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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 5월에도 민간인 학살 의혹

    지난해 11월 하디타와 지난 3월 이샤키에서 미군이 이라크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에도 20여명의 민간인이 미군에 살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타리크 알 하셰미 이라크 부통령이 이끄는 수니파 정당 이라크이슬람당(IIP)은 6일 지난달 미군에 의해 5차례에 걸쳐 29명의 민간인을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오마르 알 주부리 IIP 인권담당 대변인은 “지난달 13일 바그다드 남부 라티피야 지역에서 민간인 승용차 1대가 미군 공습을 받아 6명이 숨진 데 이어 같은날 인근 민가에도 공습이 가해져 7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유시피야 지역에서 여성과 어린이 등 13명이, 바그다드 시내에서 2명을 미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알 주부리 대변인은 “정확한 날짜를 알 수 없지만 지난달 바그다드에서도 민간인 1명이 미군에게 살해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사건들에 대한 중립적 조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라크 경찰은 이날 바그다드 북서쪽 바쿠바시로 통하는 도로변에서 참수당한 9명의 머리가 담긴 플라스틱 상자를 발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페루 대선 ‘反차베스’ 역풍

    남미 대륙에 확산되던 급진민족주의에 제동이 걸렸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인 알란 가르시아 후보가 자원 국유화와 부의 재분배를 주창하는 급진민족주의자 오얀타 우말라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최근 이 지역에서 미국과 자유무역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것에 전전긍긍하던 부시 행정부와 월스트리트는 ‘최악’이 아닌 ‘차악’의 결과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반면 우말라 후보를 공공연히 지원하며 역내(域內) ‘반미전선’의 확대를 꾀하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위신과 정치력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결과가 중남미의 정치적 역학구도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한다. 정치신인 우말라의 급격한 부상은 지난해 볼리비아 대선 이후 이 지역을 강타한 ‘좌파돌풍’의 상징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우말라, 중산층 불안 극복 못해 개표가 77.3% 마무리된 상황에서 우말라 후보는 44.5% 득표에 그쳐 가르시아 후보에 10%포인트의 큰 차로 뒤졌다. 이로써 4월 1차투표에서 30%가 넘는 득표율로 1위에 올랐던 우말라의 집권은 좌절됐다. 무엇보다 부유층의 거부감과 중산층의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우말라의 패인으로 꼽힌다. 정치 부패를 청산하고 부를 재분배하겠다는 공약으로 빈민층의 열광적 지지를 얻었지만 기업 초과이윤에 대한 중과세와 에너지 부문에 진출한 외국기업과의 계약변경 같은 급진적 의제를 제기하면서 부유층과 월스트리트 자본의 반발을 자초했다. HSBC와 JP모건,S&P 등은 우말라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뛰어오른 지난 3월 페루 채권의 평가등급을 하향조정, 위기감을 고조시켰다.●우파 ‘가르시아 지지’로 판세 역전 1차 투표에서 우말라에 6%포인트 차로 뒤졌던 가르시아가 전세를 뒤집은 데는 결선투표 국면을 사실상 ‘차베스 요인’에 대한 국민투표로 전환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진단도 있다. 대선 초기국면부터 우말라와의 유대를 과시했던 차베스는 가르시아가 당선되면 페루와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불필요한 마찰로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가르시아는 우말라에 대해 “페루를 베네수엘라식 포퓰리스트 경제와 반미주의의 나락으로 빠뜨릴 위험인물”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차베스와 페루 정부의 대결이 심화되면서 결선진출이 좌절된 우파진영이 우말라 당선을 막기 위해 가르시아에 대한 지지로 돌아선 것이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차베스 효과’ 분수령은 7월 멕시코 대선 일부에선 가르시아가 최근 안데스 지역에서 힘을 얻는 자원국유화와 재분배에 대한 요구를 어떤 식으로든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가르시아 역시 우말라와 유사하게 가스 등 핵심산업에 대한 외국기업과의 재협상 및 과세강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가르시아 집권을 ‘반(反)차베스 노선의 승리’로 단정하는 일각의 기류에 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다음달 2일 치러지는 멕시코 대선이 ‘차베스 효과’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되리라고 본다. 미국과의 무역협정 재협상과 국가복지 확대 등을 내걸고 선거전 돌입 후 줄곧 선두를 달려온 좌파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지난 4월 TV토론 불참을 계기로 집권여당의 칼데론 후보에게 추월당한 뒤 1개월 넘게 피말리는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브라질-미국 ‘에탄올 밀월’

