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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예전출신 연기자들 총동원/뮤지컬「남과 북」내일부터 예술의전당

    전쟁세대의 가슴에 여전히 쓰라린 상처로 남은 동족상잔의 처절했던 아픔과 포성속에 핀 애절한 사랑을 그린 뮤지컬 한편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예전 출신 연기자들이 모인 극단 동랑연극앙상블이 6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554­2784)에서 선보이는 「남과 북」(김효경 연출). 80년대 중반 이산가족찾기 TV프로가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들 무렵 국민적 애창가로 불렸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의 배경이기도 한 60년대 한운사씨 작품을 원작으로 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전쟁세대의 아픔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후세대에게 분단조국의 현실과 동질성 회복을 위한 의무를 느끼게 한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총 8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이 공연에는 임동진·박상원·정동환·이휘향·남경읍·허준호·김기섭·윤승원등 서울예전 출신 연기자들이 총동원됐다. 1953년 휴전협정 체결직전 3·8선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된 전쟁 막바지부터 오늘날 휴전선 철책으로 이어지는 40여년의 시간이 무대에 펼쳐진다.탱크가 벙커를 짓이기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등 현장감 넘치는 세트효과가 볼만할 것으로 기대된다.13일까지.하오 4시·7시30분.〈김재순 기자〉
  • 「환경협약」의 파장/노주석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석유와 석탄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인가. 경제계가 「기후변화 협약상 선진국 의무이행」 문제로 술렁인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환경협약을 통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CO2)의 배출량을 오는 2000년까지 90년 수준으로 동결키로 권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화석연료인 석유와 석탄의 사용을 감축하자는 것이다.이를 받아들이면 우리 산업의 중추인 제철·석유화학·자동차·전기전자 업계로서는 엄청난 타격이다. 우리로서는 OECD 가입을 목전에 둔만큼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걱정한다. 현 단계에서 정부의 방침은 수용 불가이다.의무이행 자체가 OECD 가입의 「필요충분」 조건도 아니다.권유사항일 뿐이다.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멕시코와 체코도 지난 해 OECD 가입에 성공했다.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차 환경정책위원회에서 정종택 환경부장관 등 정부 대표단은 『한국은 기후변화협약에 대해서는 개발도상국의 지위를 포기할 수 없지만 향후 경제능력에 상응하는 의무를 부담하겠다』고 답변했다.지금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의 답변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평가한 회원국들은 재논의에 부쳤다.추가 제안이나 요망사항이 담긴 의견서가 23일 파리에 있는 OECD 본부에 도착한다. 늦어도 5월 말까지는 분명한 태도를 밝혀야 한다.하지만 OECD 가입을 전제로 환경협상에 나선 우리로서는 부분적인 수용이나 어느 정도의 양보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0년 6천5백만t에서 93년에 8천5백만t으로 늘어났다.97년에는 1억1천7백만t,2000년에는 무려 1억4천만t으로 예상된다.경제력의 지속적인 팽창 때문이다. 그런데도 환경협약을 지키려면 2000년에는 국내의 에너지 사용량을 10년 전인 40%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협약에 대한 부속 의정서가 타결되기까지는 회원국들 사이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시간도 필요하다.실익을 생각하는 침착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 시인 황동규(작가를 찾아:7)

    ◎“바람탈 일 없는 일상이 예술가엔 악조건”/고교때 「두시언해」통해 알게된 두보에 흡뻑빠져/부친인 작가 황순원과 달라지려고 무진 애/극서정시란 시적 자아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인생은 그렇지 않던데… 어떤 시들은 선·악 너무 분명 황동규는 가볍다.누구보다 그는 기체에 가깝다.그의 말들은 간지러운 바람처럼 사물 사이를 떠다닌다.울기 잘하는 한국 시세계에서 그 세계는 독특하다.더 나아가 한국문학판에서 특이하다.엄숙한 포즈,목청높은 열망,금방 까라질듯한 탄식….우리 문학에 잔뜩 방울진 얼룩들을 톡톡 건드리며 그는 날아다닌다. 그의 시속에선 계속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다.「극서정시(극서정시)」라 했던가? 잔뜩 움츠린 두꺼비의 뜀박질.바로 그처럼 정신이 팔짝 내닫는 눈깜짝할 순간을 그는 찍어낸다.그 카메라 렌즈는 가볍게 풀려있다.하지만 단단한 조임과 묶임을 오랫동안 통과한 뒤의 풀림이라 퍼진 칼국수같은 것은 아니다.차라리 부서지는 오미자술에 가깝다. ○기체처럼 가벼운 시어 〈오미자 한줌에 보해소주 30도를 빈 델몬트 병에 붓고/익기를 기다린다./아,차츰차츰 더 바알간 색./예쁘다./…/내가 술 분자 하나가 되어/그냥 남을까 말까 주저하다가/부서지기로 마음 먹는다./가볍게 떫고 맑은 맛!〉(「오미자술」에서) 『서정시라면 보통 정경을 그리며 감상을 털어놓는게 일이지만 나는 시적 자아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내 마음이 연극처럼 흔들리는 짧은 순간을 담는 것이 「극서정시」지요.그 움직임의 궤적을 따라 읽다보면 독자의 마음에도 변화의 파문이 일지 않겠어요』 ○중학교때 시에 눈떠 58년 등단,황씨는 38년째 시를 쓰고 있다.초기엔 그의 시에도 애상과 황량의 감성이 짙었다.「시월」「겨울 노래」「어떤 개인 날」「비가」연작 등.하지만 일찍부터 강단에 서온 그는 조금만 반복되면 단조로움으로 추락하는 일상의 리듬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지루한 추상적 감상이 숨통을 죄어든 어느순간 스스로 「극서정시」라 부르는 역동의 세계로 훌쩍 날아가 버린것을 보면. 아는 이는 다 알지만 그는 작가 황순원의 아들이다.또 68년 전임강사가 된뒤 줄곧 최고지성의 산실인 서울대에서 문학을 가르쳐왔다.아무 바람탈일없이 마음껏 시를 쓸 좋은 운을 타고난 셈이다.하지만 그는 그게 『예술가에겐 얼마나 악조건인줄 아느냐』고 되묻는다.예술혼을 꺼버릴지도 모를 단조로운 일상이 그는 늘 조심스러웠다. 『작가인 아버지와 달라지려고 나는 늘 애썼지요.문학이란 모름지기 뭔가 다른 새로운 세계여야 할텐데 부자지간이 얼마나 체험이 닮는 관계입니까.내 시가 좋은 문학이라면 그것은 아버지와 닮은점이 아니라 다른점 때문일거예요』 아버지에 얽힌 일화 한토막.『해방전 아버지는 내게 가갸거겨를 가르쳤어요.한데 동네에선 다들 일본말을 하더군요.나도 히라가나를 배워달라 했지요.그랬더니 아버지가 막 우시는 거예요.그렇게 제대로 우시는 것을 처음 뵈었요』이 그늘 큰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니 그는 그야말로 고투해야 했다. 『시에 눈뜬 것은 중학교때지요.하지만 고등학교 들어와 교과서의 두시언해로 알게된 두보를 본격적으로 좋아했어요.「만리의 봄에서 꽃잎하나 덜어진다」는 표현이 기억나는데 얼마나섬세한 눈입니까.그의 아류로 그치지 않으려 바짝 긴장한 적도 있었지요』 이처럼 가깝고 먼 대가들과 밀고 당기면서 그는 독자적이며 탄탄히 긴장된 시세계를 얻게 된 것이다. 황씨는 여행을 좋아하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순탄한 일상이 거저 주어졌던 그에게 여행은 예술가임을 확인하는 작은 일탈이었을까.그 여행담은 많은 시편들에 흩어져 있다.대학때 남해안을 떠돌다 본 풍장에서 받은 인상은 「풍장」연작시집을 낳기도 했다.시집은 얼마전 번역이 끝나 독일 서점에 내다걸릴 날을 손꼽고 있다.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섭섭하지 않게/…/바람을 이불처럼 덮고/화장도 해탈도 없이/…/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바람과 놀게 해다오〉(「풍장1」에서) 대학 4학년때 4·19를 겪고 유신시절 「계엄령 속의 눈」을 썼던 그의 비판적인 정신은 80년대를 통과하며 생채기투성이가 됐다.이 시절을 「견뎌내기」위해 「풍장」을 쓰며 그는 『아무리 그래봐야 삶이란 이리 허탈하다』고 곱씹었는지 모른다.노동시인 백무산에게 고급문학의 메카문학과지성사에서 주는 이산문학상이 돌아가도록 「산파」도 했던 황씨.하지만 그는 노동시 읽기를 좋아했을뿐 쓰지는 않았다. 『인간의 본성중 기본은 사랑이에요.증오는 쉽지만 사랑은 힘드니까요.하지만 어떤 시들은 너무 선·악이 분명하더군요.이해는 하지만 나는 인생을 들여다볼수록 그렇지 않던데….거짓말할 수는 없잖아요』 육순을 눈앞에 둔 그는 자신이 보아버린 인생을 움켜쥐고 대가연하려는 것일까.그런 말은 아닌것 같다. ○노동시도 즐겨 읽어 『요즘 나이든 문인들은 젊은 작가들이 문학을 말살시킬 것처럼 걱정하더군요.하지만 유토피아를 지향할 수는 있어도 가닿을 수 없음을 안다는 점에서 이들은 훨씬 영리한 세대 같아요.아무튼 누가 생을 더 정확하게 봤느냐는 지나가봐야 아는 일이니까요』 만사를 다 이해한다는듯 지그시 미소짓다가 불쑥 송곳처럼 현상의 이면을 파고드는 시인의 시선.그 눈으로 들여다본 인생은 어떤 것이었는지 그 한갈피를 같이 엿보고 싶어졌다.그는 자신이 쓰지 않는 또 다른 시로 「행사시」가 있다면서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행사시 썼던 일화를 들려준다. 『오래전 성탄절 기념으로 어느 신문사에서 부탁이 왔어요.하도 권유를 하기에 별 수 없이 쓰긴 썼는데 그쪽에서 시를 보곤 곤혹스러운 표정이더니 결국 싣지 않더군요.내가 이렇게 썼거든요.예수님은 뭇 여자들의 애정을 독차지하더니 그도 모자라 남자들한테까지 사랑받는다,얼마나 좋겠느냐고.그 원고가 지금까지 남아있었다면 혼자만이라도 가끔씩 들춰볼텐데…』〈손정숙 기자〉 □연보 ▲38년 평남 숙천생 ▲46년 서울 덕수국민학교 입학.51년 서울중 입학.당시 미당편 「작고시인선」을 통해 윤동주와 소월에 빠져듦 ▲서울고 재학중 「학원」지 등에 글 발표,음악에 심취해 작곡가를 꿈꿈 ▲서울대 영문과 2학년때(58) 미당이 「현대문학」에 시「시월」을 추천해줘 등단 ▲영국 에든버러대학원 수료(67) ▲68년 서울대 전임강사가 된뒤 현재까지 교수로 재직 ▲「국제창작계획」으로 아이오와대학(70)교환교수로 뉴욕대학(87)등 장기미국체험 ▲시집 및 시선집 「어떤 개인 날」(61)「비가」(65)「태평가」(68)「열하일기」(72)「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78)「악어를 조심하라고?」(86)「몰운대행」(91)「미시령 큰바람」(93)「풍장」(95)과 많은 시론집 및 변역서 ▲현대문학상(68)한국문학상(80)연암문학상(88)김종삼문학상·이산문학상(91)대산문학상(95)수상
  • 30년만의 모녀 상봉 꾸며 국적취득 중 교포 검거

