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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콜라 유죄?

    탄산 음료의 왕자로 군림하는 콜라가 눈칫밥 신세가 될지도 모르겠다.인생 행복의 다섯 지표로 꼽히는 치아를 손상시키는지도 모른다는 멍에 때문이다.엊그제에는 고교 1학년 때부터 30년 동안 매일 한 병 이상의 콜라를 마셔온 40대 중년이 콜라 때문에 이빨을 온통 못쓰게 되었다며 12억원의 손해 배상소송을 냈다.나중에는 콜라를 마시지 않으려 했지만 이미 중독이 되어 끊을수 없었다며 콜라의 중독성 문제도 제기했다. 콜라는 국정 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급기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치아 등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높은 콜라를 비롯한 탄산 음료류의 산성 성분과 설탕 함유량 등의 기준을 마련해 제품에 표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한마디로 콜라에 경고문이 들어 가는 셈이다.식약청은 콜라의 대부분은 pH 2.5∼3의 강산성이고,설탕 함량이 높으며,칼슘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인산 함유량도 높아 치아 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콜라는 이른바 착향 탄산 음료로 1886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코카콜라가 원조다.코카콜라는 다른 탄산 음료와 달리 코카나무 잎과 카페인 성분이 있는 콜라나무 열매 추출액을 넣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탄산 음료는 대개 설탕물에 신맛을 내는 산미료,그리고 향료와 때로는 착색료를 가미해 이산화탄소를 용해해 만든다.콜라는 제조 과정의 산미료나 향료가 여느 탄산 음료와 다르고 착색료도 추가된다.향료로는 특유의콜라 열매 추출액을,그리고 산미료로는 구연산 대신 인산을 쓴다.예전엔 특유의 빛깔을 내기 위해 캐러멜을 많이 활용했다고 한다. 어려웠던 시절에 어린 날들을 보낸 장년들에겐 탄산 음료는 지금도 짜릿한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소풍 가는 날이나 돼야 한 병 통째로 마실 수 있었던 ‘단물’이었다.홍역을 치르며 몸부림을 칠 때 특별히 사주는 최고 격려품이기도 했다.그런 탄산 음료가 요즘 세상의 심판을 받게 됐다.지난날 지천으로 널려 있어 마지못해 먹었던 채소들은 값비싼 건강 식품이 됐다.추석연휴가 성큼 다가왔다.고향에는 아직도 한발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발자취가 배어있을 것이다.고향을 오가며 우리 것의 소중함을 추스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리뷰/ 구본주 조각전 ‘시대의 표정-아버지’/‘작아진’ 아버지 적나라하게 묘사

    문 밖에는 문명에 교화하지 않은 검은 개 한 마리가 눈을 번뜩이며 어슬렁거린다.그 앞을 지나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철판으로 만든 어마어마한 크기의 양복바지 밑단과 신발(길이 5m,높이 3m)이 중앙에 놓여 있다.거인국에 온 걸리버 같은 느낌이다.조각가 구본주의 작품 ‘하늘’이다. 앞만 보며 달려온 40∼50대 아버지들을 형상화한 것으로,신발로 전신 크기를 환산하면 키 50m인 거대한 영웅의 모습이 연상된다.구씨는 “어린시절 우리의 영웅이던 아버지,가장의 모습을 되살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6전시실에서 19일까지 열리는 ‘구본주-시대의 표정:아버지’는 사회와 직장에서 시달려 쪼그라들고 작아진 ‘현실의 아버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조각전이다.소재는 나무와 철판.예술의전당에서 젊은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자 마련한 ‘SAC 젊은 작가전’의 첫번째 기획전이다. 구본주씨를 두고 화단에서는 “조각의 맛을 살려서 작업하는 국내 몇 안되는 조각가”라고 평가한다.작가가 직접 두꺼운 철판을 두드리고구부려 용접해 표현해 낸 양복이나 가죽가방의 자연스러움을 손끝으로 만져 보면,그 평가가 헛된 소리가 아니라는 것은 확연해진다. ‘위기의 남자Ⅰ·Ⅱ’는 직장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과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는 젊은 남자의 모습이다.벽에 찰싹 달라붙어 탈출을 꿈꾸는 모습이나,잔뜩 위축돼 그림자처럼 가늘어져 인간의 외형을 잃어가는 남자는 안쓰럽기 짝이 없다. 담벼락을 붙들고 때론 전봇대에 기대어 노상방뇨를 하는 ‘아빠의 청춘I·Ⅱ’도 가슴이 짠하게 만들기는 마찬가지다.담배를 이빨로 질끈 물고 성기를 내놓은 채 오줌 누는,머리카락이 성근 50대 중년남자는 늘어진 가락으로 ‘봄날은 간다’를 흥얼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작가는 “남자들은 오줌발을 통해 젊음과 쓸모 있음을 확인한다.”며 “맹수들이 자신의 영역을 확인하기 위한 표시로 봐달라.”고 부탁한다.‘눈칫밥 30년’은 마누라·상사의 잔소리에 말뚝처럼 땅에 쳐박혀 얼굴만 남은 가장의 씁쓰레한 모습이다. ‘내일이면 까마득히 기억도 못할 순간에 집착하는사람’이나 ‘Mr.Lee’는 움직이는 조각처럼 허공에 붙어 있는데,전시장 벽에 비친 그림자를 감상하면 된다.전시장에는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찍힌 영상이 신발 안에서 상영되는 등 재밌는 요소가 적잖다. 이제 다시 개로 돌아가 보자.‘시대의 모습-아버지’에 왜 ‘거리의 개’가 전시장 앞에 얼쩡대는 것인가.‘남자여! 아버지여! 야성을 되찾자.’는,그 자신 두 자녀의 아버지인 작가의 다짐이자 격려인 셈이다.(02)580-1515. 문소영기자 symun@
  • [씨줄날줄] 육식공룡

    최근 경남 하동 일대에서 원시악어 머리뼈와 함께 9㎝ 길이의 공룡 이빨 화석이 발견됐다.열대 지방에 많이 있는 악어의 머리뼈도 진귀하지만,대형 공룡 치아는 1억년 전 한반도에 몸길이 12m의 육식 공룡이 산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30년 전부터 경남 고성·함안 전남 해남 등지에서 발자국,뼈 화석이 발견되고 있는 공룡은 멸종된 만큼 전 지구인에게 이국적이지만 동양,한국인에게 한층 외래의 이미지가 강하다.‘공룡(恐龍)’은 150년 전 서양,특히 미국에서 부활돼 서양의 파워 이미지와 함께 동양에 건너온제국주의 뉘앙스의 박래품(舶來品)이라고 할 수 있다. 1840년대 영국 고생물학자가 모든 화석 파충류를 총칭하여 ‘다이너소’라고 했을 때 그 뜻은 ‘무서울 정도로 큰 도마뱀’이었으나,동양 학자들은 스스로 알아서 ‘무서운 용’으로 격상시켜 불렀다.용은 동·서양에서 모두 상상의 동물로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러나 서양의 용이 중세에 무시무시한 괴물의 악마적 그림자와 함께 태어난 데 비해 동양,중국의 용은 그보다 천년전에 최고의 힘과 선의 오색 찬란한 빛을 안고 태어났었다.공룡이 제이름에 얹힌 이 같은 전설과 과장의 무게에 무너지지 않았던 것은 순전히 미국 덕분이었다.공룡은 미국이란 후원자를 만나 현대적 추진력으로 오히려 비상하기에 이르렀다.미국은 이에 못지 않게 공룡 덕을 보았다. 미국은 파고들 역사가 고작 300여 년밖에 안 되는 약점 때문에 비역사적인 인류학에 유난히 힘을 쏟는다는 비꼬는 소리를 감수해야 했는데,어느 날 서부 유타,콜로라도주 등지에서 세계 최대의 공룡 화석산지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미국 학자들은 인류,지구와 관련지어 공룡의 역사성을 강조하면서 30m가 넘는 몸길이와 100t이 넘는 체중,1억년 이상 지구를 지배하다가 6500만년 전 갑작스럽게,완벽하게 절멸한 점 등을 잘 포장해 대중화했고,미국 전역에 공룡 열풍이 불었다.할리우드도 카우보이 웨스턴물 후속으로 공룡을 파고들어 ‘쥐라기 공원’등을 내놨다. 할리우드 공룡물의 주인공은 ‘티(T) 렉스(rex·왕)’라는 애칭으로 불리는,가장 기민하고 폭군처럼 잔악한 육식공룡티라노사우루스다.이번 국내에서 발견된 치아 화석의 주인 공룡은 육식성이라도 미국물 잔뜩 든 ‘티 렉스’는 아닐 것이다. 김재영 논설위원 kjykjy@
  • 지구정상회의 오늘 폐막 - “깨끗한 물 못먹는 인구 절반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지구정상회의)가 4일 폐막을 앞두고 2일 포괄적인 이행계획에 합의했다.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던 에너지 부문은 결국 대체에너지 사용을 점차 늘려 나간다는 원칙에만 합의,목표치 설정에는 실패하는 선에서마무리됐다. 국제환경단체들은 합의 내용이 구속력이 없는데다 10년 전 리우회의 때보다도 후퇴했다며 냉담하게 반응했다. ◇합의 내용-각국 대표들은 2015년까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연명하는 ‘절대 빈민’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빈곤 퇴치를 위한 세계연대기금(WSF)를설립하기로 하는 등 빈곤 퇴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또 2015년까지 ‘깨끗한 식수’를 제공받지 못하는 인구(20억)를 절반으로 줄여 나가기로 합의했다. 환경 및 생물다양성과 관련,▲2020년까지 환경 유해 화학물질 생산·소비최대한 감소 ▲2005년까지 통합적인 수자원 관리 방안 마련 ▲2015년까지 고갈 위기에 처한 어자원을 최대한 보호 ▲2010년까지 생물다양성 감소 비율축소에 합의했다. 기후변화와 관련,미국의 비준 거부로 현안이 됐던 교토의정서는 각국에 비준을 “강력 권고한다.”는 문안을 이행계획에 담기로 했다.이밖에 ▲2015년까지 5세 이하 영유아 사망률 3분의2 감축 ▲산모 사망률 4분의3으로 감소▲2015년까지 전세계 어린이에 초등교육 기회 보장 등에 합의했다.또 선진국에 대해 개발도상국 지원금을 국민총생산(GNP)의 0.7%까지 할당하도록 촉구하기로 했다. 대체에너지 자원과 관련,유럽연합(EU)이 공해 감소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풍력·태양열 등 청정 대체에너지를 2015년까지 15% 수준으로 늘리자고 주장했으나 미국과 산유국들의 반대로 좌절됐다.또 대체에너지의 범위에 핵에너지는 제외하기로 했다.미국은 에너지 부문에서 양보를 이끌어 내는 대신 깨끗한 식수제공 확대 목표시한을 수용했다.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회의의 가장 큰 가시적 성과로 2015년까지 깨끗한 식수 공급을늘리겠다는 것을 꼽았다. ◇환경단체들,10년 전보다 후퇴 비난-비정부기구 및 국제환경단체들은 이행계획이 강제성이 없어 ‘이빨 빠진 호랑이’와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에너지와 농업보조금 문제 등은 10년 전 리우 회의 때보다 후퇴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점진적인 철폐에 합의한 보조금의 경우 미국과 EU의 중요한 보조금은 실제로 하나도 철폐하지 않는다. ◇과제-이행계획은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하지만 향후 10년간 환경관련 정책들의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정치적 의미가 크다.따라서 이행계획이 말장난에그치지 않게 하려는 각국 정부의 의지가 관건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건강칼럼] 무서운 싸움

