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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유엔 안보리서 “유연할 준비 돼 있어” 중·러 “제재 완화 상응 조치부터”

    美 유엔 안보리서 “유연할 준비 돼 있어” 중·러 “제재 완화 상응 조치부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2년 만에 소집됐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는 동서 진영이 여전히 둘로 갈라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돼 미국의 요구로 11일(현지시간)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보리 회의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 미국이 안보리 소집을 요구한 것은 2017년 12월 22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에 대응해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한 지 거의 2년 만이다. 북한은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밝혔고 이와 관련해 ICBM용 신형 엔진 실험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북한이 ICBM 시험 발사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위성 발사 등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협상에서 유연하게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도 미국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이달의 순회 의장국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한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길’을 위협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역 안정을 훼손하고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병행적으로 행동하고, 합의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동시적으로 취할 준비가 돼 있고, 우리가 접근하는 방식에서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돌아올 것을 압박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 대북제재 완화 등 북미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과 유엔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열중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먼저 대북 제재를 완화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북한이 그동안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유예하는 선의를 표시한 만큼 상응하는 ‘당근’을 제공해 북미협상을 촉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상황의 극적인 반전을 피하고, 북미 대화를 지원하기 위해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장 대사는 “가능한 한 빨리 대북 제재 결의의 ‘가역(reversible) 조항’을 적용해 조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상황 전개에 따라 제재를 완화할 수 있게 돼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지난해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있었지만, 안보리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조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에) 어떤 것을 대가로 제공하지 않은 채 무엇에 대해 합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제약들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로드맵을 마련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네벤쟈 대사는 “지금 유일하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결단”이라며 상호조치, 단계적 조치, ‘행동 대 행동’ 원칙 등으로 북한의 협력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는 안보리 성명 등은 채택되지 않았다. 미국은 안보리 회의를 앞두고 이날 앞서 국무부 부장관 지명안이 상원을 통과한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가 사전 정지작업에도 나섰다.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안보리 회의 직전 안보리 이사국 대표와 한국과 일본의 유엔대사와 오찬을 하면서 상황이 엄중하고 안보리가 단합된 모습으로 기존의 대북정책에 기반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47개국 “北노동자 2만 3000여명 돌려보냈다” 유엔 안보리에 보고

    47개국 “北노동자 2만 3000여명 돌려보냈다” 유엔 안보리에 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회원국 안의 북한 노동자를 오는 22일까지 모두 송환하라는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이후 지금까지 최소 2만 3000여명이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47개 회원국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 8항의 이행 보고서를 제출했다. 2017년 12월 22일에 채택된 이 조항은 회원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자국에서 일하는 모든 북한 국적자와 이들을 감시하는 북한 당국 관계자들을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하고 있다. 회원국은 지난 3월 22일까지 중간 이행 상황을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해야 했으며,내년 3월 22일까지 최종 이행보고서를 내야 한다. 러시아는 취업비자를 보유한 북한 국적자가 2017년 12월 31일 3만 23명에서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1만 1490명으로 1만 8533명이 줄었다고 보고했다. 쿠웨이트는 지난 4월 8일자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904명을 송환했는데 원래 있던 북한 노동자를 절반 이상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2016년 1월 2541명에서 2019년 3월 25일 70명으로 줄었으며,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3월 29일자 보고를 통해 절반 이상인 823명을 송환했다고 전했다.폴란드는 2397호 결의 채택 당시 451명이 있었지만, 12개월 뒤 37명으로 줄었다고 보고했다. 나머지 송환 실적은 베트남 51명, 네팔 33명, 미얀마 21명, 페루 6명, 스위스 3명 등이다. 이들 47개국이 보고한 숫자를 모두 합치면 2만 3000명에 이른다. 하지만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은 지난 3월 8일 중간보고서를 제출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해 집계에서 빠졌다.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자국 내 북한 노동자가 없어 보고할 내용이 없다 고 보고했으며, 일본은 원칙적으로 모든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등 몇몇 유럽 국가들은 북한 국적 거주자가 있지만 교육이나 망명 등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했다. 2397호는 관련 국제법에 따라 망명 등 합당한 이유로 거주하는 북한 국적자는 송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1일 워싱턴 DC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러시아에 많은 북한 노동자가 있다. 우리는 그들(러시아)이 그것(송환)을 완료하고 완전히 준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힌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대화가 상호적 조치라야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낙관한다. 북한에 모든 것을 지금 당장 하라면서 그 후에야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그리고 나머지 문제로 갈 수 있다고 요구할 순 없다”고 답했다. 이어 “유엔이나 미국 독자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북한과 거래 시 처벌을 우려해 인도적 지원 물품이 제대로 북한에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금 교착상태로 우리를 데려왔다”고 말해 상당히 다른 상황 인식을 보였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규율이 강해 척하면 알아서 잘 따르고 값도 싼 북한 노동력으로 재미를 본 두 나라가 순순히 유엔 제재를 따르지 않고 편법과 우회적인 방법을 동원해 북한 근로자들을 주저 앉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균미 칼럼] 유리천장에 낸 실금들, 지금부터다

