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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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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도 즐기고… 기부도 하고

    그림도 즐기고… 기부도 하고

    세밑 미술계에 훈훈한 나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나아트갤러리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송년 기획행사 ‘메리 크리스마스-그림으로 나누는 세상’을 연다. 서울SOS어린이마을 등 가나아트가 후원하는 어린이 복지시설 8곳에 그림을 걸어주는 미술 나눔 프로젝트다. 고객이 그림을 사면 구매액의 10%를 적립해 가나아트가 그에 상응하는 그림을 걸어주거나 고객이 직접 그림을 사서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할 수 있다. 그림 가격도 파격적이다. 사석원, 김남표, 로이 리히텐슈타인, 프랭크 스텔라 등 국내외 작가 90여명의 소품 300여점을 20~50%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서울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은 유니세프와 함께 ‘반갑다, 아우인형아!’전을 열고 있다. 유니세프의 아우인형 프로젝트는 직접 만든 헝겊 인형을 기부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인형을 3만원에 입양할 수 있는 나눔 캠페인이다. 이를 통해 모아진 기금은 홍역, 결핵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제3세계 어린이들의 예방접종 비용으로 사용된다. 오는 18일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인형을 만들어 기부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열린다. 내년 1월 12일까지. 비컨갤러리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층 로비에서 육심원, 안윤모 등 국내 작가 11명의 소품을 전시, 판매하는 ‘행복+더하기’전을 열고 있다. 27일까지며, 수익금의 일부를 불우 이웃에게 기증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도라산역 철거 벽화 원상회복을”

    경의선 철도 도라산역에 그려진 원로 화가 이반(70)씨의 벽화가 지난 5월 작가의 동의 없이 철거된 것과 관련해 문화예술계 원로 인사들이 원상 회복 촉구에 나섰다. ‘도라산역 벽화 원상회복과 예술저작권 수호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적선동 한국건강연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벽화 원상회복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미술계는 물론 모든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의지를 꺾어버리는 일이며 예술작품에 대한 정부의 무지와 몰이해를 만천하에 공개한 부끄러운 일”이라며 벽화의 원상회복을 위한 조치와 책임자 문책, 예술저작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를 요구했다. 성명에는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소설가 조정래·황석영,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이창동 영화감독, 배우 문성근·안성기, 박원순 변호사 등 각계 인사 525명이 참여했다. 도라산 벽화는 정부의 요청으로 작가가 2007년 도라산역 통일문화광장에 설치한 것이다. 통일부는 그러나 지난 5월 ‘벽화의 분위기가 도라산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작가와의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역사·과학 관통하는 神 창조주를 탐구하다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휴머니스트 펴냄)은 독자를 두번 놀라게 한다. 책장을 넘기기 전 800쪽을 넘는 방대한 분량에 놀라고, 책장을 넘기면 이런 종류의 책에서 기대하기 힘든 구어체 문장과 상대적으로 쉬운 설명에 놀란다. 만만치 않은 내용을 만만하게 읽도록 만드는 내공은 흔치 않은 미덕이다.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알도와 떠나는 사원’ 등의 저서를 낸 철학자 김용규의 역작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과 튀빙겐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저자는 철학자의 눈으로 영화, 신학, 문학 등을 해석하고 창작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책은 서양문명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개념인 기독교의 신을 다방면에서 다층적으로 탐구한다. 우리가 당면한 현대문명과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양문명의 심층을 파악해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저자는 서양인들조차 자신들 문명의 근간인 신에 대해 심한 편견과 왜곡된 개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령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같은 저명한 자연과학자들은 그들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의 편견과 왜곡을 토대로 무신론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책은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1부 ‘신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신론과 존재론, 서양문명에 대한 개요로 문을 연다. 2부 ‘신은 존재다’에서는 신에 대한 그리스적 존재 개념과 히브리적 존재 개념의 차이점과 이 두 가지가 종합되어 이룬 기독교적 신의 개념을 서술한다. 3부 ‘신은 창조주다’는 창조론과 빅뱅이론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통해 창조의 목적과 그것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짚는다. 4부와 5부는 각각 ‘신은 인격적이다’, ‘신은 유일자다’를 주제로 다룬다. 저자는 신과 관련된 서양철학과 신학의 진수들을 두루 다룰 뿐 아니라 신과 연관된 고전들과 예술 작품들까지 풍부하게 설명에 활용한다. 여기에 우주론과 진화론, 그리고 자연과학자들의 신에 대한 담론 등 최근의 과학 이야기까지 종횡무진 누빈다. 3만 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낯선 듯 아닌 듯 그 묘함

