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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왜 태어났지?”“나는 누구지?”“어떻게 살지?”…“난 그냥 나야”

    “나는 왜 태어났지?”“나는 누구지?”“어떻게 살지?”…“난 그냥 나야”

    내가 되는 꿈/최진영 지음/현대문학/240쪽/1만 4000원 이혼이 흠은 아닌 세상이 됐다. 하지만 이혼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하다. 어린 자녀의 트라우마를 외면하긴 어렵다. 아마도 아이들은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려 애쓰면서도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태어났을까’를 되묻고 있지 않을까. 최진영 작가는 신작 ‘내가 되는 꿈’에서 부모의 별거로 외가에 맡겨진 한 소녀의 성장기를 그리면서 존재와 관계에 대한 의미를 섬세한 시선으로 찾아낸다. 30대 회사원인 주인공 태희는 자신을 키워 준 외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면서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자신의 생일조차 기억해 주지 못했던 엄마, 연락도 없던 아빠,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은 선생, 자기 방에 얹혀산다고 분풀이를 하던 이모 등 모든 것이 상처로 남아 있다. 그리고 불현듯 떠오른 것은 중학생 시절 자신 앞으로 배달됐던 불가사의한 편지 한 통이다. 홀로 남겨진 듯한 슬픔에 방황하고 자신 말고는 전부 화목한 집에서 살 것으로 생각했던 태희는 어른이 됐어도 여전히 어떤 자신이 돼야 할지 고민하며 살아간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태희는 5년 넘게 만난 애인이 외도했음에도 이별을 미루고, 직장에서 인격적 모독을 주는 상사에게 한마디를 못 하고 모욕감만 삼키는 소시민이다.어린 태희나 어른 태희나 ‘자라지 못한 미성숙한 아이’와 ‘어른스러운 아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 “누가 대신 살아 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97쪽)는 어린 태희에게 온 메시지는 어떤 속내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어른이 돼서야 비로소 무슨 의미인지 깨달았다. 메시지가 어디서 온 것인지도. 소설은 이런 이야기를 푸는 방식으로 ‘타임슬립’을 택했다. 그럼에도 할머니가 남긴 유서 “잘못과 사랑은 나눌 것”(10쪽)이란 말은 상처를 나눠 가짐으로써 삶이 회복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태희가 엄마와 이모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서 이들은 서로 위로받고 치유된다. 연대와 나눔을 통해 ‘나’가 되는 일을 알아 간다. 나를 찾는 길은 더 내면으로 심화해 내 안에는 무수한 내가 존재하고, 그것만으로도 내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내가 누구인가를 꿈꿨지만, 사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였던 거다. 그동안 시대의 어두운 현실을 조명해 왔던 작가답게 소설에서는 직장 상사의 갑질, 여성 직장인의 고충도 비중 있게 다뤘다. 어린 태희의 학교 친구들은 모두 저마다 가정 불화가 있다. 부모로서 자신의 삶이 아이에게 어떤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무엇보다 작가는 “다양한 시간·공간에 내가 존재한다면 어떤 세계에서 내가 슬퍼할 때 다른 세계에서 나는 기쁘다”며 “과거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현재를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20대에 기대했던 자신의 모습과 달리 30~40대에도 아직 자신이 갈 길을 찾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내 안에 있는 많은 ‘나’를 떠올리며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내가 되는 꿈’은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모두 꾸는 꿈이란 생각이 든다. 후회가 꼬리를 무는 어른들의 삶을 되짚어 보며,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펼쳐 보인 작가의 필력이 돋보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사별한 가족, AI로 재회할 수 있다면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사별한 가족, AI로 재회할 수 있다면

