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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전단 최악 상황 피했다

    대북전단 최악 상황 피했다

    보수단체의 공개적인 대북 전단 살포 계획은 일단 지역 주민과 진보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무위로 돌아갔지만 북한이 노리는 남남 갈등만 증폭시켜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 10일처럼 전단 살포를 놓고 남북한 군 당국이 총격을 주고받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전단’을 둘러싼 우리 사회 갈등이 향후 남북 대화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5일 대북전단날리기국민연합 회원 등 보수단체들이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 주차장에 도착하자 파주 주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이 차를 가로막고 전단 살포 추진에 격렬히 항의했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 회원들은 ‘종북좌익 척결’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섰지만 오후 6시까지 이를 날리지 못했다. 결국 김포 야산으로 자리를 옮긴 일부 단체가 어두워진 오후 7시 30분에 전단 2만장을 날려 보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고사총을 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감시 및 대비 태세를 강화했지만 북한은 무력 대응을 하지 않았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은 대남 위협을 수단으로 ‘남남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국론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오는 30일로 제안한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한 답변을 미룬 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경찰이 삐라를 저지하지 못할망정 진보단체를 막았다’고 비판해 우리 정부가 직접 이를 막지 않았다는 점을 여전히 문제 삼았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헌법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므로 민간 단체의 자율적인 대북 전단 살포를 제한할 법적 근거와 관련 규정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대북 전단 자체를 경찰이 막지 않고 충돌을 막는다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남북 간 2차 고위급 접촉이 성사돼도 전단 살포 문제로 인해 우리 정부가 최우선으로 여기는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상봉 정례화 논의가 진통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 나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졌지만 이달 내에 순조롭게 성사될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면서 “우리 정부가 대북 전단에 계속 방임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2차 고위급 접촉이 개최돼도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우리 문화와 함께한 ‘배’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우리 문화와 함께한 ‘배’

    배는 우리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과실이다. 상서로움과 희망, 건강, 지혜, 벼슬 등을 상징하는 과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배나무는 수령이 500년 정도로 길다고 알려져 있어 장수를 상징한다. 제사에서는 씨가 6개라 하여 6판서를 의미했다. 속담에서도 배는 귀중함, 좋은 것을 상징한다. ‘배 썩은 것은 딸 주고, 밤 썩은 것은 며느리 준다’(내 자식을 남보다 아낀다), ‘배먹고 이 닦기’(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득을 얻음) 등의 다양한 속담이 전해진다. 배나무는 궁궐이나 사찰 등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구성하는 경관 나무였다. 경복궁에서 왕비가 거처하던 교태전 후원의 아미산에는 600년 수령의 돌배나무가 있어 왕과 왕비의 번성과 안녕을 기원했다. 전북 진안 마이산 은수사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 386호), 경북 울진 쌍전리 산돌배나무(408호), 전북 정읍 두월리 청실배나무(497호), 경북 영양 무창리 산돌배나무(519호) 등은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배꽃이 피는 4월에는 전남 나주, 울산 등지에서 배꽃축제가 열린다. 음악회 등 가족 단위 문화 활동을 통해 관광 활성화에 활용하고 있다. 가을에는 천안 성환, 치악산, 울산, 나주 등에서 배 축제를 개최한다. 농촌진흥청이 손꼽는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배 5선’은 한아름, 황금배, 화산, 만풍배, 추황배 등이다. 한아름은 무더위를 식혀주는 대표적인 여름배다. 8월 중순에 수확되며 아담한 크기에 육질이 아삭하고 과즙이 풍부하다. 황금배는 여름 햇살에 영근 황금색에 깔끔한 맛으로 가을의 청명함을 선사하는 배다. 9월 중순에 수확되며 육질이 아삭하고 산 성분도 가미돼 있는 게 특징이다. 화산은 크기에 상관없이 뛰어난 맛으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가을철 과일의 대표 주자다. 신맛 없이 달콤한 게 매력 포인트다. 이른 추석에 선물용으로 주로 팔린다. 만풍배는 거친 외모보다 뛰어난 맛으로 소비자를 매료시킨 천하일미 배로 평가받는다. 최고급 선물용 배로 각광받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에서 국무총리상까지 받았다. 부드러운 육질에 풍부한 과즙이 일품이다. 추황배는 단맛과 신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육질이 아삭하고 맛이 깔끔한 편이다. 오래 저장해도 막 수확한 배처럼 맛이 변함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배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껍질째 먹어보자. 껍질에 함유된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기능성 성분은 배 4개의 과육에 포함된 성분의 양과 비슷하다. 껍질째 먹는 배는 스위트스킨, 한아름, 황금배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옌볜에서 생산되는 ‘사과배’는 중국 조선족 동포의 자부심으로 손꼽힌다. 일제강점기의 탄압을 피해 룽징으로 이주한 최창호 선생에 의해 탄생했다. 사과배는 황무지를 개척해 정착한 조선족의 고난과 극복의 역사가 투영돼 있다. 중국 야생돌배에 함경남도 북청의 토종배를 접붙여 육성한 품종이다. 해외 수출은 물론 중국인민대회당의 국가연회석에도 오른다.
  • 부부싸움 자주하면 살찐다 (연구)

    부부싸움 자주하면 살찐다 (연구)

    평소 배우자와 다툼이 잦으면 살이 찌기 쉽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 연구진은 배우자와의 갈등이 유발되는 특정 심리적 작용이 체내 열량 소모량을 줄여 살이 찌기 쉬워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24~61세 사이 결혼 3년 차 이상 부부 43명을 모집, 배우자 간 유발되는 심리적 갈등이 체내 열량 소모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 했다. 먼저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결혼 만족도, 과거 심리적 우울 증상에 대한 광범위한 설문 조사를 수행했다. 해당 설문조사 시간 동안,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계란, 칠면조 고기, 비스킷 등으로 구성된 식단을 제공했다. 이는 지방 60g, 총 열량 930 칼로리로 일반 패스트푸드에서 파는 햄버거 세트 열량과 같았다. 약 2시간 경과 후, 연구진은 해당 부부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주제를 제시한 뒤 이에 대한 논쟁을 하도록 유도했다. 참고로 연구진은 돈, 의사소통, 친인척 관계 등 평소 부부들이 민감해하는 주제를 주로 선정해 제시했다. 부부들이 격론을 벌일 때, 연구진들은 방을 빠져나와 외부에서 이를 비디오카메라로 지켜보며 부부간의 심리적 학대, 고통, 적대감, 상호작용 정도를 분류 및 분석했다. 또한 실험 참가자들이 위치한 방 내부의 산소 및 이산화탄소 농도, 참가자들의 열량 소모량 및 혈액샘플을 수집했다. 해당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심리적 갈등과 다툼이 잦은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시간 당 체내에서 31칼로리가 덜 소모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인슐린 수치도 평균보다 12% 높았다. 일반적으로 높은 인슐린 수치는 체내 지방이 축적되고 있다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다른 이들에 비해 체중 증가 확률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연구진은 “만성적 스트레스를 비롯한 심리적 우울함이 비만을 비롯한 건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연구결과”라며 “특히 오랜 시간 두 사람이 함께해야하는 결혼 생활에서 서로 간의 적대감과 갈등이 커질수록 우울증이 심화되고 이것이 체내 신진 대사 작용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녀 간의 갈등이 몸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이전에도 있었다. 최근 미 정부 산하 의료기관 VA 그레이터 로스앤젤레스 헬스케어시스템(VA Greater Los Angeles Healthcare System) 연구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인·부부 간의 다툼이 심해지면 심장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당시 실험 결과를 보면, 정서적 친밀도가 높지 않은 부부는 친밀한 부부에 비해 경동맥 두께가 더욱 두꺼운 것으로 확인됐다. 경동맥은 머리, 뇌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액통로로 해당 기관이 두꺼워지면 뇌졸중, 심장마비와 같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해당 실험으로 측정된 데이터에 따르면, 서로 사이가 좋지 않고 정서적 친밀도가 떨어지는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심장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8.5%나 높게 나왔다. 이에 관해 전문가들은 부부, 연인관계에서 맺어지는 심리적 상호작용이 건강과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고연비·파워·친환경… 수입 디젤 하이브리드카 무서운 질주

