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산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2조원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다승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536
  • [문학이 머문 풍경]정지용시인의 고향 ‘옥천’

    [문학이 머문 풍경]정지용시인의 고향 ‘옥천’

    “남한에 있는 아버님을 만나고 싶어요.” 2001년 이산가족 상봉신청때 북한에 있던 정지용(鄭芝溶·1902∼50) 시인의 셋째아들은 상봉대상자에 아버지를 포함시켜 우리를 놀라게 했다. 한국전쟁 당시 시인이 납북된 뒤 아버지를 찾으러 간 셋째아들은 아버지의 행방을 알지도 못한 채 북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한다. 시인의 가족사 자체에 분단의 비극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셈이다. 정 시인의 사망도 평양감옥에 함께 있다 탈출한 사람이 “감옥에 폭격을 할 때 희생이 됐을 거다.”라고 말해 그럴 것으로 추측케 할 뿐 정확하게 언제, 어떤 과정으로 숨졌는지는 미스터리다. ●박제화된 흔적들 시인의 고향 충북 옥천에는 초가로 지어진 생가가 있다.1988년 정지용이 해금된 뒤 시인을 기리는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다른 이가 살고 있던 옥천읍 하계리 옛 생가 부지를 매입, 지난 97년 4월 문을 열었다. 지난 4월 시인의 큰아들 구관씨가 작고하기 전 그의 고증을 거쳐 건립됐다. 단장된 집옆에는 시인의 동상이 서 있고 물레방아도 만들어 놓았다. 대표시 ‘향수’에 나오듯 생가 앞에는 개천이 있다. 마을 주민이나 어린이들은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로 시작하는 이 시구처럼 개천을 모두 ‘실개천’이라 불렀다. 부근에는 시인이 다니던 죽향초등학교가 있다. 운동장 한쪽에 일본식 옛 교사 한동이 서 있다. 지난해 6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 57호로 지정한 교사앞 표지석에는 ‘정지용 시인과 육영수 여사 등을 배출했다.’고 썼다.4학년 박주영(10)양은 “정지용 시인이 우리학교를 나왔다는 게 자랑스럽고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1926년 건립돼 정 시인이 공부했던 교실은 아니지만 자기 시를 판금조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이 같은 학교출신이라는 게 좀 아이러니하다. ●몰락한 충청도 양반 구관씨는 작고하기 전 옥천 삼양초 노한나(31) 교사와의 대화에서 “구한말 몰락한 양반가에서 태어나 운좋게 근대교육을 받았지만 유교윤리에 충실했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구관씨는 “아이들을 좋아했지만 자식에게는 무척 엄격했다.”고 전했다. 시인의 이화여대 제자인 유수인씨도 “두루마기에 회색 명주목도리만 하고 다닐 정도로 살림이 어려웠지만 전혀 비굴하지 않았고 깨끗했다.”면서 “돈 한푼 없어도 ‘선생님, 선생님’하면서 매달리는 여제자들을 데리고 가 외상 밥을 사주는 허풍기도 좀 있었다.”고 말했다. 시인이 고향에 산 것은 휘문고에 들어가기 전인 17세까지. 휘문고 교사도 했고 이화여대 교수로도 일했다. 구관씨는 “성당과 학교, 시 쓰는 것밖에 모르던 양반으로 항상 머리에 시가 들어서 밥을 먹는지 반찬을 먹는지 자신도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성질이 굉장히 급해 별명이 ‘신경통’으로 불렸다고 한다. 성격이 활달했고 해학이 빼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김영랑, 유치환 등 시인과 친했고 청록파 시인을 추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박목월에 대해서는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이라고 격찬했다. 또 ‘보리피리’의 문둥이 시인 한하운의 이름과 이희승의 ‘일석’이란 호를 지어줄 정도로 이름짓는 일에도 재능을 보였다고 했다. 정 시인이 졸업한 일본 교토 도시샤(同志社)대학에 동상과 시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인석 옥천문화원장은 “최근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조동일 계명대 교수 등과 함께 이 대학을 방문, 내년 가을까지 윤동주 시인의 시비 옆에 정지용 동상과 시비 등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향 충북 옥천에서는 88년부터 정지용 문학축제’를 열어오고 있다. 문학상도 이듬해부터 열리고 있고, 신인문학상과 청소년문학상도 올해 10회와 6회째를 각각 맞았다. 매년 8∼9월 중국 옌볜에서 지용제 및 음악제가 열리고 있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부인과 큰아들·딸은 남한에, 둘째·셋째아들은 북한에 갈갈이 찢어져 살았지만 정지용 시인의 향기는 옥천군체육공원 옹벽을 시가 새겨진 돌로 장식할 정도로 고향에 진하게 남아 있다. 옥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차경만 전 LG씨름단 감독 사재털어 ‘제자사랑’

    차경만 전 LG씨름단 감독 사재털어 ‘제자사랑’

    “함께 갈 수 있다면 돈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난 6일 공식 해체된 전 LG씨름단이 힘겨운 겨울나기를 거듭하는 가운데 차경만 감독이 사재를 터는 ‘제자 사랑’으로 쓸쓸한 세밑을 훈훈하게 해주고 있다. 전 LG씨름단은 지난 20일부터 보금자리였던 구리시 원일아파트에 모여 훈련에 들어갔다. 팀의 간판이던 최홍만의 K-1 진출 여파가 남아 있지만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오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오후에는 인근 아차산에 오르며 체력을 다지고 있는 것. 그러나 ‘이산가족’이 될 위기가 닥쳤다. 오는 31일까지 숙소를 비워 줘야 하기 때문이다. 차 감독은 그동안 LG투자증권 관계자들을 만나 인수 기업이 나타날 때까지 그대로 있게 해달라고 ‘옛정’에 호소했지만 묵묵부답. 차 감독은 28일 고민 끝에 사비를 털어 보증금과 월세를 내며 내년 2월 말까지 아파트 사용 계약을 맺었다. 이전까지 한달 동안 씨름단 운영에 든 비용은 평균 3000여만원. 팀 해체 이후 지원이 끊어져 절약에 절약을 거듭했지만 현재 숙소 비용까지 더해 1500만원가량 지출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기수 코치는 “단체전 상금과 상조회 기금 등도 있지만 현재 팀 운영비 대부분이 감독님 지갑에서 나온다.”면서 “앞으로는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 선수들에게 용돈이나마 쥐어 주려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 LG씨름단은 28일 저녁 쓰라린 눈물과 자그마한 희망으로 버무려진 조촐한 망년회를 열고, 내년을 기약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교토의정서 무용지물?

    교토의정서 무용지물?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CO(F))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로 한 교토의정서가 내년 2월 발효되지만 미국·중국·인도의 불참으로 ‘무용지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국가의 화력발전소에서 추가로 뿜어낼 이산화탄소의 양이 감축량보다 5배나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에너지 평가기구인 플래츠, 미 에너지정보청(EIA) 등 관련기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이 끝나는 2012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4억 8300만t 줄어든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인도에서 2012년까지 건설할 예정인 850개의 화력발전소가 모두 가동된다면 연 26억 8700만t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된다.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금보다 오히려 14% 늘어난다. 특히 중국은 562개의 화력발전소를 건설, 연 19억 2600만t의 이산화탄소가스를 더 배출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에너지연구가 로버트 맥클배인은 “2년 안에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화력발전소 건설 반대여론이 높아 예상보다 적은 화력발전소가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등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도 개발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른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더 많은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도 있다. 중국은 석탄을 자동차연료로 사용하는 방법도 연구할 계획이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인천 수도권매립지, 생명의 땅으로

