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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리노 동계올림픽] ‘어게인 톱10’

    [토리노 동계올림픽] ‘어게인 톱10’

    ‘눈과 얼음의 축제’ 2006토리노동계올림픽이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스타디오올림피코에서 막을 올린다.2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대인 82개국 5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루지, 봅슬레이, 아이스하키, 컬링 등 7개 종목에서 84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8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북한을 비롯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와 마다가스카르가 처음 참가했다. 특히 북한은 한국과 함께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개폐회식 때 동시 입장한다. 남북한은 2000시드니올림픽부터 6차례나 국제대회에서 동시입장했지만 동계올림픽은 처음이다. 봅슬레이와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5개 종목에 69명의 선수단(선수 40명, 임원 29명)을 보낸 한국은 금메달 3개 이상을 목표로 종합 10위내 재진입을 노린다. 지난 7일 선수촌에 입촌한 한국선수단은 현지에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은 1992알베르빌대회(금2, 은1, 동1)에서 처음으로 10위에 오른 뒤 1994릴레함메르대회 6위(금4, 은1, 동2) 1998나가노대회 9위(금3, 은1, 동2)를 차지해 3회 연속 ‘톱10’을 유지했다. 그러나 2002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선 14위(금2, 은2)로 밀려났다. 한국선수단이 기대를 거는 종목은 역시 쇼트트랙이다. 남녀 간판 안현수(21)와 진선유(18)를 앞세워 13일 새벽 남자 1500m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사냥에 나선다. 대회를 앞두고 파벌싸움 조짐이 일기도 했지만 현지 도착 이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특히 남자부에선 안현수와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24)의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된다. 오노는 4년전 안방에서 열린 솔트레이크대회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의 금메달을 빼앗아간 장본인으로 한국으로서는 복수전을 치르는 셈이다. 그러나 안현수도 오노를 제일 강력한 라이벌로 꼽을 정도여서 방심은 금물이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이강석(21)과 이상화(17)가 김윤만(1992알베르빌대회 은메달) 이후 14년 만에 메달 진입을 노린다.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 불참했던 북한은 쇼트트랙(2명)과 피겨(4명) 등에서 6명을 출전시켰다. 동계올림픽의 하일라이트인 피겨 여자싱글에서는 러시아의 이리나 슬러츠카야(27)와 미국의 미셸 콴(26)이 ‘숙적’으로 다시 만난다. 올림픽과의 악연도 끊을지 관심거리다. 이들은 여러차례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라 올림픽때마다 우승후보 0순위로 거론됐지만 정작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토리노 동계올림픽](2)무한도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무려 14년만에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딴 메달은 모두 20개. 하지만 19개가 효자종목 쇼트트랙에서 쏟아졌다. 나머지 1개는 1992년 알베르빌대회 1000m에서 김윤만이 딴 은메달. 이후 14년만에 토리노에서 한국의 남녀 간판스타 이강석(사진 왼쪽·21)과 이상화(오른쪽·17)가 메달 획득을 꿈꾼다. 이강석은 지난해 동계유니버시아드 500m에서 동메달을 딴 뒤 11월에는 월드컵시리즈에서 34초55의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기록상으로 세계 최상위권에 속해 기대를 부풀린다. 폭발적인 스타트가 강점이어서 단거리 선수로는 최적격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대회 때마다 메달 유망주로 꼽혔던 이규혁(27)이 지난 3차례 올림픽에서 모두 노메달로 물러났다. 토리노대회도 500m 참가선수 가운데는 34초대의 선수가 무려 10여명이나 된다. 말 그대로 0.01초의 전쟁이다. 부담감을 덜기 위해 이강석은 “세계 5위권 진입이 목표”라면서 마인드컨트롤 중이다. 최근 상승세인 베테랑 이규혁도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각오다. 여고생 이상화도 메달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코너링이 일품인 그는 지난해 2월 세계주니어선수권 500m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인젤세계종목별선수권에서는 동메달을 따 한국 빙상계를 흥분시켰다. 물론 500m 한국기록이 37초90으로 세계기록(37초28)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상화는 “쫓는 자는 쫓기는 자보다 부담이 없다.”면서 “과감하게 부딪쳐 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인젤대회에서 중국의 강호 런후이를 제친 뒤 자신감을 더했다. 올림픽 여자 최고성적은 94릴레함메르대회에서 유선희가 500m 5위에 오른 것.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이상화 합계 12위에 그쳐

    이상화(휘경여고)가 23일 새벽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2006세계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500m와 1000m 합계 12위에 머물렀다.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메달 후보로 꼽혔던 이상화는 22일 열린 여자 500m 첫날 경기에서 4위에 오르면서 입상 가능성을 높였지만 둘째날 경기에선 13위에 그쳤다.1000m에서도 첫날과 둘째날 각각 13위, 21위를 기록했다. 남자부에 출전한 이규혁(서울시청)은 22일 열린 남자 1000m 첫날 경기에서 3위에 올라 올림픽메달 가능성을 높였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두차례 한국新 ‘샛별’ 이강석 단거리서 기대

    1일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선‘금맥’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쇼트트랙 선수들 옆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도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한국의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쇼트트랙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메달을 안긴 종목.1992알베르빌대회에서 김윤만이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후 단 하나의 메달도 없었다. 이번 대회도 금빛 전망은 밝지 않다. 하지만 날을 곧추세운 선수들의 눈빛에는 투지가 불타오른다. 기대주는 김윤만-이규혁(사진 왼쪽·28·서울시청)의 뒤를 이을 ‘샛별’ 이강석(오른쪽·21·한국체대). 이강석은 지난해 500m에서 두 차례 한국신기록을 경신했고 11월에 열린 스피드스케이팅월드컵시리즈 500m에서 정상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폭발적인 순발력으로 스타트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강석은 “처음 올림픽에 나서는 거라 일단 세계 5위 안에 드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4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이규혁도 유종의 미를 장식할 각오다. 이규혁은 “1998나가노대회와 2002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 경험 부족으로 아쉽게 메달을 따내지 못한 한을 이번에는 꼭 풀겠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선 지난해 3월 월드컵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세운 이상화(17·휘경여고)가 바짝 날을 세운다.세계 톱클래스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축에 속하는 이상화는 첫 올림픽에 참가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얼음판을 지칠 경우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김관규 코치는 “강석이나 상화가 메달을 위해선 0.2초가량의 속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선수들이 하루 7시간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데다 단거리는 변수가 많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샛별’ 이강석 첫 금빛 질주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샛별 이강석(한국체대)이 500m에서 올해 처음으로 1위에 우뚝 섰다. 이강석은 27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치러진 국제빙상연맹(ISU) 제3차 스피드스케이팅월드컵 첫 날 1부(디비전A) 남자 500m에서 35초20으로 결승선을 통과, 중국의 유펭퉁(34초24)에 0.04초 앞선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월드컵시리즈에 출전한 한국 남녀대표팀 선수 가운데 종목별 1위를 차지한 것은 이강석이 처음이다. 함께 출전한 권순천(한국체대·35초61)과 이규혁(서울시청·36초11)은 각각 12위와 17위에 머물렀다. 또 남자 1부 1000m에 출전한 최재봉(동두천시청)은 1분9초70으로 8위에 머물렀고, 이강석은 1분9초77로 9위에 올라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이강석은 지난 20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차 월드컵 500m에서 34초58을 마크,2002년 이규혁이 세운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2위에 올라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한편 여자 1부 500m에 나선 이상화(휘경여고)는 자신의 한국신기록에 0.85초 뒤지는 38초91로 골인,15위로 밀렸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수영 박태환-女펜싱팀 자황컵 대상

