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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서연 드디어 날다… 강소휘 공백 메운다

    유서연 드디어 날다… 강소휘 공백 메운다

    트레이드 카드로 여러 팀을 떠돌던 ‘이적생’ GS칼텍스의 유서연(21)이 주전을 위협하는 거포로 성장하고 있다. GS칼텍스의 유서연은 지난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V리그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14점)을 올리며 팀이 3-0으로 승리하는 데 큰 몫을 했다. 프로 5년차에 접어든 유서연은 유독 이적이 잦았다. 2016년 1라운드 4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돼 프로에 입단한 뒤 KGC인삼공사·한국도로공사를 거쳐 올 시즌 GS칼텍스로 이적했다. 각 구단이 트레이드를 결심할 때 팀의 미래를 책임질 레프트 유망주 유서연을 탐냈던 탓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프로 배구 선수 출신인 그는 연령별 국가대표에 빠짐없이 승선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유서연은 지난 KOVO컵 때부터 서서히 존재감을 나타내더니 정규리그 들어서는 공격이 막힐 때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지난 14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전에서 체력이 방전된 메레타 러츠와 이소영의 부담을 덜었다. 차상현 감독은 “믿고 쓰는 유서연”이라며 “소휘가 복귀하더라도 팀을 운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생겼다”고 믿음을 보였다. 강소휘는 백업 자원이었던 유서연의 부상에 이제 주전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유서연이 GS칼텍스에 쉽게 녹아든 것은 젊어진 팀 분위기의 영향도 있다. 1999년생 유서연, 안혜진(22), 권민지(19), 1997년생 강소휘 등 팀 주축 선수의 나이가 어리다. 2016년부터 팀을 맡은 차 감독이 웜업존의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팀 컬러를 젊게 꾸려 나갔기 때문이다. 유서연은 “코트 안에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며 “비슷한 나이대 친구들이랑 뛰다 보면 분위기가 산다”고 말했다. ‘이적하며 마음가짐이 달라졌느냐’고 묻자 “아무래도 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며 “부담되긴 했지만 리시브부터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유서연은 올 시즌 장충체육관을 매번 가득 메우는 팬에게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GS칼텍스 ‘복덩이’ 유서연 “‘돌아이몽’ 안혜진, 코트 안팎에서 도와준다”

    GS칼텍스 ‘복덩이’ 유서연 “‘돌아이몽’ 안혜진, 코트 안팎에서 도와준다”

    ‘돌아이몽’ 안혜진, 이적생 유서연이 짐 푸는 것부터 도왔다유서연 “코트 안팎에서 친한 친구 있어 마음 편해”젊은 선수 주축인 GS칼텍스, “밝은 분위기도 승리에 한몫해”차상현 GS칼텍스 감독 “믿고 쓰는 유서연” 무한 신뢰 GS칼텍스의 굴러 들어 온 ‘복덩이’ 유서연(21)이 14일 현대건설전에서 이적 후 처음으로 한 경기 두자릿 수 득점(14점)을 올리며 GS칼텍스의 ‘믿고 쓰는 카드’로 부상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경기 후 “믿고 쓰는 유서연”이라고 평가하며 “이제 (강)소휘가 복귀가 하더라도 팀을 운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생겼다”며 믿음을 보였다. 이날 메레타 러츠와 이소영이 사흘 전 흥국생명전에서 5세트까지 가면서 체력적으로 소진된 상황에서 유서연이 14득점을 올리며 GS칼텍스는 실마리를 찾았다. 유서연은 지난 KOVO컵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 그는 부상으로 빠진 강소휘 자리를 대신해 선발 출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도 유서연은 9득점을 올리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역대급 명승부로 화제가 됐던 사흘 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 대해 묻자 “졌지만 분위기가 전혀 다운되지 않았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흥국 경기는 오늘 생각하지 않았고 바로 현대와의 게임을 준비했다. 저희가 스스로 분위기를 올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게임을 뛰어본 결과 연경 언니나 재영 언니나 주 공격수의 공격이 세니까 오히려 다른 경기보다 더 몰입이 잘되는 것 같다. 다음에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기복 없이 계속 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적하며 마음 가짐을 다르게 했나’라고 묻자 “아무래도 이적해왔으니까 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을 했던 것 같다”며 “부담되긴 했지만 즐기려고 했고 리시브부터 하나씩 차근차근하자는 마음으로 했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소영·메레타 러츠와 함께 GS칼텍스의 삼각 편대의 한 축이었던 강소휘는 이제 팀 후배의 부상(浮上)에 잔뜩 긴장을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프로 5년차에 접어 든 유서연은 유독 팀을 자주 옮겼다. 각 팀에서 유서연을 차기 주전 레프트로서 탐을 냈기 때문이다. 유서연은 프로 입단 전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고 공수 양면에서 고른 기량을 보여주며 연령별 국가대표팀에 빠짐없이 들어갔다. 유서연은 2016~2017시즌 고교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다. 이듬해인 2017~2018시즌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김해란의 보상 선수로 KGC인삼공사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KGC인삼공사가 김해란이 빠진 자리를 리베로 오지영으로 메꾸길 원하면서 한국도로공사에 전격 트레이드 되어 3년을 뛰었다. 그리고 올 시즌 돌입 전 한국도로공사와의 2대2 트레이드 과정(이고은,한송희 <-> 유서연, 이원정)에서 팀을 옮겼다. GS칼텍스는 그가 프로에서 뛴 세번째 팀이 됐다. ‘잦은 팀 이적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제가 정이 많은 편이다”라며 “특히 한국도로공사에서는 3년 동안 뛰었고 언니들이 잘해줘서 팀에 정이 많이 들었다. 팀에 정이 들었는데 갑작스레 떠난다는게 힘들었다. 이번에는 세번째 팀이다 보니 적응을 더 빨리 한 것 같다”고 했다.그러면서 유서연은 별명이 ‘돌아이몽’인 안혜진 세터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돌아이몽’은 안혜진이 장난끼가 심한 점을 두고 붙은 별명이지만 만화 ‘도라에몽’의 주인공 도라에몽처럼 GS칼텍스의 친구들을 코트안팎에서 잘 도와주고 있었던 셈이다. 그는 “혜진이가 숙소 도착했을 때부터 짐 푸는 것부터 시작해서 팀에 적응하는데 정말 많이 도와줬다. 팀에 오기 전부터 혜진이랑 원래 친했기 때문에 스스럼 없이 잘 지냈다”고 했다. 그는 안혜진의 별명이 ‘돌아이몽’이라는 것에 대해 묻자 “러츠가 ‘완전 돌아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안혜진은 같이 있으면 너무 재밌는 친구다”며 “코트 안에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언제든지 편하게 얘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혜진이가 마음을 많이 편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GS칼텍스는 99년생 유서연, 98년생 안혜진, 2001년생 권민지, 97년생 강소휘 등 팀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어리다. 외국인 메레타 러츠도 94년생, 별명이 ‘소영 선배’인 이소영도 94년생에 불과하다. 2016년부터 팀을 맡은 차상현 감독은 웜업존의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팀 컬러를 젊게 꾸려나간 덕이 크다. 첫 해 V리그 5위서부터 지난해 2위까지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왔다.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어린 것이 코트 안의 밝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냐’고 묻자 유서연은 “영향이 큰 것 같다”며 “민지랑 혜진이 비슷한 나이대 친구들이랑 뛰다 보면 분위기가 살고, 그런게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했다.‘웜업존에서의 율동은 미리 맞춰서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다른 팀에 있을 때는 얌전히 있거나 서서 얌전히 하는 정도였는데 처음에는 많이 놀랐다”면서도 “(문)지윤이나 (권)민지가 주축이 돼서 하는데 저희가 다같이 따라한다. 이 친구들이 ‘뛰어, 뛰어’하면 거기서 저희도 뛰는 거고 짜지는 않고 즉흥적으로 하는 것 같다. 팀의 재밌는 분위기가 보이는 것 같아서 좋다”고 했다. 유서연은 차상현 감독의 특별지도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 받아 온 리시브 개선에 효과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GS에 온 뒤에도 제가 하던 방식으로 했을때는 흔들렸던 것 같다”며 “(차상현) 감독님이 리시브 할 때마다 제 옆에 오셔서 스텝이나 리듬이나 자기가 직접 시범까지 보이면서 도와주셨다. 그런 훈련 과정들이 실전에서 조금 결과로 나온 것 같다. 아주 사소한 부분을 유념했는데 이제는 리시브 리듬이 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제가 잘 되다가도 리듬이 깨지거나 흔들리면 감독님이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려고 한다”며 “저도 믿고 파이팅 넘치게 하려 한다”며 차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유서연의 부모님은 둘 다 프로 무대에서 뛰었던 배구 선수 출신이다. 수훈 선수로 선정된 기념으로 부모님께 한 마디를 부탁하자 “두 분 다 배구를 하셨던 분이기에 배구를 잘 알고 제 플레이, 스텝 하나하나 다 짚어주셨는데 작년 시즌부터 제가 부담을 느낀다고 표현하니까 제게 응원만 해주시는 것 같다”며 “부모님 두 분 다 부산에 계시고 하다 보니까 배구장에 잘 못오시는데 멀리서도 저를 지켜보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올시즌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전 경기를 꽉 채운 GS칼텍스 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적하니 저희 팀이 잘하든 못하든 응원해주시는 분들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시즌 거듭할수록 더 나아지는 모습,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장충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이적생 유서연, GS칼텍스 3-0 승리로 이끌어

