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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북한, 사심없이 도와주자

    우리 나라 통일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이념이나 체제 위주로만 접근하는 것은 이제 고리타분해지기 쉽다.남북한의 분단문제는 우선 양측 정치 권력을 장작 빠개듯이 빠개서 보여줄 때만 그 모습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우리 나라의 통일은 남북 양측 권력이 그 지나친 고압성에서 벗어나 평상의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분단은 같은 분단 국가였던 독일의 경우보다 몇배 엄혹하다.남북 권력이 처음부터 너무 엄혹하게 출발했다.그렇게 서로 상승작용을 하며 오로지 강권체제로만 줄달음쳐 가다가 끝내 전쟁까지 치르면서 더더욱 극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러한 고압 정치 권력의 극한 대치라는 기본 구도에 틈이 난 것은 한반도 남쪽에서 일어난 1960년의 4·19혁명이었다.이때 초대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하와이로 망명을 했다.그러나 그 뒤로 군부 권력이 등장,남한 사회는 정치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80년대 말에 들어 비로소 정치 권력은 민간에 이양되나,그 민간 대통령 두 사람도 임기 중에 친 자식을 형무소에 갇히게 했다. 남쪽에서는 이런 과정을 거쳐 초기의 고압 정치 권력이 차츰 평상을 사는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왔다.그 과정에서 주된 역할을 해 왔던 것이 재야 민주화운동이었다.고압 정치 권력이 변화하면서,사회 전반의 사람살이는 날로날로 활기차지고 나라 전체는 놀라울 정도로 번영의 길로 들어섰다. 2000년 6월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평양으로 들어가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며 그렇게도 강고했던 남북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올해는 월드컵을 치르며 4강 고지까지 올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을 정도로 국력이 신장됐다. 남한의 국력이 신장되고 남북간의 벽도 허물어지고 있지만 나는 고향인 북한의 원산을 지난 52년간 한번도 못갔다.지금 살고 있는 서울에서 불과 220㎞로,자동차로 세시간이면 너끈히 가 닿을 거리임에도 갈 수 없었다.1998년과 2000년 이산가족 상봉 때 두번에 걸쳐 실로 50년만에 북한 땅으로 들어가 보긴 했지만,그때도 그리운 고향 산천에는 못 가보았다. 그때 돌아와서 ‘북한 방문기’를 쓰면서 ‘한 살림 통일론’이라는 소박한 통일론을 펴 낸 바도 있다.그 머리말 속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가까운 이웃간이나 절친했던 사람들끼리 틀어질 때 더 길길이 성을 내고 평생 안 볼 듯이 악을 쓰게 마련이다.50년 넘어 단절된 우리 남북 관계도 궁극적으로는 바로 이런 것이었음이 북한 현지에 들어가서야 강렬하게 가슴에 와 닿았다.요컨대 우리 남북 관계란 어렵게 꽤 까다롭게 생각하자고 들면 한량없이 어려워지지만,쉽게쉽게 생각하자고 들면 이것처럼 쉬운 것도 없어 보인다.남북간에 사사롭게들 많이 만나고,그렇게 개개적으로 정분을 쌓아가며,부분부분으로 형편형편만큼 남북간에 한 솥밥 먹는 사람이 늘어나고 ‘한 살림’을 차려 가다보면,그 어느 날엔가는 슬그머니 벌써 통일이라는 것이 우리 곁에 와 있게 되지 않을까.아니,곁에 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통일 한가운데 자연스럽게 들어가 앉아 있게 되지나 않을까.” 올가을 들어 부산 아시안 게임에 700명이 넘는 북한 선수단·응원단이 대거 내려온 점이며,그밖에도 충격적인 신의주 특구 지정 등 매우 고무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긴 눈으로 보면 남북관계는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나라의 통일은 남북 양측 권력이 그 지나친 고압성에서 벗어나 평상의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북한의 입장을 진정한 애정을 섞어 깊이 이해하고 사심 없이 북한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호철 소설가 명예논설위원
  • [사설] 이산가족 실망시킨 적십자회담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와 추가 이산가족 상봉 등을 논의하기 위해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이 공동 발표문조차 내지 못하고 결렬되었다고 한다. 6·25전쟁 행불자와 이후 납북자 파악 등에 이견을 보임으로써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북한의 핵개발 문제로 한반도가 난기류에 휩싸이면서 남북간 교류협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던 차에, 이게 현실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핵문제로 이산 상봉과 행불자 생사확인과 같은 인도적인 협력 사업마저 영향을 받아 중단된다면 민족적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남북 대표단이 면회소 부지로 정한 고성군 온정리 조포마을 '닭알바위'를 둘러보고, 다음달 10~12일 다시 실무접촉을 하기로 합의한 대목이다. 특히 북측이 면회소 부지를 미리 확보해 놓았다는 점은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면회소 시설 및 규모 등을 놓고 남북간 이견을 보이고 있으나, 설치의 필요성에는 북측도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핵문제에도 불구하고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대한 북측의 적극적인 자세를 엿볼 수 있어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다음달 개성공단 건설사업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한 개성공단건설 실무협의회도 그런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고 보여진다. 우리는 이러한 남북 교류협력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핵문제로 남북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형국이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면회소 완공 전에도 이산가족 상봉은 이뤄져야 하고, 6·25 전후 행불자와 납북자 문제에 대해 전향적 자세로 나와야 할 것이다. 인도적인 사업은 뒷전으로 밀어내고 개성공단 건설.경제시찰단 파견 등 실리적인 협력사업에만 열을 올린다면 '단물만 빨아먹으려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연내 이산상봉·납북자 문제 이견 적십자회담 실무접촉 결렬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등 문제를 놓고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남북 적십자 양측은 회담 마지막날인 지난 2일 이산가족 면회소 부지선정문제와 생사 및 주소 확인사업 시범실시에 대해서는 의견을 모았지만 연내 이산가족 상봉과 전쟁 이후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해 이견만을 확인한 채 다음달 10∼12일 금강산에서 가질 실무접촉으로 넘겼다. 양측은 이번 접촉에서 북측이 제시한 이산가족면회소 후보지인 강원도 고성군 조포마을을 함께 둘러보고 ‘금강산면회소 추진사업단’을 구성,빠른 시일내에 착공하기로 하는 등 면회소 설치 문제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 하지만 남측이 제안한 ▲내달 3∼8일 또는 내년 2월초 설을 전후한 제6차 이산가족 상봉 추진 ▲한국전쟁 시기 행방불명자 생사·주소 확인 ▲전후 납북자 생사확인 등의 의제에 대해서는 북측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박록삼기자 youngtan@
  • 北 ‘세얼굴 행보’

    북한이 정치외교·경제·문화분야에서 각각 다른 내용의 ‘삼색(三色) 행보’를 보이고 있다. 8박9일의 일정을 마치고 3일 서울을 떠난 경제시찰단은 시장경제를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거나 개성공단 건설에 가속도를 내며 12월 착공을 합의하는 등 남북 경제협력 분야에서는 대단히 긍정적이다.하지만 같은 기간 금강산에서 진행됐던 적십자회담 실무접촉에서는 연내 이산가족 상봉과 한국전쟁 전시·전후 행방불명자의 생사 및 주소확인 등 인도적 사업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또한 핵개발 계획 파문에 관련해서는 북측은 연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 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논평을 통해 거듭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유지시켰다. 이러한 현상들은 물과 기름처럼 별개의 사인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의 뿌리’라는 분석이다.경제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인도적 사업도,핵개발파문도 모두 북한 체제 안정과 경제 정상화를 지상의 과제로 한 조치로 해석된다. 핵개발 계획을 시인하면서 거두고자 하는 소기의 목적역시 미국의 선제공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체제의 안정을 보장받음과 동시에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 개혁·개방의 가속화에 있다.