    낯선 듯 아닌 듯 그 묘함

    중국, 인도 미술에 이어 동남아 작가들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동남아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난 10월 초 막을 내린 국립현대미술관의 ‘아시아 리얼리즘’전은 동남아 근현대미술을 폭넓게 소개하는 자리로 관심을 모았고, 지난 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던 ‘세계미술의 진주, 동아시아전’은 개성 넘치는 동남아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아라리오갤러리가 9일 천안과 서울에서 동시에 개막한 ‘군도의 불빛들’전은 동남아 작가에 대한 국내 미술계의 관심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대규모 기획전이다. 전시에 초청된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6개국 13명은 자국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로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비엔날레에 참여한 딘 큐 레이(베트남), ‘세계미술의 진주’전에 소개된 레슬리 드 차베스(필리핀) 등 일부 작가를 제외하고 대다수 작가들은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천안 전시장에 들어서면 필리핀의 부부 작가인 알프레도 앤 이자벨 아퀼리잔의 설치 작품들이 먼저 눈길을 끈다. 어부들이 신었던 낡은 슬리퍼를 엮어 만든 대형 날개와 대중교통인 지프니의 화려한 장식품으로 제작한 금속성의 조형물 등 재활용품을 활용한 작품들에선 필리핀 서민들의 애환과 사회상이 묻어난다. 필리핀 여성 작가 제럴딘 하비엘의 독특한 회화 작품도 인상적이다. 공포 영화에서 따온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고, 빨간색 자수 레이스로 피를 상징하는 오브제를 입체적으로 덧붙인 그의 작품은 공포와 아름다움·유머가 뒤섞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도네시아의 에코 누그로호와 태국의 나티 유타릿은 부패한 정치와 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벼운 이미지로 표현해 주목받는 작가들이다. 에코 누그로호는 만화 같은 대중문화 아이콘을 활용한 벽화와 카펫 작업으로 유명하고, 나티 유타릿은 동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로 불합리한 현실에 메스를 가한다. 태국 작가 나빈 라완차이쿨은 다문화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작품 소재로 삼는다. 인도계 태국인으로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작가는 다양한 언어로 ‘나빈’이라는 이름이 쓰인 종이를 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영상 작품을 출품했다. 영상에 나온 모습 그대로 실물 크기로 만든 작가의 조각상은 웃음을 자아낸다. 서울 전시장에 소개된 2명의 작품은 좀 더 파격적이다. 인도네시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아구스 수와게는 배설물 그림 아래 세계적인 작가의 이름을 적어놓는가 하면, 돼지 머리뼈를 형상화한 조형물로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필리핀 작가 호세 레가스피는 가톨릭 국가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자신의 내면을 직설적이고, 거칠게 표현한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서울은 내년 1월 16일까지, 천안은 2월 13일까지. (02)723-6191, (041)551-5100~1. 천안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전통 한지·신문지 재료로 송광익 화가 쉼없는 실험

    전통 한지·신문지 재료로 송광익 화가 쉼없는 실험

    전통 한지와 신문지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는 화가 송광익(60)의 개인전이 서울 관훈동 인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그의 작업은 재료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과 무수한 반복 행위로 이뤄진다. 화면에 한겹 한겹 종이를 쌓아올린 뒤 일정한 간격으로 자르고, 풀과 테이프로 이어 붙여 규칙적인 격자 형태의 공간을 완성한다. 종이를 찢고, 자르고, 물들이는 등 오랜 기간과 수고로움을 들여 제작한 작품들을 보노라면 노동의 경건함과 시간의 힘이 느껴진다. 한지의 독특한 질감을 다양하게 변주해낸 작품들인 지물(紙物) 시리즈는 전통의 현대화를 잘 보여준다. 신문지에 먹이나 잉크로 물을 들인 뒤 끝부분을 손질해 조형성과 생동감을 살린 작품도 눈길을 끈다. 대구 계명대와 일본 규슈산업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작가는 대구와 일본에서 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의 개인전은 20년 만이다. 21일까지. (02)735-26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소리로 엮은 영상을 보다

