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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허망한 집착 ‘미친 키스’ 앙코르

    육체적 접촉을 향한 허망한 집착을 통해 현대인의 불안한 자화상을 인상적으로 그려낸 98년 화제작 ‘미친 키스’(조광화 작·연출)가 10일부터 유시어터에서 재공연된다. 건조한 일상에 갇힌 주인공 장정(이남희)은 무기력증에서 벗어나고자 타인과의 소통을 간절히 원한다.그러나 만남에 대한 열망은 맹목적인 육체관계에서맴돌뿐 매번 진실에 다가가지 못한채 공중분해된다.그의 집착에 진저리를치는 애인 신희(여세진),몸을 팔아 돈을 버는 여동생 은정(이혜원),바람난남편에게 당한 정신적 고통을 쾌락에서 찾으려는 영애(정수영).그가 위로받으려고 만나는 세 여자중 누구하나 진정으로 공허한 마음을 채워주지는 못한다. 조광화는 “상대의 영혼에 닿고 싶어 하지만 오히려 집착을 통해 서로를 소외시키는 사람들의 관계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작품의도를 밝혔다.4월30일까지 평일 오후8시,토·일 오후 4시·7시,월 쉼.(02)3444-0651. 이순녀기자 coral@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8)탈장르‘퓨전

    *창무예술원 예술감독 김선미씨. 창무예술원(이사장 김매자)은 무용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다른 장르와 교감하는 단체로 유명하다.지난 87년 ‘춤과 시의 만남’을 시작으로 ‘춤과 미술의 만남’(88)‘춤과 연극의 만남’(96)‘춤과 영상의 만남-아날로그 댄스’(98),그리고 지난해 ‘춤과 건축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 결합을 시도했다. 예술감독 김선미(40)는 스승인 김매자와 함께 이 모든 기획춤판을 이끌어왔다.요즘 새로운 시대의 예술로 각광받는 ‘탈장르’ 혹은 ‘장르 통합’을 10년넘게 꾸준히 해온 것이다. “춤만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부분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장르에눈이 가더군요.미술·연극·영상이 춤과 어울려 만들어내는 표현영역은 기존의 한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전혀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가지요.” 지난해 11월 기획한 ‘춤과 건축의 만남’도 기대이상의 호응을 얻었다.다른장르에 비해 별로 연관성이 없을 것 같던 두 장르의 결합은,그러나 우리가기존에 알던 춤의 영역과 건축의영역을 동시에 확장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건물의 조형미를 이용하거나 건물의 역사적 의미를 재해석한 춤들은관객들에게 흥미로운 예술체험으로 받아들여졌다. 김선미의 창작춤 중 ‘월영,일·시·무(一始無)’(98)와 ‘추다만 춤’(92)은 각각 영상,미술과 접목해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다.‘월영,일시무’는 한국창작단편영화제 최우수상 수상작가인 김윤태와 공동작업했다.전남 화순 운주사에 얽힌 천불탑 설화를 영상과 실연을 적절히 조화해 형상화했는데 칭찬에 인색한 스승으로부터 “이제 됐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이 작품은 올해 ‘새로운 예술의 해’가 선정한 공연지원작에 뽑혀 하반기중 다시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추다만 춤’은 설치미술가와 함께 한 작품.석고가루와 항아리가 놓인 무대를 배경으로 침묵 속에서 빛과 움직임만으로 1시간동안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가만히 서있는 것도 춤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해준”특별한 공연으로 김씨의 기억에 남아 있다.“다른 장르와 만나면서 춤에 관한 생각도 더욱깊어지고,예술 전반에 시야가 넓어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가 창무예술원의 작업에 자극받아 96년부터 매년 ‘무용과 의상의 만남’‘춤추는 디자인’등 실험적인 무대를 만들고,젊은 무용가들이 눈치보지 않고 형식파괴를 꾀하는 일 등도 그에게는 흐뭇한 일이다. 가을쯤으로 계획한 기획춤판은 ‘춤과 애니메이션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정했다.만화가와의 공동작업에서 어떤 미적 체험을 얻게 될지 벌써부터 마음이설레는 표정이다.그는 “원시 종합예술이래 줄곧 전문화·세분화해 온 예술장르가 점차 음악 미술 영상 무용 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재통합의 길을가고 있다”면서 “창무예술원의 작업은 그 길을 개척하는 길잡이 구실”이라고 말했다. 5살때 한국무용을 시작한 그는 이화여대 한국무용과(78학번)를 졸업한 뒤 곧바로 창무예술원에 입단했으며,96년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문화속의 '새문화’로 장르 파괴. 스위스의 가장 특색있는 요리를 들라면 ‘퐁뒤’를 꼽지 않을 수 없다.그중하나인 ‘치즈 퐁뒤’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그뤼예르 치즈에 알코올과 향신료를 넣어 불에 녹인 뒤 빵조각을 찍어 먹는 요리다.그 은근한 맛의 비결은퐁뒤라는 말 뜻에 그대로 담겨 있다.퐁뒤는 불어의 ‘fondue’에서 비롯된것으로 ‘녹인다’라는 뜻을 지닌다.그것은 우리에게 이미 낯설지 않은 영어단어 퓨전(fusion)과도 의미가 통한다.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간의조화와 그로 인한 예술적 상승작용.그것이 바로 퓨전문화 또는 퓨전현상의요체다. 퓨전은 일반적으로 재즈에 록 등을 가미한 퓨전재즈를 일컫는 말이었다.그러나 지금은 미술 영화 문학 패션 요리에 이르기까지 확대돼 ‘장르 구분없이융합되는 현상’을 폭넓게 퓨전이라고 부른다.퓨전은 우리의 문화현장 곳곳에 스며들어 소용돌이치고 있다. 잡종·혼성 문화로서의 퓨전은 고급예술과 대중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 크게기여한다.지난해 8월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버스 데몬스트레이션’전은 대표적인 예다.설치·회화·사진·비디오 등 분야별 전문작가들은 버스라는 집단적인 상징 아래공동작업을 벌였다.장르의 벽을 부수고 서로의 속살을 건드렸다.전시장엔 창조적 긴장감이 감돌았고,관객은 다양한 문화융합 현상에갈채를 보냈다. 또 최근 열린 ‘0의 공간,시간의 연못’전은 미술과 음악의 만남을 시도한기획전으로 연장전시까지 하며 인기를 끌었다.시공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 전시는 실험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한편으론 ‘순수회화의 복권’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기존의 울타리를 벗어나려는 변증법적인 시도가 미술 자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학과 음악의 만남도 활발하다.시인 김정란·위승희씨는 ‘사이렌 사이키’라는 멀티포엠 형식의 시낭송 음반을 통해 고급문화가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가를 보여줬다.오늘날 외형적으로 초라한 주변 장르에 머물러 있는 시(詩)가 낡은 옷을 벗고 장르의 왕이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첨단멀티미디어 기술은 시의 영역을 예술 전반으로 넓혀주고 있다. 장르간의 융합,고급예술과 대중예술간의 이종교배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문화정신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새봄맞이 민요에서 창작곡까지 국악공연 2題

