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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이란 전쟁서 폭탄 맞았다”…‘최대 피해국’ 꼽힌 배경은? [핫이슈]

    “한국, 이란 전쟁서 폭탄 맞았다”…‘최대 피해국’ 꼽힌 배경은? [핫이슈]

    한달 넘게 이어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특히 한국이 주요 피해국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분쟁이 한국에 미친 영향: 수치로 보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번 분쟁에서 비교전국 중 가장 큰 피해국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CSIS는 “한국은 다양한 핵심 자원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의존도가 높다”면서 “향후 2~6개월 동안 운송과 물류,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물가 상승의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높은 중동 의존도는 이번 전쟁에서 한국을 최대 피해국으로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헬륨의 64.7%가 카타르에서 들어온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에너지와 산업용 원자재 조달에 직접적인 부담이 발생한 것이다. CSIS는 이전 전쟁 개전 한 달 만에 한국 경제가 에너지, 석유화학, 반도체, 거시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냈다고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코스피 지수가 43년 역사상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하고, 원화 가치는 17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한국을 직접적으로 타격했다. 개전 이후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CSIS는 분쟁 이전인 2월 한달 동안 한국 국적 선박 3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 일대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 선박이 26척이며 이 중 23척은 한국 소유 또는 운영 선박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이란의 걸프국 공습은 반도체 공급망도 마비시켰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헬륨 가격은 40% 이상 급등했다. 한국은 카타르로부터 헬륨을 공급받아 왔는데, 이란 보복 공습으로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가 타격을 입으면서 헬륨 가격이 급상승했다. 한국은 반도체 산업 비중이 높은 데다 헬륨은 대체가 쉽지 않은 자원인 만큼 업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란 전쟁으로 타격 받을 한국 경제경제 전망도 악화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인 0.4%포인트 낮췄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7%로 상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석유 비축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CSIS는 “실제 정유 처리량인 하루 290만 배럴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정부 비축량 1억 10만 배럴로는 34일밖에 버티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달 18일 아랍에미리트로부터 2500만 배럴을 긴급 확보하면서 비축 여력이 8~9일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CSIS는 “향후 2~6개월 동안 운송, 물류, 석유화학, 농업, 식음료 부문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물가, 고금리, 원화 약세가 동시에 닥치는 ‘삼중 충격’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정치 일정도 전쟁 중 한국에 변수 될 것보고서는 한국의 정치 일정도 큰 변수로 꼽았다. CSIS는 “이재명 대통령 정부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정치 양면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의 파급 효과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보고서는 한국이 이란과 직접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를 두고 미국과의 관계,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이번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미국을 돕지 않은 국가는 또 있다. 바로 한국”이라고 콕 집어 지적했다. 이어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바로 옆에서 미군이 보호해 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험지에 주한미군 4만 5000명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실제 수인 2만 8500명을 또다시 부풀렸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한국은 일본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복귀하자마자 5할… 김혜성 빅리그 잔류 청신호

    복귀하자마자 5할… 김혜성 빅리그 잔류 청신호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6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 방문 경기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시범경기 활약이 마이너리그를 넘어 빅리그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1홈런 5도루로 무력시위를 펼쳤으나 유망주 알렉스 프릴랜드와 2루수 주전 경쟁에서 밀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2회초 첫 타석은 뜬공으로 물러났다. 4-1로 앞선 4회초 무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냈고 오타니 쇼헤이의 중견수 뜬공에 2루, 카일 터커의 희생타에 3루까지 진출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홈에 들어오지는 못했다.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힌 뒤 점수가 10-1로 크게 벌어진 7회초 타석에서 투수 키를 살짝 넘기는 느린 땅볼로 내야안타를 만들며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후 프레디 프리먼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득점도 챙겼다. 8회초에는 깔끔한 중전 안타로 선발 복귀전에서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완성했다.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7회말 무사 1루에서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내야를 벗어나는 뜬공을 끝까지 쫓아가 머리 위로 넘어온 타구를 가슴 앞에서 잡아내는 ‘바스켓 캐치’를 선보였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가 달튼 러싱의 홈런 2방을 포함해 5홈런을 터뜨리며 14-2로 대승했다.
  • 1500 K… ‘원조 괴물’ 류현진의 포효… 최고령·최소 경기 신기록

    1500 K… ‘원조 괴물’ 류현진의 포효… 최고령·최소 경기 신기록

    ‘최소경기’ 선동열 기록 갈아치워MLB 기록 포함 땐 통산 ‘2434K’‘천적’ 최정에 투런포 맞고도 승리10시즌 연속 100탈삼진에 도전장 한화 이글스 베테랑 투수 류현진(39)이 KBO리그 통산 7번째 1500탈삼진을 달성했다. 최소 경기에서 최고령으로 이룬 성과여서 더욱 빛났다. 류현진은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시즌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회말 선두 타자 박성한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후속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상대로 초구 시속 142㎞ 직구로 스트라이크, 이어 다시 높은 직구로 파울을 유도했다. 3구째에서 전매특허인 낮게 떨어지는 129㎞ 체인지업으로 에레디아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 KBO리그 최소 경기(246경기) 1500탈삼진으로, 앞서 선동열(301경기) 전 감독이 세운 기록을 이번에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송진우(36세 5개월 26일)였지만, 류현진이 39세 13일로 최고령 기록도 바꿨다. KBO리그 통산 탈삼진 1위는 양현종(KIA 타이거즈·2189개)이다. 2위는 송진우(2048개), 3위는 김광현(SSG·2020개), 4위는 이강철(1751개) 현 kt 위즈 감독, 5위는 선동열(1698개)이다. 류현진은 6위 정민철(1661개)에 이어 7위를 달리고 있다. 류현진은 10시즌 동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면서 934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한미 통산 2434탈삼진이 된다. 2006년 KBO 데뷔 이후 지난 시즌까지 9시즌 연속 100탈삼진 기록(역대 4번째)을 써온 류현진은 올해 10시즌 연속 100탈삼진에 도전한다. 이날 대기록에도 류현진은 1회말 최정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통산 상대 타율이 3할 5푼을 넘어 자타공인 류현진의 ‘천적’으로 불리는 최정이 무려 15년 만에 쳐낸 홈런으로, 최정은 이날 통산 520홈런 기록도 세웠다. 류현진은 이후 추가 실점 없이 6회까지 모두 10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6-2로 SSG를 꺾으면서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월 한화와 11년에 307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화제가 됐던 한화 4번 타자 노시환은 이날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자유계약선수(FA)와 비 FA를 통틀어 KBO리그 통산 다년 계약 수입 순위 1위지만, 올 시즌 9경기에서 타율 0.195(41타수 8안타)에 그쳤다. 9경기 중 8경기에서 1개 이상 삼진을 당했으며, 이날도 2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kt 전에서 5타수 5삼진으로 체면을 구겼다.
  • 여자배구 ‘FA 빅3’ 잡아라