    [김균미 칼럼] 유리천장에 낸 실금들, 지금부터다

    유리천장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2008년 6월 7일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완주한 뒤 워싱턴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패배를 인정하며 유리천장을 언급했다. “이번에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뜨리지는 못했지만, 여러분 덕에 1800만 개의 금이 갔다”고 지자자들을 위로했다. 8년 뒤 힐러리는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힐러리의 도전은 더 많은 여성이 선출직에 나서는 동력이 됐다.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여성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는 것이 더이상 뉴스가 되지 않는 세상이 돼 가고 있다. 2019년 한국은 어떤가. 대통령의 공약대로 내각의 약 30%가 여성 장관이고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여성 고위직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양성평등정책이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국립대에 첫 여성 총장 선출이 유력하고, 기획재정부의 ‘핵심 보직´인 인사과 조직제도팀장에 여성이 처음 임명된 것이 여전히 뉴스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의 유리천장이 도전을 받고 금이 가기도 했지만 여전히 견고하다.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른 여성의 비율은 여전히 낮다. 분야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10~20% 정도에 그친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그 비율은 더 작다. 이런 가운데 성평등, 다양성 제고 차원에서 의미 있는 법안 2개가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어 주목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으로 구성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준수 여부를 자율공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성 이사를 최소 1명은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공립대학 교원의 특정 성별이 4분의3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연도별 목표 비율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도 같은 날 법사위를 통과했다. 기업과 대학은 성별 격차가 유독 심한 분야로 꼽힌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올 1분기 기준 전체 상장사 2072개의 임원 성별 현황 조사에 따르면 여성 임원 비율은 4.0%에 불과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38개 국립대의 여성 전임교수 비율은 14.7%, 주요 보직의 여성 비율은 9.8%이다. 물론 두 개 법안 모두 의무조항이 아닌 권고조항이라는 점이 매우 아쉽다. 논의 과정에서 남성에 대한 역차별 벽을 넘지 못한 것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지난해 10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초안에는 ‘특정 성의 이사가 이사회 정원의 3분의2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사진의 3분의1을 여성으로 구성할 것을 의무화했다. 정무위와 법사위를 거치며 역차별과 기업의 부담 문제가 제기되면서 결국 여성 이사 수를 최소 한 명으로 줄이고 의무규정에서 자율공시로 대폭 후퇴했다. 현재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210개이며 이 중 이사회에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은 165개로 78%에 달한다. 자율공시이지만 상장법인 이사회에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곳이 대다수인 현실에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딘 것은 분명하다. 부족하기는 하지만 여성가족부가 올해부터 매년 기업 내 성별 임원 현황을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고, 세계여성이사협회 등 여성·시민단체가 주시함으로써 대상 기업들에 긍정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구성의 변화가 심각한 수준의 임원 성별 격차를 해소하는 기폭제로 이어져야 한다. 아쉬움도 많지만 성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변화가 곳곳에서 일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서울시는 지난 9일 국내 최초로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시행했다. 산하 22개 투자 출연기관의 성별 임금격차를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또 정부가 올해 8개 부처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를 신설해 양성평등정책을 여가부 차원이 아닌 범정부 차원으로 확대해 실시하는 것도 주요한 변화 중 하나다. 유리천장에 낸 실금 몇 개로 당장 천장이 깨지지는 않는다. 기업과 대학들의 ‘노력’을 지켜보면서 변화를 유도하되, 말에 그친다면 의무조항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위해 다시 힘을 합쳐야 한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kmkim@seoul.co.kr
  • 유엔 “시리아서 패전한 IS… 새 근거지는 리비아”

    유엔 “시리아서 패전한 IS… 새 근거지는 리비아”

    리비아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새로운 활동 근거지가 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AP통신은 유엔 전문가그룹이 내전으로 피폐한 리비아에 아프리카 차드·수단 출신 테러대원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376쪽 분량의 보고서를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0월 IS는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했지만, 활동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다. 곧바로 공식 후계자 아부 이브라힘 알 하셰미 알쿠라이시가 발표됐고, 동남아 등이 새로운 근거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해당 보고서는 IS 지도자 가운데 하나인 마흐무드 마수드 알바라시가 영상에서 밝힌 내용을 토대로 “IS가 최대 근거지 중 하나였던 시리아에서 패전한 후 리비아가 미래 테러작전의 주요 축 가운데 하나가 됐다”면서 “리비아가 IS의 시리아 내 영토를 상실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고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이후 서부와 동부로 정부가 양분돼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이 지역의 밀수, 인신매매 등이 IS의 자금원이 되고 있다”면서 “통합정부나 군부를 지원하는 요르단, 터키, 아랍에미리트 등이 유엔의 무기금수 조치를 위반하는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러, 이번에도 대북제재 엇박자… 北근로자 송환이 ‘공조 시험대’