    얼마전 일이다.아침 회진 중에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 환자를 한분 만났다.귀의 일부가 뜯겨지고 없는 환자였다.말로는 길가다 넘어져 다쳤다는 것이다.하지만 형사가 아닌 내 눈에도 그 귀는 누군가에게 물어뜯겼음을 금방 알수 있었다.남은 귀에 특징적인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거의 30년이 지난 일이지만,대학생때 배운 법의학 강의가 새삼 기억난다.교수님은 “귀와 같이 머리에서 돌출된 부위의 상처,특히 음주 후 원인을 잘모르는 상처일 경우는 교상(물어서 생긴 상처)여부를 꼭 확인하라.”고 강조하셨다.흥분된 상태에서 다투다 보면 가장 손쉽게 공격당하는 곳이 코·귀등 돌출 부위이기 때문이다. 환자를 달래서 경위를 들었다.지난밤 술에 취해 친구와 다투다 순식간에 물려서 그렇게 됐으며,떨어져 나간 부분은 찾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같이 귀나 코를 사람이나 동물에게 물려 다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다행히 떨어진 부위를 찾아 얼음에 재는 등 필요한 처치를 한 뒤라면 접합수술이 쉬우나,대개는 상황이 그래선지 잘린 부위를 찾아오는 환자가 그리 흔치 않다.이럴 때는 귀 주위 조직을 이용하여 새로 귀 모양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보통 사람에게는 귀 뒤편의 조직이 상당히 여유가 있어서 어지간한 조직 손상이라면 떼어 만들 만한 여유가 있다.그러니 이 환자처럼 귓볼 부위만 떨어져 나간 경우는 그중 양호한 편이다.상부 연골 부위에 손상을 입으면 수술이 훨씬 복잡해진다. 이 환자에게는 귀 뒤편 조직을 떼어내 없어진 귓볼을 새로 만들어 주었다.1·2차 수술에 약 3주가 소요됐으며,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사족 하나.싸움으로 입은 귀의 상처에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불의의 사고라도 재건 수술의 경우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때가 있다.환자들이 이런 사실을 몰라 나중에 시비를 벌이는 일도 있다. 귀,듣는 일 말고도 얼굴의 형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위다.옛말에도 ‘이목구비가 준수하고…’운운하지 않던가.그러니 혹 다투더라도 얼굴만은 절대 사수하자. 장충현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교수
  • ‘반순이’ 죽은채 발견

    지난해 9월 지리산에 방사돼 전파발신기만 남긴 채 사라졌던 반달가슴곰(천연기념물 제329호) ‘반순이(사진)’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9일 전남 구례군 토지면 문수골 바위 틈새에서 나뭇잎에 가려져 엎드린 채 죽어 있는 반달가슴곰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체는 전파발신기가 버려져 있던 곳에서 위로 100m 떨어진 지점에 있었으며,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털과 뼈만 남아 있었다. 공단 관계자는 “부패가 심해 웅담 등 내장이 썩었는지 또는 사라졌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두개골 크기(약 17㎝) 및 성장상태,이빨의 마모상태 등으로 미루어 반순이의 사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실종시 수거된 발신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발신기는 같은 날 공구에 의해 반복적으로 절단된 것으로 판명났다.”며“먹이 부족으로 인한 빈사상태에서 사람에게 발견돼 전파발신기가 절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
  • 그럼 오리너구리 자리는 어디지?/제랄드 스테르 글/물구나무 펴냄/딱딱한 생물분류법은 가라

    오늘은 동물 학교 개학날입니다.신입생으로 ‘오리너구리’라는 좀 별나게 생긴 친구가 들어왔습니다.선생님은 어수선한 교실을 정돈하고 자리를 정해주려고 동물을 분류하기로 하고,“점심시간에 우유을 먹는 동물은 여기 모이자.” 또 “체육시간에 깃털과 부리를 쓰는 동물은 이쪽으로 나와 봐.”라고 말했어요.그런데 오리너구리는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는군요.오리너구리는 알에서 태어나지만 포유류처럼 엄마 배에 매달려 젖을 먹고 자라죠.새처럼 부리가 있고 새끼일 때는 이빨까지 있어요.양서류처럼 물갈퀴와독성이 있는 발톱도 있고,곰처럼 몸에 덥수룩하게 털도 있답니다. 오리너구리는 울면서 외칩니다.“그런게 질서라면 너무 불공평해요.자연은 모든 게 다 섞여 있는 걸요.그래도 다들 잘 살잖아요.노래하고,뛰고,날면서! 누구에게나 엄마가 있고요.” ‘그럼 오리너구리 자리는 어디지’(제랄드 스테르 글·윌리 글라조에르 그림,물구나무 펴냄)는 ‘2002년 프랑스 우수 과학도서상’을 받았다는 자랑이 생색이 아닌 동화책이다.중고교 생물시간에 머리를 싸매고 외운 생물분류법인 ‘계·문·강·과·속·종’을 아이들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재미도 있다. 한편으론 학자들이 자신의 편의대로 동·식물을 한줄로 세워놓는 분류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지,또 직업별로 재산 정도에 따라 구별을 짓는 인간의 삶은 얼마나 누추한지 은근히 비판하는 듯하기도 하다.8500원. 문소영기자
  • 700만년전 猿人 두개골화석 발견

    700만년전 원인(猿人)의 두개골 화석(사진)이 발견돼 인류 진화에 대한 기존 학설이 모두 다시 쓰여지게 됐다. 프랑스 프와티에 대학 고생물학과 미셸 브뤼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1일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1년 전 아프리카 중부차드 공화국에서 발굴한 원인의 두개골과 아래턱,이빨 화석이 600만∼700만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년대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아프리카에서 첫 발견된 이후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고 과학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브뤼네 박사는 공식 학명이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sahelanthropus tchadensis)’인 이 원인을 현지 말로 건기(乾期)에 태어난 아기에게 붙여지는,‘삶의 희망’이라는 뜻을 지닌 ‘투마이(Toumai)’로 불렀다.그는 지난 25년 동안의 끈질긴 작업 끝에 이같은 개가를 올렸다. 이 두개골 화석은 현재의 침팬지와 그 크기가 비슷하고 원숭이 정도의 두개골 용량을 지녔지만 직립 보행을 했고 남자 원인과 유사한 얼굴 특징을 지녔다고브뤼네 박사는 설명했다. 투마이 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500만∼700만년 전에 인류가 원숭이에서 분화했다는 기존 학설과 달리 인류와 원숭이의 분화는 최소한 70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브뤼네 박사는 지적했다. 또 투마이의 등장으로 사바나(열대초원) 지대인 동부 아프리카에만 원인이 존재했다는 기존 학설도 원인들이 아프리카 전역에 퍼져 살았던 것으로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또 인간과 침팬지의 ‘끊어진 연결 고리’를 설명하는 열쇠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니얼 리버먼 하버드대 교수는 “투마이 화석의 발굴은 소형 핵폭탄과 같은 위력을 지닌 중대한 발견”이라며 “우리가 이번 발견의 중요성을 깨닫기 위해서는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월드컵/ 中·대만언론 ‘한국 4강’ 트집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륙이 월드컵 심판의 편파판정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23일 대부분의 중국 언론들은 한국팀이 실력보다도 심판의 편파판정에 힘입어 4강에 진출했다는 폄하기사들을 쏟아냈다.대만 언론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부 신문은 한국팀의 승리에 대해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이겼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가장 대표적인 언론은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와 중국 유일의 전국 네트워크망을 가진 중앙방송(CCTV). 북경청년보는 “누가 중국의 축구에 공한증(恐韓症)이 있다고 말했는가.세계 모두가 이미 공한증을 가지고 있다.이는 심판의 편파판정 때문”이라고 보도했다.앞서19일 북경청년보는 한국과 이탈리아전에 대해 ‘심판이 이탈리아를 목졸라 살해했다’는 제목을 달아 한국-이탈리아전의 오심 논란을 집중부각했다. CCTV도 편파보도를 하기는 마찬가지다.체육전문 채널인 CCTV 5의 월드컵 중계방송 캐스터와 해설자들은 한국과 스페인전 중계방송을 하며 “심판이 엉망이고,한국팀의 승리가 아니다.이래서야 어떻게 월드컵이 월드컵이냐.한국은 아시아의 대표가 아니고,한국만의 대표다.”고 수준 이하의 해설을 하기도 했다. 대만의 유력지인 중국시보는 “투우사(스페인)들은 한우(한국)에 14차례나 칼질을 했으나 급소를 건드리지 못했고 무승부 끝에 이빨만 뽑힌 채 패했다.”며 스페인의 준결승 진출을 아쉬워하는 논평을 내보냈다. 물론 한국팀의 승리를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들도 있다.관영 신화통신(新華通訊)은 22일 “한국팀은 아시아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역사를 만들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중국이 이같이 한국에 대해 편파 판정시비를 걸며 ‘반한(反韓)’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중국팀은 예선전 전패에다 1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평가전에서 비긴 한국팀은 승승장구를 하며 월드컵 4강까지 오른 데 대한 ‘시샘’이 증폭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 사태를 둘러싼 한·중간 외교적 마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지난 13일 탈북자 원모씨를 강제 연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외교관 폭행사건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중국의 국가이미지를 추락시킨 것 등이 작용했다는 것.중국 젊은이들이 이탈리아에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등 중국과 이탈리아간의 전통적 우의관계가 한국에 대한 편파 감정으로 변했다는 시각도 있다.khkim@
  • 재건축 사업권 따기 ‘불꽃경쟁’

