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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 인 포커스] 응우옌떤중 베트남 새 총리

    27일 베트남 총리로 선출된 응우옌떤중 전 수석부총리는 군과 경찰의 고위직을 지내고 당에 대한 충성심도 강해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이란 평을 받는다. 하지만 어린 시절 시장경제를 체험한 남베트남 출신인 데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중국식 시장사회주의의 신봉자란 점에서 경제개혁과 개방화를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50대 중반의 역대 최연소 총리란 점도 그의 개혁 행보에 강한 추진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의원 92%의 찬성표를 얻어 총리 임명이 확정된 뒤 의회연설을 통해 “긴급한 과업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빠른 발전을 성취하고, 조국을 퇴행의 덫에서 끄집어냄과 동시에 부패와 싸우는 것”이라며 정치·경제 전반에 걸친 강한 개혁의지를 드러냈다. 호찌민 인근 까마우 출신인 그는 당 경제위원장을 역임하고 40대에 수석부총리에 오른 뒤 10년 가까이 전임 판반카이(72) 총리를 보좌하며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이날 함께 의회 인준을 받은 경제 개혁론자 응우옌민찌엣(63) 주석도 든든한 원군이다. 같은 남베트남 출신인 응우옌민찌엣 주석은 호찌민시 당서기 재임 시절 대대적인 반부패 캠페인을 벌여 마피아와 유착한 공무원들을 솎아냄으로써 시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외신들은 응우옌민찌엣 주석의 권력서열이 당서기와 총리에 뒤지지만, 당내 적대세력들에 대항해 개혁 동맹자들을 지원할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BBC방송은 “베트남 정부가 두 명의 남부인들에 의해 이끌어지는 것은 75년 통일 이후 처음”이라면서 “조만간 이뤄질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총회 개최를 계기로 베트남은 더욱 급격한 민영화와 탈규제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총리와 주석직을 남부 출신이 장악함으로써 호찌민 주석 사망 이후 지속돼온 ‘당서기장-북부, 주석-중부, 총리-남부’의 지역안배 구도가 사실상 무너졌다고 전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EU ‘에너지 독립’ 대장정

    EU ‘에너지 독립’ 대장정

    ‘에너지 공장´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확보하려는 유럽 국가들의 행보가 가시화되고 있다. 가스 매장량이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카스피해 지역과 유럽을 잇는 대규모 가스관 프로젝트가 유럽연합(EU)의 지원으로 탄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과 터키, 불가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5개국 에너지 장관들이 카스피해 연안의 가스전 지대에서 중부유럽으로 이어지는 3300㎞ 길이의 가스관 건설을 위한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AFP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두 58억달러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2015년까지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으로부터 연간 250억∼310억㎥의 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치적 문제가 해결된다면 이란과 이라크의 가스를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 터키의 보타스, 헝가리의 몰, 오스트리아의 OMV가스 등 5개 회사들이 ‘나부코 국제 가스 파이프라인’이란 컨소시엄을 구성한 상태다. 안드리스 피발그스 EU 에너지정책 집행위원은 “EU는 이 사업에 대한 정치적 지원뿐 아니라 타당성 조사에 필요한 재정까지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합의는 다음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8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 국가들이 명확한 정치적 메시지를 러시아측에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EU는 카스피해 지역에서 공급되는 가스가 2025년쯤이면 유럽내 소비량의 10∼1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의 가장 큰 걸림돌은 특정 회사가 파이프라인 사용권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EU의 경쟁규칙이다. 가스관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함으로써 사업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비 위험을 회피하려는 컨소시엄측은 올해 안으로 예외조항의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헝가리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흑해 파이프라인의 서부 지선 건설을 제안해 놓은 러시아의 반대도 부담스럽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혀 꼬부라진’ 유럽 새싹들

    ‘혀 꼬부라진’ 유럽 새싹들

    “국가통제가 필요한 정도의 위험 수위”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유럽 대륙에 ‘10대 술꾼’이 넘쳐나고 있다. 유럽연합(EU) 성인 1인당 술 소비는 전세계 평균보다 2.5배 이상 많은 11ℓ, 그 다음인 미국보다 50% 가량 많다.EU는 규제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주류회사의 반발 탓에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26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따르면 최근 25개 EU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5∼16세 청소년 90%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처음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한 시기는 평균 12세6개월,14세가 되면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북유럽 국가들이 심각하다. 덴마크에서는 15세 남학생의 50%, 여학생의 37%가 매주 술을 입에 대는 것으로 밝혀졌다.16세 청소년의 89%는 만취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영국과 스웨덴 사정도 비슷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술로 인해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찮다.2003년 회원국들이 음주와 관련된 각종 사고와 질환으로 인한 사망·부상자에 지출한 비용이 1560억달러(약 156조원)가 넘었다.15∼19세 사망자의 27%는 술 때문에 죽었다. 월드컵 등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영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잉글랜드의 독일월드컵 첫 경기가 열린 10일 런던의 구급차 호출 횟수는 평소보다 1500건 정도 늘어난 5000여건에 달했다. 시당국은 월드컵 기간에 주요지역을 도는 구급차를 운영하고 있다. EU는 회원국 정부에 술광고 제한과 경고문구 부착, 주세 인상, 구매 가능연령을 18세로 올리는 등 규제를 강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회원국 정부들은 소극적이다. 전세계 알코올의 4분의 1, 와인의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생산될 만큼 역내 경제에서 주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몇몇 나라의 조치만으로는 국경이 개방돼 있는 EU에선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주류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책임 있는 음주를 위한 유럽포럼’은 최근 성명을 내고 “성인 다수는 책임감을 갖고 술을 마신다.”면서 “(청소년 음주에 대한) 해법은 술 자체가 아닌 명백한 위험들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中어선 阿연안 ‘싹쓸이’

