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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금의환향’ 했다.인천국제공항에 지난 2일 오후 5시경 입국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와 임원 57명이 고국 땅을 밟았다.밴쿠버 동계올림픽 종합 5위 금6·은6·동2의 성적을 거둔 한국 선수단 본진 57명은 2천여 명에 달하는 팬들과 취재진로 자리를 가득 메운 인천 공항에 입국했다.이날 대형 태극기를 두 손에 든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가 앞장선 밴쿠버 동계올림픽 영웅들을 향해 쏟아지는 환호성은 공항주변을 가득 메웠다.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선수단은 자신들을 향해 터지는 카메라 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시종일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선수단은 “이제야 메달을 딴 실감이 난다.”며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TV로 우리 선수들을 보면서 너무 자랑스러웠는데 내가 거기에 보탬이 됐던 것만으로 기쁘다.”며 “올림픽에서 좋은 경기를 했기에 세계선수권대회는 걱정과 부담 없이 치르고 싶다.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또한 김연아는 “기다렸던 올림픽을 이제 막 마쳤다. 그 이후까지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이번 시즌을 먼저 잘 마무리하고 나서 다시 생각하고 싶다.”는 신중함도 보였다.여자 500m 최고봉 이상화는 “많은 분이 김연아 선수와 비교해 줘서 영광이다. 김연아 선수가 훨씬 예쁘지만, 저만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해 폭소의 장을 만들었다.이어 이승훈은 “서울 시내를 활보하며 인기를 실감하고 싶다.”고 전했고 모태범은 “이규혁 선배가 많은 걸 알려준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고 영광을 돌렸다.특히 여자 쇼트트랙 최광복 코치는 쇼트트랙 계주 3000m에서 한국 대표팀에 실격 판정을 두고 “다음 대회에서는 다른 팀들이 쫓아오지도 못하게 멀찌감치 달아나는 1등이 되겠다.”고 전했다.한편 올림픽 피겨여왕 김연아를 필두로 모태범, 이상화, 성시백, 이승훈, 이정수, 이호석, 곽윤기, 김성일, 박승희, 이은별 등 기자회견을 마무리하고 국민들의 성원에 ‘파이팅’을 전하며 공항을 나섰다.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선수단 귀국 회견…김연아에만 질문 공세?

    선수단 귀국 회견…김연아에만 질문 공세?

    17일간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이 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 6개 은 6개 동 2개를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기록했다.  선수단은 입국장으로 들어오면서 취재진과 팬들로 북적이는 모습에 손을 흔들고 기뻐했다. 잠시후 이어진 귀국 관련 기자회견에서는 김연아·이정수·이상화 등 금메달리스트와 코치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많은 네티즌과 시민들은 이들의 발언에 귀기울이며 선수단의 선전을 환영했다.  그러나 회견 초반 언론의 관심이 김연아에게만 집중되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날 기자들은 대부분 김연아의 경기 당시 상황,향후 활동계획 등을 물어봤고 가끔 이정수·이상화 선수와 쇼트트랙 최광복 코치에게만 질문을 던졌다.  한 시민은 “저기에 참석한 선수들 모두 캐나다에서 열심히 뛰고 온 자랑스런 대한의 딸·아들들인데 김연아에게만 질문이 쏟아져 감흥이 많이 떨어졌다.”며 “(기자 회견장에 참석한) 다른 선수들이 무안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화보]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 [조은지특파원의 밴쿠버 인사이드] 2월의 밴쿠버… 우리네 ‘삶’이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회식이 열린 1일. 캐나다 밴쿠버 시내는 2002한·일 월드컵 때의 서울시청 앞 광장을 보는 듯했다. 마침 일요일이라 거리는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캐나다의 빨간 단풍잎 국기를 두른 청년들은 ‘고 캐나다(GO, CANADA)’를 외치며 거침없이 거리를 누볐다. 이날 ‘90년 라이벌’ 미국을 누르고 아이스하키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목소리는 더 힘찼다. 차들은 쉴 새 없이 경적소리를 내며 ‘종합 1위’를 자축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도 거리낌 없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기쁨을 나눴다. 스포츠는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끈’이다. 17일간의 밴쿠버는 우리 ‘삶’이었다. 46명 선수와 함께 울고 웃었다. 팔짝팔짝 뛸 만큼 기쁠 때도 있었다. 고통과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질 만큼 통쾌하기도 했다.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이 날아가기도 했다. 눈물 나게 억울한 일도 있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결과가 따라와 준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삶’이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스스로에게 떳떳했고, 경쟁자들 앞에서 당당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을 경기장에서 쏟아냈다. ‘스피드스케이팅 3인방’ 이승훈-모태범-이상화와 피겨의 김연아, 쇼트트랙의 이정수 등은 ‘신세대’였다. 경기하는 순간을 당당히 즐길 줄 알았다. 이들은 ‘별들의 전쟁’인 올림픽 압박감을 적절한 긴장으로 승화시켰다. 열심히 땀 흘리며 닦아온 기량을 본무대에서 후회 없이 발산했다. 꼭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마음껏 기뻐할 줄 아는 모습도 참신했다. 남자 쇼트트랙팀은 ‘시건방춤’으로 시상대에 선 순간을 맘껏 즐겼다. 봅슬레이팀은 세계 19위에 당당히 올랐고, 스키점프도 힘차게 비상했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체육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어느 동계올림픽보다 다채로웠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했다. 목표로 했던 빙상종목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했다. 금메달 6개와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종합순위에선 5위를 꿰찼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고 성적.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평창이 동계올림픽에 나서자 외국 사람들이 ‘쇼트트랙 선수권대회를 유치하면 되지 않느냐.’는 농담을 했었다. 이번 기회에 빙상강국으로 우뚝 섰다.”고 크게 기뻐했다. ‘눈과 얼음의 축제’가 열전을 끝냈다. ‘벌써 끝났나?’ 싶을 만큼 큰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의 환희와 감동이 큰 탓인 듯하다. 4년 뒤 소치에서는 또 어떤 감동의 드라마가 펼쳐질까. 벌써 가슴이 뛴다. zone4@seoul.co.kr ☞[화보]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NTN포토] ‘빙판위의 신세경’ 이상화 “정말 닮았나요?”