    한국수영의 ‘샛별’ 박태환(16·경기고)과 세계 정상에 우뚝 선 펜싱 여자플뢰레 대표팀이 2005년을 빛낸 최고의 별로 선정됐다. 한국체육기자연맹(회장 박건만)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황컵 체육대상 남녀 최우수선수, 지도자, 프로선수상, 공로상 등 8개 부문 수상자를 뽑았다. 남자 최우수선수로 뽑힌 박태환은 지난 6일 마카오 동아시아대회 자유형 1500m에서 15분00초32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금빛 물살을 가르는 등 숨가쁜 기록 경신으로 한국 수영의 가능성을 열어보였다. 여자부문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펜싱 여자플뢰레 대표팀(남현희 서미정 정길옥 이혜선)은 지난달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유럽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일궈냈다. 최우수지도자상은 사령탑 데뷔 첫해 프로야구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선동열 감독에게 돌아갔다. 지난 10월 전국체전 양궁에서 120점 만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최원종(27·예천군청)과 월드컵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작성한 이상화(16·휘경여고)는 남녀 최우수기록상을 받는다.이밖에 프로선수상은 ‘축구천재’ 박주영(20·FC 서울), 학술상은 김양종 수원과학대학장, 공로상은 김진선 강원도지사에게 주어졌다.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다.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제2차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이강석, 3년만에 500m 한국新

    이강석(20·한국체대)이 05∼06 제2차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남자 500m에서 한국신기록으로 2위에 올랐다. 이강석은 20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계속된 대회 이틀째 남자 1부(디비전A) 500m에서 34초58을 기록, 세계신기록을 0.02초 앞당기며 우승한 가토 조지(일본·34초30)에 0.28초 뒤져 2위를 차지했다. 이강석의 기록은 이규혁이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세운 종전 한국기록 34초74를 0.16초 앞당긴 것. 함께 출전한 이규혁(서울시청)은 34초91로 5위. 또 남자 1부 레이스 1000m에 출전한 간판 최재봉(25·동두천시청)은 1분09초03의 기록으로 1위에 0.66초 뒤지는 3위를 마크했고, 권순천(22·한국체대)은 1분10초97로 19위에 머물렀다. 남자 2부 5000m에 나선 여상엽(21·한국체대)은 6분28초49로 11위에 그쳤으나, 지난 14일 제1차 대회에서 자신이 갈아치운 종전 한국신기록(6분29초50)을 1초01 앞당겼다. 한편 대표팀 ‘막내’ 김유림(15·의정부여고)은 여자 1부 1000m에서 1분16초95로 25위에 머물렀고, 이상화(휘경여고·1분17초44)와 이주연(경희여고·1분17초92)은 각각 29위와 33위에 그쳤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네살배기 ‘워드 신동’

    만 4세의 어린이가 ‘워드프로세서 3급’ 국가기술자격증을 따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대전시 서구 관저동에 사는 이재혁(2001년 3월 생)군은 지난 6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실시한 워드프로세서 3급 시험에 합격한 데 이어 지난달 중순 치러진 실기시험에도 합격, 국내 최연소 ‘워드 3급’자격증을 따냈다. 이 자격증은 한자는 물론 영어, 컴퓨터 등에 대한 이해가 필수여서 성인들도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이다. 이군은 이에 앞서 한글을 깨우치기도 어려운 나이인 만 3세10개월에 ‘한자 자격시험 8급’과 만 4세 1개월에 ‘한자급수자격 준 5급’을 국내 최연소로 따낸 경력의 소유자다. 만 3세쯤부터 아버지 무릎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한 이군은 1년여 만에 분당 한글을 최고 290여자를 쳤다. 컴퓨터 교육업체 간부인 이상화(37)씨와 유치원 교사출신인 임희숙(32)씨 사이에 태어난 외아들인 이군은 생후 1년6개월 만에 한글을 터득한 이후 지금까지 읽은 책만 2000권 정도에 이른다. 인터넷 사이트 싸이월드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친척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이군의 장래 희망은 의사, 좋아하는 것은 그림 그리기다. 이군의 이같은 천재성에 대해 “임신중 엄마가 ‘수학 정석’을 2번 풀었으며 많은 양의 독서와 ‘자궁대화’를 많이 가져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이씨는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sky@seoul.co.kr
  • 버스 기다리며 시 한편…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한국의 주옥같은 명시가 대구 시내버스 승강장에 걸린다. 대구시와 대구문인협회는 27일 한국의 유명 시인과 향토 시인의 명시가 적힌 패널 200여개를 대구시내 승강장에 부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대구가 ‘시의 고장’임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의 정서순화와 향토사랑 정신을 드높이기 위해서 마련됐다. 특히 대구의 명소를 시로 알려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대구가 영남 선비정신을 간직한 유서깊은 문화예술도시임을 부각시키고 시민들에게 ‘생활 속의 시, 삶 속의 시’ 문화를 정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소개할 명시는 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육사(청포도), 이장희(봄은 고양이로다), 백기만(산촌모경), 박목월(나그네), 조지훈(승무), 이호우(낙동강), 김춘수(꽃을 위한 서시), 신동집(낙엽), 전상렬(고목과 강물), 도광의(갑골길) 등 향토 시인의 시와 박용래(저녁눈), 서정주(푸르른 날), 정지용(향수), 김광균(설야) 등 유명 시인 200여명의 작품이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8) 토정 이지함과 ‘토정가장결’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8) 토정 이지함과 ‘토정가장결’