    ‘재건축 우선사업단지를 따내라’ 서울지역 저밀도지구 40여개 단지가 재건축 우선사업단지로 지정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같은 지구에서 재건축사업이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전세난이 가중될 것을 염려한 서울시가 지구마다 우선사업단지를선정해 1개단지 또는 2500가구 범위안에서 사업계획을 승인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우선사업단지로 선정되지 못한 단지는 사업승인이 늦어질 뿐 아니라 아파트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도곡 주공 아파트 재건축사업 승인을 계기로 잠실 등 인접 지역 재건축사업 추진이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구별로 우선사업단지로지정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청담·도곡지구 아파트 가격 출렁] 이 일대 12개 단지중 11개 단지가 지난해 사업승인을 신청했다.이 가운데 도곡동주공1차 아파트가 재건축사업 승인을 받아 영동 등 다른 단지들은 재건축 승인 인가가 늦춰질 전망이다.서울시가 재건축아파트의 사업진행상황과 전·월세 동향등을 고려해 다음 사업계획을 승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도곡 주공1차는 가구당 가격이 호가 기준 2000여만원 올랐다.선 사업승인에 따른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매물은 거의 없다. 사업승인 경합을 벌였던 영동아파트는 전혀 움직임이 없다.반면 서초구 반포주공은 가구당 1000만원 가량 올랐다.사업승인을 받기 위해 경합중이기 때문이다.다른 지역 재건축아파트는 아직 가격 움직임이 없다. 세중코리아 한광호 실장은 “투자자들이 아직은 투자수익등을 엄밀히 따져보지 않은 상태”라며 “집값이 안정을 되찾고 용적률에 따른 수익평가가 내려지면 재건축 투자열기도 식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잠실지구 곧 사업승인 날듯] 잠실지구는 5개 저밀도지구가운데 재건축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5개 단지중 주공1단지만 빼고 2∼4단지와 시영아파트가 재건축사업승인을 신청한 상태다.송파구는 주변지역 전세난을 우려해우선사업단지 선정을 미뤄왔다.그러나 재건축조합과 시공업체들의 반발로 용역 결과를 토대로 곧 사업승인을 내줄것으로 보인다. [암사·명일지구 재건축사업 늦어질 듯] 강동구 동서울아파트가 지난해 저밀도지구 가운데 최초로 재건축사업 승인을받았다.하지만 강동 시영 1∼2단지와 한양아파트는 이제 조합설립인가를 추진중에 있어 두번째 재건축사업 승인인가는상당기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곡지구 우선사업단지 3월께 승인] 강서구 주공1단지와 KAL,세림,세은아파트로 구성된 화곡1주구가 재건축사업 승인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시와 강서구청은 개발기본계획을 변경,3월에 재건축사업을 승인할 예정이다.2주구와3주구는 현재 조합설립인가를 추진중이다. [반포지구 기본계획도 수립안돼] 5개 저밀도지구 중에서 재건축사업 속도가 가장 느리다.기본계획도 수립되지 않아 조합설립인가도 받지 못하고 있다.주공1단지 등은 시공사를선정했지만 용적률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본격적인재건축 사업까지는 상당기간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성곤 김경두기자 golders@
  • 거꾸로 보면 상상력이 쏘∼옥

    방학중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볼만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가나아트갤러리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1,2전시장에서 개최하고 있는 ‘상상력과 호기심’이 그것이다.오는 29일까지. 전시는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거꾸로 보기’와 청소년의 몸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하고 아름다운 청소년 성문화를 유도하는 ‘나의 몸 탐험’으로 나뉘어져 있다. 가나아트갤러리의 김민성 기획연구원은 “우리의 두 눈이제 1의 눈이고,마음의 눈이 제2의 눈이라면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고 넘기는 것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그 이면을 읽을수 있는 ‘상상력의 눈’은 제3의 눈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거꾸로 보기’는 일상생활의 사물들이 작가들의 상상력을 통해 미술 속으로 뛰어들 때 느껴지는 유머와 위트를보여준다”고 말했다. ‘거꾸로 보기’에 ‘물고기’를 출품한 임옥상은 포크와나이프,스푼 등 식생활에서 흔히 보는 도구들로써 작품을 만들었다.그의 작품을 보면 스푼으로 만든 번쩍거리는 비늘은싱싱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포크로 만든날카로운 이빨은 생존의 수단임을 웅변한다. ‘몸의 탐험’은 청소년들이 미술작품을 통해 자신의 몸을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한 것으로써 몸과 깊은 관계를맺고 있는 성(性)에 대해 보다 따뜻한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영원은 몸의 시간성을 보여준다.즉 몸의 탄생→성장→소멸에 이르는 과정을 작품으로 말하고 있다.전시에는 총 11명의 작가가 30여점을 출품했다.(02)736-1020. 유상덕기자 youni@
  • 올 경제 기상도/ 불붙은 반도체… 낙관론 ‘들불’

    세계 경제가 벌써 봄 기지개를 켜고 있나.새해 벽두부터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이 뜀박질하고,반도체 가격도 연일 급등하고 있다.세계경제 침체를 가져왔던 정보통신(IT)산업이바닥을 쳤다는 전망은 일단 올해 수출전선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자동차·조선·가전 등 업종별 전망도 맑은 편이다.하지만 미국의 대 테러전쟁 확대,엔화 약세 행진,아르헨티나 사태 등 변수가 많아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세계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기때문에 보수적인 경영과 위기관리 대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닥친 IT경기. ‘IT도 바닥쳤다?’ 국내 정보기술(IT)산업 경기가 지난해 말 최저점을 벗어나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4일 발표한 ‘2001년 I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수출과 수입 감소율이 크게 둔화되면서 새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수출 353억달러,수입 256억달러를 기록했다.전년 동기보다 각각 24.6%와 21.3% 줄었다.무역흑자 규모도 전년동기 143억달러보다 32% 가량 감소한 97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10월과 11월 수출은 각각 33억달러와 35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2%와 23.5% 줄어 3·4분기 평균 감소율인 39.1%를 크게 밑돌았다.수입도 10월부터 감소율이큰 폭으로 줄기 시작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사실상 최악의 상황은 넘겼으며 앞으로 관건은 회복의 속도”라고 말했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연말에 발표한 IT수출입 동향에서도 지난해 11월 IT수출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감소세를 벗어나 증가세로 반전됐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윤창번)은 올해 국내IT산업 생산규모가 170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세계적인 IT전문 시장조사기관인 IDC도 지난해 미국 테러 이후 급격히 위축된 IT부문이 올해 중반 이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IDC는 올해 IT 매출 규모가 미국에서는 4∼6%,서유럽에서는 6∼7%,아태지역에서는 10∼12%씩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존 간츠 선임연구원은 “이같은 전망은 다소 보수적인 것으로 상황이예측대로 진행되면 IT부문의 회복은 더 빨리오고 회복 정도도 당초 전망보다 강력할 것으로 본다”고말했다. IDC는 각 기업들에 대해서는 9·11테러 이후 IT보안 시스템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빈라덴 효과’로 명명되는 새로운 투자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대출 김태균기자 dcpark@ ■업종별 전망. 올해 우리 경제는 자동차·조선·가전·일반기계업종의 호조와 반도체와 정보통신의 침체 탈출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자원부는 11개 주요업종의 생산·내수·수출입에 대한2002년 전망 자료를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자동차·조선·일반기계 호조] 자동차는 국내외시장에서중대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차량의 확대로 생산이 3.7% 늘고 내수도 4.2% 증가할 전망이다. 또 수출입도 각각 9.0%,34.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은 미 테러 사태로 수주 전망이 어둡지만 2년치 일감을미리 확보하고 있어 생산이 3.2% 늘고 수출도 1.6% 증가할전망이다. 특히 해상구조물을 제외한선박만 따지면 수출이10.6%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일반기계는 지난해 내수가 8.3% 감소했지만 올해는 7.7%늘면서 생산도 6.6% 증가하고 수출 역시 4.0% 늘어날 전망이다.지난해 수출이 7.2%나 줄었던 가전은 특소세인하효과와 월드컵특수 등에 힘입어 내수(9.5%)와 수출(3.1%),수입(5.0%),생산(5.2%)이 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정보통신 부활] 지난해 사상 최악의 침체를 보였던 반도체와 정보통신은 주요국 경기회복과 통신기기에 대한 대체수요 증가,반도체가격 상승 등 호재를 등에 업고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전망이다.반도체는 금액기준으로 생산이 14.9%,수출입이 각각 18.9%와 9.9%,내수도 7.7% 늘어나지만 지난해의 낙폭이 워낙 커 2000년 수준에는 못미칠 것으로 예상됐다.정보통신은 생산이 20.6% 늘고 수출(22.5%)과 내수(7.2%)도 크게 증가하면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것으로 보인다. [철강·석유화학·화섬은 혼조] 철강은 미국의 수입규제 등통상환경 악화로 수출이 2.5% 줄고 생산은 작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석유화학은수출물량이 늘겠지만 단가하락에 따라 수출이 11.8%의 감소율을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생산은 3.9% 증가할 전망이다.지난해 부진했던 화섬은 생산(1.5%),수출(1.9%),내수(0.5%)가소폭 늘어나는데 그치고 수입은 2.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광삼기자 hisam@ ■금융시장 분석 “외국인 ‘바이코리아’ 지속”. 연초부터 급등 장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주식시장이 올해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국제금융자본이 우리나라와 타이완 등을 선호하는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는 4일 ‘2002년 세계금융시장 전망’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저금리 추세가 지속돼 기업들의 경영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시장] 아시아지역에 대한 주식투자 자금의 선택적 유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주가상승 탄력이 큰 한국 타이완 인도 등의 증시로 투자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시지표의 회복이 본격화되면 지난해 어떤 업종보다도 위축돼 있던 IT(정보기술)부문에 대한선호도가 눈에 띄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기업들은 증시에서 풍부한 유동성을확보함으로써 올 하반기 이후 상당한 실적개선 효과를 거둘수 있게 된다. [금리 오를까] 각국 통화별로 차이는 있지만 채권금리는 1·4분기 이후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주요통화가운데 미국 달러화 금리는 올 1·4분기 이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유로화의 경우,단기채 금리는 미국보다 다소늦은 2·4분기 이후 올라갈 전망이지만 장기채는 연초부터상승이 예상된다. 일본의 극심한 경기침체 탓에 엔화 단기금리는 올 4·4분기 이후에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가채권시장은 세계경기가 회복기로 진입할 경우, 긍정적 시장환경이 조성돼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회복 곡선을 따라 완만한 상승세를보이는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오름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국내기업들을 상대로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 재무담당자들은 경기회복과 금리안정으로 올해 기업금융여건이 크게 개선될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균기자 windsea@ ■전문가 제언. ‘반짝 조짐’인가,‘본격 회복의 신호탄’인가. 새해 들어 주가·반도체가격 등이 급등해 세계 경제회복이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맞서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심상달(沈相達)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지난해 말보다 훨씬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9·11 테러사태 이후 염려했던 만큼은 경기위축이 나타나지 않은데다 금리인하·재정정책 등 국내 경기부양책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러나 “정확하게 언제쯤 경기가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설지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오창석(吳昌錫) 연구분석팀장은 “최근 2개월새 갑자기 미국 경기지표가 좋아졌고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경기진행 측면에서 미국보다 앞서갔던 한국의 경우,내부의 호재와 미국발(發) 호재가 맞물리면서 양쪽에서 뒷받침받고 있다”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불투명한 세계경제 환경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미국의 소비위축,주요국 통화의 변동폭 확대 등으로 세계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경기회복론을 반박했다.박대식(朴大植) 다자협력팀장은 “지난해4·4분기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의 소비수요가 1·4분기에는감소될 것으로 보이고 일본 엔화가 계속 약세를 유지하면아시아 각국 통화의 동반약세를 불러일으켜 세계경제 위기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며 “국내기업들은 당분간 수출비중을 낮추고 내수중심의 보수적인 경영전략과 위기관리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균 강충식기자.
  • 여야, 건보재정통합 유예 배경

