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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얼 세대도 즐길 수 있는 민속박물관으로”

    “밀레니얼 세대도 즐길 수 있는 민속박물관으로”

    2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본관 로비에 때아닌 제사상이 차려졌다. 제사상의 주인공은 쌍계사 장승. 1966년까지 경남 하동군 쌍계사 입구에 세워져 있던 것으로 한국의 나무 장승 중 가장 오래됐다. 지금까지 전시실 사이 복도에 놓여 있던 이 유물을 관람객이 박물관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위치로 옮기면서 예전의 마을공동제의였던 장승제를 재현한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첫 인상으로 장승을 내세운 건 지난 1월 취임한 김종대 관장의 아이디어다. 그는 “대표 유물인 쌍계사 장승을 통해 우리 박물관의 정체성을 한눈에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개방형 직위로 뽑힌 김 관장은 2005년 중앙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까지 20여 년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근무한 민속문화 전문가다. 특히 마을제의와 도깨비 연구에 주력해 왔다. 김 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찾지 않으면 민속박물관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실함을 느낀다”면서 “전시실에 갇힌 화석화된 유물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과 연결된 역동적인 생활문화로서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변화하겠다”고 밝혔다. 옛 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뉴트로’ 흐름에 맞춰 밀레니얼 세대를 박물관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전략에도 힘쓸 계획이다.이를 위해 먼저 상설 전시를 전면 개편했다. 상설전시관2에서 열리던 ‘한국인의 일상’을 ‘한국인의 일 년’으로 주제를 바꿔 희소성 있는 유물과 효과적인 실감형 영상 등으로 세시풍속의 다양한 면모를 흥미롭게 펼쳤다. 어린이박물관은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한 전시와 증강현실 체험 등을 늘려 어릴 때부터 민속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비대면 활동의 증가에 따라 언제나 누구든지 활용할 수있는 온라인 민속문화 콘텐츠 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오는 7월에는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 건립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가 개관한다. 개방형 수장고와 민속아카이브센터로 운영된다. 김 관장은 “경기 북부 지역의 첫 국립박물관이라는 상징성이 크다”면서 “헤이리에 나들이하는 가족 관람객을 위한 유물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충실히 다루겠다”고 했다.경복궁 복원사업에 따라 국립민속박물관은 2031년까지 이전해야 한다. 현재 세종시로의 이전 논의가 진행 중이다. 김 관장은 “세종으로 가는 걸 회피하지 않는다”면서도 “본관은 민속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고, 서울·부산 등에 지역 분관을 설치해 전시를 통해 민속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밑그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별빛 속 경복궁… 봄밤 거니소서

    별빛 속 경복궁… 봄밤 거니소서

    봄밤 별빛 아래서 경복궁을 거니는 야간 관람이 새달 1일 문을 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5월 31일까지 45일간 오후 7시~오후 9시 30분 경복궁 야간 관람 일정을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매년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될 만큼 인기 있는 대표적인 궁궐 활용 프로그램이다. 1일 최대 관람 인원은 2000명이며 사전 예매(1700명)와 현장 발권(300명)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전 예매는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11번가 티켓’에서 진행한다. 현장 발권은 만 65세 이상과 외국인에 한해 당일 매표소에서 가능하다. 사전 예매와 현장 발권 모두 1인당 4매까지다. 관람료는 3000원이며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만 6세 이하 영유아, 한복 착용자는 무료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4월 30일에는 쉰다. 다만 제7회 궁중문화축전 기간(5월 1~9일)에는 요일 상관없이 야간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복궁관리소 홈페이지(www.royalpalace.go.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봄밤 별빛 아래 경복궁 산책…내달 1일부터 야간 관람

    봄밤 별빛 아래 경복궁 산책…내달 1일부터 야간 관람

    봄밤 별빛 아래서 경복궁을 거니는 야간 관람이 새달 1일 문을 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5월 31일까지 45일간 오후 7시~오후 9시 30분 경복궁 야간 관람 일정을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경복궁 야간 관람은 매년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될 만큼 인기있는 대표적인 궁궐 활용 프로그램이다. 1일 최대 관람 인원은 2000명이며, 사전 예매(1700명)와 현장 발권(300명)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전 예매는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11번가 티켓’에서 진행한다. 현장 발권은 만 65세 이상과 외국인에 한해 당일 매표소에서 가능하다. 사전 예매와 현장 발권 모두 1인당 4매까지다. 관람료는 3000원이며,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만 6세 이하 영·유아, 한복 착용자는 무료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4월 30일에는 쉰다. 다만 제7회 궁중문화축전 기간(5월 1~9일)에는 요일 상관없이 야간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복궁관리소 홈페이지(www.royalpalace.go.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전통서 미래를 그리다, 남도의 미술이 열렸다

