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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는 ‘먹어도 살안찌는’ 기술 나온다

    미래에는 ‘먹어도 살안찌는’ 기술 나온다

    -가상현실로 음식섭취 및 식감 느낄 수 있어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발달이 미래의 식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의 디자이너 안진수씨와 그의 디자인 연구소인 ‘코끼리랩’(KoKiri Lab)은 최근 언제 어디서 무엇을 먹든 칼로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신개념 식생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Project Nourished’로 명명된 이것은 가상현실(VR)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해 가상현실 속에서 포크나 나이프 등 식기류를 이용해 저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고 음식의 향까지 느낄 수 있다. 예컨대 오큘러스 리프트를 장착하고 센서가 붙은 포크나 나이프 등을 손에 쥐면 가상현실 속 눈앞에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한다. 원하는 음식을 포크로 집으면 이에 해당하는 음식의 질감과 냄새를 느낄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이용하면 특별한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나 살이 찔 것을 염려해 음식 먹기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칼로리 걱정 없이 얼마든지 먹는 행위를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이산화탄소 및 유해물질, 환경오염 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이를 개발한 디자이너이자 연구원인 안진수씨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인류의 식습관이 현재까지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현재의 방식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이 프로젝트가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음식을 대신하길 바라질 않는다. 이것은 그저 인류 식생활의 또 다른 대안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피터팬의 후일담을 그린 영화 ‘후크’(1991)에서 주인공이 상상 속 음식을 현실로 만드는 장면에서 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전했다. 현재 연구소는 미래의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한 가상현실 식생활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있다. 스시나 스테이크, 라자냐, 파이 등 다양한 음식이 ‘준비’돼 있으며, 식품과 관련한 각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더 많은 가상현실음식의 창조를 목표로 두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빠져든다, 보면 볼수록…빠져든다, 깊이 볼수록

    빠져든다, 보면 볼수록…빠져든다, 깊이 볼수록

    주머니 속에 꼬깃꼬깃해진 편지가 있다. 보고 또 보고, 재고 또 재고, 조몰락조몰락거리다 결국 해지고 만다. 경남 고성이 그랬다. 언제쯤 찾을까를 두고 늘 이리저리 가늠만 하던 곳. 수도권에 사는 이 입장에서 고성까지의 거리가 좀 먼가. 코발트빛 바다와 거리의 제약 사이를 오락가락하다 새해가 되어서야 찾게 됐다. 그리고 마주한 자란만의 눈부신 서정과 시루떡처럼 쌓인 시간의 흔적들. 그야말로 ‘장고 끝에 호착’이다. ●오밀조밀 ‘자란만’… 해돋이·해넘이 풍경 빼어나 지도를 보면 고성의 양쪽 끝은 각각 바다와 접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동만(堂洞灣), 왼쪽은 자란만(紫灣)이다. 당동만이 유려하고 시원한 곡선의 바다가 일품이라면, 자란만은 남도의 바다처럼 오밀조밀 정겨운 모양새다. 대부분의 고성 여행지는 이 두 바닷가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고 봐도 그리 틀리지 않다. 자란만을 먼저 찾는다. 바다 너머 새로 뜨고 지는 해를 볼 수 있는 곳. ‘공룡 나라’ 고성의 아이콘인 상족암도 예서 그리 멀지 않다. 고성읍에서 우악스러운 감티재를 넘고, 길고긴 장치를 또 한 번 넘어서면 비로소 자란만이다. 사전적으로 규정하자면 ‘경남 고성군 하일면 다랑말과 삼산면 두포리 포교말을 연결한 해역’이 바로 자란만이다. 자란만의 뒤는 겹겹이 산으로 닫혔다. 앞의 바다도 섬과 섬으로 첩첩이 여며졌다. 둥근 항아리, 딱 그 모양새다. 자란만의 해돋이나 해넘이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자란만이란 지명조차 생경하니 모르는 게 당연한 노릇이다. 한데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켜섰다고 풍경의 깊이마저 얕은 건 아니다. 자란만의 해돋이는 멀리 통영 미륵산의 어깨를 짚으며 일어난다. 둥근 품의 자란만이 주홍빛으로 물들다 조금씩 빛이 엷어지는 순간, 고개 쳐든 태양이 햇살을 수면 위에 쏟아 놓는다. 그 빛을 따라 세상도 열린다. 이른 아침 길을 나선 고깃배들은 줄기줄기 햇살을 매달고 간다. 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장면이다. 해넘이도 아름답다. 해가 사천 쪽의 산자락을 타고 넘어가며 붓칠을 시작하는데, 바람 없는 날엔 바다가 온통 붉은빛이다. 자란만은 앞바다에 뜬 자란도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자란만 초입에는 괴암섬과 누은섬, 소치섬, 대구섬 등이, 호수같이 잔잔한 만 안쪽에는 자란도와 만아섬, 밤섬, 보리섬 등이 해안을 따라 늘어서 있다. 이 덕에 섬들을 줄곧 옆구리에 꿰고 가는 자란만의 해안길은 고성에서도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가 됐다. 자란만의 동쪽 끝은 두포리 포교마을이다. 저물녘 풍경이 빼어난 것으로 소문난 마을이다. 언덕에 서면 그림처럼 예쁜 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간 다독여 상처·아픔 켜켜이 쌓인 상족암 일대 ‘해안절벽’ 자란만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사천 쪽으로 가면 상족암 군립공원이 나온다. 1억 년 전 백악기에 다양한 종류의 공룡들이 서식했던 곳이다. 이 일대에 무려 5000여 족에 이르는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다. 종류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울 만큼 다양해 미국 콜로라도, 아르헨티나 서부해안과 함께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 꼽힌다. 고성을 ‘공룡의 나라’라고 부르는 이유다. 가늠할 수 없는 시간 너머에 살던 공룡의 흔적 못지않게 켜켜이 쌓인 시간의 지층도 감동적이다. 특히 파도와 바람이 조탁한 상족암(천연기념물 제411호) 일대의 해안절벽은 그야말로 층층 시루떡을 빼닮았다. 해식단애에 쌓인 게 어디 시간뿐이랴. 시간이 다독여 준 수많은 상처와 아픔들도 함께 쌓여 굳어졌을 터이다. 예서 멀지 않은 학동마을에서도 시간의 지층을 확인할 수 있다. 전주최씨 집성촌으로 아름다운 옛 담장을 두르고 있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마을이다. 마을의 돌담은 고택 사이를 굽이쳐 돌아나간다. 돌담의 재료는 판석(납작돌)이다. 판석을 쌓고 황토를 덧대 담장을 만들었다. 기와가 아닌 판석으로 덮은 돌담은 전국에서 이 마을이 유일하다고 한다. 시간의 지층이 만든 풍경을 꼽자면 금태산 자락의 계승사도 뒤질 게 없다. 먼저 절집이 터를 잡은 공간이 멋들어지다. 중생대 백악기 때 형성된 시루떡 같은 퇴적 구조의 절벽을 타고 앉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요사채 앞 너럭바위에 새겨진 물결무늬(연흔)다. 방금 전까지 물이 흐른 듯 선명하다. 안내판은 물결무늬가 생긴 과정을 이렇게 적고 있다. 1억 년 전 이 일대는 얕은 물가였다. 잔잔한 바람에 물결이 찰랑댔고, 바닥의 고운 흙은 이 물결무늬를 그대로 조각했다. 오랜 세월 무늬 위로 여러 겹의 흙이 퇴적돼 바위처럼 굳어졌고, 1억 년 뒤 어느 날엔가 바위가 갈라지며 물결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약사전으로 오르는 계단 부근에도 초식공룡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몇 개가 있다. 크기가 무려 90㎝를 넘으니 발자국 주인의 덩치는 얼마나 컸을지 가늠조차 어렵다. 무이산 자락의 문수암도 둘러볼 만하다. 다도해를 굽어볼 수 있는 특급 전망대다. 문수암 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잘 닦인 포장도로여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절 입구의 주차장까지만 가도 장쾌하게 펼쳐진 고성 앞바다를 눈에 담을 수 있다. ●호수보다 잔잔한 ‘당동만’… 다랑논과 바다 가르는 길 매력 자란만 일대를 휘휘 돌아본 뒤 당동만으로 넘어간다. 이 일대의 풍경은 독특하다. 짙은 잉크빛 바다 옆으로 다랑논들이 조각보처럼 펼쳐져 있다. 논과 바다 사이에는 길이 나 있다. 부드럽게 휘어진 길이다. 다랑논과 바다를 가르는 길을 따라 도는 맛이 각별하다. 길은 화당리 포구에서 하원마을로 이어진다. 길이는 4㎞쯤 된다. 끝이 막혀 되돌아 나와야 한다. 동해면 일대에 조성된 동해일주도로는 호수보다 잔잔한 바다를 끼고 가는 도로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 정도로 전망이 뛰어나다. 고성읍에서 거류면 당동을 지나면 동해일주도로 이정표가 나온다. 바다 너머는 공룡엑스포로 유명한 당항포 국민관광단지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구를 수장시키고 대승을 거둔 당항포해전의 주 무대다. 예전 동해면은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이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1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포리와 고성 쪽 외산리를 잇는 동진교가 건설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2개 코스로 구성된 동해일주도로의 길이는 36㎞다. 망일포(매이리)와 내신마을 평돌바위, 장좌리 상장계곡 등은 동해일주도로의 절경으로 꼽힌다. 고성은 옛 소가야의 땅이다. 아홉 임금이 461년 동안 다스린 부족국가가 있었다고 한다. 고성읍내 초입의 송학동고분군이 그 흔적이다. 소가야의 왕족과 장군의 무덤으로 추정되는데, 모두 7기가 남아 있다. 돌무덤방을 만든 뒤 흙을 쌓아 구릉처럼 만든 가야 고유의 형식이다. 글 사진 고성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 가는 길: 당동만은 대전~통영고속도로 동고성나들목으로 나와 황리사거리에서 거류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된다. 상족암 군립공원이나 학동마을 쪽은 고성나들목으로 나와 고성읍을 지나 33번 국도를 타고 진주 방면으로 가다 13번 국도와 77번 국도를 차례로 갈아탄 뒤 제전삼거리를 지나 1010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계승사를 먼저 가려면 연화산나들목으로 나와 1006번 지방도를 타고 계승사 팻말을 따라간다. 경남종합관광안내소 673-9503. → 맛집: 고성읍 공룡시장 내 아우네식당(673-4747)은 물메기매운탕으로 이름난 집. 한데 가게가 좁아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1인분은 팔지 않는다. 하이면 사곡3길 마을 안쪽의 흙시루펜션가든(832-8822)은 제철 재료로 밥상을 낸다. 펜션도 겸한다. → 잘 곳: 당항포와 상족암 군립공원 쪽에 숙박시설이 많다. 당항포관광지펜션(670-4501)과 고성읍 신월리 프린스호텔(673-7477)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스테이 업소다. 학동마을 최영덕 고가(673-6904)에선 한옥 숙박체험을 할 수 있다. 갈모봉편백나무삼림욕장 앞쪽에도 펜션이 있다.
  • 국내 첫 이산화탄소 ‘0’ 제품

