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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공포로 태어난 AI, 인류의 친구로 성장했다

    [커버스토리] 공포로 태어난 AI, 인류의 친구로 성장했다

    약 50년 전 ‘스페이스 오디세이’ 첫 등장형체 없이 우주선 시스템 조작 인간 공격 세계 톱클래스의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잔뜩 부풀고 있다. 전체 다섯 번으로 이뤄진 승부에서 초반 두 판을 이 9단이 거푸 패하는 바람에 인공지능에게 인류가 ‘대체’될 수 있다는 원초적 불안감마저 솟아난다. 인간은 이미 자동차를 발명해 인류 발전의 수레바퀴를 끌었던 말들을 역사의 전면에서 퇴장시킨 바 있다. 산업혁명기에 공장 자동화로 길거리로 내앉은 노동자들이 기계 파괴 운동을 벌였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일찍부터 인공지능 또는 인공지능 로봇을 호환 마마처럼 그려 왔다.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의 원형을 마련한 첫 영화는 걸작 SF로 손꼽히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다. 이 영화에는 할(HAL)9000이라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등장한다. 수백만년 전부터 인류를 진화시킨 검은 돌기둥 모노리스의 기원을 찾아 목성으로 향한 우주선 디스커버리호에 장착됐다. 승무원들은 오작동을 일으킨 할9000을 정지하려고 하자 우주선 시스템을 조작해 승무원들을 공격한다. 형체는 없지만 승무원과 체스도 두고 사적인 대화도 나눈다. 불리한 상황에 처할 때는 화해를 청하거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는 등 매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인공지능 개념이 실제 1956년에 생겼다고 하니 영화의 상상력은 놀라울 정도다.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SF 공포물 ‘에이리언’(1979)에서 과학장교 애시로 탈바꿈해 등장한다. 우주 화물선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흉폭한 우주 생명체와 맞닥뜨린 승무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뒤늦게 로봇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애시는 우주 생명체를 군사 무기로 사용하려는 회사의 명령을 받고 승무원들의 죽음을 방조한다. 여주인공 리플리가 ‘에이리언2’(1986)에서 또 다른 로봇 비숍을 만나 1편에서의 트라우마를 드러내기도 한다. 또 다른 걸작 SF ‘블레이드 러너’(1982)를 보면 유전학적으로 만들어진 유기체 로봇 레플리칸트가 나온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정의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철학적인 돌직구를 던지는 작품이다. 이 같은 주제 의식은 이후 등장하는 SF 영화에서 다양하게 변주된다. 레플리칸트는 인간과 동등한 지적 능력에, 더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갖춘 존재다. 전투나 우주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된다. 하지만 수명은 4년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소모품 취급을 받는다. 우주에서 폭동을 일으킨 뒤에는 지구에 거주하는 게 금지된다. 블레이드 러너는 지구에 불법 잠입한 레플리칸트를 ‘폐기’하는 게 임무다. 인간이 하기 벅찬 일을 레플리칸트가 대신해 줘 어찌 보면 풍요로워야 할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 비쳐지는 세상은 빈민가가 넘쳐나는 디스토피아의 세상을 보여준다. 수많은 질문을 던져 반응을 보는 방식으로 인간과 레플리칸트를 구분하는 보이트캄프 테스트라는 게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오늘날 인공지능 판별법인 튜링 테스트와 같은 개념이다. 인공지능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터미네이터’(1984)와 워쇼스키 자매의 ‘매트릭스’(1999)에 이르러서는 인류 전체의 평화를 위협하는 ‘절대 악’으로 절정을 찍는다. 인공지능이 정보를 통제하고 로봇이 사람을 지배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스카이넷은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인류를 없애기 위해 핵전쟁을 일으키고 로봇 군대를 만들어 얼마 남지 않은 인류와 현재, 미래, 과거를 오가며 전투를 벌인다. ‘매트릭스’의 인공지능 시스템도 스카이넷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구를 파괴한 해로운 존재로 인류를 인식한 인공지능은 지구의 새로운 주인이 돼 인간을 가상 공간에 가둬 놓고 사육하며 인간의 생체 에너지로 살아간다. 인공지능이 마냥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2000년을 전후로 인류와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도 나오기 시작한다. 불안과 공포가 여전히 깔려 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희망도 이야기하는 것이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바이센테니얼 맨’(1999)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에이. 아이.’(2001),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SF 액션물 ‘아이, 로봇’(2004)이 그렇다. 인공지능 로봇으로 인간의 삶이 보다 자유롭고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유토피아적 상상력이 살짝 엿보인다. 물론 인간과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 소모품처럼 사용되고 버려지는 영화 속 로봇 입장에선 디스토피아일 수 있겠다. 대부분 각 가정에까지 인공지능 로봇이 보급되는 세상이 배경이다. 로봇들은 집을 청소하고, 정원을 가꾸고, 물건을 배달하며, 식당에서 시중을 들고 애완견과 아이들까지 돌본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온갖 궂은일을 대신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들은 인간이 누리는 편의와 풍요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인간의 감정이 깃든 로봇이 등장해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을 한다. ‘바이센테니얼 맨’의 마틴, ‘에이. 아이.’의 데이빗, ‘아이, 로봇’의 써니 모두 인간에게 애정을 느끼고, 사랑을 갈구하고, 인간을 동경하거나, 인간처럼 되기를 원한다. 써니의 경우 인류와 갈등을 일으키는 로봇 무리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2014년 개봉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인터스텔라’에도 사각 블록 모양의 인공지능 로봇 타스가 나온다. 조금은 평면적이기는 한데 사람 입장에선 가장 긍정적인 인공지능 로봇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주인공과 함께 우주 탐사에 나선 이 로봇이 멸망 위기에 직면한 인류가 생존하는 데 결정적인 조력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SF 영화에 대한 토양이 척박한 한국에도 매우 드물지만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이 있다. 2011년에 나온 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에는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단편 ‘천상의 피조물’이 실려 있다. 이 작품에는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승려 로봇이 등장한다. 올해 1월 개봉한 ‘로봇, 소리’에서도 인간과 교감하며 동반자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나온다. 잃어버린 딸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아버지의 여정을 함께한다. 모두 인공지능 로봇과 적대적인 관계보다는 공존의 가능성을 내비치는 작품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바둑계가 너무 오만했다…3국 몰아치는 역습 해야”

