 작품이 좋다는 김명민은 오는 16일 개봉하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게 없다고 여기는 법조계 브로커 최필재를 연기한다. ‘새드무비’ 권종관 감독의 10년 만의 복귀작이다. 필재는 몇 년 전까지는 형사였다. 딱히 정의를 세우려 하기보다는 전과자 아들이라는 낙인을 지우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모범 경찰까지 됐다. 그런데 파트너(박혁권)의 배신으로 옷을 벗는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판수(성동일)에게 사건을 물어다 주는 ‘신이 내린 사무장’으로 이름을 날리던 어느 날, 재벌가 며느리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순태(김상호)의 편지가 날아든다. 은혜는 잊어도 원수는 꼭 갚아야 직성이 풀린다는 필재는 사형수의 편지에서 복수 기회를 귀신같이 포착해 낸다. 한편으로는 재벌가의 숨겨진 범죄와 마주한다. 김명민이 필재라는 캐릭터를 걸치기로 결정한 것은 속물 근성에 찌든 인물이 변해 가는 포인트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 그는 영화에는 드러나지 않은 필재의 전사(前史)를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고민을 거듭했다. 지난해 여름과 하반기를 달군 ‘베테랑’ ‘내부자들’도 그렇고 최근 드라마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부와 권력의 갑질을 다룬 작품이 잇따르고 있다. 큰 범주에서는 ‘특별수사’도 그 한 갈래다. 차별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대놓고 선과 악, 강자와 약자의 대결 구도는 아니에요. 시나리오의 앞뒤가 잘 짜여 있고, 서로 유기적으로 얽히고설킨 관계에서 발생하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아요. 그런 부분이 이 영화의 강점이죠.” 아슬아슬해 보이는 시장 뒷골목과 목욕탕 액션 신에서는 꽤나 고생했다며 웃기도 했다. “목욕탕 장면은 물속 액션이라 나름대로 각오는 했는데 물 좀 먹었죠. 목 졸리는 장면도 나오는데, 감독님이 좋은 장면을 뽑아내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컷을 잘 안 하더라고요. (김)상호형이랑 저는 정말 죽을 지경이었어요.” 정통 액션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간간이 섞어서 해 보고 싶기는 한데, 일단 그쪽으로 가면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서…. 이미지라는 게 그렇잖아요. 현재로선 액션이 주가 되는 작품보다는 액션이 꼭 필요한 작품을 하고 싶어요.” 1996년 SBS 탤런트 공채 6기를 기준으로 하면 만 20년을 걸어온 연기자의 삶. 더이상 이룰 것이 없어 보이는 그는 연기의 길, 그 어디쯤에 서 있는 것일까. “처음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연기는 평생 풀어야 할 과제예요. 중간중간 한계를 극복하는 재미가 있기는 해요. 그런데 그 성취감보다는 한계에 부딪힐 때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고민이 커요. 연기와 연륜은 비례한다는 말이 있는데 연기는 정말 오리무중이에요. 연기를 연기처럼 하지 않는 것도 어렵지만 연기는 또 연기처럼 해야 할 때도 있지요. 그런 고민이 없어진다면 그야말로 연기의 신이 되는 거 아니겠어요? 너무 안 풀릴 때 연기의 신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 적이 있어요, 이뤄지지 않았지만. 하하하.”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반기문, 정치보다는 유엔 사무총장 역할 다해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 중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26일 전날 밤 제주에서의 대선 출마 시사 발언에 대해 “확대 해석됐다”며 수위 조절에 나서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김종필 전 총리를 비공개로 만나면서 정치 행보의 보폭을 더 넓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연말 종료되는 사무총장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 국내 정치의 한복판에 서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반 총장은 그제 김 전 총리의 자택을 찾아 배석자 없이 30여분간 대화했다. 김 전 총리가 얼마 전 한 행사에서 “계기가 되면 반 총장을 만나 보고 싶다”고 한 데 대한 화답의 성격이라고 한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우리 정치사에서 충청권의 최대주주였던 인물이다. 누구든 ‘대망론’을 펼치기 위해선 그의 ‘승인’을 얻어야 할 만큼 큰 힘을 발휘했다. 반 총장이 대권 의지를 밝힌 데 이어 김 전 총리를 찾은 것은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 전 총리도 20대 총선 이후 ‘충청 역할론’을 강조해 온 터라 이런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반 총장은 어제도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정치색 짙은 행보를 이어 갔다.