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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9세 伊총리 “4월총선까지 No Sex”

    거짓말쟁이 총리의 선거공약이 이번엔 지켜질 수 있을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총선이 치러지는 4월9일까지 성관계를 갖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올해로 69세를 맞은 억만장자 총리가 ‘순결 공약’을 처음 공표한 곳은 사르디니아에서 열린 정당집회장. 그는 자신의 보수적 가족관과 동성애자 결혼 반대정책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사회자에게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앞으로 두 달반 동안의 완전한 성적 절제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의 ‘노 섹스’ 선언은 특히 전직 배우인 아내 베로니카 라리오에게 큰 뉴스거리다. 신문은 젊은 시절 유람선에서 가수생활을 하기도 했던 베를루스코니가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자신이 여전히 여성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는 공상 속에 살고 있다고 꼬집었다. 베를루스코니는 2001년 총선을 앞두고도 허튼 공약을 남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다음달 음악 동지인 마리아노 아피첼라와 함께 만든 앨범도 발표한다. 현지 언론은 그가 올해 상레모 가요제 출전도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기후관련 3제

    전례없는 기상 이변 현상을 겪었던 지난해에 이어 지구촌이 새해들어 살인적인 폭염과 기록적인 한파, 폭설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기상 이변은 천재지변이라기보다는 인재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고 이를 둘러싼 공방도 치열하다. 지구온난화를 경고한 과학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발언 자제 압력 파문과 오염 때문에 갈수록 햇빛의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주장 등이 그것이다. 이번 겨울들어 기승을 부린 북반구의 한파는 ‘라니냐 현상’때문이란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마이클 자로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도 “온난화 현상이 기후의 자연적 변화력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라니냐 때문에… |도쿄 이춘규특파원|이번 겨울 우리나라를 포함, 일본·시베리아·유럽 등 북반구 세계각지에 한파가 몰아친 것은 ‘라니냐 현상’이 간접적으로 관련됐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라니냐 현상은 ‘엘니뇨 현상’과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주변보다 낮은 상태로 일정기간 지속되는 ‘기온하강 현상’이다. 엘니뇨 현상이 시작되기 전이나 끝난 뒤에 찾아온다. 남미 페루 앞바다 해수온도 저하가 발생 신호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한국이나 일본 등지의 여름은 더위가 맹위를 떨친다는 분석도 있어 전문가들은 라니냐와 관련, 해수온도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미국 해양대기국(NONA)도 향후 라니냐 현상의 행방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도쿄대의 기상전문가들은 라니냐현상이 이미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본 등지의 이번 겨울 한파도 페루 앞바다의 해수온 저하와 관계가 있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페루 앞바다의 해수온도가 낮아졌고, 이후 무역풍이 강해져 필리핀, 인도 등 아시아 열대지방에 평년 보다 3배의 적란운(積亂雲·대규모 소나기구름)이 발생, 중국대륙 부근의 편서풍의 방향을 틀어 한국과 일본까지 찬공기덩어리가 남하했다고 보고 있다. 10년주기설에 따르면 1990년대는 따뜻한 겨울이 계속됐지만 2000년전후부터 추운 겨울이 되었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는 “향후 5년 정도 추운 겨울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2000년쯤부터 시작된 겨울철 북극권의 찬공기 방출 경향이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taein@seoul.co.kr ■ 연무 때문에… 중국의 하늘이 지난 50년 동안 계속 어두워지고 있다고 미국 에너지부 연구자들이 말했다. 화석 연료로 인해 발생한 배기 가스 배출량이 9배나 늘면서 생겨난 연무 때문이란 주장이다. 30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지구물리학 연구 서한’ 1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중국의 500여개 기상 관측소에서 측정한 태양 복사량이 구름 양의 감소에도 불구,1954년에서 2001년에 걸쳐 계속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 태평양서부국립연구소의 윈치안 연구원은 “구름이 없는 날이 더 많으면 햇빛이 더 많이 비쳐야 하는데도 연구결과는 반대로 나왔다.”고 말했다. 논문의 주요 연구자인 윈치안 연구원은 “인간 활동으로 생긴 오염이 태양 광선들을 흡수하고 굴절시키는 연무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연무가 햇빛을 대기 중으로 반사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부 연구자들은 중국 500여개 기상관측소의 자료들을 이용해, 땅에 비치는 태양광선 양이 지난 50년간 10년마다 1㎡ 당 3.7와트씩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태양광의 감소가 연무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황사와 대기 오염으로 인해 중국에서 연무 문제가 실제로 있으며 태양광선의 조사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사막화 진전에 따른 황사현상의 확대와 낡은 공장, 저질 유류, 석탄 사용, 자동차사용 확대 등으로 대기오염이 더 확산되고 있다. 이석우기자 외신종합 jun88@seoul.co.kr ■ 백악관 때문에… 미국 정부에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주문했던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의 기상학자가 나사로부터 강의·논문의 사전심의를 요구받는 등 사실상의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사 부속기관인 고다르 우주연구소 소장직을 오랫동안 역임한 한센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6일 부시 행정부에 온실가스 배출을 즉각 줄이라고 요구한 뒤 강의와 논문, 웹사이트 게시글,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 사전 심의를 얻을 것을 요구받았다.”면서 “거부할 경우 ‘무서운 결과들’이 있을 것이란 협박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사의 딘 아코스나 대외협력실 부실장은 “한센이 받은 사전 심의요구는 모든 나사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것”이라면서 “(협박은) 나사의 방식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부 과학자들은 과학적 발견들은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지만 정책적 발언들은 입안자들과 공식 대변인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센은 화석연료 사용이 지구의 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주장을 펼친 지난 1988년 이래 미국 정부와 논쟁을 벌여왔다. 미국 정부는 가스배출과 기후변화의 연계성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센은 정책과 연계된 인터뷰·기고 등을 제한하는 나사의 규정에 대해서도 대중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는 “과학적 발견들이 특정 이해집단에 의해 은폐·왜곡되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대중들과의 소통”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다보스포럼 ‘원자력 대안론’ 놓고 설왕설래

