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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한민국 다중위기 극복할 골든타임 시작됐다

    [사설] 대한민국 다중위기 극복할 골든타임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0시를 기해 제20대 대통령 업무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국회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서울 용산 옛 국방부 청사에서 각국 외교사절과 만난다. 윤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혁명, 적폐청산으로 숨가쁘게 이어져 온 9년간의 국정 혼란을 매듭짓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엄중한 책무를 맡게 됐다. 대한민국의 성쇠가 앞으로 5년,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달렸다. 안타까운 건 나라 안팎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는 말처럼 여러 위기가 동시에 몰려오고 있다. 북한 핵위협과 미중 패권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 윤석열 시대를 위협하는 각종 악재가 쌓여 있다. 어느 것 하나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2027년 5월 9일까지 험난한 여정이 우려된다. 당장은 경제위기부터 돌파해야 한다. 외환위기 때 출범했던 김대중 정부만큼 경제 상황은 비관적이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3중고’에 무역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4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8%로 치솟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가계대출은 1900조원에 육박한다. 금리는 오를 일만 남았다. 대출이자에 허리띠를 졸라맸던 서민들은 이자 부담이 커지면 더 허덕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돈을 풀어 금리를 낮추자니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정책 딜레마에도 빠져 있다.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 곧 덮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사태를 조기 진화하고 민생을 서둘러 회복시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 부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수석을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뽑아 경제 원팀을 구성한 것도 위기를 돌파하려는 윤 대통령의 승부수로 볼 수 있다. 서로 손발이 잘 맞는 만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 내기를 기대한다. 여소야대 정국과 함께 시작된 극한의 정치적 갈등도 풀어 나가야 한다. 정치는 여전히 국정의 발목을 잡는 블랙홀이다. 민주당의 입법독주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만 봐도 알 수 있다. 야당과의 협치는 그래도 필수적이다. 때에 따라서는 거대 야당과의 대화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87체제’를 종식하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애는 출발도 임기 내 이뤄져야 한다. 올 들어 벌써 15번째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도발이 계속되고 있지만 남북 관계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한일 관계도 돌파구를 찾아야 하며,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관계도 다시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 실패로 끝난 문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 정책을 봐도 ‘화려한 수사’가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 냉엄한 국제 질서의 교훈임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성공적으로 종식시키는 일도 새 정부의 핵심 과제다. 신규 확진자 수는 확연히 감소 추세에 있지만 새로운 변이가 계속 나오는 만큼 방심해선 안 된다.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정교한 방역정책이 필요하다. 소상공인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젊은층의 자살률이 치솟는 등 초장기 팬데믹으로 인한 상흔이 너무 깊다. 체계적인 보상과 지원으로 치유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갈수록 나빠지는 젠더 갈등 문제에도 집중해야 한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는 공약은 더욱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특정 세대나 특정 젠더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고 그들만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사회 갈등은 결코 해소할 수 없다. 이분법적 진영 논리로 인한 분열 정치의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는 만큼 ‘편가르기’는 이젠 끝내고 화합을 이뤄야 한다. 0.73% 포인트란 근소한 차이로 대선 승패가 갈렸지만 지지자들의 입장과 이해관계만 내세우는 정부가 돼서는 안 된다. ‘검찰공화국’ 우려 속에 검사 출신을 주요 보직에 앉히고 능력을 앞세우면서도 결국 측근 위주 인사로 내각과 대통령실을 구성한 점은 실망스럽다. 윤 대통령 스스로 앞으로는 통합과 소통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전임 대통령이 보여 준 ‘무오류’의 아집과 오만, 독선을 반복하면 국민만 불행해진다. 대통령이면서 특정 진영의 수장으로 머물고, 끝까지 자기 정치만 하다 물러난 전임자의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해 준 민심을 겸허하게 헤아리면서 나라 안팎의 다중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기를 기대한다.
  • “온 세상 어린이 대환영”…‘노키즈존’ 대신 ‘예스키즈존’이 뜬다

    “온 세상 어린이 대환영”…‘노키즈존’ 대신 ‘예스키즈존’이 뜬다

    아동 입장 반기는 ‘예스키즈존’직접 만든 노키즈존 지도도 인기“노·예스 키즈존 이분법 넘어아동 권리 보장 논의 넓혀야”제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2)씨는 카페 내부를 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붙여뒀다. 아이 동반 입장이 가능하냐고 묻는 문의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3일 “지난해 5월 카페를 시작할 때부터 ‘예스키즈존’ 방침을 이어왔다”면서 “손님으로서 다른 카페나 식당을 이용할 때 제 조카와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불편함을 직접 느끼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확실히 아이가 보호자의 통제를 받지 않으면 사고 위험성이 높지만 그만큼 보호자의 책임의식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동 출입을 전면 금지한 일부 식당과 카페 등의 ‘노키즈존’ 방침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예스키즈존’이 뜨고 있다. 최근 맥도날드는 “온 세상 어린이 대환영”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예스키즈존 마케팅으로 큰 호응을 끌기도 했다. 시민들은 맥도날드 광고를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노키즈존 논란이 많은 상황에서 올바른 마케팅 방향”이라며 공감하기도 했다. 부모들은 식당과 카페 등을 방문하기 전에 먼저 노키즈존 여부를 찾아보는 게 일상이다. 7세 아이의 아버지인 고민수(36)씨는 “아이와 함께 이동할 때면 입장하기도 전부터 거부당하면 기분이 좋지 않아 어디 곳이든 미리 노키즈존 여부를 찾아본다”면서 “노키즈존 논란을 보며 사회가 아이를 양육하는 문화에 대해 섬세한 배려가 없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고 했다. 일부 누리꾼은 노키즈존 우려에 그치지 않고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노키즈존과 예스키즈존 영업장을 직접 제보받아 지도에 표기해 안내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는 3일 기준 노키즈존 영업장 440여개, (예스)키즈존 63개 등이 분류돼 있다. 국내 대형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의 지도 서비스에서 노키즈존으로 확인되는 영업장에 대한 별도 정보를 표기해달라고 하는 요구도 있다. 아동 차별을 전제로 한 노키즈존을 ‘영업의 자유’ 등의 이유로 용인하는 일은 아동의 자유와 권리가 위축되고 또 다른 차별도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장경은 경희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노키즈존이 아니라 특정 성별이나 노인 등 다른 대상을 대입했더라면 큰 사회적 논란을 낳았을 것”이라며 “아동이 공간을 누릴 자유를 성인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제한하는 것은 아동 권리에 대한 사회 인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짚었다. 또 “아동 권리를 ‘예스’와 ‘노’로 양분화해 나눠 보는 담론을 넘어 아동의 시선에서 권리 보장의 실효성을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역사란 끊임없이 해석을 가하는 미완성의 영역이다[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역사란 끊임없이 해석을 가하는 미완성의 영역이다[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우크라이나 참화의 소식은 이제 간혹 전달될 뿐 더이상 큰 뉴스거리가 아니다. 최근 속보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이에 따라 뉴욕 증시와 비트코인의 타격 등, 어쩌면 본질과는 한참 멀어진, 가진 자들을 걱정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역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곽차섭 부산대 사학과 교수의 ‘역사, 라프로쉬망을 꿈꾸다’는 역사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촉구하는 책이다. 라프로쉬망(rapprochement)은 ‘화해’ 혹은 ‘화친’이라는 의미다. 저자는 “문학과 철학(윤리학), 예술과 과학이라는 학문 분야들과 끊임없이 라프로쉬망을 추구”하는 것이 역사학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자가 보기에 오늘의 역사는 최소한의 실증을 유지하며 각각의 영역에서 끊임없이 자기 해석을 더한다.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서양 역사학의 새로운 경향 중 하나는 “역사와 문학의 접근”이다. 하지만 많은 역사학자들은 “역사의 문학화”, 즉 “역사가 문학의 범주 속으로 끌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염려한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이야기체 역사의 부활”은 실상 오래된 일이다. “역사와 문학이 ‘이야기식’이 아니었던 때는 사실 별로 없었”는데도, 현대에 이르러 역사가는 “확고한 사실”만 다루어야 하고, 소설가는 “상상력을 발휘해 창작할 수 있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만연하다. 특히 역사소설 장르에서 가장 첨예한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미켈란젤로가 남긴 최상의 걸작 중 하나인 ‘최후의 심판’은 미술작품과 비평의 라프로쉬망을 통해 우리에게 그 가치가 전해졌다. ‘최후의 심판’이 공개된 것은 1541년인데, 20년도 더 지난 1564년, 트리엔트 공의회는 작품에 덧칠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최후의 심판’에 대한 세간의 평이 좋지 않았다. 악평을 주도한 것은 “군주의 채찍”이라고 불린 피에트로 아레티노였다. 그는 “타고난 재치와 아이러니와 신랄함에 대한 감각을 글로 옮길 수 있는 ‘신이 내린’ 천품”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 아레티노가 ‘최후의 심판’이 “시스티나 예배당이란 성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여론을 주도했다. 그에겐 당대에도 천재 소리를 듣던 미켈란젤로의 “스케치 몇 점”을 얻고 싶은 속셈이 있었다. 그 속셈과 다르게 미켈란젤로와 아레티노의 부딪침은 1564년의 덧칠로 이어졌고, 1994년에야 복원 작업이 완료됐다. 역사는 아이러니의 연속이며, 그 연속성 속에서 라프로쉬망을 찾는 게 결국 관건인 셈이다. 철학과 문학, 예술과 과학의 라프로쉬망이 중요한 만큼 장삼이사(張三李四)가 받아내는 삶의 현실과 역사의 라프로쉬망이 시급한 것은 아닐까. 우리가 두 발 딛고 있는 ‘지금, 여기’의 라프로쉬망, 즉 전쟁을 멈추고 화친 혹은 화해하는 일 말이다. 역사의 광기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속히 안녕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 하리수, 이준석에 ‘면담’ 요청한 이유