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에서 김관용 경북지사,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 권영세 안동시장 등과 오찬을 함께 했다. 서애 선생은 임진왜란 전 이순신·권율 장군을 발탁하고 명나라 원군을 끌어들여 전쟁 극복에 헌신한 명재상이다. 반 총장이 잠재적 대권 후보로서 안보와 외교에 탁월했던 서애의 리더십을 자신의 이미지와 연결해 보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 총장이 대권에 뜻을 두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글로벌 시대에 외교적 전문성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춘 지도자는 국가에 큰 강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반 총장이 지금 국내 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드는 것은 누가 봐도 이른 감이 있다. 그는 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7개월의 임기를 남겨 두고 있다.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들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등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시기다. 그는 얼마 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로부터 ‘역대 최악의 사무총장’이란 평가를 받았다. 평가의 공정성에 의심이 가긴 하지만, 정치에 성급히 발을 들여 총장의 역할에 소홀히 할 경우 이런 기사가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인 사무총장이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을 우리 국민은 결코 바라지 않을 것이다. 반 총장 자신과 국가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당분간 정치에 거리를 두었으면 한다.
  • 이순신·장보고·안용복…해양역사인물 뽑힌 17인

    수군을 해산하라는 조정의 명령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았다’는 장계를 올리며 왜군에 맞서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조선 초대 삼도수군통제사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 전남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해 한·중·일 교역로를 장악하고 무역을 주도한 신라 해상왕 장보고, 서해를 제패해 동남아까지 백제의 활동 무대를 넓힌 동아시아 해양군주 근초고왕 등 17인이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역사인물로 선정됐다. 해양수산부는 26일 해양수산 통합행정 20주년을 맞아 역사 속 해양위인 17인을 발굴,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에게 해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찬란한 해양 역사를 재조명해 자긍심과 해양사상을 고취하겠다는 취지다. 해수부는 지난해 사료 등을 통해 225명을 발굴한 뒤 전문가 회의, 역사적 중요성, 대국민 인지도(온라인 공모), 귀감 여부 등을 판단해 20명을 1차 선정했고 역사학회 등의 검증을 거쳐 최종 확정했다. 해양역사 인물에는 강력한 수군을 기반으로 서해 요충지를 장악해 대륙을 정복한 광개토대왕, 독자적 수군 통솔기구 선부를 설치하고 해양력을 정비해 당나라를 축출한 문무왕, 무역상으로 서해 제해권을 장악해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 등 그간 해양 활약이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위인들이 포함됐다. 또 신라장군 이사부, 조선 어부 안용복, 홍순칠과 독도의용수비대 등 울릉도·독도 영웅 3인이 이름을 올렸다.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신라 승려 혜초, 한국 최초 화약을 개발해 왜구를 격퇴한 과학자 최무선, ‘자산어보’를 집필한 정약전, 해녀 착취기관인 어업조합에 맞서 일제 침탈에 항거한 김옥련과 제주해녀회도 선정됐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인문학 듣는 ‘水’…구로, 매주 역사·철학 등 강의