    다보스포럼 ‘원자력 대안론’ 놓고 설왕설래

    ‘원자력 대안론’이 날개를 달 수 있을까. 오는 29일까지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원자력 기업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포럼의 8대 주제 가운데 고유가와 에너지 자원의 수요증대가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설비·운영업체가 중심이 된 원자력 옹호론자들은 이번 포럼을 통해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원자력 대안론’을 ‘대세론’으로 이어가겠다는 기세다.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에너지 안보문제가 각국의 심각한 고민거리로 등장한 만큼 분위기는 무르익었다는 게 이들 판단이다. 하지만 비관론도 만만찮다. 사고 위험과 폐기물 관리에 수반되는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고유가와 일시적 공급불안에 편승한 원자력의 인기는 ‘거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세론, 분위기 무르익었다” 대표적인 원전 찬성론자 가운데 한 사람인 프랑수아 루스 프랑스 산업장관은 24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나라들이 핵 에너지를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다시 고려하는 분위기”라면서 “다보스 포럼에 이어 10개국 산업장관들과의 연쇄회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 대안론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원전이 테러공격의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수세에 몰렸지만, 수요증가와 중동의 정세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해 발효되기 시작한 기후변화협약과 최근 러시아와 주변국간 가스분쟁도 힘을 더했다. 파티 피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실생활의 충격만큼 사람들의 심리를 동요시키는 것은 없다.”며 ‘원자력 부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원전 인기는 착시현상탓” 하지만 찬성론자의 기대만큼 다보스 분위기는 ‘대세론’확산에 유리하지만은 않다. 특히 유럽 시민의 12%만이 원전 추가건설에 찬성한다는 유럽연합(EU)의 조사결과가 24일 보도되면서 고양됐던 분위기는 한풀 꺾였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던 지난해 하반기 실시된 조사임에도 원자력 발전 찬성률은 원전 지지도가 가장 높은 스웨덴에서조차 32%에 그쳤다. 에너지 산업 컨설턴트인 마이클 슈나이더는 “원자력의 부활에 관한 기대는 한마디로 ‘백일몽’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고유가로 인한 착시현상 탓에 원자력이 저렴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석탄이나 가스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현재 핀란드에서 짓고 있는 1600㎿급 원전의 경우 같은 용량의 화력발전소에 비해 건설비가 2배나 된다. ●“원전 건설 반대” 60%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반응도 대세론에 유보적이다.IAEA의 앨런 맥도널드는 “원유·가스의 수입의존도가 높거나 탄산가스 배출을 엄격히 규제하는 나라가 아니라면 원자력이 반드시 저렴한 에너지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IAEA가 1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원전건설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여전히 60%를 상회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눈길 끈 양대포럼 이슈

    세계화를 둘러싼 상반된 조류의 두가지 회의가 지구촌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창조적 책임’을 주제로 25일 스위스에서 개막되는 제35회 다보스경제포럼(WEF). 선진국 중심의 ‘세계경제포럼’에 맞서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를 주창하는 사회단체들이 주축이 된 ‘세계사회포럼(WSF)’이다. ■ 신학자가 본 ‘자본의 죄악’ 21세기 ‘자본주의 잔치’가 6세기 중세 시대로 회귀한다. 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WEF에 중세 ‘7대 죄악(Seven Deadly Sins)’이 의제로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7대 죄악은 6세기말 교황 그레고리1세가 규정한 ‘탐욕, 시기, 나태, 폭식, 분노, 교만, 음란’. 종교적 의미가 강한 7대 죄악은 연쇄살인를 다룬 영화 ‘세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토론에는 23명의 신학자가 참여, 현 시대에 새롭게 규정될 8번째 죄악을 논의하게 된다. 경제행위의 윤리적 측면에 조명이 맞춰진 셈이다. 이번 포럼에서 언급될 불명예 인사는 인수·합병의 귀재인 워렌 버핏. 사업 확장에 탁월한 실력을 발휘한 그에게 탐욕뿐만 아니라 정크 푸드 식당인 ‘데어리 퀸’을 통해 비만을 확산시킨 주범이라는 비난이 유력하다. 전 세계 89개국이 참여하는 포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개막연설을,15명의 국가수반과 60명의 장관급 인사 등 모두 2300여명이 참석한다. 안동환기자·연합뉴스 sunstory@seoul.co.kr ■ ‘차베스 지원’ 많아도 탈 미주지역의 반(反)세계화운동이 ‘차베스의 역할’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사회주의 운동을 조직화하는 과정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역할을 둘러싼 고민과 모색이다. 특히 24일부터 엿새간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WSF ‘미주사회포럼’(24∼29일)에서 이같은 고민이 불거져나오고 있다.2001년부터 개최해온 WSF는 지난 19일 개막된 ‘아프리카포럼’(∼23일·말리 바마코)을 시작으로 ‘미주사회포럼’과 ‘아시아사회포럼’(3월24∼29일·파키스탄 카라치)으로 나뉘어 열린다. 차베스는 ‘미주사회포럼’에 900만달러를 보내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연말 대통령선거에 행사를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 포럼이 중남미 좌파의 ‘맹주’ 자리를 둘러싼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포럼에는 아르헨티나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돌프 에스퀴벨, 미국의 평화운동가 신디 시핸 등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월드이슈] 우크라-러 흑해분쟁