    이적생 유서연, GS칼텍스 3-0 승리로 이끌어

    ‘복덩이’ 유서연이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GS칼텍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GS칼텍스는 47득점을 합작한 메레타 러츠(33점)와 유서연(14점)의 결정력에 힘입어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9-27, 25-23,25-19)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GS칼텍스는 현대건설의 공격을 질식 디그로 틀어막으며 끈끈한 배구를 했다. GS칼텍스는 3일 전 흥국생명에게 당한 패배의 아픔을 뒤로 하고 장충 홈에서 팬들에게 첫 승리를 선물했다. 1세트 초반 현대건설은 황민경의 연속 서브에이스에 힘 입어 5-0까지 달아났다. GS칼텍스는 유서연과 러츠의 연속 득점으로 곧바로 동점까지 따라 잡았다. GS칼텍스는 1세트 러츠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점수를 내줬고, 현대건설은 고예림의 리시브 불안으로 공격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GS칼텍스는 교체 투입한 강소휘까지 2점을 내며 17-16으로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장신 센터 이다현 투입으로 가운데 높이를 올렸고, 블로킹에서 재미를 봤다. 양팀은 세트가 끝날 때까지 계속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20점 이후 상황에서 양효진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연속 공격으로 세트포인트를 선점했다. 루소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듀스가 됐다. 러츠가 현대건설의 토스 불안으로 받은 기회를 그대로 오픈 공격에 성공했다. 루소가 공격에 성공해 다시 세트포인트를 만들었지만 황민경의 범실로 26-26 듀스가 됐다. 루소가 다시 백어택으로 27-26을 만들었지만 이소영이 블로커 터치아웃으로 점수를 만들며 27-27을 만들었다. 이후 현대건설의 고예림의 세트 연결 범실을 러츠가 다이렉트 킬로 점수를 냈고, 안혜진이 엔드라인 근처에 꽂히는 서브에이스로 29-27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GS칼텍스는 1세트에만 범실 11개로 현대건설(6개)에 비해 많았지만. 20점 이후 상황에서는 현대건설의 범실(4개)이 더 많았다. 범실 개수만 본다면 현대건설이 세트를 더 여유있게 가져갔어야 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공격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세트를 내줬다. 1세트 현대건설의 공격성공률은 29.72%, 공격 효율은 13.15%였고 리시브 효율도 20%로 저조했다. GS칼텍스는 2세트 초반 3점 차로 앞서가며 1세트의 기세를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정지윤의 블로킹으로 실마리를 찾아나가면서 12-12로 따라 잡았지만 속공에 연속 실패하며 12-15로 벌어졌다. 이도희 감독은 김다인을 빼고 이나연을 넣었고, 루소 대신 황연주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현대건설은 상대 범실과 고예림의 공격이 계속 성공하면서 20-21까지 한점 차로 따라잡았다. 양효진의 득점과 블로킹까지 터지며 22-21로 역전했다. 하지만 교체 투입된 한미르의 서브 범실로 22-22 동점이 된 뒤 양효진의 속공으로 다시 23-22로 달아났다. GS칼텍스는 러츠의 퀵오픈 성공 이후 고예림의 공격이 비디오 판독 결과 안테나 터치 범실로 밝혀지면서 24-23으로 역전했다. 이도희 감독이 작전 타임을 부르며 흐름을 끊었지만 곧바로 세터 김다인의 포지션 폴트 범실이 나오면서 25-23으로 다소 허무하게 세트를 내줬다. GS칼텍스는 한수지의 연속 블로킹과 유서연의 블로킹으로 4-1로 앞서면서 3세트를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루소의 시원한 강타 공격, 정지윤과 양효진의 속공으로 다시 따라 붙었다. 러츠는 고공강타로 계속 득점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소영의 공격 성공, 유서연의 서브에이스, 러츠의 백어택으로 12-6까지 달아났다. 현대건설은 황민경과 고예림, 루소의 공격력이 살아나며 19-17 2점차로 따라갔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패배를 당했다. 장충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과 나의 타이밍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과 나의 타이밍

    식물이 꽃을 피우는 순간이 회자될 때가 있다. 겨울 추위를 뚫고 나오는 복수초의 개화, 개나리와 진달래 같은 봄꽃의 개화, 그리고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에 한 번 피어나는 귀한 꽃의 만개 순간이다. 특히 ‘100년 만의 개화’라며 종종 톱뉴스로 등장하는 식물이 있는데, 알로에와 닮은 파인애플과 식물인 아가베다.미국과 남아메리카 등지에서 자생하는 아가베는 특별한 개화 패턴을 갖고 있다. 모든 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가베는 짧게는 30년, 길게는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꽃이 지는 동시에 죽는다. 이것은 모든 영양분을 꽃을 피우는 데에 다 쓰기 때문이다. 20~30년 후에 다시 꽃을 피우는 종도 있다. 아가베가 꽃을 피웠다는 뉴스가 보도되면 사람들은 이 귀한 꽃을 보기 위해 식물원을 찾는다. 온실에는 꽃을 피운 아가베 앞에 커다란 안내문이 걸려 있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아가베 꽃 앞에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게 이렇게 흥분할 일인가 싶다가도, 안내 문구 속에 담긴 ‘백 년에 한 번 피는 꽃!’이라는 표현을 보면 태도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내 생애 단 한 번도 보기 힘든 꽃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조차 붐비는 인파를 뚫고 이 식물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아가베란 식물을 세기의 식물, 행운의 식물이라 부른다.미국에 아가베가 있다면 동북아에는 대나무가 있다. 대나무는 아가베보다도 꽃이 더 귀하다. 마을에 자리잡은 대나무가 3대에 걸쳐 한 번도 꽃을 피운 적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고, 꽃이 핀 지가 너무 오래돼 언제 피었다는 기록이 없어 도대체 얼마 만의 개화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통계상으로는 60~12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고 한다. 언젠가 일본의 식물원에 갔을 때, 사람들이 꽃이 핀 대나무를 둘러싸고 있던 풍경을 봤다. 이들이 이토록 대나무 꽃을 좋아하고 있었나. 게다가 대나무 꽃은 사람들이 꽃에 기대하는 화려한 색과 형태도 아닌데…. 이런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대나무 꽃을 좋아하기보단 이렇게 희귀한 꽃을 볼 수 있는 기회, 내게 온 행운을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숲을 다니다 보면 가끔 이런 행운을 바라게 될 때가 있다. 꽃과 내가 만나는 순간, 식물이 만개한 모습을 포착하는 행운. 식물세밀화 기록을 위해 식물을 관찰하다 보면 아무리 식물을 자주 찾더라도 절정의 순간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자연의 시간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식물은 늘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나만 노력하면 쉽게 그 순간을 맞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온종일 해당 식물만을 관찰할 여유를 가진 것도 아닌 데다 올해처럼 특별한 이유로 외출과 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는 경우, 다시 식물을 찾았을 때 꽃이 진 모습만 볼 뿐이다. 올해 나는 분홍미선나무를 그리기 위해 몇 번이고 나무를 찾아갔다. 하지만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를 만나거나, 이미 꽃이 지고 난 후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외출을 자제해야 했던 길지 않은 단 며칠 사이 피어버린 꽃은, 다시 찾아갔을 때는 다 떨어져버렸다. 그렇게 나는 올해 부쩍 식물과 나 사이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모니터링하던 식물을 누군가 채취해 간 경우도 있었고, 비가 유독 많이 와서 꽃이 피기도 전에 꽃망울이 떨어져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시기가 맞지 않아 관찰을 못 해 내년 혹은 내후년을 기약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마침 시기가 잘 맞아 문득 찾은 꽃이 지천에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본 경험도 있다. 내게 아가베 꽃이 60년 만에 피었든, 대나무가 100년 만에 꽃을 세상에 내보였든, 그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한 해에 여러 번 피더라도 내가 관찰해야 하는 바로 그 종의 개화만이 기다려진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지금껏 완성한 식물세밀화는 식물과 내가 만든 필연적 만남의 결과인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꽃은 결국 나와 식물 사이 적절한 타이밍의 산실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름 어느 날 출근길 버스 정류장 화단에서 보라색 나팔꽃이 활짝 핀 것을 보았다면, 그것은 아침에만 피었다 오후에 져버릴 나팔꽃의 귀한 만개 순간을 만난 것이다. 지루한 장마 직전에 줄기를 곧게 뻗은 상사화를 만났다면, 그것 역시 간발의 차이로 접한 소중한 순간이다. 장마에 줄기가 꺾여버려 상사화를 채 알아보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의 수를 떠올리면 지금 내 앞에 있는 흔하디흔한 코스모스 한 송이조차 소중하게 느껴진다.
  • 휴~ 흥국생명 진땀 흘린 6연승