    ‘토정비결’(土亭秘訣)을 굳게 믿는 친구가 있다. 그는 해가 바뀔 때마다 자기 자신의 일년 신수는 물론 가족과 친지들의 새해운수도 일일이 챙겨준다. 실은 그 친구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엔 그런 이들이 참 많다. 토정(土亭) 이지함(李之·1517~1578년)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토정은 매월당 김시습, 북창 정렴과 함께 조선의 3대 기인으로 손꼽힌다. 놀랍게도 ‘정감록’가운데는 토정이 지었다는 ‘토정가장결’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끈다. 더욱이 이 예언서는 여러 대 동안 비밀리에 전해졌다고 하므로 더욱 호기심이 일어난다. 그런데 ‘토정가장결’에 무슨 사연이 담겨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친숙한 이름이긴 하지만 실상 우리가 잘 모르는 토정 이지함의 비극적인 생애를 알아보자, 이 기회에 그가 후세에 남겼다는 ‘토정비결’과 ‘토정가장결’, 그리고 ‘정감록’의 관계를 정리해보면 좋겠다. ‘토정비결’(土亭秘訣)을 굳게 믿는 친구가 있다. 그는 해가 바뀔 때마다 자기 자신의 일년 신수는 물론 가족과 친지들의 새해운수도 일일이 챙겨준다. 실은 그 친구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엔 그런 이들이 참 많다. 토정(土亭) 이지함(李之·1517~1578년)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토정은 매월당 김시습, 북창 정렴과 함께 조선의 3대 기인으로 손꼽힌다. 놀랍게도 ‘정감록’가운데는 토정이 지었다는 ‘토정가장결’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끈다. 더욱이 이 예언서는 여러 대 동안 비밀리에 전해졌다고 하므로 더욱 호기심이 일어난다. 그런데 ‘토정가장결’에 무슨 사연이 담겨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친숙한 이름이긴 하지만 실상 우리가 잘 모르는 토정 이지함의 비극적인 생애를 알아보자, 이 기회에 그가 후세에 남겼다는 ‘토정비결’과 ‘토정가장결’, 그리고 ‘정감록’의 관계를 정리해보면 좋겠다. ●토정은 대단한 기인(奇人) ‘조선왕조실록’엔 토정의 풍모를 전해주는 몇 가지 기록이 있다. 세상 사람들은 이지함을 토정이라 불렀다. 이지함이 거처하던 곳이 토정(土亭)이었기 때문이다. 토정은 일찍이 한양의 마포 항구(麻浦港口)에 흙을 쌓아 언덕처럼 만들어 놓고 그 아래 굴을 팠으며 위에는 정자를 지었다. 그런데 큰물이 졌을 때도 토정이 만든 흙 언덕은 언제나 그대로였다(실록, 선조 수정 11년 7월1일 경술). 토정은 여느 사람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어 보이는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이었다. 특히 발이 무척 컸다고 한다. 토정의 얼굴은 둥글고 검은 편이었고 눈빛이 강렬했다. 목소리는 우렁차고 맑아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 토정은 보통 선비들과는 차림새도 확연히 달랐다. 그는 짚신을 신고 죽립(竹笠)을 쓴 채 걸어 다녔다고 한다. 초립(草笠)에 나막신을 신은 구부정한 모습이었다는 진술도 있다. 그 당시 선비들은 당연히 조랑말이라도 타고 다녀야 되는 줄로 알았고, 항시 의관을 정제했다. 고급스러운 말총으로 꾸민 큰 갓을 쓰고 가죽신을 착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토정은 이런 풍습을 도외시했으므로, 그가 길거리에 나타나면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비웃기 마련이었다. 담화를 나눌 때도 토정은 수수께끼나 농담을 즐겼고, 점잖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도 많았다(실록, 선조 수정 6년 5월1일 경진). 한마디로, 토정은 격식을 초월했다. 혼례를 치른 다음 날에도 의외의 행동으로 가족과 친지들을 놀라게 했다. 모처럼 새로 지은 도포를 입고 외출한 토정은 어느 다리 밑을 지나다가 추위에 떨고 있는 세 명의 거지아이를 만났다. 토정은 입고 있던 새 도포를 벗어 세 폭으로 찢어서 그 아이들에게 입혀주었다. 그러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종일 바깥에서 일을 보았다. 토정은 이처럼 호방한 성격이었다. 도인의 면모를 보인 적도 많았다. 그는 열흘 정도는 굶어도 거뜬했다. 무더운 여름철에도 냉수 한 모금 마시는 일이 없었다. 요즘의 건강상식에 크게 어긋난 행동이었다. 토정은 간혹 천리 길을 걸어 어딘가를 바람처럼 다녀오기도 하였다. 배를 타고 방랑하기를 좋아해 제주도를 여러 번 찾았다는데 태풍이 불거나 파도가 거센 날을 용케 피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신기하게 여겼다. 간혹 여행 중에 기생들이 별의별 수단을 다 써 유혹했으나 한 번도 넘어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토정은 정욕마저 완전히 끊어버린 이를테면 속세의 신선이었다는 이야기다. ●임진왜란을 예언했다는 설화도 그래서일까. 토정에겐 앞일을 내다보는 예지 능력이 있었다. 젊은 시절 그는 장인에게 화가 닥칠 것을 미리 알았다 한다. 명종 초년의 일이다. 하루는 토정이 그 부친에게,“아내의 가문에 불길한 기운이 있어 집을 떠나지 않으면 장차 화가 미칠 것입니다.” 라고 아뢴 뒤 식구들을 이끌고 서둘러 한양을 떠났다. 바로 그 다음 날, 토정의 장인은 사화에 연루돼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까지 용했을까 하는 일말의 의문이 없지 않다. 어쨌거나 ‘실록’은 토정의 예언 능력을 무척 칭찬한다. 한 번 사람을 만나보면 그 성품은 물론, 앞날의 길흉까지 환히 알아 맞혔다 한다. 토정은 이미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오래 전에 사태를 예언했다는 구비설화가 남아 있다. 만년에 그는 조선 팔도를 두루 유람했다고 한다. 당연히 천하명산 금강산에도 들렀다. 하루는 날이 기울자 토정은 지친 몸을 이끌고 암벽 위에 서 있는 초라한 암자를 찾아갔다. 워낙 피곤해서 제대로 자리를 펴고 누울 겨를도 없이 방안에 들어가 한 쪽 벽에 기대어 깜빡 잠이 들었다. 조금 있다가 꿈속에 스님 두 분이 나타났다. 그들은 병풍과 자리를 깔며 부산을 떨었다. 토정은 스님들에게 그 까닭을 물었더니, 여러 산의 산신령들이 모여 장차 다가올 난리를 의논할 거라는 답변이었다. 과연 전국 명산의 산신령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회의를 열었다. 여러 주장이 난무했다. 그러자 금강산 산신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왜놈들이 동방예의지국 조선을 침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선을 다해 놈들을 물리치자고 주장했다. 놀란 토정은 퍼뜩 깨어났다. 조금 전 기대어 잠을 청했던 암자는 오간 데 없었다. 암벽 위엔 한 그루 늙은 소나무만 외롭게 서 있었다. 이런 일을 겪고 나서 토정은 왜란이 일어날 줄을 짐작했다. 이것은 한낱 설화다. 토정을 뛰어난 예언가로 간주하게 된 후대의 민중들이 지어낸 이야기일 수가 있다. 역사 속에서 믿고 따를 만한 인물을 재발견하는 것이 민중들로선 익숙한 일이었다. 그들은 본래 토정이 특이한 선비인 줄 알고 있었으므로, 이런 설화를 덧붙여 민중의 스승으로 이상화했다고 풀이된다. 왜란에 관해선 또 다른 이야기가 토정의 문집에 실려 있다. 일찍이 그는 상중(喪中)에 있던 제자 조헌(趙憲)을 조문하였다. 그날 혜성(彗星)이 밤하늘에 뻗쳐 조헌이 그 조짐을 물었고, 토정은 이 혜성이 천하에 큰 난리가 일어날 조짐이라며 그때에 대비해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했다 한다(실록, 영조 30년 11월27일 임인). 스승의 말을 가슴에 새긴 조헌은 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장이 돼 금산에서 북상하던 왜적에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 문집의 기록은 사제간의 문답을 확대 해석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토정이란 인물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되기도 한다. 그는 일상적인 일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국가의 장래를 염려했던 것이다. 토정은 다분히 도가적(道家的)이었지만 본질적으론 유가(儒家)의 선비였다. ●사화에 얽혀 불우했던 토정 사실 토정은 국가경영에 관심이 컸다. 평상시 그는 이런 말을 자주 했다.“내가 일백 리 되는 고을을 맡아 다스리게 되면 가난한 백성을 모두 부자로 만들고 야박한 풍속을 돈독하게 바꿀 것이다. 어지러운 정치를 바로잡아 나라의 평안을 지킬 것이다.” 그러나 토정은 벼슬에 나아갈 기회를 얻지 못했다. 명종5년(1549년) 토정이 33세 되던 해에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토정의 장인이 역모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당했고, 연좌법에 걸린 토정은 벼슬길이 막혔다. 설상가상으로 죽마고우(竹馬故友) 안명세(安名世)마저 필화를 입고 죽었다. 사관(史官)으로 이름이 높았던 안명세는 명종 연간 을사사화(1545년)에 관련해 윤원형과 이기 등 소윤(小尹)이 윤임 등 대윤(大尹)을 모함해 몰살했다고 적었다. 윤원형 일파는 몰래 사초를 들여다보았고, 자기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쓴 안명세를 제거한 것이다. 이후 토정은 울적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 기인(奇人)으로 처세하게 됐다. 지지난 호에 소개한 정렴은 사화를 일으킨 장본인의 아들이라 스스로 세상을 피했던 데 비해, 토정은 억울하게도 세상에 용납되지 못해 기벽(奇癖)을 갖게 됐다고 해야 맞다. 어찌 보면 세상을 원망하고 자포자기하기가 참 쉬웠을 텐데, 토정은 절망하지 않고 학문에 힘썼다. 성리학뿐만 아니라 천문, 지리 및 의학에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고, 조헌과 이산보를 비롯해 여러 제자를 키웠다. 조정이 토정에게 벼슬길을 열어준 것은 한참 지나서였다. 을사사화의 주도세력이 조정에서 물러난 선조 초년이었는데, 그 사이 토정은 이미 늙어버렸다. 그는 60이 가까운 나이에 사실상 초임이나 다름없는 아산군수 자리에서 세상을 떴다. 평생 닦아온 선비의 웅지를 펼칠 겨를도 없었다. 토정이 남긴 글은 뒷날 ‘토정유고’(2권1책)로 정리됐다. 이와는 별도로 민간에서는 ‘토정비결’과 ‘토정가장결’, 주역(周易)에 관한 ‘월영도’, 풍수지리를 다룬 ‘농아집’ 등을 토정의 저술이라 일컫는다. 그런데 실상 ‘토정유고’에는 위에 언급한 어떤 책자도 거론되지 않고 있다. 만일 실증주의의 입장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토정비결’이나 ‘토정가장결’ 등은 토정의 저술이 될 수 없다.‘토정유고’외에는 이지함의 저술로 단정할 만한 결정적인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모두 후대의 위작으로 볼 것인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토정비결의 매력 물론 어느 쪽도 단언하긴 어렵다. 그러나 다른 책은 몰라도 ‘토정비결’만은 토정의 붓끝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토정은 의학과 점에 능통했기 때문에 그를 찾아와 운수를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일반의 그런 요구가 많아지자 토정은 아예 한 권의 책을 지어 일상의 번거로움에서 해방되기를 도모했을 법도 하다. ‘토정비결’은 주역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주역과는 다르다. 주역의 기본 괘는 48개인데 비해 ‘토정비결’은 32개다. 괘를 짓는 방법도 달라 이른바 사주 가운데 시(時)를 뺀 년(年), 월(月), 일(日)을 사용할 뿐이다. 조선시대 민간에는 시계가 없어 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의 편의를 도모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토정비결’은 주역을 이용하면서도 조선의 특성을 십분 고려했다. 그러다 보니 점괘의 총수도 주역과는 다르게 됐다. 주역에는 총 424개의 괘가 있으나 ‘토정비결’은 총 144개뿐이다. 훨씬 간편하다고 말할 수 있다. 토정 이지함처럼 기발하고 독창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토정비결’은 열두 달의 운수를 시구(詩句)로 적어 놓았다.“동쪽에서 목성을 가진 귀인이 와서 도와주리라.”,“관재수가 있으니 혀끝을 조심하라.”는 식이다. 간단명료한 글귀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점괘다. 각 항목마다 길흉이 적절한 비율로 배합돼 있어 낙관도 실망도 하기 어렵게 돼 있다. 결과적으로,‘토정비결’은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며, 일마다 조심스럽게 정성을 다해 처리하도록 이끄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토정비결’은 운수를 판별하는 데 중점이 있다기보다 일반 민중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토정비결’은 단순히 점을 봐주고 금품을 요구하는 직업적인 점쟁이의 저술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 눈엔 그것이 점을 통해 점을 치는 사람들이 점에만 의존하지 않게 유도하는 기능이 숨겨진 반점술서(反占術書)로 보인다. 토정 이지함과 같이 점에 능통하면서도, 본질적으론 유가(儒家)의 철학을 신봉한 큰선비가 남겼을 법한 저술이다. ●그럼 ‘토정가장결’은? 정리하면, 토정은 살아생전에 이미 기인, 도사 그리고 큰선비로 세상에 유명했다. 더욱이 후세에는 ‘토정비결’과 같은 명저의 지은이로 민중에게 더욱 친숙한 이름이 됐다. 그가 만일 무수한 개인의 운명을 점칠 수 있다면, 나라의 운수인들 모를 까닭이 있었겠느냐는 의견이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맴돌았음이 틀림없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토정이 남긴 예언서가 어디선가 발견돼야만 했다. 이것이 조선후기 ‘토정가장결’이 탄생한 문화적 배경이다. 분명한 사실은 ‘토정가장결’에 앞서 ‘정감록’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조선왕조가 망하고 진인 정씨가 새 나라를 세운다는 ‘정감록’의 예언을 참작해 ‘토정가장결’이 쓰였다.“내 비록 재주 없으되 우러러보고 굽어 살피며 수년 간 별의 숫자로 헤아려 보니 한양이 500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토정가장결’은 이런 식으로 조선왕조의 멸망을 점쳤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수년 간 별의 숫자로 헤아려” 본 결과, 조선왕조의 운수를 짐작하게 됐다고 했다. 천문에 중점을 두고 예언을 했다는 점이 ‘토정가장결’의 특징이다.‘감결’을 비롯해 다른 예언서들이 풍수지리에 의존해 국운을 점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참고로, 천문 점의 전문가들은 서북지방에 많았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구려의 천문지식은 중국 사람들도 감탄할 정도였다. ‘토정가장결’에 보이는 두 번째 특징은 압록강 이북의 요동이 중시된다는 점이다. 이 점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잠시 비결을 인용하겠다.“장류수(계사) 운은 푸른 옷과 흰 옷이 서쪽, 남쪽에서 침략한다. 이때 전읍(奠 , 즉 鄭姓 眞人)이 바다 섬의 군사를 이끌고 방성, 두성의 장수와 함께 갑오년 섣달 즉시 금강을 건너면 다시 천운이 커질 것이다.(중략) 곽 장군이 요동 군사를 이끌고 방씨, 두씨 장수와 함께 왜적 및 서남 오랑캐를 무찌르며, 청나라를 몰아내고 명나라를 돕는다. 정씨를 편들고 이씨를 공격하면 이씨는 제주로 들어갈 것이니 4,5년간의 운수에 지나지 않는다.” 요약하면, 계사년에 외침이 있는데 만일 그 때 요동의 곽 장군이 나서서 정씨를 도우면 동아시아의 정치질서가 재편된다고 했다. 곽 장군은 새로운 국제질서를 확립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인데, 곽 장군은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 사람으로 상정되었다. 늦어도 19세기 후반엔 고구려의 옛 땅이던 만주가 가난에 쫓겨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간 상당수 민중들의 손길로 개발되고 있었다.‘토정가장결’에 등장하는 곽 장군은 아마도 이러한 역사적 상황을 반영하는 인물로 해석된다. 달리 말해, 간도에 진출한 빈농들이 이상적인 지도자로 여겼을 법한 가상인물이다. 셋째,‘토정가장결’은 난세의 피란지로 전혀 새로운 장소를 거론했다.“만약 요동 간방으로 들어가지 않을 생각이라면 반드시 삼척부 대소궁기를 향하여 부지런히 힘을 기울여 곡식을 쌓을 일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정감록’은 주로 삼남 지방에 십승지 또는 길지를 설정해두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상도의 풍기, 충청도 공주 및 전라도 운봉이었다.‘토정가장결’은 이를 정면에서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요동과 삼척이란 뜻밖의 장소를 최고의 길지로 내세운다. 확실히 새로운 변화였다. 여기서 나는 ‘토정가장결’이 출현한 시기를 좀더 정확하게 짐작해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간도로의 ‘불법이민’이 본격화된 19세기 후반에 이 예언서가 창작된 것은 아닐까. 참고로, 삼척이 길지로 대두된 이유를 헤아려 보겠다. 토정에 관한 구전설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한때 토정은 삼척에 머문 적이 있었다는데 거기서 스님 행색으로 위장한 왜놈 첩자를 붙들었다. 이 일로 임진왜란 때 왜군은 토정이 살던 삼척에는 아예 얼씬도 못했다는 설화가 있다. 신기하게도 구전설화는 예언서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 모양이다. 물론 거꾸로 됐을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토정은 정치적으로 무척 불우한 재사였다. 그래서 그는 기인이자 도사가 되기도 했고,‘토정비결’ 같은 책을 지어 고난 받는 민중의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으려 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토정은 민중의 스승으로 자리매김돼 ‘토정가장결’의 저자로도 둔갑됐다.‘토정가장결’은 ‘정감록’의 논리를 존중하면서도 19세기 후반의 변화된 사회현실을 그대로 투영한다.“알 자는 알리라.” (푸른역사연구소장)
  • [책꽂이]

