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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와인의 자존심 ‘보르도 메독’ 포도원 르포

    佛 와인의 자존심 ‘보르도 메독’ 포도원 르포

    |보르도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보르도는 중부지방의 부르고뉴와 함께 대표적인 포도주 산지다. 보르도시에서 북서쪽으로 25㎞ 정도 올라가면 가론강과 도르도뉴강이 만나는 지롱드 좌측에 북쪽으로 길게 뻗은 지역이 나온다. 여기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르도 포도주 생산지 ‘메독(Medoc)’이다. 보르도 지방의 5,6월은 포도주 생산 사이클로 볼 때 비교적 한가로운 시기에 해당한다. 지난해 수확한 포도로 담근 포도주는 바리크(225ℓ들이 참나무 통)에서 200년 넘은 참나무의 향기와 신선한 공기를 빨아들이며 숙성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포도밭에서는 작은 구슬 같은 포도알들이 보르도지방 특유의 따사로운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하루가 다르게 영글어 가는 시기다. 지난달 27일 메독에서는 포도밭 사이를 누비며 벌어지는 산악자전거 경기 ‘라 메도켄(La Medocaine)’ 행사가 열렸다. 라 메도켄은 마르고(Margaux)를 비롯한 메독 남부지역의 포도주 생산자들과 관련산업 종사자들이 의기투합해 메독 포도주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 올해로 8회째인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약 1000명이 많은 5000여명이 참가했다. ●햇살·바람 맞으며 알알이 영그는 포도알 메독 지역 주민 등 프랑스 전국 각지와 유럽 각국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은 33㎞부터 100㎞까지 각자 능력에 따라 경주거리를 선택해 맑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거대한 초록색 융단처럼 펼쳐진 포도밭 사이를 맘껏 달렸다. 특히 중간 중간에 각 샤토(유명 포도주 생산업체)에 마련된 휴식소에서 음악도 듣고, 포도주를 시음하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거리별 우승자 외에 가장 유별나게 변장을 한 사람이나 팀에도 상을 주기로 했기 때문에 특이한 의상을 입고 자전거 경기에 나선 사람들은 음악이 나오면 흥을 참지 못하고 몸을 흔들기도 한다. 심각한 운동경기라기보다는 축제에 가까운 행사다.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셔 경기를 완주하지 못하는 참가자들도 속출한다. 라 메도켄은 ‘포도넝쿨 사이로 자전거 달리기 협회’라는 뜻의 AVTV가 주관했다.AVTV의 클로드 베르니아르 회장은 “평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개인 소유의 포도밭 사이를 자전거로 달리며 경치를 감상하고, 유명한 포도주를 시음하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메독 지역의 포도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이는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포도밭 사이를 수천명이 자전거를 타고 떼지어 지나가고, 고색창연한 샤토에서 록 음악이 연주되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이런 변화는 미국·호주·뉴질랜드·칠레 등 이른바 ‘신세계 와인’의 약진에 따른 프랑스 와인산업의 위기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와인협회(OIV)에 따르면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독일·포르투갈 등 유럽 5대 와인 수출국의 시장점유율은 1980년대 초에는 75.6%였으나 지난해에는 62%로 뚝 떨어졌다. ●자전거 경기·시음회 등 포도주 홍보 축제 와인 종주국 프랑스의 경우 전체 수출액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매년 3%포인트씩 감소하는 실정이다. 수출물량은 2004년에는 전년보다 5.8%(물량기준) 감소한 데 이어 2005년에는 1.9% 줄었다. 최고급 와인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전체 포도주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중저가 포도주의 경우 균일한 품질과 싼 가격을 내세운 신세계 와인에 밀리고 있다. 장 프랑수아 베지 보르도지역 기자협회 회장은 “신세계 와인이 지속적으로 국제 포도주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과 공격적인 마케팅의 결과”라면서 “프랑스 와인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 메도켄 같은 행사 외에도 각 샤토들은 포도주 저장고 방문과 와인 시음행사를 마련, 외부의 방문객을 향해 문을 활짝 열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보르도 포도주의 진가를 알리는 데 열성이다. 메독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주 중에서도 가장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급 특산주(그랑크뤼 클라세)의 하나인 샤토 키르완(Kirwan)은 대표적인 사례다. 1855년 그랑크뤼로 분류된 샤토 키르완은 몇 세대에 걸쳐 전수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급 포도주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포도주 저장고 방문와 시음회, 포도주와 어울리는 메뉴 개발, 포도주를 곁들인 피크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2003년과 2005년 ‘와인 관광대상’을 받았다. ●수확서 숙성까지 전통적 수작업이 최고 비결 샤토 키르완의 나탈리 쉴러 대표는 “그랑크뤼에 속한 샤토들은 세계 톱클래스의 훌륭한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너무 폐쇄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세계적으로 품질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이제는 좀더 대중에 가까이 다가서 우리가 지닌 가치를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역별로 엄격한 생산조건을 규정해 놓고 이를 충족시켜야만 라벨에 원산지 이름이 들어간 AOC를 허용한다. 그랑크뤼 클라세의 경우 지켜야 할 조건은 더욱 까다롭다. 예컨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을 주지 않고 자연조건 그대로 버티면서 포도가 자라도록 한다. 포도를 수확할 때에도 일일이 손으로 가지를 따고, 포도주를 담글 때에도 손으로 포도를 정리한다. 포도주를 숙성시키는 통은 프랑스 중부 산악지방에서 나는 수령 200년 이상의 참나무로 된 것이어야 한다. ●지역별 엄격한 생산규정 지켜야 AOC허용 그랑크뤼 클라세의 하나인 샤토 도작(Dauzac)의 필립 루씨는 “전통적인 재배법과 포도주 제조방식을 따르는 것이 수세기에 걸쳐 최고 품질의 포도주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비결이며 신세계 와인이 흉내낼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lotus@seoul.co.kr ■ 와인전문 가루시앙 기유메 |보르도 함혜리특파원|“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전통적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보르도 와인의 깊고 조화로운 맛은 그 어떤 신세계 와인도 흉내내지 못할 겁니다.” 프랑스의 와인전문가 루시앙 기유메 씨는 최근 런던과 캘리포니아주 내파밸리에서 동시에 열린 미국 와인-보르도 와인 시음대결에서 보르도 레드와인이 캘리포니아산에 패배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보르도 와인의 우월성에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보르도 와인을 “섬세함과 깊이의 조화로움, 우아함이 담긴 ‘포도주의 예술’”이라고 평가하면서 “신세계 와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유메 씨는 보르도 메독 지역의 최고급 와인(그랑크뤼)인 샤토 보이드캉트낙과 샤토 푸제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메독 와인의 특성은. -포도밭마다 기후와 지형이 매우 다양하다. 지역적인 기후까지 다르다. 이런 주위환경에 여러 포도 품종들의 잠재적 특질들이 표현되어 다양한 포도주가 생산된다. 메독 지역은 기후와 토지학적인 환경이 포도재배에 가장 이상적이다. 또 캬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캬베르네 프랑 등의 포도품종을 배합하기 때문에 과일향이 강하고 부드러우며, 강한 색상을 지닌 와인이 생산된다. 특히 포도 수확부터 담그는 과정까지 몇 세대에 걸친 노력으로 쌓아진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에 품질에 있어서 지속성을 지닌다. ▶그랑크뤼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랑크뤼는 프랑스 여러 지방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다. 기후조건과 지형, 경사, 위치에서 예외적인 조건을 형성한 포도원을 뜻한다. 프랑스 국립원산지명칭연구소(INAO)의 통제하에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메독 외에 그라브, 생테밀리옹, 소테른-바르삭에서 그랑크뤼를 분류하고 있다. 메독 지역의 그랑크뤼는 나폴레옹 3세 때인 1855년 프랑스 국제박람회에서 지롱드 포도주가 소개되면서 품질 등급을 분류한 것이 기원이다. 이때 가장 우수한 품질로 선정된 60개 생산자들이 1∼5등급까지 나뉘어 ‘그랑크뤼 클라세’로 분류됐다. ▶신세계 와인에 대해 평가한다면. -와인의 품질 면에서 신세계 와인은 비교적 균일하다. 이는 당도와 알코올 도수를 인위적으로 컨트롤하기 때문이다. 가격에 따라 맛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테이블 와인으로 적합하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와인이라도 프랑스의 고급 와인과는 비교할 수 없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제조법, 자연 그대로의 조건에서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프랑스 와인은 균형감이 있고, 조화로우며 섬세함을 지닌다. 이런 깊이를 느낀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프랑스 와인의 우월성에도 불구하고 와인산업이 위기를 맞은 이유는. -생산자들에게 불리한 세제(稅制)가 가격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음주를 죄악시하는 문화도 포도주 소비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공급은 과잉인데 생산자가 너무 분산되어 있어 효율적인 마케팅을 펴지 못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5∼6개 회사가 생산의 85%를 차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마케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lotus@seoul.co.kr
  • ‘여성 뱃살빼기’ 운동이 보약

    ‘여성 뱃살빼기’ 운동이 보약

    비만, 특히 여성의 비만과 이로 인한 뱃살은 한 사회의 건강성과 직접 연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 비만이 관심사인 이유는 치명적인 질병, 특히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을 일으키는데다 최근에는 특정 암의 발생까지도 부추기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서다. 따라서 비만의 1차적인 문제는 미용적 관점의 체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질병과의 상관성에 둬야 한다. ●비만의 원인 간단하게 말해 섭취하는 에너지 총량이 소비량보다 많으면 비만이 된다. 통계적으로 보면 1년간 사람이 필요로 하는 적정 칼로리의 5%를 초과하면 약 5㎏의 지방세포가 축적된다. 말이 5%이지 운동량이 적은 현대인에게 이 정도는 결코 조절이 쉽지 않은 양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식사보다 간식으로 섭취하는 에너지 양이 많아 문제가 된다. 지방을 단순히 저장 개념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방세포에서 합성, 분비되는 다양한 물질이 신체 대사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뱃살, 즉 복부지방의 지방세포는 여러가지 호르몬을 분비하여 식욕을 조절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대사질환을 초래한다. 섭취한 에너지는 70% 정도가 기초대사에,20%는 운동으로, 그리고 10%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에너지가 열로 바뀌는 이른바 소화 열생성으로 소비된다. 결국 사람이 에너지를 의도적으로 소비하는 과정은 운동 밖에 없다. ●여성 뱃살, 어떻게 뺄까 남성의 복부비만과 달리 둔부비만이 많은 비만여성의 체중관리 목표는 체중을 줄이고, 감량한 상태를 장기간 유지해 더 이상의 체중증가를 막는 것이다. 체중감량 치료도 초기 목표는 체중의 10% 정도를 감량하는 데 둔다.10%를 감량하는데 이상적인 시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량을 줄이는 것. 보통 1일 1200㎉ 이하의 식사를 권하는데, 이는 직장인이 구내식당에서 먹을 두끼 식사를 세끼로 나눠 먹는 양이다. 그렇다고 한끼를 건너 뛰라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세끼로 나눠 먹어야 한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운동은 체중감량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일반적으로 운동만을 할 경우 체중의 2∼3%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열량식 등 식이요법과 함께 하는 운동은 체중 감량에 대단히 효과적이고 유용하다. 운동은 체중 감소 외에도 심폐기능을 강화하는데, 심폐기능이 강화되면 일상생활 속에서 신체 기능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체중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운동은 단계적으로 시도해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게 된다. 처음에는 ‘짧은 시간, 낮은 강도’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런 뒤 몸의 적응상태에 따라 서서히 시간과 강도를 높여가면 된다. 처음에는 느린 걷기나 수영이 적당하며, 신체 적응도와 체중감량치 등을 따져 적당한 종목을 고르면 된다. 걷기와 수영 외에 자전거타기, 스키, 에어로빅, 줄넘기 등도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좋은 종목이다. 비만자는 1주일에 3일, 매 10분 이상 걷는 운동으로 시작하여 점차 매30분,45분을 전력으로 걷는 식으로 진행해야 하며, 적응도에 따라 일주일에 5일 혹은 매일 운동하는 방향으로 자신을 이끌면 좋다. 일상적인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한 구간 먼저 내려 걷는다든가, 일부러 먼 곳에 주차한 뒤 걷는 식으로 자신의 생활패턴을 바꿔가는 게 좋다. 효과적인 비만치료를 위해서는 주간 운동계획을 미리 짜고, 운동 기간이나 강도에 대해 일지나 일기 형식으로 기록을 했다가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도움말 이창범 한양대 구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퇴근 후 집안일은 아내몫