    ‘약탈자’ 중국어선들이 아프리카 연안의 어족자원을 싹쓸이하고 있다. 물고기라면 크기·종류를 불문하고 잡아들이는 중국 트롤어선이 중국 근해와 태평양, 인도양을 넘어 대서양 연안에서까지 악명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어획량이 줄어 어려움을 겪는 현지 어민들의 호소에도 가난한 정부로선 단속선을 띄울 예산조차 없다. 궁여지책으로 무장세력에게 커미션을 주고 순찰활동을 위임하고 있지만 무리한 단속으로 외교분쟁의 소지도 없지 않다.●연안국 연간 피해 12억달러 아프리카 해역으로 중국 어선들이 몰려드는 것은 유럽 시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할당제가 엄격히 시행되는 다른 연안국들과 달리 이곳의 어업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기 때문이다. 21일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따르면 이곳에 진출한 중국 트롤어선들은 그물코가 촘촘한 대형 어망을 이용, 한번 조업으로 척당 약 40만달러(약 4억원)의 수입을 거둔다. 문제는 이들의 활동이 지역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해양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이 지역에서 실태조사를 마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갑판 위로 끌어올려진 물고기 가운데 70%는 상품가치가 없어 그냥 버려진다.질 낮은 물고기는 ‘공장선’으로 보내져 통조림으로 가공된 뒤 아프리카 국가들로 가고, 고급 어종은 냉동시설을 갖춘 대형 배로 옮겨진 뒤 유럽시장으로 팔려간다. 외국 트롤어선들은 현지인들의 어선과 충돌해 인명피해를 내거나 그물을 찢어놓는 일도 잦다. 시에라리온의 한 어로 당국자는 “그들은 잡은 고기를 지역항구로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세금도 내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중국 등 외국 트롤어선들의 불법 조업행위로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입는 피해가 매년 1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무장세력이 돈 받고 단속 대행 연안경비대를 유지할 능력이 안 되는 시에라리온 정부는 현지 무장세력들에게 벌금의 50%를 떼어주는 조건으로 불법 어로행위 단속을 위탁하고 있다.사정은 이웃한 기니, 라이베리아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 위임으로 배타적경제수역 순찰임무를 담당했던 시에라리온의 한 무장세력 관계자는 “단속선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거나 자동화기를 발사하는 불법어선들을 제압하려고 경기관총과 로켓화기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중국어선 중에는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엔진이 고장나 연안을 떠도는 경우도 있다. 로켓 공격을 받고 선체에 구멍이 뚫린 채 표류하던 중국선적 ‘롱웨이 007’의 한 선원은 “1주일 이상 라디오도 없이 바다를 떠돌았다.”면서 “기니에 있는 선주는 ‘항구로 견인돼 고철로 팔릴 때까지 무작정 배를 지키라.’는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재계 ‘정치 보험’ 민주당으로

    美재계 ‘정치 보험’ 민주당으로

    미국의 거대기업들이 민주당에 지불해 온 ‘보험료’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오는 11월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우세가 확실시되면서 정치적 판세 변화에 대비한 ‘헤징(위험회피)전략’이 절실해진 까닭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공화당에 많은 정치자금을 기부해온 보험·제약·담배업계의 유력기업들이 민주당에 대한 후원액을 잇따라 올리면서 양당간 모금액 격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 민주당 상원 선거위원회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보다 많은 액수의 기부금을 모았다. 하원 모금액은 공화당보다 적지만 그 격차는 2004년 대통령선거 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친기업적 정치인 후원기구인 ‘기업·산업 정치행동위원회(BIPAC)’의 그레그 케이시 대표는 “중간선거 뒤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유지하더라도 상·하원 모두에서 장악력은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면서 “비로소 (정치자금 시장에서도)현실주의가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몰아주는 것이 기업들의 일반적 성향이란 점에서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후원금 증가는 그만큼 기업들이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기 전인 1994년 이전까지만 해도 두 정당에 비슷한 비율로 기부금을 줬지만 공화당이 의회와 백악관을 모두 장악한 뒤에는 7대3의 압도적 비율로 공화당에 많은 돈을 몰아줬다.BIPAC가 지난 2003년 민주당에 기부한 정치자금도 전체의 31%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변했다. 지난 2003∼2004년 후원금의 26.7%만을 민주당에 냈던 제약회사 와이어스는 2005∼2006년에는 후원금의 33.7%를 민주당에 제공하고 있다. 물류기업 페덱스(29.9→35.6%), 인텔(22.5→30.8%)도 같은 기간 민주당 후원금 비율을 크게 높였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이던 보험사들은 후원액을 더욱 늘리고 있다.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에 60%를 냈던 메트라이프는 이번엔 민주당에 50% 조금 넘는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AIG도 57%를 민주당에 후원한다. 민주당에 인색했던 담배업계에서도 기류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선거에서 겨우 7.3%만을 민주당에 후원했던 로릴러드는 16%로 후원금 비율을 2배 넘게 올렸다. 레이널즈도 13.3%에서 14.9%로 상향조정했다. 민주당의 선전은 로비스트 채용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각종 이익단체와 로비업체에서 민주당 출신 로비스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로비기업 페더럴리스트 그룹이 올해 새로 채용한 로비스트 4명은 모두 민주당 출신이었다. 정보기술산업연맹과 전미맥주도매협회도 민주당 출신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민주당적을 갖고 있는 컨설턴트 폴 에케일은 “(공화당 독주에 대한)공포가 힘을 발휘하던 시기는 지났다.”면서 “무엇보다 기업들이 이 사실을 앞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슬로바키아 총선 좌파 승리