    여자배구 ‘FA 빅3’ 잡아라

    정, 27경기서 290점·블로킹 4위이, 포지션 자유자재 전천후 활약김, 주전 세터로 안정적 경기 조율 여자배구가 2025~26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이제 관심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대어급’ 선수들의 행보로 쏠린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선수들의 이동도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이른바 ‘새 판 짜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은 8일부터 여자부 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정규리그 6시즌(고졸 선수는 5시즌)을 의무적으로 복무하면 자격을 얻는다. 2주간 열리는 협상 기간 원소속팀은 물론 다른 6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올해 처음 FA 자격을 얻는 ‘빅3’로 정호영과 이선우(이상 정관장), 김다인(현대건설)이 꼽힌다. 특히 2019~20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정호영은 올 시즌 27경기에 출장해 290점(경기당 평균 10.7점)을 수확했고, 세트당 블로킹 0.667개(부문 4위)를 작성했다. 이선우는 아웃사이드 히터-아포짓-미들블로커를 오가며 포지션을 자유자재로 바꿨다. 정호영이 부상당했을 때 미들블로커진에 공백이 생기면서 그 자리를 메우기도 했다. 주전 세터로 경기를 안정적으로 조율해온 김다인과 한국도로공사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리베로 문정원도 F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여자부는 2026~27시즌부터 개인 연봉 상한액을 종전 8억 2500만원(연봉 5억 2500만원+옵션 3억원)에서 5억 4000만원(연봉 4억 2000만원+옵션 1억 2000만원)으로 축소하면서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 크게 줄었다. 국내 선수뿐 아니라 외국인 거포와 아시아 쿼터 대어급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도 지각변동을 부를 예정이다. 정규리그에서 여자부 사상 한 시즌 최다인 1083득점 신기록을 비롯해 남녀부를 통틀어 처음으로 3년 연속 1000 득점을 돌파하고, 소속팀의 챔피언전 우승을 주도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GS칼텍스의 실바가 우선 꼽힌다.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모마와 아시아 쿼터 타나차의 재계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 선수도 팬도 뭉쳤다… 현대캐피탈 ‘전화위복’

    선수도 팬도 뭉쳤다… 현대캐피탈 ‘전화위복’

    블랑 감독 “분노를 기폭제로” 당부팬들 ‘빼앗긴 들에 봄 온다’ 현수막오늘 4차전서 ‘복수혈전’ 결과 주목 “되묻고 싶다. ‘인’인가 ‘아웃’인가? 당연히 ‘인’이다. (승리를) 도둑맞았다.” 남자배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비디오 판독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피해자 입장인 현대캐피탈은 선수단은 물론 팬들까지 하나로 똘똘 뭉치며 차원이 다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승리는 날아갔지만 쓰라린 기억이 전화위복이 되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을 3-0으로 이긴 뒤 인터뷰실을 찾은 현대캐피탈 레오는 2차전 5세트 14-13에서 자신의 서브가 아웃이라는 판정에 대해 여전히 납득하지 못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그 상황을) 보지 않았나. 보이는 그대로다”라며 노기등등한 모습을 보였다. 억울한 일을 되갚아주겠다는 복수심이 그 무엇보다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깔끔하게 2차전을 졌다면 생기지 않았을 에너지가 유관순체육관을 가득 채우면서 이번 시즌 그 어느 때보다 현대캐피탈의 피가 뜨겁게 끓고 있다. “(조원태) 총재(겸 대한항공 구단주)와 심판위원장이 모두 같은 굴레 안에 있다”, “V리그의 판독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와 같은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던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이 “분노를 기폭제로 삼자”고 했던 당부가 대한항공이 감당하기 버거운 경기력으로 나타나는 형국이다. 여기에 팬들까지 배구장에서 보기 드문 현수막을 내거는 등 2차전 판독 논란이 현대캐피탈을 제대로 ‘원팀’으로 묶고 있다. 팬들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목청 높여 응원하며 이날 원정 응원을 온 대한항공 응원단의 목소리를 집어삼켰다. 분노에 달아오른 현대캐피탈의 전투력은 대한항공이 챔프전 직전 승부수로 띄운 외국인 교체마저 무력화했다. 새로 합류한 마쏘에게 1차전 18점, 2차전 15점을 내줬던 현대캐피탈은 3차전에서 마쏘를 7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도 “상대 서브가 강하게 들어와 제대로 활용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블랑 감독이 “총재에게 전해진 불편한 말은 사과드리고 추후엔 감정에 의한 발언은 삼가겠다”며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현대캐피탈은 아직 2차전 악몽을 털어버릴 생각이 없는 분위기다. 주장 허수봉은 “영상을 수십번 돌려봤고 잠도 못 잤다”면서 “챔프전에서 리버스 스윕을 보여주겠다”고 결기를 다졌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해야 하는 것 이상의 서사가 얽히면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더 흥미로워졌다. 배구판에서 보기 드문 ‘복수혈전’이 8일 4차전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지 배구팬들의 시선이 경기장으로 쏠리고 있다.
  • 중동전쟁발 의료제품 수급 대응… “담합·출고 조절 엄정 처벌”

    중동전쟁발 의료제품 수급 대응… “담합·출고 조절 엄정 처벌”

    중동 전쟁 여파로 의료용 소모품 수급 불안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사재기와 담합, 출고 조절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공급 부족 상황을 틈탄 ‘가격 장난’을 예외 없이 제재하겠다는 메시지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경제 위기에서의 사익 추구나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는 의료제품 공급망 안정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며 “가격 담합, 출고 조절 등 법 위반이 포착되면 신속히 조사하겠다. 의료제품과 관련한 불공정 행위에는 어떠한 예외도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에 대해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기업의 원료 보유와 생산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생산·수요·유통 전 단계 점검 강화에 나섰다. 현재 주요 품목의 재고는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수액제 포장재는 향후 3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 확보됐고, 주사기는 1개월 이상, 주사침은 최대 3개월 재고와 추가 생산 여력을 갖춘 상태다. 재정경제부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수입·생산·유통 과정의 공급망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전 국민 공급망 애로 핫라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엑스(X·옛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으로도 애로사항과 정책 건의를 접수하고 있다. 대국민 애로사항 접수에는 산업통상부·농림축산식품부·기후에너지환경부·국토교통부·복지부·식약처·관세청 등이 동참했다. 산업부는 호르무즈 해협 대체 경로를 통해 4월분 원유 5000만 배럴, 5월분 원유 6000만 배럴 등 총 1억 1000만 배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평시 도입량 8000만 배럴의 각각 60%, 70% 수준이다.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대체 원유 도입국은 총 17개국으로 오대양 육대주에 거의 다 걸쳐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질, 호주, 콩고, 가봉, 캐나다 등이다.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예상 수입 물량은 약 77만t으로 예년 대비 70% 수준이다. 여기에 국내 생산량 수출을 통제하면서 평시 대비 80%대 공급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토스뱅크, 퇴직경찰관 선발… ‘금융사기예방관’ 운영한다