    미국과 브라질의 밀월이 심상찮다. 부시 행정부의 핵심인사들이 잇따라 브라질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가 하면, 브라질의 룰라 정부는 “미국에 대해 극단적 대립으로 일관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차베스식 반미노선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최근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동생이면서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가세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측근인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브라질 농업장관을 초청한 것이다. 두 나라의 관계는 지난해까지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사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무엇이 냉각됐던 두 나라 사이에 훈풍을 불게 했을까. 답은 ‘에탄올’이다. 지난 3일 부시 지사의 초청으로 미국 방문길에 오른 로드리게스 장관의 핵심임무 역시 브라질산 에탄올의 미국 공급 타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지사는 “2015년까지 미국 내 모든 지역에서 사용되는 가솔린에 에탄올을 15% 혼합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에탄올 예찬론자다. 현재 미국에는 97개의 에탄올 생산 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연간 170억ℓ의 에탄올 생산이 가능하다. 의회는 2012년까지 생산량을 284억ℓ로 끌어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30년까지는 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소비량을 2270억ℓ까지 높이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문제는 미국 내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에탄올 생산의 선두주자인 브라질에도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가장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 일부 주에 한정된 에탄올 사용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최대 1500억ℓ까지 소비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미국 정부는 안정적인 에탄올 공급원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으며, 브라질이 가장 유력한 공급국이 되리라는 것이 브라질 정부의 판단이다. 브라질 정부는 1∼2년 내 미국의 에탄올 수요가 늘 것에 대비, 현재 190억ℓ 수준인 에탄올 생산능력을 300억ℓ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650만㏊인 사탕수수 재배면적을 2000만㏊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함께 세워두고 있다. 미국의 ‘에탄올 중용론’은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이란 등 산유국들의 ‘볼모’가 되지 않겠다는 정치적 의지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무엇보다 미국을 곤혹스럽게 하는 점은 연간 석유수입량의 10%를 반미국가 베네수엘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과의 관계개선은 차세대 에너지 자원의 확보를 넘어 미국 경제가 ‘차베스의 석유’에서 ‘룰라의 에탄올’로 갈아탄다는 정치적 효과도 함께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중국판 개똥녀’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이 어떻게 버젓이 남편 있는 여자와 놀아날 수 있습니까. 이 분노와 절망을 누구에게 호소해야 할까요.” 지난 4월 중순 중국의 한 인터넷 전자게시판에 ‘얼어붙은 잎새’란 필명으로 한 남성이 글을 올렸다. 자신의 아내와 ‘푸른 수염’이란 닉네임을 쓰는 한 대학생의 혼외관계를 비난하는 글이었다. 곧바로 격한 반응들이 이어졌다. “확실하고 만족할 만한 참회를 하기 전까지 모든 회사와 사무실, 학교, 병원, 쇼핑몰에 ‘푸른 수염’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자.”,“키보드와 마우스를 무기 삼아 간통자들의 목을 베자.”●“키보드와 마우스를 무기삼자” 인터넷 사용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중국이 나날이 확산되는 ‘사이버 집단폭력’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1일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중국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냥’은 강도와 집요함에 있어 한국 네티즌들을 넘어선다.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유명인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파헤치는가 하면 오래된 미제 범죄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수사팀을 꾸리기도 한다. 배우자들의 부정을 조사하는 사이버 모임도 있다. 이 같은 인터넷 사냥은 대부분 전자게시판 사이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자게시판은 인터넷 초창기에 활발하게 운영되다가 웹 브라우저가 보편화되면서 쇠퇴했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인터넷 문화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부모 집까지 찾아가 피켓시위도 지난해 한국의 ‘개똥녀’ 소동을 연상시키는 ‘푸른 수염’ 사건 역시 중국에서 인기있는 사이트인 톈야(天涯·www15.tianya.cn)의 대화방을 통해 확산됐다. 당시 네티즌들은 ‘푸른 수염’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온라인 모임을 결성했다. 얼마 안가 ‘푸른 수염’의 개인정보가 낱낱이 공개됐다. 네티즌들은 당장 그를 제적시키라며 대학의 홈페이지로 몰려가 게시판을 ‘도배’했다. 부모들이 살고 있는 집까지 찾아가 피켓시위를 벌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푸른 수염’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6분짜리 동영상을 제작, 게시판에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처음 문제를 제기한 ‘얼어붙은 잎새’도 출연해 자제를 호소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결국 ‘푸른 수염’은 학교를 자퇴한 뒤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사건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달 톈야 게시판의 하루 조회수는 4000만건을 넘어섰다. 평소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수치였다.●“인터넷이 유일한 토론마당” 중국 내에도 ‘인터넷 마녀 사냥’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 일부선 네티즌들의 행태가 ‘사이버 인민재판’에 가깝다며 1960년대 문화혁명 당시의 홍위병들과 비교했다. 중국정부도 최근 인터넷 카페 이용자들에게 실명등록을 의무화하는 등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식인들은 온라인 규제를 강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이 가뜩이나 취약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상하이 통지대학의 저우다케 교수는 “인터넷은 중국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유일한 통로”라며 규제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중국청년대학 정치학과의 찬 지앙 교수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동은 규제돼야 하지만 그것이 다수가 누리는 표현의 자유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사회의 타락을 막고 규범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푸른 수염’을 비난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판에 올렸던 한 네티즌은 “우리 사회가 그처럼 저열한 상태로 추락하는 것을 어떻게 두고볼 수가 있는가.”라며 자신의 행동을 적극 두둔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 양민학살 파문’ 확산

