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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번째 심판대 선 간통죄의 운명은] 4기 헌재 재판부 폐지론 우세

    [네번째 심판대 선 간통죄의 운명은] 4기 헌재 재판부 폐지론 우세

    서울북부지법 도진기 판사의 위헌 제청으로 부부간 정절 의무를 법으로 통제하는 간통죄의 위헌 여부가 또다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됐다. 최종 결정 때까지 찬반 논란이 뜨겁게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강국 헌재소장 체제는 폐지론쪽에 가까워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법학계 안팎에선 “법이 이불 속까지 들어와선 안 된다.”는 폐지론과 “선량한 성 풍속 유지”라는 존치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사법적인 판단보다는 사회 공론화를 통한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헌재 세 차례 합헌, 입법적 해결 권고 심판의 칼을 쥔 헌재는 이미 세 차례나 합헌 결정을 내렸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사법적 판정보다는 사회 합의를 통한 입법적 해결을 촉구해 왔다. 헌재 역시 법의 잣대로만 판정하기는 곤란하다는 한계를 드러냈던 것이다. 헌재는 2001년에도 성 도덕과 일부일처주의 혼인제도의 유지 및 가족생활의 보장 등을 근거로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도 “세계적으로 폐지 추세인 점, 내밀한 성적문제에 법 개입은 부적절한 점, 협박이나 위자료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점 등과 관련, 간통죄 폐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밝혀 국회의 입법을 촉구했었다. 헌재 관계자는 “당시 재판부는 간통죄의 존폐 여부에 대해선 그 시대를 사는 사회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판단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사회 변화 추세와 국민 법감정 등을 헤아려 개정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거부감이 덜하다는 의견이다. ●이강국 소장,“근본적으로 재검토 필요” 당시 합헌 결정을 내렸던 재판관은 현재 4기 재판부에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또 합헌 결정 이후 6년이 지나 새 재판관들이 어떤 문제 의식에서 접근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강국 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 성향으로 볼 때 위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이 소장은 지난 1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개인적으로는 시대도 변하고 국민적 합의가 되면 처벌 문제는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또 김종대·김희옥·민형기·목영준 재판관 역시 간통죄 폐지에 가까운 입장을 보였다. 폐지에 긍정적 의견을 보인 재판관이 5명이다. 위헌 정족수가 6대3인 것을 감안하면 재판관 한명만 더 위헌 의견을 낼 경우 간통죄는 형법전에서 사라지게 된다. 다만 폐지 의견을 냈던 재판관들 중에도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재판관도 상당수여서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네번째 심판대 선 간통죄의 운명은] “성적 성실 강제한다고 혼인제 보호되나”

    헌법재판소에 간통죄에 대해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한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2단독 도진기(40) 판사는 10일 “간통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가장 강력한 기본권 제약 수단인 형법으로 개인의 자유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한 이유는. -간통죄는 계약상 성적 성실의무 위반이고 도덕적으로는 배신 행위이다. 하지만 간통을 형법상 범죄로 처벌하는 것은 자유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 간통은 ‘민사’ 영역이지 ‘형사’ 영역이 아니다. 개인의 자유권을 훼손하면서까지 표면적인 혼인제도를 보호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간통죄를 합헌으로 인정해 왔다. -기존 판례는 선량한 성도덕 유지, 혼인제도 보호, 부부의 성적 성실의무 등 세 가지를 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성도덕 보호는 사회 자율에 맡길 문제다. 법이 도덕 기준까지 제시하고 제약하는 것은 국가 권력의 오만이다. 간통은 혼인 파탄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라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몸과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성적 성실의무만 형사처벌로 강제한다고 혼인제도를 보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각에서는 간통죄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 보호와 여성의 법적 권리 보장은 구별해야 한다. 여성의 법적 권리는 사회변화와 관계없이 반드시 보호해야 할 가치다. 하지만 여성 보호는 시대상황에 따른 가변적인 정책 목표다. 정책 목표 때문에 개인 자유권의 본질적인 부분까지 침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간통죄에 대한 판결 흐름은 어떤가. -5년 전만 해도 간통죄는 실형선고 비율이 30%를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6%도 채 안 됐다. 그조차도 간통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거나 누범기간 중에 간통을 했거나 다른 범죄와 함께 기소된 경우였다. 수명이 다 된, 죽어가는 법 조항이다. ▶외국 사례는 어떤가. -유럽에선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만 간통죄가 존재한다. 미국은 24개 주에서 간통죄를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문화됐다. 중국이나 북한도 간통죄가 없다. ▶법이 이불 속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했는데, 국가권력이 미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는가. -‘사회 원칙이 유지될 수 있는 일반적인 행동규율’이 바로 국가가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한계라고 본다. 국가의 역할은 필요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국가가 집안의 가장처럼 모든 것에 간섭하려는 생각이 강하다. 이번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통해 그 점을 비판하고 싶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길섶에서] 여행가방

    우리 가족에게 제주도는 항상 씁쓰레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두 아이가 아직 학교 문턱에도 미치지 못했던 시절, 가족이 함께 갔던 제주 여행길에서 가방을 잃어 버렸다. 콘도에서 나와 택시로 공항으로 가는 길에 아이들을 챙기느라 이불 봇짐만한 가방을 놓고 내렸던 것이다. 가방에 연락처를 붙여 놨으므로 행여 하는 마음에 분실신고를 접수했지만 끝내 연락이 없었다. 그렇다고 가방에 특별한 물건이 들었던 건 아니다. 휴가 동안 땀에 전 빨랫감과 뒤축이 다 닳은 운동화 등이었던 것 같다. 우리 부부는 가방이 사라진 것보다는 누군가 냄새가 밴, 남의 속옷을 훔쳐 봤으리라는 생각에 더욱 더 당혹감과 불쾌감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도 첫 해외여행길에서 가방을 잃어 버리곤 이러한 곤혹스러움을 어떤 글에선가 표현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난 일요일 목사님 설교 도중 잃어 버린 가방이 떠오르면서 나는 어떤 가방을 들고 이승길을 떠나게 될까 생각해 봤다. 그때 가방 속에 담겼던 악취 풍기는 속옷보다 더 역겨운 탐욕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지 않을까.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유통업계 추석 선물세트 봇물

    유통업계 추석 선물세트 봇물

    코냑 1500만원, 와인 250만원, 굴비 200만원, 한우 115만원 등 초고가 황제 선물세트가 쏟아진다고 하지만 한가위 추석 선물은 5만∼20만원대가 주종을 이룬다. 받는 사람은 즐겁고, 주는 사람도 기분좋은 추석 선물에는 어떤 게 있을까. ●백화점 백화점들은 차별화로 승부를 낸다는 각오다. 가격은 예년과 비슷한 10만∼30만원대가 많다. 롯데백화점은 전문가와 지방자치단체장,VIP고객 등의 사진과 명함을 넣어 선물의 신뢰감을 높이는 제품을 내놓았다. 예컨대 이재근 산청군수가 추천한 산청 곶감세트(84개,30만원), 김형수 서귀포 시장이 추천한 옥돔 갈치세트(옥돔 1.5㎏+은갈치 1.5㎏,23만원), 주부고객 장윤희씨가 추천한 제수용품용 한우(3.2㎏,15만원) 등을 내놓았다. 신세계도 명가나 장인의 이름을 내세운다. 어란 제조의 명인인 김광자 여사가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을 재현한 상품인 신세계 어란(200g,21만원), 도완녀 프리미엄 장류세트(13만원)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보내는 고객이 ‘동가홍상(同價紅裳)’이란 이름의 선물 세트를 주문하면 백화점이 선물 받을 고객에게 연락해 같은 가격대의 여섯 가지 선물 중 하나를 고르도록 하는 내용의 선물 세트를 준비했다. 가격은 10만∼40만원대의 정육, 굴비, 건식품, 과일, 와인 등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친환경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유기농 더덕 1.5㎏과 무농약 마 1㎏을 혼합 구성한 친환경 더덕·마 혼합세트가 14만 8000원이다. ●인터넷쇼핑몰 인터넷쇼핑몰은 할인전을 앞세운다. 가격은 10만원대 미만이 대부분이다. 엠플은 농·축·수산물 및 건강식품 등을 30∼70% 할인해 판다. 가격은 2만원대부터 10만원대. 프리미엄 LA갈비(2㎏,2만 9900원), 사과·배 혼합세트(8과,2만 9900원), 상주 한방곶감(30개,2만 3000원) 등이다. 건강식품으로는 고려홍삼정골드(7만 9000원), 글루코사민(3개월분,1만 8000원), 감마리놀렌산(6개월분,2만 9500원) 등이 있다. 롯데닷컴(www.lotte.com)은 10일까지 사전 예약을 하면 정상가보다 50%를 할인해준다. 또 제품에 따라 같은 제품을 5개 사면 하나 더,10개 사면 하나 더 주는 덤 행사도 연다.11일부터는 정상가격에 판매되는 제품들이라는 게 롯데닷컴의 설명이다. CJ몰은 오는 19일까지 명절 관련 상품을 최고 30% 이상 할인해 판매한다. 농협 사과(5㎏,2만 5000원), 농협 신고배(7.5㎏,3만 9500원), 선수마당 굴비(2.8㎏,2만 6000원), 상주 곶감(1㎏,5만 4000원), 지리산 토종꿀(500g,4만 2000원) 등이 있다. KT몰은 지난해 가장 인기를 누린 상품을 중심으로 20∼50% 할인판매전을 연다. 지난해 최고 인기 상품은 간고등어. 해만찬 다시마 간고등어 6손(12마리)을 2만 5500원에 판다. 참굴비세트(4만 6750원), 명란젓세트(4만 2500원)도 있다. ●호텔 호텔들은 건강 선물세트, 스파 이용권 및 관리용품, 어린이 전용 햄퍼(hamper), 티 소믈리에의 추천으로 구성된 차(茶) 세트 등 아기자기하고 특색있는 상품으로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리츠칼튼 서울은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와인세트(40만원)와 어린이 전용 햄퍼(15만원), 명품 차와 커피로 구성된 차 세트(3만∼40만원)를 내놓았다. 서울 프라자호텔은 티 소믈리에 박수연씨가 추천한 보이병차&다기세트(22만원), 명품 차 햄퍼(22만원) 등을 판다. 송이장조림, 송이피클, 송이불고기로 구성된 송이 찬 세트(17만원)도 있다. 롯데호텔서울은 임진강 간장게장 세트(15만원)와 전복 세트(28만원)를 마련했다.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은 즉석에서 차례상에 올릴 수 있도록 준비된 독창적인 추석 차례상(55만∼65만원)을 선물세트로 내놓았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고객이 원하는 구성으로 햄퍼를 만들 수 있도록 햄퍼맨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그랜드 힐튼 호텔은 홍삼정, 홍삼액 등으로 준비된 홍삼세트(2만 5000∼28만원)를 판매한다.W서울 워커힐은 스파 트리트먼트 상품권을 보디용품과 함께 구성한 웰컴 세트(20만원)를 판매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1만여마리의 개를 안락사 시킨 中여인