    제품 생산과 사용·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제로’(0)로 만든 탄소중립제품이 처음 나왔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6개 기업의 13개 제품을 국내 첫 탄소중립제품으로 인증한다고 7일 밝혔다. 탄소중립제품은 제품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탄소배출권을 구매하거나 산림 조성 등을 통한 감축으로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든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2009년 탄소성적표지 제도 시행 후 1단계 탄소배출량과 2단계 저탄소제품을 거쳐 3단계 탄소중립제품 인증은 처음이다. 인증 제품은 삼성전자의 텔레비전과 모니터, LG전자 공기청정기 등 가정용 전자제품과 풀무원식품의 유기농두부 등 2개, 광동제약 비타500칼슘·옥수수수염차 등 6개, 애경산업의 세제 용기, 한국서부발전의 정제회 등이다. 인증 기간은 3년이며 매년 사후관리를 받게 된다. 이 기간 13개 제품이 상쇄하는 이산화탄소는 12만t 규모로, 30년생 소나무 1800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같다. 박필주 환경산업기술원 탄소경영실장은 “탄소중립제품은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유가하락 경기회복의 ‘마중물’로 삼아야

    기름값이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졌다. 어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2.90달러나 급락해 배럴당 48.0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배럴당 20~3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유가하락이 분명 호재임이 틀림없다. 두바이산 원유는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만 약 1000억 달러(약 100조원)어치의 원유를 수입했다. 산술적으로는 유가가 10% 떨어지면 원유 수입 가격은 10조원이나 절감된다. 기름값이 떨어진 만큼 기업은 비용이 줄어 이익을 늘릴 수 있다. 개인도 연간 사용하는 유류비가 줄어 그만큼 여유자금이 생긴다. 소비 여력이 늘어나는 셈이다. 국제 유가하락이라는 호재를, 얼어붙은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기를 회복하는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 연구원은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2%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생산비 측면에서는 유가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중국, 일본보다 2배 큰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이 지난해 3분기 11년 만에 최고치인 5%의 성장률을 기록한 주요인 중 하나로 국제유가 하락이 꼽히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저유가를, 소비를 진작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인하되고 소비 증가와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정책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 유가하락은 양면성이 있다. 당장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 세계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기름값마저 계속 곤두박질하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의 덫에 완전히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자원신흥국들은 유가하락으로 금융위기를 겪을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들이 위기를 맞으면 우리나라도 수출 수요가 줄어드는 등 유탄을 피할 수 없다. 가뜩이나 불황에 허덕이는 국내 정유, 조선업계도 유가하락이 길어지면 더이상 버티기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치킨게임’의 결과물로 보이는 최근 유가하락이 불러올 세계 경제의 지각변동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로존의 경기침체와 겹치게 되면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다. 유가하락 기조에 철저한 대비를 하는 동시에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 역시 서둘러야 한다.
  •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첫발… 유라시아 시대 선봉장 역할”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첫발… 유라시아 시대 선봉장 역할”