    소리로 엮은 영상을 보다

    기발하다. 그리고 재밌다.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의 블랙박스에서 열리는 미국 사운드 아티스트 크리스천 마클레이(55)의 국내 첫 개인전 ‘소리를 보는 경험’은 현대미술이 시각을 넘어 청각의 영역을 어떻게 탐하는지를 할리우드 영화라는 친숙한 대중매체를 활용해 보여준다. 전시에 소개된 영상 3부작은 수백, 수천편의 영화에서 특정 장면을 짜깁기해 만들었다. 이 가운데 ‘비디오 사중주’(2002년)는 소리를 중심으로 한 마클레이의 예술 세계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가로 12m, 세로 2.25m의 대형 스크린에는 700여편의 영화에서 골라낸 갖가지 음향 장면들이 4개의 분할된 화면에 상영된다.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음악적인 장면들과 발을 구르거나 비명을 지르는 장면처럼 소음에 가까운 소리들이 뒤섞인다. 화면은 제각각이지만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음향은 마치 사중주단의 합주처럼 긴밀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보는 영화에서 듣는 영화로의 색다른 경험이다. ‘전화’(1995년)는 마클레이가 영화를 소리의 조각으로 연결해 제작한 첫 작품이다.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 벨소리를 배경으로 등장 인물들이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고, 전화를 끊는 할리우드 고전 영화 속 다양한 장면들이 7분 30초간 이어진다. 누군가는 수화기 너머로 상대방을 애타게 찾고, 또 누군가는 매정하게 전화기를 내려놓는 장면들은 소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시계’는 지난 10월 영국 런던 화이트큐브갤러리에서 선보인 최신작이다. 5000여편의 영화에서 시계가 등장하는 장면만을 모은 영상이다. 소리에 대한 관심을 넘어 시간을 새로운 요소로 탐구하는 작가의 변화를 알 수 있다. 하루 24시간을 재현한 영상은 실시간으로 상영된다. 즉, 관람객이 화면에서 보는 시간이 현실의 시간과 일치한다. 런던 전시 때는 갤러리를 24시간 개방했지만 이번 전시는 미술관 개관 시간(오전 10시 30분~오후 6시)의 내용만 볼 수 있어 아쉽다. 눈 밝은 관람객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오후 2시 30분), ‘올드보이’(오후 3시 20분) 등 한국 영화 장면도 발견할 수 있다. 내년 2월 13일까지. 3000원.(02)2014-690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고가미술품 양도세부과 2년 유예

    고가미술품 양도세부과 2년 유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6일 저녁 회의를 갖고 소득세 최고세율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조율을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입장차만 확인했다. 7일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자유토론 끝에 표결처리하기로 했다. 소득세 조정문제를 놓고 여야 간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소득세 ‘1억원 초과’에 대해서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하나 더 만들어 35%의 세율을 적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제시한 안은 무늬만 감세철회”라며 ‘부자감세 철회’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현재 최고세율 구간인 ‘8800만원 초과’에 대한 세율 인하도 철회해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조세소위는 소득세 분야를 제외한 임시투자세액공제,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2년 연기 등 주요 쟁점사안은 의결했다. 다주택양도세 중과 완화제도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 처리된 임시투자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제도를 1년 연장하고 추가로 1%의 고용창출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세액공제율은 6%(임투공제 5%+고용창출세액공제 1%), 수도권 과밀억제지역 외 대기업에 적용되는 공제율은 5%(임투공제 4%+고용창출세액공제 1%)가 된다. 또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방안에 대해서도 과세시기를 2년 유예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6000만원 이상의 고가 미술품 거래 시 20% 양도소득세를 물리자는 입장이었으나,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과세시기를 2017년으로 연기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미술업계의 반대로 그동안 법안 처리에 진통을 겪었다. 이에 대해 미술계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국화랑협회 김영민 사무국장은 “비록 미술계가 요구해온 ‘6년 유예’에는 못 미쳤지만 침체된 미술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소위는 이 밖에도 ▲외국인 채권 이자소득 등에 대한 탄력세율 적용 ▲이슬람채권에 대한 과세특례 등 기존에 합의했던 내용들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현금수입업종에 대해 세무대리인이 검증을 받도록 하는 ‘세무검증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일정금액 이상의 해외금융거래 시 반드시 과세 관청에 보고하도록 한 해외금융계좌신고제는 도입하기로 했다. 이순녀·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목숨 걸고 한국문 두드렸는데 난민 인정받기 너무 어려웠다”