    하리수, 이준석에 ‘면담’ 요청한 이유

    하리수,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양당에 면담 요청군인권센터 통해 요청“차별받아 마땅한 존재 없어” 트랜스젠더 가수 겸 배우 하리수(47·본명 이경은)씨가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촉구하며 관련 논의를 위해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측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27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하씨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단위로 활동 중인 군인권센터를 통해 이달 내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양당 대표(비상대책위원장) 및 원내대표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면담 요청 대상자는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다. 하씨는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군형법상 추행죄 사건에 무죄를 선고하며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적 대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확인한 점과 차별을 금지한 헌법 조문을 들어 “차별금지법 제정은 그 자체로 헌법정신의 구현이며 소수자를 지켜내는 보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고 변희수 하사를 비롯한 여러 트랜스젠더들이 차별에 신음하며 세상을 떠났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과 인권·차별 현안에 대한 정치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하씨는 “성 소수자는 오랜 세월 부당한 차별을 전면에서 마주해왔으며, 평등법 제정에 반대하는 혐오 세력의 주된 공격 대상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 역시 트랜스젠더 당사자로서 차별과 혐오를 온몸으로 받아냈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차별받아 마땅한 존재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X’ 불리는 성…‘남녀 이분법’ 세상 살아가는 것 힘들어해 태어나면서 지정된 생물학적 성(sex)과 본인이 인식하는 사회적 성(gender)이 다르다면, 꼭 성전환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트랜스젠더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제3의 성’, ‘M(Male)과 F(Female)이 아닌 X’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남녀 이분법으로 나뉜 세상에 맞춰 살아가는 것을 힘겨워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전환수술과 부모 동의가 필수였고, 이미 결혼했다면 성별 정정이 허락되지 않았다. 가족관계등록부상 자신이 원하는 성으로 바꾸는 절차 역시 간단치 않다.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은 “여자 화장실에 가면 남자가 들어왔다고 신고당하고, 남자 화장실에 가면 성범죄 대상이 되기도 해 온종일 화장실에 가지 않고 참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란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약 65%, 온라인 등지에서 혐오 표현을 접했다는 답변도 80%였다. 한편 성별과 장애 유무, 성적 지향, 학력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된 뒤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입법을 요구해왔으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번번이 좌절됐다. 현재는 국회 차원의 입법 공청회가 예고되며 본격적인 국회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 [서울광장] 동종·근친 교배의 함정/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동종·근친 교배의 함정/오일만 논설위원

    윤석열 시대를 여는 첫 단추부터 꼬이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내각 인선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언론에서는 ‘서울대 출신의 60대 영남 인사’(서육남)로 요약되는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념과 진영을 떠나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겠다”고 한 윤 당선인의 약속과는 거리가 멀다. 절친과 후배, 지인 등이 주축이 된 ‘이너 서클’이 내각으로 직행했다는 지적이다. 기계적 인선을 거부하고 ‘실력과 능력’을 앞세운 윤 당선인의 인사 기준도 물론 존중받아야 한다.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책임내각을 구현할 총리·장관 인선에서 최우선 고려 사항임이 틀림없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인사에는 늘 뒷말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번 인선의 면면을 보면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윤 당선인이 가장 아끼는 검찰 후배다. 법무부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무시할 정도로 고락을 함께한 ‘전우’에 가깝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상민 변호사는 윤 당선인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직속 후배다. 서울대 법대 2년 선배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사석에서 ‘영세 형’이라고 부를 정도다. ‘40년 지기’로 알려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윤 당선인이 대구 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수시로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던 ‘절친’이라고 한다. ‘코드·편중 인사’도 나름 장점이 있을 수 있다. 같은 가치와 정서를 공유하는 인물들이 국정을 운영하면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책임 의식도 강해진다. 하지만 권력의 속성상 ‘우리가 남이가’로 통하는 진영 논리가 극대화되는 위험성이 잠재해 있다. 국회 권력을 장악한 뒤 폭주를 거듭하다 정권을 내 준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권력의 균형과 견제가 사라진 국정 운용의 폐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유행어를 만든 김영삼(YS) 전 대통령 집권기인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의 아픔을 기억한다. 이른바 경기고ㆍ서울대(KS) 학연과 부산ㆍ경남(PK) 지연으로 뭉친 당시 재경원 모피아들이 한국 경제를 어떻게 파국으로 몰아갔는지 국민들은 또렷이 목도했다. 밀어주고 당겨주며 요직을 독차지했던 이들은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렸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실은 왜곡까지 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이 IMF 사태 직전에야 우리 경제의 실상을 파악하고 크게 노했다는 증언도 있다. 공직사회의 편중·코드 인사는 자연 생태계의 동종 교배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 1970~80년대 들녘마다 울려 퍼졌던 황소개구리의 울음소리가 그친 이유다. 능력(?)이 출중해 생태계를 장악했던 황소개구리는 동종·근친 교배를 반복하면서 적응력과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지금은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 편중·코드 인사는 단기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마이너스 요소가 많다. 균형과 견제의 룰이 깨지면서 끼리끼리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주거니 받거니 자신들의 이권 보호에 열을 올린다. 기회의 공정성이 사라지니 사회 전체의 역동성이 떨어진다. 공직사회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은 파국의 씨앗을 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집권 내내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권) 인사’라는 멍에를 짊어졌다. 첫 조각 당시 국회 청문회에서 3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할 정도로 국민들의 불신이 컸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한때 황교안 전 총리를 제외하고 의전 서열 5위까지 영남 출신으로 채웠던 시기도 있었다. 두 전 대통령 모두 ‘능력과 실력 위주의 인사’라고 항변했던 기억이 새롭다. 포용 대신 이분법적 진영논리를 토대로 코드인사로 얼룩졌던 문재인 정부 역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윤 당선인의 첫 인선을 지켜보면서 정치의 요체인 ‘통합과 공존’의 가치가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
  • “복지보다 공정함”… 美블루칼라, 보수와 손잡다