    “네살배기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에게도 총부리를…” 지난해 11월 미 해병대가 이라크 서부 하디타에서 민간인 24명을 보복 살해하는 과정에서 아기를 안은 여인까지 살해한 사실이 드러나 이번 사건이 아부 그라이브 포로 학대 파문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 의회에선 청문회를 벼르고 있고 지난 2월에야 뒤늦게 사건을 파악한 해병대 지휘부가 유족에게 희생자 1인당 2500달러를 지급, 진상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29일(현지시간) 제기돼 군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언론들은 군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청문회가 열릴 경우 미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전운동 진영은 이 사건을 ‘이라크판 미라이 학살’로 규정, 철군 여론몰이에 나섰다. 미국 내 1400여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정의평화연합(UFPJ)은 이날 성명을 내고 관련자 처벌과 점령 정책 포기를 촉구했다.이들은 “하디타에서 24명이 죽기 전인 2004년 팔루자에서는 600여명의 민간인이 살해됐다.”면서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베트남에서와 마찬가지로 ‘잔혹행위를 야기하는 상황’을 불가피하게 만들어낸다.”며 철군을 압박했다. 군당국은 가담자에 대한 살인혐의 적용을 시사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진상 규명과 은폐 여부 조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며 “결과는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조사는 실질적으로 끝난 상태”라며 “조사단은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학살극의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9일 아침 7시15분쯤 동료 병사 한 명이 매설된 폭탄에 절명하자 미 해병대원들은 택시를 타고 지나가던 18세에서 25세까지의 학생 4명과 운전사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들 모두 사망했다. 그 뒤 해병대원들은 민가로 쳐들어가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던 시아버지(77)와 시어머니 등 일곱 식구를 차례로 살해했다. 시아버지는 코란을 든 채 가슴과 복부에, 시어머니는 기도를 하던 자세에서 등에 총을 맞았다. 생존자 히바 압둘라(여)는 남편이 사살되는 것을 본 시누이가 아이를 안은 채 실신하자 다섯살 아이를 데리고 피신해 화를 모면했다. 압둘라는 나중에 돌아와보니 시누이와 조카가 숨져 있었다고 몸서리를 쳤다. 존 머서 민주당 의원도 아이를 안은 어머니가 총격을 당했다는 얘기를 군 소식통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군인들은 곧바로 다른 민가에 들어가 3살부터 14살까지 아이들을 포함, 여성 6명 등 일가족 8명을 사살했으며 다른 집에선 20세에서 38세까지의 남성 4명을 살해했다. 한편 현장에서 참극을 목격한 일부 해병대원은 지금까지 심각한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새벽에 덮친 대재앙…건물 80% ‘폭삭’

    새벽에 덮친 대재앙…건물 80% ‘폭삭’

