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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문 연 용산역 현대아이파크몰

    지난달 문 연 용산역 현대아이파크몰

    서울 용산역사에 위치한 현대 아이파크몰이 지난달 26일에 개장했다. 매장 성격은 복합 쇼핑몰이다. 연면적이 8만 2000여평에 이르러 국내에서 가장 넓은 매장이다. 아이파크몰은 최대 매장이란 점도 있지만, 역사 매장이란 점에서도 일반 매장들과 다르다. 용산역은 호남행 KTX 시발역이어서 이동인구가 무척 많은 곳이다. 이곳에 들러 궁금증을 풀어봤다. 아이파크몰에는 국내 최대 할인점인 E마트와 전자전문점인 디지털파크, 혼수전문관인 코디센, 영화관인 CGV, 푸드코트인 레스토랑파크, 공연장인 이벤트파크, 세계 최초의 E스포츠 스타디움, 예식장 등이 들어서 있다. 종합 쇼핑·문화·레저 공간인 셈이다. 의류 중심의 하이패션 전문 백화점도 입점이 계획돼 있고 문화센터와 작은 박물관도 개관할 예정이다. ●동관은 종합 패션 공간 아이파크몰 동쪽 4층에는 패션스트리트 4번가이다.4번가는 20대 여성 취향의 캐주얼 옷가게가 쭉 늘어섰다. 패션스트리트는 실내라는 느낌이 없는 로드숍 거리다. 6층의 패션스트리트 6번가에는 패션 잡화와 액세서리, 란제리 가게가 입점해 있다. 박문진 현대아이파크몰 영업기획팀 대리는 “패션스트리트에는 70여개의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며 “지오다노·클라이드·에뛰드하우스·코데즈컴바인 등을 비롯해 개인이 끌어들이기 힘든 유명 브랜드를 회사차원에서 많이 유치했다.”고 말했다. ●서관엔 디지털 제품 多있다 서관에는 동양 최대인 전자전문점인 디지털파크가 자리잡았다. 아이파크몰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파크는 3층부터 8층까지 5개층을 이룬다. 젊은이가 많이 찾는 휴대전화 매장을 가장 꼭대기인 8층에 둔 것도 특이하다. 축구장 3개 정도로 넓다. 가게와 가게 사이의 복도가 넓어 시원한 느낌이 든다. 휴대전화를 살펴보던 김민우(29)씨는 “용산역 전자상가를 그대로 옮긴 듯한 모습이어서 통일성이 좀 떨어진다.”며 “그래도 다양한 휴대전화를 살펴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역사에서 나와 마주하는 곳에 디지털카메라와 MP3등 소형 IT가전을 둔 것도 눈에 띈다. 생활가전의 수리와 업그레이드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전자전문점에도 혼수품 가득 전자전문점 2층의 코디센.450평 규모로 가구·인테리어·소품 등을 전체적으로 코디하는 혼수 전문점이다. 한쪽에는 침대와 가구, 침구, 탁자, 커튼을 고풍스럽게 꾸몄는가 하면 다른쪽에서는 핑크빛이 감돌게 장식하는 등 테마별로 조성해 놓았다. 이불을 살펴 보던 한 아주머니는 “큰 애 결혼할 때 좋은 것만 샀지만 신혼집을 보니 전체적으로 조화롭지 못해 속상했다.”며 “여기서는 브랜드에 관계없이 테마별로 맞출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침구·커튼·가구·한복 매장이 들어와 있다. 현대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조만간 가구와 여행, 스튜디오, 주얼리 등이 입점한다.”고 말했다. 예식장은 서관 7층에 있다. ●레스토랑 파크 각국 음식점 즐비 동관과 서관을 잇는 레스토랑 파크에는 깔끔한 한식에서부터 베트남·태국·인도·퓨전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이 들어와 있다. 디지털파크의 옥상 정원에선 용산 일대를 한눈에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이다. 옥상 정원과 레스토랑 파크를 잇는 다리에서는 이벤트 파크에서 열리는 행사를 볼 수 있다. 이벤트 파크에는 인기 가수의 공연과 전시회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디지털 파크에는 각종 디지털제품 체험관이 있다. 일본 게임 니텐도 무료체험관, 소니PS2전시관 등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차 공간·안내판 늘려야 주차장 수용 규모가 2100대이지만 주말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게 이용자들의 지적이다. 인근 도로의 교통체증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 흠이다. 또 아이파크몰은 면적이 넓어 자칫 길을 잃기도 쉽다. 때문에 안내판이 요구된다. 복합 쇼핑몰은 유통업계의 최종판으로 불린다. 백화점·할인점·외식업체·영화관·공연장 등이 한 데 모여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몰오브아메리카(Mall of America), 일본의 나라포트, 홍콩의 하버시티가 대표적이다.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유통 전문가들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서 백화점·할인점을 거쳐 쇼핑몰이 시작돼 2만달러에 이르면 꽃을 피운다고 본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도 80년대에는 독립건물로 운영되던 영화관이 멀티플렉스로 개발되면서 쇼핑몰에 들어왔고, 할인점과 패밀리레스토랑 등도 쇼핑몰로 입점하는 추세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서울에도 발바리

    서울에도 연쇄 성폭행범인 이른바 ‘서울 발바리’가 나타나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30일 지난해 서울 마포·서대문·용산·남대문 일대에 일어난 여성 12명의 성폭행 사건의 범인은 동일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주로 혼자 집을 지키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연쇄 성폭행범을 잡기 위해 지난 27일 서울마포경찰서 아현2치안센터에 수사본부를 설치해 범인을 쫓고 있다. 수사본부는 설 연휴 동안 하루 80여명의 경찰을 투입해 범인의 행방을 찾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DNA) 감식 결과 지난해 발생한 마포 6건, 서대문 4건, 용산 1건, 남대문 1건 등 모두 12건의 성폭행 사건이 동일인에 의해 저질러진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월14일 서대문을 시작으로 7월14일 서대문ㆍ18일 마포ㆍ25일 남대문ㆍ30일 용산,8월8일ㆍ10일ㆍ20일 마포,9월3일 마포,12월2·28일 서대문,2006년 1월1일 마포에서 잇따라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그것이다. 경찰은 범인이 주로 낮 시간대에 문이 열려 있는 주택에 침입하거나 슈퍼마켓 등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쫓아가 현관문을 열 때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뒤 휴대전화와 금품을 빼앗는 대담함을 보인 점에 비춰 초범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범인은 범행 후 피해자들에게 이불을 뒤집어 씌워 얼굴을 못보게 하고 현장에 지문이나 유류품을 남기지 않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을 근거로 최근 범인의 몽타주를 작성,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美월마트 인도 유통시장 ‘군침’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가 10억 인구를 거느린 인도 소매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8일 보도했다. 국내보다 해외 영업 신장률이 높은 월마트는 인도에 연락 사무소를 세우겠다고 지난 달 미국 정부에 신청서를 냈다. 마모한 싱 총리가 6개월 안에 소매 시장을 개방할 것이라고 밝히고 치담바람 재무부 장관이 1·4분기 안에 개방을 위한 첫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공언한 데 따른 것이다. 컨설팅 회사 매킨지는 2500억달러 규모로 세계에서 8번째로 큰 인도 소매 시장이 앞으로 5년 동안 연간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인도 소매 시장이 1200만개의 구멍가게, 신문 가판대, 차 가게 등으로 이뤄져 있어 향후 10년간 현대화된 체인점이 연간 15%의 고속 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마트는 해외 경쟁자인 프랑스의 카르푸, 독일의 메트로와 팀을 꾸려 인도 시장 개방에 앞서 법적 규제 등을 논의하며 공동 대응해 왔다. 아직 영국의 테스코는 인도 진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도 공산당 등은 외국 유통업체들이 구멍가게로 생존을 이어가는 수천만명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며 반대해왔고 이에 따라 1년 넘게 개방 논의가 지연됐다. 이에 대해 월마트는 다국적 유통업체들이 유통을 근대화시켜 생필품 가격을 안정시키는 한편, 인도 제품을 세계 각국에 내다팔 수 있는 기회도 아울러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해 월마트는 15억달러어치의 이불과 티셔츠, 보석 등을 인도로부터 구매했다. 또 월마트가 인도 소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도로 및 에너지 부족 문제를 극복해야 하며 ‘프로보그’ 같은 토착 유통업체와도 어깨를 겨뤄야 한다고 저널은 지적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진드기·먼지 오늘 끝장이야

    진드기·먼지 오늘 끝장이야

    “벅벅벅, 에취에취…”올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창문을 꽉 닫은 채로 실내공기를 환기시킬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아토피, 천식, 각종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원인이야 다양하고 많겠지만 이불, 침대 등 대부분이 집안 환경 때문인 경우가 가장 많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떻게 하면 각종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의 ‘적’인 미세먼지와 세균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쾌적한 우리집을 만들 수 있을까 알아보자.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사는 임영희(36·유치원교사)씨는 겨울철에 유난히 아토피가 심해지는 아들뿐만 아니라 이따금 침대에 누운 채 몸을 벅벅 긁으며 “아이 왜 이렇게 간지럽지. 샤워를 했는데도 말이야.”하는 남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라는 궁금증에 인터넷을 며칠동안 뒤져 겨울철 집안 청소에 대한 정보를 간신히 얻었다. 원인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진드기와 미세먼지 등 각종 세균. 특히 겨울철이면 더욱 극성을 떠는 이런 녀석들, 가끔 청문을 열고 환기시키는 것만으로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이란 것도 알았다. 그래서 임씨는 나름대로 각 방과 화장실, 부엌을 청소하는 방법을 정했다. # 진드기의 온상인 침실 임씨가 가장 청결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불과 침대 매트리스. 아이의 경우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지내니 가장 깨끗하고 위생적이어야 한다는 점.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침대 위의 이불을 가지런히 접어 방바닥에 내려 놓는다. 잠을 자는 동안 매트리스에 밴 땀이 마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전에는 이불을 매트리스에 덮어놓았는데 오히려 정말 안 좋은 습관이란 것도 알았다. 밤새 흘린 땀이나 각질 등으로 세균이 더욱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그러고는 일주일에 한번씩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털어냈다. 가끔씩 햇빛이 좋은 날 베란다에서 매트리스를 말리고 싶지만 무게나 부피가 커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시중에서 파는 진드기나 세균 제거제를 사다 주기적으로 뿌렸다. 이렇게만 했는데도 훨씬 안심이 된다. 또 아이가 침대에 음식이나 이물질을 흘렸을 때는 염소성분의 표백제를 적신 헝겊으로 닦아낸 후 깨끗한 물걸레로 다시 닦아 말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침대를 산 지 6년이나 됐지만 전문 용역업체에서 매트리스 청소를 한번도 받지 않은 임씨는 고수(?)들의 의견에 따라 업체에 청소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침대를 전문으로 청소를 하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인터넷의 여러 업체를 검색한 결과 10% 할인도 해주고 친절하다는 댓글이 많이 올라 온 코도리(www.kodori.co.kr,1588-1015)에 의뢰했다. 청소 시간은 침대 두 개와 소파를 포함해서 거의 1시간30분정도. 코도리의 김수현 사장은 친절하게 청소를 하며 “매트리스의 경우는 아무리 집에서 청결하게 유지한다 해도 6개월에 한번씩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매트리스 특수 청소기는 1분에 4000번씩 침대를 두드리며 진드기와 미세 먼지를 잡아냅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잠시후 한쪽 면을 청소한 후 필터를 빼서 보여주었다. 임씨는 ‘으∼악’ 하는 비명이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하얀 먼지가 수북하게 필터에 걸려 나왔다.“이러니 아이들이 아토피나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청소를 해도 방안에 먼지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요.”라는 김 사장.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청소기는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런 특수 청소기에 비하면 장난감이고 미세 먼지를 다시 방으로 뱉어내어 청소를 하나마나라는 것이다. 잔뜩 걸려나오는 미세먼지 등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돈 몇 만원을 아끼려고 망설였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진다.“고맙습니다. 오늘 밤은 정말 상쾌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연방 고개를 숙이는 임씨였다. 이불은 관리하기가 훨씬 쉽다.2주일에 한번씩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2∼3일에 한번씩은 햇빛에 말린다. 맞벌이를 하는지라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널어놓고 퇴근을 해서 먼지를 턴다. 그리고 이불을 방망이로 가볍게 두드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진드기는 의외로 충격에 약해 이불을 두드리면 70%는 내장파열로 죽어 40∼50%는 없앨 수 있다. 이제야 주부로서 마음이 놓인다. 아이도, 남편도 한결 피부가 좋아질 것이다. # 카펫, 가습기, 가구 등 혹시 거실에 카펫이 깔려 있다면 청소를 잘 해야 한다. 겨울철 보온 효과는 있지만 진드기와 먼지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표면에 붙은 머리카락이나 미세한 먼지는 테이프로 제거한 후 소금을 뿌려뒀다가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면 깨끗하게 청소된다. 주기적으로 울세제 등으로 세탁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햇빛에 말리고 막대기로 툭툭 쳐서 진드기를 제거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전문 업체에 청소를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가습기도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가습기 청소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가습이 되면서 각종 세균이 함께 나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가습기 통에 물은 하루에 한번씩 갈아주고 적어도 3∼4일 한번씩은 전체적으로 닦아주어야 한다. 가구 틈새나 가구 위 먼지는 헌 스타킹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청소기나 빗자루가 들어가지도 않는 구석진 곳이나 가구의 위에 먼지가 가장 많이 쌓여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럴 때는 막대기에 스타킹을 감아서 휘저으면 스타킹의 정전기가 먼지를 빨아들여 먼지를 수월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이런 곳은 꼭 청소를 해야 아토피나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주방 찌든때·악취도 안녕~ # 주방 청소 이렇게 보통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방뿐만 아니라 주방, 화장실 등이 함께 있어 곰팡이나 악취가 여름보다 더 심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주방에서 고기나 생선요리를 하면 음식 냄새는 물론 배수구에서 나는 역한 냄새까지 집안 가득한 악취와 세균 등과 함께 동침하는 꼴이다. 배수구의 거름망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있으면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설거지를 끝낸 후 신문지를 깔고 중성세제를 바른 칫솔로 거름망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하게 털어 내고 수시로 끓인 물을 부어주면 살균 및 악취제거에 효과적이고 배수구가 막히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다음은 세균이나 묵은 때를 없애는 방법. 수세미, 행주 등은 각종 세균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끓는 물에 주기적으로 삶거나 락스류의 살균제품을 풀어놓은 물에 30분 이상 담가 놓은 후 물에 잘 헹구고 햇빛에 말리는 것이 좋다. 또한 도마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나무로 만든 도마보다는 플라스틱 도마가 위생적이다. 도마는 표백제를 푼 뜨거운 물에 담가 놓거나 살균제를 묻힌 행주를 하룻밤정도 덮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주방에서 가장 청소하기 힘든 곳이 가스레인지와 주변 벽. 음식을 만들 때 떨어드리고 튄 기름이나 음식물들이 눌어붙어 잘 닦이지 않는다. 이럴 때는 희석시킨 중성세제를 분무기에 넣고 벽이나 레인지에 뿌린 다음 랩으로 감싸서 한 두시간 정도 놓아 때를 충분히 불린 후 닦아내면 편하다. # 욕실도 반짝 반짝 매일 샤워 등으로 항상 습기가 가득한 곳이 욕실. 때문에 곰팡이와 물때 등이 생기기 쉽다. 이럴 때는 ‘식초’를 이용하면 편하다. 따뜻하게 데운 식초를 스프레이 통에 담아 뿌리고 10분정도 지난 후 닦아내면 편하다. 또 사과 식초 등의 향긋한 식초 냄새로 욕실에서 나는 냄새도 사라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타일 사이의 묵은 때나 검은 곰팡이는 타일 위에 휴지를 깔고 희석한 표백제를 뿌려 하룻밤정도 둔 다음 칫솔을 이용하여 틈새를 문지르면 감쪽같이 없어진다. 이것도 귀찮으면 시중에서 파는 곰팡이 제거용 세제를 뿌린 후 30분정도 뒤에 닦아도 편하다. 이밖에 배수구와 변기는 머리카락과 때 등으로 항상 더러운 곳. 락스를 희석한 물로 닦아주어야 한다. 욕실 환기구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으로 먼지가 쌓이고 습기가 차면 쉽게 곰팡이가 자라기도 하며 다른 층에서 올라온 날파리 등이 나오기도 해 청결하게 유지하고 가끔씩 살충제를 뿌려준다. 좀 더 산뜻한 ‘티’를 내고 싶으면 수도꼭지는 레몬, 오렌지처럼 강한 산이 들어있는 과일로 닦아주면 곰팡이 균을 없애는 동시에 수돗물 때문에 생긴 녹까지 제거돼 반짝반짝해진다. 습기가 잘 끼는 욕실 거울은 깨끗하게 닦은 후 비누를 칠하고 마른 걸레로 닦아내면 코팅한 효과가 나타나 습기도 덜하고 깨끗함이 오래 유지된다.
  •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