    중국의 한 여성이 1만여마리의 유기견을 안락사 시킨 사실이 밝혀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4일 “뤄양(洛阳)에 사는 류샤오룽(刘小荣)이란 여성이 13년동안 유기견을 데려다 기르면서 대규모로 안락사 시켜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류씨는 지난 94년부터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길거리를 헤매는 유기견을 데려다 자식처럼 키웠다. 그녀는 “13년동안 데려다 키운 유기견은 셀 수 없이 많지만 늘어나는 개들을 더 이상 돌볼 능력이 없었다.”며 “또 다시 주인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느니 안락사를 시키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고 안락사의 동기를 밝혔다. 류씨가 개들의 안락사를 위해 택한 방법은 염화칼륨을 주사하는 것. 인근 주민은 “개가 숨을 거두고 나면 시체를 뒷산으로 옮긴 뒤 평소 쓰던 이불과 함께 묻어주었다.”며 “약 4개월 동안 200여마리의 개가 안락사 당했고 4년동안 묻은 개는 수천마리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어 “류씨는 언제나 마지막 저녁으로 개들에게 돼지고기를 주었다.”고 증언하면서 “그때마다 개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리곤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은 “류씨가 처음 100여마리의 개를 데리고 이사를 왔을 때는 주민 모두가 반대했지만 그녀가 노인들을 도와 일도 하고 매일 아침 동네 어귀를 청소 하는 등 솔선수범을 보여 마을 사람들은 매우 선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계는 그녀의 행동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동물을 데려다 키우는 목적은 그들에게 살 집을 주고 더 행복하게 하기위한 것이지 죽음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누구도 생명을 마음대로 할 권리는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허남과학기술대학의 한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동물 안락사에 대한 법률이 재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며 “동물보호운동이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이러한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네티즌 ‘218.247.131’은 “멀쩡한 개들을 죽이다니, 제정신이 아니다.”고 비난했고 ‘124.77.1’은 “개고기를 팔기위해 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정저우(郑州)시의 젊은이들이 류씨와 상의, 그녀가 데리고 있는 유기견들을 돌보기 위한 장소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져 앞으로 이 같은 ‘대량 안락사’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18) 처벌의 대안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18) 처벌의 대안

    서양속담인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와 명심보감 ‘훈자’편에 나와 있는 ‘사랑하는 아이에게는 매를 많이 때리고 미운 아이에게는 먹을 것을 많이 주라.’는 말들은 ‘사랑의 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매는 자칫 잘못하다가는 도피나 공격성, 모방, 학대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기에 가능하면 처벌보다는 칭찬을 사용하라는 말씀과, 그래도 처벌을 해야만 한다면 어떻게 처벌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관하여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칭찬을 할 수도 없고 효과적인 처벌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처벌의 대안으로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처벌의 첫째 대안은 처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있다면 그 상황을 미리 변화시킴으로써 혼날 행동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 즉 ‘반응 방지’입니다. 아이가 금지된 물건을 가지고 논다면 혼날 수밖에 없지요. 이때는 금지된 물건을 아이가 가지고 놀 수 없도록 치워 버리는 것입니다. 아이가 돌아다니는 곳에 값 비싼 물건이 있다면 놀다가 깨트려 혼나기 전에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옮기는 것이지요. 밤새도록 인터넷 게임을 한다면 인터넷을 치워버린다든가 손톱을 물어뜯는다면 장갑을 끼우는 등의 방법이 여기에 속합니다. 처벌의 여러 대안 가운데 반응 방지는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특히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크게 되면 이 방법이 효과적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도자기를 옮겨 놓은 곳까지 행동 반경이 넓어진다든가,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PC방에 간다든가, 손톱을 물어뜯지 못하게 끼워 놓은 장갑을 스스로 벗어버릴 정도로 큰 아이에게는 반응 방지보다는 혼날 행동을 왜 하는지를 알아내어 그 원인을 제거해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심리학자인 오레어리(Daniel O‘Leary)는 초등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선생님이 큰 소리로 꾸짖으면 그 행동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빈번히 나타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선생님은 언어적으로 처벌한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이 원하는 관심이었던 것입니다. 신체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음에도 자면서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초등학교 연령의 아이들은 엄마가 꾸중을 하고, 소금을 얻어오라는 망신을 주어도 꾸중이나 망신이 처벌이 아니라 관심이었기에 오줌싸개 행동이 지속됩니다. 부모와 선생님의 무관심보다는 혼나면서라도 관심을 얻고 싶은 칭찬에 목마른 아이들에게는 처벌이라는 이름의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처벌에 대한 대안이 됩니다. 역설적이지만 처벌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처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꾸지람을 통한 관심이 목적이 아니라 또래들에게 ‘나는 어른들의 꾸중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 이라는 과시가 목적이 된다거나, 인터넷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커다란 즐거움이 된다면 처벌 형태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는 원치 않는 행동을 줄일 수가 없습니다. 이 때는 처벌받을 행동을 무시함과 동시에 바람직한 다른 행동에 관심을 보여주어야 하고 이에 더해 또래의 관심을 차단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언제나 불평 불만이 많은 아이라면 불평 불만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아이가 긍정적인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떠들다가 교실 뒤로 나가 서 있으라는 망신을 당해도 계속해서 떠드는 아이는 뒤쪽에 나가서 벌 서는 동안은 공부를 하지 않아서 좋고 더불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때문에 또래들의 부러움도 받는 것 때문에 떠드는 행동이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는 벌의 양을 차츰 줄여가면서 제 자리에서 공부를 하는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도록 칭찬과 관심, 배려를 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입니다. 심리학 용어로 ‘차별 강화’라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차별 강화라는 행동수정 방법이 너무 어려워 보이는 분들은 심리학자 카(E.Carr) 등이 최근에 내놓은 방법인 ‘비관련 이득 방법’을 사용해 보십시오. 이 방법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노력하지 않아도 얻게 해주는 것입니다. 선생님께 말 대답을 해서 혼나는 것이 즐거운 아이는 어쨌든 간에 말 대답이라는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선생님이 자주 다른 행동에 공짜로 관심을 보여주게 되면, 즉 말 대답을 하지 않아도 관심을 얻을 수 있다면 아이는 굳이 처벌받을 말 대답을 하지 않게 될 겁니다. 미운 아이에게 매를 주는 것보다는 떡을 주는 것이 예쁜 아이로 변화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물론 예쁜 아이에게 떡을 주면 더욱 더 예쁜 아이가 되겠지요.
  • 민간단체 北수해 지원 잇따라…韓赤등 사흘새 71억어치 전달

    북한 수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민간단체의 긴급 구호물품이 속속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23일부터 사흘에 걸쳐 북측으로 전달될 구호품은 모두 71억여원어치다. 대한적십자사는 22일 서울과 인천 등에 마련된 구호창구에서 생필품과 의약품 등 구호물품 적재 작업을 마치고 23일 육로를 이용해 개성으로 옮길 계획이다. 국제구호단체 JTS도 같은날 인천항에서 긴급 구호물품 선적식을 갖고 담요와 의류, 신발, 속옷 등 생필품 3억원어치를 중국 단둥항을 거쳐 북측에 지원한다. 굿네이버스는 24일 인천항에서 의약품과 의류, 신발, 이불 등 3억 5000만원어치의 구호품을 보낸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남북나눔운동도 각각 1억 5000만원과 8억원어치의 구호품을 지원키로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열린세상] ‘광주 모독’은 끝나지 않았다/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열린세상] ‘광주 모독’은 끝나지 않았다/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그해 봄, 나는 아주 이상한 경험을 했다. 어느 날인가, 잠자리에 들었을 때, 어디선가 저벅저벅 군홧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이게 뭐지? 가만히 누워 귀를 기울였다. 나는 겁에 잔뜩 질려 있었다. 너무나 겁이 나서 이불을 꼭 움켜잡고, 누운 채 눈을 내리깔고, 숨 죽이고 있었다. 환청은 점점 더 커져서 현실처럼 생생해졌다. 그리고 이윽고 방안 가득히 시커먼 군홧발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것들은 방안을 헤집고 돌아다녔다. 내가 덮은 이불까지 올라와 마구 짓밟고 돌아다녔다. 환상은 조금 뒤 사라졌다. 그러나 너무나 생생했다.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이게 뭐지? 이게 뭐야? 하면서 혼자서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그해 5월, 이상한 소문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신문과 방송은 어떤 진실도 전해주지 않았다. 광주에서 ‘빨갱이’의 사주를 받아 날뛰는 ‘폭도’들을 우리의 씩씩한 계엄군이 진압해 질서를 되찾았다는 것이 그들이 전해준 소식이었다. 그러나 진실은 서서히 터져나왔다. 끔찍하고 무서운 소식들이 들려왔다. 모두들 겁에 질렸다. 그리고 나는 내가 본 환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렸다. 내 방에까지 소식을 전한 것은 어느 죽어가던 억울한 영혼들이었을까? 군홧발에 밟혀 짓이겨진 어떤 육체가 그 비명을, 한 무능력한 시인의 영혼에게 전달한 것일까? 광주는 내 시의 원체험 같은 것이다. 내가 본 환상이 광주에 관한 소문을 듣기 전인지 후인지도 분명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전이라고 내 기억은 말하지만, 어쩌면 후인지도 모른다. 의식에 분명하게 남은 것은, 그 환상을 본 것이 꿈에서가 아니라, 의식이 뚜렷한 상태에서였다는 것, 그리고 광주에 관해 접한 모든 공식정보가 거짓이라는 것을 내가 매우 육체적인 방식으로 확신했다는 것, 그리고 그 확신이 개인적으로는 그 환상을 매개로 했다는 것, 그뿐이다. 무려 27년이 지나서야 이제 겨우 광주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가 만들어졌다.‘화려한 휴가’에서 주인공인 택시기사(김상경 분)는 단지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 죽어 간다. 잘 연출된 장면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해한다. 그 장면이 과장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런저런 정치적 부비트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서 겨우 감독이 건져낸 비정치적인 대사 한마디, 그 한마디에 결국 영화의 모든 메시지가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그 집중이 그 장면을 미적으로 불균형하게 과장된 것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사실, 나는 좀 더 본격적인 진실 접근을 원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폭력 장면이 실제로 광주에서 저질러진 폭력에 비해 지극히 순화된 양상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건의 역사적 의미, 그리고 그 일을 저지르고 권력을 잡은 자가 지금도 버젓이 살아 영화를 누리고, 그 세력의 당사자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막강한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광주의 의미를 폄하하는 논리가 얼마나 가짜 논리인지 하는 것들을 다루어주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려한 휴가’를 만들어 준 분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한다. 광주에서 ‘폭도’의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을 이 영화가 많이 진혼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 ‘화려한 휴가´가 택한 접근 방식 덕택에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가 이 참혹한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진실에 접근하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 그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최상의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영화를 보면서 결국 나는 입술을 깨물며 통곡하고 말았다. 참을 수 없는 회한과 고통이 핏줄을 떨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대체 어디에? 아직도 해명되지 않은 피들은 대지 위에서 울부짖는데, 아직도 그 사건으로 권력을 찬탈한 세력은 막강하기 짝이 없다. 광주의 모독은 끝나지 않았다. 광주는 지금도 모독당하고 있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 [오늘의 눈] ‘우리는 만나야 한다’/송한수 국제부 차장