이를 위해 북한은 현재 미국과 ‘위험한 담판’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또한 지난달 31일부터 2박3일 열린 남북적십자회담 실무접촉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에는 미온적 태도로 남측 관계자들을 애타게 했음에도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부분에 관해서는 미리 부지를 확보해놓고 참관하는 등 확고한 추진의사를 밝혔다. 이는 북측이 남측 비용으로 면회소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건설한 뒤 이를 관광 수익사업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경제적 목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이다. 북측은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내부 경제 개혁을 추진함과 동시에 신의주와 개성,금강산 지역을 특구로 개발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는 등 경제를 정상화한다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조명철(趙明哲)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 경제 개혁·개방의성공 여부는 체제의 존망과도 연결돼 있는 만큼 모든 북측 외교·정치·경제·문화가 여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경제를 중심으로 북측이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이산가족 면회소 어떻게 짓나/ 1000명 수용 규모 건설비 남측 부담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가 조속히 이뤄질 것인가.1일 남북적십자회담 실무접촉에서 남북이 조포마을 면회소 설치를 합의했고 북측의 의지도 굳건한 만큼 착공 시기만 남은 상태다.이에 따라 면회소의 규모와 입지조건,연내 착공가능 여부,공사 기간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때 이산가족 100명이 500명의 가족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최소 600명 이상이 묵을 수 있는 규모로 이뤄져야 한다.거기에 대형 면회장과 운영 사무실 등도 갖춰져야 한다. 북측은 1일 남측 대표단과 함께 조포마을을 둘러보면서 변전소가 가까워 전기사정이 좋은 점과 동해선과 연결되는 금강산청년역과 도보로 10분 거리인점,식수원 북강과 인접한 데다 온정각과 가까운 점 등을 들어 최고의 적지라고 강조했다. 북측은 아예 조포마을의 민가 10여채도 현재 철거에 들어갔으며 주민 이주를 진행하고 있다. 북측은 가급적 연내에 면회소를 착공하거나 늦어도 내년 봄까지는 공사에 들어가자며 “면회소 형태를 모양새 있게 짓고 규모는 1000명 정도 수용할수 있도록 대규모로 짓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남측 역시 조포마을에 면회소를 짓는 데 긍정적이다.물론 아직까지는 ‘제1후보지’이지만 최상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이날 오후 면회소 예정지인 온정리 조포마을을 둘러보던 남북 대표단은 모두 흡족해했다.북측 리 단장은 “원래 이 땅은 아끼던 땅인데 (상부에서) 면회소 건설하라고 떼줬다.여기 이상 명당자리가 없다.”고 자랑했다.남측 이수석대표는 ‘금강산 온정리 조폭마을’이라고 큰소리로 읽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남은 것은 실무적인 문제다.면회소를 착공하기 전에 지질조사,설계 등을 해야 한다.이번 실무접촉에서 조포마을로 면회소 부지를 확정한다 하더라도 지질 조사에만 열흘 정도 걸리게 된다.또한 설계작업 역시 빨라도 두 달 정도걸리며,길면 서너달도 걸릴 수 있다. 착공에 들어가면 남측이 비용과 장비를 지원하고 북측의 인력을 이용하면 완공까지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북측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병웅(李炳雄) 한적 총재특보는 “연내 착공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여러 여건상 연내 착공은 조금 어렵지 않나 싶다.”면서도 “어쨌든 가능한 한 빨리 착공에 들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회담이 진행 중인 금강산여관은 현대아산이 지난 9월 임대한 뒤 보수공사를 앞두고 있어 탁자와 의자 등 집기를 2층 로비에 겹겹이 쌓아놓는 등 어수선한 상태였다.계단을 덮고 있던 카펫도 치워져 있었다.북측 관계자는“이번 실무접촉을 위해 급하게 회담장을 꾸미느라 애를 먹었다.조명·난방등 불편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양해를 부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이산면회소 새달 착공 접근

    남북은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조포마을을 금강산 면회소 제1후보지로 합의했다.또 ‘금강산 면회소 건설 추진단’ 구성에도 의견을 모았다. 적십자회담 실무접촉을 갖고 있는 남북 양측은 1일 오전 금강산여관에서 첫 전체회의를 가진 데 이어 오후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갖고 면회소 설치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또 지질조사,설계,감리 등 면회소 건설을 위해 7명 안팎으로 ‘금강산 면회소 건설 추진단’을 이달중 구성하고 조속히 착공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합의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전체회의를 마친 뒤 오후에는 조포마을을 둘러보며 부지 적합성 등을 살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전체회의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이병웅(李炳雄) 대한적십자사 총재특보는 합의된 내용 외에도 “연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고 이를 정례화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합의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남측은 또 연내 이산가족 순차 상봉을 다음달 3∼8일 갖자고 제안했다. 조포마을은 40정보 규모로 이르면 연내에 착공할 수 있도록 하고 1000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정도로 지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북측은 면회소 문제를 제외한 ▲연내 이산가족 추가상봉 ▲한국전쟁 행불자와 전후 납북자 생사확인 ▲이산가족 서신교환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아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측은 금강산여관이 수리에 들어갔고,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추운 날씨에 상봉하기 어려우니 면회소 완공 뒤 상봉을 추진하자며 연내 추가 상봉에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박록삼기자 youngtan@
  • 오늘부터 5차적십자회담/ 연내 이산상봉 집중 논의

    북한 핵개발 파문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31일부터 2박 3일동안 금강산에서 열리는 5차 남북적십자회담 실무접촉에서는 금강산 면회소 설치,연내 이산가족 상봉 등과 함께 한국전쟁 뒤 납북자 문제가 주된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병웅(李炳雄) 대한적십자사 총재특보를 수석대표로 하는 남측 대표단은 이번 회담을 통해 면회소 착공 문제는 물론이고 연내 이산가족 상봉 일정을 확정하고,나아가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북측 역시 연내 상봉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연내 상봉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북측은 금강산 면회소 설치 및 전쟁 중 행불자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의 의지를 내비치고 있긴 하다.이금철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을 수석대표로 하는 북측 대표단에 ‘설계실무일꾼’,‘건축실무일꾼’ 등 직책을 명시한 대표를 포함시킨 것은 금강산 면회소 연내 설치에 대한 실무적 협의에 주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이에 따라 면회소 규모,후보지 선정,지질조사 일정 등의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최대 관건은 전후 납북자 문제에 대한 북측의 태도이다. 