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차출설에 “선당후사 역할해야”vs“宋만이 대안 아냐”
정성호·김남국, 宋 템플스테이 은해사서 ‘조찬’“대선 패배 후 지선 출마는 명분 없다” 비판도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두달여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 ‘인력난’에 빠진 가운데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를 둘러싸고 당내에서 의견이 나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거주요건에 따라 다음달 2일까지 출마 지역에 주민등록을 해야 하는 만큼 송 전 대표가 이번 주 내로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내 초선 및 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송영길 차출론’이 급물살을 타면서 송 전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 측근 그룹 ‘7인회’ 소속 정성호·김남국 의원은 29일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템플스테이 중인 송영길 전 대표를 찾아 조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눴다. 송 전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두 의원의 방문소식을 전하며 “이번 대선에서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의 성원에 어떻게 부응할지, 그리고 회초리를 때리신 분들께 다시 무엇으로 다가갈지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말 어려운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대선 결과에 따른 지지자의 울분과 안타까움을 추스르고, 모두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분, 나아가 부동산 등의 민생 문제 해결에 앞장설 수 있는 분이 그 역할을 한다면 지방선거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송 전 대표를 추대했다.
앞서 전용기 의원도 지난 27일 이동학 전 최고위원,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과 함께 경남 양산 통도사를 찾아 템플스테이를 하는 송 전 대표와 만나 지선에서 역할을 해달라고 설득한 바 있다. 송 전 대표는 최근 이 상임고문과 통화해 지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송 전 대표의 ‘지선 역할론’이 힘을 받는 배경에는 오세훈 현 시장과 대적할 만한 중량급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재선 박주민 의원이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지만 오 시장의 대항마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것으로 당내 분위기가 기울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송 대표만 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민주당 이름으로 출마할 수 있는 거물들이 몇 분 계신다. 그분들을 놓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거론되는 만큼 누구도 예외로 두지 않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당내 쓴소리를 도맡는 이상민 의원은 송 전 대표 차출론에 대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에서 “송영길 대표는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는데 바로 있을 지방선거, 더구나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겠다고 하는 건 명분 면에서 마땅치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