    [월드이슈] 우크라-러 흑해분쟁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촉발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천연가스 분쟁에 이어 이번엔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해군의 임대료 문제가 불거졌다. 서방언론들은 최근 두 나라의 갈등을 19세기 러시아와 서방연합군이 벌인 전쟁에 빗대 ‘제2의 크림전쟁’이라고 부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을 크림반도와 흑해의 지배권을 둘러싼 ‘러시아 대 서방’의 대결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세바스토폴에 대한 1997년 협약을 파기한다면 치명적인 결과가 빚어질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크림전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말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의 폭탄발언이 양국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그의 발언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에 주둔중인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지 임대료를 4배로 올려 받겠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방침이 보도된 직후 터져나왔다. 크림전쟁은 1854년 크림반도와 흑해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동방제국’ 러시아와 영국·프랑스·터키의 ‘서방 연합군’이 벌인 전쟁이다. 러시아는 가스값 인상요구에 기지임대료 카드로 맞선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쟁위협’에 가까운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다. ●‘가스분쟁’ 이어 ‘흑해분쟁’ 그러나 우크라이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해군과 공동으로 사용하던 얄타 해변의 등대를 실력으로 ‘접수’했다. 러시아는 “등대를 강탈당했다.”면서 맹비난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의 항해시설을 불법으로 쓰고 있다.”고 맞섰다. 다음달 중순 양국간 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갈등은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이번 기회에 ‘세바스토폴 문제’를 담판 짓고 가겠다며 벼르고 있다. 인구 40만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는 현재 30척이 넘는 러시아 군함이 정박해 있다. 주둔중인 러시아 해군만 1만 4000명이 넘는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고 흑해함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분할 배속된 뒤에도 러시아 해군의 주둔엔 별 문제가 없었다. 두 나라는 1997년 러시아가 1년에 9800만달러(약 980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20년 동안 세바스토폴 항구를 사용키로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2004년 ‘오렌지혁명’을 통해 집권한 빅토르 유시첸코 대통령이 친(親)서방 정책을 펼치며 러시아와 거리를 두자 갈등이 표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중심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려는 유시첸코 정부에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함대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함대가 나토 가입 최대 걸림돌” 러시아군을 축출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세력의 지원을 업고 유시첸코 정부는 지난해 임대료 인상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흑해의 군사시설을 미국에도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흘리더니 7월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등대를 습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연말 가스분쟁에서 최고조에 달한 두 나라의 갈등은 결국 이바노프의 ‘크림전쟁’ 발언으로까지 치달았다. 세바스토폴에서 밀려나면 러시아에는 치명적이다. 흑해 연안에서 그만한 천혜의 군항은 찾기 힘든 데다 200년 넘게 사령부가 주둔해 왔다는 상징성도 크다. 만일 미군이 주둔한다면 그야말로 송곳을 든 상대에게 턱밑을 내주는 형국이 된다. ●러시아 ‘세바스토폴 지키기’총력전 러시아는 3월의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흑해함대 이슈가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최근 “크렘린의 고위급 인사가 이 지역의 친러시아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현지에 급파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함대시설 유치지역에 대한 특별지원금도 약속했다. 러시아가 내심 기대하는 것은 이 지역의 친러시아 정서다.2세기 넘게 함대 사령부가 주둔했기 때문에 주민들 대부분은 스스로를 러시아인으로 여긴다.2004년 대통령선거 당시 유시첸코가 이 지역에서 얻은 득표율은 7%에 불과했다. 지역 공산당의 한 간부는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주민투표로 국가귀속을 결정한다면 크림반도는 당장 러시아에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BBC는 러시아가 본토의 흑해연안에 세바스토폴의 대체지 물색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과거의 군사적 영광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러시아가 제정러시아와 소비에트 시대의 자랑거리인 이 ‘영웅적 도시´를 쉽게 포기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총선 앞둔 우크라 정국 2004년 12월 ‘오렌지 혁명’으로 우크라이나 정치사를 갈랐던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오는 3월 총선을 앞두고 교차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분쟁에 이어 ‘흑해 갈등’이 친(親)서방파를 제치고 친러시아파의 내각 장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천연가스-흑해분쟁’으로 이어진 두 사건의 핵심에는 정치적 앙숙 관계인 두 인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친서방파인 빅토르 유시첸코(사진 왼쪽) 대통령과 그와 맞붙었던 친러파 대선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오른쪽). 두 라이벌의 정치적 지형은 1년여만에 역전됐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유시첸코 대통령은 한마디로 사면초가다. 부패 스캔들, 경제 악화에 이어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협상에서 실패한 책임마저 제기되자 지난 10일 의회는 내각해임안을 가결했다. 국민들도 협상결과에 분노하고 있다. 유시첸코 대통령에게 비수를 꽂은 해임안의 주인공도 정치적 동지였던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 친서방 노선에 함께 섰던 그가 등을 돌리자 유시첸코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반면 2004년 선거에서 패배한 야누코비치는 러시아지역당을 이끌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누코비치가 총선 이후 구성될 새 내각의 총리를 임명하거나 그 자신이 총리에 오를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서 야누코비치의 러시아지역당은 31%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시첸코의 우리우크라이나당은 13%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총선은 3월26일. 전체 450개 의석을 놓고 45개 정당이 맞붙지만 여소야대 상황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1월부터 의원내각제 국가가 됐다. 친러시아파가 오렌지 혁명을 누르고 재집권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이럴 경우 우크라이나의 급격한 ‘서구화’노선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의 가스·흑해분쟁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역(逆)으로 우크라이나를 자국의 영향력에 두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관철될지, 우크라이나가 탈(脫)러시아라는 정치적 독립을 이룰지는 여전히 불씨가 남은 가스분쟁과 흑해분쟁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와의 분쟁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자극, 의외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세바스토폴 어떤곳 “세바스토폴 요새의 모든 전선은 수개월 동안 비범하고 힘찬 생명들로 들끓었고, 수개월 동안 죽음이 교차됐다…. 그 세바스토폴 요새엔 더 이상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바스토폴이란 지명이 익숙한 건 러시아 문호 레오 톨스토이 덕분이다. 그는 크림전쟁이 한창이던 1854년 세바스토폴 공방전에 참전한 뒤 불후의 단편 ‘세바스토폴 연작’을 남겼다. 원래 타타르인들의 근거지였으나 18세기 후반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가 군항을 건설한 뒤 세바스토폴이란 지명을 붙였다.1804년 러시아 흑해함대의 수비대가 설치됐다.1854년 크림전쟁 당시 러시아군은 영국·프랑스 연합군에 맞서 유명한 349일간의 농성전을 벌였다. 영국에서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파견된 것도 이 즈음이었다. 러시아혁명 직후 내전기에는 독일, 프랑스, 반혁명군에 점령됐다가 1920년 소련군에 탈환됐다.2차 세계대전 때는 250일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러시아 해군에겐 지중해로 진출할 수 있는 천혜의 부동항인 까닭에 소비에트 시절부터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1954년 우크라이나로 넘어왔지만 러시아인들이 4분의3을 차지하는 주민들은 아직도 러시아에 대한 귀속감이 강하다.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 러시아에서는 이 지역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주민들 다수가 과거 러시아 수병 출신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적대감도 강하다. 지난해 독일과 미국 전함이 정박했을 당시 주민들은 “세바스토폴, 세바스토폴, 러시아의 자랑스러운 수병들이여”란 노래를 부르며 항의시위를 벌였을 정도다. 우크라이나의 철수압력이 강화되면서 러시아에선 대체항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흑해 동쪽연안의 노보로시스크가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日 “美쇠고기서 광우병 물질”