    ‘나이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석양빛 붉은 울음을 제 뼛속마다 고이/개켜 넣은 거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악머구리 끓듯 소란스럽지 않게/저만큼 서로 한 뼘씩 거리를 둔 채/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상처의 불꽃들/밤새 안녕하였다는 눈인사를/저 스스로에게 묵묵히 건네며/나는 지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미스터L의 회상’중) ‘58년 개띠생’인 시인 이승철(48)이 세번째 시집 ‘당산철교 위에서’(솔)를 발표했다.‘총알 택시안에서의 명상’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시집의 주된 정서는 인용한 시구에서 드러나듯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40대 후반 중년 남성의 자화상이다. ‘스무살 적 광주, 나 역시 한때 노숙자로 떠돌던 때가 있었다. 얇은 비닐조각을 이불처럼 덮어쓰며 광주학생회관 계단 밑에서 별꽃을 헤아리다가 새벽이슬 속에 문득 잠 깨어나곤 했었다.’(‘종삼에서 운주사 와불을 보다’중) 호남대 행정학과에 다니던 평범한 ‘문청’의 인생 항로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항쟁과 더불어 급격한 굴절을 겪는다. 대학을 중퇴하고,1983년 시 전문 무크 ‘민의’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출판계에 입문했다.나남, 인동, 산하, 황토 등의 출판사에서 5월 시선집 ‘누가 그대 큰 이름 지우랴’‘광주민중항쟁증언록’, 김남주 시인의 옥중시집 ‘나의 칼 나의 피’등을 기획했다. 세월의 힘에 떠밀려 어느덧 세속적 삶에 물든 자신을 탓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엄중하다.표제작 ‘당산철교 위에서’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2만5천 볼트의 전류를 기운차게 뿜어내며/2호선 전동차가 바람을 헤치며 돌진한다./당산철교 밑으로 푸르딩딩한 강물이 떠가고’에서 기억과 현실의 첨예한 대비에 괴로워하던 시인은, 이내 ‘나는 지금 한 마리 낙타로/인생이라는 신기루를/무사히, 잘, 건너가고, 있는가?/옛사랑이 다만 흐릿하게라도 남아있는 한/세상을 사는 존재의 형식을 되묻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추스른다. 시집에는 시인 자신의 삶의 변화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김남주, 채광석, 고정희, 기형도 등 요절한 문인들을 기리는 추억도 실려있다. 시인은 “자기를 적나라하게 까발린다는 것, 그럼으로써 자기 영혼에 메스를 가한다는 것, 그리하여 미욱한 이 세상을 향해 일갈하고 싶다는 것, 이것이 최근 나의 시작 태도”라며 “청춘의 한 시절이 허위단심 떠나갔고, 저만치서 불혹의 아침이더니 이제 나는 인생의 후반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시집 앞머리에 적었다. 시인은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시 전문지 ‘시경’편집위원, 도서출판 화남의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이다.65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개팔자가 상팔자

    개팔자가 상팔자

    올 초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개띠해인데, 올해는 초복 중복 말복을 하루로 통일하면 안되겠니?” “욕할 때 왜 내 새끼들 거들먹거리니∼.” 한국인의 개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애완견 문화로 ‘대접’하거나, 보신탕 문화로 존재한다. 정말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키우기 좋은 애완견(pet dog)이 아닌 인생의 동반자 같은 반려견(company dog)이라 부른다. 유별나게 개를 키우든, 조금 다른 뜻으로 개를 좋아하든 상관없다.12년 중 올 한 해만은 개처럼 살맛나는 세상으로 만들어보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개팔자가 살팔자…금방석 앉았네 애완동물 시장 규모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에서 80% 이상이 애완견 시장이다. 애견병원, 애견미용실, 애견옷가게, 애견카페 등 곳곳에 개를 위한 장소가 들어섰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애견테마파크 ‘페티앙 캐슬’이다.1500여평 규모에 공원형 애견 시설과 쇼핑몰형 테마 시설을 접목시킨 곳. 지난해 4월 경기도 용인에 문을 열자마자 애견인들의 관심의 대상이자,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 됐다. 강아지에 대한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다. 강아지를 키우는 초보라면 꼭 들러 다양한 교육을 받아도 좋다. ●우리 강아지 ‘용’ 된다! 페티앙의 장점은 원스톱 관리다. 강아지 미용, 건강, 음식은 물론 애견 신분증 발급도 가능하다. 애완견의 모습을 더욱 멋지고 예쁘게 찍어주는 전문 스튜디오도 마련돼 있다. 애견가로 잘 알려진 재벌가의 자택수의사인 박현종씨가 운영하는 시설인 만큼 병원시설도 잘 돼 있다. 120평의 넓은 애견쇼핑몰에는 없는 게 없다. 애견 옷부터 쿠션, 욕조, 사료, 장난감 등이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격대부터 고가의 물건까지 갖춰져 구경할 수 있다. 요즘은 흔해진 애견 옷은 1만원 이하부터 10만원대를 훌쩍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고가의 ‘명품’코너에는 40만원짜리 수입 가죽조끼도 전시해놓았다. 고급스러운 금사 방석, 초극세사 원단으로 멸균·항균기능을 갖춘 방석, 애견 전용 욕조 등은 단지 ‘사치품’으로 넘겨버리기엔 기능이 뛰어나고 욕심이 날 정도로 예쁘다. ●애견과 함께 놀아요 눈이 소복이 쌓인 운동장에서 뛰어오는 개들은 마냥 신나보인다. 좁은 아파트에서 살던 개들이 한껏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곳이다. 회원가입을 하면 훈련사에게 무료 교육도 받을 수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인기도 높아지는 장소는 단연 애견 수영장. 청정 1급수를 사용하고, 애견샤워시설을 갖추고 있어 개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고 싶은 애견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소형견은 2만 5000원, 중·대형견은 4만원. 애견 레스토랑에는 애견 전용 메뉴도 있어 애견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페티앙 캐슬 입장료는 없다. 회원가입을 하면 회원종류에 따라 쇼핑몰 30∼50%, 수영장 10∼50%, 미용실 30% 등 할인을 비롯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031)335-5830.www.petian.com ■ 우리 해피 건강관리는 웰빙숍에서 애완견과 특별한 무엇인가를 나누고 싶다면 이곳을 참고하자. ●분위기있는 카페에서 친구 사귀고 5∼6년 전부터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빠른 속도로 번진 애견카페는 이제 정돈 상태다. 애견마니아에게 사랑받는 곳만 남아있다. 경기도 미사리 카페촌에 있는 ‘멍스’(031-792-5573·www.mungs.co.kr)는 여유있는 드라이브를 즐기고 다양한 애견을 볼 수도 있다. 넓직한 카페에 들어서면 이곳 아이들 중 가장 덩치가 큰 ‘첼로’(그레이트 피레니즈)가 맞는다. 손님이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할 때까지 곁을 지키고 있어 ‘첼마담’이라는 애칭도 있다. 배용준과 CF 촬영도 한 유명한 아이. 개를 키우지 않아도 커머, 아지 등 애교가 넘치는 아이들을 보러 오는 손님도 많다. 최근 압구정동으로 이전한 ‘이글루’(02-511-0980), 논현동 ‘독스’(02-517-2202), 홍익대 근처의 ‘바우하우스’(02-334-5152)도 대표적이다. 호텔, 미용, 목욕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크기에 따라 미용은 1만∼7만원선, 호텔은 1박에 1만∼2만원선. ●우린 특별하니까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 편에 있는 애견 제과점 T베이커리(02-511-6750)는 ‘개 전용 웰빙숍’. 웰빙 사료를 비롯해 설탕, 소금, 인공조미료, 색소 등이 들어가지 않은 건강식와 쿠키, 케이크 등을 판매한다. 먹을 것을 가리거나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애견을 위해 이곳을 찾는 단골과 멀리서 수소문해서 찾아오는 고객도 많다. 최근 경기도 분당점도 열어 영역을 확대했다. 주인과 애견용 커플 패션을 주문제작해 주는 온라인 사이트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애견패션 사이트인 ‘퍼피아(thepuppia.com)와 ‘루쏘볼페(www.lussovolpe.com)’ 등에서 애견과 함께 입을 수 있는 커플 옷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대가 보통 2만∼6만원선으로 저렴해 품절이기 일쑤다. 이밖에 개의 이름을 지어주는 작명 사이트나 장례서비스를 돕는 업체도 있어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랑을 쏟기도 한다. 강아지옷 직접 만드는 이인숙씨 열살짜리 말티즈 ‘아미’와 네살배기 ‘미르’를 키우는 이인숙(36)씨는 이미 ‘강아지옷 만드는 예쁜엄마’로 애견인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그가 강아지 키우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사이트(www.lynn.pe.kr)의 회원수는 무려 3만 3000여명. 하루에도 수백명의 방문객이 북적거린다. 인숙씨는 아미와 미르에게 특별한 ‘개인기’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아미와 미르)의 귀여운 모습만 봐도 행복을 느끼는 소박한 엄마다. “아이들이 내 마음을 알아주었다고 느낄 때나, 기분 좋은 표정을 읽었을 때, 근사한 간식을 앞에 두고 발레리나처럼 우아하게 빙글빙글 돌며 좋아할 때 너무 예뻐요. 옷을 만들어 입혀주면 사진을 찍겠다고 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모습에 행복감마저 느끼죠.” 아이들에게 옷을 만들어 준 것은 4년전. 아미의 털을 밀게 돼 옷을 사 입혔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입지 않는 자신의 옷들을 재활용하기 시작했다. 하나 둘 만들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정보를 공유하게 됐다. 장 기능이 좋지 않던 미르를 위해서는 사료 대신 전공(영양학)을 살려 영양 균형과 칼로리를 맞춘 음식을 해주기 시작했다. 아미에게 맞는 옷을 만들면서 다른 강아지들에게도 편한 옷을 만들어주고, 미르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면서 다른 애견인에게도 방법을 전수하는 ‘범국민적인 일’로 확대된 것이다. 좀 유별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으면 이해가 된다.“컵 속에 들어가는 크기의 애완동물인 ‘티컵 사이즈 펫’이라는 말을 들으면 소름이 쫙 끼쳐요. 생명체를 장난감처럼 대하는 풍토가 얼마나 잔인한지…. 함께 살기 시작한 애견은 같이 즐거움을 나누는 대상이예요. 같이 삶을 영위하는 존재이지 인간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애견인이든 아니든 인숙씨의 말을 우선 가슴에 새겨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귀여운 강아지를 위해 그의 노하우를 살짝 들춰보자. 내팬티에도 이불에도 푸들이 뛰어놀아요 병술년, 개띠해를 맞아 강아지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친근하고 귀여운 개의 이미지를 살려 커플 제품이나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귀여운 강아지 제품을 입고 덮고 ‘비비안’은 귀여운 강아지가 럭비공을 갖고 뛰노는 모습을 프린트한 커플 트렁크 팬티를 선보였다. 강아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프린트하고, 부분적으로 야광 효과를 넣어 귀여운 스타일을 연출한다.‘임프레션’의 커플 파자마에는 강아지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캐주얼하고 발랄한 느낌을 좋아하는 커플에게 좋다. 좋은사람들의 1925세대 감성내의 ‘예스’의 ‘바우와우’ 시리즈는 불테리어종을 캐릭터화한 제품. 쫑긋 선 귀와 한쪽 눈에 크게 찍힌 점 등 특이한 외모에 빨강과 파랑 등을 포인트로 매치해 익살스럽다. 아가방은 귀여운 강아지가 제품 곳곳에 디자인된 ‘에블린 시리즈’를 준비했다. 젖병, 기저귀, 이불, 분유케이스, 욕조, 보행기 등 모든 제품에 강아지 캐릭터가 모티브로 활용돼 아기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속싸보, 속싸개, 방수요, 담요 등 섬유를 이용한 제품들은 은행나무 추출물로 만든 천연섬유 징코 소재를 사용하고, 천연 순황토볼이 들어 있는 건강 베개도 내놓아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잡았다.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 개띠해를 맞아 옥션(www.auction.co.kr),G마켓(www.gmarket.co.kr), 인터파크(www.interpark.com)에는 강아지 모양의 각종 캐릭터 상품들이 즐비하다. 하얀 말티즈의 검은 눈동자가 인상적인 표지의 ‘도기다이어리’(1만 5000원)는 강아지 사진들이 가득해 인기있는 상품. 두 마리 강아지가 앙증맞은 ‘강아지 분수대’(9900원)는 장식성과 가습기 효과를 볼 수 있는 실용적인 인테리어 제품이다. 강아지 캐릭터를 이용한 저금통으로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어떨까. 동전을 올려 놓으면 강아지가 나와 가지고 가는 제품이나 강아지 모양으로 만든 저금통을 이용해 동전을 차곡차곡 모아보자. 올 한 해의 마지막쯤에는 마음도, 지갑도 든든해질 것이다. 강아지 캐릭터 클립(4700원)은 강아지를 본떠 만든 고무 제품. 입속에 물건을 꽂을 수 있게 디자인했다. 유리벽에 붙이기만 해도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되고, 필요에 따라 컴퓨터 책상 거울 등에 붙여놓고 명함 볼펜 메모지 열쇠고리 CD걸이로 이용할 수 있다. 강아지만큼 귀여운 아이들에게 강아지 캐릭터 선물을 주는 것도 좋겠다. 시추 푸들 슈나우저 모양으로 만든 캐릭터 가방(2만원)은 손으로 들거나 어깨에 멜 수 있는 제품으로 깜찍하고 실용적이다. 강아지 실내화(6900원)는 그로밋과 바둑이 캐릭터를 이용했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돌기처리가 되어 있어 활동이 많은 아이들이 실내에서 따뜻하고 안전하게 신을 수 있다.
  • [송두율칼럼] ‘和而不同’의 세계