    퇴근 후 집안일은 아내몫

    퇴근한 아내는 가사와 육아에 매달리지만, 남편은 가족과 휴식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의뢰해 3월21일∼4월12일 서울거주 기혼남녀 795명을 대상으로 ‘남성들의 가사노동 참여 실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 퇴근 후 시간활용’에 대해 여성(385명) 49.6%가 ‘가사·육아로 보낸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남성(341명) 50.4%는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고 답했고 ‘가사·육아로 보낸다.’는 응답은 10.3% 그쳤다. 여성 대부분이 집안일과 직장일이란 이중 부담에 시달리는 셈이다. 가사노동에 대한 관점도 남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여성 73.4%는 ‘가족 모두의 일’이라고 답한 데 비해 남성은 52.2%만 이에 동의했다. 남성 42.4%, 여성 23%는 ‘아내가 주로 하고 남편은 형편 따라 돕는 일’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남성은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이유로 ‘아내를 돕기 위해’(36.8%)를 가장 많이 꼽았다.‘아내의 요구 때문에’(12.8%)‘집안 일이니 참여는 당연’(29.2%)이 뒤를 이었다.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는 ‘집에 있는 시간이 적어서’(32.3%)와 ‘잘하지 못하니까’(24.6%)를 들었다. 남성 59%가 자신의 가사노동 참여율이 ‘30% 이하’지만, 이상적인 참여율로는 ‘31∼50%’라고 답했다. 실천하진 못하지만 가사노동 분담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남성의 가사참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영역은 육아, 집 가꾸기, 외부일 처리 등이었다. 가사를 공동의 일로 생각할수록, 연령대가 낮을수록, 막내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율이 높았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신연희 초빙연구위원(성결대 교수)는 “가사노동을 가족 공동의 일로 인식해야 남성의 가사 참여가 늘어난다.”면서 “남녀의 역할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집수리, 자녀양육 등부터 참여해 점차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자율제한 사채업 음성화 우려

    법무부가 4일 발표한 서민법제 개선안은 채무자·세입자·농민 등 약자들의 경제적 권익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 경영진에 대한 법적 의무 강화와 회사 설립 및 재무관리의 유연성 확보를 큰 줄기로 삼은 상법 개정안에는 최저자본금제 폐지 등 굵직한 사안들이 포함됐다.●모든 고리 사채에 법적 책임 물어 개정안이 법제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 협의와 공청회 등 많은 고비가 남아 있다. 이자제한법 부활을 놓고 재경부는 “연 66% 이자율도 지켜지지 않는데, 더 낮추면 사채업이 다시 음성화될 것”이라면서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고 혹평했다. 시장 원리로 정해지는 이자율을 법으로 규제하려는 발상 자체에 대한 경제부처의 거부감이 표현된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김재훈 검사는 “이자제한법 폐지 이후 고리 사채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지금이 고리 사채를 근절할 기회”라면서 “개인들끼리 거래할 때 이자율의 가이드라인을 법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지금까지는 연 66% 이상 고리로 돈을 빌려준 대부업자가 재판에서 “대부업이 아닌 개인적으로 빌려준 돈”이라고 하면 처벌할 근거가 없었다.이자제한법이 부활되면 이런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부업자가 아닌 모든 개인들끼리의 거래에서 채무자에게는 법정 이자율을 넘은 채무를 변제할 법적 책임이 없고, 고리를 받은 채권자는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관계부처·시장과 조화 어떻게? 이자제한법 논쟁에서 볼 수 있듯이 법무부안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지적은 곳곳에서 나온다. 일부 개정안은 있어도 시행이 잘 되지 않았던 제도들이라 제도개편으로 얼마나 실효성이 생길지 의문시된다. 일례로 밭떼기 서면계약제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에 이미 규정돼 있었지만, 현재 거래의 70% 이상이 주먹구구식 구두계약으로 체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법제 정비 외에 농민과 상인간 구두계약 관행을 없앨 방안이 필요하다. 전세보증 보험료를 신설하는 방안 역시, 집주인이 전세보증 보험료를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적정한 보험료 산정을 위해 보험사와의 협상도 넘어야 할 과제다.●기업집단에 상법 개정안 이해시켜야 상법 개정안은 대부분의 조항이 선택조항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획기적인 개선책도 눈에 띈다. 회사의 이익을 희생해 개인이득을 챙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이사의 자기거래 승인대상은 이사의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그들의 개인회사까지 확대된다.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다. 집행임원제도는 회사의 선택 사안으로 대기업군에서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발행되는 주식 종류가 다양해지지만 그 때마다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금전적인 출자보다 인적 공헌의 비중이 높은 투자펀드·벤처기업·컨설팅업 등 전문서비스 직종의 창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유한책임조합(LP) 등의 대책을 세웠지만, 이 회사들이 상장까지 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김준규 법무실장은 “제도 시행책이나 유인책은 관계 부처들의 논의를 거쳐 하위법에서 정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주말탐구] 패션모델의 세계

    [주말탐구] 패션모델의 세계

    예전에는 그랬다. 어렸을 때 똑똑한 아이들치고 “넌 이 다음에 커서 판검사 되어라.”는 말 안들어본 사람 없다. 요즘에는 이렇다. 팔 다리가 길쭉길쭉한 아이라면 이런 말 한번씩은 듣는다.“넌 커서 모델하면 되겠다.” 훤칠한 키와 몸매, 세련된 얼굴…. 멋진 옷을 입고 선 무대에서는 오직 나에게만 스포트라이트와 시선이 집중된다. 나를 향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도도하게 성큼성큼 걷는다. 외모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한국 사회에서 모델만큼 부러운 존재도 없다. 이것이 모델 세계의 전부일까.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됐다. 지난 5월22일, 남매 패션모델로 유명한 심정수(27)·정현(23)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 대치동의 모델센터 아카데미를 찾았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모델 양성기관이다. “넓게 걸어! 넓게!” “크로스라인을 지키라고!” “넌 엉덩이가 너무 무겁잖아!” 모델 출신의 신영옥 교수(부산예술대학 패션광고모델과)의 목소리가 쿵쿵 울리는 음악보다 커진다. 대선배격인 심정수·정현씨의 ‘제대로 된 워킹’을 따라 아카데미의 85·86기 연수생 20여명이 연습장을 끊임없이 왔다갔다한다. 잠시 쉬는 시간. 땀 범벅이 된 연수생들은 부은 다리를 주무르느라 잡담도 잊었다. 서울예술대에서 고전무용을 전공해 웬만큼 체력을 갖춘 심정현씨도 워킹 수업에서는 진이 다 빠졌다고 했다.“높이 7∼8㎝ 굽의 구두를 신고 1시간 내내 걸어야 하는 것은 고역이었죠. 뭉친 근육을 푸는데 꼬박 일주일이 걸리더라고요.”쉬는 시간도 잠시. 이번에는 턴(turn) 연습이다. 무대 제일 끝에서 카메라를 향해 폼을 잡는 포즈다. 앞으로 갔다, 돌아서서 다시 뒤로 갔다가 정면 보기를 수십번.“시선부터 돌려. 땅 보지 말고. 턱은 도도하게, 자신감 있게!” 신 교수의 목소리가 한결같다.“그래, 예쁘다.” 수업 1시간 만에 겨우 칭찬 ‘비슷한 것’을 들었다. #옷 입고 앉지마! 고된 연수를 끝내면 평가를 거쳐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렇다면 ‘고생 끝 행복 시작?’ 천만에. 모델이 고고한 백조처럼 멋진 옷을 입고 누비는 순간은 무대뿐이다. 리허설부터 쇼를 끝낼 때까지 모델보다는 옷이 먼저다.“옷에 조금이라도 구김이 갈까봐 앉아 있지도 못해요. 특히 벨트를 맨 바지를 입은 남자는 더하죠. 옷이 튿어질 수도 있거든요. 옷에 냄새가 밸까봐 끼니를 거르기도 하죠.” 심정수씨의 말이다. 키 174㎝, 몸무게 50㎏ 안팎으로 충분히 마른 정현씨는 옷태가 흐트러질까봐 밥도 제대로 못먹는단다. 길을 걸을 때도 무대인 것처럼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완벽한 몸매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늘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관리의 끈을 놓는 순간 프로의 길은 멀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화려하지만 외롭고 열악한 세계 패션모델만큼 화려한 직업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 패션모델계는 척박하다. 대표적인 모델에이전시인 ‘모델라인‘과 ‘모델센터’에 소속된 패션모델은 각 100여명. 패션모델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1000여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무대에 설 기회는 대부분 에이전시 소속 모델에게 돌아간다. 특히 패션시장이 여성복 중심으로 돌아가는 탓에 남성모델에게 기회는 더욱 적다. 파리·뉴욕 등 패션 도시에서 활동하는 톱클래스 모델은 무대에 서는데만 2만∼3만 유로(2400만∼3600만원선)를 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톱클래스의 모델료는 최고 300만원선. 리허설, 피팅(옷을 맞추는 작업) 시간까지 모두 포함한 액수다. 요즘은 전문모델보다 인기 많은 연예계 스타를 선호하는 패션디자이너들이 많아져 교육받은 패션모델들이 스타의 들러리 정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화려해 보이지만 늘 자신과 싸워야 하는 외로운 직업이 패션모델”이라고 표현하는 심정수씨는 “무대에 있을 때처럼만이라도 패션모델이 대접받았으면 좋겠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미소 한편에는 옷을 최고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아름다움과 당당함을 갖춘 모델이 되기까지 흘린 땀과 눈물이 프로다움으로 인정받는 날에 대한 기대가 어려 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모델이 되려면 패션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체조건이 중요하다. 여자는 175㎝에 47∼48㎏, 남자는 185㎝에 75∼76㎏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가장 옷맵시가 사는 조건이다. 신체조건이 갖춰졌다면 모델양성 아카데미, 대학, 오디션 등을 통해 일정 과정을 거친다. 아카데미에서는 보통 4개월간 연수가 진행된다. 모델센터의 예를 들면 패션모델의 핵심인 워킹 클래스를 비롯해,▲표정으로 분위기를 연출하는 연기 클래스 ▲아름다운 몸매와 유연성을 가꾸는 재즈댄스 ▲맵시를 뽐내는 스타일링 ▲멋진 모습을 담기 위한 사진 클래스 ▲자신을 표현하는 메이크업 등의 과목을 수강한다. 과정을 마치면 자체 평가를 한다. 평가에 통과해 모델에이전시 소속 모델이 되면 전문적인 관리를 받게 된다. 2년제 대학에서 운영하는 모델학과에서 받는 교육은 기간이 긴 만큼 보다 심도있다. 모델 선발대회, 기획사·의류회사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통하거나, 매우 드문 경우지만 길거리 섭외로 패션모델의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 쇼 없는 날엔 운동하느라 땀 ‘뻘뻘’ 패션모델의 길로 들어선 지 이제 6개월에 접어든 초보 모델은 어떤 하루를 보낼까. “패션쇼가 있는 날은 하루종일 분주해요. 오후 4∼5시에 쇼가 있어도 아침 7시에 일어나 오전 중에 메이크업을 하고 머리를 만진 뒤 피팅하고, 리허설에서 무대를 두 세 차례 돌죠. 아직 1년차라….”(이혜정씨·22) “리허설이 순조롭게 끝나야 두세번이지. 리허설에만 두 시간을 훌쩍 넘길 때도 있어요. 경력 많은 패션모델은 한번 정도로 끝내지만.”(최동근씨·26) 점심 도시락을 먹는 둥 마는 둥 해치우고, 입고 나갈 옷들을 정리한다. 이렇게 3∼4시간을 준비한 쇼가 진행되는 시간은 길어야 30분. 쇼가 끝나면 긴장이 탁 풀린다. 이제 지친 몸을 달래는 게 급선무다. 찜질방이나 목욕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 하루의 피로를 푼다. 패션쇼가 없는 날은 수수하게 보낸다. 우리은행 소속 농구선수로 활동하다가 건강 문제로 패션모델이 된 이씨는 여전히 운동으로 몸매를 관리한다. 친구들과 길거리 농구를 하거나 요가로 마음을 다스린다. 전신운동에 좋은 줄넘기도 하루에 1000개 이상을 한다. 기분전환용으로 선수 시절에 입지 못했던 예쁜 옷들을 사러 나선다. 스타일링이나 트렌드를 익히는 데 딱이다. “젊었을 때 한번 경험이나 해보려고 모델한다.”는 패션모델을 보면 살짝 울화가 치민다는 최씨. 단순히 옷을 입고 무대를 걷는 게 아니라 디자이너가 옷에 담은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에 쇼가 없는 날에는 책을 들춘다. 잡지, 컬렉션 동영상, 인터넷 등에서 포즈, 표정 등 이미지 연습을 한다. 운동은 최근의 남성모델 트렌드인 길고 가는 몸매를 만들기 위해 복근 중심으로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가벼운 무게로 횟수를 늘려 잔근육을 키운다.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은 3시간 정도. 일요일에는 모델협회 소속축구팀에서 선수로 뛰기도 한다. 해외쇼에 서는 게 목표라 영어공부도 빼놓지 않는다. 이들에게 패션모델일은 취미가 아니다. 그렇기에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단다. ■ ”연예계 진출 관문으로 모델 꿈꾸는 세태 아쉬워” 모델센터 회장 도신우 “모델일에 미치지 않으면 진정한 모델이 될 수 없다.” 모델 경력 30년, 모델이라는 말조차 어색하던 시절부터 무대에 선 1세대 남자모델인 모델센터의 도신우 회장은 모델 지망생들에게 잘라 말한다. 그는 요즘 패션모델이라는 직업에 순수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한다.“프로모델을 지향하기보다, 모델을 언제든 연예계로 나갈 수 있는 관문으로 생각하는 지망생이 많다.”며 패션모델의 고유 영역이 점점 좁아지고 얕아지는 데 대해 안타까워했다. 해외의 톱클래스 패션모델도 방송이나 영화에 진출한다. 하지만 끝까지 패션모델의 꼬리표를 놓지 않고, 부와 명예를 누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초보모델의 급여는 한번 무대에 설 때 20만원, 톱클래스가 300만원 정도로. 패션쇼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임금 수준이 열악하다. 모델을 하다가 연예계로 진출하는 동료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다. 환경만을 탓할 수는 없다. 패션모델이 대접받고, 그들의 세계를 더욱 심도있게 하는 것은 패션모델 자신이라고 도 회장은 강조한다. “화려한 면만 보고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훤칠한 키와 몸매, 멋진 얼굴 등의 선천적인 것은 기본입니다. 그 위에 어느 분야나 그렇듯 끼, 끝까지 뭔가를 이뤄내겠다는 근성, 그리고 프로정신이 있어야 결국 성공할 수 있습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5·31 이후] “말만 서민정당…노점상도 부자당 찍어”