    세계인권선언 제14조는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해 타국에 피난처를 구하고 그곳에 체재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이유로 강제 이주를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우리는 난민이라 부른다. 유엔이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을 정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했고, 올 11월 현재 3000명가량의 난민이 들어와 있다. 탈북 난민에서 중국, 미얀마 같은 아시아 국가는 물론 이란, 이라크 등의 중동과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라이베리아 등의 아프리카 난민까지 전 세계에서 피난처를 찾아 한국으로 오고 있다. 하지만 난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관심은 미미하다. ‘여기가 당신의 피난처입니다’(창비 펴냄)는 1999년 국내 최초의 난민지원단체인 ‘피난처’를 설립한 이호택·조명숙 부부가 들려주는 한국의 난민에 관한 이야기다. 부부가 난민구호 활동을 하게 된 계기부터 평범하지 않다. 남편 이호택은 10년 넘게 사법시험에서 낙방하자 대학 시절 노동운동을 했던 서울 구로공단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한국 노동자보다 훨씬 열악한 처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고된 삶과 마주하고 노동자인권단체에서 법률상담 간사로 봉사를 시작했다. 아내 조명숙은 대학 시절 집으로 잘못 걸려온 외국인 노동자의 전화를 받고,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일에 뛰어들었다. 같은 단체에서 함께 활동하던 부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산재보상금과 체불임금을 받아주는 활동을 벌이다 우연히 중국에 있는 탈북 난민들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후 본격적인 난민구호에 나선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쓴 난민들에게 한국의 문은 너무 높고, 견고하다.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는 건 고시합격만큼이나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난민 인정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다. 난민을 위한 생계지원이 없고, 취업까지 금하고 있어 불법 취업자를 양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부부는 “난민 보호는 자세와 이해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우리 부부가 만난 난민들은 고난을 견디며 희망과 꿈을 만들어내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우리가 하는 일은 난민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피난처는 설립 당시부터 자원활동가 단체였다. 지금도 100명 이상의 자원활동가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2008년부터 홍보대사로 참여하고 있는 영화배우 신현준도 그런 이들 중 한 명이다. 1만 3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명동성당 주변 재개발안 통과 문화재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명동성당(사적 258호)주변 재개발안이 진통끝에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게 됐다. 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명동성당 서쪽 사도회관과 사회복지관 뒤쪽 테니스장 및 주차장 주변에 지상 9층(높이 33m)과 12층 짜리(높이 42m) 건물 두 채를 세우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재개발안이 전날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 회의에서 전원 찬성으로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대교구는 당초 9층 건물과 13층 건물 신축을 추진했지만 명동성당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문화재위의 의견을 일부 반영해 13층에서 1개층을 없앤 12층을 제안, 심의를 통과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지금까지 6차례 이 건을 심의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마음을 지배하는 불안 당신만의 책임일까요?

    1998년 외환 위기는 한국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직장에서 쫓겨난 가장들은 거리를 배회했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한 극빈층의 자살도 줄을 이었다. 무엇보다 평생 직장에 대한 신화가 깨지고, 무자비한 약육강식의 본색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현실에 대한 절망과 공포는 집단적 트라우마를 남겼다. ‘불안증폭사회’(김태형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는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가 한국인에게 남긴 정신적 외상에 관한 보고서다. 10년이 흐른 지금, 한국은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모범사례로 꼽히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비율, 이혼율, 자살률, 사교육비 비중 1위라는 달갑지 않은 지표들이 말해주듯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생존을 위협당하며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한국인의 마음을 지배하는 불안과 공포의 일차적 책임이 사회에 있다고 보고, 불안을 증폭시키는 9가지 심리 코드를 분석해 제시한다. 저자는 먼저 신자유주의가 확산시킨 무차별적인 이기심을 불안 심리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승자 독식을 강요하는 사회는 대인 불신감과 사회 불신감을 증폭시켜 개인과 사회를 모두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 고독, 무력감, 의존심 등의 심리를 부추기는 온갖 사회적 병폐들도 마음의 병을 깊게 하는 요인들이다. 저자는 분에 넘치는 명품 모방 소비, 하급 계층이 부유층을 대변하는 부자 정당을 지지하는 계급배반 투표 같은 한국인 특유의 심리 코드를 신랄하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불안과 공포에 질식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남으려면 삶의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장 핵심적인 대안은 공동체를 재건하는 것이다. 개개인이 당장의 생존을 걱정하기보다 사람답게 사는 길을 고민하고, 힘을 모아 공동체를 조직할 때 우리 사회는 역주행을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1만 3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석가탑 기단석 균열

