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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중견작가 최범서 신작소설 3권

    ◎권력쟁탈·왕조중심 서술 지양/고려말∼태종 승하 새롭게 묘사 ‘조선건국의 마키아벨리스트’ 태종 이방원.TV드라마 ‘용의 눈물’로 세간의 친숙한 인물이 된 그를 주인공으로 한 실록역사소설 ‘용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전3권,동방미디어)가 나왔다.지은이는 ‘회색 항아리’‘화려한 연대기’‘우리시대의 데카메론’‘소설 택지리’등의 작품을 낸 중견소설가 최범서씨. 이 소설은 드라마 ‘용의 눈물’과 어떻게 다를까.이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용의 눈물’은 극적 효과만을 노려 ‘조사의의 난’에 태조를 끌어들이고,여진과 명나라의 개입을 삽화로 엮어 흥미를 한껏 극대화시키고 있다.시청자에게 역사를 잘못 알리는 정신적 독약이 아닐는지…” 반면 ‘용은 눈물을…’은 적어도 권력쟁탈이나 황음(荒淫)이 전부인것처럼 묘사되는 왕조중심의 드라마나 역사소설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고려 말에서 태종의 승하까지를 다룬다.1권에서는 고려왕조가 혼란을 겪으면서 서서히 멸망해가는 과정과 방원의 유년·청년시절을 적절히 대비시키며 이야기를 풀어간다.여기서 특히 눈길이 가는 대목은 이성계가 방원에게 보여준 혈육애의 실체다.이성계가 무관으로 오랫동안 있으면서 절실히 깨달은것은 무관이 문관과는 권위나 대접에 있어서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에 불만을 품고 있던 이성계는 방원이 기필코 학자나 문인이 되기를 원한다.그런 연유로 방원은 어린 시절 원주 치악산으로 유배아닌 유배생활을 떠나 석휴·신조 스님 아래서 학문을 익힌다.그러나 이성계의 바람과는 달리 방원은 학문에 싫증을 내고 무관의 길을 꿈꾼다.15세의 나이에 소과에 합격한 방원은 16세에 대과에 급제하고 그 해 민씨를 만나 결혼한다. 2권에서는 조선의 건국과정과 그 기초를 세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방원의 냉혹하고 단호한 모습을 그린다.고려 사직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분투하는 정몽주의 제거,두문동 72인을 불태워 몰살시킨 사건,몰락한 왕씨족들을 강화도와 거제도에 보내는 과정에서 무참히 벌이는 살육,어린 방석을 내세워 신권(臣權)정치를 꿈꾸었던 이상주의자정도전의 제거 등이 구체적으로 묘사된다.또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의 철학을 일깨워준 하륜과의 운명적인 만남도 사실감 있게 다룬다. 작가는 3권에 이르러 이른바 ‘함흥차사’의 실상을 그리는 데 많은 지면을 내준다.태종이 된 방원은 과감한 개혁정치를 편다.하지만 방원은 태조 이성계의 행동에 늘 관심의 촉수를 세운다.함흥에 있는 태조를 모셔오기 위해 태종은 박순을 보낸다.박순에 의해 조사의가 반란을 일으킨 것이 알려진다.태종은 박순에 이어 계속 문안사와 사절을 함흥에 보낸다.그때마다 그들은 조사의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그런 만큼 함흥차사는 이성계가 죽인 것이 아니라 반란군이 죽인 것이라는 게 작가의 해석이다.조사의는 이성계를 이용해 패륜아 방원을 제거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제로는 그 자신이 왕을 꿈꾸었다는 것이다.세종 4년 1422년,태종은 마침내 “부끄럽다”는 말을 남기고 56세로 파란의 삶을 마감한다.그의 죽음과 함께 소설도 끝을 맺는다.
  • 美 정치편론가 조지 멜로언 AWSJ 기고(해외논단)

    ◎朱鎔基와 고르비의 개혁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24일 젊은 개혁가인 중국의 새총리 주룽지를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과 비교분석한 정치평론가 조지 멜로언의 글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다음은 기사요지다. 얼마전 언론인들의 모임에서 천수이비엔 타이베이 시장은 주룽지 중국 국무원 총리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그를 ‘이상주의자라기보다는 실용주의자’로 묘사했다.천은 (주룽지의) 이같은 점이 양안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의 발언은 놀라운 것이다.그는 타이완 야당인 민진당(DPP)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감이다.DPP는 지금껏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독립된 국가라고 주장해왔다.그러나 지난 전인대에서 주룽지가 총리로 임명된데 대한 국제적인 환영을 감안하면 그에 대한 천의 찬양이 부자연스러운 것만은 아니다.주룽지는 장쩌민(江澤民) 주석,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이은 중국내 서열 3위의 인물일 뿐이지만 분명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참신함으로 서방 환영 그런데 주룽지는왜 85년 소련 지도자로 부상한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연상시키는 것일까.아마도 그것은 주룽지 역시 고르바초프가 그랬던 것처럼 참신한 인물로서 서방의 환영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공산당과 그 권력을 담보한 권좌로부터의 혁명을 시도했다.혁명은 올바르게 시작됐으나 결국 권좌와 당,그리고 고르바초프 자신에게 영향을 미쳤다.서방은 그를 진정한 개혁가로 생각했다.그러나 일부 소련인들은 고르바초프를 단지 술수에 능한 공산주의자로 치부했다. 중국에 있어서 덩샤오핑(鄧小平)은 이전의 진로를 바꾸면서 경제기적을 일궈냈다.이제 덩의 추종자였던 주룽지는 그가 설정해 놓은 자유시장 정책을 보다 확고히 다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朱의 경제 처방은 정확 그가 기획한 프로그램은 아주 놀랄만한 것이다.그는 정부 각료수를 40명에서 29명으로 줄이고 관료를 4백만명 줄이자고 제안했다.그는 또 국영은행 개혁과 국부를 낭비하는 국영기업의 매각·사유화·구조조정 및 주택 사유화 등을 약속했다. 주룽지의 대담한 계획은 경제성장이 흔들릴 조짐이 보이는 것에 때맞춰 나왔다.중국은 이전에도 일부 산업분야의 과잉설비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지금 아시아국가들은 중국에 비해 낮은 생산비용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그러나 중국은 젊은 새 노동력을 흡수하기 위해 최소한 7%의 성장률을 필요로 한다. 주룽지는 분명히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그는 누구보다도 현상유지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한때 중국의 경제기적을 촉진했던 대중(對中) 외국투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외국투자는 효용과 성장을 위한 메커니즘을 개발하는데 필수적이다.금융개혁,더 큰 활력,자원의 효율적 운영,기업가 정신 등은 정치·사회적 격변 없이 중국이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어느 정도 고양돼야 한다. 주룽지는 이밖에도 더 많은 자유와 권력 분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권력 분산을 위해서는 더 많은 민주주의와 당 및 국가로부터의 자유가 필요하다.통제는 개개인의 기업가 정신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中의 개혁행로 어디로 고르바초프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변혁을 단행했고그 결과 탄력을 얻은 변화는 자신과 당을 흔들었다.그러나 주룽지는 고르바초프가 아니며 중국 또한 러시아가 아니다.고르바초프가 흐루시초프 이후 거의 바뀌지 않았던 당을 개혁하려고 성과 없는 노력을 편 것과 달리 중국 공산당은 덩샤오핑이 권좌에 오른 이래 20년 동안 눈에 띄게 발전해왔다.또한 고르바초프가 의무에 충실한 공산당 비밀정보요원으로서 권좌에 오른 것과 달리 주룽지는 막강한 상해시장 자리를 스스로 포기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주룽지가 설정한 행로가 어디로 이어질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 우드로 윌슨(미국의 대통령 문화:13)