    “李, 하루 쉬면 평정심 찾아 반전 계기로” ‘불공정 경기’란 일각 지적에는 말 아껴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3국을 하루 앞둔 11일 바둑계는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기존의 통념을 벗어난 알파고의 변칙 수가 결국은 ‘신의 한 수’였다는 것을 확인한 바둑기사들은 “바둑 정석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알파고의 바둑을 보면 마치 산속에서 혼자 공부하다가 내려온 프로기사가 바둑을 둔 듯한 느낌”이라면서 “대국을 보고 바둑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혜연 9단은 “알파고 등장을 전후로 5000년간 쌓아 온 바둑 역사가 바뀔 것 같다”며 “바둑의 패러다임과 학습·접근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둑기사들은 이번 대결에서 3국이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2국에서 연패를 당한 탓에 향후 대국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지만 이세돌 9단이 하루 휴식을 통해 평정심을 찾고 자기 바둑을 둔다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바둑계에 따르면 이세돌 9단은 2국이 끝난 뒤 숙소인 포시즌스호텔 방에서 친한 후배 기사들과 복기와 함께 알파고 착수 패턴 등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국 바둑TV 해설을 맡은 이희성 9단은 “여전히 이세돌 9단이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점점 두려움이 커진다. 알파고가 너무 강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이세돌 9단이 100% 기량은 보여 주지 못한 것 같다”면서도 “이세돌 9단이 기량을 100% 발휘하더라도 알파고가 그에 맞춰 잘 두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이 하루를 쉬는 것이 대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현욱 8단은 “사람은 기계엔 없는 기세라는 게 있다”면서 “제3국에서 패하면 5-0이 되겠지만, 이긴다면 이세돌 9단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현욱 8단은 “어제 승부처에서 망설이고 물러서는 건 이세돌 9단답지 않았다”면서 “3국에서는 평소 보여 준 이세돌 9단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밝혔다. 바둑기사들은 알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희성 9단은 “알파고가 두터워지기 전에 몰아치는 역습을 해야 승률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세돌 9단이 평소 보여 주는 모습대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자기 바둑을 두는 게 제일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김성룡 9단은 “알파고는 패 상황을 피하려 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초반에 패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김성룡 9단은 “실력의 끝을 알 수 없다는 게 더 무섭다”면서 “지금 생각해 보면 애초에 바둑계가 너무 오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승패를 받아들이고 뛰어난 상대를 존중하고 배우려 하는 것이야말로 바둑의 미덕이고 인간의 장점 아니겠느냐”면서 “이제부터는 한 판이라도 이기겠다는 ‘도전하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바둑 발전에 이바지할 게 많다”면서 “인공지능 바둑대회에 사람이 도전자로 나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바둑기사들은 이번 대국이 ‘불공정 경기’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 삼기를 꺼렸다. 김성룡 9단은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들은 그런 토론을 할 수도 있겠지만 바둑인이 할 소리는 아니다”라면서 “패배는 곧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뿐이다. 우리는 이리저리 변명하는 건 바둑인이 아니라고 배우고 가르친다”고 잘라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과 바둑/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치인과 바둑/최광숙 논설위원

    어느 날 야당 총재이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밤늦도록 국회의원 회관 불이 환히 켜진 방을 보고 감동해 비서를 시켜 방 주인을 확인했다. 하지만 웬걸, 방 주인인 모 의원이 바둑판에 앉아 밤이 새는 줄 모르고 있었다. 그 의원은 DJ의 눈 밖에 나 훗날 공천을 받지 못했다. DJ는 국회의원들이 바둑을 두는 것을 싫어했다. 시간이 많이 드는 바둑은 국가의 녹을 먹는 국회의원들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국회 휴회 중 이해찬 의원도 기자실에서 바둑을 두다가 걸렸는데 “이 의원도 바둑을 둬?” 하며 묻는 것으로 아무 탈 없이 지나갔다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바둑 때문에 의원들이 회의에 늦으면 화를 크게 냈다고 한다. 3김(金) 중 유일한 바둑 애호가는 김종필(JP) 전 총리다. JP가 부인상을 당한 지난해 상가에서도 문상객들과 바둑 얘기를 나눌 정도로 바둑을 좋아한다. 바둑 실력은 스스로 “바둑 10단짜리하고 같이 둬요. 한 점 이겼다 한 점 지는” 수준이다. 속기를 배워 20분 만에 한 판을 두는 공격형, 스피드형이다. 1961년 5·16 ‘거사’를 준비하면서 바둑을 배웠다고 한다. 1968년 공화당 당의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부산 극동호텔에서 바둑을 두는 그의 사진은 유명하다. 까만 선글라스에 비친 하얀 돌, 검은 돌의 바둑판이 마치 파란만장했던 JP의 정치역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다. 총리 시절인 1999년 1월 삼청동 공관에서 바둑대회까지 열었다. 당시 아마 5단 이인제 의원과 이창호 9단의 바둑 대국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의원은 조순 전 한나라당 총재와도 TV대국을 벌일 정도로 바둑 고수다. 정치인 중 바둑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정치판이나 바둑판이나 한판 승부를 겨루는 냉정한 세계다. 승패를 가리는 과정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한 번 실수가 치명타가 되기도 한다. 정치인 중 가장 최고의 고수는 JP의 바둑지기이기도 한 장재식 전 의원이 꼽힌다. 한국기원 공인 아마 7단으로 덤 5집을 받는 조건으로 이창호 9단과 친선대국을 벌여 2승1무1패를 기록한 것이 그의 자랑이다. 차 안에서도 기보를 검토한다. 현재 국회에서는 아마 7단인 김기선 의원이 고수로 통한다. 국회 기우회 회장인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아마 5단,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바둑 실력자로 꼽힌다. 기우회는 바둑을 매개로 한·중, 한·일 의원 간의 바둑대회도 열어 양국 간의 친선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이 진행되면서 바둑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래선지 새누리당에서 ‘바둑계의 전설’인 조훈현 9단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영입했다. 바둑 애호가 의원들은 바둑판에서만 묘수를 찾지 말고 여야 상생의 정치판 묘수 찾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미친 생각을 현실로… 구글 다음 목표는 로봇 부대·우주 탐사·영생

