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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쌀 협상 논쟁보다 급한 일/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쌀 협상 논쟁보다 급한 일/오승호 논설위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어찌된 일인지 쌀 시장 개방 문제에 대한 인식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스위스 제네바에서 우루과이 라운드(UR) 쌀 협상이 한창이던 1993년 12월,국내에선 쌀 시장 개방 반대 시위가 격렬했다.당시 정부는 10년간 쌀 농업에 집중 투자하면 쌀 경쟁력이 높아져 10년 뒤에는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낙관론을 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소득이 시원치 않아 쌀 농사를 포기하는 농업인들이 속출하고 있다.논 면적은 줄어들기만 한다.이렇게 상황이 더 나빠졌으니,세월은 10여년이 지났건만 쌀 시장을 열어줘선 안된다는 요구를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은 곳이 우리나라와 필리핀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젠 개방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이들은 드물다.UR 협상 때에 비해 달라진 점을 든다면 반대 시위의 강도가 약해진 것 정도다. 지난 6월부터 쌀 협상이 잇따라 열리고 있으나 타협점을 찾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9개 쌀 수출국들과의 협상을 9월까지 마무리짓는다는 정부의 방침이 차질을 빚게 됐다.가장 힘든 상대인 중국과는 지난 23일까지 5차례나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미국과는 오는 30일 워싱턴에서 5차 협상을 갖는다.호주 등 나머지 7개 국과는 24일 제네바에서 협상을 가졌다.이런 상황이라면 협상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그럴 만한 원인이 있다.협상은 상대방과 주고 받는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쌀 협상 내용은 복잡한 것 같지만 간단하다.우리나라 협상팀의 1차 목표는 관세화 유예 연장이다.지금처럼 5%의 낮은 관세율로 국내 소비량의 일정 비율만큼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방식을 유지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미국이나 중국은 “그러면 좋다.그 대신 의무 수입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중국의 입장은 예상 외로 강해 협상팀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중국은 당초 의무 수입량을 미국측 요구의 2배 정도 제시했으나 5차 협상에선 요구 수준을 약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중국 등의 요구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시장 개방을 택하겠다는 전략이다.‘실리’를 따져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표현으로 대신하고 있다.쌀 협상을 타결짓기 힘든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정부든 농업인단체든,‘쌀 시장 개방이냐,관세화 유예냐’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몰입해 있다는 점이다.아무리 2차 방정식을 풀듯이 머리를 싸매더라도 어느 쪽이 유리한지 정답이 나올 수 없다.쌀 시장의 빗장을 푼다고 해도 일정량은 5%의 관세율을 적용해 무조건 수입해야 한다.의무 수입량 이외에는 국내외 가격차이만큼 높은 관세를 매겨 시장자율에 맡기게 된다.수입될 외국쌀의 전체 규모를 알 길이 없다. 따라서 쌀 협상이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내년부터 들어올 외국쌀은 올해의 의무 수입량인 20만 5300t보다 많아진다는 점에 착안해야 한다.농촌경제연구원은 시장을 개방하든,관세화 유예를 하든 전체 수입량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 적이 있다.그런 점에서 개방 폭에 대한 논쟁은 소모전에 불과할 뿐이다. 논의의 초점은 국산 쌀값 하락으로 인한 농가의 소득 보전 문제로 모아져야 한다.쌀 협상 이후 대비책,즉 쌀 생산의 안정적 유지 방안에 대한 실질적인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이를 위해 협상이 끝나기 이전 소득 보전 수준에 대해 정부와 소비자,농업인 등 3자간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정부는 협상이 끝난 뒤 ‘소득보전 직접지불제’ 시행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나 그 이전에 농업인의 충격을 덜어줘야 한다.그래야 농업인들도 쌀 협상팀을 믿게 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본성과 양육/매트 리들리 지음

    인간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유전결정론과 환경결정론으로 상징되는 이른바 ‘본성 대 양육’ 논쟁은 20세기를 관통한 해묵은 이슈다.지난 100년 동안 지성계에서는 본성과 양육에 관한 수많은 논쟁이 펼쳐졌다. 인간 본성의 보편성을 입증한 찰스 다윈을 비롯,우생학이란 용어를 만들어낸 다윈의 사촌 프랜시스 골턴,인간의 마음도 신체기관처럼 생물학적 적응을 통해 진화한다고 주장한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 등이 ‘본성’의 입장에 선 대표적 인물이라면,그 맞은편엔 경험론 진영의 권위자들이 버티고 있다.행동주의 심리학의 창시자인 미국의 존 왓슨은 조건반사 이론을 한단계 발전시켜 단지 훈련만으로도 성격을 임의로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또 문화인류학을 개척한 독일의 프란츠 보아스는 문화야말로 인간을 본성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두 진영간의 논쟁이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이 공산주의와 나치주의다.공산주의의 사회개조론은 양육을,나치즘의 생물학적 결정론은 본성을 옹호하는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게놈’의 저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국의 과학저널리스트 매트 리들리의 최신작 ‘본성과 양육’(원제 Nature Via Nurture,김한영 옮김,김영사 펴냄)은 이같은 본성­양육 논쟁의 뿌리와 배경,발전 과정을 파헤친 책이다.저자는 인간 존재를 본성이나 양육 어느 하나로 규정지으려는 이분법에 마침표를 찍고 ‘양육을 통한 본성’이라는 새로운 이론틀을 제시한다.유전자는 양육에 의존하고 양육은 유전자에 의존한다는 것,즉 유전자는 행동의 원인이자 결과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1만 7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설] 국보법, 벼랑끝 대결 안 된다

    최근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면 이 사회를 둘로 쪼개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모습이다.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어제 “모든 것을 걸고 국보법 폐지를 막아내겠다.”고 ‘벼랑끝 투쟁’을 선언했다.이에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국보법 존치를 주장하는 사람은 민주주의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정면으로 맞받았다. 정치권이 앞장서 부추기니 사회가 평온할 리 없다.보수 시각의 원로들은 국보법 폐지에 반대하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반면 천주교연대측은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등 연일 국보법 개폐를 둘러싼 각종 집회,회견들이 이어지고 있다.북한은 국보법 철폐를 남북대화에 연계시킬 움직임을 보인 데 이어 국보법 철폐 반대자는 금강산을 포함해 입북을 허가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사회를 극단적으로 분열시키고,북한까지 끼어드는 혼란상을 조성하면서 무슨 정치 이득을 얻겠다는 것인지 정말 답답하다.여야는 지금이라도 냉정해져야 한다.국보법이라는 명칭이 갖는 역사적 상징성은 있다.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질 내용이다.왜 폐지와 폐지반대의 이분법적 대립만 부각시키는가.인권침해 소지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자유민주질서를 유지하는 데 무엇이 최선인지 공약수를 따져 본다면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열린우리당은 국보법을 폐지하되 형법에서 보완하거나 ‘파괴활동금지법’으로 대체입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형법보완안을 보면 북한을 준(準)적국으로 규정하는 등 보수측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여 준다.한나라당 박 대표도 “국보법을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개정하겠다.”면서 “국보법이든,국가수호법이든 체제를 지키는 법은 꼭 필요하다.”고 대체입법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다.여야가 국회 특위를 구성하든지,상임위를 통해 기존 법 내용 중 고칠 부분을 토론한다면 얼마든지 접점을 찾아갈 수 있다.개정 내용에 따라 틀을 바꾸는 방안도 자연스레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 儒林(174)-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74)-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이는 역사가로서 냉정하게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는 직필(直筆)의 사마천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사마천은 차마 ‘공자세가’에서는 묘사하지 못했던 장면을 ‘노자열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가르침을 얻기 위해서 수천수만리의 여정을 거쳐 주나라의 낙읍으로 간 공자는 마침내 노자를 만나게 되자 마차에서 내려 노나라로부터 갖고 온 기러기 두 마리를 선물로 받쳐 올리고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사마천은 기록하고 있다. “예에 대해서 가르침을 주십시오.” 