    석가탑 기단석 균열

    경북 경주에 있는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국보 21호)의 기단석에서 균열이 발생해 40여년 만에 전면 해체보수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일 중요 문화재를 대상으로 정기 안전 점검을 실시한 결과 석가탑의 동측 상층 기단 갑석(甲石) 부분에서 길이 1.32m, 최대폭 5㎜ 크기의 균열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균열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석탑이 조성된 지 1200여년이 지나면서 석재의 재질이 약화된 데다 탑신(塔身)의 무게와 풍화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다음주 중 관계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현지 조사를 실시해 균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균열이 발생한 부위가 석탑 상부가 아니라 탑 전체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는 기단석 부위라는 점에서 전면 해체 보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찰나의 순간’·‘체 게바라’ 만나볼까

    ‘찰나의 순간’·‘체 게바라’ 만나볼까

    ‘스티브 맥커리-진실의 순간’(4~5월), ‘퓰리처상 사진전’(6~8월), ‘내셔널지오그래픽 전’(10월~12월 9일) 등 올해는 봄·여름·가을마다 대형 사진전이 잇따라 개최돼 큰 인기를 모았다. 겨울도 예외는 아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사진전의 흥행을 이어갈 2개의 기획전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혁명가 체 게바라의 사진으로 유명한 쿠바의 사진작가 알베르토 코르다(1928~2001)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체 게바라와 쿠바, 코르다 사진전’이 지난달 24일 개막해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1층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톱 모델들의 사진을 찍는 진보적인 패션 사진작가였던 코르다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이끈 쿠바 혁명의 성공 이후 그의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체 게바라, 헤밍웨이, 사르트르 등의 사진을 찍었다. 초기의 패션 사진과 쿠바 혁명 사진, 1970년대에 찍은 해저 사진 등 코르다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작품 200여점이 선보인다. 6000~1만원. (02)6000-3331. 프랑스의 사진출판인이자 전시기획자인 로베르 델피르의 사진 인생 60년을 기념하는 ‘세계 최고 사진의 만남-델피르와 친구들’전은 오는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막을 올린다. 델피르와 인연을 맺었던 유명 사진작가들이 헌정한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회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찰나의 순간’, 로베르 드와노의 ‘시청 앞에서의 키스’를 비롯해 로버트 프랭크, 헬무트 뉴턴, 사라 문 등 작가 50여명의 사진 185점이 전시된다. 내년 3월 1일까지. 5000~1만원. (02)710-076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캔버스에 담아낸 배추 그리고 고국

    캔버스에 담아낸 배추 그리고 고국

    재불 화가 윤향란(50)은 ‘배추 작업’으로 유명하다. 캔버스 위에 종이를 붙여 파스텔로 배추 이미지를 그린 뒤 종이를 다시 뜯어내 새 캔버스에 붙이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녹색과 파란색, 갈색이 어우러진 배추잎은 생명력이 넘친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25년 넘게 파리에서 살고 있는 그가 배추 작업에 매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김치를 맛있게 담그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김치가 귀한 외국에 살다 보니 동네 시장에서 배추라도 발견하면 가족을 만난 듯 반가웠다. 어머니가 그립고, 고국이 생각날 때마다 마치 김치를 담그듯 캔버스 가득 배추를 그리고, 찢고, 붙이는 작업을 계속했다. 그렇게 태어난 작품이 ‘배추밭’ 연작이다. 윤향란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신관에서 열리고 있다. 5년 만에 갖는 국내 전시에서 그는 배추 작업과 더불어 불규칙한 선의 리듬감이 인상적인 ‘산책’ 연작과 공공 서류에 낙서하듯 붓질을 한 ‘서류 위의 붓놀이’ 연작을 새롭게 내놨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차지한 ‘서류 위의 붓놀이’는 이방인으로서의 외롭고 고단한 삶의 그늘을 여실히 드러낸다. “달마다 영수증과 서류 문제들로 늘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웠다.”는 작가는 세금 신고서, 작가 등록증, 의료보험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 담긴 서류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작업을 통해 작은 해방감을 느꼈다고 한다. 위에서 아래로, 또 수평으로 오가는 가늘고 짤막한 선들로 구성된 ‘산책’ 시리즈는 인생에서 자신이 걸어온 여정과 세상에 대한 반응의 흔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제목이 주는 여유로움보다는 팽팽한 긴장감과 역동감으로 생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31일까지. (02)739-493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다큐처럼 영화처럼… 사진의 두 얼굴