    토스뱅크는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과 퇴직경찰관의 전문 역량을 활용해 지역사회 금융사기 범죄를 예방하는 ‘우리동네 금융사기예방관’을 공개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퇴직경찰관 30명을 선발해 약 한 달간 금융사기 유형과 대응법 등에 대한 교육을 거친 뒤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발 인원은 서울 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규모가 연간 100억원 이상인 15개 지역을 중심으로 2인 1조로 경찰서에 배치된다. 이후 예방 교육과 순찰·홍보 활동을 수행한다. 경찰청과 협의를 거쳐 범죄 징후에 대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활용해 지역 밀착형 예방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모집은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지원을 희망하는 퇴직경찰관은 경찰청 전직지원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단독] 경고음 큰데… 한투, IMA 자금 25% ‘해외 사모대출’로 굴렸다

    [단독] 경고음 큰데… 한투, IMA 자금 25% ‘해외 사모대출’로 굴렸다

    평생 예금만 해온 70대 A씨는 “원금이 보장되고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처음으로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에 5000만원을 넣었다. 하지만 이 자금 일부가 해외의 위험 자산에 투자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불안이 커졌다. 만기 2년 뒤 원금을 돌려받는 구조라지만, 중동사태로 금융시장 불안 뉴스가 이어지자 “정말 안전한 게 맞느냐”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중소·벤처기업에 투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취지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야심차게 도입한 한국투자증권의 IMA 자금 가운데 약 4분의 1이 해외 사모대출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사모대출 시장은 최근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며 자본시장의 ‘잠재적 폭탄’으로 떠오른 상태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모집한 IMA 자금 2조 5590억원 가운데 5034억원(19.7%)이 해외 사모대출에 투자됐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큰 1호 상품은 1조 1146억원 중 2726억원(24.4%)이 들어갔다. 아직 회수되지 않은 돈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2호 상품 7772억원 중 1904억원(24.5%), 3호 상품 3553억원 중 404억원(11.4%)도 각각 사모대출에 들어갔다. 사모대출은 은행 대신 사모펀드가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투자 방식이다. 투자자에게 이자를 많이 주는 대신, 한 번 투자하면 중간에 돈을 빼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미국 등에서 투자자들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환매)하자 일부 사모펀드가 인출을 막는 조치(게이트)를 하는 사례가 나오며 경고음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원금 보장을 전제로 한 IMA 자금이 단기간 회수가 어려운 자산에 투자된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IMA는 만기가 있는 상품이지만 원금보장형이어서 큰 위험을 감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사모대출 같은 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구조적 불일치가 발생한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환매가 몰리는 순간 부담은 증권사로 전이되고, 상품 안전성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최근 이런 점을 우려해 “환매가 가능한 상품에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비유동 자산)을 넣으면 구조적으로 긴장이 생긴다”며 “신뢰가 흔들리면 바로 자금 압박(유동성 위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사모대출 투자에 대해 “기업금융(IB) 관련 투자로 국내 기업 투자 전까지 자금을 굴리기 위한 임시 투자(가교자산)”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IMA 사업자들은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위험성을 고려해 해외 사모대출에 돈을 넣지 않았고, NH투자증권도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중소벤처기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라고 마련해 준 IMA 제도가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자금줄로 변질된 것은 생산적 금융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당국의 선제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물가 급등에 더 뜨는 삼각김밥 ‘뜨거운 리뉴얼’

    고물가로 이른바 ‘런치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저렴한 ‘편의점 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편의점의 상징으로 통하는 ‘삼각김밥 리뉴얼’ 경쟁에 나섰다. ●“싼맛 아닌 소비자 만족도 높여야” 세븐일레븐은 올해 1분기 삼각김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김밥과 도시락도 각각 16%, 14% 뛰었다고 7일 설명했다. CU도 1분기 간편식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었다. 이는 외식물가 급등 탓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800원을 기록했고 일부 식당에서는 5000~6000원짜리 김밥도 흔해졌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 편의점 음식은 저렴한 맛에 먹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기술이 향상되면서 소비자 만족도까지 높이는 것이 업계의 목표”라고 말했다. ●다른 간편식 품질 강화에도 힘써 실제 편의점 업계는 삼각김밥을 중심으로 간편식 품질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참치마요’ 등 삼각김밥 4종을 8일 리뉴얼 출시한다. 이어 이달 내 6종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리뉴얼의 핵심은 ‘밥맛’이다. 지난 1년간 세븐일레븐 인터내셔널, 롯데웰푸드, 롯데중앙연구소와 함께 ‘라이스 프로젝트’를 진행해 냉장밥 노화 방지 및 수분 보존 기술을 완성했다. 전자레인지에 데우지 않고 냉장 상태로 먹어도 밥알이 딱딱하지 않고 촉촉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밥맛… 라인 다양화 등 총력 GS25도 간편식 품질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연간 5000만개 이상 팔리는 참치마요 삼각김밥을 필두로 총 15종의 삼각김밥을 ‘더큰 삼각김밥’으로 향상시켰다. 삼각김밥 속 토핑 중량을 기존보다 10% 늘리고, 다시마 농축액과 들기름 등을 사용해 풍미를 높였다. 고물가를 고려해 품질은 높이되 가격은 기존대로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외에도 도시락, 샌드위치, 햄버거 등 간편식 전반에 걸쳐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다. CU 역시 2월 말부터 간편식 전반을 재정비한 바 있다.
  • 유가 급등하자… 1분기 전기차 신차 2.5배 급증

    유가 급등하자… 1분기 전기차 신차 2.5배 급증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속에서 지난 1분기 국내에 등록된 신차 중 전기차가 약 2.5배로 증가했고, 세계적으로 내년에는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3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뚫고 되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에서 신차로 등록한 전기차는 총 8만 3529대로 지난해 1분기(3만 3482대)보다 149.5% 증가했다. 1분기 전체 신차(41만 3049대)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에 달했다.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10만 9167대로 지난해보다 3.4% 증가했고, 경유차는 같은 기간 49.1% 감소한 1만 4353대에 불과했다.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윳값이 2000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정부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 시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고, 완성차업계도 전기차 할인 프로모션을 쏟아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에너지 분야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회복기를 당초 예측보다 2년 이상 앞당겼다. 전쟁 이전인 지난 1월에 예상한 올해 글로벌 전기차 침투율(신차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였으나, 이를 29%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의 전기차 침투율은 기존 전망치였던 30%를 35%로 상향했고, 2028년 전망치는 34%에서 41%로 올렸다. SNE리서치는 전기차인 기아 EV5와 동급 휘발유 모델인 기아 스포티지 1.6T를 놓고 유가 상승에 따른 총 차량 비용을 비교했다. 전기차는 휘발유차보다 구매가격이 더 높지만, 휘발윳값보다 낮은 배터리 충전비와 세금 등으로 이 비용을 회수하게 된다. 기름값이 리터(ℓ)당 1600원일 때는 전기차의 비용 회수 기간이 2년이지만, 2000원일 때는 1년 5~6개월로 분석했다. 또 유가가 높아질수록 내연기관차의 총소유비용(TCO·자동차 구매부터 폐차까지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크게 올라갔다. 소비자 유가가 ℓ당 1600원일 때는 스포티지 1.6T를 연간 2만㎞씩 10년간 운행할 때 총 5900만원이 드는데, 유가가 2000원일 때는 6500만원이 든다는 설명이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향후 유가가 안정되는 상황이 되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전기차의 조기 도입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KDI “중동전쟁에 경기 하방 위험 확대”