    미친 생각을 현실로… 구글 다음 목표는 로봇 부대·우주 탐사·영생

    자율주행차·글라스·달 탐사… 기상천외 프로젝트 동시 수행 구글 비밀연구소 엑스(X)를 맡게 된 애스트로 텔러는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에게 조직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구글 엑스는 리서치센터인가요?” “아뇨. 그건 재미가 없잖아요.” “그럼 새로운 회사를 키우는 곳인가요?” “그것도 아니죠.” “달에 로켓이라도 쏘아 올리자는 건가요?” “네, 바로 그거예요!”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지난 9일 인간 최고수 이세돌 9단을 꺾자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디프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구글 정신의 승리를 자축한 말이었다. ‘문샷싱킹’(moonshot thinking)은 구글의 기업정신이다. 달을 향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일처럼 혁신적인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게 구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인 셈이다. 구글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구글은 공상과학영화에 나올 법한 기상천외한 미래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2010년 설립한 비밀연구소 엑스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리처드 데볼이 블룸버그에 “엑스는 제정신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진지하게 들여다본다”고 했을 정도다. 사람이 손대지 않아도 움직이는 자율주행차, 사진 촬영과 길 찾기, 번역 등이 가능한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 하늘에 풍선을 띄워 통신 인프라가 없는 오지에서도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 룬’ 등이 엑스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구글은 로봇 연구에도 관심이 많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모방했다면 로봇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자유로운 신체 활동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구글은 최소 8개의 로봇 관련 벤처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4년 사들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동작 기술에 특화된 업체로, 네 발로 움직이는 ‘빅도그’, 시속 46㎞로 달리는 ‘치타’, 직립형 휴머노이드 ‘펫맨’ 등을 개발했다. 구글은 지난해 ‘로봇 부대’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얻기도 했다. 우주탐사도 구글이 하면 규모부터 다르다. 구글은 2014년 1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이착륙장을 11억 6000만 달러(약 1조 4000억원)를 주고 60년간 임대했다. 달 탐사 프로젝트인 ‘루나 X프라이즈’도 추진 중이다. 구글은 달 표면에 로봇을 착륙시켜 500m 이상 움직이게 하고 그 장면을 찍어 지구에 고화질(HD)로 중계할 수 있는 개발자에게 2000만 달러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구글의 자회사인 칼리코는 ‘영생’을 추구하는 헬스케어 기업이다. 인간의 노화를 늦추는 방법과 함께 암, 희귀병,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밖에 눈에 끼우면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위성지도 구글어스의 3D 버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탱고에 이르기까지 구글의 도전은 끝이 없어 보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금요 포커스] 인공지능의 꿈, 생태계 조성부터/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인공지능의 꿈, 생태계 조성부터/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사람이 만들어 낸 컴퓨터가 마치 사람처럼 지능과 오감을 갖고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을까.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말 가운데 하나인 ‘인공지능’(AI)을 두고 하는 말이다. SF영화에서나 있을 법했던 이런 상황들이 하나둘 우리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 오고 있다. 엊그제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알파고에게 불계패를 당해 충격을 주었다. 이 대국을 두고 그동안 많은 얘기들이 있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의 표지를 장식하는가 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처럼 전 세계의 데이터를 모으는 구글의 마케팅 전략에 이용당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인공지능 기술은 무섭게 우리 주변을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통·번역이나 아이폰의 시리 등 음성인식, 이미지·동영상의 객체인식의 학습 정도로 보이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IDC나 가트너는 불과 4년 후인 2020년이 되면 사람의 지식노동을 대신해 보조하는 기계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컴퓨터가 사진을 보고 어떤 상황인지 인식할 수 있고 인간 지능의 수준까지 바짝 쫓아와 실시간 대용량 정보들을 분석해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된다면 의사나 판사, 변호사, 변리사들 옆에는 방대한 정보를 검색해 마치 소프트웨어처럼 사용하는 인공지능 비서를 하나씩 둘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산업용 로봇이 처음 나왔을 때에도 지금 같은 많은 우려가 있었다.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닌가?’ ‘윤리적 문제는 어떻게 하나?’ ‘인공지능 제품이 사고를 친다면?’과 같은 것들이다.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로봇은 오히려 기존 제품의 생산 방식을 개량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 주었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기업들에 이윤이라는 달콤함을 안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지능의 창시자로 불리는 존 매카시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에 이러한 상상을 처음으로 미국 다트머스 콘퍼런스에서 밝혔다. 이후 1968년 개봉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미래상을 보여 준 바 있다. 당시엔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영화로 평가받았다. 2013년 개봉한 영화 ‘허’는 미래에 가능할 것만 같은 색다른 러브 스토리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떤가. 1980년대 인공지능에 대한 구체적 개념이 정립된 이래로 전문가를 대체하는 시스템으로 인식되던 것이 이제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를 토대로 지식을 축적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 세상을 기반으로 수집된 대량의 빅데이터를 결국은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해석해 ‘초지능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은 제4차 산업의 주요 동력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현재 내 몸 밖의 또 다른 두뇌란 뜻의 ‘엑소브레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퀴즈왕이 되기 위해 24시간 열심히 공부 중이다. 연말쯤 인간과의 지식 대결에서 우승해 국내 인공지능 기술의 우수성을 검증하고 산업계의 사업화 수요를 수렴하는 것이 목표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 전 국민의 관심을 끄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런 국민적 관심과 응원이 몇 달 뒤, 몇 년 뒤까지도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에는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장기적인 투자로 원천기술을 확보해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산업화를 일구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추세라면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가 어디까지 가능할지 자못 궁금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공지능이 주로 특정 영역에서만 가능한 현재의 기술적 한계를 벗어나 좀더 광범위한 영역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빠른 진화를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전인적 인간의 지능을 갖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나 자신이 인간이기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부정해 보는 것일까.
  • 알파고, 바둑의 패러다임 바꾸다

    이세돌(33) 9단이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인간 최고수 이세돌 9단은 1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최강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의 ‘구글 디프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2국에서 백을 쥐고 211수 만에 불계패했다. 전날 불계패의 충격을 받았던 이 9단은 이로써 5번기 가운데 두 대국을 연속으로 내줘 자존심 회복에 실패했다. 이 9단이 3국마저 잃는다면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원)는 날아간다. 제3국은 하루를 쉰 뒤 12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이 9단은 무서운 계산력으로 무장한 알파고와 시종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우상귀에서 막판 투혼까지 발휘했다. 전에 없던 신중함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끝내 구글이 자랑하는 ‘슈퍼컴퓨터’ 1200대의 엄청난 계산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 9단은 대국 뒤 기자회견에서 “내용상 완패였다. (3국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바둑TV 해설에 나섰던 이희성 9단은 “오늘 알파고의 포석은 바둑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공식입장] 구글 “한국기원에 만족할 정보 제공했다”…알파고 바둑 불공정 논란 반박

