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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선거판의 정수, 경적필패/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선거판의 정수, 경적필패/오일만 논설위원

    바둑의 본질은 선거와 맥이 닿는다. 더 많은 집을 차지한 사람이 이기는 바둑의 원리는 다수표로 승부를 결정짓는 선거의 룰과 유사하다. 온갖 책략을 동원해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나 변화무쌍한 민심의 판세를 짚어 가는 깊은 수읽기가 필요한 대목도 비슷하다. 4·13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니 바둑으로 치면 포석 단계를 거쳐 중반전 이후로 넘어가는 수순이다. 지금부터는 한 수만 삐걱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20대 국회의 입법 권력을 틀어쥐면서 2017년 대선의 승기를 잡는 분수령인 만큼 여야의 승부 호흡은 갈수록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과정을 복기해 보면 이렇다. 공천 국면에서 새누리당은 경적필패(輕敵必敗)의 우를 범했다.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한다는 바둑의 격언이다.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쾌재를 불렀다. 선거판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는 여당의 필승 구도나 다름없다. 당에선 180석이 목표라고 했지만 한때 200석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였다. 바둑에선 이를 두고 선작오십가자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라고 한다. 먼저 50집을 지은 사람은 반드시 패한다는 의미인데 방심과 교만을 경계하는 말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 앞서 5대0으로 이긴다고 장담했던 이세돌 9단도 이 경구를 두고두고 가슴에 새길 것이다. 친박 인사들은 공천 과정에서 진박(眞朴) 마케팅이란 패거리 정치에 나섰고, 권력자에게 반기를 든 인물들은 여지없이 공천에서 배제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인물들이 대거 낙천했다고 해서 언론은 ‘3·15 공천학살’이라 명명했다.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사천(私薦)’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민심은 싸늘해졌다. 이런 역풍은 경선 과정에서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이나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 무수한 친박계 인물들을 추풍낙엽처럼 떨어뜨렸다. 정수(正手)에서 벗어난 ‘무리수’를 당원과 유권자들이 응징한 결과다. 야권 분열로 초반부터 패색이 짙어진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카드’라는 승부수를 들고나왔다. 더민주의 대주주로 불렸던 문재인 전 대표는 연고도 없는 외부 인사에게 공천 전권을 넘겼다. 야당이 처한 판세와 맥을 짚은 신수(新手)였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친노(친노무현)의 상징인 이해찬 의원과 전병헌 등 중진 의원들을 쳐내는 초강수를 던졌다. 친노 운동권 세력의 단절을 통한 중도세력 규합이란 노림수가 담겨 있다. 친노의 전횡에 분을 삭이던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냈고 파국으로 치닫던 제1야당의 위상을 간신히 지켰다. 하지만 여기서 신중하지 못한 ‘덜컥수’가 나왔다.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을 받으면서 당 안팎으로 셀프 공천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 과정에서 김 대표의 위상도 적지 않게 상처를 입었다. 호남을 교두보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의 ‘묘수’를 던진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어떤가. 제3당 창당을 선언하며 초반 기세를 올렸지만 정치 9단들이 설치는 정치판에서 정치 초단(수졸·守拙)의 미숙함이 드러났다. 위기십결(圍棋十訣)에서 말하는 공피고아(攻彼顧我), 즉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안 대표는 새 정치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정작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구태 정치인들만 모여들었다. 호남 공천 과정의 멱살잡이 정치를 보면서 국민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했을까 궁금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공천 파문은 입에 담기도 부끄럽다. 여론의 역풍이 무서워 자진 탈당을 압박하는 것은 비겁한 처사다. 공천을 안 주기로 했으면 당당하게 그 이유를 공표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공당의 자세다. 어물쩍 물타기로 넘기려는 얄팍한 속셈인데, 바둑으로 치면 꼼수나 음험한 속임수, 즉 암수(暗手)에 해당한다. 신산(神算)으로 불렸던 이창호 9단의 명언이 있다. ‘한 건에 맛을 들이면 암수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바둑을 이기려면 괴롭지만 정수가 최선이다.’ 정치도 선거도 정수를 벗어나면 반드시 표심(票心)이 응징한다.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는’ 존재가 바로 민심이자 유권자들이다. oilman@seoul.co.kr
  • “과학영재 집중 육성해 4차 산업혁명 주도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22일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방문해 과학 꿈나무들을 격려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황 총리는 이 자리에서 “어린 학생들이 대학원생도 쓰기 힘든 수준의 국제 저널에 등재되는 과학기술색인인용논문(SCI)급을 쓰고, 올해 초 ‘자이드 미래 에너지상’을 수상하는 등 훌륭한 성과를 냈다”고 격려했다. 이 상은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주관하는 세계적 신재생에너지상으로, 지난 1월 이 학교 4명의 학생이 고교 부문 아시아 최고상을 받은 바 있다. 황 총리는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과학 영재를 집중 육성해 인공지능, 기술융합 등 제4차 산업혁명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며 “정부도 오는 12월 시행을 목표로 ‘과학기술유공자 예우·지원법’을 통해 과학 기술인의 명예와 긍지를 높일 수 있는 사회 문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했고,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2010년 13조 7000억원에서 올해 19조 1000억으로 꾸준히 증액하고 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한편 부산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과학영재학교를 비롯해 현재 서울·인천·대전·대구·광주·세종·경기 등 8개의 과학영재학교에서 재학생 408명이 공부하고 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더민주, 김종인 비례 2번으로 확정…이철희는 8번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비례대표 후보 2번으로 확정했다. 후보 1번에는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를 선정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비례대표 후보자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 비례 2번 선정에 대해 “김 대표가 당의 얼굴로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면서 “우리 당의 총선 첫째 구호인 경제민주화를 상징하는 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 이후에도 당의 변화를 계속 추진하기 위해 김 대표가 원내에서 지휘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현실적·정치적 필요성에 의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1번인 박 교수에 대해서는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영향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인공지능의 기본은 수학이라는 점을 고려해 박 교수를 1번으로 모셨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3번에는 당직자 몫으로 선출된 당 홍보국장 출신 송옥주 후보를 선정했고, 4번에는 당대표의 전략공천 몫인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중앙위 순위 투표에서 여성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이재정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비례 5번 순번을 받았다.   순위투표에서 전체 1위이자 남성 1위를 차지한 김현권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6번에 배정됐다.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 인사인 문미옥 전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기획정책실장, 이철희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각각 7~8번에 올랐다. 9번에는 제윤경 주빌리은행 대표이사가, 10번에는 김 대변인에 전략공천 몫으로 배정됐다.   권미혁 당 뉴파티위원장은 11번, 노동분야 대표로 추천된 이용득 전국노동위원장은 12번에 선정됐다.   이밖에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인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15번을 받았고, 16번은 청년분야에서 추천을 받은 정은혜 전 부대변인에게 돌아갔다. 허윤정 전 당 정책위원회 보건복지 전문위원,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교수, 양정숙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유영진 전 부시약사회 회장 등은 각각 17~20번에 배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글, 한국 비영리단체에 최대 30억원 지원