    17일(현지시간) 실시된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좌파 스메르당이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1998년 집권 이후 강도 높은 시장주의 정책을 추진해왔던 우파 슬로바키아민주기독연합(SDKU)는 8년만에 정권을 좌파에 내주게 됐다. 18일 슬로바키아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로베트르 피코 총재가 이끄는 스메르당은 전날 실시된 총선에 29.2%를 득표, 미쿨라스 주린다 총리의 SDKU를 10.9%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1당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과반 의석 확보하는 데는 실패해 소수정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해졌다. 연정파트너로는 각각 11.7%의 지지를 획득한 헝가리연합(SMK)과 슬로바키아 국민당(SNS), 블라디미르 메시아르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슬로바키아운동(HZDS)과 기독민주운동(KDH) 등이 거론된다. 스메르당은 집권 여당이 추진해온 시장주의 경제정책이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며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와 서민복지 확대를 공약했다. 전문가들은 스메르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한다면 슬로바키아의 경제 정책은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연정협상 과정에서 분배 위주의 정책기조를 누그러뜨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린다 총리가 추진했던 2009년 유로존 가입에 대해서는 스메르당 역시 일정대로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총선 투표율은 54.5%를 기록해 4년 전의 70% 보다 크게 낮아졌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멕시코도 ‘불법 입국’ 몸살

    멕시코도 ‘불법 입국’ 몸살

    미국과 국경통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멕시코가 남쪽 국경지대로 몰려드는 불법 이민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된 밀입국자는 약 24만명으로 4년전보다 74%가 늘었다. 대부분 과테말라, 온두라스, 에콰도르 등 중미의 가난한 나라 출신들로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떠난 현지인들의 빈자리를 노리고 들어왔다. 멕시코에서 1∼2년 머물며 돈을 모은 뒤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남부 국경도시 타파출라의 불법체류자 구류센터에는 화물열차의 바나나 박스 틈에 숨어 국경을 넘어온 중국인, 뗏목을 타고 해안으로 들어온 쿠바인도 찾아볼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멕시코 남부의 ‘북행 러시’는 저개발국에서 부국으로 향하는 ‘이민 도미노’의 전형을 보여준다. ●저개발국→부국 ‘이민 도미노’ 남부 치아파스주에서 망고 농장을 경영하는 유제비오 오르테가 콘트레라스는 과테말라에서 온 10대들을 고용해 근근이 농장일을 꾸려간다. 하루 6달러를 받고 망고를 따는 일은 원래 치아파스의 원주민들이 도맡아 했지만 이들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중미 출신 불법이민자들 차지가 된 것이다. 2년전 남쪽 국경을 넘어온 요아킨 바스케즈(22)는 멕시코에 머물면서 미국행을 노리는 ‘징검다리 이민자’다. 북부 국경도시 티주아나의 전자제품 공장에서 하루 12달러를 받고 일하며 고향에 집까지 마련했지만 여전히 ‘아메리칸 드림’을 포기하지 못한다. 요즘 그는 미국 뉴올리언스의 건설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밀입국 브로커를 찾고 있다. 남쪽 국경이 밀입국의 핵심루트로 활용되는 것은 지역이 광범위한 데다 밀림이 우거져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지 관리들은 국경을 넘는 것이 “낮은 울타리를 뛰어넘는 것만큼 쉽다.”고 말한다. ●이민자 노린 범죄 기승도 멕시코가 미국행 밀입국자의 중간경유지가 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불만이 가중되면서 멕시코 정부도 미-멕시코 국경지대로 향하는 주요도로에 검문소를 늘리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하다. 국경과 인접한 남부 5개 주에 순찰요원이 450명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남쪽 국경지대를 둘러본 멕시코 전문가 조지 그레이슨 교수는 “여전히 이곳은 불법 이민자와 마약 밀수꾼에게 ‘열려라 참깨’ 같은 곳”이라고 꼬집었다. 당국의 단속은 허술한 반면, 이민자들을 상대로 한 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다. 단속권한이 없는 일반 공무원들이 돈을 노리고 ‘이민자 사냥’에 나서는가 하면, 현지 농민들은 이민자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다. 성폭행도 다반사다. 이민자들이 북쪽 국경지대로 가는 화물열차에 올라타기 위해 배회하는 기차역 주변은 이들의 현금을 노린 강도들의 활동무대가 된지 오래다. 이민자 보호단체 ‘그루포 베타’의 루시아 베르뮤데즈는 “미국에 있는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에 대해서는 합법적 권리를 요구하면서 정작 멕시코에 들어온 다른 나라 이민자들은 범죄시하고 학대한다.”며 이민문제에 대한 멕시코인들의 ‘이중잣대’를 꼬집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英사학귀족 7% 요직 절반 차지