    뭐래도 평양 정상회담 소식은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와 같다. 일각에서 언뜻언뜻 내비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만남 자체에 뜻이 담겼다. 특히 아프간에 붙잡혀 있는 우리나라 핏줄을 떠올리게 된다. 사람들은 벌써 한달째로 치닫고 있는 인질사태가 빅뉴스에 휩쓸려 묻혀버리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두 역사적(?) 사건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 또한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평화를 향한 노력의 정당성과 얽혔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는 이달 말 남북 수뇌가 만난다. 어언 7년 만에 이뤘다. 그 세월은 자리를 함께하기까지 온갖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당사자끼리 만나야 문제해결의 길이 열린다는 점은 인질사태에도 들어맞지 않을까. 싸우더라도 만나서 싸우는 게 낫다. 상대방 속내를 제대로 알 수 있어서다. 부부가 설사 다투더라도 한 이불을 덮어야 한다는 속담도 있다. 이번 사건의 초기에 현장을 취재한 한 외신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 협상단이 기민하게 움직였으나,1∼3일 안에 탈레반을 만났으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눈치를 보는 아프간 정부가 꺼려 성사되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탈레반이 유엔에 안전보장을 요구, 더 어렵게 됐다는 견해도 많다. 반면 탈레반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요구라는 점을 모를 리 없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따라서 이래저래 장소를 따지지 말고 탈레반 뜻에 따라주는 방법도 생각해 봄직하다. 그들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눈은 싸늘하지만, 직접 대면협상이 위험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탈레반이 협상단을 인질로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무르익은 한반도의 해빙 분위기는 국제사회에 평화를 염원하는 인상을 심어주고, 이런 움직임은 인질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다시 말하지만 그러려면 당사자끼리 만나야 한다. 나아가 인질들이 가족 품에 안기도록 해야 한다.“세상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한다지만 정원의 법칙도 있다.”는 어느 순례자의 말을 떠올려 본다. 송한수 국제부 차장 onekor@seoul.co.kr
  • [여성&남성] 우린 ‘판박이 여름휴가’ 탈출을 꿈꾼다

    [여성&남성] 우린 ‘판박이 여름휴가’ 탈출을 꿈꾼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루 하루를 달리는 직장인들에게 여름 휴가는 ‘사막의 오아시스’, 그 이상이다. 상사의 질책이나 고된 야근도 휴가를 생각하면 얼마든 참아낼 수 있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7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여름휴가 때 무엇을 하면서 보낼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남녀 모두 ‘일상 탈출을 위한 여행(71.5%)’을 꼽았다. 굳이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주인공처럼 낯선 곳에서의 특별한 만남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혹시나’하는 기대만으로도 여름 휴가는 즐겁다. 가족이나 연인, 아니면 혼자만의 휴가를 꿈꾸는 남녀의 생각을 들어봤다. ●그곳에 가면 왠지 특별한 행운(?)이 있을 것 같은데… 회사원 김모(32)씨는 여름 휴가만 생각하면 웃음이 피식피식 나온다.2주 뒤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타기로 돼 있다. 김씨는 스포츠카를 빌려서 1주일 동안 뉴질랜드 곳곳을 누빌 계획이다. 휴가 예산은 150만원 정도로 다소 부담스럽지만 8년 동안 별러온 ‘로망’이 이뤄지는 순간이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1999년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김씨는 형편이 어려워 하루에 3뉴질랜드달러(당시 환율기준 2000원)로 버텨야 했다. 아침은 식빵 3조각, 점심과 저녁은 서울에서 공수해 온 ‘봉지라면’으로 해결하는 등 처절한 연수 생활을 했다.8년 전 한국으로 돌아오던 순간부터 그는 뉴질랜드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것을 결심했다. 김씨는 “당시 지겹게 먹었던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이민자가 하는 식당에서 탕수육과 볶음국수로 된 콤보메뉴도 먹으며 그 때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 물론 딱 한 끼니다.”며 웃었다. 당시에는 꿈도 못 꾸던 남섬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연수 시절 클래스메이트였던 늘씬한 스위스 미녀가 남섬 여행을 제안했지만 형편이 안 돼 못갔던 한도 이 참에 풀 계획이다. 물론 그 곳에서 특별한 행운(?)이 생길 거라는 기대도 가슴 한 구석에 품고 있다. 회사원 이모(33)씨는 “언제부턴가 와이프를 집에 두고 홀로 베낭을 꾸려 유럽으로 떠나고 싶다는 공상을 했다.”면서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어울릴 수 있는 친구(?)를 만난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냐. 항상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와이프랑 휴가까지 가야 한다면 우울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씨는 “올 여름 ‘로망’을 이룰지는 모르겠다.”면서 “뒤탈을 막기 위해 아내와 함께 갈지, 솔직히 말하고 혼자 떠날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붕어빵 같은 바캉스는 싫다” 회사원 장모(27)씨는 8월 말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계획이다. 그때 쯤이면 성수기가 끝나갈 때라 경제적 부담도 적은 데다 북적거리는 관광객도 피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쌀국수나 양꿍 같은 태국 전통 음식을 실컷 먹고 틈날 때마다 한가롭게 마사지사에 몸을 맡길 생각이다. 정씨는 “이름난 관광지에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사진이나 찍는 해외여행 따위는 관심없다.”면서 “1년에 한 번뿐인 휴가인데 아무 생각없이 푹 쉬면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신선놀음 아니냐.”고 말했다. 은행원 박모(32)씨의 휴가 테마는 ‘애니메이션’이다. 혼자서 애니메이션의 천국인 일본에 가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손때가 묻은 지브리스튜디오를 둘러보고 좋아하는 애니매이션을 보며 올 때는 DVD와 관련 상품을 가득 사올 계획이다. 박씨는 “몇달 전 여자친구와 헤어져 여름휴가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어설프게 친구들과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 가서 안 되는 작업(?)을 하는 것보다 일본에 가서 혼자 만의 휴가를 즐기고 싶다. 여름휴가 때 꼭 바닷가나 계곡, 유명 관광지에 가야 한다는 것도 고정관념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일본 문화에 푹 빠져보기 위해 지인의 집과 호텔 대신 일본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을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40대 가장 ‘방콕 vs 해외여행’ 회사원 진모(40)씨에게 ‘주 5일 근무제’는 남의 나라 일이다. 설상가상 최근 2주 동안 새벽 1시에 퇴근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느라 몸은 천근만근이다. 하지만 마음 만은 가뿐하다. 새달 초 예정된 휴가를 생각하면 2주쯤이야 얼마든지 참아줄 수 있다. 진씨는 “해외리조트에 가서 아무 생각없이 쉬고 올 생각도 해봤지만 올 해는 집에 틀어박혀 있을 생각이다.1주일 내내 뒹굴면서 푹 잘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른 가장들처럼 휴가에 대한 가족들의 정신적 압박도 없다. 둘째 아이를 가진 아내가 임신 8개월째 접어들어 몸이 무거운 탓에 꼼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씨는 “무거운 몸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도 ‘방콕 프로젝트’(집에서 푹 쉬는 계획)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덕분에 아무런 장애없이 ‘방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반면 직장인 조모(41)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인터넷 여행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올 여름 휴가때 아내와 아들과 데리고 모처럼 해외에 나갈 생각이다. 조씨는 “주변에서 해외로 하도 많이 나가니까 한 번쯤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진작부터 하고 있었는데 한 번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면서 “단 1주일이라도 해외에 다녀오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견문을 넓혀주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아들을 놀라게 해주고 싶어 아직까지는 비밀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통장에 자물쇠를 채워놓은 아내를 설득하는 일이다. 조씨는 “해외로 나가려면 한두 푼 드는 게 아니어서 그런지 해외 운이라도 슬쩍 내비치면 아내가 눈을 흘기곤 한다. 밤낮으로 작업(?)을 해서 아내를 설득하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나홀로 휴가’를 꿈꾼다 경기 안산시에서 한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윤모(30·여)씨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꿈이다. 주변에서는 여름방학을 하면 다녀오라고 하지만 실상 방학 때는 보충수업과 교내외 연수 등으로 더 짬이 안 난다. 게다가 올해는 평생 한번 받는 연수까지 겹쳐서 휴가는 머릿속에서만 다녀올 형편이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 가서 4년 전 시간에 쫓겨 못 보았던 루브르박물관을 열흘 정도 샅샅이 관람하고 싶다.”면서 “혼자 개선문이 보이는 거리에서 홍합요리나 실컷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마음 속의 휴양지로 박물관을 고른 이유는 하루 4시간의 수업에 조례, 종례 시간까지 시달리는 자신에게 뭔가 정신적인 휴식을 주고 싶어서다. 윤씨는 “점심시간에는 급식 지도하며 떠들고, 쉬는 시간마저 아이들이 몰려와 떠들곤 한다.”면서 “한 동료 교사는 아이들끼리 싸운 것을 가지고 학부모들이 담임 탓이라며 교육청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해 학교를 그만두기도 했다. 이런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평화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원 권모(27·여)씨는 여름휴가에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배워볼 계획이다. 평소 참하다는 이야기를 지겹도록 듣는 자신에게 용기와 힘을 길러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번지점프나 패러글라이딩 등을 배우며 여름휴가를 보내고 싶다.”면서 “물론 무섭겠지만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면 나도 미래로 비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 반복되는 육아와 집안 일에 매여 있는 전업주부 신모(35·여)씨는 서비스를 하는 휴가가 아니라 서비스를 받는 휴가를 꿈꾼다. 가족끼리 가는 휴가는 결국 자신이 밥을 하고 아이를 돌보며 남편 비위를 맞추게 된다는 것. 그는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나홀로 여행’을 원한다. 매일 피곤이 쌓여 멀리 갈 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는 “근처 특급호텔 패키지를 신청했다. 마사지 받고 밥도 안하고 식사도 객실로 시켜 먹으며 뒹굴뒹굴 게으름을 맘껏 피우고 싶다.”면서 “책도,TV도, 컴퓨터도 필요없고, 곁에 있을 사람들도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얼마나 홀로 보내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일주일까지는 남편이 아이를 돌보며 지낼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다가도 “아이가 걱정돼 길어야 이틀밖에 안 되겠네요.”라며 웃었다. ●“역시 휴가는 친구나 그이와 가야…” 대기업에 다니는 전모(25·여)씨는 엔화의 가치가 떨어진 지금 일본으로 3박4일 쇼핑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홍콩의 쇼핑 페스티벌이나, 떠오르는 신흥 쇼핑시장 중국 상하이도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일본으로 결정했다. 자칭 쇼핑 전문가인 친구 3명과 각자의 여름 보너스 200여만원씩 들고 가서 옷, 가방 등을 싸게 살 계획이다. 유씨는 “요즘 같은 경우 일본에서 쇼핑만 잘하면 비행기값 정도는 빠진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친구는 과소비를 걱정하기도 하지만 1년 동안 돈 버느라고 고생한 나에 대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만난 사람들로부터 해방돼 친구들과 진정한 수다를 나누고 싶다.”며 웃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29·여)씨는 “남자 친구와 밀월 여행을 가고 싶다. 가장 즐거웠던 여름여행은 역시 남자친구와 다녀온 여행이었다.”면서 “밤에 안 헤어지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물론 부모님께 거짓말하는 것은 죄송하지만 약간의 스릴이 여행에 짜릿함을 더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추억 속 아름다운 로맨스를 꿈꿔요” 대학생인 손모(21·여)씨는 아직도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주인공 같았던 지난해 여름의 유럽 기차여행을 잊지 못해 한 번 더 스치는 인연을 고대한다. 당시 그는 여행 직전 특별한 인연을 기대하며 서울 인사동에서 한국 전통 기념품 등을 준비했다. 그런데 정말 선물을 주고싶은 사람이 나타날 줄이야. 스위스로 이동하던 기차 안에서 한 취객이 혼자 있던 여성을 괴롭혔고, 손씨 일행은 당황하며 어쩔줄 모르고 있었다. 바로 그 때 인도계 유럽 남성이 다가와 행패를 부리던 취객을 오히려 달래면서 부드럽게 진정시켰는데 황홀하게도(?) 그의 좌석은 바로 손씨의 옆자리였다. 그녀는 “참 멋진 남자라는 생각과 함께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한 장면이 내게도 우연처럼 찾아왔다고 생각했다.”면서 “용기를 내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고, 서로 통성명을 하고 여행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고 회상했다. 일행들이 옆에 와서 대화를 방해했지만 한국에서 준비해간 한국 전통 문양의 책갈피를 그에게 주었고, 그는 한국에 꼭 한번 가겠다는 말과 함께 먼저 기차에서 내렸다. 손씨는 “아직도 그가 연락을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 “휴가에서의 로망은 스치는 인연에 대한 추억인 것 같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낙태비용 생각하는 여자(女子)의 얌체