    중동 전쟁의 여파로 한국 경제 전반에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국제유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은 특히 국내 건설업계를 집중적으로 타격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완만한 경기 개선 흐름을 보여 왔던 경제가 중동 전쟁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 3월호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은 경기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이후 한 달 만에 ‘위험 확대’라는 표현을 쓰며 심각성을 키웠다. 생산과 소비, 투자, 수출 등에서 개선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이 발발하며 경제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란 찬물을 끼얹었다. 1~2월 평균 전 산업 생산은 2.6% 증가했다. 특히 지난 2월 반도체 생산은 전년 대비 27.1% 급증했다. 1~2월 평균 소매판매액도 2.7% 증가해 지난해 12월 1.2%에서 두 배 이상 개선됐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기업과 소비자 심리가 동반 악화했다. 지난달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전월과 비교해 제조업(77→71)과 비제조업(74→70)에서 모두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 107.0으로 전월 112.1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아진 설비투자는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위축될 위기에 놓였고, 건설투자 역시 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착공 지연, 공사 기간 연장 등으로 회복이 더딜 것으로 관측됐다. KDI는 물가가 현재까지 목표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 상방 압력이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급등으로 전월 2.0%보다 높은 2.2%를 기록했는데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급 차질이 반영되면 항공료 등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물가 불안 심리는 이미 국채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일부 반영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국고채 10년 물 기준)은 지난 3월 2.7%로 전월 2.5%에서 0.2% 포인트 높아졌다.
  • AI 에이전트, 절세·투자·공과금 이체까지 척척… ‘1인 1금융집사’ 시대

    AI 에이전트, 절세·투자·공과금 이체까지 척척… ‘1인 1금융집사’ 시대

    대출 심사·자산 관리 등 AI 도입고객 생애주기 맞춰 선제적 제안30분 걸리던 신용평가도 10초컷해외선 단순 보조 넘어 과업 완수 데이터 안보·투명성 확보는 ‘과제’ “이번 달 보너스 들어왔는데, 내 소비 패턴에 맞춰서 이자율 높은 적금 하나 가입해주고 남은 돈으로 공과금 좀 내줘.” 퇴근길 지하철에서 직장인 A씨가 스마트폰에 나직이 읊조리자 금융 AI 에이전트가 즉각 응답한다. 1초 만에 수만 개의 상품을 비교해 최적의 적금을 찾아내고, 고지서 속 관리비까지 확인해 이체를 마친다. 평소 눈여겨보던 해외 주식이 급락하면 “지금이 평균 단가를 낮출 적기”라며 매수 타이밍을 제안하고, 반대로 새벽 시간대에 평소와 다른 지역에서 고액 결제가 시도되면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스스로 송금을 차단한 뒤 사용자에게 보고한다. 이런 상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국내 금융권과 정보·통신(IT) 업계가 서로 손을 잡고 첫발을 내디뎠다. 금융사 창구를 찾아가던 시대가 가고, AI가 고객의 생애 주기와 일정에 맞춰 대출 승인부터 절세 전략까지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초개인화 금융’이 일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S는 7일 우리은행과 손잡고 대출 심사와 자산 관리 등 175개 업무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배치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전날 IBK시스템과 협력해 소상공인 대출 등 전문 지식이 필요한 현장에 최적화된 AI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KT는 제주은행의 행정 및 고객 서비스 전반에 생성형 AI 플랫폼을 이식하며 지역 금융의 AX(인공지능 전환)를 이끌고 있다. 금융 현장에선 이미 압도적인 속도를 체감 중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에 직원이 지표를 분석하느라 30분 이상 소요되던 기업 신용평가 업무를 단 10초 만에 끝내는 생성형 AI 시스템을 지난달부터 전 영업점에 도입했다. 해외 금융 시장은 한발 더 앞서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앤스로픽과 협력해 투자 업무를 자율 수행하는 ‘디지털 동료’를 투입했고, 미국 최대 상업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는 구글 클라우드 기반 AI 에이전트로 전 직원에게 실시간 시장 분석을 지원한다. 보조 도구를 넘어 스스로 과업을 완수하는 AI가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운영체제로 부상한 것이다. 다만, 금융 보안과 데이터 안보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AI가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내부 논리를 알 수 없는 ‘블랙박스’ 현상이 발생할 경우, 금융의 생명인 투명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해칠 수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금융 분야의 AI’ 보고서를 통해 AI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뒤흔드는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AI로 금융사의 이상 징후를 역추적하는 전용 감시 도구 ‘아테나(Athena)’를 도입해 맞대응에 나섰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망 분리 개선 로드맵’과 ‘통합 AI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의무화하고 보안 대책 마련을 전제로 하는 AI 활용 환경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그날의 뒷모습마저 기록하고 싶었다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그날의 뒷모습마저 기록하고 싶었다

    여기, 뒷모습이 있다. 사진이 순간을 고정시켜 놓은 때문이 아니라도, 깔고 앉은 의자처럼, 스스로는 움직일 줄 모르는 사물처럼 완강한 ‘BACK’이다. 2022년 여름,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새 정권이 시행하는 정책들에 분노한 시민들이었다. ‘촛불의 경험’을 공유한 그들은 8월 무더위를 무릅쓰고 시위를 시작한 뒤 기약 없는 긴 싸움을 이어 갔다. ‘토요시위’는 해를 넘겨 계속되었고, 두 번째 겨울이 지나도록 이어졌다. 그리고 세 번째 겨울인 2024년 12월 3일, 갑작스러운 현실로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 누적된 분노가 폭발하면서 시민들의 연대와 저항으로 드넓은 광장들의 밀도가 높아졌다. 그 광장에, 시위에 연대한 한 사람의 시민이면서 역사적 현장의 기록자로 사진가 이상곤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현장 사진’에는 현장에서 촛불을 들고 응원봉을 흔드는 시민들의 몸짓, 얼굴과 표정, 외침 등이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광장을 지키는 묵묵한 뒷모습만이 담겨 있을 뿐이다. 사진가가 오직 혹한을 견디며 세 번의 겨울 광장을 지킨 시민들의 뒷모습에 주목한 때문이다. ‘뒷모습’의 작가 미셸 투르니에가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고 했듯이, 인간의 뒷모습이 보여 주는 웅변적 표현에 이끌린 이상곤은 또 다른 각도로 그날의 현장을 증언코자 했다. 그날의 뒷모습마저 기록하고 싶었던 것이다. 3년 동안 지속한 사진 시리즈의 제목은 ‘BACK’이다. 이는 ‘등’ 또는 ‘뒷면’이라는 뜻과 함께 ‘뒤로’라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BACK’은 사람들의 뒷모습, 과거 독재의 시간으로 되돌리려 한 시도에 맞서 다시 제자리로 되돌리려는 필사의 저항과 권력의 어두운 배면을 모두 포함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사진을 보는 것은 ‘눈으로 어루만지는 감각’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BACK’을 통해 그날의 현장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뒷모습을, 장시간의 앉은 자세와 추위로 굳은 등과 어깨를, 그 마음들까지를, 눈으로 어루만지게 된다. 박미경 류가헌 갤러리 관장
  • 생태도시 20년 일궈낸 순천… 그 위에 ‘미래산업 도시’ 꽃피운다