    ◎‘민족자결주의’ 제창 국제평화 기본틀 다져/독점기업·세제 등 개혁… 노동자보호 앞장/‘이상주의자’ 평가속 20년 노벨평화상 수상 【스톤튼(미버지니아주)=나윤도 특파원】 민족자결주의로 한국민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는 28대 미국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이른바 ‘버지니아왕조’,즉 버지니아주 출신 대통령 8명중 마지막 대통령 이다. 프린스톤대 총장을 지낸 학자 출신의 이상주의자로 알려진 윌슨 대통령은 1차대전의 와중에서 미국익의 성실한 수호자역을 맡아 국제정치의 무게중심을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 놓은 훌륭한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있다.대통령은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명실공히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던 그는 온화한 외적 분위기와는 달리 강력한 지도력을 행사했다. 그의 생가가 있는 스톤튼은 애팔래치아산맥 동부의 빼어난 절경인 셰난도계곡 복판에 위치해 있으며 윌슨의 도시로 유명하다.이 작은 도시에서는 도시 설립 250주년을 기념,지난해 9월부터 올 1월말까지 5개월 동안 생가에서 ‘스톤튼의 이야기들’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가졌다. ‘윌슨시대의 도시(1855­1912)’라는 부제가 붙은 이 전시회에는 윌슨이 이곳 장로교회의 목사관에서 태어나 자라고 대통령이 되어 이 도시를 떠났던 때까지,사진과 각종 유품 등 당시의 생활상을 상세히 진열해 윌슨을 키워낸 이 도시의 어제와 오늘을 잘 살펴볼수 있게 했다. ○한국독립 운동에 침묵 이곳의 윌슨 사적지에는 그의 생가가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새로 지은 박물관과 부친 조셉이 시무하던 교회,설립한 대학 등이 시가지 곳곳에 그대로서 있다.우드로 윌슨 재단에 의해 사적지 내에 세워진 박물관에는 윌슨의 존스 합킨스대 박사학위논문을 책으로 펴낸 ‘의회 정부론’를 비롯,‘민주주의 국가론’‘분열과 통합론’‘조지 워싱턴’‘미국 민중사’ 등 그의 명저들을 비롯,1차대전과 관련된 많은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프린스톤 총장에 이어 뉴저지 주지사를 역임했던 윌슨 대통령은 총장 당시 리승만 대통령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함으로써 한국과의 인연을 시작했다.그러나 3·1운동 이후 임시정부수반으로조선독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리승만의 거듭된 주장에 그는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한국민에게는 섭섭한 감정을 남기고 있다. 20세기 초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에 의해 미국내 일기 시작한 혁신주의운동은 정당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윌슨에 의해서도 계승됐다.남북전쟁 이후 경제적 사회적 침체와 함께 사회 도처에 만연된 부정부패를 일소하여 미국을 진정한 민주사회로 개혁하자는 이 운동의 가장 큰 목표는 당시 모든 폐해의 근원이 되고 있던 국내의 독점기업을 타도하는 것이었다. 윌슨이 내세운 정강은 바로 이같은 사회적 욕구를 반영한 것으로 기업의 독점을 와해시켜 시장원리에 따른 자유경쟁을 부활시키자는 이른바 ‘신자유(New freedom)’였다.‘신자유’는 대대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재선을 꾀하던 윌리엄 태프트 대통령은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는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대중을 독점기업의 강력한 지배로부터 해방시키고 개개인을 모든 형태의 압제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한 정책을 내세웠고 이를 위해 개혁주의자들을 전면에 포진시켰다.대표적인 정책으로는 관세인하,연방소득세 신설 등 세제개혁과 연방지불준비법 등 은행제도의 개혁이 있었다.루즈벨트 시대의 셔먼법보다 훨씬 강화된 독접 규제법인 ‘클레이턴 트러스트 금지법’도 제정했다. ○전쟁중 경제활황 재선 윌슨 대통령이 이같이 국내문제에 심혈을 쏟고 있는 동안 1914년 보스니아 사라예보의 총성으로 인해 발발한 1차대전은 미국에 국제정치의 중심역할을 맡게하는 계기를 가져왔다.초기에 미국은 중립을 선언했고 급증하는 군수수요는 미국의 경제활황을 가져다 주었다.이같은 상황에서 16년 그의 재선은 순조롭게 이뤄졌다. 그러나 독일군 잠수함의 집요한 미국 상선 공격은 1917년 4월 마침내 미군의 참전을 불러오게 했다.미해군과 육군의 참전은 전세를 급속히 반전시켰으며 이듬해 1월 윌슨은 1차대전 이후 국제평화의 기본틀이 된 유명한 ‘14개항 원칙’을 발표했다. 자유주의와 민족자결주의의 원칙에 따라 전후의 세계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가 담긴 이 선언의 주요 내용은 ▲공개외교 ▲평화시나 전쟁시 항해의 자유 ▲군비축소 ▲자유무역의 원칙 ▲식민지 요구에 대한 공정한 판결 ▲영토본전을 위한 국제연맹 창설 등으로 돼있다. 이 선언은 파리평화회의를 가져왔고 이 회의에서는 국제연맹규약이 포함된 베르사이유조약을 도출해 냈다.그러나 집단안전보장을 골자로 하는 국제연맹의 설립은 윌슨에게 뜻하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안겨주었다.공화당이 가맹국의 내전에 간섭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호 불간섭의 원칙을 표방했던 먼로주의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윌슨은 국민들에의 직접 설득을 통해 이를 돌파하려 애썼지만 국제연맹 가입안은 미상원에서 부결됨으로써 막상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가입을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던 것이다.이같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여러차례 윌슨은 겪어야 했고 이때문에 그는 시대를 앞서가는 지나친 이상주의자라는 평을듣고 있다.그러나 그의 이상주의는 1920년 노벨문화상수상으로 보상 받은 셈이 됐다. ◎룰라 브룩스 윌슨박물관 큐레이터/“도덕정치·개혁 실천한 지도자”/“이상주의 추진” 용기와 노력 본받을만/첫부인 앨런과 사별… 재임중 재혼 기록 【스톤튼(미버지니아주)=나윤도 특파원】 ‘스톤튼의 이야기들’전시회를 주관했던 우드로 윌슨 박물관의 엘렌 시아 큐레이터는 “5개월간의 전시기간중 많은 관람객들로 붐벼 윌슨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데 놀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윌슨 대통령의 성품에 대해 설명해달라. ▲윌슨을 흔히 미국의 마지막 지성인 대통령이라고 한다.그는 높은 도덕정치와 과감한 개혁을 동시에 행한 지도자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이때문에 그는 라이딩스의 대통령 랭킹에서 42명중 6위라는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지나친 이상주의자라고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 ▲오늘날 생각하면 그의 생각들은 모두 옳은 것이었다.한 예로 그의 세계정부론은 선견지명이 있던 것이다.그러나 당시의 수준에서는 너무 앞선 것이어서 인정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이상을 실현하려는 그의 용기와 노력은 우리가 본받을만 하다.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가. ▲아버지가 장로교회 목사 였기 때문에신앙이 좋고 매우 검소한 분위기에서 성장했다.특히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임지에 따라 남부의 여러곳을 다니며 성장했다.그러나 출생지인 스톤튼에 대한 애정은 남달라 성장후에도 틈틈이 찾아왔던 기록이 있다. ­.가족관계는 어떠했는가. ▲첫부인인 앨런과 사이에 세 딸을 두었다.대통령 취임 2년만에 그녀가 죽고 불과 9개월만에 에디트 갈트와 재혼,재선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하는 측근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타일러,클리브랜드와 함께 대통령 재임중 결혼의 기록을 남겼다.
  • 20세기 러시아사/로버트 서비스(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소역사 전환점 명쾌하게 재조명/고르비 개혁­소비에트체제 붕괴/자기자신도 모르고 행한 업적/새로운 관점에서 최근세사 해석 【모스크바=유민 특파원】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신 러시아혁명’ 8년만에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그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을 지모른다.급작스레 다가온 소비에트체제의 폭발,붕괴에 대한 역사적 가정을 새롭게 세워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10년전까지 소련연구가 대부분은 소비에트 체제야말로 오랜기간 안정상황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미래에 대한 전망은 차치하고,그들의 정치학은 아무것도 바로 짚어내지 못했다.‘증거’혹은 ‘자료’의 한계때문이었을 것이다.소련정권은 세계 역사상 가장 관료주의적이고 비밀스런 정권이었다.그런 소련의 문서고가 개방됐다.이는 수십년동안 베일에 가려진 복잡한 현상을 발견하는 하나의 긴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여기에는 인내가 필요하다.‘밀착취재’해 밝히기에는 수년의 세월이 더 걸릴지 모를 일이다. 일단의 ‘용감한’ 사학자군이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역사적사실에 대한 공표를 감행해왔고 지금도 그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그들은 이미 쌓은 업적에 새로운 사실과 이론을 다시 지속적으로 추가함으로써 학계로 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최근 ‘20세기 러시아사’를 내놓은 로버트 서비스가 그 가운데 한명이다.영국 런던대학 슬라브학과 교수인 그는 수십년 동안을 러시아 역사와 러시아 정치연구에 헌신해왔다. ‘20세기 러시아사’는 학문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정보관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저자는 국가간 최신의 정보를 명확한 분류학으로 망라하고 있다.역사학계에서 ‘균형된 감각’으로 일컬어지는 그의 사고는 러시아 최근세사를 풀어 나가는데 어색함이 없이 적절히 기여하고 있다.분석의 간결하고 명쾌함,가혹하리만치 냉정한 사고가 깃들어 있는가 하면 간결한 산문체로 읽는 사람의 기분도 한껏 즐겁게 해준다.이 책은 저자가 소비에트 체제에 매우 정통해 있음을 확연히 보여준다.그는 이른바 소련역사의 전환점으로 일컬어지는 것들,즉 레닌의 당파숙청,스탈린의 부하린·트로츠키 제거,흐루시초프의 성쇠,고르바초프의 등장 등을 솜씨있게 재조명한다.이 모두가 크렘린의 장막에서 이루어진 사건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역사적 작업이다. 서비스교수는 러시아의 민중들이 역사에서 재평가되기 시작한 것은 1989∼91년혁명에 이르러서라고 지적한다.이 ‘신 러시아 혁명’은 1917년 혁명에 버금간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마지막장의 고르바초프편을 보자.서비스교수는 고르바초프시대 당내 보수파와 개혁으로 움트는 민주세력들간의 권력투쟁을 ‘혁명’의 전조로 보았고 다른 어느 연구가보다도 이 부분을 비교적 균형감각을 갖고 전개해 나갔다.그는 고르바초프가 자신의 개혁이 결국 소비에트체제를 붕괴시키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공산주의를 구하려 한 행동을 들어 고르바초프를 ‘거룩한 바보’로 지칭한다. 한편으로 서비스교수는 ‘자아비판’을 계속하면서 이제는 ‘신러시아 혁명’의 관점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고르바초프는 결코 계속되어 온 전체주의를 해체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결론을 이제는 내자고 한다.고르바초프는 자신의 개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온 것은 분명하지만 냉전 종식이 고르바초프의 업적­일부 사가의 주장처럼­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거부한다.이런 의미에서 고르바초프를 ‘정치 콜럼버스’로 지칭하는 것이 적당할 것으로 서비스는 본다.이미 있었던 업적을 뒤늦게나마 발견한 것이 고르바초프의 ‘업적’이라는 것이다. 이 역사서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폭넓은 문화현상과 이데올로기 문제를 그려내는데는 실패한 것인 지 모른다는 지적이다.극단적인 증오나 불신덩어리로 지칭되는 볼셰비즘,러시아를 다시 근대로 후퇴시킨 ‘가공할’ 정책에 대한 분석에는 미흡하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러시아에서 역사적 전환점을 가져 온 ‘증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비에트 당 간부 세계관의 통찰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러시아혁명가 대부분이 농부의 아들이었다는 것이 한 예다.아이로니컬하게도 이 농부출신 혁명가들은 옛 마을들을 휩쓸며 혁명에 나섰다.이때의 러시아농촌을 가리켜 트로츠키는 한때 ‘우상과 벌레’라고 지목하며타파의 대상으로 보았다.이 현상을 분석하는 것도 역사가들의 몫이자 임무이다. 저자는 레닌이 말년에 초기정부의 이상주의에서 탈피하려는 모습도 찾아내 생생하게 그렸다.재미있는 시각이다.적지않은 소비에트 연구가들의 논문을 인용함으로써 저자의 책임의식도 강하게 나타난다.스쳐 지나가버렸던 지난 반세기동안의 소련 반체제인사들의 성명도 잘 정돈돼 있다.솔제니친의 것은 빠져 있지만 E.H 카나 다른 막시스트신봉자들의 논문도 ‘20세기 러시아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사회과학에서 ‘열정’그 자체가 ‘주눅든’통계학보다 진실에 가까운 때가 있었다.지금은 그러한 때는 물론 아니다.보다 인간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 이책의 아쉬운 점이다.로버트 서비스의 약점을 굳이 지적하자면 ‘공산주의 치하에서 어떻게 생활이 가능했었는가’에 대한 해답은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미래지향적인 러시아의 새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러시아문학서나 소비에트시대의 음악을 다시접해야 될 지도 모르겠다. 원제 ‘A History of Twentieth Century Russia’,앨런&펭귄 프레스 출판,654쪽,40달러.
  • 새 발굴 자료와 증언으로 다시쓰는 현대사(대한민국 50년:1)