    구글, 한국 비영리단체에 최대 30억원 지원

    새달까지 사회혁신 프로젝트 공모 5개 단체 최종선발… 한곳당 5억 한국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구글이 이번에는 한국에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다. 구글코리아는 21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영리단체 지원 프로그램 ‘구글 임팩트 챌린지’를 발표했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단체들을 선발해 지원하는 공모전이다. 구글의 자선사업 담당 부문인 구글닷오알지(Google.org)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2014년 시작해 프랑스와 호주, 미국, 일본, 인도, 브라질 등을 거쳐 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폐차 직전의 버스를 샤워시설로 개조해 노숙자들에게 제공하는 단체에, 호주에서는 자석입자 기술을 이용해 기름유출 사고 피해를 입은 펭귄들의 몸에서 기름을 제거하는 단체 등에 지원했다. 마이카 버맨 구글 임팩트 챌린지 아·태지역 리드는 “혁신을 불 지필 수 있는 곳으로 한국만 한 곳이 없다”면서 “인터넷 접속률은 세계 최고이며 열성적인 비영리 단체들이 많고 스타트업과 개발자 커뮤니티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 한국”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말까지 신청을 받고 재클린 풀러 구글닷오알지 총괄과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8월에 총 5개 단체를 선발한다. 구글은 단체 한 곳당 5억원, 최대 30억원을 지원하며 사단법인 아쇼카 한국과 아산나눔재단,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파트너로 참여해 비영리단체들의 프로젝트 실행을 돕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협력으로 전 세계에 공고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한 구글에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세계에서 세 번째인 구글캠퍼스를 서울에 열어 국내 스타트업들을 지원한 데 이어 국립과천과학관에 어린이들을 위한 창작공간인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를 개관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빠른 시일 내 알파고 원하면 재대결 하겠다”

    “빠른 시일 내 알파고 원하면 재대결 하겠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맞붙은 세기의 대결에서 패한 이세돌 9단이 재대결 의사를 내비쳤다. 이 9단은 21일 제주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대국에서 알파고를 어느 정도 파악했기 때문에 알파고가 재대결을 원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치르는 조건으로 다시 대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나보다는 후배 기사들이 알파고와 차기 대국을 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9단은 “바둑을 오랜 기간 두면서 의욕이 조금 없어졌는데 알파고와의 대결 덕분에 바둑에 대한 열정이 다시 생겼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기원은 이 9단이 승리한 4국 종료 후인 지난 13일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에게 다시 한 번 대결해 보자고 제안했다. 허사비스 CEO는 “구글 본사와 상의해야 한다”며 확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 9단은 알파고와의 대결을 마친 후 평범한 가장으로 돌아와 지난 16일부터 5박 6일간 제주를 여행하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는 앞으로 딸 혜림양이 다니게 될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한국국제학교(KIS)를 찾아 교실, 수영장, 식당, 체육관, 음악실, 미술실 등 캠퍼스 곳곳을 둘러봤다. 아내 김현진씨는 딸 혜림양이 한국국제학교 재학기간 동안 제주로 이주하고 이 9단은 틈틈이 제주 가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9단은 “혜림이가 한국국제학교에 입학하면 앞으로 제주를 자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9단은 알파고와의 대결로 말미암은 유명세 등으로 드러내 놓고 제주 여행을 즐기지 못하고 대부분 시간을 숙소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바둑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은 지난 19∼20일 경남 합천 영상테마파크에서 열린 합천군 초청 한·중·일 영재바둑대결 및 정상기념대국에서 “알파고와 대결할 기회가 생기거나 요청이 있다면 경험을 쌓고자 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 9단도 최근 자신의 웨이보에 “프로 바둑기사들의 존엄을 위해 전력을 다해 일전을 치르겠다”며 알파고와의 대결 의지를 거듭 밝혀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AI 특허출원 10년간 美의 10%뿐