    여야가 4일 건강보험의 재정통합을 1년6개월간 유예한 데는 일단 소모적 논란을 멈추고 건강보험의 재정을 건전화시키려는 뜻이 있다.이면에는 재정 위기에 빠진 건강보험을 놓고 행정적인 문제로 우왕좌왕했다가는 정말 파탄날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다 국민적 비난도 감안한 흔적이 있다.논란이 계속돼 담배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을 때는,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총무의 말처럼 월 500억원 이상의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번 결정이 당장 건보재정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근본책은 될 수 없다.건강보험의 적자규모는 지난해에만 1조8,000여억원이며 직장의보는 올 한해 7,000억원의적자가 예상된다.또한 ‘조직은 통합,계리는 분리’로 진행될 향후 건강보험의 운영이 집단간 이해관계에 따라 수정을 요구받는 등 또 다른 논쟁마저 예상된다.당장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여야의 합의를 정략적 타협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담배부담금이 저소득층의 부담만을 가중시킬 수있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가능성도 있다.이같이 예상되는 파장에 비해 정치권은 그동안 지나치게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여야는 “사실상행정적 혼란은 없다”면서 유예기간을 놓고 정치적 흥정을했다. “어차피 유예를 한다면 기간은 별 상관이 없어보여합의했다”는 이상수 총무의 말은 그동안 민주당이 내건명분이 별 의미가 없었음을 방증한다.한나라당이 건보재정분리안을 국회 상임위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뒤 여야협상에서 2∼3년 유예안을 주장해오다 이날 20여분만에 전격 합의한 점 역시 무책임한 행태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럼에도 여야는 이날 합의결과를 놓고 ‘통합을 전제로한 것이다’ ‘아니다’라고 정치 선전에 열을 올리는 등불필요한 논쟁을 재연했다.건강보험의 통합·분리 논란은상황변화에 따라 다음 정권에서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는것이어서,여야는 지금부터라도 연기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할 것 같다. 이지운기자 jj@ ■건보통합 유예 이후. 건강보험 재정 통합이 4일 여야 합의에 의해 1년6개월 유예됨에 따라내년도 직장 보험료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게됐다. [내년도 직장 보험료 대폭 인상될 듯] 통합이 1년6개월간유예됨으로써 직장의 재정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올해 지역은 3,000억원 단기흑자를 낼 전망이지만 직장은 7,000억원의 단기적자가 예상된다.담배부담금을 180원으로 인상했을 경우 그 재원의 50%를 직장으로 보전해 준다 해도올 한해에만 3,000억원 정도의 적자가 뻔해 내년도 직장 보험료의 대폭 인상은 불가피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통합이 1년6개월 늦춰짐에 따라 직장의 적자폭이 그만큼 커져 내년도 보험료 인상시 직장 쪽의 인상폭이 현재보다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논란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재정 분리론자들은 보험료 부과체계와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파악률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정 통합의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다시 재정이 통합되는 내년 7월을 앞두고 분리론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면 통합·분리 논쟁이 또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1년6개월 만에 보험료 부과체계를 바꿀 수는없다”면서 “어차피 통합이든,분리든 보험료 부과체계는 지역과 직장으로 이원화할 수밖에 없고,자영업자에 대한 소득파악률도 신용카드 사용률 제고에 힘입어 지난 2000년 27% 선에서 지난해 34.4%로 높아지고 있기때문에 현 체제하에서도 통합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부담금 처리 빨리 돼야] 복지부는 건강보험재원 마련을 위한 담배부담금 인상을 골자로 한 건강증진법 개정안이빨리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오는 8일 본회의를열고 이 법안을 처리하기로 한 것에 안도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7월부터 담배부담금을 현재의 2원에서 15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지만 국회에서 처리가늦어지는 바람에 연간 6,600억원의 수입손실을 보고 있다고밝혔다. 8일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해도 빨라야 3월부터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난해 7월부터 오는 2월 말까지 8개월간의 수입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담배부담금 인상폭을 18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담배부담금 인상폭은7일 열릴 예정인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노총·경총, 건보재정통합 유예 반응. 건강보험 재정통합 여부를 놓고 대립해 온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4일 여야가 재정통합을 1년6개월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정략적 타협이라며 일제히 반대입장을 나타냈다.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바람직한 결과’라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분리를 주장해 온 한국노총은 여야가 재정통합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회피한 채 통합유예에 합의한 것은 중요한 정책사안을 다음 정권에 떠넘긴 무책임한 행태라며 “자영업자 소득파악과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 실현이 보장되지않는 한 재정분리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을 촉구해 온 민주노총 역시 “여야가 건강보험 재정안정화 및 공적 성격 강화 등 시급한 문제의 해결은 도외시하고 통합유예라는 미봉책을 또다시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경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적 이해와 관심의 대상인이번 사안에 대해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도출했다는 것은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재정통합의 전제조건들을 종합적으로 재검해 가입자간 형평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합리적으로현실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임영숙 칼럼] 희망의 씨앗

