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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사라져 가는 은행나무 열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사라져 가는 은행나무 열매

    2016년 영국의 식물원이자 식물 연구기관인 큐가든에서는 식물원 내의 오래되고 의미 있는 나무를 그림으로 기록하는 ‘헤리지티 트리’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식물 목록 중에는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은행나무가 중요 수종으로 프로젝트 결과물인 전시 포스터와 출판물 표지에 크게 걸렸다. 중요한 사연을 사진 수백 살의 나무들 사이에서 은행나무는 특유의 존재감과 가치를 드러내고 있었다.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의 존재는 각별하다. 마을 입구에 식재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어 주고, 천년목이라 불리며 절이나 서원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면서 동시에 생명력이 가장 긴 나무 중 하나다. 한여름에 가을의 대명사인 은행나무 이야기를 하는 건 얼마 전 버스 정류장에서 은행나무 열매를 보았기 때문이다. 정류장 위를 보니 가로수로 심어진 은행나무에 동그란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암그루인가 보다’ 생각하며 지나는 찰나, 건너편 은행나무 아래에서 장대로 열심히 뭔가를 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새 여름마다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은행나무 열매 냄새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열매가 채 익기 전에 따는 모습. 우리나라 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여름 풍경이다.은행나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보호수임과 동시에 도시에선 주요 가로수종으로 이용돼 왔다. 생명력이 강해 가지를 잘라도 금방 다시 새순을 틔우고, 병충해와 공해에 강하며 무엇보다 미세먼지와 차들이 내뿜는 오염 물질인 아황산가스를 흡수하는 훌륭한 기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가로수의 40% 정도가 은행나무지만, 점점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식재하는 일이 줄고 있다. 워낙 생장을 잘해 수고가 높고 잎이 무성해 주변 상가의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가을이면 낙엽이 많이 떨어져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은행나무의 강인한 생명력과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식물 삶의 당연한 과정, 그들의 존재는 누군가에겐 불편이 되고 말았다. 결정적으로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사랑받지 못하게 된 이유는 그들이 가을이면 내뿜는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이 냄새는 열매 과육에 함유된 은행산과 빌로볼(bilobol) 때문인데, 가을이면 열매가 익어 떨어지고 밟혀 노출된 과육에서 냄새가 나게 된다. 그즈음이면 동사무소와 구청 등에는 은행 냄새가 지독하니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초기에는 열매를 수거해 해결했지만 그것으로 안 되자 2013년부터는 아예 열매가 익기 전 한여름부터 아직 익지 않은 녹색 열매를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물론 열매가 달리는 건 식물의 자연스러운 번식 과정이고, 특히 이들의 특유 냄새는 이들이 1억년이 넘는 오랜 시간 지구에서 살아온 힘이기도 하다. 초식 공룡들이 닥치는 대로 식물을 잡아먹는 동안에도 냄새와 독성으로 먹히지 않아 멸종되지 않을 수 있었고, 그 후에도 굶주린 동물들의 먹이가 되지 않아 지금껏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식물의 힘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열매를 미리 수거하는 것도 모자라 곳곳에서는 은행나무 암그루를 뽑아내고 수그루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열매가 달리는 나무는 모두 암그루이기 때문에 열매는 달리지 않으면서 은행나무의 장점만 가진 수그루로 재식하는 것이다. 이처럼 은행나무 암수를 구분하는 것이 시급하다 보니 우리나라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암나무와 수그루를 식별하는 기술도 연구했다. 식물세밀화를 그리면서 식물의 삶을 오랫동안 곁에서 관찰하다 보면 그들이 드러내는 형태, 냄새, 소리 그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 모두들 내게 어떻게 그렇게 식물을 좋아할 수 있느냐 물어보지만 나는 특별히 사랑을 많이 가진 사람도, 은행나무 열매의 지독한 냄새를 잘 견딜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가을이 되기 전 한 번 더 생각해 봤으면 한다. 처음부터 은행나무는 찻길 옆 가로수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곳은 그들이 좋아하는 환경도 아니다. 다분히 우리의 필요로 그들은 그곳에 심어졌다. 그렇게 심어진 그들은 차가 내뿜는 공해와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한여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그늘이 되었다. 가을 노란 단풍은 우리의 눈을 즐겁게도 해 주었다. 한 생물의 존재, 생장과 번식의 과정이 다른 한 생물에게 한시의 불편을 안겨 줄 때, 생태계는 약자를 향한 강자의 이해와 양보로 그 문제를 해결해 왔다. 도시의 나무와 우리 인간의 공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 ‘당신의 하우스헬퍼’ 하석진이 과거 집으로 돌아온 이유는?

    ‘당신의 하우스헬퍼’ 하석진이 과거 집으로 돌아온 이유는?

    ‘당신의 하우스헬퍼’ 하석진이 집으로 돌아왔다. “정리할 시간이 온 것 같아요”라는 그의 말처럼, 아픈 과거를 다 잊은 걸까. 15일 방송되는 KBS 2TV 수목드라마 ‘당신의 하우스헬퍼’(극본 황영아, 연출 전우성, 임세준)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김지운(하석진)의 스틸을 공개했다. 함께 살았던 옛 연인 이소희(심이영)가 홀연히 사라진 뒤, 5년 동안이나 집으로 가지 못했던 지운. 그동안 고 카페 이층에서 살았던 지운이 아픈 기억이 남아있는 과거 집으로 돌아온 이유에 이목이 집중된다. 5년 전, 은행원으로서 원칙을 준수하는 삶을 살아온 지운. 하지만 대출을 거절했던 고객의 자살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면서 자신도 목숨을 끊기 위해 한강 다리 위에 섰다. 그 곳에서 우연히 소희를 만나며 지운의 삶도 새롭게 시작됐지만 소희는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이후 줄곧 소희가 떠나는 악몽을 꿨던 지운은 임다영(보나)의 집을 정리하면서 악몽이 사라졌고, “이제 그녀를 정리할 시간이 온 것 같아요”라며 과거를 정리할 용기도 얻었다. 그래서일까. 공개된 스틸컷 속 지운의 표정은 이전보다 한결 편안해 보인다. 지난 첫 방송에서 차마 집으로 들어가지 못해 안쓰러움을 자아내던 지운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스스로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간 지운은 매트리스에 천을 깔았다. 그리고 다영이 편안하게 잠을 청하라고 선물해준 목 베개를 한 채로 깊은 잠에 빠져있다. 다른 이들의 집을 정리해주지만, 정작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던 지운. 이제 과거 기억과 소희를 모두 잊은 걸까. 관계자는 “지운의 집 정리는 누구보다 완벽했지만, 그런 그에게도 복잡한 머릿속과 마음을 스스로 정리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다영을 만나면서 지운에게도 과거를 떨쳐낼 용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운이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 그리고 5년 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지운의 이야기를 함께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2018년 상하이에서 감상해 본 1930년대 동아시아