공자를 만나기 위해서 소를 타고 온 노자는 공자를 맞아 며칠 동안 머물렀는데,인류사상 가장 극적인 이 장면을 사마천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공자의 질문을 받은 노자는 머리를 흔들며 대답하였다. ‘예에 대해서라면 더구나 나는 할 말이 없네.’ ‘그렇지만 선생님 같은 분이 할 말이 없으시다니요.’ 그러자 노자는 말을 이었다. ‘잠깐만 기다려 보게나.딱 한 가지 얘기해 줄 말이 있기는 있네만.’ ‘어서 가르쳐 주십시오.’ ‘그대가 우러러보는 옛 성인들은 이미 살도 썩어지고 뼈마저 삭아 없어졌겠지.’ ‘그렇지만 말씀은 남아 있지 않습니까.’ 공자가 말하자 노자는 머리를 흔들며 다시 말을 이었다. ‘글쎄, 그것이 공언(空言)이란 말씀이오.들어보게.군자라는 작자도 때를 잘 만나면 호화로운 마차를 타고 그 위에서 건들거리는 몸이 되지만 때를 잘못 만나면 어지러운 바람에 흩날리는 산쑥 대강이 같은 떠돌이 신세가 되지 않겠는가.’ ‘그렇겠지요.’ ‘내가 아는 바로는 예를 아는 군자는 때를 잘 만나고 못 만나고의 문제가 아니란 말일세.’ ‘그렇다면 예란 무엇인지요.’ ‘내가 알기론 이런 것일세.’ 노자는 비로소 자신의 핵심 사상을 꺼내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를테면 훌륭한 장사꾼은 물건을 깊숙이 감추고 있어 얼핏 보면 점포가 빈 것처럼 보이듯 군자란 많은 덕을 지니고 있으나 외모는 마치 바보처럼 보이는 것일세.그러니 그대도 제발 예를 빙자한 그 교만과 그리고 뭣도 없으면서도 잘난 체하는 말과 헛된 집념을 버리라는 말일세.’ 한방 맞은 공자는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예에 대해 묻는 것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예입니까.’ 그러자 노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맺음을 하고 공자의 곁을 떠난다. ‘그런 건 나도 몰라.다만 예를 묻는 그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란 이것뿐일세.자,이제 그만 가보게나.’” 노자와 공자의 이 문답은 마치 인류가 낳은 성인이자 대사상가인 두 사람이 벌이는 이중창(二重唱)을 연상시킨다.전혀 화음이 맞지 않는 이 듀엣은 그러나 기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이 장면을 보고 혹자는 노자의 승리고,공자의 패배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는 피상적이고,대립적인 관점에서 본 유치한 발상이다.공자는 오히려 자기와 차원이 다른 노자의 사상을 솔직히 인정하고 존경하고 있는 것이다.자신의 사고방식과 생각의 각도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백안시하고,멸시하는 태도는 소위 지식인일수록 몸에 밴 습성인데,공자는 이를 초월하여 노자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예에 대해서 끝까지 집요하게 묻고 또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류가 낳은 대성인이었던 노자와 공자가 벌인 이 듀엣은 어느 한쪽이 더 우월하고,어느 한쪽이 테너이며,어느 한쪽이 바리톤인가 하는 이분법을 벗어난 최고의 병창(竝唱)인 것이다.결국 노자도 이기고,공자도 이긴 환상의 2부합창인 것이다.
  • 부시·푸틴 동병상련

    지난달 자살폭탄으로 인한 여객기 추락과 모스크바 지하철 폭탄테러,1일 발생한 학교 인질 사태 등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처지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비슷해졌다.테러 위협이 일상화됐고,이슬람권을 적으로 돌리지 않은 채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와 싸워야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됐다.테러범들의 요구사항인 중동과 체첸에서의 철수는 두 나라 모두 석유 때문에 할 수 없다는 점도 같다. 부시 대통령으로선 강화된 보안조치로 테러 발생지가 국내에서 외부로 이동했다는 점이 푸틴 대통령보다 나은 점이다.러시아 정부는 최근 빈발하는 테러로 인해 보안체계의 허점을 비난하는 국내 언론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테러범과의 타협은 없다.”고 강조해왔다.특히 푸틴 대통령이 독립을 요구해온 체첸에 취해왔던 방식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고 비난받고 있다.북오세티야주에서 학교를 점거한 인질범들은 체첸 반군 내에서도 강경파다.푸틴 대통령은 90년대 이후 체첸 반군 내 온건파와의 대화마저 거부,강경파 등장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체첸 문제는 내정이라며 외부의 간섭을 배제해왔다.그러나 이번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진압과정에서 무고한 인질 다수가 희생됐다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의 무(無)타협과 외부간섭 배제 원칙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부시 대통령의 테러 대응방식도 논란거리다.부시 대통령은 ‘동지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을 적용,많은 동맹국의 반발을 샀다.이라크가 종전 이후에도 안정을 되찾지 못하자 듀늦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나 유엔 등 외부의 도움을 요청한 것도 푸틴 대통령과 닮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2004 美대선] 공화당 뉴욕全大 첫날

    |뉴욕 이도운특파원|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시작된 공화당 전당대회는 ‘안보 대통령 조지 W 부시’를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용기있는 국가 (A Nation of Courage)’라는 주제 아래 연사 선정과 연설 내용,영상물 상영 등 행사전체를 ‘9·11 위기 극복’을 과시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뒷받침하는 한편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우유부단한 인물’로 깎아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시는 미국 편,케리는 테러리스트 편” 이날 행사에서는 9·11테러 희생자 및 가족들과 이라크 출신 미국인 여성 등이 총동원돼 부시 정부가 위기 극복에 쏟은 노력과 테러와의 전쟁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공화당 대의원들도 “테러리스트들은 부시가 아닌 후보(케리)를 원한다.”고 적힌 배지 등을 착용해 사실상 ‘부시는 미국편,케리는 테러리스트편’이라는 이분법을 적용했다.전당대회 의장으로 선출된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과 히더 윌슨 의원은 상대당 케리 후보를 직접 겨냥,“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기에는 너무 나약하다.”면서 “날씨에 흔들리는 바람개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맹공을 가했다. 행사 주최지인 뉴욕시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우리는 뉴욕이 결코 물리칠 수 없는 존재임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줬다.”고 9·11테러를 극복한 뉴욕시민의 의지를 찬양했다. ●“중국이 이웃국가 위협” 공화당은 이날 채택한 정강정책에서 북한 핵 문제와 관련,“미국인들은 과거 북한의 침공을 막기 위해 피를 흘렸다.”고 한국전을 지목한 뒤 “오늘도 변함없이 침공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총 93쪽에 달하는 정강정책은 또 “중국이 이웃 국가들을 위협할 수 있는 군사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중국의 강압적 통일기도로부터 타이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다짐했다.이와 함께 공화당은 “테러리스트들은 오래전 미국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고 우리는 이제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다.”면서 테러세력에 대한 선제공격 의지를 강조했다. ●20개 정보기관 테러 대비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 때문에 미 정부와 뉴욕시 당국은 역대 어느 행사 때보다 삼엄한 보안조치를 취했다.대회장인 맨해튼 중부 매디슨 스퀘어 가든 주변 18개 블록에는 봉쇄선이 설치돼 차량은 물론 일반인의 보행도 제한됐고 1만여명의 경찰관이 순찰과 경비에 투입됐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 때와는 달리 이번 대회에서는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20개 정보기관들로 구성된 최정예 정보분석센터가 설치됐다. ●초조한 케리 진영 지난달 말 보스턴에서 열린 전당대회 효과로 부시 대통령보다 상대적 우세를 누려왔던 민주당 케리 후보 진영은 불과 한달 만에 ‘반 케리’ 광고 등의 여파로 지지율이 역전되자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케리 진영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 등을 내세워 공화당 전당 대회를 폄하하기 시작했다.또 부시 대통령이 중산층의 가치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으며 북핵 문제,테러전 등 외교 및 안보 정책에서 실책을 범했다고 집중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dawn@seoul.co.kr
  • 성장보조제 남용…부작용 키운다