    고연비·파워·친환경… 수입 디젤 하이브리드카 무서운 질주

    수입차 100만대 시대가 열렸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100만 4665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1987년 이후 27년 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시장에 불어닥친 디젤 인기를 타고 우리 국민들의 수입차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뒤늦게 국내 완성차업체가 디젤 승용차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수입차 브랜드는 디자인과 친환경 기술력을 앞세워 우위를 점하는 실정이다. 실제 국내 자동차 기술은 휘발유 차 부문에선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경유나 하이브리드 차의 경우 글로벌 선도 업체보다 뒤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부에선 국내 완성차업계의 클린 디젤 기술력은 유럽의 60% 수준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 걸음 더 도약하기 위해 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클린 디젤과 하이브리드 등 고연비·친환경 기술로 무장한 채 한국 시장 확대를 노리는 수입 신차들을 짚어 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BMW 쿠페형 SUV X4 잘빠진 스포츠 쿠페 같은 몸매 자랑 큰 덩치에 차체가 높은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사실 날렵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SUV는 짐을 실을 자리도, 실내 공간도 여유로워 가족용 차량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스포츠카 같은 멋스러움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BMW가 출시한 쿠페형 SUV X4는 마치 잘빠진 스포츠 쿠페 같은 몸매를 자랑한다. 실제 지붕 라인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영락없는 정통 스포츠 쿠페다. 차체 높이가 운전자 위치에서 최고점에 도달한 뒤 트렁크 도어까지 부드럽게 급강하한다. 기존에 없던 라인업으로 초기부터 기존 SUV에 날렵한 쿠페형 디자인을 가미한다는 목표로 제작된 덕이다. 기본 뼈대는 X3와 같지만 전체 이미지는 오히려 SUV 최고 사양인 X6에 더 가깝다. 도로에서 마주친 모습은 더 남다르다. X3에 비해 36㎜가량 차체를 낮게 제작해 주행 모습을 보면 노면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내부 역시 운전자가 스포츠카를 모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운전석과 뒷자리의 위치도 X3보다 각각 20㎜와 28㎜를 낮췄다. BMW 뉴 X4에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기술을 적용한 신형 엔진을 장착했다. 이 기술은 밸브제어와 연료분사, 터보차저까지 하나로 묶어 제어해 연비를 높였다. 디젤 엔진에서 흔히 발생하는 터보랙(가속반응이 뒤늦게 나타나는 현상)도 찾아보기 힘들다. 2.0ℓ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된 20d모델은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0.8㎏·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8.0초다. 3.0ℓ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을 얹은 30d는 최고 출력 258마력, 최대 토크 57.1㎏·m,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5.8초다. 도로 상황에 따라 앞·뒷바퀴에 적당한 구동력을 분배해 주는 X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됐다. 보통 때는 앞뒤 40대60의 구동력을 배분하지만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100대0에서 0대100까지 자유롭게 변한다. 이 같은 지능형 4륜구동 시스템은 눈길·빗길·커브길 등 불안한 도로 상황에서 초보자도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게 만든다. SUV의 약점인 롤링(차체가 좌우로 기울어지는 현상)도 현저히 줄였다. 복합연비는 X4 20d가 13.5km/ℓ, 30d가 12.2km/ℓ다. 각각 가격은 7020만원과 8690만원이다. 렉서스 SUV NX300h 눈·빗길 만나면 앞뒤 4륜구동 변신 렉서스는 디젤이 독주하는 한국 시장에서 고집스러울 만큼 하이브리드차로 승부를 건다. 하이브리드 기술력에 있어선 최고임을 자부하는 일본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하반기 기대를 거는 모델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인 렉서스 최초의 콤팩트 크로스오버 SUV NX300h다. 2.5ℓ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한 동력에 무단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152마력, 최대 21.0㎏·m의 토크를 발휘한다. 렉서스의 4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이 앞바퀴를, 모터가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인데, 이는 RX에 이미 적용된 바 있다. 가변식 4륜구동 시스템인 E-포(four)로 앞뒤 구동력을 스스로 조절한다. 평소에는 전륜구동이지만 빗길이나 눈길 등을 만나면 앞뒤 바퀴의 구동력이 5대5로 바뀐다. 조용한 차의 대명사인 렉서스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장착한 만큼 정숙성은 최고다. 렉서스가 개발한 노면 진동 미세 제어장치는 노면 상태의 변화를 감지해 구동용 모터의 힘을 세밀하게 제어한다. 덕분에 갑작스레 과속방지턱이나 웅덩이 등을 만나더라도 충격은 덜하다. 차체에 비해 실내 공간은 넓은 편이다. 뒷좌석은 어른이 편하게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롭고 트렁크엔 골프백 4개가 나란히 들어간다. 또 6대4로 분할이 가능한 접이식 뒷좌석은 운전석이나 트렁크에서 버튼 하나만 눌러 전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다. NX시리즈는 2009년부터 ‘프리미엄급의 역동적인 도심형 차’를 만든다는 콘셉트를 갖고 개발됐다. 디자인은 차세대 렉서스 특유의 모래시계 모양 그릴과 독립형 헤드램프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완성했다. 인테리어는 가죽과 금속의 조화를 통해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일본차다운 첨단 기능과 섬세함도 지녔다.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등을 버튼이 아닌 터치패드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이블 연결 없이 스마트폰을 무선 충전할 수 있다. 후진 시 레이더를 사용해 사각지대를 감지하는 후·측방경고 시스템과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도 장착했다. 국내 출시 모델은 두 가지로 수프림은 5680만원, 이그제큐티브는 6380만원이다. 벤츠 더 뉴 C220 CDI 블루텍 질소산화물 80% 제거 친환경 장점 수입차업계 부동의 1위인 BMW가 지난달 월 판매 대수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 배경에는 지난 8월 출시 이후 효자 노릇을 하는 벤츠 ‘더 뉴 C220 CDI 블루텍 시리즈’의 공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경쟁사의 520D가 주춤하는 동안 C220 블루텍은 한 달간 342대가 판매됐다. 벤츠는 블루텍이란 신기술을 이용해 기존 디젤 엔진(CDI)의 성능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효율성을 높인 친환경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블루텍이란 배출가스 중 질소산화물(NOx)을 80%가량 없애는 친환경 디젤 기술이다. 기존 산화 촉매 컨버터와 DPF(입자상 물질 제거 필터)를 이용한 기술 외에 2가지 종류(흡장 환원 촉매법과 선택적 촉매 환원법)의 배기가스 정화장치를 추가로 채택했다. C220 블루텍 익스클루시브는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40.8㎏·m라는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233㎞/h,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7.4초다. 잘 달리는 차지만 복합연비는 17.4㎞/ℓ로 이전 모델에 비해 11%가량 향상시켰다. 즉각적인 응답성이 장점인 7단 자동변속기(7G 트로닉 플러스)와 직렬 4기통 터보차저가 적용돼 빠른 가속력과 편안한 승차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 중저속서 가속 탁월… 잘 달리는 차 시로코는 ‘엉덩이가 예쁜 차’로 통한다. 작지만 글래머러스한 뒤태로 거리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선 유독 골프의 아성에 가려 비교적 저조한 판매고(2012년 출시 이후 881대)를 올렸다. 하지만 시로코는 전 세계 스포츠 쿠페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차다. 1974년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에 의해 탄생한 이후 40년 넘게 장수한 스포츠 해치백의 원조이기도 하다. 사실 시로코를 튀는 디자인으로만 평가하면 이 차의 가치를 절반 정도만 보는 거다. 자동차 마니아 사이에서 시로코는 골프 GTI와 함께 저렴한 가격에 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차로 꼽힌다. 폭스바겐은 이달 초 신형 시로코 R라인을 출시했다. R라인은 폭스바겐이 기존 모델에 개성 있는 디자인 등을 더해 만든 일종의 한정 생산 모델이다. R라인 시로코에는 7세대 골프 GTD에 장착된 184마력 2.0 TDI 엔진이 달려 있다. 기존 모델에 비해 14마력이 높다. 반면 최고 출력이 나오는 대역은 낮다. 기존 모델은 4200rpm에서 최고 출력을 냈지만 R라인 시로코는 3500~4000rpm에서 최고 출력을 뽑아낸다. 그만큼 편안히 가속페달을 밟아도 강력한 성능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38.7kg·m에 달하는 최대 토크 역시 1750~3250rpm이란 넓은 영역에서 나와 중저속에서 탁월한 가속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에 이르는 시간 역시 7.5초로 기존 모델보다 0.4초나 앞당겼다. 안전 최고 속도는 228㎞/h. 가격 대비 달리기 성능으로 따진다면 동급의 차종 중 가장 앞선다. 연비는 ℓ당 14.8㎞,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33g/㎞에 불과해 우수한 성적으로 유로6 기준을 통과했다. ‘사하라 사막에서 지중해로 부는 뜨거운 바람’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디자인이 주는 인상은 강렬하다. 시로코는 앞·뒷바퀴와 차폭이 각각 1569㎜와 1575㎜로 다르다. 엉덩이 모습이 튀어 보이는 효과와 동시에 넓은 후륜이 최상의 주행 안정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소형과 같은 외모에도 18인치 타이어를 기본 장착한 것 역시 이 차가 ‘달리기 위한 차’라는 것을 대변해 준다. 달리기 성능만큼 각종 안전장치도 눈에 띈다. 언덕 밀림 방지 시스템, 6개의 에어백, 목뼈 손상 방지를 위한 목받침, 미끄럼 방지 조절장치(ASR) 등을 적용했다. 판매가격은 4300만원이다. 닛산 기대주 캐시카이 중저속 구간 많은 한국 도로에 최적 캐시카이(Qashqai)는 한국닛산의 기대주다. 독일 디젤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한국 시장에서 캐시카우(Cash Cow)역할을 해 줄 것으로 닛산 측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7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200만대 이상 팔려 나간 밀리언셀러다. 비(非)유럽 브랜드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유럽 시장 SUV 부문 1위에 오른 차라는 점도 큰 기대를 낳는다. 출시 전 한국 내 인기도 만만치 않아 지난달 15일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400여대를 돌파하는 등 매주 100여명의 고객이 예약했다. 디젤 시장의 최대 격전지라 불리는 유럽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차인 만큼 디젤 인기가 거센 한국에서도 자신 있다는 게 닛산의 판단이다. 캐시카이는 기획 단계부터 유럽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췄다. ‘닛산 디자인 유럽’과 ‘테크니컬 센터 유럽’에서 각각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담당했다. 생산도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 이뤄진다. 캐시카이에 장착한 1.6ℓ 터보 디젤 엔진은 1750rpm이라는 낮은 영역에서 최대 토크인 32.6㎏·m(1750rpm)를 뿜어낸다. 중저속 구간이 많은 한국의 도심 주행 환경에서 강점이 있다. 닛산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무단변속기 ‘엑스트로닉 CVT’를 조합해 빠른 반응 속도를 이끌어 낸다. 소형 SUV지만 널찍하고 편안한 실내 공간도 자랑이다. 2645㎜의 축간거리는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기술력을 자랑하는 닛산의 첨단 기술도 대거 탑재했다. 캐시카이는 동급 최초로 전방 비상 브레이크와 차선 이탈 경고, 사각지대 경고, 운전자 주의 경보 시스템을 장착했다. 이동물체를 감지하는 기능이 적용된 어라운드 뷰 모니터와 주차보조 장치는 주차 공간이 협소한 국내 환경에 적합하다. 국내 시장에서 총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며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 가격대는 3200만~3900만원으로 비교적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내년 출시 재규어 세단 XE 고효율 친환경 인제니움 엔진 장착 내년 글로벌 출시 예정인 재규어의 스포츠 세단 XE는 고효율 친환경 디젤 엔진인 인제니움을 장착했다. 경량화와 마찰력 감소 등을 통해 재규어는 1ℓ로 약 32㎞(유럽연비 기준)의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연비를 실현했다. 두 종류로 제작된 2.0ℓ 4기통 디젤 엔진의 최고 출력은 각각 163마력과 180마력. 가속력의 척도인 최대 토크는 38.7kg·m, 43.9kg·m이다. 인제니움은 재규어·랜드로버 최초의 자체 제작 엔진으로 320만㎞가 넘는 주행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검증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이안 칼럼이 디자인을 총괄한 XE는 공기 역학 설계와 경량 소재인 알루미늄 차체(모노코크 구조)가 쓰여 재규어 역대 세단 중 가장 가볍다. 시각적으로 무게중심을 뒷바퀴 쪽에 실어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재규어는 “새 엔진은 정교한 배기가스 재순환 시스템과 후처리 기술을 통합해 유로6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만족한다”면서 “연소실 온도를 낮추는 저압 배기가스 재순환 시스템(EGR)과 촉매 환원(SCR) 기술을 적용해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역시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디젤 모델을 중심으로 내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 끊어진 48번 국도 맴도는 이산자들의 눈물과 희망