    5·31 지방선거에 참패한 여당에 대해 시민들은 드러난 ‘표심’만큼이나 냉담했다. 민심이 등 돌린 이유로 사회양극화 심화, 장기불황, 청년실업, 부동산정책 실패, 정권의 오만함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귀결점은 현 정권의 ‘무능(無能)’이었다. ●“먹고 살게는 해야 되지 않나” “한나라당은 ‘부자당’이라고 하지만 내가 아는 노점상들도 다 한나라당 찍었어. 사람이 먹고 살게는 해줘야지. 말로만 서민 타령이지 실제로는 영 아니야.” 서울 영등포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영철(37)씨는 여당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먹고살 걱정 안 하게 해주면 서민들은 정부에 등 안 돌린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뇌병변 1급 장애인 오영철(35)씨도 “여당의 정책이 사탕발림처럼 이상적이고 두루뭉술해서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게 가장 큰 잘못”이라면서 “안일한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한 것으로 한나라당도 잘한 것은 없지만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도시빈민운동가 가재웅(50)씨는 “색깔이 불분명하고 어정쩡한 개혁을 해온 것이 지지층마저 등 돌리게 한 원인”이라면서 “서민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노력했는지 여당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능한 것보다는 부패가 낫다”는 말도 대통령 책임론도 나왔다. 정부 출연 기관 이호규(39)씨는 “한나라당이 압승하는 데 최고 수훈갑은 노무현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 자리에 과반수 의석까지 얻고도 3년간 아무것도 못한 무능함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2004년 탄핵정국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다는 한국 외국어대 한송이(23)씨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표를 던졌다고 했다. 그는 “2년 전만 해도 일할 기회는 줘보고 탄핵이든 뭐든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켜 보니 제대로 해놓은 게 하나도 없다. 어차피 부패한 정치판이라면 그나마 일이라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나라당을 찍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태홍(25)씨는 “우리들에게 제일 중요한 건 취업인데 정부가 보여준 성과가 없지 않으냐. 게다가 열린우리당은 비교적 깨끗하고 소신있는 정당이란 이미지가 있었는데 최근 그마저 잃어버리니 지지층이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민단체 “한나라당 승리는 반사이익” 시민단체들은 이념성향을 떠나 모두 ‘여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국 28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06지방선거시민연대는 1일 논평을 내고 “국회 공전과 공천 비리 등 악재 속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한 것은 여권에 대한 실망에 기인한 반사이익”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김준석 윤설영기자 wisepen@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2회전]멋진 맥점,백44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2회전]멋진 맥점,백44

    제2보(25∼49) 흑25,27로 끼워이었을 때 (참고도1) 백1로 막는 것은 하수의 상징과 같은 행마이다. 다음 흑2로 끊으면 양쪽으로 갈라진 어느 한쪽의 백돌은 크게 다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은 1로 막지 않고 보통 A의 곳으로 날일자 행마를 하곤 한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백28로 좀더 중앙 지향적인 수를 뒀다. 그러고 보니 좌변 백 진영이 상당히 이상적인 모습이다. 이때 묘한 수가 등장했다. 흑29와 같은 모자 씌움은 상대의 돌을 공격할 때 쓰는 수이다. 그러나 지금은 좌변이 백의 세력권이기 때문에 이 수를 공격을 위한 수라고 볼 수는 없다. 즉 이 수는 공격을 빙자하여 백진을 삭감하러온 특공대 같은 수라고 하겠다. 원래 ‘모자에는 날일자로’라는 바둑 격언이 있으므로 백30으로는 가의 곳에 두는 것이 정수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정말로 흑29를 공격한 수로 인정한 꼴이 된다. 그것은 자존심이 상하므로 백30으로 벌려서 귀의 흑 두점을 압박한다. 실리로도 짭짤한 곳이기도 하다. 흑31부터 42까지는 교묘한 흥정. 이런 정도의 곳인데 흑43으로 치받았을 때 백44가 멋진 맥점이다. 이 수로 (참고도2) 백1에 넘으면 흑2의 끊는 맥점이 있다. 흑6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은 곤란하고 그렇다고 백3으로 4에 두면 흑3으로 늘게 해줘서 실리의 손해가 크다. 실전은 백이 무사히 하변을 건너간 모습. 따라서 흑도 49로 모양을 정비할 수밖에 없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2) 평등에 관한 명상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2) 평등에 관한 명상

    평등도 자유(21회 글)처럼 근대사상의 핵심 주제다. 무엇보다 먼저 평등의 요구는 불평등한 현실이 참을 수 없기에 일어난 것이다. 불평등한 현실은 사회의 생존경쟁이 불공정한 게임의 법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같다. 그것은 사회생활이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하지 않고 어떤 사람들에게 아주 불리한 조건들을 갖고 출발하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 신분계급에 의한 불평등, 학벌에 의한 불평등, 종족에 의한 불평등, 성별에 의한 불평등, 직업에 의한 불평등 등이다. 이런 불평등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다 쉽게 알 수 있다. 근대적인 평등의 요구는 저런 중세적 불평등을 부정하는 것이다. 단적으로 불평등 부정의 사상은 인간사회에서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자비정신의 반영이겠다. 어떤 이들은 불평등 부정의 정신을 불의에 대하여 분노한 사회정의의 요구로 읽기도 한다. 나는 불평등 부정의 정신이 정의의 요구보다 오히려 자비의 정신에 더 가깝다고 여긴다. 왜냐하면 불의에 대한 분노의 정신으로서의 정의감은 어딘지 화가 나 있어서 정의란 이름으로 나온 불의에 대한 증오가 새로운 불평등을 복수심에서 낳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불평등 부정의 정신이야말로 사회적으로 억울함을 느끼는 자들이 받는 마음의 고통을 풀어주는 자비의 정신으로 여긴다. 이 불평등이 왜 사회적으로 생겼을까?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불평등의 억울함을 당할 필요가 없었다고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는 ‘인간불평등 기원론’에서 밝혔다. 루소는 자연상태와 사회상태를 대칭적으로 읽으면서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선량했으나, 사회상태에서 인간이 타락하기 시작했다고 여겼다. 말하자면 ‘생각하는 인간은 타락한 동물’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루소 철학의 출발점이다. 생각하는 인간은 지능을 가진 동물이다.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생물학적 본능으로 단순 생존을 추구해 나갔는데, 인간의 지능이 동물적 본능의 역할을 대행함으로써 인간은 생물학적 본능의 자연상태를 떠나 사회학적 지능의 사회상태로 이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인간의 악은 이 사회상태에서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악은 사회상태를 가져온 지능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능이 인간 사이에 우열을 낳게 하고, 이익을 더 많이 낳는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고, 사유 재산을 더 많이 확보하면서 불평등한 지배체제를 굳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에 의하여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으나, 도처에 지능의 차이로 인간이 스스로 족쇄에 갇혀 사는 불평등과 부자유의 신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루소의 이런 철학은 20세기 프랑스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에 영향을 미쳤다. 레비스트로스는 자연상태에서의 상호교환의 거래였던 토테미즘이 타 집단에 대한 자기집단의 지능 우위가 입증되면서 토테미즘이 순식간 카스트제도로 변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루소가 말한 감각적 본능과 자연적 균형으로 살 수 있었던 인간의 자연상태나, 레비스트로스가 말한 토테미즘적 완전교환의 상태는 다 유가적 요순 사회와 유사하고, 또 마르크스가 본 원시공산사회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나 저런 원시공동체는 인간에게 사회적 지능이 등장한 이래로 상실된 낙원과 같다. 낙원의 상실은 사회적 지능의 등장이 가져온 필연적 귀결이다. 구약 창세기에 아담과 이브가 먹었던 금단의 열매도 지능이 인간에게 생겨서 낙원을 잃게 된 인간의 현실을 알려주는 탁월한 신화로 보아야겠다. 지능은 문명의 편리함을 상징하는 경제기술을 발명했으나, 지배종속의 차별을 낳았고, 의기양양한 승자와 앙앙불락한 패자의 사이에 헤겔과 마르크스가 본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적 투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결과에까지 이르게 했다. 루소와 마르크스 같은 근대 철학자들의 한결같은 염원은 지능으로 낙원을 상실한 인간의 사회생활이 어떻게 하면 자연상태의 원시적 순수성으로 재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사회주의의 실습을 통해 공산주의 부활을 꿈꾼 마르크스의 온갖 헛수고를 여기서 다루지 않더라도, 루소의 저서인 ‘사회계약론’도 저런 의도와 같은 맥락에 속한다. 그의 정치사상은 사회생활에서도 자연상태의 부활이 가능한 길을 터놓기 위한 도덕적 정치의 이념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루소와 마르크스가 생각한 이상적 도덕성의 요구가 실질적으로 선의 도덕성만 구현한 것이 아니고, 그들이 예견하지 못한 불선(不善)의 짙은 어둠을 동반하게 되었다. 현대생활은 그 어둠을 경험하고 있다. 자유사회의 이상은 본의 아니게 이기주의의 보호막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생겼고, 평등사회의 이상은 불평등의 억울함을 씻어주기보다 오히려 대등적 평등주의의 가치관을 정당화시켜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대등적 평등주의 가치관은 소유론적 평등주의의 가치관과 같다고 하겠다. 가브리엘 마르셀이 그의 저서 ‘인간적인 것을 거역하는 인간들’에서 잘 지적했듯이, 대등적 평등주의의 가치관에는 ‘나는 너와 같다.’는 의식이 강렬하게 깃들어 있다.‘너는 나의 형제다.’라는 형제애를 나타내는 말과 달리 ‘나는 너와 같다.’라는 대등의식은 소유적 불평등에 참을 수 없는 질투와 시샘을 느끼는 심리를 진하게 풍긴다. 대등적 평등주의는 불평등을 부정하는 자비정신과는 다르다. 대등적 평등주의는 강한 자아의 아상(我相)과 아만(我慢)으로 으쓱대고 싶은 자아의 심리와 자기보다 능력이 나은 타자에 대한 증오와 질투의 심리를 동시에 안고 있다. 그런 사회는 오직 소유의 다과만을 비교한다. 사회적 불평등을 자연적 평등의 관계로 복원시키고자 한 루소의 정치사상은 오히려 근대사회에서 소유적 대등주의로 미끄러지는 역효과를 낳았다. 불평등을 부정하고자 하는 루소의 정신은 오히려 사회 전체를 대등심리로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대등주의가 오히려 사회전체에 원한(怨恨)의 심리를 더 자극하게 되리라는 것을 기원전 동양의 순자(荀子)는 미리 통찰하고 있었다. 순자는 사회를 효과적으로 통치하고 사회질서의 유지와 전쟁방지와 경제복지생활과 다소 사치스러운 문화생활의 향유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낳기 위하여 사회기능을 분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념을 순자는 유가의 경전인 ‘서경(書經)’에서 빌렸다. 그 말이 ‘유제비제’(維齊非齊·큰 평등은 동등하지 않게 함)다. 그는 사회가 소유론적 욕망의 대등한 요구로 나아가면 그만큼 사회적 혼란과 무질서가 대두하리라 믿고, 사회를 차이의 예법으로 구분할 것을 주장했다. 이 순자의 사상은 맹자의 공상적 덕치주의와 달리 대단히 유효하고 실질적인 데가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앞에서 거론한 불평등을 부정하는 정신과 잘 맞지 않는 점도 생길 수 있다. 즉 ‘유제비제’가 대등주의의 혼란을 막을 수 있으나, 불평등의 억울함을 씻어주는 데 매우 인색할 수 있다. 순자가 말한 차이의 제도화가 자칫 차별의 불평등을 촉진시킬 수 있겠기 때문이다. 우리의 길은 불평등 부정의 정신을 이으면서 대등적 평등주의에 빠지지 않고, 또 차별적 불평등으로 고착되지 않는 제3의 길을 찾는 데 있다. 루소가 의도하지 않았던 대등적 평등주의나 순자의 ‘유제비제’의 이념이 다 겨냥하고 있는 것은 소유론적 평등관이나 소유론적 차등관이다. 대등한 물질적 소유의 주장이든, 대등한 소유가 오히려 사회질서를 붕괴하는 요인이 된다는 주장이든, 좌우간에 저 두 주장은 다 소유론적 사상을 견지하고 있다. 인간이 소유론적 평등을 주장하면 그것이 필연적으로 대등론으로 미끄러지고, 인간이 소유론적 차등을 주장하면 그것이 계급적 차별론으로 흘러들어가기 십상이다. 우리의 주장은 평등론이 결코 소유론적으로 정착되어서는 안 되고, 존재론적으로 이해되고 생활화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존재론적 평등론은 첫째로 불평등 부정의 정신을 견지하는 것이고, 둘째로 루소가 생각한 것처럼 인간의 사회상태를 자연상태로 복원시키려는 원력을 함의하고 있어야 한다. 불평등 부정의 정신은 대등한 평등주의의 이념과 다르다. 불평등 부정의 정신은 억울함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자비의 정신이지, 결코 대등한 소유의식의 당돌한 요구가 아니다. 존재론적 평등은 인간의 사회생활을 자연의 만물이 지니는 존재양식인 ‘상관적 차이’(pertinent difference)로서 바라보는 사고방식에서 가능하다. 상관적 차이는 자연의 만물이 서로 다르기에 상관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말한다. 자연의 만물은 자기동일성을 지닌 독립적 존재가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아래서 자기 존재를 발생시키는 의타기적(依他起的·다른 것에 의존해서 생기는)인 존재일 뿐이다. 쉽게 말하면 새는 벌레들과의 상관적 차이에서, 벌레들은 풀들과의 상관적 차이에서 존재하는 의타기적인 존재일 뿐이다. 타자들이 없다면 자기의 존재도 실존하지 못한다. 이런 상관적 차이가 바로 존재론적 평등의 존재양식에 해당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독립적인 자기동일적 존재가 아니라, 서울신문에 ‘철학산책’의 연재물을 쓰는 의타기적 존재다. 서울신문이 없다면 이 글을 쓰는 나는 실존하지 않는다. 나는 서울신문을 통하여 내 생각을 발표하기에 서울신문이 고마운 존재고, 서울신문도 나의 현전으로 조금은 영향을 받았겠다. 이것이 의타기적인 존재방식이다. 기업의 자본가는 자본과 경영의 측면을 상징하고, 노동자는 기술과 노동의 측면을 대변한다. 또 우리는 기업의 제품을 사는 소비자다. 자본가와 노동자와 소비자는 다 기업의 존재를 평등하게 유지시켜 주는 의타기적 존재양식을 띤다. 이 셋의 관계에서 일방이 없으면 타방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의타기적인 차이의 상관성이다. 대등주의나 차별주의는 다 자연의 길이 아니다. 자연의 길에 인간의 미래적 희망이 있다. 평등은 인간의 자존심 대결을 정당화시키는 대등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서로 다르기에 서로 의존해서 살 수밖에 없는 자연적 존재방식을 말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농업 희망을 쏜다] (7) 특화된 마케팅으로 틈새시장 공략

