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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옥 알카에다 지도자 “핵기술 배워야”

    지난해 미군 형무소에서 탈옥한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가 조직원들에게 핵기술 습득을 촉구하는 내용의 비디오테이프가 10일 두바이의 알 아라비야 TV를 통해 방영됐다. 지난해 카불 인근 미군 형무소를 탈출한 아부 야히야 알 리비로 추정되는 등장 인물은 비디오에서 “신은 우리가 백악관 지붕에 이를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훈련을 통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며 핵무기를 다룰 능력을 갖출 때까지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리비아 출신인 리비는 지난해 다른 알카에다 조직원 3명과 함께 바그람 공군기지에 있는 미군 형무소를 탈출했다. 비디오 화면 속의 그는 수염을 기르고 긴 회색 전통 의상을 입고 조직원들 앞에 서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디오가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라크전 사망자 65만명 넘어”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60만명이 넘는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보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이후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라크인은 약 65만 5000명. 지금까지 보도된 추정치보다 10배 이상 많은 숫자다. 연구를 주도한 길버트 번햄 박사는 사망자 수가 기존 추정치보다 많은 이유에 대해 “시신 통계나 현지 언론 보도가 아닌 가구별 조사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에 근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측은 “전쟁이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죽었는지를 추론했다.”면서 “사망자 대부분은 폭격과 총격전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12일 의학 저널 랜시트의 웹사이트에 실린다. 연구소측은 지난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이라크 전역의 1849가구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뒤 이를 1만 2801명에 대한 조사결과와 종합, 전체 사망자를 추론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복지로 가는 중국

    개혁·개방 이후 20년 넘게 경제성장에 매진해온 중국이 복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11일 폐막된 제16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6기 5중전회)에서 조화(和諧)사회 건설을 위한 법제 정비와 효율적 분배정책 시행 등을 골자로 한 결정문을 채택했다. 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공보에서 조화사회 건설의 목표와 임무로 ▲사회주의 민주법제의 정비 ▲의법치국(依法治國)의 기본 계획 전면 이행 ▲인민의 권익 존중 및 보장 ▲도농·지역간 발전격차 점진적 축소 ▲합리적 수입분배틀 형성 등 20여개 항을 제시했다. 전회는 또 조화사회 건설의 기본원칙으로 ▲민본주의 ▲과학적 발전관 ▲개혁·개방 ▲민주법치 ▲개혁발전·안정의 정확한 처리 등을 확정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회에서 사회문제를 주요안건으로 삼은 것은 개혁·개방 이래 처음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20여년만에 괄목할 경제성장을 이뤄낸 중국이 사회복지 문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조화사회론은 후진타오 주석이 2004년 9월 4중전회에서 처음 제시했지만 그동안 실체가 없는 막연한 이론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이번 전회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으로 현실화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공산당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조화사회 이념을 당장(黨章) 총강(總綱)과 헌법 서언(序言)에 삽입시키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조화사회 이념이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장쩌민(江澤民)의 3개 대표론 등 지도이념급으로 격상되고 후 주석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상적 지도자로서 위상이 올라가는 셈이다. 후 주석을 정점으로 한 새 지도부는 경제전략도 성장우선주의인 ‘선부론(先富論)’에서 분배를 중시하는 ‘공부론(共富論)’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 못지않게 지원의 형평적 배분도 중요시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에 핵심을 두겠다는 것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부고]

    ●김택주(전 조선대 총장)씨 별세 병철(조선대 기계공학과 교수)상균(재미 사업)씨 부친상 이세영(서울신문 국제부 기자)씨 외조부상 6일 광주 조선대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62)220-3352●최현석(전 동은학원 이사)씨 별세 연수(퀀텀테크놀러지 대표)윤정(화가)동수(KB국민은행 부행장)준수(GS칼텍스 차장)씨 부친상 박영린(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 단장)씨 빙부상 9일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798-1420●변영준(전 한라양행 대표)씨 별세 성훈(인터파크 고객서비스부 교육기획실장)성제(미국 거주)씨 부친상 이규남(삼성화재)씨 빙부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410-6915●장남진(지역난방공사 감사)남식(광주 동부경찰서 무등지구대 소장)대식(재미 사업)명진(〃)씨 모친상 8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62)227-4381●추진수(변호사)씨 상배 병문(미국 거주)병기(〃)병훈(사업)씨 모친상 김한철(후성물산 대표)씨 빙모상 9일 광주 무등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8시 (062)515-4488●김차동(전주MBC)씨 부친상 9일 전북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63)250-2441●인남수(계남실업 대표)남석(SK대리)남준(자영업)씨 부친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9시 (02)3410-6918●강홍석(명신운수 대표)씨 별세 희만(하림운수 부장)희천(명신운수 대표)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2)3010-2292●이준희(대우캐피탈 경영전략담당 상무)씨 모친상 8일 충북 제천 제일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10시 (043)651-5333●윤원철(대신증권 시흥동지점장)원선(치과의사)씨 모친상 7일 서울 위생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2217-8099●홍종건(예비역 공군 장성)종학(사업)종상(〃)종표(〃)씨 모친상 순재(파이낸셜뉴스 금융부 기자)순석(ST글로벌 대표)씨 조모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410-6908●김학만(전 현대건설 이사)씨 별세 석민(현종설계 과장)씨 부친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 (02)3010-2291●윤세혁(대림산업 부장)씨 빙모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10시 (02)3010-2252●김수길(제주감귤농협 서귀포지점장)평길(에스오일 홍보팀 차장)씨 모친상 명선(대구지방검찰청 검사)씨 조모상 9일 제주도 서귀포의료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64)730-3602●정민철(전 국제신문 기자)씨 부친상 9일 부산의료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51)607-2661●기정일(한길성심의원 원장)정림(전 현대전자 상무이사)씨 모친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2)3410-6909●조헌수(전 국회의원)씨 별세 인석 인호(사업)인삼(교원공제회 전주사무국장)인구(한전 구미지점장)인대(한국수자원공사 총사무장)씨 부친상 8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53)959-4441●김업(전 국방차관)씨 별세 4일 보라매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2)840-2291
  • 美학교 또 총기난사… 5명 숨져