남측은 지난 9월 4차 회담 공동보도문에서 밝힌 대로 한국전쟁 당시 행불자의 생사 및 주소 확인 문제와 함께 60∼70년대 납북자의 생사 및 주소 확인문제도 강하게 제기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북측이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영훈(徐英勳) 한적 총재가 지난 29일 납북자가족단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실무접촉을 통해 전후 납북자 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남측의 의지는 단호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전쟁 이후 납북자문제에 관해서는 북측이 그동안 한 번도 시인하지 않았고 실체조차 확인해주지 않았던 사안인 만큼 이번 5차 적십자회담의 최고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남측은 면회 정례화를 위해서는 생사와 주소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산가족 명단을 일괄 교환한 후 확인되는 대로 교환하자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일괄 교환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이 문제 역시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않을 전망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바우처 美국무부대변인 문답 “韓·中·日 北核우려 공감 경수로건설 조정도 검토”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다음은 북한핵 문제 해결에 관한 리처드 바우처(사진) 미국무부 대변인의 22일 브리핑 주요 내용. ◆제임스 켈리 특사의 동아시아 순방 결과는 어떠했고 다음 조치는 무엇인가. 중국,한국,일본은 북한의 핵개발 시인에 관해 우리와 우려를 함께하고 있다.이 시점에서 다음 조치는 그들과 협의를 계속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북한 문제 등에 대해 동맹국 및 우방들과 많은 협의를 가질 것이다.이는 모든 요소들을 한데 모아 앞으로 내릴 결정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의 일부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현재 진행되는 일부 문제들과 관련해 무엇을 할 것인지,우리가 모두 참여하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조정을 어떻게 할지를 검토 중이다.크게보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어떻게 보장하고 어떻게 북한이 즉각적이고 가시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종식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지를 협의한다.북한의 핵개발 종식을 위해 우리와 우방들이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를 협의한다. ◆북한과의대화는. 우리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즉각적이고 가시적으로 해체할 필요가 있음을 북한에 분명히 전했다.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평화적이고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작일 뿐이다.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해체하고 사찰을 받도록 하기 위해 미국은 무엇을 하나. 북한은 아직 그럴 작정이 있음을 시사하지 않았다.그들이 그럴 의사가 있다면 핵프로그램을 가시적으로 해체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 문제가 한국의 햇볕정책이나 일본의 대북 관계정상화 추진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영향을 미쳤나. 아니다.우리는 지난주 이 문제가 불거져 나온 뒤 그런 문제들에 대해 얘기했다.북한과 관련,제기될 필요가 있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일부 이견을 조정하고 이산가족을 만나게 하고,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우리가 얘기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여러 가지 시도들이 바로 그런 문제들이다.그러나 북한이 이런 문제들에 대해 협력할 용의가 있느냐는 것이 문제다. ◆북한이 그런 문제들에 협력할 용의가 있느냐는 것은 미국이 대화를 시작할 용의가 있느냐는 것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그들에게 논란이 되는 모든 문제들에 관해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얘기했다.그러나 또한 그들이 과거 합의뿐만 아니라 국제적 의무까지 위반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대화를 진행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도 얘기했다.우리가 이미 말한 것에 관한 언급이 없이 대화에 관해 말하는 것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 장관급회담 분야별 점검/ 개성공단 12월착공 ‘성과’

    제8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남북은 핵문제 이외에 몇가지에서 합의를 이뤘다.북한 핵 문제에 논의를 집중하느라 뚜렷한 진전을 이룬 것은 없지만 개성공단 착공시기 확정,동해어장 공동이용 등 의미있는 내용도 있다.남북장관급회담에서 진전이 있는 것과 미진한 것은 무엇인지 분야별로 살펴본다. ■공단조성 사업·운영 남북이 개성공단 공사를 12월 중 착공키로 합의함에 따라 개성공단 조성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이 조만간 특구로 선포될 예정이어서 현대아산의 개성공단 투자유치 작업도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개발되나 지난 2000년 8월 현대와 북한이 합의한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약 2000억원을 투입,개성 판문군 평화리 일원에 총 800만평의 공단과 1200만평의 배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지난 2000년 말에는 공단조성 부지에 대한 측량 및 토질조사 작업이 끝났다.따라서 12월 중 착공할 경우 2년안에 100만평 규모의 시범단지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범단지에 이어 산업단지 등 전체공사를 마무리하는 데는 9∼10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대아산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1차 입주희망 조사까지 받아놓은 상태다.부산신발지식산업협동조합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등 3개 협회를 비롯해 500여 업체가 입주의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은 조만간 특구로 선포될 예정이다.그러나 사법·입법·행정권이 부여된 신의주 특구와는 달리 경제관련 행정권만 부여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관련 행정권만 부여된다 하더라도 특구법 자체에 현대아산의 토지이용권(50∼70년)과 투자 및 송금보장 조항 등이 명시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다. ◆어떻게 운영되나 개성공단의 운영은 현대아산 주도로 구성되는 ‘관리위원회’ 형태의 운영기구에서 맡게 된다. 이 위원회는 기업창설과 등록 등 모든 공단업무를 취급하게 된다. 관리위원장은 현대아산이 한국인 중에서 임명한다는 계획이다.이 때문에 개성공단은 외국인 투자자,특히 화교들을 대상으로 한 신의주 특구와는 달리한 국투자자들을타깃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청진특구도 세워 일본자본을 유치함으로써 외국자본 유치의 3각축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에 국내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유치해 연간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국토연구원은 개성공단이 완공되면 북한은 17만명의 고용효과와 함께 210억달러(27조여원)의 생산효과,6억 6000만달러(8480억원)의 소득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수산·해운협력 어떻게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양측이 조만간 수산·해운협력에 대한 실무접촉을 갖기로 함에 따라 남북 수산·해운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그러나 북방한계선(NLL)통과,상대 국기를 내건 선박의 자유로운 입항 등 주권과 관련된 까다로운 사안이 적지 않다.또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순차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어 수산·해운 협력관계가 실질적인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수산협력 북측지역의 동해 어장 일부를 사용하기로 한 데 따른 구체적인 방법·시기·범위 등이 핵심 사안이다. 이 부분에 대한 협의가 진척될 경우 서해어장까지 협력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완화는 물론 연근해 어장의 어족자원 고갈에 따른 물량확보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는 동해 어장 가운데 경제성과 조업 용이성이 보장되는 어장을 우선적으로 확보키로 하고 남북 수산자원공동조사,시험조업,단순입어 등의 단계를 거쳐 수산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이를 위해 그동안 어로활동 보장,안전조업 및 질서유지,어업자료 교환,어업인 교류,합영·합작사업협의를 위한 ‘남북어업공동위원회’ 설치 등의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다.또 중·장기적으로 수산물 냉동·냉장시설 개량사업지원,가공공장 건설지원,수산자원 공동개발 등 수산기술 부문도 논의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해운협력 공동보도문에 양측 민간선박들의 상대측 영해통과와 안전운항 등이라고 명시함에 따라 구체적인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해양부는 그동안 ▲상대측의 개방된 항만의 자유 입·출항 ▲상대방 항만시설 이용시 내국민 대우 ▲해난사고 공동 대응 및 연락체계 확립 ▲남북한 운송의 국내 운송 간주 등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두었다. 