    [송두율칼럼] ‘和而不同’의 세계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라는 논어(論語)의 자로(子路)편의 가르침을 우리는 대개 알고 있다. 다른 사람과 생각을 같이하지는 않지만 이들과 화목할 수 있는 군자의 세계를, 밖으로는 같은 생각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실은 화목하지 못하는 소인의 세계와 대비시켜 군자의 철학을 인간이 추구해야 할 덕목이라고 공자는 가르쳤다. 공자(孔子)가 살았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정치적으로 아주 혼란했던 때였던 만큼 공자는 인(仁)의 실천을 위해 군자가 사회내부의 통합을 위한 화합과 조화에 힘써, 절대평등이라는 이념 밑에서 사회내부의 불화와 혼란을 부추기는 소인의 세계와 맞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을 펼쳤던 공자는 문화대혁명때 ‘비공비림’(批孔批林)이나 ‘비공비변’(批孔批邊)이라는 ‘홍위병’의 구호처럼 마오쩌둥의 등뒤에서 정권탈취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린뱌오(林彪)나, 애초에는 직접 나폴레옹에게 증정할 교향곡을 작곡했다가 그가 황제의 직위에 오르자 이를 보통명사(普通名詞)인 ‘영웅’(Eroica)으로 개칭했던 베토벤과 더불어 봉건적인 위계질서를 합리화하고 찬양했던 반동의 화신으로 비판받았다. ‘같음’보다는 ‘화합’을 강조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사회성원간의 일정한 역할분담을 인정하고 또 상호간에 일정한 ‘거리’를 취하여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주장은 공자에게서만 아니라, 가령 ‘같음’만의 강조는 몰락의 시작이기 때문에 ‘차이’나 ‘거리’가 지니는 긴장과 정염(情炎)의 의미를 특별히 강조한 니체에게서도 발견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같음보다는 다름, 또 이 다름이 전체 속에서 다시 화합할 수 있는 이상을 공자도, 니체도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이상이 요즈음 자주 이야기되고 있는 이른바 ‘탈현대적’(postmodern) 사고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성의 비폭력적인 통일’이다. 간단히 등치(等値)시킬 수도 없고, 또 환원될 수도 없는 ‘고상(高尙)한 질을 지닌 개인주의’가 볼품없고 또 너무나 진부한 것으로 빨리 치환되는 문제를 ‘돈의 철학’ 속에서 짐멜(G Simmel·1858∼1918)은 비판한 적이 있다.‘탈현대’의 이론가의 한 사람인 제임슨(F Jameson)도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드는 지배적 문화에 대해서 강력하게 저항할 수 있는 ‘차별성’과 ‘거리감’이 후기자본주의사회에서 끊임없이 박탈당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양극화의 극복이 최대의 현안문제로서 등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회적 부의 분배에 있어서 제기되는 문제만이 아니라 ‘남남갈등’이 안고있는 이념적인 문제는 물론, 지역적 갈등문제에 이르기까지 삶의 많은 영역에서 들리는 파열음을 염두에 두고 제기되고 있는 것 같다. 오늘날에는 사회성원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극도로 단순화시켜 어떤 하나의 원칙아래 강압적으로 통합시킬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개개의 사회성원이나 그들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 다른 사회성원이나 조직과 우선 다르다는 것을 전제하고 서로간의 ‘거리’와 ‘여유’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상호인정의 바탕 위에서만 건강한 화해와 공존, 그리고 상생도 가능하다. 모든 것이 이미 같다거나, 아니면 같아야 한다는 당위적 전제를 앞에서는 이야기하면서도 뒤로는 끊임없이 공동체를 파괴하는 불협화음을 내는 ‘소인’의 세계가 아니라,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지만 공동체 안에서 서로 화해하고 공존할 수 있다는 ‘군자’의 세계가 지금 우리에게는 절실하다고 느껴진다.‘화이부동’의 세계가 갖는 현재적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 [새 광고] 하우젠, 한가인 기용 새광고

    삼성전자는 겨울철 냄새가 배기 쉬운 옷과 이불 빨래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겨냥해 모델 한가인을 캐스팅, 빨지 않고도 냄새와 세균을 제거하는 ‘하우젠’ 은나노 에어워시 세탁기 광고를 새롭게 선보였다.인쇄 광고에선 물세탁을 못하는 이불, 베개, 외투는 공기로 냄새까지 깨끗하게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하우젠 은나노 에어워시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컨버터블 에어시스템 기술로 옷감에 맞게 공기 온도를 적정하게 변환시키고, 냄새·세균·진드기를 제거하는 신개념 드럼 세탁기이다. 살균과 탈취 인증 마크도 받았다.
  • [儒林 속 한자이야기] (104)謹獨(근독)