    ■ ‘키 크기’ 열풍 허와 실 ‘키크기 열풍’이 너무 뜨겁다.키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감이 되거나 열등감에 빠지는 것은 물론 취업,결혼,대인관계 등에까지 영향을 미쳐 자녀들 키를 키우려는 부모들의 노력이 눈물겹다.덩달아 키 관련 산업도 날로 번창하고 있다.키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키를 크게 해준다는 각종 식품,의약품,한약제에다 성장호르몬 주사도 범람하고 있다.한국 청소년,정말 키가 문제인가. ●한국인의 키 15∼25세를 기준으로 한 한국인의 키는 남자 173.3㎝,여자 160.9㎝로 서구인보다는 작지만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크다.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감안할 때 한국인의 표준 체격은 결코 작지 않다.그런데도 우리 청소년들은 자신의 키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최근 한 기관이 서울시내 초·중·고교생 33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신의 키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남자 41.7%,여자 56.5%였고,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원하는 키는 남자 181㎝,여자 169㎝였다.이는 현재 한국인 20세 성인 남녀의 표준 키보다 8㎝와 9㎝가 큰 것이다. ●열풍의 배경 이런데도 왜 우리 사회는 키크기 열풍에서 못벗어나는 것일까.그 이유로 전문의들은 ▲서구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 ▲이분법적 사고방식 ▲외모지상주의와 부모의 과욕 등을 든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최근들어 키 뿐 아니라 눈,코,입,가슴,체형에 대한 콤플렉스와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외국에 비해 유별나다.내실보다 체면과 과시를 중요시해 외모지상주의 사고가 팽배한데다 서양문화에 대한 막연한 선망이 더해져 아담한 동양 체형은 비하하는 대신 큰 서양 체형을 우월시하는 잘못된 인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우리 사회의 이분법적 사고와 일등주의도 한 몫을 하고 있다.성장클리닉을 찾는 청소년 대부분이 키가 작지 않음에도 자신의 키가 큰 편이 아니라서 작다고 여기고 있다.여기에다 뭐든 줄을 세워 순위를 매기고,일등을 지향하는 세태도 문제.실제로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고 키가 큰 친구를 보고는 “나도 저렇게 크고 싶다.”며 성장클리닉을 찾는 경우도 흔하다.여기에다 내 자식에게는 뭐든 해주고 싶다는 부모의 과욕과 이를 이용하는 대중매체 및 기업의 부도덕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런 풍토에서는 청소년이 키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즉,외모가 사람의 모든 것을 결정해버려 개성이나 능력의 차별성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상계백병원 박미정 교수가 서울지역 초·중·고교생 33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의 학생들이 자신의 키가 표준임에도 작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인식은 성장보조제 시장을 급속도로 키우는가 하면 여기서 비롯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박 교수에 따르면 13살 난 한 여자아이의 경우 여성호르몬 성분이 포함된 성장보조제를 수개월 동안 복용한 결과 키는 컸으나 사춘기가 너무 빨리 진행돼 성장판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닫힌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성장호르몬은 전문가의 철저한 관리를 거쳐 투여돼야 치명적인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부모들이 알아야 할 점 키는 단시일에 키울 수 없다.그러나 임신 순간부터 꾸준히 노력하는 것으로도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는 있다.임신 중의 다이어트와 흡연,음주,지나친 카페인 섭취가 태내 영양환경을 악화시켜 아이의 성장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출생후 성장기의 영양 균형도 무척 중요하다.이때 성장문제를 소홀히 했다가 나중에 키를 키우겠다며 ‘비법’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계속 같은 음식만 만들어 주면서 편식을 나무라거나,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의 남용으로 인한 영양불균형,운동을 도외시한 공부시키기,숙면을 방해하는 생활양식 등은 아이의 키를 자라지 못하게 하는 대표적 요인들이다.또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개성,내면적 성숙의 중요함을 가르쳐 ‘키 콤플렉스’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전문의들은 “정부도 키와 관련된 사회적 제약을 과감히 없애 더 이상 외모지상주의의 악순환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박미정 상계백병원 성장클리닉 교수.최선호 상계백병원 성장클리닉 운동처방사. ■ 성장을 돕는 건강스트레칭 1.정확한 자세로 10∼20초 정도 한 자세에 머문다. 2.고통을 느끼는 것은 금물.기분좋은 상태서 멈춘다. 3.각 동작을 2∼5회 반복한다. 4.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5.반동을 주지 않는다. 이 원칙을 지키면서 다음 동작을 시작한다. 1.손을 깍지끼고 최대한 앞으로 밀어낸다. 2.손을 깍지끼고 최대한 위로 밀어올린다. 이때 시선은 손에 두고 천장을 밀어올리는 느낌으로 한다. 3∼4.엉덩이가 옆으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상체를 좌우로 굽힌다. 5.무릎을 펴고 상체를 앞으로 굽힌다. 6.손으로 골반을 잡고 무릎을 바깥쪽으로 벌려 그대로 앉는다. 7∼8.6의 동작에서 무릎을 잡고 한쪽 팔꿈치를 곧게 편 상태에서 어깨를 앞으로 밀어낸다. 9∼10.한쪽 무릎은 구부리고,다른쪽 무릎은 편 상태에서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킨다.이때 발보다 무릎이 더 앞으로 나가지 않아야 하며,뒤꿈치가 땅에서 떨어지지 않아야 종아리 스트레칭이 된다.
  •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한국사회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2002년 6월 월드컵 당시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던 광화문과 시청광장의 광경은 잊지 못할 겁니다.” 2000년 1월부터 4년 8개월 동안 미국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로 활동해온 스콧 스나이더(39)가 이달말 임기를 마치고 서울을 떠난다.1987년 연세대에서 1년 공부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한반도 문제를 줄곧 연구해온 그에게 북핵 문제와 한·미관계,한국 사회의 변화 등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한국여성과 내달 결혼 한반도 전문가 무엇보다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면서 기독교가 유독 한국에서 급성장한 이유가 궁금해진 그는 이를 연구주제로 왓슨재단의 펠로십프로그램에 지원,선발됐다.대학가에서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1987년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의 정치·사회 시스템으로 관심의 영역이 확대됐다. 한국전문가로서 한국 사회가 어떻게 움직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학연·지연 등 끈끈한 개인적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사회”라고 정의했다.일본,중국,미국에서도 네트워크는 중요하지 않으냐는 반문에 “정도의 차이다.한국은 법보다 개인간 충성심(로열티)을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구분지었다. 자신도 ‘386세대’라는 그는 “한국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386세대는 자신들이 젊은 시절 추구했던 이상주의를 저버리지 않고 유지하면서 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했다.하지만 행동보다 말이 앞서거나,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맹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특히 최근의 세대·이념갈등의 골에 대해서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강남보다는 삼청동과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을 선호한다는 그는 거리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에는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웃었다.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다음달 서울의 한 교회에서 3년전부터 사귀어온 30대 중반의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다.17년전 우연히 맺은 한국과의 인연이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게 됐다. ●강남보단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 선호 화제를 ‘껄끄러워진’ 한·미관계로 돌리자 그는 양국 관계는 다시 돈독해질 것으로 확신하지만,그 선행조건으로 미국은 물론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외교적 창의성’을 누차 강조했다.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대표는 올해에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집중했지만 내년에는 북한 핵 문제가 최우선 현안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이럴 경우 6자회담만으로는 문제해결에 한계가 있어 다른 전략과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경제교류 확대가 그중 하나가 될 수 있고,또다른 방안은 보다 신중한 입장으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항간의 분석에 대해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는 북핵을 포함해 한국 문제를 훨씬 중요한 현안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북핵위기 美 독자적 해결 시도가능성 “한국과의 외교적 협력에 있어서도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이다.그러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보다 강력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케리가 당선돼도 그렇게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도 물어봤다.“국무·국방장관 등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라인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대북정책 방향을 전망하긴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현재로서는 실용적인 주장을 펴는 쪽으로 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일은 미뤄두고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4차 베이징 6자회담을 전망해달라고 했다.