    이튼 스쿨 등 `귀족사학’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영국에서 최근 사립학교 출신들에 의한 ‘엘리트 독점’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드러나 노동당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교육 민간기구인 서턴 트러스트 기금의 최근 조사결과를 인용, 정·재계와 법조·언론계 등 여론주도층에서 사립학교 출신자들의 고위직 점유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립학교 출신의 증가세는 언론계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상위 100개 언론사의 고위직 가운데 사립학교 출신은 54%를 차지,20년 전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법조계 역시 상위 로펌에 근무하는 변호사의 70%가 사립학교 출신으로 드러나는 등 사학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각료와 야당 예비내각 구성원의 42%도 사립학교 졸업자였다. 이같은 비율은 사립학교 출신이 전체 중등학교 졸업생의 7%에 불과한 현실과 비교해볼 때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다급해진 것은 ‘계층간 수직이동 확대’를 정권의 핵심 의제로 내세웠던 노동당 정부다.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 졸업자들이 이른바 ‘힘있는’ 전문직의 상위층을 차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부유층이 사회적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런던정경대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도 더이상 교육제도가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팀에 따르면 부유층 자녀가 부모의 생활수준을 성인이 된 30대 중반까지 유지한 비율은 1958년생의 경우 35%였지만 1970년생에선 42%로 높아졌다. 반면 저소득층 출신 가운데 30대 중반까지 빈곤 탈출에 성공한 비율은 1958년생의 경우 17%였지만 1970년생은 16%로 오히려 줄었다.시간이 갈수록 부유층이 부와 권력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지는 반면 빈곤층이 가난에서 벗어날 확률은 낮아진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영국 교육부 고위관계자는 “공립학교에 대한 지출을 사립학교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했던 블레어 정부의 약속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논리가 확산될수록 교육에 대한 공적투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서턴 트러스트는 언론계 고위직에 사립학교 출신이 많은 이유로 ▲부유층 출신일수록 입사초기의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견디기 쉽다 ▲런던에서 생활할 경제적 여유가 많다 ▲승진에 필수적인 대학원 학비를 부담할 능력이 있다 ▲개인적 친분과 가문을 통한 연결망을 갖고 있다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술이 있다 등을 꼽았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알 자르카위 후계자 이집트인 알 마스리

    지난 7일(현지시간) 사망한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후계자가 이집트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CNN 등은 15일 이라크 주둔 미군 당국의 발표를 통해 자르카위의 후계자로 발표된 셰이크 아부 함자 알 무하지르가 이집트 출신이라고 전했다. 그는 알카에다 요원인 아부 아유브 알 마스리와 동일 인물로 전해졌다. 아랍어로 ‘마스리’는 이집트인을 의미하며,‘무하지르’는 마호메트가 서기 622년 박해를 피해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동할 때 동행한 사람들인 ‘이주자’를 뜻한다. 마스리는 자르카위의 최측근 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후계자로 거론돼 온 인물이다. 마스리가 지도자가 되면 이라크 알카에다는 요르단 출신의 자르카위에 이어 또 다시 비(非)이라크인으로 지도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오사마 빈 라덴의 오른팔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도 이집트 출신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무하지르 새 지도자로”

    미군에 의한 구타사망 의혹이 제기됐던 알 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는 공습 52분 뒤 폭발로 인한 내상으로 사망한 것이 확실하다고 시체를 검시한 미군 군의관이 12일 밝혔다. 다국적군 의무사령관 스티브 존스 대령은 “검시 결과 구타당한 흔적이나 총상의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폭탄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폐의 파열과 출혈을 야기, 산소공급 부족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말했다.윌리엄 캘드웰 이라크 미군 대변인은 “알 카에다 안가에 공습이 이루어진 시각은 7일 오후 6시12분, 미군이 도착한 시간은 6시30분이었다.”면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는 자르카위에게 응급처치를 시도했으나 7시4분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알 카에다는 사망한 자르카위의 후계자로 셰이크 아부 함자 알 무하지르를 만장일치로 지명했다고 12일 한 인터넷 성명이 밝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히틀러 벙커 있었던 곳 유대인 학살 기념관 옆