    “올해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에 첫발을 내딛는, 철도를 통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보다 구체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 원탁회의와 물류분야 회의를 준비 중인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남북철도, 대륙철도 시대를 대비하고 차질 없이 준비해 유라시아 대륙의 공동 번영 시대를 여는 평화와 창조의 철도로 거듭나겠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3월 평양에서 열린 OSJD 사장단 회의에 참석, 코레일의 OSJD 옵서버 격인 ‘제휴회원’ 가입을 이끌어낸 최 사장은 러시아 극동과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길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실현하고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시대’를 여는 데 코레일이 선도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공사 창립 10주년을 맞은 코레일의 최 사장을 7일 서울 중구 청파로 철도빌딩 집무실에서 만났다. 최 사장은 시베리아 대륙을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대륙철도의 꿈과 준비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파업 후유증을 수습하고 경영 정상화와 흑자 경영을 실현한 코레일의 변신과 목표도 들어 봤다. →지난해 평양 회의에서 OSJD 사장단 원탁회의와 2019년 OSJD 사장단 정례회의 등을 서울에 유치해 한국 철도의 위상과 저력을 보여 줬는데. -오랫동안 꿈을 그리면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는 말이 있다. 남북 분단으로 ‘섬 아닌 섬’에 갇혀 있다 보니 철도인으로서 오랫동안 대륙철도를 동경했다. 대륙을 지나 유럽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염원은 더 간절했다. 지난해 3월 OSJD 제휴회원에 가입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향하는 역사적 첫걸음을 내디뎠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통한 제2의 도약을 위해 코레일이 평화와 번영의 유라시아 시대를 선도한다는 각오로 대륙철도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28개국으로 구성된 OSJD는 옛 동유럽 국가와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 중국 등 유라시아 대륙의 대륙철도 운영국들의 조직체다. 철도운송협정, 국제규약, 선로배분권, 수익배분 등이 모두 이 회의에서 이뤄진다. →남북 철도, 대륙철도 연결과 관련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철도 연결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 과제다. 코레일은 철도 운영기관으로서 대륙철도 시대를 대비해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꼼꼼하게 따져 나가면서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코레일은 OSJD 제휴회원에 가입,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현을 위한 실질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담당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인력 양성을 위해 대륙철도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철도 전문가와 직원들에게 러시아어를 교육시키면서 언어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OSJD 회의 준비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은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이 서울회의의 공동의장을 맡기로 했다. 철도를 운영하는 유라시아 대륙 국가에서 절대적 위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의 적극적 역할로 북한 철도상도 서울 회의에 초청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회의를 열기 위한 전제조건이 충족돼 잘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코레일은 OSJD 회의에서 한국이 정회원이 돼야 하는 까닭과 정당성을 전하고 회원국들의 지원을 이끌어 내려 한다. →최 사장은 그동안 북한 철도 및 대륙철도와의 연결 사업에서 유달리 철도주권을 강조해 왔는데. -철도는 기간산업이자 대규모 네트워크 산업이다. 기술 종속성이 매우 커서 일단 건설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100년 이상 종속될 수도 있다. 단순히 건설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설계·시공 등 건설 과정에서부터 이후 유지·보수·운행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기술적 연관과 후속 조치들이 이어진다. 북한 구간이 러시아나 중국의 철도 시스템으로 복원돼 건설된다면 네트워크 산업의 속성상 상대적으로 철도 연장이 짧은 우리나라 철도가 호환성 확보를 위해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이는 국가적 자존심은 물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지속적으로 가져오는 치명적인 상황이 된다. 우리가 철도 주권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유다. 북한 철도는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우리 기술과 시스템으로 건설해야 한다. →지난달 러시아 정부 및 철도 관련 고위 관계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한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불만을 숨기지 않았는데. -철도 협력 사업은 일단 시작되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안정적 운행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정책 결정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정치적 상황 판단 등 정무적인 고려를 하고 정부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이 때문에 중요하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2007년 북한은 경의선과 동해선 단절 구간을 연결하고 시험운행까지 마쳤다. 그러나 결국 운행을 하지 못했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시설이 단숨에 묶여 버린다면 그 피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정부는 최근 남북 장관급 당국자 대화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이번 제의에 북한이 응해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열린다면 철도 협력 사업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우리는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잡기 위해 모든 준비를 다하고 있다. 그렇다고 안전성 확보 등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코레일은 지난해 초만 해도 파업 후유증 등으로 최악의 상황이었는데 이를 넘고 공사 창립 이후 첫 영업흑자를 이뤄 냈다. 만성적자와 분규 등 지난 10년 동안 코레일을 따라다녔던 꼬리표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는데. -지난해 1월 ‘2015년에는 단 1만원의 영업흑자라도 달성한다’는 각오로 비전 선포식을 가졌는데 1년이나 빨리 흑자를 달성했다. 흑자 규모가 780억원이나 된다. 오랜 운임 동결과 원가보상률이 78%라는 경영 여건에서 달성했다. →흑자 경영과 노사 관계 안정 등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코레일처럼 방대한 조직에서는 무엇보다 목표관리가 중요하다. 취임 직후 수익과 비용을 총괄하는 ‘경영 정상화 추진단’을 구성해 수익증대와 경영 효율화에 힘썼다. 모든 부서에 수익 비용 목표를 부여하는 ‘손익기반 책임경영’을 시행했다.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익관리시스템(YMS)을 이용해 시간대와 좌석, 노선, 열차별 요금체계를 다양화하고 공실률을 최소화하는 등 경영 시스템도 개선했다. 수요는 1.8% 증가한 데 비해 수입은 4%나 늘었다. 창구에서 ‘표가 매진됐다’ 해도 기차에 올라보면 빈 좌석이 많았는데 요즘은 어디서 타든 빈 좌석을 거의 찾을 수 없게 된 것도 이런 관리 시스템 덕분이다. →코레일이 공사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는데. -2005년 1월 5일 정부기관 철도청에서 공기업으로 전환했다. 올해 10주년을 즈음해 ‘제2의 창사, 새로운 미래 10년’을 위한 신경영 전략으로 절대안전, 흑자 경영, 고품격 서비스, 혁신적 기업문화 창달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했다. 해외 철도선진국에서도 철도청이 공사로 바뀐 뒤 완전히 기업 체질을 갖추려면 10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반성과 모색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다. 애사심과 주인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안도 그 가운데 하나다. 지난 5일 6개 기차역에서 벌어진 기차놀이 ‘플래시몹’ 행사도 그 한 예다. →올해 경영에서 최대 주안점은. -임기 첫해인 2014년에 흑자 경영 기반을 구축했다면, 올해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채감축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부임 당시 470%였던 부채비율을 200%대로 낮추려고 한다. 공항철도 재구조화로 연결부채 2조 6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최소 4조 4000억원의 부채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환 소송 중인 용산부지 61%를 반환받으면 3조 7000억원의 자산차익도 얻게 된다. 국세심판원에 요청한 법인세 1조원을 환급받을 경우 부채 감소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 아울러 꿈과 희망의 대륙철도 시대를 대비해 필요한 사항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준비하고 있다. 정부 관련 부처와 긴밀한 협조를 진행하면서 실무 차원에서 할 일을 챙겨 나가겠다. 글 사진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최연혜 사장은 누구 철도 분야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대표적인 철도 전문가. 한국철도대학(현 한국교통대학) 운수경영학과 교수를 지내다 외환위기 이후 철도청 경영혁신에 관여했고, 철도청 차장(2004년), 한국철도공사 부사장(2005년), 한국철도대학 총장(2007년)을 거쳤다. 2013년 10월 114년 한국철도 역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코레일 사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코레일 노조 파업을 안정적으로 수습하고, 노사 안정과 경영 정상화를 솜씨 있게 처리했다는 평을 받았다. 가냘픈 몸매에 여린 인상과 달리 과단성 있는 결단력과 추진력을 지닌 치밀하고 섬세한 ‘철의 여인’이란 평을 듣는다. ▲1956년 대전 출생 ▲ 서울대 졸·독일 만하임대 경영학 박사
  • [아하! 우주] 화성 표면의 신비한 ‘거미줄’ 지형

    [아하! 우주] 화성 표면의 신비한 ‘거미줄’ 지형

    지구 이외의 행성 가운데 그 지형이 가장 많이 연구된 행성은 화성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지표를 세밀하게 관측하기 위해서 지난 2005년 화성 주변을 공전하는 관측 우주선인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를 발사했다. MRO는 2006년 3월 10일, 화성에 도달한 후 지금까지 화성의 인공위성이 되어 그 표면을 매우 상세하게 관측하고 있다. MRO 덕분에 NASA의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을 자세하게 관측할 뿐 아니라 계절적 변화까지 추적할 수 있다. 화성의 자전축은 지구와 비슷하게 2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따라서 지구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존재하며 북반구와 남반구의 계절이 서로 반대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계절적 변화는 화성 표면에 여러 가지 다양한 변화를 만드는데 위의 지형 역시 마찬가지이다. 거미처럼 생긴 지형이라는 뜻의 '아라네이폼'(Araneiform)이라 명명된 이 지형은 지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화성만의 고유한 계절적 변화이다. 이런 지형을 지구에서 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에서는 자연 상태로 존재하기 어려운 드라이아이스가 만드는 지형이기 때문이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0.6%에 불과하며, 대기 성분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이다. 겨울철 화성의 고위도 지역에서는 극도로 추운 기후와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인 대기 덕분에 표면에 드라이아이스가 형성된다. 이 드라이아이스가 표면에 얼어붙으면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데 아라네이폼 역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행성과학자 캔디스 한센(Candice Hansen)에 따르면 이 지형은 겨울철에 형성되었다가 날이 풀리면 녹는 대신 증발해서 없어지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지표에는 거미줄 같은 흔적들이 남게 된다. 다음 해(화성의 1년은 지구의 1.88년 정도에 해당한다) 겨울에 다시 드라이아이스가 얼게 되면 다시 이전의 자국을 중심으로 거미줄 모양의 드라이아이스가 형성된다고 한다. 지구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아주 독특한 화성만의 겨울 풍경인 셈인데, 겨울 경치만큼은 지구가 훨씬 아름답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열린세상] 영화 ‘국제시장’과 한국의 문화유전자/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영화 ‘국제시장’과 한국의 문화유전자/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5년 새해 첫날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국제시장은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때 피란 온 한 가족의 삶과 주인공 ‘덕수’의 희생과 헌신의 인생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조명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피란 생활의 고단함과 경제발전 초기의 희생, 이산가족상봉이라는 아픔을 배경으로 강력한 국가주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가난한 대한민국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국제시장은 부모 세대의 과거를 그저 이야깃거리로 재연한 영화일 수 있다. 그러나 분단과 전쟁, 가난과 굴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체험해 온 50~70대에게 국제시장은 한낱 영화가 아닌 고난과 역경의 세월을 극복한 자신들의 삶의 일기장이다. 광부로, 간호사로, 혹은 군인으로 막장이나 싸움터로 나아가 가족과 나라를 지키고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성 세대에게 국제시장은 대한민국을 이만큼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굴곡진 세월을 대변해 주는 매개다. 그래서 영화를 본 기성세대 모두는 덕수가 “아부지예,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예. 그런데 저 진짜 힘들었거든예…”라고 눈물지을 때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대입시켜 진한 눈물을 쏟았을 것 같다. 국제시장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광복 후 70년 동안 가난을 극복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이룬 주인공들을 기억하고 기념하자는 것이다. 영화에는 그동안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문화코드, 경제성장 제일주의라는 문화유전자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성장제일주의는 기성 세대에 저장돼 지배적인 기억으로 복제되고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쳐 왔다. 문제는 경제를 우선시하는 경쟁과 대립의 문화유전자가 대한민국의 지배적인 행동규범이 되면서 사회의 다른 부분들에 대한 균형적 발전이 고려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제성장과 효율성을 신봉하는 문화유전자를 가진 사회는 수도권 중심의 편중된 도시 발전, 대학입시 위주의 비정상적 교육, 계약직을 양산하는 왜곡된 노동시장을 낳았다. 원칙과 법치주의, 인권과 환경, 배려와 타협은 경제성장률에 대한 집착 속에 우리의 문화유전자 안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 통합진보당의 국회 진출과 해산, 대한항공 땅콩 회항과 같은 몇몇 사건은 ‘원칙을 어겨도 빨리하고 이기면 된다’는 문화유전자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결과이자 현상이다. 성장제일주의는 이제 잔잔한 바다를 항해하던 세월호마저도 가라앉힐 수 있는 관피아와 기업의 결탁, 진보의 탈을 쓴 종북 정당의 위협도 알아보지 못하는 맹목적 대립과 이념갈등, 특정 기업과 기업주들이 특혜와 특권을 당연시하는 무원칙 사회를 낳았다. 경제발전 일변도의 문화유전자를 가진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사회의 많은 측면에서 비정상적 대립과 극단적 갈등을 경험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새해 벽두부터 청와대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 노동시장 개혁 등이 기득권을 가진 집단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가족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기성세대가 또 한 번 후세를 위해 감수할 것을 감수하겠다는 타협과 양보가 없이는 해법이 요원하지만 과거의 희생에 대한 적절한 인식과 감사가 결여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통 큰 양보를 또 기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새해에는 가족과 공동체를 배려하는 문화유전자를 계승하면서 사회의 균형 발전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문화유전자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문화유전자는 한 사회와 공동체의 문화적 특성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우리나라는 다시 새롭게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꿈꾸는 희망과 각오로 가득 차 있다. 새로운 시대는 그동안 제 역할을 다한 성장제일주의 문화유전자가 퇴장하고 그 자리에 타인에 대한 배려과 봉사, 합리성과 타협의 건강한 시민사회 문화유전자가 자리 잡을 때 가능하다. 효율성보다는 합리성이, 대결보다는 융화와 화합이, 파국보다는 건전한 대화가 사회의 지배적 원리로 작동하는 새로운 문화유전자가 다음 세대의 행동 규범을 결정하는 기본 원리가 되도록 초석을 놓는 2015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사설] 새해 남북관계 초당적 대처로 풀어야