    儒林(503)에는 ‘謹獨’(삼갈 근/홀로 독)이 나오는데,‘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몸가짐을 바로 하고 언행을 삼간다.’는 뜻이니,愼獨(신독)과 같은 말이다. 愼獨은 ‘大學(대학)’의 “이른바 성의(誠意)라는 것은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는 데서 삼간다(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故君子 必愼其獨也).”고 한 것과 ‘中庸(중용)’의 “감춘 것보다 잘 보이는 것이 없고, 조그마한 것보다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는 데서 삼간다(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고 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謹’자는 원래 ‘삼가다.’라는 뜻을 나타냈으며 用例(용례)로는 ‘謹嚴(근엄:점잖고 엄숙함),謹賀(근하:삼가 축하함) 따위를 들 수 있겠다. ‘獨’자는 意符인 ‘ (=犬)’과 머리가 크고 몸체가 둥글게 말린 벌레의 형상인 ‘蜀’(나라 이름 촉)이 音符로 쓰인 形聲字(형성자)이다.‘獨’의 본래 뜻이 ‘외롭다.’인 데 대한 이유는 분명치 않다.‘獨居(독거:혼자 삶),獨裁(독재:특정인이나 집단이 어떤 분야에서 모든 권력을 차지하여 독단으로 일을 처리함)’등에 쓰인다. 옛 선인들 중에는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行動擧止(행동거지)를 조심하며, 자기의 言動(언동)을 보고 듣는 이가 없더라도 법도를 지킨 사람이 많았다. 혼자 숨어서 한 일이라고 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며,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고 하나 마침내 그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각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南冥(남명) 曺植(조식)은 평소 惺惺子(성성자)라는 방울과 敬義劍(경의검)을 지니고 있었다.修養(수양) 도구로 삼아 안으로는 거울과 같은 마음을 유지하고 밖으로는 果斷性(과단성) 있는 실천을 이룩하려는 의지 때문이었다. 특히 성성자에는 ‘雷’(뇌)와 ‘天’(천)자를 새겨 항상 克己(극기)와 省察(성찰)의 도구로 삼았다. 조선시대 平壤(평양)에 사는 이 아무개 진사가 우연히 한양에 왔다가 친구의 사망 소식을 듣고는 황급히 평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를 보고 어떤 사람이 물었다.“어찌 弔問(조문)을 마다하고 평양으로 되돌아가십니까?”“온 김에 弔問을 하면 이는 일을 兼(겸)하는 것이니 亡者(망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지요.” 결국 이진사는 평양에서부터 다시 한양에 당도하여 조문을 하였다고 한다. 어느 고을의 선비가 친구를 弔喪하는데 홑이불 위 아래로 屍身(시신)이 드러나 있는 것이 아닌가. 민망하여 殯所(빈소)를 지키고 있는 未亡人(미망인)에게 提案(제안)하였다.“홑이불을 대각선으로 덮는다면 충분히 시신을 감쌀 수 있겠네요.”“반듯한 삶을 살다간 남편을 삐딱하게 덮을 수는 없지요.” 未亡人의 대답에 친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먼지와 티끌이 뱃속에서 나는 거라면 주저없이 배 갈라 흐르는 물에 부치겠노라.’고 읊은 南冥의 옹골찬 기상, 평생 귓속말을 멀리한 栗谷의 公明正大(공명정대)한 태도….目前(목전)의 便益(편익)을 마다하고 正道(정도)를 固執(고집)하는 선비의 우직함이 무척 아쉽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블랙홀/김미정 등장인물 광식 정애 남자 가인 등을 들고 있는 아이 인철 그 밖의 배우들 각 에피소드들의 시간적 배경은 같다. 에피소드 1 전체 무대는 1,2층의 구조로 되어 있다.2층은 오랜 병원생활을 했음을 짐작하게 해 주는 병실의 내부가 있다. 병실에는 환자용 침대와 보호자용 침대가 있고 침대를 바라보며 유리창이 있다. 유리창 밖으로는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양끝으로는 줄을 연결해서 빨래를 걸어 놓았다. 한쪽에는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이 있고 그것은 병원 비상계단의 모습이다. 침대 옆에는 인공호흡기와 심장모니터기가 놓여져 있다.1층은 어느 산동네를 연상케 하는 배경들이 있고 계단의 정반대쪽에는 지하철 입구의 표시가 그려져 있다. 계단의 앞쪽으로는 벤치가 있고 그 벤치 옆에는 어느 노숙자가 놓고 간 듯한 신문지들과 소주병들이 나뒹군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 얼핏 들으면 기차소리와도 같은 규칙적인 소리.2층의 무대가 조금 밝아지면서 기차소리는 심장 모니터기의 소리로 바뀐다.2층의 무대가 완전히 밝아지면 모니터의 소리는 잦아들고 보호자용 침대에 앉아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광식의 모습이 보인다. 유리창 밖에는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리창을 닦는다. 유리창을 닦다가 소주를 꺼내어 마신다. 광식의 앞에는 먹던 중이었던 김치그릇과 밑반찬 그릇들 그리고 밥그릇이 있다. 나머지 두 침대는 비어있다. 광식:(입맛을 다시며)거 참 맛있겠네. 저 양반 저거 세상을 아는 양반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소주 한 병 사오는 건데.(혼잣말로)거 혼자만 잡숫지 말고 나눠 먹읍시다.(먹던 밥을 계속 먹는다.) 남자가 유리창을 두드리더니 소주병을 내민다. 광식:한 잔 주시게요?아이고 그럼 나야 고맙지요. 유리창 남자가 소주를 따르는 시늉을 한다. 광식이 술잔을 받는 시늉을 한다. 광식:(마시는 시늉)원샷! 캬! 안주는? 안주도 줘야지. 남자가 씩 웃는다. 광식:사람 참 싱겁소. 남자도 하!웃는 모양. 그러고는 유리창을 닦는다. 광식:하, 취한다.(침대의 이불을 젖히니 아이가 반듯이 누워 있다. 광식이 아이의 몸을 옆으로 돌려서 등을 문지른다)우리 딸입니다. 예쁘죠?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이 예수님 귀 빠진 날이래요. 뭐 대단한 양반인지는 몰라도 병원 전체가 들썩들썩 합니다. 우리 병실 환자들은 모두 외출을 나갑디다. 세상을 구원하신 독생자 그리스님인지 놈인지 덕분에 오랜만에 조용하고 좋수.(등을 문지르다가 손을 동그랗게 하고 두드린다.)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둘이요, 두부장수 두부를 판다고 달달달, 셋이요, 새 각시가 빨래를 한다고 달달달. 광식이 부르는 노래의 반주와 함께 빨간 등을 든 여자아이가 등장해서 1층의 무대를 돌아다닌다. 아이가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남자가 내려다보고 있다. 아이:(가만히 서서)아빠!일곱은 뭐라고 그랬죠? 남자가 뭔가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들리지 않는다. 유리창을 두드린다. 광식이 쳐다본다. 남자가 손가락 일곱 개를 유리창에다 댄다. 광식:일곱이요. 일본 놈이 순찰을 돈다고 달달달! 아이:아!(아이가 다시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를 돌아다니다가 퇴장한다.) 광식:(아이의 등에 베개를 대주고 이불을 덮어주면서 남자를 빤히 쳐다본다.)우리가 언제 한 번 본 적이 있죠?(유리창에 입김을 불어서 글씨를 쓴다.‘나 몰라요?’큰 소리로 입 모양이 보이게)초등학교 어디? 난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공주에서 살다가 중학교 올라가면서 서울로 이사 왔는데…. 고향이 공주?아닌가?아무튼 형씨 인상 한 번 좋수다. 어쩌다 이런 일…. 뭐 오해는 마슈. 위험하니까. 이런 일 하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잘 될 거요. 인상 보면 알지.(아이를 쳐다보며)우리 애는 십 년째 이러고 누워 있어요.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거든.(사이)원무과에서는 석 달에 한 번씩 청구서가 나옵니다. 일년 만에 집 날리고 벌써 팔 년 짼데 뭐가 남았겠습니까?지금은 월세 낼 돈도 없어서 병원에서 살아요. 뭐 그런 얘기를 밥 먹으면서 하냐고 그러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게 현실인걸. 만날 울고 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니까. 그냥 하루하루 간신히 넘기는 거죠. 하루의 끝은 웃으면서 보내려고 해요. 그게 살아남는 방법이죠.(한숨을 쉬며)그래도 하루에도 몇 번씩 울화가 치밀어요.(조금 작은 소리로)이건 형씨한테만 하는 말인데요. 처음에는 살아준 것만으로도 고맙더니 딱 일년이 지나니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길어야 삼년이겠지. 웃기죠?딱 일년 만에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우리 마누라가 알면 난리 날 겁니다. 긴병에 효자 없죠?맞습니다. 부모라면 벌써 포기했을 겁니다. 자식이니까 붙들고 있는 겁니다.(큰소리로)진짜 나 몰라요?(한참의 사이 후 고개를 숙인다. 어깨를 들썩인다. 다시 한참의 사이를 두고 고개를 든다.)제길, 소주 한잔에 취했네. 다 잘 될 거요.(사이)그거 하면 하루 얼마나 줍 니까? 남자가 유리창에다 손가락을 대고는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를 세더니 칼을 꺼내어서 줄을 끊는다. 순식간에 남자가 사라진다. 광식:어?(광식은 잠시 아무 움직임이 없다가 주머니에서 전화를 찾는다.)씨!지가 왜 죽어. 죽을 놈이 누군데.(한참 만에 전화를 찾는다. 떨리는 목소리로)저 여기 13층인데요.(사이)네?병원(사이)한영병원요. 사람이 떨어졌어요.(사이)아니 안이 아니고 밖인데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누구냐면…유리창을 닦는 사람인데…. 인상이 좋고…. 어디서 많이 본 것도 같고…. 저 위 동네에 사는…. 헉!(갑자기 입을 막는다. 전화를 놓친다.) 광식이 정신없이 병실을 빠져나가 비상계단으로 내려간다. 머리를 벽에다 반복해서 박는다. 무언가 모를 괴로움에 몸부림을 친다. 그러다가 미친 듯이 웃는다. 한참 만에 다시 병실로 돌아온다. 아이를 바라보고 유리창 밖을 바라본다. 두 손바닥을 유리창에다 댄다. 이제부터는 모든 행동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아이의 호흡기 전원을 끈다. 호흡기 소리가 점점 잦아들다가 멈춘다. 침대 위 아이의 몸이 위로 한 번 뛰었다가 털썩 내려앉는다. 심장모니터의 박동소리가 완전히 멈춘다. 광식의 몸이 털썩 밑으로 내려간다. 무대가 서서히 어두워진다. 광식의 손바닥 자국이 드러난다. 소리:2005년 12월25일 서울의 모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생명을 유지하던 15세 김모 양의 아버지가 아이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김모 씨는 병원 소각장에서 아이의 신발을 태우다가 붙들렸습니다. 김모 양은 지난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해 그 이후로 계속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서 살아왔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아이의 목숨마저 끊어버리게 된 김모 씨는 현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씨의 다른 가족으로는 아이의 어머니 최모 씨와 8세의 아들이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아내 최모 씨에 의해 경찰에 신고 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날 김모 양의 병실 밖에서는 병원의 유리창을 닦는 강모 씨의 추락사가 있었습니다. 강모 씨의 주머니에는 마시다 만 소주병이 있었고 리프트의 한 쪽에는 분골함으로 보이는 상 자에 하얀 재가 반쯤 들어 있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층 들뜬 분 위기의 한 쪽에는 이런 어두운…. 암전 에피소드 2 빗소리와 함께 무대가 밝아진다.2층 무대의 소품들은 여전하다. 정애가 지하철 입구를 통해 밀고 다니는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등장하고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그냥 그 자리에 선다.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어서 닦는다. 남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가 정애가 있는 곳으로 온다. 정애:(남자를 힐끗 보더니)크리스마스에 눈이 안 오고 비가 오네요. 남자가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도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남자를 바라보며)묘한 기분이 들어요. 남자:…. 정애:(천천히 고개를 돌리며)나 좀 봐 주책이야. 남자가 담배를 피운다. 정애:(가방에서 칫솔을 꺼낸다. 혼잣말로 연습한다.)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공부하시느라 살림하시느라 일하시느라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십니까. 오늘 제가 가지고 나온 물건은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해소시킬 수 있는 건강 칫솔입니다. 이 건강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 인준을 받은 칫솔모를 사용한 칫솔로서 여러분의 이와 잇몸의 구석구석까지 들어가서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줄 것입니다. 몇 달이 지나도 칫솔모가 상하지 않아 칫솔을 자주 바꾸실 필요가 없습니다.(남자를 쳐다보며)한영병원 1002호에 입원해 있는 가인이를 아시죠? 제 딸이에요. 남자:(그제서야 고개를 돌려서 정애를 본다) 정애:그동안 잘 지냈어요? 남자:…. 정애:당신, 많이 늙었네요. 남자:…. 정애:먹고 살만 하시면 칫솔 두 개만 사주세요.5천원이에요. 이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를 인정받았어요. 그게 뭔지 아시죠? 남자가 주머니에서 5천원을 꺼내서 정애에게 준다. 정애가 남자에게 칫솔을 준다. 정애:우리 가인이는 저 혼자 이빨도 못 닦아요. 그래서 칫솔도 필요 없죠.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대 가운데로 간다. 뒤돌아서 정애를 바라본다. 남자:봉천동 산27번지에 사는 소영이는 어제 바다에 뿌려졌습니다. 며칠 전에 돌에 깔려서 죽었거든요. 그 아이도 이제 칫솔은 필요없을 겁니다. 정애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남자:가인이는 오래오래 살길 바랍니다. 정애가 남자에게 달려들어 옷을 잡고 흔든다. 남자와 정애의 몸싸움. 슬프고도 정열적인 음악이 흐른다. 얼핏 보면 두 사람이 춤을 추는 것 같다.2층 병실로 검은 옷을 입은 조폭이 등장한다. 쇠방망이를 들었다. 조폭:으메 씨벌, 병실 한 번 좋구마잉, 으메 씨벌, 돈 빌려준 놈은 지 엄니 병원비도 없어서 집구석에서 다 돌아가시게 생겼는디 돈 빌려간 놈은 지 자식을 번듯하니 이런 큰 병원에다 모셔두고 있어 잉?니들이 사람이여?개, 돼지만도 못한 것들 아녀 이것!씨발!(방망이를 한 번 내리친다) 정애:병원비가 없어서 사채를 썼어. 갚은 이자만으로도 원금을 까고도 남는데 이 새끼들이 이자가 한달만 밀려도 병실로 찾아오네. 아이의 아빠가 작업복을 입고 1층으로 등장한다. 같은 복장의 배우들이 방망이를 들었다. 광식:이 집은 재개발 지역 내에 있습니다. 나 난 이, 이렇게까지 하긴 싫어요. 어서 어서들 나가세요. 안, 안 그러면 가만 두지 않겠어. 어, 어서 나가!셋을 셀 거야. 하나!둘!씨발 나가요!셋!(방망이를 치켜든다.) 배우들이 같이 치켜든다. 남자:봉천동 산 27번지 재개발 지역.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 조폭:울 엄니도 몇 년째 똥오줌 받아내고 있다니까. 니 자식만 자식이고 울 엄니는 늙었응께 고만 돌아가시라 이거여 뭐여!잔말 말고 돈 내놔!안 그러면 자식이고 뭐고 없응께. 인철이가 피에로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남자와 정애는 본격적으로 춤을 춘다. 광식:인철아!이 자식 여기 있었구나. 나 좀 살려주라!이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야. 난 못 하겠다. 내가 그 돈은 꼭 갚을게. 인철아. 나 좀 놔 주라. 내 이 손으로 우리 엄니같은 노인네 허리를 치고 머리를 잡고 집에다 불을 지르고 그랬다. 야!인철아!나 좀 ! 인철:아직 먹고 살 만한가 보구나, 니가. 알아서 해. 광식:야, 우리가 불알친구 아니냐. 이 자식아. 인철:어렵게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생각해. 자식을 생각하라고. 광식:인철아. 나 이제 이 짓 못하겠다. 나 좀 봐주라. 인철:야 이 자식아. 일할 사람은 많아. 너 당장 돈 갚을 수 있어? 광식:내가 벌어서 갚을게. 인철:오다가 떨어져서 말이야. 니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나도 곤란해져. 이쪽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지는 알지? 광식:그래도 난, 난 못해. 인철:이 자식아. 그럼 돈을 가져와. 광식:으으으으으! 인철:쉽게 생각해. 아이의 호흡기 소리가 거칠어진다. 음악이 고조되면서 2층 병실의 조폭과 1층의 광식과 다른 배우들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정애와 남자가 무대를 빙글빙글 돈다. 배우들의 모습은 마치 무협영화의 한 장면 같다. 정애:있는데 안 주는 것 아닌데. 조폭:그려? 갚을 능력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때워야지. 아줌니 아직 탱탱하구마잉. 남자:일곱 살 난 딸이 집 마당으로 뛰어들다가 돌에 깔려 죽었네. 정애:그럴게요, 그럴게요, 제가 가서 일해 드릴게요. 빚만큼 일해 드릴게요. 제발 가주세요. 조폭:오메, 이렇게 쉬운 길이 있었는데 괜히 힘써 부렀네. 현란한 조명이 무대 전체를 채우고 이어서 공사장의 먼지 같은 희뿌연 연기가 무대를 가득 메운다. 무대에 탬버린 소리가 울린다. 연기가 걷힌다. 화려한 옷을 입은 정애가 탬버린을 치고 있다. 정애는 노래를 부른다.2층의 유리창 밖으로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골함에서 하얀 재를 허공에 뿌린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에피소드 3 웨딩마치 흐르면서 무대가 밝아지면 2층의 무대에는 하얀 천이 내려와져 있다. 무대의 곳곳에는 두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단들이 있고 단위에 사람들이 둘씩 앉아 있다. 그들은 모두 광식과 정애다. 첫번째 단 광식:오늘은 입질이 영 시원찮네. 정애:아이 재미없어. 광식:그러게 왜 따라왔어. 정애:집에 있어도 재미없어. 광식:그러셔?가인이는? 정애:아까부터 곯아 떨어졌어. 텐트 치고 잔다고 좋아하더니. 당신은 낚시가 그렇게 좋아? 광식:그러엄. 정애:우리보다도? 광식:그러엄. 정애:치, 그럼 왜 결혼했냐? 평생 혼자 낚시나 하고 살지. 광식:니가 결혼해 달라고 하도 쫓아 다녀서 할 수 없이 했다. 정애:뭐야?내가 언제? 광식:물고기 머리냐? 정애:하이구 그러셔?그래서, 그래서 후회해? 광식:글쎄에. 정애:이이가 정말.(광식을 꼬집는다.) 광식:아야!조용히해. 물고기들 다 도망간다. 정애:똑바로 말하란 말야.(또 꼬집는다.) 광식:아야. 왜 이래 마누라. 똑바로 말하면 잡아먹으려고? 정애:뭐야? 광식:하하하. 두번째 단 정애:방송국에서 우리 가인이를 찍어간대. 광식:그래?방송국에서 어떻게 알고? 정애:간호사들이 편지를 써 줬대. 광식:정말? 세번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정애: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광식:가끔씩 눈을 맞추고 울기도 합니다. 정애:가인아. 어서 일어나서 엄마랑 밖에 나가 놀아야지. 광식:(얼굴을 찌그러트리고 입을 크게 벌려서 운다.) 정애:그럴 땐 우리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요. 그럼 가인이가 곧 일어날 것 같아요. 광식:(정애의 등을 두드린다.)두 시간에 한 번씩 체위를 바꿔주고 등을 이렇게 두드려 줘야 합니다. 정애:가래도 뽑아줘야 하고요. 낮에는 어머니가 와 계시고 밤에는 우리가 교대로 하죠. 낮에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정애와 광식의 역할을 바꾸어 정애가 광식의 등을 두드린다. 광식:가장 필요한 거는 역시…. 정애:(얼른)아이의 병원비를 석 달에 한 번씩 계산해야 해요. 셋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세번째 단 정애:밑 빠진 독에 물붓기지. 벌써 통장이 바닥났어. 광식:인수가 걱정이야. 정애:왜? 광식:장모님이 병원으로 데리고 왔어. 정애:그래서? 광식:데리고 가서 자장면을 사줬는데, 아이가 이상했어. 정애:이상해? 광식:자장면을 먹다가도 눈을 깜빡하고 얘기도 잘 하지 않고 그저 눈만 깜빡거렸어. 정애:하도 오랜만에 보니까 낯설어서 그랬겠지. 광식:그게 아니야. 정애:그럼, 아이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 광식:장모님이 그러는데 신경증 증세가 있대. 정애:뭐? 광식:우리가 잘 돌봐주지 못해서 그래. 태어나고 얼마 있지 않아 가인이가 그렇게 되고…. 아무리 장모님이 신경 써 줘도. 정애:그래서 엄마가 잘 못 돌봐서 그런단 거야? 광식:이 사람이!누가 그렇대? 정애:그럼 뭐야, 그럼 뭐냐고. 광식:으이구, 왜 억질 부려. 내가 뭐라고 했다고. 정애:몰라. 정말 미치겠다. 다른 배우들이 세번째 단을 쳐다본다. 네번째 단 광식:당신 저녁마다 어디를 나가는 거야. 정애:내가 말했잖아. 친구 식당일 도와준다고. 광식:당신 정말! 정애:어서 밥이나 먹어. 광식:…. 정애:유리창 닦는 아저씨가 죽었어. 광식:뭐? 정애:집이 재개발돼서 다 부숴지고 식구들이 다 뿔뿔이 흩어지고 그랬대. 광식:그래서, 죽었어? 정애:줄을 끊었어. 광식:다, 당신이 봤어? 정애:아니, 들었어. 깡패들이 와서 집을 다 부쉈대. 참 기분이 묘해. 그 아저씬 우리 가인이가 바깥세상을 잘 볼 수 있게 유리창을 깨끗하게 잘 닦아줬는데. 광식:…. 정애:불쌍하다. 그치?그런 거 보면 우리만 힘든 것도 아냐. 가인이는 이렇게 살아 있잖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도……. 광식: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그게 어울리는 말이니? 정애:왜 이래?오늘?짜증이 컨셉트야? 광식:힘들겠다. 자기는. 정애:새삼스럽게 왜 이래. 광식:밤마다 춤추고 노래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 정애:뭐? 광식:…. 정애:어, 어떻게 알았어? 광식:더럽다. 정애:누가? 광식:내가. 정애: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당신이 사채만 안 썼어도. 광식:당신이 다른 남자들 앞에서 웃고 있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쏠려. 정애:그럼 가서 일억만 벌어와. 광식:제길! 정애:당신이 신체 포기각서도 썼다며. 콩팥하나 떼어줬는데 이번에는 뭘 주려고?눈?간?심장?그럼 우리 가인이는?당신이 죽으면 가인이도 죽어. 광식:개새끼들한테 돈을 빌리는 게 아니었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정애:허풍 떨지 마. 광식:뭐? 정애:어렵지 않아. 그냥 노래만 불러. 광식:거기가 그런 데냐?노래만 부르는 데냐고. 정애:정 못 믿겠으면 따라와서 보면 되잖아. 광식:꿈에도 생각 못했어. 당신이…. 정애:아까 어머니가 호박죽 끓여 오셨던데 먹을래? 광식:…. 정애:총각김치도 있어. 광식:개새끼. 정애:애 듣는 데서 왜 자꾸 욕을 하고 그래. 광식:듣긴 누가 듣는다고 그래. 병신이! 정애:(광식의 뺨을 친다.) 광식:인생이 억울하다. 정애:…. 광식:…. 정애:가인이가 다 들어. 세 단의 배우들이 일어나서 계단으로 올라가서 하얀 천을 내린다. 침대위의 아이가 호흡기를 단 채 침대에 앉아있다. 빨래가 매달려 있는 줄 사이에는 등이 여러 개 걸려 있다. 등이 하나둘씩 켜지면서 정애의 얼굴 몽환적이 된다. 무대에는 등의 불빛만이 있다. 정애:이상하지. 유리창 아저씨가 우리 병실 앞에서 하얀 재를 뿌리는 꿈을 꿨어. 그게 우리 가인이가 죽어서 태운 재 같아서 가슴이 저려 죽는 줄 알았어.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당신 얼굴이랑 똑같이 생긴 거야. 광식:그 사람. 자기 아이가, 무너지는 집에 깔려서 죽었어. 정애:어떻게 알아? 광식:나도 꿈을 꿨어. 둘이서 장난삼아 주거니 받거니 소주 한 잔 하는데 그 사람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 거야. 초등학교 동창인가 중학교 동창인가 물어보려는 참에 줄을 끊더라. 그러고 나니까 생각이 나는 거야. 죽은 그 아이를 많이 닮았더라. 내가 그 사람을 닮고 죽은 아이가 가인이를 닮고 ……. 정애:꿈을 꾸는 것 같다가 일어나보면 꿈이랑 별 차이가 없는 현실이 돌아와. 광식:내가 거기 있었어. 아이가 죽을 때 내가 거기 있었어. 죄책감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배우들이 등 앞에 서있다. 하나의 등에 하나의 광식과 정애. 두 사람이 조금 더 몽환적인 상태가 된다. 정애: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아. 광식:꿈에서 보면 우리의 머리맡에 등이 하나씩 걸려 있어. 정애:예쁘다. 광식:등이 하나씩 꺼져. 정애:슬프다. 배우들이 등을 차례로 끈다. 광식:가인이 머리위의 등은 아직 켜져 있어. 정애:다행이다. 광식:(두 팔을 천천히 들어올린다)나는 꺼진 내 등을 부여잡고 울어. 당신 등을 부여잡고 울어.(울음을 터트린다.) 정애:부모란 게 그런 거야. 자식이란 게 그런 거야. 광식:저기 아직 꺼지지 않았지만 많이 희미해진 등들이 있네. 정애:그건 누구의 등일까? 광식:인수. 정애:저게 우리 인수 등이야?어머, 정말 빨갛고 작은 등이네. 광식:그 아이, 그 아이 아빠. 정애:어쩜, 저렇게 예쁜 등을 가진 아이였어. 광식:(손을 원을 그리며 돌린다.)나는 가인이의 등을 꺼. 정애:어?그럼 안돼. 광식:천천히, 조금씩 심지를 줄여. 미안해. 정말 미안해. 배우가 가인이의 등을 끈다. 앉아있던 아이의 눈이 무섭게 커진다. 호흡을 거칠게 쉰다. 그러다 점점 잦아든다. 앉은 채로 숨을 멈춘다. 정애가 광식의 목을 조른다. 남아 있는 등들이 무대를 비춘다. 숨을 멈춘 가인의 눈이 등불처럼 떠져 있다. 암전. 에피소드 4 1층 무대의 한곳에 햇빛처럼 조명이 드리우고 광식이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광식의 그림자가 무대 전체에 비추어지면서 광식의 외로움이 극대화된다. 정애가 계단을 통해 내려와서 무대 가운데로 천천히 걸어간다. 소복을 입고 있다. 광식의 그림자에 정애의 모습이 겹친다. 정애:(허공에 손을 대본다.)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뭐라고 그러지? 광식:메리 크리스마스. 정애:치, 화이트 크리스마스 아냐? 광식:알면서 왜 물어봐? 정애:어서 일어나서 이리로 와. 집에 가야지. 광식:왜 이래? 당신이 이쪽으로 와야 해. 병원으로 가는 길은 이쪽이야. 정애가 광식의 쪽으로 걸어오다가 멈춘다. 정애가 당황해하며 멈춰 서서 양쪽을 바라본다. 정애:어디로 가지?가인이가 죽었는데. 광식:(놀라며)무슨 소리야?가인이가 죽어? 정애:균에 감염이 돼서 열이 40도까지 올라갔어. 누가 때리지 않았어도 온몸에 멍이 들고 입과 항문으로 피가 줄줄 나왔어. 당신이 없는 동안에 가인이가 죽었어. 지금 가면 볼 수 있어. 광식:(가슴을 쥐어짜며)아! 정애:죽는 건 너무 순간이라 처음엔 나도 믿을 수가 없었어. 집으로 데려와서 씻기고 옷을 입히고 당신을 기다렸어. 오늘쯤 당신이 병원으로 올까봐 이리로 왔어. 광식:우리한테 집이 있었나? 정애:가인이를 보내려고 집을 구했어. 며칠동안만이라도 있을 수 있었어. 오늘 나가야 해. 주인이 죽은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걸 보고는 당장 나가라고 그러는데 며칠만 봐달라고 빌었어. 광식:난 꿈을 꾸는 것 같아. 정애:다른 병실 아이도 죽었어. 아이 아빠가 호흡기를 껐어. 뉴스에도 나왔어. 그 아이 아버지는 잡혀 갔어. 나도 꿈을 꾸는 것 같아. 아니 잘 모르겠어. 지난 8년이 꿈인지, 아니면 지금이 꿈인지. 광식이 운다. 그림자가 흐느낀다. 정애의 몸에 겹쳐져서 두 사람의 흐느낌이 된다. 광식:장례비는? 정애:아이 옷하고, 염할 것 하고, 화장터 가서 화장할 것 하고 집세 내고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무대 위를 비추는 조명이 시간이 흘러감을 알게 해준다. 그림자가 점점 작아진다. 광식: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정애:차내에 계시는 승객 여러분, 여기를 잠시 봐 주십시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은 한달만 써도 칫솔모가 쉽게 닳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로는 치석까지 제거되지 않습니다. 광식:둘이요, 두부장수. 정애:여기 새로운 칫솔이 나왔습니다. 몇 달을 써도 칫솔모가 손상되지 않는 칫솔입니다. 이를 닦으면 부드러운 칫솔모가 이의 구석구석까지 파고 들어가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줍니다. 광식:낙원으로 갔니? 정애:이를 닦는 동안 여러분을 낙원으로 데리고 가줄 칫솔이 두개에 오천원입니다. 광식:정말 하루저녁이 꿈같다. 아이들이 죽고 어른들은 자살하고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 같아. 정애:하얀 옷을 입어서 니 모습이 성모 마리아처럼 성스럽고 숨소리는 너무나 고요해서 세상의 모든 소음을 덮어주었어. 엄마는 꿈을 꾼다. 니가 등불을 들고 나타나 아빠를 위로해주고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고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선하게 해주는 꿈을……. 죽은 이들이 등불을 들고 등장한다. 자신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환하게 웃고 있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 당선소감 “수술후 벅찬 소식… ‘이런게 인생이구나’ 느껴” 갑자기 배에 기형종이 생겨 수술을 받게 되었고 수술 직후 당선 소식을 들었다. 통증과 전신마취 후의 몽롱함 속에서 들은 가슴 벅찬 소식이었다.‘이런 게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부터 나는 ‘대전여민회’라는 여성운동단체의 연극 소모임 ‘돼지꿈’에서 활동을 해 왔다.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여성 문제를 연극으로 만들어 공연을 하면서 ‘연극’이라는 것이 사람의 다친 마음을 치료해주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최고의 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간호사로서 막연히 연극에 대한 동경만 가지고 있던 나를 연극판으로 이끌어주고 몇 년을 한결같이 믿어준 대전여민회의 언니와 동생들 그리고 진연 언니에게 가장 먼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나와 같이 몇 년을 울고 웃으며 연극을 했던 모든 돼지꿈 단원들과도 술 한 잔 하면서 기쁨을 나누고 싶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다. 단 몇 평의 무대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신 김상열 교수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부모님, 대전대의 모든 교수님들과, 같이 스터디했던 동료들, 그밖에 작품을 열심히 읽어주고 평을 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아 주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개인이나 가족의 병이 아닌 사회의 병으로 인식해 같이 치료할 날을 바라며 당선 소감을 마친다. 김미정 ●약력 1971년 대전 출생 충남대학교 간호학과 졸업, 대전대 문예창작대학원 수료 대전여민회 문회위원장(연극모임 ‘돼지꿈’ 연출 및 극작 활동) ■ 심사평 “꿈·현실 넘나들며 존재의 불가사의 부각 돋보여” 신춘문예에도 유행은 있는가 보다. 올해 응모작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심사를 하면서 그 작품이 그 작품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다른 말로 하면 개성 있는 작품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말이다. 자의식과 관념이 과잉되어 작가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작품들, 고통의 아우성만 보여주고 고통의 근원을 성찰하지 않으려는 엄살과 감상(感傷)덩어리의 작품들, 무뇌아적 형식실험에 진부한 소재를 안이하게 결합한 작품들, 존재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 보이려는 도살의 욕망은 보이나 존재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나 깨달음은 보이지 않는 작품들 등. 개성이나 독창성의 기준을 떠나 극작의 기본기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별하려고도 해보았으나 단편희곡이 지녀야 할 덕목을 지닌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소한 소재를 의미심장하게 구성해내는 능력, 압축적이면서 오랜 울림을 줄 수 있는 내공, 존재의 심연을 깊고 섬세하게 응시하는 통찰력을 지닌 신인을 만날 수 없었다. 정말 심사를 하는 입장에서 독창성보다 기본기에 충실한 신인을 기대했다. 그 이유는 대개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 등단과 함께 사라져가는 경우가 너무나 허다하기 때문이다. 등단은 시작일 뿐이다. 그런데 시작과 동시에 끝을 내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미정의 작품과 박재원의 작품이 최종적으로 거론되었다. 박재원의 희곡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서라운드(surround), 다시 말해 삶의 조건에 대한 성찰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러나 형식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삶의 조건에 대한 중심인물의 대응이 자폐적이라는 지적 또한 면할 수 없었다. 김미정의 ‘블랙홀’은 공간, 인물, 사건의 혼재와 병치, 꿈과 현실의 넘나듦을 통해 존재의 불가사의한 면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연극 공간의 활용과 극적 이미지의 연결이 돋보였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와중에도 코믹함을 잃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철리 김태웅
  • [책꽂이]