    끊어진 48번 국도 맴도는 이산자들의 눈물과 희망

    올해는 한국전쟁이 휴전되고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갈린 지 61년째 되는 해다. 15일 밤 7시에 방송되는 아리랑 프라임의 ‘이산자’는 고향을 가슴에 묻으며 죽음을 기다리는 우리 시대 마지막 남은 이산자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시인이자 평론가 김갑수와 음악 감독 이정욱이 통한의 현대사를 기록하는 구술채록자로 길을 나선다. 한국전쟁 당시 북쪽 주민의 피란길이었던 48번 국도를 떠나지 못하는 이산자, 그리고 그 시절 피란민이 지금껏 살고 있는 마을을 찾아간다.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질 눈물 어린 이산자들의 사연, 그 비극의 역사를 ‘문학’과 ‘음악’으로 기록한다. 48번국도의 중간지점 김포에는 실향민의 한이 높은 봉우리로 솟아있는 애기봉이 있다. 한 해 20만명이 넘는 실향민이 올라와 눈물짓는 이곳에서, 경기 김포시 군하리에 터를 잡아 살고 있는 실향민 부부 목성균(88)·정정임(86)씨를 만났다. 매년 추석이면 망향제를 지내기 위해 나이든 몸과 성치 않은 다리를 이끌고 산을 오르는 실향민 부부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북녘 바로 앞에서 끊겨버린 48번 국도의 끝에서 그리운 ‘어머니’를 외치는 늙은 목소리가 들린다. 황해도 벽성 출신 화가 이동표 (83) 화백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초혼제를 치르기 위해 직접 그린 어머니의 영정을 태우고 있었다. 평생 고향을 모티프로 작품 활동을 해온 이 화백. 수백 장의 크고 작은 캔버스 위에는 한국전쟁의 처참함과 통일에 대한 열망이 형상화돼 있다. 이 화백은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반드시 통일될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48번 국도의 끝에서 끝나지 않은 이산자의 희망을 기록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사진전] 살가두 생애 마지막 기획 ‘창세기 프로젝트’ 개막

    [사진전] 살가두 생애 마지막 기획 ‘창세기 프로젝트’ 개막

    “제 사진을 보러 온 사람과 본 뒤 나가는 사람이 같은 사람이 아니길 바랍니다.” 이런 멋진 말을 남긴 브라질 출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70)가 생애 마지막으로 기획한 ‘창세기’ 프로젝트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3개월 전시의 막을 올린다.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싱가포르를 돌며 각광을 받은 전시회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개관 행사를 연 뒤 16일부터 본격적으로 관람객을 맞아 내년 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15일은 특별히 무료 입장 이벤트를 벌인다. 대표작 ‘The Workers’ ‘Migration’ 등에서 세계 곳곳의 난민과 빈곤 계층의 불행과 고뇌를 통해 인간의 한계와 극한에서의 강렬한 전율을 느끼게 했던 살가두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2004년부터 8년 동안 갈라파고스, 알래스카, 칠레의 사헬사막 등 120여개국을 돌며 기록한 이 푸른별의 가장 순수하고도 웅장한 모습을 담은 작품 245점과 3D 제작물, 살가두의 소품들로 채워진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살가두는 기생충을 막기 위해 수염과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 버렸으며, 안면 신경마비 증상 또한 이겨낸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피사체를 온전하게 앵글에 담기 위해 끈질기게 기다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살가두는 사진작가로서 사회적 이슈와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사진으로 전달했으며, 직접 복원 운동을 이끄는 환경주의자로도 이름 높다. 황폐해진 고향 땅에서 ‘인스티튜토 테라’ 캠페인을 벌여 나무 200만 그루를 심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게 했고 숲에서 하루 1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해결하도록 노력했다. 또 2001년부터 13년 동안 유니세프 특별대사로 일하며 국경없는 의사회, 말라리아 박멸 프로그램, 기아 탈출 프로그램 등과 협력해 일하기도 했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둘째 아들을 끔찍히 사랑하고 헌신하는 부모로서 건축가 및 큐레이터로 일하는 부인을 완벽하게 외조하는 가족애로도 감동을 전한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해외여행 | 실크로드를 따라 1,200km를 달리다