    생태도시 20년 일궈낸 순천… 그 위에 ‘미래산업 도시’ 꽃피운다

    순천만 습지 복원·국가정원박람회無자원 한계 넘어 ‘정원 경제’ 활짝문화·우주·바이오 새 3대 경제 축에 치유도시 전략과 반도체 결합 나서애니메이션·웹툰 클러스터 조성우주항공산업진흥원 등 유치전전력·용수·부지·교통 ‘반도체 최적’620억 투입, 그린바이오 거점 육성세계적 경기 둔화와 산업구조 변화로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적인 제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광양제철소가 위치한 전남 동부권의 신산업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지역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 과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순천시가 지난 20여년 축적해 온 생태도시 철학을 토대로 문화·우주·바이오라는 3대 경제 축과 치유도시 전략, 그리고 반도체를 결합해 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전환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순천은 민선 8기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조립장 유치, 애니메이션·웹툰 분야 선도 기업 유치, 전남 최초 코스트코 입점과 7000억원 규모의 호텔 건립 업무협약(MOU) 등 분야별로 굵직한 결실을 보기도 했다. 나아가 시는 오는 7월 출범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비해 반도체·우주항공 핵심 기관 등의 추가 유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급 인재가 찾아와 머물 수 있는 정주·산업 환경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등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생태 정책, 국내 넘어 국제적 호평 불과 20년 전만 해도 순천은 대규모 산단을 기반으로 한 인근 도시들에 비해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무자원 도시’로 평가받았다. 시는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순천만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흑두루미를 비롯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생태철학을 도시 전략의 중심에 세웠다. 오리농장과 식당을 옮기고 전봇대 282개를 뽑는 등 과감한 습지 복원 정책을 통해 순천만 생태계의 건강성을 되살렸고, 이는 탐조객과 생태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출발점이 됐다. 이러한 생태 기반 위에서 순천만국가정원 조성과 두 차례의 국가정원박람회 개최는 도시 경제 구조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25년 한 해 동안 순천만국가정원 방문객은 450만명을 넘어섰고 입장료와 부대 수입 등 영업 수익은 120억원을 돌파하며 ‘정원 경제’가 안정적인 수익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정원박람회 폐막 이후에도 콘텐츠를 고도화한 결과 국가정원은 계절별 특화 프로그램과 야간 콘텐츠 등으로 사계절 관광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도시의 미래에 대한 장기 투자가 관광 수입과 세입 확충,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순천의 생태 정책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호평을 얻고 있다. 국제두루미재단(ICF) 임원진이 순천만을 찾은 데 이어 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가입하며 세계 생태 네트워크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했다. ‘생태가 곧 경제’라는 슬로건은 더 이상 수사에 그치지 않고 도시 브랜드로 이어지며 실질적인 성장 엔진이 되고 있다. ●뉴스페이스 생태계 등 신산업 전환 시는 축적된 생태도시 역량을 바탕으로 문화·우주·바이오 3대 경제 축을 새롭게 세우고, 치유도시 전략과 결합한 미래산업 도시 구상을 제시했다. 문화산업 분야에서는 국가정원과 원도심을 무대로 애니메이션·웹툰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대한민국 문화도시 지정으로 보한 재원을 발판 삼아 웹툰 아카데미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 875억원 규모의 전략 펀드를 통해 원도심 일대에 자리 잡은 36개 문화콘텐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추가적인 기업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우주·방위산업은 전남 동부권의 제조업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 율촌산단에 자리 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체 제작센터는 차세대 발사체 누리호 6호기 제작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시는 우주 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와 순천 ‘SAT’ 위성 발사를 준비하는 등 뉴스페이스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세계 5대 우주 강국’과 ‘4대 방산 강국’을 목표로 우주·방산 예산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순천은 전남 고흥·경남 사천·대전 등 관련 도시와의 연대를 통해 남해안 우주산업 벨트의 중요한 한 축을 맡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시는 행정통합에 따른 공공기관 이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시는 우주항공청의 2028년 진흥원 설립 목표에 맞춰 연향들 일원 약 7만㎡ 부지를 후보지로 제시하고, 이곳에 주거·문화·숙박 등 정주형 지원 시설을 함께 조성해 기관의 조기 안착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순천은 발사체 제작센터를 비롯해 우주·방산 관련 소재·부품 기업이 들어설 수 있는 산단 인프라가 집적돼 있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이 들어설 경우 연구·제조·행정이 한 도시 안에서 연결되는 ‘전 주기 우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승주읍 일원을 그린바이오 혁신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620억원을 투입, 의약품·우주·미래식품의 원료가 될 농작물을 생산하는 등 농업과 첨단산업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린바이오 분야의 주요 기업과 생산시설 조성 협약도 성사됐다. 시는 이제 생태·정원·농업을 결합해 바이오 헬스·우주식품 산업과 연결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누구나 한번 살아 보고 싶은 도시’로 전남 동부권 행정통합과 반도체,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유치 논의는 향후 수십 년간 지역의 산업·인구 지형을 뒤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와 우주 산업은 막대한 설비 투자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기업과 기관 입장에서는 고급 인력이 장기 정착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이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전력, 용수, 부지, 교통 등 반도체 유치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춘 순천은 생태·치유·문화 인프라와 함께 코스트코 유치를 비롯한 정주 환경을 대폭 강화하며 ‘누구나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의 전환을 꾀하고 선제적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노관규 시장은 “생태도시 20년은 단지 환경 친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불황에도 버틸 수 있는 새로운 경제 구조를 설계해 온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문화·우주·바이오 3대 경제 축과 치유·정주 전략, 그리고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유치를 바탕으로 반도체와 우주항공 등 미래산업의 고급 인재가 선택하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 상상력, 치유하는 힘