    ●역사속의 오늘1,2(김정형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1년 365일 역사달력을 통해 ‘역사 속의 오늘’을 살펴본 책이다. 그날 그날 일어난 국내외의 주요 사건 2가지를 선정해 ‘역사달력’의 형식으로 기술했다. 인물, 전쟁, 경제, 영화, 건축, 스포츠, 문학, 예술 등 거의 전 영역에 걸쳐 한국사와 세계사의 흐름을 뒤바꾼 역사적 현장을 소개해 준다. 각권 1만4 500원. ●칸트와 오리너구리(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여성 옮김, 열린책들 펴냄) 사람들이 어떻게 사물을 이름짓고 인식하는가라는 고전적 철학의 핵심문제를 기호학적 지평으로 흡수하여 명쾌하게 풀어낸 책. 언어와 인식의 관계라는 전문 영역을 일상의 이야기로 바꾸어 흥미롭게 전달한다.1만 8000원. ●지구, 우주의 한 마을(게리 스나이더 지음, 이상화 옮김, 창비 펴냄) 미국의 세계적인 시인인 지은이가 자연과 생명의 회복을 위해 40여년에 걸쳐 써온 강연문과 기고문을 모은 산문집. 자연 속에서 노동과 명상으로 생활해온 지은이의 인간·자연·우주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1만 2000원. ●로봇만들기(로드니A. 브룩스 지음, 박우석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세계 로봇공학계의 일인자로 불리는 MIT 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인 지은이의 본격적인 로봇공학 대중 입문서. 로봇 개발과정과 현재의 기술수준, 로봇의 미래상 등을 흥미롭게 펼쳐놓았다.1만 5000원. ●우리는 걷는다(윤병용 지음, 효형출판 펴냄) 중학교 과학교사인 지은이가 제자 10명과 함께 강원도 화진포에서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350㎞를 걸어서 순례한 10박11일간의 기록. 갖은 어려움을 겪으며 우리 땅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학생들의 모습을 담았다.9800원. ●사랑의 이미지(정진국 지음, 민음사 펴냄) 사랑의 이미지라는 창을 통해 르네상스 이후의 유럽 그림들을 탐사한다. 화가의 삶과 시대적·예술적 상황 위에 그림을 놓고, 그 그림에 담긴 인간의 욕망과 사랑과 고뇌, 예술사적 의의를 읽어낸다.2만원. ●우리시대 선배가 권하는 20대에 읽어야할 한 권의 책(김영건·김용우 엮음, 책세상 펴냄) 젊은 세대에게 실질적인 독서 길잡이가 될 만한 책 77권을 선별해 소개한다. 인지도는 높지 않더라도 삶과 세계를 폭넓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주제의 책을 망라하고 있다.1만 5000원.
  • 출판가 서울국제문학포럼 특수