    『당신 가정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드립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법률지식이 없는 이들을 위해 무료봉사해온지 14년-. 「가정법률상담소」(소장 이태영(李兌榮))는 그 생일인 지난 5일 자축「파티」를 새로 옮긴 대한간호협회 2층 사무실(퇴계로5가)에서 열었다. 다음은 상담소의 문을 두드린 수많은 남녀의 갖가지 「에피소드」로 엮어본 비화적(秘話的) 14년 결산. 요즘 성(性)도덕 기절할 지경 무책임한 여성 얄밉기도 상담소에서 10년 「카운슬러」로 근속(勤續), 이번에 표창까지 받은 강영애(姜永愛)여사(33)는 『요즘 젊은 남녀의 성도덕이 그토록 문란할 수 없다』고 우선 개탄부터…. 맞선 본 남녀가 그길로 같은 방에서 동침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약혼자끼리 성관계를 맺는 것은 예사로 되어있다는 것. 언젠가는 결혼한지 두달 만에 아이를 낳고 파탄하게 된 어느 부부가 상담소를 찾아왔다. 『어떻게 두달 만에 어린애를 낳게 됐지요?』 라는 물음에 젊은 부인은 당연하다는듯 『8개월전에 약혼을 했거든요』 얼굴하나 붉히지 않는 태연자약한 모습에 오히려 상담을 맡았던 쪽의 얼굴이 화끈해 질 정도였다고. 놀라운 것은 그뿐이 아니다. 멀쩡하게 부인을 두고도 처제와 동거생활을 해오다 두 자매에게 끌려 상담소에 온 철면피한 젊은 신사. 재혼한 중년 남자가 부인이 데리고 들어온 딸을 간음한 사건. 집안에 둔 식모라면 빠뜨리지 않고 손을 대다가 나중에는 8살밖에 안된 나어린 소녀까지 욕보인 끔찍한 일. 심지어는 자기의 친딸까지 범하는 아버지가 있고 보면 개탄할 정도가 아니라 기절할 지경-. 상담하러 오는 이들의 「케이스」마다 다른 복잡한 사연들을 10년동안 접하면서 강여사가 느낀 것은 여자들이 너무 무책임하게 행동해 놓고 나중에 그 책임을 남성에게만 씌우려는 태도가 제일 얄밉더라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만든 남성에게 잘못이 있고, 남성들이 백번 나쁘지만 처음에 여자들이 자기 몸을 잘 보호하고 일을 똑똑하게 처리만 한다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태가 빚어질리 없지 않겠느냐고 강여사는 사뭇 안타까운 표정. 남편 부정(不貞)탓 이혼이 으뜸 혼전 동침하면 파탄많고 자기가 「엔조이」한 책임을 지려고는 하지 않고 『어떻게 낙태수술 비용 좀 받을수 없을까요』하고 물어오는 여자들을 대할때면 그들의 무책임이 얄밉기까지 했다는 것. 지난 14년동안 총 상담건수 4만4천5백여건중 이혼이 가장 많은 42%를 차지. 여자쪽이 주장하는 이혼의 이유로 가장 많은 것이 남편의 부정행위(44%), 다음이 배우자 및 직계존속들의 부당한 대우(22.9%), 세째가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사유(성불구,고질병등)의 순서이다. 남편이 주장하는 이혼의 이유로는 (1)혼인을 계속할수 없는 중대사유(성격불일치가 가장 많다. 그러나 성격은 태어날때 부터 서로 다른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핑계이기 일쑤) (2)여자들이 남편을 버리고 도망간 경우(이경우도 대부분 남편에게 책임이 있는 수가 많다) (3)여자의 부정행위등. 이혼건수가 이렇게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어쨌든 당사자들이나 그들의 자녀들에게는 비극임에 틀림없다. 강여사가 10년동안 이혼하겠다고 찾아온 수많은 부부들을 상담하면서 절실하게 깨닫는 것은 「결혼이란 남녀 서로가 피나게 노력해서 얻는 행복」이란 것. 흔히들 결혼생활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하찮은 문제로 이혼이라는 불행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고. 그때마다 생각나는 말은 고「케네디」대통령이 말한 『정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주도록 바랄 것이 아니라 정부를 위해서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라』는 명언. 정부라는 말을 「남편」또는 「아내」로 바꿔 생각하면 자질구레한 부부간의 불화는 쉽사리 해결될 것이 아니겠느냐는 얘기. 특히 주목할 일은 결혼전에 성관계를 맺었을 경우 「이혼」으로 끝나는 수가 성관계를 맺지 않았던 부부보다 두드러지게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 『최근에 낸 「데이터」는 없지만 확실히 결혼전 성관계가 파탄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도 결혼까지 남녀는 한겹 두겹 신비의 「베일」을 벗겨가는 모양인데 결혼전에 모든 것이 드러나면 일찍 흥미가 깨지는 모양이죠?』 강여사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젊은 남녀들이 결혼전에 난잡한 행위를 삼가해 주기를 당부한다. 그것이 곧 그의 한평생의 행복을 좌우하는 중대한 계기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 제일 흐뭇하고 보람있었던 때를 묻자 『절대로 용서 못할 것 처럼 살기등등해서 찾아 온 부부가 화해를 하고 다정하게 돌아갈 때』였다고-. 법원까지 안가게 해결을…화해하고 돌아갈땐 흐뭇 사실 가정의 불화문제를 들고 법원에까지 가면 화해될 것도 안되는 수가 있다. 한 가정의 불행을 가정법률상담소가 개입해서 「해피·엔딩」으로 해결해 주었을 때처럼 기쁠때가 없다는 강여사의 말도 충분히 수긍이 가는 얘기. 원래 이런 가정법률상담소는 외국의 경우 8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고아원이나 양로원만이 사회사업이 아니라 법률지식 없는 이들을 법률적으로 도와주는 상담소 일도 엄연히 하나의 사회사업이다. 특히 한국사람들처럼 법률지식이 생활화 되어있는 못한 한국적 풍토에서는 가정문제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상담소의 존재가 절실히 필요한 것. 강여사가 들려준 어처구니 없는 「에피소드」 가운데는 이런 얘기도 있었다. K여인(40)은 S씨(45)와 재혼할때 전남편의 소생인 딸 희자(熙子)양(가명·16)을 데리고 갔다. 그러나 재혼한지 두달도 되기전에 딸은 수심에 싸인듯 우울해지고 어머니 혼자 외출하는 것을 강력히 말리곤 했다. 수상해서 캐물었더니 희자양은 어머니가 밖에 나가고 없는 사이 의부(義父)인 S씨가 이불속에서 자기를 껴안고 「키스」와 애무등 별의별 해괴한 행동을 하고 심지어는 강제로 그녀를 범했다고 실토. 어머니는 기가 차서 이 괘씸한 남편을 어떻게 했으면 좋곘느냐고 딸과 함께 상담소를 찾아온 예-. [선데이서울 70년 11월 22일호 제3권 47호 통권 제 112호]
  • [삶과 생각] 링컨센터에서 다듬이질하기