해운협정의 골격은 외국과의 협정체결을 기준으로 하되 남북간의 특수성을 감안해 남북 공동해운협력기구 설치,국내선박회사간 과당 경쟁방지를 위한 특별 관리제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병철기자 bcjoo@ ■경의·동해선 연결 - 경협·금강산 육로관광 조속추진 공감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도로 연결 문제는 제8차 남북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 2항에 자리잡고 있다. 1항이 북핵문제 관련 조항임을 감안하면 철도·도로 연결이 현재 남북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현안이라는 방증이다.또한 ‘장관급회담이 이를 적극 추진한다.’는 문구까지 넣어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가장 중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경의선과 동해선의 조속한 연결은 제반 교류협력·인도적 사업의 선결 과제다. 남북은 1차적으로 경의선을 개성공업단지에,동해선을 금강산 지역에 연결하기로 재확인했다.이는 남북경협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개성공단의 핵심 인프라를 우선 구축하겠다는 뜻이며 금강산 육로관광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조속히 운영하겠다는 생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북측은 다음달 파격적 내용을 담고있는 개성공단법을 발표하기로 한 상태다. 또한 동해선 철도 연결공사에서 ‘남측구간 강릉 방향 연결공사의 중단없는 추진’을 강조한 것은 동해선을 골간으로 하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결 작업에 조속히 들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히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납북자 문제 - ‘전쟁 행불자 생사·주소 확인 협조' 수준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는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핵문제와 함께 주요 이슈로 떠올랐지만 남북한은 ‘전쟁시기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자들의 생사·주소를 확인하는 적십자단체들의 사업을 적극 밀어주기로 한다.'고 합의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제5차 남북 적십자회담에서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및 첫 면회일자 확정과 함께 최대 의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그러나 남북한은 ‘전쟁 당시 행불자 개념 규정' 등에서부터 의견 대립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지난달 17일 북·일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인 납치 문제를 시인하고,본국에 송환까지 한 북한이 남한에 대해서도 같은 자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남북이 지난 5차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전쟁당시 행불자’개념에는 60,70년대 납북 어부 등 전후 납북자 486명은 제외돼 있다. 한적 관계자는 “북측이 우리 정부가 석방한 반공포로 2만 7000여명의 송환을 요구하면 해법을 마련하기가 무척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렇지만 최근 납북자가족협의회 등 납북피해가족들이 문제해결을 강력하게 요구함으로써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북측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면회소 설치 - 금강산 면회소 건설 최소 4~5개월 소요 제8차 남북장관급회담은 오는 31일쯤부터 금강산에서 열릴 제5차 남북적십자회담에도 힘을 실어줬다.이산가족 문제가진전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있다. 남북은 ‘이산가족들의 금강산 면회소를 빨리 건설하고,전쟁시기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자들의 생사주소를 확인하는 적십자단체들의 사업을 적극 밀어주기로 한다.’고 합의했다.지난 4차 적십자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재확인하며 5차 적십자회담에서 세부적 내용을 논의하고 정부적 차원에서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남측에서 요구한 연내 6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북측이 받아들이지않은 데다 다음 상봉행사 역시 금강산면회소를 건설한 뒤로 하겠다는 의중이 행간에 읽힌다는 지적도 있다.이산가족 문제와 관련,5차 적십자회담의 의제는 ▲금강산 면회소 설치·운영의 구체적인 방법 ▲첫 면회 시기와 방법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적은 특히 ‘첫 면회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금강산 면회소를 짓는데 빨라도 4∼5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중간에라도 상봉행사를 갖지 않으면 면회소 건설을 핑계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록삼기자 ■2차 국방장관 회담 -核파문 진정후에나 열릴 가능성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은 아무래도 북한 핵문제로 인해 다소 경색된 남북관계가 진정돼야 가능해질 전망이다. 남북 양측은 제8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성과도 이끌어 내지 못했다.양측이 발표한 공동 보도문에도 국방장관회담 재개 등을 포함한 군사적 긴장완화 부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군 당국은 2000년 제주도 1차 국방장관회담에 이은 2차회담이 남북관계만 원활히 진행된다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가까운 시일안에 개최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물론 이번 회담에서는 최근 불거진 북핵문제로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폐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던 만큼 북한이 이 문제에 매달릴 형편이 못됐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남북 국방장관회담 재개와 관련,“일단 북핵파문이 가라앉고,현재 진행중인 남북교류협력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된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남북공동보도문 전문

    제8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002년 10월19일부터 22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됐다. 회담에서 쌍방은 최근 남북관계가 6·15 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부합되게 좋게 발전하고 있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며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1.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맞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며,핵 문제를 비롯한 모든 문제를 대화의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한다. 2.남과 북은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건설이 동시에 빨리 진척되도록 장관급 회담이 적극 추진하기로 한다.쌍방은 1차적으로 경의선 철도·도로를 개성공업단지에,동해선 철도·도로를 금강산 지역에 연결한다.쌍방은 동해선 철도 연결공사를 빨리 추진하며,남측은 강릉 방향에로의 남측 구간 연결공사를 중단없이 빨리 추진시킨다. 3.남과 북은 개성공단 건설착공을 12월중에 하는 문제와 건설과 관련한 실무적 문제들을 개성공단 건설실무협의회에서 토의하기로하며,개성공단이 건설되면 그 안에 남측의 해당 부문 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한다. 4.남과 북은 쌍방 민간선박들의 상대측 영해통과와 안전운항 등 해운협력에 관한 해운합의서 채택을 위한 관계자 실무접촉을 11월 중에 금강산에서 갖기로 한다. 5.남과 북은 상대측의 인원통행 및 물자수송에 관한 통행합의서 채택 문제를 남북 철도·도로가 처음 연결되는 시기에 맞춰 협의하기로 한다. 6.남과 북은 남측의 어민들이 북측의 동해어장의 일부를 이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해당 실무접촉을 빠른 시일내에 금강산에서 갖기로 한다. 7.남과 북은 이산가족들의 금강산 면회소를 빨리 건설하고,전쟁시기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자들의 생사·주소를 확인하는 적십자단체들의 사업을 적극 밀어주기로 한다. 8.남과 북은 제9차 남북장관급회담을 2003년 1월 중순에 서울에서 개최한다.