    해외여행 | 실크로드를 따라 1,200km를 달리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가슴 한 켠에 품고 있을 실크로드. 동양과 서양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용광로 같던 그곳. 건조한 바람만이 퍽퍽하게 불어대는 길을 낙타에 비단을 싣고 한 걸음씩 나아갔을 대상들. 그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실크로드’는 1877년 독일의 리히트호펜이라는 지리학자가 비단이 오갔던 곳이라 하여 붙인 이름. 실크로드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이 길을 통해 오간 것은 비단뿐만이 아니다. 각종 물품과 보석, 불교와 이슬람교가 그 길을 통해 흘러가고 흘러들어왔다. 기원전 한무제 때 장건이 사신으로 서역에 다녀온 후 길이 트이기 시작한 실크로드는 세계무역의 중심지였다. 아름다움만큼 약탈 경쟁으로 인한 아픔을 품고 있는 실크로드. 굽이굽이 내려오고 있는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사람들을 만나며 실크로드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 보자. ●황허의 도시,란저우에서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으로 황토색이 지배하는 간쑤성의 성도 중국 지도를 펼쳐 보면 한가운데에 ‘란저우蘭州’라는 지명이 있다. 이번 실크로드 여행의 출발점은 란저우. 1,400여 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란저우는 실크로드 문화유산이 풍부한 간쑤성의 성도로 교통과 문화, 역사, 경제의 중심지다. 칭하이성에서 발원한 황허가 처음 만나는 대도시로 중국인들이 ‘어머니의 젖줄’이라는 황허가 도시 가운데를 유유히 관통하고 있다. 그래서 란저우에 가면 어디에서든 황토색이 눈에 들어온다. 란저우 시민들과 여행자들은 시내에 있는 물레방아 공원에서 유유히 산책을 하며 황허를 만난다. 란저우를 황토색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황허뿐만이 아니다. 희토류를 비롯한 35종류의 광물이 매장되어 있는 누런 산들이 란저우를 둘러싸고 있다. 황토색 물에 황토색 산, 란저우에 가면 세상이 온통 황토색으로 이루어진 것만 같다. 실크로드의 문화유산이 가득 모여 있는 간쑤성 박물관과 함께 란저우에서 손꼽히는 것 중 하나는 란저우 라멘이다. 중국 다른 지방에 가도 ‘란저우 라멘’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음식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고기를 곁들인 란저우 라멘의 맛은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네 입맛에도 잘 맞는다. 란저우에서 나와 허시후이랑河西走廊을 따라 달린다. ‘허’는 황허를 뜻하는 단어로 허시후이랑은 황허강 서쪽의 긴 복도라는 뜻이다. 한쪽에는 평균 해발 4,000m의 치렌산맥이, 또 다른 한쪽에는 황무지 같은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900km 길이에 폭은 40~100km. 실크로드 상인들은 이 좁고 긴 평지를 따라 비단을 나르고 전쟁을 하고 오아시스를 찾았을 것이다. 일직선으로 뻗은 허시후이랑에는 허시사군으로 불리는 우웨이, 장예, 주취안, 둔황 같은 오아시스 도시들이 이어져 있다. 먼지를 풀풀 내며 달리고 또 달려도 창밖의 풍경은 변하지 않고 사막은 건조하기 이를 데 없다. 버스를 타고 있는데도 온몸이 사막으로 변해 가는데, 그 옛날 대상隊商들은 어떠했을까. 이곳을 말과 낙타를 타고 지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절로 머리가 조아려진다. 자연이 그린 수채화 허시후이랑을 따라가다가 장예를 만난다. 장예는 란저우에서 510km 떨어진 도시로 마르코폴로가 1년간 머물렀던 곳이다. 장예에서 꼭 가 봐야 할 곳은 자연이 만든 예술품인 치차이산七彩山. 어떻게 흙에서 저런 색이 날까 의문이 들 정도로 빨간색과 노란색이 섞여 오묘한 빛을 내는 산들이 펼쳐져 있다. 정식명칭은 ‘장예단하국가지질공원’으로 ‘단하’는 붉은 노을을 의미한다. 오랜 세월 동안 풍화와 퇴적작용으로 만들어진 치차이산은 계곡을 따라 510km나 이어져 있다. 전체 공원은 4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구역마다 조금씩 다른 맛을 보여 준다. 희게 보이는 곳은 소금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 넓은 곳이 과거에 바다였다는 설도 있다. 치차이산의 아름다움에 반해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산에서 뿜어내는 색을 가지고 주름치마를 만들어 입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자연의 색이다. 비가 오면 색이 진해져 더 아름답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장예를 찾은 날은 구름만 가득했다. 곽거병의 술샘 치차이산의 감동을 안고 서쪽으로 가다 보니 유인 우주선 발사기지가 있는 주취안酒泉에 닿는다. 주취안이라는 지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무제가 전쟁에 승리한 곽거병 장군에게 승리의 선물로 술을 한 병 내렸는데 곽거병 장군은 이 술을 혼자 마실 수 없다며 앞에 있는 샘에 술을 부어 부하들과 함께 마셨다는 것. 이 정도의 리더십은 있어야 실크로드에서 장군이 될 수 있는 것이었을까. 곽거병 장군이 술을 부은 샘이 있는 곳이라 도시 이름이 주취안이 되었고 주취안에 가는 대부분의 사람이 꼭 들르는 곳이 그 샘이다. 둔황을 향해 허시후이랑을 따라 부지런히 또 달린다. 이번에 나타난 곳은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이다. 웅장하고 장엄하다. 자위관은 서역의 침입에 대비해서 1372년 명나라 때 만든 것으로 높이 10m, 둘레 733m의 거대한 성이다. 자위관의 크기만으로 서역의 군사들이 겁을 먹지 않았을까. 자위관에는 적의 동태를 살피는 3개의 망루가 있으며 박물관에서는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실크로드의 꽃,둔황 세계 불교 미술의 보고 둔황의 백미는 모가오쿠다. 과거 실크로드를 오가는 이들은 거친 땅과 예측할 수 없는 기후, 적들의 침략 속에서 항상 불안했다. 그들은 무사안녕을 빌기 위해 석굴을 파고 그 안에 불상을 세웠다. 그리고 벽화를 그려 넣었다. 그렇게 1,000년 동안 무려 1.7km에 달하는 깎아지른 절벽에 735개의 석굴이 만들어졌다. 석굴 하나는 절 하나와 마찬가지. 735개의 사찰이 아파트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다고 상상해 보자. 처음 석굴에 들어가 벽화를 보았을 때 소름이 돋고 전율이 흘렀다. 모가오쿠가 처음 생긴 것은 16국 시대인 366년. 낙준이라는 승려가 석산 위에 나타난 부처의 상을 보고 만든 것이 시작이다. 이후 14세기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수많은 승려와 조각가가 석굴을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석굴 안의 불상과 벽화에는 당시의 생활상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놀랍게도 건조한 기후와 빛이 들어가지 않은 굴 속에 자리해 1,000년 전 신비로운 색이 남아 있다. 까맣게 변한 것도 있고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오묘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옥색이나 자주색, 노란색 등 여러 색이 석굴 안을 아름답게 빛내고 있다. 수많은 석굴 중 가장 중요한 석굴은 17호 굴. 16호 굴에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 난 문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17호 굴이다. 고대의 불교경전이 쌓여 있던 굴로 장경동이라고도 불린다. 17호 굴이 발견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1900년대 초 석굴을 관리하던 왕원록이라는 노인이 모래를 치우다 우연히 작은 굴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 책이 가득했던 것. 보물창고를 발견한 것이다. 둔황에서 실크로드의 중요한 문서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이 세계 각국에서 날아들었다. 영국의 스타인, 프랑스의 펠리오, 일본의 오타니 탐험대, 러시아의 올덴부르그, 미국의 워너가 수만 점의 보물들을 각자의 나라로 빼돌렸다. 문서와 유물을 가져간 것에서 그치지 않고 벽화를 뜯어가기까지 했다. 그래서 모가오쿠에 가면 1,000년 전 벽화의 아름다움에 한번 놀라고 약탈 현장의 처참함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둔황이 아니라 프랑스 박물관에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7호 굴을 보고 난 후에는 61호 굴을 챙겨 봐야 한다. 61호 굴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실사 지도로 꼽히는 오대산지도라는 벽화가 있는 굴로 지도에서 신라 고승의 사리탑으로 추정되는 탑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 220호 굴과 335호 굴에 그려진 벽화에는 새의 깃털을 꽂은 조우관을 쓰고 있는 인물들이 있는데 조우관은 고구려시대에 흔하게 발견되던 모자다. 우리 선조들도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니 실크로드의 이야기들이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모가오쿠 남아있는 석굴은 수백 개에 이르지만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석굴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미리 예약을 해서 가이드와 함께 1시간 동안 10여 개 정도 석굴을 돌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특별히 보고 싶은 석굴이 있으면 가이드에게 미리 요청을 해 놓는 것이 좋다. 모래로 만들어진 거대한 산 모가오쿠를 본 후에 사막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둔황 시내에서 남쪽으로 5km 위치에 바람이 불면 모래가 노래를 한다는 밍샤산鳴沙山이 자리하고 있다. 거대한 크기에 입구에서부터 입이 떠억 벌어진다. 높이 1,600m에 동서로 40km, 남북으로 20km나 이어져 있는 모래산. 실크로드 하면 떠오르는 사막을 가르는 낙타의 행렬이 눈앞에 펼쳐진다. 요즘에는 과거 대상들 대신 여행자들이 낙타 위에 앉아 있다. 초승달 모양의 작은 오아시스인 웨야취안月牙泉을 보기 위해 사막을 오른다. 곱고 부드러운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진다. 땀이 흐르지만 건조한 날씨에 금세 증발한다. 발가락 사이를 간질이는 모래산에 올라 뒤돌아보니 신비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2,000여 년 전부터 기록에 등장하는 웨야취안은 오랜 시간 동안 사막의 나그네들에게 생명수를 제공해 주었다. 모래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수천년간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신비롭기만 하다. 연간강수량 39mm에 증발량이 2,800mm라니 더욱 놀랍다. 밍샤산에 오르면 웨야취안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멀리 둔황이라는 또 다른 오아시스가 보인다. 모래산을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 모래 사이를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사람들, 곱디 고운 모래로 장난을 치는 사람들, 그윽한 눈으로 멀리 둔황시내를 바라보는 사람들. 같은 밍샤산에 올랐지만 이곳을 느끼는 방법은 사람들마다 모두 달랐다. 끝과 시작이 있는 곳 시안西安을 시작으로 란저우와 장예, 자위관을 거쳐 둔황에 도착한 상인들은 이곳에서 서역으로 갈 채비를 한다. 실크로드는 둔황에서 북로와 남로로 갈라진다. 북로로 가려면 옥문관을 통해, 남로로 가려면 양관을 통해서 길을 떠나게 된다. 둔황 시내에서 80~100km 떨어져 있는 옥문관과 양관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다. 비단을 낙타에 실은 상인들에게 익숙한 곳의 끝, 새로운 서역의 시작을 의미한다. ‘옥’이 오갔다고 해서 이름 붙은 옥문관은 거대한 문 하나만 달랑 남아 있고, 서역 남로 입구인 양관은 높이 4.7m의 봉화대만 남아 있다. 옥문관을 넘어 바라보는 길도 아름답지만 양관의 봉화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더 없이 황홀하다. 높은 곳에서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고비사막을 내려다보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길이 안겨 주는 막막함과 그 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비장함이 함께 느껴진다. 당나라 시인 왕유는 양관에서 ‘그대에게 한 잔의 술을 권하니, 서쪽 양관으로 나가면 옛 벗이 있겠는가’라고 읊기도 했다. 익숙한 것과 이별하고 새로운 것을 향해 나가는 두려움. 얼마나 위험한 일이 펼쳐질지,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을 만나게 될지 모르는 그 마음. 실크로드 여행을 마무리하는 양관에서 수천년 전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으로 나간 그들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travel info Airline 동방항공이 인천-란저우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다. 대한항공 특별 전세기는 인천에서 우루무치까지 약 5시간 소요된다. 두 항공편 모두 10월 초까지 주 2회 운영한다. TIP 시차 베이징과 동일하게 서울보다 1시간이 늦지만 서쪽에 위치해 밤 10시가 되어야 해가 진다. 주의사항 건조하기 때문에 물을 잘 챙겨 마셔야 하며 수분크림과 미스트를 준비해 가면 도움이 된다. 선글라스와 모자는 필수. activity 둔황 야시장도 놓치지 마세요 둔황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주는 것은 둔황 야시장. 과일과 견과류, 각종 기념품과 먹거리가 넘친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밤을 즐기기 좋은 곳. 여러 먹거리가 있지만 양꼬치가 특히 인기다. 원하는 부위를 고르면 즉석에서 구워 준다. 꼭 맛봐야 할 것이 하미과. 멜론처럼 생겼는데 겉은 노랗다. 둔황에서 세상에서 가장 달달한 메론을 맛보게 될 것이다. 기념품으로 많이 찾는 제품은 밤에도 보인다는 술잔과 실크로드의 아이콘인 낙타인형이다. 그리고 한 땀 한 땀 손으로 파 낸 목판 장식품이 있다. 야시장에서는 낙타의 모습이 담긴 각종 기념품들이 인기다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70% 충전까지 단 2분…‘초고속 배터리’ 개발