    전통서 미래를 그리다, 남도의 미술이 열렸다

    조선 회화사의 걸작인 ‘자화상’을 남긴 공재 윤두서,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 현대미술 대표 작가인 김환기, 천경자, 오지호…. 예향(藝鄕) 남도의 명성을 만들고 지켜 온 전남 출신 한국 미술사의 거장들이다. 이러한 든든한 전통을 자산으로 지역 미술의 구심점이자 현대미술의 미래와 함께하는 글로벌 미술관을 지향하는 전남도립미술관이 23일 문을 연다. 2014년 미술관 건립 계획 수립 이후 7년 만이다. 전남 광양시의 옛 광양역사 터에 자리한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9개의 전시실과 대강당, 교육실 등을 갖췄다. 지난 19일 미리 둘러본 미술관은 건물 외벽 전면을 장식한 유리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전시실이 위치한 지하 공간까지 깊숙이 비춰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개관 전시는 신생 미술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보여 주는 첫 관문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를 주제로 지역 미술의 강점인 전통을 되새기고, 이어 현대적인 재해석을 두루 살피는 한편 현대미술의 미래까지 아우르는 작품들로 개관전을 펼친다. 전시 들머리는 남종 문인화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의재 허백련(1891~1977)과 남농 허건(1907~1987)의 발자취로 채웠다. 호남 남종화의 시조인 소치 허련(1808~1893)의 맥을 이은 두 작가는 닮은 듯 다르다. 의재가 이상향으로서의 관념적 산수화를 고수하며 남종화의 전통을 끝까지 지킨 반면, 남농은 남종화법과 현실 풍경을 접목한 재해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의재의 ‘산수팔곡병풍’, ‘계산정취’ 등과 남농의 ‘조춘고동’, ‘취우후’ 등 전시장에 걸린 30여점의 작품을 통해 남종화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2부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에서는 전통 산수화와 수묵화를 현대적이고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이이남, 김선두, 조병연, 허달재, 허진, 장창익, 세오 등 호남 출신 작가 9명과 황인기의 작품을 소개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반전된 산수’는 의재의 ‘산수팔곡병풍’을 모티브로 만든 신작이다. 가로 3.4m, 세로 6m의 직사각형 화면에 그림의 위아래를 뒤집어 만든 디지털 영상을 띄우면 바닥에 설치된 대형 수조에는 본래 그림이 비치도록 해 우리가 보는 것의 실체와 허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세 폭으로 구분된 캔버스의 왼쪽에는 윤두서의 작품 ‘말 탄 사람’이, 오른쪽에는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총도’와 유사한 장면이 그려져 있다. 가운데에선 일식 같은 신비한 천체 현상이 벌어지는 중이다.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 로랑 그라소가 이번 개관전을 위해 제작한 유화 작품 ‘과거에 대한 고찰’이다. 다양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접목하는 ‘과거에 대한 고찰’은 작가의 오랜 연작으로, 이번 신작은 미술관이 제공한 한국 회화 자료들을 참고해 완성했다. 2008년 ‘마르셀 뒤샹상’을 수상하고, 파리 퐁피두센터와 오르세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열며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은 작가의 작품 34점을 선보이는 ‘로랑 그라소: 미래를 연 역사’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역사, 자연, 과학 등에서 소재를 차용해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그랑소의 작품이 국내 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전통에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미술관의 지향점을 잘 보여 주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7월 18일까지. 광양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의 화폭에 담긴 윤두서·정선의 회화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의 화폭에 담긴 윤두서·정선의 회화

    조선 회화사의 걸작인 ‘자화상’을 남긴 공재 윤두서,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 현대미술 대표 작가인 김환기, 천경자, 오지호…. 예향(藝鄕) 남도의 명성을 만들고 지켜 온 전남 출신 한국 미술사의 거장들이다. 이러한 든든한 전통을 자산으로 지역 미술의 구심점이자 현대미술의 미래와 함께하는 글로벌 미술관을 지향하는 전남도립미술관이 23일 문을 연다. 2014년 미술관 건립 계획 수립 이후 7년 만이다. 전남 광양시의 옛 광양역사 터에 자리한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9개의 전시실과 대강당, 교육실 등을 갖췄다. 지난 19일 미리 둘러본 미술관은 건물 외벽 전면을 장식한 유리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전시실이 위치한 지하 공간까지 깊숙이 비춰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개관 전시는 신생 미술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보여 주는 첫 관문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를 주제로 지역 미술의 강점인 전통을 되새기고, 이어 현대적인 재해석을 두루 살피는 한편 현대미술의 미래까지 아우르는 작품들로 개관전을 펼친다.전시 들머리는 남종 문인화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의재 허백련(1891~1977)과 남농 허건(1907~1987)의 발자취로 채웠다. 호남 남종화의 시조인 소치 허련(1808~1893)의 맥을 이은 두 작가는 닮은 듯 다르다. 의재가 이상향으로서의 관념적 산수화를 고수하며 남종화의 전통을 끝까지 지킨 반면, 남농은 남종화법과 현실 풍경을 접목한 재해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의재의 ‘산수팔곡병풍’, ‘계산정취’ 등과 남농의 ‘조춘고동’, ‘취우후’ 등 전시장에 걸린 30여점의 작품을 통해 남종화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2부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에서는 전통 산수화와 수묵화를 현대적이고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이이남, 김선두, 조병연, 허달재, 허진, 장창익, 세오 등 호남 출신 작가 9명과 황인기의 작품을 소개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반전된 산수’는 의재의 ‘산수팔곡병풍’을 모티브로 만든 신작이다. 가로 3.4m, 세로 6m의 직사각형 화면에 그림의 위아래를 뒤집어 만든 디지털 영상을 띄우면 바닥에 설치된 대형 수조에는 본래 그림이 비치도록 해 우리가 보는 것의 실체와 허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세 폭으로 구분된 캔버스의 왼쪽에는 윤두서의 작품 ‘말 탄 사람’이, 오른쪽에는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총도’와 유사한 장면이 그려져 있다. 가운데에선 일식 같은 신비한 천체 현상이 벌어지는 중이다.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 로랑 그라소가 이번 개관전을 위해 제작한 유화 작품 ‘과거에 대한 고찰’이다. 다양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접목하는 ‘과거에 대한 고찰’은 작가의 오랜 연작으로, 이번 신작은 미술관이 제공한 한국 회화 자료들을 참고해 완성했다. 2008년 ‘마르셀 뒤샹상’을 수상하고, 파리 퐁피두센터와 오르세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열며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은 작가의 작품 34점을 선보이는 ‘로랑 그라소: 미래를 연 역사’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역사, 자연, 과학 등에서 소재를 차용해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그랑소의 작품이 국내 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전통에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미술관의 지향점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7월 18일까지. 광양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국내 첫 디지털 미술품 경매서 마리킴 작품 6억원에 낙찰