    다큐처럼 영화처럼… 사진의 두 얼굴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독일 현대사진의 거장 토마스 스트루스(56)의 ‘Korea 2007~2010’전과 서소문동 일우스페이스에서 진행 중인 재독 여성작가 김인숙(41)의 ‘위대한 거울’전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대비를 보여준다. 독일 작가의 카메라에 담긴 한국의 풍경과 한국 작가의 렌즈에 비친 독일의 모습이란 점이 일단 공교롭다. 스트루스의 사진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기록한 다큐 사진인 데 반해 김인숙의 사진은 주제에 맞게 영화의 한 장면처럼 찍은 연출 사진이란 것도 눈길을 끈다. 사진의 두 얼굴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두 전시 모두 내년 1월 9일까지다. 스트루스의 개인전에는 2007년부터 세 차례 한국을 방문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찍은 대형 사진 15점이 걸렸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토마스 루프와 함께 독일 3대 사진작가로 꼽히는 그는 1970년대 후반 자신이 살던 뒤셀도르프의 거리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도시와 자연풍경 시리즈를 시작으로 전 세계 나무, 숲, 밀림 등을 찍은 천국 시리즈, 그리고 미술관 시리즈 등의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도시와 자연풍경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한국을 포착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은 끊임없이 지어지는 아파트 공사 현장, 거대한 조형물을 연상케 하는 조선소 풍경, 항구에 끝없이 늘어선 컨테이너, 액정화면(LCD) 공장의 반도체 생산라인 같은 산업화와 현대화의 산물들이다. 어떤 감정도 배제한 채 담담하게 현장을 담아낸 것 같은 이들 사진은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 철책선에 가로막힌 강원도 양양의 바다, 경주 불국사에 핀 목련 같은 자연풍경을 찍은 사진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정서가 묻어난다. 평양의 시가지 모습을 찍은 사진도 있다. 2007년 5일간 북한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인적 없는 거리에 육중하게 들어선 콘크리트 건물은 삭막한 북한 사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02)2287-3500. 중앙 계단에 벌거벗은 여인이 조각상처럼 서 있고, 양 옆으로 정장 차림의 남성들이 그녀를 향해 줄지어 서 있다. 웅장한 건물을 배경으로 뚜렷한 명암의 대비가 긴장감을 자아낸다. 사진의 제목은 ‘경매’(The auction). 성의 상품화에 대한 비판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극적으로 연출해 찍은 이 사진은 김인숙이 독일 뒤셀도르프의 실제 법정에서 촬영한 것이다. 지난해 받은 제1회 일우사진상 수상자 자격으로 열리는 전시는 작가가 2001년 독일로 유학을 떠난 이래 국내에서 처음으로 갖는 개인전이다. 유학 초기 여인의 뒷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를 표현했던 작가는 뒤셀도르프의 쿤스트아카데미에서 토마스 루프를 사사하면서 치밀하게 계획된 연출 사진으로 작업 방식을 굳혔다. 뒤셀도르프의 호텔을 배경으로 한 ‘토요일 밤’은 유리창으로 안이 훤하게 들여다 보이는 66개의 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살인을 저지르고, 목을 매 자살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충격적인 장면들은 작가의 의도대로 연출된 것들이다. “사진을 한 편의 시와 같다고 생각한다.”는 작가가 펜 대신 카메라로 쓴 비극적인 서사시인 셈이다. (02)753-650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희진 매듭장 등 3명 문화훈장

    문화재청은 올해 문화훈장 서훈대상자로 중요무형문화재 제22호 김희진 매듭장(은관문화훈장), 고문서학자 최승희 서울대 명예교수(보관문화훈장), 중요무형문화재 제93호 김동학 전통장(옥관문화훈장)을 선정했다고 1일 발표했다. 대한민국 문화유산상은 보존·관리분야에 중요무형문화재 제120호 이의상 석장과 사단법인 이코모스(ICOMOS) 한국위원회, 학술·연구분야에 홍익대 김리나 명예교수와 한서대 이은복 대우교수, 봉사·활용 분야에 사단법인 대동문화재단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오는 8일 오후 3시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제사 필수품 ‘통북어’ 가장 무섭다는 ‘창귀’ 왜?