    국악관현악계의 쌍두마차인 국립국악관현악단(단장 한상일)과 서울시국악관현악단(단장 이상규)이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기획공연으로 앞다퉈 새봄의 기지개를 켠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7·18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2000 겨레의 노래뎐’을,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22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386세대의 한국음악’공연을 펼친다.앞엣것은 70∼90년대 민요를 바탕으로 해 새로운 음악작업을 벌인 인물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과거의 성과를 돌아보는 무대이고,뒤엣것은 요즘 가장 촉망받는 젊은 국악작곡가 4명의 작품을 통해 창작음악의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보는 자리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책임운영제로 바뀐 이후 처음 마련한 ‘2000겨레의 노래뎐’은 화려한 출연진이 눈길을 끈다.정태춘,한영애,장사익,조성연,김회경,김성기 등 이 시대 노래꾼들과 박범훈,김영동,김성녀 등 국악인,국립합창단,서해안풍어제 보존회,방승환풍물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국악과 양악에 두루 재능있는 젊은 작곡가 김회경의 ‘태백산에 영산홍 지다’를 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이어 황해도 만신 김금화의 수제자이면서 영화 ‘세상밖으로’를 제작하기도 한 이색경력의 소유자 조성연이 황해도 뱃노래 ‘에밀량,배치기소리’로 우리 민요의 신명을 선보이고,가수 한영애가 ‘새야새야’‘엉겅퀴야’‘가시리’등 구전가요로 민요에 담긴 즉흥성과 놀이성을 보여준다. 김성녀가 부르는 김영동의 ‘애사당’‘사랑가’가 70년대 정서를 대변하고나면,정태춘이 ‘다시 가는 노래’‘어허 배달나라,광명이여’로 80년대를불러내고,뒤이어 90년대 소리꾼 장사익이 자작곡 ‘찔레꽃’‘나그네’를 선사한다.마지막은 국립합창단이 부르는 박범훈의 ‘새천년 아리랑’이 장식한다.공연을 기획한 김태균 기획위원은 “민요와 관현악의 만남이 국악대중화를 꽃피우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02)2273-0237.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준비한 ‘386세대의 한국음악’은 김만석(36)김승근(34)원일(33)지원석(32)등 30대 작곡가 4명이 펼치는 ‘4인4색의 퓨전국악’공연이다.새로운 음악을 창작한다는 목표는같지만 저마다 독특한 색깔을 지닌이들의 음악세계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서양의 현대적인 어법을 국악에 잘 살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김승근은 이번무대에서 ‘관을 위한 협주곡’을 초연한다.대전시립국악원 지휘자로 있는지원석은 대전의 아름다운 전경을 묘사한 ‘대전서곡’으로 자신만의 음악언어를 펼쳐보이고,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자 창작 타악그룹 ‘푸리’를 이끌고 있는 원일은 영화 ‘이재수의 난’에서 선보였던 ‘용담의 꿈’을 연주한다.친근감있는 멜로디로 대중적인 곡을 만들어내는 KBS국악관현악단 단원 김만석의 아쟁 협주곡 ‘천축’또한 기대되는 작품이다.이들 4명은 이번 연주회에서 직접 지휘도 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02)399-1700. 이순녀기자 coral@
  • ‘뮤지컬 갈라쇼’와 이봄을 함께

    뮤지컬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만한 공연이 마련된다.17∼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아이 러브 뮤지컬’(연출 김덕남)은 내로라 하는 국내 뮤지컬배우들이 총출동해 뮤지컬 히트넘버만을 골라 들려주는 ‘종합선물세트’같은 공연이다. 출연진은 뮤지컬계의 대모 윤복희,‘명성황후’의 이태원을 비롯해 김성녀,김민수,남경읍·남경주 형제,박상원,이정화,전수경,허준호,강효성,박철호,유희성,임선애,주원성 등.여기에 뮤지컬 출연경험이 있는 가수 유열,이선희,엄정화,임창정,윤도현 등도 번갈아 객원출연한다.공연은 배우들이 뮤지컬 명곡을 모듬으로 들려주는 1부와 각 극단 대표작 하이라이트로 꾸미는 2부로 나눠 진행된다.참가 극단은 가교,서울시뮤지컬단,서울예술단,신시,에이콤,환퍼포먼스 등 6개. 1부에서는 윤복희의 ‘뮤지컬이란’(뉴욕뉴욕),주원성의 ‘그랜드 오프닝 오디션’(42번가),유희성 이태원 강효성의 ‘오페라의 유령’,이정화의 ‘라임라이트’(갬블러)김성녀의 ‘돈 크라이 포미 아르젠티나’(에비타)등외국뮤지컬 명곡과 함께 ‘녹두장군’‘살짜기 옵서예’등 창작뮤지컬의 히트넘버가 선보인다.2부에서는 ‘비내리는 고모령’의 ‘싱싱싱’과 ‘넌센스’의 ‘성자가 되는 방법’등이 고정 레퍼토리로 들어가고,‘난타’(17일,환퍼포먼스)‘더 라이프’(18일,신시뮤지컬컴퍼니)‘페임’(19일,에이콤)‘태풍’(20일,서울예술단)‘레미제라블’(21일,서울시뮤지컬)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날짜별로 무대를 장식한다.뮤지컬 축제붐을 유도하기위해 다양한 경품도 준비된다.(02)399-1706∼7이순녀기자
  • 광주항쟁 20돌 기념극 2편