    ◎바람속에 밝힌 등불/1948년 8월15일 감격의 새아침 열리다/유엔 총선감시단 평양행 좌절되고/좌·우 이념대립속 ‘5·10선거’ 실시/해방 3년만에 반공정권 탄생/미 군정 정책 혼선으로 우익진영은 분열되고 북은 빨치산까지 양성/정부 권력구조 싸고 이승만·한민당 또 갈등/끝내 ‘대통령중심제’로 올해 1998년은 대한민국 정부를 선포한지 50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다.그 반세기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살아오면서 겪은 파란만장한 당대사다.그럼에도 비민주적 요소가 다분했던 여러 공화국의 정치상황 때문에 가려진 부분을 다 들추어내지는 못했다.또 전통주의의 수정주의에 입각한 학계의 양극화 현상은 현대사가 더러 왜곡 기술되는 오류도 드러냈다.그래서 서울신문은 새로 발굴한 자료와 생존자의 증언으로 엮은 주간기획물 ‘대한민국 50년’을 연재키로 했다.이 시리즈는 우선 대한민국 50년 역사속의 진실을 객관적으로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었다.이는 지나간 역사를 통해 다가오는 21세기 미래사를 발전적으로 이끄는 작업의 하나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1948년 새해가 밝았다.세밑 그믐날 잔뜩 찌푸렸던 하늘도 활짝 개었다.수은주는 영하 11도7분까지 내려가 기온은 쌀쌀했지만,날씨만큼은 쾌청했다. 우리 민족에게 새해 원단은 늘 각별한 것이었다.해방을 맞고나서 세번째 돌아온 새해는 더욱 그러했다. 전해인 1947년 11월14일 유엔 총회가 한국독립을 위한 계획안을 채택해 두었던 터라 고무적일 수 밖에 없었다.유엔총회의 한국독립 계획안은 1948년 3월31일까지 남북한 전역에서 총선거를 실시,국회 및 정부를 조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1947년 봄부터 한국문제의 유엔 이관을 구상했다.미국의 대외정책문서(FRUS)에 나타난 이같은 구상은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각오를 시사하는 것이었다.미·소의 이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반도문제를 합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소련은 한반도문제의 유엔 이관을 처음부터 반대하고 나섰다.그 대신 1948년초까지 남북한 주둔 미·소병력을 동시에 철수,한국인들 스스로가 외부개입 없이 정부를 수립하자는 제의를 내놓았다. 소련의 제의는 명분상 설득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당시 남북한 현실을 비교하면 남한쪽에는 위험한 것이었다.북한에는 이미 소련의 지원에 따라 사실상의 정부로 보아도 무방할 인민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었다.이와는 달리 남한에는 권한과 지지기반이 취약한 남조선 과도정부가 있기는 했다.그러나 미군정의 일관된 정책이 없었기 때문에 우익 민족진영은 분열된 상태였고,북한의 조정을 받는 강한 공산세력이 여전히 존재했다. 그래서 1948년 새해 첫날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큰 사건 하나를 딛고 넘어갔다.이날 경무부장 조병옥은 이른바 ‘인민해방군’사건을 서둘러 발표했다.그런 어수선한 판에 1월4일에는 38선을 경비하는 북한 보안대원들로부터 황해도 연백경찰서 장곡지서가 습격되었다.그리고 15일에는 개성경찰서 여현지서가 피습되는 가운데 남로당 출신으로 이루어진 야산대라는 이름의 빨치산이 전국에서 설쳤다.이들 야산대는 소규모 빨치산에 불과했다.그러나 북한은 대규모 게릴라전을 위해 이 해에 평남 강동학원을 차렸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떻든 유엔 감시아래 한반도 전역에서 총선거를 실시키로 한 유엔의 계획은 착착 진행되었다.이에따라 총선을 감시할 유엔한국임시위원단(유엔한위·UNTCOK)이 1월8일 김포비행장을 거쳐 서울로 들어왔다.서울에서는 영등포공업지대 근로자들이 임금인상과 고용직 근로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파업에 들어간 날이었지만,시민들의 환영은 대단했다.이날 KPS메논 인도 대표와 오스트레일리아·시리아 등 3개국 대표가 먼저 도착한데 이어 캐나다·프랑스·필리핀·엘살바도르 대표가 29일까지 서울에 왔다.유엔한위 1진이 서울에 도착한 다음날 유엔한위가 북한에 한 발도 못 들여놓을 것이라는 김일성 발언이 나왔다.그 때만해도 의례히 해보는 상투어 정도로 여겼다.그런데 미군정연락장교편에 평양으로 보낸 유엔한위의 입북신청은 소련군사령 참모장에 의해 거절되었던 것이다. 소련의 거부로 남북한 동시 총선거를 재검토할 수 밖에 없었다.유엔한위는 남한에서만이라도 단독선거를 실시하는 문제를 놓고 미군정과남한 정치지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연속회담을 열었다.우파에서는 남한 단독선거를 환영했으나 우익중에서 김구의 한국독립당은 반대했다.그리고 김규식을 주축으로 한 중도파도 통일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반대입장에 섰다.좌익도 물론 반대했다. 유엔한위는 남한 단독선거가 유엔 결의와 부합되는지를 놓고 고심했다.그러다 이 문제를 유엔 소총회에 넘겼다.소총회는 2월19일 유엔한위의 접촉이 가능한 지역(남한)에서만이라 우선 총선을 실시하자는 미국의 안을 받아들였다.투표결과는 미국 입장에 대한 찬성 31,반대 2,기권 11로 나타났다.유엔 소총회가 남한 단독선거쪽으로 손을 들어주자 유엔한위는 곧 바로선거준비에 들어갔다.그리고 정치권에서도 이승만 중심의 우익진영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미군정은 우익진영과 협조하여 선거준비에 들어가는 한편 3월17일에는 국회의원 선거법을 제정발표했다.전통적인 민주선거원리에 입각한 이 선거법은 21살 이상의 남녀 모두를 유권자로 규정했다.이 선거법에 나타난 특이한 점은 일제에 빌붙어살았던 부일협력자의 선거권 및 피선거권 박탈이다.새 정부의 민족정통성 확립을 위한 것이었는데,일제 청산은 뒷날 이승만정권에 의해 퇴색되었다.선거일은 처음 5월9일로 정했으나 일요일 투표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다음날인 10일로 바꾸었다. 단독선거를 반대하면서 남북협상에 운명을 걸고 평양으로 떠났던 김구와 김규식이 5월5일 서울로 돌아왔다.5·10선거를 방해하려는 북한 의도에 말려들었을 뿐 남북협상에서 얻은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5·10선거 역시 예상했던 대로 평온하지 못한 분위기속에 진행되었다. 총선거에는 대한독립촉성회,한민당,대동청년단 말고도 45개 군소정당이 나왔다.특히 무소속이 많아 전체 당선자 198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5명이 무소속이었다.이어 대한독립촉성회가 55명,한민당이 29명,대동청년단이 12명,다른 군소정당과 사회단체가 19명의 국회의원을 냈다.이들이 바로 제헌의원인데,국회는 5월31일에 개원되었다.이날 국회는 이승만을 의장에,신익희와 김동원을 부의장에 선출했다. 제헌국회는 7월17일에 열렸다.이날 국회는 이승만의 주장대로 대통령중심제를 권력구조로한 헌법을 통과시켰다.그리고 7월20일에는 헌법에 따라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이시영을 부통령으로 선출했다.7월24일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승만은 헌법 골격을 가지고 갈등을 빚었던 한민당과 또 격돌을 벌였다.이승만은 귀국 이후부터 자신을 추종하면서 대통령으로까지 밀어준 한민당을 각료 선임에서 소외시켰던 것이다.그래서 민국당에 이어 민주당으로 개편한 한민당의 뿌리는 1960년 4·19혁명기까지 이승만과 영원한 정적이 되었다. 대한민국정부 수립 선포식은 8월15일 상오10시쯤 중앙청 광장에서 베풀었다.미군사령관 J R 하지 중장은 미군정 폐지를 공식 선언했다.해방을 맞은지 꼭 3년만에 독립정부가 출범한 것이다. 극심한 혼란속에 이상주의적 민족주의자들과 군정의 갈등,공산주의 세력들과의 이데올로기 대립을 극복하고 어렵사리 태어났다.그러나 제1공화국이라고도 말하는 내정체제하의 반공정권은 그 장래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로부터 50년,꼭 반세기를 맞은오늘 험란한 민주화의 길을 걸어온 야당지도자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새 정부가 막 돛을 올릴 참이다.돌이켜 보면 대한민국이 걸어온 반세기의 역사는 파란만장했다.그 역사속에는 비민주적 요소가 다분한 여러 단계의 공화국이 기록되었다. □특별취재반 황규호 문화부 부국장급 이용원 문화부 차장 최병열 문화부 차장급 김종면 문화부 기자 박정현 정치부 기자 서창아 정치부 기자 강선임 DB부 기자
  • ‘릴리스 2.0’(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인터넷 시대 살아갈 자질 등 기술/문명의 변화에 따른 현명한 대처·판단도 제시/사용자 스스로 자율규제·책임있는 행동 역설 【뉴욕〓이건영 특파원】 다가오는 ‘인터넷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이 책은 새 인터넷 문명이 기업·정부·교육·공동사회·개인생활 등 모든분야에 가져올 변화를 현명하게 판단하고 인간의 삶을 보다 풍족하게 하기 위한 제안들을 담고 있다. ‘전자시대에서의 삶을 위한 설계’라는 부제를 단 ‘릴리스 2.0’의 저자 에스터 다이슨(Esther Dyson)은 유명한 미국의 첨단산업 분석가.미국의 언론들로부터 컴퓨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여성으로 평가받고 있다.세계적 미래과학 학자인 프리먼 다이슨의 딸이기도 하다.그는 책의 발간 목적에 대해 “우리와 우리 아이들은 전자시대에서 더욱 사회적·지적·상업적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우리가 살고 싶어하는 세계를 어떻게 만드는 가를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적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터넷의 자율규제를 주창하면서 ‘가상공간’에서의 새로운 사회계약을 위한 권리와 규칙을 세우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다이슨은 조만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속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보고있다. 창의성이 보상받고 힘없는 사람들이 힘을 갖는 ‘사회’를 기대하는 그는 인터넷속에서 만이 이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이상주의자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회속에서 정부는 힘을 갖지 못할 것이므로 인터넷 사용자 스스로의 통찰력 있고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것이다.그는 “인터넷은 사람들에게 가공할 힘을 주지만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동과 자신이 만든 가상세계에 대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유경제시장의 신봉자이기도 한 저자는 법으로 컴퓨터통신을 규제하는 어떠한 시도도 반대하면서 자율규제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언로를 침해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음란물 규제도 현재의 내용등급 규제를 광범위하게 활용함으로써 대처할 수 있으며,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해를 끼칠 내용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악을 막을 수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동안 제기된 대부분의 법적·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각종 조사를 통해 제법 설득력있는 논리를 펴고 있다.웹사이트에 올려진 정보는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인가.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예’이지만 허가없이 멋대로 복사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익명으로 정보를 올리는 것은 허용돼야 하는가.이에 대해서도 그는 거짓정보나 중상모략 내용에 대한 피해를 인정하면서도 익명게재가 법으로 금지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특히 정치적 박해자나 선의의 고발자들이 부당하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나아가 범죄활동을 위한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 때문에 치안당국이 반대하고 있는 암호메시지의 경우도 향후 보험회사들의 암호사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의 허용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한다. 저자는 인터넷 시민으로 살아갈 자질 등을 11장으로 나눠 책에 담았다.인터넷 확산으로 인한 개인과 사회이익 간의 갈등,안보와 언로의 자유 간의 갈등,정부의 단속과 개인적 자율간의 갈등,창의성과 지적재산 보호간의갈등 등도 거론하고 있다.모두 쉬운 용어를 사용했다.또 “전자사회는 생산자와 소비자,정부와 시민,언론기관과 독자들 사이의 힘의 균형에 큰 변동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도전과 기회는 이러한 갈등 및 기존관계를 풀려는 사람들에게 있다”며 개인의 진취적 의지를 독려한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언로의 자유와 사회규범과의 충돌은 그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게 다가 올 것이라는 주장이다.최근 신나치주의자가 컴퓨서브 온라인을 이용,반체제적 내용을 전파한 행위에 대해 독일의 바이에른주 정부가 엄격히 대처한 것처럼 언론자유 인식과 사회질서유지 인식간에는 심각한 마찰이 수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의 부작용과 관련,그는 인터넷이 가져다 주는 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사람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인터넷 시대에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본성’적 측면이 크게 부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컴퓨터 앞에 혼자 앉아 ‘가상공간’을 오가는 시간은 많고 과거처럼 사람들과의 정을교환하는 시간이 적어 생겨날 수 있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저자는 현실처럼 다가오는 컴퓨터상의 ‘가상현실’의 유혹 앞에서도 인간애를 잃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인터넷 시대에서 균형적이 삶을 구가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어느 사회에서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의 폐쇄집단속으로 자신을 국한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듯 인터넷 시대에도 이같은 유혹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나오게 마련이며,사회에 ‘위협요소’가 될 수 있는 이들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터넷의 사용에 따른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이같은 부작용에 따른 보완마련도 아울러 호소하고 있다.이와함께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는 날에도 인터넷을 모르는 사람들이 겪는 또 하나의‘불평등’ 현상에 대한 사회적 인식촉구라는 메시지도 던져주고 있다. 원제 Release 2.0;A Design for Living in the Digital Age.브로드웨이 북스(Broadway Books).307쪽.25달러. 미 첨단산업 분석가 에스터 다이슨
  • 21세기 한국의 비전과 교육/3당 대선후보 초청강연회:Ⅱ­1