    휴~ 흥국생명 진땀 흘린 6연승

    흥국생명이 여자프로배구 새 라이벌로 떠오른 GS칼텍스(이하 GS)를 풀세트 접전 끝에 제치고 시즌 6연승을 내달렸다. 흥국생명은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2라운드 장충 원정에서 GS를 상대로 3-2(23-25 25-22 25-19 23-25 17-15)역전승을 거뒀다.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 김연경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인 38득점, 공격성공률 55.55%로 코트를 지배했다. 라이벌전답게 무려 1669명의 관중이 들어차 경기장을 들썩거렸다. 1세트는 GS칼텍스 세터 안혜진의 운영이 빛났다. 그는 코트 중간에 짧게 뚝 떨어지는, 낙차 큰 ‘폭포수’ 서브로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빠른 공 배급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23-22로 앞서 상황에서 안혜진이 다이빙 디그로 연결한 공을 유서연이 다이렉트 킬로 성공시켜 팀을 세트 포인트에 선착시켰고, 러츠가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도 승부는 팽팽했다. 김미연의 통산 150번째 서브에이스로 흥국생명이 18점에 선착할 때까지 1점차 이상 벌어진 적이 없었다. 2세트는 범실에서 희비가 갈렸다. GS가 범실 8개로 흥국생명보다 2개가 많았다. 3세트는 서브가 갈랐다. 안혜진이 20점 이후 상황에서 서브 범실을 했지만 김미연의 연속 서브에이스가 상대 코트에 거푸 꽂혔다. GS는 서브 득점이 없었지만 흥국생명은 3세트에만 서브에이스 4점을 올렸다. 4세트는 흥국생명이 초반 앞섰으나 이소영의 서브에이스와 유서연의 공격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3세트 서브에서 뒤졌던 GS는 4세트 들어 도리어 서브에이스 4개로 앞섰다. 흥국생명은 23-23까지 따라갔지만 4세트를 내줬다. 5세트는 이날 통틀어 처음 듀스로 갔다. 권민지가 김연경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 15-14로 매치포인트가 됐지만 김연경은 곧바로 공격을 성공시켜 듀스를 만들었고, 김미연까지 블로킹을 성공시켜 매치포인트가 됐다. 이어 이재영이 강타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권민지의 블로킹에 막혀 공격이 무산되자 네트를 잡고 흔들었던 김연경은 “제가 과했던 것 같다. 상대를 존중하지 못했다”면서 “그렇지만 한 점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피해가 안 가는 범위 내에서 표현을 한 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GS는 메레타 러츠(43점)와 이소영(25점)이 68점을 합작했지만 두 번째 맞대결마저 아쉽게 내줬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배구 여제’의 분노가 팀을 깨웠다... 흥국생명 6연승 질주

    ‘배구 여제’의 분노가 팀을 깨웠다... 흥국생명 6연승 질주

    ‘배구 여제’의 분노가 팀을 깨웠다. 흥국생명은 여자프로배구 신(新) 라이벌로 떠오른 GS칼텍스전에서 접전 끝에 승리하며 6연승을 질주했다. GS칼텍스는 지난 9월 5일 열린 KOVO컵 대회 결승전에서 김연경과 ‘슈퍼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합체한 흥국생명에 처음으로 3-0 셧아웃 패배를 안겼던 팀이다. 지난달 21일 열린 2020~201시즌 V리그 1라운드 장충 홈 개막전에서도 3세트까지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던 두 팀이다. 흥국생명은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V리그 2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2, 25-19, 23-25, 17-15)로 승리했다. 두 팀은 이날 전체 50%로 늘어났음에도 장충체육관을 가득 메운 1699명 배구 팬들에게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치열한 명승부를 선물했다. 1라운드 최우수 선수(MVP)에 오른 ‘배구여제’ 김연경은 이날 블로킹 3개 포함 시즌 최다 득점인 38득점, 공격성공률 55.56%로 팀 공격을 지배했다. 이재영도 23득점, 부상을 입은 루시아의 백업 으로 들어간 김미연도 서브에이스 4개를 포함 13득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김연경은 자신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며 이날 경기 흐름이 넘어갈 위기에서 분노를 표출하며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김연경의 첫번째 분노가 폭발한 건 2세트 20점 이후 접전 상황에서 김유리가 자신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았을 때였다. 김연경은 곧바로 공을 세게 터치하며 장충체육관 2층 관중석 높이까지 공을 튀겼다. 김연경의 두번째 분노는 5세트 권민지가 자신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았을 때 나왔다. 김연경은 공격에 실패한 뒤 네트를 잡아 끌었다. 이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심판은 “상대를 자극하는 표현이 아닌 자신을 향한 표현”이라며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공을 세게 때린 건 저에 대한 표현이었고, 네트를 잡았던 것도 저에 대한 표현이었지만 과했던 것 같다. 상대를 존중하지 못한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한 점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피해가 안 가는 범위 내에서 표현을 한 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분노한 건 김연경 뿐만이 아니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4세트 GS칼텍스가 수비 성공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자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심판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며 흥국생명에 팀 경고를 줬다. 이에 대해 박미희 감독은 “경기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와중이었고 저의 착각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볼이 이미 데드된 상황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안 받아주는게 정석이다. 이미 호루라기를 불었고 러츠가 플레이한 공격이 밖에 나갔다. 그래서 비디오 판독을 받아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1세트는 GS칼텍스 세터 안혜진의 운영이 빛났다. 안혜진은 코트 중간에 짧게 뚝 떨어지는 서브로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빠른 공 배급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23-22에 안혜진이 다이빙 디그로 연결한 공을 유서연이 다이렉트 킬에 성공시켜 팀을 세트포인트에 선착시켰고, 러츠가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도 승부는 팽팽했다. 김미연의 통산 150번째 서브에이스로 흥국생명이 18점에 선착할 때까지 1점차 이상 벌어진 적 없었다. 2세트는 범실에서 갈렸다. GS칼텍스는 범실 8개로 흥국생명보다 2개가 많았다. 3세트는 서브에서 갈렸다. 안혜진이 20점 이후 상황에서 서브 범실을 했지만 김미연은 연속 서브에이스에 성공해 3세트를 끝냈다. GS칼텍스는 서브 득점이 없었지만 흥국생명은 3세트에만 서브에이스 4점을 올렸다. 4세트는 흥국생명이 초반 앞섰으나 이소영이 서브에이스와 유서연의 공격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3세트 서브에서 뒤졌던 GS칼텍스는 4세트에는 서브에이스 4개로 앞섰다. 흥국생명은 23-23까지 따라갔지만 4세트를 내줬다. 5세트는 이날 통틀어 처음 듀스로 갔다. 유서연이 김연경의 공격을 블로킹 막으며 15-14로 매치포인트가 됐다. 김연경이 네트를 잡아 당기며 화를 냈다. 김연경은 곧바로 공격에 성공해 듀스를 만들었고, 김미연이 블로킹에 성공하며 매치포인트가 됐다. 이재영이 강타로 세트를 매조지했다. GS칼텍스는 메레타 러츠(43점)와 이소영(25점)이 68점을 합작했지만 아쉽게 패배했다. 장충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바이든發 ‘탄소 제로’ 열풍… 그린뉴딜 입법 쏟아지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전 세계 환경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국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탈탄소 관련 입법이 진행되고 있다. 탈탄소 친환경 정책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바이든 당선인은 신규 및 기존 석유·가스 운영 시설을 강력히 규제하고, 청정대기법 이행을 강화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강조하는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은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및 그린뉴딜 정책과 일치하므로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입법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여당과 정부가 주도하는 국난극복 K뉴딜위원회 그리고 여야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기후변화 포럼 등 두 축을 중심으로 탈탄소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10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사회 이행 기본법’(탈탄소 기본법)과 기후변화대응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탈탄소 기본법은 탄소와 총론을 다루는 선언적인 성격의 법안으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할 계획이다. 기후변화대응법은 탄소 정책의 각론을 다루는 실행법적 성격으로 안호영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다. 또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 이끄는 기후변화포럼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준비 중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차별금지법 반대 의견만 전하고 사실 왜곡한 종교방송 ‘법정제재’ 의결