    국내 첫 디지털 미술품 경매서 마리킴 작품 6억원에 낙찰

    국내 첫 디지털 미술품 경매에서 마리킴 작가의 작품이 약 6억 원에 낙찰됐다. 미술 투자 서비스 기업 피카프로젝트는 지난 17일 국내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플랫폼인 디파인아트 사이트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에서 마리킴의 ‘Missing and found’(2021)가 288 이더리움에 낙찰됐다고 18일 밝혔다. 한화로 환산하면 6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약 5000만원인 시작가보다 11배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피카프로젝트는 “마리킴 작품 중 역대 최고가‘라고 설명했다. NFT는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것이다. 온라인에서 복제가 가능한 영상, 그림, 음악 등의 원본에 유일한 가치를 부여해 소유권과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의 디지털 작품 10점이 이달 초 NFT 경매에서 총 580만 달러(65억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고, 지난 11일 세계적인 경매업체 크리스티가 뉴욕에서 개최한 NFT 경매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이 만든 JPG파일 형식의 디지털 아트 ‘에브리데이즈: 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이 6930만 달러(약 783억원)에 판매돼 세계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크리스티와 쌍벽을 이루는 소더비도 디지털 아티스트 ‘Pak’와 협업해 다음 달 NFT 미술품 경매를 연다. 국내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과 자회사 서울옥션블루도 최근 미술품 디지털 자산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서울옥션이 작가 발굴 등을 하고 서울옥션블루가 기술개발을 맡아 올해 3분기에 디지털 그림 경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김창열 ‘물방울’ 인기 고공행진…케이옥션 경매서 9점 완판

    김창열 ‘물방울’ 인기 고공행진…케이옥션 경매서 9점 완판

    지난 1월 타계한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케이옥션이 지난 17일 개최한 3월 경매에 출품된 김창열의 작품 9점이 모두 새 주인을 찾았다. 1979년에 제작된 ‘물방울 LSH70’이 3억 6000만 원에 낙찰돼 출품작 중 최고가를 기록했고, 단 하나의 물방울이 그려진 1977년 1호 사이즈(가로 15.8㎝, 세로 22.7㎝)의 작품은 시작가 1200만원의 7배인 8200만원에 낙찰됐다. 작품 9점의 총 낙찰액은 14억 6200만원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도 1977년 작 ‘물방울’이 작가 경매 최고가인 10억 4000만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연대별로 출품된 ‘물방울’ 8점이 모두 낙찰되는 성과를 거뒀다. 케이옥션이 최근 10년간 개최한 경매 중 가장 많은 금액인 약 170억원(낮은 추정가 합계) 어치 작품이 출품된 이날 경매는 낙찰률 74%, 낙찰총액 135억 8030만원을 기록했다. 2017년 4월 경매 이후 4년 만의 최대 낙찰총액이다. 이날 최고가 낙찰 작품은 야요이 쿠사마의 ‘Infinity Nets (ZZOOX)’로, 12억원에 경매를 시작해 13억 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우환 작품은 1987년에 제작된 ‘바람과 함께’가 13억 원에 낙찰되는 등 5점이 팔렸다. 낙찰 총액은 26억 5500만원이었다. 영국 런던 화이트큐브에서 전시를 시작한 박서보 작품 5점도 완판됐고, 5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예정된 정상화 작품 5점도 모두 낙찰됐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내가 강아지 새끼냐?”… 마초사회에 불 지른 이불의 첫 10년