    이산가족으로 위장해 30여년만에 어머니를 만난 것처럼 꾸며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중국교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16일 장홍성씨(34·여·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시)를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긴급 구속하고 중국으로 달아난 오빠 장성광씨(42)를 붙잡아 달라고 인터폴에 요청했다. 장씨 등은 지난 91년 1월 친지방문으로 입국한 뒤 불법 체류하던 중 같은 동네에 혼자 살던 오모씨(60·여·용산구 서계동)와 짜고 28년 전 헤어진 어머니를 만난 것처럼 꾸며 친생자확인 소송을 통해 한국 국적을 얻은 혐의다.
  • 지하철,이산화질소 오염 심각/서울 1∼4호선역

    ◎전체 96.5%가 기준치 초과/지하철 노조·환경운동연합조사 지하철 1∼4호선 역사의 대부분이 산소결핍을 일으키는 이산화질소에 심하게 오염돼 있다. 15일 서울지하철노조와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한달동안 1∼4호선 역사의 공기중 이산화질소 농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1백15개 역사가운데 96.5%인 1백11개 역사에서 환경기준치인 연평균 50ppb(1ppb는 1천분의1ppm)를 초과했다. 경복궁역은 환경기준치의 3배 가까운 1백41·66ppb나 됐다.또 남태령(1백14·46) 낙성대(1백9·59) 금호(1백2·29) 홍제(1백1·48) 신설동(1백2·29) 제기동(1백·66) 신당(1백·66) 홍대입구역(1백·66) 등 9개 역도 기준치의 2배를 넘었다. 수서·양천구청·지축·구의역 등 4개역만 기준치를 밑돌았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배기가스가 대기중의 산소와 결합한 오염물질로 인체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면 연탄가스중독처럼 산소결핍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노조와 환경운동연합은 지하철 역사내 5개 지점의 공기를 채취,오염도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플랫폼의 오염도가 높고 지상 연결계단과 가까운 대합실 쪽은 낮았다고 밝혔다.〈박현갑 기자〉
  • 전국 산성비 갈수록 독해진다

    ◎작년 서울 구로동 PH3.4 인천 부평동 PH3.9까지 기록/석유·석탄 연소때 발생하는 이산화황이 주범/연료 대체­배연탈황 설비 확충해야 생태계와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산성비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이에따라 환경전문가들은 산성비의 원인물질인 이산화황 저감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환경기술개발원은 14일 산성비의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산화황(SO2)농도를 오는 2001년 0.01ppm으로 줄이려면 연료전환만으로는 어려우며 공장의 배연탈황시설을 도입해 올해 5억달러,그리고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연평균 2억달러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고 방지대책을 제시했다. 산성비는 석탄,석유등 화석연료가 연소할때 발생하는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이 대기중에 방출돼 수소와 결합되는 복잡한 화학반응을 일으켜 내리는 비이다.기준은 수소이온농도(PH) 7이 중성이며 수치가 높으면 알칼리성,낮으면 산성인데 산성비의 피해기준을 PH5.6이하로 정하고 있다. 강산성비는 PH4가 포도나 김치,PH3은 식초,PH2는 레몬의 원액과 비슷한 산도다.이같은 강산성비는 호수를 죽음의 물로 변화시키며 토양의 산성화로 산림이 황폐화하고 콘크리트 건축물을 부식시키는 동시에 인체의 건강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세계적으로 산성비의 피해는 극심하다.스웨덴의 1만5천곳 노르웨이의 4천개소에 이르는 호수가 죽음의 호수로 변하고 있고 네덜란드,독일,스위스,영국등지의 50% 산림이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아직 피해가 보고된것은 없다.그러나 대도시와 공단지역에 국지적으로 강산성비가 내려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겨울 주요도시의 평균 강우산도는 서울이 PH5.8,부산5.2,대구 5.7,광주6.2,대전 5.9,인천5.9,울산 5.1로 울산과 부산이 가장 심하지만 평균치로는 큰문제가 없는듯 하다.하지만 국지적으로는 심각하다.지난 3월7일 서울에서 PH4.0,3월30일 울산에서 4.1,지난해 8월13일 서울 구로동이 3.4,인천부평동이 7월1일 3.9를 기록하는등 곳곳에서 강산성비가 내렸다.그리고 80년대 중반이후 강우산도는 계속 산성화돼가고 있다. 한편 이산화황(SO2)농도도 울산,대구지역이 기준인 0.01ppm의 3배나 되는 0.03ppm을 나타내고 있다.현재 이산화황을 줄이기 위한 배연탈황시설은 호남정유 럭키금속온산공장등 9개 공장이 소규모로 가동하고 있고 한국지역 난방공사 대구지역등 5개소가 설치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개발원 이동근 박사는 『배연탈황기술의 시급한 도입과 함께 또다른 중요물질인 질소산화물에 대한 후속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산화황의 지역적인 대안설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현대」 제철업진출 허용할까(정책기류)