    지난 60여년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히틀러 벙커’의 위치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독일 정부와 베를린 시당국은 그동안 벙커 위치가 노출될 경우 히틀러를 추앙하는 네오 나치들의 순례지가 될 것을 우려해 공개를 꺼려 왔다.‘푸에러 벙커’로 불리는 이곳은 독일 패망 직전인 1945년 4월30일 히틀러가 애인 에바 브라운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곳이다. 8일(현지시간) 베를린 빌헬름가 인근에 벙커의 옛사진과 함께 시설물의 내부구조와 역사 등을 독일어와 영어로 기술한 대형 안내판이 설치됐다.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곳은 베를린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불과 2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지금은 주차장과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다. 간판설립을 주도한 민간 문화기구 ‘베를리너 운더벨트’는 지난 수년간 시 당국과 문화재청에 끈질긴 로비를 벌인 끝에 최근 간판 설립 허가를 얻어냈다. 벙커는 소련군 점령 뒤 대부분 파괴됐고 그나마 남아 있는 건물의 기초와 벽도 1980년대 도시개발 과정에서 매립돼 지금은 옛모습을 찾기 어렵다. 베를리너 운더벨트의 디트마르 아놀드 대표는 “벙커에 대해 있는 그대로 알려 주는 것이 이곳에 대한 신비감을 박탈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트랜스 지방 95% 줄이기 웬디스, 새 혼합유 쓰기로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성인병의 주범’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에서 3번째로 큰 패스트푸드 체인인 웬디스 인터내셔널은 치킨과 감자튀김 등에서 트랜스지방을 95%까지 줄이기 위해 튀김용 기름으로 트랜스 지방이 전혀 없는 옥수수·콩기름 혼합유를 사용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랜스 지방은 하루 5g이상 섭취할 경우 심장질환 위험을 25%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을 만큼 비만과 동맥경화 등 성인병 유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새로운 튀김기름은 8월부터 미국과 캐나다의 6300여개 지점에서 사용된다. 치킨 샌드위치와, 감자튀김 등의 트랜스 지방 함유량을 0∼0.5g으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웬디스측은 보고 있다. 로리 에스트라다 연구개발 부사장은 “새 기름을 사용하더라도 제품의 맛과 가격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웬디스는 올해초 샐러드 드레싱에서도 트랜스 지방 함유량을 0g으로 떨어뜨렸다. 지난해부터는 삶은 감자에 무지방 마가린을 제공하고 있다. 맥도널드사는 웬디스보다 앞서 지난 2002년 트랜스 지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도록 튀김기름을 교체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막 넓어져 속타는 中 “사람 발길 끊는 수밖에”

    사막 넓어져 속타는 中 “사람 발길 끊는 수밖에”

    북부의 황무지를 옥토로 바꾸려던 중국인들의 야망이 자연의 역습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고질적인 물부족과 심화되는 사막화로 농업은 물론 주민들의 생존마저 위협받을 지경에 이른 것이다. 수십년에 걸쳐 건설한 대규모 관개시설은 오히려 사막화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판명되고, 한때 ‘대 역사(役事)’의 전초기지였던 오아시스 도시들은 모래언덕에 포위돼 폐허로 변해가고 있다. 8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소개된 중국 북서부 간쑤(甘肅)성의 중소도시 민친의 풍경은 영락한 고대 실크로드 도시들의 황량함을 떠올리게 만든다. 수십년 전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던 마을 옆 호수는 소금사막으로 변했고 주인이 떠난 빈집은 허리까지 모래에 묻혀 사라질 날만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정부 발표에 따르면 매년 3900㎢의 평원과 농지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서부와 북부의 건조지역에서 점차 남동진하는 사막은 수도 베이징마저 위협하고 있다. 최근 북서부 지역을 돌아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지시에 따라 지방 정부는 이 일대에 1만 1000개가 넘는 우물을 파고 바더자란 사막과 톈거 사막의 경계지역에 버드나무와 갈매나무 등으로 300㎞에 이르는 녹색 띠를 두르는 등 대대적 조림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 환경단체들은 오히려 정부의 개입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1950년대 ‘대약진운동’ 이후 꾸준히 추진된 정부 주도의 개간 및 관개시설 확대 사업이 주변의 사막화를 촉진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한정된 수자원이 농업을 위해 독점사용되면서 사막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안정적 용수공급을 위해 건설된 인공호수들도 강수량 감소로 사상 처음으로 바닥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정부도 기존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베이징의 새로운 사막화 대책인 ‘937 프로젝트’의 책임자 왕타오는 “나무를 심고 물을 끌어오는 방법으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다.”면서 “남아 있는 전략은 주민들을 퇴거시키고 보호공원을 만들어 자연 스스로 치유하게 만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오늘의 눈] 라틴아메리카의 고독/이세영 국제부 기자