    인천 수도권매립지, 생명의 땅으로

    숲이 우거진 공원, 주민들이 축구를 하는 잔디구장, 유수지 한편에서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 믿기지 않겠지만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알려진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의 2004년 12월21일 풍경이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지독한 악취와 먼지를 내뿜어 인근 주민들의 쓰레기 반입저지 시위가 단골로 이어졌던 수도권매립지가 ‘아름다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각종 환경정화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친근한 휴식처와 친환경 테마공원으로 탈바꿈되고 있는 것이다. ●철새와 물고기가 모이는 매립장 이같은 현상은 우선 쓰레기 위생매립에서 비롯된다. 매립장에는 지하수배제층(30㎝), 고화처리차수층(75㎝), 침출수배제층(60㎝) 등 모두 165㎝의 기반시설이 설치됐다. 그 위에 1단 5m(폐기물 4.5m, 복토 0.5m)씩 8단 40m 높이로 쓰레기를 묻는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침출수는 지하관로를 통해 침출수처리장으로 보내져 화학처리된다. 처리된 침출수는 매립지내 시천천에 방류돼 서해로 흘러드는 데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독성이 그대로 남아 인근 해역에 심각한 수질오염을 일으켰다. 기형 물고기가 발생하는 원인이라며 어민들이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처리공정 개선 결과 지금은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가 5㎎/ℓ 이하(법정기준 70),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200㎎/ℓ(법정기준 800)로 크게 개선되었다. 중수도(상수도와 하수도의 중간개념)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이로 인해 시천천에는 붕어·잉어·가물치 등이 서식하고, 시천천과 인접한 장도유수지에는 청둥오리 등 각종 철새들이 찾아들고 있다. 또 안암도유수지에는 낚시꾼까지 등장하는 등 쓰레기매립지로서는 상상치 못할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안암도유수지는 철새 보호 및 주변지역의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8월 1단계 준공되었다.2007년까지 2단계 건설이 완료되면 유역면적 44.59㎢,722만t의 담수능력을 갖춰 주변에 인공습지가 조성되는 등 자연생태보존구역으로 활용된다. 아울러 매립면적 최소화로 악취 발생을 줄이기 위해 2개 블록(블록당 가로 300m, 세로 300m)에서만 쓰레기를 매립한다.20일 정도 지나 블록의 수명이 다 됐을 때 비로소 다른 블록으로 옮겨진다. 복토도 쓰레기 하역 후 3시간 이내에 끝내 날림현상과 해충 등을 방지한다. ●쓰레기도 에너지원이다 침출수와 함께 환경오염의 주범인 매립가스는 아예 ‘자원’으로 활용된다.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인 매립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심한 악취로 민원을 유발해왔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가스를 태울 때 발생하는 소각열로 9880㎾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제1매립장과 제2매립장 사이에 2001년 10월 준공했다. 생산된 전기는 매립지내 자체 냉·난방용으로 쓰인다.2단계로 2006년까지 5만㎾를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하면 매립지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생산 전력은 주변 18만 가구에 공급되며 연간 200억원의 에너지수입 대체효과를 가져온다. 쓰레기는 매립되면 끝이 아니라 에너지원으로 또다른 생명력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셈이다. ●매립지에서 악취가 사라지다 매립지 인근 검단·백석동은 물론 10㎞ 이상 떨어진 김포 주민들까지 매립지에 대한 원망이 대단했었다. 악취와 분진으로 인해 일상사가 불가능하고, 기형 가축이 태어날 정도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요즘은 ‘원성의 진원지’인 매립지에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악취가 거의 사라졌다는 방증이다. 제1매립장 북쪽 3만여평에 조성된 주민체육공원은 잔디축구장을 비롯해 배구장, 테니스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지압보도 산책로, 생태습지연못 등 다양한 체육·휴게시설을 갖춰 지역주민뿐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서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다. 또 국화축제, 음악회, 환경캠프 등 각종 기획행사도 펼쳐졌다. 쓰레기더미 옆에서 축제를 열 정도로 환경문제에 자신이 생긴 것이다. 지난 10월 열흘간 열린 ‘드림파크 국화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화전시회로 18만명이 찾았다. 매립지공사측은 지역주민 20여명을 고용, 매립지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이용해 1만 2600점의 국화를 재배했다. 매립지는 견학명소로도 유명세를 치른다. 초·중·고생들의 환경현장 학습장소 등으로 ‘딱’이어서 연간 2만여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기술자문을 받기 위한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환경정책의 산실로 거듭나 수도권매립지는 환경종합연구단지로 거듭나고 있다.2000년 6월 국립환경연구원이 입주한 것을 시발로 한국환경자원공사, 환경관리공단, 자동차공해연구소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혐오시설에서 환경을 연구하는 것이 진짜’라는 정부의 오기가 작용한 결과다. 이처럼 환경을 ‘화두’로 삼는 기관들이 밀집함으로써 환경연구에 관한 시너지 효과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드림파크 사업 주요 내용 ‘쓰레기더미 위에서 녹색의 장미가 피어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쓰레기 매립이 끝나 최근 안정화공사(최종 복토공사)를 마친 제1매립장(124만평)을 비롯, 단계적으로 1∼4매립장과 유휴지 602만평을 ‘꿈의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내년에 착수한다.‘드림파크’ 계획에는 2023년까지 모두 2215억원이 투입된다. 제1매립장에는 골프장·실내스키장·트레킹코스·전망공원 등이 중심이 된 ‘체육공원’이, 현재 매립이 진행중인 제2매립장(112만평)에는 수목원·화훼원·식물원·환경박람회장 등이 어우러진 ‘환경이벤트단지’가 각각 들어선다. 제3매립장(100만평)은 환경센터·환경예술공원·자원화단지·계절풍경단지 등 ‘환경문화단지’로, 제4매립장(118만평)은 유수지·습지·하천·초지·숲 생태지역이 뒤섞인 ‘자연탐방단지’로 각각 꾸며진다. 또 경서매립지 인접부지 148만평은 지상·비행 레포츠공원 등 ‘레포츠단지’가 들어선다. 공원화를 위한 기반 구축은 이미 시작됐다. 공사측은 2002년부터 매년 100만 그루 나무심기운동을 전개, 지금까지 제1·2매립장 주변과 외곽경계 등에 300만 그루를 심었다. 이 작업에는 인근 주민 8000여명이 참가했다.2011년까지 1000만 그루를 심어 매립지 전체를 푸른 숲으로 변모시킨다는 복안이다. 매립지에 적합한 수목을 자체생산하기 위해 3만 9000평의 부지에 나무와 화훼류 등을 파종 이식할 양묘장과 온실을 만들었다. 소나무·잣나무·청단풍 등 34종의 야생화 서식지인 ‘야생초화원(2만평)’도 이달 초 조성했다. 드림파크 사업이 마무리되면 수도권매립지는 상암월드컵공원(110만평)의 6배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공원으로 자리잡게 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박대문 사장은 “드림파크 조성은 매립지를 친환경적 생태공간으로 꾸며 생명의 땅으로 복원시키기 위한 에코 프로젝트”라면서 “쓰레기장이 환경테마공원으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4년 10대뉴스

