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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파고vs커제 대국] 커제, 극단적 실리 작전에도 완패 “알파고는 바둑의 신… 약점 찾지 못했다”

    커제, 3·3 착수 ‘맞춤 전략’ 실패 알파고, 289수 만에 백 1집 반 승 바둑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중국에서, 그것도 중국뿐 아니라 세계 최고수로 꼽히는 커제(20) 9단이 도전자로서 인공지능(AI)과 대국을 벌였다. 커제는 이를 대국 시작부터 숨기지 않았다. 자존심이 아니라 오로지 승리만 생각하는 결기를 내뿜었다. 반면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는 더욱더 단단하게 기세를 잃지 않으며 커제를 압박했다. 눈길을 사로잡는 강렬한 한 방은 없었다. 하지만 빈틈을 보이지 않고 조여드는 알파고의 수법 앞에서 커제는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패배’하는 형국이었다.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1차전에서 알파고가 세계 최강자 커제에게 289수 만에 백 1집 반 승을 거뒀다. 기보조차 없이 스스로 독학하며 바둑을 재구성한 알파고의 기세 앞에선 커제도 속수무책이었다. 커제는 이날 오로지 승리만을 생각하는 듯했다. 좌상귀 3·3에 3수를 둔 것부터가 그랬다. 3·3은 고립되기 쉽고 중원으로 뻗어 나가는 발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대 바둑에서는 ‘초반에 둬서는 안 되는 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평소 커제의 기풍과도 차이가 컸다. 하지만 알파고가 온라인 대국에서 초반 3·3을 많이 선보인 것을 아는 커제는 알파고에게 3·3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셈이다. 거기다 커제는 알파고가 포석한 우하귀 3·3에 곧바로 침투하면서 알파고의 수법을 본뜨는 모습도 보여 줬다. 그만큼 알파고를 많이 연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커제의 초반 도발에도 알파고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무리하게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정확하게 요소요소 돌을 놓으며 어느 순간 우위를 확립했다. 커제가 불리해진 형세 속에 우하귀에서 승부수를 걸며 귀를 살리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대신 전체적으로 엷어지며 백에게 편안한 형세를 내주고 말았다. 초반 좌변에서 알파고가 50수와 54수를 둔 건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좌변에서 백 4점을 잡은 흑돌을 끊었다. 당장 수가 나지는 않지만 커제에게 계속 부담을 주는 수법이었다. 바둑 국가대표 감독인 목진석 9단은 “인간이라면 생각하기 어려운 발상이었다”면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후 흐름에 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김성용 9단은 “우상귀를 파고든 알파고의 84번째 침입도 남달랐다”면서 “그때부터 100번째 수까지 이르자 이미 커제가 이기기 어려운 바둑이 됐다”고 분석했다. 커제 9단은 대국이 끝난 뒤 “알파고의 약점을 찾지 못했다”며 “‘바둑의 신’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국할 때의 알파고 바둑은 인간의 것에 가까웠으나 지금은 신의 경지에 이른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커 9단은 “알파고의 버그(결함)를 찾아내 이기려고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정말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더 진화한 ‘알파고’ 中 커제 9단에 완승

    구글 딥마인드에서 만든 인공지능(AI) 야심작 알파고가 한층 더 강해진 면모를 갖춰 ‘자연의 인간’ 곁으로 돌아왔다. 알파고는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1차전에서 세계 최강 바둑기사인 커제(20·중국) 9단에게 289수 만에 백 1집 반승을 거뒀다. 구글 딥마인드와 중국바둑협회 공동 주최다. 승리 자체에 목적을 둘 뿐 결코 무리하지 않는 알파고의 특성을 고려하면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대국 끝까지 단 한 차례도 ‘인간 최고수’에게 흐름을 뺏기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이세돌(34) 9단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한 알파고는 1년 만에 더욱 일취월장한 기력을 자랑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알파고, 세계 1위 커제에 첫판부터 여유있게 완승

    알파고, 세계 1위 커제에 첫판부터 여유있게 완승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세계 1위인 중국의 커제 9단에게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알파고는 23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의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3번기 1차전에서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에게 289수 만에 백 1집 반승을 거뒀다. 커제 9단은 중국을 대표하는 기사이자, 세계랭킹 1위로 인정받는 인간 최고수다. 그러나 알파고는 한 번도 흐름을 커제 9단에게 내주지 않으며 완벽히 기선을 제압했다. 최종 결과가 1집반 차이지만 바둑 내용은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구글의 인공지능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벌인 ‘구글 챌린지 매치’에서 4승 1패로 승리하며 바둑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1년 2개월의 업그레이드 기간을 거친 알파고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흑돌을 집은 커제 9단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온 듯 초반부터 극단적인 실리 작전을 꺼내 들었다. 바둑판의 가로 3선, 세로 3전이 만나는 지점인 3·3을 연속해서 파고들며 초반부터 집을 챙겼다. 첫수 소목에 이어 3번째 수를 좌상귀 3·3에 놓고, 5수째도 백의 우하귀 화점 밑에 3·3을 파고든 커제 9단의 전략은 보통 인간 바둑에서는 발전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초반에는 최근 거의 나오지 않는 수법이다. 초반 야심 차게 선전하는 듯했던 커제 9단을 상대로 알파고는 시종일관 차분했다. 알파고는 커제의 흑을 무리하게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정확하게 요소요소 돌을 놓으며 어느 순간 우위를 확립했다. 바둑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커제 9단은 도저히 덤을 뽑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결국 커제 9단은 289수까지 가는 집요한 대국을 펼쳤으나 알파고를 넘지 못했다. 알파고와 커제 9단은 오는 25일 2국에 나선다. 3번기 최종국은 오는 27일 열린다. 이번 대국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알파고, 커제 9단에 완승 분위기…전문가들 “더욱 완벽한 모습”

    알파고, 커제 9단에 완승 분위기…전문가들 “더욱 완벽한 모습”