    미러, 이번에도 대북제재 엇박자… 北근로자 송환이 ‘공조 시험대’

    폼페이오 “러 22일 北근로자 송환 기대” 러 외무 “상호적 조치 있어야 결과 낙관” 중러, 北 불법체류자 용인 땐 제재 ‘허점’ 미, 국제 공조로 北 숨통 죄기 차질 우려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난 미국과 러시아 외교수장이 대북 제재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미국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북 제재 공조를 강조했지만 러시아 측은 보상 없는 일방적인 대북 압박에 반대했다. 대북결의안에 따라 모든 유엔 회원국이 북한 근로자를 퇴출시켜야 하는 시점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의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러 외교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미사일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북한이 이를 계속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말 ICBM 발사설에 대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북한 해외 노동자의 본국 송환 시점이 오는 22일이라며 “러시아에 많은 북한 노동자가 있다. 우리는 그들(러시아)이 그것을 완료하고 완전히 준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대화가 상호적 조치라야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낙관한다. 북한에 모든 것을 지금 당장 하라면서 그 후에야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그리고 나머지 문제로 갈 수 있다고 요구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이나 미국 독자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북한과 거래 시 처벌을 우려해 인도적 지원 물품이 제대로 북한에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금 교착상태로 우리를 데려왔다”고 말했다. 미국의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원칙에 대해 북미가 비핵화 조치 및 상응 보상을 주고받으며 나아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완전한 대북 제재 공조로 북한의 숨통을 옥죄겠다는 미국의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2017년에는 북한이 수차례 ICBM 발사와 핵실험에 나서면서 중러도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북한이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아직 국제사회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상황이라 중러가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의 대북 제재 강화 기조를 비토(거부권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 공조에 대한 첫 시험대는 북한 근로자 송환 시점인 오는 22일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외화벌이 수단인 북한의 해외 근로자를 실제로 송환할지도 관건이지만 표면적으로 송환하더라도 북한 불법체류자를 암묵적으로 용인한다면 결국 제재에는 허점이 생긴다. 이에 앞서 오는 15일쯤 방한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대북특별대표)의 동선도 북미 실무회담 개최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다. 일본 교도통신은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에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 접촉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정세현 “北 새로운 길 갈 것...한중일 정상회의 시기 불안해”

    정세현 “北 새로운 길 갈 것...한중일 정상회의 시기 불안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이 북한이 이달 말 개최가 예정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번복하고 23~24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부의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소집해놓은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4월 열린)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번복할 것”이라며 “사정 변경의 원칙을 들면서 사정, 환경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약속 더이상 지킬 수 없게 됐다는 명분 걸어서 취소 혹은 (미사일을) 쏘리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23~24일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기대 거는 경우도 있긴 있던데, (북한은) 그런날 사고를 친다. 좀 불안하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고 핵개발과 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한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같은 내용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 부의장은 이같은 약속은 ‘미국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이라는 조건절이 붙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에 나오는 동안 만큼은 우리가 핵실험, 미사일 발사 더 할 생각 없다라는 식으로 얘기했을 것”이라며 “북한 원래 화법이 그렇다”고 했다. 이어 정 부의장은 “오는 15일에 한국에 오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어떤 복안 가지고 오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러나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굴복했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는 조치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결국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군사적 도발의 종류에 대해선 핵실험 재개보다는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 부의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불러올 가능성 있는 ICBM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을 쏘질 않고,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을 쏠 것)”이라며 “우주개발이란 명목으로, ICBM 고도화를 얼마든지 과시하면서 그걸로 다음번 협상카드로 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만약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감행된다면 미국의 대응카드는 없다고 정 부의장은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계산으로는 (미국이) 말로는 군사적 보복이지만, 현실적으로 행동에 옮기지 못할 정도로 동북아 정세는 미국에 유리하지 않다”며 “미국은 안보리 제재도 못하고 경고하는 것 이상 뭘 할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우방인 중국의 반응도 중요한 변수는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 사람들은 중국과 자신의 행동을 러시아가 지지하고 안하고 여부에 관심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정 부의장은 “(북한이) ICBM 개발은 계속하고 공격 위협도를 높이는 실험을 심심찮게 하면서 미국이 다급해서 협상에 나오도록 하겠다고 하는 아주 고강도 벼랑끝 전술을 내년에 계속 쓰는 경우에 문재인 정부 입장이 참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톨게이트 사태’ 자초한 이강래 사장, 총선 출마 위해 사퇴