  • 고교생 68% “북한과 통일해야”, 청소년 대북의식 조사

    우리나라 고교생의 68%는 북한을 ‘통일해야 할 민족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으며,‘싸워야 할 적대국가’라고 여기는 학생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교육전문회사 ㈜좋은책이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자사 홈페이지(www.sinsago.co.kr)를 통해 전국 고교 1∼2년생 회원 1458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대북의식’을 조사한 결과 88%는 남북 청소년 교류가 있으면 참가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통일시기에 대해서는 10년 이후 혹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55%로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었으며,북한의 전쟁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84%가 ‘있다’고 대답해 ‘없다’는 의견을 크게 앞질렀다. 북한 청소년과의 교류 때 가장 하고 싶은 활동으로는 유적지 답사,국토순례 등 답사활동이 36%로 가장 높았고,미팅·펜팔 등 개인교류활동(29%),영화·연극 등 문화활동(15%) 순이었다. 북한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이산가족 상봉’이 18%,‘금강산 관광’이 14%였으며,‘6·25전쟁’은 13%였다.최근 부산아시안게임에 응원차 내려왔던 ‘북한미녀 응원단’도 11%로 높게 나타났다.좋은책 마케팅팀 조현주 팀장은 “북한 응원단 파견과 신의주 특구 지정,경의선 연결공사 착공 등 북한의 변화 징후가 청소년들의 대북관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 [사설] 남북 교류협력은 지속해야

    20일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남측은 최근 불거진 북한의 비밀 핵개발 문제를 제기했다.이에 대해 북측은 듣기만 했으며,21일 2차회의에서 어떤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핵 개발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으며,북한은 제네바핵 합의는 물론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을 엄격하게 준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북한이 시인한 핵 개발 프로그램은 반드시 즉각적으로 중단,폐기되어야 마땅하다.따라서 북측은 남북 간에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라도 남측에 대해 분명한 핵 개발 포기를 천명해야 할 것이다.특히 북측은 말로만 핵 포기를 선언할 것이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로부터 확실한 검증을 받겠다는 실천 약속까지 덧붙여야 한다. 뉴욕 타임스 등에 따르면 부시 미국 행정부는 1994년 북한과 체결한 제네바 핵 기본 합의를 파기키로 했다고 한다.이는 지난 19일 방한했던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현재로서는’ 제네바 합의의 무효화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언급과는 다소 배치되나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우리는 여기서 제네바 핵 합의가 비록 북·미 간에 이뤄진 협정이기는 하나 대북 경수로 지원 사업의 주력 추진체가 한국인 만큼 한·미 양국의 사전 협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아울러 일본 등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회원국간의 충분한 사전 협의도 거쳐야 할 것이다. 남북간 교류 협력은 북한의 핵개발 시인 파문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할지 모른다.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핵 개발 중지와 국제 사찰에 즉각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산가족 상봉,철도·도로의 연결 등 남북간에 합의된 기존의 교류협력 사업을 당장 중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뿐만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시행하는 대북 쌀,비료 지원 등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앞으로 북한의 태도에 따라 핵 포기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대북 경제제재 조치 등이 국제적으로 논의될 수도 있겠으나 이런 일이 없도록 우리 정부가 대북 설득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 19일 남북장관급회담 전망/ 北 직접해명 이뤄질까

    3박4일간의 일정으로 19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8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의도와 핵개발 실태를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사실 이번 회담은 남북한이 지난 8월 제7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 철도 연결,이산가족 상봉 등 큰 틀의 합의를 하고,이후 합의를 착실하게 이행해왔다는 점에서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다.남북 교류·협력상황을 중간 점검하고 보완대책을 마련한다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북한이 켈리 미 특사에게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정세현(丁世鉉)통일부장관을 단장으로 한 남측 대표단은 북측에 대해 핵개발 프로그램 중단 및 북측에 제네바합의,핵비확산조약(NPT) 및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 이행을 재촉구하면서 핵시설을 시인한 의도 등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는 것을 회담의 1차 순위로 올렸다. 아직까지 북측이 공식채널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있는 설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관심사는 ‘6·25전쟁 당시 소식을 알수 없게 된 사람들에 대한 생사확인사업’문제에 대한 북한측 반응 여부다.우리측은 핵 문제와 함께 납북자 문제도 새 의제로 채택한다는 방침이다.지난달 18일 북·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문제를 시인하고 최근 납북자 4명을 일본에 일시 귀환시킨 조치와 관련,남북도 납북자 문제를 회담 의제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북측의 최근 경제개혁 조치 움직임으로볼 때 일본인 납치 문제처럼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지만,완전히 외면할 수도 있다. 또 지난달 초 금강산에서 열렸던 총재급 적십자회담에서 6·25전쟁 행불자의 생사·주소 확인 문제를 협의·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한 만큼 차기 적십자회담으로 떠넘길 공산도 있다. 남북한은 국방장관 회담 여부,개성공단 건설,금강산특구 지정 및 육로관광,임남댐(금강산댐) 공동조사 등의 사안도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 김수정기자
  • 남북 청년학생대회/ 본사기자 2박3일 참관기 - 2002년 10월 금강산은 ‘통일조국’