    새해 첫 날 매봉산에 올랐다.전국 각지,아니 서울에만도여러 곳에 매봉산이란 이름의 산이 있는 것을 보면 매봉산은 평범한 산이다.그러나 서울 남산 자락인 우리 마을 앞산 매봉산은 참 아름다운 산이다. 산에서 새해 첫 해돋이를 보겠다는 욕심도 없이 아침을먹고 느긋하게,등산이라기보다 산책하는 마음으로 오르는산길은 상쾌했다.평소엔 많은 사람들이 아침 산책을 나오는 곳인데,유명한 해돋이 명소로 발길을 돌린 탓인가 오히려 새해 첫날 매봉산은 한적했다.밤새 내린 눈으로 겨울나무 가지마다 하얗게 핀 눈꽃이 맑은 햇살에 반사돼 눈부셨고 키 작은 철쭉 잎에 내려앉은 눈송이들은 목화꽃처럼탐스러웠다. 산 정상의 팔각정에 올라서니 남쪽 처마에 고드름이 달렸다.처마의 고드름은 어린 시절 정월 풍경의 하나였다.푸근한 마음으로 팔각정을 한바퀴 돈다.이 팔각정에 서면 마치 서울의 중심에 선 듯한 느낌이 항상 든다.남쪽으로는 관악산과 우면산,구룡산,대모산 연봉이 병풍처럼 둘러싼 강남의 빌딩 숲이 보이고 발 아래엔 한강이 유유히 흐르며북쪽으로는 북한산,도봉산,수락산 연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차가운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며 어느해인가 설악산과 동해에서 맞았던 새해를 떠올린다.그때처럼 멀리 떠나지 않고도 맛보는 이 여유와 조용함을 올 한해 계속 간직하고싶다. 팔각정에서 내려와 올라왔던 길과는 다른 길로 산을 내려가는데 저쪽에서 누군가 나를 보며 웃는다.아는 사람인가하고 보니 아니다.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는 삽으로 땅을 고르고 있었다.밭 한 뙈기 정도의 땅을 삽으로 파 엎고 돌멩이와 나무뿌리를 골라내고 수평을 고르는 중이었다.눈 속에서 뒤엎어진 땅의 속살이 부드럽게 눈을 찌르고 흙냄새가 싱그럽게 코에 와닿는다. 새해 첫날 한껏 열린 마음이 낯선 사내에게도 스스럼 없이 말을 건네게 한다.“무얼 하세요.” “오는 2∼3월에꽃을 심으려고 화단을 만드는 중이오.” 그는 산기슭 땅을 미리 고르게 해놓아야 봄에 꽃을 심기 좋다면서 이곳 저곳을 가리키며 자신이 속한 동호회에서 심은 나무들이라고 말한다.주목이나 영산홍 같은,야산에서는 보기 힘든 정원수들을 이 산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그러고 보니 이 사내처럼 나무를 심고 산을 가꾼 사람들 덕택이었던 것이다. 올 한해도 지난해처럼 어지러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02년을 ‘전쟁의 해’로선언하고 지난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여온전쟁을 확전할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미국 주도의 새로운세계질서 재편과 함께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으로 치솟은 부시 대통령의 인기를 오는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까지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니 올 한해 세계는 전쟁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없을 듯싶다. 나라 안 상황도 복잡하다.6월에 지방자치 선거,8월에 국회의원 재·보선,12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5∼6월에월드컵 축구대회를,9∼10월에 아시안게임을 개최해야 한다.특히 선거 과정에서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풀린 돈과 정치가 모처럼 회생기미의 경제 발목을잡아 민생이 더욱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없지 않다. 그러나 새해 첫날,봄날의 꽃을 위해땅을 고르는 사람은내게 희망을 안겨주었다.그가 장 지오노의 아름다운 소설‘나무를 심은 사람’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닐지라도 우리 사회엔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희망의 씨앗을심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그렇다. 〈…세상은/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그러나 세상은 살만한 곳.//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것을 생각한다./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한해가 가고/또 올지라도//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고운 이빨을 보듯/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을지로 입구에서 무교동으로 꺾어지는 길 모퉁이에 세워진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 시비를 아침 출근길에 다시 읽는다. 임영숙 /대한매일공공정책연구소장 ysi@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내마음의 삼류극장-최원종(1)