    지난 1일 병색이 깊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만나려고 자가격리 장소를 이탈한 30대 해외 입국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여성에게 재판부는 “죄책이 가볍지 않지만, 암 투병으로 위독한 아버지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인사를 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수많은 사람에게 이전과는 다른 사별의 아픔을 남겼다. 남겨진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 눈을 감을 때 마지막으로 손을 잡을 수도,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남은 이들은 고인을 잃은 슬픔과 더불어 자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먼저 떠난 이를 꿈에서라도 보길 바라는 간절한 소원을 성취해 줄 열쇠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는 고인의 개인정보를 인공지능(AI) 챗봇으로 구현하는 특허를 취득했다. 챗봇은 텍스트나 음성 데이터를 입력해 인간의 대화를 흉내 내는 프로그램이다. MS의 특허 기술은 사망한 사람의 이미지와 음성 데이터, SNS에 게시된 메시지들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이를 활용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챗봇으로, 일종의 ‘디지털 환생’인 셈이다. 물론 데이터에 기반한 일종의 환영(幻影)인 만큼 생전의 모습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지 않고, 주고받는 대화가 어색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고인의 음성, 자주 사용하던 어휘와 말 습관, 비록 화면 너머이긴 하나 눈앞에서 말하고 표정 짓는 얼굴을 다시 보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혹하지 않을 수 없는 AI 기술이다. AI는 이미 수년 전부터 죽음의 영역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8년 1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는 인생의 동반자이자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은 미국 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 여성은 고인이 남긴 글과 SNS 메시지 등을 모아 인공지능을 학습시킨 뒤 애플리케이션으로 제작했다. 2014년에는 미국에서 고인의 기록으로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어 주는 기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I가 죽음마저 상품화한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고인과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남은 이 사이의 관계가 AI로 이어지는 일은 도리어 트라우마나 상실감 등의 부정적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감정을 다루는 AI 챗봇 서비스가 실존하지 않는 허구를 실제로 착각해 현실감각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원천 기술을 가진 구글 등 일부 기업이 이를 아직 상용화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 지난 1년여 동안 우리는 외로운 죽음을 수없이 접했다. 죽음이 남긴 이별 곁에는 마지막 인사도 살갑게 나누지 못해 사무치는 마음을 부여잡아야 하는 남겨진 사람들이 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별의 슬픔을 겪고도 여전히 오늘을 살아나가야 하는 그들에게 과학의 발전이, 새로운 AI 기술의 등장이 작게나마 위로를 전달하는 순기능만 존재하길 바라 본다.
  • “강간은 안했다”…‘여성 2명 잔혹 살해’ 최신종, 선처 호소(종합)

    “강간은 안했다”…‘여성 2명 잔혹 살해’ 최신종, 선처 호소(종합)

    최신종,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 진술서“강도·강간 하지 않은 부분 살펴봐 달라”“혐의 자백, 검사가 원하는 대로 한 것”검찰, 항소심도 1심 구형과 같은 사형 구형 여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신종(32)이 “강간은 하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검찰은 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3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1형사부(부장 김성주)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최신종은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마땅히 처벌을 받겠지만 강도와 강간은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을 잘 살펴봐 달라”고 최후 진술했다. 최신종의 변호인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발을 묶고 범행했다면 상처가 있어야 하고 강간을 했다면 정액 등 DNA가 검출돼야 하지만 그렇지도 않았다”며 “피고인의 주장에 일리가 있기 때문에 강도, 강간 부분은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변론했다. 이어 “처음에 모든 혐의를 자백한 점에 대해서는,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검사가 원하는 대로 진술한 것이라고 피고인은 주장하고 있다”며 “이외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죄를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최신종에게 1심과 같이 사형을 구형했다. 최신종에게 적용된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강도살인, 시신유기 등 3가지다. 최신종은 지난해 4월 15일 아내의 지인인 여성 A(34)씨를 성폭행한 뒤 금팔찌와 현금을 빼앗고서 살해,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로부터 나흘 뒤인 같은달 19일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여성 B(29)씨를 살해하고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충격과 슬픔은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지 않고 용서받기 위한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고 유족들은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최신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최신종은 여자친구가 이별을 요구하자 흉기로 협박, 성폭행을 한 혐의로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2015년에는 김제의 한 마트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살기도 했다. 최신종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4월 7일에 열린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위안부 논문’ 비판·한국전쟁 돌아보기...역사 되새기는 교양

    ‘위안부 논문’ 비판·한국전쟁 돌아보기...역사 되새기는 교양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현대사와 문화유산을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교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잇따라 선보인다. ●커밍스 “램지어 논문, 수치스러운 글” 아리랑TV는 2일 오전 8시 ‘글로벌 인사이트’에서 위안부를 매춘부로 주장한 논문에 대한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와의 화상 인터뷰를 방송한다. ‘한국전쟁의 기원’ 저자인 커밍스 교수는 한국 현대사 연구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을 강하게 비판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역사적 기록에 담긴 사실들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고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치스러운 글”이라는 지적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 태도의 문제점도 언급한다. ●처용무 등 한국의 유산 다룬 다큐 KBS는 공사 창립 60주년 기획을 연이어 마련한다. 매주 월, 화요일 1TV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무형유산들을 다룬 20부작 UHD 다큐멘터리 ‘한국의 인류유산’을 오는 5월 4일까지 방영한다. 1일 종묘제례악부터 남사당놀이, 아리랑, 판소리, 줄타기, 가곡 등 익숙하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던 유산들을 5분 안팎 미니 다큐멘터리로 전달한다. 사람과의 교감, 전수를 위한 굵은 땀방울, 맥을 잇기 위한 간절함 등 각 유산에 담긴 ‘결정적 한 장면의 이야기’를 담았다. 2일 오전 11시 50분에는 신라시대부터 1200년 넘는 역사를 이어 온 가장 오래된 민족 무용 ‘처용무’를 다룬다. 무속 제례 형태로 계승한 춤을 예술로 발전시킨 사람은 조선의 10대왕 연산군이었다. 그는 어머니 폐비 윤씨를 그리며 밤마다 처용무를 췄고, 춤에 담긴 광기와 애정은 처용무를 화려하고 웅장한 궁중 무용으로 발전시켰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부수석이자 처용무 이수자인 김청우가 연산군으로 분해 처용무를 재연한다. ●김영옥이 들려주는 한국전쟁의 아픔 이날 밤 10시 1TV에서 방송하는 ‘역사저널 그날’은 ‘한국전쟁과 이산가족’이 주제다. 이산가족 배우 김영옥이 출연해 전쟁의 아픔을 생생히 들려 준다. 흥남철수와 1·4 후퇴를 겪으며 480만명이 피란길에 오르고, 가족 간 생이별을 부른 한국사의 비극이다. 방송은 1983년 정전협정 30주년으로 진행됐던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의미도 돌아본다. 138일간 상봉 1만여건을 이뤄낸 초유의 프로그램으로 2015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는 5만여명밖에 남지 않은 현재, 이산가족 1세대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짚어 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신세계 ‘1호 유니폼’ 입고 귀국… 추신수 “한국야구 배울 각오”