    “복지보다 공정함”… 美블루칼라, 보수와 손잡다

    진보적 자유주의·분배 한계 체감소수자의 무임승차·폭력에 반감‘자수성가’ 리조, 그들 대변해 인기백인 노동자, 트럼프에 투표 늘어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는 미국 사회 주류에서 밀려난 성난 백인 노동자(블루칼라) 계층의 지지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미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2000년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당선에서도 블루칼라의 보수주의는 당락을 가르는 지배적 정치양식으로 떠올라 있었다. 자유주의와 국가 주도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보수주의 정치가 블루칼라 계층의 지지를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에서는 2018년에 출간된 ‘블루칼라 보수주의’는 미국 정치 보수주의 변종의 발전사를 추적한다. 사우스앨라배마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그 실마리를 1960~70년대 활약한 프랭크 리조(1920~1991)라는 자수성가한 정치가에서 찾고 있다.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 속에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교육이나 의료 등 다양한 사회복지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지자 이들은 자유주의와 국가 주도 경제발전을 강조한 ‘뉴딜’이 더는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흑인이 대다수인 빈민층을 위한 공공주택이 들어서면 범죄가 늘어난다고 반대하고, 소수인종과 여성에 대한 고용 차별을 폐지하라는 요구는 ‘역차별’이 된다고 거부했다. 백인 블루칼라들은 ‘근면·희생·자기계발’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으로 자격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하고, 사회 정책들을 선별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은 열심히 노력해 권리를 획득했지만, 가난한 유색인종은 이와 유사하게 권리를 얻은 것이 아니라고 믿었다. 이들 입장에서 보면 공정과 정의를 위한 의로운 싸움이었고 이를 자극한 사람이 리조였다.특히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말단 경찰에서 시작해 시 경찰청장이 된 리조는 부유하고 좋은 대학을 나온 엘리트들과 자신을 대비시키면서 ‘근면을 통해 자격을 획득했다’는 블루칼라들의 정통성과 자부심을 부추겼다. ‘우리 중 한 명’이라는 이미지로 필라델피아 시장에 당선된 그는 ‘거저 얻기만을 바라는’ 소수자에 대한 반감을 자극하며 정치적 기반을 유지했다. 1964년 필라델피아에서 경찰과의 갈등으로 일어난 흑인 폭동은 백인 블루칼라 계층의 인종차별적 성향과 법질서 우선주의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자격 없는 사람들’에 대한 블루칼라의 불만을 자극하는 우파 포퓰리즘은 레이건과 트럼프 시대까지 이어져 왔다. 인종적 특권을 은폐하는 백인들에 비판적인 저자는 미국 보수주의의 발전을 복지국가 확장의 실패나 좌우파의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 바라보고자 했다. 백인 블루칼라가 자신들을 위협하는 경제적 구조조정과 싸우면서도 흑인을 포함해 중산층 백인들의 경제적 권력을 탈취하려는 자들과 이들을 옹호하는 자유주의자들을 더 큰 위협으로 본다는 점을 언급하며, 보수주의가 자유주의의 한계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사회에는 흑백 인종 갈등이란 변수가 있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과 무관하지만은 않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화에 정규직 직원들이 ‘공정’과 ‘역차별’을 내세우며 비난하는 모습, 재개발·재건축 지구에서 집값이 내려간다는 이유로 임대주택 건설에 반대하는 모습 등에서 기시감을 느낀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요구를 시민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라고 비난하는 정치권 등의 혐오를 매개로 한 우파 포퓰리즘과 ‘선별적 수용과 거부’는 이 책이 남의 얘기가 아님을 보여 준다.
  • [문화마당] 우리집 3번남에 대하여/김동명 영화감독

    [문화마당] 우리집 3번남에 대하여/김동명 영화감독

    내 남편은 3번남이다. 요즘 세간에서 분류되고 있다는 1번남이나 2번남이 아닌 3번남. 그간 우리들이 이분법의 진창에서 차별과 혐오의 소용돌이를 관통하고 있었다면 남편은 그 소용돌이를 조망하며 자신의 줏대를 굽히지 않은 ‘대쪽’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편이 3번남으로서 가졌던 소박한 소망은 다당제와 이를 통한 인간에 대한 다양성 존중, 즉 더이상 인간이 인간 위에 군림해 차별로 고통받는 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대남과 이대녀, 1번남과 2번남의 갈라치기로 인한 혐오의 시간이 소멸되기에는 너무나 미미한 2.4%대의 투표 결과였다. 이대남과 이대녀에서 1번남과 2번남까지 혐오의 프레임을 깨부수기보다 그것이 더 심화되는 경로 위에서 3번남 혹은 3번녀들이 설 곳은 어디일까. 누군가는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갈라쳐진 형국은 사이버렉카와 같은 유튜버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찌 이들만의 잘못이겠는가. 이들을 인용해 ‘복붙’하고 남용해 가며 힘을 실어 준 몇몇 언론과 정치인들의 잘못이 아니겠는가. 얼마 전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당시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에 맞서 ‘출산 보이콧’ 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여성들이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극단의 움직임들은 그 말이 실제 운동으로 이어지는 효능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이분법의 프레임만이 공고해지는 부작용을 낳는다. 그래서 중요해지는 것이 정치적 효능감을 잃은 극단의 것들을 걸러낼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언론의 역할이다. 나는 위의 기사가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혹여나 사실일지라도 분명 남용된 인용이며 복붙일 것이다. 혐오의 탄생은 이렇게 복붙처럼 쉽고 가볍다. 지나오는 과정의 자극들로 인해 극단의 것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살을 붙여 눈덩이가 된다. 이 눈덩이로 산사태를 맞은 우리들의 말초신경이 남아날까 걱정되는 것은 기우일까. 정치적 효능감을 내 스스로가 아닌 다른 누군가로부터 채우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더이상 내 말초신경은 나의 것이 아니게 되고 검증 없이 아무런 말이나 나불거려도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말초신경들의 최종합은 무뎌져 기형적이 된다. 그래서인지 자꾸 1번남이니 2번남이니 갈라치는 용어들이 마음에 걸린다. ‘말이 칼이 될 때’라는 책에서 홍성수 교수는 혐오표현의 규제 방법에 대해 말한다. 그는 혐오표현을 금지해 직접 격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표현을 활성화하고 소수자 집단과 시민사회가 혐오표현에 대한 내성을 가질 수 있게 지지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한다. 그리고 덧붙여 이를 보조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한다. 그렇다. 내 남편을 표현한 ‘대쪽’ 3번남이 효력을 가지려면 표현이 더 많이 다양해지고 그것들을 비판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는 홍 교수가 말한 차별금지법 제정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무차별적으로 가해져 왔던 혐오표현들에 최소한의 시정을 권고하고 명령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를 만드는 것 말이다. 그 이후에야 나는 비로소 언론에서 전하는 1번남과 2번남이라는 표현이 편해질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농담인 3번남과 3번녀들에게 ‘대쪽’ 같은 성품이라며 웃는 얼굴로 어깨를 토닥일 수 있을 것 같다.
  • 채이배 “당혹스럽다, ‘文 반성문 쓰라’한 적 없다”