    차별금지법 반대 의견만 전하고 사실 왜곡한 종교방송 ‘법정제재’ 의결

    차별금지법을 다루면서 반대 입장만 내세우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한 종교 채널이 법정 제재를 받게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에서 FEBC(극동방송) AM ‘행복한 저녁 즐거운 라디오’와 CTS기독교TV ‘긴급대담-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 반드시 막아야 한다’ 프로그램에 대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이들 방송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대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안에 반대 입장을 지닌 출연자들만 출연해 차별금지법이 통과하면 ‘군대에서 성추행이 일어나도 처벌할 수 없다’거나 ‘음주·마약 소수자도 보호하고 다부다처제까지 인정해줘야 한다’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 지난달 28일 소위원회에서 의견진술자로 출석한 극동방송 PD는 “교육현장에서 동성애를 나쁘다고 교육할 수 없게 되는 현실이 우려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이는 한 개인의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것이다. 한 교사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 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소영 방통심의위원은 “현재 교육현장에서 동성애 반대 교육을 할 수 있나.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기존에 하던 걸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PD는 “그런 교육을 하면 처벌하는 조항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소영 위원은 “(동성애 반대) 교육은 원래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차별금지법에서 처벌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사례는 차별을 당했다고 고소한 고소·고발인이 외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집단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강진숙 위원은 “일방의 의견과 주장만으로 방송했다. (차별금지법은) 성별 호명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교사를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되지 않는 법안인데, 마치 처벌받을 수 있는 것처럼 발언해 시청자들을 혼동케 했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주장)는 용인할 수 있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위원은 “일방적 주장만 계속 말하며, 공포스러운 방식으로 법안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홀로 ‘문제없음’ 의견을 낸 이상로 위원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정의롭다. 하지만 가정의 파괴, 교육의 파괴를 극동방송은 염려했다”며 “(차별금지법의) 긍정적 면만 부각하는 건 위험하다. 종교방송의 역할을 다했다. 훌륭한 방송이다”라고 주장했다. 방심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골자는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지 동성애에 대한 반대 행위를 무조건 금지하는 내용이 아님에도, 일부 출연자는 성소수자를 비상식적 존재로 폄훼했을 뿐 아니라 사실이 아닌 내용을 근거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시청자를 오인케 했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원순, 무릎에 입술 맞추고…” 이 말에 고성 오간 국감장(종합)

    “박원순, 무릎에 입술 맞추고…” 이 말에 고성 오간 국감장(종합)

    박원순 성추행 의혹 묘사 놓고 소란 벌어져김정재 “침실서 신체적 접촉도 조사해야”민주당 의원들 “기본 아니지 않나” 항의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묘사를 놓고 30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때아닌 소란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이날 국가인권위 국감 질의에서 “박 전 시장 집무실에서 신체적 밀접 접촉이 있었다. 무릎에 입술을 맞추고 침실에서 신체적 접촉 사실도 조사해야 한다”고 최영애 인권위원장에게 요구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 사이에서는 “정확하게 사건이 종료되고 나서 이야기해야지요”, “기본이 아니지 않나”라는 등의 고성과 항의가 터져 나왔다. 김태년 운영위원장은 민주당 문정복 의원 등을 향해 “진정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소란은 수 분간 이어졌다. 김정재 의원은 질의 시간 중지와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 위원장을 향해 “왜 의사진행발언을 방해하냐”고 항의했고 김 위원장이 재차 “질의를 하라. 질의 안 할 건가”라고 맞받으면서 두 사람 사이에 신경전도 벌어졌다. 결국 김 위원장이 재차 “김정재 의원의 질의 시간이니 다른 의원들은 중간에 질의 방해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김 의원이 “내가 말한 내용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하고 나서야 국감이 이어졌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 의원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인권위가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피해자 보호, 사건의 실체적 접근과 진실파악을 위해 인권위의 조사를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은 “형법상 사자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는 내용을 주장하고자 할 때는 기자회견장에서 면책특권을 내려놓고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고 거들었다. 김용민 의원은 “진정 이 사건의 인권 문제를 고민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쟁에만 관심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피감기관이 압박을 받았는지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같은 당 정점식 의원은 김정재 의원의 발언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최 위원장에게 “사자명예훼손이냐, 아니면 정당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냐”, “민주당 의원님들은 피해자 주장이 다 허위사실이라는 전제에서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박원순 의혹 직권조사, 12월 말까지 결론” 이날 최 위원장은 인권위가 직권조사 중인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조사 결과를 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진행 상황과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조사 중인 사건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답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최 위원장은 조사 결과를 내놓는 시기에 대해 “12월 말 정도까지 예상한다”면서 “(늦어지는 게 아니라) 진행 속도대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이 계절 다채로운 잎을 보며 떠오른 건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이 계절 다채로운 잎을 보며 떠오른 건

    단풍이 낙엽으로 변모하는 가을이 오면 내 마음은 초조해진다. 이토록 아름다운 잎의 최후가 결국 부스러지는 가루라는 허무함이 스친다. 이어 이 다채로운 식물의 잎을 적어도 앞으로 6개월은 볼 수 없을 거라는 절망이 솟구친다. 그래서 나는 이 계절이면 더 부지런히 숲을 찾는다. 그리고 다가올 겨울을 위해 이 잎들의 아름다움을 내 마음과 기억 속에 꾹꾹 눌러 담는다.생식기관인 식물의 꽃과 열매는 대개 길어야 한 달, 짧으면 단 며칠만 볼 수 있지만 식물의 잎은 그보다 훨씬 길게 세상에 머무른다. 짧으면 수개월, 길면 일 년 내내 만날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잎은 식물 그 자체로 인식되기도 하고, 식물을 식별하는 중요한 부위가 되기도 한다. 잎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광합성이다. 햇빛을 받아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며, 열 손실이나 서리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능력도 있다. 아주 덥고 습한 아열대 기후의 관엽식물들은 광합성을 많이 하다 보니 잎이 넓어 그만큼 수분이 많이 증발해 잎을 통해 열을 식히기도 하고, 사막의 다육식물들은 체내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아예 잎을 없앤 채 진화하기도 했다. 5년 전 나는 유난히 기억에 남는 잎을 가진 식물을 만났다. 보통은 식물을 그리기 위해 내가 식물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지만, 이때만큼은 식물이 멀고 먼 뉴질랜드에서 나를 찾아와 줬다. 나와 이 식물의 매개자는 화장품이었다. 우리나라의 한 화장품 회사가 주원료인 뉴질랜드 자생식물 뉴질랜드삼을 그려 달라는 요청을 해 왔다. 이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역을 거쳐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내 손에 쥐어졌다. 뉴질랜드삼은 뉴질랜드의 토착식물로서 원주민들은 이 잎 사이에 있는 투명한 젤리를 알로에베라처럼 화상이나 상처 치료에 이용하기도 했다.식물을 보냈다는 연락을 받은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에야 드디어 봉지에 겹겹이 싸인 이 식물을 만날 수 있었다. 식물을 보자마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게 식물의 키가 내 작업실 끝에서 끝까지 닿을 정도로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가장 긴 줄자로 식물 여기저기 스케일을 재어 보니 식물의 주 부위인 잎만 해도 한 장의 길이가 3m가 훌쩍 넘었다. 우리나라에서 만났던 식물의 잎은 아무리 커도 1m가 넘지 않고 대개 20㎝ 내외였기에 이 기다란 잎을 보니 얼마나 축소해 그려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그렇게 기다란 잎을 바닥에 펼쳐 두고 관찰해 그리는 내내 자연스레 이 식물이 살던 뉴질랜드의 건조한 환경을 떠올릴 수 있었다.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산 중턱에 놓인 바람에 수분이 부족해 기다란 잎에 많은 수분을 저장해야 했던 삶. 내가 비록 이들의 자생지에 가진 못했지만 잎을 보면서 나는 이 식물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뉴질랜드삼을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나는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인 구상나무를 그렸다. 잎이 가느다란 바늘잎나무로서 이들의 잎은 뉴질랜드삼과는 정반대로 길이가 3㎝를 넘지 않았다. 한국에 사는 이들은 겨우내 사람들이 몸을 웅크리듯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해 잎 표면적을 최대한 줄인 채 진화했다. 나는 구상나무를 그리면서는 이들이 살던 춥고 높은 한라산 정상을 떠올릴 수 있었다. 식물의 잎을 그리며 건조한 뉴질랜드 사막으로도, 제주도 한라산으로도 떠날 수 있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식물 잎의 형태만큼 우리가 사는 환경은 다양하다는 것도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이토록 다양한 형태의 잎이 인정받는 숲이라는 생태계를 더욱 사랑하게 됐다. 모든 생물의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양성에 있다. 특히 식물의 잎은 그 삶을 그대로 보여 준다. 어떤 토양에서 얼마큼의 햇빛을 받고 수분을 섭취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왔는지. 언젠가 아버지는 고향인 광릉숲의 단풍이 세상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 적이 있다.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분홍색 다양한 색이 조화를 이루는 단풍 숲은 결국 다양한 종의 나무가 살고 있다는 증거이며, 생물 다양성은 그렇게 우리 눈에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지금 이 계절 길옆 붉은 단풍 색에 감탄하던 나는 문득 식물에게는 이토록 다양성을 원하면서도 인간인 우리는 과연 다양한 삶의 형태로 살고 있는지 그리고 나와는 조금 다른 모습과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편견을 갖거나 배척한 적은 없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이 다양성을 갖기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막상 우리 스스로는 다양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 이상훈 서울시의원, ‘지역주도 지역중심 그린뉴딜’ 전국 광역시도의원 세미나 개최