    ◎질의응답·쟁점/‘투자확대’ ‘정보화’ ‘개혁우선’ 강조/이회창­방과후 아카데미 실시·위성방송 보완/김대중­통합의보 잉여금 전용… 교육재정 조달/이인제­국가 사학지원 확대·교육 자율성 확충 24일 서울신문사가 주최한 대선후보 교육토론회의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황병선 위원=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경제 침체기에 GNP대비 6%의 교육비 재원 마련 방안은. ▲GNP대비 6%는 5년동안 5조원이 예상된다.현 상태에서 예산배분 투자순위를 명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투자순위에서 우선으로 하겠다. -김옥열 전 총장=고학력 여성인력의 활용방안은. ▲여성인력 채용에 관한 쿼터제와 모든 분야에 최소한 30%의 여성인력을뽑는 채용목표제가 필요하다. -김학준 총장=대입제도의 문제점과 개편방안은. ▲입시제도의 문제점은 천편일률적인 선발전형제도에 있다.좋은 방향으로 개선하면서 안정감을 주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대학이 자율권을 갖고 특정분야에 특장을 지닌 학생들을 선발,전형해야 한다. -이상주 총장=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은. ▲초·중등교육에서 교원이 교사의 질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상황을 이뤄야 한다.2005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는 등 충분히 보살필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한다.교육전문대학과 연구전문대학으로 나눠 집중 투자하고 기초과학과 전문분야에 획기적인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 -오성숙 대표=강제 보충수업을 폐지할 용의는.학교폭력 해소 방안은. ▲지금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다.사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을 강화해 근본적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과외수업을 받지 않도록 방과후 아카데미나 능력별 수준교실,위성 방송교육 등 보충수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회의 김대중후보◁ -김학준 총장=21세기 정보화 시대에 대비한 교육철학은. ▲누구든지 정보에 접근·이용할 수 있는 정보 민주주의가 전제조건이다.정보화를 입시의 주요항목으로 채택하고 ‘학생 1인 1PC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무엇보다 입시위주의 평면교육에서 정보중시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오성숙 대표=교육개혁의 방향과 전교조에 대한 입장은. ▲입시위주에서 지덕체 3위일체의 전인교육과 창의적인 지적교육으로 개혁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전교조 문제는 원칙적으로 민주국가에서 반대해서는 안되지만 국민과 학부모가 공감할 때 전교조가 설 자리가 생기는 것이다. -이상주 총장=지방대학 발전방향은.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적으로 서울,일류대학 중심의 교육 편중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지방대학의 정부재정 지원 확대와 함께 지방대학 스스로도 일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황병선 위원=GNP 6% 수준의 교육재정 조달 방안은. ▲통합의료 보험실시와 경제개발 예산의 누수방지,각종 특수세 부과로 4-5조원을 확보할수 있다.무엇보다 경제발전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교육예산 배정에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김옥열 전 총장=아시아·태평양 시대를 맞아 한자 교육에 대한 견해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각종 교류를 위해 한자교육은 병행해야 한다.폐지할 경우 한자 문화권인 아시아에서의무역교류에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 -이상주 총장=사학의 재정에 대해 국가는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하나. ▲교육은 국가의 몫이다.기본적으로 국가는 사학에 대해서도 책무를 다해야 한다.미국은 사립대학 재정의 40%를 국가가 부담한다.국가는 설립자부담원칙이라는 사학에 대한 그릇된 원칙을 뜯어고쳐야 한다.즉,사학은 국가가맡아야 할 교육을 위탁받은 기관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사학에 대한 국가의 재정지원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김옥열 전 총장=민족동질성회복 차원에서 통일교육은 어떠해야 하나. ▲정치적으로 통일되더라도 사회의 여러 분야가 통합되려면 굉장히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독일도 통일한 지 7년 지났으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특히 교육등 정신적인 분야가 어렵다.통일이후의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줄이려면 통일교육을 서둘러야 한다. -황병선위원=교육재정을 확보할 방안은. ▲21세기 교육투자는 창조적인 인재 양성에 집중돼야 한다.교육부 예산과 지방전입금 등을 합해 5년안에 교육예산을 GNP의 6%로 늘릴수 있다고 본다.교육채권을 발행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오성숙 대표=이후보는 최근 교육예산집행을 감시하기 위한 교육비리신고전화를 폐쇄하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교육비리를 근절할 구상은 무엇인가. ▲교육계 내부의 감시와 고발은 옳지 않다.얻는 것 보다는 생동감과 자율성을 약화시키는 등 잃는게 많다.특히 감사원이 간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 3후보 “교육예산 GNP 6%로”

    ◎이회창­대학에 학생선발권 부여/김대중­중등교 2002년 무상교육/이인제­교육채권 발행 재정 확보/본사 대통령후보 초청 교육정책 강연 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한국대학총장협회(회장 박재규 경남대 총장)와 KBS 후원한 ‘21세기 한국의 비전과 교육’이란 주제의 제15대 대통령후보 초청 강연회가 24일 상오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이회창,국민회의 김대중,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3당 후보들이 교육분야만을 주제로 한 자리에서 강연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후보들은 이날 KBS2-TV로 전국에 생중계된 강연회에서 기조연설과 일문일답을 통해 교육재정을 국민총생산(GNP)대비 6%로확충하겠다고 밝히고 대학의 자율성 신장 및 대학입시제도의 획기적인 개혁,정보화 교육 집중 투자 등을 약속했다. 세 후보는 그러나 교육재정확보의 구체적인 방안에 관해서는 약간씩 입장을 달리했다. 이회창 후보는 대학입시 개선과 관련,“지금의 대입제도는 천편일률적인 선발전형이어서 많은 문제가 있다”며“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뽑고 특정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학생이라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제도개선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나라와 사회발전을 위한 교육이 정책목표가 돼야 한다”면서 “대학의 기초과학분야에 획기적으로 재원을 투입하고 2005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하고 “사교육비 절감방안의 하나인 방과후 과외활동과 위성방송은 일부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보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대중 후보는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기획 수립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직속으로 ‘교육개혁추진단’을 구성,유아교육의 공교육화,초등교육 연한 1년 축소,중·고교과정 통합 등 교육개혁을 주도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2002년까지 무상의무교육을 전면 실시하고 학생선발권을 대학 자율에 맡기되질 관리를 위해 졸업자격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후보는 “초·중등학교의 학급당학생수를 30명선으로 낮추고 학교폭력근절을 위해 학교주변 절대정화구역을 지금의 50m에서 200m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또 지방대학 육성을 위해 지역별 인재할당제를 적극 추진하고 서울소재 명문대학의 지방이전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김후보는 “정보초고속도로를 2010년까지 이룩하도록 하겠다”고 아울러 밝혔다. 이인제 후보는 “교육재정의 확보를 위해 교육채권 발행도 검토하겠다”고 말하고 사학지원과 관련,“정부를 대신해 육영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설립자부담의 종전 원칙에서 벗어나 인센티브제 도입 등 사학의 재정확충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대학을 가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대학에 갈수 있도록 대학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면서 “더 중요한 일은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마음대로 취직하고 학벌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교육제도 자체를 혁명적으로 뜯어고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회는 손주환 서울신문 사장과 조완규 한국대학총장협회이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 후보의 기조연설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으며 김옥열 전 숙대 총장 김학준 인천대총장 이상주 한림대 총장 오성숙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대표 황병선 서울신문 논설위원 등이 패널리스트로 참여했다.한편 이날 하오에는 서울신문사와 한국대학초장협회의 공동주최로 한나라당 이해균,국민회의 김원길,국민신당 한이헌 의원 등 3당 정책위 의장이 초청된 가운데 교육정책토론회가 이어졌다.이 토론회에서는 ▲박영식 광운대 총장 ▲윤형원 충남대 총장 ▲홍일식 고려대 총장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
  • 세르반데스 미발표소설 4편 국내 첫선