    2018년 상하이에서 감상해 본 1930년대 동아시아

    사람마다 꿈꾸는 도시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그 도시는 상하이였다. 오랫동안 프랑스에 살았기에 올 8월에야 처음 방문하게 된 상하이. 국제학회에서의 발표를 위해 왔지만, 도시 전체가 텍스트인 이곳, 하루 정도 ‘발로 하는 독서’의 매력을 물리칠 수 없다. 아편전쟁의 결과로 19세기 후반 서구 열강에 조계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이곳은 오랫동안 서구와 동아시아 간 순간이동 터널 역할을 했다. 상하이를 통로로 서구가 동아시아로 쏟아져 들어왔고, 동아시아인은 상하이에서 멀고 먼 프랑스와 영국 등 서구의 일부를 만났다.서구에도 상하이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는 신비한 곳이었다. 오손 웰스의 1947년 영화 ‘상하이에서 온 여인’의 주인공 리타 헤이워스는 상하이에서 보낸 몇 년의 과거와 중국어를 한다는 사실에 힘입어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팜파탈의 반열에 오른다. 그녀는 유명한 거울 신 속에서 죽는데, 이 장면이 중국을 다시 글로벌한 동서 간 문화교류 속으로 끌어들인 이소룡에 의해 ‘용쟁호투’(1973)에서 패러디됐던 것도 우연이 아니리라. 대한민국에게 상하이는 문자 그대로 동아시아에 열린 서구의 문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승전국의 젊은 장군 드골이 대서양을 건너가 런던에 임시정부를 세울 것을 생각하기 무려 20년 전 근대국가를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하고 식민지가 됐던 조선의 엘리트들은 3·1운동으로 깨어나 이곳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웅지를 틀었다. 이 사건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는 당시 조선의 어두운 미래와 조선인의 힘든 삶을 실감할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청나라에 이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대륙 침탈을 준비하는 일본의 기세 속에서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내걸어 민족의 정당하고 자주적인 미래를 도모한다는 결의와 실행은 얼마나 큰 결심과 신념이 있어야 가능했을까. 레지스탕스를 부르는 드골의 런던 행보에 대한 프랑스의 역사적 대접을 보면서 임시정부에 대한 그간의 한국 내 이견이 부끄러웠다. 당시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암살’ 속에서 주인공들이 거사 전날 모여 샹송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에서 임시정부의 상하이 커넥션이 강하게 암시된다.1930년대 상하이와 조선의 커넥션은 영화 속에서 임시정부를 넘어선다. 중국 영화사에서 가장 빛나는 별 진린은 한국인이었다. 동아시아 대중문화의 중심이었던 당시 상하이의 위상을 고려할 때, ‘동양의 루돌프 발렌티노’라고 불렸다는 이 한국인 남자 배우의 의미는 되새겨볼 만하다. 한국 이름 김염, 그의 부친은 독립운동가 김필순이고 고모부가 무려 김규식이니, 아무리 험난한 세월 속 인척 간 교류와 교육의 영향이 크지 않았더라도 그의 존재는 조선의 독립운동과 상하이, 중국을 잇는 노드(node)다. 동아시아의 초국적 인기인의 전형과도 같은 노래하는 배우 장국영과 그 뒤를 잇는 한류 스타들이 있기에 앞서서 1930년대 글로벌 상하이에 한국인 배우 김염이 있었던 것이다. 밤이 되니 팔월에 크리스마스같이 치장한 불야성의 상하이가 펼쳐진다. 강의 이쪽과 저쪽이 이처럼 극적으로 서로 다른 모습이라니. 하늘을 향해 다투어 치솟는 푸둥 고층 건물들의 화려한 파사드를 마주 보는 와이탄의 강변로에는 프랑스 니스 해변의 콜로니얼 건축을 닮은 건물들이 육중하게 늘어서 있다. 와이탄 지역은 명·청대의 상점과 정원을 배경으로, 70년대 재개발 서민촌을 닮은 거리를 감추고 있다. 어두운 골목 끝 고담시티를 연상시키는 상하이타워가 구름 속으로 치솟는다. 중국의 들끓는 자본주의적 욕망처럼.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는 훙구공원에 해가 뉘엿뉘엿하자 노인들이 배 두드리며 나와 바람을 쐰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열 서구 문호들의 동상 군집에서 멀지 않은 곳엔 새로 세워진 중·일 청년들의 우의를 다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시내 도처에서 한국어가 들리지만 한국 사드가 지나간 중국 어느 곳에도 한류의 자취는 없고, 일본식 바와 음식점이 즐비하다. 거대한 쇼핑몰 벽에 붙은 한류 스타를 똑 닮은 중국 배우의 모습이 묘하게 과거와 현재의 상하이, 그리고 동아시아의 굴기 속 중국의 욕망을 느끼게 해 준다. 글·사진: 홍석경 서울대 언론학과 교수
  • 오른손만 옳은 손인가… 왼손잡이 ‘차별의 일상’

    오른손만 옳은 손인가… 왼손잡이 ‘차별의 일상’