    27일 새벽(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를 강타한 지진의 피해규모는 시신수습이 본격화하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12월의 쓰나미(지진해일) 이후 1년5개월만에 엎친 데 덮친 격의 대참사가 이어져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현지 구호당국은 이번 지진 피해지역의 돌무더기와 빌딩 잔해 아래 더 많은 사람들이 매몰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앙지 대도시 가까워 피해 커 유슈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영국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1만∼2만명이 이번 재난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현재 사망자는 37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를 지진의 진앙지가 대도시와 지나치게 가까웠던 점에서 찾고 있다. 실제 이번 지진은 인구 150만명의 대도시인 족자카르타에서 불과 25㎞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이 지역의 가옥들이 대부분 내진설계가 안된 오래된 구조물이어서 리히터 규모 6.3의 지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 특히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반툴지역의 경우 가옥의 80% 이상이 완파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구호인력·의료진 태부족 부상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족자카르타의 병원들은 아비규환이다.AP통신은 “선혈이 낭자한 사르디지토 병원 복도에는 지혈과 치료에 사용된 붕대와 의료 폐기물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다.”고 전했다. 병실은 이미 수용인원을 초과했다. 이 때문에 수백명의 환자들이 플라스틱 판자나 거적, 신문지 위에 눕혀져 건물 밖에 방치되고 있다. 병원들은 의료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의사 알렉산더는 “중상을 입은 많은 환자들이 방치되고 있다.”면서 “외과의사가 매우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적십자사는 신속대응팀을 현지로 급파,21개의 임시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앰뷸런스 등 수송수단이 부족해 환자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화물차와 버스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부상자들은 도로가 끊긴 일부 지역에서는 수시간씩 걸어서 병원을 찾고 있다. ●족자카르타 공항 등 폐쇄 불안과 공포 속에 밤을 지샌 주민들은 식량과 옷가지를 찾아 필사적으로 폐허더미를 뒤지고 있다. 여진(餘震)에 대한 공포 때문에 주민들 대부분은 거리와 공터, 농경지 등에서 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선 전기와 통신시설까지 파괴돼 구호노력이 지체되고 있다. 족자카르타 공항도 폐쇄됐다. 하타라드 자사 인도네시아 교통장관은 “건물에 대한 정밀진단이 끝날 때까지 당분간 공항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족자카르타에서 반경 30㎞ 안에 있는 인도네시아 최대의 힌두성지인 프람바난 사원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근 보로부두르 불교사원의 피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메라피 화산 폭발 가능성도 지난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서부를 강타한 쓰나미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는 탓인지 지진 직후 주민 사이에서 쓰나미가 밀려올 것이란 괴소문이 퍼지면서 수천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하지만 지진발생 24시간이 지난 28일까지 쓰나미 발생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과 메라피산 화산활동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나돌고 있다. 밤방 두아얀토 에너지광업부 장관은 “지진이 화산활동을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지만 더 큰 폭발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 구호노력 가속화 국제사회의 구호노력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2000동의 텐트와 9000벌의 방수복 등 긴급구호품을 현지로 급파했다. 국제적십자사는 1000만달러(약 100억원) 규모의 구호기금 모금에 착수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지진 사실이 알려진 직후 수색대와 의약품을 긴급수송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진희생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 뒤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연합(EU)은 300만달러의 구호금과 함께 25개 회원국에 구조대파견을 요청키로 했다. 이세영기자 외신종합 sylee@seoul.co.kr
  • 미군 양민학살 파문

    미국이 아부그라이브 포로학대 사건을 능가하는 이라크전 최악의 스캔들에 휘말렸다.이라크에서 작전을 벌이던 미 해병대가 지난해 11월 무고한 민간인 20여명을 무차별 살해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이미 사건의 핵심증거와 진술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반전운동 진영에선 벌써부터 ‘이라크판 미라이 학살’로 규정하고 이번 전쟁의 부도덕성을 쟁점화할 태세다.지난 1968년 미군이 베트남의 농촌마을 미라이에서 민간인 500여명을 무참히 학살한 이 사건은 베트남전의 도덕성을 결정적으로 훼손,반전여론을 고조시켜 결국 미군의 철수를 이끌어냈다. 미 해병대는 당초 지난해 11월19일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 하디타에서 순찰도중 반군세력과 교전이 발생,이 과정에서 민간인 15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그러나 이후 진행된 조사 결과 해병대는 순찰도중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폭발,대원 1명이 숨지자 인근 민가에 난입,부녀자 등 주민들을 무차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디타 주민들의 진술을 인용,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살해된 이라크 주민 24명 중에는 어린이 6명과 여성 다수가 포함돼 있다.군 조사단이 확보한 현장 사진에는 피해자 일부가 머리와 등 부위에 총상을 입는 등 정상적인 교전에 의한 게 아니라 이들이 사실상 처형됐음을 암시하는 증거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최소 12명의 군인들이 민간인 살해와 이후 사건은폐 과정에 가담했다.”면서 “군 조사단이 조만간 이들을 살인과 직무유기,증거조작 등의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 당국은 중간 수사상황을 지난 25일 일부 의원들에게 브리핑했다.의원들은 조사결과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익명의 수사관계자는 범행에 가담한 해병대원은 모두 10여명에 이르지만 하사 등 4명이 직접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이에 앞서 미군 당국은 이 사건 조사와 관련,해당부대의 대대장과 중대장 2명 등 3명을 보직 해임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南군사비 北의 12.3배

    북한의 정규군 병력은 110만 6000명으로 남한보다 1.6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국방예산은 남한이 235억달러로 19억달러에 그친 북한보다 무려 12.3배 많았다.이같은 사실은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보도된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최신 통계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북한의 정규군 규모는 중국(225만 5000명), 미국(154만 6372명), 인도(132만 5000명)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남한은 68만 7000명으로 러시아(102만 7000명)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었다. 파키스탄(61만 9000명), 터키(51만 4850명), 이집트(46만 85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국방예산 면에선 미국이 5610억달러로 단연 앞섰다. 중국은 349억달러에 머물렀다. 또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50기를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중국은 전략미사일 806기를 운용하는 데 그쳤다.IISS는 전세계적으로 현역 군병력이 1995만 4900여명, 국방예산은 1조 971억 1561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10대 스트레스·불안이 원인