    “내가 강아지 새끼냐?”… 마초사회에 불 지른 이불의 첫 10년

    ●스스로 매달린 ‘낙태’ 퍼포먼스 등 저항 메시지 1989년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발가벗은 여성이 등산용 밧줄에 묶여 객석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 자발적 고난은 오래가지 못했다. 고통스러운 비명이 이어지자 관객들이 달려들어 여성을 끌어내렸다. 스물다섯의 젊은 작가 이불이 말 그대로 온몸을 던져 여성을 억압하는 남성 중심 사회에 저항한 ‘낙태’ 퍼포먼스다. 9분 51초의 기록 영상으로 남은 이 파격적인 행위 예술은 30여년이 지난 지금 봐도 묵직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세계적인 작가 이불의 초기 작업을 한자리에 모은 회고전이 마련됐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5월 16일까지 열리는 ‘이불-시작’은 여성과 여성의 신체에 대한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남성 위주의 시선을 일관되게 비판해 온 작가의 모태가 됐던 1987년부터 10여년간의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첫 전시다. 작가의 시그니처가 된 소프트 조각 3점과 퍼포먼스 기록 영상 12점, 사진 기록 60여점, 미공개 드로잉 50여점 등이 공개됐다.1987년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작가는 기존의 조각에서 사용하는 단단한 재료와 고정적인 표현에 답답함을 느끼고 천과 솜, 실, 철사 같은 부드러운 재료로 만든 소프트 조각을 실험했다. 사람의 손을 닮은 촉수가 주렁주렁 달린 기이한 형상의 소프트 조각을 입고 도시를 누비며 스스로 ‘살아 있는 조각’이 됐다. 1990년 서울과 도쿄에서 12일간 벌인 즉흥 퍼포먼스 ‘수난유감-내가 이 세상에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인 줄 아느냐?’는 그의 이름을 언급할 때 항상 회자되는 대표작이다. ●방독면 쓰고 부채춤… 날생선 부패 과정 전시도 이번 전시에는 1988년 첫 개인전에서 발표한 소프트 조각 ‘무제(갈망)’ 연작 2점과 1998년 선보인 ‘몬스터: 핑크’를 2011년에 다시 제작한 작품 3점이 진열됐다. 1988년 ‘갈망’부터 1996년 ‘I Need You(모뉴먼트)’까지 12개 퍼포먼스 영상 기록도 만날 수 있다. 소복을 입고 물고기의 속을 가르거나(‘물고기의 노래’, 1990) 방독면을 쓰고 한복을 입은 채 부채춤을 추는(‘웃음’, 1994) 등 도발적인 퍼포먼스들에선 어떤 경계에 대한 의식 없이 권력과 위계를 조롱하고, 공고한 사회 체계와 고정관념에 균열을 내려는 작가의 폭발적 에너지가 느껴진다.1997년 뉴욕현대미술관의 ‘프로젝트’ 전시에 초대된 이불은 냉장 유리 케이스에 금속 조각과 스팽글로 화려하게 장식한 날생선 63마리를 담은 작품 ‘장엄한 광채’를 설치했다. 썩어 가는 과정과 냄새까지 전시의 일부로 끌어들여 시각 위주 미술 개념과 기존 미술관의 권위에 도전한 시도였다. 하지만 진동하는 악취에 미술관은 개막 전날 작품을 철거했고, 이를 알게 된 저명한 큐레이터 하랄트 제만이 리옹 비엔날레에 작품을 소개하면서 유럽 미술계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불은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와 한국관 대표로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서 각광받으며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김환기도 겸재도 담았구나 자연을 닮았구나 자연을

    김환기도 겸재도 담았구나 자연을 닮았구나 자연을

    자연 주제로 한 고미술·현대미술 나란히시대 넘나드는 물아일체·무위자연 감흥사계산수도·김환기 추상화 조화 이루고바다 닮은 청색 회화 앞 달항아리도 백미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사계산수도 화첩’(1719) 옆에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점화 ‘13-Ⅳ-73 #311’(1973)이 걸렸다. 겸재가 44세 때 그린 ‘사계산수도 화첩’은 네 개 화폭에 각 계절의 정경을 묘사한 그림으로 당시 문인들이 추구한 이상향으로서의 자연을 담고 있다. 김환기의 ‘13-Ⅳ-73 #311’은 별을 형상화한 푸른 점들이 흰 여백과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작품이다. 그는 산, 달, 구름, 강 등 한국의 자연을 소재로 독창적인 추상화를 완성했다. 시대와 배경, 표현 방식 모두 상이하지만 겸재와 김환기가 화폭에 담고자 했던 자연의 정취는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예나 지금이나 자연은 예술가들에게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이다. 코로나19로 자연과의 교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시기에 자연을 주제로 한 고미술과 현대미술 작품을 고루 살펴보는 전시가 관람객을 맞고 있다. 호림박물관이 올해 첫 기획전으로 6월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분관에서 개최하는 ‘공명: 자연이 주는 울림’이다.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단원 김홍도 등 전통 회화 대가들과 김환기, 박서보, 윤형근, 김창열, 이우환 등 현대미술 거장들의 그림을 비롯해 도자기, 조각 등 7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자연에 머물다’, ‘자연을 품다’, ‘자연을 따르다’ 세 개의 주제로 공간을 구분했다. 먼저 ‘자연에 머물다’에선 산수풍경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자연에 귀의하는 물아일체의 바람을 투영한 과거와 현대의 작품들을 배치했다. 강세황·김석대·김수철이 그린 산수도, 조선시대 문인들의 이상적 산수풍경을 대표하는 그림인 ‘소상팔경도 화첩’ 등과 함께 산수 무늬가 그려진 도자기들이 놓였다. 고향인 마산 바다를 닮은 청색과 한국 정서를 담은 흰색을 사용한 정상화의 회화 작품은 바로 앞에 전시된 백자대호(달항아리)의 자연 친화적인 조형미와 어우러져 한층 깊은 감흥을 전한다.군자의 덕목인 의리와 절개를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로 시각화한 사군자는 문인들의 올곧은 가치관을 드러내는 전통적인 창작 소재다. 자연에 인격을 부여해 가까이 두려 했던 정신은 현대 작가의 작품에도 이어졌다. ‘자연을 품다’는 조희룡의 ‘석매도’, 김홍도의 ‘매조도’, 최북의 ‘사군자 화첩’ 등과 아울러 윤형근, 박서보, 이우환 등의 작품에서 이러한 선비 정신의 맥을 찾는다. 시대의 불의를 참지 못했던 윤형근은 선비의 절개를, 한 점 한 획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박서보와 이우환은 선비의 고결한 정신 수양을 떠올리게 한다.노자의 핵심 사상인 ‘무위자연’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본래 있는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자연의 물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자 인위적인 창작 행위를 최소화하는 예술관을 담은 ‘자연을 따르다’ 공간이 전시 말미에 배치됐다. 가야토기, 흑자와 같은 옛 도자기가 현대 작가인 정창섭, 이배, 하종현의 작품과 나란히 진열됐다. 토기와 흑자는 도공이 형태를 빚지만 불가마 안에서 여러 환경적 요소와 결합돼 예측할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소나무를 태워 만든 숯으로 회화와 조각 작업을 하는 이배, 닥종이를 물에 불려 캔버스에 붙이는 정창섭의 작품도 자연의 재료가 지닌 본성을 탐구한 창작열의 산물이다. 오혜윤 호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한 과거와 현대의 조응을 통해 관람객이 잠시나마 마음을 정화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다시 되살린 863년의 타임캡슐’…통일신라 사리 항아리 유물 전시