    지하철 개찰구에 가전 조작 버튼까지 오른손 위주 디자인… 왼손 전용 비싸 억지로 교정하다 아이 우울증 겪기도왼손잡이인 주부 이소영(36)씨는 최근 지하철역에서 빠져나오면서 무심결에 왼편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댔다. 오른편 단말기에 태그해야 하는데 착각한 것이다. 이씨는 왼쪽 개찰구로 돌아 나가려고 했으나 입구 전용이어서 나가지 못했다. 이씨는 역무실 직원에게 “왼손잡이인데 순간 착각했다”고 사정을 설명한 뒤에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13일 ‘세계 왼손잡이의 날’을 맞아 서울신문이 왼손잡이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를 모아 본 결과 각종 시설물에서 왼손잡이에 대한 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오른손잡이 위주로 설계된 까닭이다. 지하철 개찰구뿐만 아니라 버스카드 단말기를 비롯해 TV·컴퓨터 모니터의 음량 조절 버튼도 오른쪽에 달려 있어 왼손잡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가위, 각종 용도에 따른 장갑, 악기 등은 왼손잡이 전용 제품이 등장했지만 시중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고 가격도 비싸다는 게 왼손잡이들의 공통된 불만이었다. 주부 이민아(40)씨는 “이어폰도 대부분 오른쪽에 조작 버튼이 달려 있다”면서 “조작을 편하게 하려고 이어폰을 반대로 끼면 귀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취업준비생인 조영민(27)씨는 “지갑형 휴대전화 케이스가 모두 오른쪽으로 열게 돼 있어 항상 두 손을 써야 한다”면서 “한 손으로 케이스를 여닫을 수 있는 오른손잡이가 부럽다”고 했다. 왼손잡이를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는 사회적 시선도 불편하다. 직장인 강하윤(25·여)씨는 “회식 자리에서 ‘어 왼손잡이였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대성(39)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왼손잡이는 천재’라는 말을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듣는다”면서 “나쁜 말은 아니지만 인제 그만 듣고 싶다”고 했다. 왼손잡이에 대한 부모의 그릇된 인식 때문에 왼손잡이인 자녀는 자존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유치원 교사 박수정(26·여)씨는 “일부 부모들은 왼손잡이 자녀를 교정시켜 달라고 요구한다”면서 “억지로 오른손을 쓰는 이런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밥을 먹을 때 항상 또래 친구들보다 뒤처져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교수는 “오른손으로 쓰도록 강요받은 왼손잡이 아이 중에 눈을 깜빡거리거나 코를 씰룩거리는 틱 장애가 온 아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강미희 광주보건대 교수는 “왼손잡이 학생들이 사회적 차별을 받지 않도록 부모와 교사가 먼저 차별 없는 시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 기억할게요… 끝까지 포기 마세요”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 기억할게요… 끝까지 포기 마세요”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군의 만행을 처음으로 세상에 꺼내 놨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증명할 수 없는 ‘설’(說) 정도로 치부하던 태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정적 증언이었다. 그로부터 27년이 흘렀다. 김 할머니 이후 수많은 피해자가 “나도 당했다”며 자신의 상처를 드러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한국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39명 가운데 국내 생존자는 이제 27명뿐이다.2012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는 김 할머니의 첫 폭로일인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정했다. 올해부터는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기억하고 그들의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해 전 국민이 마음을 모은다는 의미가 담겼다. 서울신문은 기림일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세계 1호 ‘평화의 소녀상’을 찾은 시민들을 12, 13일 이틀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세종시에 사는 권모(43)씨는 “일본이 할머니들이 돌아가실 때를 기다려 문제가 잊히게 하려는 건 큰 오판”이라면서 “시간이 흘러 생을 마감하는 건 자연현상이라 막을 수 없지만, 할머니들의 정신은 오래 남아 역사가 바른 쪽으로 흘러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 무원중 김민영(15)·정원희(14)·최다연(15)양은 학교 역사 수행평가 과제를 하러 소녀상을 찾았다. 김양은 “우리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힘이 돼 드릴 테니 할머니들께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양은 “일본 정부는 불완전한 합의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진짜 사과를 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에서 온 퇴직 교사 조영채(65)·김순희(60·여) 부부는 한참 동안 소녀상을 응시하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조씨는 “아내에게 의미 있는 기억을 남겨 주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면서 “할머니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녀상 옆에 마련된 농성장에는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이 있었다. 이들은 2015년 한·일 합의 이튿날부터 매일 2~3명씩 나와 24시간 동안 교대로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 이소영(24·여)씨는 “피해 할머니들만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라면서 “해결이 계속 늦춰져 혹시 할머니들이 더이상 증언하지 못하는 날이 오더라도 우리가 동력이 돼 그분들의 기억으로 굳게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부터 기림일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했다. 여성가족부는 14일 오후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첫 정부기념식을 개최한다. 이 동산에는 세상을 뜬 위안부 피해자 49명이 안치돼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10년 만에…KGC인삼공사, KOVO 컵 대회 우승

    KGC인삼공사가 10년 만에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KGC인삼공사는 12일 충남 보령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GS칼텍스를 3-2로 누르고 우승했다. KGC인삼공사의 컵 대회 우승은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2011년과 2016년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이적생 돌풍’을 일으킨 최은지가 두 팀 최다인 32득점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해 팀 승리를 주도했다. 최은지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채선아와 한송이가 각각 20득점, 16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디펜딩 챔피언’인 GS칼텍스는 2연패를 노렸지만, 막판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인삼공사의 저력에 무릎을 꿇었다. 표승주가 26점, 이소영은 25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5세트 가운데 세 차례나 듀스 상황이 펼쳐졌을 정도로 두 팀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5세트 14-14에서 GS칼텍스 이소영이 치명적인 서브 실책을 범했고 최은지가 마무리 공격 득점을 올리며 인삼공사가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인삼공사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없어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예상대로 KGC인삼공사는 A조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편 결승전이 열린 체육관(좌석 수 2742석)에는 3009명의 배구팬이 입장해 이번 대회 일일 최다 관중 수를 경신했다. 대회 기간 내내 배구 불모지나 다름없는 지방 도시에서 뜨거운 배구 열기가 뿜어져 나와 여자배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宋 세력·金 확장·李 소통…약점 극복에 당권 달렸다

    宋 세력·金 확장·李 소통…약점 극복에 당권 달렸다

    이해찬, 송영길·김진표에 앞서 ‘1강 2중’ 최대 표밭 서울·경기·인천 대회가 관건송영길 후보의 ‘세력’, 김진표 후보의 ‘확장성’, 이해찬 후보의 ‘불통’.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하는 8·25 전당대회가 12일로 반환점을 돌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해찬 후보가 송영길·김진표(기호순) 후보를 앞서며 1강 2중의 구도가 짜였지만 최대 표밭인 서울·경기·인천 지역 대의원대회가 남아 있어 어느 후보가 약점을 최대한 극복하느냐에 따라 언제든지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 송 후보의 약점은 ‘세력’으로 꼽힌다. 송 후보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특정인이 뒤에서 밀어주는 두 후보와 달리 세력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문(친문재인) 중심 그룹에 속하는 김·이 후보와 달리 송 후보는 이보다 먼 ‘범친문’이라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송 후보는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을 공략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송 후보는 연일 소통을 강조하며 이 후보의 불통 이미지를 부각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 당직자와 보좌진을 대상으로 경청회를 여는 등 당심을 공략했다. 김 후보의 약점은 ‘확장성’으로 분석된다.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 조폭과의 유착 의혹을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을 요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지만 반대로 이 지사의 지지자는 등을 돌렸다. 김 후보는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확장성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군림하지 않는 민주적 소통의 리더십을 갖고 당 혁신의 방향과 실천 의지가 명확하며,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 등을 실현해 국정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당 대표가 선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통화에서 “이런 리더십을 가진 후보는 김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권리당원에게 영향력이 큰 최재성 의원이 16일쯤 지지 후보를 밝힐 계획으로 김 후보가 최 의원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 후보는 최대 약점인 ‘불통’ 이미지를 벗는 게 가장 큰 과제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불통 이미지에 대해 “진지하게 정책에 대해 대화를 하는 게 소통이지 밥 같이 먹고 악수 잘하는 건 재래식 소통”이라고 반박했다. 또 딱딱한 이미지를 의식한 듯 이날 경북에서 연설 끝에 “여러분, 한 표 주이소”라고 경상도 사투리를 쓰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온라인 권리당원과의 소통에 신경쓰고 있다. 최근 의원실 막내 비서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과외를 받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던 이 후보는 13일 두 번째 과외를 받는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또 만납시다”…남북노동자축구 北대표단 귀환