    ‘톨게이트 사태’ 자초한 이강래 사장, 총선 출마 위해 사퇴

    톨게이트 수납원 정규직 전환을 두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어온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 5일 사표를 냈다. 현재 맡고 있는 도공 사장으로서 풀어야 할 현안을 외면한 채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책임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11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5일 국토교통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2017년 10월 30일 임명된 이 전 사장은 내년 11월까지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오는 18일 이사회에서 공식 사임하고 20일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보인다. 도공 사장 임면권은 대통령에게 있는데, 사표가 수리되면, 이 사장은 이번 정부에서 총선 출마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는 첫 번째 기관장이 된다. 전북 남원 출신인 이 사장은 남원과 순창에서 16~18대까지 3선 의원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그러나 19대 총선에선 낙선을 했고, 20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대문을로 지역구를 바꿨지만,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밀려 출마하지 못했다. 문제는 도로공사에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 직접고용 문제는 이 전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였다. 이 사장은 지난 7월 자회사 직고용을 거부하는 톨게이트 수납원 1500명을 해고했고, “나는 청와대 결정과 국토부 지시로 움직이는 바지사장”이라며 고용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납원들을 외면해왔다. 다만, 전날 대구지법 김천지원이 요금수납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심 선고에서 요금수납원 손을 들어주면서, 도공은 요금수납원 중 79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고용 하기로 했다. 2015년 이후 입사자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직접고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 사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곡성 영업소에서 8년간 일하다 지난 7월 해고된 김선자 씨는 “대화를 거부하며 출근도 안 한 이강래 사장은 분열을 조장하는 ‘노동자 갈라치기’를 그만두라”면서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울린 사람은 총선에 출마해 국회를 갈 게 아니라 감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하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대법원과 하급심에서 이어진 판결 취지는 2015년 이후 입사자 역시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당장 모든 톨게이트 노동자에 대해 정규직화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11일 유엔 안보리 북한 회의 열리는 뉴욕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11일 유엔 안보리 북한 회의 열리는 뉴욕에

    미국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11일(이하 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회의가 열리는 뉴욕을 방문한다고 국무부가 밝혀 눈길을 끈다. 국무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 비건 대표가 안보리 북한 회의에 앞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주관하는 오찬에 참석해 유엔 회원국 대사들과 의견을 나눈다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미협상 진행 상황 및 북한의 최근 대미압박 행보에 관해 설명하고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 수 있는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는 6·12 북미정상회담 1주년인 지난 6월에도 뉴욕을 찾아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과 북한과의 협상 전망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보름 만인 지난 3월 중순에도 뉴욕에서 안보리 이사국을 만나 북한이 다른 길을 가지 않도록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 국무부는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도 비건 대표의 뉴욕행에 동행, 크래프트 대사가 순회의장국 대사로서 주관하는 회의에 자리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서는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에도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자제했지만 북한이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8일 발표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크게 끌어올리자 11일 안보리 회의 개최를 주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폼페이오 “北 약속 준수 기대”·라브로프 “北에만 요구 안돼”...미·러 시각차