    ‘다시 되살린 863년의 타임캡슐’…통일신라 사리 항아리 유물 전시

    동국대 박물관(관장 최응천)은 보물 제741호 ‘전 대구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납석사리호’와 동반 출토된 유물들을 선보이는 ‘다시 되살린 863년의 타임캡슐’전시를 오는 6월 30일까지 연다. 동반 출토 유물은 사리호가 놓였던 연화문판, 사리기를 감싼 견직물과 송진, 목제 소탑 3기로 지난해 보존처리를 마쳤다. ‘전 대구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납석사리호’는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보물 제247호) 내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의 사리 항아리이다. 몸통에는 가로, 세로로 칸을 내어 7자 38행의 글자를 음각했는데 신라 민애왕(838∼839)의 행적들이 적혀 있으며, 경문왕 3년(863)에 탑이 만들어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번 전시는 고 황수영 전 동국대 총장이 1969년 논문 ‘신라 민애대왕 석탑기’를 통해 유물을 알린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사리장엄구의 발견을 시작으로 과학조사와 보존처리를 통해 본 유물, 석탑 봉안 당시의 모습, 납석사리호의 명문, 사리기를 봉안한 시기 통일신라 왕실의 정치적 배경 등을 상세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동국대 박물관 측은 “전시를 통해 통일신라 후기 사리봉안과 우리나라 불교미술 및 문화와 역사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물 보존처리와 관련한 연구 결과물은 박물관이 매년 발행하는 학술연구집 ‘불교미술’ 32집에 실렸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문화재 4000여건 3차원 DB구축 추진

    문화재청은 2025년까지 전국의 모든 국가지정·등록문화재 4000여건(종이류 등 제외)에 대한 3차원(3D) 데이터베이스(DB)구축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레이저 스캐닝등 비접촉 디지털 데이터 획득 방식을 이용해 문화재를 훼손 없이 디지털 자료화하는 사업이다.사업의 성과물은 멸실과 훼손 시 원형복원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영구보존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전국 국가지정·등록문화재 2025년까지 3D 자료화

    전국 국가지정·등록문화재 2025년까지 3D 자료화

    문화재청은 오는 2025년까지 전국의 모든 국가지정·등록문화재 4000여 건(종이류 등 제외)에 대한 3차원(3D) 데이터베이스(DB)구축 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지상과 항공에서 광대역 및 정밀 레이저 스캐닝, 사진측량, 초분광 및 열화상 광학센서 등 비접촉 디지털 데이터 획득 방식을 이용해 문화재를 훼손 없이 디지털 자료화하는 사업이다. 총 713억원이 투입된다. 문화재청은 “정확한 크기와 형태, 색상, 질감 등을 밀리미터(㎜) 단위 정밀도와 기가픽셀급 해상도로 기록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쉽게 관리·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의 성과물은 지진, 태풍, 산불, 방화 등 재난과 재해로 인한 문화유산 멸실과 훼손 시 원형복원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영구 보존된다. 아울러 실감 콘텐츠 제작, 비대면 교육, 관광, 웹툰·게임·영화·전시·디자인 등 문화산업 원천 콘텐츠 자원으로 쓰일 수 있도록 개방한다. 문화재청은 2018년부터 축적된 데이터를 3D 프린팅 등 활용 수요에 맞게 가공해 국가문화유산포털을 통해 개방해왔다. 이번 사업으로 개방 대상과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추사의 글에서 세잔을 보듯… 글씨인 듯 회화인 듯

    추사의 글에서 세잔을 보듯… 글씨인 듯 회화인 듯

    서예 토대로 그림 다룬 작가들 김광업·김환기·백남준 등 11인 주류와 거리, 독자적 세계 구축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1915~ 1982)의 예술적 뿌리는 서예였다. 사물의 형태보다는 정신에 치중해 그리는 전통 서화의 ‘사의’(寫意)를 바탕으로 ‘추상’(抽象)이라는 서양미술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였다. 마음속 스승인 추사 김정희와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의 공통점을 찾아내 소박함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불각(不刻)의 미’를 이룩했다. 그는 “내가 완당(김정희의 다른 호)을 세잔에 비교한 것은 그의 글씨를 대할 때마다 큐비즘을 연상하기 때문”이라며 “완당의 글씨는 투철한 조형성과 아울러 입체적 구조력을 갖고 있고, 동양 사람으로는 드물게 보는 적극성을 띠고 있다”고 했다.올해 개관 20년을 맞은 서울 종로구 김종영미술관이 기념전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으로 이 같은 우성의 예술관을 돌아본다. 전통 서예를 토대로 서양미술을 수용해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 작고 작가 11명의 작품 50점을 모았다. 서예가 김광업·최규명, 시인이자 서화가 중광, 동양화가 이응노·황창배, 서양화가 곽인식·김환기·정규·한묵, 조각가 김종영, 비디오 작가 백남준 등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기에 태어난 이들은 한국 화단이 전통 서화에서 미술로 전환되던 시기에 주류 미술계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당시 서둘러 서구 미술을 모범으로 삼아 따라가려는 세태와 정반대로 끊임없이 전통을 새롭게 해석해 자기화하고자 했던 작가들”이라며 “21세기 한국 미술이 세계 속의 한국 미술로 나아가는 데 참고가 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두 개의 공간에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1층 전시실에선 미술가로서 서예에 정진한 작가, 제도권에서 활동하지 않은 서예가 등 서예를 공통분모로 한 8명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누가 서예가고, 누가 화가인지 구별이 어려울 만큼 글씨와 그림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풍경이 펼쳐진다.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거장인 한묵이 쓴 ‘비도’와 조각가 김종영의 글씨 ‘통천하일기이’(通天下一氣耳)는 서예가의 솜씨 같고, 서예가 최규명이 먹과 색으로 쓴 ‘요산’은 추상회화를 보는 듯하다. 서예와 문인화 전통에 기반을 두고 추상화를 시도한 이응노, 동양화에 서구 미술사조를 가미해 현재화를 모색했던 황창배, 선화(禪畵)의 영역에서 파격적인 필치를 구사했던 ‘걸레 스님’ 중광의 글씨와 그림도 만날 수 있다.3층 전시실에는 특별히 서예에 정진하지는 않았지만 전통 서화의 미감과 작품관을 지닌 김환기, 백남준, 정규 세 작가의 작품을 모았다. 김환기가 신문지에 유화로 한글 자모와 한자 등을 그린 1960년대 ‘무제’ 3점은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작품들이다. 김환기가 남긴 서예 작품은 2점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의 한시를 적은 작품이 2년 전 일반에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백남준의 작품에는 문자와 기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선 검은 바탕에 흰색으로 쓴 ‘心’(마음 심) 등 4점이 선보인다. 유화와 판화, 도자기 등 다양한 작업을 펼친 정규의 작품 ‘다도해’에선 전통적인 우리 자연의 형태와 색채미가 도드라진다. 전시는 4월 2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김환기·백남준 작품에 깃든 서예의 미감…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전