    [공식입장] 구글 “한국기원에 만족할 정보 제공했다”…알파고 바둑 불공정 논란 반박

    인간 최고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원 측에서 “심각한 공정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구글이 이를 부인했다. 구글 코리아 측은 11일 공식 입장을 통해 “구글은 모든 대국 준비 절차에 걸쳐 한국기원과 긴밀히 협력하여 한국기원이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며, 한국기원에서 요청한 모든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이어 “구글은 한국기원이 이번 대국 참가에 동의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이번 대국이 가져온 바둑에 대한 지대한 관심에 매우 고무되어 있다”고 강조했따. 앞서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이날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정보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불공정 논란을 제기했다. 양 사무총장은 한국기원이 이번 대국에 앞서 구글 딥마인드 측에 알파고 관련 정보를 추가로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알파고의 연습 기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알파고가 다른 한국 프로기사와 연습 대국을 해보자고도 제안했다. 그러나 구글 딥마인드 담당자로부터 구두로 “안 된다”는 뜻을 받았다고 한다. 양 사무총장은 “공식 문서로 요청하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 - 다가오는 AI토피아] “인간이 ‘인간’ 알아야 AI 제대로 작동”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 - 다가오는 AI토피아] “인간이 ‘인간’ 알아야 AI 제대로 작동”

    인문학 등 이해 없으면 최첨단 학문 AI도 없어 기초학문 계속 천대 땐 첨단과학 먼 나라 얘기 창의적 인간, 세상 주도…여러 학문 넘나들어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으면 인공지능도 없습니다. 인문학 등 기초학문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인공지능이라는 최첨단 학문도 없습니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본 ‘통섭’(統攝) 전도사 최재천(62·이화여대 석좌교수) 국립생태원장은 10일 “첨단과학에서 기초학문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통섭’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돈이 안 된다고 기초학문을 천대하는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첨단 학문은 언제까지나 먼 나라 얘기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통섭은 병렬적 수준의 통합이나 융합을 넘어서 새로운 이론을 찾으려는 범학문적 접근을 의미한다. 이 9단과 알파고 대국을 계기로 AI 산업 발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그는 “스티브 잡스가 존경과 명성을 얻은 배경에는 일반적인 기술자가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가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면서 “우리 사회는 그토록 잡스를 존경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인문학을 비롯한 기초학문을 키울 생각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모순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참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거품 예찬’이란 책을 낸 그는 “일자리도 부족한데 왜 학생을 많이 뽑나 하는 식으로 기초학문을 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근시안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선 인문학 등 기초학문은 학생 정원을 줄이고 공대 학생들을 더 많이 뽑으라며 대학을 다그치고 있다”면서 “자유경쟁시장에서 스스로 시스템이 균형을 찾아가는 것인데 교육 문제에서 당국이 억지로 수요·공급을 맞추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창조경제’를 내세우고 하는데 이제 세상은 창의력으로 승부하는 세계”라면서 “지금 세상은 더 창의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주도한다”고 강조했다. 또 “창의적인 천재는 그냥 태어나지 않는다. 진짜 창의적인 인재는 다양한 소양을 갖추고 똑같은 문제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모두가 인문학만 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모두가 공학만 한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세계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복합적인 문제”라면서 “한 학문 분야가 혼자서 정답을 낼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분야만 배운 사람과 여러 분야를 배운 사람 중 누가 더 유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오래전에 들었던 한 노벨화학상 수상자의 강연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 학생이 노벨상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노벨상 수상자는 ‘화학만 열심히 하면 나 같은 사람을 보조하는 연구자밖에 안 되지만 나처럼 화학도 하고 피아노도 하고 책도 읽고 하는 사람이 되어야 새로운 분야에서 성취를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 “구글, 종료 30분 전 알파고 승리 확신”

    ‘구글은 대국이 끝나기 30분 전에 이미 알파고의 승리를 확신했다.’ 지난 9일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던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 간의 바둑 대결 1차전에 대해 바둑 고수들은 “막판까지 접전”이라고 분석했지만 구글은 이 9단이 돌을 던지기 30분 전에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는 전언이 나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의 탄구이 추어드 편집자는 9일 네이처 블로그에 ‘구글 디프 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핵심 개발자인 데이비드 실버 옆에 앉아서 직접 대국을 관전했는데 허사비스가 대국 종료 30분 전에 누군가와 통화를 한 뒤 미소를 지었다’고 적었다. 그는 ‘그 순간 구글이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추어드는 “허사비스가 웃는 순간에도 TV 해설을 하던 바둑 고수들은 여전히 판세를 명확하게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허사비스는 구글 기술팀의 판세 분석을 보고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알파고 자체의 판세 평가가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추어드는 주장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 알파고 초반부터 상상 밖의 수… 바둑계 “알神 강림했다” 탄식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 알파고 초반부터 상상 밖의 수… 바둑계 “알神 강림했다” 탄식