    [농업 희망을 쏜다] (7) 특화된 마케팅으로 틈새시장 공략

    일에 열정을 가진 사람을 ‘쟁이’, 일을 소중히 지키는 사람을 ‘지기’로 부르곤 한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의 한 농원에서 만난 새싹채소 재배회사 ‘건강나라’의 한경희(44) 대표는 ‘쟁이’와 ‘지기’에 딱 맞는 농군이다.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힘겨운 길을 개척해 그만의 ‘블루오션’을 일궜다.“누가 새싹을 먹겠느냐.”는 주변의 비아냥을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아이디어로 소화, 새싹채소의 대중화에 성공했다. 그는 “생각이 바뀌면 보이는 게 많고 할 일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농업은 머리좋은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19살 때인 1981년 농사일에 뛰어들었다. 대학 입시에 실패해 재수를 할 때였다. 그러던 중 고향인 경기도 광주에서 쌀농사를 짓던 아버님의 말씀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농업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할 일 없으면 농사나 지으라.”는 세간의 말과는 너무나 달랐다. 대학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농사일에서 최고 엘리트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곤 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려 소 5마리를 길렀다. 일단 ‘축산업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였다. 소의 질병을 직접 치료할 만큼 숱한 연구를 거듭했다. 소의 숫자가 불어나면서 가축분뇨 처리가 늘 골칫거리가 됐다. 하지만 곧 거꾸로 생각했다. 남보다 퇴비를 많이 가진 것은 기회이며 채소를 재배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여겼다.88년부터는 채소에 필요한 양분을 수용액으로 공급하는 ‘양액재배’에 뛰어들었고 91년부터는 하우스 농법을 이용해 오이 등을 생산했다. ●‘보고 먹는 채소’에 승산을 걸었다 한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리 하우스’에서 채소를 기르기로 했다.93년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선진 농업국을 견학할 때 얻은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그곳은 우리와 차원이 달랐죠. 규모만도 60만평이나 됐고요, 더 놀라운 것은 농장 소유주가 직접 호미를 잡더군요. 젊은 여성 농업인도 많았죠.” 귀국길에 그는 안정된 생산능력과 판로를 찾아야만 농사일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각 일반 비닐하우스를 유리로 된 자동화 온실로 바꿨다. 새로운 모험은 2003년 싱싱함을 통째로 먹는 ‘새싹채소’ 재배로 이어졌다. 호텔 등에서 고급요리 장식용으로 ‘용꽃’을 사용하지만 대부분 버리는 게 관례였다. “요리를 장식해 눈요기도 되고 먹을수도 있는, 한마디로 ‘보고 먹는 채소’를 공급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줄기에서 이파리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어 영양에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채소를 생산하기로 했다. 특히 웰빙 추세에 맞춰 새싹채소에 주안점을 뒀다. ●1% ‘귀족 마케팅’으로 시장을 개척한다 15㎝ 크기의 상추를 7㎝로 작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특급호텔에선 반응이 괜찮았다. 이어 고소득 전문직의 까다로운 입맛을 겨냥, ‘초미니 비타민’,‘미니 비트’,‘항암초’ 등 1∼2㎝ 크기의 새싹채소를 재배했다. 일단 ‘누가 먹을까’부터 고민했다. 그리고 특별한 맛과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대한민국의 1%만 먹이자.”는 ‘귀족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특히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량의 120%를 생산해서 품질이 나쁜 20%는 과감히 버리는 전략을 세웠다. 특급호텔과 백화점 물량을 구별하는 ‘플래툰 시스템’도 채택했다. 현재 호텔에 들어가는 장식용 새싹채소와 백화점에서 유통되는 식용 새싹채소의 매출 비율은 50대 50 정도다.“동대문 시장과 유명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눈높이가 다르듯 채소시장도 마찬가지이죠.”고객의 신뢰가 쌓이자 호텔이 먼저 찾았다. 지난해 매출은 7억원, 올해 목표는 40억∼50억원이다. ●부단한 발품과 연구개발 시장진입에 성공한 것은 끊임없이 발품을 판 땀의 산물이다. 그는 호텔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주방장에게 새싹채소 조리법을 알려줬다. 거래처가 불만을 표시하면 2시간 이내에 제품을 바꿔주는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했다. 그는 최근 바쁜 농사일 속에서도 경영학과 원예학 등을 공부, 석사학위까지 땄다.“미래의 농업은 생산·유통·가공 단계가 모두 결합된 ‘7차산업’이 돼야 합니다. 농업인들도 관련 지식을 충분히 알아야 합니다.”. 요즘에는 ‘종자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초 라오스에 40만평 규모의 시험 재배지를 조성, 새싹채소 연구와 신품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향후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새싹채소 사업을 모방한 경쟁 업체가 속속 생겨나면서 직원들에게는 연구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독려하고 있다. 신입사원 모집에 ‘대학졸업’을 조건으로 내건 것은 호텔 주방장 앞에서 우리 채소를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백화점 옷을 사 입히고 이름표도 달게 했다. 가장 이상적인 농업은 농장에 손님이 직접 찾아와 채소 등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먹고 자는’ 시설이 함께 마련돼야 하지만 현행 농지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성취감은 성공한 뒤에 맛봐야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사무실에는 “계곡에서 많은 것을 보려는 사람은 정상에서 볼 게 별로 없다.”는 문구가 걸려 있다. 경기도 광주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건강나라’ 성공요인 분석 국내 신선채소 시장은 재배농가의 과열 경쟁으로 ‘고노동 저수익’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건강나라는 새싹채소라는 신제품을 개발, 고소득층과 고급호텔을 대상으로 한 ‘명품 마케팅’을 통해 사실상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채소시장은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는데다 치열한 경쟁과 공급 과다로 해마다 가격 폭락이라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특히 제품과 품질, 생산자들 사이에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아 급변하는 소비자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또한 채소 시장은 중간상들이 부가가치를 챙기는 열악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건강나라는 시장을 세분화해 새로운 틈새 시장을 찾고 이에 맞는 새로운 제품으로 접근했다. 고소득층 소비자의 독특한 수요에 맞춤형으로 화답한 것이다. 이를 위해 120% 생산해 20%를 폐기하는 고도의 품질관리, 차별화된 유통정보의 확보, 새로운 시장접근을 위한 소비자 분석과 계획영농 실현을 통해 명품 이미지를 쌓았다. 주요 공급자인 고급호텔 조리사와 정보를 교환하고 신상품과 새로운 조리법 등을 무상으로 공급,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마케팅 전략도 유효했다.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한 것은 일반 농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서비스의 차별화로 볼 수 있다. 15년간에 걸친 채소재배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과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 웰빙 추세에 맞는 귀족 마케팅 등은 건강나라가 새싹채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 김영생 농촌경제硏 연구위원 ■ 기능성식품 규제 너무 심해 기술갖춘 농기업까지 피해 # 1 본 제품은 법률상 식품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특정 질병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미나리 진액을 즙으로 추출해 파는 대구의 비슬청록농장측 설명이다. 효능이 널리 알려졌지만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지 못해 광고를 할 수 없다.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엄격한 우수제조시설(GMP) 등을 갖추기 위해 수십억원을 투자해야 하고 동물·임상실험 등에 5∼10년 정도가 걸려 영세농가들은 기능성 식품 인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2 본 제품은 간암 예방에 좋으며 다른 암에도 효능이 있는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 DA)은 비슬청록농장의 똑같은 제품인 미나리 즙을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 효능 광고를 허용했다. 당초 전통차로 인증을 요청했으나 영양성분을 검사한 FDA가 오히려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했다. 농기업 대표들은 국내 기능성 식품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너무 엄격하다고 말한다. 농림부와 보건복지부가 지난 19일 농산물과 전통식품의 표시·광고 규제를 완화한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농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1차 농산물이나 된장·고추장과 같은 단순 자연발효 식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신기술을 접목해 건강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는데 이를 인증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김형대 비슬청록농장 대표는 “국내에서는 미나리 즙이 전통식품이나 기능성식품 어느 것으로도 인정받지 못해 광고를 전혀 할 수 없다.”면서 “기능성 식품에 대한 인증 규제를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싹채소를 재배하는 건강나라 박영재 팀장도 “메밀싹이 당뇨병에 좋다는 광고를 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고 아쉬워했다. 이 때문에 농기업들은 외국에서 ‘건강보조식품’으로 인증받아 국내로 역수입하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광고 규정을 어겼다가는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5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농업전문가들은 가공식품들의 효능을 알려주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에도 도움이 되며 농림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된 농산물 식품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지구촌 8학군’ 집값 뜀박질

    ‘지구촌 8학군’ 집값 뜀박질

    세계 부동산 시장에 ‘거품’으로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서도 영국과 캐나다 등 몇몇 지역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 1분기 집값 6% 올라 영국의 집값은 지난해 한차례 침체 양상을 보인 뒤에는 올들어 다시 급상승하고 있다. 런던 부동산의 1/4분기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으며 가격도 6% 정도 올랐다고 17일(현지시간)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이 전했다. 런던 집값이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던 경제연구소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올해 부동산값 상승률을 평균 6%대로 제시했다. 내년에도 3∼4%대로 꾸준히 오를 것으로 내다보았다. 영국 부동산 시장의 동력은 역시 저금리.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4.75%에서 4.5%로 내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분간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도 별로 없다. 런던 금융가의 실적이 좋아진데다 2012년 올림픽 개최지라는 점도 작용했다. 러시아 등 동유럽의 신흥 부자들은 런던을 이상적인 부동산 투자처로 꼽고 있다. 영국도 ‘8학군’이 주택 가격 상승을 주도한다. 명문 초등학교가 몰려 있는 런던과 남동부의 주택은 프리미엄이 6만 1000파운드(약 1억 400만원)나 된다. 집값의 4분의1에 해당한다고 일간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이코노믹 저널’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 순위가 10% 오를수록 인근 집값은 3%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해외 부동산 투자가 완전 자유화된 한국 큰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런던 한인타운은 유학용 주택 수요가 느는 추세다. 캐나다의 경우 한국 유학생과 교민이 많은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와 오일샌드 개발이 한창인 앨버타주 등의 집값이 지난 5년간 2배로 올랐다. 올 1·4분기 중에도 BC주의 집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20%, 앨버타주는 25% 올라 주민들의 수입 증가를 앞질렀다. 밴쿠버의 한인 부동산 개발업자 순 킴은 “명문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입학을 겨냥한 교민들이 코퀴틀람과 버나비 지역의 집값을 올려놨다.”면서 “한국의 재력가들도 증여·상속세를 피해 주상복합 아파트를 대거 구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위험 요소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런던 주민이 집을 사는 데 들이는 금융 비용이 평균 수입의 53% 수준에 이르러 근래 30년간 평균치인 45%를 크게 앞질렀다.1990년대 초에는 4년 연속 집값이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 주택시장 ‘완만한’ 냉각 예상과 달리 ‘롱런’중인 영국 부동산 시장은 거품 붕괴를 걱정하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위안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8일 “미국의 부동산 붐이 끝나긴 했으나 전국적인 가격 폭락은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채권업협회 30주년 기념식에서 “가격 폭락을 예고하는 증거가 없다.”면서 “영국과 호주의 부동산 열기가 미국보다 뜨거웠지만 가격 조정은 완만하다.”고 말했다. 연착륙 기대감은 벤 버냉키 FRB 의장도 동의했다. 그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냉각 속도는 완만하고 균형 있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자만 상환토록 하는 편법 모기지가 전체 20%를 넘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소은행들이 자본의 300% 가량을 상업부동산 담보로 가진 것도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행복한 집은 안이 다르다] 그림 ‘배산임수’로 거셨죠?