    알파고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 중국의 커제 9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보여준 것보다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는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커제 9단과의 3번기 제1국에서 중반까지 완벽한 행마를 펼치며 일찌감치 완승 분위기를 구축했다. 바둑이 종반으로 접어드는 168수 현재 형세에서 흑을 잡은 커제는 도저히 덤을 뽑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랭킹 1위이자 세계 최고수로 평가받는 커제는 이날 대국 초반 연거푸 3·3에 놓는 극단적인 실리작전을 펼쳤다. 좌하귀 백진에도 일찌감치 파고들어 집을 챙기는 등 확정가를 만들어 넣고 타개에 승부를 걸겠다는 작전을 들고 나섰다. 그러나 진일보한 알파고는 한층 안정된 반면 운영 솜씨를 보였다. 커제의 흑을 무리하게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정확하게 요소요소 돌을 놓으며 어느 순간 우위를 확립했다. 형세가 불리해진 커제는 우하귀에서 백 돌에 반격을 가하며 집을 계속 확보했으나 알파고는 중앙에서 실리를 추구하면서 확실한 우위를 지켰다. 지난 겨울 인터넷 바둑에서 알파고에 3연패를 당했던 커제는 알파고보다 두 배나 많은 시간을 소모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형세를 뒤집기는 어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업그레이드 된 AI 알파고, 中 커제와 내일부터 3연전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프로기사인 커제(20) 9단이 도전자로서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대국에 나선다. 세계 바둑계에선 커제가 한 판이라도 이기면 그게 기적이라고 예상한다. 지난해 이세돌(34) 9단과 알파고가 처음 대국을 펼칠 때와는 정반대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알파고가 어떤 포석과 수법을 보여줄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국 바둑랭킹 1위인 커제와 알파고는 23일과 25일, 27일 차례로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는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커제는 2008년 입단해 2015년 세계대회인 바이링배에서 우승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세계 메이저대회 3관왕(삼성화재배, 바이링배, 몽백합배)에 오른 최연소 기사다. 이번 대국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알파고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승패보다는 오히려 알파고가 바둑계에 제시할 새로운 패러다임이 더욱 주목받는다. 이미 알파고가 올해 초 ‘마스터’라는 아이디로 세계 최고수들과 인터넷 바둑을 두면서 60연승을 달렸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 커제 역시 이 온라인 대국에서 패배를 맛봤다. 알파고는 이번에 페어바둑과 상담기 등 새로운 형식의 대국도 보여 준다. 26일 구리 9단·롄샤오 8단과 페어바둑을, 스웨·천야오예·미위팅·탕웨이싱·저우루이양 9단과 상담기를 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세돌 9단 “문재인을 신의 한 수로 둬달라”

    이세돌 9단 “문재인을 신의 한 수로 둬달라”