    ●이불 속의 쥐(박남희 지음, 문학과경계 펴냄)199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 ‘폐차장 근처’에 이어 펴낸 두번째 시집. 사랑, 추억 등을 노래하는 서정시편과 후기 자본주의 문화가 야기하는 반인문주의적 비속성을 비판하는 시들이 실렸다. 7500원.●아버지(김정현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1996년 출간 당시 200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사업 실패후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이 우여곡절끝에 가족애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로 실직가정, 가족 붕괴 등으로 흐트러진 우리 사회에 ‘아버지’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2001년 나온 후속작 ‘어머니’도 이번에 출판사를 바꿔 재출간됐다.9500원.●에드가 앨런 포(김성곤 지음, 살림 펴냄)‘검은 고양이’등 수많은 추리소설과 심리소설을 남긴 에드가 앨런 포의 생애와 작품을 김성곤 서울대 영문과 교수가 알기 쉽게 조명했다. 평전과 작품론에 이어 ‘모르그가의 살인사건’‘도둑맞은 편지’등 8편의 단편과 연보를 실었다.7900원.●마음의 사막(이동순 지음, 문학동네 펴냄)등단 32년을 헤아리는 저자가 5년에 걸쳐 몽골, 쿠차, 타클라마칸 등 실크로드를 원정하며 겪은 체험을 담은 시집.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삶과 죽음, 고요와 집착이 공존하는 사막임을 관조하는 시인의 응시가 웅숭깊다.7500원.●미르신화전기(권순규 지음, 스토리텔링 펴냄)신의 계시를 받은 세 명의 주인공이 우주를 지키고자 절대 악에 대항하는 내용의 토종 판타지 소설.‘프리메이슨’‘일루미나티’같은 비밀단체와 외계 종족, 거대 드래곤, 몬스터 등이 등장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스토리를 펼친다.9000원.●임혜신이 읽어주는 오늘의 미국 현대시(임혜신 지음, 바보새 펴냄)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시인 임혜신이 미국 현대 시인 25인을 소개한 책.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트 시인 앨런 긴즈버그를 비롯해 베스트셀러 시인 빌리 콜린즈, 동양정신을 시로 드러내온 로버트 하스 등 다양한 작가들의 시 세계를 들려준다.1만 2800원.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천리그룹-이만득·유상덕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천리그룹-이만득·유상덕 회장家