    광복과 분단 70주년인 올해 남북 당국 간 회담의 결실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박근혜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까지 신년사에서 적극적 남북 대화 의지를 비치면서다. 문제는 남북 대화가 열매 맺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인사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에게 이례적으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우리는 남북 관계가 탄탄대로를 달리려면 남남 갈등이란 걸림돌부터 치워야 한다는 견지에서 야권의 대국적 호응을 기대한다. 새해 벽두부터 남북 대화 재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이 누차 실질적 통일 준비를 다짐했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통일준비위 명의로 지난 연말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다. 더욱이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면서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남북이 실질적인 관계 개선으로 가는 대도에서 만나려면 숱한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당장 동맹국인 미국부터 북한의 대화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지 않은가. 미국으로선 김정은의 제안이 북핵과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로 본다는 뜻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과 관련, 엊그제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잖아도 북측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물론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마당에 김정은의 한마디에 매년 2∼3월 실시되는 한·미 키리졸브 연습과 8월의 한·미 연합 프리덤가드 연습 등을 중단할 순 없는 노릇이다. 정부로선 한·미 훈련 규모나 시기를 다소 신축적으로 조정해 북측에 성의를 표시하고 이를 위해 미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할 판이다. 더군다나 정상회담이나 고위 당국자 회담 등의 전제조건을 둘러싼 남북의 입장차는 현격하다. 남북 당국이 동상이몽 격으로 회담 테이블에 앉으려 하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의 70년 한을 풀어 주는 인도적 사업으로 실마리를 풀어 남북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3대 세습체제 유지가 지상 목표인 북의 속내는 다르다. 체제 동요를 일으키는 개혁·개방은 최소화하는 선에서 남측의 경제 지원을 극대화하려는 낌새다. 내심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관철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란 얘기다. 이런 판에 야권이 5·24 조치 해제나 10·4 공동선언 이행을 주문하는 등 엇박자를 내면 결과는 어떨까. 회담장에서 밀고 당길 사안을 두고 미리 변죽을 울리면 우리의 협상력만 떨어뜨리는 꼴이 아닌가. 박 대통령이 신년인사회에서 5·24 조치를 해제하라고만 요구하지 말고 야당도 도와 달라고 요청한 배경도 여기에 있을 게다. 문 위원장도 “남북 문제 푸는 데 여야가 따로 없다”며 적어도 원론적으론 화답했다니 다행스럽다. 민생 경제와 국민의 안전과 복지 문제 등에 대한 야권의 비판은 당연히 언제든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도 으레 그렇듯이 남북 문제와 안보에 관한 한 초당적 대처가 절실함을 거듭 강조한다.
  • “남북 대화 실마리 풀려면 이산가족 문제 키워드돼야”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성사될 경우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를 의제로 내세워 대화 분위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일 “이산가족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민족은 역사에 부끄러움을 안고 가야 한다”며 “아무리 전쟁을 했어도 최소한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당국 간 회담이 개최될 경우 이산가족 상봉 문제뿐 아니라 이산가족 전원의 전면적인 생사 확인과 서신 왕래, 수시 상봉행사 개최 등 전반적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을 북한에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부의 인식은 남북 간 모두 이견이 없는 이산가족 문제를 매개로 사회, 문화, 정치 분야 등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특히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대가로 쌀과 비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해진 5·24조치에 따라 쌀과 비료 지원을 중단했다. 즉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쌀과 비료 등 지원을 재개해 북한이 원하는 5·24조치 해제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부분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통일부는 이 같은 관측에 선을 긋고 있다. 아직 당국 간 대화가 열리지도 않았는데 쌀과 비료 지원 등과 같은 말이 나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될 경우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고 북한이 관심 있어 하는 경제지원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일부에서는 이산가족 문제보다는 좀 더 딱딱한 분야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산가족이 중점이 되기보다는 종합적인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에서도 이산가족 문제를 받기보다는 고위급 접촉이 무산됐던 만큼 이를 복원하는 작업이 우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될 경우 김 제1위원장이 언급한 것과 같이 정상회담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최고위급 대화까지 얘기했으니 이것까지 포함해 정치·군사 문제까지 다 얘기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북한이 당국 간 대화에 전제 조건을 붙인 것에 대해 정부는 거부감을 나타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은 아무런 조건 없이 대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김정은 신년사] 정부 “구체적 조치 좀 더 기다려봐야” 신중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이날 저녁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당국 간 대화 개최를 제의하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통일부는 이날 류 장관을 중심으로 황부기 차관, 천해성 통일정책실장 등 간부진이 모여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 내용을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위한 분위기는 북한이 띄웠지만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질지는 좀 더 기다려 봐야 한다”면서 “군사훈련 중지와 같이 전제조건이 여전히 붙어 있다는 점에서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 때문인지 오히려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좀 더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나 국방위원회 정책국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조평통이나 정책국의 움직임은 일반적으로 신년사 일주일이나 열흘 뒤에 나온다. 다만 류 장관은 오후 늦게 이산가족 문제와 정상회담 등을 포함한 모든 문제에 대해 실질적이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당국 간 대화가 열려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정상회담의 당사자랄 수 있는 청와대 역시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렇지만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그동안 얽혔던 쟁점을 한꺼번에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새해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좀 더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정상회담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평가하는 모습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북한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정부가 정책을 전환할 경우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야는 모두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소 온도 차를 나타냈다. 새누리당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정상회담 언급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원칙적인 평가를 내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 제1위원장이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데 주목한다면서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들] 담뱃값 4500원…A형 간염 접종 무료…법정 내 녹음