    채이배 “당혹스럽다, ‘文 반성문 쓰라’한 적 없다”

    민주당 의원 14명 사과 요구“성찰 필요성 언급” 해명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은 자신은 결코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한 적 없다며, 성찰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 위원은 18일 밤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문 대통령에게 ‘반성문 요구’했다며 청와대 출신 의원 등으로부터 사과, 심지어 축출 요구까지 받고있는 상황에 대해 “당혹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채 위원은 “저의 정확한 인터뷰는 ‘퇴임사에 잘했다라고만 쓸 수는 없지 않냐. 못한 내용도 쓰고 그러면 반성도 담겨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반성문’이라는 강한 뉘앙스로 전달된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까 청와대 출신 의원들께서 굉장히 불편해하는 목소리도 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과 평가를 해야 하며 반성에는 성역이 없다”고 말한 채 위원은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 민주당, 이재명 후보까지 다들 책임이 있다고 보기에 성역 없이 다 같이 한번 되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를 삼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 위원은 “민주당에 입당한 지 3개월 된 저에게 비대위원을 맡긴 건 외부자의 관점에서 쓴 소리를 많이 하라는 취지로 생각 한다”며 “비대위 역할이 민주당이 쇄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기에 그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앞으로도 쓴소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앞서 17일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 14명은 “뼈저린 반성은 ‘남 탓’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내고 “채이배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며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성명에는 고민정·김승원·김영배·김의겸·민형배·박상혁·윤건영·윤영덕·윤영찬·이장섭·정태호·진성준·최강욱·한병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이배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인가”라며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채 위원은 지난 16일 보도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와 관련해 ‘남은 임기 중 청와대가 사과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적어도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저 잘했어요’만 쓸 게 아니라, 편 가르기와 정책 실패 등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국민이 제대로 평가를 해 줄 것”이라고 했다.
  • 민주 “尹 뜻대로 안 될 것”… ‘여가부 존폐’ 여소야대 1R 붙는다

    민주 “尹 뜻대로 안 될 것”… ‘여가부 존폐’ 여소야대 1R 붙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핵심 공약인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공약 실행을 재차 강조했다. 거대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이 여가부 폐지를 반대할 것으로 보이지만, 윤 당선인은 ‘여소야대’ 정국에도 여가부 폐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여가부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없는 만큼 야당의 ‘발목잡기’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당선인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주요 구성안 발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여가부 폐지와 관련한 민주당의 반발을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는 질문에 “(여가부는) 이제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저는 원칙을 세워 놨다. 여성, 남성이라는 집합적 부분과 집합에 대한 대등한 대우라는 방식으로는 여성이나 남성이 구체적인 상황에서 겪는 범죄,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공정과 인권 침해, 권리 구제를 위해 효과적인 정부 조직을 구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여성 할당제와 영호남 지역 안배 등도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윤 당선인은 “청년이나 미래세대가 볼 때 정부에 대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각 분야 최고의 경륜과 실력 있는 사람을 모셔야지 자리를 나눠먹기식으로 해서는 국민통합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1월 7일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 당선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 메시지를 내 주목받았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여가부 폐지 공약과 관련, “더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이 여가부 폐지를 재차 강조한 가운데 관건은 ‘여소야대’ 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이재명 전 대선후보는 앞서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두고 ‘성별 갈라치기’ 등 차별과 혐오를 이용한 나쁜 정치라고 비판해 왔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이대녀’(20대 여성)의 압도적 지지를 확인한 만큼 해당 공약에 적극 반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MB(이명박) 인수위 때도 여가부·통일부 폐지를 주장했었으나 실패했다. 정부조직법은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여가부 폐지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모든 것이 윤석열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소야대’ 정국 외 국민의힘 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신중론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당내에서도 재검토 주장이 불거졌다. 당내 최다선(5선)인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여가부 폐지 공약, 다시 들여다보자”라면서 “차별, 혐오, 배제로 젠더 차이를 가를 게 아니라 함께 헤쳐 나갈 길을 제시하는 게 옳은 정치”라고 적었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조은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가부 폐지를 반대한다고 말한 적 없다. 대안을 제시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단순히 여가부 폐지냐 아니냐 하는 이분법적 논리로 내 편이냐 아니냐 편을 가르는 소모적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에서 여가부 폐지 대신 여가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었다.
  • 尹, 외신 인터뷰서 “나는 페미니스트”...국민의힘 “행정상 실수”

    尹, 외신 인터뷰서 “나는 페미니스트”...국민의힘 “행정상 실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한 발언에 대해 윤 후보 측이 행정상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7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윤 후보는 해당 인터뷰에서 성평등 문제에 취약하다는 비판에 대해 “페미니즘을 이해하는 많은 방식이 있다”며 “불평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앞서 페미니즘과 거리를 뒀던 윤 후보의 기조와 다른 만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8일 국민의힘 공보단은 입장문을 통해 “어제 보도된 WP 기사는 선대본부가 WP 측에 서면 답변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됐다”며 “어제 서면답변 원문을 제공하니 보도에 참고해달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공된 원문에서 윤 후보는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관점이 아니라 개인이 처한 문제를 개인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해결하고자 한다”며 “성별을 기준으로 한 구분은 필연적으로 약자에게 사각지대를 만들고, 오히려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성과 여성을 집합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개개인의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TV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려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공보단의 설명대로라면 해당 원문에는 ‘나는 페미니스트’라는 발언이 없는데 이를 축약하는 과정에서 해당 문구가 들어갔다는 취지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기사를 작성한 WP 도쿄지국 지사장이자 한국계 기자인 미셸 예희 리는 트위터를 통해 윤 후보로부터 받은 서면 답변을 공개했다. 해당 답변서에는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저는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을 말한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으며, 그런 차원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 [열린세상] ‘악마 만들기’ 대선, 그 선악의 저편/유창선 정치평론가