    김환기·백남준 작품에 깃든 서예의 미감…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전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1915~1982)의 예술적 뿌리는 서예였다. 사물의 형태보다는 정신에 치중해 그리는 전통 서화의 ‘사의’(寫意)를 바탕으로 ‘추상’(抽象)이라는 서양미술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였다. 마음속 스승인 추사 김정희와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의 공통점을 찾아내 소박함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불각(不刻)의 미’를 이룩했다. 그는 “내가 완당(김정희의 다른 호)을 세잔에 비교한 것은 그의 글씨를 대할 때마다 큐비즘을 연상하기 때문”이라며 “완당의 글씨는 투철한 조형성과 아울러 입체적 구조력을 갖고 있고, 동양 사람으로는 드물게 보는 적극성을 띠고 있다”고 했다. 올해 개관 20년을 맞은 서울 종로구 김종영미술관이 기념전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으로 이 같은 우성의 예술관을 돌아본다. 전통 서예를 토대로 서양미술을 수용해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 작고 작가 11명의 작품 50점을 모았다. 서예가 김광업·최규명, 시인이자 서화가 중광, 동양화가 이응노·황창배, 서양화가 곽인식·김환기·정규·한묵, 조각가 김종영, 비디오 작가 백남준 등이다.일제강점기와 해방기에 태어난 이들은 한국 화단이 전통 서화에서 미술로 전환되던 시기에 주류 미술계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당시 서둘러 서구 미술을 모범으로 삼아 따라가려는 세태와 정반대로 끊임없이 전통을 새롭게 해석해 자기화하고자 했던 작가들”이라며 “21세기 한국 미술이 세계 속의 한국 미술로 나아가는 데 참고가 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두 개의 공간에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1층 전시실에선 미술가로서 서예에 정진한 작가, 제도권에서 활동하지 않은 서예가 등 서예를 공통분모로 한 8명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누가 서예가고, 누가 화가인지 구별이 어려울 만큼 글씨와 그림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풍경이 펼쳐진다.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거장인 한묵이 쓴 ‘비도’와 조각가 김종영의 글씨 ‘통천하일기이’(通天下一氣耳)는 서예가의 솜씨 같고, 서예가 최규명이 먹과 색으로 쓴 ‘요산’은 추상회화를 보는 듯하다. 서예와 문인화 전통에 기반을 두고 추상화를 시도한 이응노, 동양화에 서구 미술사조를 가미해 현재화를 모색했던 황창배, 선화(禪畵)의 영역에서 파격적인 필치를 구사했던 ‘걸레 스님’ 중광의 글씨와 그림도 만날 수 있다.3층 전시실에는 특별히 서예에 정진하지는 않았지만 전통 서화의 미감과 작품관을 지닌 김환기, 백남준, 정규 세 작가의 작품을 모았다. 김환기가 신문지에 유화로 한글 자모와 한자 등을 그린 1960년대 ‘무제’ 3점은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작품들이다. 김환기가 남긴 서예 작품은 2점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의 한시를 적은 작품이 2년 전 일반에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백남준의 작품에는 문자와 기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선 검은 바탕에 흰색으로 쓴 ‘心’(마음 심) 등 4점이 선보인다. 유화와 판화, 도자기 등 다양한 작업을 펼친 정규의 작품 ‘다도해’에선 전통적인 우리 자연의 형태와 색채미가 도드라진다. 전시는 4월 2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시리즈 작가에 문경원·전준호 선정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시리즈 작가에 문경원·전준호 선정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 작가로 문경원·전준호를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문경원과 전준호는 2012년 제13회 독일 카셀 도쿠멘타에서 처음 선보인 장기 프로젝트 ‘미지에서 온 소식(NEWS FROM NOWHERE)’으로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고, 2018년 영국 테이트 리버풀에서 연 개인전은 그해 영국 최고의 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호평을 얻었다. 2009년부터 함께 활동해온 이들은 자본주의의 모순, 역사적 비극, 기후 변화와 같은 인류가 직면한 위기와 급변하는 세상에서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예술을 둘러싼 권력관계 등을 탐구해왔다. 대표작 ‘미지에서 온 소식’은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영상, 설치, 아카이브, 워크숍, 출판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됐다.오는 9월 3일부터 내년 2월 2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에서는 재난 이후 인간의 삶과 예술의 역할을 묻는 신작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을 공개한다.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대성동 자유의 마을을 배경으로 한 다채널 영상 설치, 아카이브, 대규모 회화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는 2014년부터 10년간 매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진 작가 1명을 선정해 개인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불, 안규철, 김수자, 임흥순, 최정화, 박찬경, 양혜규에 이어 이번이 8번째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북향민’ 편견 지운 자리… ‘사람’만 남았습니다