    십수년을 ‘불순한 폭도’로 규정돼 억울한 침묵을 강요당하고,이후 ‘민주항쟁’으로 복권돼서도 여전히 치유되지않는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그들의 이야기가 2000년 봄,서울과 광주에서 되살아난다.광주항쟁 2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르는 ‘임철우의 봄날’과 ‘오월의 신부’.두 작품 모두살아남은 자의 회상이라는 연극적 구성을 통해 우리 시대의 ‘역사 불감증’을 돌아보게 하는 연극이다. 10일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막오르는 ‘봄날’은 소설가 임철우의 5권짜리 동명소설을 토대로 했다.나레이터 역할을 하는 극중 주인공은 당시 진압작전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으로 그때의 죄책감과 피해의식에 고통받는 인물.극은 주인공의 기억을 좇아 초기 진압군의 극단적 폭력이 몰고온 시민들의공포와 분노,그리고 폐쇄된 병영생활에서의 억압과 고통스런 훈련에서 비롯된 병사들의 맹목적인 증오심과 폭력성을 교차해 보여준다. 주남마을,송암동 양민학살,도청앞 광장에서의 집단 발포,도청 최후진압 작전 등 당시 상황이 극적으로 전달되는 한편에서는 시민군 및 지식인들의 고통과 분노,그리고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공수부대 병사들의 심리적 혼란이 섬세하게 묘사된다. 연출가 김아라는 이 작품을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가 혼재된 ‘연극적 퍼포먼스’로 만들었다.50명의 배우들이 다역으로 출연해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펼치는 동안 대형스크린에서는 다큐멘터리 영상,사진,신문기사등이 투사돼 역사적 사실감을 높인다.김씨는 “민중의 대서사극으로서 특정 개인이 아닌 다수의 아픔과 염원을 담아내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밝혔다.장민호 권성덕 신구 김갑수 등 쟁쟁한 중견연기자들을 비롯해 서울·광주 연극협회 소속 배우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뜻깊다.12일까지 서울공연,5월18∼20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02)765-54765월 중순 광주와 서울에서 공연되는 ‘오월의 신부’는 시인 황지우가 처음쓴 희곡을 야외무대화한다.지난해 9월 초고를 마치고,여러차례 손질을 가해완성도를 높인 작품으로 시적인 대사와 웅장한 음악이 양대 축으로 극 전반을 이끈다.극은 당시 시민군과 뜻을 같이 했던 장신부가,도청 진압작전에서살아남았으나 정신이 온전치못한 빈민운동가 허인호를 돌보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광천동 들불학교 교장 오민정,그녀의 애인 김현식,대학 총학생회장 강혁,고아 이영진,건달 김광남 등 광천동의 낙원을 꿈꾸던 젊은이들이 도청에서 마지막 생을 다할 수 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이 절절하게 그려진다.도청 진압작전을 앞둔 새벽,오민정과 김현식이 장신부앞에서 혼배성사를 하는 장면은 광란의 역사에 희생된 순수한 젊은이들의 아픔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광림교수가 연출하고,강신일 이두일 강세동 등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광주비엔날레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돼 5월11∼14일 행사장 야외무대에서 선보이고,이어 5월18∼21일 서울 국립국악원 야외무대에서 공연된다.(02)3673-0792이순녀기자 coral@
  • 한·중·일 합작 ‘춘향전’ 무대 오른다

    3국(國)3색(色)의 춘향전. 고전 ‘춘향전’이 한국 중국 일본 등 3국 공동으로 제작돼 서울 무대에 오른다.한국ITI(대표 양혜숙)와 베세토위원회(위원장 김의경)는 오는 10월 19∼22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3국이 각각 고전극 스타일로 만든 다국적 ‘춘향전’을 공연키로 했다. 전 3막 가운데 1막은 중국의 월극(越劇),2막은 일본의 가부키(歌舞伎),3막은 한국의 창극(唱劇)으로 구성한다.한 작품안에 3명의 춘향과 몽룡이 등장하는 셈.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그릴 1막은 중국을 대표하는 월극단인 절강소백화월극단이 맡는다. 중국에서는 이미 54년과 78년 두차례에 걸쳐 춘향전이 월극으로 소개돼 현지에서는 그다지 낯설지 않은 작품이다.경극이 북경지역을 중심으로 번성한 고전극인데 비해 월극은 20세기초 항주·상해 지역에서 탄생한 지방 전통극으로 30년대부터 모든 연기자들을 여성으로 제한한 것이 특징.연출을 맡은 양샤오칭은 배우 출신으로 국가1급 연출가 칭호를 받았다.배우 15명,악사 11명 등 모두 40명이 내한할 예정이다. 2막은 춘향의 옥중 장면으로,105년 역사의 가부키극단 쇼쿠치가 참가한다.가부키는 17세기 중반 형성된 고전극으로 초기에 ‘여자 가부키’‘소년 가부키’등의 과도기를 거쳐 남자만 출연하는 형식으로 굳어졌다.‘월극’과 정반대인 셈. 춘향전은 1945년 일본에 처음 전해진 뒤 현대극과 오페라로 무대에 오른 적이 있으나 가부키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아름다운 여자역을 잘 소화해내는 배우로 유명한 나카무라 시바자쿠가 춘향으로 등장한다. 어사출도와 두 청춘남녀의 재회 등 스펙터클한 장면이 많은 3막은 국립창극단이 공연한다.한국측 연출 겸 총연출을 맡은 손진책은 “3국이 각기 독자성을 살리면서도 일관된 흐름을 갖도록 세심히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본공연 전후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3국 배우와 악기가 모두 출연하는 화합의 장으로 연출할 계획이다. 김의경위원장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개최기간에 때맞춰 각 나라 고전극의 특성을 한눈에 비교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일의 문화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94년 조직된 베세토위원회는그동안 세나라를 번갈아가며 연극제를 열어오다 올해 처음으로 합동공연을 갖게 됐다. 이순녀기자 coral@
  • EMI 판소리 음반낸 조주선씨