    인류 최강 이세돌 9단이 두 번째 대국에서도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에 두 판 연속 패배하자 바둑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10일 대국이 열린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과 한국기원에서 대국을 지켜본 프로기사들은 “충격적인 결과다. 바둑의 신비가 사라질까 걱정”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프로기사들은 “1국과 달리 알파고가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난 수를 많이 뒀다”고 평가하면서 “바둑의 정석이 무너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지난 9일 1국에 이어 알파고가 이 9단을 꺾자 ‘알사범’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던 프로기사들 사이에서는 “‘알신’이 강림했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 알파고, 13수째 ‘중국식 포석’ 깜짝 2국에서는 전날과 돌을 바꿔 흑을 쥔 알파고는 대국 선언 5초 만에 예상대로 우상귀 화점을 차지했다. 전날 소목 포석을 펼쳤던 이 9단은 화점에 돌을 놓았다. 하지만 알파고는 1분 30여초 생각 끝에 3수째에 예상을 깨고 좌상귀 소목을 차지했다. 알파고가 프로기사와의 대국에서 소목에 둔 것은 처음이어서 대국장 주위를 술렁이게 했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인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도 5판 모두 화점 포석을 펼쳤고, 전날 이 9단과의 1국에서도 화점에 돌을 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알파고가 우하귀에서 정석을 펼치다 갑자기 13수째에 손을 빼고 상변에서 ‘중국식 포석’을 펼쳐 이 9단을 당황하게 했다. 이 9단은 당황한 듯 초반에 5분 가까이 장고를 하다 좌변을 갈라쳤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인간 바둑에는 없는 수”라며 놀라워했다. # 이세돌, 안정적 바둑으로 일관 프로기사들은 “패착을 찾을 수 없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알파고는 초반부터 변칙적인 수법을 꺼내 들어 프로기사들을 놀라게 했다. 저돌적인 기풍인 이 9단은 안정적이고 두터운 바둑으로 일관했지만 알파고를 넘지 못했다.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어 공개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이창호 9단은 전성기 때 ‘너무 참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 9단은 이창호 9단과 정반대 기풍인데 오늘은 이창호 9단처럼 두고 있다”고 해설했다. 이는 전날 1국에서의 충격적인 패배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유 9단은 “이 9단이 상대인 알파고를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BS 바둑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알파고가 자신의 실리가 부족한 것을 느낀 것 같다”며 “인공지능임에도 불구하고 형세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 정말 인간처럼 승부 호흡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뚜렷한 패착을 찾을 수가 없다 이 9단은 초반부터 많은 시간을 쓰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60여수가 진행된 시점에서 제한시간 2시간 중 40분가량을 소비했다. 20분을 소비한 알파고보다 두 배나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 이 9단이 장고를 이어 가자 김성룡 9단은 “이 9단이 웃음기가 사라진 표정으로 나타났다”면서 “오늘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나온 듯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9단은 오늘 시간이 없다. 초반에 시간을 너무 많이 썼다”고 말했다.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처음으로 초읽기 모습이 연출됐다. 초읽기는 제한시간을 다 쓴 뒤 1분 3회를 사용할 수 있다. 이 9단은 알파고가 20분이 남은 상황에서 초읽기에 들어갔다. 또 패 모양도 처음으로 등장했지만 패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막판 우상귀에서 알파고의 실수로 이 9단에게 기회가 돌아왔지만 생각할 시간이 부족했다. 김 9단도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알파고가 실수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기계적으로 이겼다는) 계산이 끝난 것”이라면서 “인간이 알파고에 계산으로는 절대 못 이긴다”고 말했다. 이어 “뚜렷한 패착을 찾을 수 없다”면서 “믿어지지 않는다. 끝까지 가도 차이가 좁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알파고도 대국 막판에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큰 실수는 나오지 않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 이세돌 “한순간도 앞선 느낌 없어… 3국도 쉽지 않을 듯”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 이세돌 “한순간도 앞선 느낌 없어… 3국도 쉽지 않을 듯”

    “(3국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알파고와의 제2국에서도 불계패한 이세돌 9단은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제는 충분히 놀랐고 이제는 할 말이 없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내용상 완패였다. 한순간도 앞섰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 9단은 “(알파고한테서) 특별히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어제는 이상한 점이 있지 않나 했는데 오늘은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알파고의 약점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약점을 못 찾아 두 번 다 진 것 같다”고 답했다. 한 중국 매체의 기자가 “중국 전문가들은 ‘이 9단이 자기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하자 이 9단은 그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9단은 12일 벌어지는 3국에 대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오늘 바둑으로 볼 때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어렵다. 그 전에 승부를 가려야만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좀 올라갈 것 같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 흑13수 응징 못하고 흑81 ‘결정적 한 수’에 휘청

    “이세돌 안정적 운영 노리다 밀린 듯…알파고 1국 전투적·2국선 창의적” 이세돌 9단이 1국에서는 알파고를 시험해 보는 느낌이 강했다면 오늘은 평소보다 안정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알파고가 흑 13수에서 프로바둑에서는 나오기 힘든 수를 뒀다. 그걸 응징해야 했는데 장고 끝에 그러지 않았다. 아마 안정적으로 운영한 뒤 후반을 노렸던 것 같지만 좀더 전투적으로 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흑 15수와 37수도 정말 생각하기 어려운 수법이다. 특히 흑 37수는 믿기지 않아 계속 화면을 확인할 정도였다. 검토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는 나쁜 감각은 아니었다. 알파고의 오늘 포석은 바둑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그래도 역시 상대적인 약점을 찾자면 포석이 아닐까 싶다. 중반전에 70수 언저리에서는 이 9단이 약간 편안한 느낌도 있었다. 그 이후에 흑이 상당히 잘했다. 흑 81수는 특히 좋았다. 오늘 대국의 결정적 한 수라고 평가할 만했다. 생각지도 못한 수였는데 막상 당하고 보니 이 9단이 주도권을 내줬다. 후반에 이 9단이 둔 선수를 받지 않고 알파고는 흑 167수에서 상당히 위험한 변화를 주었다. 깜짝 놀랄 정도였다. 전반적으로 보면 알파고가 너무 강했다. 알파고는 자기가 유리하다 싶으면 간명하게, 백중세에선 강한 수법을 들고 나온다. 알파고는 1국과 2국에서의 기풍이 매우 달랐다. 1국에선 전투적이어서 원성진 9단과 최철환 9단을 떠올리게 했다. 반면 2국에선 초반부터 창의적이고 일반 프로기사가 두기 어려운 수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프로기사 그 누구와도 달랐다. 이 9단 역시 1국에선 평소보다 모험적이었고 2국에선 평소보다 훨씬 침착했다. 둘 다 이 9단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다.
  •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 - 다가오는 AI토피아] 인공지능을 왜 만들까

    인류의 삶 편리하게 할 목적…인간 감각·지적능력 확장 차원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 간 세기의 대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할9000’이나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스카이넷’같이 스스로 사고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해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강한 인공지능’이 나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뇌 과학에서 인간의 자의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는 자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인공지능을 만드는 이유는 뭘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오상록 책임연구원은 10일 “인공지능을 통해 인류의 삶이 편리해지고 고양되는 부분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 기술은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으며 빅데이터와 인터넷 기술이 하나로 결합돼 범용적 기술혁신이 이뤄질 때 개인 맞춤형 금융 및 의료서비스, 생산성 향상,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 등장 등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레드우드신경과학연구소 설립자인 제프 호킨스 박사는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기계’라는 저서에서 “과학자들이 인공지능 같은 두뇌형 기계를 개발하는 것은 인간의 감각으로는 보기 어렵고 빠르게 계산하기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함으로써 인간의 감각과 지적능력을 확장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편의성 추구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는 ‘창조성’이란 과학자의 기본 성향도 인공지능 개발의 한 이유로 꼽힌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차두원 박사는 “기술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과 닮아가는 것으로 산업혁명의 단초를 연 증기기관의 발명도 인간의 발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고 이족(二足)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것도 사람과 비슷한 기계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 박사는 “과학계에서 마지막 미지의 영역이 바로 인간의 ‘뇌’인데 인공지능은 뇌를 모사하기 위한 것이고 뇌 과학이 발달할수록 인공지능 기술도 업그레이드돼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공지능 또 이겨 집단 우울증” “실수하는 인간이 더 아름다워”