“매우 천천히,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미·북 양측이 서로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어떤 형태의 급진전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기 때문에 양측간 신뢰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협상이 성공하려면 북한을 제외한 회담 참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지난 3차회담에서 한·미·일 3국이 공동의 협상안을 도출했지만,무엇보다 중국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위기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결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신중하게 답변했다.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미국이 원하는 리비아식 해법보다는 파키스탄식 내지 독자적 방식으로 핵문제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이 때문에 회담 참가국간의 공조가 절실하며,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한·미 양국 정부와 특히 전문가들간의 극심한 견해 차를 조정하는 게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對美 현안 처리 ‘외교적 창의력’ 발휘를 그는 일부 한국 국민들이 최근 한·미관계가 악화된 것의 주 원인으로 부시 대통령 내지 부시 행정부를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부시 행정부는 매우 실용적”이라며 그 예로 9·11테러를 계기로 주요 경쟁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변한 미·중관계를 들었다.미국은 한국 등 주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 시급하고,“한국도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쪽으로 미국과의 민감한 현안들을 처리하는데 외교적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향후 한·미관계에 있어 걱정스러운 점은 한국내 반미정서가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미 행정부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기류 변화”라고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는 누구 미국 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미국평화재단,아시아소사이어티 연구원 등을 지냈다.91·92·96년과 2000∼2002년(6차례) 모두 9차례 북한을 방문했다.귀국 후 아시아재단 동북아 담당국장으로 일할 예정이다.북한의 협상전술을 연구한 책 ‘벼랑끝 협상’(99년,2003년 번역)을 펴냈고 ‘북한에서의 NGO활동’을 지난해 공동 편저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강준만 “盧대통령, 조중동 음모에 휘둘려”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모처럼 말문을 열어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각을 세웠다. 강 교수는 ‘조중동의 음모에 휘둘리는 노무현:2004년 7월의 한국정치’라는 제목의 글을 월간 ‘인물과 사상’ 9월호에 싣고 “노무현 일행은 지금 ‘증오의 정치’를 하고 있으며 그들이 하는 ‘증오의 정치’에 대한 유일한 면죄부는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한심한 작태”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노 대통령과 메이저 신문의 관계에 대해 “노무현이 조중동의 음모에 휘둘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노무현을 화나게 만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 같다.그들에게 그런 의도가 없다 하더라도 그들의 비판이 워낙 수준 이하인 데다 악의적이라 효과는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정치에 대해 침묵한 데 대해 “동지애를 느꼈던 사람들과 싸우는 게 싫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는 대선 후의 개혁 논쟁을 ‘줄서기와 편가르기’라고 폄하했다. “과거 한나라당에 몸을 담고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해 열심히 뛰었던 투사들이 사과 한마디 없이 하루 아침에 ‘개혁 영웅’이 되고,노무현의 대통령 후보시절 민주당에서 이쪽저쪽 눈치만 보던 행태적 기회주의자들이 졸지에 ‘개혁 투사’로 변신한 반면,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온갖 투쟁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들은 막판에 노무현의 기회주의에 줄서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반개혁 세력’으로 매도됐다.”는 것. 그는 “열린우리당은 정치개혁을 가장 큰 목표로 내세웠지만 한국 정치판을 기회주의의 잔치판으로 만든 1등 공신으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고 힐난하는가 하면 민주당 분당 과정을 두고는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 사이에서 어느 집단이 어떤 명분을 선점해 그걸 여론재판으로 치고 나가면서 자신은 선의 편,다른 집단은 악의 편으로 몰아넣는 식의 싸움질은 옳지도 않거니와 그런 식으로는 성공적인 국정 운영이 어렵다.”는 충고도 곁들였다. 강 교수는 노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들어 “예전의 노무현이 아니라 어느새 어설픈 마키아벨리가 됐으며 조악한 이분법을 휘두르며 자신의 지지세력을 규합하는 선동가가 됐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이어 그는 열린우리당 창당은 노무현과 그의 지지자들이 저지른 ‘왕따’ 전략이며 대통령 탄핵은 억울하게 왕따를 당해 파멸의 궁지로 내몰린 사람들이 저지른 칼부림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살 길은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노동당처럼 만드는 것뿐이나 그간의 행적으로 보아 그게 가능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인 주문을 한다면 열린우리당에 흡수된다거나 하는 추태 부리지 말고 죽을 때 의연하게 죽으라.”고 충고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참여정부 좌파 덫” vs “성장-분배 동시에”

    “참여정부 좌파 덫” vs “성장-분배 동시에”

    경제학회 포럼… 안국신교수·이정우위원장 대격돌 ‘분배’와 ‘성장’이 경제정책의 지향점을 놓고 공개석상에서 불꽃튀는 맞대결을 펼쳤다.12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주최 학술대회(한국경제의 미래와 도전)에서 참여정부 경제이론의 핵심인물인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시장주의 학자의 대표격인 중앙대 안국신 교수가 한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였다.대결은 발제자로 나선 안 교수가 “참여정부는 좌파정권”이라고 포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안 교수는 “참여정부는 좌파정권이며 좌파적 가치의 덫에 걸려 있다.”고 규정하고 “좌파정권에서는 여론몰이와 대중영합적 정책이 출몰하고 경제는 뒷전인 채 정치 제일주의가 횡행하기 마련”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면서 진보를 편들고 기득권층의 해체를 요구하는 등 1970∼80년대와 군사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세력이 가졌던 이념적 틀로 현실을 재단하고 있다.”면서 “운동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고 말했다. ●“70~80년대 이념적 틀로 현실 재단” 안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 경제가 활력을 잃은 원인은 대통령과 측근 386세대 등 ‘핵심집권세력’의 정체성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면서 “현 정부는 성장과 혁신,자율성을 강조하면서도 노사정책,재벌정책,신행정수도 건설,교육정책 등에서는 여전히 분배와 형평을 기저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60년대 이후 수십년간 ‘선(先)성장-후(後)분배’의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의 지배적 담론이 되면서 분배를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성장에 반대하고,곧 사회주의인 것처럼 보는 원색적인 사고가 판을 치고 있다.”면서 “사회주의 정책이라 이름표를 붙이고 막연한 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를 보면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성장 vs 분배 이 위원장은 “대대적인 소득 재분배정책을 통해 실제로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준 게 있다면 어떤게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이어 “분배가 성장의 발목을 잡아서도 안 되지만 성장이 분배를 희생하거나 혁신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서는 곤란하다.”며 두 가지가 동시에 추구돼야 한다고 말했다.흔히들 분배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거나 먼저 성장을 이룬 뒤 분배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평등이 크면 오히려 성장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안 교수는 “국민소득 1만달러인 우리나라에서 3만달러 선진국 수준의 복지정책을 펴려하고 있다.”면서 “성장 제일주의에 매몰됐던 70∼80년대에는 분배와 형평을 내세우는 것이 시대정신이지만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5%대로 낮아지고 국경 없는 전방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시대에는 효율을 앞세워야 한다.”