    美학교 또 총기난사… 5명 숨져

    말 그대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자동차·전기 등 현대문명의 이기를 거부한 채 엄격한 금욕생활을 이어온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미시 공동체의 마을학교에 2일 총을 든 30대 남자가 난입, 어린 학생 등 5명을 살해한 것이다. 학교 총기사건으로만 일주일새 세번째. 지난달 27일 콜로라도주 베일리에서 50대 남자가 여학생 6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1명을 살해한 플랫캐니언 고교 사건이 일어난 지 닷새 만이다. ●여학생만 골라 ‘처형하듯’ 범인은 이웃마을에 사는 32세의 트럭운전사였다.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10시쯤 트럭을 몰고 랭커스터 카운티에 있는 ‘웨스트 니켈 마인스 아미시 스쿨’로 향했다. 새벽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세 아이들을 버스에 태워 등교시킨 직후였다. 권총과 소총 등으로 무장하고 학교로 들어간 그는 남학생과 교사들은 내보낸 뒤 준비해 간 각목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치하다 인질로 잡고 있던 10여명의 소녀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3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2명은 치료 도중 사망했다.6명은 중태다. 살해 수법도 충격적이었다. 여학생들의 발목을 서로 묶어 칠판 앞에 한 줄로 세워놓은 뒤 정면에서 ‘처형하듯’ 차례로 방아쇠를 당겼다. 경찰과 대치 중 범인은 아내를 불러 “20여년전 복수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범인은 경찰 진입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5일전 플랫캐니언 고교 사건과 유사 미국에서는 지난 1999년 4월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콜럼바인 고교에서 학생 2명이 총기를 난사,15명의 학생과 교사가 숨진 참사가 발생한 뒤 10여건의 크고 작은 학원 총기사건이 잇따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범행 수법이 지난달 27일 플랫캐니언 고교 사건과 닮은꼴인 점에 주목, 유사 사건이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지 보안관은 “만약 이번 일이 플랫캐니언 사건을 모방한 것이라면 모두에게 불길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전미 학교안전·치안 서비스의 케네스 트럼프 회장은 “총기사건이 소형 마을학교나 대형 도시학교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무장 침입자들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우린 아니겠지.’라며 대비를 게을리 하는 학교와 치안 관계자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노벨물리학상 美 매더·스무트 공동 수상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존 C 매더(60) 박사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조지 F 스무트(61)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3일 매더 박사와 스무트 교수가 은하와 별의 기원에 대한 연구로 노벨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과학원은 이들이 극초단파 우주배경복사의 흑체(黑體) 형태와 이방성(異方性)을 발견, 초기 우주와 은하, 별의 기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고 수상배경을 설명했다. 두 사람이 1989년 NASA의 우주배경복사탐사선(COBE)을 이용해 관측한 상세한 정보들도 현대우주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과학자들 사이에서 당시 COBE가 보내온 관측자료들은 우주의 기원을 빅뱅(대폭발·Big Bang) 시나리오를 통해 설명하는 이론에 결정적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등과학원 박태선 박사는 “두 연구자가 COBE를 이용해 수행한 관측 연구는 그동안 실질적인 데이터 없이 진행돼 온 천체 우주 연구에 수치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면서 “우주의 기원뿐 아니라 새로운 물리법칙을 발견할 수 있는 지평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상식은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상금 140만달러의 절반이 각각 주어진다. 이영표 이세영기자 tomcat@seoul.co.kr
  • 오스트리아 극우파 약진… 좌파 ‘어부지리’ 勝

