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017 신규가입 전면중단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이동전화 신규가입을 전면 중단한다.6월 말까지 시장점유율을 50% 아래로 낮추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
SK텔레콤은 또 자사 대리점에서 LG텔레콤의 단말기도 팔계획이다.이동전화업계가 경쟁사의 단말기·서비스를 팔기는 처음.‘오월동주(吳越同舟)’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LG텔레콤은 환영했고,한통프리텔·한통엠닷컴은 불법행위로 규정하는 등 엇갈렸다.일선 대리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양사는 28일 “공정거래위원회의011·017 결합 승인조건을 맞추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SK측은 점유율 인하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징금 4억900만원을 날마다 물어야 한다.노력 강도에 따라 50% 가감되면 2억500만원∼6억1,400만원이다.공정거래위가 불성실 판정을 내리면 법정 최고액인 11억3,000만원까지 물 수 있다.
양사의 가입자는 지난달 말 현재 1,432만여명.시장점유율은 53.63%다.50% 미만으로 낮추려면 170만명 이상을 더 줄여야 한다.
지난해 5월 이후 양사의 신규 가입자는 한달평균 20만명.석달간 60만명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또 요금미납 등직권해지와 일반해지자는 한달 평균 20만∼25만명.석달간60만∼75만명이 된다.모두 합치면 120만∼135만명 정도다.
그래도 35만∼50만명을 더 줄여야 한다.
SK측은 회선 재판매 방식으로 나머지를 해결할 계획이다.019 PCS(개인휴대통신)의 회선을빌려와 통신서비스를 한다는 것이다.별정통신사업자인 SK글로벌이 맡는다.즉 SK글로벌이 LG텔레콤의 단말기를 사서 011 대리점에 분배,판매하는 방식이다.
SK글로벌은 매달 이용료의 60∼70%,LG텔레콤은 30∼40%를 갖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LG텔레콤의 이상민(李相民)상무는 “원칙적인 합의를 마쳤으며 이용약관 신청,011 대리점의 019 전산망 설치 등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SK측은 한통프리텔(016)·한통엠닷컴(018)과도 이런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SK측과 LG측은 ‘윈윈(WIN-WIN)’전략으로 당분간 밀월관계로 돌아섰다.그동안 끊임없이 전개해온 공방도 뜸해질 전망이다.반면 한통프리텔·한통엠닷컴과는 여전히 티격태격이다.
한통프리텔측은 “정부 규제의 초점을 소비자 불편으로유도해 불법적인 기업결합에 따른 시정명령의 당위성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SK측이 6월 말까지 의무를 이행할 지는 불투명하다.설령 이행하더라도 7월부터는 다시 가입자 확대에 나설 게 뻔하다.시장 쟁탈전은 다시 불붙을 수 밖에 없다.
휴대폰 제조업체와 이동전화 대리점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며 울상이다. 특히 1,200개의 SK텔레콤 대리점과 750여개의 신세기통신 대리점들은 “사전통보도 해주지 않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이평원(李平遠) SK텔레콤대리점연합회 회장은 “대리점들을 죽이려는 처사”라며 “적절한 보상책을 내놓지 않으면 연합회 차원에서 특단의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대출기자 dc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