    사업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동업’ 얘기를 꺼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업 과정에서 동업자와 합의로 꾸려가기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사업가들은 형제나 친척과도 동업을 꺼리는 편이다. 하지만 동업은 제대로 하면 혼자 때보다 훨씬 많은 경영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중견 그룹인 삼천리는 동업 관계로 사세를 확장시킨 대표적 기업이다. 창업 선대(先代)부터 반세기 이상 ‘동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혈육보다 진한 동업정신 삼천리의 그룹 역사는 1955년 10월1일 고 유성연ㆍ이장균 명예회장이 공동으로 ‘삼천리연탄기업사’를 설립하면서 시작했다. 지금은 도시가스 및 해외자원 개발에 전념하면서 국내 도시가스 1위 업체로 부상한 것은 물론 세계 7위 규모의 유연탄광을 경영하는 세계 굴지의 자원개발회사를 보유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형제보다 가까웠던 두 선대 회장의 관계를 유상덕(46) ㈜삼탄 회장은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이장균 회장님 댁과 우리 집안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웃에서 살았고 서로 큰 집, 작은 집이라 부르며 지내 와 서로 남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 우리 집안은 유(劉)가인데 왜 작은아버님의 성은 이(李)가인지 궁금했던 적도 있었다.” ●세 번에 걸친 운명적인 만남 두 창업주는 창업을 하기 전까지 모두 세번의 의미있는 만남을 가졌다. 첫번째는 해방 직후 함흥에서 소련군을 상대로 식료품 장사를 하다가 8인계 멤버로 만났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이후 피란 시절에는 각자 경남 거제와 경북 포항에서 생활하다가 조우했다. 세 번째는 1955년 삼천리 창업을 통한 만남이었다. 창업 당시엔 두 가정이 단칸방에서 이불 칸막이만 쳐놓고 동고동락하며 사업을 일궜다. 연탄가루를 가져와 기계틀에 넣고 찍어 말린 뒤 배달도 직접했다. 네 사람이 연탄 수레를 ‘끌고 밀면서’ 삼천리의 그룹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유성연 명예회장은 1917년 함남 삼평면 부흥리에서 아버지 유봉주씨와 어머니 김씨의 2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부친의 사업 실패로 곤궁한 삶을 살아야 했다. 유 명예회장은 어린 시절 서당에서 ‘명심보감´을 공부하고 11세가 되던 해에 4년제 삼평보통학교에 입학했다. 남보다 늦은 학업이었지만 유 명예회장은 보통학교 4년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함흥 시내에 있던 함흥제일보통학교 5학년에 편입했다. 보통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평양사범학교에 관비(官費)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평양사범 입학시험에는 함경도에서 200여명이 응시해 9명만 합격했을 만큼 어려운 관문이었다. 평양사범학교를 졸업한 유 명예회장은 함흥 부근에 있는 삼호보통학교에서 첫 교편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이곳에서 1년간의 교사생활을 거친 뒤 함흥시내의 영정보통학교로 전근했다. 영정보통학교에서의 교직생활이 3년 지났을 무렵인 1943년 유 명예회장은 일본 유학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태평양전쟁이 2년째로 접어들면서 생활이 힘들어져 유학의 꿈을 포기하고 함남 피복조합 사무원으로 취직했다. 이후에도 징용 위협이 다가오자 징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교사직을 다시 선택했다. 1944년 함흥 외곽에 있는 주북공립보통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해방 이후 유 명예회장은 경제활동에 투신해 나라 경제를 위해 큰 일을 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당시 그는 함흥 선덕비행장에 주둔한 소련 공군을 상대로 미군 군수물자, 초콜릿, 통조림, 담배, 술 등 식료품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유 명예회장은 한국전쟁 발발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우여곡절끝에 남한으로 가는 LST함정에 겨우 올라 타 피란민 대열에 합류했다. 거제도 난민수용소에 잠시 수용됐지만 수용소를 빠져 나와 미군을 상대로 토산 기념품을 팔기 시작했다. 이만득(49) 삼천리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장균 명예회장은 1922년 6월27일 함남 함주군 상기천면에서 아버지 이황주씨와 어머니 윤윤옥씨 슬하의 6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조부 때부터 가세가 기울기 시작해 전답을 모두 차압당했다. 이후 몇해동안 움집에서 살아야 할 정도로 궁핍한 생활을 했다. 이 명예회장은 7∼8세 무렵부터 ‘소년 지게꾼’이 돼 공사장에서 자갈을 짊어져 날라야 했다. 힘든 와중에도 그는 낮에는 지게꾼으로, 밤이 되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야학에 나가 공부를 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거둬 주북공립보통학교 3학년에 편입할 수 있었다. 이후 4년간의 학창생활은 이 명예회장이 경험한 유일한 정규 학업이었다. 보통학교를 졸업한 이 명예회장은 유담보통학교에서 촉탁 직원으로 잠시 일하다 21세에 흥남질소비료공장의 사원을 거쳐 토목건설 현장의 서기로 옮겼다. 이후 함남토목회사의 하청업자로 변신해 사업가로서 첫 길을 걷게 된다. 어느 정도의 사업 성공도 이룬다. 소련군이 함흥에 진군하자 시내에서 ‘민흥상회’라는 가게를 열어 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다. 그러다가 소련군이 좋아하는 통조림 제품을 구하려 수소문하던 중에 유 명예회장과의 ‘운명의 만남’을 갖게 됐다. 곧바로 의형제 이상의 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은 8인계를 조직해 더욱 가까워졌다. 유 명예회장보다 보름 앞서 흥남에서 국군이 철수하는 배를 타고 포항으로 내려온 이 명예회장은 이곳에서 원산 출신인 김성숙(73) 여사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 회장 부부는 포항 죽도시장 중심부에 ‘흥성상점’을 열어 시멘트, 밀가루, 설탕, 비료, 무연탄을 취급해 큰 돈을 벌었다. 특히 이 명예회장은 서민들의 연료인 신탄(숯)을 제조해 팔면서 장차 무연탄이 가정연료로 중요하게 쓰일 것이라고 판단해 1953년부터 연탄사업에 손을 댔다. ●연탄사업으로 시작된 동업 이 명예회장은 1955년 서울에 있는 단성사로부터 원탄을 대량 매입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직접 강원도에 가서 560t의 원탄을 구매, 서울로 수송했다. 그러나 장기간의 운반 과정에서 원탄 가격이 하락하면서 단성사가 매입을 거부하자 탄을 저탄장에 쌓아 놓아야만 했다. 이 명예회장은 이때 서울로 올라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던 유 명예회장을 만나 같이 연탄사업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이 날은 삼천리그룹의 창립일인 1955년 10월1일로 유 명예회장이 박옥순(78)여사와 결혼한 날이기도 하다. 이후 아예 서울로 본거지를 옮긴 두 사람은 중구 신당동에 터를 잡아 호적에 본적지로 등록했다. 유 회장이 신당동 248-1, 이 회장은 건너편의 신당동 304-211에 안착했다. 이때 5세 위인 유 명예회장은 연탄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사장을 맡고, 이 명예회장은 원탄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는 부사장 형태로 역할 분담을 했다. 그러나 이는 명목상 구분일 뿐 두 사람은 이후 어떤 일을 하든지 상의하고 양보하면서 삼천리의 역사를 일구기 시작했다. ●2세에게 동업 각서 물려줘 이들은 각각 회장실 금고에 동업각서를 보관해 오다 두 집안의 2세도 간직해야 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떠났다. 두 창업회장은 5개 조항의 동업서약서를 쓴 뒤 가족보다 끈끈한 관계를 50년째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동업서약서에는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다른 사람이 남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투자 비율이 다르더라도 수익은 절반씩 나눈다.’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등 5개 조항이 담겨 있다. 재계 주위에서는 두 집안의 경영 스타일이 다른 점도 동업에 큰 도움이 됐다. 유 선대 회장 부자는 과묵하고 꼼꼼하고 심사숙고하는 성향인데 비해 이 선대 회장 부자는 직설적이고 외향적이며 공격적이어서 서로 보완이 됐다는 것이다.25년 전 코크스(용광로 연료) 사업에 진출할 때 이 명예회장과 유 명예회장은 공개 석상에서 한 시간 넘게 싸우는 등 첨예하게 대립했지만, 이 명예회장이 유 명예회장을 17번 찾아 설득한 끝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룹의 명운을 가름할 중요한 고비마다 두 창업자는 격렬한 논쟁을 벌였지만 일단 합의를 이루면 상대방의 뜻에 따랐다. ●선대와 버금가는 2세들의 동업경영 두 집안은 이렇듯 탄탄한 동업경영을 기반으로 두 창업주의 아들인 이만득, 유상덕 공동회장에 이르기까지 2대에 걸쳐 동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2세 회장은 선대 회장들과 같이 서울 방배동 한 동네에 살면서 3세 자녀들이 2세 회장에게 삼촌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 1993년 이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이만득 회장은 유 명예회장의 외아들 유상덕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회장이 그룹회장으로 취임하며 경영권을 물려받았지만 한번도 경영권 분쟁이 없었다. 유 회장은 삼천리 모든 계열사의 지분을 이만득 회장과 동일하게 갖고 있지만 삼천리 경영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은 7개 계열사 지분까지 50대50의 똑같은 비율로 2대에 걸쳐 공동경영을 하며 연간 2조 5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장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천리(도시가스회사)와 삼천리ES(천연가스 냉난방기 판매), 삼천리ENG(도시가스 배관설비)를 맡고 있다. 유 회장은 해외에너지 자원 개발을 하는 ㈜삼탄(유연탄)과 삼천리제약을 책임지고 있다. ●월남민 출신 창업주들, 소박한 혼맥 가꿔 창업주들은 대부분의 친인척을 북한에 두고 내려와 화려한 집안을 꾸리지는 못했다. 이 명예회장은 2남2녀를 두었지만 자식들의 결혼에 대해서는 집안이나 배경보다는 며느리와 사위들의 개인 능력을 최우선으로 봤다. 며느리는 단출한 집안을 꾸릴 수 있는 ‘성품’을 위주로 봤고, 사위들은 ‘능력’을 중심으로 간택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요란한 혼맥을 이루지 않았다. 이 명예회장의 큰아들인 이천득씨는 삼천리 부사장으로 있던 1987년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평범한 집안의 유계정(55)씨와 사이에 은백(32)·은아(30)·은미(29)씨 등 2남1녀를 두었다. 이만득 회장은 이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가발 수출을 하는 삼천리의 계열사인 미성상사에 입사, 경영에 참여했다. 형이 작고하자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 회장은 1977년 전혜연(50)씨를 배필로 맞아 은희(27)·은남(26)·은선(23) 등 3녀를 낳았다. 전씨의 부친은 예비역 대령 출신으로 같은 이북 출신 실향민이다. 이 회장과 부인 전씨의 결혼 스토리는 부친 이 명예회장의 성격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친구의 소개로 부인을 만나다가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이 명예회장은 아들이 군 복무중에도 열애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두 사람을 불렀다. 이때는 5월5일 부인 전씨의 생일이어서 휴가나온 이 회장이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을 집으로 급히 호출한 것이다. 영문을 모르고 집으로 달려간 두 사람은 이 명예회장이 전씨를 꼼꼼히 뜯어 보더니 “됐다. 결혼해라. 결혼식은 10일 후인 5월15일 오후 5시로 잡자.”고 말해 너무 놀랐다. 두 사람은 귀를 의심했지만 “며느리가 착실하고 몸 건강하기만 하면 됐지, 뭘 바라겠느냐. 혼수는 일절 없이 식을 올리자.”며 두 사람을 독려했다. 혈혈단신 월남한 이 명예회장은 아들을 빨리 결혼시키고 싶은 생각에 혼례를 서둘렀다고 이 회장은 회고한다. 이 회장의 큰 딸 은희씨는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현재 플로리스트(화훼장식가)로 활동하고 있다. 둘째딸 은남씨는 미국 UC어바인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셋째딸 은선씨는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다. 장녀 이란(51)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이후 서울대 자연과학대 통계학과 교수인 조신섭(53)씨와 결혼했다. 조 교수는 서울대 응용 분석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에서 통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1986년부터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2녀인 이단(47)씨는 진주화(52)씨와 혼인했다. 진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페퍼딘대에서 MBA를 취득했고,2002년 ㈜삼천리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그리니치 투자자문㈜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유 명예회장은 박옥순 여사와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다. 유 명예회장도 사위들을 고르는 기준으로 이 명예회장과 같이 집안 배경보다는 능력을 중요시했다. 외아들인 유상덕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삼척탄좌개발㈜ 상무이사로 재직하다 1993년에 ㈜삼탄회장에 올랐다. 고등학생인 용훈(18)·용욱(17) 등 두 아들을 두었다. 장녀인 명옥(55)씨는 이태성(59)씨와 결혼했다. 이씨는 미국의 스티븐스대 기계과를 졸업한 뒤 2001년부터 삼천리USA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명옥씨는 이 사장과 사이에 준영(30)·찬영(28) 등 두 아들이 있다. 차녀인 혜숙(49)씨는 이민엽(53)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혜숙씨는 미성상사를 맡고 있는 남편 이씨와의 슬하에 규빈(25)·규환(21)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jrlee@seoul.co.kr■ 이만득 회장의 ‘골프경영론’ 이만득 삼천리그룹 회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매일 오후 헬스클럽에서 1시간동안 땀을 흘리고 주말이면 골프를 치며 경영 전략을 가다듬는다. 핸디캡 5 수준으로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컵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 회장은 골프에서 기업 경영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며 ‘골프경영론’을 설파하고 있다. 이 회장은 “골프를 치면서 기업 경영에 필요한 많은 영감을 받는다.”면서 “골프와 경영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또 골프의 고수는 14개의 클럽을 고루 잘 쓸 줄 알아야 하는 것처럼 기업가들도 다양한 경영 요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골프를 통해 배웠다고 한다. 그는 “경영자는 인사, 자금, 기획, 홍보 등 다양한 요소를 잘 활용해야 기본적 조건에 맞는 조화로운 경영을 할 수 있고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골프의 코스 전략과 경영의 코디네이션이 ‘닮은 꼴’이라는 점도 지적한다.“골프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코스와, 그렇지 못한 코스의 전략이 다르듯이 경영에서도 각각의 사업 분야마다 특징을 고려해 사업부문을 코디네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골프 경영론의 핵심이다. 골프 고수들은 아무리 쉬운 코스라도 티샷을 하기전에 머릿속에 자신만의 전략을 수립하고, 특히 어려운 코스는 더 복잡한 전략을 세우게 된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이번 코스에서는 파(PAR·기준 타수)가 힘들겠다고 판단되면 보기(기준 타수보다 1타 더 치는 것)를 위한 전략을 세우게 된다.”면서 “그리고 다음 코스에서는 버디를 잡아야겠다는 전체적인 전략을 짜게 된다.”고 말했다. 경영도 사업분야마다 이익이 많이 날 때와 적게 날 때가 있지만 모든 부분을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작은 곳에 집착하지 않고 사업 전체를 크게 바라보고 전략 수립과 투자를 감행해야 성공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끝으로 “골프공은 같은 자리에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매번 새로운 위치에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면서 “기업도 마찬가지로 매년 같은 환경에서 경영을 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한다.”고 말했다. 경영 환영은 수시로 변하는 만큼 새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jrlee@seoul.co.kr ■ 전권 받은 전문경영인 ‘삼천리호’ 지휘 고 유성연·이장균 명예회장이 회사 이름을 ‘삼천리´라고 정한 것은 우리나라 제품으로 삼천리반도 전체를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에서 비롯됐다. 함경남도에서 미군들을 상대로 식료품 장사를 해야 했던 창업주들의 ‘한(恨)´이 서려 있는 셈이다. 50년 만에 연탄 회사에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천리호´에는 베테랑 CEO들이 승선해 있다. 이만득·유상덕 회장은 일선 CEO들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스타일이다. 이영복(61) ㈜삼천리 사장은 엔지니어링 출신의 CEO로 국내 최대 도시가스기업을 이끌고 있다. 도시가스 업계의 산증인으로 안전을 중요시하는 업계 특성상 꼼꼼하게 일을 살피는 경영스타일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비효율적 경영 개선을 위해 윤리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윤리경영 선포식을 이끄는 등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부산고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천리 도시가스사업본부 영업이사를 거쳐 2003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김경이(59) 삼천리ENG 사장은 재무관리 전문가로 관리형 CEO다. 재무 전문가답게 업무 프로세스를 중히 여기며 원리와 원칙에 따른 업무를 진행한다. 대구상고를 졸업한 이후 줄곧 ㈜삼천리에서 경리부문에서 재직하며 경리담당 이사대우, 부사장을 거쳐 2003년에 사장에 취임했다. 강태환(57) ㈜삼탄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기업을 이끄는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서 연구·개발(R&D) 투자는 물론 인력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삼천리 기술투자 상무이사를 거쳐 2001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이찬의(51) KIDECO 사장은 인도네시아 파시르 광산을 세계 7대 유연탄광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2002년부터 사장을 맡아 업무별 소사장제를 도입하는 등 철저한 공정 관리와 치밀한 원가관리를 진두지휘해 왔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고,㈜삼천리 기획실 이사를 역임하는 등 ‘기획통´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용수(53) 삼천리열처리 사장은 무결함 경영을 지론으로 삼고 법적 기준에 따른 프로세스를 강조하고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천리 기계 상무이사, 기술연구소 상무이사를 거쳐 1997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김태성(60) 삼천리제약 사장은 삼성그룹에 입사해 홍콩 샹그릴라호텔 한국 대표를 역임하는 등 ‘외부영입´ 케이스로 삼천리호에 승선했다. 의사 결정과정에서 다양한 정보채널을 활용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고 1994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이민엽(53) 미성상사 사장은 직원들에게 업무를 믿고 맡기는 ‘보스형´ CEO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시카고대에서 MBA를 취득한 뒤 삼척탄좌 상무이사를 거쳐 1993년부터 대표이사에 재직 중이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속고 사느니…” 소장·해외작가들에 눈길

    “속고 사느니…” 소장·해외작가들에 눈길

    이중섭·박수근 화백의 가짜 그림 파문이 작고·원로작가 중심에서 젊은 현대미술 작가·해외작가로, 회화 일변도에서 판화·미디어 등의 분야로 미술시장 영역의 확장을 가져다 주는 촉매제가 됐다. 올 미술계의 다양한 변화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젊은 작가와 해외 작가 관심 높아져 그동안 작고·원로 작가에 집중됐던 관심이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속고 사는 것보다 차라리 젊은 작가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공감대를 넓혔다. 젊은 작가들의 경우 검증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가격 면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믿고 살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받는 분위기다. 이불, 최정화, 서도, 문경원, 도윤희 등 40대 작가들의 작품들이 인기다. 해외 비엔날레·아트페어에 나가 차근차근 지명도와 실력을 쌓아 나가는 이들을 주목하는 컬렉터들이 많아졌다. 또 황인기, 김홍주 등 50대 이상 중견작가들의 입지도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해외작가로 눈을 돌리는 미술애호가들도 많아졌다. 신정아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 가격이 워낙 높은 현실과 가짜 시비를 피해 차라리 세계 미술시장에서 뜨는 해외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컬렉터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중심인 데미안 허스트와 사진의 신디 셔먼, 색면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 비디오의 빌 비올라 등 해외 미술시장에서 인정받는 작가들이 컬렉션 대상이다. 특히 중국 현대미술도 인기몰이다. 자연 중국 작가들의 작품 가격이 오르고 있어 벌써부터 ‘거품 주의보’가 나돌고 있을 정도다. ●사진, 설치미술 등으로 영역확장 가속화 기존의 회화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진전과 설치미술전 등으로 미술시장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카르티에 브레송, 랄프 깁슨, 빌 브라트 등 사진 거장들의 사진전들이 화랑가에 잇달아 소개되는 등 올 한해 화랑가는 유난히 사진전이 풍년을 이뤘다. 미술평론가 이재언씨는 “사진전을 찾는 이들은 기존의 미술애호가와 다른 관람객들”이라면서 “사진전이 가짜 그림 시비로 위축된 미술시장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독거노인들 “너무 추워요”

    독거노인들 “너무 추워요”

    올해도 독거노인들은 온기없는 허름한 셋집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특히 재개발로 보금자리를 빼앗기고 더 열악한 곳으로 옮겨간 노인들은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 정도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서울신문은 12월 한달 동안 열린사회시민연합과 함께 ‘2005 나눔-해뜨는 집’ 캠페인을 벌인다. 버림받다시피한 독거노인들을 위해 집을 수리해주고 연탄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의 한 퇴락한 상가. 미끈한 고층 아파트 사이에는 금방 쓰러질 듯한 건물 한 채가 끼여 있다. 상가라고도 할 수 없을 만큼 자그마한 영세 가게들이 모여 있던 곳이다. 지금은 너무 낡아 상점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몇곳만 남았다. 방앗간이 있던 집에는 이복만(92)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 석달전 30여년 동안 살던 달동네 주택이 재개발로 헐린 뒤 이곳으로 왔다. 가까스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0만원을 내고 두평 남짓한 방과 서너평짜리 부엌을 얻었다. 난방시설은 전혀 없다. 비가 내리면 천장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진다. 합판을 잇대고 엉성하게 지은 무허가 건물이다. 화장실도 없다. 낡은 냉장고와 가스레인지가 살림살이의 전부다. 할아버지는 “겨울 추위가 매서워도 어쩔 수 없다. 전기 장판을 켜고 이불 두채를 한꺼번에 덮으면 그나마 낫다.”고 말했다. 사회복지단체에서 연탄 보일러를 설치해 줘도 소용없다. 거동이 불편해 연탄을 갈아끼울 수 없기 때문이다.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는 요사이 가슴 통증이 부쩍 심해진 것을 느끼고 있다. 난방비를 댈 형편도 안 된다. 정부에서 매월 27만 5000원을 받는 것이 수입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월세 10만원과 수도·전기료 등으로 5만원을 내면 12만원이 손에 남는다. 그나마 점심과 저녁식사는 인근 천주교회와 복지관에서 주는 무료 급식으로 해결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할아버지의 유일한 소일거리는 무료급식을 먹으러 걸어서 왔다갔다하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죽을 날을 기다리는 노인에게 즐거움이란 게 어디 있겠느냐. 몸이라도 덜 아프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6동 차연순(86) 할머니의 사정도 이 할아버지만큼 딱하다. 할머니는 다행히도 지난 6월 한 사회복지단체의 도움으로 연탄 보일러를 들여놓았다. 그전까지는 공사판에서 쓰다 남은 나무토막을 주워 와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살았다. 할머니는 “나무를 때면 방은 따뜻해지지도 않고 짙은 연기만 퍼져 이웃들이 눈살을 찌푸리곤 했다. 연탄 보일러를 놓아 한시름 놓았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3년전 살던 곳에 다세대 주택이 들어서면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6평쯤 되는 방을 전세 1000만원에 빌렸다. 생활비는 정부 보조금 30여만원. 그나마도 허리와 무릎, 고혈압 등을 치료하려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 매일 먹어야 하는 약만해도 3가지나 된다. 가난한 생활이라도 여생을 아프지 않고 보냈으면 좋겠다는 게 할머니의 소박한 소망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전문가들이 밝힌 난방용품 선택 요령