고 반박했다.또한 “참여정부는 모든 것을 개혁하겠다는 과욕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건설하면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힘의 균형도 동시에 맞춰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노사 대타협이냐,실용주의 노선이냐 안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도 친(親)노조정책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법과 원칙을 세웠지만 참여정부는 어렵게 자리잡은 법과 원칙을 원점으로 되돌렸다.”면서 정부의 노사정책에도 맹공을 가했다.그는 “참여정부의 노사정책은 노동계와 재계가 각기 독소조항이라 여기는 것들로 집대성돼 있다.”면서 “포괄적인 타결이 시간 걸리는 어려운 작업이라면 한 가지라도 확실히 고쳐야 한다.”며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주는 관행 등이라도 먼저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저임금,저생산성,억압적 노사관계로 대표되는 이른바 낮은 길(low road)이 있고 그 반대인 높은 길(high road)도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낮은 길이 유일한 길인 줄 알아 왔지만 세계화 시대에 높은 길이 우월한 경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2월 이뤄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노조가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경영자는 일자리를 보장해 주고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체제가 자리잡으면 이로 인한 잠재적인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행정수도 이전에도 이견 두 사람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도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이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은 유례를 찾기 힘든 기형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그는 행정수도 이전을 균형발전,지방분권,동북아 경제중심 사업과 함께 국가경쟁력을 상승시킬 네 바퀴에 비유하면서 “이 가운데 하나만 빠져도 수레는 앞으로 굴러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행정수도 이전을 적극 옹호했다.이어 “참여정부는 과거 정부에서 실패했던 지방분권·지방분산을 행정수도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효율과 형평을 동시에 높이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행정수도 이전에 정권의 명운을 건다는 식의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인들에게 물어보면 ‘부질없는 짓’이라는 의견이 나올 것”이라면서 “600년 역사의 브랜드를 가지는 수도를 이전하는 국가대사를 국민투표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독재정권도 엄두를 못낼 일”이라고 반박했다. ●“인위적 경기부양은 부작용” 공감 인위적 경기부양을 강하게 비판해 온 이 위원장은 최근의 경기부양책 논란과 관련해서도 “불황기에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리한 경기부양은 효과가 오래 가지 않고 나중에 후회할 일이 반드시 생긴다.”면서 그 사례로 카드대란과 부동산대란을 꼽았다.이 위원장은 “40년간 고도성장에 익숙해져 짧은 기간의 불황과 실업도 참지 못하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고 흔히 비판하는데 때로는 무책(無策)이 상책(上策)일 수 있다.”며 경기부양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이에 대해 안 교수는 “참여정부가 재계와 언론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을 자제하는 것은 경제정책 중 드물게 잘하는 일”이라면서 “확대통화 정책과 확대재정 정책의 경기부양 효과는 미약하고 비용은 만만치 않다.”고 말해 유일하게 이 위원장과 같은 의견을 보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개인파산시대] ④파산해법-전문가 좌담

    [개인파산시대] ④파산해법-전문가 좌담

    개인파산 한해 1만명 시대가 도래했다.서민층의 문제였던 파산이 중산층으로 파급됐고,개인파산이 부부·가족파산으로 확산되고 있다.‘경제적 죽음’의 위협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서울신문은 4회에 걸친 탐사보도 ‘개인파산,몰락인가 재생의 길인가’를 마무리하면서 파산 전문가들로부터 우리 사회의 위협요소로 등장한 파산의 해법을 들어봤다.좌담에는 김관기 파산 전문 변호사,참여연대 김남근 협동사무처장,전국은행연합회 신용정보업무팀 윤용기 상무이사,한국경제연구원 금융재정센터 이태규 박사가 참석했다. ●준비된 파산자 10만명 시대 김 처장 파산 상태의 채무자는 1999년부터 대거 발생하기 시작했다.파산신청건수가 적었던 것뿐이다.일본의 파산신청이 1년에 16만건,미국이 145만건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1만건은 굉장히 적은 것이다.그동안 법원에 의한 채무조정 제도가 정착을 못했다면,지금은 파산제도의 기능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다. 윤 상무 금융기관 쪽에서는 파산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파산까지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든 채권이 훼손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창피한 이야기지만,그동안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는데도 작동은 잘 안 된다.씨티은행 같은 외국계 은행은 비즈니스와 리스크 관리가 상충하면 리스크 우선이다.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카드사가 방만한 운영으로 부작용이 생겨도 현업 마케팅 쪽을 더 우선으로 봤다. 김 변호사 금융규제에는 독일형 모델과 미국형 모델이 있다.독일형은 강하게 규제한다.고리대금을 규제하고,채권추심을 금지하고,면책도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우리는 외환위기 이후 독일형에서 미국형으로 옮겨가고 있다.추심을 허용하고,고리대금을 양성화하고,신용을 확대하도록 놔뒀다.하지만 미국은 개인파산을 안전장치로서 둔 반면 우리는 파산을 ‘채권을 송두리째 떼이는 제도’라는 전제로 가동시켰다. 김 처장 파산제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것은 법조인들의 책임도 있다.변호사협회에서도 개인파산에 대한 지원이 없었고 법원도 초기에는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면책률을 낮추는 바람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박사 경기침체가 파산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이다.수출증가율은 크지만 양극화 현상으로 하부계층 사람들은 혜택을 거의 못 받았다.법적으로 해결하는 풍토가 자리잡지 못한 측면도 크다.파산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없었다.배드뱅크 등 다른 구제책을 강구하기보다 일단 법에 마련된 파산제도를 활용했어야 했다. ●신용불량 양산,사실상 권장한 정부 윤 상무 신용카드 시장은 1998년 63조 6000억원,4201만장에서 2000년말 622조 9000억원,1억 481만장으로 급성장했다.신용불량자 가운데 다중채무자가 많기는 하지만 채무의 60% 이상은 신용카드 때문이다.상환능력을 초과해 마구잡이로 쓴 것은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 김 변호사 금융기관이 리스크 분석에서 착오를 일으킨 책임이 크다.외환위기 당시 근저당권을 가지고도 기업에 돈을 떼이는 경험을 한 금융기관들이 법인보다 개인에 대출하는 것이 리스크가 적다고 생각한 것이다. 김 처장 외환위기 이후 많은 사람들이 신용불량 상태에 몰렸고 소비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여기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키고자 신용카드로 소비만 늘리도록 유도했다.부작용을 알면서도 감행한 것이다.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에도 정부는 신용카드 회사의 시장진입을 쉽게 하고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감독을 회피했다.개인파산자가 양산되고 있었는데,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숨기기에 급급했다.연체율과 신불자가 늘어날 조짐이 보이는데도 관리한다면서 변제기간만 연장하는 식으로 피해가도록 정부가 오히려 권장했다. 이 박사 하지만 정책에는 양면성이라는 것이 있다.신용카드로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고 그동안 잘 잡히지 않았던 추가적인 조세수입을 6조원 정도 드러나게 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 않은가.하지만 부작용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정부는 적절한 규제와 감독을 못한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특히 개인의 신용이 창출되는 과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고,금융기관의 모럴해저드도 적절히 처벌하지 않았다. 윤 상무 파산과 면책으로 채무자를 새 출발하게 해주는 것은 좋지만 채권자를 무시하는 것은 문제다.미국식 파산법 체계를 바탕으로 하는 바람에 채권자의 동의를 거치는 과정이 없다.채무자 중심의 영·미식만 고집할 것인지,채권자도 고려하는 독일식도 차용할 것인지 법원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 김 처장 도덕적 해이만 강조해 적극적으로 채무를 조정하고 면책해 주지 않으면 자포자기해 주저앉는다.강력범죄자의 70%가 카드빚 때문이라고 한다.이들을 먹여 살리는 사회적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경제효율적인 측면에서 주저앉게 하느니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시켜 열심히 살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이런 효율성을 고려해 영미식 회생절차를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김 변호사 채무자의 변제여부와 도덕성 타락을 연결시키는 것은 가혹하다.