    ●등장인물. 재롱(19살·재수생) 형(30살·화정총각 ) 실버(19살·나이트 삐끼) 아줌마(40대 후반) 대머리(40대 후반) 배달원,경찰,남자들. ●무대:삼류극장. 내부는 매우 낡고 퇴색되어 있다. 벽에 육감적인 여배우들의 포스터들만이 생동감있다. 극장 로비 우측에는 섹스용품 가판대가 있고 좌측에는 사발면이나 음료수를 파는 진열대겸 매표소가 있다. 무대의 뒤 배경은 흰 스크린이 되어 있다. 스크린은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드러낼 때,쓰인다. 막이 열리면,어둠 속에서 실버가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고,스크린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미야자키 하야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미야자키의 영화 화면들. 실버가 무대를 나가면,무대 밝아지면서 극장 로비가 된다. 진열대 겸 매표소에는 아줌마가 멍하니 앉아 있고 섹스용품 가판대에는 형이 고장난 콘돔 자판기를 수리 중이다. 재롱:아줌마가 짜장면 먹을 나이냐구. 형:여기 입장료가 2500원이야.저기 써 있지? 재롱:2500원이,뭐? 형:그게 짜장면 값이야.2500원. 재롱:알았어.그만해….광어회 한번 먹기 되게 힘드네. 형:점심엔 짜장면 시켜먹고,영사실에서 낮잠이나 자.방해하지 말고. 재롱:광어회에다가 소주 한 잔 걸치는 건,재수생인 내게 중요한 문제라구.이런 걸 먹어야지 자신감이 생겨. 형:정,먹고 싶으면,혼자 가서 먹어. 재롱:돈 있다니까. 형:학원비나 내.그건 그렇고,너 옆에 끼고 있는 거….수능봐야 되는 놈이 아직도 그런 걸 보냐? 재롱:이거.성문종합영어? 형:지금은 2001년도야.10년 전에 나도 그걸 봤다. 재롱:이거 성문 아니야.빌 게이츠하구 스티븐 스필버그 자서전이야.겉 표지만 성문종합영어. 형:겉 표지만? 재롱:그래야 엄마한테 덜 미안하거든.내가 학원에 안 가고여기 와도.뭐,하여튼 책만 들고 다니면 공부하고 있는 줄 아시니까.형은 내가 여기 왜 오는지 알지? 형:실버 보려고 오는 거 아냐? 재롱:실버? 아냐.여기 이렇게 앉아서,짜장면 먹으면서 말이야,빌 게이츠를 읽고 스필버그 사진 보고있으면 일류가 된기분이 든단 말이야.꼭 내가 성공할 사람처럼 느껴져. 형:꼭 성공할 사람? (웃는다).그런 사람이 정해져 있기나한 거야? 재롱:누구나 삼류시절이 있기 마련이잖아.뭐.하여튼 대충그래.특히 영화보고 나오는 이 동네 대머리 아저씨나,백수형들 보고 있으면,온몸이 그냥 짜릿해지는 거 있지. 형:그런 기분에 시간 낭비하지마. 재롱:시간 낭비? 형:분수에 맞게 느끼라구. 재롱:….난 내가 덜 떨어진 재수생이라는 사실이 못마땅해. 싫어. 형:그런 기분 잠시야.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재롱:나,제대로 성문종합영어도 못 봐.10년 전에도 형이 봤다는,그거 말이야.난 겉 표지만 질리도록 보는 걸.내가 어디 시궁창에서 굴러다니는 개뼈다귀가 될까봐….더러워.기분이 엿 같애.매일 하루하루가 겁나. 형:짜장면 시키자. 재롱:그래서 빌 게이츠하구 스필버그 읽는 거야.내가 가방에 뭘 들고 다니는 지 보여줄까?루이스 거스너,손정의,앤서니 기든스,스티브 잡스,스타벅스,이런 거 읽으면 기분 짜릿해져 와.형 말대로 잠깐이지만.짜릿해. 형:난! 그런 거 신물 나. 재롱:난 형하고 달라.내겐 머리가 있어.빌게이츠 읽을만한에너지가 있어.그 에너지를 형은 느껴보기나 한 거야? 형:에너지….느껴본 적 있냐구?야,짜장면이나 시켜. 재롱:(신경질적으로) 아줌마! 짜장면 먹을 거에요? 아줌마:(멍해 있다가) 응?….응. (그때,입구에서 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들어온다.아줌마가인사한다) 대머리:(포스터를 쳐다보며) 신프론가 보네.(읽는다) ‘조폭 아가씨의 일기’ 아줌마:어서오세요. 대머리:이게 ‘조폭 마누라’ 에로 버전인가 보네. 아줌마:표는 저한테 사시면 돼요. 대머리:진짜 빨라.언제 이런 걸 다 만들었데. 아줌마:2500원이에요. 대머리:2500원? 아하,입장료. 아줌마: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대머리 남자,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형:아줌마,제발 좋은 시간 되라는 말 좀 안 하면 안 되요. 아줌마:아니 단지,좋은 시간이 됐으면 해서…. 재롱:아줌마,곱빼기죠? 아줌마:(고개를 끄덕인다.) 재롱:(전화를 건다) 거기 만리장성이죠? 여기 화정극장인데요.짜장면 둘 하고 곱빼기 하나 갖다줘요.고춧가루,고춧가루 꼭 가져와요. 형:미안해요.큰 소리 칠 생각은 없었는데.(다시 콘돔 자판기를 고치기 시작한다) 재롱:아줌마,대머리도 성적인 매력이 있나요? 아줌마:그게 … 나도 잘 … 그냥 안쓰러워. 재롱:안쓰러워요,대머리가요? 아줌마:가끔 내가 왜 이러나 걱정스러워. 재롱:여기 영화 많이 봐서 그런 거 아니에요? 아줌마:그,그럴까.하지만 달라.뭔가 다른 것 같애.마음이싸하게 저린 게,눈물이 찔끔찔끔 나려고 하고 …. 재롱:아줌마하고 헤어졌다는,아줌마 남편이요? 대머리였나보죠? 아줌마:남편? … 아니.남편은 머리에 숱이 많았어,아주.아기도 아빨 닮아서,내 배 속에서 나올 때부터 머리카락이 쭉쭉 뻗었었지.근데 가버렸어.아일 데리고. 재롱:왜요?아줌마가,남편이 대머리가 아니라고 구박한 건아니죠? 아줌마:둘 다 머리에 숱이 많을 때였어.그거 하나 믿고 살았는데….근데.아기 기저귀며 분유 살 돈이 부족했지.나,너무 먹질 못해서,젖이 나오지 않았거든.그래서 분유라도 사려고,신문지며 박스를 주우러 돌아다녔어. 재롱:요즘 그거 트럭 한 대 꽉 채워도 돈 십 만원을 안 준대요. 아줌마:그러다 여길 오게 된 거야.그 땐,이 극장도 잘 나갔었는데.큰 극장에서 금방 끝난 영화를 빌려 가지고 와선 반값에 틀었거든.그땐 큰 극장에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 재롱:아줌만,이 극장에서 뭘 했는데요? 아줌마:표도 팔고 청소도 하고,단골손님한텐 라면도 끓여줬지. 재롱:지금이랑 똑같잖아요.라면 끓여주는 건만 빼고. 아줌마:라면 … 그래,라면을 끓였어.그 날은 비가 많이 왔었는데.바깥에 비가 오나,지금.비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오늘 같이 극장에 오는 손님이 없었는데.(비 소리가 들려온다.무대는 어두워진다.스크린에 중년의 대머리 남자 그림자가 영상으로 보인다.영상에는 아줌마와 남자의 스토리가그림자극으로 보여진다.아줌마는 스크린 옆에서 마임 동작만을 하면 된다.아줌마가 그 그림자 옆으로 다가간다.그림자는 비를 흠뻑 맞고 몹시 떨고 있다.그러다가 바닥에 쓰러진다) 아줌마:이봐요,이봐요 ….일어나요. 그림자:(정신을 못 차리고 뒤척인다) (아줌마는 그림자의 이마에 손을 얹어본다.) 아줌마:앗,뜨거.(수건을 물에 적셔 그림자의 이마에 올려준다.라면을 끓이기 시작한다.라면 봉지를뜯고,라면을 반으로 쪼개고 냄비에 넣는다.스프 봉지를 뜯고 스프가루를 넣는다.냄비를 그림자 옆으로 가져가,숟가락으로 국물과 면을 조금씩 그의 입에 떠 넣어 준다.그림자가 약간 의식을 찾은 듯뒤척인다.그러자 외국 에로 영화의 음향이 들려온다.외국남녀의 격정적인 신음소리) 아줌마:영화가 상영되나 봐요.(그 둘은 같이 한 곳을 바라본다.) 아줌마:이봐요,며칠 굶은 사람처럼 얼굴이 말이 아니네요.(남자 그림자가 아줌마 그림자를 껴안는다.무대 밝아진다.) 재롱:그래서 아줌마 남편이 떠난 거구나. 아줌마:맞아.내 탓이야 ….나중에 남편이 물었어.그 남자한테 무슨 감정 품었냐구. 재롱:아무 감정도 없었잖아요. 아줌마:난,난 잘 모르겠다구,나도 모르게 그냥 그랬다구,말했지.사실은 그 때 그 감정을 말로 할 수가 없었어.어렸을때,눈깔사탕을 실수로 꿀꺽 삼켰을 때,그런 기분.이래저래그 순간엔 눈깔사탕만 자꾸 떠오르더구나. 재롱:눈깔사탕이라 …. 형:지금은 알아냈어요?그 눈깔사탕? 아줌마:… 아버지가 떠올랐어. 형:아버지요? 재롱:아줌마아버지가 대머리였군요? 아줌마:… 내 아버진 꽃다운 시절에 대머리가 되셨지.엄만나한테 머리카락 줍는 일을 시켰었는데 ….엄만 아버지를 구박했어.처음엔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였지.머리 안 빠지는 데 좋다는 약은 다 구해다 먹였으니까.그러다 훤히 대머리가된 걸 보고 구박했어.동네 사람들도 뒤에서 웃어댔지.읍내에 장이 서는 날,아버진 중절모를 쓰고 나를 데리고 나가셨어. 내게 눈깔사탕이며 빨간 에나멜 구두를 사주곤 했는데.아버진,광견병 걸린 개한테 물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지. 광견병 걸린 개한테 눈깔사탕을 먹이려고 하셨나봐.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집으로 돌아와선 엄마를 때리고 옷들을 마당으로 마구 집어 던졌어.아버지가 개한테 물렸던 양복 윗도리 주머니엔 눈깔사탕이 가득 들어있었어.아버지가 시름시름 앓고 있는 동안,난 그 사탕들을 입안에서 녹이며 보냈어.나중에,알게 된 건데,아버지한테 다른 여자가 있었대.그래서엄마가 ….(짜장면 철가방 소리가 들린다) 배달원:짜장 왔습니다. 재롱:여기요.여기다 놔요.(배달원이 철가방에서 짜장면을꺼내놓으면,그들 셋은 소파 탁자로 모여 둘러앉는다) 배달원:(50원 동전을 주며) 50원이요. 재롱:예? 배달원:저희 만리장성에서는요,전화로 주문하셨을 경우 전화비 50원을 돌려주기로 했거든요.(배달원 퇴장했다가 다시들어온다) 배달원:고춧가루요.(배달원 나간다.) 재롱:핸드폰으로 걸면,껌 값 줄래?고춧가루나 잘 갖고 와라!(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극장으로 들어온다.그러면 아줌마,대머리에게 달려가,뭐라고 서로 숙덕숙덕 거리며 같이 퇴장한다) 재롱:대단해.저건 또 못 보던 대머리네. 형:아줌마 건,퍼지기 전에 니가 해치워라. 재롱:내가 뭐랬어? 광어회 사다 먹자니깐.(짜장면을 먹는다.극장 옥탑방에 세 들어 사는 나이트 삐끼,실버가 잠에서 방금 깨난 듯 들어온다) 실버:짜장면 맛있어 보이네.근데 웬 세 개? 재롱:빨리 와.퍼지겠다. 실버:웬일이야.너 부킹하고 싶어서 그러지. 재롱:아냐.형이 시킨 거야,이거. 실버:고마워 오빠.한 번 나이트에 놀러와.부킹,내가 확실히 책임져 줄께.나이트 와서 ‘실버’를 찾아.실버.은빛 겨드랑이. 재롱:야,밥 맛 떨어지게. 실버:밥이 아니라,짜장면이다,이 바보야.(셋,짜장면을 먹는다) 재롱:실버,내가 준 비디오는 다 봤어?미야자키 하야오 꺼말이야. 형:뭐? 미아가되자 야호? 재롱:모르면 따라하지마,형. 실버:미야자키 하야오.일본 애니메이션.그거 보면 되따 좋아져요.토실토실한 너구리를 쓰다듬고 있는 기분이에요.그사람 만든 걸로,제목이 뭐더라? ‘헤이세이 너구리 대전쟁폼포코’,‘이웃의 토토로’. 재롱:‘바람 계곡의 나우사카’,‘천공의 성 라 퓨타’,그리고 극장에서 엄청난 관객동원을 이룬 ‘원령 공주’까지. 마지막으로 ‘미래 소년 코난’. 형:코난? 그건 나도 어렸을 때 본 건데.지금은 애도 아니구. 실버:취향의 문제죠.뭐,(재롱에게) 커피 마실래?(커피 자판기로 간다) 재롱:그 사람 걸로 좋은 비디오 구해놨는데,살래? 실버:어떤 거? 재롱:발작을 잠재워 줄만한 거. 실버:그럼 옥탑방으로 배달해 줄래?오늘 면접 있거든.(자판기 옆에서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다가 나오지 않자,신경질적으로 자판기를 발로 차고 나간다)(재롱과 형은 커피자판기를 바라본다) 형:발작? 재롱: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이 제한텐 약이야.보고있으면 안정이 된다고 하니.발작을 콘트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대.그래서 한 편씩 구해주는 대가로 오천원씩 받기로 했어. 형:발작을 콘트롤 한다구? 재롱:아직까지 몰랐어,형? 제 간질 있어.핸드폰 걸었는데생리통이 심하다,머리가 아프다,어쩌고저쩌고 하면 십중팔구 그 날이야. 형:… 간질 …. 재롱:옥탑방에 틀어박혀서 비디오만 봐.반딧불들이 날아다니는 자궁 안에서 자기 뇌로 연결된 깨끗한 탯줄로,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은 피를 수혈 받는 거야.그런 기분.그리고 리모콘 누르는 것처럼 적당한 순간에 채널을 바꾸는 거야. 형:감쪽같이 속았는데.감쪽같이 말이야. 재롱:형이 몰랐던 것뿐이지,누가 속여. 형:하긴 나도 그 애하고 별반 다르진 않지.(커피자판기로가서 사정없이 발로 찬다) 재롱:동전 안 넣잖아? 형:(계속 차면서) 커피 마실 거니? 재롱:나야,주는 대로. 형:(옥탑방을 가리키며)마시겠냐고 물어봐.아이스 커피로. 재롱:뭐야 실버 때문이야.알았어.야 실버! 너 아이스 커피마실래? 야 실버! 형이 아이스 커피 타준대.(대답이 없다 )이빨 닦고 있나봐.(정장을 한 실버 들어온다.) 실버:야,옷 입을 때,부르지 좀 마. 재롱:내가 부른 게 아니고,형이 시킨 거야.너 아이스 커피먹으래. 실버:이빨 닦았어.근데 자판기에서 아이스 커피가 나와?(실버는,형이 직접 아이스 커피를 만드는 걸 본다) 실버:시럽도 있어야 되는데 ….그거 마시려면. 형:시럽? … 지금 만들어 볼게. 재롱:야아.말 잘 듣네.형이 말 잘 듣는 걸 보니,이건 분명형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조야. 실버:생일? 어쩌지 … 그럼 시럽 만들지 마.커피에 각설탕두 개 넣어 줘.나,스푼으로 오빠 이름 쓰면서,생일축하합니다,하고 쓰면서 설탕 녹일게 ….그거 오빠가 마셔.오빤 늘블랙으로 먹지?난 블랙으로 먹는 사람 심술궂어 보여. 형:장난 그만해라. 실버:설탕은 그냥 저어서 녹이나,오빠 이름 쓰면서 녹이나녹는 건 마찬가지야. 형:(멍하니 쳐다본다) 실버: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냐.(웃는다)하지만 이건 알아둬.오빠 나이하고 내 나이 ,열한 살 차이나. 재롱:(웃는다)(형이 실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실버:오빠가 빤히 쳐다보니까,자꾸 그 애 생각이 나네. 재롱:그 애? 너한테 찝쩍대는 웨이터 송강호 말이야. 실버:아니 ….내 첫사랑.그 앤 반에서 항상 5등이었어.난 4등이었구.중학교 3학년 때였나? 2학기 때,담임선생이 아파서 다른 선생님이 잠시 동안 우리 반 담임을 맡게됐는데.교실에 들어와선,쪽지를 하나씩 나눠주는 거야. 재롱:쪽지는 왜? 실버:좋아하는 애 이름을 적어내라고.그걸로 짝을 지어 주겠다고.나,그 애 이름을 적어냈어.별달리 적어낼 사람이 없었거든.아무튼 그 애는 체육시간에 발야구 투수였어.타석에서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 애 얼굴을 봤거든.얼굴이 빨개져서,어쩔 줄 몰라하더니,공을 아주 천천히 굴려주는 거야. 덕분에 난 인기 캡이었지.공을 팡팡 차댔거든.그 애하구 짝이 됐어.그 애가 내 이름을 적어냈던 거야.놀랍지 않아? 서로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었는데.우린 서로 친절했어.근데 그것도 끝나버렸지.전 담임선생님 건강이 회복됐거든.시험문제 틀린 개수대로 종아리를 때릴 테니까,틀린 개수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 앞으로 나오래.(실버가 스크린 앞으로 다가가선다.무대 어두워진다.몽둥이를 들고 있는 담임선생님의 그림자가 스크린에 비친다)
  • 농한기 보건소 “바쁘다 바빠”