    세계 문학거장 2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24∼26일, 세종문화회관)의 개막에 맞춰 외국 초청 작가들의 작품이 국내 서점가에 속속 선보이고 있다.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 미국 생태시인 개리 스나이더, 칠레 저항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신작이 약속이나 한듯 이번주 나란히 출간된 데 이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인생의 친척’도 내주초 개정판이 나올 예정이다. 출판사마다 오래전부터 기획한 책들이기는 하나 작년 연말 초청 작가들의 명단이 확정된 이후 포럼 일정에 맞추기 위해 손길을 바삐 움직였다는 후문. 작가들이 서울에 머무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신작이 홍보되는 ‘포럼 특수’를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내 이름은 빨강’으로 국내에도 상당한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오르한 파묵의 신작 ‘눈’(이난아 옮김, 민음사 펴냄)은 전세계 21개국 19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책’에 뽑히기도 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독일로 망명했던 시인 카가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 12년만에 찾은 고향 터키의 작은 마을 카르스에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는 격랑에 휩쓸리는 이야기다. ‘내 이름은 빨강’을 비롯한 그의 모든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다뤄지는 주제인 동서양의 갈등은 여기에서도 중요한 모티프가 된다. 이슬람문명과 기독교문명의 충돌속에서 현대화를 지향하는 케말주의자와 이슬람 근본주의자, 쿠데타 세력과 민중, 사랑에 빠진 남녀가 빚어내는 갈등과 반목이 폭설로 외부와 차단된 마을을 배경으로 속도감있게 펼쳐진다. 프랑스 문학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는 르 클레지오의 ‘아프리카인’(최애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된 최신작으로, 작가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자전적 소설이다. 평생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었던 아버지의 삶을 기억속에서 복원시키는 내밀한 자기고백인 동시에 작가의 정신적 모태이기도 한 아프리카 대륙에게 바치는 찬미가다. 나이지리아에서 의사로 근무하던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는 1920∼40년대 아버지가 손수 찍은 사진 15장을 책에 함께 실었다. ‘지구, 우주의 한마을’(이상화 옮김, 창비 펴냄)은 생태시인 개리 스나이더가 지난 40년간 자연과 생명의 회복을 주제로 펼친 각종 강연문과 기고문을 모은 산문집이다. 시인이자 자연속에서 평생을 보낸 구도자, 희귀생물종 보호와 소수민족문화보존운동에 헌신해온 활동가로서의 그가 품고 있는 인간, 자연, 우주에 대한 깊은 통찰이 투명하고 아름다운 문장에 담겨 있다. 칠레 출신의 저항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소설 ‘소외’와 ‘핫라인’(권미선 옮김, 열린책들)도 동시에 출간됐다.‘소외’는 소시민의 일상, 유대인 수용소, 아마존의 환경파괴 등 사회불의에 맞선 인간의 삶과 존재의 존엄성을 다룬 35편의 이야기를 모은 단편집.‘핫라인’은 현대인의 비뚤어진 성문화를 통해 칠레의 사회문제를 파헤친 추리소설 형식의 작품이다. 포럼 참가자중 유일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는 신작 대신 절판됐던 책을 다시 선보인다.1993년 ‘20세기 일문학의 발견’시리즈의 하나로 ‘인생의 친척’(박유하 옮김)을 출판했던 웅진지식하우스가 12년만에 개정판을 낸다. 이 출판사 관계자는 “2002년부터 한 권씩 개정판을 내고 있는데 올해가 오에 겐자부로의 차례”라면서 “원래 6월쯤 예정했다가 포럼 기간에 맞춰 출판 일정을 앞당겼다.”고 말했다.1989년작인 ‘인생의 친척’은 슬픔의 질곡으로부터 자신을 구원하고자 애쓰는 한 여인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다루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16살 이상화 ‘토리노 정조준’…세계종목별빙속선수권 동메달