    1982년 노벨문학상 시상식장에 등장한 가브리엘 마르케스는 열정적이고 단호한 어조로 ‘라틴아메리카의 고독’이란 수상연설문을 읽어내려갔다. “서구인들만이 독립과 독창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문학의 독창성은 그렇듯 쉽게 인정하면서 우리가 시도하는 사회변혁은 왜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입니까.” 이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를 절망케 한 것은 라틴아메리카를 미개하고 잔인하며, 비합리적 열정에 사로잡힌 땅으로 낙인찍은 서구의 오만이었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의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결과를 전하는 서구 언론의 반응에서도 ‘1세계 문명인들’의 무례함은 어김없이 묻어난다. 중도좌파 알란 가르시아를 선출한 페루인을 향해 이들은 “최악을 피해 차악을 택했다.”며 냉소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경제매체들이 최근까지 보여준 보도행태는 특정 후보의 낙선을 노렸다는 혐의를 두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급진민족주의자 오얀타 우말라가 선두로 부상한 3월부터 그의 집권이 가져올 ‘재앙’을 경고하며 선거구도를 ‘공포와의 대결’로 몰아갔다. 과연 라틴아메리카인들은 외국인과 부자에 대한 적대감에 정치적 잔혹극을 일삼는 우중(愚衆)일 뿐인가. 자원 국유화와 부의 분배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주권행위를 음험한 포퓰리스트와의 야합으로 단죄한다면, 대체 민주주의와 포퓰리즘의 경계는 어디인가. 24년 전 마르케스는 ‘다른 세계’를 향한 노력을 용인치 않는 서구의 편협함이 라틴아메리카를 고독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들이 20년 전 페루 경제를 거덜낸 가르시아에게 재차 기회를 준들,16년 전 미국에 의해 ‘축출’된 다니엘 오르테가에게 니카라과의 운명을 다시 맡긴들 또 어떤가. 이미 그들은 피노체트와 콘트라, 워싱턴 컨센서스로 상징되는 서구의 개입으로 충분히 고통받았다. 이제 지긋지긋한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 그들을 해방시킬 때도 됐다. 이세영 국제부 기자 sylee@seoul.co.kr
  • 미군 5월에도 민간인 학살 의혹

    지난해 11월 하디타와 지난 3월 이샤키에서 미군이 이라크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에도 20여명의 민간인이 미군에 살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타리크 알 하셰미 이라크 부통령이 이끄는 수니파 정당 이라크이슬람당(IIP)은 6일 지난달 미군에 의해 5차례에 걸쳐 29명의 민간인을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오마르 알 주부리 IIP 인권담당 대변인은 “지난달 13일 바그다드 남부 라티피야 지역에서 민간인 승용차 1대가 미군 공습을 받아 6명이 숨진 데 이어 같은날 인근 민가에도 공습이 가해져 7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유시피야 지역에서 여성과 어린이 등 13명이, 바그다드 시내에서 2명을 미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알 주부리 대변인은 “정확한 날짜를 알 수 없지만 지난달 바그다드에서도 민간인 1명이 미군에게 살해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사건들에 대한 중립적 조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라크 경찰은 이날 바그다드 북서쪽 바쿠바시로 통하는 도로변에서 참수당한 9명의 머리가 담긴 플라스틱 상자를 발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칠레 고교생 시위 확산

    정부의 교육재정 확대와 공·사립학교간 격차 해소 등을 요구하는 칠레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날로 격화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수도 산티아고 등 칠레 주요도시에서는 고교생 시위대 수만명이 노동자, 대학생과 함께 정부의 강도높은 교육개혁을 촉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주변 상점을 약탈하기도 했다. 경찰은 산티아고 도심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항하던 학생 1000여명을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쏴 강제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100여명이 다치고 260여명이 체포됐다고 현지경찰은 밝혔다. 학생들은 이날 지난주 미첼 바첼렛 대통령이 제안한 1억 3500만달러(약 1274억원) 규모의 교육재정 확충안에 대해 “기대에 못미친다.”며 거부했다. 이들은 통학비 면제와 대학 무시험 진학, 교원 확충, 학교시설 개선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치안당국은 바첼쳇 정부를 출범후 최대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이번 시위에 전국 고교생 60만명 이상이 참여하고 보고 있다. 지난주 시위대와 정부간 협상이 결렬된 뒤에는 대학생과 공무원, 노조원 등 40만여명이 가세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정부는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재개돼 유감”이라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팔려면 뚱보에 물어라” 마케팅 확산 “독재형 부모가 아이를 뚱보 만든다”