    [새해 달라지는 것들] 담뱃값 4500원…A형 간염 접종 무료…법정 내 녹음

    1월 1일부터 담뱃세 2000원 인상과 함께 담배가격도 4500원으로 오른다. 이뿐만 아니라 모든 식당에서 흡연이 금지된다. 냄새가 안 난다며 전자담배를 피웠다가는 일반 담배와 똑같이 과태료 10만원을 물어야 한다. 또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5580원으로 오른다. 환자가 전액 부담했던 A형 간염 접종은 국가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되면서 무료로 이뤄지고, 하반기에는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나이가 75세에서 70세로 낮아진다. 부모가 친권을 남용하는 경우 자녀나 검사의 청구에 의해 가정법원이 친권을 일시적으로 정지할 수 있게 된다. 법정 내 녹음도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공무원시험 체력검정에서도 도핑테스트(약물검사)가 시행되며, 운전면허 기능시험은 하반기부터 평가 항목을 강화해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적용 기한은 2016년까지 연장돼 내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무주택 가구주였던 주택청약 자격이 무주택 가구 구성원으로 완화되는 등 청약제도가 개편된다. 편집국 종합 [세제·금융] ATM에서 마그네틱 신용카드 대출 금지 ●자녀장려세제 도입 부부의 연소득 합계액이 4000만원 미만인 가구로 18세 미만 부양자녀가 있으면 자녀 1인당 연간 최대 50만원(지원 자녀 수 제한 없음)을 지원받을 수 있다. ●월세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과 공제 대상 확대 월세지급액의 60% 소득공제(500만원 한도)가 월세지급액(750만원 한도)의 10% 세액공제로 바뀐다. 2014년 월세 지급분부터 적용된다. 공제 대상은 종전 총급여액 5000만원 이하에서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소규모 주택임대소득 세 부담 완화 수입금 2000만원 이하의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자는 2014∼2016년 소득분에 대해 소득세가 비과세된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한시적 확대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본인 사용 실적에 대해 한시적으로 소득공제율이 10% 포인트 인상된다. ●난임 시술비 세제 지원 강화 난임 부부의 임신·출산을 지원하기 위해 난임 시술비에 대해서는 의료비 공제 한도가 없어진다. ●퇴직연금 세액공제 적용 확대 퇴직연금 납입 때 납입금에 대해 최대 700만원의 12%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소득세를 공제받는다. ●근로장려금 신청 대상 확대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이 근로자뿐 아니라 모든 사업자(세무서 사업자 등록자에 한하며 전문직 사업자와 그 배우자는 제외)로 확대되고 기초생활수급자도 포함된다. ●연락중지 청구전화 ‘두낫콜’ 운영 한 번만 신청하면 모든 금융회사의 마케팅과 영업 목적의 전화·문자를 한꺼번에 수신 거부할 수 있는 금융권 연락중지 청구전화 ‘두낫콜’(Do-not-call)이 올해부터 정식 운영된다. ●마그네틱 신용카드 사용 금지 카드의 위·변조 사고를 막기 위해 3월부터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이용한 카드 대출이 불가능해진다. IC(집적회로)칩 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 연장 보험금 청구권과 보험료·환급금반환청구권 소멸시효가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대출 만기 통지 시기는 빨라져 1개월 이전에 대출 만기 도래 사실을 통지하고, 대출 연장 신청 시 만기 7일 이전에 심사 결과를 통지한다. ●해외여행자 통관제도 및 초과물품 자진신고 때 세액 경감 면세 한도 초과 휴대품의 자진신고 불이행자에 대한 가산세율이 30%에서 40%로 바뀐다. 또 여행자가 면세 범위(600달러) 초과물품을 자진신고하면 관세의 30%를 경감(15만원 한도)해 준다. [복지] 금융재산 500만원 이하 긴급복지지원 대상 확대 ●건강보험 적용 대상 확대 1월부터는 청성뇌간이식술, 안구광학단층촬영 검사, 암환자 방사선 치료 등 5개 항목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2월부터는 수술을 받지 않았지만 중증인 심장·뇌혈관질환자도 진료비를 경감받는 산정특례 대상자가 된다.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 부담도 새해부터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으로 개편 6월에는 기존의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체계로 개편된다. 최저생활비를 한꺼번에 받는 기존 방식과 달리 소득에 따라 생계·주거·의료·교육 급여를 개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긴급복지지원 대상 확대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금융재산 기준은 현행 ‘300만원 이하’에서 새해 ‘500만원 이하’로 완화되며, 지원단가도 2.3% 인상(4인 가구 생계지원 월 108만원→110만원)된다. ●부모지원보육료 인상 저소득 출산 가정의 산후관리를 위해 지원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바우처 사업’ 대상도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 65% 이하 출산 가정까지 확대된다. 영아 가구의 양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부모지원보육료’는 3% 인상된다. 7월부터는 실직해도 국민연금 가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 1년간 정부가 연금보험료의 75%를 지원하는 실업크레디트를 시행한다. 영세사업장의 저임금 근로자에게 연금 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의 기준은 월 소득 135만원에서 140만원으로 확대된다. [법무·행정] 채무자와 이해관계자면 회생 계획 인가 불허 ●옛 사주 회생 절차 악용 방지 제도 시행 채무자의 영업을 인수하려는 사람이 채무자의 이사 등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면 회생 계획을 인가하지 않을 수 있다. 채무자에게 사기·횡령·배임 등을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10년을 넘기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회생 계획을 인가하지 않는다. ●법정 녹음 본격 시행 증인, 당사자, 피고인 등에 대한 신문 절차에서 조서 대신 법정 녹음으로 진술을 기록한다. 그 밖의 절차에서도 당사자가 신청하면 법정 녹음으로 변론 내용을 기록한다. ●민사 판결문 당사자 주민번호 비공개 작년 8월 개정된 예규에 따라 민사판결문 당사자란에 기재하던 주민등록번호를 적지 않는다. 정확한 당사자 식별을 위해 집행문에 채권자, 채무자, 승계인의 주민번호만 적는다. ●재외국민 주민등록 및 주민등록증 발급 가능 1월 22일부터 재외국민도 주민등록을 할 수 있고 주민등록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해외 영주권을 얻어 국외로 이주해도 재외국민으로 주민등록이 유지된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재외국민은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입국하면 재등록 혹은 신규등록 절차를 거치면 된다. ●서울시, 2월 안전신문고(안전신고포상제) 신설 재난 징후, 시설물 안전 등 생활 주변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요소를 신고하거나 안전정책 개선안을 제안한 시민에게 최대 10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서울에 승용차 마일리지 제도 3월 도입 전년 대비 주행거리 감축량에 따라 1만원(5~10% 감축)에서 최대 3만 5000원(50% 이상)을 지급한다. 시에 등록된 10인승 이하 비영업용 승용차는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부동산·교통] 저소득층에 저금리 혜택 ‘버팀목 전세대출’ 도입 ●버팀목 전세대출 도입 금리가 3.3%인 근로자·서민 전세대출과 금리가 2.0%인 저소득가구 전세대출을 하나로 통합한 ‘버팀목 전세대출’이 1월 도입된다. 소득이 적을수록, 전셋집 보증금이 낮을수록 금리를 싸게 해 저소득층이 혜택을 보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금리는 2.7∼3.3%다.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족은 1% 포인트 금리를 더 인하해 준다. ●주거안정 월세대출 도입 국민주택기금에서 월세도 대출해 주는 상품이 도입된다. 근로장려금 수급자나 취업준비생, 희망키움통장(Ⅱ) 가입자 등 자활 의지를 가진 저소득층이 대상이다. 연 2% 금리로 매월 30만원씩 2년간 최대 720만원을 빌려준다. 보증금 1억원, 월세 60만원 이상인 경우가 대상이다. 1년 거치 후 한꺼번에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상환 기한을 1년씩 3번까지 연장할 수 있다. ●주택 청약제도 전면 개편 3월부터 가구주가 아니어도 가족 구성원이 무주택자면 청약할 수 있다. 1·2순위로 나뉘었던 것을 1순위 하나로 통합하면서 요건은 낮춰 가입 기간이 1년이고 월 납입금을 12회 이상 납부하면 1순위로 인정된다. 수도권 외 지방은 6개월, 6회 납부가 1순위다. ●주택 바우처제도 시행 7월부터 지원액이 더 커진 주거급여(주택 바우처)제도가 실시된다. 소득 인정액이 중위소득의 43% 이하(2014년 4인 가구 기준 월 173만원)이면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면 적용을 받는다. 대상자 가운데 임차가구엔 지역별 기준임대료를 상한으로 실제 임차료를 지원하고, 자가가구에는 주택 노후도에 따라 주택 개량을 지원한다.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 시행 자동차를 수리할 때 순정품(OEM 부품)이 아닌 저렴한 대체부품의 사용을 활성화하도록 1월 8일부터 인증제를 시행한다.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대체부품 인증기관을 지정해 대체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인증한다. 또 자동차 정비업자는 의무적으로 주요 정비 작업의 시간당 공임과 표준 정비 시간을 사업장 내에 잘 보이게 게시해야 한다. 자동차 종합 수리업과 자동차 전문 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는 건당 1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받으면 상대방이 요청하지 않아도 현금영수증을 반드시 발급해야 한다. [고용·노동·환경] 여성 무기계약직 전환 지원금 월 40만 ~ 80만원↑ ●최저임금 8시간 4만 464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116만 6220원(주 40시간 기준)이다. ●고령자 고용지원금 연장 지난해 폐지될 예정이었던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지원금’은 2017년 말까지 3년간 연장된다. 고령자가 대부분인 경비근로자에게 새해부터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관리비 상승 부담으로 오히려 해고하려 들 가능성이 커 연장 조치를 내렸다. ●여성 무기계약직 전환 지원금 증가 육아휴직, 출산전후휴가 또는 임신 중에 계약이 만료되는 여성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각각 월 40만원(최초 6개월), 월 80만원(이후 6개월)으로 오른다. ●저소득 취약가구에 에너지바우처 지급 12월부터 3개월에 걸쳐 노인·이동·장애인 등 저소득 취약계층 98만여가구에 16만 5000~5만 4000원의 에너지바우처가 지급된다. ●어린이제품 안전기준 준수 의무화 6월 4일부터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가 사용하는 모든 어린이 제품이 안전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정부가 정한 공통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판매할 수 있다. 제조·수입업자는 어린이용품 내 사용될 수 있는 환경유해인자(4종)에 대한 함유 여부 및 함유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 정부가 기업들에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량을 부여하고, 기업들은 허용량 범위 내에서 생산 활동과 온실가스를 감축하되 각 기업이 감축을 많이 해서 허용량이 남거나 부족한 경우 다른 기업에 판매 또는 매입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 구매보조금 지원 소비자가 1월 1일부터 출고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7g/㎞ 이하인 중소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보조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개별소득세와 취득세 등 최대 310만원의 세제 혜택도 그대로 유지된다. [교육·여성·가족] 한부모가족 양육비 월 10만원으로 인상 ●보육료·유아학비 지원카드 통합 보육료(아이사랑카드)와 유아학비(아이즐거운카드) 지원카드가 아이행복카드 하나로 발급된다. 카드는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 신한카드, BC카드, 롯데카드 등 7개 카드사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청소년증 대리인도 발급 본인이 아니더라도 위임을 받아 가까운 주민센터에 방문해 청소년증을 신청할 수 있다. ●학교 주관 교복 공동 구매 모든 국공립 중·고교 신입생은 배정받은 학교에서 교복을 구입하게 된다. 학교가 교복업체를 선정하며 학생들은 구입 대금을 학교에 납부한다. ●양성평등기본법 시행 7월부터 여성정책조정회의가 양성평등위원회로 개편되고, 여성주간도 양성평등주간으로 변경된다. 모성권뿐 아니라 부성권까지로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등 양성평등 추진체계가 강화된다. ●한부모가족 지원 강화 1월부터 최저생계비의 130% 이하인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를 월 7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 지원하고 대상 인원도 19만 1000명으로 늘린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을 3월 설립해 4월부터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가 양육비를 원활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상담부터 모니터링까지 원스톱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 [사설] 남북, 분단 70년 한반도 새 지평 열어야