    전문가들이 밝힌 난방용품 선택 요령

    기름 값이 올라 절전 난방용품를 찾는 발길이 분주하다. 히터, 전기장판, 가습기 등이 지난 달부터 팔리기 시작했다.2만∼3만원대 저가 제품은 없어서 못팔 정도다. 뉴코아백화점, 롯데마트, 테크노마트,G마켓, 옥션, 인터파크, 아이세이브존, 롯데닷컴,GS홈쇼핑, 현대홈쇼핑,KT몰, 다이소 등 유통업체 전문가들에게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난방용품 선택 요령을 물어봤다. ●외풍 차단 폴리우레탄 제품 눈길 겨울철 난방은 바깥 바람만 막아도 절반은 성공한다. 노란색 스펀지에 때가 잘 묻는 기존 문풍지만 상상하면 오산이다. 투명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제품은 먼지가 묻지 않고 몇 번이나 붙였다 떼어도 접착력이 살아 있다. 영하 40도의 추운 날씨에도 딱딱해지지 않아 방풍 효과까지 뛰어나다.20m 1만 3500원. 스펀지 제품은 수명이 길어 미닫이 문이나 섀시에 적합하다. 다이소에서 500∼2000원에 살 수 있다. 직조 털실타입은 복원력이 뛰어나 아파트 현관문에 안성맞춤.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3만 2890원. 외풍차단용 특수 비닐은 발코니 창문에 사용하면 이중창 역할을 톡톡히 한다. 원하는 부분을 깨끗이 닦은 후 창문 틀에 맞춰 비닐을 붙인다. 드라이어의 따뜻한 바람을 쐬어주고, 비닐이 팽팽하게 당겨지면 끝.5500∼7000원. 항균테이프(3900원)는 유리창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아 준다. ●농어촌은 다목적 보일러가 실용적 보일러 선택은 살고 있는 집의 단열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벽 두께와 창문 수, 천장 높이를 고려해야 한다. 또 창문 방향이 북인지 남인지도 따져 봐야 한다. 겨울철 바깥온도가 영하 15∼20도, 실내온도가 20도라면, 단열상태가 나쁜 집은 한 평당 600kcal/h, 보통은 500kcal/h, 아파트는 450kcal/h, 최상급 단열은 300kcal/h 제품을 적용하면 된다. 용도에 맞는 보일러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따뜻한 물을 많이 쓰는 곳에선 급탕 전용보일러를, 기름배달이 어려운 농어촌은 다목적 보일러가 실용적이다. 전원주택이나 빌딩 공장은 3패스(PASS)보일러가 좋다. ●히터는 권장 평수보다 큰 모델 골라야 집 크기를 고려해 난방 방식을 선택하자. 가정용은 기능이 복잡한 것보다 단순하고 값싼 제품이 좋다.3∼7평 공간이라면 전기히터가 적당하다. 소음이 없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기 때문.3만 5000∼4만원. 전기 난방용품은 전력 소비량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열효율이 그다지 크지 않기에 권장 평수보다 조금 큰 모델을 구입하는 게 낫다. 원적외선보다는 할로겐 히터가 전기료가 적게 나온다. 코일형은 오래 사용하면 코일이 끊어지거나 느슨해지기 쉽다. 전기 라디에이터도 실내에서 많이 쓰인다. 고온의 액체를 순환시켜 열이 나도록 한다. 냄새 없이 훈훈한 공기를 발산시킨다. 어린이가 있는 집에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료가 많이 드는 편.8만∼15만원. 20평 정도의 넓은 공간에선 석유 난방용품이, 거실 정도라면 가스 난방이 제격이다. 자주 환기시켜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10만∼20만원. 타이머가 붙어있고, 넘어지면 자동으로 불이 꺼지는 제품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 롯데마트 계절가전 담당 박상일씨는 “냄새가 없고 산소 결핍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전기히터가 가정에선 적당하다.”고 말했다. ●전기요는 침대, 전기장판은 바닥에 전기매트는 하루 8시간 사용하더라도 전기료가 4000원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이다. 급속 난방이 가능해 5∼10분이면 60도까지 올라간다. 전기장판은 바닥에 사용하고, 침대에는 전기요가 적당하다. 최근 커버분리형이 나와 물세탁이 가능하다. 방수처리돼 땀을 흘리거나 음료수를 쏟더라도 안전하다. 섬유 자체에 비타민이나 참숯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넣은 제품이 인기다. 안전규격을 사용한 제품인지는 안전 인증번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자파 차단 여부를 따지는 것도 필요하다. 가격은 3만 5000∼5만원. ●‘쿨’가습엔 초음파식 가습기 차가운 가습을 원하면 초음파식을 고르자. 전기요금이 적고 분사량이 많다. 물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돼 가습기 물을 관리하기 힘든 싱글족에게 추천할 만하다. 더운 가습은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좋지만, 전기료가 초음파식의 2배. 세균 걱정은 없다. 두 기능을 갖춘 복합식도 있다. 가습기 앞에 손을 대 나오는 물 입자가 고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물방울이 덩어리지거나 물 입자가 거칠면 효율성이 떨어진다.10만∼14만원 콜라병만 있으면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한 페트병 가습기도 나왔다. 가습기 물병 대신 재활용 제품을 이용하기에 저렴하다. 초음파식이라 전기료 걱정도 없다.3만 5000원. 킴스클럽 전자용품 바이어 신경철 과장은 “난방용품을 구입할 때는 무엇보다 안정 장치가 제대로 장착됐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구입 못지않게 관리 중요 전기매트는 접지 말아야난방용품은 일년에 한철만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보관이 중요하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매년 새 제품을 사야 한다. 날이 추워지면 보일러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우선 배기관 끝이 실외로 50㎝ 이상 충분히 나와 있는지 살펴본다. 이물질로 막힌 곳이나 연통이 녹이 슬어 구멍이 난 곳이 없는지, 배기관 연결부위가 꽉 맞물려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배기가스 역류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외부로 드러난 배기관은 동파를 막기 위해 보온단열재로 감싸줘야 한다. 최근 완전 방수매트에서 항균·항곰팡이 작용을 갖춘 똑똑한 매트까지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전기매트인 만큼 습기가 많은 장소에 두거나 접어 놓는 것은 금물. 대부분 온도조절기가 고장난다. 조절기를 떨어뜨리거나 강한 충격을 가하지 않도록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플러그를 뽑아서 보관한다. 사용할 때 조절기가 담요나 이불 등으로 덮어지지 않도록 항상 밖으로 노출시킨다. ■도움말 KT몰 생활가전 MD 김문기씨
  • 자치구 앞다퉈 ‘따뜻한 겨울 만들기’

    TEXT 서민 경제는 얼어 있지만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도우려는 움직임은 식지 않고 있다. 서울시내 자치구마다 이같은 행사가 줄을 이어 포근한 이웃 사랑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내년 3월15일까지 2억 9940만원을 저소득층에게 지원한다.공개모집을 통해 96명을 ‘독거노인 지킴이’로 선정, 말벗 되어드리기, 안부확인 방문, 가사지원 등 활동도 펼친다. 강서구(구청장 유영)는 내년 2월28일까지 3개월 동안 민·관 공동 협력사업을 펼친다.25억여원을 들여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등 저소득층 1만 4002가구,2만 1276명에게 현금과 생필품을 지원한다.24일 오후 7시30분에는 ‘청소년 돕기’ 음악회로 분위기를 달궜다. 어머니회인 ‘겨자씨’ 모임 주최다.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행사의 입장권 판매수익과 기업이 협찬한 모금액 전부를 복지시설 및 비인가 장애인시설, 결손가정 청소년들에게 나눠준다. 개그맨 전영호 사회로 송창식, 장계현, 해와달 등 가수들도 초청돼 사랑을 노래했다.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노숙자 등 8795명을 대상으로 ‘사랑의 이불, 털장갑, 털모자 보내기’와 동전 모으기 등 대대적 행사를 기획하고 다음달부터 구체적인 실천에 들어간다. 은평구(구청장 노재동)도 보호를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게 쌀을 지원하는 ‘사랑의 쌀 모으기운동’을 펼친다. 관내 경로당 94곳 1886명과 홀로사는 어르신 1540명, 결식아동 1815명 등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민, 각 단체들이 참가하는 범구민 캠페인을 겨우내 벌인다. 구청, 동사무소, 각 아파트단지, 중개업소 등에 접수창구를 만들었다. 동대문구사회복지회(회장 강신호·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는 24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8층에서 ‘싱글 맘(Single Mom) 돕기’ 바자회를 열었다.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중랑구사회복지협의회도 함께했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도 지난 23일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 인근 구민회관에서 배추 4000여 포기로 450가구를 돕는 ‘사랑의 김치축제’를 개최하는 등 자치구마다 작지만 뜻깊은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송한수 onekor@seoul.co.kr
  • 11월 백화점은 줄줄이 사은행사

    11월 백화점은 줄줄이 사은행사

    ‘11월은 백화점의 사은행사를 노려라.’가을 정기세일이 끝난 후 대형백화점들이 잇따라 개점 사은행사를 펼치고 있다. 공교롭게도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의 창립일, 개점 기념일들이 4~13일 10일 동안 몰려있어 정기세일 기간만큼이나 쇼핑가가 술렁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번 달에 백화점별로 펼치는 개점행사를 잘 활용하면 세일기간 못지않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각종 문화행사는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이번 사은행사의 핵심은 상품권 증정에 있다. 각 백화점별로 구매 금액대별로 7%에 해당되는 상품권을 사은선물로 돌려줘 알뜰쇼핑의 기회가 된다.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창립 26주년을 맞아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3일까지 17일 동안 풍성한 기념 행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전점에서는 4일부터 13일까지 내점 고객 중 당일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응모권을 배부, 추첨을 통해 슈퍼스타콘서트, 자크루시에 내한공연, 제주도 여행권 등 경품중 하나를 택해 참여할 수 있다. 슈퍼스타 콘서트는 수능시험이 끝나는 오는 30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진행된다.SG워너비, 김종국, 럼블피쉬 등의 축하공연과 더불어 영캐주얼 패션쇼, 고객 참여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클랙식 재즈 뮤지션 자크루시에 내한공연에는 800명을, 제주도 겨울 여행에는 200명을 초대한다. 오는 13일에는 4∼10일까지 10만원 이상 구매한 구매영수증을 보관하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롯데시네마가 입점해 있는 전국 11개점에서 총 10만명에게 롯데 시네마 예매권을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또 이 기간동안 각 점포별로 ‘창립기념 화제의 상품전’‘창립기념 남성의류 공동기획 상품전’ 등을 진행한다. 수도권 모든 점포에서는 4일부터 13일까지 ‘여성 영캐주얼 상품전’‘유명 화장품 GIFT 대축제’‘명품패션모피 대전’ 등을 열어 고객들에게 풍성한 할인혜택을 준다. ●신세계백화점 개점 75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7일동안 ‘유니세프와 함께하는 큰사랑 대축제’를 펼쳤다. 행사 기간동안 유니세프 기금 마련 ‘100원의 기적 동전 모으기’, 유니세프 스타 팬 미팅, 주먹밥 콘서트 등 다양한 공익 문화행사를 병행했다. ‘100원의 기적 동전 모으기’는 행사기간 중 동전 4500원을 가져오는 고객들에게 5000원권 신세계 상품권을 증정했고 모아진 동전 중 일부를 유니세프 기금으로 적립했다. 인기 가수들이 참여하는 ‘주먹밥 콘서트’에는 김C, 오브라더스, 정원영밴드, 오메가3 등이 점심 시간 공연을 진행, 내점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공연 동안 직원들이 직접 만든 주먹밥을 관람객들에게 증정하고, 관람 고객들에게 자유 기부를 유도했다. 유니세프 홍보대사인 안성기씨가 신세계 백화점 본점을 지난달 28일 방문해 유니세프 팬 사인회도 열었다. 이밖에도 영등포점, 미아점 인천점, 마산점 등에서는 통기타 가수, 인디밴드, 대학교 보컬팀 등을 연계한 문화 이벤트도 전개해 고객들의 자연스러운 기부 참여를 유도했다. 이 기간동안 신세계 백화점에서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유니세프의 다용도 멀티백을 선착순 증정했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11개 전점은 4∼13까지 10일동안 각 점포별로 15만·30만·60만·10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금액대별로 1만·2만·4만·7만원에 해당되는 백화점상품권을 증정한다. 이 기간 현대백화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 엄마와 딸’을 판촉테마로 내걸고 각종 이벤트를 펼친다. 현대백화점 우인호 판매촉진팀장은 “소중한 모녀 관계처럼 백화점과 고객의 소중한 관계를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는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엄마와 딸’이 함께 찾을 만한 행사 및 이벤트로 꾸밀 전략이다. 수도권 7개점은 행사기간 동안 ‘모녀공감 커플룩전’을 열고 구두, 핸드백, 펜던트, 머플러 등 행사참여 브랜드의 커플룩 상품을 구입하는 모녀동반 구매 고객에게 30∼50% 할인혜택을 준다. 모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짧은모피재킷, 장신구세트, 밍크숄 등도 쿠폰북 특가상품으로 기획해 50∼60% 싼 가격에 판매한다. 이밖에 ▲압구정본점은 ‘신데렐라 모녀찾기(구두브랜드)’‘엄마 결혼반지 리세팅행사(장신구 브랜드)’‘붕어빵 모녀 선발대회(온라인 이벤트)’를, ▲무역센터점은 ‘엄마와 딸 스타일링 경품행사’‘엄마와 딸 요리대회’ 등을,▲신촌점은 ‘모녀동반 초상화 서비스’‘모녀 수다카페’ ▲목동점은 ‘모녀 데이트 비용 경품행사’ 등을 개최한다. ●갤러리아백화점 갤러리아 명품관은 13일까지 15만·30만·60만·100만·200만·30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구매금액의 7%에 해당하는 갤러리아상품권을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진행한다. 고속철 서울역사에 있는 콩코스점에서는 KTX 이용고객이 많은 특성상,KTX 승차권과 갤러리아상품권 중 한 가지를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실시한다.15만원 이상 구매시 KTX 30% 할인권 1장 또는 갤러리아상품권 1만원권,30만원 이상 구매시 KTX 30% 할인권 2장 또는 갤러리아상품권 2만원권,50만원 이상 구매시 KTX 무료승차권 1장 또는 갤러리아상품권 4만원권,100만원 이상 구매시 KTX 무료승차권 2장 또는 갤러리아상품권 7만원권 중 한 가지를 선택 증정한다. 수원점은 4일부터 14일까지 15만·30만·60만·100만·200만·30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구매금액의 7%에 해당하는 갤러리아상품권 또는 사은품 중 한 가지를 선택 증정한다. 명품관에서는 ‘겨울여행-럭셔리 트래블 기프트’라는 제목으로 4일부터 13일까지 경품행사를 진행한다. 명품관 당일 5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35명의 고객에게 여행을 떠날 때에 유용한 가방과 의류, 여행용품 세트 등으로 구성된 여행 테마 아이템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추첨은 14일에 실시된다. 경품 내용은 ‘발리’백과 앵클부츠(2명),‘폴스미스’ 니트(3명),‘마크제이콥스’ 니트 가디건(5명),‘아베다’ 여행용품세트(10명),‘록시땅’ 여행용품세트(10명) 등이다. ●그랜드백화점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3일까지 17일간 2단계로 나눠 ‘개점9주년 사은품을 드립니다’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사은품 종류를 12종에서 16종으로 더욱 다양하게 준비한 게 특징이다. 당일 10만원 이상 구매시 로즈접시세트, 렌즈볼, 차렵이불세트, 스팀청소기, 압력밥솥(10인용), 원적외선히터 등의 푸짐한 사은품을 증정한다. 개점 9주년을 맞아 ‘9자 균일가’‘모피 보상판매’‘가을의류 파격가’,‘추·동 신사정장 파격가’‘준보석 반액세일’ 등의 다양한 행사도 펼치고 있다. ‘9자 균일가’ 행사로 900원,9000원,1만9000원,9만원 등 최고 90% 할인행사로 매일 아침 오픈과 동시에 실시된다. 그랜드백화점 함근영 점장 이사는 “매년 11월은 비수기가 아니라 개점행사 또는 파격가 행사 등으로 갈수록 치열한 판촉전이 펼쳐지는 시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경백화점 구로점은 창립 51주년 기념으로 오는 21일까지 ‘제8회 유명가구 박람회’를 개최한다.27개 업체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제품을 진열가로 80∼50% 할인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가구를 30만·60만·100만·200만·300만·5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10% 상품권도 증정한다. 애경삼성카드와 삼성카드로 5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6개월 무이자로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에이스·시몬스 침대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해당 금액의 7%, 대진침대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해당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애경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고 애경삼성카드·드림카드 소지자에게는 추가로 5% 할인해준다. 또한 행사기간 동안 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TV, 가구, 주방용품 등의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경품응모권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삼성플라자 지난 1일 개점 8주년을 맞은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다양한 행사를 고객께 선물했다. 특히 1일에는 11월에 출생한 888명에게 파운드 케이크를 증정했다. 주말인 6일까지 사은 대축제를 열어 1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1만원 삼성 상품권을, 30만원 이상 2만원,60만원 이상 4만원,10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7만원 삼성 상품권을 준다. 같은 기간 동안 볼보 특별 경품을 실시해 모든 방문 고객에게 응모권을 증정한다.1등 1명에게 볼보 S40 1대를,2등 3명에게 볼보 골프백을, 3등 10명에게는 삼성 상품권 5만원권을 증정한다. 추첨일은 7일이다. 쇼핑하면서 느낀 가족의 행복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공모해 1등 한 가족에게 뮤지컬 아이다 관람권 4장,2등 두 가족에게 10만원 삼성상품권,3등 다섯 가족에게 5만원 삼성상품권을 증정한다. 이밖에도 주말까지 개점 8주년 축하 삼성플라자 추천 8대 기획전을 실시해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자유로운 의지라면…