    폼페이오 “北 약속 준수 기대”·라브로프 “北에만 요구 안돼”...미·러 시각차

    폼페이오, 北 ICBM 시험 등 도발 우려 경고라브로프, 대북 제재 해제 등 상호 조치 강조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를 하겠다는 약속을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한에만 대화를 요구해선 안 되고 대북 제재 해제 등 상호 조치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 해법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 측이 시각차를 보인 것이다. 두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양자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장에서 대북 제재 이해 문제와 북한의 적대적 행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먼저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기대에 대해 모호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이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우리가 매우 기대하는 약속들”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등 북한의 도발 우려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협상 재개 희망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장소와, 비핵화 달성을 위해 나아갈 길에 대해 그들(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협상 메커니즘을 노력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한 대북 제재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협조를 주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제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지, 그 자체로 미국의 제재가 아니다”라면서 “이 제재들은 러시아가 스스로 투표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모두 추동된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라브로프 장관은 북미 직접 대화의 필요성과 이를 촉진할 의향을 드러내면서도, 북한에 일방적으로 비핵화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체제 안전 보장, 제재 해제 등 상호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대화의 재건을 촉진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대화가 상호적 조치라는 생각을 따를 때만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낙관한다. 북한에 모든 것을 지금 당장 하라면서 그 후에야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그리고 나머지 문제로 갈 수 있다고 요구할 순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와 도발 중단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 체제안전 보장 등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단계적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라브로프 장관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호적 조치, 조치 대 조치로 전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 길 위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북미 ‘말전쟁’ 끝내고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라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북미 간 ‘말전쟁’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거친 언사의 교환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샅바싸움’이라면 다행이지만 양측이 말폭탄 투하에 그치지 않고 진짜 실력행사에 나선다면 파국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지금 한반도는 중대한 정세 변화의 갈림길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잇따라 시험발사하고, 미국이 첨단 전략자산을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한 2년 전의 불안한 정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양측의 공방은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ICBM 발사 가능성을 높인 후 한층 더 험악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그는 사실상 모든 걸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자 북한의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그제 담화에서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트럼프(대통령)를 ‘망녕 든 늙다리’로 불러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고 맞받아쳤다. 김 아태평화위원장 담화 4시간 뒤 또다시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담화를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인신공격성 표현이 등장한 것도 2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 양측의 말전쟁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인공위성을 가장한 ICBM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데다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어서다. 북한은 최근 강력한 성능을 가진 로켓엔진을 개발한 것으로 여겨져 전문가들도 북한의 ICBM 시험발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순회 의장국인 미국은 11일(현지시간) 안보리 공개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문제 삼지 않던 미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내겠다는 뜻으로 비친다. 북미의 강대강 대치는 2년 가까이 어렵게 쌓아올린 한반도 긴장 완화와 신뢰 관계를 일순간에 날려 보낼 수 있다. 따라서 미국과 남북은 협상의 동력을 살려 나감으로써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침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다음주 방한할 예정인 만큼 한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북한도 연말 협상 시한을 고집하며 무모한 도발을 시도하지 말고, 협상테이블에 돌아오길 바란다.
  • [글로벌 In&Out] 벼랑 끝으로 가는 김정은의 고민/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벼랑 끝으로 가는 김정은의 고민/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평화의 해’였던 2018년을 지나고 사람들은 올해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북미 관계는 2월 하노이 회담에서 교착상태에 빠졌고 이제 답보상태에서 새로운 적대 국면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발은 원래 순수하게 무기를 개발해 전쟁 억지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협상 유도와 협상 원칙의 조정 등 여러 목적이 담겨 있다. 경제적 보상과 국제무역 제재 완화, 체제 인정의 목적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 상황에서의 도발은 2017년에 확인됐듯이 북한에 오히려 더 불리한 상황으로 이끌 수 있고 성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북미 실무회담의 사실상 결렬 전후 북한은 단거리로켓(소위 ‘발사체’)을 빈번히 실험하고 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를 통해 연말까지의 협상 시한을 여러 번 경고한 바 있다. 지난 11월에 북한 외무성 고문인 김계관은 더이상 북한은 비핵화 협상조차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에 북한에 대한 무력 행위의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비핵화 합의를 신속히 촉구한다는 발언도 했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미 협상을 연말까지 하고 만약에 안 되면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 경고를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어떤 길로 갈 수 있을까. 북미 대화 답보상태에서 빠져나오려면 성공적 협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북미 간에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조정되지 않고 있고, 북한은 일방적 비핵화 의지는 없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단거리로켓으로는 불만을 표시하기에 ‘새로운 길 개척’의 의지가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렇기에 동창리에서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미중이 무역분쟁으로 매우 안 좋은 국면에 놓여 있기 때문에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추가 제재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해도 채택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중국의 원조와 관광객을 많이 받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이 가장 큰 변수다. 그렇기 때문에 안보리 추가 제재도 중요하지만 중국의 원조와 관광객수도 중요하다. 중국은 쉽게 되돌릴 수 없는 유엔안보리의 추가 제재를 막을 공산이 적지 않지만, 원조와 관광객수를 단기적으로 대폭 줄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북한의 안정이 중국에도 큰 변수인 만큼 장기적 제재를 하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은 중장거리 미사일이 ‘적당한’ 도발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핵실험은 남한과 미국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핵실험이 문제라면 중국도 동아시아의 안전을 핵심적 외교 목표로 삼는 만큼 추가 제재도 승인할 수 있을뿐더러 독자 제재도 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물론 북한 당국은 그런 계산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 당국이 계산법을 바꾸었는지는 의심스럽다. 2017년 제재 강화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한 선례도 있으니 충분히 오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유세에서 북한 도발 행태가 불리한 영향을 미치게 되면 협상을 장기적으로 중단할 수도 있고 도발이 너무 크면 남한 총선과 중국 태도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 당국도 이런 타산을 했는지 내년이 돼야 알 것이다. 도발이 2017년 이후 큰 역효과를 불러왔기에 ‘새로운 길’, ‘잃을 것이 없다’ 등의 협박을 계속 해선 안 된다. ‘적정 수준’의 도발, 즉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수준의 도발을 해도 협상 전환이나 원조 증가 등의 경제적 혜택은 얻지 못할 것이다. 도발은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도발 시 북미 대화의 답보 상태와 유엔 제재 장기화밖에 예상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 ‘최고 인플레 파이터’ 폴 볼커 前 연준의장 별세

    ‘최고 인플레 파이터’ 폴 볼커 前 연준의장 별세

    1980년대 미국 호황기를 이끌었던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2세.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최고 14.8%까지 치솟던 인플레를 잡아 ‘가장 위대한 인플레 파이터’로 불렸던 볼커 전 의장이 이날 사망했다고 그의 딸 재니스 지마가 확인했다. 1979~1987년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연준 의장을 지낸 그는 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최고 20.5%까지 올렸다. 2m가 넘는 거구인 볼커 전 의장은 당시 신변 위협을 느껴 권총을 차고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강력한 고금리 정책에 힘입어 물가안정과 산업 구조조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미국은 이후 장기 호황의 길로 들어섰다. 1927년 독일계 이민자의 후손으로 태어난 볼커 전 의장은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대학원, 런던정경대학(LSE)을 졸업한 뒤 체이스맨해튼은행, 미 재무부, 뉴욕연방준비은행 등을 거쳐 연준 의장에 올랐다.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물러난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자기자본의 투기성 거래를 제한하는 이른바 ‘볼커 룰’로 유명하다. 독일 출신의 경제학자 헨리 카우프먼은 볼커 전 의장에 대해 “20세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중앙은행장”이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도발 선 넘지 말라, 벼랑끝 경고… 시한 넘기지 말라, 계산된 침묵