    서울신문 선정 2004년 10대뉴스

    ■ 국 내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헌재 기각 3월1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저지 속에 찬성 193표로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고건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했지만 후유증은 심각했다. 탄핵 반대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고 이에 맞서 찬성 시위도 끊이질 않았다.60여일간 계속된 탄핵 논란은 5월14일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림으로써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학수능시험 사상 최대 부정행위 적발 대규모 부정행위로 얼룩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도덕불감증과 점수 만능주의가 결합된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었다. 전국적으로 모두 374명이 입건되고 수험생 312명의 성적이 무효처리되는 등 사상 최대의 부정행위로 기록됐다. 광주에서 적발된 휴대전화 부정은 고교 선·후배가 공모한 대물림 범죄였다. 청주에서는 웹투폰 기법을 악용한 현직 학원장이, 부산에서는 아들의 대리시험을 알선한 학부모가 구속되기도 했다. ●17대총선 여대야소· 세대교체 4·15 총선은 한국 정치사에 묵직하고 또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열린우리당은 46석 미니정당에서 152석 과반수 제1정당으로 올라서 ‘참여정부 집권 2기’에 안정 의석을 확보하면서 여대야소(與大野小) 정국으로 전환시켰다. 새 정치, 깨끗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에 힘입어 기존 정치인들은 대폭 물갈이되고 초선 의원이 187명이나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노동당도 의원 10명을 배출, 진보의 첫걸음을 내딛고 정치 제도권으로 진입했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지난 9월23일 0시부터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는 피해자가 있는 엄연한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전국 집창촌이 된서리를 맞았고, 업주와 종업원이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했다.‘2차’를 가볍게 여기던 남성들이 줄줄이 입건되고, 일부 여종업원은 살길이 막막하다며 자살을 기도했다. 집창촌이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해외원정 성매매 상품이 등장했다. 혹자는 “경기도 나쁜데…”라며 부작용을 지적, 파문을 일으켰다. ●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 헌법재판소가 10월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수도 이전 사업은 중단됐고, 충청권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등 진통이 뒤따랐다. 헌재가 위헌결정의 논리로 든 관습헌법을 놓고 정치권과 학계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신행정수도후속대책위를 구성,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과 김선일씨 참수 지난 6월23일 가나무역의 직원이던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돼 살해된 사건은 많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나는 죽고 싶지 않다.”고 절규했던 김씨는 끝내 참혹한 시신으로 고국 땅을 밟아야 했다. 김씨의 죽음은 추가 파병의 정당성 논란을 불러왔다. 앞서 지난 2월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은 거센 찬반 양론 속에서 국회를 통과했다. 자이툰부대원 3600여명은 지난 8월부터 평화 재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내수 침체·장기 불황·청년 실업 내수시장은 지독한 불황 그 자체였다.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연중 세일로 ‘내수 지피기’에 나섰지만, 닫힌 지갑을 끝내 열지 못했다.10원짜리 아동복도 팔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한다.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태도지수는 올 4·4분기 39.3을 기록해 98년(34.9) 이후 가장 낮았다. 내수 경제의 ‘세포’인 자영업자들도 휴·폐업과 업종 전환으로 생존을 모색할 정도였다. ●황우석 교수 인간배아 복제 성공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국보급 과학자’로 우뚝 섰다. 이 연구는 뇌질환·당뇨병·심장병 등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아복제 연구는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뉴스’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 교수는 현재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법 개발과 무균돼지 생산 등에 주력하고 있다.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연쇄살인마 유영철(34)은 지난해 9월부터 여성과 노인 등 21명을 잔인하게 살해해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그는 정부수립 이후 가장 많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로 기록됐다.7월18일 체포된 뒤 “100명을 죽이려 했는데 빨리 잡혀 아쉽다. 시신의 일부를 먹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낸 그는 12월13일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살인 행각은 인간의 야만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무동기 증오범죄’의 전형이 됐다. ●고속철도 개통 4월1일 ‘단군 이래 최대의 역사(役事)’라는 고속철(KTX)이 개통됐다. 대형 제트기 이륙속도와 맞먹는 속도인 시속 300㎞로 주파하는 고속철은 국민들의 생활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고속철 개통은 여행시간 단축뿐 아니라 공간개념까지 바꿔놓았다. 때마침 시행된 주5일 근무제와 맞물려 지방화 시대를 열었다. 인구의 지방분산, 기업의 지방이전, 지방 관광산업 활성화 등 국토의 균형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 국 외 ●부시 재선과 미국 일방주의 강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에 재선됐다.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펼쳤으나 미국민의 과반인 51%는 ‘전시 사령관’에 힘을 몰아줬다. 미국의 일방주의를 우려하며 케리의 승리를 바라던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달랐다. 재선된 부시가 유럽 등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지만 일방주의적 외교행태를 멈출지는 미지수다. 힘의 절대적 우위를 강조하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의 움직임이 변수다. ●지구촌 1년내내 테러 몸살 미국의 대테러전 속에서도 이라크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테러가 끊이지 않는 등 스페인과 러시아, 이집트 등 전세계가 테러로 몸살을 앓았다. 총선을 사흘 앞둔 3월1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기차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폭탄테러가 발생,1400명의 사상자를 냈다. 스페인은 총선 후 이라크 파병군을 철수시켰다.9월1일 러시아 북오세티아공화국의 베슬란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인질극은 330여명의 사망자를 낸 유혈 진압극으로 끝났다. ●고유가와 달러 약세 고유가는 회복세에 접어든 세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10월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55.6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라크 사태 악화, 중국 등의 수요 증가, 투기 극성 등이 주 원인이었다.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와 이라크 사태 등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여기에다 미국정부가 경상수지·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달러를 용인하며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후진타오 시대 본격 출범 후진타오(胡錦濤)시대의 출범은 실용적인 제4세대 지도부의 전면 등장을 상징한다. 평화적 세대교체를 통해 중국 정치가 개인적 카리스마에 의존하기보다 법과 제도의 의한 보다 합리적인 통치체제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9월 중국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군사위 주석에 올라 당·정·군의 권력을 장악한 후진타오는 친정체제 구축 강화와 함께 지속적인 경제발전, 빈부격차 해소 등 균형발전이란 당면 과제를 어떻게 달성할지 주목받고 있다. ●아라파트 사망과 중동 평화분위기 기대 팔레스타인 독립 투쟁의 상징이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1월11일 프랑스의 군병원에서 사망, 중동의 정치지도가 크게 바뀌었다. 그의 죽음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무장투쟁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지만 아라파트의 뒤를 이어 새 수반이 될 것으로 유력시되는 마흐무드 압바스는 무장투쟁 포기를 촉구하는 등 아라파트와는 차별화된 온건노선을 내걸어 중동 평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기상이변과 교토의정서 내년초 발효 8월과 9월 4개의 허리케인이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했고,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홍수로 1000여명이 숨졌다. 중국 남부지방은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물부족 사태를 겪었다. 올해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전세계적으로 900억달러에 달한다. 지구촌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11월 러시아가 이산화탄소·메탄 등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교토의정서를 비준함으로써 내년 2월16일 발효된다. ●이라크 주권 이양과 포로 성학대 파문 연합군 임시행정처가 6월 이라크 임시정부에 주권을 이양, 이라크의 민주화 일정이 시작됐지만 1년 내내 테러와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한국인 고 김선일씨를 비롯해 30여명의 외국인이 이라크에서 납치, 살해됐고 개전 이후 사망한 미군 숫자는 1300명을 넘어섰다. 이라크 민간인은 최소 1만 4000명이 희생됐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이 포로를 무차별 구타하고 성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전세계의 분노를 샀다. ●일본 열도 ‘욘사마’ 열풍 배용준이 ‘욘사마’란 극존칭과 함께 일본 열도를 ‘한류 열풍’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요 촬영지엔 일본 여성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그의 일본 방문 때면 공항과 호텔이 마비될 정도였다. 일본 내에서는 ‘욘겔계수’(총수입에서 욘사마 관련 상품 구매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욘플루엔자’(욘사마 열병)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욘사마’가 한·일 경제에 3조원의 파급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EU통합 가속 유럽연합(EU)은 5월1일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슬로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몰타·키프로스 등 동유럽 10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이로써 EU는 25개 회원국의 동·서유럽을 포괄하는 대표기관이 됐다.10월29일 25개국 정상들은 로마에서 회원국 전체에 적용되는 헌법안을 채택했다. 터키 및 기타 동유럽국가들의 추가가입을 심사중이어서 국내총생산에서 미국을 넘어서는 거대 유럽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화성 스피릿 안착 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잇달아 화성 표면 착륙에 성공한 뒤 과거 화성에 물이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화성 표면 사진들과 광물 분석 자료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화성에 물뿐 아니라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극받아 유럽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이 앞다투어 우주탐사 경쟁에 뛰어들면서 ‘제2의 스타워스’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 [되돌아본 2004 문화] ④문학계

    “김훈, 김영하 두 작가로 기억될 한해였다.” 한 출판사 편집장은 2004년 문학계를 이렇게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재기발랄한 젊은 작가 김영하와 3년전 출간한 장편소설 ‘칼의 노래’로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입지를 굳힌 김훈이 침체에 빠진 문학시장의 자존심을 추슬러 주었다는 얘기다. 이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오빠가 돌아왔다’‘보물선’ 등으로 김영하는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산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훈의 ‘칼의 노래’는 올해도 국내 소설 가운데 최다 판매부수(45부)를 기록했다. 올해 초 장편 ‘현의 노래’를 새로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김훈은 단편 ‘화장’으로 이상문학상까지 차지해 50대 늦깎이 작가의 저력을 과시했다. 그는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문단의 ‘브랜드 작가’ 1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출판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두 작가의 ‘스타 스토리’말고는 할 말이 그리 많지 않은 한해였다.1981년 문을 연 교보문고 광화문점조차 사상 첫 매출액 감소를 기록한 해였으니 ‘실족’했다는 소설시장 형편이야 말할 것도 없다. 한 국내소설 전문출판사의 대표는 “유명작가에게서 원고를 받아놓고도 시장이 워낙 얼어붙어 있어 출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곳이 한 둘이 아니다.”고 푸념한다. 오랫동안 침묵하던 중진 작가들이 우연히도 모두 4년여의 공백을 깨고 새 소설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완서의 장편 ‘그 남자네 집’, 서정인의 연작단편집 ‘모구실’, 최일남의 창작집 ‘석류’ 등이 그것. 특히 박완서는 지난 10월 출간한 새 장편을 지금까지 11만부 넘게 팔아 ‘장편 승부사’로서의 내공을 입증했다. 김원일(‘물방울 하나 떨어지면’)도 12년 만에, 이청준(‘꽃 지고 강물 흘러’)도 3년 만에 소설집을 발표했다. 30대 작가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린 것도 올해 문학계의 큰 변화.2000년대를 이끌어갈 신인작가들이 다양한 개성의 화법으로 줄이어 등장했다. 김영하를 비롯해 소설집 ‘최순덕 성령 충만기’ 출간 뒤 평단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기호, 왕성한 필력으로 여성소설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천운영, 윤성희 등이 그들이다. 10만부를 넘기면 대단한 베스트셀러로 분류되는 한국문학의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댄 브라운의 ‘다 빈치 코드’는 100만부가 팔려 나가며 국내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역사적 상황에 상상력이 결합된 쉽고도 ‘실용적’인 서사로 소설읽기에 거부반응을 보이던 독자들을 달랬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또한 남북간 문학교류와 관련한 논의가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정치 상황이 경색되면서 막판에 무산되긴 했으나, 지난 8월말엔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작가대회가 추진되기도 했다. 또 창비가 제19회 만해문학상 수상작으로 북한작가 홍석중의 장편 ‘황진이’를 선정, 금강산에서 작가에게 직접 상을 전달한 것도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하늘로 치솟는 공연 티켓값