    “인공지능 또 이겨 집단 우울증” “실수하는 인간이 더 아름다워”

    세계 최고수 중 한 명인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에 연달아 패하면서 시민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내용의 공상과학 영화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많았다. 로봇도 결국 인간이 만든 것이니 단순히 기계 대 인간의 싸움으로 보는 시각은 무리라는 평가도 있었다. 전망의 차이는 있지만 이번 대국은 시민들에게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 ●“로봇 시대 성큼 다가온 것 느껴” 10일 오후 5시 30분쯤 이 9단이 제2국에서도 패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회사원 박모(45)씨는 “이세돌이 첫판에서 패배를 당했을 때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판까지 지고 나니 직장 동료들 사이에 집단 우울증이 확 번지는 듯했다”고 전했다. 회사원 이모(44)씨는 “이세돌에게 부정적인 멘트가 나올 때마다 영화 ‘터미네이터’ 같은 인공지능 로봇이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 같았다”며 “2판을 내리 지다니 인간이 만든 기술이 인간을 능가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무원 이모(39)씨는 “학창 시절 바둑을 배웠는데, 이세돌이 쉽게 5연승을 하고 끝날 줄 알았다”며 “‘바둑의 신’이 컴퓨터에게 연이어 지다니 등골이 오싹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댓글에는 ‘아이로봇’, ‘허’, ‘엑스마키나’ 등 인공지능에 대한 영화의 제목이 대거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1970~80년대 세계 주판왕과 컴퓨터의 계산 대결에서 주판왕이 이겼는데, 바둑으로 인간과 대적할 만큼 발전했다’고 놀라워했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증권사에 다니는 박모(34·여)씨는 “이미 주식투자로봇의 수익률이 증권고수보다 높다고 들었다”며 “로봇이 기사도 쓴다고 하던데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최모(45·여)씨도 “마트 계산원이나 판매원 등 단순 일자리는 10년 내에 로봇으로 대체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의료 분야 활용하는 시대 왔으면” 인공지능도 인간의 발명품인 만큼 이 9단이 알파고에게 지더라도 그 또한 ‘인간의 승리’라는 주장도 많았다. ID ‘리틀 브라더’는 “우리가 인공지능을 두려워해야 하는 순간은 알파고가 바둑으로 이세돌을 이기는 순간이 아니라 바둑판을 뒤집어엎거나 돌을 집어던지며 인간이 부여한 룰을 깼을 때”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알파고 전원 뽑아라” 유머도 시민단체 활동가인 조민지(28·여)씨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겨도 ‘실수를 하는 인간’이 더 아름답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호열(30)씨는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의료 분야에서 암 치료 등에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알파고 전원 플러그를 뽑아라’, ‘호텔 두꺼비집을 내리면 인류가 이긴다’, ‘알파고에게 연말정산을 시켜 인간의 고통을 깨닫게 하자’ 등 누리꾼들의 유머도 볼 수 있었다. 한 누리꾼은 ‘알파고를 이기는 법을 이세돌은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 이어 이 9단의 저서 ‘판을 엎어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공존’과 ‘경고’ 메시지 함께 던진 AI의 승리

    공상과학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인공지능(AI)이 결코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우리는 믿었다. 세계 최정상급 프로 기사인 이세돌 9단이 그제 구글의 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 이어 어제도 패하면서 허를 찔렸다. 기계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절대영역으로 의심치 않았던 것이 바둑이다. 그것이 기계에 무너진 것은 인류 문명사적 사건이다. 구글은 “달에 착륙했다”고 승리를 자축했지만 전 세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술의 가치가 인간의 가치를 압도했다는 비관론도 높다. “으스스하다”는 소감이 쏟아진다. 이 9단과 알파고는 오는 15일까지 세 차례의 대국을 남겨 뒀다. 최종 성적이 어떻든 AI의 현주소는 이미 확인됐다. 알파고의 승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컴퓨터가 인간의 통찰력과 직관만은 따라잡을 수 없다는 통념부터 깼다. 인간 뇌의 신경망 구조를 본떠 설계된 알파고는 사람의 직관까지 흉내 냈다. 인간이라면 평생 엄두도 못 낼 학습량을 단 몇 주 만에 소화하고 급속 진화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은 앞으로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한다. AI의 현실과 미래를 냉정하게 짚고 예측할 때가 우리에게도 온 것이다.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는 AI 분야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 한참 뒤져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을 앞세운 미국한테는 말할 것도 없다. 영국, 독일, 일본 심지어 중국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을 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AI 연구와 상용화에 팔을 걷어붙인 지 오래다. 금융, 의료 분야를 넘어 자율주행 자동차, 무인 항공기, 개인 비서 서비스까지 등장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우리 기업이나 정부는 AI의 가능성을 제대로 주목하는 움직임이 없다. 독자적 연구로 내놓은 성과물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세계 시장이 IT에서 AI 무대 쪽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진단을 냉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시대적 대세에 합류할 수 있도록 지원책 마련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AI라고 예견한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AI의 급성장은 우리에게 위협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영역까지 파고든 판이니 인력 대체에 따른 대량실업 사태에 대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인류의 가치가 공격받지 않도록 AI 혁명에 다각도로 대처하는 것은 새로운 숙제다. 어떻게 통제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 구글 왜 포시즌스호텔 선택했을까

    최신 시설에 접근성 뛰어나…미래에셋이 지분 60% 소유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면서 대국 장소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결정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의 접근성, 국내 주요 호텔 중 가장 최신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대국 장소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포시즌스 호텔이 국내에선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북미에선 가장 유명한 호텔 중 하나라 구글이 친숙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포시즌스 호텔 측은 “구글이 장소 선정과 관련한 뒷얘기를 (대국이 끝난 뒤)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했다”며 함구하고 있다. 이사도르 샤프 회장이 1960년 캐나다에서 설립한 포시즌스 호텔은 40여개국에 100여개 지점을 거느리고 있다. 서울에는 6성급 특급호텔로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0% 지분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이 5300억원을 들여 지은 포시즌스 호텔은 이번 대국으로 인지도 상승은 물론 잠재적 고객 확보에도 성공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30년 전 박태준 회장의 실망과 ‘알파고’/김태균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30년 전 박태준 회장의 실망과 ‘알파고’/김태균 사회부장