    “또 만납시다”…남북노동자축구 北대표단 귀환

    3년 만에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참석차 서울을 찾은 북측 대표단이 12일 2박3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북한 노동단체 조선직업총동맹(직총) 주영길 위원장을 비롯한 대표단 64명은 이날 오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출경 절차를 밟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환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양대 노총 관계자들이 이들을 배웅했다. 이날 숙소인 워커힐호텔 앞에서는 양대 노총 조합원과 ‘통일축구 서울시민 서포터즈’ 등 약 100명이 모인 가운데 환송 행사가 열렸다. 북측 가요 ‘다시 만납시다’가 울리고 작은 한반도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양대 노총 조합원 등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에는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열악한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헌신한 전태일 열사와 그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통일운동가 문익환 목사의 묘소를 찾았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문익환 목사의 아들 배우 문성근 씨도 자리에 함께했다. 10일부터 진행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선 양대 노총과 남북 노동자단체 대표자회의, 산별·지역별 모임 등을 하며 노동 분야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11일에는 대회 하이라이트인 남북 노동자 축구경기가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남북 3개 노동단체는 대회 마지막 날에는 올해 10·4 선언 11주년을 계기로 ‘제2차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 노동자회’를 개최하고 해마다 대표자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공동합의문도 발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

    3년 만에 개최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경기가 11일 오후 4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노총 대표팀과 북측 조선직업총동맹(직총) 건설노동자팀, 민주노총 대표팀과 직총 경공업팀의 2개 경기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양대 노총 조합원과 서울시민 등 3만여 명이 모일 것으로 주최 측은 보고 있다.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는 1999년 평양 대회, 2007년 경남 창원 대회, 2015년 평양 대회에 이어 네 번째다. 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민간 행사인 이번 대회는 의미가 남다르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에는 숙소인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남북 노동단체 대표자회의를 하고 교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어 남북 노동단체 산별·지역별 모임을 하고 용산역에 있는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찾아 헌화도 한다. 주영길 직총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64명은 전날 오전 서해 육로를 통해 방남했다. 이들은 남북 노동 3단체 공동기자회견을 한 다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사무실을 방문하고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이들은 대회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에는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전태일 열사와 그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문익환 목사 묘소에 참배하고 서해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지석, tvN ‘톱스타 유백이’ 출연 확정..나르시시즘 톱스타 役

    김지석, tvN ‘톱스타 유백이’ 출연 확정..나르시시즘 톱스타 役

    배우 김지석이 tvN 새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에 출연한다. 김지석은 tvN 새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연출 유학찬, 극본 이소정, 이시은) 출연을 확정, 올 하반기 시청자들의 마음을 접수할 예정이다. ‘톱스타 유백이’는 진정한 톱스타 유백이 대형 사고를 치고 머나먼 섬에 유배되는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촌스럽지 않은 패스트 라이프, 얼리어답터의 대표 남자 유백의 촌(村)유배 성장기이며 슬로우 라이프의 대표 세상 촌스러운 여자 강순과의 문명충돌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이 가운데 김지석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즘 톱스타 유백 역을 맡았다. 유백은 거침없고 당당한 성격의 소유자로 뛰어난 외모와 능력으로 얼굴 천재, 국민 멜로남으로 불리며 어린 나이에 아이돌스타로 성공, 이어 배우 활동을 병행하며 배우로서도 성공한 한 마디로 톱스타다. 극중 김지석은 어릴 적 겪었던 트라우마 때문에 사람을 잘 믿지 못하지만 대형사고를 치고 촌으로 유배를 가게 되며 천방지축 지내는 에피소드에서 변화하게 되는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이전 작품과는 다른 매력으로 또 한번의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특히 김지석이 연기하는 유백은 톡톡 튀는 매력을 가진 톱스타인 만큼 김지석은 그간 쌓아온 탄탄한 연기내공과 특유의 재기 발랄함을 바탕으로 제 몸에 딱 맞는 맞춤 연기로 캐릭터를 살릴 것으로 기대, 색다른 로맨스를 선사할 그의 컴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김지석은 지난 MBC ‘역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인물 ‘연산군’을 폭발적인 연기로 그려내 큰 사랑을 받은 후 MBC ‘20세기 소년소녀’에서 로맨틱한 완벽남 ‘공지원’으로 로코킹 대열에 합류하여 여심을 사로잡은 바. 새 작품으로 돌아온 김지석이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김지석이 출연하는 tvN ‘톱스타 유백이’는 올 하반기 방송을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네오젠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육각수 조성환 열애+결혼 발표 “동갑내기 여성과 열애...내년쯤 결혼”

    육각수 조성환 열애+결혼 발표 “동갑내기 여성과 열애...내년쯤 결혼”

    그룹 육각수 조성환이 열애 사실과 함께 결혼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6일 그룹 육각수 조성환(44)이 결혼을 전제로 열애 중이라고 전했다. 조성환은 이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올 초 지인 소개로 만난 동갑내기 여성과 열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자친구는 내 생애 최고의 연인”이라며 “나이도 있어 내년쯤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성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연인과 100일 기념일을 인증하기도 했다. 그는 “8월 5일 오늘은 내가 가수 입봉했던 날 그리고 오늘은 그녀와 100일째 되는 날”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장미꽃다발 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본 팬들은 “감축드립니다 형님 대박나이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장가간다며~~축하해”, “연애 하시는 구나. 축하합니다”라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한편 조성환은 1995년 육각수로 데뷔, ‘흥보가 기가막혀’라는 곡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시 故 도민호와 2인조로 데뷔했지만, 이후 ‘dj조’라는 이름으로 솔로로 활동했다. 지난해 육각수 원년멤버 였던 故 도민호가 간경화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줬다. 사진=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책꽂이]부전나비 관찰기, 마취, 한밤의 미술관, 이순신 여행, 인생 조각