    [NTN포토] ‘빙판위의 신세경’ 이상화 “정말 닮았나요?”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역대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낸 한국 선수단이 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가운데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 리스트 이상화 선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다 메달을 수확했고, 종합 순위에서도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최고인 5위에 올랐다.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인천공항(영종도)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막] 꿈같은 사흘간의 외출

    │밴쿠버 조은지특파원│선수를 넘어 슈퍼스타가 된 김연아(고려대)가 올림픽 선수촌에서 즐거운 2박3일을 보냈다. 김연아가 올림픽 선수촌에 들어간 것은 지난 27일. 밴쿠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우승한 이튿날이었다. 입촌 첫날, 김연아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선수촌 식당이었다.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경기를 응원하느라 저녁을 제대로 먹지 못한 김연아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선수촌 식당에서 과일로 가볍게 배를 채웠다. 다른 종목 선수들을 만난 건 28일 아침식사 자리였다. 갈라쇼 연습 때문에 일찍 일어난 김연아는 마침 식당을 찾은 이정수(단국대), 이호석(고양시청) 등 쇼트트랙 선수들과 동석해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이날 저녁에도 ‘태극전사’들끼리의 만남은 계속됐다. 김연아는 ‘한국선수단의 밤’ 행사에 참석해 이상화(한국체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둘은 2005년 합동 포토타임을 가진 적이 있다. 이상화는 세계종목별선수권에서 당시 한국여자 최고성적인 스피드스케이팅 동메달을 땄고, 김연아는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 은메달을 딴 직후였다. 유망주로 만났던 둘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조우한 순간이었다. 이 행사가 끝난 뒤엔 새벽까지 스피드스케이팅 및 쇼트트랙 선수들과 어울려 카드게임을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선수들끼리 통하는 고충은 크게 다르지 않아 말이 잘 통했다. 새벽녘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김연아가 다른 종목 선수들과 함께 출전한 대회는 이번 올림픽이 처음이다. zone4@seoul.co.kr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CEO칼럼] 스피드 우선의 성공법칙/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CEO칼럼] 스피드 우선의 성공법칙/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명장면 중 하나로 스피드스케이팅(빙속)을 빼놓을 수 없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100분의1초’ 싸움이나 다름없는 짜릿한 속도경쟁이었다.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한쪽 다리를 힘껏 차올리며 분초를 다투던 우리 선수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한국 빙속 사상 첫 여성 금메달리스트인 이상화 선수의 경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승전에서 불과 ‘0.05초’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감격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남자 500m에서 4위를 기록한 이강석 선수는 ‘0.03초’ 차이로 안타깝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머리카락 한 개만큼의 차이라는 뜻의 ‘간발(間髮)의 차이’라는 표현이 결코 어색하지 않던 순간이었다. 100분의1초라는 아주 미세한 차이가 선수들의 운명을 갈라놓는 것을 보면서 속도와 시간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사실 기업경영 현장이야말로 매일매일 시간과 싸워야 하는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기호와 경영환경이 쉴 새 없이 변화하면서 남보다 빠른 ‘스피드 경영’이 아니면 낙오할 수밖에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더라도 민첩하게 움직여서 먼저 실행하는 게 최종 승자다.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의 신상품 개발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듯이 빠른 시간 안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해야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덩치가 큰 기업이 항상 작은 기업을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빠른 기업은 언제나 느린 기업을 이긴다.”(미국 시스코 시스템즈사 최고경영자)는 명언이 이러한 현실을 잘 말해준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건설 분야에서 시간은 돈이자 신뢰다. 공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회사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세계 각국의 대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해외시장은 ‘속도’의 전쟁터나 다름없다. 예컨대 중동의 산유국들은 가스처리시설 공사를 발주하면서 완공 후 가스 판매계획까지 감안해 발주계약을 한다. 따라서 발주처 입장에서는 행여 시설 공사가 정해진 기한 안에 완공이 되지 못하면 가스 생산·판매까지 지연되기 때문에 시공사에 막대한 페널티를 물릴 수밖에 없다. 이른바 ‘지체상금(遲滯償金), LD(Liquidated Damage)’라는 것이다. 공사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금액이 많게는 하루에 수십억원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니 공기(工期)를 제때 지키지 못할 경우 자칫 ‘배(수주액)보다 배꼽(페널티)’이 더 큰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반면 신속 정확한 공정관리로 당초 계약보다 공기를 단축하면 발주처의 신뢰를 얻어 엄청난 반사이익을 얻기도 한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가스처리시설 공사를 조기에 완공해 최초 공사의 두 배가 넘는 후속수주를 따낸 기억도 있다. 한 차례의 노력이 가져온 이익치곤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다. 건설 공사는 으레 비용 문제가 얽히고설켜 지연되는 경우가 많지만 ‘비용’보다 우선시해야 할 것은 ‘시간’이다. 비용은 어디까지나 내부의 문제이지만 시간은 외부와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언급한 대로 파장도 크기 때문이다. 스피드 경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사결정이 신속해야 한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일일이 상부의 지휘를 받아가며 총을 쏠 순 없는 법이다. 지난해 우리 회사는 해외수주 최대 격전지인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전담할 ‘부문장’ 제도를 새로 도입했는데 이 역시 빠른 의사결정 및 실행이 주요 목적이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해외현장에서 현안이 발생하면 담당 부문장을 통해 ‘선(先)조치, 후(後)보고’하라는 게 그 취지다. 변화에 대한 대응은 타이밍이 생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100분의1초를 단축하기 위해 각고의 땀을 흘리듯 기업들도 속도경영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 [사설] 3·1절 아침 밴쿠버에 울려퍼진 코리아 찬가