    비만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미국에선 비만문제 만큼 세대·계층을 초월하는 보편적 관심대상을 찾기 힘들다. 비만층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뚱보마케팅’이 새로운 판촉 트렌드로 떠오르는가 하면 부모의 교육 스타일과 자녀 비만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가 언론의 비상한 주목을 받는다. 현재 미국의 비만인구는 약 6000만명.25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비만 확산 추세는 더욱 강화돼 2013년에는 9000만명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좌석 3인치 넓힌 자동차 미 경제잡지 비즈니스 2.0 최신호는 비만인구가 중산층으로 확대되면서 ‘뚱보 마케팅’이 새로운 마케팅 코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오와대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내 비만인구는 연소득 6만달러(약 6000만원)가 넘는 도시 중산층에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다이어트 산업 등에 한정됐던 마케팅 전략이 모든 산업분야로 확대될 조짐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최근 일반 모델보다 최대 3인치가 큰 좌석을 장착한 신형차를 내놓았다. 기존 ‘킹’ 사이즈보다 30% 큰 ‘그랜드 킹’ 매트리스도 잘 팔리고 있다. 빅사이즈 변기좌석과 여객기용 안전벨트 확장기 등 아이디어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인구가 지난 반세기 동안 마케팅 트렌드를 선도했던 베이비붐 세대를 제치고 핵심 공략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자율형 보다 비만아 확률 4배 미국 소아학 학술지 피디애트릭스 최신호는 독재자 스타일의 부모를 가진 아이가 자율형 부모의 자녀들보다 비만아가 될 확률이 4배 이상 높다는 보스턴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실었다. 연구팀은 54개월 된 아이를 가진 미국내 872가정을 부모 스타일에 따라 `독재형´과 `자율형´,`오냐오냐형´,`무관심형´으로 나눈 뒤 자녀들의 신체 발육상황과 비교했다. 그 결과 독재형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의 비만율이 17.0%인 반면 자율형 부모의 자녀는 3.9%만이 비만으로 조사됐다. 오냐오냐형과 무관심형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의 비만율은 각각 9.8%와 9.9%나 됐다. 연구진은 자율형 부모는 아이들 스스로 음식을 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반면, 독재형 부모는 아이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해 과식을 통해 이를 해소하는 습관을 갖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페루 대선 ‘反차베스’ 역풍

    남미 대륙에 확산되던 급진민족주의에 제동이 걸렸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인 알란 가르시아 후보가 자원 국유화와 부의 재분배를 주창하는 급진민족주의자 오얀타 우말라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최근 이 지역에서 미국과 자유무역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것에 전전긍긍하던 부시 행정부와 월스트리트는 ‘최악’이 아닌 ‘차악’의 결과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반면 우말라 후보를 공공연히 지원하며 역내(域內) ‘반미전선’의 확대를 꾀하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위신과 정치력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결과가 중남미의 정치적 역학구도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한다. 정치신인 우말라의 급격한 부상은 지난해 볼리비아 대선 이후 이 지역을 강타한 ‘좌파돌풍’의 상징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우말라, 중산층 불안 극복 못해 개표가 77.3% 마무리된 상황에서 우말라 후보는 44.5% 득표에 그쳐 가르시아 후보에 10%포인트의 큰 차로 뒤졌다. 이로써 4월 1차투표에서 30%가 넘는 득표율로 1위에 올랐던 우말라의 집권은 좌절됐다. 무엇보다 부유층의 거부감과 중산층의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우말라의 패인으로 꼽힌다. 정치 부패를 청산하고 부를 재분배하겠다는 공약으로 빈민층의 열광적 지지를 얻었지만 기업 초과이윤에 대한 중과세와 에너지 부문에 진출한 외국기업과의 계약변경 같은 급진적 의제를 제기하면서 부유층과 월스트리트 자본의 반발을 자초했다. HSBC와 JP모건,S&P 등은 우말라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뛰어오른 지난 3월 페루 채권의 평가등급을 하향조정, 위기감을 고조시켰다.●우파 ‘가르시아 지지’로 판세 역전 1차 투표에서 우말라에 6%포인트 차로 뒤졌던 가르시아가 전세를 뒤집은 데는 결선투표 국면을 사실상 ‘차베스 요인’에 대한 국민투표로 전환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진단도 있다. 대선 초기국면부터 우말라와의 유대를 과시했던 차베스는 가르시아가 당선되면 페루와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불필요한 마찰로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가르시아는 우말라에 대해 “페루를 베네수엘라식 포퓰리스트 경제와 반미주의의 나락으로 빠뜨릴 위험인물”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차베스와 페루 정부의 대결이 심화되면서 결선진출이 좌절된 우파진영이 우말라 당선을 막기 위해 가르시아에 대한 지지로 돌아선 것이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차베스 효과’ 분수령은 7월 멕시코 대선 일부에선 가르시아가 최근 안데스 지역에서 힘을 얻는 자원국유화와 재분배에 대한 요구를 어떤 식으로든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가르시아 역시 우말라와 유사하게 가스 등 핵심산업에 대한 외국기업과의 재협상 및 과세강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가르시아 집권을 ‘반(反)차베스 노선의 승리’로 단정하는 일각의 기류에 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다음달 2일 치러지는 멕시코 대선이 ‘차베스 효과’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되리라고 본다. 미국과의 무역협정 재협상과 국가복지 확대 등을 내걸고 선거전 돌입 후 줄곧 선두를 달려온 좌파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지난 4월 TV토론 불참을 계기로 집권여당의 칼데론 후보에게 추월당한 뒤 1개월 넘게 피말리는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브라질-미국 ‘에탄올 밀월’