    벽을 장식하거나 걸 수 있는 것들로는 그림, 사진, 붓글씨, 거울, 달력, 시계, 조명기구, 벽걸이TV 등 다양하다. 이런 것들을 걸 때에는 벽의 방향이나 크기 또는 전체적인 분위기 등을 고려하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거실의 소파를 등진 벽에는 산을 소재로 한 그림이나 사진을 거는 것이 좋은데, 물이 함께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파에 앉았을 때 보이는 벽면에는 물이 보이는 그림이나 작은 수족관, 어항을 두어도 되지만, 산을 소재로 한 그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집 안에서도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을 만드는 것이 이롭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범선 모형을 놓아두는 것도 좋은데 집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되도록 놓아야 한다. 침실에는 아름다운 꽃이 활짝 핀 사진이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풍경화가 적당하지만 물을 소재로 한 그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북서쪽의 벽에는 가장의 사진을, 남서쪽에는 가장 행복한 표정들을 담고 있는 가족 사진을 골라 두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그러나 화장실 문, 현관, 계단을 마주보는 벽이나, 지하실, 위층 화장실 바로 아래 벽 등은 피해야 한다. 식탁이 있는 벽에는 음식들이 더욱 맛있게 보일 수 있도록 멋진 조명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풍성한 음식이나 멋진 요리나 식당을 소재로 한 그림을 걸어두는 것도 괜찮다. 몸이 자주 아픈 사람이 있다면, 그가 자는 방에는 ‘달마도’를 거는 것이 이롭다. 붓글씨나 그림이 너무 큰 것은 집안의 기운을 부담스럽게 만든다. 달력이나 시계는 전화를 주로 받는 곳에서 잘 보이는 벽에 거는 것이 좋은데 집안 분위기와 잘 맞는 것을 고르도록 한다. 거울은 가급적 전신을 다 볼수 있는 큰 것을 선택해 현관과 각 방에 다양한 형태로 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 도움말 드림젠(www.ffile.com) 혜원(慧原)
  • ‘家治! 둘이! 함께!’ 최우수작에

    서울시는 여성에 치우친 가사와 육아에 남성의 참여를 유도하는 ‘평등한 남녀 가사·육아 분담 프로젝트’의 명칭 최종 5개안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당선작으로 4개안을 선정,‘평등한 남녀 가사·육아 분담 프로젝트’의 브랜드로 사용한다. 지난 3∼9일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시민투표를 통해 선정됐으며 최우수작은 ‘가치(家治)!둘이!함께’가, 우수작은 ‘아름다운 투톱-황금분할’·‘더불어 기르미’·‘가사·육아 투게더’ 등 3편이 각각 선정됐다. 브랜드별 의미는 ‘家治!둘이!함께’의 경우 ‘같이’와 발음이 같은 家治는 가정의 공동책임을 뜻한다.‘아름다운 투톱-황금분할’에서 황금분할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유래하는 이상적인 비례로 이는 평등부부를 담는다.‘더불어 기르미’에서 ‘더불어’와 ‘기르미’는 각각 ‘가족 모두’와 ‘양육’을 뜻한다.‘가사·육아 투게더’에서 가사와 육아는 여성 혼자만이 아닌 남녀 모두의 몫이라는 것.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달 내로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오는 6∼12월 직장인과 공무원 등을 상대로 양성평등 교육을 벌일 계획이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家治! 둘이! 함께!’ 최우수작에

    서울시는 여성에 치우친 가사와 육아에 남성의 참여를 유도하는 ‘평등한 남녀 가사·육아 분담 프로젝트’의 명칭 최종 5개안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당선작으로 4개안을 선정,‘평등한 남녀 가사·육아 분담 프로젝트’의 브랜드로 사용한다. 지난 3∼9일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시민투표를 통해 선정됐으며 최우수작은 ‘가치(家治)!둘이!함께’가, 우수작은 ‘아름다운 투톱-황금분할’·‘더불어 기르미’·‘가사·육아 투게더’ 등 3편이 각각 선정됐다. 브랜드별 의미는 ‘家治!둘이!함께’의 경우 ‘같이’와 발음이 같은 家治는 가정의 공동책임을 뜻한다.‘아름다운 투톱-황금분할’에서 황금분할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유래하는 이상적인 비례로 이는 평등부부를 담는다.‘더불어 기르미’에서 ‘더불어’와 ‘기르미’는 각각 ‘가족 모두’와 ‘양육’을 뜻한다.‘가사·육아 투게더’에서 가사와 육아는 여성 혼자만이 아닌 남녀 모두의 몫이라는 것.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달 내로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오는 6∼12월 직장인과 공무원 등을 상대로 양성평등 교육을 벌일 계획이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유학가서 임도 보고 박사도 되고

    유학가서 임도 보고 박사도 되고

    오동영(吳東英)·김찬숙(金讚淑) 두 부부박사는 정부의 해외과학자 초청「케이스」에 의해 68년 1월 귀국했다. 서독에 있을 때 보다는 수입이 적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으냐고 조용히 웃는다. 사실 부부박사는 적지 않지만 함께 외국에서 공부하고 외국에서 결혼해서 함께 돌아온 부부박사는 그리흔하지가 않을 것 같다. 이들은 그 흔하지 않은 젊은 박사들인 것이다. 남편은 농약합성의 이박(理博) 아내는 치아의 교정(橋正)박사 부인 김찬숙(金讚淑·33)씨는 치아의 교정(橋正)전문의인 치의학(齒醫學)박사다. 부군 오동영(吳東英·35)씨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농약합성 연구실장인 이학(理學)박사다. 함께 독일 「괴팅겐」대학에서 공부했다. 지금은 정부가 마련해 준 과학기술연구소 「아파트」에 몸담고 있다. 부군 오동영박사는 화학자다. 귀국과 함께 현재의 직책을 맡았다. 농업국가에 꼭 필요한 농약의 연구에 전념하는 귀중한 젊은 두뇌다. 한편 부인 김찬숙박사의 전공은 더 독특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람치아의 교정 전문의사는 金박사 단 한 사람뿐이다. 치과의사이기는 하지만 치아가 아파서 진통제 등으로도 참다 참다못해 겁반 체념 반으로 환자들이 찾아 드는 그런 무서운 칫과의사는 아닌 것이다. 성한 치아를 더 곱게 꾸며주고 병을 예방해 주는 교정전문의. 말하자면 「치아의 미용수술」 전문의사다. 여자의 직업으로서는 격에 맞는 전공이 아닐 수 없다. 부군이 농업한국과 과학한국의 큰 기둥이 되는 과정에 있다. 부인은 아름다움을 그 섬세한 손으로 「창조」해 내려는 미의 사신이다. 한국서 유일한 박사님인 아내는 곧 병원차릴예정 안과 밖에서 아내와 남편-그들의 조건에 맞는 분업을 맡은 이상적인 맞벌이 「인텔리」부부다. 맞벌이라고 말해도 상관없는 것은 부인 金박사가 기왕에 배운 학문을 썩히기 아까와 오는 10월1일 서울 충무로1가에 치아교정전문의원을 개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독에서 칫과교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따고 긴 연구와 실습과정과 시험을 거쳐 외국 사람도 부러워하는 독일정부 발행 칫과교정전문의사의 자격증을 얻은 여의사의 출현은 이 부부의 보람을 위해서도 또 치아환자가 많은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치아교정이란 우리에게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분야다. 흔히 칫과라고 하면 치아를 뽑는 치료, 금니 해넣는 치료, 충치를 덮는 치료등으로 알고 있다. 교정칫과는 이렇게 되기 이전의 예방의학분야에 속한다. 간단희 말하면 아래 위의 턱이 잘못 자리잡은 주걱턱, 무우턱, 옥니, 이빨이 뻗어 웃을때 잇몸이 흉하게 많이 드러나는 것, 덧니가 많이 나타나는 것, 이빨 주위에서 피가 나는 것, 잇몸이 내려않는 풍치, 이가 고르지 못해 씹는데 장해가 있는 것등을 예방 혹은 교정해서 그 기능을 살려 주는 치의학이다. 아이낳고 살림하며 공부 즐겁고 바빴던 유학시절 그 효과는 간단히 말해서 치아를 보기 좋게 배열시켜 미용에 자신을 갖게 하고 음식을 수월하게 씹게 해 준다. 예방을 시켜 주기 때문에 金박사의 치료를 받는 사람은 이가 아파 뺨이 퉁퉁 붓는 고통을 모르고 지낼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부부박사는 두 사람이 합쳐서 양수겹장이 된다. 부군이 농약합성연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식량의 증산에 기여한다. 그러면 부인이 치아교정술로 그것을 더 잘 씹게 만들어준다. 식량생산과 음식저작(咀嚼), 소화의 일관작업을 맡고 있는 격이다. 부인은 서독에서 공부할 때는 고생도 많았다고 말한다. 양쪽의 집안이 모두 그렇게 구차한 살림은 아니었다. 이따금 학비를 보내왔다. 또 장학금도 탔다. 그렇지만 어디 자기나라 자기 집에서 학교에 다니는 생활과 꼭 같을수가 있겠느냐는 이야기. 이런 두 부부가 생긴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서울에 있을 때 이미 알고 지냈다. 吳박사는 경기고교를 졸업하고 57년에 유학길을 떠났다. 부인 金박사는 경기여고와 서울치대를 졸업하고 60년 10월 처음으로 서독「뮌서터」대학에 들어 갔다가 「걸혼하려고」 吳박사가 적을 둔 「괴팅겐」 대학으로 옮겼다. 그리고 도독(渡獨)한지 꼭 6개월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하려고 「괴팅겐」 대학으로 옮겼다는 그 말에 부인은 먼저 떠난 사람을 뒤쫓아 갔다는 뜻을 은연히 비치기도 했다. 공부와 살림살이에 아이키우기까지 도맡아야 했던 부인쪽이 더 고된 생활을 보냈다고 하지만 그들은 즐거운 부부였다고도 말한다. 부인이 회고담을 털어 놓는다. 방학때면 유럽 관광여행 유명한곳 모두 다녔지요 『「괴팅겐」지방은 나무숲이 우거진 것으로 알려져 있읍니다. 저는 쉬는 날이면 밀린 집안 일을 처리 하는데 바빴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번 쯤은 「하이킹」을 즐길 수가 있었읍니다. 저녁이면 저희들은 곧잘 「괴팅겐」시내의 「하인홀츠」공원을 산책하기도 했읍니다. 방학때면 공산권을 빼놓고 「유럽」의 자유 제국을 관광여행하기도 했읍니다. 서부 「유럽」 대륙의 수도엔 우리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읍니다. 「로렐라이」의 전설이 깃든 「라인」강의 언덕에서 감상에 젖어보기도 했고 「다뉴브」강가에서 「슈베르트」의 영혼을 더듬어 보기도 했읍니다.』 잊기어려운 유학생활의 기억이 쌓인 청춘을 보낸 듯하다. 민들레의 씨앗이 봄바람에 날려가듯 동지나해와 인도양을 넘은 「유럽」 대륙에 뚝 떨어져 서로 도우며 의지하며 공부한 한국의 이 두 부부에게는 남달리 농도 짙은 추억이 젊은 시절을 수놓고 있을 것이다. 결혼 8년6개월 사이에 자녀 넷을 보았다. 이 중 7세가 되는 장녀 순화(舜華)양을 머리로 하는 셋은 독일에서 낳아 키웠다. 나머지 한 명은 약 2주일 전에 순산했다. 공부하면서 아이 셋을 키운 학생부부이기도한 것이다. 아마 金박사가 개업을 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치아가 보기 흉하게 생긴 사람은 사라질것 같다. 그 말이 걸작이다. 『김포공항에 내리자 곧 다른사람의 이빨을 보았어요. 이빨들을 보기 좋게 가지런히 교정시켜 주고 싶은 사람들이 어떻게나 많은지요. 특히 어느 모로나 빈틈없는 여대생들의 이빨이 멋대로 돼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어릴 때 미리 고쳐주지 못한 어머니들을 나무라고 싶어집니다. 이빨의 아름다움, 이빨의 건강은 얼굴미용과 섭취를 위해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아니겠어요?』 [ 선데이서울 69년 9/14 제2권 37호 통권 제51호 ]
  • 발표력이 실력이다