    ‘기다려라, 토리노’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을 향한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기대주 이상화(16·휘경여고 2년)의 질주가 무섭다. 이상화는 5일 밤 독일 인젤에서 열린 2005세계종목별스피드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7초91을 기록, 중국의 왕만리(77초21) 왕베이싱(77초82)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각 종목별 세계 랭킹 상위 24위까지 출전, 기량을 뽐내는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딴 것은 지난 96년 남자 1000m 동메달리스트 제갈성렬(전 대표팀 코치) 이후 9년 만이다. 500m 세계랭킹 11위인 이상화는 지난달 핀란드 세계주니어선수권 500m에서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168㎝ 58㎏으로 스프린터로서는 이상적인 체격을 지닌 이상화는 타고난 순발력과 민첩성이 뛰어난 선수. 막판 스퍼트를 위해 약점인 지구력을 보강하는 등 향후 훈련 결과에 따라 여자 빙속 사상 최초의 동계 올림픽 메달은 물론,92년 릴레함메르 대회 김윤만의 성적(은메달)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창섭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면서 “여세를 몰아간다면 토리노올림픽에서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왈종 ‘꿈과 일상의 중도’ 새달 3일부터 갤러리 현대

    스타 기근의 한국 화단에서 남다른 인기를 누리는 작가가 있다면 단연 이왈종(61)이다. 지난 90년 서울의 대학교수 자리를 그만두고 10여년 동안 제주에 머물며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는 그는 여전히 “그림 한 점만 팔아도 살아갈 수 있는” 전업 작가다. 항산(恒産)이 있으니 항심(恒心)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왈종은 “제주의 동백과 매화, 수선화가 나를 먹여 살린다.”고 짐짓 여유를 보인다. 눈물처럼 후드득 떨어지는 동백을 보러 오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별천지와도 같이 포근한 느낌을 주는 작가의 화폭이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한 가닥 위안이라도 주는 걸까. 그의 인기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이다. 3월3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이왈종-꿈과 일상의 중도’전은 자연과 혼연일체를 이룬 한국적 서정의 진수를 보여준다. 출품작은 회화와 종이부조, 부조판화, 목조와 도조 입체작품 등 60여점. 주제는 역시 중도다. 중도란 인간의 덧없는 욕망을 걷어낸 자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 주체도 객체도 없고 크고 작은 분별도 없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만물평등의 세계다. 그런 세상을 향한 작가의 꿈은 상하좌우나 대소, 원근의 관계까지 지우고 화면에 모든 물상을 동등하게 배치하도록 만든다. 작품 소재 또한 전통 동양화에서 표현하는 이상화된 풍경과는 거리가 있다. 텔레비전이나 골프채, 배, 자동차 등이 꽃과 새, 물고기, 사슴 등과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것은 곧 일상과 환상, 생활과 꿈의 교향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50돈짜리 순금판에 양각한 춘화들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 색깔 있는 작품들은 갤러리 현대 뒤편의 별관격인 두가헌 갤러리에서 피카소의 에로틱 판화와 함께 전시된다. 갤러리측은 춘화 전시는 18세 이상만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02)734-6111.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상화 ‘금빛 질주’

    한국 여자스피드스케이팅 ‘기대주’ 이상화(16·휘경여고 1년)가 여자 빙속 사상 처음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상화는 지난 19일 핀란드 셰뇨키에서 열린 2005세계스피드스케이팅주니어선수권 여자 500m 결선에서 39초93으로 결승선을 통과, 안네테 게르리첸(40초44)과 이레네 우스트(40초74·이상 네덜란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여자 스프린터가 세계주니어선수권을 제패한 것은 이상화가 처음. 1990년 스프린트선수권 3위, 93년 세계선수권 은메달 등 한국 여자 빙속의 독보적인 존재였던 유선희도 주니어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남자부에서는 76년 세계선수권 남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던 이영하 등이 주니어대회를 제패한 바 있다. 이상화는 20일 여자 1000m에서 1분22초46을 기록, 우스트(1분22초44)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이틀 연속 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상화는 이날 결선에서 스타트가 돋보였지만,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며 우스트에 0.02초 차로 금메달을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여자 1500m에서는 이주연(경희여고)이 2분07초78로 동메달을 따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고]