    오스트리아 극우파 약진… 좌파 ‘어부지리’ 勝

    1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중도좌파 사민당이 35.7%를 득표,34.5%에 그친 집권 우파 인민당을 누르고 제1당에 올랐다. 사민당이 집권당과 이념이 다른 야당이란 점에서 이번 선거를 최근 유럽정치의 두드러진 특징인 좌·우파간 ‘정치적 진자운동’의 결과물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좌파의 선전보다 극우파의 약진이 판세를 가른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 까닭이다. ●“이슬람 대신 조국을” 극우세력 15% 득표 집권 우파의 패배는 지난달 스웨덴 좌파의 패배만큼이나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경제가 기록한 3.1%의 성장률은 유로화 사용지역에선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인민당은 사민당에 근소한 차이로나마 우세를 지켰다. 문제는 사민당의 승리가 정책 대안을 제시한 결과라기보다 극우파의 약진에 따른 ‘어부지리’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사민당 득표율이 2002년 총선 당시의 36.5%보다 0.8%포인트 낮아졌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반면 극우정당인 자유당과 최근 자유당에서 독립한 ‘오스트리아 미래를 위한 동맹(BZOe)’은 각각 11.2%와 4.2%를 얻었다. 두 당의 득표율을 합하면 2002년 선거에서 자유당이 기록한 10.1%보다 5.2%포인트나 높다. ●집권우파, 강화된 극우정서 간과 극우정당들은 노골적인 ‘반이민·반이슬람 정서’에 호소함으로써 정부의 미온적 이민정책에 반감을 품은 우파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자유당의 선거 구호는 “이슬람 대신 조국을”이었다. 반면 인민당은 시민권 획득절차를 강화하는 등 강경한 이민정책을 내세웠음에도 보다 급진적 이민규제를 바라는 지지층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점이 패인으로 꼽힌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강화된 극우정서를 과소평가한 것이 우파 패배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업률 악화의 원인을 유럽연합(EU) 확대에 따른 동유럽 이민자들의 유입에서 찾는 대중 정서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실업률 4.9%는 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대연정 유력…우파연정 가능성도 서유럽 국가들보다 강한 특유의 극우정서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스트리아의 지정학적 특징을 원인으로 꼽는다. 정치 매거진 ‘프로파일’의 헤르베르트 라크너 편집장은 “루마니아·불가리아 등 동유럽 빈국들의 EU 가입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인데, 문제는 오스트리아가 일자리와 부를 찾아 ‘서쪽’으로 움직이는 동유럽인들에게 첫번째 ‘관문 국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민당은 인민당과 ‘대연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과의 지지율 합이 46%에 그쳐 최상의 카드로 꼽히던 ‘적록연정’이 물 건너 갔기 때문이다.2차대전 이후 34년 동안 대연정을 통해 정부를 구성했던 전례도 있다. 문제는 인민당의 태도다.1일 쉬셀 총리는 TV 인터뷰에서 “최근 독일을 보면서 (대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바 있다. 두 당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인민당과 2개 극우정당의 우파연정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고르비 “美, 더이상 민주국가 아니다”

    “미국은 더이상 민주국가가 아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미국 정부를 향해 또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보여준 일방주의에 대해 “미국이 비민주적 국가가 됐다는 방증”이라며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2월 말 외신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오만 때문에 세계가 더 안정되고 안전해질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꼬집은 지 7개월 만이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페레스트로이카(개혁) 20주년을 맞아 크로아티아 프리모스텐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미국은 동맹국뿐 아니라 국제기구와 세계여론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면서 “그들이 ‘전 세계의 이름으로’ 국제문제의 해결에 나서는 것은 용납할 수도, 지지할 수도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미국 일방주의의 사례로 언급한 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침공, 대(對)이란 강경 드라이브 등이다. 그는 이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폭력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으며, 국제적 협력만이 최선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테러리즘에 대한 미국의 접근방식에 대해서도 “모든 위협이 이슬람 세계에서 나온다는 주장이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문명 충돌론’,‘이슬람 책임론’의 시각과 차별성을 분명히 했다. 국제무대에서 유럽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미국은 기술적으로는 가장 발전된 국가로 남아 있지만 오래전 ‘사회적 지도자’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면서 “더 많은 지역이 유럽의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는 스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과 에밀 콘스탄티네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 롤랑 뒤마 프랑스 전 외무장관, 야노스 마르토니 전 헝가리 외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동시대에 재임했던 세계 지도자들 가운데는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만이 비디오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2년 전 세상을 떠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건강이 좋지 않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泰군부 입법·행정 장악