    [삶과 생각] 링컨센터에서 다듬이질하기

    지난번 링컨센터에서 전화로 이번 여름 링컨센터 축제 야외 공연에 Home Made 악기 축제가 있는데 한국에서도 참가할 수 있느냐고 문의가 왔다. 나는 번쩍 한국에 노동을 위한 기구들이 있는데 악기 이상으로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이 있어 반드시 참가해서 신명나는 축제를 벌이겠노라고 했다. 특히 이번 축제의 주제는 화, 수, 목, 금, 토의 다섯 가지 자연 소재가 주제라고 했다. 나는 원래 한국의 악기는 자연을 소재로 만들어져 특히 이번 주제와 잘 부합된다고 맞장구를 쳤다.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련한 추억 속의 시골 정경을 떠올렸다. 지금은 옷감이 많이 발달하여 구김살이 생기지 않는 옷감도 있지만 내가 어렸을 적엔 나일론 양말이 추석 때 받는 아주 귀한 새로 도입된 신소재였다. 우리 아낙들은 드라이크리닝이나 세탁기를 상상도 못했을 때이니까 무명옷감이나 비단옷을 물빨래해야 했고 이불이나 옷가지를 다리기 전에 거칠어진 천을 반반하게 만들기 위해 다듬이질을 했다. 특히 저녁 먹고 난 후 돌이나 나무로 만든 다듬이돌 위에 옷감을 접어놓고 박달나무로 만든 방망이를 양손에 들고 끊임없이 두드려대는 아주 힘겨운 노동이었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며느리와 마주앉아 방망이질을 하는데 단순한 방망이 소리에 강약과 다이내믹을 가미해 따분한 두 박자의 리듬을 변화해 가며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 다듬이질 소리는 온 동네로 울려 퍼져 라디오도 없던 시절에 꽤나 음악적 무드를 만들어 모깃불의 매큼한 연기와 함께 우리가 참석한 라이브 콘서트였다. 예전 얘기를 또 하나 하자면 동네에 조그만 잔치가 벌어지면 항아리나 자배기에 물이나 막걸리를 담아놓고 바가지로 퍼마셨는데 때로 흥이 나서 노래를 부르거나 어깨춤을 출 때 바가지를 물 위에 엎어놓고 장단삼아 쳤는데 타악기가 귀했던 그때 제법 흥을 돋우는 멋진 물장구가 되었다. 그뿐인가. 그때 유일한 엿장수가 동네마다 다니며 엿을 팔 때 엿장수는 가위로 멋진 가락을 만들어내고 우리는 마늘이나 고철 등을 들고 나와 엿과 바꾸기도 하였다. 그런 추억의 소리들은 내가 어려서 접한 음악이었고 지금 음악가로 살고 있는 나에게 더없이 좋은 음악 조기교육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 오랜 추억 속의 물건들을 뉴욕에선 구하기 힘들어 한국문화원 박 원장에게 부탁을 했다. 그는 아주 시원시원하게 내게 도움을 주었고 돌다듬이와 세월의 때가 깊이 묻어 있는 방망이, 그리고 잘 생긴 아낙같은 소담스런 바가지가 한국에서 공수되어 왔다. 나는 더 신명나게 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이송희, 김지영, 김예숙 씨가 고운 한복에 쪽을 곱게 지고 연주에 참가해 주었다. 상상해 보라. 고운 한복에 쪽을 지고 돗자리에 앉아 다듬이질하는 여인들을, 더구나 우리는 링컨센터 헨리 무어의 조각이 큰 바위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는 연못가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옛 여인들이 노동과 그 노동의 피로를 덜기 위해 만들어낸 아름다운 다이내믹, 그리고 악기가 귀하던 시절 물장구로 신명을 풀었던, 그리고 자르는 기구로만 생각되는 가위를 크게 만들어 음악적인 신명을 엮어냈던 엿장수를 설명하고 시연도 하고 관객들이 직접 연주도 해보이는 형태로 이끌어 갔다. 관객들은 신명나게 물장구를 두드려대고 가위로 가락을 만들었다. 생각해 보라. 세계 각처에 가위가 많지만 그것으로 멋진 가락을 만들어낸 엿장수 가위가 있는 나라를, 바가지로 물장구의 흥을 돋우었던, 그리고 힘든 노동을 음악으로 변화시키는 아낙들을. 음악 신동과 세계 정상의 음악가를 많이 배출해낸 한국사람들, 창조적이며 신나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 에너지를 누가 말리랴! 글 박상원 재미국악인     월간 <삶과꿈> 2007.04 구독문의:02-319-3791
  • 美 ‘아이로봇’ 등 외국기업들 ‘특화 상품’ 출시 봇물

    美 ‘아이로봇’ 등 외국기업들 ‘특화 상품’ 출시 봇물

    ●‘한국 전담팀´도 만들어 미국의 로봇청소기 제조업체 아이로봇은 지난해 사내에 ‘한국 전담팀’을 만들었다.‘룸바’라는 브랜드로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 1위를 달리는 아이로봇이 특정한 나라를 겨냥해 별도의 개발팀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그 결과 만들어진 제품이 이달 초 출시된 최초의 물청소 로봇 ‘스쿠바’다. 쓰레기를 진공으로 빨아들인 뒤 물을 분사해 바닥을 문지르고 건조시키는 제품이다. 청소 때 물걸레질을 해야만 개운해하는 한국인들의 정서에 맞춰 개발했다. 카펫 등 서구형 주거공간에서는 쓰기 힘든 제품이란 점에서 회사로서는 상당한 모험을 한 셈이기도 하다. 외국 제조업체들이 한국인들의 취향과 눈높이에 특화시킨 ‘한국 전용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소비취향이 까다로워지면서 세계에 통용되는 고만고만한 제품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이란 거대시장으로 진출하기에 앞서 같은 유교문화권인 한국시장을 ‘테스트 마켓’으로 삼으려는 목적도 있다. 이미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셀린느’는 한류(韓流) 주역인 영화배우 송혜교의 이름을 딴 ‘송혜교 백’을 올 가을 출시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버킨 백’(에르메스),‘샤론스톤 백’(루이뷔통) 등 외국스타들의 이름을 딴 백은 있었지만 한국 스타의 이름이 쓰인 것은 처음이다. 스웨덴 생활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코리아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진공청소기 ‘트윈 클린’에만 흡입력 조절장치를 달았다. 다른 나라에서 파는 제품에는 전원 스위치만 달려 있지만 한국인들은 흡입강도를 조절하면서 청소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 특별히 한국형 제품으로 개발했다. 독일의 생활가전업체 밀레 코리아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8㎏ 대용량 드럼세탁기를 판다. 처음에는 5㎏ 용량의 세탁기만 판매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이불 빨래 등을 위해 대용량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디자인 등 한국 소비자 요구 반영 프랑스 회사인 그룹세브 코리아 ‘테팔’의 ‘엑셀리오 컴포트 멀티 그릴’도 기존 납작한 전기 그릴로는 국과 찌개를 끓이기 힘들다는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바닥을 깊게 만든 한국형 제품이다. 미국 캐리어 코리아의 스탠드 에어컨도 한국에만 특화된 제품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업소용으로만 팔리지만 힘세고 예술품 같은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한국시장 조사결과에 따라 가정용으로 변모시켰다. 미국 통신기기 회사 모토롤라는 선풍을 일으켰던 ‘레이저’ 시리즈의 최신형 제품인 ‘레이저 스퀘어드’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름도 공식명칭인 ‘레이저2’ 대신에 한국에서만 ‘스퀘어드’라고 붙여 차별화를 꾀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허걱! 결혼하고 보니 ‘신부’가 남자라구요”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있습니까.결혼하고 보니 ‘신부’가 남자라니요?” 중국 대륙에 한 20대 남성이 결혼을 하고보니 신부가 남자인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발칵 뒤집혔다. 이같이 황당한 일을 당한 장본인은 중국 중북부 산시(陝西)성 쑤이더(綏德)현 전좡(田庄)진 황자구이촌에 살고 있는 장(張·22)모씨.집안 형편이 어려워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일찍 포크레인 운전기술을 배운 덕에 돈벌이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장씨는 지난달 26일 집안의 돈을 탈탈 터는 것도 모자라 빌린 돈 4만위안(약 480만원)을 들여 키꼴이 껑충한 신부를 맞아 결혼식을 올렸는데,알고보니 신부가 남자인 것으로 드러나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신화통신(新華通訊)이 29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신랑 장씨는 1개월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바오베이신얼(寶貝欣兒)’라는 ID를 가진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다.두 사람은 시간이 날때마다 채팅을 통해 밀어를 나누며 사랑을 속삭였다.뜨겁게 달아오른 남녀는 자연스럽게 ‘결혼’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게 됐고 오는 9월 13일 결혼식을 올리자고 약속을 하는 등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결혼을 앞두고 신부 얼굴을 보기 위해 장씨는 신부 집이 있는 산시성 위린(楡林)시 우부(吳堡)현으로 갔다.그곳에서 ‘바오베이신얼’이라는 ID의 장신씨를 만난 뒤 장씨는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이들이 함께 돌아온 것을 본 장씨의 부모는 “장신씨가 키가 너무 크고 얼굴을 그리 예쁘지 않지만 며느리감으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장씨의 부모는 집안 형편도 좋지 않고 여동생이 3명이나 있어 장씨가 하루 빨리 결혼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이때부터 장신씨는 장씨의 집에 그대로 눌러앉아 결혼 준비에 들어갔다.장씨 부모는 서둘러 장신씨에게 “친정 부모님에게 하루빨리 결혼식을 올리자고 연락하고…” 라며 재촉했다.양가는 결혼식 날짜를 6월 24일로 잡았다. 이에 장신씨의 부모도 예물 준비 값으로 4800위안(약 57만 6000원)을 보내왔다.예물 준비값을 받은 장씨의 부모는 결혼식 준비를 위해 돼지 1마리,양 1마리를 잡는 등 많은 음식을 준비했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23일 밤,경악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결혼식 준비에 힘들어하던 예비 신부 장신씨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예비 신랑 장씨는 집안의 뒷일을 마무리한 뒤 장신씨가 자는 방으로 들어갔다. 아니,이게 웬일인가.잠들어 있는 장신씨의 이불을 걷는 순간,장씨는 까무러칠뻔 했다. 장신씨가 남자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너무 황당해 우두망찰하던 장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방을 나왔다. 방을 나온 장씨는 어머니에게 조용히 상황을 설명하자,그녀는“어차피 일을 벌어진 것이니 할 수 없다.”며 “일단 내일 결혼식을 치른 뒤 ‘남자 신부’를 집으로 보내라.”고 말했다. 이튿날,이들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사진도 찍고,비디오도 촬영하고….하지만 이들의 결혼식 그 이튿날 파경을 맞았다.신랑 장씨는 ‘남자신부’ 장신씨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라.”며 차비 300위안(약 3만 6000원)을 쥐어줬다.‘남자신부’ 장신씨가 떠난 뒤 조금 있다 신랑 장씨도 정처없이 집을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습기 잡고 냄새 먹고