    스페인이 낳은 위대한 소설가이자 극작가,시인인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1616)의 미발표 소설 4편이 국내에 첫 소개됐다.‘집시여인’‘질투심 많은 늙은이’‘피의 힘’‘유리석사’ 등.4편 모두 세르반테스가 66세에 발표한 중편소설집 ‘모범소설’에 실린 작품이다. ‘모범소설’은 60여개국의 언어로 번역된 소설 ‘돈키호테’에 버금가는 작가의 대표작이다.이 작품집은 당시 스페인 문학의 주류를 이뤘던 이탈리아풍의 이상주의적,목가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사실주의로의 전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커다란 문학적 의의를 지닌다.특히 ‘집시여인’은 아름다운 집시여인과 귀족청년의 사랑을 다룬 현대판 ‘미녀와 야수’로,‘질투심 많은 늙은이’는 사랑의 비극적 종말을 그린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박철·나송주씨의 번역으로 도서출판 오늘의 책에서 펴냈다.
  • 수뢰혐의 공무원 집에 현금 1억/원주 국토관리청 과장

    ◎수표포함 1억5천만원… 검찰조사뒤 잠적/입찰비리관련 충북부지사 등 4명 조사/한전 중부건설소 과장 등 3명 구속수사 설계·감리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4급 공무원이 7억원을 호가하는 67평 규모의 호화 아파트에 살면서 안방 장롱에 현찰을 1억5천만원이나 갖고 있어 검찰이 자금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6일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도로계획과장 공상문씨(51)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샛별마을 우방아파트에서 현금 1억3천만원과 수표 2천만원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공씨는 6일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뒤 잠적했다.검찰은 공씨를 소환하기에 앞서 공씨 집을 압수수색,현금 1억3천만원과 수표 2천만원 등 1억5천만원을 안방 장롱안에서 찾아냈다.현금은 4천여만원씩 나뉘어 여행용 가방 3개에 들어 있었다.수표는 10만원권과 1백만원권이 대부분이었다. 검찰은 설계·감리 업체들이 입찰 과정에서 편의를 봐 달라며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추궁했으나 공씨가 “단 한 푼의 뇌물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수뢰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자돌려보냈다.공씨의 부인도 “빌린 돈”이라고 항변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마냥 잡아둘 수 없어 일단 돌려 보냈으나 공씨가 종적을 감췄다”며 수사 잘못을 시인했다. 검찰은 수표 추적을 통해 1억5천만원 가운데 이미 5천여만원이 뇌물로 받은 돈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공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공씨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96년 4월 발주한 동면∼신북의 도로 확장 및 포장공사에는 도화,해강,제일,한석이 입찰에 참가,도화가 9억1천만원에 낙찰받았었다.도화는 검찰 수사에서 나머지 3개 업체와 담합해 낙찰받은뒤 모두 1억2천1백33만원을 사례금으로 나눠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설계·감리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구돈회 충북 부지사,방성용 전남 순천시장,지연태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신정부 서울시지하철공사 기술이사 등 4명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수수 금품의 액수가 크고 대가성이 뚜렷하면 25일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한국전력 중부건설소 품질관리과장 이인행씨(53)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수수 혐의로,중앙고속 관광사업본부장 황외원씨(65·전 경주관광개발공사 대표)와 전 서남관광개발공사 대표 한상일씨(62) 등 2명은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검찰은 소환했던 피의자 가운데 수뢰 액수가 적은 고남호 전 부산교통공단 건설본부장(65)과 이상주 신공항건설공단 부이사장은 불구속 기소키로 하고 이날 밤 일단 귀가시켰다.해외 출장중인 고민수 제주시장은 오는 29일쯤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 관급공사 입찰 수뢰/제주·순천시장­충북 부지사 등 곧 소환/검찰

    ◎담합 26개 업체도 수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국영기업체가 발주한 도로 항만 철도 쓰레기매립장 등 대형 관급공사의 설계·감리 용역 입찰을 둘러싸고 7백억원대의 사례비를 주고 받으면서 담합 입찰한 대형 설계 감리업체 26개 업체의 대표와 간부 39명,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기초자치단체장 등 전·현직 공무원과 국영기업체 간부 29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관련기사 22·23면〉 서울지검 특수1부(안대희 부장검사)는 23일 도화종합 기술공사 대표 오세행씨(55) 등 설계감리업체 대표 5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금호엔지니어링 대표 오동권씨(64) 등 21개 업체의 대표와 입찰 담당자,건설기술사 등 3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은 이날 황외주 전 경주 관광공사 대표,한상일 전 서남 관광공사 대표,고남호 전 부산 교통관리공단 건설본부장,영종도 신공항건설공단 이상주 부이사장,한국전력 천안지사 이인형 과장 등 5명이 이들 업체로부터 1천만∼2천만원씩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소환·조사 중이다. 검찰은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지낸 지연태 전 의원과 서울지하철공사 기술이사 신정부씨,고민수 제주시장(64),방성용 순천시장(50),구돈회 충북부지사(60) 등 5명도 뇌물을 받은 사실을 확인,곧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구 부지사는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서울시 발주 공사와 관련,뇌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천6백만원의 뇌물을 받은 나주시 건설국장 김봉수씨(57·4급) 등 공무원 11명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진주시 농정과 건축사보 김명용씨(35)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익산 지방 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김재중씨(60)등 6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이들 업체의 담합사실을 국세청에 통보,업체끼리 주고 받은 담합 사례비에 대해 세금을 추징하는 한편 담합 입찰혐의가 포착된 다른 1백여개 설계·감리업체 관계자들도 혐의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이번에 적발된 26개 업체들은 모두 5천7백억원 규모의 관급공사 7백여건의 설계·감리 입찰에 참여하면서 7백억원의 담합 사례비를 주고 받으며 낙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화종합 기술공사는 95년 2월부터 지난 7월까지 시화지구 확장단지 기본설계와 부산시 수도정비 기본계획 수립 사업 등 403건의 주요 관급공사의 설계 감리입찰에 담합 참여,다른 업체와 2백9억원의 사례비를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나주시 건설국장 김씨 등은 관급공사 발주사업과 관련,편의를 봐주거나 설계·감리 수주 대가 등의 명목으로 9백만∼4천만원씩의 뇌물을 받았다.
  • 변증법적 문예학/플로리안 파센 지음(화제의 책)

    ◎마르크스주의 문학이론 쉽게 소개 마르크스주의 문학이론과 문학사회학을 알기 쉽게 소개.이상주의적 마르크스주의자 루카치와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브레히트,마르크스주의의 이교도인 벤야민,그리고 철저하게 후기 부르주아적이며 역사적 유물론을 은유적으로 환원시키는 아도르노의 문학사상을 다룬다.마르크스주의 문예학의 특징은 심미학적인 추체험(작품미학)이나 현실적 해석(수용미학)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리얼리즘 문학의 주창자들은 문학을 사회의 반영으로 이해한다.나아가 이들은 아도르노를 제외하고 문학을 사회와 연계된 학문,즉 사회적 실천을 전제로 한 학문으로 간주한다. 벤야민도 지적했듯이 학문이 유행을 따르면 진지성을 잃기 쉽다.우리에게는 언젠가부터 20세기를 마감하는 이 시대를 오로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잣대로만 재단하려고 하는 버릇이 생겼다.그러나 이 책은 테리 이글튼처럼 포스트모더니즘 내지 포스트모더니즘문학을 ‘물화현상’ 혹은 ‘긍정이데올로기’라고 매도하기 위해 씌여진 것은 아니다.다만 현실을 한걸음 물러서서 ‘낯선’ 눈으로 다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임호일 옮김,지성의 샘,9천원.
  • 주목받는 「페미니즘」 이론·소설 신간