    발표력이 실력이다

    소극적인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대부분 자녀가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생활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남들 앞에서 시원스럽게 발표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주에는 발표 잘하는 아이를 기르는 방법을 담아봤다. 발표력이 왜 중요한지, 발표를 잘 하려면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 발표 잘하는 아이 만드려면? “울릉도와 가까운 우리나라 동쪽 끝 섬은 어디일까요. 요즘 일본하고 다툼이 있는 지역인데…. 동화가 대답해 볼까.” “음…, 저…, 으….” “독도죠. 그럼 방위표를 보고 위치를 찾아볼까요. 독도에서 본다면 방위표상 제주도는 어느쪽인가요.” “….” 이미 예습한 내용이지만 아이는 대답이 없었다. 학교에서 아들 동화(가명·초등학교 4학년)의 이런 모습을 본 최진숙(38·서울 목동)씨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속이 상했다.10여분의 쉬는 시간에 그토록 복도를 휘젓고 다니던 아이의 활발함은 어디로 가고, 수업종이 울리자마자 아이는 ‘꿀 먹은 벙어리’로 변했다. 필기시험에서는 모자람이 없는 아이다. 하지만 남 앞에서 입을 열어야 할 때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다른 아이들은 서로 발표를 하겠다고 책상 위에 올라가 손을 드는 마당에 아는 것마저 말 안하는 애를 보니 답답하더라고요. 제 아이가 혹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최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학부모들을 위해 교사들로부터 ‘발표 잘 하는 아이 만드는 방법’을 들어봤다. ●학원만 보내면 해결된다는 건 방관 전문가들은 발표력 부족의 원인이 가정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를 지적하기에 앞서 가족 구성원의 태도를 먼저 점검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표현에 어눌한 아이의 부모들은 평소 아이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런 상황은 남들 역시 자기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으로 남는다. 또 아이의 언어습관은 부모를 그대로 모방한다는 점에서 부모 스스로 먼저 말에 관심 갖는 자세를 보인다. ●아이가 말할 때 중간에 자르지 마라 사실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이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이런 점은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다는 자녀와의 대화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발표력이 부족한 아이는 평소 가정에서의 표현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 가능하다면 아동이 자연스럽게 일어서서 설명하게 하고 가족들이 모두 함께 듣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이해가 안 되거나 답답한 부분이 있어도 중간에 끼어들어 말을 자르는 것은 좋지 않다. 나이를 떠나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이 대화의 기본이다. 질문은 말이 끝난 다음에 해도 늦지않다. ●충분히 기다리고 격려해 줘라 대화 과정에서 부모가 질문을 했을 때 아이들은 즉각 대답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성격 급한 부모들은 이런 경우 5초도 채 버티지 못하고 정답을 말해 준다든지 아이를 다그치곤 한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아이를 발표에 더욱 소극적이 되도록 만들 뿐이다. 충분히 기다리고 격려해 줘야 한다. 자연스레 아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된다. 기다려도 아이가 답변하지 못하면 질문이 모호하거나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질문을 쉽게 바꿔 보는 것도 방법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대화에서도 칭찬만큼 효과적인 당근은 없다는 점이다. ●재미있게 접근하라 저학년은 종이인형극이나 상황극을 하며 아이의 발표력을 높일 수 있다. 손인형이나 마이크 등은 효과를 높여줄 수 있는 만점짜리 소품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4,5학년만 되도 부모와 인형극 등을 하는 것이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이럴 땐 아이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스포츠 등 특정한 주제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남학생은 K1이나 프라이드 등 격투기를 소재로 토론해 보라고 하면 신이 나서들 얘기한다. 여학생은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줄거리를 두고 토론을 할 때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나타내는 경향이 강하다. ●발표자료를 부모가 대신 정리해 주는 것은 독 아이가 발표수업을 하면 바빠지는 부모들이 있다. 부모는 발표문을 대신 정리해 주고 아이는 자료를 달달 외우는 경우다. 때론 부모 대신 과외교사가 해주는 일도 있는데 모두 독(毒)이다. 어눌하게 한 문장을 정리하더라도 스스로 해야 아이가 얻는 것이 있다. 단 이해가 안 가는 학습내용을 부모가 설명해 주거나 발표문이 간결하게 정리됐는지, 그림이나 도표 등이 제대로 준비됐는지를 확인해 주는 정도는 괜찮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발표력이 왜 중요한가? ‘침묵이 금’이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다. 말솜씨가 그 사람의 가치를 따지는 필수 요소인 시대다.‘몸짱’에 이어 ‘말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아이들은 발표를 통해 ‘논리적 말하기’를 배우고 이를 생활에 적용한다. 대체로 부모 세대에 비해 발표력이 왕성해졌지만 발표에 소극적인 아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선 교사들은 한 반 40여명의 아이들 중 50% 이상이 발표에 지나칠 정도로 소극적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학년이 높아질수록 소극성의 비율은 높아진다. 때로는 알면서 대답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비교적 고학년일수록 두드러지는데 “내가 대답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대답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거나 더러는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다소 건방진 생각을 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발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현장 교사들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가능성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봉천동 구암초등학교 이선기(49) 교사는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발표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바로 드러난다.”면서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는 대부분 학업 성취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부모들은 아이가 발표에 적극적인지 아닌지를 잘 모른다.”면서 “내 아이는 외향적이니까 발표도 적극적으로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라고 말했다. 발표의 중요성은 최근 초등학교마다 조별수업 등이 보편화되면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게다가 대입은 물론 기업 입사에서도 면접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어려서부터 논리적으로 말하는 교육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서울 월곡초등학교 김경남(34) 교사는 “초등학교는 문제 하나 더 맞히는 능력보다는 아이에게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흥미를 키워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면서 “저학년 때부터 아이의 발표력을 점검해서 능력을 키워 준다면 학습능력은 물론 자신감도 증가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발표 행동 평가척도 ● 발표불안의 일반적인 증상 1. 발표하는 일을 피하거나 미루고 싶다. 2. 발표할 때 앞을 똑바로 안 본다. 3. 긴장을 하다 보니 말을 서두른다. 4. 남들 앞에 서면 말이 머릿속에서 안 떠오른다. 5. 다른 사람이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목소리가 작게 나온다. 6. 말이 앞뒤가 맞지 않고 분명하지 않다. 7. 말이 자주 끊어지고 더듬거린다. 8. 목소리가 떨리고 억양 등이 어색하다. 9. 손을 비비거나 몸을 돌리는 등 손발이 어색하다. 10.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얼굴이 붉어진다. ● 발표불안 극복을 위한 유의사항 1. 의복·용모를 단정히 해서 자신감을 갖는다. 2. 추상적이거나 복잡하고 전문적인 용어 등은 피한다. 3. 발표 도중 심호흡과 근육이완을 반복하면 긴장이 완화된다. 4. 말을 되도록 천천히 하고 발음을 분명히 한다. 5. 눈은 청중을 골고루 응시한다. 6. 주제에 관련된 내용을 간결하게 말하라. 7. 나 말고 다른사람도 대중 앞에서면 떨린다고 생각하라. ■ 발표불안 치료는 어떻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학생들은 발표 전 불안을 경험한다. ‘발표 불안’이란 학생들이 수업 중 대답을 하거나 자기 생각을 남에게 말할 때 나타나는 염려나 긴장, 고민, 떨림, 위기감 같은 불안을 총칭한다. 이런 현상은 과거 자기 의견을 밝히는 과정에서 있었던 아픈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발표를 하다가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비웃음이나 핀잔을 받았을 수도 있다. 때로는 부모에게 말대답하다가 크게 꾸중을 들었거나 또래와 어울리지 못했던 것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소한 발음장애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도 대중 앞에서 자기의견을 밝힐 때 위축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합리적, 긍정적인 생각하라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불안은 과장된다. 불안해 하는 상황이 실제 본인에게 일어나더라도 대세에 지장이 없고, 나중에 돌이켜 생각하면 애초 걱정이 훨씬 컸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결국 심리학자들은 합리적이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만으로도 발표 불안은 치료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의 문제인 만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인 셈이다. ▲힘을 빼면 말을 잘할 수 있다 행동요법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완 훈련이 있다. 불안할 때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을 감소시키기 위한 것으로 특정 근육에 힘을 줬다 빼는 방법이다. 해당하는 근육은 안면부터 목, 어깨, 팔뚝, 발가락, 흉부까지 다양하지만 방법은 비슷하다. 먼저 근육이 아플 정도로 힘을 꽉 준 다음 3초 정도 머물러 있다가 서서히 힘을 뺀다. 힘이 완전히 빠진 상태에서 5초 이상 머무른 후 다시 힘을 주는 것을 반복한다. 주의할 것은 특정 부위에 힘을 줄 때 다른 부위에는 힘이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긴장할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생체적인 반응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큰 도움 운동선수들이 즐겨 하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효과적이다. 먼저,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은 뒤 발표장소 중앙으로 걸어나가는 것을 상상한다. 청중들을 바라보며 가벼운 미소로 화답하고, 정중히 인사를 한다. 시선을 나눠주고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실제 말하는 모습까지 상상한다. 물론 현실로 착각할 정도로 상상에 몰입해야 더 효과적이다. 간단하지만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도 올림픽 등 큰 대회를 앞두고 사용하는 방법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9) 색깔은 메시지다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9) 색깔은 메시지다

    ■ 생각에 날개달기 포카리 스웨트 광고와 신호등에 표현된 색깔의 상징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포카리 스웨트 광고에는 온통 파란색이 가득 찼다. 파란 하늘을 전면 배경으로 삼고 푸른색 계열의 차를 타고 파란 바다 옆을 질주하는 모습이다. 때로는 푸른 하늘과 하얀 건물 사이로 파란색을 옷을 입은 여인이 뛰어간다. 이렇게 음료 광고에서 파란색과 흰색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흰색이나 파란색은 차가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색깔로 음료의 특성상 ‘시원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사용된다. 도로에 있는 신호등은 빨강, 노랑, 녹색으로 이루어졌다. 신호등의 녹색불이 커지면 자동차는 멈추고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넌다. 잠시 후 빨간색이 켜지면 사람들은 멈추고 자동차가 도로를 운행한다. 또한 노란색이 켜지면 운전자는 정지선에 멈춰 서거나 출발 할 준비를 한다. 신호등에는 빨강, 노랑, 녹색은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데 사용될까? 이들 색깔은 사람들에게 경각심과 안정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렇게 색깔은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에서 매신저 역할을 하게 된다. 직접 말로 전달하지 않을지라도 어떤 색깔로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수신자들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르게 된다. ■ 생각 열기 에바 헐렌에 의하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파랑(45%), 녹색(15%), 빨강(12%) 순이고, 가장 싫어하는 색은 갈색(20%), 분홍(17%), 회색(14%) 이다. 이들 색깔이 갖는 상징성을 살펴보면 앞서 이야기한 궁금증을 해결 할 수 있다. 먼저 파랑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파랑이 연상 시키는 감정이다. 파랑은 장기적으로 인정받은 색의 특성상 단순한 열정이 아니라 상호간의 이해를 중요한 미덕으로 삼는다. 호감, 조화, 우정, 신뢰의 색으로 가장 언급되는 색이 파랑이다. 대기업의 로고를 살펴보면 파랑이 많이 들어간 곳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랑은 하늘이기에 신성한 색이며, 영원한 색이다.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곳에는 언제나 파랑을 사용하는 데 그것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하늘 때문이다. 파랑은 실현과는 거리가 먼 상상의 색이다. 모회사의 광고에는 달걀을 깨뜨렸을 때 노른자가 노란색이 아니 파란색이 나오면서 상상예찬을 설명한다. 파랑은 가장 차가운 색이다. 그 이유는 파랗게 변하는 우리 입술과 피부 때문이다.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는 표현에서 보면 몸의 열기가 빠지고 몸이 차가워진 상태이다. 파랑은 흰색보다 더 차갑다. 파랑-흰색-은색은 서늘함과 차가움을 나타내서 식료품의 포장으로 이상적인 색조이다. 우유나 유제품은 신선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들 색깔을 사용한다. 색으로 이름으로는 빨강이 가장 먼저다. 빨강은 불이고 피이다. 사랑에서 증오까지 모든 종류의 열정을 나타내는 색이다. 빨강은 교정과 통제, 법의 색이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호등은 세계적으로 통일되어 있다. 특히 주변의 환경과 어울려 가장 눈에 띄는 색이 빨강이다. 그래서 신호등에서 빨강은 가장 중요한 색이 되었다. 신호등에서 내면화된 상징인 빨강은 경보 단추, 출입금지 표지판 등 정지, 위험 신호로 사용된다. 또한 교정의 의미를 가진다. 논술 답안지에 빨간색이 여기 저기 표시되어 있으면 형편없는 점수가 나온다는 것을 안다. 이러한 의미를 기업적인 마케팅으로 사용해서 아예 ‘빨간펜’으로 회사의 이름을 정하기도 하였다. 녹색은 단순한 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녹색은 정수, 이데올로기, 삶의 양식으로 환경의의식을 나타내서 기술 지배 사회에 대한 거부를 나타낸다. 녹색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절대주의에 지배에 항거한 시민운동의 색이다. 녹색은 기능적인 색이다. 학교의 칠판을 보면 녹색이다. 학생들이 주의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신호등의 녹색은 자유를 의미한다. 그런 의미는 일반화하여 건물 내부에서도 녹색 표지판은 자유통행을 말한다. 비상구는 녹색바탕에 하얀 화살표로 표시한다. 그러나 녹색은 비인간적인 색으로 괴물을 나타날 때 사용한다. 영화 슈렉은 외모가 흉측한 녹색괴물로 나온다. 노랑은 빨강, 파랑과 함께 일차색이다. 노랑은 불안정한 면을 가지고 있다. 빨간 기운을 주면 주황이 되고, 파란기운을 더하면 녹색이 된다. 노랑은 경고를 알리는 색으로 국제적 사용된다. 노란색 바탕에 검정은 방사능 물질, 폭발성 물질을 말한다. 또한 축구 경기에서도 옐로카드를 준다. 황색언론(yellow press)이란 자본주의 시대를 맞아 언론의 상품화를 위해 불건전한 감정을 자극하는 범죄나 엽기사건, 성적인 내용 등 선정적인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을 일컫는다. 이번 내용은 에바 헬러의 ‘색의 유혹’(예담)을 참고하였음을 밝힙니다. ■ 생각 주머니 넓히기 (1)자동차, 냉장고, 음료수, 식료품, 휴대전화, 과자 등의 광고에 사용하는 색깔을 적고, 그 이유를 말하시오. (2)영화 포스터에서 빨강, 노랑, 파랑, 녹색, 검정을 사용한 영화를 찾아보고, 색깔과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하시오. (3)색깔의 3원색 빨강, 노랑, 파랑을 섞어서 자신 만의 색깔을 만들어 제목을 붙이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색깔에 빗대어 표현하시오. 이 규 철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성문고등학교 교사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6) 마음과 무의식의 중요성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6) 마음과 무의식의 중요성