    세계적인 바둑기사이자 지난해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결로도 화제를 모았던 이세돌 9단이 찬조연설을 통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이 9단의 찬조연설은 이날 SBS에서 방송됐다. 연설을 통해 이 9단은 “국민이 이제 ‘신의 한 수’를 둘 차례다. 그 한 수를 문 후보로 두는 것이 어떻겠나”라면서 “깔끔한 끝내기를 해야 할 때다. 바로 지금이 사활을 걸 때”라고 말했다. 앞서 이 9단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후원회장을 맡은 적이 있다. 이 9단은 “경선 당시 ‘안 지사가 아닌 문 후보가 대선 후보로 결정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더라.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문 후보를 돕겠다고 했다”면서 “이번 민주당 경선에 참가한 후보들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출처 : 유튜브 ‘문재인 공식채널’) 그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9단은 “박근혜 정권의 자충수로 대한민국이 분노했다. 꼼수와 무리수로 점철됐던 긴 세월에 국민의 억울함과 참담함이 극에 달했다”면서 “하지만 촛불민심이 포석을 깔아줬고, 정석대로 돌을 놓아 판세를 키워온 문 후보가 있어 희망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꼼수는 결코 정수를 이길 수 없다. 한 번만 다시 복기해보면 결론은 문재인”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를 ‘신의 한 수’로 생각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9단은 “이런 정치인(문 후보)이라면 부득탐승(不得貪勝), 즉 승리를 탐하지 않고, 공피고아(攻彼顧我), 즉 나를 먼저 돌아보고 기자쟁선(棄子爭先), 즉 훗날을 위해 작은 희생을 감수하고 사소취대(捨小就大), 즉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아가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9단은 “바둑으로 받은 스트레스는 바둑으로 풀어야 하는 것처럼, 대통령이 망친 나라는 좋은 대통령을 뽑아야 다시 일으킬 수 있다. 문 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김진호 지음/갈무리/696쪽/3만원지난해 8월 국내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인공지능(AI) 간의 작곡 대결이 열렸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적 바둑 대결의 여운이 잔존하던 시점이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교향곡 34번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와 에밀리 하웰이 모차르트를 벤치마킹해 작곡한 교향곡 1악장 알레그로를 교대로 연주했다. 에밀리 하웰은 미국 UC 샌타크루즈의 데이비드 코프 연구팀이 개발한 AI의 코드네임이다. 그날 관객들은 모차르트의 손을 들어 줬다. 인간은 AI보다 예술적으로 우월하다는 게 입증된 것일까. 김진호 안동대 음악과 교수는 신간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를 통해 ‘음악적 지능’이라는 독보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같은 관점에 비추어 보면 AI가 인간의 음악적 성취를 대체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김 교수는 영국의 인지고고학자 스티븐 미슨의 ‘통합적 마음’ 이론의 틈새를 파고들며 독자적 사유를 전개한다. 김 교수는 인류의 영역 특이적 지능으로 미슨이 규정한 자연사 지능, 기술 지능, 사회적 지능, 언어적 지능 외 제5의 지능으로 음악적 지능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음악의 이해를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로 사유를 확장한다. 작곡과 사회학, 두 학문적 배경을 가진 김 교수는 진화심리학, 생물학, 인지과학, 중력이론, 엔트로피이론 등 자연과학 이론까지 동원하며 자신만의 음악학을 구축한다.인류 최초의 악기인 피리는 3만 5000년 전 등장했다. 독수리의 뼈에 4개의 구멍을 내고 입을 대고 불 수 있는 곳에 V자 형태의 홈 2개를 만들었다. 이 호모 사피엔스는 뼈를 피리로 다듬는 도구인 석기 조각도 남겼다. 김 교수는 그 혹은 그녀는 음악적 영감을 가진 존재이자 조각가이며, 초보적인 공학자였다고 말한다. 음악의 탄생을 호모 사피엔스의 여러 특이적 지능이 결합된 결과로 본다. 모차르트 등 고전·현대 음악도 인류의 ‘통합적 지성’이 진화된 산물인 것이다. 저자가 ‘음악에 대한 이해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같은 길’에 있으며, 고로 모차르트도 예외적인 천재 음악가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 종의 지적 보편성에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를 풀자면 인지와 지식, 과학, 사유와 같은 고도의 마음 체계가 작동한 음악은 작곡하는 행위나 감상하는 행위가 동일한 지적 능력의 선상에 있다. 기존의 해석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만의 음악적 사유를 전개해야 한다는 저자의 맥락이 여기에 뿌리를 둔다. 호모 사피엔스 진화론에서 출발한 책이 긴 이론의 터널을 거쳐 “사유 없는 맹목적 음악의 향유는 값싼 환상을 제공하는 ‘청각적 마약’이 된다”는 사회학적 사유로 환원되는 이유다. 저자는 대표적 사례로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바그너 등 위대한 독일 음악가들의 작품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 학살)의 배경음악으로 이용한 나치를 꼽는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중 라디오로 독일 고전음악을 매일 20시간씩 송출했다. 아돌프 히틀러와 요제프 괴벨스 등 나치 지도부에게 음악은 민족주의를 몰입시키는 효과적 선동 도구였다. 현대라고 다를까. “우리는 음의 방탕 시대에 산다”(콘스턴트 램버트)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저자는 현대의 음악 체험을 “어떤 빈곤한 반복”이라며 비판대에 세운다. ‘음악에 대한 사유’가 등한시되고 있다며 포문을 여는 순간이다. 오페라를 애착한 절대왕정을 비판한 러시아 혁명 세력이 합창곡을 시민계급의 음악으로 승격시킨 사례 등을 제시하며 문화 조작의 가능성도 경고한다. 책은 인류가 음악을 사유하는 데 게을리하는 순간, 새로이 음악이 구성될 가능성이 줄어들며, 새로운 예술적 권위도 부여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물론 저자의 과도한 우려 혹은 학자적 징후감일 수도 있다. 저자가 옹호하는 독자적(검증되지 않은) 관점과 논박, 음악사와 자연과학 이론들을 교직한 건 이 책의 미덕인 동시에 난독(難讀)의 가능성도 키운다. 전작 ‘매혹의 음색’에서 근대 서양음악을 ‘음색’과 ‘소음’이라는 비판적 키워드로 조망했던 그는 이 책을 통해 한층 도발 수위를 높인다. ‘인류는 (강력한 지적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답게 음악을 경험해야 한다’는 엄숙한 선언문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2음계를 쓰는 굴뚝새 한 마리가 평생 수천 개의 노래를 부르지만 그 노래는 모두 ‘나는 젊은 수컷이야’라는 의미일 뿐”이라며 “지적 사유와 비판성으로 단련된 인식 능력을 수반하지 않는 음악 향유는 인간 종의 생존 능력마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고] 미네르바의 부엉이와 온고지신/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기고] 미네르바의 부엉이와 온고지신/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 무렵 나래를 편다.” 헤겔의 ‘법철학’에 나오는 말이다. 미네르바는 지혜의 여신이고, 밤에도 낮처럼 볼 수 있는 그의 부엉이 글라우쿠스는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격동의 시간이 지난 후 참된 지혜가 생겨난다’로 해석되는데, ‘시대 전환기에는 새로운 사상과 철학이 들불처럼 일어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다. 우선 ‘인구 절벽’이 문제다. 당장 내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국민 열 명 중 두 명은 65세 이상 어르신이라는 말이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어 경제의 활력과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양극화 문제도 심각한 도전 과제다.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소득 불평등 확대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한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저성장 추세의 이면에 우리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양극화의 그늘이 있을지도 모른다. 소위 4차 산업혁명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 미래학자는 2020년쯤에 사상 최고의 부(富)를 둘러싼 미래 산업전쟁이 시작될 것이며, 2020년대 중반쯤에는 국가별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아이폰의 등장과 노키아의 몰락,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면서 기술 발전이 초래할 미래에 긴장하게 된다.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심화, 급속한 기술 발전 등이 우리 경제·사회 구조와 삶의 방식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상승 작용을 반복하며 얽혀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되면 첨단기술을 가진 노동자는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되겠지만, 단순 기술직이나 사무직 노동자는 기계로 대체될 수 있다. 이는 실업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게 된다. 임기응변식 대응으로는 힘들다. 변화의 방향을 냉철하게 읽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부의 바뀜에 상관없이 흔들림 없이 실행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정책도 유행을 탄다. 시대 전환기에는 과거의 것은 모두 낡은 유물, ‘앙시앵 레짐’(ancien regime)으로 치부하고, 새로운 철학과 사상을 찾게 된다. 기존의 가치를 폐기하고 새로운 정책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난다. 헤겔이 말한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그런 의미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부엉이는 석양녘에 낮 동안 일어난 일을 지혜롭게 살펴 어두운 밤하늘 높게 비상할 준비를 한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갖게 된 지혜를 의미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이 헤겔의 말 속에 숨어 있다. 과거의 것 중에서 좋은 것은 발전시키고, 미래를 위해 부족한 부분은 채워 나가야 경제·사회 운용의 일관성도 생기고, 더 큰 발전의 힘도 축적된다. 전환기에 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온고지신하는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인공지능 전자정부’ 구현 박차