    최근 예매사이트 인터파크가 회원(28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5%가 입장권 가격이 7만원이 넘는 공연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정작 공연계 흐름은 일반정서에 한참 ‘역행’하고 있다.2∼3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초대형 오페라, 뮤지컬 바람 탓이다. 입장권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지적들이다. 평범한 월급쟁이라면 아무리 ‘큰 맘’을 먹어도 20만∼30만원에 달하는 최근의 오페라나 뮤지컬은 ‘그림의 떡’이다. #대형무대,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 뮤지컬 시장에서 현재 가장 비싼 관람료를 지불해야 하는 무대는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VIP석이 12만원이다. 평일 30%, 주말 20%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4인 가족이 VIP석에 앉아 공연을 보려면 주말 기준으로 40만원 가까운 돈이 들어간다. 여기다 저녁까지 먹는다면 가족 나들이에 50만원은 우습다. 웬만한 중산층 가정에서도 엄두를 내지 못할 액수다. 라이선스로 제작돼 23일 첫 공연되는 디즈니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는 VIP석이 9만원, 앙코르 공연에 들어가는 조승우의 ‘지킬 앤 하이드’도 R석이 9만원이다. 내년 2월 첫 테이프를 끊는 브로드웨이산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은 VIP석이 14만원으로 책정됐다. 지금까지 공연된 뮤지컬 중 최고가는 2001년 막 올렸던 ‘오페라의 유령’(VIP석 15만원). 그런데 내년 2월 한국에 상륙하는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이 기록을 또 깼다. 공연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층 중앙에 60석 한정으로 자리를 마련,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25만원짜리 VIP 패키지를 내놓은 것. 수입사인 아트 인 모션의 정일국 대표는 “오페라층을 뮤지컬로 끌어들이자는 취지”라며 “현재 기업들이나 외국 대사관 등을 중심으로 예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티켓값을 단순비교하자면 무대규모가 큰 오페라 쪽은 훨씬 더 고가이다. 국내 공연 역사상 최대 무대규모를 기록하며 지난해 선보였던 야외오페라 ‘투란도트’가 최고가인 50만원(VIP석). 자존심 경쟁을 하듯 이후 오페라 무대들의 티켓값이 폭발적으로 뛰어올랐다는 건 공연계 내부에서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지난 5월 공연된 야외오페라 ‘카르멘’. 세계 최정상급 테너 호세 쿠라를 영입해 그라운드석 전체를 30만원짜리 R석과 20만원짜리 S석으로 몽땅 채웠다. 지난 7월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올린 오페라 ‘리골레토’도 사정은 마찬가지.R석이 30만원,S석이 24만원이었다. #100억 훌쩍 넘는 제작비 이처럼 티켓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제작비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 뮤지컬 ‘미녀와 야수’는 12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었고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맘마미아’도 100억원이나 들었다. 티켓 가격은 좌석수와 제작비에 따라 결정된다. 공연 횟수가 짧다 보니 한 회 벌어들일 수 있는 입장료 수입은 제한적이다.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공연기획사로서는 티켓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는 악순환인 셈이다. 고액 티켓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대목에 있다. 서민들이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A,B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세계적 바리톤 레오 누치와 소프라노 조수미가 주연해 화제였던 오페라 ‘리골레토’의 경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개층의 총 3000여석 가운데 2000여석이 R석과 S석으로 도배했다. 무리하게 ‘고가 마케팅’을 구사한 이 공연은 유료관객으로 본전을 뽑는 데 끝내 실패한 사례다. #식지 않는 ‘명품 마케팅’ 그러나 ‘럭셔리 마케팅’이 자주 효력을 발생하는 것도 현실이다. 내년 5월 재공연을 앞두고 지난 6일부터 입장권 예매에 들어간 오페라 ‘투란도트’. 경기침체가 극심해도 ‘지갑을 열 VIP 고객은 따로 있다.’는 공연기획자들의 기대심리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고 있는 사례다. 투란도트 추진사무국은 두고두고 기념품으로 남길 수 있도록 금은 도금한 금속 바(Bar)에 레이저로 좌석을 새겨 넣는 ‘상품권 티켓’을 고안했는데,‘대박’을 터뜨린 것. 공연사의 한 관계자는 “예매를 시작한 지 불과 열흘여 만에 총 제작비의 13%에 해당하는 6억원어치를 팔았다.”며 흥분했다. 야외에서 실내(세종문화회관)로 무대를 옮기는 덕분에 지난해에 비해 대폭 인하했다는 입장권 값이 30만원(VIP석),25만원(R석).“의외로 VIP·R석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매진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VIP 고객 선물용으로 기업체들이 무더기로 표를 사가는 덕도 있지만, 아무리 비싸도 볼 사람은 보게 돼 있음을 입증한 셈. #제살깎기 해외스타 모시기는 ‘이제 그만’ 그렇다면 공연가격의 대중화는 요원할까. 뮤지컬·오페라 전용극장 설립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공연계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뮤지컬의 경우 공연에 알맞는 1000석 이상 좌석을 갖춘 극장이 여러 곳 생겨야 가격면에서도 대중화를 이룰 수 있다는 지적들이다. 해외스타를 앞다퉈 영입하려고 몸값을 천정부지로 부풀리는 업계의 제살 깎아 먹기 경쟁도 큰 문제점. 오페라 ‘카르멘’으로 내한했던 호세 쿠라의 개런티가 무려 8억원. 그 부담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가된 셈이다. 한강오페라단의 양승현 공연기획팀장은 “수입공연의 안이한 발상에서 벗어나 국내 배우들을 스타로 키우고, 대형무대의 제작 노하우를 국내 기획사들이 스스로 확보하는 게 ‘티켓가격 현실화’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발레 ‘심청’공연 때 세종문화회관 3·4층 객석 전체를 1만원 저가정책을 구사해 성공한 유니버설 발레단의 임소영 부장도 “고가의 티켓으로만 수익을 맞추려하지 말고 기업 협찬이나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관객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고 했다. 예술의전당은 내년부터 자체기획한 공연의 입장료를 20% 낮춰 ‘티켓 거품’을 빼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 효과가 당장 공연계 전반으로 파급될 것 같진 않다는 게 공연계의 전망이다. 오히려 새해 초부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내한공연이 시작돼 블록버스터급 대작들이 속속 무대에 올려질 계획이다. 황수정 이순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뉴스플러스] “상봉 정례화 北과 협의”

    한완상 신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16일 “이산가족이 민족의 명절인 설과 추석, 남북이 모두 존중하는 6·15를 맞아 상황에 상관없이 만날 수 있도록 북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남산동 한적 본사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적은 정부의 인도적 사업을 돕는 게 원칙이고 인도주의 정신을 살려서 이산가족 면회소가 상설화되면 민족 고통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더워지는 한반도] “온실가스 자발적 감축 요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 1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0)’의 각료급 회담이 15일(한국시간) 개최된다. 각국 대표들은 2박3일 동안 패널 토론과 다자간 협상 등의 테이블에서 자국 이익을 대변하며 치열한 설전을 벌일 전망이다. 1992년 브라질 리우회의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된 이래 당사국 총회는 그동안 10차례 열렸다. 이번 총회는 시기적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협상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에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여하며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를 러시아가 최근 비준하면서,8년 동안 공회전했던 교토의정서가 내년 2월16일부터 법적인 구속력을 갖춘 상태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국·호주 등 아직 교토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은 주요 선진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준 압력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중국·브라질·인도·멕시코 등 1차 감축의무 대상국에서 제외된 다른 선발 개도국들과 함께 “의무감축 동참시기를 앞당겨라.”는 유럽연합(EU) 등의 주문과 압력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은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지난 6일 총회 개막에 맞춰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특정 연도를 기준으로 배출총량을 감축하는 교토의정서 방식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이미 천명했다. 정부 수석대표인 곽결호 환경부 장관은 13일 출국에 앞서 이같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현지에서 특별한 사정이 생기더라도 일단은 정부 훈령대로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다. 우리와 처지가 비슷한 멕시코 등과 함께 ‘자발적·비구속적인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장관은 “특정 연도를 기준으로 의무감축량을 정하는 교토의정서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 1위국인)미국의 동참거부 논리와 비슷하지 않으냐.”는 지적엔 “대체에너지원 개발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축을 주장하는 미국식 접근법과는 다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선도적·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은 이번에도 변함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각국이 저마다의 논리로 감축의무를 회피할 경우 이번 총회가 기대와는 달리 별 소득 없이 끝날 것이란 전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뒤에서는 자국의 득실 여부를 가리는 셈법에 매달리고 있는 탓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교토의정서 2008년부터 5년 동안 40개 선진국에 부과한 온실가스 의무 감축안.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하는 내용으로 1997년 채택됐다. 한국(2002년 11월)을 비롯, 현재 84개국이 비준한 상태다.
  • [더워지는 한반도] 철모르는 꽃들… 기상 대재앙 전주곡