    ●오윤관(스포츠서울 편집부장)씨 조모상 5일 전남 영광종합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30분 (061)351-1621 ●김종국(전 한국은행 인사부장)종철(전 주택은행 지점장)종원(전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씨 모친상 변용성(을지대학병원 치과과장)윤주일(재미 사업)씨 빙모상 6일 한양대병원, 발인 8일 오전 10시 (02)2290-9459 ●신현목(성균관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현양(삼성물산 건설부문 토목부장)현수(봉은중 교사)현임(대한약사회 약사)씨 모친상 이오봉(월간조선 사진부장)씨 빙모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91 ●유덕윤(전 덕성화학 전무이사)씨 별세 진용(LG텔레콤 직원)씨 부친상 6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30분 (02)590-2660 ●정만기(약사)찬기(한전 KDN 차장)광용(연합뉴스 월간부 부장대우)씨 부친상 5일 부천 가톨릭성가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32)340-7307 ●강민구(문화일보 편집부 차장)씨 부친상 5일 서울대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2072-2032 ●하윤상(삼성SDS 대리)씨 부친상 종필(포스코 광양제철소 부관리직)종수(LG LNS 부장)씨 형님상 종숙(성신여대 과장)씨 오라버니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64 ●권순호(세명자동차 대표)순일(한나라당 사무총장 보좌역)순우(대한제당연구소 선임연구원)씨 부친상 5일 경북 영천 중앙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54)338-4401 ●최현종(삼진FAN 대표)현생(현대모비스 차장)현태(대한전문건설협회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협의회 사무국장)씨 모친상 오평세(천안여고 교사)이공우(현대금속 대표)신민범(삼진상사 〃)씨 빙모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6시30분 (02)3010-2239 ●전상선(선오건설 상무)씨 모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54 ●엄순성(한국지구교역처 구매관)창기(영지기업 대표)씨 부친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30분 (02)3410-6915 ●강정일(대신강업 대표)씨 별세 강우성(대신강업 대리)영길(주식회사 씨아이 실장)씨 부친상 고현택(대신강업 부장)김상우(삼일회계법인 S.A)씨 빙부상 강영택(씨아이 대표)씨 형님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30분 (02)3010-2294 ●이구연(주식회사 새길로 대표)광연(한국청소년장애인총연합회 총재)무용(오연자원개발 대표)인연(울터두부마을 〃)씨 모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92 ●신덕균(캐나다 거주)창균(호주 〃·의사)철균(로열컨설팅 대표)씨 모친상 김부남(광진제약 대표)이기학(전 로커스디에스 고문)씨 빙모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2)3010-2236 ●한기웅(미국 거주·화공학박사)기호(주식회사 엘씨엠 대표)경숙(한경숙안과 원장)씨 모친상 이계용(산부인과 원장)씨 빙모상 5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30분 (02)590-2352 ●박귀하·일하(사업)형근(삼보컴퓨터 과장)창수(사업)씨 부친상 김영기(사업)정한주(고양 사랑의교회 목사)정윤용(현대자동차 과장)김용복(한솔화학 〃)씨 빙부상 6일 안산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9시30분 (031)438-4541 ●손희남(KTF 차세대연구소장)씨 부친상 5일 천안 순천향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41)578-1499 ●박동윤(충남도의회 의장)씨 상배 6일 충남 태안보건의료원, 발인 8일 오전 9시 (041)675-3523 ●박찬기(명지대 정외과 교수)씨 모친상 이은우(대거전자 전무)씨 빙모상 6일 대구 보광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53)527-1027 ●이상화(코콜스포츠 대표)미선(추계초등학교 교사)씨 부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 8일 오전 9시30분 (02)3010-2265 ●임종수(저작권협회 평의원)씨 상배 지선(작곡가)지상(학생)씨 모친상 6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 8일 오전 9시 (02)3410-6912 ●이종은(육군 대령)종묵(서울대 국문과 교수)종헌(UPI 지국장)씨 모친상 장문재 이상태씨 빙모상 6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53)959-4441
  • 근대문학 여명기 개척 27인의 작품세계 조명

    한국 근대문학을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책읽기 한 가지. 민음사가 펴낸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논문집’(전2권)을 통해서다. 김동환 박종화 심훈 이상화 김소월 정지용 나도향 채만식 등 한국문학의 초석을 다진 작가 27명의 문학적 업적이 분석돼 있다. 대산문화재단과 민족문학작가회의는 2001년 이후 해마다 탄생 100주년을 맞는 작가들을 기념하는 문학제를 열어왔다. 개별 작가론을 빌려 우리 근대문학을 점검하고 평가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작업이다. 이번 책은 지금까지 주제별로 발제된 논문들을 묶어 작가세계를 압축적으로 해설한 중간 성과물인 셈. 근대 작가들에게 관심 많은 일반독자는 물론이고, 작가별 연구에 필수적인 서지들이 덧붙어 있어 관련 분야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매우 요긴할 책이다. 책에 등장한 인물들의 탄생연도는 1901∼1904년. 엄혹한 일제 식민지시대에 청년기를 보내며 한국 근대문학의 여명기를 개척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1권 ‘근대 문학, 갈림길에 선 작가들’은 1901년과 1902년에 태어난 작가들을 다뤘다.1부의 주인공은 김동환 박영희 박종화 심훈 이상화 최서해(1901년생) 등 6명.‘근대성 추구’와 ‘반봉건 투쟁’이라는 이중과제를 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패를 겪었는지 짚었다.2부에는 시인 김상용 김소월 정지용과 소설가 나도향 주요섭 채만식(1902년생)에 관한 논문이 실렸다. 이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깊이있는 인식과 평가는 한국문학의 뿌리를 짚어보는 데 길라잡이가 될 만하다. 이상화 심훈 김동환의 시세계를 분석한 최동호(고려대 교수) 시인은 특히 이상화를 “남과 북의 문학사에서 모두 높이 평가되는 이채로운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유종호 연세대 석좌교수는 또 정지용을 “자기 나름의 시학과 시인됨에 대한 자각을 가지고 출발하였으며 시작(詩作)행위를 예술행위로 인식한 20세기 최초의 전문적 시인”이라고 해설했다. 제2권 ‘어두운 시대의 빛과 꽃’에서는 1903년과 1904년에 태어난 작가들이 주인공. 권환 김기진 김영랑 김진섭 송영 양주동 윤기정 이은상 최명익(1903년생) 등 9명은 1부에서, 계용묵 박용철 박화성 이양하 이육사 이태준 등 6명(1904년생)은 2부에서 각각 조명됐다. 문학평론가 김윤식 황현산 김인환 임규찬 김재용 우찬제 등이 참여했다. 각권 2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찬란한 ‘서양미술 400년’

    찬란한 ‘서양미술 400년’

    1793년 프랑스혁명의 세 거두 가운데 한 사람인 장 폴 마라는 고질인 피부병 때문에 반신욕을 하며 집무를 보던 중 반대파의 자객에 의해 암살당한다. 마라의 동지이자 나폴레옹 황제의 수석화가였던 자크 루이 다비드는 이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마라의 죽음’이라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3개월 만에 완성한다. 암살자가 들고 온 편지, 피묻은 칼이 당시 상황을 재연하듯 화면에 그대로 놓여 있는 ‘기록화’ 같은 작품이다. 자객의 단검에 살해된 마라의 시신은 실제로는 선혈이 낭자한 끔찍한 모습이었지만, 다비드는 마라의 죽음을 마치 격무에 시달리다가 잠이 든 ‘시민의 일꾼’ 같은 모습으로 이상화했다. 엄격한 형식미를 추구한 다비드의 신고전주의 양식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이 그림이 10여 개월의 복원과정을 거쳐 새 단장한 모습으로 한국을 찾는다. 21일부터 내년 4월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양미술 400년전-푸생에서 마티스까지’가 바로 화제의 전시다. 소개되는 화가는 다비드, 푸생, 부셰, 앵그르, 들라크루아, 쿠르베, 코로, 모네, 시슬레, 피사로, 르누아르, 고갱, 마티스, 뒤피, 피카소, 들로네 등 88명. 미술애호가라면 한번쯤 그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유명 작가들이다. 프랑스 랭스미술관에서 70여점을 대여받은 것을 비롯,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릴, 말로, 몽펠리에, 피카르디 미술관, 트루아 역사박물관 등에서 모두 119점의 작품을 빌려 왔다. 전시는 시대별로 서양 미술 400년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17세기 절대왕정을 배경으로 한 장중하고 화려한 바로크 양식과 국립 미술아카데미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고전주의 양식,18세기 귀족사회가 낳은 장식적인 로코코 양식, 산업기술의 발달로 근대화되기 시작한 19세기의 사조들인 낭만주의, 신고전주의, 사실주의, 자연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와 20세기 야수파, 큐비즘 등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초대형 전시인 만큼 전시작 중에는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적지 않다. 마티스가 친필 글씨를 새겨 랭스미술관에 기증한 ‘재즈’ 판화집, 엽서 한 장 크기인 1호도 채 되지 않는 작품이지만 여인의 코발트빛 옷과 장밋빛 혈색이 생생하게 묘사된 르누아르의 유화 ‘대본낭독’ 등이 공개된다. 특히 ‘대본 낭독’은 워낙 크기가 작아 도난 위험이 커 한번도 해외에서 전시된 적이 없는 작품이지만 특수액자를 제작해 이번에 처음 선보이게 됐다. 고대의 여러 조각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부분만을 조합해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현한 앵그르의 두 작품 ‘샘’과 ‘물 속에서 태어난 비너스’도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원본 작품들이다. 이밖에 근대회화의 시조인 푸생의 ‘두 발을 적시고 있는 여인과 풍경’, 뒤프레누아의 ‘리코메드 왕의 딸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율리시스에게 들킨 아킬레스’, 사실주의 대가 쿠르베의 ‘협로’, 인상파 화가인 모네의 ‘벨 일의 바위’, 피사로의 ‘루브르’, 고갱의 ‘건초 말리는 사람’, 뒤피의 ‘마리-크리스틴 카지노’, 고갱의 판화 ‘테 아릴 바이네(왕가의 여인)’ 등도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다. 입장료 일반 1만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02)2113-347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 ‘로댕·부르델·마이욜展’