    행자부 ‘정책 토론회’ 개최 지난해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가 보여주듯 인공지능(AI)은 이미 몇몇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추월했다. IBM의 AI ‘왓슨’도 법률 및 의료 분야에서 인간 변호사·의사만큼 정확한 판단을 내려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국산 AI로 어떤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행정자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25일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국산 인공지능과 챗봇(대화형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 ‘제2회 전자정부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현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엑소브레인 연구현황 및 지능형 정부 도입방안’을 주제로 토종 AI ‘엑소브레인’의 기술 수준을 설명했다. 엑소브레인은 ETRI에서 개발한 국산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자연어 이해가 가능하고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생산하며 인간과 소통이 가능하다. 2023년까지 1070억원을 투입해 개발을 끝낼 예정이다. 김 박사는 “엑소브레인을 공공 분야 전반에 도입하면 국민에 대한 정부 서비스 품질이 크게 높아지는 동시에 시행착오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예산도 절감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개발업체 솔트룩스의 이경일 대표이사는 ‘인공지능 챗봇 기술과 전자정부’를 주제로 챗봇 기술을 활용한 국내·외 민간과 공공분야 우수 사례를 소개했다. 우리 정부가 민원 업무 등에 챗봇을 활용하면 국민들에게 24시간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명철 행자부 사무관은 ‘세빗(CeBIT·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정보통신 기술 전시회) 2017을 통해 본 지능형 정부 추진방향’을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AI를 다루기 힘들어하는 (노인 등) 일반 민원인의 눈높이에 맞춘 해결 방법도 찾아야 한다”면서 “민원에서부터 인허가 처리까지 전 과정에 AI를 도입해 취약한 부분을 찾아내고 처리 기간도 줄여 정부 신뢰를 높여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보람 행자부 전자정부정책과장은 “이번 토론회는 인공지능을 공공 분야에 적극 도입해 국민을 편리하게 만드는 동시에 국내 AI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인공지능 사회를 대하는 두 개의 시선/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열린세상] 인공지능 사회를 대하는 두 개의 시선/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간 신체와 꼭 닮은 휴머노이드를 주인공으로 하는 최신 영화를 살펴보면 복제된 휴머노이드와 인간 간 관계가 역동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2013년 개봉된 ‘허’(HER)라는 영화에서는 인공지능으로 구동되는 가상 프로그램과 인간 간의 사랑이 그려지기도 했다. 시간을 거슬러 1982년 개봉했던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라는 영화에서는 인간의 지능과 대등하게 진화한 로봇의 사회 혼란 야기와 이를 진압하는 인간의 대응 과정들이 마치 실제처럼 영상화된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오래전 SF 영화에서나 상상했을 모습들이 이미 우리 세상에서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인간이 만들고 발전시킨 기술들이 계속 진화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기술들은 인간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인간 이상의 판단과 결정을 내리기도 하는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는 그 대표적인 사례를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 간 바둑 경기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단순히 1대1 바둑이나 체스 게임을 다루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다자간 상호작용과 그 상호작용에 따라 능동적으로 복합적 판단 결정을 내리는 인공지능 알고리즘까지 개발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대부분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기획, 투자, 운영되고 있다. 이미 오래전 개발이 시작된 인공지능 기술들은 단순한 모방과 수동 학습이 아닌 기계 학습을 통해 체득된 행동과 판단을 바탕으로 기존 인간의 인지와 활동 반경을 넘어서고 있다.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대표되는 기계 학습 알고리즘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검증되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부터 의료 산업, 스마트시티 구축, 무인차 개발 등이 대표적인 인공지능 적용 분야들이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일견 더 진보된 기술은 인간의 모습을 띠고 있는 로봇이나 휴머노이드의 개발과 관련된다. 재난용이나 전투용으로 개발된 로봇들을 이제는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유아나 어린이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 로봇에서부터 수술 및 재활을 지원하는 의료용 로봇에 이르기까지 로봇의 성장 영역은 무한대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로봇에 인간의 인지 및 심리 능력을 추가한다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계인간이 우리 공동체를 이루는 핵심 요소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들이 다양한 빅데이터와 기계 학습 과정을 통해 더욱 정확하게 기업이나 개인행동의 방향이나 결과를 추론하고 판단하게끔 하는 핵심 요소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기계 학습을 통해 인간의 판별 및 판단 능력을 대체하는 핵심 기술로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의 감정이나 판단을 넘어서는 알고리즘과 데이터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나 기대가 일상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알파고와 이세돌 간 세기의 바둑 게임을 통해 알파고가 갖고 있는 인공지능 추론 능력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나 기대가 생겨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통제하거나 또는 인간과 대립되는 사회로 변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감정이나 판단까지 모두를 대체할 수 있는 절대 가치를 갖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론에서 주장하듯이 새로운 미래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들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간 공동체를 행복하게 유지하는 도구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언젠가는 SF 영화에서와 같이 딥러닝으로 무장된 인공지능 기술들이 우리 인간 공동체에 개입하거나 우리를 지배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복 학습 및 빅데이터 분석으로 무장된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거나 또는 그 기술들과 같이 공존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이제 우리는 그 대답을 준비해야 할 시간과 마주하게 된 것 같다.
  • 민주 ‘용광로선대위’ 시작부터 삐걱

    민주 ‘용광로선대위’ 시작부터 삐걱

    秋대표, 김민석 전 의원 상황본부장 강행 김영주 최고위원 “논의 부족” 강력 반발 선대위원장 박영선·이종걸 임명도 논란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위한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의 출범이 당과 캠프의 이견으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7일 문 후보의 ‘국민주권선대위’ 명단을 발표했다. 상임공동선대위원장에 추미애 대표를 포함해 외부 인사 2명을 추가로 영입하기로 했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이해찬·이석현·박병석·박영선·이종걸·김부겸 의원과 우상호 원내대표, 김효석 전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부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이자 여성학자인 권인숙 명지대 교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에서 마지막 5국 심판을 맡은 이다혜 프로바둑기사를 선임했다. 또 중앙선대본부 총괄본부장에는 송영길 의원, 종합상황본부장에는 김민석 전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그러나 선대위 명단 발표를 놓고 추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격론을 벌이는 등 지도부에 균열이 생겼다. 캠프 측에서는 선대위에서 업무 연속성에 따라 비서실과 상황실은 기존 캠프 인사로 하고 상황실장인 강기정 전 의원을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임명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추 대표는 측근인 김 전 의원을 종합상황본부장으로 단독 선임하겠다는 뜻을 강행했다. 그러자 회의 중간에 김영주 최고위원이 반발해 뛰쳐나오고 안규백 사무총장이 이를 말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강 전 의원은 선대위 명단 발표에서 유보됐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이 후보 및 캠프와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재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또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의 핵심인 박영선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이종걸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 명단에 오른 데 대해 의원 본인과 당의 입장이 달라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박 의원은 “정식으로 연락받은 게 없다”고 황당해했다. 한편 당과 캠프의 결속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문 후보는 직접 나서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지원을 요청했다. 문 후보는 6일 오후 안 지사 관저를 찾아 저녁 식사를 같이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충남도청을 찾아 안 지사와 회동했고, 오후 이 시장과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문 후보는 ‘안 지사에게 지사직 사퇴를 요청해 도움을 받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충남도민에 대한 도리가 있는데 감히 그런 말씀이 있을 수 있느냐”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박정환,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에 불계승…이세돌 하는 말이