    [열린세상] ‘악마 만들기’ 대선, 그 선악의 저편/유창선 정치평론가

    가족과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누구의 결함이 그나마 덜한지 생각의 저울 위에 올려놓고 고심하게 만든 선거였지만, 그래도 숙고한 끝에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투표장인 주민센터에는 많은 주민이 줄지어 있었다. ‘비호감 선거’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게, 가족과 함께 나온 사람들의 얼굴은 무척 밝아 보였다. 평소에야 어떻든, 주권자로서 한 표를 행사하는 이날만큼은 우쭐해지는 것이 유권자들의 마음임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선거는, 특히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이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그러나 우리 눈에 들어온 20대 대선의 광경에 축제라는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어느 대선이라고 예외였을까만, 유난히도 증오와 저주의 언어들이 기승을 부린 선거였다. 두 진영의 팬덤은 정상적인 심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을 태연하게 쏟아 냈다. 성상납, 쥴리의 동거, 배신자, 협잡, 굿판, 쓰레기, 기생충, 사기꾼, 패륜, 전쟁광. 유감스럽게도 이런 극단적 비방과 낙인찍기의 언어들이 이번 대선판을 요약하는 키워드들이었다. 당선을 다툰다는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입에서도 ‘겁대가리’, ‘버르장머리’ 같은 험한 말들이 이어진다. 이성은 결핍되고 정념만이 넘친 자리에 남은 것은 지성주의의 몰락이었다. 진영에 갇힌 지지자들은 자신들은 천사라고 믿었고, 상대는 악마가 틀림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니체가 말했듯이 “광기는 개인에게는 드문 일이다. 그러나 집단, 당파, 민족, 시대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다”. 선악의 이분법 속에서, 우리 안에 있는 폭군에게 우리의 이성은 굴복하고 말았다. 해나 아렌트는 ‘정치의 약속’에서 “정치는 인간의 다원성에 기초한다”고 했다. 아렌트가 우리에게 주문했던 ‘정치적 삶’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다양한 사람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에서 출발하며, 그 다양성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제도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제 너무나 많아진 ‘정치적 신앙인’들은 자신들이 믿는 하나의 생각만을 절대적 진리로 숭배하며 정치를 종교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상대의 승리는 ‘악마의 집권’이라고 믿는 대선판에서 공존이 미덕인 민주주의는 설 자리가 없다. 아무개가 대통령 되면 나라는 망할 것이다, 나는 이민 갈 것이라는 말들도 서로 한다. 하지만 나라는 그렇게 쉽게 망하지도 않고, 그런 이유로 이민 갔다는 얘기는 이제껏 들어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은 선동을 위해 과장된 말들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 수도사 윌리엄은 불타오르는 교회를 보며 제자 아드소에게 이렇게 말한다. “진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자를 경계하여라.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는 대체로 많은 사람을 저와 함께 죽게 하거나, 때로는 저보다 먼저, 때로는 저 대신 죽게 하는 법이다.” 하느님의 진리에 대한 지나친 믿음에 사로잡혀 수도원의 사람들을 죽인 늙은 수도사 호르헤는 ‘가짜 그리스도’였다. 우리 대선판에 호르헤가 너무 많았다. 오는 10일 아침이면 새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 난다. 내전을 방불케 하는 대선을 치렀기에 분열과 갈등의 골은 깊기만 하다. 유력 후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국민통합정부’를 약속했다. 사실은 ‘촛불’ 위에 탄생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풀었어야 할 역사적 숙제였다. 하지만 말만 번듯했을 뿐 국민통합을 위한 노력은 방기되고 말았다. 앞에 인용한 니체의 저작 ‘선악의 저편’의 부제는 ‘미래 철학의 서곡’이다. 그는 책에서 선악 이분법에 갇힌 전통 철학을 넘어 새로운 미래 철학을 개척하려 했다. 우리의 새 대통령이 선악의 이분법에 갇힌 이 시대를 넘어 새로운 미래로 가는 길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난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 20년째 투쟁..콜롬비아 ‘제3의 성’ 인정

    “난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 20년째 투쟁..콜롬비아 ‘제3의 성’ 인정

    남미 콜롬비아에서 성(sex)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새 신분증시스템이 시행된다. 콜롬비아 헌법재판소가 1일(현지시간) 주민등록청에 "6개월 내 시스템을 개정, 논 바이너리(Non-bianary)를 수용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콜롬비아에선 건국 이래 지금까지 유지해온 전통적 성 구별 기준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주민증에는 성을 남자 또는 여자로 구분하는 대신 논 바이너리 표시가 가능해진다. 논 바이너리는 성별을 남자와 여자 둘로만 분류하는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 다양한 3의 성을 인정하는 대안이다. 콜롬비아 성소수자 사회가 역사적이라고 평가한 헌법재판소의 이번 판결을 이끌어낸 건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권리를 위해 20년째 투쟁해온 40살 남자다. 그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20살 때부터 성적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2015년 그는 '다니'로 개명에 성공, 이름에서 남자의 색깔을 지우는 데 성공했다. 스페인어의 이름은 남성형과 여성형의 구별이 뚜렷한 게 특징이다. 남자는 다니엘, 여자는 다니엘라로 이름만 봐도 성별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그는 개명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신분증에 표시돼 있는 성별이었다. 그는 "이름에선 성별의 구분을 지워버렸지만 성별(sex)은 여전히 남자로 구분돼 있어 신분증을 사용해야 할 때마다 오히려 불편함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그는 "외모는 여자, 이름은 중성, 주민증 성별은 남자다 보니 인생이 혼란으로 범벅된 느낌이었다"면서 "신분을 확인할 때 언성을 높여야 했던 적도 여러 번이었다"고 했다.  견디다 못한 그는 2019년 주민등록청에 성별을 '논 바이너리'로 바꿔달라고 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그는 소송을 내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3년 만에 그의 손을 들어준 헌법재판소는 판결에서 "성적 정체성 혼란을 겪는 사람에게도 사회적 참여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성별 기준에 논 바이너리를 수용하라고 주민등록청에 명령했다.  헌법재판소는 "논 바이너리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이분법적 성별 구분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권리와 자유만 보장하는 편향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의회는 법률을 개정, 성별 구분의 기준을 업그레이드하라"고 명령했다.  콜롬비아 통계청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콜롬비아 국민 3600만 중 성소수자와 성적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사람은 2%에 육박한다.  사진=한 성소수자가 논 바이너리를 인정하라는 피켓을 등에 붙이고 있다. 
  • [서울광장] 우리 안의 트럼피즘/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우리 안의 트럼피즘/임병선 논설위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대 남자들, 특히 그들의 여론을 주도하는 30%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탁월한 21세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로 시작했다. 그러나 정치학자로서 대한민국에 대단히 위험한 트럼피즘이 상륙했다고 말씀드린다. 최근에 윤석열 후보는 반(反)이민까지 트럼피즘을 따라 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어마어마한 그늘을 드리우게 될 것이다. 불행하게도 그 전략이 먹히고 있다.” 안병진 경희대 교수가 지난 5일 KBS ‘생방송 심야토론’에서 내린 진단이다.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가 뜨악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며 절감하고 우려하던 내용을 적확하게 지적했는데 악다구니로 치닫는 선거 와중에 누구도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 같지 않다. 안타깝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트럼피즘을 달리 표현했다 할 수 있는 극우 포퓰리즘의 조건으로 “기성 정치에 불평불만을 가진 대중이 그 불만을 ‘국민의 의견’으로 착각해 이에 기반한 정체성을 구성하고 배타적 행동을 보이며, 자신들의 요구를 정책화할 신예 정치인을 찾았을 때”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정확히 해당한다고 했다. 그런데 정체를 좀처럼 파악할 수 없는 윤 후보가 차츰 이 대표와 닮아 가고 있다는 진단이 곳곳에서 나온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 경제에) 숟가락을 얹는다고 공격한 것이 그렇다.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트럼프의 러스트벨트(낙후된 미국 북동부 공업지대) 불지르기와 닮아 보인다.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으로도 보여 불온하다.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다를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검찰공화국이 된다고 공포와 두려움을 부채질하려 한다. 윤 후보가 대권을 잡으면 정치보복이 횡행할 것이고, ‘뭘 잘 모르는’ 윤 후보를 이른바 ‘윤핵관’들이 좌지우지해 나라가 결딴날 것이라고 무섬증을 지나치게 퍼뜨리는 것이 옹색한 득표 전술로 비치기도 한다. 국민들이 역겨워하는 무속과 신천지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게 트럼피즘이나 포퓰리즘에 현혹돼 영혼을 팔고, 민주주의의 원칙을 저버린 이들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의회 의사당에 우르르 몰려가 사람이 죽고 다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는가? 안 교수는 지난해 가을 제러미 수리 텍사스대학 교수의 ‘불가능한 대통령직’(impossible presidency)을 인용하며 다음 대통령이 불가능할 것 같은 정치의 기예를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초당적 토대가 견고해야 다음 대통령이 정치자본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고민이 적어 보인다. 지금의 이 이분법적 대결 및 내전이 끝나고 나면 누군가는 확장된 정치자본 토대 위에서 주변 열강들과 고도의 외교안보 게임을 전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표를 보름 앞둔 오늘까지 그 정치자본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계층은 다원화하고 이해관계는 얽히고설켜 있으며, 미중 패권 경쟁에다 우리가 한 번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기후위기까지 덮치고 있다. 그 판국에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상처를 헤집어 집권한 세력이 패배한 이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사회를 통합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간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드라마로 옮긴 ‘설국열차’를 보며 우리 사회가 자꾸 그 열차 1001칸 안을 닮아 간다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해법은 유권자들이 찾아낼 수밖에 없다. 나치즘이나 파시즘을 떠받친 것은 착하고 순응하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갈라치기로 이득을 보려는 정치세력과 진영을 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 [사설] 李·尹 선거운동에 지역감정 소환 유혹 떨쳐내라