    이틀 앞으로 다가온 2015년은 모두가 알 듯 광복 70년, 분단 70년이 되는 해다. 7500만 겨레가 더 없는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받아안은 지 70년이 되는 해다. 강산이 일곱 번 바뀌고, 한 목숨이 생을 정리할 시간을 맞이할 만큼의 오랜 세월이건만 두 동강 난 한반도는 지금껏 무엇 하나 달라진 게 없다. 분단 70년 역사의 물꼬를 돌려야 하는 민족적 명제는 그래서 더더욱 절실하고 간절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3년차이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 4년째로 접어드는 내년은 남북 관계에서 일대 전환점이 되기에 더없이 좋은 여건을 갖췄다고 본다. 무엇보다 북한으로서는 국제사회에서의 고립과 이에 따른 외교적·경제적 압박이 더이상 견뎌 내기 어려운 수위로까지 치달은 상태다. 전통 우방인 중국은 북한을 혈맹이 아닌 ‘일반국가’로 격하시키며 거리를 한껏 벌렸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세계는 핵과 미사일을 넘어 북한의 척박한 인권 실태에 대해서도 정면 대응을 선언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안으로는 다소 나아진 식량 사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절대 다수의 주민들이 빈곤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장성택 처형 이후 잠재적 체제 불만 세력의 위협도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통치자금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강고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제1비서로서는 체제의 기반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라도 국제적 고립으로부터의 탈피와 획기적인 경제 안정을 위한 모멘텀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 할 것이다. 북한 당국뿐 아니라 우리 정부에도 2015년의 의미는 각별하다고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5대 국정 목표의 하나인 ‘행복한 통일시대 기반 구축’을 임기 중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해 남북 관계의 획기적 변화와 이를 발판으로 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정상 가동이 절실하다. 2018년 2월까지의 남은 임기 중 가시적인 남북 관계 발전의 틀을 구축하려면 내년을 넘길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어제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부위원장인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정종욱 인천대 석좌교수의 이름으로 새해 초 남북 당국 간 대화를 갖자고 제의한 것은 그런 점에서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여겨진다. 류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서부터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 남북 당국 간 경제협력 방안 등을 포괄적이고 다층적으로 논의할 시점에 다다랐다고 본다. 천안함 피폭과 연평도 포격, 박왕자씨 피살 사건, 그리고 이에 따른 5·24 대북 제재조치 등의 해법은 앞으로 펼쳐 낼 남북 협력의 청사진이 얼마나 크고 높고 넓으냐에 따라 얼마든 뛰어넘을 수 있는 수준의 장벽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김 제1비서는 자신을 넘어 2500만 북한 주민과 한반도의 내일을 위해 박 대통령이 내민 손을 맞잡기 바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친서를 보내는 소극적 유화 제스처를 취할 게 아니라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즉각 임해 서로의 현안을 모두 꺼내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과감한 행보를 택해야 한다. 지금의 고립에서 벗어날 출구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있으며, 자신들의 경제적 궁핍은 핵과 미사일이 아니라 개방과 남북 협력에 의해서만이 해결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 [뉴스 분석] ‘북핵과 별도’ 남북 대화채널 투트랙으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9일 5·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남북이 관심을 갖는 모든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한 당국 간 회담을 갖자고 북한에 공식 제의했다. 류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통일준비위원회가 내년 1월 중 남북 간 상호 관심사에 대한 대화를 가질 것을 공식 제안하는 내용의 전통문을 북측에 보냈다”며 “북측이 적극 호응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통문은 류 장관 명의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앞으로 발송됐다. 북한은 이를 수령했다. 통일부 대신 통일준비위원회가 대화를 제안한 것은 핵과 미사일 문제를 다루는 고위급 접촉과는 별도의 남북 대화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설명했다. 핵 문제 때문에 꽉 막힌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류 장관은 브리핑에서 “북측과의 대화를 통해 설 전에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통준위 정부 위원장인 저나 정종욱 민간 부위원장이 서울이나 평양 또는 기타 남북이 합의한 장소에서 북측과 만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도 ‘2014년 핵심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새해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좀 더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최근의 남북관계는 여전히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동북아 정세도 순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원칙을 견지하면서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잘 대응해 나간다면 난제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전통문이 통준위 명의로 작성된 데 대해 “통준위 활동을 북측에 설명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통일준비라는 의제에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측이 회담에 응할 경우 류 장관을 수석대표로 5·24조치 해제를 포함해 남북 간에 관심 있는 사안을 모두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회담 제의에 대해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하루빨리 응해야 할 것”이라며 “남북 간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의 재개를 일관되게 촉구해 온 새정치연합은 남북 대화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북한 당국이 이에 호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부 北에 대화 제의] ‘남북 대화의 門’ 먼저 열었다… 키리졸브 前 이산상봉 추진