    ◎페미니즘,무엇이 문제인가­자기모순에 빠진 여성 해방전략/여자들의 꿈­여성들에 의한 여성들의 꿈 해석/속상하고 창피한 마음­「선구자」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18편/「도둑신부」 1,2권­미학적·시적장치속의 여성 내면세계 페미니즘 혹은 여성주의라는 말은 이제 진부하게 들릴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흔히 쓰이고 있다.페미니즘과 관련된 책 또한 대형서점의 한 코너를 차지할 만큼 많이 늘었다.그러나 이론서는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대중서적은 너무 가벼운,「넘고 처지는」 형편이다.최근 이문열의 장편소설 「선택」을 둘러싼 페미니즘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다양한 페미니즘 관련서적들이 쏟아져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우선 꼽을만한 것은 「페미니즘,무엇이 문제인가」(캐롤린 라마자노글루 지음,문예출판사),「여자들의 꿈」(루시 구디슨 지음,또 하나의 문화),「문학과 페미니즘」(팸 모리스 지음,문예출판사),「속상하고 창피한 마음」(버지니아 울프 지음,하늘연못),「도둑신부」(마가렛 애트우드 지음,문학사상사),「매스미디어와 여성」(김선남 지음,범우사) 등 6편. 「페미니즘,무엇이 문제인가」는 여성들간에도 이해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남성에 의한 여성억압」이라는 공분모 이외의 사항은 페미니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이러한 차이가 명확히 정의되고 해명돼야만 자기모순에 빠진 여성들을 해방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세울수 있다는 것.이 책은 계급·노동·권력·국가·민족·인종·문화·이데올로기 등에 의해 야기되는 여성들간의 차이를 꼼꼼히 분석,이것을 페미니즘 이론으로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프랑스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는 자신의 저서 「제2의 성」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들의 꿈을 통해 꿈을 꾸고 있다』고 지적했다.최근 선보인 「여자들의 꿈」은 보부아르의 이러한 입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프로이트나 융 등 남성이론가들이 세워놓은 꿈 해석체계로는 여자들의 꿈을 제대로 다룰수 없다는게 지은이의 견해.여성들의 꿈에는 임신과 양육,모녀관계,여자들간의 우정 등 남성들이 겪어보지 못한 문제들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는것이다. 「문학과 페미니즘」은 페미니즘 문학비평과 이론을 포괄적으로 다룬 책.문학에 대한 페미니스트적 접근방식이 가져다줄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 문학텍스트에서 제기되는 여성론 관련 문제들을 독자 스스로 풀어가게 한다.페미니즘 이론가 크리스테바의 논의를 후기구조주의,상호텍스트성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이 책은 무엇보다 프랑스 페미니즘이 도외시하거나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계급이나 인종,동성연애 등의 문제를 들추어내고 있어 관심을 끈다. 페미니즘 이론을 소설로 형상화한 작품들도 적잖이 나와 있다.선구적 페미니스트로 높이 평가되는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18편을 묶은 「속상하고 창피한 마음」과 페미니즘 문학의 거장인 캐나다 여성작가 애트우드의 「도둑신부」(1·2권)가 대표적인 예.두 작품은 모두 한 차원 높은 성숙한 시각에서 페미니즘을 다룬다.특히 여성 내면에 깃든 악마성과 여성의 자아정체성 문제를 다룬 「도둑신부」는 그 주제의식을 투쟁적 정치구호가 아니라 미학적이고 시적인 소설적 장치속에 용해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이밖에 「매스미디어와 여성」은 매스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성차별적 여성표상과 그 속성을 파헤친 책으로,매스미디어 여성 종사자들의 페미니즘 의식이 그다지 진보적이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밝혀 주목된다. 90년대 들어 두드러진 지적 흐름중 하나는 현대사회의 한 조류인 포스트모더니즘과 정신분석학의 융성이 페미니즘의 지평을 넓혀줬다는 것이다.최근 출간되고 있는 페미니즘 관련서들은 교육·환경이론 등에까지 쟁점을 확대해가고 있다.이것은 60년대에 태동된 「이상주의적 정치운동」인 페미니즘이 21세기를 눈앞에 둔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보편적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다.문제는 페미니즘을 「시장성있는 문화상품」으로 착각,그것을 상업적으로 포장하려는 유사 페니미즘 출판물의 범람을 막는 일이다.
  • 만물은 유전한다/송우혜 소설가(굄돌)

    「이상주의자는 비관하고 현실주의자는 낙관한다」는데,나는 과히 현실주의자도 아니면서 우리의 미래에 대해 대체로 낙관한다.세상이 어찌 변하던 인간의 기본적인 선한 품성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런 믿음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이야기를 최근에 후배 소설가에게서 들었다.그는 컴퓨터통신을 하는데 소설을 쓰다가 자료를 찾을 일이 있으면 통신에올린다고 했다.「이러저러한 일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 아시는 분 있으신지요」.그러면 이내 관련자료들이 쏟아져 들어오더라는 거였다.암만 찾기 어려운 자료라도 늦어도 두 시간을 넘긴 적이 없더라고 했다. 누군가가 알고 싶어한다는 이유만으로 자기 시간과 공력을 들여서 여기저기 정보망을 검색해서 자료를 찾아 보내주는 얼굴 모르는 사람들이 그처럼 많은 것이다. 그 이야기는 예전 시골에서 살던 마음 좋은 농부들을 떠올리게 했다.옆집 농기구가 부실하면 스스로 자기 집것을 들고 와서 빌려주던 훈훈한 인심이 컴퓨터시대인 요즘도 그대로 살아있다니 듣기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가!그렇다고 해서 나의 낙관이 아주 완전한 것은 아니다.인간의 악한 품성 역시 똑같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알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매스컴에 비행 여학생들의 행태가 보도된 일이 있다.폭력서클을 만들어 학교 후배들을 때린 여고생들이 경찰에 고소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보도를 본 주위의 친지들이 「이제는 여자애들까지 저렇게 되었으니 세상이 망쪼가 들어도 단단히 든 것」이라고 탄식했다.그러나 폭력소녀들은 요즘 새로 생긴게 아니다.언제 어느 세상에나 폭력소년도 폭력소녀도 있었다. 내가 아주 어릴때 보았던 우리 동네 폭력소녀들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그들도 요즘 아이들 못지않게 거칠었다.그 「언니」들은 팔목이나 손등을 으레 흰 붕대로 감고 다녔다.다쳐서가 아니라 싸울때 무기로 쓰려고 그 속에다 면도칼을 넣고 다니느라고 그렇게 한다는 거였다.그 「언니」들도 지금은 어디선가 손주들을 키우면서 속수무책으로 늙어가고 있을까.
  • 예절은 법보다 중요하다/주디스 마틴(해외논단)

    ◎서로 정중하게 대할때 갈등·폭력 사라져 바쁜 현대생활은 「예절 바르다」는 덕목을 전근대적인 구습으로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이에 대해 미국의 유명한 에티켓 관련 컬럼니스트인 주디스 마틴 여사는 흥미있는 논리전개와 함께 「예절은 중요하고 필수적이다」고 역설한다.미 여성클럽에서 행한 그의 강연을 소개한다. 에티켓은 가식적이고 기를 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이는 이상주의적이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생각인 성선설,즉 사람들은 선천적으론 선하나 문명에 의해 타락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우리 입맛을 당기는 달콤한 견해이지만 인간 본성과는 별 관계가 없다. 진정 우리는 사랑받을만 하게 태어났다.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부모들은 요람속의 우리를 목졸랐을 터이다.그러나 우리가 선하게 태어난 것은 아니다.이것을 깨우치지 않으면 안된다. 에티켓,예절을 지키는 것은 법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련의 규칙을 안다는 것 이상이다.아주 하찮고 사소한 에티켓 규칙도 도덕과 관련있거나 겹쳐지는 예의의 원칙에 의해 요구된다.존중과 품위가 수많은 에티켓 규칙을 만들어내는 예의의 원칙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원칙들을 이해하는 도덕적인 사람들도 공손하고 정중함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할 덕으로 치는데는 주저한다.우선 먼저 세상을 고치고 제대로 돌아가게 한 연후 제7일째 되는 날에나 공손함을 도입해도 괜찮지 않으냐는 생각이다.마음속 깊은데서 에티켓이란 것은 그다지 진실로 중요하다고 할 수 없는,식사나 결혼식 같은 활동에 적용되는 것이려니들 한다. 그러나 예절의 부재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들중 여럿의 원인인 것이다.예를 들어 학교 체제는 규율의 결핍으로 무너지고 있다.조용히 제자리에 앉아있는 것,다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차례를 지키는 것,그리고 다른 사람을 때리지 않는 것 등이 가르쳐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범죄의 상당 부분이 늘상 남들로부터 거칠고 무례하게 대해지는데서 길러지는 성질급함과 함께 시작되고 있다.「얕잡아 보아서」가 오늘날 살인의 주요 동기중의 하나다. 서로 정중하게 대하며 같이 일할줄 모르면 정부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입법부와 재판정에서 대단히 가식적인 발언 형식이 요구되는 소이이다.표현의 자유를 굳게 지켜주는 사법부지만 재판정에서는 정작 말을 함부로 할 자유가 없다. 우리는 강탈하고 공격하고자 하는 등의 본능적 충동을 제어하도록 하는 법체제를 가지고 있다.여기에 우리가 인정하든 하지 않든 법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에티켓이란 가외의 법체제를 갖는다.법은 생명,신체,재산을 위태롭게 하는 심각하고 위험한 충동에 대응한다.에티켓은 사소하고 이차적이나 제동걸리지 않으면 심각해질수 있는 도전을 다스리고자 한다.에티켓은 아주 간편한 갈등해결책을 보유하고 있는데 사과하거나 다음날 꽃을 보내거나 하는 것으로 법으로 비화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한다. 지난 이십여년간 우리가 목격했듯이 사람들이 에티켓,간단한 예의범절을 지키지 않게 되면 법이 치고들어 온다.「다른 사람 얼굴에 담배연기를 내뿜어서는 안된다」는 에티켓이 법항목으로 올라섰다.성추행 제소도 힘있는 자리에 있는 인사들이 「손은 까불대지 말고 얌전히제자리에」라는 기본 예절을 지키기를 거부한데서 나온 것이다. 에티켓이 할 일을 대신 하도록 법을 계속 부르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예의를 위해 법의 테두리를 넓히면 자유가 위협받는다. 자유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사람들은 타인에게 밉살스럽게 보일 법적 권리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그 권리 행사는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만약 행사할 경우엔 그 결과를 받아들일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법 하나로만 세상을 살아가려고 하면 일이 안된다.조금 맘에 언짢은 말은 중상모략 항목으로 재판감이며 야비한 행동거지는 「심리적 잔학행위」로 분류되고 마뜩찮고 거슬리는 모든 것은 공공 건강저해 행위로 선언된다.그래서 에티켓이라고 하는 아담한 가외의 법체제가 필요한 것이다.〈
  • 조각가 김창희(이세기의 인물탐구:119)