    일본이 광우병 위험물질이 검출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한 지 1개월 만이다. 오는 4월부터 미국산 쇠고기의 시판을 앞둔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20일 긴급회견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 위험물질이 발견됐다는 농수산성의 보고를 받았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농수산성은 미국 뉴욕의 쇠고기 가공공장에서 수입된 쇠고기 390㎏에서 광우병을 유발할 수 있는 소의 척수부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나카가와 소이치 농수산상은 NHK 방송과의 회견에서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사실이라면 수입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회견 직후 미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사태가 벌어져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미국 농무부가 전면 조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측은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일본 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 2003년 12월 미 워싱턴 주에서 광우병 발병 사실이 보고되자 쇠고기 금지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후 양국은 수개월간의 협상 끝에 20개월 미만의 소에서 척수 등 광우병 유발 물질은 모두 제거한다는 조건하에 작년 12월 수입 재개에 합의했다. 이 같은 일본의 조치는 지난 13일 미국산 소의 뼈를 제거한 살코기 수입을 허용키로 미국과 합의한 우리 정부에도 적잖은 파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양국은 한국으로 반입되는 생후 6년 미만의 쇠고기 중에 광우병 위험물질이 발견될 경우 즉각 수입을 중단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라크 총선 ‘시아파연합’ 과반 실패

    지난달 치러진 이라크 총선에서 최대정파인 시아파연합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수니파는 의외로 선전, 쿠르드연맹을 제치고 제2정파로 떠올랐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회견을 갖고 지난달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시아파인 통합이라크연맹(UIA)이 과반의석(138석)에 10석 모자라는 128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5년 1월 제헌의회 총선에서 확보했던 246석에서 18석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수니파 연합은 55석을 확보, 의회내 발언권이 한층 강화됐다. 수니파 최대 블록인 이라크합의전선(IAF)이 44석, 또다른 수니파 조직인 이라크국민대화전선은 11석을 차지했다.제헌의회 총선 당시 수니파의 참여 거부로 어부지리를 얻었던 쿠르드연맹은 이번에는 23석이 줄어든 53석을 얻는 데 그쳤다.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국민리스트는 25석을 얻었다. 과도정부를 움직여온 UIA와 쿠르드연맹이 대통령 선출 및 개헌에 필요한 3분의2 안정의석(183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거국 연립정부 출범이 불가피해졌다.UIA와 쿠르드연맹이 뭉치더라도 수니파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안정적으로 정국을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수니파가 참여하는 거대 동거정부의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유엔 추락 어디까지