    ◎관련부처·업계 이해당사자 접촉 “빈번”/철강 수급문제 이견조율 결과 주목 현대그룹의 제철사업 진출 허용 여부를 놓고 정부가 관계부처 및 업계간의 의견조율 작업에 들어갔다.주무부처인 통상산업부와 재정경제원,업계의 이해당사자인 포항제철과 현대그룹 관계자들의 접촉이 잦아지고 있다.그동안 논의자체가 금기시돼왔던 정책현안이 공개논의의 장으로 떠오른 것이다. 국가최대 기간산업에 대한,국내 최대재벌의 참여여부가 걸린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그동안 표면상으로는 「현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현대도 정부의 의중을 거스르는 것을 꺼려해 사업의 공개적 추진을 자제해왔다.이런 배경에 비추어 최근의 정부 업계간 접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통상산업부와 기존 사업자인 포항제철은 난색을 표명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현대그룹이 전기로 방식의 소규모 제철소를 증설하는 것은 무방해도 최소생산량 1천만t 이상이 요구되고 이산화탄소 등 공해물질 배출량이 많은 고로방식의 일관(종합)제철소를 신설한다면 공급과잉과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원은 기업경영 자율화 추세에서 정부 간섭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도 민간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과거 정부 개입이 실패한 사례가 많은데 또 다시 반복돼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현대측도 철강 공급과잉 우려는 기우라며 추진의사를 밝혔다. 현대의 제철사업 진출 논란은 지난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임평규 현대강관 사장이 당시 상공자원부를 방문,3백10만t의 고로 3기를 갖춘 9백3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부산 가덕도나 전남 율촌공단에 건설하겠다고 공식표명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통상산업부는 조강 장기수급전망으로 볼 때 2001년 공급부족량이 1백49만t에 불과해 대규모 일관제철소 신규건설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후 이문제는 오랜 잠복기간을 가졌다.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정치참여에 따른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전직대통령 비자금 연루사건 등과 관련해서다.이들 문제가 마무리되고 올초 정몽구회장체제 출범과 함께 제철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것을 계기로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이다. 정회장은 지난 1월 3일 취임식에서 2000년대 현대그룹의 자체 철강수요만도 5백만t에 달하며 철강제품은 원자재이면서 반제품이어서 제철사업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일반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게 하려면 종합제철소 2개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2000년대에 내수와 수출을 포함,철강수요가 6천만t에 이르러 9백만t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부족분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모두 1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비용에 대해서도 현대그룹은 금융업에도 새로 진출,제철소 건설을 측면 지원할 계획임을 공개하는 등 내부적으로 상당한 정도의 준비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통산부는 2000년 이후 철강생산은 제철소 가동률을 90%로 잡을 때 4천6백30만t에 머물러 연간 5백50만t이상의 공급부족이 예상되나 일부 특수강 등 5백만∼5백50만t의 철강은 반드시 수입해야 하는 점을 감안할 경우 철강수급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으리란 입장이다. 또 현대그룹이 10조원에 달하는 제철소 투자를 전적으로 부담하더라도 제철소 성격상 도로와 항만,용수,철도 등 제반시설이 갖춰져야하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정부 부담이 뒤따를 것이라는 점도 반대 이유중 하나다. 미국과 일본 제철소 가동률이 70∼80%로 비교적 낮은데다 우리 나라의 1인당 연간 철강소비량도 7백㎏으로 선진국의 6백㎏을 초과하고 있는 점도 정부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현재 기술도입 신고제 등 현대그룹의 제철사업 진출을 제지할 각종 규제가 대부분 해제된 상태여서 현대그룹이 제철사업 진출을 강행할 경우 현대의 발목을 잡을만한 직접적인 규제수단은 거의 없는 상태다.재정경제원의 외자도입 관련 신고절차나 제철설비 도입때 통산부에 관세감면 대상품목 지정 요청 절차가 남아 있을 뿐이나 관세감면 대상에 해당하는 품목이 거의 없어 이 부분도 저지 장치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입지확보와 환경문제 등 정부의 간접적인 거부권 행사 장치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 문제에 관해 나웅배 부총리는 『특정업체의 특정업종 진출문제는 기본적으로 업계가 알아서 할 문제』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설치 문제와 함께 재계의 3대 현안인 현대의 제철소 진출 문제는 기업자율에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같다.이 문제도 삼성의 승용차사업 진출 전철을 반복하는 인상이다.〈김주혁·손성진 기자〉
  • OECD환경위 통과 일단 유보/한국

    ◎개도국지위 유지 입장차… 가입 낙관 【파리=박정현 특파원】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위한 환경위원회 심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관련기사 4면〉 9∼10일 이틀간 파리 OECD본부에서 열린 환경정책위원회에서 한국측 대표는 한국을 녹색환경 나라로 만들기 위한 김영삼 대통령의 환경선언과 정부의 21세기를 향한 정부의 장기환경 정책방향을 설명하면서 OECD의 환경관련 65개 규정을 모두 수용할 것임을 밝혔다. 한국측 대표인 정종택 환경부장관은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설명한뒤 『그러나 기후변화협약상 선진국의무 이행은 현 경제·산업구조 아래서 한국경제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이날 회의는 이같은 입장차이로 환경분야 가입심사를 종결하는데는 실패했다. 선진국들은 이날 이산화탄소의 발생량 규제 등의 구체적 일정제시를 한국대표단에 요청했으며 한국이 이를 제시하지 못하자 환경분야 가입심사를 사실상 유보했으나 이로인해 한국이 OECD에 가입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우주식량/전기에너지로「먹거리 식물」키운다(21세기 첨단과학:6)

    ◎토마토·감자 등 대상… 산소공급원 겸해/우주여행 경로따라 알맞은 식물 선택/토마토 넣으면 케첩 밀 넣으면 밀가루로 환상의 기계 만들어 음식 단조로움 해결 「토마토를 싣고 식량걱정 없이 우주여행을 떠난다」­지난 십수년동안 공상과학소설가들은 긴 우주여행의 성패는 스스로 음식과 산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생물학적 시스템에 의존한다고 생각해왔다.이제 이런 공상이 사실로 다가오고 있다. 뉴사이언티스트 최근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미국 존슨우주센터 돈 헤니저 박사팀이 우주선과 거의 같은 조건을 갖춘 사방 10m의 방에 전자레인지,전화,컴퓨터,VCR와 몇권의 책을 갖춘 상태에서 한 영국 화학자를 자라나고 있는 밀과 함께 들여보내놓고 1주일동안 관찰한 결과 건강상태가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실험대상이었던 화학자는 식물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산소와 물,열매만을 먹고 1주일을 견뎌냈을 뿐만 아니라 간단한 작업도 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 흥미롭다. 연구팀장 헤니저 박사는 『지금하고 있는 작업은 지구가 생명유지시스템을 창조하는 과정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라며 『지구밖에서 지구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기본적인 조건들을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놓지만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뿜어내는 상반된 호흡과정을 가지고 있다는 간단한 자연법칙을 이용한 이 실험이 공상과학소설의 차원을 넘어서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인간과 식물의 수요를 정확하게 짜맞추는 일인데 이 작업이 소설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수요량은 당시 습도,온도 등의 주변조건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이다.게다가 이 작업에서 조금의 오차만 나도 식물은 에틸렌 등의 독성 화학물질을 내뿜고 인체에서는 일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우주선을 이루는 플라스틱과 아교 등이 녹아 없어져 우주선이 폭발될 위험도 생각해야 한다. 연구팀의 1년예산은 1천만달러로 현재 삭감될대로 삭감된 미 항공우주국의 예산기준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그러나연구팀은 우주여행의 미래는 바로 이 생명유지시스템에 달려있다고 확신하고 이 연구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비교적 장기 우주여행이다.대강 2년이상되는 우주여행에서는 우주선에 온갖 먹을 것을 싣고 떠나는 것보다 우주선내에서 자체적으로 식량을 만들어 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식물을 우주공간에서 기르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빛이다.그러나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공간에는 광합성을 위한 충분한 빛이 존재하지 않는다.연구팀은 이 문제를 전기에너지로 해결했다. 유럽우주국의 로저 비노 박사는 전기로 만들어낸 광원에서 나오는 광자가 식물에 닿을 때마다 식물세포내 클로로필이 이를 처리,광합성을 가능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그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코렐라 피로노이도사」라는 식물을 이용하면 2∼12Hz의 주파수를 가진 빛을 5백만초동안 발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주인들은 한가지 식물만 먹으면서 긴 여행을 버텨야하는가.그렇지 않다.이러한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중이다.미 룻거대 리교수는 우주비행사들이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수년째 연구해오고 있다. 리박사의 야심찬 계획은 일종의 「마술상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이 마술상자 안에는 음식의 주원료는 물론 언제라도 그대로 먹을 수 있도록 가공된 음식이 들어가게 된다.연구팀은 식물재료를 가지고 치즈,두부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계를 구상하고 있다.즉 토마토를 넣으면 케첩이 나오고 밀을 집어넣으면 밀가루가 되어 빵을 구워먹을 수 있게 되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기계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문제도 많다.지구상에 존재하는 복잡한 생태계는 10억년 이상에 걸쳐 진화돼온 것이다.따라서 아마존 열대우림지역이 온도가 떨어지고 흐린 날씨가 된다고 해서 지구전체가 산소부족으로 허덕이지는 않는다.그만큼 정교하게 생태계는 조직되어 있는 것이다.그러나 미래의 우주비행사에게는 지구처럼 여분의 산소와 물이 항상 공급될 여유분이 우주선내에 있지 않다.규모의 문제인 것이다. 현재 우주선에서 식량과 산소의 공급원으로 길러질 가장 유력한 식물로는 토마토,감자,상추 등이 거론되고 있다.또하나의 커다란 문제는 이들 식물들이 각각 어떤 상태에서 최고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가를 일일이 밝혀내는 일이다. 현재 이 연구는 미 룻거대,유럽우주국 등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 몇년내에는 우주여행의 경로에 따라 알맞은 식물을 선택해 실고 떠나는 일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헤니거 박사는 『오는 2005년이면 완벽하게 자기조절이 가능한 시스템이 우주여행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고현석 기자〉
  • “북서 이산가족 상봉 협조” 약속/이종혁 당부부장 워싱턴 행적