    찜찜하고 눅눅한 장마철이다. 신발장, 싱크대 등 집안 구석구석 신경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냄새뿐만 아니라 습기가 차면 곰팡이까지 번식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걱정을 겨냥한 장마철 마케팅이 최근 뜨겁다. 제습·탈취에 효과적인 제품들을 알아본다.●습기 잡는 똑똑한 가전 음식물 쓰레기는 바로바로 내다버리는 게 가장 좋다. 마른 녹차 잎이나 커피 찌꺼기도 쓰레기통에 넣으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도저도 여의치 않으면 음식물을 말려서 분쇄하는 쓰리기 처리기를 써볼만 하다. 마른 쓰레기 상태로 처리해 세균과 냄새 걱정이 없다.4인 가족 기준 일주일에 한 번만 비워주면 되어 싱글이나 맞벌이 부부들이 쓰기 좋다. 린나이의 비움RFW-12HD는 36만원(롯데홈쇼핑에서 29만 9000원), 루펜리의 LF-01은 35만원,LF-02는 30만원이다. 작동 중에도 음식 찌꺼기를 추가로 버릴 수 있지만 한 번 건조·분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용량에 따라 8∼17시간 걸린다. 제습기 한 대로 온 집안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마철 잘 마르지 않는 신발, 침구류 등 빨래를 건조할 때에도 안성맞춤. 장마철마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인기다. 단, 오래 틀어놓으면 바람이 따뜻하게 변하는 게 흠이다. 30평형대 아파트라면 제습기 용량이 10ℓ 정도면 적당하다. 작은 방이나 옷장 등에 어울리는 미니제습기의 경우 기존의 ‘물먹는 하마’ 같은 제습제 대체 용품으로도 인기가 많다.LG전자의 올해 신모델 LD-102DG(1일 10ℓ)는 26만 1000원, 위닉스의 DH-100PW(1일 5ℓ)는 19만 8000원, 홈드라이어 미니제습기(1일 0.6ℓ)는 6만 8000원, 파비스 미니 제습기(1일 0.35ℓ)는 5만원이다.●옷장 신발장…구석구석 뽀송뽀송 향긋하게 최근 제습 제품은 뽀송뽀송함을 유지하는 제습력뿐만 아니라 탈취 기능까지 겸해서 나온다. 애경에스티 홈즈 제습력(옷장용 3개 4800원, 서랍장용 4개 4500원)은 고품질의 숯을 사용해 탈취 기능이 강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피죤의 참숯 제습제(옷장용 3개 4450원)와 옥시의 물먹는 하마(옷장용 3개 3700원) 등도 인기가 높다. 방충제도 많다. 좀벌레로부터 옷을 보호하고 무향·무취여서 냄새가 배는 일도 없다. 애경에스티 홈즈의 방충선언(옷장용 2개+서랍장용 1개 4500원)과 컴배트의 프리미엄 좀벌레 싹(옷장용 3개 4000원)이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괜찮은 편이다. 부피가 큰 이불을 멀티압축백으로 압축·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피를 10분의1로 압축·보관해주고 냄새나 세균 걱정도 없다. 롤팩 제품은 2개에 6만 8000원. 탈취 전용 제품도 쏟아진다. 애경에스티의 홈즈 크리스탈워터(400㎖ 5000원), 한국 존슨의 그레이드 인퓨전(305㎖ 4500원),P&G의 페브리즈 에어(275㎖ 5000원), 옥시의 에어윅(300㎖ 4150원) 등이 주류이다. 신발장에는 전용 제품이 있다. 주기적인 청소와 건조 유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신발장용 탈취제를 쓰면 냄새도 빠진다. 애경에스티 홈즈의 탈취탄 신발장용(165g 4000원), 옥시 냄새먹는 하마(135g 4000원),P&G의 페브리즈 에어(275g 4300원) 등이 많이 팔린다. 과자나 가공된 김에 들어 있는 실리카겔도 구두 속에 넣으면 제습제가 된다. 옥션에서는 최근 1주일간 실리카겔(1400g 8500원)이 하루 평균 500여개가 팔렸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80대 中노인이 은행 로비에 살림을 차린 까닭은?

    “80대 노인이 은행 로비에 살림을 차렸다고,왜?” 중국 대륙에 한 80대 노인이 자신이 맡긴 돈을 찾을 수 없는데 항의,은행 지점 로비에다 이불과 취사도구,가공식품 등 각종 세간붙이를 가지고 와 살림을 차리는 바람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동중부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시에 사는 80대 노인.노인이 익명 등을 요구해 나이나 이름 등 구체적인 신상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수수께끼’인물이다. 최근 쉬저우시 구러우(鼓樓)구의 한 은행 지점 로비에 80대 노인이 자신의 예금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 앙심을 품고 삼륜차로 이불과 취사도구 등 각종 집기를 들고 와 살림을 차리는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은행측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현대쾌보(現代快報)가 19일 보도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쯤,장쑤성 쉬저우시 구러우구 중국은행 푸싱베이루(復興北路) 지점 앞.80대 노인이 삼륜차에다 싣고온 이불과 밥그릇,라면 등 가공식품 등 혼자 먹고살 수 있는 살림살이 도구들을 부리고 있었다.특히 세간붙이에는 라면은 물론 수박과 맥주 등도 포함돼 있어 보는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래지게 했다. 이에 대해 은행 창구직원들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노인이 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곤혹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었다.이때 은행을 찾은 주민들도 은행 업무를 보기보다 노인의 괴상한 행동을 지켜보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쑥덕거렸다. 이 80대 노인이 이곳에다 살림살이를 차리게 된 사연은 이렇다.노인이 18년전인 지난 1989년 여름에 자신의 명의로 통장을 개설한 뒤 100위안(약 1만 2000원)을 저금했다.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통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비에 젖기도 하고 찢어지기도 하는 등 너덜너덜해져 도대체 누구의 것인지를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노인은 이를 들고 와 은행 창구직원에게 주면서 맡긴 돈 100위안을 찾겠다고 요구했다.하지만 은행 창구직원은 통장이 너무 너덜너덜해져 망가진 탓에 노인이 통장의 주인이라는 사실 증명이 불확실한 만큼 돈을 내줄 수 없다고 밝혔다.이 말은 들은 노인은 통장만 망가졌을 뿐 모든 상황이 내가 이 통장의 임자라는 사실이 분명한데 왜 돈을 주지 않느냐고 따졌다. 창구 직원은 여러가지 정황상 노인의 통장이 맞다는 것은 추론할 수 있으나,은행 내규상 이런 추론가지고는 예금액을 지불할 수 없으니 “널리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그러나 노인은 “무조건 지불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은행측 역시 통장이 노인의 것이라는 과학적 증명이 없으면 예금액을 결코 내줄 수 없다고 완강히 버티고 있다.이에 화가 꼭뒤까지 치민 노인은 고대 집으로 되돌아가 각종 집기 등 살림도구를 챙겨 삼륜차에 싣고 와 은행 지점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80대노인이 은행 로비에 살림을 차린 까닭은

    “80대 노인이 은행 로비에 살림을 차렸다고,왜?” 중국 대륙에 한 80대 노인이 자신이 맡긴 돈을 찾을 수 없는데 항의,은행 지점 로비에다 이불과 취사도구,가공식품 등 각종 세간붙이를 가지고 와 살림을 차리는 바람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동중부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시에 사는 80대 노인.노인이 익명 등을 요구해 나이나 이름 등 구체적인 신상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수수께끼’인물이다. 최근 쉬저우시 구러우(鼓樓)구의 한 은행 지점 로비에 80대 노인이 자신의 예금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 앙심을 품고 삼륜차로 이불과 취사도구 등 각종 집기를 들고 와 살림을 차리는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은행측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현대쾌보(現代快報)가 19일 보도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쯤,장쑤성 쉬저우시 구러우구 중국은행 푸싱베이루(復興北路) 지점 앞.80대 노인이 삼륜차에다 싣고온 이불과 밥그릇,라면 등 가공식품 등 혼자 먹고살 수 있는 살림살이 도구들을 부리고 있었다.특히 세간붙이에는 라면은 물론 수박과 맥주 등도 포함돼 있어 보는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래지게 했다. 이에 대해 은행 창구직원들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노인이 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곤혹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었다.이때 은행을 찾은 주민들도 은행 업무를 보기보다 노인의 괴상한 행동을 지켜보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쑥덕거렸다. 이 80대 노인이 이곳에다 살림살이를 차리게 된 사연은 이렇다.노인이 18년전인 지난 1989년 여름에 자신의 명의로 통장을 개설한 뒤 100위안(약 1만 2000원)을 저금했다.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통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비에 젖기도 하고 찢어지기도 하는 등 너덜너덜해져 도대체 누구의 것인지를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노인은 이를 들고 와 은행 창구직원에게 주면서 맡긴 돈 100위안을 찾겠다고 요구했다.하지만 은행 창구직원은 통장이 너무 너덜너덜해져 망가진 탓에 노인이 통장의 주인이라는 사실 증명이 불확실한 만큼 돈을 내줄 수 없다고 밝혔다.이 말은 들은 노인은 통장만 망가졌을 뿐 모든 상황이 내가 이 통장의 임자라는 사실이 분명한데 왜 돈을 주지 않느냐고 따졌다. 창구 직원은 여러가지 정황상 노인의 통장이 맞다는 것은 추론할 수 있으나,은행 내규상 이런 추론가지고는 예금액을 지불할 수 없으니 “널리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그러나 노인은 “무조건 지불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은행측 역시 통장이 노인의 것이라는 과학적 증명이 없으면 예금액을 결코 내줄 수 없다고 완강히 버티고 있다.이에 화가 꼭뒤까지 치민 노인은 고대 집으로 되돌아가 각종 집기 등 살림도구를 챙겨 삼륜차에 싣고 와 은행 지점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스위스 ‘아트페어’ 1주일 결산