    틈만 나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날리고, 빈번하게 벨소리와 착신음을 바꾸는 10대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한국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외신에 보도됐다. 용인정신병원 신경정신과 연구팀이 국내 고교생 5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의 과도한 사용은 사용자가 겪는 불행과 불안의 징후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통화와 문자메시지 보내기, 착신음 변경 등을 하루 90차례 이상 하는 고교생이 전체의 3분의1을 차지했다. 이들은 “불행하거나 지루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하루 70차례 정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들에 비해 우울함과 근심의 수치가 상당히 높았다.”고 전했다. 조사결과 중증 사용자의 경우 10분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이 문자메시지였으며 끊임없이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이 늦으면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의 하지현 박사는 “과다 사용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거나 사회적 지위 때문에 불행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2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미국심리학회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8∼18세 청소년의 40%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10대들의 하루 휴대전화 사용시간이 숙제를 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비슷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부모들을 경악시키기도 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 인정 평화협상안 팔 국민투표에 회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스라엘 인정을 거부하는 하마스로 인해 평화협상이 지연된다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직접 이스라엘 인정 여부를 묻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아바스 수반은 25일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와 가자지구의 자치정부 청사에서 개막된 정파간 내분수습을 위한 비상회의에 참석,“하마스와 파타당이 열흘내 공동 평화협상안 마련에 실패할 경우 40일 뒤 파타당과 하마스의 옥중 지도자들이 만든 평화안을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아바스 수반의 발언은 하마스에 이스라엘 인정을 촉구하면서, 이스라엘에는 1967년 3차 중동 전쟁 당시의 점령지에서 완전 철수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아바스 수반의 재가를 거쳐 확정된 이 평화안의 골자는 팔레스타인 독립국의 영토를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 당시 점령한 가자지구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 지역으로 한정한다는 것이다. 아바스 수반의 제안에 대해 하마스는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했지만 이스라엘 점령에 강경하게 반대해 온 이슬람지하드는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두 정파의 지지자들은 이날 양측 지도자들의 회합이 시작된 직후 가자지구 도심에서 산발적인 충돌을 빚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월드컵 앞둔 독일에서는 지금] ‘히틀러 풍자연극’ 파문

    연합군의 포위망이 좁혀오던 1945년 4월, 베를린의 지하 벙커에 고립된 아돌프 히틀러는 죽음을 결심한다. 연인과 추종자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관자놀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그의 제국을 구원할 기막힌 아이디어가 섬광처럼 떠오른다. ‘연합국에 축구 경기를 제안하자. 독일 팀을 진두지휘해 승리를 거둔다면, 그래, 나의 제국도 무너지지 않을 거야.’ 이번 주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막된 ‘마이볼-어느 독일인의 꿈’이란 연극의 한 장면이다. 월드컵 개최를 앞둔 독일의 현 상황을 히틀러의 최후에 빗대 풍자한 것이다.함부르크 언론과 축구 팬들이 발끈했다.‘월드컵이란 국가 대사를 앞두고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난부터 ‘독일의 국가 스포츠인 축구의 신성함을 모독했다.’는 질타까지 줄을 이었다. 연극을 관람하다 야유를 보내는가 하면 분노를 참지 못해 뛰쳐나가는 관객도 있었다. 연출자 에릭 게데온은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3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 경제 회생의 열망을 온통 걸고 있는 독일 사회의 분위기를 꼬집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대가 되는 지하 벙커는 현재 독일을 상징한다.”면서 “히틀러의 추종자들은 현실을 변화시켜 줄 무엇인가를 필사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오늘날의 독일인”이라고 말했다. 게데온은 지난 2004년 히틀러가 벙커에서 보낸 마지막 날들을 그린 영화 ‘몰락’으로 평단의 호평을 얻기도 했다.그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 ‘위대한 독재자’에서 영감을 얻었다.”면서 “관객 반응은 예상했던 일인 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연극에서 히틀러의 연인 에바 브라운에겐 축구경기 개막식 공연을 기획하는 임무가, 선전상 괴벨스에겐 대회 조직위원장이란 중책이 주어진다. 하지만 히틀러의 계획은 끝내 실패로 돌아가고 몰락을 직감한 그는 ‘지금 당장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이란 노래를 부르며 최후를 맞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신흥시장發 경제위기 오나