    유엔 추락 어디까지

    유엔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지난해 ‘이라크 석유·식량 교환프로그램’비리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더니, 분쟁지역 평화정착을 위해 운영중인 평화유지활동(PKO)이 연초부터 대형 악재에 휘말리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19일 서아프리카의 소국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에서 시위 군중들에 의해 사령부가 포위당했다. 일부는 기지까지 뺏기고 쫓겨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도 빚어졌다. 앞서 16일에는 PKO 물품 조달과 관련된 비리 혐의가 적발돼 유엔직원 8명이 면직되기도 했다. ●사령부 기지서 쫓겨나기까지 BBC·CNN 등 외국 언론들에 따르면 제1의 도시 아비장에 있는 평화유지군 사령부는 2000여명의 시위군중들에 포위돼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사령부 구내로 돌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평화유지군은 최루탄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했다. 한때 시위대 일부가 담장에 구멍을 뚫고 구내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당하기도 했다.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이뤄진 시위대는 유엔이 지명한 국제중재단의 의회해산 권고에 반발, 거리를 점거한 채 나흘째 시위를 벌였다. 대서양 연안의 산 페드로에서도 유엔 사무소가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서부 기글로에서는 방글라데시군으로 구성된 평화유지군 300명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고 기지를 비워둔 채 시 외곽으로 탈출했다. 기지에 난입한 시위대는 방글라데시 국기와 유엔 깃발을 끌어내린 뒤 코트디부아르 국기로 바꿔달았다. 앞서 평화유지군은 공격이 거세지자 자위권을 발동,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5명이 숨졌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아난 총장 격노…안보리 긴급소집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그바그보 대통령이 유엔이 후원하는 평화로드맵을 방해하려고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평화유지군과 함께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군 고위 관계자는 “유엔이 이 나라에 대해 조치를 취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코코아를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2002년 반정부 쿠데타가 실패한 뒤 4년간의 내전으로 경제가 황폐화됐다. 반군과 정부군의 평화협정을 중재한 유엔은 지난해 양측이 참여하는 과도내각을 구성한 뒤 선거를 통해 새 정부를 출범시킬 계획이었으나 그바그보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 아이티, 콩고, 자이르에서는 평화유지군 병사들이 성매매와 성폭행 사건에 연루,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차라리 유치장 보내줘”

    “차라리 유치장 보내줘”

    모스크바 노숙자들에게 경찰서 유치장은 ‘시베리아 유형소’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끔찍스러운 곳이다. 고문에 가까운 ‘얼차려’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그런데도 단지 얼어 죽지 않으려고 유치장 행을 노려 범죄를 저지르는 노숙자들이 늘고 있다. 다음주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불어닥칠 영하 40도 안팎의 강추위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에 극지방에서나 보던 특수 디젤유가 공급됐고, 교통 경찰들에겐 전통적인 가죽 부츠가 지급됐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 동물원에선 27년 만에 수만마리의 동물을 대형 천막 안으로 옮기는 비상조치가 취해졌다. 이날 새벽 영하 30도 밑으로 떨어진 모스크바에선 3명이 얼어죽고 14명이 저체온증으로 입원했다. 중부 볼고그라드에선 10명이 동사했다. 모스크바는 19∼20일 영하 37도까지 떨어진다고 예보돼 1979년 이후 가장 추울 전망이다. 러시아에선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한파로 모스크바 시민 107명을 포함해 모두 189명이 숨졌다. 당국은 당분간 관공서나 철도역 등에서 노숙자를 내쫓지 말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모스크바주는 18일 오후 비상체제에 돌입, 전력을 많이 쓰는 공사와 상업활동은 중단시켰다. 전력 공급이 1만 530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발표 직후였다. 대부분의 학교들도 사실상 휴교에 들어갔다. 중동부까지 도달한 한파는 러시아의 낡은 에너지 공급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냈다. 모스크바의 보트킨스카야 병원은 16일 전기 공급이 2시간 끊긴 데 이어 17일엔 사무 빌딩에 대한 전력 공급량이 90% 줄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발전기 고장으로 45개 구역에 전기·온수 공급이 끊겼다. 남서부 사마라에서는 온수관 파열로 1만가구에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 유럽의 겨울을 책임진다는 ‘에너지 공장’ 러시아에서 한파 사고가 속출한 것은 낙후된 시스템 탓이다. 옛소련 시절 마련된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 체계는 시설이 낡은 데다 용량도 한계치에 달했다는 평가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惡수로 복수?

    손에 정체불명의 화공약품을 묻힌 뒤 자신을 기소한 검사·경찰과 악수, 이들에게 중상을 입힌 미국인이 쇠고랑을 찼다. 문제의 인물은 지난해 12월21일 교통법규 위반 혐의로 미시간주 랜싱의 법정에 출두한 존 리지웨이(41). 자신을 재판에 회부한 것에 앙심을 품고 있던 그는 공판이 끝난 직후 갖고있던 유리병 속의 정체불명 액체를 손에 묻혀 검사와 경찰, 법정 집행관과 차례로 악수했다. 이들은 모두 한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손 감각이 마비되고, 메스꺼움과 두통 등을 호소했다. 하루 종일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이중 두 명은 병원 신세까지 졌다. 현장에서 체포된 리지웨이는 문제의 액체가 올리브오일이라고 주장했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의 성분 분석 결과에 따라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6년형까지 선고받게 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러·중, 이란핵 안보리 회부 ‘제동’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넘기려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안보리 회부 찬성으로 입장이 기울었다던 러시아와 중국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반대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푸틴 “자극적인 움직임 삼가야” 이상기류는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의 공동기자회견에서 감지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이란이 핵 활동 동결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안보리 이관은)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자극적이고 잘못된 움직임은 삼갈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EU에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모든 관련국들이 절제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일관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가세했다. 이날 런던에서 러시아·중국과 긴급협의를 가진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 등 EU 3국은 IAEA에 다음달 임시이사회를 열어 이란핵의 안보리 이관 문제를 논의해 줄 것을 요청키로 합의했다.EU측 외교관계자는 그러나 안보리 이관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동의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 문제는 당장 합의되기 힘든 사안”이라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게르노트 에를러 독일 외무차관도 독일 TV와의 인터뷰에서 “ IAEA 결의안의 내용과 목표에 관해서도 참석자간 의견이 엇갈렸다.”고 밝혔다.●IAEA 이사회서도 합의 어려워 이날 6개국이 합의한 대로 IAEA의 임시이사회가 열려도 안보리 이관을 둘러싼 이사회 내부의 진통은 불가피하다.IAEA의 35개 이사국에는 러시아·중국뿐 아니라 이란에 우호적인 시리아, 리비아, 베네수엘라, 쿠바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관례대로라면 이사국 중 일부가 적극적으로 반대할 경우 결의안 통과는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더 큰 난제는 이란의 핵활동 재개 선언이 IAEA의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EU와의 약속을 어긴 것 뿐이라는 데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에 대한 제재가 다른 나라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사국들이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자국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러시아로 옮기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골람레자 안사리 모스크바 주재 이란 대사는 러시아 TV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의 제안을 건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칠레 첫 女대통령 탄생… 중남미 ‘좌파전선’ 확대