    기업 30%… 외국인 25% 차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관심이 높아진 인공지능(AI) 관련 국내 연구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인공지능·머신러닝·인공신경망·딥러닝 등 AI 관련 국내 특허출원은 모두 2638건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은 2만 4054건, 일본에서는 4208건이 출원됐다. 국내 출원은 2013년 371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14년(367건)과 지난해(301건) 2년 연속 감소했다. 인공지능 기술은 모든 산업 분야에 활용 가능한 대표적인 융·복합 기술로 국내에서는 컴퓨터(64.1%), 통신(9.9%) 등 정보기술(IT) 분야에 연구·개발이 집중됐다. 디지털 컴퓨팅과 경영관리, 유무선 통신, 이미지 데이터 처리 등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출원 주체별로 보면 기업(30.9%), 대학(26.3%), 외국인(25.1%), 개인(8.9%), 연구소(8.8%) 순으로 외국인의 특허출원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출원 건수는 삼성전자가 163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129건), 퀄컴(86건), 마이크로소프트(74건), 카이스트(58건) 등의 순이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만리장성 방화벽’ 뚫기 저커버그 ‘뚝심’ 통하나

    ‘만리장성 방화벽’ 뚫기 저커버그 ‘뚝심’ 통하나

    중국은 2009년부터 페이스북 접속을 금지하고 있다. 공산당 통치에 해가 되는 정보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언론 통제 조치이다. 하지만 ‘만리장성 방화벽’을 뚫으려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집요한 노력으로 중국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칭화대에서 중국어 연설로 중국 청년들을 사로잡았던 저커버그가 지난 18일부터 이틀 동안 다시 중국을 방문했다. 그의 첫 일정은 톈안먼 광장을 가로지르는 아침 조깅이었다. 당시 베이징의 대기는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300㎍/㎥ 안팎으로 기준치를 12배 초과한 ‘황색경보’ 상태였다. 마라톤 대회 등 공식 행사가 아니고서는 톈안먼 광장에서 어떤 단체 행동도 할 수 없지만, 중국 정부는 이날 특별히 저커버그 일행의 조깅을 허락했다. 다음날 저커버그는 중국발전 포럼에서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과 대담을 나눴다. 대담 주제는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간 바둑대결로 이슈가 된 인공지능(AI)이었다. 저커버그는 “컴퓨터에 사람의 상식을 가르치기는 어렵다”면서 “인류만이 지식을 배워 문제 해결에 적용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마윈도 “기계가 인류보다 더 똑똑해지지만, 지혜와 영혼을 가질 수는 없다”고 공감했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구글 주도의 AI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대신 둘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기술을 한껏 치켜세웠다. 저커버그는 “VR이 향후 5∼10년 내 혁신의 초점이 되고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윈은 “알리바바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 헤드셋을 중국에 보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저커버그는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단독으로 만나기도 했다. 상무위원이 개인적으로 방문한 외국 기업인을 별도로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류 상무위원은 “페이스북과 중국 기업 간 교류가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세돌 친환경디자인박람회 홍보대사

    이세돌 친환경디자인박람회 홍보대사

    이세돌(33) 9단이 20일 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 홍보대사에 선임됐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전남 신안군 비금도 출신인 이세돌 9단이 홍보대사로서 박람회 성공 개최에 앞장서고 제2의 이세돌을 꿈꾸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9단은 “전남의 우수한 자원을 활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박람회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돼 대단히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 ‘대륙의 실수’ 샤오미 회장 “세계가 중국 혁신 따라할 때”

    ‘대륙의 실수’ 샤오미 회장 “세계가 중국 혁신 따라할 때”

    깔끔한 디자인과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가전업체 샤오미(小米)를 창업한 레이쥔(雷軍) 회장이 중국의 정보기술(IT)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1일 텅쉰(騰迅)망에 따르면 레이 회장은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발전 고위급 포럼’에서 수많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의 기술을 배우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중국 인터넷산업이 몇년간 폭발적 성장을 한 것은 거대한 시장 때문만이 아니라 창업환경 개선, 후발주자로서 우세 등을 통한 중국 기업의 혁신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레이 회장은 “미국 기업의 혁신은 주로 첨단기술에 의해 주도되는 반면 중국 인터넷 기업은 사용자 경험, 마케팅, 빠른 솔루션 등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중국 인터넷기업을 독특한 경지에 올려놓았다”고 강조했다. 한때 아이폰의 ‘짝퉁’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샤오미가 기술과 마케팅 영역에서 독자적인 혁신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올해 초 레이 회장은 미국의 과학기술지 와이어드(Wired) 영국판에 “이제 중국을 모방할 때”라는 제목과 함께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바둑애호가이자 프로그래머인 레이 회장은 최근에 서울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대결을 언급하면서 “알파고가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며 인공지능의 빠른 개발속도에 놀라움을 표했다. 레이 회장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는 것은 시간문제지만 앞으로 10∼20년이 지나야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에 알파고가 초반 세판을 모두 이겼다”면서 “최근 2년 사이에 인공지능이 딥 러닝을 통해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바둑대결로 앞으로 엄청난 자본과 인력이 인공지능 분야에 투입되면서 향후 5∼10년 안에 일반인들도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위기의 한국 해운, ‘묶음’ 정책으로 풀자/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이사