    3·1절 91주년인 오늘 아침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폐막했다.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모두 14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역대 어느 대회보다 많은 메달이다. 이역 땅에 코리아 찬가가 높이 울려퍼지는 모습에 국내의 많은 사람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때의 11개를 넘어섰다. 91년 전 조국의 독립을 향한 저항의 함성이 밴쿠버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환희의 함성으로 승화된 것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일제 때 만세 현장을 주도했고, 밴쿠버에서도 기개를 높였다. 김연아·모태범·이상화·이승훈·이정수의 값진 금메달은 한국 스포츠가 이제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을 만천하에 입증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수들이 내일 귀국한다. 국내에서는 플래시몹 등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발랄하고 기발한 기념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린다. 세계와의 경쟁에서 주눅들곤 했던 기성세대의 3·1절 풍경과는 확연하게 대비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젊음이다. 우리의 신세대는 대한민국의 밝은 앞날을 기약하게 한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오는 6월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나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 신세대의 반란은 계속돼야 한다. 밴쿠버올림픽을 통해 지구촌에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크게 올랐다. 국민들에게는 기쁨과 자긍심을 안겨 주었다. 당찬 젊은이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쾌거다. 오늘날 스포츠와 문화예술은 경제와 외교 못지않게 국격을 높이는 훌륭한 재료다. 정부는 스포츠를 국격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지원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젊은 세대의 깜찍한 아이디어와 패기, 그리고 세계를 호령하는 힘과 기술을 기성세대가 뒷받침해야 상승기류를 탄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 강화될 수 있다. 바야흐로 올해는 제2의 한류 바람을 일으킬 절호의 기회다. 2002 한·일 월드컵 축구 대회 세계 4강 신화 창출은 골프 한국 낭자들의 LPGA 석권 등과 맞물려 전 세계에서 강력한 한류바람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올 초반 한국 젊은이들의 밴쿠버 맹위는 지구촌 시민들을 놀라게 하며 다시 한국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G20 정상회의 개최에 앞서, 세계인의 주목을 끌어낸 올해 밴쿠버의 코리아 찬가를 기폭제로 ‘제2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도록 민간과 정부가 지혜를 모으길 기대한다.
  • [女談餘談]전화위복 -최선을 다한다는 것/문소영 체육부 차장

    [女談餘談]전화위복 -최선을 다한다는 것/문소영 체육부 차장

    스포츠 경기에 이렇게 몰두해서 관람한 시기는 어린 시절 이후 처음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겨울이면 스피드스케이트를 타고 여름에는 동대문운동장에서 펼쳐지는 봉황기·청룡기 고교 야구에 심취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해서는 스포츠와 가까이하지 않았다. 스포츠는 섹스, 스크린과 함께 국민을 우민화하는 ‘3S’ 정책의 하나라고 들은 탓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열기가 초반에 시들했던 만큼 관심도 사실 적었다. 그러나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분위기가 살짝 반전되더니, ‘즐거운 세대’ 모태범과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로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날마다 챙겨서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연속극’이 됐다. 특히 지난 24일 새벽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이승훈이 따낸 ‘깜짝 금메달’은 생각할 거리도 던져 줬다. 22살인 이승훈이 만약 쇼트트랙 대표선수 선발에서 떨어진 뒤 좌절했더라면, 그래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하지 않았더라면 밴쿠버에서의 금메달 1개의 영광과 은메달 1개의 환호는 사라졌을 것이다. ‘목표 없이 4년을 견딜 수 없다.’며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돼 7개월간 연습한 뒤 세계 스피드스케이팅의 영웅이 된 이승훈. 쇼트트랙 선발 탈락은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었다. 그 전화위복을 만든 것은 쉽게 좌절하지 않으려는 ‘젊은 청년 정신’이었다. 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불행에 좌절하지 않고 노력해 더 잘된 사람들을 보게 된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초대된 양혜규도 그랬다. 양혜규는 미국·영국의 주요 미술관 큐레이터가 주목하는 세계적인 신세대 작가다. 그러나 1994년의 양혜규는 서울대 조각과 대학원에서 떨어져 울고 있었다. 작은 불운이었다. 1년을 기다리기 어려웠던 그는 서울대에 재도전하지 않고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가 된 첫 발걸음이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인생의 시련에 좌절하지 않기와 최선을 다하기,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기라는 낙관적 메시지를 얻는다. 스포츠 관람도 보기 나름이다. symun@seoul.co.kr
  • 金둥이 3인방 “실감 안나… 한국거리 활보하고파”

    金둥이 3인방 “실감 안나… 한국거리 활보하고파”