    이상훈 서울시의원, ‘지역주도 지역중심 그린뉴딜’ 전국 광역시도의원 세미나 개최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상훈(더불어민주당, 강북2선거구) 수석부대표는 24일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지역주도 지역중심 그린뉴딜’를 주제로 전국 광역시도의원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10월 13일 대통령 주재의 전국시도지사연석회의에서 한국판 뉴딜(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사회안전망 강화)을 지역주도형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되면서 지역에서 시작하는 그린뉴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고 있어 ‘지역주도 지역중심 그린뉴딜’ 전략의 성공적 설계와 추진을 위해 전국 광역시도의회 의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색하고 연대와 협력하기 위해 이상훈 수석부대표 주관으로 마련되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이유진 박사(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의 「기후위기와 그린뉴딜 로컬, 시민, 사회적 경제로 돌아보기」 강연과 유창복 소장(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산하 미래자치분권연구소 소장)의 「포스트 코로나와 로컬뉴딜」 순으로 특별강연이 진행되었다. 특강 진행 후 세미나에 참석한 11개 광역시도의회 의원들은 지역별로 진행되고 있는 그린뉴딜 정책의 현황과 주요 추진계획, 건의사항 등을 발표하고 앞으로 그린뉴딜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광역시도의회가 광역자치단체,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 할 일 ▲광역시도의회간 상설적인 연대와 협력 사항 ▲중앙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거나 협력해야 할 일 등 3가지로 나눠 실천적 공동과제들을 마련하고 서로 보완, 공유해 실행에 옮기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그린뉴딜분과 소속 김성환, 민형배, 이소영 국회의원이 참석했으며, 11개 전국광역시도의회 의원들 25명과 서울시 관계공무원 10명이 참석해,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와 기후재난시대에 지역중심 지역주도의 그린뉴딜 전략의 성공적 설계와 추진을 위해, 전국 광역시도의회 의원들이 연대와 협력의 마음으로 지혜를 모으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이상훈 수석부대표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전국 광역시도의원들의 뜨거운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서울시의회가 앞장서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왕관을 쓰려는 자, 리시브 폭탄을 견뎌라

    왕관을 쓰려는 자, 리시브 폭탄을 견뎌라

    ‘왕관을 쓰려는 자, 리시브 폭탄을 견뎌라.’ 지난 17일 개막한 2020~21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시즌 초반부터 주전 공격수에게 목적타 서브가 몰리며 선수들이 리시브 폭탄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15일 열린 여자배구 미디어데이에서 많은 감독이 ‘강서브’를 전략으로 예고한 만큼 수비 부담을 안은 공격수들이 집중 견제를 이겨내고 공격력을 얼마나 보여 주는지가 팀 성적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복귀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21일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는 흥국생명 이재영과 GS칼텍스 강소휘의 리시브 대결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이재영의 리시브는 51개, 강소휘는 47개로 흥국생명 전체 리시브가 93개, GS칼텍스가 전체 101개였음을 고려하면 두 선수에게 얼마나 목적타 서브가 집중됐는지 알 수 있다. 단순히 한 경기 내용으로 볼 수 없는 까닭은 시즌 초반부터 여자배구 각 팀의 주요 전략이 된 분위기가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도 팀의 핵심 레프트에게 리시브가 집중되기는 마찬가지였다. 18일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기업은행 표승주가 전체 82개의 리시브 중 32개를 받아내 팀 내 최다를 기록했다. 17일 현대건설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도 현대건설 황민경은 전체 91개 중 33개를, GS칼텍스 강소휘와 이소영도 각각 26개씩 받아내며 전체 94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리시브 폭탄은 지난 시즌 초반 이재영 공략법으로 떠올랐던 전략이다. 목적타 서브가 집중됐던 경기에서 이재영은 20%대의 공격성공률을, 리시브가 적었던 경기에선 40% 이상의 공격성공률을 보였다. 이재영의 리시브 집중도에 따라 팀의 승패가 갈리기도 했다. 리시브는 상대방이 선택하면 피할 수 없는 데다 공이 날아오는 짧은 순간 많은 판단을 내려야 해 배구선수들에게 부담이 크다. 공격에 힘써야 할 공격수들이 리시브를 받아내느라 체력 소모가 큰 문제도 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22일 “재영이는 항상 서브 집중 대상인 선수인데 본인이 잘해 줘 좋은 선수로 성장했다”며 “GS칼텍스전에서 리시브 성공률에 매우 만족하고 좋아했다. (높은 리시브 성공률은) 팀이 이기는 공식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산업부 장관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안 했다…자료삭제 조직적으로 하지 않았다”

    산업부 장관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안 했다…자료삭제 조직적으로 하지 않았다”

    감사원의 ‘월성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 결과가 22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의 산업부 국감에서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고 나왔는데,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그대로 추진하는 건 감사 결과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는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대해 “경제성 평가 변수 선정 등에 있어 일부 기술적 검토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감사원이) 경제성 평가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성 장관은 “산업부 공무원이 심야에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월성1호기 관련 자료 444건을 삭제했는데, 설마 하위 공무원 단독으로 했겠느냐”는 추궁에 대해선 “자료 삭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산자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성 장관은 월성1호기가 위치한 경북 지역의 경제적·사회적 손실에 대한 보상 방안을 마련하라는 주문에 대해선 “에너지전환으로 영향을 받는 곳에 대해 지자체 보상 방안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국책사업 취소 때 직접 주민에게 보상하는 근거가 없기에 별도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원 결과를 인정하느냐”고 추궁하자 성 장관은 “여러 (평가) 방법과 변수에 따라 다르다.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며 우회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성 장관은 경제성 평가 과정도 “조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이 “월성1호기 조기 폐쇄는 문 대통령 의중을 고려한 결정이었음이 감사원 결과로 나타났다”고 하자, 성 장관은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 국무회의 등 프로세스를 거쳐 이뤄졌다”고 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월성1호기 재가동 가능성을 묻자 “현행 법령상 영구 정지된 발전소를 재가동할 근거가 없다”며 “정부와 협의 없이 한수원이 단독으로 재가동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여야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놓고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국기 문란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청와대, 산업부, 한수원이 공모해 월성1호기 경제성을 조작하고 이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불법 사안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백년대계는 5년 임기 정권이 좌지우지할 수 없고, 대한민국 미래세대 모두가 결정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산업부가 은폐한 444건의 문서를 포함해 안전성과 수용성 판단 자료, 월성1호기 폐쇄와 관련해 감사원에 낸 문건을 모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은 “감사원이 경제성은 조작됐지만, 폐쇄 결정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밝힌 만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안전성, 지역 수용성에 대해서도 감사원 감사 청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구자근 의원도 “감사를 통해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근거였던 경제성 평가가 불합리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감사원 조치 사항은 주의 및 징계 요구 수준에 그쳤다”며 산업부와 한수원 관련자 문책과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은 월성1호기 경제성 문제에 대해 신뢰를 저하할 우려가 있다는 정도로 발표했다”며 “이 발표를 보고 국기문란, 공모, 조작, 은폐라는 표현을 한 데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감사원 결과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탈원전 문제를 또다시 정쟁으로 비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도 “사회적 편익을 고려하지 않은 반쪽짜리 경제성 평가는 월성1호기 조기 폐쇄 적절성 판단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자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앞서 산업부와 한수원의 관여로 월성1호기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해당 원전의 조기폐쇄 결정 자체의 타당성에 대해선 감사 범위를 넘어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野 “文, 퇴임 후라도 책임 못 피할 것” 與 “에너지 정책 판단 아냐”