    이 연재를 통하여 인간을 이해하는 열쇠는 이성이 아니라 욕망이라고 하는 말이 여러 번 강조되어 나왔다(1·12회 글). 이성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사회생활에서 지적인 분별력으로 생존을 추구하면서도 도덕적 의지로 좋은 공동체를 이룩할 수 있게 하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일컫는다. 인간이 인간에 거는 최고의 신뢰처가 이성이라는 것이다. 이성은 의식의 판단을 신뢰하고 그것을 최고의 진리로 간주한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은 그런 존재가 아니다. 지금까지 인간은 이성을 지닌 의식의 존재라고 여겨 이성과 의식의 자각만 강조한 가치론과 당위적 도덕론을 우리는 이제 그만 사용해야겠다. 다 별로 효용도 없는 그럴싸한 명분만 가지고 헛농사를 짓는 셈이다. 불행히도 우리는 무의식이 정신이상자의 영역에 속한다는 무식한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인간들의 실질적 사고방식을 결정하는 요인임을 알지 못하고, 우리는 사회생활의 문제점을 의식의 이성적 판단에 맡겨 해결하려고 애써 왔다. 그러나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아니고 욕망의 존재다. 의식의 이성은 욕망의 무의식을 지우지 못한다. 의식은 빙산처럼 6분의1정도만 표면에 나와 있고, 나머지 6분의5는 무의식으로 바닷물 속에 은닉되어 있다는 항간의 말이 옳다. 우리는 의식과 마음을 구별해야 한다. 의식은 자의식과 동의어로 쓰이고, 이성적 판단을 가능케 해주는 영역이다. 이성적 판단은 진리와 허위를 나누고, 선과 악을 확연히 분별하고, 경제적 이익과 손실을 계산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이성은 의식의 선명한 명증성과 분리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식은 물질적 자연처럼 자기자신을 자각하지 못하는 바보와 같은 존재가 아니라, 자각을 통하여 가치를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자유의 진원지라고 여긴다. 그러나 마음은 그렇지 않다. 마음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가 세상 만물의 존재방식을 욕망(conatus)이라고 주장하였지만, 불교와 노장사상에서도 삼라만상의 존재방식을 욕망이라고 읽었다. 욕망은 삼라만상이 다 서로 타자와의 상관성을 필연적으로 맺고 있는 관계를 가리킨다. 불교에서 마음을 욕망이라고 부르는데,‘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모든 것은 마음이 지은 것)의 화엄사상은 삼라만상의 일체가 다 마음의 욕망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겠다. 그러므로 마음은 의식과 달리 자연을 대립적으로 보지 않고, 심물상응(心物相應·마음과 물질이 서로 상응함)으로 생각한다. 인간이든 자연이든 다 욕망이고 마음이다. 단지 인간의 마음이 자연의 마음과 다른 점은 인간은 스스로가 욕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불교에서 유식(唯識·오직 알고 있음)이라 한다. 유식으로서의 인간 마음은 물론 의식과 오감(五感)의 지각을 포함하고 있으나, 이것들은 표피적 마음이고 마음의 핵심은 의식보다 훨씬 깊은 심층적 무의식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무의식의 마음에서 자연과 인간은 서로 상응한다. 그런데 자연의 욕망은 두 가지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본능의 소유적 욕망과 자연성(본성=불성=신성)의 존재론적 욕망이 그것이다. 전자는 먹이사슬의 연쇄적 관계를 말하고, 후자는 삼라만상이 다 타자로부터 존재하기에 필요한 것을 받고 자신도 타자에게 존재하기에 필요한 것을 주는 그런 거래관계를 말한다. 자연성은 심지어 죽음마저도 타자에게 주는 증여로 여겨질 만큼 인간에 의한 사고사를 제외하고 자연사한 주검이 자연 속에 여기저기 널려 있지 않게끔 한다. 자연의 마음이 인간에게 전이된 것을 우리는 무의식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무의식은 자연의 욕망을 인간에게 옮겨 놓은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무의식에도 본능적 욕망과 본성적(자연성적=불성적=신성적) 욕망이 깃들어 있다. 인간의 무의식이 곧 자연의 욕망이지만, 하나의 큰 차이점이 있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는 존재다. 인간의 언어활동은 곧 인간의 사회생활을 말한다. 이와 동시에 자연의 본능은 인간에게 지능으로 전이되고, 지능에 의하여 인간의 사회생활이 언어활동으로 표현된다. 자연적 본능은 직접적인 먹이사냥으로 생존을 유지하지만, 사회적 지능은 간접적인 우회의 길(지식/권력/돈/명예)을 소유하여 사회적인 인정을 타인들로부터 받으려는 욕망을 추구한다. 인간은 사회생활에서 직접 타인을 먹이로 사냥할 수 없으므로, 간접적으로 타인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타인들이 많이 추구하는 욕망을 쟁취하려고 애쓴다. 지능의 소유욕은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언어생활을 통하여 욕망하는 소유욕의 밀도에 비례하여 일어난다. 지능의 소유욕은 그가 유아기부터 부모와 타인들로부터 배운 언어활동의 막에 의하여 형성된다. 유아기의 인간은 언어활동을 타인들로부터 배우므로 타인들의 욕망이 그 언어활동에 용해되어 있다. 인간의 소유욕은 타인들이 심어준 것인데, 그것이 자기의 것으로 탈바꿈한다. 그래서 유아기의 무의식은 타인들의 언어활동이 형성한 나무나 물결의 결과 같은 셈이다. 이것이 프로이트 계열의 정신분석학자로서 20세기 프랑스 구조주의의 거장인 라캉이 말한 ‘언어활동의 벽’을 형성한다. 따라서 내가 언어활동을 통하여 자아라는 주체를 형성하게 된 이후에 일어난 타인의 말은 나의 무의식에 새겨진 ‘언어활동의 벽’을 거의 뚫지 못한다. 내가 자아라고 부르는 주체는 사실상 타인들이 만들어 놓은 소유욕의 무의식적 함정인데, 나는 언어활동에 가입함으로써 사회생활의 경쟁에서 그 소유욕의 덫에 무의식적으로 걸려든 것과 같다. 그래서 사회생활에서 나는 자존심의 덩어리로 형성되면서,20세기 러시아의 언어학자 트루베츠코이의 말처럼 ‘언어의 체’를 이루고 있는 자존심이 싫어하는 말은 그 체에 걸려 나의 무의식의 욕망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인간의 소유욕적 자존심의 무의식은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그런 점에서 20세기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하버마스가 말하는 것과 같은 이상적 대화의 통로는 이성적 의사소통을 불가능하게 하는 무의식적 자존심의 벽이나 무의식적 언어의 체를 도외시하는 의식의 이상주의적 명분에 그칠 뿐이다. 한국사회에 만연된 상생적 정치론도 주자학적 명분주의의 잔재이지, 한국문화의 무의식적 소유욕의 업장이 형성한 결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소박한 감상주의의 산물이겠다. 왜 한국에서 자식에게 기업과 권력을 세습하려는(북한) 무의식이 그렇게 강렬한가? 왜 한국인은 대개 어떤 일을 미리 대비하는 지능적 생각이 부족하고, 일에 부딪치면 감정적 흥분으로 들끓는가? 한국인은 왜 상업적 계산전략에서 일본이나 중국에 비하여 일반적으로 뒤떨어지는가? 왜 한국인은 국가를 믿지 못하고 스스로 생존 전략을 강구하기 위하여 일생을 허비하는가? 왜 대개 한국인은 속물주의적 과시욕이 강하며, 일단 성공하면 전문인으로 계속 노력 성취하지 못하고 타이틀만 들고 사회적 저명인사 행세하기에 바쁜가? 사회적 소유의 무의식은 불교에서 말하는 업감연기설(業感緣起說)과 유사해 보인다. 각자가 지니고 있는 무의식의 소유욕은 사회적 역사적 공동업의 상자에 한국인의 마음이 갇힌 것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한국인의 공동업의 테두리는 한국인의 공통적 언어활동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겠다. 한국인의 맵고 자극적 언어활용과 욕설의 난무(한국영화에서 흉칙한 욕설이 너무 심하다), 얄팍한 선악심리와 흑백심리에 의하여 까마귀와 백로로 세상을 이등분하기, 남북한 공히 종교적 정치적 열광심리로 미친 듯이 도취하는 전투심리 등등은 다 한국인의 무의식적 공통 업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무의식적 업의 속박은 이상적 의식의 도덕이나 이성의 명증성과 의식의 자유를 구가하는 행동철학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자존심과 언어활동의 벽, 대화시 자기 말만 하고 상대방의 말을 안 듣기 등은 본능을 대신한 지능의 사회생활에서 지능이 타인들을 이기기 위한 욕망이 나타낸 결과겠다.20세기 스위스의 심리학자 융이 이런 소유욕의 아상(我相)을 벗어나게 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무의식의 마음에 본능의 욕망 이외에 본성의 욕망이 있음을 밝혔다. 이 본성의 욕망은 우리가 앞에서 본 자연성의 욕망과 같다. 이 길은 불교의 불성 밝히기와 거의 유사하다. 본능(지능)의 소유욕은 사회생활의 언어활동을 통하여 자존심의 덩어리를 지키는 데 신경을 쓰지만, 융이 말한 본성의 무의식적 마음은 완전성(perfection)이 아니고 온전성(integrity)을 유지하려는 욕망을 가리킨다. 완전성은 최고를 향하여 쌓아 나가는 의미를 지니지만, 온전성은 최적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마음의 무의식적 자세를 말한다. 그 자세를 융은 ‘대립자의 무의식적 흐름’(enantiodromy)이라고 불렀다. 이 융의 사유와 유사한 노자의 사상을 우리가 이미 앞에서 읽었다(3·4회의 글).‘대립자의 무의식적 흐름’은 세상만사를 자연에서처럼 ‘선/비선(善/非善)’,‘약/비약(藥/非藥)’‘진리/비진리’처럼 서로 상관적 차이로서 읽는 방법을 말한다. 예컨대 선과 악은 서로 이원론적인 적대의식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선은 악을 전멸시키고 완전히 지배하려 한다. 그러나 선과 비선은 그런 적대의식의 관계가 아니고, 비선은 선의 다른 면, 선도 비선의 다른 얼굴로 비친다. 이것은 투쟁적 이원성을 보다 완화된 이중성으로 읽음으로써 극단적 열광의식과 배타적 자의식을 지울 수 있는 길이다. 이미 원효도 이런 사유를 개진하였다.‘유/무’를 더 화쟁적으로 읽기 위하여 그는 ‘유/비유(무)’,‘무/비무(유)’의 이중성으로 보기를 종용했다(14회 글). 무의식의 마음이 이런 이중성으로 짜여져 있다고 여기는 본성의 사유는 자기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하여 박멸해야 할 적을 만드는 지능적 소유욕을 잠재울 수 있다. 본능의 소유욕을 지우기 위하여 의식과 이성을 거창하게 장식하지 말고, 마음의 무의식적 본성을 조용히 살리는 지혜를 익혀야 한다. 우리는 무의식의 공통업장을 도외시하고 너무 공허한 이상론만을 주장한다. 속물주의처럼 이것도 한국병 중의 하나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한명숙과 그남편 “별거끝에”