    [정부 北에 대화 제의] ‘남북 대화의 門’ 먼저 열었다… 키리졸브 前 이산상봉 추진

    정부가 내년 1월 중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전격 제안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북한의 대남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가 내년 1월 1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발표는 남북 간 우호적인 분위기 마련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또 새해에는 남북 관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풀어 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9일 브리핑에서 “남과 북이 직접 만나 평화통일을 만들어 가는 방안을 협의해야 한다”면서 “남북 간 상호 관심사에 대해 대화할 것을 북측에 공식적으로 제의한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도 “북한의 신년사를 보고 대화를 제의하면 더 안정적일 수 있었지만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느낌도 줄 수 있다”면서 “선제적으로 남북 관계를 이끌어 나간다는 차원에서 연말에 움직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일 통일준비위원회 3차 회의에서 통일 준비의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통준위가 내실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금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지속한다면 북한도 긍정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남북 간 관계 개선의 돌파구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정부가 이처럼 이례적이고 선제적인 대화 제의를 한 배경에는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키리졸브’ 한·미 군사훈련에 앞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 남북 간 현안을 해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 입장에서는 내년 키리졸브 군사훈련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기 전에 회담을 하고자 하는 의도”라면서 “만남이 이뤄진다면 우리 쪽에서는 이산가족 상봉과 광복 70주년 남북 공동 행사나 사회·문화·경제 교류를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 2월 키리졸브 훈련 기간에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개최됐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 제의가 좀 더 포괄적인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류 장관도 이날 회담 의제에 대해 “남북 간에 서로 관심 있는 사안들은 다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밝혀 정부가 원하는 이산가족 상봉과 북측에서 바라는 5·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북한도 내년이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 35주년, 6·15선언 15주년을 맞는 해이자 김정일 3년 탈상을 끝내고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연다는 측면에서 남측의 대화 제안에 적극적으로 응할 가능성도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성재 통준위 사회·문화분과 위원장은 지난 24일 개성에서 만난 북한 김양건 당 대남비서가 “내년이 6·15 15주년인데 남북관계가 정말 좋아지길 바라고 있다”면서 “금강산 관광, 5·24조치,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에서 소로(小路)를 대통로로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아하! 우주] 지옥이 궁금한가요? 금성 뒤덮은 ‘CO2 바다’

    [아하! 우주] 지옥이 궁금한가요? 금성 뒤덮은 ‘CO2 바다’

    금성이 한때 이산화탄소로 출렁이는 기묘한 바다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며, 이 바다는 금성 지표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29일(현지시간) 보도됐다. 금성은 흔히 지구의 쌍둥이 행성으로 불리는데, 크기와 질량, 화학적 조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태양계 행성들 중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이기도 하다. 가장 가까울 때에는 약 4140만km까지 접근한다. 그런데, 지구는 이처럼 수많은 생물들이 번성하고 있는데, 금성은 어째서 아메바 한 마리도 살 수 없는 지옥 같은 행성이 되었을까? 무엇이 이 둘의 운명을 이렇게 갈랐을까 하는 것은 과학계의 오래된 화두였다. 금성의 표면은 황산으로 이루어진 짙은 구름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아주 뜨겁고 건조하다. 금성 표면 온도가 500도에 달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은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이었다. 이런 높은 온도에서는 납도 녹기 때문에 모든 액체는 끓어서 날아가버린다. 게다가 황산으로 이루어진 구름에서 때때로 황산비가 내린다. 그래서 태양계에서 가장 지옥에 닮은 곳이 있다면 금성일 거라고 천문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금성이 지금은 생지옥에 방불하지만, 한때는 지구처럼 바다가 있었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금성에 관한 이전의 연구는 초기 금성의 대기에는 충분한 수분이 있어서, 그것이 비로 내렸다면 금성 표면을 깊이 25m의 물로 뒤덮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행성 자체의 온도가 너무나 높았기 때문에 그러한 물을 유지할 수가 없어, 모두 증발해 우주공간으로 날아가버렸을 거라고 보고 있다. 그러한 물의 바다 대신 금성은 액체 이산화탄소로 된 기묘한 바다를 가지고 있었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금성에서 가장 흔한 물질의 하나이다. "현재 금성의 대기는 거의 이산화탄소로 96.5%를 차지한다"고 논문 주저자인 디마 볼마토프 코넬 대학 이론 물리학자가 설명한다. 열을 잡아가두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는 동물들의 호흡이나 화석연료의 연소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식물의 광합성에 사용되는 기체다. 이산화탄소는 액체와 기체, 고체로 존재할 수 있으며, 적정한 온도와 압력 하에서는 빠르게 임계치에 달해 초임계 상태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러면 액체와 기체의 특성을 공유하게 되는데, 일례로 물질을 녹이는 액체가 되는가 하면 기체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볼마토프와 그 공동 연구자들은 금성에서 이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특수한 초임계 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초임계 상태 물질의 물리적 특성은 온도와 압력에 따라 서서히 변해가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자 활동을 조사한 결과, 초임계 물질이 대단히 극적으로 기체와 액체 상태를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성은 태양계의 행성 중에서 가장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어 지구 대기압의 90배에 이른다. 만약 사람이 금성 표면에 내린다면 그 즉시로 납짝하게 짜부러지고 말 것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금성 기압이 지구의 몇십 배 정도였다. 이러한 상태가 적어도 1억에서 2억 년 가량 지속되었다. 그 같은 조건에서 초임계 이산화탄소는 액체같이 행동해서 금성 표면을 뒤덮었을 거라고 볼마토프는 설명한다. "금성 표면의 협곡이나 하상처럼 보이는 지형적 특성이 이 같은 이론을 뒷받침하는데 액체 이산화탄소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이런 지형들을 만들어낸 것으로 본다"고 볼마토프는 스페이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초임계 이산화탄소가 기체에서 액체로 급속한 위상 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것을 당면목표로 삼고 있다. 이들의 연구 내용은 8월 21일자 '물리화학 레터 저널' 지에 소개되어 있다. 사진=첫번째 사진은 NASA의 금성 탐사선 마젤란 호가 금성의 두터운 구름층을 헤치고 찍은 금성의 북반구 모습이다. 과학자들은 금성이 원시 행성이었을 초기에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진 바다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두번째 사진은 금성 탐사선 마젤란. 1994년 임무 종료됐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생명의 窓] 나와 지구는 동전의 양면, 즉 하나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생명의 窓] 나와 지구는 동전의 양면, 즉 하나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너는 바로 네가 먹은 것이다’라는 근래 꽤 많이 회자되는 문구가 있다. 요즘 먹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자주 인용되는 이 문구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돌프 히틀러가 자주 하던 말이라고 한다. 수없이 무고한 유대인의 생명을 학살한 주범의 이미지와 달리 히틀러는 이 말에 어울리게 채식주의자였다고 전한다. 이 문구는 우리가 먹는 음식물의 성분들이 몸에 들어와 소화 과정을 통해 잘게 부서진 후 다시 이로부터 몸을 구성하는 필요한 성분들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이런 과학적 이해 덕분인지 웰빙이라는 바람을 타고 갑자기 유행처럼 번지게 된 몸에 좋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요즘 TV를 켜면 몸에 좋다는 갖가지 음식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가격이 몇 배에 달하지만 소위 유기농이라는 야채나 유기농으로 키워졌다는 유제품, 육류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 지구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비싸고 좋다는 먹거리를 골라 먹는 것으로 정말 몸이 좋아지고 웰빙을 할 수 있을까. 인간과 모든 생물체를 포함해 물, 공기, 흙, 등 지구에 있는 모든 구성 성분들은 계속 순환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살펴보자. 이는 채식이건, 육식이건, 잡식이건 근본적으로는 식물과 몇몇 미생물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다른 생명체가 호흡하고 뱉어내거나 자동차와 공장에서 나온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하고 여기에 지구의 미네랄 등 구성 성분들을 배합해 만들어 낸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물이 우리가 아는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재생산된 형태가 바로 먹거리다. 즉 우리는 태양에너지를 통해 지구와 대기의 성분들로 만들어진 다양한 형태를 먹고, 호흡이라고 하는 지구의 대기를 들이마셔서 섭취한 먹거리를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모든 물질이 지구의 일부이며 또 매일 우리의 일부가 지구의 생명체, 대기 및 무기물의 성분으로 계속 교체되고 있다. 보고에 따르면 우리의 호흡은 바로 몇 주 전에 다른 인간 존재에 의해 호흡돼 왔던 10조개의 원자를 담고 있다. 또 매년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의 98% 이상이 이전에 지구의 어떤 곳에 존재하던 새로운 원자로 교체되고 있으며 5년 내에 우리 몸을 이루는 성분들은 완전히 지구의 성분들로 대치된다고 한다. 즉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며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일부분으로 계속 지구 환경과 물질을 교환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지구가 깨끗하지 못하고 우리의 환경이 오염돼 있다면 지구에서 먹고 숨 쉬는 이상 혼자 유기농을 먹고, 혼자 오염되지 않았다고 선전하는 해저 심층수를 마신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이런 사실 때문에 지구의 환경 문제는 나를 둘러싼 대상인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한 ‘너는 바로 네가 먹은 것이다’라는 문구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 정확하게 바꾸어 말한다면 ‘너는 바로 지금 현재의 지구이다’이거나 ‘너는 바로 지금 네가 있는 곳이다’라는 문구가 돼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모두 지금 내 몸이 바로 오염된 우리 환경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면, 새해에는 우리의 환경에 대한 태도가 바뀌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모두 각자 지구를 구하는 사소한 노력이라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희망을 품어 본다.
  • 쪼이는 국제 압박… 北, 친서로 돌파구