    野 “文, 퇴임 후라도 책임 못 피할 것” 與 “에너지 정책 판단 아냐”

    감사원 감사 결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 산업통산자원부 등 개입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해 책임론을 제기했다. 퇴임 후 법적 책임을 거론한 고강도 발언까지 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비상대책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월성 1호기는 언제 멈추느냐는 대통령의 한마디에 3700억원이 날아가고, 이것이 월성 1호기의 위법하고 부당한 폐쇄의 단초가 됐다”며 조기 폐쇄 책임을 문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어 “문 대통령은 현직에 계시고, 감사원이 제대로 감사를 하지 못한 흔적이 보인다”며 “(문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라도 법적인 책임이 있다면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감사원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결론 내면서 그 과정에 개입한 백운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인사자료 통보’ 조치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대해선 ‘주의’를 요구했다. 다만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던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대해선 별다른 처분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채 사장이 조기 폐쇄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보고 청와대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감사 결과를 보면 채 사장은 2017년 12월에 조기 폐쇄 결정이 나도 허가 전까지 2년간 가동하고 폐쇄하는 것에 동의를 해왔다. 그러다가 2018년 4월에는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산업부 장관에게 확정된 보고를 받아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며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세를 정쟁으로 규정하며 역공을 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감사원 감사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의힘은 감사원 결과를 아전인수하며 정쟁으로 끌고 가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산자위 여당 간사인 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결정하는 건데 나머지 굉장히 중요한 두 가지 사항을 제외하고 경제성 문제에만 집중해서 감사를 진행했다”며 감사원의 감사를 문제 삼았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은 “학계나 국책연구기관에서 1kWh 생산하는 데 위험비용을 20원 정도로 본다”며 위험비용을 반영하면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배구여제’ 김연경 4211일만에 치른 V리그 복귀전 GS칼텍스에 설욕

    ‘배구여제’ 김연경 4211일만에 치른 V리그 복귀전 GS칼텍스에 설욕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이 4211일만에 치른 V리그 복귀전에서 세트스코어 3-1(29-27, 30-28, 28-26, 25-17)로 승리하며 지난달 GS칼텍스에 당한 컵대회 결승에서의 셧아웃 패배를 설욕했다. 두 팀은 3세트까지 20점 후반까지 가는 듀스 접전을 펼치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김연경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1세트 4득점, 공격성공률 14.29%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서브에이스 4개를 합해 25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KOVO컵 때와 달리 스타팅 라인에서 이재영 대신 김연경을 메레타 러츠와 매치업시켰고 이재영과 김연경 대신 루시아 프레스코의 공격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펼쳤다. 김연경은 경기 후 “유럽 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장신 러츠 선수와 매치업했는데 쉽지 않았다”며 “저 대신 루시아에게 공격을 돌렸던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날 세터 이다영의 볼 배급이 빛났다. 이다영은 “누구에게 먼저 줄 것인가 우선순위를 따지기보다는 상황에 맞는 볼 배급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세 선수의 공격점유율(루시아 32.54%, 김연경 30.18%, 이재영 27.81%)은 삼분할에 가까웠다. 루시아는 27득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흥국생명은 1세트 접전 끝에 승리한 뒤 여세를 몰아 2세트를 앞서갔다. GS칼텍스가 2세트 초반 벌어진 점수차를 극복하며 다시 듀스 접전을 연출했다. 하지만 2세트에서 살아난 김연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연경은 1세트를 서브에이스로 마무리한 뒤 세트를 거듭할수록 살아났다. 김연경은 2,3세트에는 팀 내 최다득점인 18점을 몰아넣으며 루시아와 이재영의 부담을 덜어줬다. 흥국생명은 GS칼텍스와의 높이 격차를 십분 활용했다. 이날 흥국생명의 블록킹은 14개로 GS칼텍스보다 5개 더 많았다. GS칼텍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GS칼텍스는 1,2 세트 석패하며 분위기를 넘겨주는 듯했지만 끈질긴 질식 디그로 뒷심을 발휘해 3세트를 가져왔다. 이날 GS칼텍스는 리시브 효율 51.49%, 디그 136개로 수비에서는 흥국생명을 앞섰다. 메레타 러츠는 32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고, 강소휘(17점)·이소영(14점)도 삼각편대를 이뤘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3세트 후반 패색이 짙어지자 문지윤 등 백업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지난 KOVO컵 때와 마찬가지로 GS칼텍스는 안혜진 등의 강한 서브를 앞세워 흥국생명의 수비 불안을 유발하면서 마침내 역전하며 3세트를 가져왔다. 하지만 GS칼텍스는 4세트 초반 벌어진 점수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경기 후반 김연경의 서브타임 때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박미희 감독은 “오늘 우리의 성과는 듀스 접전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컵대회 때는 한 세트도 넘지 못해 아쉬웠다”며 “물론 3세트에 큰 점수 차로 이기다가 역전당한 것은 생각해봐야 할 숙제다. 4세트에 빨리 제 페이스를 찾아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KOVO컵 때와 달리 긴장을 많이 했다”며 “GS칼텍스에 안 좋은 모습으로 졌기 때문에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충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가을 앉은 ‘몽마르뜨 언덕’에 서면… 세상 근심도 희망으로 채색될까