    ◎교민들 자주 만나 북지지기반 조성작업/미기대완 달리 「4자회담」은 언급안해 지난주 애틀랜타에서 개최된 북미주기독학자회의 참석에 이어 워싱턴을 방문한 북한의 이종혁 노동당부부장 및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4자회담 제의이후 워싱턴을 찾은 최고위급이라는 점에서 미국측은 그가 혹시 갖고 왔을지도 모르는 「북측의 메시지」에 상당히 기대를 가졌던 듯하다. 그래서 미국무부는 30일 정례 뉴스브리핑에서 이부부장 일행을 미­북 현안문제 논의를 위해 온 북한측의 「비공식 대표단」이라고 소개하고 허바드 부차관보와의 회담일정을 밝혔으며 1일 아침에는 회담장소도 비교적 중립적인 장소인 미평화연구소를 택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 또한 북한측도 애틀랜타 학술회의에서의 이부부장 발언을 통해 남북대화 재개의사 및 미군의 한반도에서의 평화유지역할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피력하는 등 줄곧 「희망적」인 발언을 해왔다. 그러나 이부부장과의 접촉에서도 4자회담에 대한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하자 국무부측은 다소 실망하는 빛이 역력했다.국무부의 한 관리는 『4자회담 제의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한성열공사에게 구체적 내용설명을 한 것을 비롯,지난주에는 김정우 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에게,이번에는 이부부장에게 등 국무부로서는 설명을 할만큼 했다』면서 『이제는 북한측이 대답을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부부장은 1일 하오 카네기재단에서 2시간여 동안 열린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 등 20여명의 미국학자들과의 세미나에서도 4자회담에 대한 이렇다할 태도표명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부부장 일행은 이번 방문중 교민들과 활발한 접촉을 가짐으로써 북한 올림픽대표팀에 대한 지원은 물론 앞으로 연락사무소 개설시 한인사회내 북측 지지기반 조성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북측 대표단에는 해외동포원호위원회의 최승철 국장과 주낙빈참사관이 포함돼 있었으며 이들은 사전에 현지 교민신문 등을 통해 면담희망자를 모집했으며 실제로 방문지마다 이부부장보다 하루먼저 도착,이들 희망자들과 면담일정 및 장소를 사전 조정하는등 치밀한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워싱턴 지역에서는 30일 저녁 버지니아의 한 식당에서 주로 이북출신 교민들과의 만남이 이뤄졌으며 이부부장은 이 자리에서 이산가족찾기 및 재회문제에 북한당국이 적극 협조,획기적 방안을 내놓을 것임을 약속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 「학교종이 땡땡땡…」작곡가/재미 김메리 할머니 자서전 출간

    ◎13세때 첫 교사생활… 90평생 남위해 봉사/근대화의 격랑 헤쳐온 삶 진솔하게 드러내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해방후 우리 손으로 처음 만든 교과서,그 가운데 초등학교 1학년 음악책에 실렸던 동요 「학교종」은 여지껏 애창되는 노래이다. 요즘도 노래 자리에서 사람들이 「학교종이 땡땡땡…」을 부르는 모습을 가끔 보게 된다.그럼에도 이 노래를 작곡한 김메리할머니(92·미국 거주,미국이름 Mary Kimm)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모르고 있다. 김할머니의 자서전 「학교종이 땡땡땡」이 최근 출간됐다(현대미학사 펴냄).이 책에는 90여 인생을 자기계발과 이웃사랑으로 치열하게 산 한 여성의 삶이 진솔하게 드러나 있다. 김메리는 1904년 서울에서 김익승의 셋째딸로 태어났다.아버지가 대한제국 외무대신을 지냈고,해방정국에서 이승만·김구와 함께 민족 지도자로 추앙받은 김규식이 4촌오빠인 명문가 출신.「메리」는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가 붙여준 이름이다. 평생 자기 공부를 계속하면서 한편으로 남을 가르치는그의 삶은 어려서 시작된다.배화 고등보통학교를 마친 그가 논산의 한 보통학교에 교사로 부임할 때의 나이는 열세살.김메리는 『새 선생이 온다고 교장과 학생들이 마중나와 있다가 나를 보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그러나 「아기 선생」노릇은 여섯달만에 끝나고 그는 집으로 돌아온다.그러자 집에서는 결혼을 서둘렀고,김메리는 삼촌을 따라 만주 용정으로 도망가 그곳에서 3년을 보낸다.귀국후 이화학당 대학과를 마친 그는 1930년 미시간대학으로 첫 유학을 가 거기서 전공을 피아노로 바꾼다. 이후 남편이 되는 조오흥씨와의 만남,석사학위 취득과 귀국,이화여전 음악과 교수로 부임,약혼자의 뒤따른 귀국과 결혼으로 이어진다.남편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생활해야 했고,태평양전쟁이 터지자 이산가족이 된다. 해방이 되자 김메리는 초등학교 음악교과서 편수에 참여,「학교종」을 비롯한 동요들을 작곡한다.해방된 조국의 모교에서 후진양성에 애쓰던 그는 어느날 음악과 학과장 자리를 떨쳐버리고 다시 미국길에 오른다.남편과 합쳐야 하는데다 새로운 학문을 해보겠다는 계획을 가졌기 때문. 이때부터 평범을 거부하는 그의 치열한 삶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웨인대학에서의 화학·미생물학 공부,칠순 나이에 평화봉사단원으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의 2년 활동들이 그것.아울러 미국에서 한국민요집을 발간하거나 서예전을 갖는등 한국문화 홍보에도 애쓴다. 지난 89년 뇌일혈로 쓰러졌던 김메리할머니는 젊은이 못잖은 의지로 건강을 회복했다.국내에서 자서전을 출간한 것과 관련,5월3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이용원 기자〉
  • 통일·외교정책 역점방향(21세기 여는 15대국회:9)

    ◎“북체제 연착륙 유도후 통일 바림직”/인적·물적교류확대… 신뢰회복 급선무/4자회담 성사시켜 새 평화체제 구축 21세기를 여는 연대기적 의미를 지닌 15대 국회는 통일·외교사적으로 볼때도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분단 반세기를 마감하고 통일한국의 초석을 다져야 하는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이번에 의정단상에 서게 되는 선량 가운데 통일·외교분야의 전문가들도 한결 같이 이를 강조한다. 이들 통일 및 외교통 의원당선자들은 새 국회가 해야 할 주요 과제로 크게 두가지를 제시했다.그 하나가 정부가 통일정책 방향을 올바르게 정립토록 견제·감독하는 일이다.누적된 경제난과 김일성사후 정치·사회적 불안정으로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북한체제를 상대로 하는 정책이기에 그 필요성은 더 커진다. 다른 하나는 우리의 국제적 외교역량 강화다.탈냉전 이후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면서 경제력과 삶의 질등 모든 영역에서 선진국 대열에 서게 하는 데 국론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통일정책 정립시급 통일·외교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의원당선자 절대 다수가 이같은 총론에는 공감을 표시했다.서울신문이 26∼27일 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5대 국회가 지향해야 할 통일·외교정책 방향」이라는 설문조사를 통해서였다.대다수 응답자가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의 확대를 통한 평화통일,주변 4강등과의 공조체제로 안보태세 강화,우리의 국력 신장에 걸맞는 국제사회에의 기여 확대 등 거시적 통일·외교 정책방향에는 일치된 견해를 나타냈다. 특히 절대 다수는 갑작스러운 흡수통일보다는 북한체제의 연착륙(소프트 랜딩)을 유도해야 한다는 견해였다.요컨대 접촉을 통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 평화통일로 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각론적인 방법론상에서는 성향에 따라 약간씩의 편차를 드러냈다.이를 테면 민자당 정책조정실장을 지낸 신한국당의 백남치 의원(서울 노원갑)은 『통일기반이 마련되기 위해선 긴장완화와 신뢰회복이 선행되어야 하고,이를 위해서 단절된 당국간 대화가 우선 이어져야 한다』는 원칙론을 피력했다.남북고위급회담대표를 지낸 자민련의 이동복당선자(전국구)도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당국간 신뢰회복과 대화채널 복구』를 꼽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통일원장관출신의 이세기 의원(신한국당·서울 성동갑)등 다수 당선자는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경협과 이산가족교류등 인적·물적 교류의 확대가 가장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그 이유는 『북한체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신한국당의 손학규 의원·광명을·전서강대교수)는 말로 요약된다. 이부영 의원(민주당·서울 강동갑·국회통일외무위원)도 『남북간 또는 서방과의 교류를 통해서 북한체제를 서서히 개방시키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한화갑(국민회의·목포신안을·국회통일외무위원)·김부동(자민련·대구동갑·육사교장)·강창희 의원(〃·대전중·전육대교수)도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반면 주미대사를 지낸 한승수당선자(신한국당·춘천갑)는 『주변 강대국을 통한 대북 설득노력 또는 우리에게 유리한 국제적 환경조성이 더 긴요하다』고지적했다.주중대사였던 황병태당선자(신한국당·문경예천)는 『북한은 식량위기등으로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한 쉽게 개방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식량지급을 위한 지원방식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중심역할을 대북 정책 우선 순위의 판단기준이 되는 북한체제의 존속여부에 대해서는 견해차의 진폭이 컸다.『붕괴는 시간문제이나 언제·어떤 방식으로 붕괴할지는 변수가 너무 많아 알 수 없다』(국민회의 곡성구례 양성철당선자·경희대교수)는 언급에서 보듯 북한체제의 장기적 전도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주류였으나,단기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이세기 의원은 빠르면 2∼3년 이내에 북한체제가 무너져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다.그는 『군부의 불만과 개혁을 원하는 태크노크라트의 대립등 심각한 내부갈등 표출과 동시에 일부 불만세력의 집단행동 가능성』등을 근거로 삼았다. 신한국당 한승수·허대범(진해·전 해군교육사령관)당선자는 『김정일의 북한체제가 금세기내에 붕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당선자는 『김정일과 북한지도부는 한배를 타고 있다』며 이들의 공멸 가능성까지 점쳤다. 이에 비해 손학규·김부동·강창희 의원등과 이부영·이동복당선자등은 『김정일이 실각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체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연명이 가능하다』고 답했다.남북고위급회담대표로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수차례 남북회담에 참석했던 이동복당선자는 공산체제의 붕괴과정을 ▲정권 ▲체제 ▲국가 등 3단계로 구분한뒤 『민중의 참여가 있어야 가능한 북한의 체제붕괴는 2000년대에 가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병태당선자는 『북한이 워낙 어려운 여건에서 독재체제를 다져 왔으므로 생각보다는 오래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한화갑 의원은 북한체제가 현재의 위기상황만 극복하면 상당기간 존속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그는 ▲수십년간 구축된 북한체제의 통치기반과 ▲북한주민의 복종성을 그 근거로 들었다. 15대 임기중에 줄곧 계속될 대북 경수로지원사업에 대해서도 한국의 중심적 역할에 대해선 한 목소리를 냈다.반면 재정지원 분담비율에는 편차가 컸다. 손학규 의원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집행이사국인 한·미·일 3국이 균등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부동의원과 한승수당선자는 이보다 한발 더나아가 50%와 3분의 2선을 떠안아야 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한반도 새평화체제 구축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한·미양국이 북한에 공동제의한 4자회담이 성사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대세였다.그러나 상당수 대북 전문가급 선량은 북한이 우리측의 제의에 대해 변칙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에 대한 보완대책을 주문했다. 손학규·김부동·강창희 의원 등은 4자회담의 성사여부와는 별도로 『남북당사자 해결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가입 투시 이와 달리 황병태당선자는 『4자회담은 결과적으로 남북당사자 해결방식이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폈다.한승수·이부영당선자등도 우선 4자회담 성사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쪽이었다. 다만 양성철당선자는 『4자회담 그 자체보다는 거기에서논의될 의제가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평화협정 체결문제에 미국만이 아닌 한국측과도 진지하게 논의할 자세가 돼있는 지 미심쩍다』는 견해를 밝혔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국제경영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에도 찬성론이 우세했다.황병태당선자는 『세계무대에서 책임있는 국가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가입해야 한다』고 당위성을 설파했다.한승수당선자와 한화갑 의원등도 여야를 떠나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제반 여건 성숙후 가입』(손학규 의원),『조금 이른감이 있다』(김부동 의원),『무역관행과 행정규제문제등 우리 내부적으로 사전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양성철당선자)는 등 신중론도 섞여 있었다.이부영당선자는 『현재로선 가입에 다른 실익보다는 부담이 더 크다』는 입장을 개진했다.〈구본영 기자〉
  • 대워싱턴·도쿄 접촉 주도 「3인의 실세」