    [더워지는 한반도] 철모르는 꽃들… 기상 대재앙 전주곡

    등산로 길섶에 개나리가 꽃망울을 조심스럽게 틔웠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 화단의 장미도 덩달아 꽃봉오리를 탐스럽게 피워올렸다. 개나리가 봄마중을 나온 것도, 온실 속의 장미가 개화한 모습도 아니다. 동지(冬至)가 코 앞으로 다가온 12월 중순, 서울 근교의 야외 풍경이다. ●헷갈리는 四季… 개나리·장미 활짝 “허…참, 이상하네.” “벌써 봄인 줄 알고 피었나봐.”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고봉산 자락의 등산로. 길가를 노랑으로 듬성듬성 물들인 개나리꽃을 보며 등산객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던졌다.“작년 이맘 때는 살포시 피었는데 올해는 더 활짝 폈네요.” 이 지역 토박이로 고봉산을 즐겨 찾는 정진기(63)씨는 “하루종일 햇볕이 드는 곳이어서 그런지 개나리가 헷갈린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산동 후곡마을엔 또다른 진풍경이 벌어졌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 빨간 덩굴장미가 만개하거나 시들어가는 중이다. 경비원 김영성(63)씨는 “보름 전부터 한두 송이씩 피더니 지금은 꽤 많아졌다. 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살다 보니 이런 광경도 다 본다.”고 전했다. 따뜻한 겨울이 개나리와 장미의 계절감각을 빼앗았다. 이상난동(異常暖冬)으로 인해 ‘철 모르게’ 꽃을 피운 것이다.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기후변동과 생태계의 비정상적인 반응은 이뿐이 아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홍릉수목원. 동백나무를 비롯한 구골나무·황칠나무·아왜나무·팔손이나무 등이 활엽수림 정원 한쪽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전 같으면 제주도나 남부 해안지대 등 이른바 난대림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상록활엽수들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신준환 산림환경부장은 “온실 공간이 비좁아 어쩔 수 없이 한데로 옮겨 심었는데 예상 외로 잘 자란다. 서울의 열섬현상(Heat Island) 영향도 있겠지만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기후가 변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파괴적 얼굴의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는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가 지구로부터 방출되는 적외선을 흡수, 지구의 체온을 높여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을 일컫는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딱히 해로운 건 아니다. 오히려 “온실가스가 없으면 지구대기의 기온은 영하 18도로 내려가 생물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고만다.”(환경부 김형섭 지구환경담당관)고 한다. 문제는 온실가스의 농도가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점점 짙어져 가고 있다는 점이다. 산림과학원 임종환 박사는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과 산림훼손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 속도가 산업혁명 이전의 자연적 기후변화 속도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란 어감은 ‘온건’하지만 그 여파는 심각하다. 지구 곳곳의 기상이변과 생태계 교란이 이를 웅변한다. 지난해 여름 유럽의 이상폭염은 2만여명의 사망자를 냈고, 사상 최다인 10개의 대형 태풍이 올해 일본 본토를 휩쓸고 지나갔다. 올 여름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이스라엘, 유럽 일부까지 습격한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떼도 사하라 사막 남쪽에 쏟아진 이상폭우로 번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래의 전망도 우울하다. 이달 초 미국·캐나다 등 북극 주변 8개국 과학자들이 발표한 ‘북극 기후영향평가’ 보고서에선 “21세기가 끝날 무렵엔 북극 바다의 얼음이 거의 사라져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임종환 박사는 “지구가 더워진다는 것은 결국 에너지가 높아지는 것인데, 이렇게 강해진 에너지가 다시 바람과 강수, 해빙과 해수이동 등으로 분배되는 과정에서 기상재해가 일어나게 된다. 각각의 재해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산불·산사태 등이 점점 대형화하거나 잦아지고 각종 병해충이 창궐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평균기온 상승 ‘지구촌 최고’ 지난 100년간 지구촌의 평균 기온은 0.4∼0.8도 가량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5도 높아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구촌 어느 지역보다도 상승폭이 컸다.”고 한다. 지난달엔 서울의 기온이 매일 영상(零上)을 기록했는데, 기상관측 시작 100년 이래 처음 빚어진 현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2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1990년 대비 배출증가율 세계 1위를 기록한 상태다. 단기간에 이룬 압축적 경제성장·산업고도화가 주 원인임은 물론이다. 특히 동해안 대형산불(2000년)과 극심한 봄가뭄(2001년), 태풍 루사(2002년)로 인한 기록적인 산사태와 초속 60m의 순간최대풍속을 몰고 온 태풍 매미(2003년),3월의 폭설(2004년) 등 최근 수년째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당국의 긴장감도 더욱 높아가고 있다. 온난화에 따른 병해충의 창궐도 주목 대상이다. 리기다소나무를 고사시키는 푸사리움가지마름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중이고, 소나무 재선충병을 매개하는 솔수염하늘소의 분포도 점차 북상하며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올 가을 첫 발견돼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참나무 시들음병 역시 온난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종환 박사는 “기후변화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 생태계 먹이사슬의 변화와 함께 일부 종은 멸종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종을 찾아내 보전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재계인사이드] ‘달력사진 찍는’ 조양호 회장

    한진그룹 오너가(家)의 3대째 이어오는 ‘사진 사랑’이 화제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4년째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새해 달력을 만들 정도로 사진애호가이다. 조 회장은 올해도 세계 각지로 출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찍은 사진 중 12점이 들어간 새해 달력을 국내외 지인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달력 사진은 일본(니가타)과 한국(마이산), 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 몽골(울란바토르) 등 세계 주요 도시의 풍경 작품이 들어 있다. 조 회장은 내년 달력 인사말에서 “사진은 잠시 잊었던 삶의 소중한 순간과 기억을 되살려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면서 “한해 동안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제 마음을 담은 이 달력으로 추억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조 회장이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중학교 시절 부친인 고 조중훈 회장으로부터 카메라를 선물로 받은 이후부터다. 그는 지금도 멋진 풍광이 눈에 들어오면 바로 지나치지 않고 사진을 찍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해외 출장 때면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는 꼭 챙긴다. 그의 사진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 프로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국내외 사진전문 잡지를 스크랩하고 작품 활동에 참고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진 전문가와 토론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있다. 조 회장이 소장 중인 카메라는 ‘콘텍스 645’ 등 모두 20여종.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앞으로 집중적으로 찍고 싶어하는 소재는 새”라면서 “새는 동작 하나하나가 역동적이며, 인류의 날고 싶은 꿈을 실현한 비행기와 뗄 수 없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선친인 고 조 회장도 취미 이상으로 사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 작품이 수만 점에 달해 한 때는 개인 사진전을 준비하기도 했다. 조 회장이 해외 출장 때마다 카메라를 챙기는 습관은 선친에게서 배운 것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의 외아들인 조원태 경영전략본부 차장도 대를 이어 사진에 심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中, 나이키 TV광고 방영금지

    |베이징 연합|중국 정부는 6일 중국의 국가 존엄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등장하는 나이키의 TV 광고 방영 중단조치를 내렸다. 비디오게임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광고는 제임스가 전통 중국 복식을 입은,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된 두 명의 여성 쿵후 고수와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성스러운 상징으로 여겨지는 두 마리 용과 각각 싸워 무찌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광파전영전시총국은 지난달부터 방영된 이 나이키 광고가 “모든 중국 내 광고는 국가 존엄과 이익을 지키고 본토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 초에도 노르웨이산 컴퓨터 게임이 중국의 이미지를 손상한다는 이유로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 [녹색공간] 에너지와 정의/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 에너지산업팀장

    중국 사람들은 아무 데서나 가래를 뱉는다. 문화적인 특성이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으나, 사실은 에너지가 부족한 게 주 원인이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농촌에 살거나 농촌 출신이다. 농촌사람들은 몇 세대에 걸쳐 평생 호흡기 질환을 앓는다. 그래서 가래를 뱉는 습관이 생겼다. 이들은 왜 호흡기 질환을 앓을까. 먼지 탓도 있지만 겨울철 난방연료가 부족한 게 주된 이유다. 중국에는 석탄이 많이 난다. 그러나 석탄은 비싼 데다 대체로 국가가 운용하는 대규모 산업화 설비나 발전용으로 사용된다. 농가에서는 웬만한 경제력이 아니면 난방연료를 구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차갑고 건조한 기후는 기관지에 악영향을 미친다. 중국 북부의 농촌은 겨울에 너무 추워 집 안쪽 벽에 하얗게 서리가 내릴 정도다. 이곳 부모들은 딸을 시집 보낼 때 사돈될 집의 안쪽 벽이 어떤지를 물어 본다고 한다. 벽이 하얗다고 하면 결혼을 안 시킨다. 땔감 걱정이 없는, 경제력 있는 집에 시집 보내야 고생을 덜할 것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부족에 따른 절박한 처지는 쿠바에서도 확인된다.1989년 소련이 붕괴했을 때, 쿠바에 대한 에너지 공급이 갑자기 끊어졌다. 이로 인한 식량난이 극심해졌다. 소련에서 수입되는 석유가 하루아침에 절반으로 줄자 농기계들이 멈춰 버렸다. 농기계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곡물생산은 급감했고, 결국 극심한 식량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식량난이 얼마나 처참했는지 정부는 닭 한 마리로 네 식구가 나흘을 버티는 요리법을 국민에게 홍보하기도 했다. 수도 아바나 근교에 소가 끄는 쟁기가 등장하고, 전국적인 유기농업 실험이 성공해 식량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아바나의 밤거리는 어둑어둑하다. 에너지는 국력이다. 한 나라의 물질적 발전은 에너지 수요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그것을 어떻게 채우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으며, 식량이 모자라는 것을 달리 표현하면 에너지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펌프를 작동하고 교실을 밝힐 전기가 없거나, 농기구를 움직일 디젤 연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에너지는 물처럼 생존의 필수품이자 권리인 셈이다. 에너지가 권리라면 사용의 형평성 문제가 고려돼야 한다. 즉 빈자(빈국)와 부자(부국)의 에너지 사용이 정의 차원에서 재고돼야 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약 20억명이 생존 차원에서만 에너지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로 따지자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1인당 12배 정도의 에너지를 쓴다. 에너지 사용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는 기후변화의 영향도 모든 지역이 동일하지 않다. 북반구의 에너지 부국들은 빈국들에 비해 영향을 덜 받거나 어떤 경우에는 덕을 보기도 한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아시아, 아프리카, 태평양의 섬나라들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 나라들은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기근, 내전, 질병, 홍수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막아낼 여력도 별로 없다. 한 나라 안에도 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과 편하게 소비만 하는 지역의 전기요금이 똑같이 부과되는 경우에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에너지는 효율적으로 이용돼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에너지 이용과 이에 대한 결과도 사회 정의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 태양이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비추는 것은 ‘에너지 정의’의 상징이 아닐까.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 에너지산업팀장
  • 어린이 풀뿌리과학교실 정착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1동 주민자치센터.‘생활과학교실’에 모여든 초등학생 20여명이 탄성을 자아냈다. 강사인 우세미씨가 로켓으로 꾸민 필름통에 식초와 소다(탄산수소나트륨)를 섞어 넣었더니, 로켓모형은 3초만에 솟아 올랐다. 저마다 “신기하다.”를 연발하는 순간 우씨는 “식초와 소다가 섞이면 이산화탄소가 나와 로켓이 솟을 수 있는 힘을 만드는 거예요.”라고 설명해줬다. ●우리 동네는 ‘과학놀이터’ 영등포구 주민자치센터가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운영하기 시작한 ‘생활과학교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림1동, 영등포1,3동 등 총 11개동의 센터에 설치된 과학교실에는 지금까지 700여명의 초등학생이 참여했다. 과학교실은 영등포구내 동사무소, 이화여자대학교 부설 연구기관인 ‘WISE 지역센터’,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삼박자 팀워크’를 발휘해 진행된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 강사료와 프로그램 개발비 등 연간 1억 4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면,WISE 지역센터가 강사인력을 공급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또 동사무소는 과학교실 운영계획을 짜고 수강생·자원봉사 인력을 모집한다. 우씨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학 현상을 호기심 많은 학생들에게 흥미롭게 전달하려고 한다.”며 “과학 이론을 주입하기보다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과학교실은 마술지팡이 만들기, 개미집 만들기, 스스로 움직이는 철통 만들기, 빨대 비행기 만들기, 정육면체 전개도 그려보기 등 각종 화학·수학실험이 포함되어 있다. 수강료는 전액 무료며 실습이 포함되면 1000∼2000원의 재료비를 부담하기도 한다.1년 과정으로 일주일에 한번(3시간)열린다. ●풀뿌리 과학운동 확산 또 과학교실은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즐길 수 있는 과학 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 5월 조류연구가 윤무부씨를 초청해 ‘과학기술 앰버서드 과학강연’을 연 데 이어 내년 2월에는 구민회관에서 과학영화·과학음악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영등포구는 현재 과학기술부가 진행하는 ‘사이언스 코리아 프로젝트’의 시범 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영등포구를 ‘벤치마킹’(모방)할 과학교실은 전국 3500여개의 읍·면·동에 확대된다. 김형수 영등포구청장은 “과학교실은 주민자치 센터를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공동체 의식도 향상시키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과학교실을 22개 모든 동에 확대운영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과학 저변 확산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영등포구는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서울신문사가 후원하고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최한 ‘제5회 자치행정 혁신전국대회’에서 주민자치 부문 우수 자치구로 뽑혔다. 영등포구 자치센터는 지난 99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현재 22개동 각 센터에서 과학교실을 포함해 한글, 영어회화, 서예, 체조 등 총 152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기고] ‘고유가 시대’ 목재는 풍부한 연료자원/윤영균 산림청 산림자원국장