    70% 충전까지 단 2분…‘초고속 배터리’ 개발

    70% 용량 충전까지 단 2분이면 충분한 초고속 배터리가 개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과학기술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연구진이 2분 만에 70% 충전이 가능한 초고속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충전지의 대표적인 형태인 리튬 이온 전지(Lithium-ion battery)는 충전 및 재사용이 불가능한 일차 전지와 달리 에너지 밀도가 10배 높고 미사용 시 자연방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적어 스마트폰 등 휴대 전자기기 배터리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주 구성성분은 이산화망간과 흑연이다. 반면, 난양기술대학 연구진은 흑연 대신 이산화티타늄(Titanium Dioxide)을 주성분으로 선택했다. 이산화티타늄은 비타르계 색소로 유해 자외선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현재 선크림 제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머리카락보다 1000배 얇은 나노 튜브 속에 이산화티타늄을 삽입시키는 방법을 발견, 이를 응용해 기존 충전지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학반응속도가 빠른 충전지를 만들어냈다. 2분 만에 70%까지 충전이 가능함은 물론 기존 전지와 달리 티타늄 나노 튜브 전극에는 불필요한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아 같은 크기에 더욱 많은 용량을 넣을 수 있으며 수명도 20년이 넘는다. 특히 이산화티타늄은 일반 토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생산원가가 무척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는 물론 앞으로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은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 이 차세대 배터리가 차지할 비중 역시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배터리로 전기 자동차 1대를 완전 충전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5분이다. 난양기술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해당 배터리의 정식 시장 출시 예상 시점은 2년 후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발표됐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北 대북전단 총격 이후] 朴 “전쟁중에도 대화 필요”… 北 도발에도 2차접촉 성사 의지

    [北 대북전단 총격 이후] 朴 “전쟁중에도 대화 필요”… 北 도발에도 2차접촉 성사 의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최근 북한의 도발과 공세에 ‘전향적인 제안’으로 대응했다. 천안함 폭침 이후 남북 교류를 봉쇄해 온 5·24 조치를 공식 석상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언급하며 2차 고위급 접촉 시 의제로 올려놓자고 전격 제안한 것이다. 포괄적 대북 제재인 5·24 조치가 남북대화의 본격적 물꼬의 최대 장애물이란 인식과 함께 최근 북한의 도발이 대화의 판을 근본적으로 깨자는 차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북한에 적극적인 대화의 손길을 내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으로 ‘공’이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형국이 됐다. 앞서 북한은 고위급 3인방의 전격 방남(訪南)으로 남북 간 대화모드를 조성한 뒤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고위급 회담 개최의 공을 우리 쪽에 떠넘겼다. 이날 박 대통령이 5·24 조치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천명함과 동시에 통일부가 전단 살포 제지까지 시사함으로써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고위급 회담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시했다. 물론 우리 정부의 ‘통 큰 제안’이 고위급 접촉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5·24 조치를 논의의 의제로 논의할 수 있다는 박 대통령의 언급은 말 그대로 의제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라는 한 당국자의 말처럼, 5·24 조치 논의 과정에서 협상이 깨질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우리 정부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북한은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서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이 대화 재개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5·24 조치 논의는 논의대로 진행하면서 이산가족 문제 등의 현안은 현안대로 추진하는 방법을 도출해 낼 여지도 없지는 않다. 한편으로 박 대통령은 임기 중반 대북 기조의 큰 틀도 정리했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박근혜 정권 임기 내 대북정책은, 이날 박 대통령의 언급대로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통준위에 “남북관계를 정략적이거나 정치적인 문제로 끌고 가거나 이용하려는 것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해 주셔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정부의 대북 기조를 새롭게 구체화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박 대통령의 5·24 조치 언급에 대해 진일보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실질적인 통일 준비를 할 경우 야당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대화를 강조하고 5·24 조치를 해제할 의향을 비춘 것은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도 “진일보한 정부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발언이 구체적인 결단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며 “접경지역 주민 안전을 위해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즉각 중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뉴스 분석] 남북 ‘2차 고위급 접촉’ 치열한 눈치작전