    지난달 쿠데타를 통해 탁신 친나왓 총리를 축출한 태국 군부가 1일 발효된 임시 헌법에 따라 입법·행정권을 완전 장악했다. 새 총리에도 육군 총사령관, 합참의장을 역임한 수라윳 출라논(63) 추밀원 고문이 임명됐다. 새 헌법이 제정될 때까지 효력을 지니게 될 임시헌법이 군부에 과도정부 총리의 임면권을 부여하고 있는 점과 군출신 총리가 임명된 데 대해 국제사회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1일 태국 언론들은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군부가 마련한 임시 헌법을 승인, 즉각 발효에 들어간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군부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발표된 성명에서 “(쿠데타 지도부는)임시 헌법 아래서 ‘국가안보평의회’로 존속될 것이며 총리를 해임할 권한과 치안 업무를 감독할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태국의 모든 TV와 라디오를 통해 전문이 공표된 임시 헌법은 쿠데타 지도자인 손티 분야랏글린 장군에게 총리 임명권과 “국가 안보 평의회의 조언에 따라” 총리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250석의 의회 의석은 전적으로 국가 안보 평의회가 지명한 사람들로 채워지도록 했다. 추방된 탁신 총리를 대신할 새 총리 취임식이 이날 오후 태국 정부청사에서 손티 장군 등 군부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흰색 정복 차림으로 부인과 함께 참석한 수라윳 신임총리는 푸미폰 국왕의 대형 초상화에 큰 절을 올리는 의식으로 총리에 공식 취임했다. 새 총리는 각료 35명에 대한 임명, 총선이 열리는 내년 10월 총선까지 국정을 ‘형식상으로’ 관장하게 된다. 수라윳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일주일 안에 새로운 각료를 임명할 것이며, 그 뒤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정부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서민층 지지’ 룰라 재선이 보인다

    ‘서민층 지지’ 룰라 재선이 보인다

    ‘이변은 없다?’ 새달 1일 치러지는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시된다. 지난해부터 집권 노동자당을 괴롭혀온 정치공작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룰라 대통령의 지지도는 1차투표 당선에 필요한 50%에 육박하고 있다. 2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48∼49%를 유지했다.2위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와의 차이는 16%포인트. 기권·무효표를 제외한 유효득표율에서는 53%를 기록했다. 현지 언론들은 룰라 대통령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무난하게 당선을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공작 스캔들 ‘찻잔속 태풍’ 그쳐 집권당의 야당의원 매수 스캔들 등 ‘메가톤급’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탄탄한 재선가도를 달려온 것은 재임기간 기록한 양호한 경제성적 덕분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취임 첫해인 2004년 브라질 경제는 10년 만의 최고치인 5.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새로 창출한 일자리만 해도 150만개가 넘었다. 좌·우를 넘나드는 유연한 정책으로 서방 투자가들의 근심을 붙들어매는 데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수출상품인 철광석, 콩 등의 해외 수요가 늘면서 무역과 재정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덕분에 2004년 세계 15위에 그쳤던 브라질의 경제규모는 이듬해 한국을 밀어내고 11위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견실한 경제성장으로 빈곤과 불평등을 감소시켰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가 27일 발표한 국정운영 평가에서도 ‘매우 잘한다.’와 ‘잘한다.’는 응답이 47%에 달했다.‘잘 못한다.’ ‘매우 잘 못한다.’는 17%에 그쳤다. ●성장·분배 병행으로 서민층 붙잡아 룰라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북부와 북동부 지역에서 특히 높다. 브라질 경제를 양적으로만 성장시킨 것이 아니라 분배 정책을 병행함으로써 지지세력인 서민층의 마음을 붙잡아두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룰라 정부가 채택한 기아 퇴치 사업과 저소득층 생계수당 지급, 최저임금 인상 조치 등은 ‘만족스럽진 않지만 서민에 가까운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얻게 만든 원동력으로 꼽힌다. 브라질은 국민의 4명 중 1명꼴인 4200만명이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극빈층이란 점에서 이들의 지지를 얻는 것은 대권을 얻는 지름길로 여겨져 왔다. 룰라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물가 상승률의 3배인 17%나 인상함으로써 절대적 지지를 확보했다. 반면 의사 출신으로 상파울루 주지사를 지낸 알키민 후보는 지나치게 귀족적인 풍모로 서민층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5월 상파울루주의 교도소 연쇄폭동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 ‘무슬림 히스패닉’ 점점 는다