    국제유가가 5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고유가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 대한석유협회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ℓ당 12원 오르고, 두바이산 유가가 45달러를 넘으면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00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는 유가가 10% 오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5% 감소하고 소비자물가는 0.25% 오르며 경상수지 흑자도 30억 달러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눈앞에 닥친 고유가 시대. 우리도 40∼60년 후면 고갈될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대신할 친환경 바이오에너지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바이오에너지란 생물자원을 이용해 차량용이나 난방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즉 목재와 볏짚 등 농산부산물과 같은 생물체(Biomass)를 태워서 열 에너지로 쓰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나무장작을 난방과 취사용으로 써 왔었다. 그 결과 과다한 벌채로 말미암아 산림이 황폐했던 경험도 갖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21세기 첨단과학시대에 와서 19세기처럼 나무를 때자는 주장을 하니까 좀 의아하게 생각할 듯싶다. 또 나무를 때면 시커먼 연기가 나와서 가뜩이나 오염된 우리의 공기를 더 더럽힐 것이라는 선입견도 갖는다. 사실은 정반대이다. 나무는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에 비해 태울 때 탄산가스와 아황산가스 등 환경오염물질을 훨씬 덜 배출하는 환경친화적이면서 재생 가능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이용가능한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전 국토의 65%를 차지하는 산림자원을 바이오매스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은 그동안 황폐한 산지를 녹화하는 데 주력해 세계적으로도 짧은 기간에 녹화에 성공한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30년생 이하의 어린나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목재로써의 가치는 매우 낮아 좋은 숲으로 가꾸기 위한 숲가꾸기 사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숲가꾸기 사업에서 생산되는 나무는 대부분 간벌재나 작은 나뭇가지이기 때문에 가구나 건축재로 쓸 수가 없어 산에 방치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조사결과에 따른면 숲가꾸기 작업후 숲속에 버려지는 간벌재가 연간 15만 6000㎥(5t 트럭으로 3만대분)에 달하고 본격적인 숲가꾸기가 실행되면 연간 50만㎥, 돈으로 환산하면 300억원에 달하는 폐목재가 산에 버려질 것이라 한다. 이처럼 산에 버려지는 솎아낸 나무가 바로 바이오매스 자원이다. 시민환경단체 대표들과 스위스·오스트리아 산촌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곳은 이미 오래전부터 산림바이오매스, 즉 목질계 에너지가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바이오매스협회(ABA) 보고에 따르면 전체 에너지의 11%가 나무와 같은 바이오에너지로 충당되고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얼마전 우리의 한 공군부대에서도 고유가 시대에 대비해 유류난로를 나무난로로 대체하고 ‘1부대 1산 갖기 운동’을 벌여 야산에서 가지치기와 썩은 나무 제거작업을 하면서 폐목을 비축, 산도 가꾸고 기름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경우는 농촌이나 도시할 것 없이 모두 기름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유가 시대, 풍부한 간벌재는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우리에게 소중한 자산이다. 이제 바이오매스 생산량이 우수한 수종을 개발하고 목재의 고형압축연료 및 액체연료 생산, 기름과 같이 쓸 수 있는 연료개발, 나무·기름겸용 보일러 개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윤영균 산림청 산림자원국장
  • ‘김정일 초상화·배지 제거’ 韓·美·中·日 시각