    미국과 브라질의 밀월이 심상찮다. 부시 행정부의 핵심인사들이 잇따라 브라질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가 하면, 브라질의 룰라 정부는 “미국에 대해 극단적 대립으로 일관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차베스식 반미노선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최근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동생이면서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가세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측근인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브라질 농업장관을 초청한 것이다. 두 나라의 관계는 지난해까지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사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무엇이 냉각됐던 두 나라 사이에 훈풍을 불게 했을까. 답은 ‘에탄올’이다. 지난 3일 부시 지사의 초청으로 미국 방문길에 오른 로드리게스 장관의 핵심임무 역시 브라질산 에탄올의 미국 공급 타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지사는 “2015년까지 미국 내 모든 지역에서 사용되는 가솔린에 에탄올을 15% 혼합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에탄올 예찬론자다. 현재 미국에는 97개의 에탄올 생산 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연간 170억ℓ의 에탄올 생산이 가능하다. 의회는 2012년까지 생산량을 284억ℓ로 끌어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30년까지는 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소비량을 2270억ℓ까지 높이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문제는 미국 내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에탄올 생산의 선두주자인 브라질에도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가장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 일부 주에 한정된 에탄올 사용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최대 1500억ℓ까지 소비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미국 정부는 안정적인 에탄올 공급원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으며, 브라질이 가장 유력한 공급국이 되리라는 것이 브라질 정부의 판단이다. 브라질 정부는 1∼2년 내 미국의 에탄올 수요가 늘 것에 대비, 현재 190억ℓ 수준인 에탄올 생산능력을 300억ℓ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650만㏊인 사탕수수 재배면적을 2000만㏊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함께 세워두고 있다. 미국의 ‘에탄올 중용론’은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이란 등 산유국들의 ‘볼모’가 되지 않겠다는 정치적 의지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무엇보다 미국을 곤혹스럽게 하는 점은 연간 석유수입량의 10%를 반미국가 베네수엘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과의 관계개선은 차세대 에너지 자원의 확보를 넘어 미국 경제가 ‘차베스의 석유’에서 ‘룰라의 에탄올’로 갈아탄다는 정치적 효과도 함께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중국판 개똥녀’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이 어떻게 버젓이 남편 있는 여자와 놀아날 수 있습니까. 이 분노와 절망을 누구에게 호소해야 할까요.” 지난 4월 중순 중국의 한 인터넷 전자게시판에 ‘얼어붙은 잎새’란 필명으로 한 남성이 글을 올렸다. 자신의 아내와 ‘푸른 수염’이란 닉네임을 쓰는 한 대학생의 혼외관계를 비난하는 글이었다. 곧바로 격한 반응들이 이어졌다. “확실하고 만족할 만한 참회를 하기 전까지 모든 회사와 사무실, 학교, 병원, 쇼핑몰에 ‘푸른 수염’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자.”,“키보드와 마우스를 무기 삼아 간통자들의 목을 베자.”●“키보드와 마우스를 무기삼자” 인터넷 사용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중국이 나날이 확산되는 ‘사이버 집단폭력’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1일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중국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냥’은 강도와 집요함에 있어 한국 네티즌들을 넘어선다.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유명인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파헤치는가 하면 오래된 미제 범죄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수사팀을 꾸리기도 한다. 배우자들의 부정을 조사하는 사이버 모임도 있다. 이 같은 인터넷 사냥은 대부분 전자게시판 사이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자게시판은 인터넷 초창기에 활발하게 운영되다가 웹 브라우저가 보편화되면서 쇠퇴했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인터넷 문화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부모 집까지 찾아가 피켓시위도 지난해 한국의 ‘개똥녀’ 소동을 연상시키는 ‘푸른 수염’ 사건 역시 중국에서 인기있는 사이트인 톈야(天涯·www15.tianya.cn)의 대화방을 통해 확산됐다. 당시 네티즌들은 ‘푸른 수염’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온라인 모임을 결성했다. 얼마 안가 ‘푸른 수염’의 개인정보가 낱낱이 공개됐다. 네티즌들은 당장 그를 제적시키라며 대학의 홈페이지로 몰려가 게시판을 ‘도배’했다. 부모들이 살고 있는 집까지 찾아가 피켓시위를 벌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푸른 수염’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6분짜리 동영상을 제작, 게시판에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처음 문제를 제기한 ‘얼어붙은 잎새’도 출연해 자제를 호소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결국 ‘푸른 수염’은 학교를 자퇴한 뒤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사건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달 톈야 게시판의 하루 조회수는 4000만건을 넘어섰다. 평소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수치였다.●“인터넷이 유일한 토론마당” 중국 내에도 ‘인터넷 마녀 사냥’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 일부선 네티즌들의 행태가 ‘사이버 인민재판’에 가깝다며 1960년대 문화혁명 당시의 홍위병들과 비교했다. 중국정부도 최근 인터넷 카페 이용자들에게 실명등록을 의무화하는 등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식인들은 온라인 규제를 강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이 가뜩이나 취약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상하이 통지대학의 저우다케 교수는 “인터넷은 중국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유일한 통로”라며 규제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중국청년대학 정치학과의 찬 지앙 교수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동은 규제돼야 하지만 그것이 다수가 누리는 표현의 자유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사회의 타락을 막고 규범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푸른 수염’을 비난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판에 올렸던 한 네티즌은 “우리 사회가 그처럼 저열한 상태로 추락하는 것을 어떻게 두고볼 수가 있는가.”라며 자신의 행동을 적극 두둔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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