    [사설] 李·尹 선거운동에 지역감정 소환 유혹 떨쳐내라

    3·9 대통령 선거에서 한동안 잠잠하던 지역·진영 논리가 고개를 들 조짐이다. 공식 선거운동 돌입과 함께 지방 유세전이 본격화되면서 분열과 갈등을 부추겨 반사이득을 보려는 움직임들이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펴겠다는 여야 후보들과 캠프 인사들의 숱한 다짐들이 무색할 지경이다. 어제 대구·경북 지역 유세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우리 경북인의 단결’을 앞세워 정권 심판론을 제기했고 그제 광주 유세에서는 “수십년에 걸친 민주당 독점정치, 광주와 전남 발전에 무엇을 했느냐”며 지역 감성을 건드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최근 전주·광주 유세에서 “공장 관리자는 경상도 사람인데 말단 노동자는 다 전라도 사람이었다”고 지역 감정을 부각시켰다. 그는 “박정희 정권이 경상도에 집중 투자하고 전라도는 소외시킨 결과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는 등 ‘호남 소외론’을 꺼내들었다. 후보들 이외에 여야 캠프 인사들 역시 시도 때도 없이 지역과의 인연을 앞세워 타 지역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데 뒤지지 않는다. 텃밭에서의 결집을 유도하거나 이분법적 진영 논리로 분열의 이득을 보려는, 저급한 사례가 선거운동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여야 후보들 모두 지역·이념의 갈등을 이용하려는 유혹이 커질 수밖에 없겠지만 대통령은 어느 특정 지역의 대표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당장 눈 앞의 표심에 눈이 어두워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전략을 편다면 유권자들의 혹독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여야 후보들이 솔선수범해서 갈등과 보복, 대결을 부추기는 언동을 멈추고 통합과 화해의 길로 나서는 동시에 캠프 내에서 지역 갈등을 선동하는 인사들은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여야 후보들이 진정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민 갈라치기로 당장 표만 얻겠다는 근시안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남은 선거 운동 기간이라도 국가의 통합과 화합을 향한 비전과 대안으로 승부하기를 당부한다.
  • “이분법적 외교 벗어나 국익 극대화 전략 필요… 자강·공존이 해법” [논설위원실의 새 정부, 이것만은 하자]

    “이분법적 외교 벗어나 국익 극대화 전략 필요… 자강·공존이 해법” [논설위원실의 새 정부, 이것만은 하자]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시대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해법은 한미 동맹의 틀 속에서 해결 가능했다. 하지만 새롭게 직면한 미중 패권 경쟁시대는 새로운 발상과 접근법이 요구된다. 미중 간 전방위적 갈등이 격화되는 현 상황에서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의 좌표 설정이 절실하다. 3·9 대통령선거에서 탄생할 차기 정부의 향후 5년은 국가의 지정학적 운명을 좌우하는 엄중한 시기다. 힘이 지배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이분법적 진영 논리를 벗어난 국익 극대화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17일 미중 패권시대 새로운 방향과 정책을 모색해 온 김흥규(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중정책연구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차기 정부의 바람직한 외교안보의 방향을 짚어봤다.-세계 패권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의 거센 부상에 대응해 미국이 대중 정책을 전환했지만 신냉전으로 빨려들기를 원치 않는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저평가했고 정밀한 전략적 계산이 없었다. 위협하고 압박하면 중국이 손 들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트럼프 정권 말기에는 신냉전 수준으로 전선을 확대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금은 미중 전략적 경쟁으로 봐야 한다.” -2018년 7월 미중 무역전쟁 이후 양국의 손익을 따지면. “트럼트 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은 대중 무역역조도 시정하지 못했고 동맹국들의 신뢰도 얻지 못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중 압박·위협 카드가 우려했던 것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양한 무역제재와 외교적 공세, 군사적 압박 카드까지 동원했지만 중국으로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이 고통을 당하는 만큼 미국도 고통을 받는 구조 때문이다. 중국은 체제 특성상 미국보다 긴장과 갈등을 잘 견딘다.” -중국에 대한 평가는. “미국은 처음으로 자신의 역량과 가장 근접한 적과 마주하고 있다. 과거 냉전 시절 잘나가던 소련도 미국 국력의 60% 정도였지만 중국은 이미 70%를 넘어섰다. 14억명이 넘는 인구와 미국보다 깊고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영토 대국이다. 미국의 건국 이래 가장 강력한 국가와 대립하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질기고 인내심 강한 중국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게 현실이다. 미국 외교안보를 주무르는 제이크 설리번 안보보좌관 등 천재 전략가들도 당혹스러워할 정도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정교해졌다. 과도한 경쟁·충돌 비용을 고려해 신냉전 수준까지는 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동등한 경쟁자로 중국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무리한 군사적 충돌 대신 전략적 경쟁으로 전환했다. 미국의 동맹과 우방을 최대한 동원해 중국의 약점을 최대한 공격한다는 전략이다. 미래 경쟁의 핵심인 과학기술·반도체 분야에서 최대한 중국을 압박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아울러 소프트 파워국인 미국의 가치와 이데올로기 대결 구도로 전환해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체제의 대결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대응 방향은. “중국은 장기전으로 가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9년 7월 중앙당교 공개 연설에서 미중 패권경쟁을 장기 전쟁이라 진단했다. 중국은 이미 전쟁에 준하는 심리 상태로 들어갔고 100년 만의 대변동 상황임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적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태평양, 즉 하와이 서쪽의 일본과 대만, 동남아, 한국으로 이어지는 영역(제2열도선)에서 최근 중국의 군사력이 미국과 대등하거나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있다.” -기존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고민은. “미국의 국내 정치가 변수다. 현재로선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하고 공화당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의 고립주의 노선이 강화되면 국력에 맞도록 해외 영향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먼로주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미국의 대외 영향이 축소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중국에 승산은 있는가. “미중 양국 모두 장기전에 대비해 자신의 내구력을 강화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쌍순환(수출·내수 활성화) 정책을 통해 버티기 전략에 돌입했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준군사적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버텨 내려는 조치다. 반대로 미국은 동맹의 재구축과 최강의 과학기술, 반도체 공급망 등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중국을 고립시키려 할 것이다.” -미중 패권에 낀 미국의 한반도 전략 변화는. “미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이미 미사일 방어체제 재구축 계획에 착수했다. 미 육군의 핵심 전투전력이 주한미군인데 미중 패권 전략 속에서 분산 배치하겠다는 의지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중 패권경쟁이 최우선 정책이 되면서 북핵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북한을 다루면 다룰수록 손해이고 11월 미 중간선거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이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에 한국은 매우 중요하다. 대중 레버리지가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과 싸우려면 일본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이 영국과 한국 정도다.”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는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대중 전략 경쟁의 핵심 자원인 반도체 생산국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을 영향권에 확실하게 넣으면 대중 전선에서 실탄을 갖는다는 의미다. 반도체 역량이 부족한 중국도 한국을 끌어들여야 4차산업 혁명에서 대미 우위에 설 수 있다. 미중 패권경쟁 시대 한국은 미중 모두에 핵심 축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의 한국에 대한 구애와 압력 모두 앞으로 엄청나게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대선이 다가왔다. 이재명·윤석열 유력 후보들의 외교안보 정책을 평가하면. “두 후보 모두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를 토대로 외교안보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의 지지 기반과 기존의 이데올로기를 우선 반영한 정책이지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국내 정치적 연장선상의 외교안보 정책은 매우 위험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연장선상에서 북한 문제 중심으로 외교안보 전략을 재구성했다. 실용주의 외교노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전략이 결여돼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한미 동맹 위주로 외교안보 정책을 재구성했지만 미국을 과거 최강으로 착각하고 있다. 미국은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우리를 지켜줄 수 없다. 지금은 오히려 우리가 도와야 하는 동맹이 됐다는 점이 다르다.” -바람직한 관계 설정 방향은. “현재의 미중 관계는 위계적인 질서가 아니라 그 영향력이 뒤집어질 수 있는 구조다. 우리가 미중 패권경쟁의 최전선에 놓인 상황에서 미국의 헌팅독(사냥개)이 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대외 환경의 복잡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감정에 치우친 정책이 현실화되면 우리에게 청구되는 비용과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다. 일례로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등이 구체화되면 중국과 심각한 충돌이 불가피하다. 중국은 우리가 수입하는 물품 1800여개를 무기화할 수 있다. 요소수 대란에서 보듯 정교한 대비가 필요하다.” -국익 극대화를 위한 외교안보 전략은. “과거의 냉전이나 새로운 냉전으로 현재를 바라보는 이분법적 시각은 위험하다. 세계질서는 과거처럼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기 어렵다. 미중 모두 공존의 여지를 인정하고 경제적 협력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냉전의 세계관을 상정하고 중국을 적으로 돌리는 외교안보 전략은 현명하지 못하다.”-차기 정부가 지향할 핵심 키워드를 꼽는다면. “한마디로 자강과 공존이다. 강대국이 아무리 강해도 내부에서 단합된 나라는 못 건드린다. 국제적으로 미중에 공존의 해법 제시를 요구하면서 우리의 외교안보 공간을 넓혀야 한다. 친미, 친중, 친러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면 안 된다. 미중 패권경쟁 시대 통합의 공존을 통해 우리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미중 전략 경쟁 과정 속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은 자강에서 온다. 동맹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김흥규 소장은 보수·진보를 망라한 60여명의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함께 ‘플라자 프로젝트’를 결성, 2019년부터 4년째 격월 토론회를 열어 정책제언의 형식으로 결과를 공유해 왔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정치외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국방부 전문위원, 동북아연구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 “선거 앞둔 방역완화… 중환자실 차면 의료마비”