    지난 10일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싼 남북 간 사격전으로 남북이 기존에 합의한 2차 고위급 접촉이 제대로 개최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일 북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고위급 3인방의 방한으로 달아올랐던 화해 무드는 돌연한 남북 간 사격전으로 급속히 냉각된 상태다. 북한은 12일 2차 고위급 접촉은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전단 살포의) 주모자는 다름 아닌 남조선 당국”이라며 “괴뢰패당의 처사로 북남 관계가 파국에 빠지게 된 것은 물론 예정된 제2차 북남 고위급 접촉도 물거품이 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또 이날 발표한 ‘남북고위급접촉 북측대표단 대변인 담화’에서 대북 전단을 계속 살포할 경우 “보다 강도 높은 섬멸적인 물리적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2차 고위급 접촉은 이미 합의한 사안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돌발변수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대북 민간단체들이 여전히 전단 살포 강행을 주장하고 있어 남북 간 무력 충돌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가 있으면 필요시 안전 조치를 해 왔고 앞으로도 그런 입장이 적용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혀 향후 정부가 전단 살포를 제한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사격 직후 북한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추가 도발 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당초 정부가 염두에 둔 고위급 접촉 의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대화 정례화 등으로 요약됐다. 이와 함께 5·24 조치 해제 등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전략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입씨름’만 하다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물론 판 자체가 깨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많다. 북 매체들은 이날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기를 소원한다면 상대를 존중하는 예의부터 갖춰야 한다. 아직 선택의 기회는 있다”고 밝혀 대화 가능성을 열어 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노동신문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기사가 보이지 않는 점, 다른 대남 비방 기사가 없는 점으로 미뤄 아직은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우리 정부의 방향은 13일 통일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올 박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 등을 통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SK, 실리콘밸리 진출 ‘벤처 스타’ 키운다

    SK그룹이 정부의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창조경제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삼성그룹이 맡은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이어 두 번째로 확정된 대전 창조경제 혁신사업을 SK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10일 SK그룹에 따르면 대전 창조경제 혁신사업을 위해 SK그룹은 독자적으로 935억 4000만원을 투자한다. 사업별로는 SK 벤처육성펀드 조성 450억원, ‘대전 사이언스 빌리지’ 건립 250억원, 인프라 지원 등 102억 4000만원, 벤처육성사업 133억원 등이다. 이미 SK는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창업·벤처기업을 위한 체계적인 인큐베이팅(하나의 회사로 키워 주는 일)을 위해 지난달 드림 벤처 스타(Dream Venture Star) 공모전을 열었다. 모두 180개 팀이 응모했고 SK는 이 가운데 사업화, 제품화됐을 때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 기술을 가진 10개 창업팀을 선정했다. 대표적으로 체온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웨어러블 플렉시블 열전 발전기 기술’을 가진 ‘테그웨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지하는 기술을 확보한 ‘엑센’, 스마트폰을 블랙박스로 활용하는 아이템을 제시한 ‘엠투브’ 등이 있다. 이들은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무료 입주하게 되고 팀당 2000만원의 창업준비금을 지원받으며 SK의 전문 멘토단으로부터 집중적인 멘토링과 컨설팅을 받게 된다. 이들은 SK로부터 기술 및 제품·서비스 개발과 판로 개척을 지원받는 것은 물론 우수 기업은 실리콘밸리 진출을 목표로 한 벤처 스타로 키워진다. SK는 이를 위해 SK텔레콤의 미국 현지법인인 이노파트너스와 글로벌 창업기획사 ‘랩 9’을 통해 실리콘밸리에서 1개사당 최대 250만 달러씩 추가적인 창업보육 및 투자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SK는 대전 창조경제 혁신사업을 위해 450억원 규모의 벤처육성펀드 조성도 추진하기로 했다. SK 동반성장펀드 가운데 대전지역에 150억원을 배정하는 한편 300억원 규모의 창업투자펀드를 중소기업청과 함께 조성해 대전지역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 SK는 2016년까지 250억원을 들여 연면적 2만 5700㎡ 규모로 짓는 대전 사이언스 빌리지를 생활 사물인터넷의 시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혁신기술 시험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시론] 북한의 출구전략 시작됐다/조민 통일연구원 연구본부장

    [시론] 북한의 출구전략 시작됐다/조민 통일연구원 연구본부장

    평양은 지금 출구를 찾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제3차 핵실험으로 자초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포위망을 뚫어야 하는 절박한 국면에 처해 있다. 아시안게임 피날레를 정치 무대로 뒤바꾼 북한 권력 실세 3인의 방남(訪南)은 북한의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벤트였다.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인민군 총정치국장인 황병서를 앞세운 3인의 전격 방남으로 7년간 굳게 닫혔던 남북관계의 빗장이 풀리는 순간이다. 과연 깜짝 방남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서 동아시아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이는 북한의 진정성과 선택적 결단에 달린 문제다. ●병진노선의 딜레마 북한은 핵무력과 경제발전을 함께 가져간다는 ‘병진노선’을 선언했다. 그러나 경제발전은 외부의 지원과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며,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는 대북 경제 제재가 풀리기는 어렵다. 미국은 ‘전략적 인내’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김정은 정권에 대해 냉랭한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말 북·일 교섭은 기대만큼 진전되지 못했으며, 러시아는 대북 지원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전략적 위상의 한계를 안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월 한 달 내내 미국과 유럽을 누비며 대서방 외교에 주력했다. 강석주 국제담당 비서의 유럽 4개국 순방과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 외교 활동에도 불구하고 성적표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북한은 대외전략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에 서울을 출구로 삼아 포위 국면을 빠져나와야 한다. 아시안게임 무대를 활용한 ‘깜짝 쇼’는 이처럼 수세적 국면 속의 공세적 기회 포착으로 이해된다. ●‘작은 통로’와 ‘오솔길’ 남북 간 신뢰의 수준은 대단히 낮다. 박근혜 대통령의 ‘작은 통로’론은 작은 것에서부터 신뢰를 쌓아 관계를 개선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오솔길’론으로 화답했다. 우리는 북한이 내민 손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측의 청와대 예방 의사 타진에 북측이 거부함으로써 마치 남북대화의 갑을 관계가 뒤바뀌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북측의 노회한 태도에 한 방 먹은 셈이다. 남북대화에서 청와대가 맞상대로 전면에 나선다면 북측의 노림수에 빠져드는 게임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화 틀 마련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5·24 조치’의 해제냐, 유지냐 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5·24 조치’ 프레임에 우리 스스로 갇혀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과거 정부의 조치가 현 정부를 얽매는 올가미가 돼서는 곤란하다. ‘5·24 조치’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정책의 원칙 위에서 상황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면 그만이다. 환경협력의 통로, 민생의 통로를 열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활발하게 펼쳐야 한다. 북한이 서울을 교두보로 삼아 피(被)포위 국면을 벗어나고자 하지만 핵문제에 대한 전향적 태도 없이 소기의 목적 달성을 노린다면, 이는 어리석은 작태일 뿐이다. 물론 우리는 우방국과 굳건한 공조 위에서 북한 비핵화 전략을 추진해야 하지만, 북한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긴장 국면을 해소하면서 ‘작은 통일’의 첫걸음을 떼야 할 때다. 제2차 고위급 회담에서는 당장 이산가족 문제부터 풀면서, 작지만 지속 가능한 교류협력 사안을 찾아 남북관계의 다변화, 다양화를 모색해야 한다. 오솔길을 지나 대통로로 나아가는 북한의 활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달려 있다. 우리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놓쳐서는 안 된다. 남북대화 정례화로 가는 길은 쉬운 일부터 시작하는 데에 있다. 북한 최고위층의 건강과 관련, 평양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북한 내부사정이 한반도 긴장국면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절실하다.
  • [사설] 국회는 유엔 北 인권개선 행보에 발맞추라