    지금 북한에선 무슨 일이?북한에선 요즘 전에 없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절대 권력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철거되거나 ‘김정일 배지’가 사라졌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의 ‘이상징후’에 대해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4차 북핵 6자회담을 앞둔 시기여서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 일본측의 시각과 우리 정부의 진단을 다뤄 본다. ■ 美 강경파 표적 회피 6자회담 기선잡기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에서 나타나는 ‘이상징후’에 대해 미국의 정부 관계자와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 언론의 보도에 비해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나타난 현상만 갖고는 평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대체로 ▲6자회담을 앞둔 대외협상 전략 ▲경제난 등 책임회피를 위한 권력 분산 ▲권력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 ▲독재체제를 군주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예비작업 ▲미국 강경파의 표적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 등의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6자회담 앞둔 협상전략” 헤리티지 재단의 발비나 황 연구원은 과거 북한에서 발생했던 유사한 사례를 근거로 북한이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김정일 초상화 제거 등 최근 북한에서 나타나는 이상징후에 대해 잘못된 관측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섣부르게 북한 정권의 교체라든지 하는 식의 결론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황 연구원은 “초상화 제거 등이 갑작스럽게, 혹은 혼란스럽게 이뤄졌다는 징후가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제도적으로 조심스럽게 통제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0년대 김일성이 사망하기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김정일이 그의 아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권력을 순조롭게 이양하기 위한 방편에서 이뤄졌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또 “평양 당국이 6자회담을 앞두고 일부러 정권이 불안정한 것처럼 풍문을 퍼뜨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94년 같은 전술을 통해 빌 클린턴 정부가 제네바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이번에도 김정일은 외부에서 북한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향후 협상을 이끌어 가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北 체제, 군주국가 이전 가능성” 김정일 전문가인 루이지애나 대학의 브래들리 마틴 교수는 ‘김정일이 자신을 악의 화신으로 간주하는 미국 강경세력의 집중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초상화 제거 등을 지시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마틴 교수는 이어 “북한이 조금씩 외부의 정보에 노출되면서 김정일의 신격화가 더이상 효과를 거둘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김정일이 북한체제를 철저한 독재에서 태국이나 스웨덴과 같은 제한된 ‘군주국가’로 이전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드러난 정보, 너무 부족”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연구원과 국제경제연구소의 마르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은 “현재 북한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놀란드 연구원은 “김정일의 초상화가 제거된 것은 그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추측컨대, 북한 내부의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김정일이 자신에게 집중된 정치 권력을 분산해 책임도 분산시키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무부의 한반도 정책 담당자도 23일 한국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북한 내부에 어떤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북한에서는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종종 일어나므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 ■ “金 정상 활동… 권력갈등 안보여” 정부 당국은 최근 외신을 통해 잇따라 보도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철거 및 극존칭 생략설, 배지 탈착설 등에 대해 “북한 내부의 특이한 이상징후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같은 징후들이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북한 체제와 김정일 위원장의 우상화 및 독재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한 내부적인 조치로 파악하고 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25일 김정일 위원장의 ‘배지 탈착설’에 대해 “과거에는 고 김일성 주석의 배지만 달았지만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는 김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배지를 선별해서 달다가 최근에는 김 주석의 배지만 달고 있는 추세”라고 전제하면서 “그렇다고 김정일 위원장의 배지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북한 주요동향보고’에서 “북한은 김정일과 주요 간부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등 내부 이상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철거설에 대해 “최근 인민문화궁전 내 국제회의실과 만수대 의사당 등 일부 장소에서 이를 철거했다.”면서 “북한은 지난 1975년부터 고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 옆에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를 부착하고 있으며 1990년대 초부터 ‘외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공공시설에서는 김정일 초상화를 제거한다.’는 내부방침을 하달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를 계속 부착시켜 왔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 지도와 군부대 방문 등 공개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외국 고위 인사들의 북한 방문도 별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들어 ‘권력 내부 갈등설’을 일축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현재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위한 실무 접촉이 가동중이고 쌀과 비료를 북한에 지원하기 위한 남북경제협력추진위 차원의 문서 교환도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북한 내부의 이상징후설이 ‘반체제적’ 움직임과 연관성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개인숭배 증오심 해소 대내외 정치위상 강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국에서는 최근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김정일 초상화 철거’나 ‘김정일 배지 생산중단’ 등을 정치적 변동이 아닌, 개인 우상숭배 약화나 후퇴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 당국은 그동안 외신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북한내 ‘권력 변동설’에 대해 공식으로 부인했다. ●“北 체제이상 징후 없어”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정치적 상황은 안정돼 있어 큰 일이 났다고 추측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권력 이상설을 일축했다. 우다웨이 부부장은 오히려 북한 지도부의 적극적인 경제개혁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중국 언론들이나 외교가의 분위기는 북한 내부의 미묘한 움직임을 국제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간지 궈지자이센(國際在線)은 최근 외신들이 제기하는 초상화 철거 등의 사례를 전하면서 “김정일 자신이 개인숭배를 자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제,“개인숭배가 국제적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을 김 위원장이 이미 감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북한은 유교국가이고 겸손을 중시하는 나라”라고 전제,‘경애하는‘ 등의 호칭 생략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신의 초상화 철거가 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달리 부자 상속을 하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라는 새로운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초상화와 배지 제거는 주민들에게 아버지(김일성)에 대한 김 위원장의 효심을 강조하고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 효과도 거두려는 조치”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홍콩 언론들은 여전히 ‘정치 변동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콩 펑황(鳳凰) 위성TV는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 소식을 전하는 시간이 과거보다 짧아졌고 평양 시내에서는 차량과 행인에 대한 검문검색이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이 TV는 북한에서 이러한 현상은 커다란 정치상황 변화시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개인 우상화 불만 확산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 철거나 경칭 생략 등은 북한 주민들의 비판·공격 목표에서 벗어나려는 책략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의 ‘우상숭배’가 오히려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일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하고 공격의 목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이미지 전술이라는 것이다. 봉황TV의 자매지인 펑황즈쉰(鳳凰咨詢)은 북한 핵문제와 인권문제 등으로 국제적으로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 김정일은 국제적 조롱거리로 전락한 자신의 우상 숭배를 가능하면 빨리 마감하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지도부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불신감을 이번 우상숭배 약화로 희석하려는, 다목적 효과를 노린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의 한 외교소식통은 “핵무기와 탈북자 문제가 악화되면서 중국은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일부에서는 우상숭배에 열중하고 있는 김정일 통치의 한계를 노골적으로 말하는 분위기”라며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정일이 중국 지도부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을 낮추는 책략을 쓰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oilm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씁쓸한 금강산관광 6돌/김균미 국제부 차장

    지난 19일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았다.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 6주년을 맞아 금강산 현지에서 마련한 골프장 착공식과 기념식, 신계사 대웅전 낙성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현대가 지난 1998년 11월 18일 밤 동해항에서 금강산 관광선을 띄운 이후 해로와 육로로 금강산을 다녀온 국내·외 언론사 기자들이 한둘이 아니어서 금강산 출장은 전혀 새삼스러울 것도, 더 이상 관심을 끌지도 못한다. 하지만 아직도 금강산에 가보지 못했느냐는 주변의 시큰둥한 반응과는 달리 이번 금강산행은 여러 면에서 직업적인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달 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외신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북한 핵과 탈북자 문제 등 북한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16일부터 외신들이 북한의 공공장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철거되고 극존칭이 생략되고 있다며 북한 권력 내부의 이상조짐 가능성을 잇따라 제기하고 나선 것도 주목할 만했다. 또 6년동안 한국 관광객들을 접한 북한 현지인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1박2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같은 궁금증들이 하나라도 풀릴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19일 ‘출국수속’을 밟았다. 방북 절차가 간소화돼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만으로 수속을 마쳤다. 현지 여성 관광안내원은 이날 금강산 관광 전용도로가 개통돼 우리가 첫 이용객이라고 했다. 전용도로 개통으로 북측 입국사무소까지는 5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도로 양측에는 한국 관광객들의 통행이 허용된 연두색 철책이 길게 세워져 있었다. 금강산 지역인 고성군 온정리 마을을 지날 때 차창 너머로 김일성 주석의 대형 사진만 걸려있는 모습이 잡혔다. 관광안내원은 최근 김 주석의 사진과 함께 걸려있던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이 내려졌다고 했다. 북측이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관광특구내 숙소와 온천장, 등산로 입구에 이르는 길들이 최근에 포장됐다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천선대와 상팔담 등산로 곳곳의 절벽에 새겨져 있는 김일성·김정일 찬양문구의 붉은 칠들은 거의 대부분 벗겨져 있었다. 이것도 최근 몇달새 일이라고 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거부감을 들어 현대아산측이 요구한 것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다. 하지만 앞서 등산길에서 만난 북한측 여성 안내원은 개인적인 대화는 일체 피했다. 금강산 관광특구 내까지 이어져있는 연두색 철책은 관광객과 일반 북한 주민들과의 직접 접촉을 철저히 차단했다. 매일 평균 1000여명의 한국인 관광객들은 ‘꿈에 그리던’ 금강산을 올라본다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아산측은 특구내에 골프장 2개를 착공한 데 이어 인근에 눈썰매장 공사도 한창이었다. 스키장과 수상레포츠, 쇼핑센터를 갖춘 국제적 레저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사업이 아닌 남북교류의 물꼬를 튼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때문에 특구내에 빠르면 연내에 이산가족면회소를 착공할 수 있다는 소식은 의미가 크다. 19일 현재 금강산을 다녀간 한국인은 83만 9000명. 올겨울 정부의 경비지원으로 교사와 학생 2만여명이 이곳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관광지내 휴게소와 레저단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온정각과 금강산특구 개발 청사진을 보면서 기대보다는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가 없었다. 더구나 북핵 등 외부 정세에 따라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게 남북교류의 현주소인 까닭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김균미 국제부 차장 kmkim@seoul.co.kr
  • 지금 공연계는 장르파괴중