    ‘북향민’ 편견 지운 자리… ‘사람’만 남았습니다

    남북한 주민 8명이 모여 사진으로 소통하고 교감한 결실을 담은 ‘우리가 우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전이 서울 종로구 류가헌갤러리에서 9일 개막해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의 문화 프로그램을 위탁운영하는 평화교육단체 피스모모가 기획한 ‘공감사진 워크숍’에 참여했다. 북향민(탈북민의 새로운 이름)과 남한 주민이 사진작업을 함께 함으로써 어떤 감정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지 탐색하고자 마련한 자리로, 사진치유기관 ‘공감아이’의 임종진 사진가가 진행을 맡았다. 참가자들은 워크숍 동안 출신지를 구분하지 않고 한데 섞여 사진을 매개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타인의 존재 가치를 깨닫는 기회를 가졌다. 전시에는 참가자들의 옛날 사진과 전신 초상 사진, 서로 소통하며 기록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모든 참가자의 실명은 공개하지만 각각의 작품에는 이름을 표기하지 않았다. 누가 북향민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임종진 사진가는 “북향민을 이념과 체제가 아닌 사람 자체로 존중하는 감정을 나누려는 것이 전시 주요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미술작품들이 무섭게 팔려 나간다

    미술작품들이 무섭게 팔려 나간다

    화랑미술제 관람객 수 역대 최다 기록작품 판매액도 예년 2배 웃도는 72억지난달 서울옥션 낙찰률 90% 달해1년 반 만에 낙찰총액 100억대 회복코로나19로 침체했던 미술시장에 봄바람이 완연하다. 올 들어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등 경매시장에서 감지된 회복의 조짐이 화랑미술제의 역대급 성과로 이어지며 미술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는 지난 3~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올해 첫 미술품 장터 ‘2021 화랑미술제’를 방문한 관람객 수가 약 4만 8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열렸던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고, 2019년과 비교해서도 30% 증가했다. 작품 판매액도 코로나19 이전 예년의 2배를 웃도는 72억여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화랑들만 참여하는 화랑미술제는 가을에 열리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비해 그동안 관람객의 주목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키아프가 온라인 행사로 대체됨에 따라 1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현장 행사인 화랑미술제에 미술애호가들이 몰려 키아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행사에 참여한 한 갤러리 대표는 “코로나19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관람객이 얼마나 올지 걱정했는데 첫날부터 부스에 발길이 끊이지 않아 놀랐다”고 했다. 최근 미술품 투자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급증하는 관심을 보여 주듯 20~30대 젊은 관람객의 비중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팀장은 “유튜브, 주식 등으로 자산을 번 젊은 부자들 사이에서 미술품 수집과 투자가 새로운 취향으로 떠올랐다”면서 “온라인 검색 등으로 미리 구매할 작품의 정보를 다 파악한 뒤 행사장을 방문하는 방식이 기존 컬렉터들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경매시장의 회복세는 더 뚜렷하다. 지난달 열린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에서는 출품작 187점 가운데 169점이 낙찰돼 낙찰률 90%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의 역대 메이저 경매 중 최고 기록이다. 낙찰 총액은 110억 5860만원으로 1년 반 만에 100억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1월 별세한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1977)이 작가 경매 최고가인 10억 4000만원에 낙찰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오는 17일 열리는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에는 최근 10년간 자사 경매 중 최다 금액인 170억원어치의 작품(169점)이 출품된다. 케이옥션 측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의 유입, MZ세대의 시장 진입, 코로나로 인한 미술품 컬렉션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미술시장의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훈풍 부는 미술시장…화랑미술제 관람객 역대 최다, 판매도 2배