    신세계 ‘1호 유니폼’ 입고 귀국… 추신수 “한국야구 배울 각오”

    20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신세계그룹 야구단에 합류한 추신수(39)가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5일 입국한 추신수는 “20년 만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새로운 도전에 임한 만큼 각오도 남달랐다. 추신수는 “한국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어렵게 결정한 만큼 잘한 결정이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날 추신수는 구단이 준비한 ‘INCHEON’과 등번호 1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구단명이 정해질 때까지 입을 신세계 야구단의 임시 유니폼이다. 이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추신수가 처음이다. 추신수는 절친 정근우가 한국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속마음을 나누는 정근우와 얘기하며 한국행 의견을 물었더니 처음에 우려했다”면서 “그러나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줄 기회가 있어서 좋을 거라는 조언을 듣고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로 화려한 커리어를 남겼지만 한국 무대는 낯설 수밖에 없다. 추신수는 “한국 야구가 트리플A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수준이 올라왔다. 한국 야구는 처음이라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겠다”면서 “올해 나로 인해 신세계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신수가 미국을 떠나기 전 아내 하원미씨가 공항에서 배웅하며 애틋한 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추신수 역시 “한국에 오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아내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는 게 나도 힘들었다”며 가족과 생이별하는 아픔을 토로했다. 신세계 야구단은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한다. 자연스럽게 이대호와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추신수는 “언제든 친구를 만나는 것은 좋다”면서도 “미국에서도 상대했었는데 한국에서 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방역 절차에 따라 2주 격리 후 다음 달 11일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불꽃 남자 추신수, 파이팅… 원 없이 야구하고 돌아와요”

    “불꽃 남자 추신수, 파이팅… 원 없이 야구하고 돌아와요”

    신세계그룹 야구단과 계약하고 국내 무대에 데뷔하는 추신수(39)를 향해 아내 하원미씨가 뜨거운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하씨는 2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공항에서 남편을 배웅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함께 찍은 사진과 글을 올렸다. 하씨는 “헤어짐은 항상 힘들다. 지난 며칠 동안 하루에도 수십 개의 자아가 들락날락하며 울다 웃다가를 반복했다”고 털어놓으며 “가서 잘하고 와, 우리 걱정은 하지 마. ‘불꽃 남자 추신수, 파이팅’했다가 또다시 글썽글썽”이라며 남편과 잠시 이별해야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추신수가 미래가 불확실한 마이너리거 생활을 할 때도 함께 했던 2002년처럼 하씨는 남편의 새로운 도전을 믿고 응원했다. 하씨는 “몸은 떨어져 있지만 우리 ‘추패밀리’는 항상 함께한다고 생각하자”라며 “우리 걱정은 하지 말고 야구만 신나게 마음껏 원도 없이 하고 돌아와요”라고 썼다. 추신수가 한국 무대로 오면서 가족들은 8개월여의 이별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아내와 아이들은 추신수를 응원하며 선전을 기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어린이 책] 외롭고 겁 많던 산골 소녀, 유니콘 품고 쑥쑥 자라요