    박정환,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에 불계승…이세돌 하는 말이

    한국 바둑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일본판 알파고’ 바둑 인공지능(AI) 딥젠고에 불계승을 거뒀다. 박정환 9단은 22일 일본 오사카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국에서 딥젠고에 34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올해 창설된 월드바둑챔피언십은 인공지능이 참가하는 최초의 정식 대회다. 한중일 정상의 기사와 딥젠고가 우승자를 가린다. 딥젠고는 지난해 11월 조치훈 9단과 3번기를 벌여 1승 2패로 선전한 바 있다. 박정환 9단은 대국 초반 딥젠고의 의외의 수에 고전했다. 대국 초반은 딥젠고가 하변에 큼직한 백 모양을 구축해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정환은 하변에 깊숙하게 뛰어들어 타개에 성공,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바둑TV에서 해설자로 나선 이세돌 9단은 딥젠고의 특이한 수에 차분히 대응하는 박정환 9단에게 “왜 40개월 연속 한국 랭킹 1위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칭찬했다. 팽팽하던 형세는 종반으로 접어들며 실수를 연발한 딥젠고에 의해 박정환 쪽으로 기울었다. 딥젠고는 전날 중국의 미위팅 9단과 대국에서도 끝내기 실수로 역전패했다. 박정환 9단은 지난 2월 국내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서 딥젠고에 3승 1패로 승리했다. 이날 정식 대국에서도 승리하면서 딥젠고에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박정환 9단은 전날 첫 대국에서 일본 바둑랭킹 1위 이야마 유타 9단에게 20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딥젠고에 승리하면서 박정환 9단은 대회 2승째를 챙겼다. 박정환 9단은 23일 미위팅 9단을 상대로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는 참가자 전원이 한 차례씩 대국한 뒤 가장 많이 승리한 기사를 우승자로 정하는 풀 리그전 방식으로 열린다. 동률이 나오면 24일 플레이오프를 벌여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초읽기 1분 5회씩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 엔, 준우승 상금은 1천만 엔이다. 3위와 4위는 500만 엔의 상금을 받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둑 여신’ 이소용 캐스터…박정환 vs 딥젠고 해설서도 아름다운 미모

    ‘바둑 여신’ 이소용 캐스터…박정환 vs 딥젠고 해설서도 아름다운 미모

    ‘바둑계 여신’으로 잘 알려진 이소용 캐스터가 22일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소용 캐스터는 이날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에서 열리는 ‘월드바둑챔피언십’ 중계에 나섰다. 이날 박정환 9단이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소용 캐스터는 지난해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대결로 화제를 모은 이세돌 9단과 함께 해설을 맡았다. 이소용 캐스터는 수려한 미모에 몸매가 부각되는 원피스 의상을 입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소용 캐스터는 명지대 바둑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한국기원 바둑TV 공채로 입사했다. 2012년부터 바둑TV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지금은 아마추어 6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AI ‘딥젠고’ 이번엔 박정환, 미위팅, 이야마 유타 넘어설까

    AI ‘딥젠고’ 이번엔 박정환, 미위팅, 이야마 유타 넘어설까

    지난해 3월 초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34) 9단을 4승 1패로 꺾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수십년 안에는 결코 인간을 이길 수 없다던 예상을 보란 듯이 깼다. 이제 누구도 속도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21~24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일본기원 간사이 본부에서 열리는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는 ‘일본판 알파고’로 불리는 딥젠고가 한국 랭킹 1위인 박정환(24), 중국 미위팅(21), 일본 이야마 유타(28) 9단과 맞붙는다. 인간들의 대회에 AI가 출전하기는 처음이다. 1920개 중앙제어장치(CPU)를 장착해 100억원대 슈퍼컴퓨터인 알파고와 달리 딥젠고는 4개 CPU인 컴퓨터 한 대로 구성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밀히 따져 이번이야말로 순수한 인간과 AI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상금은 우승 3000만엔(약 3억원), 준우승 1000만엔, 3~4위 500만엔이다.인간과 AI가 같은 조건에서 풀리그를 치른다. 모두 여섯 차례 대국을 벌여 동률이 나오면 24일 플레이오프로 우승을 가린다. 20일 오후 6시 전야제에서 대진을 추첨한다. 모든 경기는 오전 10시 30분 시작한다. 1인당 제한 시간은 3시간으로 이세돌·알파고 때보다 1시간 많다. 점심시간은 따로 없다. 오후 7시엔 프레스룸에서 공개해설을 한다. 딥젠고는 지난해 12월 29일~올 2월 15일 인터넷 대국 사이트 ‘타이젬’에서 공개 실전을 펼쳤다. 24시간 쉬지 않고 1622국을 소화해 1316승 306패(승률 81.1%)를 기록했다. 프로들과 615승 240패(71.9%), 최강 아마추어 그룹과 701승 66패(91.4%)를 올렸다. 당시만 해도 한국 프로랭킹 5~10위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상당히 업그레이드됐을 게 뻔해 인간이 알파고에 버금간다는 말을 듣는 딥젠고에게 챔피언을 뺏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15년 10월 판후이(중국) 2단을 상대한 알파고도 넉 달 뒤 이세돌 9단을 만나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였다. 특히 이야마와 2승 2패, 미위팅과 4승 2패를 기록한 박정환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을 자아낸다. 박 9단은 타이젬에서 딥젠고와 대결해 3승 1패로 앞섰지만 20초 초읽기여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다만 국내 인터뷰에서 “알파고에 비해 인간적인 포석을 하는 것 같다. 기력 면에서 알파고를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기고] 4차 산업혁명과 물관리 선진화/조경규 환경부 장관