    오귀스트 로댕, 앙트완 부르델, 아리스티드 마이욜. 서구의 근대조각을 이끈 대표적인 작가들이다.‘근대조각의 바이블’이라 할 이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가 겨울방학을 맞아 마련한 ‘근대조각 3인-로댕·부르델·마이욜’전. 전시는 내년 2월6일까지 이어진다. 로댕은 서구 조각이 구태의연한 전통에 빠져 불모상태에 이른 19세기 후반, 근대 조각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 작가다. 그는 아카데미풍의 이상화된 미의식을 거부하고 인간의 내적 진실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물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서 벗어나 조각에 생명과 감정을 불어넣은 것. 이 거장의 뒤를 이은 작가가 바로 동시대 인물인 부르델과 마이욜이다. 로댕의 작업실 조수로 일하면서 로댕을 사사한 부르델은 로댕의 혁신성을 계승하는 한편 조각에서의 건축적 양식에 주목했다. 부르델은 특히 베토벤에서 헤라클레스에 이르기까지 남성 영웅상을 많이 만들었다. 고갱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마이욜은 섬세한 태피스트리 작업으로 눈을 해친 뒤 조각으로 방향을 튼 작가. 여인의 나상(裸像) 하나만을 집요하게 추구한 점이 특이하다. 이번 전시에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지옥의 문’ 등 로댕 작품 17점과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등 부르델의 작품 6점,‘드뷔시를 위한 기념비’등 마이욜의 작품 5점이 나와 있다.(02)2014-6552.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대구가 낳은 민족시인 이상화

    [문학이 머문 풍경]대구가 낳은 민족시인 이상화

    “태백산이 높솟고 낙동강 내다른 곳에/오는 세기 앞잡이들 손에 손을 잡았다/높은 내 이상 굳은 나의 의지로 나가자 나가 아 나가자.”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대륜고등학교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노래한 민족시인 이상화의 정신이 도도히 살아 있다. 상화는 한때 대륜고의 전신인 대남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이 학교의 교가도 작사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굴종을 강요받았던 암울했던 현실을 넘어 언젠가 봄을 맞이할 미래 세대에 대한 상화의 투자였다. 상화는 이 교가가 문제되어 사직을 하고 교가 부르기도 한때 중단됐었다. 하지만 일제의 만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화가 지은 교가는 긴 세월을 넘어 오늘도 달구벌에 울려 퍼지고 있다. ●주먹이라도 굵어야 한다 상화는 1901년 음력 4월5일 대구에서 태어났다. 열다섯살 때인 1915년 대구를 떠나 경성 중앙중학교에 입학해 3년을 마치고 다시 대구에 내려온다.1919년 3·1운동 대구거사 모임에 참여하지만 거사 직전에 일제에 발각돼 검거망을 피해 서울로 탈출한다. 프랑스 유학을 꿈꾸며 일본으로 건너갔던 상화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귀국,1927년께 대구로 다시 낙향했지만 일본 관헌에 의해 구금되는 등 고초를 겪는다. 1933년 강사자격증을 취득한 상화는 교남학교에 들어가 교육사업에 전념하게 된다. 이곳에서 영어와 작문을 강의하면서 뜻밖에 과외활동으로 권투부를 만들었다. 대구에서는 최초로 권투부를 만들면서 상화는 ‘나라 빼앗긴 피압박 민족은 주먹이라도 굵어야 한다.’는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그러나 그가 작사한 교가가 문제되어 학교를 사직, 미래 세대에 대한 상화의 투자는 미완성으로 끝났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일제는 시인에게 시를 쓸 수 없도록 강제했지만 상화는 시를 쓰며 저항했다.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하늘 푸른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중략)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비록 나라는 빼앗겼지만 민족혼을 일깨워줄 봄은 결코 빼앗길 수 없다는 강렬한 저항의 메시지가 담겼다. 교남학교를 사직한 상화는 현재 대구시 계산동에 남아있는 고택으로 이사와 문학에 열중하지만 1943년 위암진단을 받는다. 결국 그해 4월25일 그토록 간절히 기다렸던 봄을 보지 못한 채 타계했다.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뒷산 경주 이씨 가족묘지에 묻힌 상화는 아마 오늘도 못다 부른 조국의 노래를 계속하고 있으리라. ●시민이 지켜낸 상화 고택 대구시 중구 계산동 2가에 자리한 상화 고택은 상화가 타계한 1943년까지 2년6개월간 마지막 창작의 불꽃을 사른 곳이다. 생가인 서문로 12번지 일대는 개발로 흔적없이 사라졌고, 계산동 고택에는 상화의 체취가 유일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이곳을 관통하는 도로 개설이 계획되면서 상화 고택이 헐릴 위기에 처하자 시민들이 항의하고 나섰다.2002년 8월 대구지역 문화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 보존운동본부’를 결성, 시민 40만여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또 군인공제회가 상화 고택 바로 옆에 26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계획하자 보존운동본부는 상화 고택 보존에 제약이 따른다며 반대운동에 들어갔다. 공제회측은 운동본부의 의견을 존중해 상화 고택을 매입해 보존키로 하고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고택을 사들였고 내년 초 대구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보존운동본부 윤순영(52·여·분도예술기획대표) 공동상임대표는 “사라질 뻔했던 상화 고택을 시민들이 지켜냈다.”면서 “앞으로 고택 보존을 넘어 상화 고택을 대구문화의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상화의 시비는 1948년 대구 달성공원에 세워졌는데 국내 최초의 시비다. 시비 앞면에는 ‘나의 침실로’ 일부가 새겨져 있다. 1995년 대구 두류공원 인물동산에는 상화의 동상이 세워졌다. 친일 과거사 청산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상화가 살아 있다면 뭐라고 했을까. 빼앗긴 들은 되찾았지만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고 노래했을까.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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