    |바젤(스위스) 윤창수특파원|“지금은 새로운 수집가와 화랑, 미술관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미술의 황금기다.” 세계 최고의 미술시장인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의 디렉터 새뮤얼 켈러의 말이다.17일(현지시간) 일주일간의 행사를 마감한 바젤 아트페어는 200여개 화랑이 20·21세기 작가 2000명의 작품을 판매했다. 전세계에서 5만명 이상의 작가, 미술 애호가, 화랑 관계자들이 찾는 ‘별들의 잔치’에서 한국 작가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리히터 등 유명작품가 대략 100% 인상공식적인 작품가격이나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지만 미술시장의 호황을 반영하듯 게르하르트 리히터, 윌리암 드 쿠닝 등 유명작가의 작품값은 전년보다 100% 넘게 뛰었다.10년째 바젤 아트페어에 참여하고 있는 국제화랑은 국내 작가인 전광영의 작품값을 40% 올렸다고 밝혔다. 바이엘러 미술관 관장직을 이어서 맡게 된 아트페어 디렉터 켈러는 “한국은 가장 성숙한 미술세계를 보여주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면서 “특히 올해는 카셀 도큐멘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등 큰 미술 행사가 겹쳐 어느 해보다 해외 방문이 많고 작품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권성문 KTB네트워크 회장,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대표 등 굵직한 투자자들이 개막일에 맞춰 한국 화랑의 부스들을 관심있게 둘러봤다.●`인기´ 전광영·이기봉 작품 억대 판매 국제화랑은 아트페어 개막 첫날부터 전광영의 한지 활용 작품을 점당 1억 5000만원에 4점 팔았다.2억 5000만원인 이기봉의 작품은 5점 이상 판매됐으며 사진작가 구본창·신진 문성식 역시 인기를 모았다. 올해 처음 바젤 아트페어에 참여한 PKM갤러리는 신진 작가들 위주인 행사장 2층에 둥지를 틀었다. 이불의 조각 작품이 바젤 아트페어를 후원하는 금융그룹 UBS의 기업 컬렉션에 6800만원에 팔렸고, 김상길의 사진 작품 10점은 1억원에 바젤 문화미술관이 구입했다. 바젤 아트페어에서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주목받은 작가의 작품도 살 수 있다. 이우환의 작품은 4개의 해외 화랑에서, 김수자의 작품은 2개의 외국 화랑에 팔았다. 해외에서 활동중인 젊은 한국작가들도 아트페어에서 새롭게 환영받았다.독일에서 활동중인 양혜규(36)는 2000만원 상금의 발로와즈 예술상을 받으면서 단독 부스까지 마련, 작품을 전시했다. 스위스에서 활동중인 이누리(30)는 PKM 갤러리와 외국 화랑에서 동시에 작품을 판매했다. 바젤 아트페어는 리스테, 볼타쇼, 스코프 바젤과 같은 ‘위성’ 아트페어도 거느리고 있다. 공장지대에서 11∼16일 동안 올해로 3회째 열린 신진작가 중심의 볼타쇼에는 한국의 두아트 갤러리가 처음 참가했다. 홍경택의 작품이 3700만원, 김성진의 작품이 870만원에 팔리는 등 개막일에 참여한 10명의 작가 작품 절반 이상이 팔려나갔다. 특히 박준범의 비디오 작품 ‘아큐페이션’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회사 직원들을 위해 구매하는 기업 컬렉션에 250만원에 팔려 화랑 관계자들을 흥분시켰다. 이현숙 국제화랑 대표는 “10년 동안 아트페어에 참여하면서 유럽에 한국 작가들이 신뢰를 심어 주었다.”면서 “아트페어 참여 이후 의미 있는 전시를 꾸준히 여는 등 한국 작가들은 이제 믿을 만한 투자처가 됐다.”고 말했다. 올여름 유럽 6개국에서는 무려 120명의 한국 작가들이 베니스 비엔날레 등 다양한 전시를 통해 세계 미술 중심부 진입을 넘보고 있다.geo@seoul.co.kr
  •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현장 가보니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현장 가보니

    |베니스 윤창수특파원|지난해 300억달러(28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한 비율은 0.03%.110년 전통의 세계 최대 미술 전시회인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의 규모도 딱 그 정도 크기다. 독일관, 일본관에 둘러싸인 한국관은 70평 남짓한 작은 규모다. 그런 만큼 한국관은 ‘작지만 강한 전시’‘선택과 집중’을 내세웠다. ●한국관은 ‘자연사 박물관’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이제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 지 5년 좀 넘은 신진 작가 이형구(38)의 개인전으로 꾸며졌다. 이씨는 세계인에게 친숙한 만화주인공 톰과 제리의 쫓고 쫓기는 장면을 뼈다귀로 재연한 ‘아니마투스’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만화 ‘톰과 제리’를 그린 조지프 바버라가 지난해 95세를 일기로 사망해 작품이 주는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올해 국가관 전시에는 비엔날레 역사상 가장 많은 77개 나라가 참여했다. 오는 10월 최고의 전시관, 작가, 젊은 작가에게 각각 주어지는 3개의 황금사자상을 통해 그 우열이 가려진다. 이형구는 플라스틱 재료인 레진으로 만든 의사(擬似) 뼈다귀 작품 ‘아니마투스’에 대해 “인류의 근본인 뼈를 변형시킨 작품으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관 전시뿐 아니라 스위스 바젤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과도 작품 전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자연사 박물관 측은 770만종의 뼈를 소장하고 있지만 만화 주인공 뼈가 없다며 그에게 작품 구입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아니마투스’와 함께 전시된 신체 변형 기구 ‘오브젝추얼스’도 눈길을 끈다. 이씨가 예일대 유학 시절 느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작품들이다. 전등갓으로 헬멧을 만들어 눈과 입을 확대하고, 페트병과 위스키잔에 물을 담아 팔뚝과 손가락을 굵어보이게 만들었다. 동양 남자로서 서양인의 거대한 육체에 대해 느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창조해낸 가짜 심리치료 기구들이다. 이씨는 “작품 활동을 시작하면서 미술관이 아닌 자연사 박물관에서 전시를 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의욕을 보였다.‘몸을 발명하는 사이비 과학자’ 이형구가 과연 이번 비엔날레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릴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한국관은 1995년 개관 이후 95년 전수천,97년 강익중,99년 이불이 3회 연속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을 맡은 로버트 스토 교수가 예일대 미대 교수라는 점을 들어 한국관의 수상 전망을 밝게 보는 이들도 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안소연(47) 커미셔너는 “비엔날레 수상은 현지의 상황과 정치적인 함수관계가 고려된다.”며 결과에 대한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미술평론가 박신의 경희대 교수는 “만화 캐릭터의 고고학을 통해 궁극적으로 죽음에 접근한 재미있는 시도”라며 “관람객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기보다 너무 정교한 제작으로 승부를 건 점은 아쉽다.”고 이번 한국관 전시를 평가했다. ●현대미술 비전에 초점 맞춰 자르디니 공원에 오밀조밀 모여 서로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는 국가관과 달리 본 전시장은 19세기 조선소 건물에 있다. ‘감각으로 생각하기-정신으로 느끼기:현재 시제의 미술’을 모토로 내세운 이번 비엔날레 본 전시에는 전세계에서 모두 10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본 전시장의 하나인 자르디니에 있는 이탈리아관은 대가들을 재평가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한 예로 아흔살이 넘은 세계적인 모더니즘의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의 파란색 회화작업 바로 곁에는 남미와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이 배치돼 있다. 그동안 비엔날레는 젊고 급진적인 작가들을 우대했으나, 스토 교수가 처음 전시 기획을 맡으면서 비엔날레 조직위는 현대예술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니엘 뷔렝, 소피 칼, 제니 홀처, 솔 르윗, 브루스 나우먼, 지그마르 폴케, 게르하르트 리히터, 수전 라우셴버그 등 대가와 신진들의 작품을 나란히 전시해 균형을 맞춘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한국작품 장외대결 ‘볼만´ 본 전시장에 중국, 일본 작가는 있는데 한국 작가가 없어 아쉽다면 비엔날레 전시장 바깥을 주목해보자.‘점과 선의 작가’로 불리는 이우환은 개인전, 보따리 설치작업으로 유명한 김수자는 단체전을 통해 비디오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수자의 전시 ‘시간이 예술이 되는 곳’은 프랜시스 베이컨에서 피카소,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세계적 거장 80명의 작품 300여점을 설치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물의 도시 베니스 구석구석은 온통 미술판이다. 유서깊은 교회 산 갈로에서는 빌 비올라의 비디오 작품 ‘해변이 없는 바다’가 전시 중이다. 한국의 국제 갤러리가 공동 투자한 작품으로 물과 배우들의 연기, 흑백과 컬러의 조화속에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오묘한 분위기의 영상이 압권이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는 현대미술계의 스타인 요제프 보이스와 매튜 바니의 2인전이 9월2일까지 계속된다. 크리스티 경매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의 소장품도 ‘시퀀스1’이란 전시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11월21일까지 계속되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입장료는 15유로. 특히 이번엔 바젤 아트페어, 카셀 도큐멘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와 10년 만에 함께 열려 한층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히 ‘그랜드 투어(www.grandtour2007.com)’라 할 만하다. geo@seoul.co.kr
  • 잔인한 혼수전쟁