    ‘무슬림 히스패닉’은 이슬람교를 믿는 중남미계 미국인을 가리킨다. 그러나 ‘가톨릭을 믿는 아랍인’만큼이나 그 조합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은 어쩔 수 없다. 사실상 가톨릭이 국교인 중남미에서 이슬람은 최근까지도 생경한 ‘이방종교’에 다름아니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 미국에서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미국의 중남미계 이민자 사회에서 이슬람 개종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무슬림 협의회에 따르면 무슬림 히스패닉 수는 약 20만명으로 추정된다.1999년에 견줘 30%가 늘어난 수치다. 이런 증가세는 뉴욕·플로리다·캘리포니아·텍사스 등 중남미계 인구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두드러진다.‘라틴계 미국인 선교기구’와 같은 히스패닉 이슬람 단체가 늘면서 선교활동도 활발하다. 이슬람 예배당인 모스크도 히스패닉 주거지 주변으로 밀집하는 추세다. 자연스럽게 스페인어판 코란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점증하는 이슬람에 대한 호기심을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스페인이 오랜 기간 이슬람국가의 통치를 받았다는 점도 거론된다. 스페인 문화에 녹아든 이슬람 문화의 흔적들이 후손들에게도 자연스러운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이민 유입으로 인구가 늘면서 집단간 접촉 빈도가 증가했다는 사실이 꼽힌다. 개종자들 중에는 아랍계 남성과 결혼한 히스패닉 여성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소수집단으로서 이민·빈곤·보건 등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이해관계를 두 공동체가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이다. 실제 올해 초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주도로 시작돼 미 전역의 대도시를 휩쓴 새 이민법안 반대시위에는 무슬림 단체들도 동참했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이슬람의 미국화·토착화를 드러내는 징표로 해석한다. 미국 사회와 전세계의 무슬림 사회에도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켄터키대학에서 아랍·이슬람학을 연구하는 이산 배그비 교수는 “더 많은 히스패닉 이민자들과 미국인들이 무슬림으로 개종할수록, 무슬림 사회와 미국사회를 잇는 가교 역시 강하고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反차베스’ 美재계 번지나

    세계 최대의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 미국지사가 정유사 시트고와의 20년 제휴관계를 청산키로 했다고 AP·로이터 등 외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트고는 베네수엘라국영석유(PDVSA)의 미국내 자회사로 보수진영 일각에선 ‘차베스의 정치적 지렛대’란 의심을 거두지 않아 왔다.세븐일레븐측은 이번 조치가 정치와는 무관한 ‘비즈니스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마거릿 채브리스 대변인은 “고유 브랜드로 기름을 팔기 위한 장기적 사업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시각은 최근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反)차베스’정서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업계와 언론은 이번 조치가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을 ‘악마’라고 비난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이 전파를 탄 지 1주일 만에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실제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 직후 보수단체 ‘미국가족협회’가 시트고에서 판매하는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불매운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측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는 “국가와 지도자에 대한 차베스의 모욕적 언사에 대한 많은 미국인들의 우려에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차베스 대통령의 측근으로 PDVSA의 회장을 지낸 라파엘 라미레즈 석유장관은 “(세븐일레븐의) 사업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시트고 고위관계자도 “올해 초 비즈니스 차원에서 기름을 공급하는 주유소 수를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트고는 미국내 주유소 1만 4000여곳에 기름을 공급하고 있다. 고용인원만도 4000명이 넘는다. 이 때문에 섣부른 불매운동이 애꿎은 실업자만 양산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유럽 우파 “左로 한걸음 더”

    유럽 우파 “左로 한걸음 더”

    현대정치의 이념적 지각판이 흔들리고 있다.18세기 프랑스 혁명을 통해 형성되고 20세기 냉전을 거치며 견고해진 좌·우의 이념적 단층대(斷層帶)에 새로운 지각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10여년 전에도 비슷한 동요가 있었다. 진원지는 ‘제3의 길’을 표방하며 ‘정치적 우선회’를 감행한 토니 블레어의 영국 노동당이었다. 이번에는 41세의 프레드릭 라인펠트가 이끄는 스웨덴 보수당이 앞장서고 있다. 우파 정당임에도 ‘새로운 노동자 정당’을 자임하며 정치적 무게중심을 ‘좌로 이동’시킴으로써 12년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스웨덴 보수당의 변신은 우리보다 이념적 유연화에 관대한 유럽 정치권에도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정당은 4년전 총선에서 대규모 세금 감면과 복지지출 축소를 약속했다가 쓰라린 좌절을 맛본 경험이 있다. 그러자 이번엔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에 대한 점진적 감세안으로 정책수위를 조절했다. 복지시스템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교육과 노인복지 분야에는 오히려 지출을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좌파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이념적 경계를 초월, 시장근본주의라는 우파적 도그마의 속박에서 벗어남으로써 중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BBC 방송이 이번 선거를 사실상 ‘중앙(center)을 장악하기 위한 전투’라고 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파의 변신은 스웨덴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에선 대처리즘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보수당의 혁신을 주도해온 39세의 데이비드 캐머런이 노동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아 올 ‘토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환경·보건 등 좌파가 선점해 온 의제들을 포용하는 동시에 소수자를 배려하고 분배를 중시하는 ‘온정적 보수주의’로 정치적 중원(中原)을 적극 공략한 게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심지어 우파정책이 금기시해 온 세금 인상도 필요하다면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경계를 넘나드는 ‘횡단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진욱 교수는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그 과실 못지않게 부작용도 심화되고 있다.”면서 “우파세력 역시 고용불안과 빈부격차 확대와 같은 세계화의 그림자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손상된 평등과 연대의 가치들을 적극 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유럽 정치의 지각변동] 左는 右로, 右는 左로…이념경계 넘나든다