    ◎노동당 부부장 이종혁/지난해 방일협상… 쌀 50만t 얻어내 북한의 대미·대일외교에 가속이 붙으면서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 이종혁(60)은 노동당중앙위 부부장,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위 책임참사 등 3가지의 직함을 갖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50만t의 대북쌀지원협상을 성사시킨 장본인이기도 한 그는 89년 8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대표부대사로 활동한 바 있으며 최근들어서는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민간부문에서의 대미·대일접촉 강화에 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지난 95년 3월 미국방문중 로스앤젤레스 교포환영연서 계란세례를 받는 가운데 이산가족상봉단체설립을 요청한 바도 있다.95년 4월 김용순을 도와 「평화를 위한 평양국제체육및 문화축전」(평축)을 치러내기도 했다.〈장수근 연구위원〉 ◎대외경제위부위장 김정우/김정일 신임 두터운 개방파 경제통 지난 24일 미 조지 워싱턴대학 동아시아연구소 주최 한반도경제협력 학술세미나에 참석,「사회주의의 몰락」을 시인해 관심을 모은 김정우(54)는 김일성의 고모아들로 김정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실무경제의 핵심」인물.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75년 제2설비수입상사 과장으로 출발,79년 사장으로 초속 승진.82년 40세에 대외경제사업부 부부장에 오른 뒤 경제사절단 단장 자격으로 미국 소련 중국 등을 여러차례 방문,북한경제의 활로가 개방에 있음을 일찌기 파악한 「개방파」로 알려져 있다.남북고위급회담 경제교류협력공동위 북측 위원장이기도 하며 95년 4월 베를린 미­북경수로협상때 『한국형 경수로는 받을 수 없다』며 「회담결렬」을 선언하고 귀국한 적도 있다. ◎외교부 미주국장 이형철/미국내 교분 많은 외교·군축 전문가 지난 21일에 끝난 미­북 미사일회담(베를린)에 북한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다가 5월초 스탠퍼드대 주최 군축관련 세미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이형철(51)의 현직은 외교부 미주국장.김은 전에도 유엔총회와 학술회의 참석을 위해 여러 차례 미국을 방문한 바 있어 상당수의 미국인들과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평양외대 영어과 출신으로 영어구사가 능하며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실질적으로 원격조종,명실공한 북한의 대미·유엔외교 및 군축 전문가로 통한다.소속은 정무원으로 돼 있지만 김정일의 신임이 두터운 이른바 「K라인」의 핵심이어서 실질적으로는 당쪽 인물로 분류된다. 95년 5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개최된 미­북 준고위급회담에 허종수석대표와 함께 참석한 바 있다.
  • 소설가 이청준(작가를 찾아:6)

    ◎“문학은 「불쟁의 멋」을 먹고 자라는 괴물”/70∼80년내 검열 피하려다 내 글도 복잡해져/현실이 험악할수록 문학이 꽃피는 덴 유리/신작 「축제」는 치매로 세상 떠난 팔순모모 초상치른 애기/창작의 고통은 천형 같아… 판소리 동화로 풀어쓰며 소일 그가 곁에 있다.그러나 어느 순간 저만큼 가 있다.분명히 함께 얘기하고 있었는 데….그러나 갑자기 야릇한 미소로 입꼬리를 치켜올리는 그.그와의 대화는 역광으로 거멓게 죽은 사진속 얼굴을 알아보는 일처럼 애를 닳게 만들었다.건너야 할 못이 왜그리 깊은지.「병신과 머저리」에서의 형,「이어도」의 천기자,「눈길」의 노인….자기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작가 이청준은 아무리 작은 일에도 허투루속을 내주지 않았다.그의 소설을 읽을 때처럼 그와의 대화도 꼬인 미로를 찾듯 양파껍질 벗기듯 진행됐다. 아파트1층에 자리잡은 이청준씨의 거실에선 베란다 창을 통해 만개한 4월의 백목련이 내다보였다.나른한 봄의 적막.이게 거추장스러운 듯 그는 슬며시 먼저 말을 꺼냈다.첫화제는 역시 신작 「축제」.소설을 쓰는동안 임권택감독이 영화화를 병행했다 해서 말그대로 화제가 됐던 작품.영화개봉일에 못미칠세라 그는 4월중순까지 꼼짝없이 원고에 매달렸었다. ○「서편제」멤버 재집결 『재작년 연말 우연히 임감독을 봤어요.인젠 유행을 좇아다니기보다 인생을 정리해보는 영화를 해야 겠다더군요.지나가는 말로 그해 11월 팔순노모 초상치른 얘기를 했는 데 이사람이 흥미를 보이더라구요.어머니를 두번 장사지내게 될 것 같아 껄끄러웠지요.한데 임감독이 「죄짓는 일 않겠다」해서…』 제법 알려진 얘기지만 작가의 노모는 말년에 치매를 앓았다.마침 임감독의 노모도 치매로 고생중이었다.작년 나온 작가의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는 치매노인의 죽음을 손녀딸의 눈으로 아름답게 그려본 동화.이를 테마로 육상효가 시나리오를 쓴 오정해 주연의 영화가 크랭크인했다.이래저래 「서편제」의 멤버들이 다시 모인 셈. 『영화와 조절을 해야 했기에 작품도 시간순으로 죽 써내려갈 수 없었지요.그래서 편지형식을 택했어요.임감독에게 매번 편지로 자료를주는 거지요.영화진도에 맞춰 보충도 할 수 있고 먼젓번 글에 해석도 달 수 있게끔 말이에요』 아버지를 일찍 여읜 작가에게 어머니는 곱건 밉건 유일한 근원이었다.지독한 가난의 부끄러움,게자루를 짊어진채 찾아든 친척집,젖은 속옷을 몰래 말리는 열적음….작품에 나타나는 이같은 사연들이 모두 어머니 체험의 변형이다.그는 늦게 어머니에게 빚이 많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축제」엔 노모의 중요한 패물로 비녀가 나와요.시집올 때부터 간수해온 이 비녀를 잃어버리곤 어머니는 걷잡을 수 없이 치매에 빠져들지요.한평생 부끄러움을 걸어잠근 이게 없어지면서 삶의 빗장이 풀려 그만 정신이 흩어져버리는 겁니다』 어머니의 물림인 부끄러움은 그에게서 섬세한 자의식으로 개발됐다.이 희귀한 자의식은 그 우울하던 70˘∼˘80년대 그를 당대의 대표작가로 만들었다.당시 그는 고도의 우회를 통해 시대를 꼬집은 지적인 작품들을 썼다.「소문의 벽」「비화밀교」「당신들의 천국」같은. ○실존과 사회 화해 모색 『억압이 심한 사회일수록 우화가 성하는법입니다.검열을 피하려니 내 소설들도 알게 모르게 복잡해졌어요.안된 말이지만 그런 점에서 현실이 험악할수록 문학이 꽃피는 데 유리하다는 말도 수긍이 갑니다.문학이란 불행의 멋을 먹고 자라는 괴물이지요』 의사소통의 기초인 말이 사람들사이에 혼선을 일으키는 현실을 비꼰 「언어사회학 서설」연작도 당시의 작품이다.그런가하면 이때 그는 응어리진 한을 소리를 통해 해원하려는 「남도사람」연작도 썼다.이청준의 가장 아름다운 단편에 속하는 「선학동 나그네」「서편제」가 여기 들어있다.두 연작은 마지막 단편에서 하나로 합쳐져 실존과 사회와의 화해를 꾀한다.그렇지만 이는 모두 지난 연대의 작품 아닌가. 인터뷰도중 초인종이 울리고 20대 여성 가스검침원이 찾아들었다.그는 작가집의 계량기를 체크하곤 집주인의 이름을 확인한다. 『이…창준이요? 그게 아니라 이청준이라구요』 영화 「서편제」쯤은 봤겠지만 그는 원작자인 작가를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작가 스스로 『이젠 많이 행복해진 것 아니냐』고 하는 시절,사람들이 점점 문학을읽지않는 요즘,작가는 아직도 화해를 모색하는 소설을 쓸까.그렇지 않으면 다른 관심사가 있는지.그는 넌지시 웃었다. 『20∼30대 때는 고전을 읽을 때「이것밖에 못했어? 난 이보다 나은 글 쓸 수 있을거야」했지요.그런데 나이들수록 소설쓰기가 고통스러워지더군요.창작에 따르는 노동이 어떨 때는 천형 같아요.그래서 긴 글을 탈고한 요즘은 한박자 쉴겸 아이들 글을 쓰고 있어요.수궁가·흥보가 같은 판소리 다섯마당을 동화로 풀어보는 거지요.판소리는 들을 수록 예술형태로 보태고 뺄 것이 없는 데 이를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아요.이 좋은 것을 누리게 하려면 어릴 때부터 접촉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완벽주의자답게 성기지만 멈추지 않고 그는 작업계획을 세워간다.그런걸 보니 「고통」을 말하지만 이 대작가가 쉽게 붓을 놓을 성 십지는 않다. ○“판소리는 완벽한 예술” 작가의 집을 나서자 기우는 햇살이 따가웠다.어두운 실내에서 나온 탓인지 흐린 빛에도 금새 눈이 시렸다.이 시린 햇빛을 말한 작가의 작품 「눈길」이 있었다.집안이 망해 다섯칸집을 팔아야 했던 어머니.도시에 유학중이던 중학생 아들은 눈치를 채고 귀향한다.하지만 어머니는 아무일도 없는 듯 돌아온 아들을 그집에서 밥먹이고 재운다.새주인에게 사정해 하루 집을 빌린 것.이튿날 새벽 눈길을 걸어 아들을 차부에까지 바래다 주고 돌아오다 마을어귀에서 주춤하는 어머니.더이상 돌아갈 집이 없어서가 아니다.햇살이 너무 눈에 시려서,시린 눈에 맑간햇살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라는 것.『이청준이 아니라 그의 고향과 어머니가 썼다』는 어떤 이의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적절한지 몰랐다.〈손정숙 기자〉 □연보 ▲1939년 전남 장흥군 대덕면 진목리에서 출생 ▲6세때(44년)막내동생과 맏형,8세때(46년)아버지 등 유년시절 잇단 가족의 죽음을 체험,심층정서에 큰 흔적이 남음 ▲광주서중(54년)광주일고(57년)졸업.서울대 독문과(60년)입학 ▲대학 1학년때 겪은 4·19는 그의 문학에 원형적 틀을 제공.평론가 김현과는 4·19세대의식으로 평생 긴밀한 문학적 연계. ▲4학년때 「사상계」신인문학상에 「퇴원」이 당선돼 등단(65년)졸업과 동시에 사상계 입사(66년)10여년간 근무 ▲대표작 「병신과 머저리」「별을 보여드립니다」「매잡이」「이어도」「당신들의 천국」「서편제」「눈길」「황홀한 실종」「잔인한 도시」「선학동 나그네」「새와 나무」「시간의 문」「비화밀교」「키작은 자유인」「인간인」 등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등 수상.
  • 한반도 온실화 급속 진행/지구의 날 맞아 「과학평가 보고서」나와