    올해 유엔 무대에서 인권문제를 놓고 대북한 압박 강도가 갈수록 거세다. 어제는 유엔이 인권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위원장 등 관련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세우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까지 나왔다. 유엔이 이런 방침을 담아 유럽연합(EU)이 작성한 북한 인권결의안 초안을 회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초안에 김 위원장의 실명까지 거론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올 들어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이 북핵 못잖은 빅 이슈로 떠오른 것만은 사실이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도 이런 움직임에 피동적으로 끌려갈 게 아니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적극적 역할을 모색할 때다. 북한주민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올해 들어서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COI)는 지난 2월 “북한에서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인권침해가 광범위하게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관련자를 국제법정에 회부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물론 현직 최고지도자를 국제법정에 세우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까닭에 설령 유엔의 이번 초안에 그런 내용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중국·러시아 등의 소극적 자세로 인해 최종안에는 포함될 개연성이 적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엔의 올해 북한 인권결의안의 강도는 지난 10년 내 가장 강도 높은 수준으로 전망된다. 우리의 선택이 중요하다. 야권 등 우리 사회 일각에선 북한인권을 거론하면 남북대화나 이를 통한 관계 개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미국이 올 들어 이례적으로 강하게 인권 문제를 제기하자 북의 반응은 어땠나. 당장 리수용 외무상이 15년 만에 뉴욕으로 달려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주재한 북한 인권회의 참석을 요청하지 않았나. 통독 전 서독도 이산가족 상호 방문 시 막대한 여비까지 지급하는 등 동서독 교류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동독정권의 정치범 구금이나 동독주민의 서독 TV시청 금지 등 인권유린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했다. 인권문제를 쉬쉬한다고 남북관계가 좋아질 리도 만무하지만, 그 과정에서 북한주민의 인권은 더욱 열악해진다는 게 문제다. 올 초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연례보고서에서 “김정은이 2011년 권력을 승계한 이후 북한에서 인권개선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가 손가락 한번 까딱하자 실세 고모부 장성택이 처형장으로 끌려간 사실만을 염두에 둔 진단이 아니었다. 3대 권력세습 직후 북한정권이 탈북 기도자들을 현장 사살하고 붙잡힌 주민들은 즉각 정치범 수용소에 보낸 조치를 더 심각히 여겼다. 최근 탈북자들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통계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게다. 북한주민의 삶이 이처럼 참담하다면 우리도 투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 북한당국과 교류협력은 추진하되 유엔의 북 인권 개선 움직임에도 보폭을 맞춰야 한다. 북한정권이 반인권 행보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받아 주민의 삶이 더 피폐해지는 역설은 막기 위해서다. 당연히 이번 국회에서는 몇 년째 겉돌고 있는 북한인권법을 처리해야 한다. 법안 내용에는 북한정권의 인권유린 사례를 낱낱이 기록해 추후 단죄의 근거로 삼는 조항은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그럴 경우 북한 내 인권범죄자들을 당장 국제법정에 세우진 못하더라도 함부로 인권을 유린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 식물 없이 ‘자외선’으로 산소 생성 성공...외계서도 가능성

    식물 없이 ‘자외선’으로 산소 생성 성공...외계서도 가능성

    식물의 광합성 작용이 아닌 태양 자외선 빛으로도 산소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물리화학과 연구진이 자외선으로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얻어내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연구진은 지구에 식물 등의 광합성 생태계군이 형성되기 이전부터 대기 중에 산소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가져왔다. 그렇다면, 과거 지구 대기에 풍부했던 이산화탄소(CO₂)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생각했다. 이에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물리화학과 연구진은 최근 한 가지 기계장치를 완성했다. 진공 상태의 고출력 자외선 에너지를 이용, 이산화탄소(CO₂)를 일산화탄소(CO)와 산소 원자(O)로 분리시켜내는 원리의 해당 장치는 총 2가지 레이저로 구성되어있는데 하나는 이산화탄소 분리용, 하나는 추출된 산소분자를 관찰하는 용도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실험에 사용된 이산화탄소 총량의 5%를 산소원자로 바꿔내는데 성공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광합성 식물이 없던 과거 지구 대기에 이미 산소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이터로는 충분하다고 연구진들은 설명한다. 본래 해당 이론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지만 진공 상태의 강력한 자외선을 생성해내야 하는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됐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물리화학과 연구진은 원운동을 이용해 자외선 입자의 세기를 최대 100만 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는 입자 가속기(synchrotron)의 도움으로 해당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진은 해당 실험결과가 고대 지구 대기 뿐 아니라, 우주공간을 비롯해 머나먼 외계행성의 대기에도 산소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해준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가 아닌 다른 우주공간 혹은 타 행성에 인공적인 방법으로 산소를 생성해낼 수 있는 방법론을 내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과학전문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됐다. 사진=NASA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사설] 또 NLL 침범, 北 불가측성에도 대비할 때

    북한 경비정 1척이 어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면서 남북 간 교전에 준하는 해상 충돌이 벌어졌다. 북 경비정은 NLL을 넘어와 우리 측이 경고 사격을 하자 대응 사격까지 감행하다 10여분 만에 퇴각했다고 한다.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등 북 최고위급 인사 3인의 전격적 인천 방문으로 대화 재개의 물꼬를 튼 지 3일 만이다. 아시안게임의 성화는 꺼졌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불씨는 활활 타오르길 바랐던 남북 구성원 모두의 염원에 북측이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 아닐 수 없다. 북한 경비정이 연평도 서방 NLL을 약 0.5노티컬마일(900m) 넘어오면서 남북 함정 간 함포와 기관총을 동원한 대응 사격이 벌어졌다. 쌍방이 인적·물적 피해를 보지 않은 선에 그쳐 그나마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물론 북측의 NLL 무력화 공세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10·4선언을 도출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북)가 주장하는 군사경계선, 남측이 주장하는 북방한계선 사이에 있는 수역을 공동어로구역, 아니면 평화수역으로 설정하자”고 제안하며 NLL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측이 실세 3인방의 인천 방문 직후 NLL 도발에 나선 것은 범상한 일로 넘길 순 없다. 그들 스스로 “(남북관계의) 대통로를 열자”고 해놓고 2차 남북 고위급회담을 앞서 대화 분위기를 얼어붙게 했다는 점에서다. 북한의 종잡을 수 없는 행태는 정권의 불가측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혹여 관성적 NLL 무력화 공세에 따른 우발적 도발이라면 김정은 노동당 제1위원장의 권력기반의 불안정성을 알리는 징표일 수도 있다. 남북관계로 돌파구를 열려는 ‘최고 존엄’의 구상에 난관을 조성했다는 맥락에서다. 북한은 지금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은 데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꽉 막힌 상황이 아닌가. 와병설과 함께 한 달 넘게 은둔 상태인 김정은의 동향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NLL 침범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고위급회담을 앞둔 일종의 ‘간보기’라고 해도 문제는 심각하다. 우리만 5·24 조치 해제 등으로 갑론을박하면서 기대에 부풀어 있지만, 북한정권의 속성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사례일 수 있기 때문이다. 회담이 열리면 남측이 바라는 이산가족 상봉 및 북핵 해결 등을 북측이 들고 나올 10·4선언 이행 문제나 금강산관광 재개 카드와 어느 수준의 상호주의로 주고받을지 미리 전략적으로 잘 대비해야 한다. 불규칙 바운드를 조심해야 하는 건 스포츠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북한과도 교류·협력은 확대해야 하겠지만, 정확한 대북 정보를 토대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 北 NLL 도발 왜

    남북 2차 고위급접촉이 10월 말~11월 초 예정된 가운데 정부가 ‘돌발상황’ 발생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7일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으로 정부가 우려했던 돌발상황은 벌써 한 차례 현실화됐다. 정부 앞에 놓인 1차적인 과제는 접촉 성사 시까지 돌발변수 관리다. ‘공’은 남측으로 왔지만, ‘키’는 여전히 북한이 쥐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구본학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결국 김정은의 의지 문제”라고 단언했다. 구 교수는 “미국과의 관계는 단절됐고, 중국과 관계는 이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려는 것일 수 있지만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2차 고위급 접촉에서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과 대화 정례화 등을 의제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같은 의제를 북한이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북한은 인도지원이나 인권문제보다는 5·24조치 해제와 같은 경제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핵과 인권문제에서 우리 정부가 기존 원칙을 지키고, 특히 5·24조치 등 당면한 현안이 해결되지 못하면 북한이 이를 부정적인 신호로 보고 고위급 접촉을 피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는 벌써 이산가족 상봉을 의제로 삼는 모습”이라며 “이산가족 상봉도 필요하지만,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의제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관계는 ‘연속극’보다는 ‘단막극’처럼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면서 “현재 분위기는 좋지만, 돌발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 소장은 “앞으로의 돌발변수는 북한이 어떤 스탠스를 갖고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민관이 특사처럼 남쪽과 대화하자고 하고, 며칠 뒤 군은 서해에서 군사적 도발을 하는 것을 보면 내부에서 노선이나 권력 투쟁이 발생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남북 대화 분위기 살리되 5·24 논의 신중해야