채무에 도덕을 대입시키는 데도 무리가 따른다.오히려 사회주의 국가나 이슬람권,중세서양에서는 이자 받는 것을 죄악으로 보지 않았나.파산으로 가난한 채무자가 구제 받는 것이 도덕적 타락이라면 공적자금으로 부자들의 휴지조각에 불과한 채권을 사주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난한 자들의 타락만 우려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 처장 배드뱅크,신용회복지원제도,공동채권추심제도 등 비슷한 회생제도가 양산되고 있다.하지만 이런 제도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각각의 채무상태가 모두 다른데 획일적 프로그램을 제시하면 열심히 채무조정하던 사람들까지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오겠지.”라며 도덕적 해이에 빠져들 수 있다. 윤 상무 한 채권자로부터 채무자의 파산을 신청토록 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채무자가 갚을 능력이 있는 것을 아는데도 빼돌리니 자기가 먼저 파산을 신청해 매장시키겠다는 것이다.파산절차에서 법원이 금융회사 의견을 구한다면 일부 의도적인 파산 악용이나 변제 기피 현상 등을 견제할 수 있다.채권자의 의견도 철저히 들어줘야 한다. ●개개인 상태 고려하는 파산이 해법 김 처장 한해에 파산이 100만건을 넘는 미국은 모두 재판제도를 이용한다.왜 채무불량 상태에 이르렀고,소득과 채무의 규모는 얼마이고,채무에 대한 이해와 변제능력은 얼마나 되는지를 전체적으로 본다.이처럼 개인의 채무 상황이 다르니 면책할 수 있는 조정 프로그램도 다 다르다.그럼에도 신불자 400만명을 획일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도덕적 해이를 예방하면서 하루빨리 경제활동에 복귀시키려면 개인에 맞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 상무 재판에 의한 해결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사적 회생제도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은 법제도가 없고 운영도 안됐기 때문이었다.다른 법적인 시스템이 부족했기에 채권금융기관들이 만들어 틀을 운영한 것이다. 이 박사 우리 신불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소액 연체자들이다.그들에게 파산하라고 하는 것은 가혹할 수 있다.또 대부분 젊은이들인데 파산으로 각종 권리행사가 금지되는 것 역시 심한 처사다.그러니 금융기관 내부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다층화된 방식이 필요하다. 김 처장 핵심적인 대책은 빨리 재판제도를 활성화,일상적인 채무조정 절차를 정착시키는 것이다.실제로 원금을 깎아주지 않으면 안되는 과중채무자가 상당히 많다.원금까지 포함하는 과감한 채무조정이 필요하다.금융기관은 법제가 없어 사적 회생기관을 만들었다고 하는데,대책을 만들려 했을 때 금융기관이 발목을 잡았던 것도 사실이다. 김 변호사 기본적으로 파산이라는 법적인 채무조정으로 가야 한다.파산까지 마음먹은 채무자에게 받아낼 채권이란 폴란드 정부의 망명지폐 정도 밖에는 없다.그만큼 망가진 사람에게 개인회생제는 의미가 없다. 윤 상무 아무리 법적 조정인 파산이 기본이라고 해도 금융기관 등에서 만든 회생제도를 모두 옳지 않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이분법적 사고다. 김 처장 하지만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 난립하고 있다.신용회복위원회는 미국의 소비자신용상담서비스(CCCS·Consumer Credit Counseling Service)를 모방한 것이다.채무자가 이 곳에만 가면 본인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종합적인 답을 준다.우리 신용회복위원회가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변협이나 법률공단까지 나서 법률 서비스 등 종합적인 서비스까지 가능하게 해야 한다. 윤 상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채무자 교육도 시키고 신용회복에 대한 원스톱 안내를 해주고 있다.금융회사에도 창구를 마련,채무자들이 자문받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이 박사 새로운 회생제도의 효용을 미리 판단할 필요는 없다.사적 회생제도도 특정한 목적에 따라 생긴 것이다.설립 배경을 따지기보다 일단 시행하고 거기서 나오는 정보가 집적·유통되는 것이 중요하다.현재의 모든 금융정보는 여기저기 분산돼 있다.금융정보의 생산과 유통 과정이 효율적이지 않다.하나의 망으로 집적돼 신용평가가 되는 체계가 필요하다.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놓고 태스크포스라도 구성해 적극 고려해야 한다. 정리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완장문화/이기동 논설위원

    윤흥길의 소설 ‘완장’은 권력의 허황함에 빠져드는 인간의 나약한 과시욕을 풍자한 작품이다.땅투기로 떼돈을 번 졸부의 눈에 들어 저수지 감시원 완장을 얻어 차고 거들먹거리는 주인공과,그를 손가락질하는 동네주민들의 관계는 바로 희화화된 우리 인생의 자화상이다.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일부 언론을 ‘완장문화’로 지칭하고 이들과의 전의를 드러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또 한바탕 소동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당선자 시절부터 되풀이해온 ‘조폭언론’운운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언이라 미루어 짐작은 간다.노 대통령은 나아가 자신이 지금 “완장문화에 도전하고 있으며,군림문화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행정수도에 반대하는 언론들을 가리켜 “정부청사 가까운 곳에 거대 빌딩을 가진 신문사들”로 규정한 것과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완장은 권력의 하수인들이나 차는 것이다.나치 치하 유럽국가들에서는 나치 완장을 찬 부역자들이 있었고,아프리카에서 백인 노예상들을 도와 노예사냥에 나선 것도 완장 찬 흑인들이었다.우리는 6·25전쟁통에 붉은 완장 찬 머슴들이 주인가족을 처형하고,한편에선 완장 찬 보도연맹원들이 좌익인사들을 쥐잡듯 했던 모습을 보았다.우리 역사에서 완장은 무상한 권력에 기생하는 인간의 순응주의를 상징한다. 설마 노 대통령이 이런 부정적 어의를 알면서 완장언론이라는 말을 쓴 것은 아니었으리라.노 대통령은 거대 언론은 권력이고 자신은 그 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공격당하는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분류에 줄곧 집착해왔다.그 언론권력을 조폭언론이라 부르다,이번에는 완장문화로 새롭게 지칭한 셈이다.완장이 권력이라면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된 우리 체제에서 제일 큰 완장 찬 사람은 대통령이다.그밖에 완장 찬 세력을 굳이 꼽자면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와 정부,친여 인터넷 매체,방송,노동계,법조 등에 포진한 친여 인사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언론은,왜 지금처럼 개혁대상이 됐는지 스스로 쉼없이 자문하고 반성해야 한다.하지만 백보를 양보해도,대통령이 언론을 완장문화로 부른 것은 부적절했다.대통령도 비판 없는 언론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언론의 권력비판은 소설 ‘완장’의 주인공처럼 손바닥만한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그것이 언론의 사명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사설] 노 대통령 정쟁 개입 자제해야

    노무현 대통령이 정쟁의 전면에 너무 나서고 있다.한나라당이 국가정체성을 거론하며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는 데 대한 대응이라고 한편으론 이해는 가지만 모양은 좋지 않다.대통령은 국가운영의 최고책임자다.야당의 공세도 여유있게 받아넘기는 아량이 필요하다.야당을 자극해 정쟁을 키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쉽다. 노 대통령이 어제 과거사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국가적 사업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옳은 지적이다.그러나 “대통령은 정치인이니까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의문사위를 공격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는 언급은 하지 않는 게 나았다.이런 발언은 야당의 반발을 불러 정국만 경색시킬 뿐이다.의문사위는 과거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활동이 충분히 보장되고,기간도 연장되어야 한다.하지만 비전향장기수를 민주화운동으로 판정하는 등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했다.현재 의문사위는 대통령 직속이다.독립성이 보장되어 있지만,대통령으로서 잘한 점,우려되는 점을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어야 했다.그렇게 하면 야당의 정체성 시비를 약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엊그제는 목포를 방문,“과거 유신으로 돌아갈 것이냐,아니면 미래로 갈 것이냐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지금 유신시절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이는 없다.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유신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밝히고 있다.대통령을 비판하면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것이라는 이분법적 발상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최근 민생경제가 어렵다.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경제회생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야당의 정체성 시비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다.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믿음만 국민들에게 주면 된다.한나라당도 구태의연한 색깔론 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국가정체성에 의문이 있는 부분은 국회를 통해 분명히 따질 수 있다.정권 자체를 좌파로 몰아서는 안 된다.