    [책꽂이]부전나비 관찰기, 마취, 한밤의 미술관, 이순신 여행, 인생 조각

    부전나비 관찰기(이경희 지음, 강 펴냄) 2008년 단편소설 ‘도망’으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은 이경희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이번 책에서는 다양한 노년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해 변화하는 현실과 세태 속에서 주변화되고 왜소해지는 인간의 존엄을 묻는다. 노인과 멧돼지의 교감을 다룬 ‘부전나비 관찰기’를 비롯해 개를 화자로 내세워 시대에 뒤떨어진 노인의 모습을 그린 ‘바람난 봉심이’, 노인 매춘을 통해 노인의 성(性)을 다룬 ‘고산병’ 등 7편의 단편과 우리 내면의 괴물을 통해 진정으로 혐오스러운 게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중편 ‘달의 무덤’을 담았다. 작가의 문체를 주목하자. 책 제목이기도 한 단편소설 ‘부전나비 관찰기’ 첫 문장 ‘외로움이 짐승의 눈빛으로 나를 노려볼 때가 있다’처럼 잘 벼린 문장들이 곳곳에 나비처럼 반짝인다. 304쪽, 1만 4000원.마취(김유명 지음, 가쎄 펴냄) 전신 마취제 부작용 ‘악성고열증’으로 환자를 잃은 과거를 지닌 마취과 의사 A가 프로포폴 중독으로 의식을 잃은 여배우 S의 진실을 추적하다 탐욕적인 제약회사 P가 초래한 대재난과 마주한다. 마취제 공장 폭발사고로 1000만명이 사는 S시에 마취제가 대량 유출되고, 스모그와 뒤섞인 마취제를 들이마신 도시는 순식간에 깨어날 수 없는 잠에 빠져든다. 방독면 필터조차 무용지물인 전신 마취제 ‘하이퍼란’으로 수백만 명이 한꺼번에 의식을 잃고, 도시와 국가 시스템은 마비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자 주인공은 죽음의 도시로 향한다.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 김유명씨가 전신마취제 프로포폴을 소재로 쓴 재난 소설. 현직 의사가 쓴 소설답게 의학적 설명이 현실감을 북돋운다. 빠른 전개가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348쪽, 1만 4500원.한밤의 미술관(이소라 지음, 혜다 펴냄) 전 세계 유명 미술관 15곳과 그 곳의 그림을 소개한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 혹은 그림 이야기로 편하게 시작해 그림에 얽힌 의미와 당시 시대사, 혹은 화가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낸다. 그림 소개 이후 미술관 정보를 짤막하게 소개하고, 좀 더 봐야 하는 그림을 덧붙였다. 책 뒷부분에 부록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PKM 갤러리 등 모두 10곳의 국내 미술관과 박물관도 수록했다.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잠시 미술관 산책하러 가길 권하는 책이다. 시간 내기 어려우면 책을 읽으며 여행해보는 건 어떨지. 작가는 “모든 것이 어둠 속에 잠든 한밤. 고단한 몸을 뉘이고 침대맡 작은 전등에 불을 켜는 순간, 작고 어둑한 당신의 방안은 이내 미술관이 된다”고 말한다. 작가의 말대로, 한밤에 읽기 좋은 책. 292쪽, 1만 5000원. 이순신 여행(장정호 지음·김상화 그림, 수경출판사 펴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들을 위해 쓴 이순신 장군 길잡이 책이다. 1부 ‘여행편’. 2부 ‘전략편’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이순신이 태어난 충무로 인쇄 골목부터 시작해 서울, 충청, 전라, 경상도를 따라간다. 풍부한 사진과 이야기를 담아내 여행 가이드북으로 손색이 없다. 2부는 이순신의 놀라운 업적이 가능했던 이유를 풀었다. 정보를 중요시하고, 군량미 확보에 힘썼으며, 부하에 관한 신상필벌 등에 힘쓴 일화를 소개한다. 역사서이자 자기계발서, 전략전술 가이드북 같은 느낌을 준다. 저자는 이순신의 강철 같은 의지, 회계사와 같은 철두철미함, 투철한 정신력에 매료돼 수백 권의 서적과 논문을 파헤치고, 전국 유적지를 다녔다. 사진, 삽화, 만화들과 어우러졌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만화도 볼만하다. 256쪽, 1만 5000원.인생조각(박경수 지음, 지식과감성 펴냄) 엘지전자 구미안전환경팀장 박경수 씨의 에세이집. 행복, 사랑, 변화, 일상 4개의 주제로 틈틈이 쓴 에세이를 수록했다. 저자는 매일 목표달성을 위해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인생을 돌아보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자고 제안한다. 내 마음속 태양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데, 잠시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지금이라도 자기 속에 잠들어 있는 태양을 찾으려면 잠시 멈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진솔하게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인생을 조각해 나갈 때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화려하거나 세련되지 않은 담백한 에세이집. 1만 5000원, 331쪽.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꽃처럼 아름다운 잎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꽃처럼 아름다운 잎

    식물을 그리는 데에는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물론 1년 내내 책상에 앉아 그림만 그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식물세밀화에는 식물의 뿌리와 줄기, 잎, 꽃, 열매, 종자 등 식물의 모든 부위가 들어가야 하고, 이들을 그리려면 직접 관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기관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를 기다리기까지 1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이들 중 가장 중요한 기관은 아무래도 번식을 위한 기관인 꽃과 열매, 종자 등이고, 이 기관들은 짧은 순간만 존재해 식물들의 꽃과 열매가 피는 계절이면 나는 늘 바빠진다.식물을 그리다 보면 자연스레 꽃과 열매를 좇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이가 그럴 것이다. 식물이란 곧 꽃과 열매로 통용된다. 최근 사람들에게 “능소화 봤어요?”라든가 “복숭아 봤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속에는 ‘능소화 (꽃을) 보았다’거나 ‘복숭아 (열매를) 보았다’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그러면 능소화엔 꽃이 전부고 복숭아에는 열매가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능소화에는 겨울 맨 가지로부터 난 잎도 있고, 꽃이 지고 나면 달리는 열매도 있다. 우리가 꽃에만 관심을 둔 것일 뿐 능소화는 여러 형태로 주욱 우리 곁에 있어 왔다. 인간에게 식물이란 늘 존재하는 줄기와 잎은 소외되고 순간만 드러내는 꽃과 열매만이 소중히 여겨진다. 이런 ‘꽃과 열매의 세상’ 속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물이 바로 비비추다. 호스타(Hosta)라고도 부르는 이 식물은 우리에게 꽃이나 열매가 아닌 잎으로서 불린다. ‘비비추 봤어?’라는 말속엔 ‘비비추 (잎을) 봤어?’라는 말이 숨어 있고, 나는 당연하다는 듯 “잎 지금 많이 자랐어”라는 대답을 한다. 비비추에는 꽃이 아닌 잎이 피는 시기가 삶의 절정이며, 그 잎이 주인공이다.이들의 잎은 색과 형태, 질감이 모두 각양각색이다. 세상의 모든 초록색이 이 비비추 잎에 담겨 있다 여겨질 만큼 광합성의 기관이 할 수 있는 모든 다양성을 집약하고 있다. 화려한 잎의 형태 때문에 서양에서 온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의 원산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다. 서양인들이 처음 일본에 와 비비추 원종을 보고 씨앗을 유럽으로 가져갔고, 현재 파리식물원에 심었는데 당시 이곳 소속 식물세밀화가가 이 비비추를 그림으로 그리고 그 그림이 삽화로 알려지면서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토록 아름다운 잎들을 볼 수 있는 데에 식물세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이들은 변이가 크고 자연교잡이 잘 돼 1900년에 들어 잎을 중심으로 품종 육성이 많이 됐다. 식물의 꽃과 열매는 길어야 한 달 가지만 잎은 6개월 이상 간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비비추 잎을 6개월 넘게 정원에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비비추를 심은 주변에는 잡초가 자라지 않고, 병해충에도 강해 정원가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식물이었다. 그렇게 서양에서 육성된 3000여종의 비비추는 원래의 고향인 동양으로까지 수출된다. 우리가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비비추는 잎의 지름이 1m에 가까운 사게라는 아주 거대한 종부터 블루마우스이어스라는, 키가 다 커 봐야 20㎝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미니어처 비비추까지 잎의 크기와 색, 형태가 다양하다.물론 원예품종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 숲에는 이 수천 품종의 원종인 35종 중 6종이 자생한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인 한라비비추와 좀비비추, 흑산도비비추, 다도해비비추 외에도 주걱비비추와 일월비비추가 있다. 이토록 귀한 관상 가치를 가진 식물 원종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건 행운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물론 이들도 다른 식물들처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초여름이면 긴 꽃대가 올라오고 연보라색 꽃이 핀다. 정원에서 지금 한창 이들 꽃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나는 주걱비비추를 그렸다. 그려야 하는 약용식물 목록에 이들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들 잎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짓찧어 종기, 뱀 물린 데에 붙이면 약효가 있다. 생긴 것이 쌈채소와 같아 먹어도 될 것 같지만 맛은 없고 씹는 질감만 있어 식용은 하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이들 잎에서 오일을 추출해 ‘비비추 향수’를 만들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느라 비비추를 가만히 바라보다 잎에 코를 갖다 대었다. 식물의 꽃을 두고 잎의 향을 맡는 건 처음이었다. 잎에서 장맛비를 가득 머금은 싱그러운 초여름 풀숲의 냄새가 느껴졌다. 이들을 그리는 내내 식물의 생식기관에만 집중했던 나를 되돌아보았다. 꽃과 열매만큼 잎도 아름답다는 가능성을 말해주는 식물, 삶의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을 유심히 보게 하는 이 식물을 나는 좋아할 수밖에 없다.
  • [흥미진진 견문기] “자박자박 비에 젖은 영동교 아래서 본 무채색 동양화”