    훈풍 부는 미술시장…화랑미술제 관람객 역대 최다, 판매도 2배

    코로나19로 침체했던 미술시장에 봄바람이 완연하다. 올 들어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등 경매시장에서 감지된 회복의 조짐이 화랑미술제의 예상 밖 성과로 이어지며 미술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는 지난 3~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올해 첫 미술품 장터 ‘2021 화랑미술제’를 방문한 관람객 수가 약 4만 8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열렸던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고, 2019년과 비교해서도 30% 증가했다. 작품 판매액도 코로나19 이전 예년의 2배를 웃도는 72억여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화랑들만 참여하는 화랑미술제는 가을에 열리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비해 그동안 관람객의 주목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키아프가 온라인 행사로 대체됨에 따라 1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현장 행사인 화랑미술제에 미술 애호가들이 몰려 키아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행사에 참여한 한 갤러리 대표는 “코로나19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관람객이 얼마나 올지 걱정했는데 첫날부터 부스에 발길이 끊이지 않아 놀랐다”고 했다. 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방탄소년단 멤버 RM,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등 각계 인사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최근 미술품 투자에 대한 MZ세대의 급증하는 관심을 보여주듯 20~30대 젊은 관람객의 비중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아우르는 단어다.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팀장은 “유튜브, 주식 등으로 자산을 번 젊은 부자들 사이에서 미술품 수집과 투자가 새로운 취향으로 떠올랐다”면서 “온라인 검색 등으로 미리 구매할 작품의 정보를 다 파악한 뒤 행사장을 방문하는 방식이 기존 컬렉터들과 다른 점“이라고 전했다. 경매시장의 회복세는 더 뚜렷하다. 지난달 열린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에서는 출품작 187점 가운데 169점이 낙찰돼 낙찰률 90%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의 역대 메이저 경매 중 최고 기록이다. 낙찰총액은 110억 5860만 원으로 1년 반 만에 100억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1월 타계한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1977)이 작가 경매 최고가인 10억 4000만원에 낙찰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오는 17일 열리는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에는 최근 10년간 자사 경매 중 최다 금액인 170억원 어치의 작품(169점)이 출품된다. 케이옥션 측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의 유입, MZ세대의 시장 진입, 코로나로 인한 미술품 컬렉션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미술시장의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이순녀의 문화발견] ‘이건희 컬렉션’과 미술품 물납제

    [이순녀의 문화발견] ‘이건희 컬렉션’과 미술품 물납제

    지난해 10월 타계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남긴 방대한 규모의 문화재와 미술품에 대한 감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일명 ‘이건희 컬렉션’의 향방에 미술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후 6개월 이내에 전체 자산을 평가해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 상속법에 따라 삼성가는 4월 말까지 ‘이건희 컬렉션’의 운명을 결정지어야 한다.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 한국미술품감정센터,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등 3곳이 지난해 12월 삼성 측 의뢰를 받아 감정을 진행했으며, 최종 보고서 완성만 남은 상태다. 알려진 바로는 고미술, 한국 근현대미술, 서양 근현대미술을 망라한 소장품 규모는 1만 3000여점이며 감정 추산가는 2조~3조원에 이른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 국내 대표 작가의 작품은 물론이고 모네, 피카소, 샤갈, 마크 로스코, 프랜시스 베이컨 등 서양미술 거장들의 걸작이 수두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보물만도 100여점에 달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고가의 미술품을 매각해 상속세 재원에 충당하든지 공익재단 출연이나 국가 기증 등을 유족이 판단해 결정하면 된다. 그런데 감정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세계적인 미술관급 수준의 소장품”이라고 입을 모으면서, ‘이건희 컬렉션’이 해외로 나가게 둬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미술계 안팎에서 형성됐다. 국가지정문화재와 근대미술품은 문화재보호법상 해외 반출이 금지되지만 한 점에 1000억원을 호가하는 서양미술 소장품들은 해외 컬렉터의 손에 넘어가면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우려에서다. 한 미술 전문가는 “기증하면 좋겠지만 남의 재산에 대해 누구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미술계 인사는 “기증하면 미술품 상속세는 면제되지만 다른 상속세의 재원 마련이 부담될 테고 해외에 팔면 역적이 될 판이니 어느 쪽으로든 결정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재·미술품 물납제가 다시 부각됐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한해 대납을 허용하고 있는데 문화재와 미술품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처럼 물납제를 도입하면 개인이 보유한 문화재와 미술품이 해외로 반출되는 것을 막고, 귀중한 문화유산을 국가가 소유해 공공재로서 국민의 향유 기회를 넓힐 수 있으며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미술계의 주장이다.지난해 간송 전형필의 후손이 상속세 충당을 위해 보물 불상 2점을 경매에 내놓은 사건을 계기로 10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건희 컬렉션’과 맞물려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한국화랑협회 등 문화예술단체 12곳과 전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8명은 지난 3일 문화재·미술품 물납제의 조속한 제도화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내는 등 적극적인 의견 표명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렇다 보니 ‘삼성을 위한 법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5일 “수조원대의 미술 소장품과 관련한 상속세 이슈가 첨예한 상황에서 미술품 등 상속세 물납제 도입 논의는 그 의도에서부터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는 성명도 냈다. 미술계는 시기가 겹쳤을 뿐 물납제와 ‘이건희 컬렉션’은 크게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4월 말까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고, 설령 분납 절차를 통해 1~2년 뒤 적용 대상이 되더라도 삼성가가 비판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물납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법’은 더더욱이나 가당치 않다. 초특급 미술작품의 해외 유출 여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삼성가의 의중이 기증 쪽으로 기울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호암미술관·리움을 관할하는 삼성문화재단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기증 방식과 규모 등을 두고 추측이 분분하다. “이제는 돈이 있어도 못 산다”는 평가를 받는 고인의 명품 컬렉션이 국가적 문화자산으로 온전히 남을 수 있도록 삼성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첫 관문 넘었다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첫 관문 넘었다

    문화재청은 2022년 등재를 목표로 올해 1월 제출한 ‘가야고분군’(Gaya Tumuli) 세계유산 등재신청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완성도 검토를 통과했다고 5일 밝혔다. 완성도 검토는 접수된 등재신청서가 형식 요건을 만족하는 지 검토하는 과정으로, 이 단계를 통과해야 본격적인 세계유산 등재 심사 절차가 진행된다. 완성도 검사를 통과한 신청서는 그해 3월부터 다음 해 상반기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ICOMOS)의 서류심사, 현장실사, 두 차례의 종합 토론 심사를 거치게 된다. 문화재청은 “가야고분군이 이달부터 이런 절차를 거쳐 2022년 7월쯤 개최 예정인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 가야고분군은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합천 옥전, 고령 지산동, 고성 송학동,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창녕 교동과 송현동 등 7곳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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