  • [열린세상] 안중근, 김선일, 유영철/심영희 한양대 사회학교수

    장면 1. 2004년 7월13일 중국 하얼빈역.안중근 의사가 폭탄을 던진 현장이다.그는 이토 히로부미가 역에 도착하여 출구를 통해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폭탄을 던졌다.그래서 출구 근처에 혹시나 무슨 표시가 있지 않을까 찾아보았다.그러나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다소 섭섭했지만 모두들 역사의 현장에 왔다는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숙연한 모습이었다. 장면 2. 2004년 6월21일.텔레비전 뉴스에 이라크에서 납치된 김선일씨가 나온다.“나는 살고 싶다.나는 죽고 싶지 않다.한국군을 이라크에 보내지 말라.”고 절규하는 모습이다.다음날인 22일 김선일씨는 끝내 피살체로 발견되었다.가족들의 애통해 하는 모습이 화면을 장식한다.네티즌들의 반응이 요동친다.김선일씨 피살전에는 파병반대 의사를 밝혔던 사람들이 파병찬성으로 돌아선다.전투부대를 파병해서 이라크인을 응징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면 3. 2004년 7월18일.무려 21명을 죽인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이 텔레비전 뉴스에 등장한다.얼굴을 푸른색 마스크로 가린 그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보도방 아가씨들이 몸을 함부로 굴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부유층은 각성했으면 합니다.”라고 입을 열었다.범죄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살인이 ‘반사회적인 증오성 범죄’의 대표적 사례라면서 ‘피해자 규모’와 ‘잔인함’에 경악하는 분위기다.사형을 폐지하면 안 된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 세 장면은 모두 폭력의 다른 측면에 관한 것이다.우리는 평화를 위해서 폭력을 자제해야 하지만,안중근 의사의 행동처럼 폭력의 사용이 불가피하고 정당한 경우도 있다.그러나 무고한 사람을 인질로 잡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테러리즘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증오살인은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이분법적 구별에 대해 생각해보자.‘안중근은 훌륭하고 이토는 나쁘다,김선일은 죄없고 테러단은 나쁘다.유영철은 악독하고 피해자는 불쌍하다.’이다.우리와 그들,친구와 적과 같은 이분법이 작용한다. 테러단,유영철은 극단적이고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했다.그러나 똑같은 불행이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면,그들이 왜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틀림없이 그들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테러단은 아마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또 그들은 이라크에서 일종의 의병 같은 사람들일 수도 있다. 평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처럼 이분법을 넘어 글로벌 시민권의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보복적 민족주의,국가안보의 관점을 넘어서 인간의 존엄성,삶의 안전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김선일씨의 유족들이 추모식에서 “이라크를 용서합니다.당신들을 사랑합니다.”라고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바로 이런 깨달음에 기반한 것이 아닐까 싶다.이번 연쇄살인사건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성매매 여성들에게도 매도가 아니라 애도를 해야 한다.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를 실천하려는 마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지난 1월18일 미국전역에서는 마틴 루터 킹 날을 기념하여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반전평화시위가 있었다.“전쟁이 답이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그가 남긴 다음의 말은 두고 두고 깊이 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여러분이 폭력을 사용하려는 유혹에 굴복한다면,아직 태어나지 않은 다음 세대는 길고 어두운 고통의 밤을 맞게 될 것입니다.그리고 당신이 미래에 물려줄 주요 유산은 무의미한 혼란의 세상일 것입니다.” 마음속의 이분법과 폭력에의 유혹을 버리는 것,그것이 평화의 첫걸음일 것이다. 심영희 한양대 사회학교수
  • [서울광장] ‘내 탓이오’/오승호 논설위원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적어도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 예측과 관련해서는 ‘닮은꼴’을 보이고 있다.한 나라의 경제정책을 주무르는 부총리와 통화 정책 기관인 한은 총재는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곤 했던 것이 과거의 예다.경기 분석 등에 있어 갑론을박은 선의의 경쟁으로 비치곤 했다.그런데 아쉽게도 두 사람은 최근 들어 한결같이 빗나간 경기 예측을 했다. 경제 성장률의 예를 보자.지난 상반기에 이 부총리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효과를 내면 6%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2·4분기 말부터 투자와 내수가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는 말도 했다.그는 또 ‘우리 경제는 지금 입춘’이라는 표현도 썼다.봄 기운을 느낄 단계에 경기회복이 와 있다는 비유다.박 총재도 2·4분기부터 체감 경기가 회복되고,올해 경제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인 5.2%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비슷한 시기에 했다.국민들은 ‘이제야 경기가 좀 살아 나려나 보다.’라고 기대했었다. 반면 7월로 접어든 이후 상황은 딴판으로 바뀌고 있다.시장에 불확실성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자신감 결여로 국민들이 기댈 곳을 없게 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이 부총리가 얼마전 우리 경제를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에 빠진 환자에 비유한 것은 위기가 아니라 조금만 기다리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종전의 입장과 상충되는 것이다.한 걸음 더 나아가 그는 386세대에 대한 문제 제기도 했다.아울러 당정협의에서 이미 합의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의 문제점 등을 강하게 비난하는 등 불편한 심기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박 총재는 지난 20일 한 심포지엄에서 “우리 경제가 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간접 화법을 동원하긴 했지만 경제 진단이 바뀌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 부총리와 박 총재 얘기를 꺼낸 것은 경기 예측이 빗나간 것을 꼬집으려는 것은 아니다.예측 오류는 우리나라처럼 대외 여건에 취약한 경제 환경에서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중요한 점은 경제 수장과 한은 총재가 우리 경제가 정말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거나 경제 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더이상 소모적인 위기론 논쟁이나 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 등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때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경제 정책을 둘러싼 환경은 서로 남의 탓만 쏟아내는 분위기가 형성돼 우려스럽다.한은의 한 국장급 간부는 최근의 경제 환경에 대한 정책 당국자들이나 기업인 등의 발언을 ‘신뢰 위기’(confidence crisis)라고 진단했다.자기가 하는 것은 옳고 상대방이 하는 것은 틀린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로 각자 자기 목소리만 내면서 경제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이 부총리가 386세대를 비판한 것을 여당의 일부 의원들이 책임 회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걱정스럽다. 이 부총리도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을 했기 때문에 386세대 의원들과의 토론의 장이 마련되면 상황을 잘 설명해 갈등을 해소해야 할 책임이 있다.이른바 ‘네 탓’ 논쟁으로 번지는 것은 안 된다.지금 상황에서 경제 기조가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같은 맥락에서 기업인들이 틈만 나면 규제 때문에 투자를 하지 못하겠다는 등 정부나 정치권 탓만 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국가존망 필부유책(國家存亡 匹夫有責)’이라고 했다.경기가 어려운 것이 내 탓은 아닌지,겸허한 자세로 되돌아가 각자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독자의 소리] 부분 분양원가 공개 미흡하다/김영균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논란을 빚어왔던 아파트 분양원가공개 문제가 당정 협의에서 연동제와 채권 입찰제 도입 등으로 일단 가닥을 잡았다.전면 공개를 주장해온 시민단체의 주장에는 못미치나 건설교통부가 열린우리당의 요구를 일부나마 수용한 셈이다.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냈던 여당이 일정부분 체면을 살린 모양새다. 앞으로 공급자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현재의 주택시장구조를 소비자 위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특히 공공택지 공급체계를 변경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기존의 택지 공급제도하에서는 택지가격 상승 분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다.정부나 공기업에 귀속되는 공공택지 개발이익도 저소득층의 주거환경 개선에 사용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이미 거론된 바 있는 선 분양제도의 개선도 시급히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주택업체가 주택보증회사에 납부하는 고율의 수수료도 주택가격 상승의 한 원인이다.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분양가를 내릴 수 있는 실천 가능한 대안들을 내놓아야 한다.분양원가 공개와 주택가격 하락이 일치하지 않을 거라는 업계의 전망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분양원가 공개를 시장주의대 반 시장주의의 이분법 논리로 양단하는 태도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주택가격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안마련에 각계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영균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 [김선일씨 피살] “파병 결정이 희생 불렀다”