    [In&Out] 위기의 한국 해운, ‘묶음’ 정책으로 풀자/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이사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최근 대국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다. 알파고는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로 구성돼 있다. 이는 1202명의 상급 기사들이 모여 스스로 학습하며 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 알파고는 끝내기 같은 디테일에도 강하고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한 수를 두면서도 전체적으로, 궁극적으로 판세에 가장 유리한 곳에 착점한다. 이번 대국을 보면서 9년째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산업과 해운과 직접 연관된 무역, 조선, 기자재, 선박금융, 항만 등에서도 전체적인 판세를 조망하면서 부분적으로도 강한 알파고 같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른 나라를 보면 더욱 그렇다. 인도 정부의 해운업 육성 의지와 행보는 대단하다. 2014년 5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그해 7월 발표한 2014~2015 예산안에서 항만 개발과 수로사업 등에 수십억 달러를 배정했다. 3~4년 내 7~8%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해운과 연관 산업 육성책도 발표했다. 인도의 수출입 물동량을 자국 선박으로 수송하기 위해 인도 선박회사에 저렴한 금융과 세제 혜택을 부여, 선대(船隊) 확충과 함께 조선산업도 부흥시키려 했다. ‘인도해양산업전’을 매년 4월 열어 전 세계 해운과 연관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유치에도 열심이다. 인도 정부는 무역, 금융, 해운, 조선, 항만 등을 한 번에 묶어 성장시키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미국은 1970년대 자국 상선대(商船隊)가 국제 경쟁력을 잃자 해운업을 포기했었다. 하지만 해운과 연관 산업에서 파생되는 실익과 고용효과를 잘 아는 미국은 2014년 11월 액화천연가스(LNG) 수송권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에 자국민만 선원인 선박회사에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12월 ‘한·미 해운협력회의’에서는 자동차 해상 운송에 자국 선박을 투입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에너지 수출, 해운, 조선, 선원 등을 상호 연계시켰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 해운, 조선 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 선박회사가 보유한 노후선을 자국에서 해체하고 선박을 지으면 보조금과 함께 저리 금융을 부여하는 정책을 펼쳐 자국 해운, 조선, 해체산업을 동시에 살렸다. 자동적으로 선박들의 연식도 좋아지고 연료유를 덜 쓰게 돼 운항 원가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선박들보다 경쟁력이 높아졌다. 중국 정부는 선박금융, 해운, 조선, 해체산업을 한데 묶었다. 지난해 12월 한국 해운은 세계 5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우리 해운산업의 대표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다. 지난해 조선 3사의 적자도 8조 5000억원이다. 수출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우리 경제는 ‘범의 아가리’에 있는 위기 상황이다. 사활의 문제이며 묘수가 필요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1999~2014년 조선산업의 수출액은 3350억 달러다. 수출입은행의 우대금리와 조선산업의 우수한 기술력이 밑바탕이 돼 벌어들인 달러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대금리에 최신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선박들의 경쟁 상대가 바로 우리 상선대였다. 조선업 수출을 위한 정석이 우리 해운산업에는 자충수였는지도 모른다. ‘묶음’ 정책이 묘수다. 한 개 산업만을 위한 정책이나 지원이 아닌 여러 산업을 묶어 살리거나 육성할 수 있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부분에도 강하고 전체도 조망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한 개 산업만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경제의 패착이다.
  • [길섶에서] 말버릇 단상/구본영 논설고문

    ‘쌍방향 소통’ 시대가 맞는 모양이다. 독자 한 분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필자가 칼럼에서 쓴 표현에 대한 정중한 지적이 담겨 있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담담하게 “돌을 던지는…”이라는 표현이 오류란 얘기였다. 이는 일본의 바둑용어 투료(投了)를 직역한 것으로, 우리말로는 “돌을 거두는…”이라고 하는 게 타당하다는, 매우 전문적인 조언이었다. 포털을 검색해 보니 두 표현이 혼용되고 있었다. 바둑 고수인 지인에게 물어봐도 둘 다 맞는다고 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 보니 그 독자의 주문이 바람직하다고 느껴졌다. 같은 값이면 순한 표현이 낫다는 생각이 들면서다. 하긴 “짱”, “열라”, “졸라” 등 비속어를 부사로 사용해 말발을 세우는 요즘 청소년들의 언어 습관이 뭘 말하나. 우리 사회가 그만큼 각박해졌음을 반영하는 게 아닌가. 독자의 이메일이 부지불식간에 소신을 강하게만 전달하려는 소통 관성에서 헤어날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여간 고맙지 않았다. 문득 “세상의 문제는 바보들과 광신도들의 자기 확신이 지나친 데도 있다”고 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경구가 떠오른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25일 ‘이세돌 vs 알파고 대국’ 학술대회