    도발 선 넘지 말라, 벼랑끝 경고… 시한 넘기지 말라, 계산된 침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며 강력한 대북 경고에 나선지 하루 만인 9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발사 및 추가 도발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한 것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협상의 레드라인을 건너지 않도록 경고한 것으로 읽힌다. 그간의 말싸움에서 그치지 않고 대북제재 결의 등 소위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재선을 앞두고 북한 문제가 악재로 불거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미국은 11일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 요청과 함께 대북 정밀 감시도 강화했다. 미군 정찰기는 10일 한반도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등 지난 7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로켓 엔진 시험 이후 연일 상공을 날고 있다. 북한이 ICBM 도발까지 가지 않도록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그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애써 대응하지 않았다. 북한은 올해 13차례에 걸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는데 미국은 단 4건의 독자제재로 맞섰다. 지난해 11건과 비교해 적다. 하지만 ICBM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기 때문에 내년 재선에 큰 걸림돌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실험 및 ICBM 발사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다른 자신만의 외교적 치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북한이 ICBM이라는 선을 넘으면 반(反)트럼프 진영의 언론 및 민주당의 공세가 거세진다. 따라서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수세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 ‘때리고 어를 수’밖에 없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거래의 달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도 내년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 ‘더 잃을 게 없다’는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을 맞설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 “이에 유엔 안보리를 동원, 북한에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안보리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발을 이어 갈 경우 뒷배로 여기는 중러 역시 도울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대북 제재의 공고화도 꾀하는 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보리 회의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논의를 무산시켰다는 점에서 일종의 대북 유화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이날 “미국이 11일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하면서 10일 예정됐던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문제 토론회가 무산됐다”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 비핵화 합의 타결을 시도한 2년간의 외교적 노력을 지키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말·생각 노출 안 하는 김정은의 속셈

    말·생각 노출 안 하는 김정은의 속셈

    北인사 엄포와 달리 전략적 모호성 유지 반전 노림 속 협상 결렬 공식화 시점 고민 ICBM 땐 추가 제재·중러 우방 시선 부담 “레드라인서 멈추고 美와 긴장 유지할 듯”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지만 10일까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과 ‘생각’은 직접 노출된 바 없다. 체제의 명운을 건 비핵화 협상 시한 종료를 앞두고 최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채 ‘새로운 길’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극적 반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결렬을 공식화하는 시점과 곧 이어질 ‘행동’의 수위를 놓고 김 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가 이대로 평행선을 이어 간다면 김 위원장이 안팎에 공표한 시한을 넘기게 된다.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뒤통수’를 맞은 격인 북한으로선 미국 대선레이스가 본격화하기 전 최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양보를 끌어내려 했지만 성과 없이 협상테이블에 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나 내년 신년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북미 대화 종료를 선언하고 새로운 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북한의 고위당국자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했지만, 곧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추가 조치 등이 이어질 수 있고, 협상결렬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중국·러시아 등 우방국의 시선도 곱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북한이 ICBM 발사 이전에 인공위성 발사 등으로 체면을 지키면서도 레드라인의 경계에서 멈춰 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 아니면 미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든 2021년 북미 간 협상의 2라운드를 시작하려면 북한이 극단적으로 선택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적절한 수준으로 미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발표된 북한 주요 인사들의 담화문은 연말 시한을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발하면서도 김 위원장의 의사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여지를 남기고 있다.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전날 담화에서 “연말에 내리게 될 최종판단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고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 7일 한국과 미국에 폐쇄를 약속했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재개하며 행동을 취하는 와중에도 대화의 문은 아직까지 열려 있다고 한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친분관계라는 끈을 통해서 최소한의 명분을 줄 것이라는 여지를 남겨둔 듯한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전향적 태도는 고사하고 강한 입장을 밝히면서 큰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美, 안보리 긴급 소집… 대북 압박 극대화

    美, 안보리 긴급 소집… 대북 압박 극대화

    정경두 국방 “北 엔진시험 깊은 우려”미국이 2017년 12월 이후 2년 만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며 ‘대북 압박 외교전’을 본격화했다. 미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한반도에 관한 ‘최신 종합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수요일(11일)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그간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자제했던 미국이 직접 회의 소집을 요구했고 공개회의 방식을 택했다. 대북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미국은 애초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10일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문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대신 안보리 회의 소집이라는 강수를 택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도 이해당사국으로 참석한다. 북한에 대한 우려와 대화 참여 촉구 등 원론적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4차 한·호주 외교·국방장관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엔진시험활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美정찰기 ‘3주 연속’ 한반도 떴다…北 ‘공개 압박’ 나선 듯