    [유럽 정치의 지각변동] 左는 右로, 右는 左로…이념경계 넘나든다

    지난해 39세의 데이비드 캐머런을 새 당수로 선출한 영국 보수당은 당의 새 슬로건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를 내걸었다. 반면 1997년 이후 4기에 걸친 연속집권을 노리는 노동당의 캐치프레이즈는 ‘연속성이 중요하다.’였다. 역사적으로 과거와의 급진적 단절을 추구한 진영이 좌파였고, 우파는 전통을 보존하고 변화를 조절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왔음을 상기한다면 충격적인 반전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신노동당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앤서니 기든스 교수의 말대로 “좌파는 보수화되고 우파는 급진화됨으로써” 견고하게만 여겨지던 좌·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좌파는 보수화, 우파는 급진화” 유럽의 정당정치에서 좌·우파의 경계파괴는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권자들의 ‘정치적 진자운동’에 의해 좌·우파의 정치적 부침이 반복된 나라들일수록 경제·복지정책에 있어 양측의 차별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좌파정당의 우경화’는 독일 사민당이 세계 최초로 의회 진출에 성공한 19세기말 이래 꾸준히 제기됐다. 복지국가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한 1970년대를 계기로 그 양상이 급진화됐고,1990년대 영국 노동당의 ‘제3의 길’과 독일 사민당의 ‘신중도 노선’에 이르러 수위는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의 ‘경계 파괴’는 좌파가 아닌 우파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물론 집권을 노리는 정당이 유권자의 다수가 모여있는 ‘중간지대’로 정치적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2000년 스페인을 필두로 최근 스웨덴, 영국 등 서유럽 우파정당들이 보여주고 있는 뚜렷한 ‘좌선회’는 이런 일반론의 차원을 넘어선다. ●가속화되는 우파의 탈주 주목할 만한 점은 환경·복지 등 좌파의 전유물로 간주되던 영역에서 우파의 ‘탈주’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스웨덴 등 좌파의 집권기간이 길었던 나라들에서 두드러진다. 좌파정부 주도아래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이 이해당사자들로부터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까닭에 우파가 집권해도 그 경계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세계화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상품·자본·금융에 이어 노동시장까지 국경없는 경쟁에 노출됨에 따라 그 ‘파괴적 부작용’들로부터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압력이 좌·우를 막론한 모든 정치세력에 가중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진단엔 세계화에 우호적인 영·미 언론들도 동의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3월 프랑스 대도시를 휩쓴 최초고용계약(CPE) 반대시위를 두고 “지난해 유럽헌법 국민투표 부결에 이어 미국식 시장주의를 유럽에 이식하려는 시도가 거센 사회적 저항에 직면한 두번째 사례”라고 분석했다. ●목표는 ‘세계화의 인간화’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유럽에서 강화되고 있는 경제적 보호주의가 “자본·노동시장의 개방압력이 유럽인들에겐 실업과 빈곤에 대한 잠재적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의 진단도 다르지 않다. 그는 10일 영국 주간 옵서버와 인터뷰에서 “무역확대로 인한 이익을 고르게 나누기 위한 급진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세계화는 보호무역주의의 성난 파도에 휩쓸려 버릴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사회안전망 개선과 교육 투자 확대, 진보적 조세제도의 구축이다. 서유럽 우파에 의해 시도되는 ‘횡단의 정치’의 핵심 의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정책 닮은꼴’ 좌·우 혼재시대로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의 정치 지형은 1990년대 동구권 붕괴와 유럽연합(EU) 출범 등으로 더욱 복잡해졌다. 이념적으로 워낙 다양한 스펙트럼인 데다 중도의 외연이 넓어 좌우의 양 극단을 제외하면 정책·정강 등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좌파의 전성기는 1998년까지였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그해 9월 독일 총선에서 사회민주당(SPD)이 승리함으로써 당시 EU 15개국 가운데 13개국에서 좌파가 집권한 것이다. 그러나 2000년 3월 오스트리아 총선을 계기로 우경화 바람이 불었다. 특히 1년 뒤 9·11 테러를 전후해 치러진 8개국 선거에서 우파가 잇따라 집권하는 역풍이 몰아쳤다. 우파의 대약진은 2004년 3월 그리스에서의 승리로 절정에 이른다. 이번엔 15개국 가운데 12개국에서 우파가 집권했다. 유권자의 균형 심리가 작용한 듯, 이후 좌파의 반격이 시작됐다.2004년 3월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사회당·공산당·녹색당 등의 좌파연합이 50%를 득표하면서 약진했다. 이를 신호탄으로 같은 해 4월 스페인 총선에서는 좌파인 사회노동당이 우파인 국민당을 따돌리고 승리했다. 포르투갈 사회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45.3%의 득표율로 정권을 탈환했다. 같은 해 6월 불가리아 총선,9월 노르웨이 총선을 거쳐 올 6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왼쪽의 힘’은 되풀이 됐다. 영국 노동당도 지난해 총선에서 의석은 줄었지만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파의 버티기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2월 덴마크 총선에서 자유·보수당 등이 연합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독일도 중도우파인 기독교민주당·기독교사회당 연정이 다수 의석을 확보,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좌파의 보루’로 여겨지던 스웨덴에서 프레드릭 라인펠트 당수가 이끄는 보수당 중심의 중도우파 연합이 승리함으로써 통합된 유럽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더욱 다변화됐다. vielee@seoul.co.kr
  • 美 전자투표기 도입 논란