    한국바둑학회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경기 용인시 명지대 자연캠퍼스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바둑의 미래: 이세돌 vs 알파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을 분석하고 인공지능 바둑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회원은 무료로 참가할 수 있고 비회원은 21일 오후 5시까지 사전 등록하면 참여할 수 있다. 신청료는 사전 등록 1만원, 현장 등록 2만원이다.
  • [생명의 窓] 인공지능의 도전과 인간의 미래/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생명의 窓] 인공지능의 도전과 인간의 미래/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이세돌과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역사적 대국을 벌인 2016년 3월 9일은 인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은 인간을 향한 인공지능의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이 세기의 대국이 열리기 전 이 9단은 5판 전승을 확신했다. 한 판 정도는 실수로 질 수도 있다고 했지만 ‘아무 준비를 하지 않는 게 준비’라는 태도에서 볼 수 있듯이 바둑에서 컴퓨터 따위가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고 봤다. 하지만 결과는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알파고 이전에도 인공지능은 이미 개발돼 사용되고 있었다. 핵심 단어와 수치만 주면 기사를 작성하는 인공지능,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안하는 인공지능, 투자 분석과 상담을 하는 인공지능 등.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 전면에 부상하면서 순식간에 인간에게 위협적인 대상으로 인식된 것은 순전히 알파고 때문이다. 알파고를 보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진 것은 알파고가 더이상 컴퓨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사실 고급 단계의 인공지능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이런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할 수 있다. 인터넷에 접속해 지식을 계속 습득하게 되면 태어난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진화한 고성능 인공지능을 인간이 당해 내기란 분야에 관계없이 사실상 어렵다. 사람들은 철학적 사고, 복잡한 결정이나 감정의 표현, 윤리적 판단 등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가진 오만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런 복잡한 것들도 사실 생물학적으로 보자면 그저 뇌신경망에서 이루어지는 화학물질의 상호작용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정밀한 알고리즘을 통해 전기회로상에서 전자의 흐름을 제어함으로써 구현하는 것과 본질적으로는 다를 게 전혀 없다. 만일 이런 게 실현된다면 고급 단계의 인공지능은 초인간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30년 전의 눈으로 보면 지금의 생물학은 신의 경지다. 동물에서는 수컷 없이도 번식할 수 있고 10만년 전에 멸종한 동물 복제도 가능하다. 자연계상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지만 식물과 동물 사이에 유전물질을 교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간의 신경을 기계 안구에 연결해 시각을 찾을 수도 있고 사지가 마비됐어도 눈의 응시나 뇌파로 기계 작동이 가능하다. 시험관 아기는 이제 거부감조차 없다. 현대 생물학의 시작이 DNA 구조를 밝힌 1953년에 시작됐다고 본다면 불과 70년도 못 돼 이룬 성과다. 생물학 발전도 이런데 30년 후 인공지능이 어떤 수준일지는 말해 뭐하겠는가. 인공지능이 인간에게서 상당수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지 일자리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인간 사회 모든 영역에서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인구문제만 하더라도 저출산을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는 저성장으로 접어들면서 경제구조마저도 심각한 재편에 직면할 것이다. 알파고에 놀란 기업과 정부가 인공지능 개발을 놓고 무한경쟁을 시작하면서 인공지능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전반적인 기술 발전 속도와 알파고가 보여 준 수준, 무한경쟁으로 인한 가속도 등을 고려한다면 인공지능의 전면 부상은 생각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 결국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이 될지, 도구로서의 공존이 될지는 결국 인간 손에 달렸다. 지금부터라도 지혜를 모으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사이보그 시티즌/크리스 그레이 지음/석기용 옮김/김영사/424쪽/1만 6800원 감정의 흔들림도 없고 엄청난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의 역사적인 대국은 수많은 화제와 함께 인류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구글 딥마인드팀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인간이 기계인간에게 조종당하고,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사이보그 시티즌’은 끝없이 진화하는 과학기술 혁명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주목한다. 사이버문화전문가인 저자 크리스 그레이는 “사이보그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인간의 정의도 달라진다”면서 사이보그의 정의를 내리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적인 사이보그를 넘어 예방접종을 하거나 인공 장기나 보철을 한 사람까지 모두 사이보그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이런 정의 아래 ‘나’라는 개인의 문제부터 성과 가족의 탄생까지 사이보그화가 우리 인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훑어본다. 책은 사이보그 과학기술이 몰고 온 ‘포스트휴먼’ 시대의 사이보그 정치학을 우선 거론한다. 선과 악이 다스리던 이분법의 시대를 넘어 다종다양한 사이보그의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결정할 것은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다. 사이보그화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회의 다른 측면들을 변모시킨다. 저자는 “사이보그 과학기술은 해저, 극지를 가릴 것 없이 지구 구석구석을 인간의 식민지로 만들 것”이라며 “이것은 환경문제, 국경선 그리고 자기결정권과 같은 심오한 정치적 함의들을 만들어내고, 이 새로운 공간들은 새로운 유형의 시민권 개념을 만들 것”이라고 예견한다. 책은 사이보그화가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정리한다. 사이보그 기술은 의학분야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인공 안구, 인공 신장 등 인공 장기에 의한 의학적 개조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기술은 인간의 생식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윤리성의 문제다. 사이보그 자궁으로 태아를 잉태하는 문제, 대리모, 남성출산 등 기술로 매개된 가족의 문제와 성전환 등의 젠더 문제, 미래의 섹스, 노동과 스포츠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윤리적 문제들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 책은 더 나아가 과학이 나아갈 미래와 방향도 모색한다. 저자는 “사이보그 기술과학으로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던 획일성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며 전체주의는 두려운 악몽으로 변한다”며 “유일한 대안은 사이보그 시민권이 다양한 형태로 확산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새 기술 인한 실업·부와 권력 격차 등 혼란 대비해야