    [흥미진진 견문기] “자박자박 비에 젖은 영동교 아래서 본 무채색 동양화”

    첫 야간 투어 날, 출발 시각이 다가오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빗길을 걸어 배수지 공원에 올랐다. 길게 굽이져 흐르는 한강물과 확 트인 드넓은 강남·북의 정경이 무채색 동양화처럼 한눈에 펼쳐졌다. 비안개 속에 높이를 자랑하듯 오른편으로 롯데월드타워가, 왼편으로 남산타워가 우뚝 솟아있었다. 청담대교 위를 꽉 메운 자동차의 불빛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거렸다. 탄천의 물줄기가 한강에 합류하고, 청담교를 지나는 지하철 소리가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와 섞이고, 부드럽고 낮은 해설음이 귓가에서 빗소리와 어우러졌다.어느새 비가 그치고 종일 달궈졌던 길에서 시원한 기운이 올라왔다. 한강을 따라 영동교를 바라보며 걷기 전 이기훈 해설사는 햇빛이나 달빛에 비추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의미하는 순 우리말 ‘윤슬’을 빛났던 인생의 절정에 빗대어 말하며, ‘윤슬’이라는 제목의 시 한 편을 낭독했다. 한강에서 팔뚝만 한 물고기가 뛰어오르는 것을 보았다는 몇몇 참가자들의 목소리와 물비린내, 자박자박 비에 젖은 영동교 아랫길을 걷는 발소리들이 스며들어 마음에 남았다. 한강변을 벗어나 청담동 케이팝 인형들이 즐비한 스타거리를 걸었다. 올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방탄소년단 인형을 찾았는데, 막상 BTS라는 인형이 방탄소년단 인형인지 몰라 지나쳐 가다 되돌아와 사진을 찍는 해프닝이 있었다. 분당선의 압구정로데오역을 경계로 청담동에서 압구정동으로 바뀌었다. 본래 역 이름을 청수골 신청담역으로 정하려 했다가 숯불갈비집도 아니고, 동네랑 어울리지 않고 촌스럽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지금의 이름이 정해졌다고 한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들어서자 어둠이 내려앉고 상점들의 불빛이 환하게 밝았다. 명성이 예전만은 못하다고 했지만 그래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강남스타일 패션의 모든 것이 모여 있었다. 오늘 걸음걸음 찾았던 공간과 들었던 슬픔과 기쁨의 이야기들은 이제 우리의 기억이 됐다. 이러한 기억들이 공간과 사람의 행동에 독특함을 만들어 우리 스타일이 될 것이다. 이소영 동화작가
  • ‘히든싱어5’ 홍진영 편, 지상파 포함 시청률 1위 “유쾌+뭉클”

    ‘히든싱어5’ 홍진영 편, 지상파 포함 시청률 1위 “유쾌+뭉클”

    흥과 감동이 넘친 ‘히든싱어5’ 홍진영 편이 분당 최고 시청률 11%까지 치솟으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29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히든싱어5’(기획 조승욱, 연출 김희정) 홍진영 편이 8%(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 분(고유진 편)이 기록한 5.2%보다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동시간대 방송된 SBS 스페셜(4%), MBC ‘스트레이트’(4.2%), KBS2 ‘다큐 3일’(4.6%)를 넘어서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분당 최고 시청률은 11%까지 오른 장면은 2라운드 이후 홍진영이 모창 능력자를 위로하는 부분이다. 2라운드에서 탈락한 ‘31308 홍진영’ 은하수는 6년차 트로트 가수로 활동 중이라며 트로트 가수를 계속해야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이에 홍진영은 “장르 특성상 신인 트로트 가수가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다”며 “저도 초반에 ‘사랑의 배터리’가 나왔을 때, 많이 힘들었다. 인정도 못받고 많이 외로웠다”고 모창 능력자를 위로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홍진영은 1라운드 ‘잘가라’, 2라운드 ‘엄지 척’, 3라운드 ‘산다는 건’, 4라운드 ‘사랑의 배터리’를 높은 싱크로율의 모창능력자들과 함께 부르며 긴장감 넘치는 대결을 펼쳤다. 모창 능력자들은 저마다의 흥과 사연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홍진영은 “몇 번의 실패 끝에 트로트 가수로 전향을 했을 때도 주변 시선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밝혔다. 최종 우승자는 100표 중 42표를 가져간 홍진영이었다. 2등인 그룹 배드키즈 출신 유지나와는 단 9표 차였다. 홍진영은 “저는 진짜 제가 떨어질 줄 알고 마음을 놓고 있었다. ‘이 친구 축하해줘야지’ 하고 있었는데 얼떨떨하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즌 평균 시청률 7%대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나타낸 ‘히든싱어5’에는 양희은 박미경 바다 에일리 등 대한민국 대표 여가수들이 출연해 모창 능력자들과 대결을 펼친다. 8월 5일 방송될 ‘히든싱어5’에는 에일리 편이 방송된다. ‘히든싱어5’ 제작진은 양희은, 박미경, 이소라, 자이언티 등 전국에 걸쳐 끼 많은 모창 능력자들을 공식 홈페이지와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계정 ‘히든싱어5’를 통해 모집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그날 이후, 아들 대신해 민주주의자로 사셨습니다”