    1986년 포항공대(현 포스텍)가 문을 열고 얼마 후,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이 노벨상 수상자들을 학교로 초청했다. 설립 이사장으로서 학생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워줄 강연이 필요했다. 박 회장은 그들을 데리고 포항공대뿐 아니라 초·중·고교에도 찾아갔다. 수상자 중 한 명이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사람 팔이 가슴에도 하나 더 있어서 세 개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서로 자기가 답을 하겠다고 손을 치켜들었다. “엄마가 선반 위에 올려놓은 과자를 꺼내 먹기 편할 것 같아요”, ”아빠가 저를 안아줄 때 걸리적거려서 불편할 것 같아요”와 같은 창의적인 답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4학년, 5학년 등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같은 질문에 답하는 학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더니 중·고교에서는 손드는 학생이 거의 없었고, 자기들끼리 “정답이 뭐냐”고 묻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한국 학생들은 공부는 잘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창의성이 줄어드는 것 같다. 이대로라면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는 어렵겠다”고 말했다. 적당히 듣기 좋은 얘기를 기대했던 박 회장은 크게 낙담했다고 한다. 최근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자연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이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에 대해 실시했던 11개월간의 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을 제외하고, 문제점으로 지적한 대목들은 30년 전 박 회장이 들었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팀 헌트 전 영국 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젊은 교수들이 정년 보장을 받기 위해 모험적 연구에 도전하기보다 유명 연구지 기고에 목을 매고 있다. 이대로는 ‘선구자’가 아닌 ‘추종자’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톰 루벤스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도 “교수들이 단기 성과를 위해 이미 많은 사람이 연구하는 분야를 선택하고 있다”며 기존 연구를 답습하는 이른바 ‘미투(me-too·따라하기) 과학’으로 흐를 가능성을 지적했다. 창의성과 도전의식이 결여된 국내 학교와 연구실 풍토가 30년 전 그때와 비교해 거의 나아진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온 셈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 서울대가 받은 성적표가 이렇다면 다른 학교들의 사정들은 대략 짐작할 만하다.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을 계기로 ‘인공지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사람과 컴퓨터 간 치열한 승부의 이면에 과연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의 인공지능 기술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조명도 이뤄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고도의 창의력을 요하는 기술이다. 우리의 기술력이 미국에 2.6년 뒤진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과연 그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는 창의력의 에너지를 우리가 갖고 있느냐에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학생들의 창의력은 거의 ‘제로’(0) 상태가 된다.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공부가 아니라 쉬운 문제를 틀리지 않도록 연습만 하는 현재의 교육 체계에서 어떻게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겠느냐”는 한 대학 총장의 개탄은 우리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래 먹거리 확보가 절실한 지금, 우리나라 인재들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30년 전 박 회장이 했던 고민을 다시금 곱씹어볼 때다. windsea@seoul.co.kr
  • 이세돌 알파고 2국 시작… “이세돌, 어제와 달라졌다”

    이세돌 알파고 2국 시작… “이세돌, 어제와 달라졌다”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2국이 10일 오후 시작됐다. 이세돌 9단은 전날 1국에서 알파고에 충격의 ‘불계패’를 당한 바 있다. 그러나 2국이 시작되자 바둑TV에서 ‘이세돌 알파고 대결’ 중계를 해설하고 있는 김성룡 9단과 이희성 9단은 “이세돌 9단이 어제와 다르다”면서 “이제 평소 스타일 대로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우리가 너무 알파고를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판후이와의 대결을 본 것이 오히려 악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판후이와의 대국을 통해) 인간이 자만했고 과소평가했다”면서 “알파고는 판후이와의 대전과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불과 5개월 만에 이렇게 진화한 것이라면 대단한 것이고, 만약 이 실력을 감추고 있었던 것이라면 더 무섭다”고 말했다. 한편 이세돌은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초반 변칙수를 무난하게 막아내고 다소나마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전날과 돌을 바꿔 알파고의 흑으로 시작된 2국에서 알파고는 초반 3수째 좌상귀 소목을 차지해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세돌과 프로기사들을 더욱 놀라게 한 수는 13수째다.알파고는 우하귀에서 정석을 늘어놓다 갑자기 손을 빼고 상변에 ‘중국식 포석’을 펼쳤다.바둑 TV를 통해 해설한 김성룡 9단은 “어! 인간 바둑에서는 처음 보는 수”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세돌 9단도 당황한 듯 초반에 5분 가까이 장고를 하다 좌변을 갈라쳤다. 이어 알파고는 다시 우하귀로 돌아와 흑이 한 칸 벌린 곳을 들여다봤다.이 수에 대해선 대다수 프로기사가 ‘악수’라고 지적했으나 일각에서는 “무슨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의구심도 품었다.알파고는 37수로 우변 백돌에 입구 자로 어깨를 짚었는데 프로 바둑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수다. 의외의 수를 당한 이세돌 9단이 10분 가까이 장고하다 중앙으로 밀어 올리자 알파고는 한 수만 받은 뒤 이번에는 좌하귀로 방향을 틀었다. 좌하귀에는 알파고가 먼저 전투를 걸었지만, 이세돌이 하변을 타개하면서 좌변에도 집을 만들어 미세하게나마 앞선 채 중반으로 돌입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세돌 인터뷰, 굳은 표정으로 “알파고의 약점을 몰라서 졌다…완패다”

    이세돌 인터뷰, 굳은 표정으로 “알파고의 약점을 몰라서 졌다…완패다”

    인간 최고의 바기사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이 충격의 2연패를 당한 뒤 굳은 표정으로 심경을 밝혔다. 이세돌 9단은 이틀 뒤에 있을 제3국에 대해서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세돌 9단은 10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알파고에 211수 끝에 백 불계패했다. 전날 제1국에서 186수 만에 흑 불계패한 뒤 2연패다.대국을 마친 뒤 50분쯤 후 미디어 브리핑에 나온 이세돌 9단은 무표정이었고,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악수를 할 때 잠시 미소를 지었다가 다시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세돌 9단은 “굉장히 놀란 것은 어제 충분히 놀랐고, 이제는 할 말이 없는 정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용상 정말 완패였다. 조금도 한 순간도 앞섰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대국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알파고에게서) 특별히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어제는 이상한 점이 있지 않나 했는데 오늘은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고 말했다. 알파고의 약점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세돌 9단은 “약점을 못 찾아서 두 번 다 진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 중국 매체 기자가 “중국의 전문가들은 (이세돌 9단이) 자기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한다”고 말하자 이세돌 9단은 웃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고 머리를 긁적이기만 했다. 다만 이세돌 9단은 “오늘 바둑으로 볼 때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어렵다”면서 “그 전에 승부를 가려야만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좀 올라갈 것 같다”며 여전히 승부사 다운 면모를 감추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세돌 “24·26·102수가 비수… 알파고 승부수에 놀랐다”