    │밴쿠버 조은지특파원│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체대 3인방’이 화기애애한 웃음꽃을 피웠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 5개(금3·은2)를 안긴 모태범과 이상화, 이승훈은 25일 캐나다 밴쿠버 하얏트호텔의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림픽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꿈을 말했다. 셋은 이구동성으로 “금메달은 하늘이 점지해 준다던데,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면서 “한국에서 길거리를 활보하며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목에는 메달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절친’답게 서로에 대한 진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모태범은 “상화, 승훈이와 편하게 터놓고 대화하면서 운동 스트레스를 풀었다. 셋이 목표를 나누며 힘든 시간을 참아왔다.”고 말했다. 이승훈도 “내가 제일 먼저 은메달을 따고 흐뭇해하고 있었는데, 이 둘이 금메달을 따는 바람에 나도 분발했다. 자극제가 됐고 운도 따라서 결국 금메달도 땄다.”고 했다. 이상화는 “태범이랑 남녀 500m 동반우승을 해서 큰 이슈가 됐었는데, 이제 나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완전 묻혔다.”고 장난스레 눈을 흘겼다. 이들은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운동선수 최고 영예인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남은 목표는 뭘까. 모태범은 “처음 올림픽에 출전해 이런 결과를 얻어 나도 놀랐다. 다음 시즌부터 당장 부담이 있을 텐데 매년 정확히 계획을 세워 체크하겠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이상화는 “2014소치올림픽까지는 무조건 나갈 것”이라고 했고, 이승훈도 “매해 충실히 세부목표를 달성해 다음 올림픽까지 좋은 성적을 이어가겠다.”고 웃었다. 서로의 매력도 폭로(?)했다. 모태범은 “상화는 새침해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승훈이는… 아주 최고죠.”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이상화 역시 “태범이는 잘 놀고 끼가 많고, 승훈이는 잘생긴 인물에 지식까지 받쳐줘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승훈은 “끼가 많은 태범이는 사람들 많은 자리에서 더 빛을 발한다. 상화는 쿨하지만 마음이 여리다.”고 했다. 모태범과 이승훈은 ‘이상화의 남자’로 ‘얼굴은 좀 못생겨도 덩치 크고 듬직한 남자’를 추천했다. 모태범은 소녀시대 유리와 어울릴 것 같다고, 이승훈은 소녀시대 윤아가 어울린다고 서로 굳이(?) 추천하며 얼굴을 붉혔다. 25일은 이상화의 생일. 기자회견 마무리 즈음에 케이크가 깜짝 등장했고, 모태범과 이승훈은 씩씩한 목소리로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렀다. 노래 중 ‘사랑하는’ 부분을 ‘어어어’라고 바꿔 부르며 짓궂게 웃었지만 진한 우정이 전해졌다. zone4@seoul.co.kr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더 보러가기
  • “올림픽 스타잡아라!”…방송가 ‘섭외 전쟁중’

    “올림픽 스타잡아라!”…방송가 ‘섭외 전쟁중’

    금메달을 품에 안은 모태범·이승훈·이상화를 섭외하기 위해 방송가는 난리다.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3인방을 MBC, KBS, SBS 등 지상파를 비롯해 케이블 방송도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 시키기 위한 섭외 전쟁에 혈안이 돼있다.방송국 예능 작가는 “현재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거나 멘트를 따기 위해 선수들의 학연, 혈연, 지연 등을 총 동원해 연락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SBS 예능 관계자는 “과거 예전 선수와 달리 모태범이승훈이상화는 외모가 뛰어나고 금메달을 딴 영웅으로 스타성이 높다.”며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 시키면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예상 된다.”고 전했다.또 방송사 PD는 전화통화에서 “모든 방송사가 섭외하려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예상되는 섭외 경쟁 프로는 SBS ‘강심장’과 MBC ‘놀러와’ ‘일요일 일요일밤에’, KBS ‘해피선데이’ ‘스타골든벨’ 등 현재 방송되는 모든 예능프로와 다큐, 교양까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이에 모태범의 관계자는 “방송국에서 금메달 선수들 개인 연락처를 문의 하는 전화가 불이 난다.”며 “방송출연보다 지금은 경기에 더 집중 할 시기다.”고 전했다.사진=모태범,이승훈,이상화 미니홈피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쇼트트랙 출신 전성시대

    바야흐로 쇼트트랙 선수 출신 전성기다. 쇼트트랙에서 기본기를 익힌 선수들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놀라운 성적을 얻고 있다. 이승훈이 대표적이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와 1만m에서 각각 은과 금메달을 따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7개월 만에 얻은 성적표다. 이승훈은 10년 넘게 쇼트트랙을 뛰었다. 안현수-이호석에 밀려 빛을 못 봤다. 이번 동계올림픽엔 쇼트트랙 대표 자격 획득에도 실패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1급 쇼트트랙 선수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 그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선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단거리 빙속여왕’ 이상화(21·한국체대)도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쇼트트랙에서 스케이팅을 시작했다. 그러나 치열한 몸싸움이 싫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옮겼다.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여자 단거리 부문 최고 스프린터가 됐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샤니 데이비스는 미국 쇼트트랙 대표까지 지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때였다. 다만 대회 출전은 못했다. 절친한 친구던 아폴로 안톤 오노가 대표 선발 과정에서 밀어줬다는 의혹에 휘말려 참가를 포기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했던 데이비스는 이후 스피드스케이팅에 전념했다. 지난 토리노 대회 때 1000m 금메달, 1500m 은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에서도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최강자로 군림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의 장점은 순발력과 코너링이다. 스피드를 유지하며 곡선주로를 도는 능력이 뛰어나다. 지구력도 확연히 뛰어나다. 한국 쇼트트랙은 철갑조끼를 입고 빙판을 질주할 정도로 극심한 지구력 훈련을 소화한다.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선수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격세지감이다. 한국 쇼트트랙 1세대들은 대부분 스피드스케이팅 출신이었다. 현 남자대표팀 코치 김기훈도 스피드 선수였다. 이제는 상황이 반대가 됐다. “국내 대표 선발전이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어렵다.”는 한국 쇼트트랙이다. 앞으로 더 많은 쇼트트랙 선수들이 스피드로 전향할 가능성이 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다시 주목받는 김관규감독 리더십