    김선일씨 피살을 계기로 노무현 대통령의 팬클럽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내에서도 정부의 추가 파병과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김씨 생존을 믿고 있었던 22일 밤까지만 해도 파병의 당위성을 역설하거나 일단 지켜보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23일 피살 사실이 알려진 이후 상당수 회원들이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노사모 홈페이지(www.nosamo.org)에는 김씨의 명복을 비는 내용의 창이 마련됐고 게시판에 600여건의 글이 올랐다.이번 사건에 실망해 노사모를 탈퇴하겠다는 글이 잇따랐고,파병에 대한 노사모의 공식입장을 결정하는 긴급투표를 실시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아이디 ‘lskil’은 ‘노사모를 탈퇴하면서’라는 글에서 “내가 지지했던 확고한 철학을 가진 노 대통령은 부시의 수하로 전락한 ‘일그러진 영웅’이 되고 말았다.”면서 “그들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죄없는 아들을 잃은 부모님의 심정을 노 대통령이 얼마나 이해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n2002’는 “국민의 생명과 안위는 안중에 없고 부시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노무현에게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면서 “이런 노무현을 만들어낸 노사모는 책임감을 갖고 파병반대에 명운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병 문제에 대해 더이상 눈치를 보지 말고 긴급 총투표를 실시,당당히 노사모의 공식 입장을 천명하자는 의견도 잇따랐다.아이디 ‘호주제 폐지와 남녀평등’이 “인간의 양심과 정의의 대의에 따라 반전평화 성명서 채택을 위한 인터넷 투표 상정을 정식으로 요청한다.”는 글을 올리자,회원들의 찬반 의견이 꼬리를 물었다.‘성냥개비’는 ‘어제와 오늘은 다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죄송하지만 이로써 우리는 파병 철회의 명분을 얻은 셈”이라면서 “자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파병을 철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외교력”이라고 주장했다. 파병문제와는 별개로 계속해서 노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chongkimsu’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노통’을 이해합시다.’라는 글을 올려 “파병이다 아니다 이분법으로 나누기에는 현실이 복잡하다.”면서 “미국과의 관계에서 마음먹은 대로만 할 수 없는 노 대통령 심정은 어떻겠냐.”고 호소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분양원가 논란 빨리 끝내라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원이 엊그제 “공공주택 분양가처럼 중요한 문제는 계급장을 떼고 치열하게 논쟁하자.”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김 의원의 이같은 제안은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열린우리당이 내 생각을 모르고 공약을 했다.”면서 분양 원가 공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을 겨냥한 것으로 당·청간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김 의원의 지적처럼 탈권위주의 시대에 당·정 또는 당·청간 마찰이나 불협화음은 있을 수 있다.대통령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선거 공약을 헌신짝 버리듯 포기하는 것은 하향식 정책 결정 방식이란 점에서 바람직스럽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대통령 말 한마디로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시대는 지났다. 문제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요한 사안이 본질에 대한 천착 없이 논쟁으로 일관한다는 데 있다.4·15 총선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열린우리당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각개격파식 돌출 발언은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정부는 분양 원가 공개 대신 원가 연동제를 도입하는 것이 시장원리에 맞다는 내부 입장을 이미 정했다.따라서 열린우리당은 토론을 통해 분양 원가 공개에 대한 당론을 하루빨리 정해야 한다.분양 원가를 공개하면 개혁이고,그러지 않으면 비개혁적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타당한 논리를 갖고 정부와 협의에 나서야 한다.청와대와 여론 사이를 우왕좌왕하면서 정부와의 정책 조율을 마냥 미루면 책임있는 여당,정책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요원하다.˝
  • [서울광장] 분양원가 공개 줄다리기/오승호 논설위원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여부에 대한 줄다리기가 다시 시작될 조짐이다.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민주노동당과의 만찬에서 원가 공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교통정리가 끝나는가 싶더니 그렇지도 않다.한나라당은 분양 원가 공개에 대한 당론을 재확인하고 상임위원회가 구성되면 철저히 따지겠다며 공세에 나설 태세다.민노당 역시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총선 공약인 분양 원가 공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정작 총선 공약인 분양 원가 공개 추진에 적극적이었던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소신 발언’ 이후 태도가 어정쩡하다. 분양 원가 공개에 대한 논란은 시민단체가 2002년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이후 잠잠한 듯했으나 지난 2월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서울 마포구 상암7단지의 분양 원가를 공개하면서 다시 불거졌다.6·5 재·보선 이전까지만 해도 시민단체의 지원사격을 받는 열린우리당 대 정부의 게임은 개혁을 내세운 열린우리당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그러나 지난 1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분양 원가 공개를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지자 열린우리당은 발끈했고,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분양 원가 공개에 반대하는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의 손을 들어주면서 갈등이 높아졌다.결국 노 대통령이 심판 역할을 해 정부가 이긴 셈이 됐다.하지만 야당의 가세와 이에 질세라 이해찬 국무총리 지명자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게임의 규칙이 없다 보니 진정한 승자가 없는 공방전이 예고되고 있다. 분양 원가 공개 논란의 진실은 무엇인가.‘한국 경제호’의 선장인 이헌재 부총리의 입장은 아마 이럴 것 같다.그는 경기침체도 극복하고 부동산 가격도 안정시키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처지이다.아파트 분양 원가를 공개할 경우 건설경기 위축으로 경기침체 장기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건설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지난해에는 연간 17.5%였으나 올 들어 지난 1·4분기까지는 13.7%에 그쳤다.건설경기가 연착륙하지 못하면 올 하반기에는 수출로만 성장을 해야 할 상황이 빚어질 수 있는 점을 이 부총리는 우려하고 있을 법하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불안해 한다.투자위축과 산업공동화,해외 자본 유출,실업자 증가 등을 닮은꼴로 든다.일본은 90년대 초 집 값 폭락으로 인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급증으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다.반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털어냈다.재정적자에 허덕이지 않는다는 점도 일본과는 다르다.다만 우리도 집 값이 가파르게 하락해 거품이 꺼지면 가계 빚이 450조원대로 대부분 부동산 담보 대출인 점을 감안하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분양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쪽도 이런 메커니즘을 모를 리가 없다.따라서 분양 원가 공개 여부는 철저히 경제논리에 의해 풀어야 한다.분양원가 공개 백지화 논란으로 열린우리당이 지난 재·보선에서 참패하는 등 지지율이 폭락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한나라당과 민노당은 지지율이 높아졌다고 한다.그렇다고 해서 분양 원가를 공개하면 점수를 따고,그러지 않으면 점수를 잃는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얽매여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소모전을 펴서는 안 된다.지금은 부동산 가격의 급락이 아니라 하향 안정화를 꾀해야 할 때다.정부가 분양 원가 공개의 대안으로 추진중인 원가 연동제가 소비자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완해 서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 지켜보자.그러고 난 다음 성과가 시원치 않으면 그때 가서 대응해도 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노 대통령의 흑묘백묘론/한종태 정치부장

    그제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노동당 의원단의 청와대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몇가지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우선 성장이냐,분배냐의 논쟁에 관해서다.노 대통령은 시장친화적 방법 등을 거론하면서 분배에 앞서 경제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더이상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구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이른바 ‘실용주의’로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의 경제상황은 ‘난국’인 것만은 분명하다.일각에서는 “경제가 위기는 아니더라도 경기는 위기다.”라고 할 정도다.그런 만큼 집권자의 경제 현실인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터다. 또 다른 쟁점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한발 더 나아간 느낌이다.“노동운동이 도덕적 우월성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발언에서는 노동계와 일정부분 선을 긋겠다는 의지마저 느껴졌다.덧붙여 비정규직과 민주노총은 상관이 없다고도 했다.만찬장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의 단병호 의원이 상당히 불편해 했을 법하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문제에 이르러서는 보다 분명한 모습을 드러낸 것 같다.“원가공개가 왜 개혁적인 것인가.원가공개는 개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10배 남는 장사도 있고,10배 밑지는 장사도 있고…시장을 인정한다면 원가공개는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내수 진작에 상당한 체중을 싣고 있는 마당에 분양원가를 공개하게 되면 그나마 근근이 이어오고 있는 경기가 아예 회복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오락가락 혼선 끝에 원가공개 당론을 정한 열린우리당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질타한 것도 눈길을 끈다.국회 과반의석을 가진 여당이면 거기에 걸맞게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 개발에 몰두해야지 이념적 대결에만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보인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은 ‘실용주의’로 분명하게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최근 일련의 행보는 그런 쪽에 가깝다.현실진단과 인식이 그전과는 다른 뉘앙스여서다. 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열린우리당 당선자 전원에게 ‘노동의 미래’란 책을 선물로 나눠준 것도 단초를 제공한다.이 책의 저자 앤서니 기든스는 좌우 이념대결의 시대는 끝났으니 실용주의 정책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노 대통령이 여당 의원 전원에게 나눠줄 정도면 그만큼 가슴 속에 새겨둘 얘기가 많다는 것이고,향후 국정운영의 큰 틀이 될 것이란 예단을 갖게 한다. 필자가 최근 만난 여권의 관계자들도 노 대통령의 ‘변신’을 전해주고 있다.“시끄럽게 떠드는 게 중요하지 않고,하나둘씩 법을 만들고 제도를 고쳐 나가는 게 중요하다.”거나 “당장의 현안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여당의 당권이나 당직 등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겠지만 정책이나 노선은 적극 언급하겠다는 발언도 여권의 아이덴티티를 실용주의로 이끌고 가려는 것으로 읽혀진다. 필자는 노 대통령의 이같은 변화를 긍정 평가한다.집권 2기를 흔들림없이 ‘실용주의’로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더이상 말로 떠들 게 아니라,작은 것이라도 실천에 옮기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이라크 파병문제에 관한 노 대통령의 언급은 실용주의로 한발짝 더 다가서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현재 한·미관계에서 미국과 등지고 사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동북아관계가 변해도 미국과의 관계는 여전히 의존적인 면을 띨 수밖에 없다.” 한종태 정치부장 jth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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