    상상력, 치유하는 힘

    연극·애니 결합해 정교한 상호작용아빠의 편지로 시작된 상상 속 모험“상상, 감정·상황을 이해하는 방식” 영국 극단 1927의 최신작 ‘아빠, 어서 돌아와요’(Please, Right Back)가 오는 24~26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서 아시아 초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작가이자 연출가인 수잔 안드라데와 애니메이터 폴 바릿이 2005년 창단한 극단 1927은 연극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며 ‘살아있는 그래픽 노블’, ‘무대 위의 무성영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무성영화 특유의 자막과 과장된 연기를 활용하는 연출 방식은 극단 이름과도 관련이 있다. 1927년은 세계 첫 유성영화 상영과 함께 무성영화 시대가 저물기 시작한 해다. ‘아빠, 어서 돌아와요’는 극단 1927의 미학이 정점에 달한 수작으로 꼽힌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아빠 ‘미스터 E’와 그를 기다리는 가족 이야기가 중심이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비밀 요원이라 국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편지를 보낸다. 편지들을 받으며 아이들은 찬란한 모험의 세계로 들어간다. 하지만 아빠의 실제 처지가 드러나면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환상 세계와 가혹한 현실은 충돌한다. 안드라데 연출은 서면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편지’를 출발점으로 삼아 행간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채워 나가고 의미를 구축해 나가는 방식을 탐구했다”면서 “상상이 단순한 도피처가 아니라 말하기 어려운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배우들은 가상의 문을 열고 들어가거나 영상 캐릭터가 던진 물건을 받는 식으로 애니메이션과 상호작용하며 실재와 환상의 경계를 허문다. 관객이 혼란스러우면서도 동시에 흥미를 느끼는 지점이다. 안드라데 연출은 애니메이션 활용에 대해 “상상과 현실이 서로에게 스며들어 두 상태를 빠르게 오갈 수 있게 해준다”면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또 다른 배우’로 실재 배우와 협업하며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고 덧붙였다. ‘상상력이 지닌 치유의 힘’을 보여준 작품은 2024년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현지 언론은 “1927은 다시 한번 마법을 부렸다. 시각적 경이로움 이상으로 가족의 사랑을 노래한다”(가디언), “유머와 따뜻함을 잃지 않는, 영리하고도 가슴 아픈 수작”(더스테이지), “어린이 환상극 같지만 영국의 사법 체계와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텔레그래프) 등 찬사를 보냈다. 2017년 ‘골렘’으로 방한한 적이 있는 안드라데 연출은 “한국 관객들은 몰입력이 높아서 인상적이었다”면서 “관객들이 결론보다는 느낌을 갖길 바란다. 우리가 만든 공간 안에서 관객들이 저마다의 이미지, 분위기 등 잔상을 갖고 극장을 떠나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 백악관에 아이들 불러 놓고… 트럼프 “이란은 적대국”

    백악관에 아이들 불러 놓고… 트럼프 “이란은 적대국”

    전쟁 얘기에 행사 10분 지연되고그림에 사인해 주며 “2.5만불짜리”평화 지향 부활절과 괴리감 연출 15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전통의 백악관 가족행사 ‘부활절 달걀 굴리기’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얘기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 다음날인 6일(현지시간) 꽃으로 단장한 백악관 사우스론을 내려다보며 “이란보다 더 적대적인 상대는 없다. 그들은 실력 있는 전사들”이라며 “조종사가 격추되면 수많은 전투기를 투입해도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실종됐던 전투기 장교 구조 작전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공했다며 자신의 업적을 포장한 것이다. 논란이 번진 건 이 자리가 1878년 시작된 백악관의 대표적인 가족 초청 행사이기 때문이다. 부활절 달걀 굴리기는 어린이와 가족이 참여해 커다란 숟가락으로 달걀을 굴리는 기독교 전통 행사다. 역대 대통령 부부는 이 자리에서 어린이들과 교류하며 친근감을 높이고 평화를 지향하는 메시지를 내왔지만, 이날은 그와 정반대 모습이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풍요와 부활을 상징하는 ‘부활절 토끼’(이스터 버니) 곁에서도 이란을 향해 “항복하지 않으면, 다리도 없고 발전소도 없어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가 이란 전쟁 관련 질문에 답하는 사이 달걀 굴리기를 하러 온 어린이들이 10분 이상 기다리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아이들과 대화하면서도 그의 자화자찬은 빠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어린이가 색칠한 백악관 그림에 사인을 해주며 “오늘 밤 이베이(경매 사이트)에 올리면 2만 5000달러(약 3800만원)에 판매할 수 있다”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자동 서명기를 썼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에서도 메타, 유튜브 등 각종 기업이 후원한 부스가 차려졌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백악관을 기업을 위한 홍보관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행사에선 부스 설치나 로고 노출, 영부인과 만남, 백악관 투어 등을 대가로 최대 20만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모금액이 비영리단체인 백악관역사협회로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 슈퍼사이클 반도체로만 50조… 삼성, 구글도 뛰어넘었다

    슈퍼사이클 반도체로만 50조… 삼성, 구글도 뛰어넘었다

    삼성전자가 이란 전쟁 등 돌출 악재에도 한국 기업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연 배경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과 맞물린 기술 경쟁력 회복이 자리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리사 수 AMD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접점을 넓히며 협력 확대에 나선 점도 이번 역대급 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빅테크들 협력 효과세계 첫 6세대 HBM4 양산 시작GTC 2026서 차세대 제품도 공개삼성전자가 7일 공시한 잠정 실적에는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총 57조 2000억원의 영업이익 중 반도체에서만 약 50조원을 번 것으로 추정했다. 핵심 사업은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수요가 몰린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세대 HBM 경쟁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를 양산 출하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또한 지난달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에서 차세대 제품인 HBM4E를 공개하는 등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PC·모바일 등에 사용되는 범용 D램 가격 상승 역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90∼95%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약 6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D램을 납품하고 있다. KB증권 김동원·이창민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삼성전자 D램과 낸드 출하량의 60%를 흡수하고 있다”며 “AI가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메모리 탑재량 증가 추세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부문의 적자폭 축소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와 함께 핵심 축을 이루는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향후 실적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 환율 효과도 있었다. 반도체 수출 대금을 대부분 달러로 받는 구조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실적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 효과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지만, 부품 가격 상승 부담으로 수익성이 둔화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차세대 제품 생산 능력 확대HBM 수요 확대·D램 가격 상승세AI 데이터센터, 낸드 60% 싹쓸이TV·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이전 분기에 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에도 적자 또는 소규모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 중심의 DS 부문 매출 및 이익 상승과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시장 경쟁력 강화로 전사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1분기 영업이익은 글로벌 빅테크 중 상위 5위 안에 들 정도의 수준이다.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509억 달러였고, 엔비디아 443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383억 달러, 알파벳(구글) 359억 달러 등이었다. 시장의 시선은 이미 내년으로 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메모리 업황은 아직 미드 사이클(중간 국면)에 근접했다”며 향후 실적 상승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넘어 전 세계 영업이익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327조원, 내년 영업이익을 488조원으로 내다보며 “올해 엔비디아(357조원)와 삼성전자(327조원) 영업이익 격차는 30조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내년 글로벌 영업이익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1248조원)은 엔비디아(6487조원) 대비 19%, TSMC(2206조원) 대비 57% 수준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기업 폭발적 성장 기대스마트폰 선방… 가전도 흑자 분석내년 488조, 글로벌 1위 달성 전망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도 “과거 반도체 사이클을 반추해 보면 미드 사이클 앞뒤로 전개되는 판매 가격 상승 구간 이후 물량 확대 구간이 중복될 때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은 더욱 폭발적으로 개선됐다”며 “해당 구간은 2026년 4분기부터 2027년 2분기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76% 상승한 19만 6500원에 장을 마쳤고 장 초반에는 20만원 선을 돌파했다.
  • 데드라인 12시간 앞, 하르그섬 때린 트럼프