    구로구에서는 다음달부터 수요일마다 인문학 강의가 열린다. 매월 둘째·넷째 주 수요일에는 구로동 꿈나무도서관에서, 셋째 주에는 구청 강당에서 흥미로운 강좌가 줄줄이 준비돼 있다. 구로구는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에 대한 구민들의 지적 호기심을 풀어주려고 다양한 인문학 강연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강연은 오는 12월까지 28회에 걸쳐 구청, 구립도서관, 작은도서관 등 곳곳에서 펼쳐진다. 셋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에 구청에서 ‘희망의 구로 인문학’을 마련한다. 독서 컨설턴트로 잘 알려진 저술가이자 강연가 김병완 미래경영연구소 대표(6월 15일),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를 낸 고전평론가 고미숙(8월 17일) 등 명사들이 줄줄이 강단에 선다.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앞서 26일 ‘시골의사’ 박경철 작가가 구청 강당에서 ‘인문정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꿈나무도서관에서는 둘째·넷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칼럼니스트 권경률이 역사 인물 이야기를 강의한다. 6월에는 조광조(8일), 이순신(22일)의 숨겨진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아울러 글마루한옥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에서는 매월 넷째 주 수요일에 ‘삶이 즐거워지는 인문학 놀이터’를 운영한다. 6월에는 수궁동 작은도서관에서 ‘여름, 여행길에 만나는 책이야기’(이기범)를 듣고, 7월에는 오류2동 작은도서관에서 ‘내 마음대로 서양미술사’(이순)를 만난다. 8월에는 글마루한옥도서관에서 ‘그림책으로 보는 우리 아이 심리’(정유선)를 알아본다. 도서관별 프로그램에는 해당 도서관에서 신청하고, 구청 강당에서 진행하는 강연은 신청 절차 없이 선착순으로 참여하면 된다. 수강료는 무료.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서울 구로의 수요일은 인문학 강의가 있는 날

    서울 구로구에서는 다음 달부터 수요일마다 인문학 강의가 열린다. 매월 둘째·넷째 주 수요일에는 구로동 꿈나무도서관에서, 셋째 주에는 구청 강당에서 흥미로운 강좌가 줄줄이 준비돼 있다. 구로구는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에 대한 구민들의 지적 호기심을 풀어주려고 다양한 인문학 강연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강연은 오는 12월까지 28회에 걸쳐 구청, 구립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에 곳곳에서 펼쳐진다. 셋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에 구청에서 ‘희망의 구로 인문학’을 마련한다. 독서 컨설턴트로 잘 알려진 저술가이자 강연가 김병완 미래경영연구소 대표(6월 15일),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를 낸 고전평론가 고미숙(8월 17일), ‘라면을 끓이며’를 쓴 소설가 김훈(9월 21일) 등 명사들이 줄줄이 강단에 선다.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앞서 26일 ‘시골의사’ 박경철 작가가 구청 강당에서 ‘인문정신이란 무엇인� ?� 주제로 강연한다. 꿈나무도서관에서는 둘째·넷째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칼럼니스트 권경률이 역사 인물 이야기를 강의한다. 6월에는 조광조(8일), 이순신(22일)의 숨겨진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아울러 글마루한옥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에서는 매월 넷째 주 수요일에 ‘삶이 즐거워지는 인문학 놀이터’를 운영한다. 6월에는 수궁동 작은도서관에서 ‘여름, 여행길에 만나는 책이야기’(이기범)를 듣고, 7월에는 오류2동 작은도서관에서 ‘내 마음대로 서양미술사’(이순)를 만난다. 8월에는 글마루한옥도서관에서 ‘그림책으로 보는 우리 아이 심리’(정유선)를 알아본다. 도서관별 프로그램에는 해당 도서관에서 신청하고, 구청 강당에서 진행하는 강연은 신청 절차 없이 선착순으로 참여하면 된다. 수강료는 무료.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광양만권 국회의원 당선자들, 의정협의회 발족

    광양만권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5명이 광양만권의 상생 발전과 지역현안 공동 해결을 위해 ‘광양만권 의정협의회’를 발족하고 분기마다 모임을 갖기로 협의했다. 광양만권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주승용 여수시을 국민의당 의원, 이정현 순천시 새누리당 의원, 정인화 광양·구례·곡성 국민의당 당선자, 이용주 여수시갑 국민의당 당선자, 최도자 국민의당 비례대표 당선자 등이다. 이들 여야 5인은 지난 21일 광양만권의 상생발전을 위한 공동협력 방안을 마련코자 회동을 갖고 이 같은 향후 계획을 확정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당선자 5명은 ‘3개 시가 하나의 생활권이고 통합을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각 지역의 현안을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회동을 가졌고, 향후 각 당선자들의 공약도 서로 공유하고 각 지역의 현안에 대해 공동 노력을 하기’로 협의했다. 또 당선자 5명은 이날 첫 회동을 계기로 앞으로 3개월마다 정례하기로 협의했고, 모임의 명칭을 ‘광양만권 의정협의회’로 결정했다. 