    [기고] 4차 산업혁명과 물관리 선진화/조경규 환경부 장관

    작년 이맘때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 성큼 다가왔음을 생생히 느꼈다. 알파고의 승리에 경악한 사람이 많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를 이미 예견하고 있던 사람들도 있었다. 2016년 1월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주제로 AI,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 혁명의 시대가 논의됐다. 4차 산업혁명은 물 분야에서도 기술융합과 혁신을 통해 관리체계를 선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외형상 우리나라 상·하수도 보급률은 각각 98.8%와 92.9%로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이다. 수돗물 수질 또한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풀어야 할 과제가 아직은 많다. 매년 팔당댐의 2.7배에 해당하는 6.9억t의 물이 수도관망에서 누수되고 있고 농촌지역은 개선이 시급한 낡은 상수도 시설도 많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 신뢰도 부족해 직접 마시는 비율이 5%대에 불과하다. 물산업 기술은 선진국의 60~80% 정도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물관리 여건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 해 강수량(1274㎜)은 세계 평균보다 1.6배 많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한 사람이 쓸 수 있는 물은 세계 평균의 6분의1에 불과하다. 강수량의 계절 간 격차도 커서 연간 강수량의 3분의2가 여름철에 집중된다. 실제 강원도 태백의 경우 2009년 최악의 가뭄으로 87일간 하루 3시간 제한급수를 경험해야 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충남 보령댐 저수율은 사상 최저 수위를 경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물 위기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18억명이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고 안전하지 않은 물 때문에 매년 84만명이 사망한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세계 인구 90억명 중 40%가 심각한 물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위기는 항상 기회를 동반한다. 우리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도도한 조류를 적극 활용해 물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 물관리체계를 선진화하기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물산업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시장 창출을 위한 ‘스마트 물산업 육성전략’을 정부합동으로 수립했다. 총사업비 4400억원을 투입해 2018년 완공 예정인 대구 물산업클러스터는 기술 개발, 성능 확인, 사업화 및 해외 진출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게 된다. 물산업 클러스터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 개발 등을 포함하는 물시장 맞춤형 상하수도 혁신 연구개발(R&D)도 기획 중이다. 올해부터 향후 12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하게 될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시연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물관리의 선진화를 완성하기 위해 국민들이 함께할 몫도 있다. 우리나라 상하수도 보급률이 100%에 육박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물관리 체계가 고도화되어도 ‘물을 물 쓰듯’ 하고 오염물질을 함부로 버리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나라를 물관리 선진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유엔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물 부족 상황과 수질오염 문제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과 각국 정부의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1992년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단 하루만이라도 물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일상생활에서 물절약과 물사랑을 실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 [김욱동 창문을 열며] 인공지능 번역은 가능한가

    [김욱동 창문을 열며] 인공지능 번역은 가능한가

    기계 번역 또는 인공지능(AI) 번역과 관련해 십여 전 년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영어 속담 ‘Out of sight, out of mind’를 컴퓨터를 이용해 기계 번역을 시켰더니 뜻밖에도 ‘Confined to insane asylum’으로 해놓았다. ‘out of sight’라는 표현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고, ‘out of mind’라는 표현이 정신 나갔다, 즉 미쳤다는 뜻이니 ‘정신병원에 감금시켜 놓았다’고 번역한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결과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훌쩍 지났고, 그 사이 인공지능 기술은 그야말로 눈이 부실 만큼 많이 발전했다. 단적인 실례가 지난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다. 구글 자회사인 인공지능회사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컴퓨터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이세돌 기사를 4승 1패로 이겼다. 이세돌 기사는 한 개인 기사가 패배한 것일 뿐 인간이 기계에게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 애써 변명했다. 그런데도 인공지능이 지금껏 인간의 고유 기능이라고 간주해 온 논리적 사고와 추론에 도전장을 던진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번역 분야에서는 어떨까. 지난달 국제통번역협회와 세종대·세종사이버대는 AI 번역기와 인간 번역사들 사이에 번역 대결을 주최했다. AI 대표로는 구글 번역기, 네이버 파파고와 세계 제1위의 기계번역 기술업체인 시스트란의 서비스가 나섰다. 반면 인간 측에서는 5년 이상 경력의 전문 번역사 4명이 참여했다. 수백 단어 분량의 비문학(기사·수필)과 문학(소설) 구절을 영어·한국어 2개 언어로 옮기는 대결이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뤄진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첫 번역 대결은 인간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인간 번역사가 평균 합계 49점을 받아 19.9점을 받은 인공지능을 압도적으로 이겼다. 물론 평가가 불공정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AI의 번역 기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가령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간다’는 ‘Time flies like an arrow’라는 영어 속담을 예로 들어보자. AI 번역기는 모르긴 몰라도 아마 ‘시간 파리는 화살을 좋아한다’로 옮길지 모른다. ‘시간 파리’가 무슨 의미냐고 따질지 모르지만 AI 번역기는 파리의 일종으로 파악하고 그냥 넘어갈 것이다. 더구나 ‘Flying planes can be dangerous’라는 영어 문장에 이르러서는 문제가 훨씬 더 복잡해진다. 변형문법을 창시한 노엄 촘스키가 언어의 표층구조와 심층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예로 든 문장이다. ‘flying’을 ‘planes’를 수식하는 현재분사로 해석할 것인지, 명사절을 이끄는 동명사로 해석할 것인지에 따라 그 의미는 크게 차이가 난다. 전자로 해석한다면 ‘하늘에 날아가는 비행기는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후자로 해석한다면 ‘비행기를 이륙시키는 일은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숙달된 전문 번역가가 아니라면 이 두 가지 중 어느 쪽으로 옮겨야 할지 적잖이 헷갈린다. 전후 맥락을 잘 살펴서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 자칫 오역할 위험이 아주 크다. AI 번역기는 알파고 같은 로봇과는 사뭇 다르다. 알파고가 인간처럼 사고력과 추리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인간처럼 사물을 직관적으로 처리하고 감성을 지닐 수는 없다. 번역에는 무엇보다 직관과 감성이 필요하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다’는 속담이 있지만 번역에서만큼 이 말이 피부에 와 닿는 경우가 없다. AI 번역기는 신문이나 잡지 기사를 비롯해 과학 또는 기술과 관련한 논문, 광고 문안이나 상품 이용 안내서 같은 기술 번역 분야는 몰라도 적어도 문학 번역에서만큼은 아직 인간 번역사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렇다고 인간이 자만할 수만은 없다. AI 번역기가 언제 직관력과 감성 기능을 갖추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먼저 손이 가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인간 번역사가 AI 번역기에 두 손을 들 날이 예상 밖으로 빨리 올지도 모른다.
  • 슈퍼컴도 아닌 AI가 포커도 꺾었다