    “그날 이후, 아들 대신해 민주주의자로 사셨습니다”

    文대통령, 페이스북에 장문의 추모글 검·경 수장 모두 부산행 ‘속죄의 조문’ 1987년 담당 검사 최환도 빈소 다녀가 임종석 “고단한 여정” 조국 “모두의 父” 향년 89세… 작년 척추골절 수술 악화 아들 잃은 뒤 31년간 민주화 운동가로“잘 가라. 아무 할 말이 없다”던 아버지는 큰 발자취를 남기고 거짓말처럼 조용히 31년 만에 아들 곁으로 떠났다. 29일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고(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 시민장례식장에는 이틀째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고문에 의한 사망’ 사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당시 최환 검사가 빈소를 다녀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87년 1월 14일 박 열사의 시신을 화장하려던 경찰을 막아선 뒤 부검을 하도록 이끌었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영화 ‘1987’에서 배우 하정우가 그 역할을 열연했다. 현재 변호사로 일하는 그는 “우리 아들딸들이 고문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다시는 없게 인권이 보장되고, 정의가 살아 있는 민주화 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아드님 곁으로 가시어 영면하시옵소서”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서울대 언어학과에 다니던 박 열사는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강제 연행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가 숨졌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며 단순 사고사로 위장 발표해 6·10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임 실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버님, 참으로 고단하고 먼 여정이었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고 추모했다. 조 수석도 페이스북에 “아버님은 종철의 아버지를 넘어 저희 모두의 아버님이셨다”며 “아버님, 수고 많으셨습니데이. 그리고 억수로 고맙습니데이. 종철이 만나거든 안부 전해 주이소”라고 썼다. 조 수석은 박 열사의 부산 혜광고와 서울대 선배다. 28일 조화를 보내 명복을 빈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청천벽력 같은 아들의 비보를 듣는 순간부터 아버님은 아들을 대신해, 때로는 아들 이상 민주주의자로 사셨다. 그해 겨울 찬바람을 가슴에 묻고 오늘까지 민주주의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셨다”고 애도했다. 이어 “박종철 열사가 숨진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는 독재의 무덤이고, 우리에게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며 “지난 6·10 기념일에 저는 이곳을 ‘민주 인권 기념관’으로 조성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문무일 검찰총장과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1954년 부산수도국에 들어가 정년퇴임 후 목욕탕을 차리는 게 꿈이던 고인은 막내아들 종철을 잃은 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 민주화 운동에 애썼다. 400여일에 걸친 여의도 국회 앞 천막농성을 통해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뤄 냈다. 지난해 초 척추 골절로 수술을 받은 뒤 최근 상태가 악화돼 부산 수영구 남천동 요양병원에 입원했다가 28일 오전 5시 48분 89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유족으론 부인 정차순(86)씨와 아들 종부, 딸 은숙(55)씨가 있다. 발인은 31일 오전 6시이며 아들 종철씨가 잠든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영면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모유수유’ 중요하다면서 ‘모유은행’은 여전히 뒷전

    지난 26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에 ‘모유 수유’ 확산을 위한 세부 지침이 실질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유 수유 교육 강화와 수유시설 위생관리 전수조사 등이 포함됐지만, 이미 대부분 부모가 아는 ‘모유 수유의 우수성’을 교육하기보다 모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선 ‘모유은행’의 설립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 중 모유 수유의 우수성를 모르는 부모는 많지 않다. 모유 수유가 아이의 높은 IQ, 운동성 발달, 면역체계 발달, 소화 촉진에 좋을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나 천식, 돌연사, 귀 감염질환, 설사, 세균성 수막염, 호흡기 감염 등 셀 수 없이 많은 질환이 발생할 위험률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과정에서 엄마들도 덩달아 건강해진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엄마의 자궁내막증 진행을 억제하고, 난소암 위험률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 있는 엄마의 인슐린 필요량도 줄여준다. 모유 수유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의 유대관계가 더 잘 형성돼 아이의 감정적인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사실도 다들 알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엄마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모유의 우수성은 익히 알고 있음에도 모유 수유를 중단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부모 대부분은 모유량이 부족하거나, 특정 질환에 의해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일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엄마들도 많다.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2세 미만 아이를 둔 산모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모유 수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6개월 완전모유 수유율’은 18.3%로 세계 135개국(2010~2015) 평균(약 38%)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모유 수유를 중단한 산모의 43.3%는 ‘모유량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했으며 11.4%는 ‘직장 사정‘이라고 응답했다. 건강한 아이라면 분유로 대체하기도 하지만 저체중이나 미숙아, 우유 알레르기를 가진 영아 등 모유 수유가 절실한 아이들도 있다. 만혼의 증가로 37주 미만의 미숙아 출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모유 수유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위한 정부의 해결책은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모유은행’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도 모유은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모유은행을 운영하는 곳은 강동 경희대병원이 유일하다. 저온멸균과 검사 작업 등에 많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늘 적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모유를 원하는 산모는 늘고 있지만, 기증자도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모유은행과 관한 법률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2016년 7월 양승조 충남지사가 의원 시절 모유은행 설치를 위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영유아의 건강을 위해 모유 수유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 정작 모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모유은행의 설립이나 관리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모유은행 설립·지원의 필요성 및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모유은행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여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국가 기관이 운영하는 전국규모의 모유은행을 초기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우려점이 있어 현재 운영중인 모유은행이 적정 수준의 모유은행 운영지침을 제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로 정부차원에서 권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오무라 마스오,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학문적 여정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오무라 마스오,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학문적 여정