    최근 세계적인 음반사인 EMI에서 판소리 음반을 낸 조주선(29).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신세대 소리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전남 목포 태생으로 초등학교때 한국무용과 가야금을 배우고,국악예고 시절명창 성창순의 제자로 ‘심청가’를 이수하는 등 정통 국악인의 길을 걸어온 그녀지만 기회만 되면 판소리 대신 국악가요를 부르고,양악기에 맞춰 소리를 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국악실내악단 ‘오느름’의 멤버로 활동하며 TV국악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했다. 그를 귀여워하는 ‘선생님’들은 이같은 ‘외도’를 못마땅해 하지만 그는개의치 않는다.‘튀고 싶어서’가 아니라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전통을 쉽게전달하겠다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이번 음반은 의미가 크다.제 이름을 걸고 낸 첫 음반인데다 EMI가 세계시장을 겨냥해 기획한,세계 민속음악 전문레이블 ‘헤미스피어’시리즈로출반된 것.지난해말 친언니처럼 따르는 가수 최연제가 제작자로 나서 녹음한 음반이 EMI측 눈에 들어 시리즈에 포함됐다. “처음엔 국악가요 음반을 낼까 했어요.그런데 첫 음반부터 그쪽으로 가면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을까 싶어 정통 판소리를 먼저 내기로 했지요.”음반에는 단가 ‘사철가’를 비롯해 ‘춘향가’중에서 ‘사랑가’‘이별가’‘쑥대머리’,‘심청가’의 ‘주과포해’들을 담았다.‘쑥대머리’는 그가가장 좋아하는 곡이다.지난해 한양대 국악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국악예고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강의하는 그의 수제자(?)는 지난달 파리로 부임한오쿠라 가즈오 전 주한일본대사.2년간 판소리를 배운 오쿠라대사는 요즘도테이프에 그녀의 소리를 녹음해 배울 정도로 열성적인 제자이다.그 인연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일본대사관 직원들에게 판소리를 가르친다. “35살까지는 정통 판소리와 실험 국악을 병행할 생각이예요.어느 한쪽만 고집하기에는 아직 국악 무대가 넓지 않잖아요.”국악에 어울릴 것같아 첼로를 배우고 있다는 그는 여름쯤 국악가요로 2집을낼 계획이다. 이순녀기자
  • 일본연극 잇단 국내나들이

    ‘호기우타’‘도쿄노트’‘노가쿠’등으로 지난해 부지런히 현해탄을 건너온 일본 연극이 올해도 러시를 이룬다. 먼저 일본과 중국의 합작 인형극 ‘삼국지’가 초연 10년만에 한국 무대에선다.25∼27일 서울 호암아트홀(02-745-5127).양국 평화우호조약 체결 10주년을 기념해 극단 가게보우시와 성도인형예술극단이 지난 88년 제작한 이 작품은 90년 도쿄에서 초연됐다.이듬해 중국 전역에서 공연을 가지며 속편 ‘삼국지2’와 함께 10년간 12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일본 인형미술의 최고봉 가와모토 기하치로가 높이 120cm의 인형 80여개를제작했고,제임스 미키·고모리 미미가 각본과 연출을 각각 맡았다.가게보우시는 현대그림자극으로 유명한데 96년 미국에서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를공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관중의 역사소설 ‘삼국지연의’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한나라가 멸망한 뒤 위·촉·오 3국이 치열한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전개되는 명장과 영웅호걸의 이야기로,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가족 인형극’성격이 짙다. 28∼29일 정동극장에서는 간사이 예술아카데미인 ‘치카마스극장’의 오사카 고전극 ‘소네자키 신주’가 공연된다.치카마스극장은 근세 일본의 대표 극작가 치카마스 몬자에몬의 작품을,전통무용극인 ‘가부키’나 ‘분라쿠’대신 현대 일본어로 알기 쉽게 공연하는 단체이다.‘소네자키 신주’는 300년전 오사카의 소네자키 텐진 숲에서 실제로 있은 남녀의 동반자살을 다룬 사랑이야기로 비극미가 뛰어나다.국립국악단원인 유미리가 특별출연해 판소리로 줄거리를 설명한다.주한일본문화원에서 초대권을 나눠준다.(02)3452-5998. 이순녀기자
  • 풍자극 2편 ‘정치의 계절’ 정치 코믹질타

    4월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 바람이 거센 가운데 우리 정치 현실을 곱씹어보게 하는 연극이 2편 내달 1일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극단 아리랑의 ‘기호0번 대한민국 김철식’(최일남 원작,방은미 연출)과 극단 작은신화의 ‘타르튀프?’(몰리에르 원작,반무섭 연출).‘기호0번…’이1940∼70년대 외곬수 정치인 김철식의 입을 빌려 요즘 선량들의 행태를 직접 꼬집는 반면 ‘타르튀프’는 중세시대 사기꾼 타르튀프의 권모술수를 통해위선적인 정치인 면모를 우회적으로 풍자한다. 4월30일까지 대학로 아리랑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기호0번…’은 작가 최일남의 소설 ‘숙부는 늑대’를 각색한 작품.주인공 김철식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4·19혁명까지 격동의 정치상황에서도 끝까지 세상에 타협하지 않고 자기 의지대로 살다간 ‘외로운 늑대’같은 인물이다. ‘애국청년단’을 만들어 아이들을 가르치고,몽양 여운형의 암살범을 잡겠다고 무작정 상경하는가 하면,오로지 나라를 위해 몸뚱이 하나만 믿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그의 행동은 얼핏 돈키호테처럼 보이지만 요즘 정치인에게서찾기 힘든 순수한 열정과 살아 있는 양심을 느끼게 한다. 세번 출마해 번번히 낙선한 그의 삶은 세속의 잣대로 보면 실패한 인생이지만 자기가 옳다고 믿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야말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점이라고 극은 주장한다. 연출자 방은미는 “정의감과 사람 사랑이 넘쳐나는 김철식같은 인물이 이 시대에 필요한 참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를 통해 2000년대를 사는우리 모습도 함께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오봉산 불지르다’에서 열연한 박철민이 김철식 역을 맡아 특유의 걸죽한 입담과 감칠맛나는 연기를선사한다.(02)741-5332. 대학로 혜화동1번지소극장에서 3월12일까지 공연하는 ‘타르튀프’는 종교적 위선자를 묘사한 17세기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걸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다.당대 최고의 사기꾼이자 바람둥이인 타르튀프가 위선과 허풍을이용해 맹신과 불신을 오가는 극단적 성격의 오르공집에 머물게 되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타르튀프는 오르공의 눈을 피해 아내와 딸까지 유혹하고 마침내 재산까지 빼앗을 음모를 꾸민다.맹신에 눈이 먼 오르공과 그의 어머니는 아내와 딸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모르게 하는 죄는 죄가 아니다’라는 타르튀프의간계에 넘어간다. 극은 거짓 신자인 타르튀프의 위선보다 오히려 그에게 속아넘어간 경솔한 오르공과 그 가족에게 초점을 맞춘다.이는 드러난 위선보다 스스로 위선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벌이는 행위가 더 나쁠 수 있기 때문이다.사이비 정치인을 솎아내지 못하는 유권자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풍자한 셈이다. 작은신화가 ‘고전넘나들기 시리즈’두번째로 마련한 이번 작품은 시대와장소를 뛰어넘는 몰리에르의 ‘웃음의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02)902-2048. 이순녀기자 coral@
  • 국립극장 대대적 변신