    ◎자연­인간­생명의 하모니를 빚는다/형태와 윤곽 파괴… 근본적 원형만 담아내/「고향마을」시리즈 도시인에 이상향 제시 「넓은 벌 동쪽끝으로/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얼룩배기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것은 조각가 김창희가 그리는 「고향마을」시리즈다.그의 조각품을 보고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차마 잊힐리 없는 두고온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풀이슬이 발등을 적시는 오솔길,보리가 익어서 황금물결 치는 들판,솔밭에 내리는 가랑비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피리소리.논밭을 맬때 손에 닿는 향긋한 흙의 촉감그대로 그는 두고온 고향산천을 손끝에서 꾸밈없이 빚어낸다. 지난 93년 그가 뉴욕주립 스토니브룩대에 대작 「고향마을」을 기증했을때 뉴욕타임스(4월 30일자)는 이 사진을 크게 취급하고 「한국적 토속정서를 담고있는 독자적 조형성은 정신적인 위안과 새로운 인스피레이션을 함양하게 될것」을 보도한바 있다.그 무렵 뉴욕에 들렀던 세계 10대 화상의 한사람인 파리의 다니엘 르롱은 「인체를 조형미의 탐구로서뿐만 아니라 영혼이 깃든 인간상을 조성하여 메마른 도시인들에게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예술은 여유와 휴식” 르롱부부의 소개로 지난해 파리 노세라출판사가 출간한 그의 작품집 서문에 보면 저명한 미술평론가 피에르 레스파니는 「김창희의 미학적 통찰은 인간과 자연의 본질을 겨냥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매스와 볼륨,비례와 균제에서의 독창성과 유일성외에도 환경과 인물설정에서 연극적 특성을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무대미술가 윌프레드 밍크가 셰익스피어와 몰리에르 로버트 윌슨을 연극과 오페라무대에서 재현하고 있다면 김창희는 과연 「적극적인 표현의 미와 표현의 힘」으로 「인간이 잃어버린 고향과 가족」을 그의 브론즈로 되살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창희의 일관된 작업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레스타니의 이러한 지적에 거부감을 표할수 없게 된다.우선 그의 작품에는 자연속에 인간이,인간앞에 자연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인간적 정취」가 「굽이치는 리듬」과 「청결한 라인」으로 「유동적인 하모니」를 이루어나간다.그의 매질은 브론즈지만 그가 빚은 둥그런 구릉은 인체의 양감과 질감,「선」에서 출발하여 「조각에는 독창성보다 생명이 필요하다」는 로댕의 말을 실감시킨다.그의 인체는 어느것이나 살아숨쉬는 바이털리즘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산과 나뭇잎은 햇빛에 반짝거리고 잔디는 푸른 윤기를 머금은채 바람에 흩날린다. 지난해 파리 기테화랑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을 보고 파리화단의 제라르 주리게라는 「김창희에게 있어 예술이란 여유와 휴식」이라고 평한다.「그가 노구치나 백남준,이우환처럼 자신이 국제적으로 경력을 쌓지 않은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는것은 자신이 태어난 땅과 그 전통에 뿌리를 둔 한국 예술가로서 독특한 언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면의 아름다움에 눈길 그는 외향적으로는 정열의 화신같은 예술가지만 실은 명상적인 예술가다.64년 국전 첫입선후 77·78년 문공부장관상 국무총리상을 연달아 수상할 때도 「인체의 무한한 신비」에 매혹되어 손가락으로 찌르면 터질 것같은 풍만한 탄력,한복바지에서의 대님을 맨 이미지로 다소곳한 「기다림」「무심」과 「깊은 사색」을 작품의 내면에 담고 있었다. ○뇌출혈·폭음으로 쓰러져 한때는 창공으로 치닫는 도약과 화려한 누드군이 도시한복판을 질주히는듯한,또는 도시로부터 끝없이 탈출하고 싶은 도시인의 생리를 역동적으로 그려낸적도 있다.엘지 쌍둥이빌딩이나 쁘렝땅백화점의 인체들이 그 예이고 이후 작위성에서 탈피한 자연의 근본문제에 파고들면서 「예술가의 개성이나 독창성은 기법의 특이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경험에서 얻어지는 달관의 경지」임을 터득하게 되었다.형태를 차츰 지우고 윤곽을 뭉개어 가장 근본적인 원형만을 남긴채 인간을 끝내 자연에 귀의시키게 된 작업이 최근의 「고향마을」시리즈다. 어떤 예술가도 곡절없이 정상에 오른 예는 없겠지만 김창희야말로 모험과 모색의 긴 험로를 지나 오늘에 다다른 작가다.그는 대학교수로서 조각가로서 지나치게 완벽과 최고를 지향한 나머지 89년 엄청난 작업량과 노동에 짓눌려 뇌출혈로 쓸어졌고 두번째는 3년전 두주불사의 술실력을 자랑하다 술때문에 쓰러졌다.주변의 가족들은 그의 소생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받아들였으나 「부르델처럼 되지 못하는한 눈감을수 없다」면서 수개월만에 병석을 털고 일어섰다.「삶과 죽음의 고비」를 넘나든 남다른 체험을 살려 「다시 태어나는 아픔과 혼돈」속에서 그는 『미켈란젤로는 가장 인간적인 형상을 만들었으나 로댕은 바로 인간 그자체를 만들었다』는 것을 마음의 등불로 켜두고 미의 원점인 내면의 아름다움을 응시하게 되었다. 그는 충남 당진에서 인조치아를 만들던 김인성씨의 3남3녀중 셋째로 태어났다.그의 아호인 「당진」은 고향인 당진에서 딴 이름이다.치과가 흔치않던 시절에 부친이 밤새 이빨을 갈고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도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일상적으로 접근해 갔다.인천사범시절 만국공원에서 열린 맥아더 장군 동상제막식을 본것이 「조각가가 그처럼 위대한 존재」인줄을 처음 알게 되었고 바로 그 「위대한 존재」가 되기 위해 홍대 조각과에 진학했다. ○구긴듯한 백색형체 집착 그가 무엇이 되고자하는 목표와 꿈은 거칠것 없이 확실하다.「가장 높이 오르는 새가 가장 먼데를 보듯」 마음속 깊은 「심연의 공간」에 서서 아주 멀리 전체를 보고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그리고 「모든 것을 지나치게 설명하면 창조적 상상력이 상실된다」는 자세로 다시한번 설명과 테크닉을 배제한 구긴듯한 백색형체에 집착하고 있다. 그의 작품의 핵심테마는 「정신의 풍요로움」에 대한 표현이다.그런 메타포로 인해 그는 삶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유미주의자이자 이상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황폐한 도시의 숲속에서 그의 우뚝한 백색의 운집들은 마치 천상의 신기루인듯 눈부신 극광을 발산하고 있다.고향마을시리즈는 「환상적 현실」과 「실제적 환상」을 동시에 함축하면서 「형태의 빛을 내면에 비친다」는 새로운 결론아래서 그는 찬란한 미래를 향해,그리고 뉴욕과 파리의 화단을 향해 싱싱하고 약동적인 질주를 멈추지 않게 될 것이다. □연보 ▲1938년 충남 당진 출생 ▲60년 홍익대 입학 ▲64년 국전 「요정」입선 ▲65년 국전 「탈출」 특선 ▲66년 신상회공모전차석상 ▲67년 홍대 조각과 졸업 ▲77년 국전 문공부장관상 ▲78년 홍대 대학원 졸업,국전 국무총리상,제1회 개인전(선화랑) ▲78∼현재 서울시립대 교수 ▲79년 국전 추천작가 ▲80년 한국구상조각회 로마전 ▲81년 뉴욕 한국화랑초대전,서울개인전(선화랑)이후 해마다 개인전 ▲83년 바로셀로나 국제화랑 10인초대전(바르셀로나 국제화랑) ▲84년 ’84현대미술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환경조각전 ▲85년 국전 초대작가,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86년 도쿄한국문화원초대 개인전 ▲88년 ’88서울미술대전 ▲90년 ’90부산 환경조각전 ▲91년 모스크바 국립동양예술박물관 초대개인전 ▲92년 오사카 대한민국총영사관 초대개인전 ▲93년 뉴욕 한국문화원 초대개인전,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에 대작「고향마을」 설치 ▲94년 뉴욕 패터슨미술관 초대 한국조각 ’94전 ▲96년 ’96쾰른아트페어참가,「김창희조각 작품집」(프랑스 노세라출판사)출간,파리기테화랑초대 작품집출간기념전,「LE BENEZIT 세계예술가 인명사전」에 인명수록 ▲97년 ’97도쿄아트페어참가(도쿄 빅사이트,아키에 아리치갤러리) ▲98년 5월 레스타니기획 서울∼뉴욕전(뉴욕 파크애버뉴)예정
  • 서울시 상수도료 10% 인상/내년 4월부터

    ◎공영주차장 요금 낮시간 최고 50% 올려 서울시는 23일 상수도 요금을 내년 4월 1일부터 평균 10% 올리기로 했다.서울시 의회가 이날 97년도 예산을 확정하면서 내년 1월 인상을 전제로 계산한 수도요금 추가 세입 1백63억원을 삭감한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내년 3월중에 이같은 내용의 급수조례 개정안을 마련,내년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현재 가정용 상수도 요금은 t당 평균 300원이다. 서울시는 당초 내년 1월1일부터 상수도 요금을 평균 10% 올릴 경우 10월 말까지 4백억원의 세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한편 서울시 의회는 내년 2월부터 공영주차장의 낮시간대 요금을 25∼50% 인상하는 내용의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 개정안」도 이날 통과시켰다.조례안은 경승용차의 주차료 50% 할인대상에서 도심지역과 신촌,영등포,영동,잠실,청량리 등 1급지의 주차장을 제외해 논란이 예상된다. 조례안은 내년 2월 1일부터 1,2급지 노외주차장의 주간 정기요금도 25∼50% 올리도록 했다. 또 다가구 주택은 가구당 0.6대이상,공동주택은 0.7대 이상주차장을 확보토록 했다.
  • 김정일과 북한의 운명/재미 북한전문가 서대숙 박사 지적