    슈퍼컴도 아닌 AI가 포커도 꺾었다

    프로도박사 11명 상대 3000회 게임… 10명에게 압도적 승리·1명에게 우세 “속임수 가능해 승리 어려워” 뒤엎어… “치료법 추천 등 정보 비대칭 때 유용” 인공지능(AI)이 퀴즈대회, 체스, 장기, 바둑에 이어 포커게임에서도 인간을 눌렀다. 이번엔 슈퍼컴퓨터가 아닌 게임용 PC를 이용했는데도 인간 고수를 꺾었다.캐나다 앨버타대, 체코 카렐대, 체코공과대 공동연구진은 포커게임을 할 수 있는 AI프로그램 ‘딥스택’을 개발했다. 딥스택에 1000만건의 게임상황을 만들어 입력시키고 스스로 학습하도록 한 뒤 프로 도박사들과 게임을 했다. 이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3월 3일자 논문으로 실렸다. 포커는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작업이다. 포커게임에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최대 10의 160제곱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둑에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인 10의 170제곱보다는 적다. 하지만 여기에 ‘정보 비대칭성’이 개입한다. 체스나 장기, 바둑은 상대방의 게임 정보가 완전히 공개된 정보 대칭 상태이지만 포커는 공개된 패 이외에 볼 수 있는 카드는 플레이어 자신이 가진 카드뿐이다. 게다가 포커 참가자들 간에 속임수(블러핑)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복잡하고 어렵다. 이 때문에 AI의 승리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고 실제로 2015년 미국 카네기멜론대가 개발한 포커게임 AI ‘클라우디코’는 인간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다. 지난 1월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이 후속작으로 내놓은 ‘리브라투스’가 세계 정상급 프로도박사 4명과 대결해 승리하면서 가능성을 내비치기는 했다. 리브라투스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했지만, 딥스택은 게임용 PC를 이용해 게임을 거듭할 때마다 스스로 능력을 키워 최적화한 수를 계산하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딥스택과 도박사는 ‘텍사스 홀뎀’이라는 포커 게임을 했다. 자신이 가진 칩 한도 내에서 무제한 걸 수 있는 방식이다. 딥스택은 베팅을 할지 포기를 할지 5초 내에 결정을 내리면서 게임을 해나갔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바둑을 겨룬 구글의 AI 알파고에게 돌을 내려놓기까지 15초가 주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판단시간도 더 빠르다. 딥스택은 프로 도박사 11명을 상대로 3000차례의 게임을 치러 10명을 압도적으로 이겼다. 나머지 1명에 대해서도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우세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마이클 볼링 앨버타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딥스택 같은 AI 프로그램은 적의 전력을 알기 어려운 방위 분야에서 전략을 수립하거나 의사를 대상으로 치료법을 추천하는 등 정보 비대칭성이 있는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스포츠&스토리] 자신감 잡은 열여덟 영재, 이길 일만 남았다

    [스포츠&스토리] 자신감 잡은 열여덟 영재, 이길 일만 남았다

    “자신감 빼면 시체죠.”패기에 넘치는 ‘신세대 기사’ 설현준(18·충암고) 3단 얘기다. 나이 열넷에 프로기사 타이틀을 딴 그는 대국 전에 상대 선수의 기보를 읽지 않는다. 맞수의 기풍을 확인하고 대응책을 고민하는 게 보통이지 않느냐고 물으니 “딱 한 번 대국 당일 상대 선수 기보를 인터넷으로 찾아서 쭉 훑어본 적이 있는데 별로 도움을 받지 못했지 뭐예요. 그냥 내 바둑을 두는 게 좋겠다 생각했죠”라고 어기차게 대답한다. 영재입단으로 프로기사에 오른 10대들은 한국기원이 중국에 빼앗긴 세계 바둑 1위 명성을 되찾기 위해 내놓은 승부수다. 한국 바둑랭킹 2위에 올라 있는 신진서(17) 6단이 바로 2012년 제1회를 통해 등장한 ‘새별’이자 ‘샛별’이다. 2013년 제2회 영재입단대회에서 입단한 설현준 역시 한국 바둑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기사로 평가받는다. 지난 21일 제5기 합천군 초청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그런 기대를 더욱 크게 하는 이정표처럼 느껴진다. 설현준이 바둑을 처음 배운 건 여섯 살 때였다. “누나가 바둑학원을 다녔는데 부모님이 누나 따라가서 같이 배우라고 해서 처음 바둑을 접했죠. 누나도 프로 진출을 고민했지만 중학교 1학년 때 바둑을 접었고요.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무렵부터 프로기사를 목표로 본격적으로 바둑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기력이 아마 5단 정도였어요.” 스스로 평가하는 기풍을 묻자 “두텁게 둬서 전투하는 걸 좋아한다”고 표현했다. 가장 닮고 싶은 프로기사는 이세돌(34) 9단을 꼽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 장면을 꼽아 달라고 물었을 때 뭔가 짜릿한 승리의 순간을 얘기할 줄 알았다. 돌아온 대답은 다소 뜻밖에도 패배를 부른 ‘패착’이었다. 설현준은 지난 1월 2일 이민배 8강에서 미위팅(23·중국) 9단에게 한집반으로 패했다. 설현준은 “미위팅이 지고 있다고 판단했는지 우변에서 꼼수로 찝었는데(흑 203수), 그만 이어버렸다. 그랬더니 대뜸 한 칸 뛰어서 패를 만들었다. 그걸로 5집가량 손해를 봤다”며 머리를 긁었다. 이어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바둑기사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가 있다. 세상 일에는 관심도 없고 할 줄도 모른 채 그저 하루 종일 바둑판만 들여다보는, 머리는 뛰어나지만 사회성은 떨어질 것 같다. 설현준을 보면 말 그대로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걸 금방 느끼게 된다. 설현준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바둑기사 말고는 다른 장래희망을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바둑에 일생을 건 프로기사이지만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체력과 균형감을 키우려 애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한국기원으로 출근해 바둑 공부를 하는 일과를 마치고 나면 친한 프로기사들과 함께 노래방도 들른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임창정이 부른 ‘내가 저지른 사랑’이다. 충암도장에서 바둑을 배울 당시 탁구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설현준은 이제는 개인 라켓까지 갖고 탁구를 즐긴다. “당시 사범님이 탁구 같은 운동을 하는 게 바둑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며 강제로 탁구를 배우게 했거든요.” 주말이면 동료 바둑기사들과 볼링장도 자주 찾는다. 바둑계에선 설현준이 영재바둑대회에서 입단 후 첫 타이틀을 획득한 게 세계적인 프로기사로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3월 14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한·중·일 영재바둑대결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중국의 쉬자양 3단, 일본의 히로세 유이치 초단과 대결한다. 또한 4월 경남 합천군에서 열리는 ‘영재 vs 정상’ 대결에서 국내 랭킹 1위 박정환(24) 9단과 기념 대국을 펼치는 기회도 얻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역량 강화 vs 젊음·도전 vs 전문가