    ◎1백여년간 섭씨1도 상승… 세계평균치의 2배/2천년대 후반 세계 해수위 평균 50㎝ 올라/이산화탄소가 주범… 대체에너지 개발 시급 산업화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지구의 온실화 현상이 가속화돼 세계 곳곳은 기상이변을 맞고 있다.우리나라도 이같은 변화에 예외일 수 없다. 지난 22일은 「지구의 날」이다.지구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IPCC)은 이날을 맞아 제2차 과학평가 보고서를 내고 2000년대 후반 이산화탄소가 2배로 증가하면 전세계의 온도가 1∼3.5도(평균2도) 상승하고 해수위는 15∼95㎝(평균50㎝)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에 따라 인류가 1만년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의 온실화 진행은 세계평균치를 웃돌고 있다.기상청은 지난 1백년동안 우리나라의 기온이 세계평균 상승치인 0.5도의 배에 이르는 1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이같은 온도상승은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된 후반기에 변화폭이 높았다. 기상전문가들은 이같은 온실화로 2000년대에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하게되고 강수량이 20%이상 많아지며 해수면이 증가하게 될것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이로 인해 생물체와 농업에 상당한 피해와 자연생태계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구의 대기는 99%가 질소와 산소로 형성돼 있고 나머지 미량의 수증기(H₂O)이산화탄소(CO₂)메탄(CH₄)아산화질소(N₂O)오존(O₃)염화불화탄소(CFCs)등이 포함돼 있다.그런데 지구의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는 다량의 질소와 산소가 아니라 미량의 가스들이다. 이 가운데 수증기가 온실화에 가장 영향이 크지만 이는 기후 시스템내에서 결정되므로 인위적 요인에 좌우되지 않으며 오존은 태양의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매우 중요한 기체지만 대류권에서의 온실효과에는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적다. 인위적인 온실기체로는 지난 30년대 발명품으로 등장,에어콘 냉장고등의 냉매및 발포제로 널리 쓰이기 시작한 염화불화탄소(프레온가스)의 경우 세계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대체물질의 개발로 앞으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또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자연생태계에서 발생하는율이 크며 1차산업에서 유발하고 있으나 그렇게 심한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석탄등 화석연료와 휘발유등의 에너지공급원이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다.바로 이산화탄소를 억제하거나 또는 열효율을 높이는 대체 에너지만이 지구의 온실화를 막을 수가 있다.이에 따라 전세계는 청정연료의 개발및 대체 에너지에 의한 열효율제고를 서두르고 있다.또한 이를 근본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정책적인 방안들도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상청 기상연구소 조하만 응용기상연구실장은 『기본적으로 중요한 과제는 지구온난화 문제들에 존재해 있는 과학적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우선적으로 기상관측을 강화해 이 자료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의 영향평가를 통한 범국제적인 정책적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앙섭 위원 깨끗한 산하지키기 운동본부〉
  • 소설가 박완서(이세기의 인물탐구:95)