    제사 필수품 ‘통북어’ 가장 무섭다는 ‘창귀’ 왜?

    통북어는 개업 고사 같은 간단한 제의부터 마을제사 같은 대규모 제의를 지낼 때 빠지지 않는 제물이다. 왜 그럴까. 크게 뜬 눈으로 잡귀가 있는 곳을 잘 살피고, 큰 입으로 액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장승제 때 통북어를 백지로 둘둘 말아 천하대장군 몸통과 천하여장군 머리에 실타래로 묶는데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남자는 허리로 힘을 쓰고, 여자는 머리에 짐을 이기 때문이며 실타래로 묶는 것은 잡귀를 오래 잡아 두라는 의미다. 창귀는 수많은 귀신 중에 가장 무서운 귀신으로 통한다.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창귀는 호랑이의 노예가 되어 항상 곁에 붙어다니며 시중을 들고 먹잇감을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사돈의 팔촌뿐 아니라 이웃사촌, 친구 등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찾아간다는 등골 오싹한 설화를 갖고 있다.  충남 금산군 부리면 어재리에서 매년 6월 열리는 금산농바우끄시기도 흥미롭다. 장수 갑옷이 들어 있다고 전해지는 농바우(반닫이를 거꾸로 매단 듯한 형상의 바위)에 동아줄을 매고 이를 잡아당기면서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기우제다. ‘농바우가 움직이면 세상이 개벽한다.’는 금기를 역이용, 하늘을 노하게 해 비를 내리게 한다는 조상들의 지혜와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마을신앙사전’(전 2권)을 최근 펴냈다. 한국의 마을신앙에 관한 정보를 집대성한 최초의 백과사전이다. 박물관이 기획한 ‘한국민속신앙사전’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액을 방지하고, 복을 불러들이기 위해 생겨난 마을신앙은 수천년 세월 동안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그만큼 사전에 담긴 양도 방대하다. 마을신앙 연구자 108명이 2년여에 걸쳐 총 1050쪽 분량을 담아냈다. 자문위원단 10명과 감수위원단 5명의 철저한 감수도 거쳤다. 제의(祭儀), 제장(祭場), 신격(神格), 신체(神體), 제물(祭物), 제구(祭具) 등 8개 분야로 나눠 핵심 표제어 455개에 대한 설명과 사진 1100여장을 수록했다.  이를 테면 대전 산내동의 디딜방아뱅이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농기구를 신성한 물건으로 관념화해 전염병을 막고자 한 의례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 이웃마을에 가서 디딜방아를 훔쳐와 마을 입구에 거꾸로 세워 두고 피 묻은 속옷을 매어 질병이 마을에 침범하지 못하게 했다. 잡귀나 호랑이와 싸우다 다쳐서 다리 하나를 잃은 삼족말 철마, 결혼 못 하고 죽은 처녀 신에게 바치는 제물인 목제남근,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을 신격화한 김부대왕 등에 관한 설화도 눈길을 끈다.  김창일 국립민속박물관 사전편찬팀장은 “마을신앙에 관한 조사연구서는 기존에도 많이 나왔지만 중구난방 격으로 체계화되지 못했다.”면서 “마을신앙을 학문적으로 정립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1500부 한정판으로 발간한 까닭에 일반인이 구입하기는 쉽지 않지만 대신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박물관은 내년부터 마을신앙사전 웹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사전에 수록하지 못한 내용까지 얹어 도판 5만 6000여장과 동영상 334건, 음원 1662건을 서비스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해외 기획전 작품 잇단 훼손