    다시 주목받는 김관규감독 리더십

    │밴쿠버 조은지특파원│하얀 야구 모자에, 하얀 대표팀 점퍼를 입었다. 스케이트도 어김없이 신었다. 수첩과 초시계가 들어 있는 가방도 필수. 워밍업하는 선수 옆에 꼭 붙어서 함께 링크를 돈다.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고 “너 할 것만 하고 나와. 그동안 연습한 게 있잖아. 널 믿고, 날 믿어.”라고 힘을 듬뿍 실어준다. 그러면서도 쉬는 시간이면 줄담배를 피우며 제자들 걱정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 얼마나 땀을 흘렸는지 알기에 마음은 짠하기만 하다. ‘군대에 아들 보내는 심정’이 이럴까 싶다. 스피드스케이팅 김관규(오른쪽·43) 감독 얘기. 김관규 감독은 “난 여기 와서 시합을 10번도 넘게 했어요.”라고 웃는다. 선수와 함께 달리기 때문. 레이스가 끝나면 덩달아 얼굴이 시뻘게진다. 빨간 종이를 들고 랩타임을 체크하는 건 물론, 목이 터져라 소리도 지른다. 다리가 풀릴 정도로 힘들지만, 환하게 웃는 선수를 보면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진다. 김 감독은 요즘 ‘비행기를 타고 있다.’고 했다. 제자들 성적이 좋아서 같이 인정받고 있다며 머쓱한 모습.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간 성적표는 놀랍기만 하다.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한 데 이어 24일 이승훈(한국체대)의 1만m금메달까지 쉴 새 없이 메달이 나오고 있다. 수확한 메달만 다섯 개(금3·은2). 2004년 부임한 뒤 6년. 그동안 뭐가 그렇게 달라졌을까. 김 감독은 선수 개인의 개성을 존중했다. “신세대잖아요. 애들 다 착해요.”라고 빙긋 웃는다. 맏형 이규혁(32·서울시청)부터 막내 하홍선(19·동북고)까지 여러 세대(?)를 아우르기 위해 김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보다 차라리 ‘막내삼촌’이 되기로 했다. 주변에선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고집스럽게 ‘마이웨이’를 갔다. 귀걸이도, 피어싱도 이해했다. 하지만 훈련에서는 빈틈이 없었다. 새벽 5시30분 샛별을 보며 운동을 시작한 선수들은 다시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꼬박 훈련을 이어갔다. “난 선수들이 힘들다고 고함치는 걸 보는 게 참 좋아요.”라고 했다. 아무리 독하게 훈련을 시켜도 선수들은 불만이 없다. 감독이 왜 그러는지, 이게 얼마나 필요한지 알기 때문에 군말 없이 따랐다. 김 감독은 일대일로 대화를 나누며 딱딱해진 마음을 어루만졌다.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연습 때는 이상화(21·한국체대)에게 “네가 33초대를 뛰면 내가 39초에 탄다.”고 내기도 걸었다. 메달 얘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모태범(21·한국체대)이 1차 레이스를 2위로 마쳤을 때도 “못해도 좋으니 끝까지 스퍼트해.”라고 부담을 덜어줬다. 대신 김 감독은 연이어 줄담배를 피웠다. “권위 세울 필요 없어요. 선수가 성적을 내야 스승도 있죠.”라고 하는 모습은 참신하다. zone4@seoul.co.kr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밴쿠버 이변 주역… 당돌한 샛별들

    밴쿠버 이변 주역… 당돌한 샛별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당돌한 신세대들이 연일 이변의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다. 21살 동갑내기로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과 이상화(한국체대), 이정수(단국대)에 이어 아시아인 최초로 1만m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22·한국체대), 그리고 여자 피겨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78.50점)을 기록한 김연아(20·고려대)가 그 주인공.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태어난 이들 신세대의 가장 큰 장점은 두려움을 모르는 자신감과 표현력 넘치는 개성이다. 이승훈은 24일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금메달을 딴 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양손의 검지를 치켜올리는 ‘손가락 세리머니’를 펼쳤다. 모태범도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이 확정된 뒤 태극기를 온몸에 두르고 막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 익숙해진 기성세대들에게는 낯선 모습이었다. 이들은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하는 운동이 아닌 스스로 하는 운동을 통해 효율을 높였다. 과거 엄격한 선후배 관계 대신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자신의 성취감을 위해 운동하는 환경이 조성된 것. 이런 허물없는 분위기에서 이들은 선배들의 성과보다 값진 결과를 일궈냈다. 이들에게서 선배들이 품었던 애국심이나 헝그리 정신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자라나 안정적인 지원을 받으며 운동한 세대다. 이들은 신세대답게 실력뿐 아니라 외모도 갖췄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리스트인 이상화는 ‘빙판 위의 신세경’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모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다. 이승훈도 잘생기고 호감가는 외모로 여성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CF 섭외 1순위인 김연아의 외모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또 이들은 과거 선배들과 달리 개성을 중시하고 중성적인 특징을 보인다. 모태범은 왼쪽 귀에 ‘나이키’ 모양의 귀걸이를 하고 있다. 굵은 허벅지에 ‘꿀벅지’라는 별명이 붙은 이상화도 보이시한 중성적인 매력을 풍긴다. 이정수도 물건을 살 때 세심하게 비교한 끝에 구입하며 여성 못지않게 화장품이나 미용실에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수준에 오른 어린 선수들은 결단력과 지구력, 근력 등 남성적 특성과 세심함, 안정적 경기운영 등 여성적 특성을 모두 갖춘 경우가 많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이들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철저한 승부근성을 보이지만 평소에는 또래 젊은이들과 다를 것 없는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초등학교 동창으로 ‘절친’인 이상화와 모태범은 미니홈피에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려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사설] 이제는 메달의 벽도, 기록의 벽도 없다