    쪼이는 국제 압박… 北, 친서로 돌파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이들 모두를 평양으로 초청한 것은 남북 관계를 개선해 보고자 하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이 여사에게 보낸 친서에서 “다음해 좋은 계절에 여사께서 꼭 평양을 방문해 휴식도 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되시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또 현 회장에게는 “회장 선생이 평양을 방문하면 반갑게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북한이 김 제1위원장의 친서 형식을 통해 유화 공세를 펴는 것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을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풀어 가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북·미 관계는 ‘소니 해킹’ 사건으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고 북·중 관계 역시 삐걱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립을 면하기 위해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자 친서를 전달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친서에는 “선대 수뇌분들의 통일 의지와 필생의 위업을 받들어 민족 통일 숙원을 이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표현도 있다. 다분히 과거를 의식한 표현이다.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가져온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비서가 김대중평화센터 측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광복 70주년을 맞는 내년을 남북 관계 개선의 대통로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한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김 비서는 금강산 관광과 5·24조치,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김 제1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맞아 이 여사와 현 회장이 조화를 보낸 데 대한 감사 표시일 뿐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제안한 고위급 접촉에 대해 북측이 답변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의 친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친서는 그야말로 인사를 전한 것 이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정부 차원의 대화는 외면한 채 민간을 상대로 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다만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지만 김 비서의 발언이 정확하게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도 국제사회의 고립과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 기회를 활용해 남북 간 대화 제의와 대북 제재 해제 촉구를 통한 위기 탈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北김정은, 이희호 여사에 친서… “민족 통일 위해 노력”

    北김정은, 이희호 여사에 친서… “민족 통일 위해 노력”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앞으로 보낸 친서에서 “우리는 선대 수뇌분들의 통일 의지와 필생의 위업을 받들어 민족 통일 숙원을 이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맞아 개성을 방문한 김대중평화센터 측 관계자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친서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비서를 통해 대신 전달했다. 앞서 개성을 방문한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김 비서가 광복 70주년을 맞는 내년에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경협도 활성화하자고 밝혔다”면서 “금강산 관광, 5·24조치,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에서 소로(小路)를 대통로로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 간 민족 동질성 회복과 문화 행사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8일자로 작성된 친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지는 생전에 여사께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민족과 통일을 위한 길에 모든 것을 다 바쳐 온 데 대해 자주 회고했다”고 말했다. 또 이 여사가 조화를 보낸 것과 관련해 “국방위원장 동지에 대한 고결한 의리의 표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은 “다음해 좋은 계절에 여사께서 꼭 평양을 방문해 휴식도 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되시기를 기대한다”면서 “추운 겨울 날씨에 각별히 건강에 유의하시기를 바란다”며 친서를 끝맺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이날 개성을 방문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도 친서를 보내 조의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현대 사업에 언제나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의 친서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가 제안한 고위급 접촉에 대해 북측이 답변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의 친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도 “김 비서의 발언이 정확히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에도 눈이 올까? 화이트 마스(Mars)!

    [아하! 우주] 화성에도 눈이 올까? 화이트 마스(Mars)!

    화성에도 눈이 내릴까? 대답은 확실치 않지만,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물이 얼어서 된 눈이 아니라 드라이아이스일 가능성이 있다. 화성의 대기는 지구의 0.6%에 불과할 정도로 희박하며 그 구성 성분의 대부분은 지구와는 달리 이산화탄소이다. 화성 대기의 96% 정도가 이산화탄소이며, 수증기는 평균 210ppm에 불과할 정도로 희박하므로 사실 지구처럼 물이 얼어서 눈으로 내리기는 어렵다. 단 일부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가 얼어서 눈처럼 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화성은 지구보다 평균 50% 정도 태양에서 떨어져 있는 데다 작고 건조한 행성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매우 춥다. 이런 기온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얼어서 드라이아이스가 될 수 있다. 드라이아이스는 반드시 대기 중에서 눈처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서리처럼 표면에서도 얼어서 화성의 지표를 하얗게 덮는다. 그리고 양극 지방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얼음이 얼어서 모자 같은 극관(polar ice cap)을 형성한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사진은 2014년 11월 30일 화성 탐사선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가 촬영한 것으로 과거 물이 흘렀던 것 같은 경사면에 드라이아이스로 생각되는 서리가 내린 모습이다. 이 지형은 크레이터 안쪽에 형성된 경사인데, 사진으로 나온 부분은 1.5x3km 정도의 면적을 나타내고 있다. 만약 누군가 크리스마스에 화성에 가서 이 광경을 본다면 매우 황량하긴 하지만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화성은 지구처럼 자전축이 2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따라서 지구처럼 사계절의 변화가 생기는데 남반구와 북반구의 계절이 반대이다. 그러나 지구와 다른 점도 있다. 화성의 공전 주기는 지구보다 1.88배 정도 길다. 즉 화성에서는 계절이 지구의 1.88배 정도 길다. 다른 말로 하면 한 계절이 지구의 거의 반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사진은 화성에서 남위 68.46도에서 찍은 것이다. 이 사진에서 남쪽으로 향한 경사면은 서리가 아직 남아있지만, 북쪽으로 향한 경사면은 서리가 다 녹은 상태다. 화성의 북반구는 현재 가을로 접어들고 남반구는 봄철로 향하고 있다. 지구의 계절과 화성의 계절은 공전 주기의 차이 때문에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화성의 황량한 풍경 때문에 설령 우리가 저곳에 갈 수 있다고 해도 산타클로스가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볼 수 있는 '하얀 세상'인 점은 틀림없을 것이다. 사진= NASA/제트추진 연구소/캘리포니아 공과대학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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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하! 우주] 화성에도 눈이 올까? 화이트 마스(Mars)!

    화성에도 눈이 내릴까? 대답은 확실치 않지만,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물이 얼어서 된 눈이 아니라 드라이아이스일 가능성이 있다. 화성의 대기는 지구의 0.6%에 불과할 정도로 희박하며 그 구성 성분의 대부분은 지구와는 달리 이산화탄소이다. 화성 대기의 96% 정도가 이산화탄소이며, 수증기는 평균 210ppm에 불과할 정도로 희박하므로 사실 지구처럼 물이 얼어서 눈으로 내리기는 어렵다. 단 일부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가 얼어서 눈처럼 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화성은 지구보다 평균 50% 정도 태양에서 떨어져 있는 데다 작고 건조한 행성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매우 춥다. 이런 기온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얼어서 드라이아이스가 될 수 있다. 드라이아이스는 반드시 대기 중에서 눈처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서리처럼 표면에서도 얼어서 화성의 지표를 하얗게 덮는다. 그리고 양극 지방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얼음이 얼어서 모자 같은 극관(polar ice cap)을 형성한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사진은 2014년 11월 30일 화성 탐사선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가 촬영한 것으로 과거 물이 흘렀던 것 같은 경사면에 드라이아이스로 생각되는 서리가 내린 모습이다. 이 지형은 크레이터 안쪽에 형성된 경사인데, 사진으로 나온 부분은 1.5x3km 정도의 면적을 나타내고 있다. 만약 누군가 크리스마스에 화성에 가서 이 광경을 본다면 매우 황량하긴 하지만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화성은 지구처럼 자전축이 2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따라서 지구처럼 사계절의 변화가 생기는데 남반구와 북반구의 계절이 반대이다. 그러나 지구와 다른 점도 있다. 화성의 공전 주기는 지구보다 1.88배 정도 길다. 즉 화성에서는 계절이 지구의 1.88배 정도 길다. 다른 말로 하면 한 계절이 지구의 거의 반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사진은 화성에서 남위 68.46도에서 찍은 것이다. 이 사진에서 남쪽으로 향한 경사면은 서리가 아직 남아있지만, 북쪽으로 향한 경사면은 서리가 다 녹은 상태다. 화성의 북반구는 현재 가을로 접어들고 남반구는 봄철로 향하고 있다. 지구의 계절과 화성의 계절은 공전 주기의 차이 때문에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화성의 황량한 풍경 때문에 설령 우리가 저곳에 갈 수 있다고 해도 산타클로스가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볼 수 있는 '하얀 세상'인 점은 틀림없을 것이다. 사진= NASA/제트추진 연구소/캘리포니아 공과대학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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