    올해 유난히 많은 선거가 예정돼 있는 중남미 대륙에 ‘좌파집권 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다.지난달 최빈국 볼리비아에서 좌파 에보 모랄레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 이어 남미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를 자랑하는 칠레에서도 중도좌파 연합이 집권에 성공했다. 1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개표 결과, 여당인 중도좌파 연합의 미첼 바첼렛(54) 후보가 53.5%를 득표, 중도우파 연합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후보를 따돌리고 4기 집권의 꿈을 이뤘다. 대선을 각각 3개월과 6개월 앞둔 페루와 멕시코에서도 좌파의 우세가 예상돼 대륙의 좌향좌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8월만 해도 5% 지지율에 머물렀던 페루의 좌파 대선후보 오얀타 우말라는 이웃 국가들의 좌파 집권 바람에 편승, 지지율이 28%까지 상승해 우파연합 후보를 3%포인트차로 앞지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좌·우파가 총과 대포로 대결하던 1960년대와 달리, 투표용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1990년대 이후 공고화된 중남미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치·사회적 기회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은 덕분이다. 멕시코 남부 정글에서 무장투쟁을 벌여온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도 최근 평화적인 정치참여를 선언했다. 그러나 중남미 좌파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외정책과 시장주의적 세계화에 적대적인 ‘차베스형’과 보다 실용주의적인 ‘룰라형’으로 남미의 좌파를 나눈다.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자가 ‘차베스형’에 속한다면 바첼렛이 이끌 칠레 좌파는 국영 부문 축소와 세계화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한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룰라형’ 중에서도 가장 시장친화적으로 평가된다.좌파의 연쇄집권이 이른바 안정적인 ‘대륙차원의 연대’로 이어질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이들의 집권은 뚜렷한 정책 대안을 제시한 결과라기보다 1990년대 우파 정부가 주도한 신자유주의 정책 실패에 따른 반사효과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또 하나의 변수는 국제유가의 움직임이다. 중남미 좌파의 끈끈한 공조는 베네수엘라의 막강한 ‘오일 파워’ 덕이라 풀이해도 지나친 것은 아니다.아르헨티나가 불황에서 빠져나온 것도, 쿠바가 15년 지속된 경제봉쇄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도 베네수엘라의 원유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들 좌파 정권이 원유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원자재 수출을 집권의 물적 기반으로 삼은 20세기 중반 포퓰리즘(대중 영합) 정권과 비슷한 모습이다.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유가가 급락한다면 좌파연대의 존립 기반도 덩달아 허물어질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겨울 아이 머리좋고 체격도 커”

    겨울에 태어난 아이가 다른 계절에 출생한 아이들보다 신체적·지적 발육이 훨씬 양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16일 전세계 남녀 아동 2만 1000명의 출생 계절과 발육 상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연구 결론은 몸무게·신장·머리크기·지능 등에 있어 ‘겨울아이’들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식단이나 호르몬, 날씨, 바이러스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환경적 요인들이 산모와 태아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론했다. 연구 방법은 태어난 계절에 따라 샘플을 나눈 뒤 출생 직후와 생후 8개월,4세,7세 때의 지적·신체적 능력을 측정·비교한 것이다. 연구팀은 ‘여름아이’에 비해 ‘겨울아이’가 출생 후부터 줄곧 신장·몸무게·머리둘레의 크기뿐 아니라 지적 능력도 우세했다고 밝혔다.7세를 기준으로 겨울·봄에 태어난 아이들은 여름·가을에 태어난 아이들보다 몸무게는 210g 무거웠고, 키는 0.19㎝ 컸다. 연구팀의 가브릴레 도블해머 박사는 “봄에 임신한 산모는 겨울철에 임신말기에 접어드는데, 이때는 아무래도 비타민을 적게 섭취하게 된다.”며 계절에 따른 식단의 차이가 발육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론했다.그는 또 “수유를 끝내고 처음 일상식을 먹이게 되는 시기가 더운 여름철이라면 아기의 소화기 계통이 세균에 감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논문은 ‘여름아이’보다는 ‘겨울아이’가운데 비관주의자가 많다는 사실도 밝혀냈다.태아 단계에서 기온이나 강우, 자외선 등 기후요인에 노출되는 계절적 차이가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설명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104년된 다리가 1弗”