    가을 앉은 ‘몽마르뜨 언덕’에 서면… 세상 근심도 희망으로 채색될까

    몽마르트르 언덕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경사진 계단에 앉아 프랑스 파리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 이름만 들어도 이곳에 살던 피카소의 그림과 몽마르트르를 무대로 활동하던 하이네의 시구와 사티의 음악이 들리는 듯하다. 몸과 마음이 코로나19에 갇혀 움츠러드는 요즘, 몽마르트르라는 이름만으로도 마음을 훅 달뜨게 한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1회 ‘몽마르뜨 공원 가는 길’ 투어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작했다. 사방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이란 장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기대로 살짝 공중에 떠 있는 듯 가볍다. 훌쩍 고속버스에 올라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투어에 올랐다.1970년대부터 서울과 지방을 잇는 버스 여객 및 화물을 수송하는 종합터미널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은 ‘민족 대이동’이라 표현되는 귀성과 귀경길의 중심지로 서울시민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보존 필요성이 인정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장소이다. 과거에 형성돼 현재까지 전달되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유산에는 시대의 정보와 가치가 내포돼 있다. 미래유산은 현재에서 머물지 않고 미래에까지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유산에 대해 아는 데에서 더 나아가 활용을 통한 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런데도 1976년 강남의 허허벌판에 4개월 만에 급조된 고속버스터미널은 초반에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했다. 인구를 강남에 분산시키려는 목적으로 위치 선정에서 터미널이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그 당시 승객들의 대부분이 강북에 거주하고 있어 터미널은 경유지로만 이용됐다. 그러다 강북의 터미널을 강제 폐쇄하고 강남터미널만 이용하도록 하자 승객들은 더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잠수교를 건설하고 남산 3호터널을 뚫었다.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의 만성적인 교통 정체는 시외버스터미널은 서울남부터미널로, 호남선은 바로 옆의 센트럴시티터미널로 이전하고 지하철 3호선이 건설되고 나서야 어느 정도 풀렸다.엘리베이터를 타고 2010년에 본관 건물 10층 옥상에 조성된 하늘공원으로 갔다. 시야가 확 트여 왼편으로 남산이, 오른편으로 우면산이 보였다. 정면 발아래에는 도착지별로 색색의 고속버스들이 나란히 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준공 당시에는 승하차장이 1층, 3층, 5층에 있었는데 승차장과 진입로를 일반 콘크리트 건물 기준으로 지었기 때문에 버스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현재는 1층만을 쓰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잡았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니만큼 성급하게 시작하기보다 예상되는 문제들을 감안한 통찰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 지난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샘터화랑은 1978년 9월에 설립된 이래 한국의 근현대 미술을 선도하며 성장해 왔다. 2층에 있는 화랑은 검고 작은 문을 통해 입장하게 돼 있다. 화랑 안의 공간도 그리 넓지 않았다. 그런데도 샘터화랑은 한국현대미술사의 정립이란 사명감을 가지고 박서보, 윤형근, 정창섭, 이강소, 전혁림, 손상기, 오세열 등의 한국작가들 외에도 미국의 찰스 아놀디 등 국내외 예술가의 삶과 예술철학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진정성 있는 거장들의 전시를 개최해 오고 있다. 동시에 장래성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이들의 작품 제작을 지원하고 프로모션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현재 ‘한국의 로트렉’이라고 불리는 고 손상기 화백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1983년부터 매년 개인전을 열고 있다고 했다. 화랑의 가장 안쪽에 손상기의 1984년 작품 ‘공장도시-일몰’이 있었다. 그림에는 멀리 해가 지고 있어서 앞쪽이 컴컴한데, 둥글게 굽은 등의 남자가 리어카를 끌고 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남자의 어깨에는 무거운 삶의 무게가 짓누르고 있다. 수레 뒤로 천진스러운 아이의 모습과 위로부터 이어진 석양빛이 골목을 따라 들어오는 흐름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손상기 자신은 자라지 않는 키에 불편한 몸이었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세상의 짐을 다 짊어지고 아이에게는 혹은 작품을 바라볼 독자들에게는 빛을 남겨 주려 했던 것일까. 예술 작품은 일상적인 삶 속에 은폐된 근원적인 힘을 보여 준다고 한다. 후대에 고통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앞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보편적인 정신적 가치를 확실하게 구현한 작품을 보고 있으려니 화가에 대한 애잔함과 감동이 동시에 밀려왔다. 이른 낙엽이 떨어져 있는 가을의 노란 갈색빛 도로와 높다란 아파트들을 바라보며 걷다 서울법원종합청사 본관동에 다다랐다. 가을바람이 저 스스로 옷깃을 스치며 살랑거려서 힘든 줄 몰랐다. TV 뉴스나 언론, 드라마 등에 법원의 상징적 건물로 자주 등장하는 본관동 계단 앞에 참가자들이 모이자 경비원이 급히 달려왔다. 오후 2시에 집회가 예정돼 있어서였는데 영문을 몰랐던 일행이 당황해하는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다.서울법원 종합청사 본관 건물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공공건축물로 1989년 지하 2층, 지상 20층의 철근콘크리트조로 준공됐다. 법원이라는 균형적 공정성을 나타내기 위한 조형적 의도가 반영된 건축물로 보존 가치가 있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가는 서관, 동관의 수직미와 대칭성, 양옆에 펼쳐진 저층 법정동의 균형감, 그 한가운데 새겨진 커다란 법원 문양과 부채꼴 계단의 웅장함은 사법부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됐다. 설계의 최우선적 고려사항은 새로운 청사가 ‘법원 권위의 상징’이 되게 하고, 이를 통해 ‘법의 존엄성’을 고양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서울법원종합청사를 바라보는 느낌이 ‘웅장하고 고압적’이라 하니 설계의 의도가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확한 말과, 거의 정확한 말의 차이는 반딧불과 번개만큼의 차이를 가져온다. 법의 존엄성과 고압은 너무 커다란 격차이다. 막상 미디어에서 보던, 법원을 상징하는 대형 문양이 걸려 있는 중앙 현관은 실제로 일반인들이 출입하지 못한다.국립중앙도서관 옆의 좁은 계단을 올라 서리풀 공원과 몽마르뜨 공원을 잇는 누에다리에 올랐다. 누에다리는 이 일대에 조선시대 양잠기관인 잠실도회(蠶室都會)가 있었던 점에 착안해 거대한 누에의 형태로 제작됐으며 폭 3.5m, 길이 80m 규모로 반포로 상공 23.7m 높이에 설치됐다. 밤에는 누에다리 외부와 교량 바닥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이 보랏빛의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햇빛이 환한 낮이어서 그런지 둥글게 원을 그리며 뻗어 있는 누에 모양의 흰 아치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누에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입구의 표지판을 되새기며 다리 중앙에 섰다. 차가 가득한 도로를 따라 시선을 옮기니 예술의전당이 보였다. 돌아서니 아까 지나왔던 고속버스터미널이 보였다. 뒤돌아 몽마르뜨 공원으로 향했다. 잠깐 산길을 따라 걸으니 넓은 몽마르뜨 공원이 나타났다. 입구에는 류근조 시인의 ‘몽마르뜨 언덕’이란 시가 쓰인 팻말이 있다. ‘누구나 여기 이곳에 오면/어려움 속에서도 같이 살아가는 기쁨에/마음은 항상 하늘 높이 날라올라/즐거이 노래하고 비상하는/한 마리 노고지리가 되는가.’마지막 구절의 시구처럼 마음의 근심과 걱정이 모두 날아가게 하는 공간이었다. 랭보의 ‘감각’이란 시를 읽고, 몽마르트르에서 활동한 피카소, 고흐, 고갱의 팻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장미꽃밭에서 춤을 추는 동상을 바라보노라니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에 앉아 있는 듯했다. 여행은 비행기를 타고 멀리 날아가 이국적인 거리를 거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 여러 색의 고속버스를 바라보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화가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먼 이국의 정취를 옮겨와 꾸민 공원을 거닐며 랭보의 시에 등장하는 보헤미안이 됐다. 이런 여행도 참 멋지구나 하고 감탄했다. 글 이소영 동화작가해설 전혜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2회 김중업의 장위동 이야기 ●출발 일시 10월 24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캐럿글로벌, ‘제15회 글로벌 역량강화 Online HRD컨퍼런스’ 성황리 개최

    캐럿글로벌, ‘제15회 글로벌 역량강화 Online HRD컨퍼런스’ 성황리 개최

    (주)캐럿글로벌은 지난 10월 14일과 15일 양일간 ‘뉴노멀 시대, 글로벌 인재 육성전략’을 주제로 진행한 ‘제15회 글로벌 역량 강화 Online HRD컨퍼런스 2021’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16일 밝혔다.올해로 15회를 맞이한 이번 컨퍼런스는 코로나19를 고려해 웨비나를 활용한 Live로 진행됐다. 매년 국내외 HRD 분야 전문가와 함께 한해 동안의 주요 이슈를 진단하고, 글로벌 역량강화 최신 트렌드와 HRD 주요 전략을 소개하는 본 컨퍼런스는 ‘글로벌 역량 강화 및 인재 육성’ 부분에 특화된 국내 유일한 컨퍼런스다. 특히 올해는 처음 시도하는 Online 컨퍼런스임에도 불구하고, HRDer 간의 성공적인 정보 교환과 의견 교류의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올해 컨퍼런스는 해외 현지에서 라이브로 중계된 기조연설과 Live Colloquium을 통한 심도 있는 토론으로 채워졌다. 14일 진행된 1일차 기조연설은 스탠퍼드 대학교 신기욱 교수가 ‘뉴노멀 시대의 글로벌 인재 흐름과 변화’라는 주제로 최신 글로벌 HR Trend와 향후 뉴노멀 시대에서 HRDer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15일 2일차 기조연설은 마이크로소프트 이소영 이사가 맡아 글로벌 선도기업의 인재 육성 전략과 함께 Digital Transformation과 팬데믹이 불러온 변화와 위기에 대처할 2021 글로벌 HR 전략을 소개하여, 참석한 참가자들에게 뉴노멀 시대의 HR과 관련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LG인화원, 램리서치코리아, HP Printing Korea, OCI 등의 국내 주요 글로벌 기업이 함께 참여한 HRD 우수사례 발표에서는 참여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COVID-19 이후의 실제 운영되고 있는 비대면 (UNTACT) 교육 운영 사례와 기업 별 HR전략을 공유하여 현업 HR담당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후 진행된 Live Colloquium에서는 실시간 QnA시간을 마련하여 참여자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하며 현재 직면하고 있는 HR 궁금증에 대한 솔루션을 함께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매년 컨퍼런스에서 발표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글로벌 역량 강화 실태조사 결과보고’는 올해도 마찬가지로 국내외 5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팬데믹 이후 변화를 맞이한 기업의 교육 트렌드 및 2021 HR 전략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정순·조수진 등 24명 공직선거법 위반 기소