이날 첫 회동에서는 주요 논의 사항인 수도권 고속철도(수서발 KTX) 전라선 운행 확대와 경전선(광주송정~순천) 복선전철화 사업, 남해고속도로 선형개량(이설) 사업, 전라선(익산~여수) 고속철도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등을 논의했다. 이외에도 이순신대교 국가관리와 경도해양리조트 활성화, 석유화학 주변마을 특별법, 율촌2산단 조기 조성 문제,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등을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계에서는 “광양만권의 발전을 위해 여야 할 것 없이 공동 노력을 하기로 한 것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며 “광양만권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SSEN초점] 안중근에 ‘긴또깡?’ 논란... 설현 지민을 위한 변명

    [SSEN초점] 안중근에 ‘긴또깡?’ 논란... 설현 지민을 위한 변명

    걸그룹 AOA 멤버 지민과 설현이 안중근 의사를 향해 “긴도깡?”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말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논란에 휩싸였다. 지민 설현은 지난 3일 방송된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위인들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맞히는 게임에 임했다. 두 사람은 이순신, 신사임당, 김구 등의 이름을 맞힌 뒤 안중근 의사의 사진 앞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지민은 “안창호 선생님?”이라고 말했고 제작진은 “이토 히로부미”를 힌트로 제시했다. 이에 지민은 “긴또깡?”이라고 답했다. 긴또깡은 김두한의 일본식 발음으로 과거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긴또깡’이라는 이름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검색을 시작한 설현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말하더니 결국 안중근 의사라는 답을 찾아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며 한류스타인 설현 지민의 역사 인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설현과 지민은 12일 각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역사에 대해서 진중한 태도를 보였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의 글을 올렸다. 설현과 지민이 민족의 영웅을 의도치 않게 희화화 한 것은 분명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었으나, 그들을 이해할 만한 여지는 있다. 첫째로 해당 상황은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의 ‘스피드 퀴즈’였다. 리얼리티 예능이기 때문에 진지하지 않은, 편안하고 헝클어진 모습으로 방송에 임했을 것이다. 또한 긴박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아는 단어도 머릿속을 맴돌 뿐 쉽게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처음에 지민이 “안창호”라고 했을 때 안중근 의사를 떠올렸지만 실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어진 “긴또깡?”이라는 답은 대본이거나, 웃기기 위한 과욕이다. ‘긴또깡’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야인시대’는 무려 14년 전인 지난 2002년 방영된 드라마로 1991년생인 지민이 해당 단어를 기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해당 발언이 제작진의 ‘대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작진의 잘못을 간과할 수 없다. 안중근 의사를 알아보지 못하며 ‘긴또깡?’이라는 결례를 범하는 설현 지민의 모습을 재미있다며 공개한 제작진도 책임을 피할 순 없는 것. 이와 관련 13일 제작진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와 관련된 부분이어서 제작진이 더 신중하게 제작을 했어야 했는데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를 전했다. 어떠한 변명도 곱게 들릴수는 없지만, 걸그룹 등 연예인 지망생들이 10대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며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을 기회가 없다는 안타까운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AOA는 오는 16일 네번째 미니앨범 ‘굿 럭(Good Luck)’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설현과 지민, 제작진의 발 빠른 사과가 논란을 종식시키고 새 앨범 활동에 대한 지장을 최소화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