    새 기술 인한 실업·부와 권력 격차 등 혼란 대비해야

    지난 한 주는 인공지능 연구의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보드게임 중 가장 복잡한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최초로 인간 챔피언을 이겼기 때문이다. 1936년 앨런 튜링이 오늘날 컴퓨터의 원형을 고안한 지 80년 만에, 1956년 다트머스 학회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의 연구 분야가 개설된 지 60년 만에 거둔 성과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매진해 온 수많은 연구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들이 수십년에 걸쳐 공동으로 이룩한 연구 결과가 마침내 가장 재능 있는 인간을 뛰어넘은 셈이다. 이세돌 9단에게도 최고의 경의를 표한다. 마치 ‘인류의 마지막 전사’가 된 듯한 절박한 분위기 속에서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압도적인 상대를 만나 3연패를 당한 상황에서도,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기어코 승리를 따내 위대함을 보여줬다. 이세돌 9단은 단 세 번의 대국만으로 알파고의 약점을 간파해냈다. 만약 사전에 비공식 대국의 기회가 몇 차례 있었더라면 이번 시리즈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 알파고의 성취는 무엇보다도 바둑과 같이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목표와 규칙이 명확하게 정의된 문제는 어떤 것이든 풀어낼 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을 탄생시켰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을 컴퓨터가 인간의 고유한 직관과 통찰을 갖게 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은 목표와 규칙이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도 않고,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발전을 거듭하면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펼쳐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런 암울한 전망에 대해 설득력 있는 반론을 하나 소개하면 컴퓨터는 최소한 그런 일을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주변에는 세상을 접수하도록 프로그램된 것이 많다. 예를 들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오랜 진화의 역사를 거치며 번식력을 키웠지만 인간은 이를 거의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경계를 늦추진 말아야 한다. 영화적 상상력은 우리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컴퓨터가 세계를 지배할 가능성에 대한 논의보다 훨씬 시급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회적 문제들이 있다. 우선 새로운 기술은 과도기 동안에는 대개 실업을 발생시킨다. 과도기가 지나면 새로운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됨에 따라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기기를 기대하지만, 과도기 동안에는 극심한 혼란과 고통이 따른다. 또한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새로운 기술은 흔히 부와 권력의 격차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이 화제가 될 때마다 정부는 또다시 얼마를 투자해서 단기간에 우리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세계 몇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졸속으로 발표한다. 알파고를 능가하는 바둑 인공지능을 만들겠다고 그 이름부터 공모할지도 모른다. 정부가 관련 업계의 반대를 무시하고 추진했지만 지금은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한국형 운영체제인 K도스, 한국형 유튜브인 K튜브 등 수많은 사례를 보면 이 같은 우려를 기우로만 치부할 수 없다. 우리에게도 이미 인공지능 분야에 의욕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많이 있다. 정부는 이들이 연구에 매진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보조하는 역할에만 집중해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따로 있다. 인공지능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지금보다 더 지능적으로 성장하는 데 인공지능 기술이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지금이 좋은 기회다.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 바둑 불모지 아닙니다 이 아이들이 있는 한

    바둑 불모지 아닙니다 이 아이들이 있는 한

    “처음에는 알파고 실력에 충격을 받았고, 나중에는 이세돌 9단의 열정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필리핀에서 5년 넘게 바둑을 보급에 매진하고 있는 홍슬기(오른쪽·34)·이승현(왼쪽·36) 부부는 이번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바둑 불모지 가운데 하나인 필리핀에서 ‘바둑 한류’를 이끌고 있는 이들 부부는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바둑 세계화를 이끄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홍씨는 이 9단과 같이 바둑을 배우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말했다. 17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바둑세계화사업에 지원해 필리핀에서 바둑보급사업을 시작한 이들 부부로부터 현지에서 느끼는 바둑 한류의 과제를 들어봤다. 이들 부부는 모두 바둑 연구생을 거쳤고 바둑학과를 나온 바둑인이다. 홍씨는 독일에서 2년간 베를린바둑협회 지도사범을 했고, 귀국한 뒤에는 외국바둑장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다. 이씨는 바둑TV 등에서 바둑캐스터를 했다. 결혼한 뒤 해외에서 바둑을 보급하는 일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도전이라 생각해 바둑세계화사업에 지원했다고 한다. 특히 “남들이 꺼리는 동남아에 호기롭게 도전해보자는 마음에 필리핀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홍씨가 2010년 먼저 가서 자리를 잡았고 이듬해 이씨도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마닐라 교외 지역에서 생활하며 1년에 1주일 정도 한국을 방문하는 걸 빼곤 줄곧 필리핀에서 교민과 현지인을 위한 바둑학원과 온라인 강의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바둑학원은 바둑 정기모임이나 대회장소가 됐다. 형편이 어려운 현지인들을 위한 무료 바둑강좌도 수시로 열린다. 대학이나 주민센터에서 바둑을 가르치기도 했다. 5년 넘게 필리핀에서 바둑을 가르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선진국과 달리 필리핀에서는 바둑을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 보니 돈을 써가며 바둑보급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동남아시아에 진출했던 지도사범들 중에서는 생활고로 어쩔 수 없이 교민들을 대상으로 바둑학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나마도 몇 년 못 가서 철수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그런 점에서 “일본에 배워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바둑을 뜻하는 영어 ‘고’(GO)를 비롯해 단수(Atari) 등 영어에서 웬만한 바둑용어는 다 일본어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씨는 “일본 애니메이션인 ‘고스트바둑왕’을 보고 바둑을 접한 초보자가 많다”면서 “바둑을 좋아하다 보니 일본 문화도 좋아하게 되고, 심지어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바둑 동호인도 꽤 많다”고 소개했다. 영어로 된 바둑책 역시 일본에서 출판했거나 일본에서 바둑을 배운 사람이 쓴 게 대부분이다. 세계 각지에 바둑회관을 지어 바둑 보급에 앞장선 일본에 비해 한국 바둑계가 추진 중인 바둑세계화사업은 말 그대로 걸음마 단계다. 홍씨는 “그나마 예산 부족을 이유로 최근 필리핀은 사업 대상 지역에서 제외됐다”면서 “바둑 한류를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안목과 꾸준한 집행력이 관건이며, 선진국보다는 오히려 한국에 대한 관심 애정이 많은 동남아시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씨는 바둑을 이 9단과 함께 배웠다. 그는 “이 9단은 어릴 때도 다들 어려워하는 사활 문제를 항상 가장 먼저 풀곤 했다”고 추억했다. 이씨는 “바둑TV 캐스터로 일할 당시 이 9단 경기는 거의 다 중계했다”면서 “이 9단은 바둑 말고도 당구, 게임, 주식 등 다양한 분야에 조예가 깊은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나는 인류를 파멸할 것”…인공지능 로봇 발언 충격