    국립극장(극장장 김명곤)이 설립 50주년에,‘책임 운영’원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신을 꾀한다. 먼저 공연작품의 예술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예술감독제와 프로듀서 시스템을 도입했다.극단·창극단·무용단·국악관현악단 등 네 전속단체의 장이 예술감독을 겸임하는 1인 체제에서 단장과 예술감독을 분리하는 2인 체제로 개편,단체 운영과 레퍼토리 선정을 협의하도록 했다.또 공연 시작전부터 기획과 홍보,마케팅 개념이 들어가는 프로듀서 시스템을 운영한다.청소년용 공연 개발과 상설공연 확대,지역순회 및 해외공연 등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경영합리화 방안으로는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과 공연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등 극장 정보화 사업을 펴나가는 한편 기업과의 공동 주최와 후원,협찬 등연계사업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극장 이미지 통합작업과 대극장·소극장 이름변경(29일까지 공모,02-2274-1172)대극장내 종합매표센터 설치,분수대 광장 개방,소극장 지하카페 설치 등 관객서비스사업도 병행키로 했다. 국립극장은 이와함께 ‘극장 발전을 위한 중장기계획’으로 △놀이 마당내천막극장 설치△별관내 실험무대 설치△대학로-국립극장-이태원-강남을 연결하는 ‘예술과 관광의 거리’조성 등을 구상하고 있다. 김명곤극장장은 “수익성보다는 작품성에 초점을 맞추고,극장 환경을 개선해관객이 찾고 싶어하는 극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국립극장은 유료관람객 증대에도 힘써 지난해 예산기준 5%에 불과했던 수익을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국립극장 올해 예산은 190억원이다. 이순녀기자
  • ‘불 좀 꺼주세요’ 다시 무대에

    90년대 최고의 흥행작중 하나인 연극 ‘불 좀 꺼주세요’가 4년만에 다시 불을 밝힌다.공연기획사인 진우예술기획이 관객 6,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다시 보고 싶은 연극’1위에 뽑혀 3월 3∼26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선다.‘불 좀…’은 지난 92년 대학로극장에서 막올라 3년을 롱런한 뒤 한해 걸러 96년 6개월간 앙코르 공연해 20만 관객을 끌어모은 화제작.94년 서울 정도 600년 기념 타임캡슐에 저장되기도 했다. 예전에 사랑한 두 남녀가 중년에 재회해 불륜을 저지른다는 내용의 ‘불 좀…’은 본신(本身)과 분신(分身)을 따로 등장시킨 신선한 발상,제도와 본능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은 주제의식 등으로 대학생 주부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의 관객에게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더불어 여배우의 상반신 노출이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번에 리바이벌되는 ‘불 좀…’은 영상미학가로 불리는 황인뢰PD가 연출을 맡았다.언어와 인생의 묘미를 비약과 군더더기없는 대사로 처리한 이만희원작을 감성적이고 영상적인 터치로 소화할 계획.소극장에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40회 이상의 장면 전환도 중극장 규모의 토월극장에서 영화적 스피드에 버금가는 속도로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다. 극은,다른 여자와 결혼한 뒤 국회의원으로 승승장구하던 남자가 본래의 제모습을 찾고자 과거의 여자를 찾아오면서 시작된다.남자와 헤어지고 자포자기상태로 지낸 여자는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결국 남자의 설득을 받아들인다. 마지막 “불 좀 꺼주세요”란 대사는 두 남녀가 마음의 밭을 갈아엎는 ‘분갈이’에 다름아니다. 출연진이 탄탄하다.중견배우 이호재 권재희가 제도와 일상에 갇힌 두 남녀의 본신 역을 맡고,남명렬 장설하가 이들의 내면세계,혹은 본능에 해당하는 분신을 연기한다.남자의 친구,떡집 주인 등 숱하게 옷을 갈아입는 남자 다역(多役)은 초연때 화제를 모은 이도경이,여자 다역은 정경순이 맡는다. “분신을 통해 일상과 그 일상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본능적 욕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다”는 작가 의도와 이를 “얕은 꾀가 아닌 우직한 접근으로보여주겠다”는연출자의 생각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또한번 흥행돌풍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은다.(02)516-1501이순녀기자 coral@
  • 베트남戰 상흔 고발한 ‘反戰劇’

    극단 민예의 ‘그들만의 전쟁’(유진월 작,강영걸 연출)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는 두 중년남자를 통해 전쟁의 상흔을 고발하는 ‘반전(反戰)연극’이다. 창고지기인 장씨(유영환)와 전직교사 김씨(최승일)는 돈을 벌 목적으로 자원한 타국의 전쟁터에서 헬리콥터가 뿌려대는 고엽제에 환호하며 악몽과도 같은 전쟁을 견뎌냈다.베트남의 숲은 전투를 어렵게 하는 악조건이었고,미군은고엽제로 이 문제를 해결한 것.그러나 베트남전쟁은 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후유증을 남긴다.장씨는 아들에게 몹쓸 병을 물려주고,딸은 불안감때문에 가출한다.잊혀질만 하면 한번씩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단어쯤으로 치부되는 '베트남전'과 ‘고엽제후유증’은 이들의 입을 통해 펄펄 뛰는 생명력을 갖추고 관객앞에 나선다.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인간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가를 보여준다.3월5일까지,대학로 마로니에극장(02)744-0686. 이순녀기자 coral@
  • 서울시 국악단 정기연주회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이 22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갖는 정기연주회의 제목은 ‘이상규-카리스마’이다.지난해 8월 취임한 이 악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의 이름을 내건 이 연주회는 말그대로 작곡가와 지휘자로서의 이상규가 지닌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는 자리.지난 65년 서울시국악단 창단때 일급 대금연주자로 활동한 이 단장으로서는 34년만의 친정무대인 셈인데,지난 10년간 KBS국악관현악단의 초대 상임지휘자로 일하며 명성을 떨친 터라 서울시국악단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이단장이 작곡한 다섯곡 ‘대바람 소리’‘자진한 잎’‘고엽’‘수나뷔’‘즈믄 소리’등이 연주된다.정재국(피리)임재원(대금)박현숙(가야금)조운조(해금)등 정상급 국악인들이 협연자로 나섰다.(02)399-1700[이순녀기자]
  • 정월대보름 맞이 민속축제 ‘휘영청’