    정정순·조수진 등 24명 공직선거법 위반 기소

    21대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현직 의원 20여명이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됐다. 지난 20대 총선 이후 33명보다는 적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재보궐선거가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총선 관련 선거법 공소시효 마감일인 15일 검찰은 더불어민주당 7명, 국민의힘 10명, 정의당 1명, 열린민주당 1명, 무소속 5명 등 총 24명의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기소된 의원들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민주당에선 진성준 의원과 이원택 의원이 각각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됐다. 이소영 의원은 총선 예비후보자 신분이던 지난 3월 기관·단체 사무실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았다. 윤준병 의원은 이미 1심 재판에서 검찰이 당선 무효형을 구형한 상태다. 정정순 의원은 총선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해 선거법 위반 부분만 분리 기소됐다. 검찰이 정치자금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부분은 계속 수사하기로 결정하면서 정 의원 체포동의안의 효력이 유지됐다. 국회법에 따라 여야는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조해진 의원이 여론조사 내용을 왜곡·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오는 28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구자근 의원은 선거캠프 참모에게 당선 시 보좌관 임명을 약속한 혐의로, 김병욱·배준영 의원은 사전선거운동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수진 의원은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서울지하철공사 노조 간부 신분으로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참여해 기소됐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 작성하고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허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총선 당시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선거운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산 축소 신고 의혹으로 민주당으로부터 제명된 김홍걸 무소속 의원도 기소됐다. 이번 21대 총선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당선자는 총 94명이었다. 지난 20대 총선 이후에는 104명이 입건돼 33명이 재판에 넘겨졌고 그중 7명이 당선 무효형을 확정받았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스트로브잣나무를 향한 반성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스트로브잣나무를 향한 반성

    세상의 모든 식물은 풀과 나무, 혹은 종자를 맺는 식물과 그렇지 않은 식물로 나뉜다. 그러나 내게 식물은 내가 그린 적이 있는 식물과 아직 그리지 못한 식물로 구분된다. 그렇게 일상에서 만나는 식물들을 내 기준으로 식별할 때면 아직 그리지 못한 식물은 죄책감이란 감정으로, 그린 적 있는 식물은 그걸 그리던 시절로 기억을 되돌려 놓는다. 음식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한여름의 백도를 먹을 때, 편의점에서 산 보리 음료를 마실 때, 심지어는 김치에 들어간 부추를 젓가락으로 짚으면서 복숭아나무와 보리, 부추를 그리던 과거를 떠올린다. 며칠 전에는 식사 후식으로 나온 수정과를 마셨고, 수정과에 들어 있던 잣 두 알을 삼키며 10년 전에 잣나무를 그리던 일을 떠올렸다.수목원에서 식물 세밀화를 막 그리기 시작할 때 내가 맡은 첫 임무는 우리나라의 바늘잎나무를 그리는 것이었다. 소나무, 전나무, 향나무처럼 우리나라 산림의 반을 이루는 바늘잎나무 중엔 잣나무도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내가 손을 뻗어도 가장 아래 있는 가지조차 닿지 않는 키가 아주 큰 나무들이었고, 그래서 이들을 그리는 동안 나는 내 키만 한 전지가위를 들고 산을 올라야 했다. 잣나무를 그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꽃이나 구과가 달린 가지를 채집해야 한다. 구과가 달린 가지는 대체로 생장이 가장 빠른 나무 꼭대기에 많다. 손을 덜덜 떨며 저 높은 곳으로 조심스레 가위질을 하면서 가지를 떨어뜨리고, 그 가지를 주워 사무실로 가져가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2~3일간 잣나무를 다 그리고 나면 내 손에는 송진의 끈끈함과 피톤치드 숲 향만이 남는다. 이 끈끈하고 향기로운 감촉은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식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식물이 있는 곳에 가야 하듯 식물을 먹기 위해서 누군가는 식물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 잣나무 그림을 그리려 가지를 채집하듯 잣을 채취하려면 누군가는 잣나무에 올라가야 했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나무에 올라가 수확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수고로움이다. 일일이 손으로 채취한 잣 한 알, 내가 먹은 수정과의 잣 두 알의 소중함을 나는 잣나무를 그리면서 알게 됐다.그러나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할 것만 같은 잣나무도 최근 몇 가지 시련을 안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되는 잣나무가 늘어나고, 잣나무 구과의 즙을 빨아 손상시키는 소나무허리노린재의 피해가 줄짓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잣나무에 소나무 이름이 붙은 병충해 피해가 있는 것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둘은 친척 사이로, 소나무는 잎이 세 개가 모여 나는 반면 잣나무는 잎 다섯 개가 모여 나서 오엽송이라고도 불린다. 소나무나 잣나무나 병충해 위협을 받긴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여느 바늘잎나무처럼 잣나무 역시 개체수 급감의 위기 또한 맞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잣나무는 잣나무와 눈잣나무, 섬잣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등 네 종이다. 해외에서 이사 온 스트로브잣나무를 제외하고는 다들 자생종이다. 그동안 스트로브잣나무는 늘 나머지 세 종의 뒤에 서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세 종이 우리나라 특정 지역에만 분포해 보존 가치가 높은 주요종이지만, 1964년 북미에서 들여온 스트로브잣나무는 우리나라 도시의 공원과 정원에 식재돼 너무나도 흔히 볼 수 있으며, 구과도 잘 맺고 생장도 빨라 바늘잎나무계의 잡초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스트로브잣나무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이유, 어떤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강인함과 빠른 생장력은 우리가 맞고 있는 기후변화 시대 푸른 숲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스트로브잣나무를 우수 조림수종으로 선정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미래 경제 수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생장이 빠르고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무엇보다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내병성이 뛰어나 다른 소나무속 식물을 대체할 수 있는 수종이라는 것이다. 스트로브잣나무는 미래 우리 산림을 푸르게 해줄 것이다.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기 위해선 모든 식물을 평등하게 대해야 하지만, 가끔 나는 평정심을 잃기도 했다. 연구와 기록이 아직 많이 되지 않은 신종과 특산식물은 최선을 다해 그려야 할 상황에 놓일 때가 많고, 이미 외국에 많은 기록물이 있는 종은 나도 모르는 사이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10년 전 내가 잣나무와 섬잣나무, 눈잣나무에 집중하느라 스트로브잣나무에 소홀했던 반성을 이제는 해야 할 것 같다.
  • 그래도 내 식구인데… 21대 국회도 체포동의안 폐기 수순

    그래도 내 식구인데… 21대 국회도 체포동의안 폐기 수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가 15일 만료됨에 따라 21대 국회에 처음 제출된 정 의원 체포동의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의 비판과 정치권의 자정 목소리에도 또다시 ‘방탄 국회’가 재현되면서 체포동의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14일 “정 의원은 검찰에 출석해서 소명하는 게 맞다”면서도 “(체포동의안 처리는) 정해진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할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제출 후 처음 개의되는 본회의에 보고돼 표결에 부친다. 절차대로라면 지난 5일 제출된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면 된다. 문제는 보고 후 첫 본회의가 열리기 전에 이미 선거법 공소시효가 끝난다는 점이다. 취지대로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려면 15일 이전에 여야가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었어야 했지만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 의원을 묵시적으로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역대 국회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방탄 국회가 반복됐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48년 제헌국회 출범 이후 이번 21대까지 제출된 국회의원 체포·구속·구금동의안은 총 59건이다. 이 중 가결은 11건에 불과했는데, 이마저도 현행 헌법이 적용된 13대 국회 이후에는 박은태·강성종·박주선·현영희·이석기·박기춘 체포동의안 등 6건뿐이다. 15건은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나머지는 모두 철회되거나 임기만료 폐기됐다. 비판이 쏟아질 때마다 여야 지도부는 “더이상 방탄 국회는 없다”며 체포동의안 처리를 약속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20대 국회에서도 5건의 체포동의안이 제출됐으나 홍문종·염동렬 의원 등 2건은 부결됐고, 이우현·최경환·권성동 의원 등 3건은 임기만료 폐기됐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야를 넘어 국회의원 사이에는 동료에 칼을 댈 수 없다는 온정주의 문화가 존재한다”면서 “야당 시절 그토록 정치개혁을 부르짖었던 민주당마저 거대 여당이 되자 21대 국회 첫 사례부터 손을 놓은 것은 사실상 정치개혁의 역행이자 개혁 포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총선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이날 민주당 이원택·이소영·송재호 의원, 국민의힘 김병욱·배준영 의원, 정의당 이은주 의원, 무소속 이상직 의원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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