    “팔 다리 쑤시는데는 가까운 보건소가 최고지유” 22일 오전 충북 청원군 남일면 청원군보건소.보건소를 찾은 김학연(71·청원군 남일면 신송리)할머니는 뜸과 침등한방과 물리치료에 이어 치과진료까지 받았다. 보건소 입구에는 김 할머니와 같이 농사를 짓다 만성이된 농부병을 호소하는 50∼70대 농민 4∼5명이 진료를 받으려고 서성거리고 있다. 이처럼 최근 농한기를 맞으면서 농촌지역 보건소를 찾는발길이 부쩍 잦아진 것이다. 특히 의약분업 실시 이후 병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체감 부담이 늘면서 진료 수가가 상대적으로 싼 보건소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원군보건소에는 요즘 하루 평균 50∼60여명의 환자들이 찾고있다.이 가운데 치과를 찾는 환자가 하루 평균 2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농삿일이 한창 바쁜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당장 고통을호소하는 환자가 대부분이었다.그러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농번기가 끝나고 한숨 돌릴 수 있는 농한기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질환을 치료하려는 농민들의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용자 대부분이 농촌 주민들이었으나 올 하반기에 들어서는 인근 도시 환자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보건소관계자의 말이다. 이 보건소에는 일반의사 2명과 한의사 1명,치과의사 3명등 6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요즘같은 농한기에는 보건소 의사들이 짬을 내기가 무척이나 어렵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집에서 딱히 할 일도 없어 오전에 버스를타고 보건소를 왔다”며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은 뒤치과에 들려 이빨까지 치료받았다”고 말했다.“의사,간호사 모두가 친절해 보건소를 자주 찾는다”고 덧붙였다. 보건소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는 지속적으로 이용 환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명의 의사가 배치된 충북 음성읍 음성군보건소에도 하루 50여명의 환자들이 찾고 있다. 지난 9월이나 10월에 비해 30% 정도 환자가 늘어났으며특히 치과환자는 예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치과 의사는 진료장비 1대로 겨우 꾸려가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 처음 한의사가 배치된 이곳에는 침이나 뜸,부황을맞으려는 환자들도 많이 찾는다.농촌지역 환자들이 보건소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가깝고 진료비가 저렴하기 때문.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무료인데다 진료와 처방을 다 받아도 기본료를 포함해 2,000원을 넘지 않는다.물리치료실만을 이용할 경우에는 1,600원을 따로 내야 한다. 글 청주 김동진기자 kdj@
  • 에듀토피아/ 서울대병원 어린이학교 르포

    “이젠 정말 학교에 가고 싶어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어린이병원학교의 미술시간.오랜 항암 치료로 어린이들의 머리카락은 다빠지고 얼굴엔 핏기도 없었지만 눈빛은 파란 가을 하늘처럼 맑았다. 마냥 즐거운 표정으로 손을 놀리며 코스모스와 초록색,빨간색 나비를 그리고 있는 초등학생들 사이로 머리 하나는더 커 보이는 두 학생이 데생 연습에 열중해있다. 권숙주군(15)과 이예은양(15).컴퓨터 오락에 푹 빠져 살던 평범한 중3 학생이던 권군과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은꿈 많은 여고 1학년이었던 이양은 올해 초 ‘골육종’이라는 이름조차 낯선 병에 걸린 뒤 지금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몸이 아프지만 두 학생은 그래도 학교를 대신해주는 곳이 있어 위안을 얻고 있다. “유명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거예요.”시간이 날 때마다 교실을 찾는다는 권군은 틈틈이 영어와 컴퓨터를 배우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빨리 병원을 벗어나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이양도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하러 가끔 이 곳에 들른다.“좋아하는수학 책을 놓은 지가 오래예요.하지만 공부를 포기하진 않을 거예요.”이양은 다짐한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주는 병원학교지만 마음 한 구석은 우울하다.초등학생들과는 달리 중학생은 교과과정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배우고 싶은 마음은 절실하면서도 정작 중학생 환자들이이 곳을 자주 찾지 않는 이유다. 교실도 초등학생을 우선 배려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교실에 들어서면 벽에 ‘빨리 완쾌해서 우리 같이 재미있게 놀자’라는 글이 적힌 둘리 그림이 아이들을 반긴다. 반대편에는 이빨을 들어낸 귀여운 고래 그림,초록 분홍 연두색의 알록달록한 꽃 그림 등 학생들이 직접 그린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병이 다 나은 뒤 정상적으로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병원 교육과정을 인정해주면 좋겠어요.공부를 하려는 아들이 대견스럽지만 마음은 아프죠.” 권군의 어머니 김수연씨(41)는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학원강사를 하며 이곳에서 1년 반 째 아이들을 가르치고있는 교사 이은주씨(38)는 ‘백발이 무성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한다. 그는 “혈액주사를 맞으면서도 수업을 듣는 아이들을 볼때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운다”면서 “병을 극복한 아이들은 더 성숙한 사회의 일꾼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의료와 복지체계에 더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링거 주사 때문에 쓸 수 없는 오른손 대신 왼손에 연필을 꼭 쥔 채 하나하나 선을 그어가는 권군과 이양의 모습은‘희망을 그리는’ 아름다운 몸짓이었다. 지금은 비록 휠체어와 주사에 의지해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지만,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상처 입은 날개를 잠시 접고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더 힘찬 날개짓을 하기 위해 맘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김소연기자 purple@. ■어린이 병원학교는. 정식으로 인가받은 학교는 아니다. 95년 문을 연 뒤 99년 7월15일 ‘어린이 병원학교’라는문패를 달았다.주로 소아암과 만성 신장질환,정형외과 질환을 앓는 어린이들이 찾는다.지금까지 4,000여명이 거쳐갔다.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생까지 한 교실에서 동시에 여러명의 교사로부터 개별지도 형식으로 수업을받는다. 국어와 수학,음악,한자,영어 등 10여개 과목이 개설돼 있다.매 시간 2∼4명의 교사가 수업에 참여한다.등록금은 없다.서울대 병원에서 치료받는 초중등 연령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교사는 모두 자원봉사자다.초중등 교사 45명과 전직 교사와 학원강사,대학원생들이다.시간마다 5∼10분씩 양보와예절 교육을 가르친다.아픈 것을 핑계로 버릇이 나빠지는것을 막기 위해서다. 초등학생은 교과서를 이용한 학년별 수업과 실습교육을함께 받는다.중등부에서는 수업 외에 같은 반 친구들이 병원을 방문,그날 학교에서 배운 것을 가르쳐 주고 사회봉사 점수를 인정받는 ‘학습-봉사 교환시스템’도 운영한다. 소풍과 야외 캠프,특별활동 수업,학예회 등도 연다.문의 (02)760-2917?외국에서는 일본은 어린이가 있는 병원에서는 학교를 운영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다.근처 학교의 분교 형태로 설립돼 정식교사가 파견된다.초등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일반학교와 똑같은 교육을 받는다. 99년에는 국립암센터 병원학교를 거쳐간 학생들이 일반학교 학생보다 성적이 좋았다는 보고도 나왔다.영국과 미국,호주는 자원봉사 교사 중심으로 어린이 병원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김소연기자. ■어린이병원 학교장 신희영교수. “아픈 아이들도 공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학교장 신희영(申熙泳·46·서울대 의대) 교수는 어린이 병원학교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질병이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회복한다고 해도 또다른 ‘고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매우 어려운 탓이다.교과 과정을 따라잡지 못해 휴학 당시의 학년으로 복학하지만 따돌림을 당하거나 아예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병마와 싸우다가 1∼2년만에 학교로 돌아간 아이들은학교 적응에 실패,학교 밖을 전전하는 등 성장해서 취업할 때까지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소중한 생명을 어렵게 살려놓고도 사회에 필요한 사람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실정이지요.” 신 교수는 회복된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 병원학교가 ‘다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학교를 대안학교로 인정해 병원학교의 수업을 교과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현재 초등학생은 초등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병원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수업 일수에 맞춰 일정한 교과 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지만,중학생의경우 병원학교의 수업 일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장기 입원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시설의 확충은 매우 절실한 문제다.현재 국내에서 소아암 판정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만 매년 1,200여명에 이른다. 그래서 그는 조만간 병원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서울과 부산,광주,대구 등 대도시 국립병원 인근에있는 소아암환자 숙소를 어린이 학교로 활용하는 복안도추진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연년생 딸둔 ‘무식한’ 아줌마