    오는 11월 중간선거부터 터치 스크린 방식의 전자투표 시스템을 전면 도입키로 했던 미국의 주정부들이 잇따라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새 시스템이 고질적인 투·개표 오류 시비를 줄이지 못할 뿐 아니라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천공기계로 투표용지에 구멍을 뚫어 기표하는 전통적 투표방식 대신 손가락으로 액정 스크린을 터치해 기표하는 새 시스템은 결과 집계가 신속하고 부정확한 기표에 따른 무효표 발생을 줄여 선거분쟁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이 시스템을 처음 도입키로 한 선거구는 전체의 3분의 1로 유권자의 40%가 이 방식으로 투표하게 된다. 문제는 투표용지가 남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 오류가 발생할 경우 결과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로욜라 로스쿨의 리처드 헤이슨 교수는 “법률적 근거가 불확실한 정권이 탄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거업무 종사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교육과 작동사고에 대비한 비상계획도 마련돼야 한다. 실제 올해 예비선거에서 전자투표기를 시범 도입한 몇몇 주에서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속출했다. 메릴랜드주에서는 컴퓨터가 정당기표를 잘못 판독하거나 투표기의 메모리 카드가 전송이 안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몽고메리 카운티에서는 직원의 조작미숙으로 1만 2000명의 유권자가 예비로 마련된 종이 투표지에 기표해야 했다. 이 때문에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유권자들에게 종이투표 선택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뉴멕시코와 코네티컷주에서는 전자투표기 사용계획을 백지화했다. 하지만 전자투표기 제작·보급사가 중심이 된 새 시스템 옹호자들은 부작용이 과장됐다고 반박한다. 디볼드 선거시스템의 마크 라드케 마케팅 이사는 “전자투표기가 없었던 2000년에 비해 이 기계가 도입된 2004년 메릴랜드주에서는 투표과정의 오류가 40%나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시스템 결함이나 해킹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린 기계를 거리 구석에 처박아두지 않는다.”면서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 액체물질 기내반입 완화” 보안구역 구입땐 허용계획

    지난달 미국행 항공기 폭파미수 사건 적발 이후 음료수·화장품 등 액체물질의 여객기내 반입을 철저히 통제해 왔던 미국 정부가 반입 허가기준을 완화할 방침이라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한 관리는 승객이 출국 심사를 마친 뒤 보안구역에서 구입한 액체나 젤 상태의 물질등에 대해서는 소지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괄적으로 압수해왔던 입술용 화장품이나 로션 등에 대해서도 심사대에서 점검을 받은 뒤 투명한 봉투에 넣으면 반입을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해임 천량위 누구인가

    해임된 천량위(陳良宇·60) 상하이시 공산당 서기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이다. 장 전 주석 퇴임 뒤 ‘상하이방(幇)’으로 불리는 장쩌민계 인맥의 맏형으로 정치적 거점인 상하이를 책임져 왔다. 1970년 상하이 펑푸(彭浦)기계공장 엔지니어를 시작으로 상하이 전기공사 서기, 상하이 황푸(黃浦)구 서기, 상하이시 부서기 등 줄곧 상하이에서만 관료생활을 해왔다. 인민해방군 후근(後勤)공정학원 건축학과와 영국 버밍엄대학을 졸업한 그는 서기 발탁 당시부터 장 전 주석의 뒤를 이을 적임자로 꼽혔으나 후진타오(胡錦濤) 체제가 출범하면서 집중견제를 받기 시작했다. 경기과열 논쟁 당시 내부회의 도중 중앙정부의 정책실패를 따지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향해 언성을 높이는 등 반기를 든 것으로 유명하다. 후 주석이 그를 교체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여러차례 외신에 보도됐으나 상하이방의 강력한 저항 때문에 실행되지는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별한 사이인 황쥐(黃菊) 부총리가 암 투병으로 일선으로 물러난 올해 초부터는 공개 연설 때마다 후 주석을 적극 옹호하며 관계개선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토요영화]