    ‘검은 월요일’이었다. 세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러시아·인도·브라질 등 이른바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추락이 두드러졌다.‘신흥시장발’ 경제위기 가능성마저 제기됐다.26개 신흥시장국 주식들로 구성된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는 22일 열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1998년 8월 이래 최악의 상황이다. 인도에서는 ‘유사공황’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날 주가지수가 10%나 폭락, 거래가 중지됐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은행빚으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했다고 전했다. 정부 개입으로 결국 4.2%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지난 11일에 비하면 17%가 빠진 수치다. 러시아 증시는 유코스 석유의 미하일 호도로프스키 회장이 구속된 지난 2003년 10월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가장 큰 9.1%가 하락했다. 중동과 중남미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터키 증시가 8.3% 하락한 것을 비롯, 멕시코와 브라질은 각각 4.4%,4.5%가 빠졌다. 동유럽의 폴란드·헝가리·체코 증시도 3.9∼5.9% 하락했다. 신흥시장 증시폭락의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이자율을 더 인상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한 투자처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리 파울러 시티그룹 투자담당은 “시장에서 위험회피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정부채권 등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자본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 속에 경제성장이 이어지고 임금상승과 인플레 압력이 커지면서 증시의 위협요인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불안을 반영하듯 세계 각국의 주가변동 지수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주식시장의 ‘공포 측정계’로 불리는 미국 주가변동성 지수는 하루 사이 무려 10%가 뛰어오른 19.62를 기록했다.그러나 상황을 과열된 시장의 조정국면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ING의 데이비드 스페겔 이머징마켓 투자전략가는 “시장이 고평가돼 있고 투기적 요소 또한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은 위험 조정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라크 인질 석방’ 뒷돈 거래

    인질 석방을 위해 납치범들에게 어떤 돈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해 온 일부 유럽국가들이 실제로는 거액의 몸값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2일 이라크에서 인질석방 협상을 담당한 고위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문서를 인용,1인당 최소 250만 달러(약 23억원)에서 1000만달러(약 95억원)에 이르는 몸값이 최근 21개월 동안 이라크내 무장세력에 지불됐다고 밝혔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3국 정부가 9명의 인질을 석방시키기 위해 지불한 돈이 무려 4500만달러(약 428억원)에 이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가장 많은 몸값을 치른 나라는 프랑스로 지난해 6월 157일간 억류돼 있던 플로렌스 오베나스를 석방시키기 위해 무려 1000만달러를 냈다.2004년 12월엔 1500만달러를 치르고 인질 2명의 신병을 인도받았다. 이탈리아와 독일정부도 3명씩의 인질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각각 1100만달러와 800만달러의 거액을 치렀다. 반면 몸값 지불을 거부한 영국은 2명의 인질이 살해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영국 보수당의 리암 폭스 국방정책 담당자는 “서방 정부들이 몸값을 지불했을지 모른다는 것은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라면서 “정부가 결코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들의 협박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이클 무어 자유민주당 외교정책 대변인은 “서방 정부들이 결국 인질범들에게 납치허가를 내준 꼴”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현지에서 납치된 외국인들은 모두 250여명. 이 가운데 최소 44명이 숨졌고,135명이 풀려났다.반면 구조되거나 탈출한 사람은 각각 6명과 3명에 불과하며 60명이 넘는 나머지 인질들의 생사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뉴욕증시·유로넥스트 곧 합병 세계최대 증권거래소 출현 임박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증시인 유로넥스트의 합병발표가 임박했다고 AP통신 등이 22일 보도했다. 합병이 확정되면 거래규모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증권거래소가 출현하게 된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합병되는 것도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NYSE와 유로넥스트 경영진이 지난 주말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합병조건을 마무리했으며 합의내용은 23일 유로넥스트 이사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전했다.NYSE는 1주당 74유로(약 8만 9500원) 수준인 유로넥스트 주식 전량을 주당 10유로(약 1만 2000원)씩의 프리미엄을 얹어 사들이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NYSE와 함께 인수전에 뛰어든 독일의 도이체뵈르제는 21일 밤까지도 합병 성사를 위해 치열한 물밑작업을 펼쳤지만 유로넥스트의 주주와 이사들의 마음을 얻는 데에는 실패했다. 유로넥스트는 도이체뵈르제와 합병하면 거점을 현재의 파리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옮겨야 한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라크 주권정부 ‘불안한 출범’

    이라크 주권정부 ‘불안한 출범’