    오후8시,잉크 냄새 물씬한 내일자 가판 신문을 집어들고 나오는 퇴근길.해가 짧아져 밖은 벌써 어둑어둑하다.지하철역 입구에 들어서기 전 휴대폰 0번을 꾹 누른다.전화를 받는 건 아침일찍 잠자는 모습만 보고나온 둘째딸이다.그래도 짐짓 모르는 척“누구야?”하고 묻는다. “응,나윤이.” “우리 나윤이.오늘 할머니랑 뭐하고 놀았어? 언니랑은 사이좋게 놀구?” “응….근데 엄마,나윤이는 엄마의 소주하(소중한) 따(딸)이지∼”가슴 깊숙히 온기가 지펴오르며 하루의 피로가 대번에 씻겨져내린다.매일 똑같은 레퍼토리로 되풀이되는 이 퇴근길 전화는 내 삶의 ‘박카스’다. 나는 49개월,30개월짜리 연년생 딸의 엄마다.신혼여행지인 필리핀에서 허니문 베이비를 만들었고,첫째를 낳은지 1년도 안돼 둘째를 가진 ‘무식해서 용감한’ 아줌마기자다.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를 쓴다니까 주변의 ‘걱정스런’눈초리가 만만치 않았다.사실 스스로도 찔리는 점이 한두가지가아니다. 일하는 엄마가 다 그렇듯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자격지심’이 마음 한 구석에 묵직하다.돌아보면 나의 애 키우기는 제 새끼를 남의 둥지에 낳고 도망가는 ‘뻐꾸기 엄마’의그것과 아주 비슷하다. 큰애가 태어난지 6개월까지 시골 외할머니께 맡겼고,그 뒤엔자기 애만도 셋이나 딸린 친정언니집 옆으로 이사가 그 집을 ‘놀이방’으로 만들어 버렸다.언니가 “나 도저히 이젠 못봐”하며 두손 두발 다 들자 부랴부랴 아파트단지에서 동네아주머니를 모셔 지금까지 이럭저럭 꾸려오고 있는 중이다. ‘교육일기’에 무엇을,어떻게 쓸까.걱정이 돼 한동안 끄적이다 바쁘단 핑계로 팽개쳐둔 육아일기까지 찾아보았다.일기 속의 초보엄마는 설사만하던 애가 황금빛 똥을 누었다며,첫 이빨이났다며 위치도까지 그리며 기뻐하고 있다.때로는 고열에 들뜬딸들을 돌보다 현기증나는 새벽을 맞고,잠투정하며 우는 아기를 30분동안 울게 놔둔 독한 엄마를 용서해달라고 빌고 있다. ‘도 닦듯’ 입 꾹 깨물고 애를 키우다보니 신혼기분은 이미간데 없다.꼬물꼬물하는 연년생 갓난아기들은 이제 엄마를 이겨먹을 정도로 부쩍 컸다.올 봄부터 구립어린이집에 다니는 큰딸이 떼를 쓰길래 매를 들었더니 “선생님이 여자랑,어린애는 보호해야하는 거래”하고 따져 제 엄마아빠를 넋빠지게했다. 어쨌든 자질은 좀 떨어져도,새끼사랑은 끔찍한 ‘고슴도치류’아줌마 기자는 독자 여러분께 첫 인사를 드린다.꾸벅. 두 딸을 키우면서,또는 취재 현장에서 보고들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정보를 가감없이 소개할 작정이다.아낌없는 응원과 충고를 바란다. 허윤주기자
  • 이주일의 아동도서/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

    ◆에릭 로만 지음 / 미래M&B. 새 한마리가 갑자기 나무가지를 떠난다.무작정 아래로 날아간다.어디로 왜? 다음 그림을 보니 한 밤중에 번개가 친다.아마 비도 오겠지.한 장을 넘기니 비를 피해 날아든 곳이 나온다.공룡들의 뼈가 이곳 저곳에 서 있다.박물관쯤 되나보다…. 미래 M&B가 내놓은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에릭 로만지음·이지유 해설)은 독특한 그림책이다.한 마디 대사도없이 그림으로만 이어진다.그것도 약간 우중충한 파스텔톤뿐이다.보기에 따라선 무책임한 편집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저마다 해석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기엔 제격일 수도 있다.부모는 잠깐 잠깐 도와주면 된다.다시 새의 날개를 따라 여행을 해보자. 천장 밑을 맘대로 날다가 공룡의 이빨 사이에서 까불기도한다.다시 번개가 치면서 공룡들이 되살아 난다.태초의 하늘과 식물도 보인다.바탕도 초록색으로 바뀐다.날아다니는공룡에 쫓기던 새는 커다란 공룡에 먹힌다.배부른 표정의공룡이 보인다 싶었는데 새는 공룡 몸속을 지나 바깥으로나온다.새는 자기도 놀란 표정으로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 이렇듯 ‘이상한…’은 박물관에 들어선 어린이가 환상에젖었다 밖으로 나오며 현실로 돌아오는 과정을 아무런 설명없이 그림으로 옮겼다.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그저 아이에게 맡겨보자.한 권의 책으로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들 수있도록.3세부터.9,800원이종수기자
  • 들뜬 귀향 ‘사고불청객’ 퇴치하자

    ◆ 추석연휴 건강관리 전문가 조언. 미국 테러 참사 여파로 경제가 더 어려워졌지만 마음과 물질이 모두 풍족한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올해도어김없이 민족대이동이 일어나고 흩어져 지내던 가족들이한데 모여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에 술까지 곁들이게 되고,밤새워 놀거나 화제의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하지만 불행히도 가을철 응급실이 가장 바빠지는 때가 바로 추석 연휴이고,연휴가 끝난 뒤에도 후유증으로 많은 사람들이 병원을찾게된다. 이때 많이 발생하는 문제들은 과음·과식,교통전쟁,야외의 안전사고 등이다.그러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은 추석연휴 건강지키기에도 틀리지 않는 말이다.추석 연휴 건강관리에 대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과음·과식.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추석 연휴 때는과음·과식으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한다”면서 “예방책은음식 욕심 내지 말고, 적당량만 먹는 것인데 신경쓰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추석 연휴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절반이상이 음주와 관련돼 있는 만큼 마음의 다짐을 꼭 해야 하고 주위에서도 절대 음주 운전을 하지못하도록 말려야 한다”고 조언했다.과식에는 특별한 치료가 없다.소화 기관이 제 기능을 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없다.죽이나 미음으로 한두끼를 보내면 대부분 좋아진다. 조 교수는 “소화제는 소화관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 효과가있지,과식에는 거의 무용지물임”이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과식 후 복통과 열,설사 등이 동반된다면 식중독을 의심해야 하는데,소아와 노인의 경우에는 지체없이 응급실로 가야한다. 김재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심장질환·당뇨병·신장질환자는 명절기간동안 음식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기울여야 한다”면서 “떡이나 송편, 고기류 등 각종 명절음식은 생각 이상으로 고열량, 고콜레스테롤인 경우가 많으므로 적당량만 먹어야 한다”고 권유했다. ■장시간 운전. 최영은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향으로 가기위해장시간 운전하면 밀폐된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산소부족과 근육의 피로로 건강에 해를끼칠 수 있다”면서 “하품이나 깊은 한숨이 나올 때는 이산화탄소가 체내에 축적되었다는 뜻이므로 창문을 열고 자주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말한다. “에어컨을 켜 놓았다면 1시간에 한번 정도는 창문을 활짝열어 맑은 공기를 쐬는 것이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운전할 때 졸리면 교대운전하거나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잠시 눈을 붙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거리 운전인 만큼 운전자세도 중요하다.보통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등받이를 뒤로 젖히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이는 나쁜 습관이다.엉덩이는 뒤로 바짝 밀착시키고 등받이는90도로 세우는 것이 좋다. 김동익 성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고속버스,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고향을 찾는 사람들은 비교적 덜하겠지만 자가용 귀향객은 운전중 근육피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오랜시간 운전을 하게 되면 경직된 근육의 피로를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두시간마다 한번쯤은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스트레칭을 하는 것이좋다”고 조언한다.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에는 손쉬운 것으로 기지개를켜거나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하는 방법이 있다.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쪽으로 굽히고 15초 동안멈추기를 교대로 반복하는 것도 좋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붐빌 것에 대비, 아이스박스 등에 시원한 음료수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도 좋다. ■성묘 안전사고. 최영은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성묘나 산행을 하다보면 풀이나 나뭇잎에 스치는 일이 많다”면서 “이때 사람에 따라서는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며 물집이 생기는 접촉성피부염인 ‘풀독’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최 교수에 따르면 풀독을 옮기는 대표적인 식물은 옻나무로 나무의 체액에 노출되면 생기게 된다.따라서 산행에서는이런 식물에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소매가 긴 옷을 입고,피부염이 생겼을 때는 항히스타민제나 피부연고를 바르면대부분 좋아진다. 벌초를 하다 벌집을 건드려 곤욕을 치르고,심지어 목숨을잃는 사례도 있다.벌에 쏘이면 처음에는 아프다가 시간이지나면서 붓고 시린 느낌이든다.벌에 쏘였을 때는 먼저 집게로 독침을 빼내고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항히스타민제를바른다.벌에 쏘였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침독에 의한 알레르기 과민반응성 쇼크.최 교수는 “벌에 쏘여 과민반응성 쇼크가 일어나면 혈압이 떨어지고 목이 부어 질식할 위험이높으므로 편안하게 앉힌 뒤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도와주고신속하게 응급구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야외에서는 간혹 벌레가 귀에 들어갈 때도 있다. 이 때는어두운 곳에서 손전등을 켜 벌레를 귓속 밖으로 유도해 낸다.벌레가 계속 귓속에 남아있을 때는 올리브유나 식용유몇 방울을 떨어뜨려 벌레를 죽게 한 후 핀셋으로 꺼낸다. 성묘를 하기 위해 산에 올랐다가 뱀에 물리는 경우도 종종있다. 먼저 뱀 물리게 되면 그 뱀의 모양을 잘 살펴봐야 한다.우리나라 대부분의 뱀은 독사가 아니지만 독사인 경우두개의 독 이빨 자국이 남는다. 독사일 경우 물린 자리가 매우 아프고 그 주변이 심하게붓는다. 응급처치법은 ▲독사에 물린 사람이 움직이면 혈액순환이잘 돼 독소가 빨리 퍼지므로 먼저 안정이 되게 눕히고 ▲상처부위를 물로 잘 씻은 뒤 상처부위에 입안에 상처가 없는사람이 독소를 입으로 강하게 빨아낸 다음 재빨리 뱉어버리며 ▲시간이 흐르면 독소가 전신으로 퍼져 쇼크상태에 빠질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으로 옮겨 의사의 처치를 받도록 하면 된다. 유상덕기자 yo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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