    2002년 10월 금강산은 이미 ‘통일된 조국’이었다. 지난 12일부터 사흘 동안 금강산 김정숙휴양소 운동장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관철과 민족의 미래를 위한 남북해외 청년학생통일대회’에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남과 북,해외의 청년학생 500명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흘동안 한목소리로 통일을 노래했고,손 꼭잡고 금강산에 함께 올랐다.축구공을 쫓으며 함께 땀흘렸고,저녁이면 술잔 기울이며 속내 깊은 얘기와 진지한 토론,서로 살아가는 얘기를 나눴다. 13일 저녁 금강산 여관에서 북측이 마련한 음식을 나눠 먹는 자리에서도 연신 웃음꽃을 피웠고 노랫소리도 끊이지 않았다.남측 김연수(25·여)씨는 북측 한 청년에게 농담조로 “통일되면 돌아오는 첫번째 수요일에 결혼하자.”고 운을 떼자 “좋다.그날 서울로 데리러 갈 테니 곱게 차리고 기다려라.”는 화답을 듣는 등 남남북녀(南男北女) 또는 남녀북남(南女北男)의 ‘정혼풍경’도 곳곳에서 보였다. 남과 북,해외의 청년 학생들의 순수한 통일 열정은 갈라져 살아온 50년이 무색할정도로 자연스러웠고 서로에 대한 반가움이 진하게 풍겼다. “하늘을 한 번 올려다 보십시오.금강산 파란 가을 하늘 전체가 거대한 한반도 단일기입니다.” 명예손님으로 참가한 통일연대 한상렬(韓相烈) 상임대표가 14일 오전 폐막식에 앞서 축하연설을 하며 기쁨과 흐뭇함을 이렇게 나타냈다. 금강산은 실제 대회기간 내내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 이어졌다.운동장한 편에는 파란 하늘보다 더 파란 색깔의 ‘한반도기’가 펄럭이며 남북 청년들의 역사적 만남을 생생히 지켜봤다.그리고 금강산을 쩌렁거리게 만든 남북해외 500여 청년들의 통일 함성은 그 가을 하늘보다도,한반도기보다도 더욱 드높고 푸르렀다. 대회 참가자들은 마지막날 공동호소문을 통해 ▲6·15공동선언 고수와 관철을 위해 거족적인 운동에 앞장설 것 ▲6·15공동선언 기치 아래 뭉쳐 조국의 안녕과 조국의 평화를 위해 앞장설 것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해내외 각계각층의 연대연합을 폭넓고 적극적으로 실현할 것을 밝혔다.폐막식을 마친 뒤 오후 금강산 공동 등반을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이들은 곳곳에서 눈물바다를 이뤘다.오전까지 재잘대며 ‘우리는 하나’,‘경의선 타고’ 등 노래에 맞춰 통일열차 놀이를 했고 좀 전까지 금강산 단풍 구경에 마냥 신나기만 했던 이들은 그저 서로 껴안고 눈물 흘리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움직이는 버스를 따라가며 차창을 사이에 두고 맞잡은 손 놓지 못하며 짧은 만남을 아쉬워했다. 재일교포 3세인 조선대학교 음악과 2학년인 리청자(20·여)씨는 “남쪽의 언니,오빠들 만나보니 조국이 더욱 소중해지고 꼭 통일이 돼서 함께 지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렇게 언니들과 헤어지게 되니 이산가족들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면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응원단장을 맡아 인기를 끌었던 평양기계대학 기계생산공학부 4학년 고금철(27)씨는 “북남이 정말 같은 민족,같은 핏줄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꼭다시 만나자.”면서 계속 손을 흔들었다. 남북해외 청년들의 첫 만남은 그렇게 끝났다.북녘에 남아 있는 이들이나,일본으로 돌아갈 이들,그리고 고성항을 떠나 남녘으로 향하는 이들 모두의 가슴에 ‘통일’ 두 글자를 오롯이 새기면서 한반도의 실제 통일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었다. 금강산 박록삼기자 youngtan@
  • 오피니언 중계석/ 분단의 벽 넘어 새관계 정립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가 17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는 ‘한국 민주화운동의 전개와 국제적 위상’을 주제로 한 국제 학술심포지엄에는 당초 재독 학자 송두율 교수도 발제자로 선정돼 참석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송 교수는 국가정보원이 요구한 준법서약서 작성을 끝내 거부해 이번에도 입국하지 못했다.그가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에 미리 보낸 주제 발표문 ‘분단과 민주화의 변증법’을 요약해 소개한다. 지난 74년 발표한 ‘인혁당사건’이 당시 중앙정보부에 의해 날조된 사건이었음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확인됐다. 그동안 공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폭력의 진상이 이렇게나마 밝혀질 수 있는 상황이 온 것은 분명 민주화의 중요한 징표라고 본다. 당시 권력집단에 의해 자행된 대부분의 사건은 분단 상황을 빙자한 반인륜적 범죄였다.이런 점에서 분단은 ‘구조적 폭력’의 기본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분단을 매개로 해 성립한 이런 폭력 구조는 공권력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며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특별히 눈여겨 살펴야 할 문제는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거시적 관점에서 미시적 분석으로 폭력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옮겨가는 분위기다. 오늘날 가정·학교·직장 등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폭력이 모두 분단에서 뿌리내렸다는 식의 환원주의적 논리도 문제지만,‘우리 안의 파시즘’과 같은 논리를 근거로 전개되는 또 다른 의미의 환원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상황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모순론’의 주(主)모순과 부(副)모순 관계처럼 서로 천이(遷移)할 수도 있고,응축돼 고정될 수도 있다. 작은 매듭도 있고 큰 매듭도 있다. 우리의 분단 상황도 세대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사라질 이산가족의 슬픈 이야기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석 달 전 서해교전의 사례처럼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긴장과 때로는 피를 흘리는 갈등 속에서 살아야 할는지 모르는 큰 매듭이다. 지역적 공간의 의미를 별로 중시하지 않는 ‘세계체제론’의 관점에서 보면 휴전선은 일국주의적 시각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상징처럼 보인다. 그러나 존재는 결국 나를 위한 존재라는 현상학적 또는 실존적 의미에서도 분단은 한민족에게 기본적인 ‘몸의 철학’으로 남아 있다.분단은 구체적 체험이다. 이같이 큰 매듭을 어떻게 푸느냐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쾌도난마 식이냐,아니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풀어야 하느냐의 주장은 계속 맞서 왔다. 사실 분단이 갖는 문제의 복잡성을 하나의 요소로 환원하기에는 무리가 많다.그러나 수없이 많은 요소들을 가능성의 영역 안에 제한하려는 체제가 본질적으로 지니는,이른바 ‘복잡성의 환원’ 때문에 선택은 필수적이다. 분단이라는 경험공간 속에 갇혀 사는 제한성 때문에 결국 불완전한 선택을 하겠지만,이제 우리는 선택하고 결정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체제와 주체가 갖는 상호배타적인 인식을 통합하려는 노력이 헛수고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흡사 업(業)이 숙명론이나 결정론이 아니라,인간에게 도덕적 행위를 권하는 적극적인 측면을 지닌 것처럼,분단이라는 우리 민족의 업도 분단극복을 위한 행위주체의 적극성을 발양하는 계기로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의 내부 조건과 주변 상황은,남북 민중에게 분단을 넘어 삶의 새로운 관계 체계를 수립할 수 있는 귀중한 전화(轉化)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클로즈 업/ SBS ‘그것이 알고싶다’ 현대판 新이산가족 기러기 아빠들