    ●러시아 하우스(MGM 오후 7시)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냉전 시절, 군비경쟁을 벌였다지만 소련은 미국의 적수가 못됐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무시무시한 대량살상무기를 가졌다 해도 이라크가 미국을 이기리라 생각한 사람도 없었다. 기술적 의미로든, 정치적 의미로든 북한이 미국까지 실제 핵탄두를 날릴 수 있으리라 믿는 사람도 없다. 어찌보면 상식인 것 같은데 ‘국가안보’ 딱지가 붙으면 그만 어깨가 딱딱하게 굳는다. 소련과 동구권 붕괴 직후에 만들어진 작품답게 영화 ‘러시아 하우스’는 공산주의 국가의 힘이란 게 알고보니 그다지 대단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당시로는 드물었던 소련 현지 촬영을 통해서다. 작가모임에 끼어 소련을 여행하던 영국 출판인 발리. 여행 중에 소련 작가 단테를 만나는데, 그 뒤 이 사람은 출판을 검토해달라며 책 한 권을 전달한다. 냄새를 맡은 정보부는 바로 따라붙는다. 책을 확인해보니 내용은 단순했다. 소련의 핵무기 관련 기술이란 게 너무 형편없는 수준이어서 서방세계에 위협이 되기 어렵다는 것.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영국 정보부는 발리를 첩보요원으로 훈련시켜 소련으로 투입, 단테와 접촉하게 한다. 발리는 미모의 연락책 카티야를 통해 단테를 만나는데, 단테가 실은 소련 최고 과학자 야코프이고 책을 만든 것도 소련과학자들의 협동작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야코프를 매개로 해서 CIA와 KGB가 본격적인 대결에 들어가지만 발리는 이 대결에 회의를 느끼는데…. 이제는 많이 늙어버린 숀 코너리와 미셸 파이퍼의 매력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1990년작,122분. ●아홉살 인생(채널CGV 오전10시 40분) 70년대 가난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성장기를 다룬 위기철 작가의 베스트셀러 ‘아홉살 인생’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에피소드 위주인 원작과 달리 성장드라마의 낯익은 공식, 서울에서 전학 온 새침데기 여자와 시골에 사는 순박하고 우직한 남자의 결합이라는 고전적인 레퍼토리를 도입했다. 뻔한 설정임에도 지겹지 않았던 것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4명의 아역배우들이 나이를 뛰어넘는 탁월한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 특히 이세영과 김석은 주인공 장우림과 백여민 역할을 능숙하게 소화해냈다. 한국에서도 호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일본 개봉 때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뮌헨’을 제치고 관객만족도 1위를 기록했었다.2004년작,10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차베스 연설에 촘스키 책 ‘불티’

    지난 20일 유엔총회 연설 도중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악마’라고 비난하며 인용한 미국 언어학자 놈 촘스키의 저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Amazon.com)과 반스앤노블닷컴(Barnes&Noble.com)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촘스키의 ‘패권인가 생존인가’가 10위권 안에 진입했다고 A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연설 당시 차베스 대통령은 이 책을 들어보이며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뿐 아니라 미국인들이 사서 읽을 만한 책”이라고 극찬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혁신 우파’ 유럽 정치지도 바꾼다

    따뜻하고 유연해진 우파가 유럽 정치지형을 바꾸고 있다. 스웨덴 총선의 ‘우파 돌풍’에 이어 영국에서도 ‘새로운 토리’를 주창하며 보수당의 혁신을 주도해온 데이비드 캐머런(40)의 지지도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캐머런은 지난해 3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보수당 총재에 오른 뒤 대처리즘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당의 쇄신을 주도하는 인물. 특히 환경·복지 등 좌파적 의제들을 끌어안음으로써 당을 좌·우 이분법을 뛰어넘는 중도정당으로 변신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언론들은 지난 17일 유사한 길을 걸어온 스웨덴 보수당의 승리가 캐머런에게도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이같은 전망은 22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70%가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때’라는 보수당의 슬로건에 동조한 것이다.‘정책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노동당의 캐치 프레이즈에는 겨우 23%만이 찬성했다. 조사는 가디언이 여론조사기관인 ICM과 함께 진행한 것으로 스웨덴 총선 직후인 19∼20일 실시됐다. 주목되는 점은 차기 총리감으로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보다 캐머런 당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총리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인다는 가정 아래 ‘누가 총리 직무를 가장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캐머런이 35%의 지지를 얻어 32%에 그친 브라운을 제쳤다.10년간 재무장관으로 재직하며 영국경제를 호황으로 이끈 브라운의 이력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영국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 것으로 보이는 지도자’에서는 캐머런이 브라운을 5%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두 사람 사이의 격차는 인물평가 항목에서 더욱 벌어졌다.‘동료와 함께 가장 일을 잘할 것 같은 사람’,‘업무 처리를 가장 열정적으로 할 것 같은 사람’에서도 캐머런은 10%포인트 이상의 압도적 차이로 브라운을 눌렀다. 반면 노동당에 대한 지지도는 여전히 바닥권을 헤어나지 못했다. 응답자의 62%가 ‘노동당은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자격이 없다.’고 답했다.64%는 당이 정체돼 있다고 답했다. 집권 좌파가 현실에 안주하며 변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결과 여론의 지지를 잃어가는 것과 달리 우파는 적극적 자기부정과 변신을 통해 중도성향 유권자를 견인함으로써 정권탈환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서고 있는 셈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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