    美정찰기 ‘3주 연속’ 한반도 떴다…北 ‘공개 압박’ 나선 듯

    미군 정찰기가 최근 3주동안 1주일에 최대 3회씩, 매주 정찰활동을 벌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군이 ‘위치 식별 장치’를 켜놓아 민간사이트로도 손쉽게 비행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공개적인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 동창리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히면서 미군이 대북 감시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보여진다. 10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이날 미국 공군의 지상감시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즈가 한반도 상공 3만 3000피트(1만 58.4m)를 비행했다. E-8C는 폭 44.2m, 길이 46.6m, 높이 12.9m로 순항속도는 마하 0.8이다. 한 번 비행하면 9~11시간가량 체공할 수 있고 항속거리는 9270㎞에 이른다. 통합 감시 및 목표공격 레이더 시스템 등을 탑재한 E-8C는 고도 9~12㎞ 상공에서 북한군의 미사일기지, 야전군의 기동, 해안포 및 장사정포 기지 등 지상 병력과 장비 움직임을 정밀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최근 북한의 도발 빈도가 늘어나면서 대북 감시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모습이다. E-8C는 지난달 27일에도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과 30일에는 EP-3E, 드래건 레이디(U-2S)가 한반도 상공으로 출동했다. 1주일에 한반도에 정찰기를 3회나 띄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이달 들어서는 3일 E-8C가 한반도 상공에 등장했다. 6일에는 RC-135V가 경기도 상공을, RC-135S가 동해 상공을 비행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초대형 방사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잇따라 쏘아올려 ‘연말 시한’을 앞두고 도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정찰활동 강화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공개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군은 은밀한 활동이 필요한 정찰기의 위치 식별 장치를 켜놓고 비행하고 있어 공개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도발 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회의에서는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포착되고 있는 도발 동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회의는 뉴욕시간으로 11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도 이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중대시험 내용 함구하는 北, 김정은 군사외교 ‘업적‘ 찬양과 美 공격

    중대시험 내용 함구하는 北, 김정은 군사외교 ‘업적‘ 찬양과 美 공격

    북한이 중대한 시험을 했다면서 이틀 남짓 딴소리만 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우리 당의 2019년 혁명실록은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올해) 적대 세력들은 주체조선의 강위력한 보검을 찬탈하고 우리를 저들의 지배권 안에 넣으려고 악랄하게 책동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은 이에 맞서 “투철한 자주정신으로 일관됐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두 차례의 역사적인 조미(북미) 수뇌상봉과 회담은 자주의 원칙에서 단 한걸음의 양보나 후퇴도 모르는 우리 당의 혁명적 입장을 뚜렷이 보여준 계기로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길에는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이어가신 이역만리의 열차 강행군도 있었고, 최전방 섬초소를 찾아 병사들에 일당백 용맹을 안겨준 바다길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김 위원장이 60시간 동안 열차를 타고 하노이를 찾은 사실과 지난달 남북접경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하고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행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논설은 또 “주체 무기들이 연속적으로 개발 완성되어 자위적 국방력이 더욱 튼튼히 다져진 것은 올해의 총진군에서 이룩된 특출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하노이 노딜 이후 초대형 방사포 등 잇단 상용무기의 시험발사를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꼽았다. 이어 “국제무대에서의 2019년은 힘이 없는 나라, 주견이 없는 국가는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당하여도 숙명처럼 감수하고 치욕의 역사를 수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역설, 앞으로도 체제 수호를 위해 자주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논설은 북한이 미국에 ‘새 계산법’을 가져오라며 일방적으로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며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김 위원장의 성과를 선전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같은 맥락에서 이날 ‘우리식 사회주의의 불변의 발전침로-자력갱생’ 제목의 다른 논설을 통해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해 자력갱생 노선을 영원히 확고히 고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외부자원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내년에도 이에 굴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과학기술 발전과 내부의 역량을 총동원해 경제건설과 주민생활을 향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전날에는 두 차례나 고위 간부가 최후통첩과 같은 담화문을 발표했다.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밤에 담화문을 내고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4시간 전에는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이 담화문을 내고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트럼프(대통령)를 ‘망녕 든 늙다리’로 불러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김영철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스스럼 없이 경고했다. 전날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불과 14시간여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김정은(북한 국무 위원장)은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게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최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아직까지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북한이 판을 완전히 깨자는 것은 아니란 뜻을 보여주기 위해 중대시험 내용을 밝히지 않고 미국이 양보하는 것을 기다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의 핵심 참모들이 스스럼없이 대거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편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 토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크게 반발했던 10일의 북한 인권 토론은 무산 가능성이 높다. 대신 안보리 유럽 국가들이 제안했고 미국이 요청해 다음날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를 다루는 토의를 소집했다. 미국이 ‘말의 위협’을 넘어 ‘실력행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달 중순 한국 방문을 조율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겸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을 특사로 찾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엔 안보리, 11일 北 미사일·추가도발 논의…미국이 요청”