    한명숙과 그남편 “별거끝에”

    현처형(賢妻型)가수 한명숙(韓明淑·34)이 15년간 계속해 온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부군 이인성(李寅星·39)씨와 합의이혼했다고 밝혔다. 약 2개월 전부터 별거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8월8일 정식으로 이혼장에 도장을 찍었고 李씨가 집을 나옴으로써 서로 남과 남의 사이가 됐다. 가요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모범가정을 이룩했던 것으로 알려진 그가 마침내 이혼을 했다는 것은 하나의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명숙(韓明淑)의 이혼(離婚)발표는 전혀 돌발적인건 아니다. 그녀의 불화(不和)내지 이혼설은 이따금씩 그의 측근가수들을 통해 새어나왔다. 약 2개월전에 그녀는 가장 친근한 동료가수 H양집에 와서 한바탕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가정을 유지할 수 없다』고. 그때 이미 이혼할 의사를 비쳤으나 친구의 간곡한 만류를 듣고 그대로 집에 돌아갔다는 얘기. 별거는 그때부터. 남자로 치면 대장부, 활발하고 이해성 깊기로 소문난 한명숙이 15년간 유지해온 부부생활에 무엇 때문에 종지부를 찍고만 것일까? 그에겐 14세된 맏딸을 비롯, 2남1녀의 3남매가 있다. 그의 부군 이인성(李寅星)씨는 비록 「미남은 아니지만 씩씩하게 생긴」 호남자. 李씨는 한때 육군모부대의 군악대장을 지냈고 인천(仁川) 모 고등학교 교사로 있었다. 「트럼본」을 불고 「밴드·마스터」로 일했지만 연예계선 이른바 「딴따라 기질」이 없기로 차라리 소문난 사람. 악기를 모조리 부순 후로 韓양의 뒷일 살피던 李씨 그는 한명숙이 인기절정일 때 「밴드·마스터」를 그만두고 TBC-TV의 보조 PD로 직업을 바꿨다. 유명한 「에피소드」하나. 그는 직업을 바꾸면서 그가 가지고 있던 「트럼본」 「클라리넷」등의 모든 악기를 모조리 발로 꺾어 버렸다. 『아이들에게 우리 아버지가 악사(樂士)였다는 말을 듣기전에 그만두는 것』이라고. 그리고 주로 한명숙의 뒤에서 그의 인기관리에 주력했다. 이쯤되면 두사람의 파탄 이유가 그 흔한 「성격차이(性格差異)」 때문은 아닐 성싶다. 그런데도 주변사람들은 그들의 불화(不和)-이혼(離婚)의 이유를 「성격차이」에 두고 있다. 李씨의 친구 한 사람은 李씨가 술, 여자관계를 재치있게 처리하지 못했다고 그나름의 해석을 내렸다. 그의 술 친구들은 李씨의 무한대한 주량에 내심 존경을 표하면서 뒤처리가 항상 투박했다고 안타까와했다. 「남자가 한 두번 외도를 했기로서니-」라고 혀를 차 사람이 있겠지만 한명숙 자신이 이것을 이해 못하는 사람도 아니라는 결론. 李씨에게 새로운 여인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사실 이들 부부관계가 위기에 처했던 일은 7년전에도 있었다. 그때도 한명숙은 집을 나와 모 가수집에서 「헤어지겠다」고 떼를 썼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한명숙은 『노란샤쓰의 사나이』로 절정의 인기를 누린 「톱·싱거」. 부부 싸움 끝의 가출은 일종의 「데모」로 끝났고 평탄한 가정으로 되돌아 갈 수 있었다. 피난온 소녀시절 군악대 악장 그이 만나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1·4후퇴뒤, 인천에서였다. 진남포(鎭南浦)태생의 한명숙은 그때 피난민 대열을 따라 남하(南下)해온 17세 소녀였고 이인성은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군악대의 상사(上士) 악장이었다. 한명숙이 가수로 등장한게 그 이듬해인 18세때. 집에서 「오르갠」을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지켜 본 이웃집 흥행사가 8군 무대진출을 주선해 준 것이 시발점이니까 노래솜씨는 이 때부터 나타난 것같다. 가수지망생인 소녀와 군악대 악장 사이엔 쉽사리 「로맨스」가 싹텄고 3년뒤엔 정식 부부가 됐다. 한명숙·이인성부부의 결합이 가장 이상적이었느냐는 그만두고 어쨌든 한명숙만큼 「스캔들」없는 연예인도 흔치 않다. 조금만 유명해지면 곧 「스캔들」의 소용돌이에 말려버리는 수많은 연예인들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한명숙이 누린 장수의 인기는 바로 그의 현처형(賢妻型)의 인품, 소탈하고 달관한듯한 처세술에서 얻은게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한명숙이 뒤늦게 이혼을 결심했다. 8월 19일 지방공연에서 돌아온 그녀는 『더 이상 보람없는 희생을 할 수 없어서 이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고민이 지나쳤던지 얼굴의 반면(半面)이 경련을 일으켰다. 가장 큰 원인은 경제문제 아이들 생각에 가슴아파 그녀가 밝힌 이혼 이유중 가장 큰 문제로 경제문제가 등장한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한명숙은 현재 「적수공권(赤手空拳)」의 상태. 서울 효창(孝昌)동 546 자택은 옛 철도국 관사로 「톱·싱거」의 저택치곤 퍽 허술한 편. 그녀는 고작 이집 하나를 지키고 있을 뿐이며 전화기까지 다 잡혀있어 남은 재산이 없다는 얘기다. 그의 「히트·송」 『노란샤쓰의 사나이』는 한명숙의 대명사처럼 됐지만 그 뒤에도 「히트」가 없는건 아니다. 『사랑의 송가』 『우리 마을』 『그리운 얼굴』 『비련(悲戀) 10년(年)』등 손꼽자면 꽤 많다. 8군무대의 「포퓰러·송」에서 시작하여 최근 몇 년간의 이미자(李美子)식 「뽕짝」조(調)에 눌리기 까지 한명숙의 노래는 「밝고 건전한 노래」의 대표급으로 꼽을 수 있다. 가요계서의 위치 역시 여가수의 대표급. 이젠 원로 칭호를 붙여줘도 아깝잖다. 20년 가까이 노래했고 누구 못지 않게 화려했던 그가 현재 직면한 사정은 어쩌면 허울좋은 인기연예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된다. 그가 부양해 온 가족은 현재 무직인 남편과 3자녀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동생 가정부를 포함해서 평균 10여명. 몇번인가 인기만회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어쩔수 없이 줄어든 수입으로는 벅찬 짐이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아이들과 도저히 살아갈 수 없어요. 15년간 쌓은 탑이 무너지고 아이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것 같은 아픔을 느끼지만-』 한명숙의 모습은 곧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이 침통해졌다. [ 선데이서울 69년 8/24 제2권 34호 통권 제48호 ]
  • 직행좌석버스는 ‘입석버스’

    경기지역에서 운행중인 직행좌석형 버스의 절반 이상이 정원을 초과해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필요한 우회운행, 불합리한 요금체계 등으로 승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경기도개발연구원 송제룡 박사는 6일 ‘경기도 버스교통의 현재와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경기도 버스노선 1060개 중 지선버스 및 농어촌버스를 제외한 674개 노선을 대상으로 오전 7∼9시 출근시간대 버스유형별 정원초과 비율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58%가 1회 이상 정원을 초과해 운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고속도로나 30분 이상 장거리 운행시 입석 운행에 제한을 받는 직행좌석형 버스가 정원 초과상태에서 운행하는 비율도 53%에 달하는 등 출근시간에 버스 2대 중 1대에는 서서 가는 승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버스노선의 최단거리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노선굴곡도’는 서울보다 10%가량 높았다.‘노선중복도’ 역시 8.63으로 한 노선 당 평균 8개이상의 버스노선이 특정구간에서 중복 운행하는 등 비효율적으로 버스가 운행됐다. 노선굴곡도와 중복도는 1에 가까울수록 최단거리로 이상적인 경로를 운행해 다른 노선과 겹치는 구간이 없음을 나타낸다. 또 요금체계도 불합리해 도시형버스는 시외 구간에 대해 거리비례제를 적용, 장거리를 이용할 경우 균일 요금제인 좌석형 버스보다 요금이 비싸지는 ‘요금역전’현상이 발생했다. 송 박사는 “버스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재정지원 및 공영제 도입을 검토하고, 수요에 맞는 최적의 버스노선 운영체계를 수립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4년 기준으로 경기도내 적자노선의 운행손실액은 882억원으로, 적정 운송원가 대비 28.3%의 적자가 발생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파주 헤이리의 봄 예술이 ‘아롱아롱’

    경기도 파주 예술마을 헤이리에 봄이 들고 있다. 겨우내 휑했던 분위기도 빈터에 파릇파릇 돋는 새싹과 함께 한결 누그러졌다. 마을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면 가장 바빠지는 곳이 갤러리들. 헤이리에 지금까지 80여채의 건축물이 들어서 있고 그중 10여곳의 갤러리들이 각기 독특한 전시를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마을 동북쪽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한향림갤러리(031-948-1001)에 들어가니 봄 전시준비가 한창이다. 이곳에선 25일부터 4월30일까지 ‘2006 환경도예가회 정기전’이 열릴 예정. 수천년 전 있었을 법한 옹관에 착안한 작품에서부터 소박함이 묻어 있는 토기, 현대적 추상성 짙은 조각까지,36명의 작가가 작품을 내놓았다.“도자작업을 통해 실내외 주거환경 자체를 예술적 공간화하는게 환경도예”라고 말하는 한향림 대표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마을 중앙에 자리잡은 북하우스 아트스페이스(949-9303)에서는 서양화가 이흥덕의 ‘내 안의 샹그리라-도시 이야기’전이 열리고 있다. 자동차가 질주하는 네거리를 위태롭게 건너는 사람들, 지하철 기둥 옆 치마속을 드러낸 채 앉아 있는 소녀, 카페안에서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어리둥절해 있는 남성 등등. 마치 꿈이나 잠재의식을 끄집어낸 것 같은 회화속 인물들은 끊없이 중첩되는 도시 일상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어느 탐험가가 우연히 만날 수 있었던 샹그리라가 설산 아래가 아닌 세속에 묻혀 있었다는 그 아이러니를 작가 특유의 직관으로 그려보이려는 의도가 읽혀진다.4월17일까지. 북하우스 아래 자리잡은 금산갤러리(957-6320)에선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 유희를 보는 듯한 ‘신(伸)인상전’이 열리고 있다. 못다한 꿈 발레리나를 주제로 한 강서경의 작업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항상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인간의 심리를 보여주는 김윤정의 페인팅, 홀로그램 기법을 이용해 이상적 삶에 대한 희구를 표현한 이수연의 작업은 사뭇 진지하면서도 한편으론 통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금산갤러리 옆엔 93뮤지엄(948-6677)이 있다. 국내 최초 인물미술관으로 시대별, 나라별, 주제별 다양한 인물초상화가 전시되어 있다. 현재 1∼8전시장별로 격동기 인물사료 및 조선, 명청시대 위대한 얼굴전, 누드의 아름다움전, 현대미술로 보는 초상전, 옛 사람들의 성(性)전 등 인물전과 함께 운보 김기창, 이대원 판화전 등이 열리고 있다. 마을 동쪽 습지 옆에 자리잡은 갤러리 모아(949-3272)에 가면 조혜령, 토미 리라는 이름의 두 젊은 작가의 독특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토미 리는 도심 공중에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전선줄과 전봇대를 드로잉과 영상작업을 통해 미적 공간에 끌어들였다. 복잡함속 소통을 꿈꾸는 도시인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갤러리 모아 동쪽으로 100여m쯤 가면 Lee & Park갤러리(957-7521)가 있다.‘바구니와 꽃의 작가’로 알려진 정란숙의 ‘봄, 그리고 그리움’전이 열리고 있다.4월 중순까지. 광주리와 꽃, 반지고리, 조각보, 수저집, 노리개 등 한국여성들이 일상에서 쓰던 전통적 소재들로 봄내음 물씬 풍기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금·토·일요일만 문을 연다. 이밖에도 미술관 개념을 탈피해 3층 창고 전시장으로 운영중인 쌈지 미술창고(957-0720), 전시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미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아트팩토리(957-1054), 갤러리와 조형교실을 운영하는 한스갤러리(947-3716) 등도 둘러볼 만하다. 월요일은 대부분의 갤러리들이 휴관하며,1000∼5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받는 곳이 있다. 서울 방향에서 헤이리로 가려면 자유로를 타고 성동 나들목에서 예술마을 헤이리 이정표를 보고 빠져나오면 된다. 성동나들목에서 좌회전하면 마을 1,4번 게이트를 만나게 된다. 헤이리 커뮤니티 하우스 사무국(946-8551)에 문의하거나 마을 홈페이지(www.heyiri.net)에 들어가면 전시내용과 일정을 알 수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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