    요즘 자식을 외국에 유학보내며 아내까지 딸려 보낸 가장들을 일컫는 ‘기러기 아빠’.점점 거세가는 조기유학 바람 속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가는 ‘기러기 아빠’들이 급증하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희망과 좌절 사이’(오후 10시50분)편은 안정된 삶을 누려야 할 40대에 기러기 아빠가 된 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본다.유학비용 등 경제적 부담에 시달리고 외로운 자신의 시회적 생활과 외딴 생활의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기러기 아빠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볼까. 1년 전 아내와 아이들을 뉴질랜드로 떠나보낸 윤동현(가명)씨는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한국에서의 사업이 점점 어려워져 언제까지 아이들 학비와 생활비를 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기 때문.게다가 전통적인 아버지 역할을 포기하고 ‘돈 대주는 기계’가 돼버린 듯한 자신의 모습에서 자괴감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 기러기 아빠들은 한결같이 “내 자식들만은 과도한 입시경쟁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또 외국유학을 한 자식들이 한국에서 더 나은 지위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그 꿈을 위해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포기하는 아버지들.그들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아니면 환상에 불과한 것일까. SBS ‘그것이…’는 기러기 아빠들의 생활과 뉴질랜드 현지 취재를 통해 ‘현대판 신 이산가족’ 풍속도를 알아보고 원인과 현황을 꼼꼼히 짚는다. 채수범기자 lokavid@
  • 한반도 분단 읽어내기 다르면서 같은 두시선

    우리에게 분단은 천형인가,유한한 시련인가.남북간에 해빙의 길이 뚫리는 지금도 여전히 이 질문은 유효하다.비록 확신하는 미래일지라도 예정이 현실을 앞설 수는 없는 것이므로. 이런 점에서 최근 출간된 이호철(69)의 ‘남녘 사람 북녁 사람’(민음사)과 김문수(63)의 ‘꺼오뿌리’(도서출판 주류성)는 한반도의 분단을 읽어내는 탁월하면서도 치열한 시선을 담았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눈길을 끈다. 이호철은 잘 알려진 월남 작가.전쟁중인 지난 52년 18세 소년으로 단신 월남해 부두 노동자,제면소 직공,미군부대 경비원 등을 전전하다 소설로 일가를 이룬 대가.최근 북한에 사는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해 그의 이력이 새삼 회자되기도 했다. 그의 ‘남녘 사람 북녁 사람’은 이런 그의 고행과 열망이 고스란히 투영된 작품.고교 3학년생이 전쟁중 군인으로 나섰다가 국군에게 포로로 잡혀 겪은 삽화를 중심으로,실존인물을 군데군데 등장인물로 배치한 자전적 소설이다.적어도 분단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절박하고 뜨거운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실제로 그는 “이제야 내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는 느낌”이라고 할 정도로 이 작품에 많은 고뇌를 쏟았다. 이호철이 스스로를 전쟁의 와중에 투신시키는 직설적인 방법으로 ‘분단’을 말한다면,문학 외에 한눈을 팔지 않는 것으로 정평있는 김문수는 우회하는 길을 택한다. 서로 낯선 중국 관광객들의 기행 낙수에 의미를 부여하는 여로소설(road novel)로,‘마치 관광버스의 행적처럼’점층적으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꺼오뿌리(狗不理)란 ‘개차반’을 일컫는 중국식 표현.작품에서는 조금은 헤픈듯 명랑하면서도 다정다감한 박민식을 반어적으로 지칭한다.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와 헤어져 단신 월남해 자수성가한,전형적 이산가족이다. 이렇듯 두 주인공의 흡사한 상처를 배경으로 말은 물꼬를 트나,물길은 전혀 다르다. 이호철은 철저하게 나이 어린 인민군 병사의 시각으로 전쟁과 그 전쟁에 몸을 담은 사람들을 투시한다.그러나 이 작품은 파브르의 곤충기처럼 단선적인 관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평론가 정호웅씨의 지적처럼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나 개별 현상들의 직접성에 갇히지 않고,작가 특유의 이념과 생각으로 개개의 인물과 사건,나아가 시대를 통찰하는 깊이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반면 ‘꺼오뿌리’는 박이 고향 종성에 가까운 두만강변에서 조촐하게 시제(時祭)를 올리면서 반전을 시작한다.이전의 여로소설이 분단소설로 내재의 의미를 바꾸는 것. 이 대목에서 밝고 명랑한 박이 쏟아내는 오열은 우리가 익히 겪은 ‘오랜 이별 짧은 만남’의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압축해 보여주는,우리 민족 공통의 처연한 회한이기도 하다.“오마니,오마니! 민식이가 왔슴메다.죽디 않구 살아서리 왔슴메다.오마니,아방께서두 생존해 계시겠지비.빨갱이 눔들한테 반동지주로 몰려갰구서리 매르 맞고 앓아 누워계셨는데….” 줄담배를 피워대며 혼잣말을 토해내는 꺼오뿌리의 독백이 여전히 가슴에 와닿는 것은 그의 절규가 ‘나라도 그랬겠다.’싶은 리얼리티를 얻고 있기 때문. 작품의 주류적 정서는 이어지는 박의 오열로 압축된다.“오마니가 제 신발짝에 오마니 머리타래 짤라 고취가뤼랑 같이 옇어주세서 얼어 안죽고 이렇게 살아서 돌아왔슴메다.남한에서 참한 체에딸으 만나서리 장개들어 얼라르 여섯이나 뒀잲슴메까!” 최근 독일 푸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초청강연을 하게 된 이호철은 강연 발제문에서 “통일은 남북 양측 권력이 공히 그 지나친 고압성에서 벗어나 평상의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그런 점에서도 지금은 진정한 애정을 섞어 현 북한의 입장을 널리 이해하며 사심없이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이호철과 김문수는 서로 다른 눈으로 같은 말을 하고 있다.그것은 바로 ‘사람’이고 ‘통일’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기고] 더불어 나누는 축제로 승화를

    지금 부산에선 제14회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다.44개국에서 1만여명에 달하는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승부를 겨루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북한이 참가해 의미가 크다.남북대화가 점점 성숙해지고 이산가족의 상봉으로 눈시울을 적신지 얼마 되지 않기에 북한 선수단이 더욱 반갑기만 하다.그들이 금메달을 따면 우리의 가슴은 뜨거워지고,그들이 분패해 금메달을 놓치면 우리의 눈시울은 뜨거워졌다. 그러나 아시안 게임은 아시아인들의 축제다.북한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참가선수들은 이 땅 우리들의 그림을 어떤 풍경으로 채우고 있을까.7000여명의 취재진은 어떤 기사를 보내고 있을까.참가국의 규모에 따라 200∼500명의 서포터스가 각국 선수단의 사기진작을 위해 애쓰고 있다지만,다른 부문에서도 참가국들에 골고루 정성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내 언론의 경우 북한 관련 소식보도에 비중을 두느라 다른 나라 선수들의 피와 땀,밝음과 어둠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는지도 모르겠다.아시아경기대회는 메달 수에 따라 국가간 서열이 정해지기에 각 종목의 경기결과는 참가국 모두의 관심사이다.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패자에게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아직도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10여개국이 있다.