    이 젊은이들에게 세상 무엇이 두려울까. 20대의 패기와 열정, 자신감과 승부근성으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의 젊은 승부사들이 연일 얼음판 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0m 은메달리스트인 이승훈은 어제 새벽(한국시간)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금메달을 따냈다.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 선수가 실격 처리되는 운도 따랐지만 12분58초55의 기록은 올림픽 신기록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의 12분대 진입으로 놀랄 만한 성과다. 피겨퀸 김연아도 어제 낮에 열린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78.50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자신이 세웠던 세계 최고기록을 깨뜨렸다. 자기 자신만이 유일한 라이벌인 그녀가 가장 힘들고 외로운 싸움에서 또다시 승리한 것이다. 4년 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이번 밴쿠버 올림픽에서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 이승훈 선수의 5000m 은메달 획득만 해도 기적이라 여겼는데 모태범·이상화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를 석권하는 세계적 이변을 연출했고, 마침내 스피드스케이팅 최장거리 1만m까지 휩쓸며 순식간에 빙속 강국으로 우뚝 섰다. 김연아의 신기록 행진도 놀랍긴 마찬가지다. 경기 전 드레스 리허설 때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해 우려를 낳기도 했으나 실전에 강한 평소 모습대로 한치 흐트러짐 없이 경기에 임해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는 장면은 짜릿한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의 벽과 기록의 벽은 오랫동안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기성세대가 넘지 못할 벽이라고 지레 넘겨짚고 외면했던 그 장애물들을 우리 젊은이들은 사생결단의 자세가 아니라 진심으로 즐기는 태도로 하나씩 뛰어넘고 있다.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 부족함은 있을지언정 두려움은 없다.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들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연아를 비롯해 우리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남은 경기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기원한다.
  • [데스크 시각] 소외종목 적극 지원해야/김영중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소외종목 적극 지원해야/김영중 체육부장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빛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초래한 경제난으로 마음고생을 겪고 있을 다수의 국민이 선수들의 승전보에 환호를 보내면서 잠시나마 시름을 잊는다. 언론들도 신세대 금메달리스트들의 톡톡튀는 발언들을 생중계하듯 전달하면서 흥겨운 에너지를 퍼뜨리고 있다. 실제로 이번 동계올림픽의 성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세계 최강이라는 쇼트트랙의 활약이야 예상했다고 해도, 취약종목으로 분류됐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의 메달 소식은 분명 흥분되는 일이다. 모태범과 이상화는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500m 동반 우승을 이뤄냈고, 이승훈은 아시아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인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AP통신이 ‘한국선수에 질렸다.’는 특집기사를 전 세계에 타전했을 정도다. 온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김연아가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처음 금메달까지 목에 건다면 온 나라는 온통 축제분위기에 젖을 것이다. 그러나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해 보자. ‘밴쿠버의 영광’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것 같은가. 냉정하게 보면 몇몇 뛰어난 선수들이 ‘돌출’했을 뿐 우리나라의 빙상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물론 지금의 신세대 메달리스트들이 앞으로 몇 년간은 세계를 휘어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의 뒤를 받칠 꿈나무들이 있는가. 빙상시설이나 여건은 밴쿠버 올림픽에서 부상한 ‘신흥 빙상강국’에 걸맞은 수준인가. 이번 동계올림픽 돌풍의 주역인 스피드스케이팅의 현실만 봐도 참담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등록된 선수라고 해야 고작 500여명에 그친다. 국제규격인 400m의 롱트랙을 갖춘 실내 스케이트장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유일하다. 일반 선수들은 국가대표와 상비군에 밀려 하루 2시간씩 두 번만 사용할 수 있다. 초·중·고와 대학 선수들은 한꺼번에 몰려 연습해야 한다. 그나마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을 위한 스케이트장이 32곳 있을 뿐이다. 다른 종목의 환경은 더하다. 영화 ‘국가대표’로 유명해진 스키점프는 강원 평창 알펜시아에 점프대가 하나 만들어져 있을 뿐이다. 그나마 사용료가 비싸 선수들이 마음껏 날개를 펼 수 없다고 한다. 오죽하면 김흥수 스키점프 대표팀 코치가 “지원을 요구하느니 훈련에 전념하겠다.”고 체념에 가까운 소리를 하겠는가. 루지와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은 아예 경기장이 없다. 외국으로 나가서 국가대표를 뽑아야 한다. 시설과 여건이 맞지 않아 동계체전 종목에서조차 빠졌다. 이들 종목의 선수는 개개인의 힘으로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밴쿠버 땅을 밟았다. 물론 여러 가지 악조건을 뚫고 일궈낸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성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신세대의 과감한 도전정신과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부모의 헌신, 지도자와 협회 등의 구슬땀이 조화를 이뤄 일궈낸 결실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일부 뛰어난 선수에게만 의존해서 유지되는 빙상 강국의 위치를 우리가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어렵게 구축한 밴쿠버의 영광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분위기를 살려 각종 종목의 저변 확대에 나서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한가지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정부가 빙상과 스키 등 훈련 및 경기 여건이 열악한 비인기 종목 15개를 선정, 청소년 대표선수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빠르면 6월부터 선수 육성에 20억 6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움직임이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가 금메달 열풍에 휩싸여 나온 일회성 정책이 될지, 지속성을 갖추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jeuness@seoul.co.kr
  • 한국, 金 2개 포함 메달 6개 더 딴다

    대한체육회가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에 앞서 발표한 메달 예상치는 금 5개, 은 3개, 동메달 4개 등 총 12개였다. 23일 현재 금 4개, 은 4개, 동메달 1개 등 9개. 한국이 앞으로 메달을 몇 개나 더 딸 수 있을까. 체육계가 당초 예상한 금메달 종목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남자 쇼트트랙 1000m, 1500m, 5000m 계주, 피겨스케이팅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상화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이 추가된 상황. 따라서 27일 열리는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은 당초 예상한 금메달이다. 25일 열리는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못해도 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예상하고 있다. 당초 예상은 동메달. ‘밴쿠버 4관왕’의 기대주에서 ‘불운의 노메달’이 된 성시백 등이 출전하는 쇼트트랙 남자 500m(25일 예선, 27일 결승)에서도 동메달이 기대된다. 27일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당초 동메달을 예상했지만, 은메달로 상향조정되는 분위기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에서는 당초 ‘노메달’을 예상했는데, 이승훈이 5000m에서 은메달을 딴 다음에는 이승훈의 주종목인 10000m에서 최소 동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26일 여기에 피겨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가 우승하면 한국은 최대 2개의 금메달을 추가할 수 있다. 메달 카운트에서는 빠졌지만 27일 오전 5시30분에 예선전이 시작하는 모태범과 이승훈이 참가하는 남자 추발에서도 메달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결국 후반전까지 다 치를 경우 추가되는 메달은 금 2개, 은 2개, 동메달 2개 등 총 6개를 예상하고 있다. 이대로면 한국은 금 6개, 은 6개, 동메달 3개로 1994 릴레함메르올림픽 때 세운 종합 순위 6위보다 높은 종합 5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씨줄날줄] 메달 심리학/구본영 논설위원