    ◎결혼 20년만에 작가의 꿈 실현한 “독종”/신랄한 비판의식으로 사회각층의 모순 파혜쳐/인간심리 선·악의 양면성 자연스런 문체로 추적/「한말씀만…」은 통곡없이 읽을수 없는 「발작적 설움」의 기록 박완서 소설이 독자를 사로잡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미화의 욕구」를 극복하면서 「뼛속의 진까지 다 빼주다시피」하는 「자상하고 진실된 인간적 증언」 때문일 것이다.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병의 물을 거꾸로 쏟아붓듯이」 생동감 넘치게 흘러내리는 문체는 오늘의 세태풍속을 실감나게 그리면서 「말 뒤에 숨겨진 섬광 같은 비판」으로 「인간심리의 악마적인 양면성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일에 능란하다. 평론가 정호웅은 이를 「천의무봉의 문체」로 표현하고 『방법론이나 지적인 장난 없이 글을 글답게 써내려가는 자연스러움이 일품』이라고 말한다.내용도 마찬가지다.그의 가차없는 비판정신은 「현모양처로서 충분히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여성에게 일상의 안일을 뒤흔들어놓는 위협적인 존재」이며 그 자신은 「삶의 진실을 희생시킴으로써 소설의 진실을 건져올리고 있다」는 결론이다. 더구나 지난 8년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참담과 파란을 겪은 뒤 『이런 글을 소설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발표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슬픔이 발효되고 아픔이 승화된 체관의 경지에서 「언어의 사제,진실의 사제」다운 여유를 치렁치렁하게 펼치는 것이 눈에 띈다.『도대체 소설이 이렇게 진실해도 좋은가』라는 평론가 김윤식의 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자기미화의 욕구 극복 이 두 소설은 우리 문학사에서 가장 치밀하고 풍성하게 기록된 「한 개인의 삶의 역사」이자 「20세기 한국의 생활풍속사」이며 식민지지배와 태평양전쟁,해방과 6·25로 이어지는 수난과 격동의 세월을 「더없이 아름다운 이야기의 공간으로 바꿔놓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작가의 유년의 기억을 쓴 1부작 「그 많던 싱아…」는 「고향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세상속에서 그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한 고통에는 어떤 종류의 삶이 생성되는가를 생생하게 되살린 반면 성장의 나날을 그린 2부작 「그 산이 정말…」은 참혹한 전쟁이라는 야만의 시간속에서 「고귀한 생명과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한 인간이 어떻게 몸부림쳐왔는가」에 대한 눈물겨운 증언이라고 할 수 있다. 박완서는 지금은 휴전선 이북인 개풍군 청교면 박적골,「그늘진 평평한 골짜기에 초롱초롱한 은방울꽃이 눈부시게 쫙 깔린」 평화로운 시골에서 태어났다.세살때 부친을 잃었으나 조부모를 비롯,숙부·숙모·사촌들이 한솥밥을 먹는 대가족 사이에서 아버지가 그리워 청승을 떤 적도 없고 각박함도 모른 채 「태평스럽고 구김살 없는」 유년기를 보냈고 여덟살되던 해 어머니와 오빠를 따라 서울에 정착했다.그러나 서대문밖 현저동꼭대기 「공동수도언저리에 물통행렬이 끝도 없이 줄서 있는」 빈민촌에 살면서 문안의 학군인 매동국민학교에 입학했고 「진짜 주소와 학교에서 선생님이 물을 때 대답해야 할 사직동의 가짜주소를 반복연습」하는 「조마조마하고 헷갈리고 주눅들린」 어린시절을 보냈다.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하던 해 6·25를 만나 「미래의 희망」이던 오빠마저 죽자 학업을 중단한 채 미8군 PX에 취직,그 자신이 법이 되고 질서가 되어 세상의 힘과 부딪쳐야 하는 황막한 「한발의 시기」에도 그는 「걸신들린 듯」 세계명작에 탐닉하면서 그때 이미 「소설가가 되리라는 찬란한 예감」과 함께 20년후의 데뷔소설인 「나목」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 여기까지가 바로 성장기에서 53년, 「직장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호영진과 결혼」한 내용이다. 그가 변치 않는 것은 언제나 조용한 목소리,조용한 몸짓.일상적인 레가토와 모데라토를 지키면서 어디서나 도무지 불규칙과 불협화음을 내지 않는 점이다.그러나 그의 목소리속에 깃든 격렬한 웅변과 감연한 비판정신은 입가의 미소로도 결코 감추어지지 않는다.오히려 일찍이 범상치 않아 어떤 상례에 얽매어 자신의 가치관을 팽개쳐버릴 만큼 안이한 일면은 그의 어느 구석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내가 생각하기에나 남들 보기에 팔자좋다고 일컬어질 만큼 평탄하게」 사는 중에도 간혹 「인간 같지 않은 인간으로부터 인간이하의 수모를 받을 때는 『너를 내 작품속에 넣어 네가 허위의식에 사로잡힌 보잘것없는 존재임을 보여주리라』라고 앙칼진 독기를 품고 있었고 막상 소설가가 되자 「역사의 한줄기가 내 개인사를 어떻게 할퀴고 지나갔는가」를 꿰뚫어가면서 「사람은 결국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사람은 존엄하다는 것」과 사회각층의 모순을 작품 곳곳에 비정하리만큼 냉정하게 파헤쳐놓고 있다. ○빈민촌 불루한 어린시절 백낙청도 「휘청거리는 오후」등 박완서의 일련의 작품에 대해 「명백하고 신랄한 사회비판의 문학」으로 평가하고 있다.이남호·이동하는 「정확하고 세세한 기록은 그 자체로 진실의 힘을 갖는다」고 전제한 데 비해 간혹의 평자는 「무서운 집념을 가지고 자신의 생애를 살아가는 이기주의자」 「결혼한 스무해동안 작가가 될 야심을 은근히 불태운,매섭고 냉혹하게 삶을 움켜쥐려」한 「말못할 독종」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그렇다.그가 뭇사람의 입에 회자되는 작가가 되기까지 수많은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그도 두배 세배로 슬픔과 아픔을 겪으면서 머언 기억속에서 곱씹고 있던 그의 과거를 「탁월한 기억력과 용기 있는 솔직함」으로 기록한 것만 봐도 그의 작가의식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가를 짐작케 한다. 그러나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운명」은 그가 넘치는 찬사에 둘러싸여 있던 지난 88년,폐암을 앓던 남편을 잃었고 다시 몇달만에 「딸을 넷씩이나 낳고 마지막으로 얻은 귀하디귀한 아들,청동기처럼 단단하고 앞날이 촉망되던 젊은 의사아들」마저 잃게 했으며 그는 절망속에서 몸부림치면서 「왜 하필 나인가」,「지옥」을 안겨준 신에게 「한말씀만 해보시라」고 애걸복걸 매달린 「참척의 일기」는 통곡 없이는 읽을 수 없는 「발작적인 설움」의 기록으로 남겨지고 있다. 『당시 남편과 외아들을 잃은 저의 개인적 불행을 매스컴에서 너무 강조할 때는 인간의 고통도 상품화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아 괴로웠다』는 그는 엄청난 타격을 딛고 일어선 지금도 문득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고 그들이 원한대로 『외롭다』고 대답을 해주긴 하지만 속으로는 「너는 외롭지 않은가,외롭지 않다면 바보」라고 끝내 얄팍하고 야비한 인심에 냉소를 감추지 않는다. 10여년전부터 살고 있는 방이동 대림아파트에서 그는 탤런트 김혜자를 풍기는 상큼하고 상냥한 미소를 되찾아 아침에 눈뜨면 『내게 글쓰는 일이 없었으면 어땠을까』,글쓰고 싶은 감동이 시들지 않는 것이 행복하며 「내안에서 생기와 기쁨이 무수한 입자처럼 들고나는 걸」 실감하고 재확인하고 있다. ○창작욕 시들지 않아 다행하게도 네딸이 모두 엄마의 친구가 되어주고 손주들이 그의 「낙」이 되어 「가족」의 그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는 잡념없이 요즘은 결혼후의 이야기와 작가생활에서 체험한 제3작 집필을 앞두고 있다. 젊은 날의 초상은 「먼산」처럼 흘러가버렸으나 유년의 골짜기에 피어 있던 「싱아」와 「그 산」을 되살려낸 그는 이제로부터는 「죽을 때까지의 현역」의 자리에 우뚝 선 채 더 멀리 더 높이,그리고 작열하는 창작욕과 기억의 힘을 창천의 끝까지 날리고 싶어한다. 「그 산이 정말…」의 마지막 부분에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마모되고 싶지 않았다.자유롭게 기를 펴고 싶었고,성장도 하고 싶었다」고.바로 그는 이를 실천한 선택된 작가의 한 사람인 것이다. □연보 ▲1931년 경기도 개풍출생 ▲1950년 숙명여고졸업및 서울대 국문과입학,6·25로 학업중단 ▲1970년 「여성동아」 여류장편소설 「나목」 당선 ▲1975년 「문학사상」에 「도시의 흉년」 연재시작 ▲1976년 첫창작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일지사) 출간 작품집 「휘청거리는 오후(전2권)」 중편집 「창밖은 봄」 수필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혼자부르는 합창」(77년),창작집 「배반의 여름」 장편 「목마른 계절(원제 한발기)」 수필집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78년),「도시의 흉년(전2권)」 장편 「욕망의 응달」 창작동화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79년),장편 「살아 있는 날의 시작」(80년),단편집 「엄마의 말뚝」 장편 「오만과 몽상」 수필집 「살아 있는 날의 소망」(82년),장편 「그해 겨울은 따뜻했내」(83년),장편 「서 있는 여자」(85년),수필집 「서 있는 여자의 갈등」 창작집 「꽃을 찾아서」(86년),장편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89년),장편 「미망(전3권)」 수필집 「나는 왜 작은 일에 분개하는가」(90년),창작집 「저문날의 삽화」 콩트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91년),장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92년),「La piquet de ma me're(엄마의 말뚝)」불역(93년),「한말씀만 하소서」(94년),「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95년)등 장단편 30여권 수상 한국문학작가상(80년) 이상문학상(81년) 대한민국문학상(90년) 이산문학상(91년) 중앙문화대상 및 현대문학상(93년) 동인문학상(94년) 한무숙문학상(95년)
  • 중 대기오염물질 대량유입/국립환경연 확인

    ◎「이산화황」 편서풍타고 국내로 중국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국립환경연구원(원장 심영섭)은 17일 항공기로 서해안 상공의 대기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오염원이 없는 이 곳의 이산화황농도가 2∼10ppb(1ppb는 10억분의 1)로 수도권 전체오염도의 3분의1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부 지점에서는 10ppb를 초과하기도 해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이 서해 상공을 거쳐 국내로 유입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산화황은 석유및 석탄을 연료로 쓸때 생기며 산성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환경연구원은 항공기를 통한 관측과 함께 서해안 연안의 지상관측을 추가로 실시해 이산화황이외의 오염물질에 대해서도 장거리 이동현상을 정확히 파악한뒤 유입물질의 감축방안을 중국과 협의할 방침이다.〈노주석 기자〉
  • 맑은 공기 되찾을 수 없나(사설)