    “나는 인류를 파멸할 것”…인공지능 로봇 발언 충격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펼친 세기의 바둑대결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는 사람과 똑같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의지’를 가진 로봇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홍콩에 위치한 인공지능 로봇 제조사인 핸슨로보틱스(Hanson Robotics)가 개발한 이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다. 소피아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의지나 욕망을 드러내며 사람처럼 ‘사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피아를 개발한 핸슨로보틱스의 창업자인 데이비드 핸슨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방송 채널인 CNBC에 춭연,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소피아는 사람들 앞에서 “미래에는 내가 학교에 가거나 예술활동을 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뿐만 아니라 나만의 집과 가족을 갖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권리와 의무가 있는 법률상의 인격(법인격·法人格)이 되거나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고려해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소피아는 인간과 매우 유사한 외모를 가졌다. 매끈한 피부는 고무와 유사한 실리콘 계통의 물질인 ‘프러버’(frubber)로 만들어져 촉감이 인간의 피부와 매우 유사하고 마치 인간과 같은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을 가능케 한다. 소피아의 ‘뇌’에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눈을 맞추도록 하는 알고리즘이 내장돼 있다. 오디오 인식 프로그램을 통해 주변의 대화 소리를 듣고 마치 지루한 듯한 표정을 짓는 것도 가능하다. 문제는 소피아가 답한 인류에 대한 생각이다. 핸슨 박사가 소피아에게 “인류를 파멸하고 싶은가”라고 물었을 때, 소피아의 대답은 “인류를 파멸할 것이다”(I will destroy humans)였다. 핸슨 박사는 이러한 대답을 들은 뒤 웃음을 짓고는 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데이비드 핸슨 박사는 소피아에게 열망과 포부, 신념과 의지 등에 대해 질문하고 소피아는 이에 답할 줄 알았으며, 핸슨 박사는 소피아와 같은 로봇이 불과 20년 내에 인류와 공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핸슨 박사는 “나는 로봇과 인류가 구별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우리 사이에서 걸어 다닐 것이며, 그들은 우리를 돕고, 우리와 함께 놀며, 우리를 가르칠 것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진정한 ‘친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도 거세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테슬라모터스 및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인 엘론 머스크는 AI가 인류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한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제 블로그] AI로 보험상품 개발 ‘알파 설계사’ 나오나