    미국 뉴욕시가 최근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중 하나인 윌리스애비뉴교(橋)를 매물로 내놓았다. 폭 18m, 길이가 92m나 되는 이 다리의 특매가는 단돈 1달러(약 1000원).15마일(약 24㎞)까지는 무료로 옮겨주겠다는 서비스조항까지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뉴욕시가 맨해튼과 브롱크스 지역을 연결하는 윌리스애비뉴교에 대한 매각방침을 확정하고 구매자를 물색중이라고 보도했다.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구매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고철용으로 팔아선 안 되며, 다리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재활용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단서가 붙었기 때문이다. 하루 7만 5000대의 차량이 이 다리를 통행할 만큼 이용도가 높지만 부식된 철제를 보강하고 페인트를 새로 칠하는 데 드는 비용만 1년에 110만달러나 된다. 시는 결국 이를 대체할 새 다리를 짓기로 하고 3억달러의 예산까지 책정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1월 인근 주정부와 공원 당국에 공문을 보내 구매의사를 타진했지만 희망자가 나서지 않아 자칫 다리 전체가 철거될지 모를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 다리가 지난 1901년 만들어진 이래 원형을 유지해온 탓에 문화재적 보존가치가 높다는 점이다. 원형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까다로운 단서조항은 그래서 붙게됐다. 최근 ‘시비타스 시티즌’이란 비영리단체가 다리 매입에 관심이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 단체는 랜달섬과 이스트 116번가를 연결하는 보행자용 다리로 사용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日 “아기 제발 낳아만 주세요” 차베스 ‘오일 파워’ 美가 떤다

    日 “아기 제발 낳아만 주세요” 차베스 ‘오일 파워’ 美가 떤다

    “차베스가 마음만 먹는다면 미국 경제는 90일 안에 파괴될 것이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오일 파워’가 미국 사회를 뒤흔들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는 것은 베네수엘라계 정유 회사인 시트고(CITGO)사가 북동부 빈민들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난방유 할인 공급 사업이다. 차베스를 ‘돈키호테’쯤으로 폄하해온 미 정부로선 빈민과 이민자 사이에서 그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는 것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북동부 3개주 10만명에 혜택 미국 북동부 메인주의 인디언 주거지 올드타운에서는 지난 12일 수백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주정부와 시트고의 난방유 공급 협정 체결식이 열렸다. 로이터와 AP 등은 “참석자들이 양국 국기를 흔들며 정유사의 배려에 감격해 했다.”고 전했다. 1910년 설립된 시트고는 하루 원유 정제 능력이 1100만배럴에 이르는 메이저 정유사이다.1986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가 지분 50%를 확보한 데 이어 4년 뒤 나머지 지분을 모두 베네수엘라인들이 인수했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차베스를 이 회사의 유일한 대주주로 간주하고 있다. 시트고가 시가보다 40% 싼 가격에 지금까지 동북부 3개 주에 제공한 난방유는 3800만달러어치에 이른다. 메인과 매사추세츠, 뉴욕주의 빈민 10만여명이 혜택을 봤다. 이 사업은 사실 워싱턴 정가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상원의원 12명은 10대 정유사에 빈민들에 대한 난방유 할인 공급을 요청했지만 응한 것은 시트고뿐이었다. 존 발다치 메인주 지사는 “2만 4000명이 넘는 빈곤층 노인들이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다른 회사도 자선 대열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유사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 현지 언론은 “차베스가 미국내 정유사를 지렛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늘리려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기념식이 베네수엘라 정부를 찬양하는 플래카드와 국기 등 ‘정치적 상징들’로 가득찼다고 전했다. 특히 USA 투데이는 “시트고가 차베스의 정치적 수단으로 변질됐음을 보여 줬다.”는 업계의 논평을 소개했다. 이어 “미국 원유 정제능력의 6%를 차지하는 시트고는 차베스에게 강력한 무기”라며 “틈만 나면 원유 공급을 줄이겠다고 미국을 협박하는 차베스가 시트고의 정유 시설을 폐쇄하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상상해 보라.”고 위기감을 부추겼다. 그러나 시트고가 난방유 할인 공급 의사를 밝힌 지난 연말 미 국무부는 논평을 내 “시트고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미국인들을 돕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9월 부시 대통령은 이 회사의 카트리나 복구 지원이 “미국의 위대함을 보여 준다.”고 치하하기까지 했다. 불과 몇 개월도 안돼 시트고가 지난해 7억달러 가까운 배당금을 베네수엘라에 송금했다며 흥분할 만큼 현재 미국은 다급해졌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러 “이란핵 안보리회부 안막겠다”

    미국이 지난 10일 우라늄 농축에 돌입한 이란을 ‘안보리 회부’ 카드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안보리 이관에 반대해온 러시아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2일 미국과 유럽연합(EU)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최근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넘기는 것을 막지 않겠다는 뜻을 미국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10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안보리에서 러시아가 이란 제재에 찬성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문제로 안보리와 맞닥뜨려야 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전제하고 “외교 채널을 통해 이란의 태도를 바꾸려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이란과 협상을 벌여온 영국·독일·프랑스도 이날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한편 이란 핵을 둘러싸고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출렁이지 않을까 우려됐던 국제 유가는 오히려 소폭 오른 데 그쳤다.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가 전날보다 배럴당 57센트 오른 63.94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원유시장의 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25센트 오른 62.17달러로 마감됐다. 미 에너지는 국내 주간 정제유 재고가 1주일 전보다 49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투르크멘 가스공급능력 ‘한계’

    지난주 러시아와의 가스분쟁을 마무리지은 우크라이나가 10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내각 불신임안이 통과된 데 이어 계약 이행이 어렵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애초 러시아가 요구한 1000㎥당 230달러보다 낮은 95달러에 가스를 공급받기로 지난 4일 협상을 체결했지만 이 역시 지난해의 50달러보다 곱절 가까이 오른 금액이어서 부실 협상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협상 타결의 ‘숨은 공로자’였던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 공급능력이 턱없이 모자라 협상 이행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값싼 가스를 공급해 우크라이나의 수입단가를 낮춰줄 것으로 기대됐던 투르크메니스탄의 공급 능력이 이미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기에도 벅찰 정도”라며 우크라이나가 협상 가격대로 가스를 공급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지난해 12월31일 우크라이나 국영 나프토가즈사와 400억㎥의 가스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러시아의 가즈프롬과도 300억㎥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현지 언론의 보도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이 나라의 지난해 가스 생산량은 630억㎥, 수출량은 450억㎥ 에 불과했다.NYT는 중개회사를 거쳐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340억㎥를 포함, 올해 총 760억㎥의 가스를 해외에서 조달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수급구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환각제 LSD가 100년 장수 비법?