    요즘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을 보는 기쁨이 쏠쏠하다. 각본 없는 드라마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 때문이다. 관전자의 입장에선 1위든, 2위든 시상대에 선 선수들의 얼굴에서 오랜 세월 감내해 왔을 법한 인고의 무게는 똑같이 읽혀진다. 하지만 메달 색깔에 따라 선수들의 표정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뒤풀이 세리머니에서 우승한 이정수의 환한 얼굴과 간발의 차로 은메달에 머문 이호석의 아쉬움이 묻어나는 표정을 보라. 이 정도의 희비 교차는 인지상정일 게다. 그러나 동메달보다 은메달을 딴 선수의 얼굴이 더 어둡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사회심리학적 함의가 숨어 있는 까닭이다. 이상화 선수가 우승한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 시상식. 동메달을 따낸 중국의 왕베이싱이 활짝 웃는 동안 은메달리스트인 독일의 예니 볼프는 씁쓸해 보일 정도로 엷은 미소를 지었다. 왕보다 우승을 자신했던 볼프가 진한 상실감을 감추지 못했던 걸까.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드 메일’ 등 외신은 이를 주목했다. 이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심리학 연구진의 심리분석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들의 행복 점수는 10점 만점에 7.1점인 반면, 은메달리스트들은 4.8점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조금만 더 힘썼으면 금메달이었는데….”라고 ‘자탄’하지만, 동메달 딴 선수들은 “하마터면 노메달이었겠군.”이라고 ‘자위’하기 때문이란다. 최인철 교수의 책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프레임’에서 그런 사례를 읽었던 생각이 난다. 불교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서양 심리학에서도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인 ‘프레임’을 바꾸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작가 마거릿 리 런백이 그랬던가. “행복은 종착역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여행 중에 발견되는 것”이라고. 결과보다 과정을 즐긴다면 이호석이든 볼프든 은메달로도 충분히 행복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사회적 분위기다. 사회 전체가 승리지상주의와 승자 독식만 부추긴다면 개인 루저는 불행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게다. 한 분야에서 패배하더라도 다른 데서 또 다른 기회의 창이 열려 있으면 사람들은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패자 부활전이 없는 사회는 다수가 불행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이를 해결하는 건 결국 정치의 몫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소외종목 최선다한 선수들도…/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소외종목 최선다한 선수들도…/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 교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한 개그맨의 유행어다. 더러운 세상이 된 데에는 언론의 책임도 있다. 1등만 선택해 크게 보도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행은 스포츠 보도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요즘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 1면과 방송뉴스 앞머리는 올림픽 관련 소식들이 장식하고 있다. 첫 메달 소식을 전한 2월16일자 서울신문을 보자. 1면에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 은메달)과 이정수(쇼트 트랙 금메달) 관련 기사가 실렸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김연아(피겨 스케이팅)도 뉴욕타임스에 보도됐다며 1면에 등장했다. 그 밖에 스키 점프가 단신으로 실렸을 뿐 다른 종목이나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날 보도 전까지 다양한 경기가 진행됐고, 한국 선수들이 참가했다. 바이애슬론의 이인복과 문지희, 프리스타일스키 모굴의 서정화, 루지의 이용 등이다. 이날 이후 지면은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을 차지한 모태범과 이상화 선수 이야기로 채워졌다. ‘모터범’ 파워, 빙상의 ‘꿀벅지’ 등 흥미로우면서도 선정적인 제목까지 동원됐다. 경기 관련 소식 이외에 두 선수의 친밀한 관계와 포상 규모 등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25일자 지면은 전날 경기를 치를 김연아 기사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에서 1등은 뉴스가치가 있다. 특히 종목 첫 한국인 메달리스트이거나 세계 기록을 낸 경우는 중요한 기삿거리임에 틀림없다. 언론학자인 갈퉁과 루지(Galtung & Ruge)는 뉴스가치 기준으로 엘리트 개인을 언급했다. 언론이 정치경제적으로 인정받는 지도자급 개인들이 관련된 사건을 더 쉽게 기사화하며 더 크게 보도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언론에 매일같이 나타나는 이유다. 스포츠 세계에서 엘리트는 1등 선수다. 언론이 그 밖의 선수들보다 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하지만 언론이 도를 넘어 1등에 집착하는 건 문제다. 1등을 영웅으로 미화하고, 그 밖의 선수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이다. 상대 외국 선수들은 심지어 악당처럼 묘사된다. 이 경우 영웅은 남다른 노력을 투자했고, 개인적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으로 그려진다. 운동 이외 분야에도 뛰어나 소위 ‘엄친아’가 되기도 한다. 이상화 선수는 타이어 끄는 강훈련을 소화했고,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했다고 보도됐다. 음악을 좋아하고, 외모도 수준급이라고 강조됐다. 반면 이상화 선수와 함께 출전한 3명의 한국 선수들은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도 이상화 선수 못지않게 땀 흘리며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올림픽 같은 국가 경쟁 이벤트에서 자국 스포츠 스타를 영웅시하는 데에는 긍정적 측면도 없지 않다. 국민들이 영웅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고 서로 통합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이상화 선수가 애국가에 눈물 짓는 장면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한국인임에 자긍심을 느꼈다. 찬반으로 나뉘어 싸웠던 사람들이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하지만 1등을 지나치게 영웅시하는 엘리트 제일주의식 보도는 권력이 소수에 집중되고 다수는 소외되어도 괜찮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을 퍼뜨릴 수 있다. 1등 선수의 고액 포상금을 강조하는 보도는 이런 이유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언론은 한 선수를 ‘깜짝 영웅’으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선수의 존재를 없애 버릴 수도 있다. 이러한 권한 행사에는 뉴스가치 이외에 소외된 다수가 고려되어야 한다. 올림픽 개막 전 서울신문(13일자)은 1면에 ‘출전 자체가 영광… 밴쿠버의 마이너리티들’이란 제목으로 한국의 스키 점프와 봅슬레이팀, 에티오피아에서 혼자 참가한 크로스컨트리 선수, 눈 없는 가나에서 참가한 알파인 스키팀 등을 소개했다. 이들의 메달 소식이 없어서인지 후속 기사가 거의 없다. 올림픽 개막 전의 보도 태도가 흔들리고 있다.
  • [조은지특파원의 밴쿠버 인사이드] 경기앞둔 선수 한밤 인터뷰… 과열취재 언제까지