    한국문학 연구를 위해 평생 헌신한 일본인 노학자가 있다. 그는 1973년 한국에 유학 왔을 때의 설레는 마음을 “오랜 세월 동경해 오던 땅에 실제로 몸을 두고서, 그 대지 위를 걸어 다닐 수 있는 기쁨에 나는 취해 있었다. … 내 조국이라고 부를 수 없지만, 사랑하는 대지를 밟았다”고 고백한다. 1970년에 발간한 잡지 ‘조선문학’ 창간호에는 “조선문학을 사랑하고 조선문학을 필생의 사업으로 삼는다는 오직 하나의 목표로 우리가 뭉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한국(조선)문학’에 대한 그의 각별한 사랑은 이후 한결같이 유지됐다. 나는 이토록 한국과 한국문학에 순정한 애정을 지니며 심혈을 기울여 탐구한 일본인 학자를 본 적이 없다.그는 1950년대 후반 대학원 시절 중국문학을 전공하던 중에 운명과도 같이 한국문학과 만났다. 님 웨일스·김산의 ‘아리랑’,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접한 것이 한국(문학)에 눈을 돌리게 만든 뜻깊은 계기였다고 한다. 그 이후로 60여년의 세월 동안 누구보다도 열정적이며 성실하게 한국문학 연구에 몰두했다. 오무라 마스오(大村益夫·1933~) 와세다대 명예교수 얘기다. 최근 ‘오무라 마스오 문학 앨범’(소명출판)이 발간되면서 그의 저작집 여섯 권이 모두 완간됐다. 요 며칠간 폭염과 사투하며 여섯 권을 탐독했다. 이전 판본이나 학술지에서 이미 읽은 대목도 있었지만,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감동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는 어떤 한국학자 못지않게 한국문학과 한국의 역사를 투명하게 인식하고 한국인의 고뇌와 상처, 투쟁과 저항, 심성과 운명을 따사로운 시선으로 응시한다. 그는 단지 서재에서 한국문학 연구를 수행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한국 유학과 방문학자 경력은 물론이거니와 1985년 조선족 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연변에서 일 년 동안 체류하기도 했으며, 1991년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중국 장백 조선족 자치현을 방문한 바 있다. 연변 거주 기간에 그가 40여년 동안 고향 용정 언덕에 방치됐던 시인 윤동주의 묘비를 발견해 세상에 알린 것은 동아시아 현대문학사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리라. 오무라 마스오 저작집을 통독하면서 엄밀한 실증정신, 연구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열린 태도, 편견 없는 지성의 향기, 인간과 문학에 대한 곡진한 애정, 소수자와 함께하는 따뜻한 정신을 느꼈다. 1권 ‘윤동주와 한국 근대문학’을 비롯해 여섯 권 모두가 소중한 성과이지만 특히 6권 ‘오무라 마스오 문학 앨범’에는 저자가 만난 한국문학의 생생한 현장과 수많은 사람의 무늬가 펼쳐져 있다. 윤동주, 김학철, 김용제, 임종국과 함께한 시간, 장소, 표정, 미소가 깊은 페이소스를 발산한다. 특히 오무라 교수의 스승이자 저명한 루쉰(魯迅) 연구자인 다케우치 요시미 교수가 결혼식 축사를 하는 인상적인 사진은 그 자체로 기억할 만한 장면이다. 나는 이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단아한 표정에 담긴 진심과 겸허한 지성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오무라 마스오 저작집이 일본이 아니라, 그 이해와 공감을 위해 평생을 바친 한국에서 출간됐다는 사실 자체가 그와 한국을 둘러싼 숙명을 상징한다. 급조된 가짜 국제 학술대회와 가짜 학술지가 요즘 학계의 화제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이기에 소수자, 상처받은 자에 대한 깊은 공감과 정겨운 연대의 마음으로 한국문학 연구에 온 인생을 바친 오무라 교수의 학문적 여정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오무라 마스오. 그는 일본의 양심이며, 이 시대 학자의 귀감(龜鑑)이다. 남과 북, 중국, 일본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역사적 전환기다. 그렇다면 조선족(문학)을 비롯해 남과 북의 문학에 대해 오랫동안 담담한 애정으로 응시해 온 일본인 오무라 교수의 삶과 글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우리가 온전히 되새겨야 할 문화적 자산이리라. 그의 건강을 기원한다.
  • 김지민, 전현무 열애에 반응 보니 “낭패 많이 봤다”

    김지민, 전현무 열애에 반응 보니 “낭패 많이 봤다”

    ‘해투3’ 김지민이 전현무 한혜진 커플을 응원하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19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는 이소라, 홍석천, 나르샤, 김지민, 김민경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지민은 전현무와의 스캔들로 껄끄럽지 않냐는 질문에 “오히려 축하해 드리고 싶었다”면서 웃지 못할 충고를 덧붙였다. 김지민은 “두 분의 열애 소식을 듣고 사실 축하해주고 싶었는데 연락을 못했다. 혹시 그 분이 언짢아하실 수도 있고 같이 계시면 실례가 될 수도 있지 않냐”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김지민은 “경조사 가면 사진을 같이 찍지 않냐. 웬만하면 멀리 떨어져 찍거나 공식석상에 가지 말라”고 충고했다. 김지민은 “저는 많이 낭패를 봤다. 저희 큰언니 결혼식 사진에 아직도..”라며 “큰언니가 사진을 걸고 싶은데 (전현무의 모습이 있어서) 못 걸겠다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소라 다이어트+동안 리프팅 비법 “주사보다 확실한 방법 있다”

    이소라 다이어트+동안 리프팅 비법 “주사보다 확실한 방법 있다”

    모델 이소라가 자신의 외모 관리 비법을 밝혔다. 19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는 ‘해투동:소라찜 특집’과 정인, 효린, 세븐틴, 이병재&이로한이 출연한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경연의 신 특집’ 1부로 꾸며졌다. 이 가운데 ‘해투동:소라찜 특집’에는 이소라와 함께 그가 직접 ‘찜’한 홍석천, 나르샤, 김지민. 김민경이 출연했다. 이날 이소라는 “꾸준히 관리를 하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4시간 씩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소라는 “집에서 틈틈이 복근 운동 100개, 팔 운동 100개 하는 식으로 운동을 생활화한다”며 홈트레이닝 비법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보름 동안 하루에 사과 하나만 먹고 7kg을 뺀 적도 있다”고 극한 다이어트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소라는 “어린 나이니까 가능했다. 패션쇼 리허설을 하는데 디자이너 선생님이 ‘너 왜 이렇게 뚱뚱해. 옷 갈아 입어’라고 이야기해 상처받아 바로 굶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소라는 얼굴 관리법에 대해서는 “얼굴 쳐지는 건 무조건 운동할 때 호흡법이다”라고 말하며 운동을 할 때 복근을 이용,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만이 얼굴 근육을 딱 잡아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주사가 금방 효과가 나타나 선택을 하시는데 갈 방향이 없다 주사는. 왜냐면 이제는 100세 시대다. 우리가 어찌됐건 100살을 살아야 하는데 지금부터 얼굴에 뭘 계속 넣기 시작하면 50년, 60년 동안 어떻게 그 얼굴을 잡을 거냐. 결국 주사의 끝은 큰 얼굴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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