    국방·외교·재정 등 모든 정책 분야에 걸쳐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는 통합정부가 이라크에 들어섰다. 후세인 정권 축출을 목표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 3년 2개월만이다. 그러나 준(準)내전 상태에 이른 종파 갈등과 악화된 치안 역량이 정부 출범을 계기로 쉽게 안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누리 알 말리키 총리는 전날에 이어 21일에도 테러와 맞서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천명했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자유 이라크 출범이 알카에다에 통렬한 패배가 될 것”이라고 치하했지만 테러 공격은 이틀째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17개 장관직 시아파 연합에 돌아가 이라크 의회는 20일 알 말리키 총리가 제출한 내각 구성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그가 지명한 36명의 장관은 이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절반에 가까운 17개의 장관직이 의회 다수파인 시아파 연합에 돌아갔다. 쿠르드와 수니파 연합이 각각 7개 자리를 배정받았고 나머지 5개 자리는 이야드 알라위 전 임시정부 총리가 이끄는 세속주의 연합에 돌아가 일종의 거국내각이 성립됐다. 그러나 국방·내무·국가안보장관 등 핵심 장관직 3개는 공석으로 남았다.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장관직을 요구했던 시아파와 군을 관할하는 국방장관직을 고집했던 수니파 모두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헌법의 각료 구성 시한에 쫓긴 말리키 총리는 결국 대행 체제로 운영하는 편법을 택했다. ●석유 배분·외국군 철수 일정 갈등 잠복 말리키 총리는 새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로 저항세력 소탕과 치안 회복, 외국군의 철수를 제시했다. 하지만 정파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지금 상황에선 어느 것도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이미 실질적인 내전 상황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말리키 총리의 공약을 비웃기라도 하듯 20일 수차례 테러 공격으로 33명이 희생된 데 이어 21일에도 바그다드 카페에서 폭탄 테러로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헌법 개정 문제는 종파간 갈등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임시정부 구성을 위한 지난해 12월 선거 등을 보이콧했던 수니파는 정부 참여를 조건으로 헌법 개정을 약속받았다. 지난해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주축이 돼 마련한 새 헌법은 연방제 도입과 함께 입법·행정·사법권을 행사하는 지역정부 구성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수니파는 이라크를 분열시키고 시아파와 쿠르드족에 석유 자원과 권력을 집중시키게 될 것이라며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석유 대부분이 시아파와 쿠르드족의 관할지역인 북부와 남부에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외국군의 철수 일정도 핵심 이슈다. 미국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13만 2000여명 규모의 주둔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킨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라크의 치안 조직이 저항세력에 맞설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각 출범에 즈음해 외국군 철수 일정을 구체화시키겠다는 말리키 총리의 약속은 공수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외국군의 전면 철수를 바라는 이라크 여론은 말리키 내각을 괴롭히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중동판 로미오와 줄리엣

    “신이여, 장벽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게 하소서.” 그들이 부르는 신의 이름은 다르지만 갈구하는 내용은 하나다. 역경을 딛고 일궈낸 가정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이런 그들을 사람들은 ‘중동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부른다. 죽도록 사랑하는 사이지만 외부의 힘에 의해 생이별의 고통을 감수해야 할 운명이 앞에 놓여있는 까닭이다. 조각가인 오사마 자타르(26)와 발레리나 자스민 아비사르(25)는 예루살렘 인근의 동물보호소에서 함께 일하다 2년전 결혼했다. 이스라엘의 여느 부부와 다른 점은 자타르가 이슬람교를 믿는 팔레스타인인이고 아비사르는 안식일마다 시나고그를 찾는 유대인이란 점이다. 처음엔 반대하던 양가의 어른들도 진실되고 아름다운 두 사람의 사랑에 손을 들었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이스라엘 당국이 자국 영토 안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인 배우자와 함께 사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기 때문이다. 모든 생활기반이 이스라엘에 있는 부부는 이 결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지만 최근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부부가 이스라엘에서 함께 살 길은 막혔다. 부부는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라말라에 임시로 거처를 마련해 살고 있다. 문제는 매일 예루살렘의 직장으로 출퇴근해온 아비사르의 통행허가증이 이달로 만료된다는 것이다. 남은 것은 아비사르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부부가 헤어지는 방법뿐이다. 아비사르는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처지의 많은 부부들이 직장을 포기하고 빈곤층으로 전락하느냐 아니면 생계를 위해 생이별을 감수하느냐 하는 기로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남편 자타르는 내전 위기로 치닫는 라말라의 정치상황을 더 우려한다. 그는 “지금 같은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단돈 100달러를 위해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다.”면서 “생계 때문이 아니라 아내의 안전 때문에 예루살렘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을 갈라놓은 법은 무장세력의 자살폭탄 공격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 의회가 제정했다. 법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남성과 여성은 각각 35세와 25세가 넘지않을 경우 이스라엘 영토 안에 배우자와 함께 머무를 수 없다. 이스라엘의 국내외 인권단체와 아랍계 의원들은 이 법이 세계인권선언의 취지에 반하는 ‘인종주의적 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스라엘 영토와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가 맞닿은 경계에는 현재 5m 높이의 콘크리트 장벽과 감시탑, 전기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에콰도르 원유마찰 FTA협상 중단

    최근 미국계 회사의 석유채굴권을 박탈한 에콰도르에 대해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니나 무어자니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17일 “에콰도르의 결정은 사실상 미국 회사의 재산을 강탈한 것”이라면서 “지금 시점에서 이 나라와 더 이상의 FTA 협상은 계획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나라가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의 무역상대가 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에 관한 협상안의 규칙들에 승복해야 한다.”면서 “양자투자협정(BIT)에 따라 미국 회사에 대해 완전한 보상을 할 의도가 있는지 등을 에콰도르 정부에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에콰도르 정부는 15일 옥시센탈 석유가 보유 중이던 아마존 지역의 유전 한 곳에 대한 운영권을 회수했다. 에콰도르 국영 페트로에콰도르의 페르난도 곤살레스 사장은 “옥시덴탈은 계약을 위반하고 우리 법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떠나야 한다.”면서도 “이번 조치가 에콰도르 도 석유산업 국유화 대열에 뛰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2004년 5월부터 에콰도르와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베네수엘라 “F16 이란에 판매”