    “유엔 안보리, 11일 北 미사일·추가도발 논의…미국이 요청”

    ‘거친 말로 비난’ 수준에서 실질적 압박 단계로‘단거리 탄도미사일’ 문제삼지 않던 美 입장 변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요청으로 11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한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유럽 이사국들이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요청한 10일 안보리 회의 대신 미국이 주도해 날짜와 주제를 바꿔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그 동안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문제삼지 않던 미국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그 동안 북한과 미국이 서로를 비난하는 언어의 수위를 높여가던 가운데 ‘말 주고받기’를 통한 신경전을 넘어서 미국이 국제 사회와 연계해 ‘실력 행사’ 카드를 꺼내 북한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외신들은 미국이 이번 주 중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초 안보리 유럽 이사국들은 세계 인권 선언의 날인 10일에 맞춰 북한 인권토의 개최를 요구했다.이번달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미국이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은 10일 인권토의 대신 날짜를 하루 늦추고 주제도 바꿔 북한의 미사일 문제 등을 논의하는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8일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혀 레드라인으로 여겨진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나서면서 북미가 서로 담화 등을 통해 압박하던 수준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동창리 발사장 시험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북한은 또 다시 트럼프를 향해 “우리는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경영은 하되,법적 책임은 회피…총수 일가 이사 등재 줄어든다

    경영은 하되,법적 책임은 회피…총수 일가 이사 등재 줄어든다

    총수 그룹 이사 등재율 18% 밑돌아 한화·신세계 등 10곳은 한명도 없어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 거수기 역할만 이랜드·호반건설, 그나마도 비중 적어재벌그룹 총수와 그 일가가 회사 이사로 등재되는 비율이 해마다 줄고 있다. 보유 지분을 통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면서도 이사 등재를 하지 않아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총수 일가를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는 여전히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 특히 이랜드와 호반건설 등은 사외이사 비중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력 높은 지주회사 등은 등재율 높아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2019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하고, 재벌그룹 총수 일가 이사 등재 현황과 사외이사 실태 등을 분석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올해는 56개 그룹 1914개 계열사가 지정돼 있다. 총수가 있는 49개 그룹 1801개 계열사 중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17.8%(321개)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해서 분석 대상에 오른 47개 그룹을 떼어보면 17.9%로 1년 새 3.8% 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도 재작년과 비교해 1.5% 포인트 줄어드는 등 해마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한화·신세계·CJ·미래에셋 등 10개 그룹은 총수와 2, 3세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가 하나도 없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 일가가 실제로는 경영 활동에 참여하고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이사로 등재되는 걸 꺼리는 건 각종 민형사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총수 일가는 이사를 맡더라도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회사 위주로 등재된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인 주력회사(41.7%)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84.6%) 등에서 이사 등재율이 높았다.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공익법인(74.1%)에서도 비율이 높았다. 공익법인은 그룹을 우회 지배하는 통로라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사외이사 제도는 외형적으론 정착한 모양새다.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있는 250개 상장사의 사외이사는 총 810명으로 전체 이사의 51.3%를 차지했다. 상법이나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른 사외이사 정원 725명을 85명 웃돌았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도 95%에 달했다. ●사외이사제 정착됐지만… 견제 역할 못해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이사회에 올라간 안건 6722건 중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통과되지 못한 건 0.36%(24건)에 불과했다.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이 큰 50억원 이상 대규모 내부거래 안건(755건)도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총수 일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특히 이랜드(16.7%)와 호반건설, 넥슨(이상 25.0%), 동원(33.3%), 코오롱(40.6%) 등은 전체 이사 중 사외이사 비율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 분석 대상에 오른 54개 그룹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비중은 78.7%로 전년(77.9%)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가 점차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으로 지난해 국민연금이 도입하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반주주 권한 행사 전자투표제 대폭 확대 한편 일반주주의 권한 행사를 돕는 전자투표제는 250개 상장사 중 86곳(34.4%)이 도입해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이상 늘었다. 전자투표를 통한 의결권 행사 비율도 28.8%로 대폭 확대됐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재입찰로 선회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재입찰로 선회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이 서울시의 권고를 받아들여 재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대의원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이 수용되면 재입찰 공고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므로 내년 5월 이후 시공사가 정해질 전망이다. 한남3구역 조합은 지난 6일 조합 이사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는 재입찰을 이사 10인의 전원동의로 가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이 참여한 기존 시공사 입찰을 무효로 하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합은 전체 투표를 거치지 않고 이달 열릴 대의원회 표결로 해당 사항을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선정 기준 등 정관을 바꾸고 총회까지 거치려면 내년 5월이나 돼야 할 것으로 조합은 전망한다. 입찰에 참가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대의원 표결 등 최종 결정이 남아 있고 재입찰 조건도 정확히 공개되지 않아 섣불리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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