    ◎정치개편·지도사상·경제문제·외교혁신·군사개편/5대과제 해결에 달렸다/「우리식 사회주의」로는 더이상 생존 어려워/군 감축하고 경제문제는 정무원에 맡겨야 이른바 「수령의 나라」 북한에는 지금 수령이 없다.「어버이 수령」 김일성이 죽은 후 아들 김정일이 대를 이었지만 그는 그냥 지도자일 뿐 수령은 아니다.과거 김일성이 갖고 있던 당총비서·국가주석 자리는 2년5개월째 비어 있다.북한은 지금 명실상부한 수령­최고지도자가 없는 가운데 통치되고 있는 「이상한 나라」다. 북한의 수령과 지도자문제와 관련,미 하와이대학의 서대숙 교수는 최근 펴낸 일어판저서 「김일성과 김정일­혁명신화와 주체사상」에서 『수령이란 「인정하는 칭호」이지 「임명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전제,『북한에 있어서 수령은 김일성이지 김정일이 아니다.그 수령이 최고지도자를 의미한다면,김정일이 현재 어떻든 최고지도자이기 때문에 별문제될 것은 없다.그러나 김일성이 죽었는데도 김정일이 과거의 김일성처럼 수령이 된다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교수는 김정일이 명실상부한 북한의 지도자가 되려면 북한에 먼저 법치체제가 세워져야 한다고 말한다.북한에서 이른바 김정일시대가 열리려면 선거가 실시되고 헌법과 당규약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김정일의 입장은 생부인 김일성 치세때와는 다르다.그도 이미 50대중반에 들어섰고 장래 장기집권을 한다 해도 20여년남짓일 것이어서 그에게는 김일성에게 주어졌던 만큼의 시간도 없다.따라서 현재 「고난의 행군」을 할 수밖에 없는 김정일이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한두개가 아니다.그런 과제를 해결하여 자신이 「지도자」임을 정치와 정책으로 입증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하지 않는다면 김정일도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서교수의 논리다. 이 대목에서 서교수가 지적하는 김정일의 첫번째 과제는 정치개편이다.김정일은 『우리식 사회주의는 필승불패다』라며 인민과 정부의 관계를 충성심과 인덕정치로 비유했다.김정일은 이상주의자가 아닌 실천론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의 셰계에서 사회주의,그것도 「우리식 사회주의」에 귀기울일 사람은 없다.그리고 김정일을 둘러싼 지도세력도 구세대로부터 신세대로 바뀌고 있다.또한 군부통치에도 한계가 있다.따라서 앞으로 당·정·군 조직체계와의 관계를 여하히 개편,정립시키는가가 제일의 과제가 될 것이다. 김정일의 두번째 과제는 이른바 지도사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주체사상은 김일성 사후에도 아직은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는 사상이다.그러나 그 사상의 유용도는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김일성이 주체를 내세운 것은 동서냉전과 한국전쟁,그리고 중·소분쟁 등에 기인했었다.오늘날 사회주의진영은 붕괴했고 소련도 사라졌다.이런 상황에서,더욱이 과거의 자주성이나 우리식 사회주의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21세기엔 맞지 않는다.김정일은 이런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김정일은 국제정세와 북한의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안된다.일방적으로 인민의 사랑이나 충성을 구하고 우리식 사회주의나 주체사상을 내세울 게 아니라 자신의 이념과 사상을 세워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세번째로 김정일은 북한의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김일성 사망전후의 북한경제에 관해서는 누구의 설명도 필요없다.세상이 모두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지난 95년의 수해로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김정일은 과거의 김일성식 경제정책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북한의 경제난은「재래식」 방식으로는 회복될 수 없다.군과 병사를 동원하고 200일전투니 속도전 같은 인해전술을 되풀이한다고 해서 경제침체가 해결되지는 않는다.우선 경제발전의 목표부터 바꿔야 한다.의식주해결은 물론 외국자본유치,첨단기술의 습득 등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제정책의 체계도 문제다.김일성시대에는 당의 주도로 경제가 이끌어져왔다.그러나 경제는 정부(정무원)가 주도해야 한다.경제문제를 경제문제로 해결하는데 있어 경제를 잘 모르는 당간부에게 경제를 맡겨서는 안된다.경제는 철저하게 정무원의 경제관료에게 맡겨 시행하고 책임도 지워야 한다. 북한주민은 오랫동안 자신들이 자본주의로부터 피해를 받아왔다는 선입관을 지닌 채 자주성을 강조하고 배타적인 태도를 길러왔다.그러나 21세기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의식주해결과 자주성만을 강조하다 국제사회의 구제대상이 되어서는 집권은 물론 나라 자체를 유지하기가 힘들다. 김정일의 네번째 과제는 외교의 혁신이다.김일성은 조선노동당 제6차 전당대회에서 북한외교의 3대정책을 자주·친선·평화로 내세웠다.이 3대정책의 명목에는 별문제가 없다.그러나 그것만으로 다양한 외교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그것만으로는,또 제3세계 외교만으로는 세계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발전하는 자본주의국가와 외교를 할 수가 없다. 연대는 이제 21세기에 들어서 있다.21세기의 세계에서는 새로운 질서가 수립될 것이다.사정이 이러한데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자신의 우월성이나 자주성을 소리 높여 외친들 북한의 경제발전이 이뤄질 수는 없으며 국제관계개선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북한이 우리식 사회주의를 아무리 주장해도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다. 김정일의 다섯번째 과제는 군사문제다.북한군은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보장했다.그리고 북한군은 김일성 사후로부터 김정일이 당과 정권기관의 직위를 차지할 때까지 북한의 질서와 국방,주민의 치안을 담당했다.북한의 군부에는 두개의 큰 사명이 있다.순수한 의미에서의 국방의 역할과 국내 정치체제유지가 그것이다.그러나 군의 국내적 역할 즉 정치체제유지역할은 김정일의 지도체제가 확립된 다음엔 점차 감소돼야 할 것이다. 김정일은 김일성시대와는 다른 안보체제를 정립하지 않으면 안된다.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안보환경이 변했고 동서대결도 끝났다.북한이 무력으로 한반도를 통일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할 때 지금 군의 규모는 너무 방대하다.인민군을 경제건설에 동원하지 않으려면 상당수의 군인을 제대시켜야 한다. 북한경제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군사비임은 주지된 바다.21세기 김정일시대에는 북한과 같은 작은 나라에 핵무기는 필요없다.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해서 한국과 미국·일본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만들어 경제원조를 하고 있다.북한은 핵의혹을 풀고 군사문제는 군사문제로서,경제문제는 경제문제로서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북한은 지금 해결해야 할 중요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김정일과 새로운 세대 지도층이 그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분명치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은 이상의 다섯가지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왜.김정일과 북한의 명운이 5대과제의 해결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환경파수꾼/그린피스 탄생 25돌

    ◎71년 가서 허름한 트롤어선 “승선”/핵실험 반대 등 「지구보존」에 앞장/세계 158개국 3백여만 회원 보유 지난주 탄생 25돌을 맞은 그린피스는 세계환경보호운동의 대명사처럼 불리고 있다. 71년 9월 15일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허름한 트롤어선에 승선한 일단의 호전적 환경운동가들이 미국의 앰칫카 섬 핵실험에 항의해 돛을 올린지 만 25년이 된 것이다. 그동안 숱한 업적을 쌓은 그린피스는 이제 세계환경경찰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난해 이 기구는 사용중지된 석유시추대 브렌트 스파를 북해에 수장시키려는 석유 메이저 셸의 계획을 철회시키는데 성공했다. 또 프랑스의 남태평양 핵실험 재개에 맹렬한 반대운동을 펴 프랑스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으며 환경친화적인 기술개발에 대한 업계의 투자의욕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리고 오존층에 피해를 주지 않는 냉장고,연료소비를 줄이는 자동차 등을 생산하도록 업계를 자극했다. 성년을 훨씬 넘긴 그린피스는 보다 실용주의적으로 노선을 바꾸었다.이상주의를 고집하던 초창기의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식의 선정주의 방식을 지양하고 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선회했다. 그린피스는 최근 프랑스 비밀공작원들이 오클랜드항 앞바다에서 이 기구의 반핵기함 레인보 워리어호를 폭파하고 이 와중에서 사진사 페르난도 페레이라가 죽어 타격을 입었으나 이 공격은 오히려 그린피스의 반핵투쟁 결의를 강화시켰다. 그린피스는 최근 홍콩에 33번째 해외 사무실을 개설해 개발도상국들의 환경의식을 고취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세계 1백58개국에 약 3백만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그린피스는 95년 수입이 94년 보다 11% 늘은 1억5천2백80만달러였다고 공개했다.기부금의 33%는 독일,20%는 미국,10%는 네덜란드에서 들어오고 있다.
  • 헤겔의 예술철학·미학 집대성/독문학자 두행숙씨 3년걸려 첫 완역

    ◎“예술의 사명은 이상의 감각적 표현”/이념·이상­동·서양의 대립 등을 고찰 독일 관념주의 철학을 완성한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1770∼1831)의 예술철학과 미학이론을 집대성한 「미학강의」가 「헤겔철학」(전3권,나남출판)이란 제목으로 국내에서 처음 완역·출간됐다. 독문학자 두행숙씨(42·서강대 강사)가 3년간에 걸쳐 우리말로 옮긴 이 책은 헤겔이 만년에 하이델베르크와 베를린대학에서 「미학 또는 예술철학」이라는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헤겔 사후,그의 제자인 하인리히 구스타프 호토가 정리한 대작.헤겔의 미학이론은 그동안 국내에 부분적으로 소개되기는 했지만 방대한 헤겔미학의 전모가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대학에서 미학을 강의하던 1820년대는 헤겔의 지적 활동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로,이 책의 내용은 그 깊이와 넓이에서 『서양 이상주의 미학의 최고봉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헤겔의 미학체계는 「자연의 미」가 아닌 「예술의 미」 혹은 예술철학을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예술미는 「정신의 소산」인만큼 자연미보다 우월하며 따라서 사유적인 철학의 고찰대상이 된다는 것이 그의 논지다.또 헤겔에 의하면 예술은 절대이념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그는 『예술의 사명은 절대적인 것,즉 이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이같은 입장에서 출발,헤겔은 서양의 미학이론을 역사적 발전과정을 통해 고찰한다. 「헤겔철학」은 「예술미의 이념 또는 이상」「동양예술,서양예술의 대립과 예술의 종말」「개별예술들의 변증법적 발전」등 모두 3부로 이뤄져 있다.1부에서는 우선 미학을 철학적 관점에서 고찰하며 2부에서는 이념과 형상이 서로 일치할 때 예술이 이상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을 지적한다.또 예술 역시 인간역사와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3단계의 변증법적 발전단계를 거친다는 견해를 펼친다.불안정하고 절제성이 결여된 고대 동방의 「상징적 예술형식」과 이념과 형상이 자유롭게 조화를 이루는 고대 그리스의 「고전적 예술형식」을 거쳐 이념이 형태를 압도하는 「낭만적 예술형식」으로 완성된다는 것. 예술형식의 구분에 이어 헤겔은 3부에서 각 단계의 예술형식에 해당하는 주요 장르와 그에 따르는 특성들을 설명한다.상징적 예술형식으로 건축을,고전적 예술형식으로 조각을,낭만적 예술형식으로 회화·음악·시문학을 각각 꼽고 있는 헤겔은 결국 예술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단계는 시문학이라고 결론짓는다. 서양 미학이론의 중심축을 이루는 헤겔 미학사상은 무엇보다 과거 서구의 예술에서부터 자신의 시대에 이르는 모든 미학이론을 특유의 변증법적 철학체계로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그러나 역자는 책머리에서 헤겔 미학사상의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절대정신의 영역을 예술 종교 철학의 3단계로 나눈 뒤 예술을 최하위 단계에 놓음으로써 예술의 독자성을 부인하고 있으며,독일 고전주의가 추구했던 서양의 고대 그리스문화를 중심으로 한 이상적 예술론을 전개함으로써 서양 우월주의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그가 지적하는 헤겔미학의 한계.『헤겔이 자신의 미학론을 완성한지 2백년 가까이 된 시점에서야 우리말 완역본이나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역자 두씨는 『이제부터라도 헤겔의 미학사상을 편견없이 이해하고 우리의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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