    이세돌 “24·26·102수가 비수… 알파고 승부수에 놀랐다”

    흑돌 잡고 신수 두며 우세하던 이세돌, 중반 치명적 실수 알파고, 첫수 생각하다 1분 30초 만에 좌상귀 화점 사람처럼 꼼수 쓰고 약점 없는 알파고에 고개 ‘절레절레’ “충격적이다. 놀랍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첫 대국을 지켜본 바둑 프로기사들은 인간 최고수를 이긴 알파고의 기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9단은 알파고에 패한 뒤 “도무지 둘 수 없는 수가 나와서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대국장 미디어 해설실에서 해설을 했던 김성룡 9단은 “알파고가 실수를 저지르고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것이 놀라웠다”고 평가했고, 조혜연 9단도 “이렇게 잘 둘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KBS 2TV 바둑 해설을 맡은 박정상 9단은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기량”이라고 호평했다. ●알파고의 역사적인 첫수는 화점 알파고는 이 9단과의 대결에서 역사적인 첫수를 역시 화점에 놓았다. 오후 1시. 알파고의 개발자 중 한 명인 아자황(아마 6단)이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가린 결과 이 9단이 흑을 잡았다. 먼저 돌을 두게 된 이 9단은 첫수로 우상귀 소목을 선택하자, 알파고는 인공지능답지 않게 첫수부터 생각을 하다 1분 30초 만에 좌상귀 화점에 돌을 놓았다. 알파고가 첫수를 화점에 놓을 것이라는 건 전문가들이 예측한 대로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챔피언인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도 5판 모두 첫수를 화점에 놓았다. 앞서 바둑 전문가들은 AI 기반의 알파고가 현대 바둑에서 화점을 활용할 때 승률이 높다는 통계에 기반해서 화점에 첫수를 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칙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질 이 9단과 알파고의 두뇌 싸움은 초반부터 치열한 전투 바둑으로 전개됐다. 이 9단은 7수는 기존에 없던 ‘변칙수’를 들고 나왔다. 이 9단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서 알파고를 시험하기 위한 수를 던진 것이다. 박정상 9단은 “프로바둑 기사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수”라면서 “완착은 아니지만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흔들리지 않고 계산에 따른 정수로 대응했다. 이 9단은 연거푸 변칙수로 맞섰지만 알파고의 수에 흔들리기도 했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밀고 붙이는 등 알파고의 감각이 좋다”면서 “외려 이세돌 9단은 젖힌 수, 들여다본 수에서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차분하게 우상귀를 걸쳐 가 이 9단은 우변에 집을 짓게 됐고, 알파고는 상변에 세력을 쌓으며 흑을 공격하는 전투가 벌어졌다. 특히 알파고는 상변에서 흑을 강하게 끊으며 거칠게 몰아붙여 초반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이 9단은 우상귀에서 뻗어 나온 알파고의 돌을 공격하면서 중앙에 세력을 쌓았고 좌하귀에 양걸침을 하면서 포인트를 만회했다. ●인공지능, 예상보다 강했다 이날 알파고 해설을 맡았던 프로기사들은 “예상보다 강했다”며 알파고의 기력을 높이 샀다. 김성룡 9단은 “처음에는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알파고가 점점 사람처럼 두기 시작했다”면서 “인간 최고수인 이 9단에 견줘 알파고도 만만치 않다”고 해설했다. 조혜연 9단도 “알파고가 바꿔치기에 굉장히 능하다”면서 “알파고는 불리하지 않으면 계산을 통해 바꿔치는 것을 감행한다. 사람한테는 망설임이 있는데 알파고는 조금이라도 좋다고 하면 망설임 없이 수를 둔다”고 설명했다. 알파고가 초반 우상귀 접전에서 흑 대마를 놓고 ‘꼼수’성 착수로 응수 타진을 하기도 했다. 최유진 아마 5단은 “알파고가 꼼수도 잘 두네요”라며 알파고의 능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알파고 약점에 대해 유창혁 9단은 “알파고의 가장 큰 단점은 수읽기를 못하는 것”이라면서 “수읽기는 감각적으로만 할 수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생각보다 전투형 스타일” 알파고는 이 9단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전투적 기풍을 보여줘 놀라움을 안겼다. 지난해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결 때보다 오히려 더 빠른 계산력과 정확한 수읽기를 뽐냈다. 박정상 9단은 “알파고의 기풍이 최근 있었던 바둑 형태와는 다르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전투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둑 스타일이 일본 스타일을 닮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알파고에는 2만여개의 정석과 3000만건의 수법이 저장돼 있다”면서 “바둑이 꽃핀 곳이 일본이고 알파고가 수법을 습득한 인터넷 바둑사이트 고수 바둑이 대부분 일본인이 접속하는 사이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내기에서 승부 갈랐다 예상대로 알파고는 끝내기로 갈수록 강한 면모를 보였다. 초반까지 둘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중반에는 이 9단이 좌중앙에 큰 흑집을 지어 다소나마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그러나 알파고는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넘어가면서 기계적인 수읽기로 정확하게 맥점을 짚어 갔다. 이 9단이 패싸움을 거는 등 마지막 반격을 노렸지만 알파고는 안전한 수를 택하며 냉정하게 격차를 벌렸다. 알파고는 102수로 우변 흑집에 침투했다. 이에 이 9단이 장고를 거듭했으나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이 9단은 알파고의 대응에 연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결국 마지막 계가를 마친 뒤 186수 만에 돌을 거뒀다. 이현욱 8단은 “후반부 알파고의 실수로 이 9단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 9단이 방심하면서 후반부에 역전당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상 9단은 “알파고가 우변에서 이 9단의 반격에 대처를 잘했고, 이후 이 9단이 형세를 뒤집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은 중국 러스스포츠에서 이 대국을 해설하며 “알파고가 대국 초반에 실수를 했을 수 있지만 후반이 되면서 연산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면서 “이 9단이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커제 9단은 자신과 알파고의 대국에 대해서는 “하고 싶지 않다”면서 “알파고가 저의 생각을 복사하도록 두고 싶지 않다”고 비켜갔다. 당초 이세돌 9단의 5-0 승리를 점쳤던 커제 9단은 첫 대국이 끝나자 “알파고가 5-0으로 이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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