    [이현세 만화경] 자유로운 의지라면…

    오늘 아침 출근길에 갑자기 길거리가 노랗게 물들었다. 지난주까지 푸른빛을 더 보이던 은행잎이 어제 비가 온 탓인지 오늘은 노랗게 물들어 있다. 바람에 은행잎이 나비처럼 날리니 계절은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고 있다. 곧 겨울이 오면 은행처럼 바싹 마른 내 피부에도 훈장처럼 또 하나의 나이테가 늘어날 테다. 흰 눈에 덮여 있던 마른 은행은 그래도 내년에는 저 자리에 서서 잎을 피울 테고, 계절은 또 달려와 내게도 나이만큼 어울리는 내 모습을 거울에 비춰줄 것이다. 중력을 벗어나지 못한 피부들은 아래로 향하고 귀밑에 내렸던 서리는 턱을 지나 온 머리를 뒤덮었다. 느닷없이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 온 것인지 휘날리는 은행잎에 물어 보았다. 사실 나는 한 번도 달려가서 차를 탄 적이 없다. 달려가느니 다음 차가 내 앞에 설 때를 기다려온 게으름과 자존심이었다.20년 이상을 작가로서 생활해 오지만 이사를 가기 전에는 작업하는 자리를 옮겨 본 적이 없다. 책상도 언제나 있는 곳에 그대로 두는 것이 편하고 책장이나 소파들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독서대는 항상 내 상체를 적당히 앞에서 막고 있어야 하고, 펜과 연필도 있던 자리에 항상 그대로 있어야 찾아 헤매지 않아서 좋다. 가끔 지우개가 제풀에 굴러 떨어지면 그 지우개를 찾아 사방을 헤매다가 제 성질에 못 이겨 그 날일을 망칠 때도 많다. 이런 일이 많다 보니 한때는 지우개를 고무줄에 묶어 스탠드에 걸어 뒀었는데 스탠드에 매달려 달랑대는 꼴이 영 눈에 거슬려서 떼어버리고 다시 찾아 헤매는 짓을 되풀이한다. 청소하기 싫어서 가능하면 어지르지 않는 나를 보면 마치 나무늘보와 같다. 이런 나를 내 속의 어떤 괴물이 평생을 미친듯이 쓰고 그리게 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여러분은? 생각해보면 중학교 때부터 시작이었다. 나는 사실 학교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 관심은 언제나 소설과 영화 그리고 만화였다. 학교 도서관의 소설은 일찍 내 손에서 끝이 났고 영화관은 들어갈 수 없는 금역이었으며 라디오도 귀한 시절이라서 만화는 정보와 호기심의 보고였고 미술시간은 시시했다. 모두가 만화를 악마의 책처럼 취급했을 때 어린놈이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신통하게도 책상 머리에 ‘나는 자유로운 의지이다!’라고 붙여 두고는 틈만 나면 이불속에 촛불을 켜두고 간첩처럼 만화를 가족 몰래 보았다. 그리고 만화가의 길을 걸을 때도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 의지대로 결정을 했으며 영호남의 낯선 갈등으로 주위에서 결혼을 반대했을 때도 ‘나는 자유로운 의지이다!’라는 내 속의 괴물이 지금의 아내가 있게 했다. 98년인지….‘천국의 신화’라는 괴상한 이야기로 음란 폭력작가의 시비에 휘말렸을 때도 상황은 험악했다. 작가 이현세는 외국으로 미리 알고 도망을 갔다고 TV뉴스에서 떠들어대고 검찰은 구속 수사가 기본이라고 엄포를 쏴댔다. 죄인도 그런 죄인이 없었고 포르노 작가를 아버지와 남편으로 둬야 할 가족은 난리가 나고, 만화계는 불난 호떡집 꼴이 됐다. 그때 인도네시아에서 변호사 선배님에게 “어떻게 할까요?”라고 전화로 물었더니 바로 질문이 되돌아왔다.“작가로서 예술가로서 자신의 의지대로 떳떳하게 살아 왔느냐?” 라는 선배님의 말씀에 내 가슴은 흥분했다. 나는 그러노라고 얘기했고 선배님은 그렇다면 내가 변호를 맡겠으니 당당하게 조용히 들어오라는 말씀을 했다. 출판사는 금방 자유로운 의지대로 재판을 포기하고 벌금을 냈으며, 나는 또다시 내 자유로운 의지대로 그 선배님과 재판을 진행했다. 형사로 진행된 재판은 6년을 가고 어느 해인가 다시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나는 다시 네 군데의 출판사를 거쳐 ‘천국의 신화’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올겨울이 되면 내 의지대로 연재를 마칠 생각이다. 게으르고 미련한 나무늘보를 오늘 이 자리에 머물게 한 이유는 물론 많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나는 자유로운 의지이다!’라고 외친 내 속의 괴물이 최고의 몫을 한 것은 틀림이 없다. 아 참! 가능하면 재판은 하지 말라고 내 괴물이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지만 그래도 그때 재판은 잘한 것이라고 웃음 짓는다.
  • [29일 TV 하이라이트]

    ●행복의 오솔길(EBS 오전 6시20분) 외우는 노래만 200여곡,20년 동안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어왔다는 ‘걸어다니는 노래방’ 83세의 강말란 할머니의 건강 비밀을 알아본다. 노인들의 맞춤형 구직 프로젝트 ‘무한도전’ 코너에서는 아이들에게 전통놀이, 전래동화, 전통예절 등을 가르치는 전통문화 지도사에 도전해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20분) 웰빙시대를 맞아 연인과의 데이트 스타일도 변하고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감각으로 무장한 웰빙형 데이트 코스가 신세대 커플들을 사로잡고 있다. 둘이서 나란히 받을 수 있는 커플 전용 피부관리는 기본이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커플 마사지로 건강도 찾고, 달콤한 칵테일을 곁들이며 즐기는 풋스파도 좋다. ●결혼합시다(MBC 오후 7시45분) 무역업을 한다며 거짓말을 했던 게 들통난 재원은 변변한 변명도 못한 채 나영의 집에서 쫓겨난다. 애절하게 재원을 부르는 나영을 뒤로한 채 재원은 비를 맞으며 터덜터덜 걸어간다. 한편 스타워즈를 열심히 보고 있던 석순은 비를 맞고 들어오는 재원을 보고 나영과의 사이에 심각한 기류가 흐름을 느낀다. ●실제상황 토요일(SBS 오후 6시)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한 ‘이불공주’의 문제점을 알게 된 가족들은 일상 생활의 변화를 시도한다. 아빠부터 달라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불공주’는 떼를 쓰며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한다. 외할머니집, 놀이방, 엄마의 일터 세 곳을 전전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4살 ‘이불공주’에게 묘책은? ●KBS 스페셜(KBS1 오후 8시) 외국인과 결혼한 국제 가정은 이제 더 이상 생소한 모습이 아니다. 특히 농촌 총각 4명 중 1명이 국제결혼자로 농촌지역의 국제결혼 비율은 상상을 초월한다. 갖은 편견과 오해 속에서도 아내이자, 며느리 그리고 어머니의 자리를 지켜가려는 억새풀 같은 외국 여성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시선을 맞췄다. ●슬픔이여 안녕(KBS2 오후 7시55분) 성민과 여진은 정우의 공백으로 백화점 프로모션 준비에 애를 먹는다. 선옥은 정우를 수소문하기 위해 서영을 찾아가지만 연심은 언짢아하며 선옥을 피한다. 선옥은 정우가 돌아오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혜선에게 말한다. 한편 정우는 후미진 바닷가에서 고통으로 신음을 하는데….
  • 두 남편을 사육하는 아내

    두 남편을 사육하는 아내

      한 여인이 두 남편을 사육하고 있다. 이「남편들」은 정확히, 그리고 의좋게 보름씩 아내를 위해「교대근무」를 한다. 경남 통영군내 외딴 산골의 김춘자(34·가명)씨 일가.「세컨드」남편까지 거느린 이 여인의 행복을 일러「남복」이라 해야 할까. 산골 외딴집에 1처(妻) 2부(夫), 두 남편은 완전한 평등권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산골의 외딴집에 기구한 운명이 갈라놓은 한 여인의 두 줄기 사랑이 침침한「베일」속에 가려진 채 흐느끼고 있다. 한 몸으로 두 남편을 섬겨야 하는 숙명 아닌 숙명이 그를 묶어놓고 있다. 자그마치 10년이란 세월을 두고 두 명의 남편을 변함없이 섬기고 있는 김춘자 여인.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부도덕한 여자라고 욕한다. 그러나 그에겐 사랑과 동정과 책임감이 흐르고 있다. 경남 통영군내 산간 마을 국도변에서 동쪽으로 5리 남짓 가면 나지막한 야산이 나타난다. 멀리까지 인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데 산중턱 후미진 곳에 황토흙과 돌멩이만으로 쌓아 올린 토담집 한 채가 있다. 바로 여기가 김여인의 순박한 애정이 두 묶음으로 나누어져 2대 1의 가정을 이끌고 있는 1처 2부의 요람. 토담집 방은 둘 뿐, 부엌도 변소도 제대로 없는 야산의 움막이다. 두 명의 남편에겐 김여인을 가질 수 있는 똑 같은 자격과 권리가 부여되어 있다. 김여인 자신도 사랑의 척도를 똑같이 재고 있다. 한 명은 최모(37)씨, 또 한 명은 박모(40)씨라고 했다. 둘 다 뱀잡이로 생활하는 땅꾼들 - . 이들에게도 부부생활의 준칙이 설정되어 있다. 1녀 2남의 3인 구두언약이 1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김여인은 이 토담집을 하루도 떠나지 못하고 두 남편은 15일간씩 외근(?) 활동을 교대로 하고 돌아와야 한다는 것. 뱀잡으러 외근을 보름씩, 돌아올 땐 생필품 사들고 최씨가 보름 동안 뱀을 잡아 시장에 갔다 판 수익금을 갖고 식량과 일용품을 사 들어오면 그 동안 부부생활을 하던 박씨는 날짜의「에누리」없이 망태를 둘러메고 뱀을 잡으러 떠나는 것이다. 그사이 최씨는 보름 동안 잊었던 아내를 다시 맞아 부부애를 만끽하면서 보름 후에 다시 돌아올 박씨를 생각한다는 것. 그러나 최씨와 박씨의 방만은 다르다. 두 개의 방 중 오른쪽은 최씨, 왼쪽 방은 박씨 방이다. 결국 아내가 보름마다 한발 건넌방으로 이사(?)를 해야 한다는 것. 그래도 이들 사이엔 아기가 없다. 아내가 잉태를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허다한 가정처럼 복잡한 가재 도구는 필요없다는 것. 옷과 이불을 얹을 수 있는 낡은 농 하나씩이 양쪽 방에 있고 두 방 사이에 부엌 삼아 솥 하나 걸어놓고 물동이 하나, 밥그릇 몇 개가 뒹굴고 있을 뿐 - . 물론 전깃불이며「라디오」등 문명의 혜택을 입은 기구는 하나도 없다. 등잔불과, 보름간의 날짜를 기록하는「캘린더」가 이들의 중요한 생활도구 - . 그래도 옷들은 누구 못지 않게 깨끗하다. 기자가 찾은 날도 김여인은 자색 털「쉐터」에 양단치마를 입고 예쁘장한 얼굴에 약간의 화장을 하고 있었다. 마침 당번 근무(?)중이던 박씨도 검은 양복에다 약간 낡은「파일」외투를 입고 나왔다. 옷들은 뱀잡아 번 돈으로 보름간의 외근을 마치고 귀가할 때 시장에서 사들고 온다는 것. 박씨는 낯선 손님들이 찾아들자『또 경찰서에서 왔습니까?』라고 당황스럽게 물으면서 무척 꺼려하는 눈치였다. 관할 경찰서에서 너무 외딴집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수상히 여겨 여러 차례 조사를 해갔다는 것. 3년 전엔 갑자기 밤중에 4~5명의 경찰관들이 토담집을 포위, 심한 가택수색까지 한 일이 있는데 그때도 아랫마을 사람들이 이들의 거동이 이상하다고 경찰에 정보를 제공, 출동했다는 이야기다. 쉽사리 이야기하려 들지 않는 이들의 말을 대충 종합해본 생활동기는 - . 김여인의 고향은 고성군 거류면 - . 아버지가 역시 땅꾼이라 했다. 지금의 두 남편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뱀잡이를 배웠다는 것. 김여인이 스무 살 때 두 사람 중 나이가 많은 박씨에게로 시집을 갔다. 병으로 집나갔던 남편이 개가(改嫁)하자 뜻밖에 돌아와 두 사람은 가난하면서도 단란한 가정을 꾸며 제나름대로의 행복을 누렸다. 결혼 이듬해에 박씨에겐 청천벽력 같은 선고가 내려졌다. 얼굴이 일그러지고 손가락이 굽어들고 전신이 험하게 헤지면서 난치의 환자라는 굴레가 씌워진 것이다. 박씨는 말없이 집을 떠나 어디론지 발길을 옮겼다. 아내는 처가에 맡겨두고 - . 3년이 넘어도 남편의 소식은 감감했다. 김여인의 아버지는 지금의 최씨에게 재혼을 시켰다. 최씨도 당시 총각으로 김여인을 극히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지금의 2대 1 가정의 시발점이었다. 최씨와 재혼 생활 2년만인, 그러니까 박씨가 떠난 지 5년 만에 박씨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그동안 멀리 떨어진 섬에 가서 난치의 병을 깨끗이 고치고 아내를 찾아온 것이다. 돌아온 남편 버릴 수 없어, 할 수 없이 가족회의 끝에 이미 때는 늦었다. 그러나 아내는 첫 남편을 버리지 않았다. 아무리 난치병 환자라 해도 버릴 수는 없다고 나섰다. 사랑보다도 동정이 앞섰고 동정보다도 아내였다는 책임감 때문에 박씨를 붙잡고 용서를 빌었다. 최씨도 김여인을 버릴 수 없다고 버티었다. 어쩔 수없이 가족회의를 열었다. 김여인의 아버지를 참석시키고 두 명의 남편과 아내는 함께 살자고 약속했다. 이웃과 친척들의 눈이 무서워 인가 많은 마을을 피해 지금 살고 있는 이곳 산중턱에다 집을 짓고 살자고 - . 이 자리에서 맺어진 언약이 바로 보름간의 교대근무(?).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도 이 언약의 위반행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부부사이에 말이 없다는 것 뿐이다. 침묵으로 남편을 맞고 또 보내는 것이 아내의 변함없는 사랑의 표시였다. <공하종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3/16 제2권 11호 통권 제2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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