    한해의 액을 막고,신년운수를 비는 정월대보름.19일 새천년 첫 대보름을 맞아 화려한 우리 소리의 축제마당이 펼쳐진다. 국립국악원은 19·20일 오후5시 서울 서초구 국악원 예악당에서 ‘즈믄해의음율,정화지악(精華之樂)’을 공연한다.국악원이 올들어 처음 마련하는 행사인 이 공연은 민요명창 김혜란이 특별출연하고,국립국악원 예술단원,경기도립국악단원 등 총 220명이 참여하는 초대형 무대이다. 1부 ‘새즈믄해의 기원마당’은 거문고와 가야금 40대가 펼치는 합주 ‘일출’로 문을 연 뒤 국악원 사물놀이팀의 ‘비나리와 사물놀이’, 궁중음악‘서일화지곡’으로 축제분위기를 한껏 띄운다.2부 ‘새즈믄해의 축제마당’에서는 김혜란과 인간문화재 이춘희,국악원 민속악단이 출연하는 ‘서울대감놀이’를 펼친다.80명이 연주하는 국악관현악 창작곡 ‘축제’(이준호 작곡)는 전통선율에 현대 서양음악어법을 가미해 독특한 미감을 선사한다. 국악원 앞뜰에서는 오전9시부터 널뛰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마당이 열리고,해질 무렵부터는 대보름 세시풍속인달집태우기와 달맞이놀이가 진행된다.(02)580-3300. 한편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하루전인 18일 오후7시30분 서울 삼성동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휘영청 보름달과 함께하는 전통예술의 밤’을 연다. 중요무형문화재 예술단체들이 출연해 ‘봉산탈춤’‘대취타’‘대금산조’‘경기민요’등 전통예술 한마당을 꾸민다.관람은 무료.(02)566-6356. 이순녀기자
  • [연극 리뷰] “사랑을 주세요.”

    3월5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공연되는 닐 사이먼 원작의 ‘사랑을 주세요’(김순영 연출)는 너무 가까이 있어 잊기 쉬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가족드라마다.지난 9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풀리처상과토니상을 거머쥔 경력이 말해주듯 원작은 평범하지 않은 가족구성원 들간의갈등과 숨겨진 진실,그리고 마침내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때론 웃음으로,때론 코끝이 찡한 감동으로 짜임새 있게 엮어낸다. 극은 병으로 아내를 잃은 에디가 그동안 멀리해온 어머니에게 두아들 제이와 아리를 맡기면서 시작돼 다시 찾아가기까지 1년간의 이야기를 담는다.고집불통의 무서운 할머니,정신장애자인 벨라 고모, 젊을 때 집을 나가 갱단의일원이 된 루이 삼촌, 이상한 발성을 내는 거트 고모 등 제이와 아리의 눈에비친 가족은 하나같이 비정상적이다. 어느날 벨라 고모가 결혼발표를 하느라 가족을 집에 오게 하면서 이 뒤틀린가족관계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드러난다.미국에서 유태인으로 온갖 차별을받으며 홀로 6남매를 키워야 한 할머니는 두 자녀를잃은 뒤 더이상 아이들에게 정을 주지 않기로 했고,사랑이 없는 가정에서 자라난 네 자녀는 각자방식으로 할머니를 떠났다. 일일연속극처럼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되던 극은 벨라 고모가 할머니에게 지금까지의 외로움을 털어놓으며 “누가,누가 나를 안아줘”라고 울부짖는 장면에서 클락이맥스를 이룬다.고난과 역경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강철처럼 단련된 지난날을 떠올리며 회한의 눈물을 보이는 할머니의 독백은 객석을 숙연하게 만든다.소극장 연극으로는 상당히 긴 2시간30분의 공연이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섬세한 심리묘사와 극적인 반전때문이다. 원작을 충실하게 무대화한 연출 솜씨와 배우들의 개성있는 연기는 칭찬할만하다. 특히 벨라 역의 박현미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중심 노릇을 훌륭히 해냈다.그러나 할머니의 몫이 100% 살지 않은 점과 전반부에 다소늘어지는 듯한 느낌은 아쉬움을 준다.(02)764-6052. 이순녀기자 coral@
  • 극단 신화 ‘치명적 선택’ 19일부터 공연

    결혼을 한달 앞둔 여자가 성폭행을 당할 뻔하다가 극적으로 모면한다.그러나그 끔직한 상황을 입증할 증거도, 증인도 없다.성폭행범은 오히려 경찰에 알릴테면 알리라고 여자를 협박한다.법정에서 겪어야하는 수치와 주변사람들의저급한 호기심 그리고 약혼자가 받을 상처가 두려운 여자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갈등한다. 극단 신화(대표 김영수)가 19일부터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치명적선택’은 성범죄에 관한 한편의 보고서이다.성범죄는 피해자인 여성이 불리할 수 밖에 없는 특성때문에 범죄행위 자체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또 피해자가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범죄행위를 입증하는 과정에서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고, 심할 경우 가해자로부터 보복의 위협에 시달려야한다.‘치명적 선택’은 이런 억울한 덫에 걸린 한 피해여성의 사례를 통해극악무도한 성범죄의 실상을 낱낱이 고발하고,경각심을 일깨운다. 도예과 강사인 민경은 어느 오후 한적한 시골 작업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동네 건달 영태의 침입을 받는다.성폭행당할 위기에처한 민경은 기회를 틈타살충제를 뿌리고,영태가 정신을 잃은 사이 손발을 묶어 벽난로에 처넣는다. 잠시 후 깨어난 영태는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자신이 성폭행하려 했다는증거가 없고,되려 민경이 폭력을 휘둘렀기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협박한다.민경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결혼을 생각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망설인다. 민경의 친구인 주연과 인영이 작업실에 찾아오면서 사건은 급변한다.사태를파악한 둘은 경찰을 부르자고 설득하지만 민경은 단호하게 거부한다.마침내주연은 자신도 신입생때 성폭행을 당했지만 그냥 묻어두었다고 고백하고,민경은 마음이 흔들린다.그러나 영태가 끝까지 범행을 자백하지 않고,미쳐 날뛰자 그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이 작품은 미국 작가 윌리암 마스트로시모네가 78년 실화를 바탕으로 쓴 희곡을 각색한 것으로,당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었다.연출자 김영수씨는 “30년전 미국의 상황과 요즘 우리 현실이 너무 일치하는 것에 놀랐다”며 “날로 대담해지는 성범죄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들이 하루 빨리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고 말했다. 피해자이면서 공권력에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여성과 법의 허점을 악용해 뻔뻔하게 자신을 변호하는 성폭행범간의 심리전이 시종일관 긴장감있게 펼쳐진다.또한 같은 여성이지만 서로 조금씩 입장이 다른 주연과 인영의 인물설정은 여성관객으로 하여금 이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여지를 만들어놓는다.박인서(민영)한범희,최준용(영태)권나연(인영)이정인(주연)의 열정적인연기도 기대를 모은다.3월12일까지.(02)923-2131이순녀기자 coral@
  • 연극계도 경영마인드 ‘바람’