    역량 강화 vs 젊음·도전 vs 전문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세력과 전략이다. 후보 개인의 역량과 철학, 비전도 중요하지만 인재를 최대한 그러모아 후보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용인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우는 뛰어난 능력에도 유능한 인재를 쓰지 못해 패했고, 유방은 장량과 한신, 소하 등 조력자를 얻어 호족 출신이란 열세를 딛고 천하를 얻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현대판 장량, 한신, 소하를 얻으려는 대선주자들의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문재인, 유웅환 박사·호사카 교수 영입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 인재는 일종의 ‘보완재’다. 여권으로부터 ‘안보관이 불안하다’는 공격을 받자 이달 초 안보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영입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자 23일 인텔 수석매니저를 지낸 4차 산업혁명의 ‘아이콘’ 유웅환 박사를 영입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유 박사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등 외부 영입인사를 소개하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새로운 혁신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저의 의지를 유 박사 영입을 통해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고 밝혔다. 영입 인사를 문 전 대표가 직접 소개한 것은 처음이다. ●안희정, 대부분 30대 인물로 포진 ‘50대 기수론’을 내건 안희정 충남지사는 젊음과 도전을 대표하는 인물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안 지사 캠프 후원회장에는 스타트업 기업 CEO, 워킹맘 등이 포진했다. 1호 후원회장은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바둑대결로 화제를 모은 이세돌 9단이다. 안 지사 측은 “대부분 30대로, 안 지사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특별위원회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한 정철승 변호사 등 변호사 119명도 이날 안 지사 지지 선언을 했다. ●안철수, 700명 구성 ‘전문가 광장’ 발족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전문가 자문그룹인 ‘전문가 광장’을 발족했다.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가 상임대표를 맡고 김만수 예비역 공군 준장, 김태일 노동정치연대포럼 대표,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 등 700여명의 전문가가 포진했다. 문 전 대표가 지난해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을 발족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도 있어 보인다. ●이재명 ‘흙수저·無수저’ 후원회 ‘노동자 대통령’을 자처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소위 ‘백’도 연줄도 없는 사람들로 ‘흙수저·무(無)수저’ 후원회를 꾸려 주목받았다. 전문성에 지명도까지 갖춘 인재는 한정적이다 보니 대선 주자 간 ‘인재 쟁탈전’이 벌어질 때도 있다. 최근 문 전 대표 측에 합류한 한 인사는 다른 대선 주자들도 영입하려고 애쓴 인물이다. 대선주자들이 직접 만나 설득하려고 했지만 결국 문 전 대표의 곁으로 가 허탈해했다는 후문이다. 애써 영입한 인재도 잘못 쓰면 ‘인재’(人災)가 되기도 한다. 문 전 대표가 깜짝 영입한 전 전 특전사령관은 배우자의 비리와 말실수로 구설에 올라 중도에 하차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자치광장] 디지털메이커스를 양성하라/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자치광장] 디지털메이커스를 양성하라/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지난해 3월 세기의 대국이 열렸다. 세계 최고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맞붙었다. 알파고가 4승 1패로 이 9단을 이기며 인공지능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서울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코딩교육’(컴퓨터 프로그램 명령문을 사용해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 열풍이 불었다고 한다. 교육환경 변화에 발 빠른 강남 엄마들은 어릴 때부터 코딩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코딩교육이 2018년부터 초·중·고교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성된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아직은 생소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7세 아이들의 65%는 ‘지금 없는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한다. 성동구는 고학력 경력단절여성을 컴퓨터 코딩 교육 교사로 양성, 2015년부터 총 115명의 교육 강사를 배출했다. 이들은 지난해 지역 내 14개 초·중학교에서 코딩 교육을 했다. 올해도 상반기와 하반기에 코딩 교육 과정이 마련돼 있다.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한다. 오는 7월 행당동에 개관할 ‘4차 산업혁명 체험학습센터’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센터 내에는 드론을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이 조성되고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체험학습 교육 과정도 마련된다. 청소년들은 드론, 3D 프린팅, 소프트웨어 교육 등을 한곳에서 체험하면서 창의적인 미래 인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그야말로 멀게만 여겼던 미래 기술이 곧 실현돼 우리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가올 미래를 적극적인 자세로 맞이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는 어떤 문제가 생길지 경계해야 한다. 기업은 고용보다 인공지능에 투자할 것이다. 이는 일자리와 관련이 깊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여러 논문이나 보고서를 통해 예견되고 있다. 그렇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직업과 일들이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방향 설정을 잘하고 투자에 힘써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개인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식과 솔루션을 가진 자가 미래 지도자가 될 것이다. 교육을 통해 지능정보기술을 익혀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힘을 길러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 인재상에 적합한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지원해야 한다. 어른들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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