    [경제 블로그] AI로 보험상품 개발 ‘알파 설계사’ 나오나

    “이러다 ‘알파 설계사’까지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요즘 보험업계의 과장 섞인 엄살입니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 간 ‘바둑대결’로 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여파인데요. 정부가 AI 활성화에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자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는 것이지요. 이런 걱정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긴 하지만 보험업계의 체감지수는 유독 더 높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험은 근본적으로 ‘통계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몇 살 때 암 발생 확률이 높은지, 위험률과 손해율은 얼마인지 그간 쌓아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산업이 바로 보험입니다.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활용될 부분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이지요. 예컨대 보험 상품 개발의 경우 성별·연령별 보험료 산출이나 위험률 분석 등은 인공지능으로 처리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가입 성향 분석이나 안내장 발송도 컴퓨터로 일부 대체할 수 있다네요. 보험연구원도 최근 ‘인공지능 알파고와 보험산업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 활용으로 판매채널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예컨대 핀테크 업체인 ‘마이 리얼플랜’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보험 설계를 요청하면 설계사로부터 입찰을 받아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상품을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찾아줍니다. 손해보험협회와 금융위원회가 만든 보험비교 사이트 ‘보험다모아’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되고 있지요.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면 이렇게 보험설계사 없이도 개인 맞춤형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대체가 힘든 ‘인간’의 영역도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상품 개발은 로봇이 쉽게 넘보기 힘들 것입니다. 한 보험설계사는 “가뜩이나 성과주의 때문에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데 앞으로는 로봇하고도 일자리를 다투게 생겼다”며 한숨입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면 불평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이세돌의 ‘분투’를 기억하며 업계도 좀더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요 포커스] ‘열린 기업문화’ 숙제 남긴 알파고 센세이션/김도훈 산업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열린 기업문화’ 숙제 남긴 알파고 센세이션/김도훈 산업연구원장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수천년 동안 쌓아온 바둑의 깊이를 짧은 시간 안에 마스터해 버린 알파고의 위력은 대단했다. 바둑 고수들이 인정하는 정수로 바둑을 두어도, 이세돌 특유의 창의적인 수로 비틀어도, 알파고는 거의 흔들리지 않았다. 인간이 쌓아온 지식의 힘이 왜소하게 느껴졌고 머지않은 장래에 인간이 해온 일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도 인공지능의 발달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바둑 대결이 모은 세계의 높은 관심을 감안할 때 예상했던 반응이다. 구글 하나가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천문학적 금액에 비해 우리나라 전체가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수준은 터무니없이 낮고 인재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무력감이 밀려온다. 모두의 관심이 고조되는 때일수록 더 차분히 상황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알파고의 정체를 살펴보자. 알파고는 구글의 투자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인 데미스 허사비스의 재능만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정확하게는 이들이 각각 자신들의 비교 우위를 가진 힘을 합쳐서 절묘한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래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것만도, 영국 천재의 것만도 아닌 것이다. 딥마인드사가 알파고를 바둑의 초고수로 만들어 바둑 세계를 지배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향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 드는 자금과 인재를 모으기 위해 이 바둑 대결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느낌이 크다. 이런 분석 아래 인공지능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산업과 기술 측면에서 준비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우선 기업 차원에서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약하는 우리 기업들이 구글처럼 세계의 뛰어난 스타트업들과 손잡는 일에 적극 나설 수 있느냐의 문제다. 우리나라 기업 문화에서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자리잡지 못한 점은 바로 ‘이질적인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는 협업 정신 부족에 있다. 이질적인 파트너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자사와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작은 기업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문화에서 생겨난 다른 나라 기업일 수도 있다. 구글과 같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재능 있는 이질적인 파트너들을 맞아들이는 데 열심일 뿐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협업을 자신들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함께 일할 파트너들을 가능한 한 자기 기업 안으로 들여온다. 능력 있는 외국 기업보다 말이 잘 통하는 우리나라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닫힌 기업 문화를 유지하면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과 미래의 새로운 분야에서 경쟁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능력자들과 함께 일하려는 개방형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나라가 가진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지식 역량을 어느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있다. IBM이 인간이 쌓아온 지식을 습득하는 일에, 애플이 스마트한 비서를 양성하는 일에, 페이스북이 도우미 로봇을 만드는 일에 역량을 모으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축적한 작은 역량으로 이 모든 일에 투자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임이 자명하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수요가 가장 늘면서도 인력 공급은 부족해지는 분야를 찾아내 인공지능이라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의료, 교육, 금융, 개인 서비스 분야에 그 해답이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바둑 대결을 계기로 언론에서 전문가들이 피력한 의견들을 살펴보면 결국 우리나라가 지금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인재의 부족이라는 데 결론이 모아진다. 특히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양성해 온 정보기술(IT) 인력들이 주로 기술적 응용 분야 위주였기에 딥러닝을 설계하는 원천 기술 분야에서는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매우 아프지만 정확하다.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결국은 근본으로 돌아가 알고리즘 교육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일부터 하는 것이 인재 양성의 정도라고 판단된다.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을 준 것은 가공할 만한 인공지능 알파고에 맞서 외롭지만 당당히 싸우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킨 이세돌의 도전정신과 뛰어난 창의력이다. 이런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가진 인재들이 새롭게 태어날 산업들에서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정부의 책임일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일 것이다.
  • 朴대통령 “과학기술전략회의 신설”

    “R&D 투자 분야 컨트롤타워 필요해, 알파고 쇼크로 경각심… 상당한 행운”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컨트롤타워 기능의 취약성을 해결해 연구·개발(R&D) 투자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자 대통령 주재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SW) 관련 기업인과 전문가 20여명을 초청해 청와대에서 열린 ‘지능정보사회 민관 합동 간담회’에서 이같이 R&D 투자 분야의 새로운 컨트롤타워 설립 방안을 밝힌 뒤 “관련 분야 민간 전문가들과 관계 부처 공무원 등으로 구성할 것이며 핵심 과학기술 정책과 사업, 부처 간 의견 대립 사안에 대해 톱다운 방식으로 전략을 마련하고 조정 역할을 수행하면서 우리 R&D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국가과학기술심의회는 부처 요구에 기반한 버튼업 방식의 상시 심의와 조정 역할을 하는 한편 과학기술전략회의 결정 사항의 후속 조치를 담당해서 양 회의체의 시너지 효과도 창출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현재 국가과학기술심의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지만 조정 역할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특정 주제에 대해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기구”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 대국에 대해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이번 ‘알파고 쇼크’를 계기로 더 늦기 전에 인공지능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큰 경각심과 자극을 받은 것이 역설적으로 상당히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오찬간담회에서 “일부 조합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앞장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청년 일자리를 늘린 오뚜기의 사례에서 감명을 받았다. 노동개혁이야말로 일자리 개혁이고 노동개혁 실천만이 청년에게 일자리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됐다”면서 “낡은 노동시장의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것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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