    침체에 빠진 연극계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들이 현장에서 다양하게 모색되고있다. 지난 주말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막올린 뮤지컬 ‘아보스’가 에인절투자자들의 벤처펀드로 제작된데 이어 이번엔 인터넷기업이 공연기획사와 손잡고 연극발전을 위한 공동작업에 나섰다. 정보통신업체 두루넷,공연정보 인터넷 사이트 하제마을,그리고 공연기획사이다 등 3개사는 공연예술의 활성화와 새로운 창작시스템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그룹 ‘아이아트(www.iart-korea.com)를 설립했다.인터넷과 공연예술의접목을 꾀한 아이아트의 사업은 크게 두가지.하나는 문화사랑 펀드를 조성해투자하는 것이다. 4월15일부터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저별이위험하다’(김광림 작,박광정 연출)의 제작비 3,500만원을 두루넷이 지원하고,공연에서 생기는 수익금 전액을 쌈짓돈으로 적립한다.여기에 온라인상에서 소액투자자를 모집해 규모있는 국민펀드로 키울 생각이다.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대신 일정기간 입장권으로 받게 된다.지원작은 공모를 통해 매달 운영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결정되고,공연으로 얻은 수익의일부는 아이아트로 재적립된다. 아이아트의 또다른 사업은 희곡상 제정.연극이 맥을 못추는 요인중 하나로두텁지 못한 작가군이 지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올 연말부터 매년 한차례씩 수상작을 뽑아 소정의 지원금을 줄 계획이다. 연극팬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은 인터넷을 이용한 공연제작 시스템이다.홈페이지를 통해 희곡선정에서부터 배우오디션,제작과정과 사후평가까지 관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인터넷의 최대 장점인 인터랙티브(쌍방향)방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아이아트는 이 시스템을 ‘저별이…’부터 적용키로 하고,오는 25일까지 인터넷에서 1차 오디션을 갖는다. 이다의 손상원실장은 “처음 시도하는 작업이라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디지털시대에 연극의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한편 인터넷의 문화적인 역량을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 [연극] ‘별에서 들리는 소리’

    라디오방송국의 음향효과맨인 김정우는 어느날 새벽,아내의 한숨소리를 듣고 이혼을 결심한다.그 짧은 순간 결혼이 무의미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빠졌음을 깨달은 것이다.그러나 주변사람들은 느닷없이 이혼을 선언한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아내의 오빠이자 정신과의사인 안준호는 불륜을 의심하며 뒤를 캐고,끝내 그를 정신병자로 몰아 격리한다. 11∼20일 대학로 알과핵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로얄시어터의 ‘별에서 들리는 소리’(김영무 작,임수택 연출)는 중년부부의 위기를 극단적이지만 충분히 공감할 만한 스토리로 풀어간다.일에 빠져 허우적대는 남편을 바라보며 아내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남편은 으레 아내가 그자리에 있으려니 마음을 놓는 게 평범한 중년의 자화상이다.무심결에 들려오는 한숨소리에서 아내의 절망을 읽고 이혼을 결심하는 주인공의 심리는,일견 비상식적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놓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거짓된 소음과무의미한 일상에 파묻혀 정말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소리는 놓치는 것이나아닌지 이 연극은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매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두차례 공연.(02)745-8833. 이순녀기자 coral@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6)문화의 대중화