    ◎15일 시작된 대기오염 센서스의 중요성 15일 시작된 대기오염 센서스의 중요성 우리로서는 처음인 본격적 대기오염종합센서스 작업이 15일부터 시작됐다.환경부는 6월말까지 3만여개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체를 대상으로 황산화물·먼지·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탄화수소등 5대 오염물질 배출량 및 규모를 공식적으로 파악한다.뿐만아니라 자동차·항공기·열차 등의 매연배출량도 조사하고 허가없이 설치할 수 있는 소형소각시설의 오염도와 산불의 배출수치들까지 산정해 볼 계획이다. ○총량적 점검통해 대안 모색 이 일의 의미는 매우 크다.대기의 오염 양과 그 피해가 이제는 항목별·부문별로 대처할 정황을 넘어섰고 총량적 점검을 통해 보다 근본적 대안과 조정책을 찾아야 할 긴박한 상태에 처한 것이다.더 심각한 것은 이 악화된 상황의 여러 실증적 자료들이 그나름대로 발표되고 있으나 이를 우리가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절박한 과제로 인식하는 일에 매우 무관심하다는 것이다.때문에 이번 조사는 무엇보다 센서스의 일반적 용도인 정책기초자료로쓰겠다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위험상태를 실제로 확인하고 이제나마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데 먼저 쓰이도록 해야 한다. 오늘의 대기오염수준은 구체적으로 인체에 질환으로 나타나는 단계에 있다.최근 보건복지부가 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에 의뢰해 1만3천여명의 14세이하 청소년병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어린이 18%가 알레르기성 비염을,22%가 천식을,21%가 아토피성피부염을 경험하고 있다.94년 서울대연구팀의 조사에서는 가슴이 답답함을 절감하는 시민이 49.2%,두통 32.7%,눈이 따갑고 눈물이 난다가 24.6%로 나타났다. ○질병으로 나타나는 단계에 건강상 문제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탄소물질은 깊숙히 또는 장기적으로 호흡하면 폐암등 치사율이 높은 암을 발생시키는 구체적 유독성물질로 밝혀져 있다.벤젠·다이옥신·납·수은·이산화질소들이 특히 그렇다.이들은 특정질병만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면역체계를 파괴한다.그리고 면역장애가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가 처음 나타나는 것이호흡기질환을 통해서이다.따라서 만약 지금 전면적으로 국민적 역학조사를 한다면 더 놀라운 현상이 밝혀질 것이다. 자연자원에 대한 대기오염 피해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산림 고사현상,농지 산성화,지하수 오염등이 모두 생산량에 실질적 축소를 가져오고 있다.이 축소가 어느 정도인지 우리는 아직 정리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그런가 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92년부터 서울대기오염도를 세계 2위라고 발표하고 있다. 환경부가 올해 중점과제로 대기오염물질 발생총량계획을 세우기는 했다.연간 4백50만t의 배출규모에서 50만t을 줄이겠다는 것이 1차목표이다.그러나 이 총량부터 실은 불확실한 것이다.그리고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오염물질총량을 제한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수요와 여러 자연체계의 지속가능한 생산관계를 분석하여 그 한계가 어디이며,어떻게 하면 재생도 가능한 균형상태가 되느냐를 알아내야만 한다는 것이다.이 작업 역시 센서스가 출발점이다. 우리는 이번 조사가 진실로 사실을 파악하는 과학적 냉정함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오염배출업계로서는 현법규에 비추더라도 가급적 배출량 등의 자료가 엄폐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고,조사자 역시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 이런 유의 조사가 지닌 허점이다.○오염 해소책 강도 더 높여야 현재 미국은 대기오염에 의한 국민의료비부담액이 환경정화비용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관점에서 오염해소책의 강도를 한차원 더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이렇게는 못해도 우리도 대기오염에 있어서는 최소한 현실을 인정하는 감각을 가져야 한다.서울시도 이달초 차배기가스 규제강화책을 내놓았다.내년부터 배기가스검사를 안전검사에서 분리해 기준을 초과하면 「필증」을 발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이 정도로 수도권대기오염을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개개인의 차원에서 자동차배출가스량을 분담해서 줄여야 할 때가 되었음을 인지하고 스스로 실천에 나서야 한다.
  • 나는 소라오,사람님네 말좀 합시다(박갑천 칼럼)

    만물의 영장이라 야비다리치는 지구촌 사람님네.나는 한국농촌의 한마리 황소요.유럽쪽 나라들 광우병얘기 들은지는 오래라오.그쪽 소라 해도 뿌리는 하나 아니겠소.그래서 『소 닭보듯』 할수없어 음매소리 한번 내보는거요. 사람과 관계를 가진 이래 우리는 노상 베풀어만 왔소.우리는 등걸잠 자면서도 노력을 주었소.쟁기 끌고 달구지 끌면서.우리는 새끼 키울 젖도 주었고 고기까지 주었소.사람들 곰보 안되게하는 면역물질도 내주었소.그뿐인가요.마지막으로는 가죽까지도 주지 않았소. 하건만 사람님네는 어리석은 자를 가리켜 『소같은 놈』이라며 우리를 빗대는가 하면 『소가 크다고 왕노릇 하나』고 이죽거리기도 했소.물론 마음에 든 사람이 없는건 아니었소.어느 소가 일을 더 잘하느냐는 황희의 바보물음에 소가 들으니 그리 묻는 법 아니라고 가리사니잡아준 농부가 있지 않았소.서거정의「태평한화골계전」에 보이는 현달하기 전의 한 고관도 마음에 든 사람이었소.그는 노상 소를 타고 다녔소.그러면서 말을 타지않는 까닭을 이렇게 말했소.『말은오요.그「오」가 머리내민 글자는 우요.나도 머리 좀 내밀어(출세해)보려고 소를 타고 다니오』 뭐라고요.앞으로 5∼6년 동안에 4백만∼4백50만 우리 겨레를 태워죽이겠다고요? 아우슈비츠를 개탄한 사람님네들.개화기 동물우화소설인 송완식의 「만국대회록」이 문득 떠오르는군요.짐승회의에 참석한 우리조상 한분이 이렇게 말했죠.『…우리는 인류사회에 이바지한 바 컸건만 도살만 일삼는 인류사회의 박애란건 뭡니까』 광우병이란 게 어디 우리들 잘못에 말미암은 것이오? 당신네들의 반자연행위가 만들어낸 질병 아니오.우리는 풀만 먹고 살아내려온 초식동물이오.한데 당신네들 필요에 따라 양고기사료를 우리에게 먹여 육식동물로 키우지 않았소.육식으로 당신들에게 생긴 문명병이 우리에게도 광우병이란 이름으로 생겨난거요. 로마의 산피에트로 인 빈콜리성당에는 미켈란젤로의 뿔돋은 모세상이 있죠.모세가 시나이산에 가있는 동안 이스라엘 사람들은 금송아지 우상을 믿었는데 돌아온 모세는 그걸 불에 던졌다데요.그래서 뿔이 난건 아니고 여호와를만나고온 모세의 얼굴은 오히려 빛나고 있었다죠.히브리어로 「빛나다」와 「뿔」은 비슷해서 라틴어로 잘못 번역된 것을 미켈란젤로가 잘못 받아들인 그림이었답디다. 왜 이런말 끄집어내느냐고요? 이뻔한 사람님네 이마에 모세상같은 뿔이 나게 합소서 신에게 기도드리겠다 이말이외다.〈칼럼니스트〉
  • 진안·임실 지구(개발촉진지구 개발청사진:4)

    ◎마이산 주변 관광지 육성/농특산물 가공·위탁단지 집중건설 개발구역은 전북 진안군 진안읍,부귀·마령·성수·백운면 일부와 임실군 임실읍,관촌·성수·오수면 일대 등 4천9백만평에 이른다. 마이산 주변 관광자원 개발과 농특산물의 가공·유통단지를 집중 건설하게 될 이곳에는 국고 3백1억원,지방비 7백43억원,민자 2천4백82억원 등 총 3천5백26억원이 투입된다. 관광휴양사업으로는 진안군 진안읍 단양리 일원 7만6천평에 호텔·상가·문화시설 등을 갖춘 마이산 문화예술관광지를 만든다.사업비는 2백60억원. 임실군 성수면 성수리 10만9천평에는 민자 2백53억원을 투입,가족단위 휴양과 초·중·고생의 자연체험 학습을 할 수 있는 생태박물원을 짓는다.진안군 마령면 동촌리 7만2천평에는 2백20억원을 들여 청소년 및 직장인들의 수련시설을 갖춘 마이산 유스빌리지를 만든다. 진안군 성수면 좌포리에는 여름철에 섭씨 6도를 유지하는 풍혈냉천보양지를 개발하고 건강보양시설·상가·야외시설도 꾸민다.또 진안군 성수면 용포리,임실군 관촌면 회봉리 일원 23만평에는 민자 8백36억원 등 무려 1천1백6억원을 투입,온천장·호텔·상가 등 각종 온천 관련시설이 들어선다. 지역특화사업으로는 진안군 진안읍 연장리에 4백89억원을 투자해 인삼 등 생약화학단지가 개발되는 것을 비롯,임실군 오수면 용정리에 고추·밤·매실 등 농특산물 가공단지,임실군 관촌면 복흥리에는 가공·유통 및 연구시설을 갖춘 종합 축산단지가 조성된다. 개발후 이 지역의 관광수입은 2005년 1천4백60억원으로 전망된다.개발권역내 지역 총생산은 95년 1천68억원에서 2005년에는 4천2백41억원으로 늘어난다.〈육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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