    지금 공연계는 장르파괴중

    겨울을 알리는 무대의 전령,‘호두까기인형’이 찾아왔다.‘호두까기인형’하면 누구나 발레를 떠올리기 마련. 올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 발레시어터 등 3개 발레단이 앞다투어 작품을 내놓는다. 발레리나들의 행진이 펼쳐지는 한켠에서 국산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이 첫발을 내딛는다.E T A 호프만의 원작 동화 ‘호두까기인형’은 지난 5월 영국 안무가 매튜 본이 댄스 뮤지컬로 만든 것까지 합하면 올 한해 가장 많이 변주된 단골 소재가 아닌가 싶다. 이렇듯 한 작품이 여러 장르에서 ‘재활용’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베르디의 오페라로 유명한 ‘아이다’도 작곡가 팀 라이스와 가수 엘튼 존에 의해 디즈니식 가족 뮤지컬로 탈바꿈중이다. 내년 한국 상연을 앞두고 있다. 영화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뮤지컬 황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이 새달 스크린에서 부활하고, 스웨덴 출신의 걸출한 뮤지션 아바의 명곡들을 엮어 만든 뮤지컬로,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맘마미아’도 곧 영화로 만날 수 있다. 물론 아무 작품이나 재활용되는 건 아니다. 탄탄한 작품성으로 경기 불황 등 외적 조건과 상관없이 꾸준하게 먹히는 고전 또는 히트작들만이 그 영예를 얻을 수 있다. 웬만큼 해서는 원작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다는 우려도 있지만, 창작의 위험성을 손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유혹을 떨칠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한 뮤지컬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수입해서 팔아먹을 브로드웨이산 뮤지컬이 바닥난 상황에서 익숙한 재료들을 갖다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흥행작들의 유명세에 기대는 이런 현상은 창작의 싹을 잘라버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전의 또 다른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선사하기도 한다. ■ 우유부단한 왕자… ‘호두까기인형’ 살짝 비틀어졌네 새달 11일부터 26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려질 가족뮤지컬 ‘호두까기인형’은 완전히 새로운 내용과 감각으로 다가간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고전으로 유명한 이 작품의 변주를 위해 국내 3대 공연기획사인 악어컴퍼니, 오디뮤지컬컴퍼니,PMC프로덕션이 의기투합했다. 원작과 그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에선 생쥐대왕을 물리친 주인공 소녀 마리와 호두까기인형이 소매 속으로 들어가 신비한 나라를 여행하다가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이 났다. 뮤지컬은 소매 속 여행 부분에 ‘확대경’을 들이댔다. 즉 호두까기왕자가 왕위를 수여받기 위해 왕국을 찾아 여정을 떠나는 내용이 뮤지컬 2막을 채우고 있는 것.‘말탄기사’와 같이 원작에 없는 인물이 여럿 등장하고, 호두까기인형, 마리, 드로셀마이어 등 주인공들의 캐릭터나 관계도 원작과 다르게 비틀었다. 원작에서 용맹스러운 왕자였던 호두까기인형은 뮤지컬에서는 겁 많고 우유부단한 인물로 나온다. 마리는 이런 호두까기인형을 이끌어 진정한 남자로 만드는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를 통해 동화적 상상력을 한껏 과시했던 박승걸씨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박씨는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은 여행과 모험을 통해 성숙하고 사랑을 깨닫는 한 편의 성장 러브스토리로 그려질 것”이라면서 “꿈과 환상이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데 현실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가족뮤지컬이지만 주인공들의 러브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성인 관객들까지 겨냥했다. 현대무용, 발레, 재즈가 녹아든 자유롭고 기발한 춤사위가 무대 위에서 펼쳐지며 이에 맞춰 26곡의 노래도 새롭게 창작됐다. 발레에 밀리지 않는 볼거리와 이야기를 듣는 재미까지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작곡 이경재, 공동극작·안무 조성주. 서영주, 김선동, 오진영, 김태한, 최인경 등 출연.5만원∼3만원.(02)764-876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서울발레시어터 3色 ‘호두까기…‘ 12월21∼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발레단 버전. 러시아에서 직접 제작한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와, 전막에 걸쳐 역동적이고 짜임새있게 배치된 안무가 특징이다. 인형 대신 어린이 무용수가 호두까기인형으로 출연해 깜찍한 춤을 선사한다.(02)587-6181. 유니버설발레단은 12월21일부터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키로프발레단 버전의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 섬세한 여성미와 아기자기한 작품구성이 매력. 오디션으로 선발한 어린이 50여명이 펼치는 앙증맞은 춤솜씨도 볼거리다. 러시아, 스페인, 중국 등 세계 각국의 화려한 민속춤과 아름다운 눈송이 요정들의 군무는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제격이다.1588-7890.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인형’은 발레단 상임 안무가인 제임스 전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만 그대로 두고 장소와 배경, 줄거리를 모두 바꿔 한국적으로 재창조한 작품. 고아원에 사는 남매가 꿈속에서 부모님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의 모던발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무대에 등장시키고, 안무에도 변화를 주는 등 지난해에 비해 볼거리를 보강했다.12월23∼25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02)3442-2633.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영화로 만나봐 최근 영화계에서도 인기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영화로 제작하는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 ‘시카고’가 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 주연, 롭 마셜 감독의 뮤지컬 영화로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아카데미상을 휩쓰는 등 흥행과 비평 모두를 만족시키며 뮤지컬 영화의 붐을 예고했다. 지난 추석 연휴 때는 비제의 오페라로 유명한 ‘카르멘’을 스페인의 비센테 아란다 감독이 영화로 선보여 국내에 개봉했다. 원작의 비극적인 드라마를 살리되 감각적이고 화려한 영상으로 승부하는 작품이었다. 새달에는 뮤지컬의 황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초호화 블록버스터 영화로 재탄생시킨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흥행 영화 감독인 조엘 슈마허가 메가폰을 잡아 19세기 오페라 하우스의 웅장하고도 화려한 무대를 그대로 재현해냈다. 원작 소설을 토대로 영화화된 적은 여러번 있지만 1986년에 초연된 뮤지컬의 인기에 힘을 입어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 그룹 아바의 노랫말을 엮어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도 곧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올해 초 국내에서 공연돼 선풍적 인기를 끌기도 했던 작품으로, 영화에서는 ‘러브 액츄얼리’의 키이라 나이틀리와 니콜 키드먼,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이 출연진 물망에 올라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대한항공 화물전략개발부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대한항공 화물전략개발부

    “국내 서비스기업 가운데 세계 ‘톱2’에 드는 기업은 우리가 유일합니다.”(김수연 과장) “‘미국 LA에 강아지를, 프랑스에 자전거를 보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문의 전화를 자주 받아요.”(김석민 대리) “해외 출장을 자주 가지만 공항만 머물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죠. 그러나 여름 휴가철은 한가합니다.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한달간 휴가를 가는 탓에 업무가 사실상 마비가 되거든요. 그렇다고 우리가 개점 휴업하는 것은 아닙니다.”(임태훈 차장) 화물전략개발부는 대한항공 화물사업의 ‘컨트롤 타워’이다. 중장기 마케팅 전략이 수립되고, 항공화물의 서비스 상품이 개발된다. 또 광고·홍보와 고객 지원 서비스도 병행한다. 그래서인지 사무실 분위기는 자유스러워 보이면서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송문호 부장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곳인 만큼 팀원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고 밝혔다. ●‘보졸레누보’ 수송 단가 일반화물 2배 화물전략개발부 직원들은 지난 3월 ‘연어 수송작전’에 착수, 틈새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노르웨이산 연어가 일본과 한국 등에서 꽤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신선한 연어를 수송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슬로∼인천 직항 노선이 필요했다. 그러나 인천에서 빈 화물기를 띄워야 하는 탓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것이 최대 난관. 이 때문에 일본 항공사들도 연어 운송에 뛰어드는 것을 꺼려했다. 그야말로 ‘사고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프로젝트였다. 화물전략개발부 직원들은 이를 ‘인천∼미국(주요 도시)∼노르웨이(오슬로)∼인천∼일본(주요 도시)’ 노선으로 해결했다. 이럴 경우 ‘내리고 싣고’가 반복되면서 빈 화물기를 띄울 필요가 없어진다. 결과는 연간 1만 7000t 규모의 수요 가운데 대한항공이 50%인 8500t(화물기 85대 물량)을 수송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금액으로는 1200만달러어치다. 김 과장은 “마케팅 전략의 승리”라면서 “특히 연어는 부피가 작은 만큼 항공사 입장에서는 고부가가치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보졸레 누보’ 수송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지난 18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출시된 보졸레 누보는 항공수송이 필수. 그러나 많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화물기 확보가 선결 조건이었다. 화물전략개발부는 가용 가능한 비행기를 최대한 확보해 지난해의 2배 수준인 1340t의 보졸레 누보 수송 물량을 수주했다. 특별기 8편과 정기편 22편 등 총 30편을 동원했다. 김 대리는 “보졸레 누보는 수송 기간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대신 수송 단가는 높아 일반화물의 2배 수준에 이른다.”고 말했다. ●‘고객 만족을 위해 2등은 시끄럽다.’ 화물전략개발부는 국내 최초로 웹기반 고객지원 시스템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고객들이 실시간으로 홈페이지(cargo.ko reanair.co.kr)에서 화물 예약과 추적, 정산 등이 가능하다. 또 다양한 서비스 상품인 ▲이퀘이션(70㎏ 미만의 소형화물 특송서비스)▲이퀘이션-헤비(중·대형 화물)▲코히전(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화물)▲베리에이션(예술품 등 특별 처리가 필요한 화물)▲디멘션(표준화된 일반화물)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출발·도착 화물을 대상으로 항공수송의 신속함과 해상운송의 경제성이 결합된 ‘스카이 브리지’ 서비스도 하고 있다. ●2007년 화물 세계 1위 화물전략개발부 직원들은 2007년 세계 1위인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화물 항공사가 되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이들은 세계 최대 항공화물 동맹체인 ‘스카이팀 카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충남 상무가 스카이팀 카고의 의사결정 기관인 조정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2002년에는 항공운송업계 권위지인 ‘AT W’로부터 ‘올해의 화물항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세계 유수의 화물 항공사 직원 수가 평균 2000∼3000명인데 반해 대한항공 화물 부문 직원은 930명으로 1인당 생산성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해 화물사업 예상 매출은 2조 3000억원,2007년에는 매출 3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35%의 항공 화물 처리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주간 50회 이상의 태평양 노선을 운항 중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남북적십자 접촉 25일 재개

    북한은 19일 오는 25일부터 2박3일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을 위한 남북적십자 접촉을 갖자고 제의했다. 제의는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이 이세웅 대한적십자사 총재 직무대행에게 보내는 전화통지문을 통해 이뤄졌다. 접촉의 주체가 비정부기구이고, 이산가족 문제가 인도적 사업이기는 하지만 그간 현실적으로 남북관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북측의 제의가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남북간 공식 대화는 김일성 사망 10주기 조문 불허와 탈북자 대거 입국에 대한 북측의 반발로 지난 7월 이후 중단됐다. 남북은 지난 2003년 12월 5차 남북적십자회담에서 금강산에 콘도식 면회·숙박시설을 건설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는 지질조사를 둘러싼 남북간 이견으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김인철기자 ic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