    지난해 즉흥공연을 위해 내한한 일본의 재즈보컬리스트 사가 유키.그녀가 공연 중에 털어놓은 독백에는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 있었다. “10년전 전공인 성악을 팽개치고 첫 재즈 연주회를 가졌는데 보러온 친구들이 ‘너 어쩌다 이렇게 타락했니’하더군요.”80년대 말이라면 우리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대중가수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서려면 ‘말발’있는 음대 교수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게통과의례가 되다시피한 때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대중가수와 무대에 함께 설 수 없다는 이유로 콘서트 시작 직전 퇴장해 버리는 성악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정규 음악과정을 이수한 이들이 대중가요를 하겠다고 나서는 게 더이상 뉴스가 안되는 세상이 됐다.지난 96년 유희열(서울대 작곡과)김형석(한양대 작곡과)정재형(한양대 작곡과)과 쌍둥이 자매인 김아연(이화여대 음대)김연빈(한양대 음대)등 멤버 전원이 클래식학도로 구성된 ‘베이시스’가 등장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유희열은 “언젠가는 가요를 한번 써보겠다고과 친구들이 말했지만실행에 옮기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지금도아쉬워한다. 연미복을 입은 채 지휘봉을 멋드러지게 휘두르던 음대 교수들도 달라졌다.수원시향의 금난새와 서울팝스 오케스트라의 하성호단장은 이제 청소년팬 층을 형성할만큼 ‘대중 속으로’들어갔다. 일부에선 이러한 인적자원의 확대를 “대중음악의 저변이 확대됐다”고 반기며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경계가 희미해지거나 두 영역이 중첩되는 현상으로 받아들였다.반면 다른 한쪽에선 ‘거품현상’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한다. 칼럼니스트 박준흠은 “이처럼 예술학도들을 대중가요판에 끌어들인 힘은 무엇보다 대중의 ‘귀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어릴적부터 서구음악을 가까이 듣고 자란 세대의 감수성과 정보수집능력,변별력을 간과할수 없다는 것이다.일정한 수준을 갖추지 않고 비즈니스적 마인드에만 충실한 대중음악인들의 ‘말로’가 그것을 반증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작곡과를 나와 MBC ‘수요예술무대’를 10여년째 꾸려오는 한봉근PD는 “음악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대중의 요구를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에선 정규음악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뮤지션에게 떨어지는 사례가 적잖다”고 말한다. 팝과 클래식의 크로스오버 움직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지적이 나온다.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음대 교수는 “크로스오버라는 것이 클래식의 정체성을 깨뜨린 것은 물론,팝시장 안에서도 제 영역을 찾지 못했다”고 비판한다.그리고 “다른 영역을 넘볼 때는 그 영역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어정쩡한‘기획성 콘서트’로는 이것도 저것도 안되기 십상”이라고 덧붙였다. 나름대로 클래식 틀을 유지하면서 대중 속으로 들어가려는 시도로는 이돈웅한양대 음대교수의 컴퓨터 음악작업을 꼽을 수 있는데 대중적 흡인력에서는아직 합격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의 대중음악은 80년대 말 해외로 가 오래 ‘내공’을 쌓고 돌아온 유학파들에게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그런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버클리음대 동기인 한상원과 정원영이 미국에서 공부한 펑키와 재즈의 세계를 펼쳐보이고,재즈 피아노를 전공한김광민은 비슷한 시기에 함께 수학한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연주회를 갖기도 했다.그의 연주는 재즈의 대중성과클래식 연주의 품격을 잘 조화해 대중문화 수준을 격상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 이탈리아 피바디스쿨에서 수학중인 ‘어떤 날’출신의 이병우에게도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다. 박준흠 칼럼니스트는 “클래식 선율을 가미하는 것만으로도 대중가요의 품격을 높인다고 믿는 자세 역시 하나의 거품”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대중의요구를 읽어내는 뮤지션으로서의 치열한 창작혼”이라고 못박는다. 임병선기자 bsnim@ *제3의 ‘절충 문화’가 떠오른다 보수적인 고급문화 애호가들에겐 다소 불쾌할 수 있지만,일반인들로서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색 전시회가 지난해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열렸다.‘엘비스 궁중반점’이라고 이름붙은 이 전시회는 중국식당 분위기로 꾸민 미술관에 회화 사진 조각 비디오설치 등의 작품을 전시하는 동시에 요리퍼포먼스,엘비스 프레슬리 모창,서양의 팝음악과 동양음악을 리믹스한 DJ공연 등을 진행했다. 국적 불명,장르 불명의 이같은 ‘이상한’전시회는 “대중을 외면하는 고매한 예술문화는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는 미술관측의 절박한 현실인식에서비롯됐다.고급예술과 대중문화를 배타적으로 가르던 경계선이 희미해지고,그 둘을 아우르는 절충문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뉴욕타임스가 3년전21세기 문화를 전망한 특집기사에서 내놓은 예측도 ‘고급은 저급이다’라는 명제였다. 고급과 저급의 경계선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이들은 20세기 초반에 활동한 다다이스트들이었다.마르셀 뒤샹의 기성품(ready-made)작업에서 비롯된 다다이즘은 예술의 기존 관념을 깨부수는 획기적인 논란을 불러왔다.고급·저급 예술에 관한 논쟁은 60년대 팝아티스트들에 이르러 그 절정을 이루게된다.산업폐기물이나 버려진 것들이 버젓이 예술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확신은 대중문화가 순수예술과 소통하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이때부터 고급예술이라던 미술·음악 등에 대중문화적 요소가 등장하게 됐다. 정신분석가 에르네스트 반덴하그는 고급문화를 대중매체가 발명되기전의 소산으로 봤다.대중매체의 막강한 힘으로 신속한 정보교환과 인적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는 지금,‘대중문화가 고급문화의 적인가’라는 식의 담론은 낡은유물쯤으로 치부된다. 이용우 고려대교수는 “테크놀로지 발달이 가져온 과학혁명과 정보사회의 급속한 변화는 예술을 더이상 메타포나 알레고리의 대상으로 방치하지 않는다”면서 “관람객을 부르지 못하는 전시회는 질(質)을 떠나 실패한 전시회로간주되며 대중적 공감대와 전통을 초월한 전시회는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한다.그러면서 이같은 현상을 ‘다자간의 공유’를 본질로 하는 예술의 본래모습을 되찾아가는 과정으로 파악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國唱 임방울 ‘쑥대머리’로 만난다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팔도각지 장터로 떠돌며 서민의 시름을 달래준 국창임방울.그의 파란만장한 생애가 오는 18∼20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광주시립국극단(단장 성창순)의 창극 ‘쑥대머리’에서 되살아난다. ■광주시립국극단 18-20일 국립극장 공연 1904년 광주에서 태어난 임방울은 14세때 판소리에 입문했다.박재실 공창식유성준 등 여러 명창의 문하에서 서편제와 동편제를 전수했으며,전라도 특유의 육자배기 가락을 접목해 독특한 창법을 갈고닦았다.그가 명성을 얻은 것은 전국명창대회에서 ‘쑥대머리’로 장원을 차지하면서부터.스물다섯살 때였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콜롬비아,빅타레코드사와 잇따라 전속계약을 맺었다.한양에 간 이도령을 잊지 못해 춘향이가 옥중에서 부르는 ‘쑥대머리’는12만장이나 팔려 일본 유명가수를 능가할 정도였다.해방후 ‘임방울과 그 일행’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만주·일본 등지로 수많은 순회공연을 다니던 그는 61년 김제장터에서 판소리를 하다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창극 ‘쑥대머리’는 문학평론가 천이두가 쓴 ‘명창 임방울’을 원작으로해 판소리 인간문화재 성창순이 작창을 맡았다.1부에서는 고된 판소리 수업을 받고 독공으로 득음하는 데서부터 송정리 장터에서 공연하다 일경에게 잡혀가 고문당하는 장면,그리고 첫사랑 산호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인간적인면모를 그리고,2부에서는 해방후 순수 판소리를 지키고자 애쓰는 임방울의고집스런 예술혼이 묘사된다. 성창순은 ‘쑥대머리’‘추억’같은 임방울의 원곡 외에 ‘멸치잡이 노래’‘엿노래’등 잘 알려지지 않은 남도의 전래민요를 풍부하게 섞어 창극 보는맛을 한껏 살렸다.지휘를 맡은 한상일 국립국악관현악단장은 신시사이저를활용하는 등 다양한 음색의 국악을 들려줄 예정이다.채향순 백제예술대교수가 안무한 13가지 민속무용도 볼 만하다. 연출자인 김효경 서울예대교수는 “기존 창극이 보여준 지루함을 없애고자현대적인 기법을 많이 가미해 청소년들도 재미있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임방울 역은 광주 국악인 양신승과 윤진철이,임방울의 첫사랑 산호 역은 김태희와 최혜정이 번갈아 맡는다. 지난해 10월 광주 초연에서 호평을 받아 지방단체로는 이례적으로 서울나들이를 하게 됐으나,극중 입체 창극을 주장하는 김연수와의 갈등에서도 알 수있듯이 정작 임방울 자신은 창극을 아주 싫어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제작진은 서울 공연후 광주비엔날레를 거쳐 시드니올림픽 등지에서의 해외공연도 모색하고 있다.18일 오후7시,19·20일 오후 3시·7시.(02)595-0146. 이순녀기자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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