    북한 권부 핵심 3인방의 방한 이후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열기로 남북 양측이 합의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까지의 상황 변화가 변수이기는 하나 일단 서로가 대화 의지를 확인한 만큼 한반도의 기상도는 화해 무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추진 요구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것만 봐도 지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남북 간 화해·협력을 갈망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비록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의 파격적 방한이 꽉 막힌 남북 관계에 물꼬를 틀 계기임은 분명하나, 그 자체로 남북 관계의 진전을 담보하는 것은 아닌 이상 전향적이면서도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여당인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5·24 대북 제재조치 해제 주장은 그 충정과 별개로 즉응적이고 성급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북측이 줄곧 해제를 요구하다 보니 마치 5·24 조치가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인 양 비춰지고 있으나 기실 5·24 조치는 천안함 사태에 따른 결과물일 뿐이다. 굳이 남북 경색의 원인을 멀리서 찾자면 이는 5·24 조치가 아니라 북의 천안함 폭침이며, 따라서 어제 통일부도 밝혔듯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측이 아무런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철회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대북정책 기조를 흔드는 일이 될 것이다. 북이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지 않는 마당에 언제까지 5·24 조치를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으나 그런 논리는 북의 도발에 대한 그 어떤 우리의 합당한 대응도 무력화시킬 뿐이다. 5·24조치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의 태도와 연동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지속 가능한 남북 대화를 위해 현 시점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남북 모두 새로운 걸림돌을 앞에 놓지 않는 일이다. 북은 장·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일체의 무력시위를 중단해야 하며, 원색적인 대남 비방을 삼가야 한다. 우리 정부 또한 북한 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자제시키는 등 대화 분위기 조성에 적극 힘써야 한다. 민간단체의 일을 가로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지만 남북화해를 위한 대승적 차원의 협조를 구하고 설득하는 것이야말로 법을 뛰어넘어 정부가 해야 할 몫이라고 할 것이다. 남북이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교류협력 사업을 더욱 구체화하고 이를 2차 고위급 접촉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일도 중요하다. 정부는 2차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나 이를 뛰어넘어 북측에 실리를 안겨줄 수 있는 다양한 경제협력 방안들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 靑, 이산상봉 등 ‘낮은 강도’ 대응… 남북관계 진전 속도조절

    靑, 이산상봉 등 ‘낮은 강도’ 대응… 남북관계 진전 속도조절

    청와대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급진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남북 관계의 진전에 대해 ‘낮은 강도’의 대응으로 시작하는 모양새다. 일단 직접적인 대응을 일절 피하고 있다. 북측 대표단의 방한과 관련한 모든 사안에 대해 통일부로 창구를 일원화한 채 공식 반응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대표단이 돌아가고 난 이후에도 청와대 관련 회의는 없었다고 한다. 6일 청와대의 대체적인 반응을 종합해 보면 “대표단이 방문한 지난 4일 김기춘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방문과 관련된 이런저런 보도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을 뿐이고 5일 같은 회의에서도 청와대는 의견을 내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논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공식 회의석상에서는 공식 의제로 다루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이번 기회를 경시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이번에 남과 북이 제2차 고위급 접촉에 합의한 것은 향후 남북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를 통해 평화의 문을 열어 나가기를 바란다”며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로키’(Low-key)를 선택한 것은 ‘성과’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 듯 보인다. 이날 박 대통령이 북측에 촉구한 ‘진정성 있는 행동’은 대부분 단기간에는 결과로 도출되기는 쉽지 않은 것들로 과거 도발에 대한 사과, 비핵화 등에 대한 가시적인 노력 등이 대표적이다. 청와대는 개중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단기간 성과를 낼 만한 일로 보고 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측도 명분을 가질 수 있는 문제여서다. 이에 정부는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상봉 정례화, 생사 전면 확인 등 이산가족 상봉의 근본적 문제를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전날 출연한 방송에서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특단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는 등 이를 주요 의제로 상정했다.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담겨 있다. 정부는 가능한 한 빨리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겠다는 바람이지만, ‘겨울 상봉 행사’가 개최될 수밖에 없는 등 협의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개최 문제와 관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한 간에 합의가 된다면 이산가족 상봉을 하는 것이 중요하게 고려될 것”이라며 “그 시기를 정하는 데는 상봉의 시급성·중요성이 충분히 고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고위급 접촉의 대표단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임 대변인은 “아직 구체적 인원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1차 때와) 비슷하게 구성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경북 영천에서 열리는 세계 육군 5종 선수권대회에 ‘선수 부상’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北 고위급 대표단 전격 방한] 김무성 “北축구팀 응원”… 황병서 “그래서 이겼나 보다” 화답

    [北 고위급 대표단 전격 방한] 김무성 “北축구팀 응원”… 황병서 “그래서 이겼나 보다” 화답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고위급 대표단은 지난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직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지도부와 의원 10여명을 만났다. 새누리당의 요청으로 성사된 면담이다. 5일 참석자들에 따르면 주경기장 접견실에서 10여분간 진행된 대화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웠다. 김 대표는 “체육 교류로 남북 교류를 더 확대하자”고 인사한 뒤 “통일경제교실 소속 의원들도 열심히 북측 축구팀을 응원했다”며 넌지시 자신이 이끄는 당내 통일 연구 모임을 언급했다. 이에 황 총정치국장은 “그래서 우리가 이겼나 보다”라고 화답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TV로 많이들 봤습니다”라고 인사한 뒤 “오늘이 10·4 정상회담 7주년”이라며 노무현 대통령 당시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던 얘기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에 황 총정치국장은 “체육 행사가 잘 끝난 만큼 더 다양한 남북 문화 교류가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같은 당 유기홍 수석대변인이 “연내에 남북 예술단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굉장히 좋은 제안”이라고 맞장구쳤다. 이 밖에 1989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표로 방북했던 새정치연합 임수경 의원은 최 비서 등 북측 인사들과 별도 인사를 나눴고, 북측 인사들은 “옛날 모습 그대로”라며 임 의원에게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측 대표단의 수행원들은 인사를 건네는 의원들에게 “활동 많이 하는 거 잘 보고 있다”며 알은체하기도 했다. 북측 대표단과 여야 의원들의 면담 자리에는 새누리당의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 김영우 수석대변인, 홍일표 의원, 새정치연합의 원혜영 남북관계발전특위 위원장,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윤관석 수석 사무부총장,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결은 조금 달랐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 “장병들의 희생과 금강산 관광 중 희생당한 국민에 대한 기억은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과 천안함 폭침 등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유 수석대변인은 “이번 방문으로 5·24 조치 등 문제가 풀리고 남북정상회담의 단초까지 마련되면 금상첨화”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식물 아닌 ‘자외선’만으로 산소 만든다 (사이언스紙)

    식물 아닌 ‘자외선’만으로 산소 만든다 (사이언스紙)

    식물의 광합성 작용이 아닌 태양 자외선 빛으로도 산소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물리화학과 연구진이 자외선으로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얻어내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연구진은 지구에 식물 등의 광합성 생태계군이 형성되기 이전부터 대기 중에 산소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가져왔다. 그렇다면, 과거 지구 대기에 풍부했던 이산화탄소(CO₂)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생각했다. 이에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물리화학과 연구진은 최근 한 가지 기계장치를 완성했다. 진공 상태의 고출력 자외선 에너지를 이용, 이산화탄소(CO₂)를 일산화탄소(CO)와 산소 원자(O)로 분리시켜내는 원리의 해당 장치는 총 2가지 레이저로 구성되어있는데 하나는 이산화탄소 분리용, 하나는 추출된 산소분자를 관찰하는 용도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실험에 사용된 이산화탄소 총량의 5%를 산소원자로 바꿔내는데 성공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광합성 식물이 없던 과거 지구 대기에 이미 산소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이터로는 충분하다고 연구진들은 설명한다. 본래 해당 이론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지만 진공 상태의 강력한 자외선을 생성해내야 하는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됐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물리화학과 연구진은 원운동을 이용해 자외선 입자의 세기를 최대 100만 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는 입자 가속기(synchrotron)의 도움으로 해당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진은 해당 실험결과가 고대 지구 대기 뿐 아니라, 우주공간을 비롯해 머나먼 외계행성의 대기에도 산소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해준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가 아닌 다른 우주공간 혹은 타 행성에 인공적인 방법으로 산소를 생성해낼 수 있는 방법론을 내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과학전문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됐다. 사진=NASA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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