    “선거 앞둔 방역완화… 중환자실 차면 의료마비”

    코로나19 확진자가 16일 오후 9시 기준 9만 228명으로 이미 이날 0시 기준 확진자 수(9만 443명)에 다다랐다. 17일에는 10만명 안팎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확산을 막을 최후의 보루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결국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 완화는 ‘도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17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를 열어 각계 의견을 듣고 18일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내부적으로는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늘리고 사적 모임을 8인까지 허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국무총리의 방역 조기 완화론에 대해 “급격한 완화는 의료대응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계하던 질병관리청도 조금씩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질병청과 보건복지부가 모두 나서 방역 완화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오미크론 유행기에는 하루 확진자 수로 위험도를 평가하기보다 위중증 환자가 어느 정도인지, 관리 여력이 있는지 평가해야 적정하다”며 “정부는 1500~2000명의 위중증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대응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손영래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확진자가 하루 사이에 3만 3268명이나 증가한 데 대해 “주말 효과가 반영된 결과” 정도로 설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선거철 정치방역’이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음주 방역이 실제로 완화되고 2주 뒤 후폭풍이 밀려올 즈음이면 대선은 끝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갈 때 방역을 완화해야 안전하다며 연일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얼마나 늘지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재택치료 환자가 빠르게 늘면 의료 현장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대응·방역 분야 정책 자문을 해 온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권 말이라 의견 전달도 쉽지 않다”고 토로하며 이날 일상회복지원위 위원직에서 사임했다고 알렸다. 엄중식 가천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한 달가량 빠르다. 환자 발생이 본격화돼 중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왔다”면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심한 데다 선거를 앞둬 방역 완화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면 영업시간을 늘리더라도 사적 모임 제한만은 현행 6인으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입원 가능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1939개나 있어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국 중환자 병상이 8300여개인데, 실제로 이 중 4분의1이 코로나19 중환자로 만실이 되면 다른 환자를 볼 수 없어 의료 시스템에 마비가 온다”고 우려했다. 그는 “2000개가 모두 차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서야 방역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영업자들에게 보상을 충분히 해 주고 유행이 정점에 이를 때까지만 견뎌 달라고 설득하면 사회·경제와 방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자영업자도 살리고 국민 생명도 살리는 길로 가야지 이분법적으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려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 아직 정점 안 찍었는데… 성급한 방역완화 ‘도박’

    아직 정점 안 찍었는데… 성급한 방역완화 ‘도박’

    코로나19 확진자가 16일 오후 9시 기준 9만 228명으로 이미 이날 0시 기준 확진자 수(9만 443명)에 다다랐다. 17일에는 10만명 안팎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확산을 막을 최후의 보루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결국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 완화는 ‘도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정부는 17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를 열어 각계 의견을 듣고 18일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내부적으로는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늘리고 사적 모임을 8인까지 허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국무총리의 방역 조기 완화론에 대해 “급격한 완화는 의료대응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계하던 질병관리청도 조금씩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질병청과 보건복지부가 모두 나서 방역 완화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오미크론 유행기에는 하루 확진자 수로 위험도를 평가하기보다 위중증 환자가 어느 정도인지, 관리 여력이 있는지 평가해야 적정하다”며 “정부는 1500~2000명의 위중증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대응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손영래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확진자가 하루 사이에 3만 3268명이나 증가한 데 대해 “주말 효과가 반영된 결과” 정도로 설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선거철 정치방역’이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음주 방역이 실제로 완화되고 2주 뒤 후폭풍이 밀려올 즈음이면 대선은 끝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갈 때 방역을 완화해야 안전하다며 연일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얼마나 늘지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재택치료 환자가 빠르게 늘면 의료 현장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대응·방역 분야 정책 자문을 해 온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권 말이라 의견 전달도 쉽지 않다”고 토로하며 이날 일상회복지원위 위원직에서 사임했다고 알렸다. 엄중식 가천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한 달가량 빠르다. 환자 발생이 본격화돼 중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왔다”면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심한 데다 선거를 앞둬 방역 완화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면 영업시간을 늘리더라도 사적 모임 제한만은 현행 6인으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입원 가능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1939개나 있어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국 중환자 병상이 8300여개인데, 실제로 이 중 4분의1이 코로나19 중환자로 만실이 되면 다른 환자를 볼 수 없어 의료 시스템에 마비가 온다”고 우려했다. 그는 “2000개가 모두 차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서야 방역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영업자들에게 보상을 충분히 해 주고 유행이 정점에 이를 때까지만 견뎌 달라고 설득하면 사회·경제와 방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자영업자도 살리고 국민 생명도 살리는 길로 가야지 이분법적으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려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 신규 확진 9만명, 위중증 다시 느는데 정부는 ‘방역 완화 도박’