    데드라인 12시간 앞, 하르그섬 때린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던 대이란 최후통첩 시한을 약 12시간 앞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인 하르그섬 군 시설에 공격을 가했다고 미국 매체 액시오스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드라인’ 직전에 이란 경제의 ‘에너지 목줄’로 불리는 하르그섬을 공격하며 대이란 압박을 최고조로 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오늘 밤 한 문명(civilization) 전체가 사라질 것이며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지는 않지만,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오늘 밤 세계의 길고 복잡한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를 알게 될 것”이라며 “47년간 이어져 온 착취와 부패, 죽음이 마침내 끝날 것”이라고도 했다. 이란 매체들도 이날 하르그섬과 교통인프라가 공격당한 사실을 잇따라 보도했다. 이란 국영 메흐르 통신은 텔레그램을 통해 “미국과 시오니스트 적대 세력이 하르그섬에 대해 여러 차례 공격을 감행했고, 섬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며 폭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메흐르 통신은 이날 중부 이스파한주 부지사를 인용해 철도 교량이 공격당한 사실도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이란과의 협상 시한 당일 이뤄졌다. 트럼프는 ‘7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8일 오전 9시)을 최종 시한으로 못 박고 전날 더 이상의 공격 유예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드라인을 12시간가량 앞두고 이뤄진 공격이 협상을 종용하기 위한 압박용인지, 협상이 불발된 데 따라 이뤄진 공습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하르그섬에 대한 공격은 군사시설 50여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CNN이 보도했다. 에너지시설을 타깃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협상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군은 하르그섬을 처음으로 공격한 지난달 중순에도 군사시설만을 공격했다. 당시 석유수출 터미널과 파이프라인, 저장탱크 등 하르그섬 에너지인프라는 의도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그러나 이제 완전하고 전면적인 정권 교체가 이뤄지고 더 똑똑하고 덜 급진적인 사람들이 주도한다면 어쩌면 혁명적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새로운 협상 주체가 등장할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협상 타결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은 이날까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이 제시한 45일 휴전 후 종전 논의안 등을 두고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5일 휴전안’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란이 이같은 단계적 휴전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강경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역내 군사 충돌 전면 중단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행을 위한 새로운 체계 마련 ▲전후 재건 지원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 등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양측의 입장 차가 심해 최종시한 내에 합의가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란은 대미항전 의지를 불태웠다. 이란 청소년최고위원회는 이날 국영방송 성명에서 미국의 민간 인프라 공습을 막기 위해 청년, 학생 등에게 발전소 주변에서 ‘인간사슬’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전날 공습으로 사망한 혁명수비대(IRGC) 정보조직 수장을 애도하며 “이란 전사와 군대의 대오는 매우 굳건하다. 그들의 자하드(성전) 결의는 어떤 흔들림도 없다”는 메시지를 냈다.
  • 정부 “17개국서 대체원유 1억 1000만 배럴 확보… 평시 60~70%”

    정부 “17개국서 대체원유 1억 1000만 배럴 확보… 평시 60~70%”

    4월 5000만·5월 6000만 배럴 확보 나프타 77만t…“추경 편성 시 더 확보” 비축유 스와프 3000만 배럴 이상 신청 서울 휘발유값 2000원 돌파…3년 8개월만 중동발 원유 수급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 외의 대체 경로를 통해 17개국에서 4월분 원유 5000만 배럴, 5월분 원유 6000만 배럴 등 총 1억 10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입도 평시 도입량의 70%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일일 브리핑’에서 “4월분은 평시 도입량(8000만 배럴)의 60%, 5월분은 70%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체 원유 도입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질, 호주, 콩고, 가봉, 캐나다 등이다. 양 실장은 “오대양 육대주에 거의 다 걸쳐서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의 대체 원유가 국내 도착하기 전까지 정부 비축유를 먼저 빌려 주고 추후 대체 물량으로 돌려 받는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 신청 물량은 국내 4개 정유사 전체 3000만 배럴 이상이었다. 지난 주 발표된 20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 정도 늘어났다. 계약 완료된 2건은 이송까지 마쳤고 이번 주 4건 이상 추가 계약이 예정돼 있다. 양 실장은 “이번 주까지 스와프 물량은 총 800만 배럴”이라며 “정유사들이 비축유 스와프에 관심이 많고, 활용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프타 확보에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양 실장은 “올해 4월 예상 수입 물량은 약 77만t으로 예년 대비 70%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경질 나프타 수입량은 116만t 정도다. 양 실장은 “국내에서 110만t 넘게 생산하고 있어 수입량을 합치면 평상시 공급량 대비 80% 이상, 최대 90% 가까이 공급되고 있다”며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면 기업들과 함께 나프타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유소 기름값은 종전 기대감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2000원을 넘겼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3.5원으로 전날보다 13.1원 올랐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지속됐던 2022년 7월 25일(2005원) 이후 처음이다. 경유 가격은 1984.3원으로 전날보다 16.3원 올랐다.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도 모두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ℓ당 11.3원 오른 1969.6원, 경유 가격은 11.8원 오른 1961.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여파와 국제 유가 상승세 속에 조만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2000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6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9.8달러, 두바이유 120.2달러, 서부텍사스유(WTI) 112.4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모두 상승했다.
  • [단독] 정일연 권익위원장 “김건희 명품백 4월말까지 진상조사… 담당 국장은 사회적 타살”

    [단독] 정일연 권익위원장 “김건희 명품백 4월말까지 진상조사… 담당 국장은 사회적 타살”