    비틀스가 남긴 불후의 명곡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는 멤버들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환각 물질 LSD를 찬양한 노래라는 의심을 받았다.LSD란 이름은 리세르그산(酸) 다이에틸아미드의 독일어 첫 글자를 따 붙여졌다. 1960년대 히피들에게 “진정한 자아 발견과 각성에로 인도하는 물질”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영혼을 파괴하는 마약”이라는 비난의 표적이 된 LSD. 이 논란의 약물을 발명한 스위스 화학자 알버트 호프만이 11일 100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순전히 ‘과학적인 관심’에서 LSD를 수십년 동안 복용해온 그는 매일 아침 스위스의 주라산 근처에 있는 마을을 산책하고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할 만큼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호프만은 1938년 곡물류에 기생하는 효모의 의약적 용도를 연구하다 LSD의 원료 물질을 처음 발견했다.1943년엔 직접 LSD를 복용한 뒤 효과를 “거울의 방에 들어온 것처럼 모든 사물이 비틀어져 보인다.”고 상세히 기록했다. 호프만과 동료들은 LSD가 분열증 같은 정신질환 연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LSD교의 사제’로 불리는 티모시 리어리에 의해 ‘환각 물질’로 대중화되면서 미국은 1966년 금지 약물로 규정했고 다른 나라들도 따랐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중국, 나이지리아 유전 인수] 에너지 확보 올인하는 ‘세계공장’

    [중국, 나이지리아 유전 인수] 에너지 확보 올인하는 ‘세계공장’

    세계 에너지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AWSJ) 등 주요 경제신문들은 10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22억 7000만달러(약 2조 2700억원)를 들여 나이지리아 악포 유전의 지분 45%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0년 발견된 악포 유전은 하루 최대 22만 5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유전이다. 지난해 미국 정유회사 유노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미 정치권의 반대로 쓰라린 좌절을 경험했던 CNOOC로선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CNOOC의 푸청위 대표는 “유전의 규모는 세계적 수준”이라면서 “국가의 에너지 확보 전략에도 부합하고 자산가치도 매우 크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AWSJ는 전했다. 9일 오전 홍콩 증시에서는 CNOOC의 주가가 급등, 주식거래가 일시중지되기도 했다. 악포 유전은 CNOOC가 아시아 지역 밖에서 획득한 첫 번째 유전이며, 거래규모로는 2002년 스페인 석유회사로부터 인도네시아 유전을 5억 8000만달러(약 5800억원)에 사들인 이후 가장 크다. 운도 따라줬다. 유전은 당초 인도 석유회사인 ONGG에 낙찰됐지만 인도 정부가 “20억달러가 넘는 가격으론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퇴짜를 놓는 바람에 인수가 무산됐다. 푸 대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석유 확보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큰 의미가 있다.”며 아프리카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거래를 바라보는 서방 메이저 석유사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최근 중국 석유기업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수의 에너지 기업들을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가파른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처 확보를 위해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 CNPC는 지난해 8월 42억달러(약 4조 2000억원)를 들여 카자흐스탄 석유회사를 인수한 데 이어, 한 달 뒤엔 합작투자사인 안데스석유를 앞세워 에콰도르의 유전과 송유관을 14억달러(약 1조 4000억원)에 인수했다. 메이저 석유사들은 주주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 중국 국영회사들이 손익을 따지지 않고 자원 확보에만 매달려 입찰가를 터무니없이 부풀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FT도 이번 나이지리아 유전인수는 상업적 목적보다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한 거래의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CNOOC는 이번 거래를 통해 확보한 원유를 유럽과 미국시장에 판 뒤, 마련된 돈을 자국에 인접한 유전에서 비축유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CNOOC는 지난해 8월 미국에서 9번째로 큰 정유사인 유노콜을 185억달러(약 18조 5000억원)에 인수하려다 ‘국가 안보’를 내세운 미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중국 정부는 “정상적 기업활동을 정치논리로 가로막는다.”며 반발, 사태는 양국간 ‘에너지 전쟁’으로 비화됐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팔 총선 새국면

    오는 25일 팔레스타인 총선을 앞두고 예루살렘에서의 선거 운동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대립해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타협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스라엘은 9일 팔레스타인 총선 출마자들이 이스라엘에 병합된 예루살렘의 아랍인 거주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이스라엘이 무장단체 하마스의 참여를 트집잡아 예루살렘에서의 선거 운동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팔레스타인측은 “선거 자체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맞서왔다. 기디온 에즈라 이스라엘 치안 장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하마스를 제외한 후보들에게만 예루살렘에서의 선거 운동을 허용하겠다.”면서 “특히 미국이 지원하는 ‘평화 로드맵’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후보들만이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이스라엘 경찰로부터 허가를 얻은 뒤 예루살렘에서도 운동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예루살렘에서 출마한 하마스 출신의 아흐메드 아톤 후보는 “이스라엘엔 팔레스타인의 국사를 방해할 어떠한 권리도 없다.”면서 “자유로운 투표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고 촉구했다.한편 요르단강 서안을 담당하는 팔레스타인 보안국은 이날 무장세력들이 선거 방해를 시도할지 모른다며 투표 당일 투표장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고 경고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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