    신규 확진 9만명, 위중증 다시 느는데 정부는 ‘방역 완화 도박’

    코로나19 확진자가 16일 9만 443명을 기록해 10만명에 근접했는데도 확산을 막을 최후의 보루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결국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 완화는 ‘도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17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를 열어 각계 의견을 듣고 18일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내부적으로는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늘리고 사적모임을 8인까지 허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대응·방역 분야 정책 자문을 해온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권 말이라 의견 전달도 쉽지 않다”고 토로하며 이날 일상회복지원위 위원직에서 사임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의 방역 조기 완화론에 대해 “급격한 완화는 의료대응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계하던 질병관리청도 조금씩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질병청과 보건복지부가 모두 나서 방역 완화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유행기에는 하루 확진자 수로 위험도를 평가하기보다 위중증 환자가 어느 정도인지, 관리 여력이 있는지 평가해야 적정하다”며 “정부는 1500~2000명의 위중증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 대응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래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확진자가 하루 사이에 3만 3268명이나 증가한 데 대해 “주말 효과가 반영된 결과” 정도로 설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선거철 정치방역’이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음주 방역이 실제로 완화되고 2주 뒤 후폭풍이 밀려올 즈음이면 대선은 끝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갈 때 방역을 완화해야 안전하다며 연일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얼마나 늘지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재택치료 환자가 빠르게 늘면 의료 현장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한 달가량 빠르다. 환자 발생이 본격화돼 중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왔다”면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심한 데다 선거를 앞둬 방역 완화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면 영업시간을 늘리더라도 사적모임 제한만은 현행 6인으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입원 가능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1939개나 있어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국 중환자 병상이 8300여개인데, 실제로 이 중 4분의1이 코로나19 중환자로 만실이 되면 다른 환자를 볼 수 없어 의료 시스템에 마비가 온다”고 우려했다. 그는 “2000개가 모두 차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서야 방역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영업자들에게 보상을 충분히 해 주고 유행이 정점에 이를 때까지만 견뎌 달라고 설득하면 사회·경제와 방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자영업자도 살리고 국민 생명도 살리는 길로 가야지, 이분법적으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우리도 이대남이다”…거리에서 성차별 폐지 촉구한 청년 남성들

    “우리도 이대남이다”…거리에서 성차별 폐지 촉구한 청년 남성들

    성평등을 외치는 20~30대 청년 남성들이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여성이 안전을 위협받고 차별받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남성들의 목소리가 모든 ‘이대남’(20대 청년 남성)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며 정치권과 언론이 혐오와 차별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30대 청년 남성들로 이뤄진 모임인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가족부를 없애거나 여성이 군대에 간다고 해서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가 해결되거나 성평등해지지 않는다”며 “지금 정치와 언론이 펼치고 있는 성별과 세대 갈라치기는 그 어떤 세대와 성별의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남성들은 정치권과 언론이 호명하는 ‘이대남’에 가려진 다양한 남성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한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는 고선도(24)씨는 “상대가 아무리 동료, 친구로 지내고 싶어도 이성을 연애 대상이냐 아니냐로만 구분하는 사람과는 온전한 관계를 맺기 어렵다”면서 “페미니즘은 이런 경직되고 획일화된 사고에 다양한 관계의 가능성을 불어넣어 준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인 김연웅(28)씨는 “저는 이제 누군가의 사적인 영역을 농담으로 삼지 않는다. 누군가의 어투나 외모, 성 정체성, 성적지향 등으로 웃기는 것을 지양한다”면서 “페미니즘은 새로운 검열이 아니라 마땅히 더 넓은 세상을 볼 당신의 자유이고, 또 다른 차별이 아니라 모든 성을 위한 평등”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이대남’이 더 이상 남을 조롱하는 문화를 대표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지나면서 기성세대의 부정과 위선에 분노했던 그 에너지가, 공정 담론을 형성했던 그 지성이 다시 모여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차별과 폭력에 반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분법적 성별 구조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신을 트랜스젠더 남성이라고 소개한 김정현(32)씨는 “현재 법적 성별정정을 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외과수술은 비급여 항목으로, 수술을 받는 사람이 전액 수술비를 부담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가려고 하는데 법원에서는 수술이 필수라고 하고, 그 필수적인 것을 국가의 지원 하나 없이 많은 비용 부담을 안고 해야 하는 현실이 부당하다”고 말했다.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기자회견 선언문에 375명의 시민이 연대서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가부장제의 폐해와 성차별에서 벗어나 성평등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서 “정치권과 미디어는 혐오를 부추기는 것을 멈추로 성평등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구체적인 정책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한국 사랑에 18번 성형… 英남성 중요부위 축소까지

    한국 사랑에 18번 성형… 英남성 중요부위 축소까지

    방탄소년단(BTS) 지민을 닮으려고 18번째 성형수술을 해 화제가 된 영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올리 런던(32). 2년간의 군 복무를 포함한 무엇이든 하겠다던 런던이 이번엔 성기 축소 수술 계획을 밝혔다. 런던은 최근 미국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태국에서 성기 축소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며 “한국인의 평균 성기 크기가 3.5인치(약 8.9㎝)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기분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단지 100% 한국인이 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인 런던은 “대부분 확대 수술을 하기에 내 계획이 이상하게 들린다는 것을 안다. 전체가 한국인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고,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며 성기를 포함해 손도 축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은 지난해 itv ‘오늘 아침’ 방송에 출연해 “9년 전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면서 한국 문화와 BTS를 사랑하게 됐다”라며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인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진정한 고향이라 느꼈다.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태어나야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한국 시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병역의 의무도 기꺼이 받겠다고 말했다. 올리는 자신이 ‘논바이너리’라고 밝혔다. 논바이너리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성 구분서 벗어난 제3의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을 말하며 이들은 ‘그(he)/그녀(she)’와 달리 성별이 드러나지 않는 ‘그들’을 인칭대명사로 쓴다. 올리는 눈과 얼굴·눈썹·관자놀이 리프팅 수술을 비롯해 18차례 성형수술을 받았으며, 그 비용으로 20만달러(약 2억2500만원) 이상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올리는 “생애 처음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사랑하며 행복하다. 다른 사람도 내 결정을 존중해줬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체성과 관련해 오래 고통을 겪었고 결국 용기를 냈다”라면서 “적당한 말일지 모르지만 ‘인종전환수술’을 받았고 한국인과 같은 모습이 돼 정말로 행복하다”라고 덧붙였다. 올리는 수술 이후 가족과 친구들이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았다면서 “매우 외롭지만 한국을 생각하면 너무 행복하고, K-pop과 BTS는 저에게 행복을 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라며 10년 후에는 서울에서 살며 TV쇼를 진행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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