    해외 기획전 작품 잇단 훼손

    해외 기획전의 작품 훼손으로 인한 전시 파행이 잇따르고 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국립베르사이유 특별전-루이 14세부터 마리 앙투아네트’전에 출품 예정이던 그림 한 점이 준비 과정에서 파손돼 전시에서 제외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기획사 지엔씨미디어에 따르면 전시 개막을 앞둔 지난달 2일 작품을 설치하던 도중 이동식 사다리가 쓰러지면서 프랑스 화가 프랑수아 데포르트(1661~1743)가 1792년에 그린 유화 ‘일곱여덟 마리의 사냥개들에 포획된 사슴’을 덮쳐 그림 일부와 액자가 손상됐다. 이 그림은 루이 15세의 개인 처소를 장식했던 그림 여섯 점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3점 가운데 하나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작품이 아닌 만큼 가치 산정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지엔씨미디어측은 “가로 10cm, 세로 20cm 정도의 면적이 훼손돼 전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프랑스에서 온 복원 전문가가 응급처치를 한 뒤 바로 프랑스로 작품을 옮겼다.”면서 “보상은 프랑스측 검사 결과에 따라 보험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움직이는 작품’ 키네틱아트의 거장 테오 얀센 전시회도 작품 상태 악화로 조기 폐관됐다. 이 전시는 내년 2월 25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 특별전시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무리한 가동과 노후화로 작품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면서 지난 21일 막을 내렸다. 기획사인 KR홀딩스컴퍼니 관계자는 “키네틱아트의 특성상 작품의 작동이 멈추면 전시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작가의 요청으로 전시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색·삼봉 등 약수터 3곳 천연기념물 된다

    오색·삼봉 등 약수터 3곳 천연기념물 된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오색약수와 홍천군 내면 광원리 삼봉약수,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 개인약수 등 약수터 3곳을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북한에선 약수터 11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지만 남한에선 이번이 첫 사례다. 문화재청은 보존 가치가 있는 전국 30개소 약수 중 미네랄 등 함유량이 많은 약수를 우선 선정한 다음 그중에서도 수질과 역사, 설화, 경관 등이 우수한 곳을 선별해 문화재 지정을 예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약수터는 30일간 지정 예고 기간을 거쳐 문화재 지정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우포늪’ 37년만에 천연기념물 재지정

    ‘우포늪’ 37년만에 천연기념물 재지정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내륙 습지인 경남 창녕 우포늪이 37년 만에 천연기념물로 재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창녕군 유어면 일대 창녕 우포늪을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자연보호구역)로 지정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우포늪은 일제 시대인 1933년 철새 도래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광복 후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자 이를 이어받아 그해 12월 3일 ‘창녕 백조 도래지’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1973년 7월 19일 철새가 줄었다는 이유로 문화재 지정이 취소됐다. 우포늪은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 쪽지벌의 4개 늪으로 구성됐으며, 노랑부리저어새 등 다양한 철새가 관찰되고 있다. 또 멸종위기 식물인 가시연꽃의 국내 최대 자생 군락지가 조성돼 있어 1998년 람사르협약 보존습지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우포늪 천연보호구역’은 앞으로 한달 간 일반인, 관련학자 등의 의견 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연말 화단 풍성한 축제

    연말 화단 풍성한 축제

    연말을 앞둔 화단(畵壇)에 미술 축제가 풍성하다. 한국미술협회는 새달 2~1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2010 대한민국 미술축전’을 개최한다. 미술 대중화와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올해 처음 마련하는 행사다. 한·중 현대미술 교류전, 한·일 누드 드로잉전 등의 국제행사와 아름다운 산하를 주제로 한 대작 페스티벌, 서예·문인화 창작미술제 등이 준비됐다. 특별행사로 한 집 한 그림 100만원전과 아트 퍼포먼스를 비롯한 체험미술 프로그램, 현대미술 60년사 자료전 등이 열린다. 황신혜, 채시라, 조재현 등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유명인사 기획전도 눈길을 끈다. 행사 첫날인 2일에는 제4회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시상식이,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제2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시상식이 진행된다. 서울 강북과 강남의 대표적인 미술 동네인 인사동과 청담동도 축제 거리로 변모한다. ‘인사미술제’가 1~7일 인사동 일대 화랑 14곳에서, ‘청담미술제’가 4일까지 청담동 일대 화랑 18곳에서 각각 펼쳐진다. 인사미술제는 인사동이 미술 문화를 중심으로 ‘문화특구’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2007년 시작됐다. 올해는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이 기획을 맡아 ‘인사동의 행복드림’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주요 미술대학에서 추천받은 대학생·대학원생 예비작가 117명을 초대한 ‘굿 초이스-미래의 작가전’이 특별전으로 마련된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청담미술제는 지난 25일 개막됐다. ‘컬러 오브 워터’(Color of Water)라는 주제로 70여명 작가의 신작 40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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