    ‘명품백 사건’ 상식에 어긋난 결정 정권 입맛에 맞춘 전 기관장 책임 공직자 배우자 처벌할 제도 추진 담당 국장 사망 의혹 진상 조사 전원위 종결 반대했다 생긴 비극 개인 문제 아닌 권익위 책임 인정 내란죄 중대 공익 침해 행위 규정 신고한 국민 보호 미흡 땐 과태료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이 7일 권익위가 2024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을 ‘위반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한 사건과 관련해 “권익위가 상식에 어긋난 결정을 했다”며 “4월 말까지 진상조사를 해보고 필요하면 시간을 더 들여서라도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권익위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진행한 언론 첫 인터뷰에서 “잘못된 것을 원래대로 되돌려야 정상적으로 갈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4일 취임한 그는 ‘명품백 사건’과 해당 사건을 ‘종결 처리’했던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였던 김모 국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진상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 권익위는 2024년 6월 전원위원회를 열고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며 사건을 종결했다가 직무 관련성·대가성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권익위는 수사기관으로 이첩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데 따른 비판이 쏟아지자 처음으로 의결서 전문을 공개하고 “청탁금지법상 제재 규정이 없는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헌법의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제재할 수 없으므로 처벌을 전제로 한 수사의 필요성이 없어 종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을 미리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근대 형법의 기본 원칙으로, 권력자가 범죄와 형법을 마음대로 진단하는 죄형전단주의를 막기 위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는 의미다. 정 위원장은 “권익위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려온 게 문제”라고 지적한 뒤 “법과 원칙, 공무원의 양심에 따라 국민이 수긍할 수 있도록 일 처리를 한다면 정권이나 기관장이 바뀌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한 결정을 했다는 지적을 받은 ‘명품백 사건’을 포함해 주요 사건들이 무엇이 문제가 됐는지 상세히 조사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 상식에 반했고 업무 처리 과정에서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다시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회피 제도 보완 등 잘못된 게 있다면 바로잡기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순직 처리된 김 국장의 극단 선택에 대해 “무혐의 종결을 반대했던 국장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며 “유능한 간부가 일 처리를 하다가 극단 선택을 한 건 자살이라곤 하나 ‘사회적 타살’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정을 전제로 “조사 중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범죄 행위 단서가 발견되면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유철환 전 권익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도 시사했다. “48개 집단민원 우선 해결에 역량 집중”“6월 李회의서 집단·특이민원 로드맵 발표”정 위원장은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부분이 여러 개다. 나름대로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2023년 11월 류 전 방심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들에 대해 1억 4000만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방심위가 방송사 심의를 진행하도록 류 전 방심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민원을 제기했다는 이른바 민원 사주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함께 정 위원장은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란죄를 공익 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공익 신고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또 권익위가 국민 고충 처리와 부패 방지 등 본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피신고인 등에 대한 조사권 확보와 신고자 보호 조사 요구 거부 등에 대해 과태료를 직접 부과하는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을 통해 권익위의 위상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신속하게 성과를 내고 싶은 분야로는 집단민원과 특이(악성)민원 해결을 꼽았다. 정 위원장은 “가장 시급한 집단민원 48개를 우선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려 한다”며 “오는 6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 집단갈등조정회의에서 집단·특이(악성)민원 관리·해결 전략 로드맵을 발표하고 각 기관별 이행사항이 제때 추진되고 있는지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익위는 올해 1월 집단·특이민원 해소 전담조직인 ‘집단갈등조정국’을 신설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오랜만에 공직에 복귀한 소감은. “세 번째 공직을 맡는 건데 사법부와 행정부의 일이 많이 다르다.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고 개별 사건 중심에서 더 넓은 시각에서 국민 전체 이익을 고려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 -임명 당시 쌍방울로부터 뇌물을 받고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를 변호한 이력이 부담되지는 않나. “정확히 잘못을 지적해 문제가 있으면 받아들이지만 내가 잘못한 게 없으면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해 부담 없었다.” -임기 중 꼭 해내고 싶은 것은. “임명될 때 청와대에서 권익위의 조속한 정상화를 얘기했다. 남들이 비정상이라 지적한 것은 결국 국민 신뢰를 못 받은 것이다.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권익위는 그동안 법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결론을 내려온 게 문제였다. 전 기관장의 책임이다.”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짜리 디올 가방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된 사건을 권익위가 무혐의로 처리했는데, 진상조사는 어떻게 하나. “정권 바뀌었다고 과거 결정을 뒤엎는 게 아니라 명품백 사건은 전 국민이 동영상을 다 봤고 상식에 어긋나게 권익위가 결정해 올바른 길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국회와 언론의 지적이 있어 4월 말까지 진상조사를 진행한다. 조사 과정이 불편하겠지만 누구를 처벌하자는 게 아니라 다시는 이런 결정이 나오지 않도록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수수를 했을 때 직접 처벌할 근거가 없어 국회 청탁금지법 개정(총 11건)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명품백 사건’ 담당 국장의 종결 처리 후 극단적 선택에 대해서도 별도 TF를 구성해 조사한다고. “국장이 무혐의 종결에 반대했다고 들었다. 명품백 사건을 맡지 않았다면 그런 선택을 했겠나. 우울증 등 개인 문제로 치부되는 건 납득되지 않는다. 해당 일을 처리하다가 숨진 만큼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고 최소한 권익위에 책임이 있는 만큼 문제를 인정해야 한다. 유족의 협조를 받는 게 쉽지는 않다. 객관적 자료를 수집해 결과를 내고 싶은데 4월 말까지 해보고 필요하면 더 연장하겠다.” -류 전 방심위원장 ‘민원 사주’ 의혹 관련 감사원은 사주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발표했는데. “들여다볼 부분이 여러 개라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감사원이 전 방심위원장의 민원 사주의 직접 증거를 발견 못한 것은 류 전 방심위원장의 업무방해 혐의 사항으로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신고자 보호 조치가 왜 제대로 안 됐는지 등 권익위는 해당 사건을 면밀히 검토해 이해충돌방지법과 공익신고자 보호법 적용에 정책적 개선 방안을 살펴보겠다. 피신고자가 기관장인 경우 감사원 등 객관성을 가진 제3의 기관이 사건을 처리하도록 방안도 강구하겠다.” -집단·특이민원 해소를 위한 대통령 주재 갈등조정협의회의 역할은. “대통령은 집단 갈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행정력 낭비 등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본다. 선제적으로 발굴해 해소하려는 이유다. 특이민원의 시작은 첫 대응이 잘못돼 소송으로 악화되는 경우들이 많다. 들어주기만 해도 풀어지는 경우가 있다. 상담·법률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와 협력해 민·관 전담팀이 함께 경청하고 설득해 민원 해소를 지원하겠다.” -내란죄 등을 공익 신고 대상으로 확대했을 때 기대효과는. “공익 신고 대상 법률은 498개인데 내란죄 등 중대한 공익 침해 범죄에 대해 신고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용기 있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최소한 내란죄를 공익 침해 행위로 규정해놓아야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권익위의 자료 제출 요구권 확대와 피신고인 조사 권한 강화에 대한 권한 비대화 우려는. “권익위는 부패방지 총괄기구지만 실질적인 조사권이 거의 없고 강제성도 없다. 부패 방지, 고충 민원 처리 내 필요한 범위에서 자료 미제출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조사가 미흡하면 재조사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피신고자 의견을 들을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 피신고자의 의견도 들어봐야 신고가 정당한지 부당한지 판단할 수 있지 않겠나.” -신고자 보호 조사 요구 거부 시 과태료 부과 주체를 법원에서 권익위로 일원화하려는 이유는. “신고자 보호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다. 도로교통법 등 다른 행정부는 과태료를 직접 부과하는 반면 현행 청탁금지법상 권익위는 기관장에 통보 후 기관장이 법원에 요청하는 구조라 길게는 1년 이상 시간이 지연된다. 직접 과태료 부과로 신고자 보호의 신속성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후배 공무원의 사비로 간부 식사를 대접하는 공직사회 ‘간부 모시는 날’에 대한 조치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간부 모시는 날은 금품수수 금지, 사적 요구 금지, 직무권한 등 부당행위 금지 규정이 있는 공무원 행동강령에 위반될 수 있다. 매년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 중인데 인사혁신처, 행정안전부와 협업해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인공지능(AI) 국민권익플랫폼은 언제쯤 볼 수 있나. “AI가 민원 상담은 물론 민원신청서를 작성해주는 ‘민원전용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신고할 때 법령·사례를 찾아주고 담당자에겐 답변 초안도 제시해 집단민원도 한 번에 신속히 처리할 수 있다. 올해 2월부터 국토교통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4개 기관이 시범 운영 중인데 반응이 좋아 전 부처로 확대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2030년 완료할 계획이다. ■ 정 위원장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수원지법 안산지원장을 지낸 정통 법조인 출신이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언론중재위원회 위원도 역임했다. ▲전북 전주(65) ▲건국대 법학과 ▲사법연수원 20기 ▲전주지법·수원지법·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법무법인 베이시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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