    “결혼 날짜를 잡아 놓고 무리한 혼수 때문에 아예 혼사를 깨버리는 집안들이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거의 수습이 어려울 정도로 망가져 버린 우리의 흉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한다.” (2003년 김수현 극본 추석특집 드라마 ‘혼수’의 기획 의도 중에서) 사랑만 있으면 살 것 같은 예비 부부들에게 ‘혼수’는 결혼이라는 산봉우리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걸림돌 구실을 한다. 결혼 당사자들끼리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집안간의 갈등 문제로 비화될 경우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혼수’는 드라마의 주요 갈등 소재로 단골처럼 등장한다. 결혼을 하지 않은 남녀들에게는 식상하기 짝이 없는 뻔한 설정으로 치부되지만 막상 닥치고 보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혼수로 인한 온갖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한 여성과 남성들한테서 혼수에 얽힌 속앓이를 들어봤다. ●‘과도한 혼수는 남자도 괴롭힌다’ “부모님이 원하는 것은 과도한 혼수가 아니라 정성인데….” 중소기업에 다니는 결혼 4년차 김모(32)씨는 맞벌이를 하는 아내가 원하지 않아 아직 아기가 없다. 어머니는 결혼 때부터 장남인 김씨 부부에게 손자를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정작 김씨가 아내에게 아기를 갖자고 밀어붙이지 못하는 이유는 혼수를 너무 많이 받아서라고 한다. 아내는 고급 승용차에 밍크코트까지 혼수로 해왔다. 아기 문제로 부부 싸움을 할 때면 아내는 “내가 남들처럼 혼수를 적게 했느냐, 아니면 부모님 보약을 안 해 드렸냐.”며 따진다고 한다. 김씨는 “결혼 전에 어머니는 과도한 혼수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좋아서 덥석 받은 것이 후회스럽다.”고 전했다. 중소기업 영업부에서 근무하는 양모(27)씨는 신부측에서 보내온 예단비 500만원 때문에 맘고생을 했다. 보통 예단비의 절반을 처가로 돌려보내는 것이 관례인데 처가에서 돈 액수에 대해 짝수가 아닌 홀수로 돌아오는 것이 관습이라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양씨 어머니는 가족이 많은 형편상 200만원 이상 보낼 수 없다고 하셨고, 속앓이를 하던 그는 결국 자신의 돈 100만원을 보탰다. 양씨는 “남자의 입장에서 처가에 우리집을 능력 있게 보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결혼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른다.”고 말했다. 또 “여자와 달리 남자는 혼수 문제에 대해 상담할 곳이 전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고시를 준비하다가 대기업에 들어간 지 6개월 만인 지난 3월 결혼식을 올린 송모(33)씨는 “자신을 너무 대단하다고 믿으시는 어머니 때문에 고민”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는 4년 고시준비기간 동안 늘 옆에서 힘이 돼 주고 실패해 좌절하던 자신에게 ‘다른 길이면 어떠냐.’며 취업 준비까지 도와준 둘도 없이 고마운 사람이다. 하지만 결혼 준비가 시작되면서 어머니는 자신이 고시에서 떨어진 이유를 아내에게 돌리며 불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고의 명문대를 나온 아들이 혼수도 많이 못 받고 결혼한다며 안타까워하셨다. 송씨는 “오히려 나와 결혼하기에는 아까운 여자라고 말해도 어머니께서는 도리어 네가 최고인데 무슨 소리냐며 역정을 내신다.”면서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맘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혼수 문제 ‘사전 조율로 대처하라’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1)씨는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장모님은 서로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관계지만 사전 조율만 잘하면 혼수 문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씨는 평소 아버지의 완고함을 아는지라 결혼준비 중 혼수문제로 얼굴이 붉어질 것을 예상하고, 자신의 돈 300만원으로 전자 제품의 일부를 사서 나중에 혼수로 가져오라며 처가에 드렸다. 그리고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본가 손님들을 위해 버스 대여 비용을 대줄 것을 부탁했다. 다음은 아버지를 뵙고, 처가에서 알아서 본가의 손님들을 대접한다고 하니 우리도 양보할 것은 양보하자고 권했다. 그 결과 양쪽집이 알아서 서로를 배려하게 됐고, 결국 처가에서 결혼식 비용 일체를 지불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혼수는 알고 보면 돈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의 문제인 것 같다.”면서 “한번쯤 상대측이 우리 편을 대우해 준다는 느낌을 받으면 서로 더 많은 배려를 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출판사에 다니는 이모(30)씨는 부부가 합의하여 모든 혼수 과정을 생략해 문제가 전혀 없었다. 연애를 하는 5년 동안 부모님께 계속 ‘서로 형편을 뻔히 아니 전세를 얻는 데 모든 돈을 넣고 싶다.’고 자신들의 뜻을 말씀드렸다. 처음에는 의아해하시던 부모님도 이곳 저곳 할인점 등을 돌아다니며 한푼 두푼 아끼는 자식을 보면서 마음이 달라졌다. 이씨는 “요즘 실속 있는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널리 퍼진 ‘트렌드’”라면서 “부모님께서 전셋집에 좋은 세간살이가 있어봤자 2년에 한번씩 이사하다가 망가지기 일쑤라며 우리를 이해해주셨다.”고 전했다. 또 “과도한 혼수로 인해 파경에 이르는 커플에 대한 소문은 있지만 주위에서 실제로 본 적은 없다.”면서 “내 주변에는 부부가 한 통장에 돈을 모아 함께 혼수를 장만하러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유학준비 중인 장모(30)씨는 오히려 처가에 예단비를 드렸다. 물론 부모의 허락을 얻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주위 친구들이 겪는 혼수 문제를 말씀드리면서 자신은 딸을 곱게 키워 보내주시는 장인·장모에게 오히려 옷 한 벌 해드리고 싶다고 졸랐다. 부모님은 결국 ‘형수들에게 예단은 받을 만큼 받았으니 4형제 중 막내아들 결혼은 다르게 해보자.’며 승낙하셨다. 장씨는 500만원을 마련해 처가에 보냈고, 처가에서는 그 중 300만원을 돌려보냈다. 장씨는 “예단이나 혼수를 굳어진 전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쉽게 보면 배우자를 잘 길러 주셔서 감사하다는 표현이 예단이고, 같이 살 물건을 마련하는 것이 혼수”라면서 “감사의 뜻을 표현함에 남녀가 다를 것이 없고, 혼수를 마련하는 데는 힘을 합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무리한 요구에 스트레스 ‘팍팍’ 결혼 7년차 주부 경모(35)씨는 결혼 당시 시부모가 ‘1억원짜리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해서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그런데 시부모는 아파트 한 채로 온갖 위세를 부렸다. 예단비로 1000만원을 요구했다. 보통 예단비에서 많게는 절반, 적게는 30∼40%를 돌려주는 게 관례다. 경씨도 시부모가 그렇게 할 줄 알았지만 시부모는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래도 친정이나 경씨는 1억원짜리 집을 사준다는 생각에 꾹 참고 넘어갔지만 알고 보니 5000만원은 남편 명의로 대출받은 돈이었다. 경씨는 “시부모님이 이자만 내고 있으면 1년 있다 원금을 전부 갚아주겠다고 했지만 결국은 우리 부부가 고스란히 갚았다.”면서 “시부모님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과도한 혼수를 요구받았다는 생각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면서 허탈해했다. 결혼 5년차인 양모(35)씨는 결혼할 당시 남편은 실직 상태였다. 결혼 자금이 한참 모자라 별 수 없이 결혼하면 시댁 옥탑방에 들어가 살기로 했다. 주변에서는 반대가 심했지만 양씨는 사랑 하나만 믿고 결혼을 약속했다. 신접 살림을 차리려니 준비할 게 많았다. 시어머니와 의논해서 가전제품, 가구, 그릇 등을 모두 샀다. 그런데 양씨가 혼수로 사간 C그릇세트에 대해 시어머니 말씀이 양씨에게 두고 두고 상처를 줬다. “‘애들 소꿉장난도 아니고, 품위도 없는 이런 그릇을 사왔느냐.’며 대놓고 면박을 주더라고요. 당신 아들 능력 없어서 옥탑방에서 신혼살림 시작하는 형편은 생각 안 하고 그릇 가지고 그렇게 구박을 하시니 제 기분이 어떻겠어요.” 황모(34)씨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친구 덕분에 시부모에게 드릴 반상기 세트와 이불 세트를 유명회사 제품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그런데도 시어머니는 그게 마음에 안 드셨다고 한다. “시어머니는 특정 회사를 거론하면서 이불 세트와 반상기 세트를 그걸로 바꿔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예단이라는 건 양가가 서로 예의로 주고받는 선물 아닌가요. 친정에선 남편쪽 예물에 아무 말이 없는데 시어머니는 왜 이것저것 바라는 게 많은 걸까요.” 아들을 둔 황씨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나도 나중에 우리 아들이 결혼한다고 하면 그때 우리 시어머니처럼 될까.” 지난달 결혼한 새색시 장모(28)씨는 결혼 준비를 시작할 때 시어머니에게 “이불이나 예단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면서 의견을 구했다. 시어머니는 대뜸 “나는 그런 거 신경 안 쓴다. 너 알아서 해와라.”고 말했고, 장씨는 그 얘길 듣고 젊은 시어머니라 역시 다르구나 싶어 친정 엄마에게 자랑까지 했다고 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 시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이불은 무슨 무슨 색으로 한다. 재료는 비단을 써야 한다. 반상기는 칠첩반상으로 해야 하고….” 장씨는 “친정 엄마가 그 얘길 듣고는 ‘어련히 다 알아서 할까.’라며 불쾌해하셨다.”면서 “처음엔 안 그럴 것처럼 그러시다가 나중에 달라지니까 더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힘들고 어려울 때 ‘남편’은 ‘남의 편’ 유모(40)씨는 “시어머니가 50만∼60만원 하는 열돈짜리 금팔찌, 유명 브랜드 이불세트 하는 식으로 이것저것 요구하니까 나도 자꾸 계산을 하게 됐다.”면서 “처음엔 예물을 조금만 하려 했지만 나중에는 ‘나도 남들 하는 만큼 예물을 받아야겠다.’고 남편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남편은 “당신은 항상 이렇게 계산적이냐. 결혼하는 데까지 이렇게 주판을 튕겨야겠느냐.”며 유씨를 몰아붙였다. “정작 자기 어머니가 장래 며느리될 사람에게 그렇게 주판알을 튕기는 것에 대해서는 모른 척하면서 나한테 그런 얘길 하는 걸 보고 기가 막히더라고요.” 나모(34)씨는 혼수를 비롯해 결혼과 관련해 신부쪽에서 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다 자기가 결정해 친정부모에게 양해를 구했다. 친정 부모도 나씨 뜻을 다 받아줬다. 그런데 남편과 결정한 문제가 사사건건 시부모 간섭을 받았다. 남편은 나씨와 협의한 다음에는 시부모 허락을 받아놨다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시어머니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남편과 자신이 결정한 것을 밥먹듯 뒤집어 버렸다. 나씨는 “사전에 혼수문제로 분란 생기지 않게 각자 자기집안을 잘 챙기기로 했는데 남편은 그걸 제대로 못해 사사건건 시어머니 간섭을 받게 됐다.”면서 “한마디로 혼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 잘난 남편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혼 3년차 김모(34)씨는 “정도 차이가 있을 뿐이지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다소 과장돼 보이는 ‘혼수’ 얘기가 여자들에겐 남 얘기가 아니다.”면서 “결혼 전에 혼수에 대해 친정 부모님, 시부모님 등의 의견을 미리 들어 본 뒤 남편과 함께 원만한 해결 방법을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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