    베네수엘라가 미국산 F-16 전투기의 이란 판매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 정부의 무기 금수 선언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인 알베르토 뮬러 장군은 16일 미국의 무기 금수에 대한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자국이 보유한 미국산 F-16 전투기를 이란에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그는 “검토 대상에 오른 전투기는 모두 21대”라면서 “협상의 타당성에 대해 적극 검토할 것을 국방장관에게 권고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국방부도 이날 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가 지난 3년간 자국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이스라엘 회사들까지 F-16기 부품을 베네수엘라에 공급하지 말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비난한 뒤 “방해가 계속되면 다른 시장에서 전투기 판매자를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전에도 미국이 F-16기의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러시아와 중국에서 전투기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타임스 스퀘어 옛 광고판 팔아요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를 밝히던 네온사인 광고판들이 경매에 나온다. 매일 1000번이나 비워졌다 채워지기를 반복하던 코카콜라병,4초마다 연기를 내뿜던 카멜 담배 등 하나 같이 뉴욕의 밤거리를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물들이던 지난 세기의 명물들이다. 18일 필라델피아의 프리맨 옥션하우스에서 경매에 부쳐질 광고판은 모두 73점.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디지털 전광판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한 20세기 자본주의의 유물들이 광고제작사의 창고에서 나와 새 주인을 찾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광고판을 내놓은 아트크래프트 스트로스사는 한때 뉴욕의 옥외 광고판 제작을 독식하던 회사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 100명이 넘던 직원수는 6명으로 줄었다. 나스닥 주식 거래소와 리만 브러더스 본사건물 등 타임스 스퀘어 주변의 대형빌딩에 하이테크 비디오 스크린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부터다. 신문은 1940년 제작된 카멜 광고판이 1000∼2000달러, 코카콜라 광고판은 1만∼2만달러에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운드오브뮤직의 오리지널 연극 광고판은 1만달러의 감정가가 매겨졌다. 타임스 스퀘어에 네온 광고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04년. 브로드웨이와 42번가의 교차로에 인근 뉴욕타임스 건물의 이름을 딴 타임스 스퀘어란 명칭이 처음 붙여질 즈음이다.‘악마의 놀이터:타임스 스퀘어’란 책의 저자 제임스 트라움은 “네온사인이라는 새로운 예술형식이 완성을 이룬 장소가 바로 타임스 스퀘어”라면서 “1950년대를 거치면서 이곳의 네온은 ‘세계의 교차로’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고 설명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오일샌드 환경파괴-인력난 ‘이중고’

    에너지 위기를 해소할 ‘미래의 석유자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캐나다의 오일샌드(油砂) 산업이 환경오염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장지가 ‘북미의 허파’로 불리는 앨버타의 아한대림(亞寒帶林) 지역에 위치한 탓에 채굴을 위해선 대규모 삼림파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들어설 정유시설은 가뜩이나 심각한 대기·수질오염을 가중시킬 게 분명하다.저임금과 주택난으로 노동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획기적인 환경·인력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오일샌드 산업이 근본적인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고 14일 경고했다. 원유를 함유한 모래와 암석을 일컫는 오일샌드는 가공 비용이 너무 커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최근 고유가로 경제성 문제가 해결되면서 셸 등 메이저 석유사까지 개발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채굴과 가공에 뒤따르는 대규모 환경파괴다.원유성분을 함유한 암석을 얻으려면 거대한 중장비를 동원해 지표면을 파헤쳐야 한다.고온의 증기를 땅속으로 주입해 액체 상태의 타르를 얻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나무들이 대규모로 남벌되고 토양과 지하수는 심각하게 오염된다.가공공장이 내뿜는 엄청난 양의 매연과 유해물질도 하천과 대기의 질을 급속도로 떨어뜨리게 된다. 앨버타에 본부를 둔 환경기구 펨비나 협회는 “현재 하루 100만배럴인 원유생산이 25년 뒤엔 500만배럴로 늘어나게 된다.”면서 “더 많은 숲이 파괴되고 결국엔 캐나다의 허파에 거대한 구멍을 뚫어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산업자들과 지방정부는 정작 노동력 부족을 더 걱정한다.노동강도가 세고 오염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일이기에 숙련된 노동력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비용의 지속적인 상승도 오일샌드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오일샌드 가공과 운송에 필요한 천연가스와 디젤 가격이 고유가의 여파로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오일샌드에 경제성을 가져다준 고유가가 어느 순간 산업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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