어렵사리 오랜만에 만난 북한의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주최국으로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민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힘들게 찾아온 아프가니스탄이나 인구 66만명의 작은 국가인 부탄 등 이웃 국가들에도 눈길을 주어야 한다. 매스컴은 아시아경기대회 참가국의 문화를 적극 소개하여 우리 이웃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음을 국민에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다.또한 한국을 방문한 선수와 관광객들이 우리문화의 어떤 것들을 보고 느끼며 돌아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의 목표가 아시아 국가간 우호 증진과 교류확대를 통해 ‘아시아’라는 공동체의식을 고양하고 21세기아시아 번영을 주도하는 도시로서 역량과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지구 인구의 반 이상이 아시아인임을 감안하면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홍보를 펼쳐야 하고 이미지 관리를 해야할 것이다.우리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국가의 문화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문화선진국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인도는 10억 인구의 거대한 국가이지만 10일 현재 9위에 머물고 있다.하지만 인도문화를 간과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아시아경기대회의 목표대로라면 아시아드를 아시아문화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올림픽이나 월드컵대회와 같이 메달 수에 따라 국민이 자신감을 갖고 단합하는 세계대회와는 차별성을 두어야 할 것이다.메달을 몇 개 못 따면 어떤가.한데 어울려 보듬어 안고 축제의 날들을 즐기며 신명을 아시아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보자. 우리는 예부터 자신의 집을 방문한 손님에게 정성과 예의를 갖추었다.주인은 찬밥을 먹더라도 손님에게는 따뜻한 밥과 국을 대접하고 정성을 보이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아시아경기대회 폐막도 며칠 안 남았다.성과를 얻지 못하고 실망해 떠나는 이웃에게 관심을 갖자.함께 걱정해주고 위로해주자.그때 우리는비로소 아시아를 주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임장혁 중앙대 교수 민속학
  • “”北병력 2만~5만명 감축 김정일 내년봄 답방 검토”” 日 교도통신 보도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한이 남한과의 군사경계선 일대에 집중시켰던 부대의 임전태세를 완화하고 전 군에 걸쳐 2만∼5만명의 병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모스크바발로 7일 보도했다. 북한은 이같은 사실을 비공식적으로 러시아측에 전달했다고 러시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통신은 전했다.이는 북한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긴장완화조치에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본격 철수에는 응하지 않을 태세이나 부대의 상태를 임전태세보다 한 단계 낮은 경계태세로 이행시키면서 북·미 대화 진전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특히 병력 감축등 군사적 조치에 이어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선택’으로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왕래 완화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내년 봄 방한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러한 북한의 방침은 제임스 켈리 미 국무차관보의 방북에 앞서 지난 9월 러시아에 ‘비공식적인 형태로’ 통지됐다고 통신은 전했다.북한은 켈리 차관보의 방북으로 재개된 미국과의 공식대화와 함께 곧 재개될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12월의 한국 대통령선거 등 외교환경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이들 조치를 실제로 단행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켈리 차관보는 지난 3∼5일 방북을 통해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과 함께 군사경계선에 배치된 군병력의 후방 철수를 북한측에 요구했다.통신은 켈리 차관보 일행과의 대화에서 병력 감축과 남북대화에 대한 의지 등을 미국측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한편 통신은 총 120만명 규모의 북한군 가운데 2만∼5만명의 병력 감축은 비교적 소규모이지만 북한은 이를 담보로 미국에 대해 주한 미군병력 감축을 요구함으로써 부시 미 정권의 한반도 정책을 흔들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3년 연속 정상회담을 갖고 있고 푸틴 정권은 북·미,북·일,남북 관계에서 사실상의 중개자 역할을 하는 데 의욕을 보이며 북한 지도부와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 marry01@
  • 개신·천주교, 북한교회 재건 추진

    북한 당국이 경제특구로 지정한 신의주에 교회를 재건하고 사제를 파견하는 준비를 하느라 개신교와 천주교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김기수 목사)북한교회재건운동본부는 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신의주지역 북한교회 재건담당교회 특별기도회’를 개최했다.영락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17개 교회 대표들이 참석한 이 기도회에서는 신의주 특구 지정에 따른 상황파악과 향후 대책을 토의한 뒤 이미 각 교단이 합의한 ‘북한교회 재건 3원칙’에 따라 한기총 재건본부를 단일 창구로 북한교회 재건을 추진키로 다짐했다. ‘북한교회 재건 3원칙’이란 지난해 6월25일 한기총이 주최한 제4회 ‘북한교회재건대회 및 6·25 제51주년 평화통일기도회’에서 55개 교단이 채택,선포한 것으로 ‘단일 기독교단의 원칙’‘북한교회 독립의 원칙’‘연합일치 협력의 원칙’을 담고 있다. 한기총 북한교회 재건운동본부에 따르면 해방 전에 북한에 있었던 교회 수는 신의주 지역의 20곳을 포함해 약 3040군데에 달했다.한기총은 이의 재건을 위해 국내외 2700여 교회를 재건담당 교회로 지정하여 기금적립 등 준비를 진행해왔다. 한편 천주교는 14일부터 열리는 주교회의 총회에서 신의주 특구에 성당을 건립하는 등 교회와 사제를 진출시키는 방안을 집중논의할 예정이다. 천주교의 신의주 진출은 서울평신도협의회측이 남북 이산가족간 생사를 확인하고 문자로 안부를 나누는 ‘인터넷 화해소’의 개설 추진과 함께 북한 복음전파의 시험대 차원에서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주교는 서울대교구장이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한 만큼 이번 주교회의에서 북측과의 직접 접촉 방안을 모색하면서,홍콩이나 타이완 등지 교회의 간접 도움에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천주교는 사제 파견의 경우 일단 한국에 거주한 경험이 있거나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 사제부터 시작해,결국 한국인 사제를 직접 파견하는 방식으로 점차 발전시킬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성당 건축의 경우는 로마 교황청과 긴밀한 협조아래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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