    언론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산다. 이슈를 만들고, 이슈를 소비하는 것. 그것이 반복되는 게 기자의 숙명이다. 요즘 화두는 ‘한국체대 3인방’.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란히 메달을 건 모태범, 이승훈, 이상화가 최고의 인기다. 이상화와 모태범이 10년 지기 ‘절친’이라는 것부터 이들의 허벅지 사이즈, 미니홈피 일촌명까지 소소한 것 모두가 관심의 대상이다. 18일 밤 10시(현지시간). 셋은 메달을 들고 선수촌 앞으로 나왔다. 어떤 기자가 만나자고 했다. 간단히 인터뷰를 했고 사진도 찍었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할 만큼, ‘기자들이 모른 척해 서러웠다.’고 할 만큼 관심에 목마른 선수들이었다. 밤이 늦었지만 ‘기자님’이 원한다니 즐겁게 인터뷰에 응했고, 웃으며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이튿날 오전 8시. 이들은 또 한 번 사진기자들 앞에 섰다. 전날 찍은 사진이 화근이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찍혀야 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뭐냐는 물음에 “일단 푹 쉬고 싶다.”고 했던 그들이다. 연일 강행군을 하느라 체력은 고갈됐다. 신세대답게 거침없고 솔직한 이들이지만 어린 운동선수들이 기자를 만나는 것은 낯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메달을 목에 건 만큼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했다. ‘이만큼도 장하다. 충분히 잘했다.’고 박수를 받을 만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올림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상화를 제외한 모태범과 이승훈은 아직 경기가 남아 있다. 21일 1500m 경기를 마친 모태범은 “진짜 너무 힘들어요. 일단 쉬면서 컨디션 관리하고 싶어요.”라고 호소했다. 이틀꼴로 경기를 했고, 메달 세리머니를 했고, 또 기자들을 만났다. 취재에도 ‘룰’이 있다. 취재진은 모든 선수들이 통과하는 믹스드존에서 선수들을 만나고 소통하면 된다. 올림픽은 전화해서 선수를 불러내는 그런 대회가 아니다. 올림픽은 선수 인생을 건 아주 중요한 무대다. 0.01초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 과열된 취재경쟁 때문에 이들에게 아주 약간의 미련이라도 남긴다면 그건 누가 책임질까. 이런 기사는 독자도 원하지 않을 것 같다. zone4@seoul.co.kr
  • [도시와 길] 대구 유명코스로 떠오른 ‘골목투어’

    [도시와 길] 대구 유명코스로 떠오른 ‘골목투어’

    대구 도심에는 문화와 역사의 흔적이 있는 골목들이 참 많다. 진골목을 비롯해 약전골목, 남성로, 종로, 3·1만세운동길 등. 이 골목들이 골목투어라는 관광명소로 탄생했다. 골목투어는 지난 2001년부터 시작돼 명맥을 이어오다 2008년 5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코스는 경상감영공원∼향촌동∼종로초교∼삼성상회∼달성공원으로 이어지는 1코스(2㎞)와 동산선교사주택∼3·1만세운동길∼계산성당∼이상화·서상돈 고택∼종로∼진골목으로 이어지는 2코스(1.7㎞), 동성로 대우빌딩∼교동∼약전골목∼서문시장의 3코스(2.4㎞), 국채보상공원∼삼덕문화거리∼방천시장∼봉산문화거리∼건들바위까지의 4코스(2.5㎞), 반월당∼상덕사∼성바오로 수녀원∼성모당의 5코스(1.5㎞) 등 총 5가지가 마련됐다. 올해 골목투어는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1·2 코스는 2,4째주 토요일에 운영되며 3·4·5코스는 단체관광객(10명 이상)들의 신청이 있을 때만 진행된다. 올해부터는 야간 투어가 신설된다. 매주 3째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또 투어 코스 내에 있는 맛집을 찾는 ‘맛기행’도 매월 셋째주 목요일 운영한다. 골목투어를 하면 영남지방 최초 고딕양식 건물인 계산성당, 벽돌건물과 종탑으로 유명한 제일교회,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 동산선교사 사택 등 골목 구석구석에 묻어 있는 한 세기 전 근대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골목투어신청은 중구 홈페이지(gu.jung.daegu.kr)를 통해 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구 문화관광과(053-661-2194)로 문의하면 된다. 도심문화탐방 골목투어는 전액 무료로 진행되며 4명의 일반인 문화해설사가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투어 중간에는 인력거 탑승 체험 같은 행사도 마련돼 있다. 지난해에는 149차례에 걸쳐 모두 3052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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