    [어린이 책] 외롭고 겁 많던 산골 소녀, 유니콘 품고 쑥쑥 자라요

    외딴 산골 오두막으로 이사 온 소녀 마거릿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달라지자 외로움에 휩싸인다. 불안한 마음으로 들판을 거닐던 마거릿은 가시덤불에 갇힌 아기 유니콘을 구조한다. 아기 유니콘을 집으로 데려와 정성껏 돌보면서 둘은 춥고 거친 겨울을 함께 보낸다. 이젠 이사 온 집과 마을, 대자연의 삶도 적응할 만하고 외롭지도 않다. 하지만 그 마법 같은 시간을 보낸 마거릿은 이별이 다가왔음을 직감하고 봄이 늦게 오기만을 바라게 된다.영국 일러스트레이터 브라이오니 메이 스미스가 쓴 그림책 ‘안녕, 내 마음속 유니콘’은 성장의 고비를 겪는 한 아이가 ‘길을 잃은 유니콘’으로 투영된 어린 자신을 스스로 어루만지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다. 책은 아이의 가족과 집, 상상을 확장해 외딴 산골과 바람 부는 들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큰 바위 언덕 등 광활한 자연을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텍스트가 적지만 단편소설을 읽은 것과 같은 감동과 여운을 충분히 선사한다. 이는 애니메이션과 광고 분야에서 뛰어난 캐릭터 디자인을 선보였던 저자의 그림 덕분이다. 텅 빈 집에서 나와 들판을 걷는 마거릿의 모습엔 스산한 외로움과 두려움이 어려 있다. 유니콘과 산책하며 밤을 까거나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는 장면 등으로 소녀와 유니콘의 애정에 몰입할 수 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잊어버렸던 동심을 소환하게 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포토] “눈물이…” 추신수 배웅하는 아내 하원미

    [포토] “눈물이…” 추신수 배웅하는 아내 하원미

    추신수(39)는 “언젠가는 한국 무대에서 뛰고 싶었다”며 KBO리그 신세계그룹 이마트 야구단과 계약했다. 그의 가족은 긴 이별을 감수하고, 추신수의 꿈을 응원하기로 했다. 추신수의 아내 하원미 씨는 2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공항에서 남편을 배웅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함께 찍은 사진과 글을 올렸다. 하원미 씨는 “헤어짐은 항상 힘들다. 지난 며칠 동안 하루에도 수십 개의 자아가 들락날락하며 울다 웃다가를 반복했다”고 털어놓으며 “가서 잘하고 와, 우리 걱정은 하지 마. ‘불꽃 남자 추신수, 화이팅’했다가 또다시 글썽글썽”이라며 남편과 잠시 이별해야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하원미 씨는 “몸은 떨어져 있지만, 우리 ‘추패밀리’는 항상 함께한다고 생각하자”라며 “우리 걱정은 하지 말고 야구만 신나게 마음껏 원도 없이 하고 돌아와요”라고 썼다. 힘겹게 가족과 작별 인사를 한 추신수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연합뉴스
  • [여기는 중국] 전 남친 마음 돌리려 97회나 가짜 점쟁이에 돈 송금한 여성

    [여기는 중국] 전 남친 마음 돌리려 97회나 가짜 점쟁이에 돈 송금한 여성

    “마음만 먹으면 전 남친 마음을 쉽게 돌려줄 수 있습니다.” 중국 항저우에 거주하는 20대 여대생 샤오페이(가명) 싸는 지난 2019년 7월 연인과 결별한 직후 ‘용하다’는 한 점쟁이를 만났다.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우연히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된 ‘도인’으로 불리는 문제의 남성을 만나게 된 것. 당시 전 남자친구와 재결합을 원했던 샤오페이 씨는 자신을 일명 ‘청풍도인’으로 지칭하는 가짜 점쟁이에게 2년 동안 총 26만 위안(약 4500만 원)의 돈을 갈취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당시 이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사오페이 씨에게 접근한 이 남성은 자신을 가리켜 ‘청성산’에서 도를 닦는 도인이라고 소개, 지난 2년 동안 총 97회에 걸쳐 돈을 요구했다. 이 남성은 샤오페이 씨에게 “(내가) 마음만 먹으면 주술을 사용해서 전 남자친구의 마음을 얼마든지 돌려놓을 수 있다”면서 주술 비용을 수 십차례에 걸쳐 요구했다. 문제의 남성은 피해 여성에게 “찢어진 인연을 다시 맺어주고, 전 남자친구의 감정을 법력을 사용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면서 “두 사람의 재결합을 위해서는 충분한 주술 비용이 우선 입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오페이 씨는 이 같은 남성의 요구에 따라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일명 주술비용을 송금했다. 또 이 남성은 “주술 비용 외에도 굿판을 벌일 시 필요한 각종 식재료 등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만일 굿이 성공적으로 잘 끝나면 평균 15일 내에 전 연인과 재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샤오페이 씨는 문제의 남성에게 총 97차례에 걸쳐서 26만 위안의 주술 비용을 송금했다. 하지만 이별한 전 남자친구가 새로운 연인과 교제를 시작하고 재결합에 실패하자 결국 샤오페이 씨는 가짜 점쟁이를 관할 공안국에 신고했다. 공안에 체포된 가해자 후 모 씨는 수사 결과 무직 상태로 수련 경험이 전무한 사기범으로 드러났다. 평소 무직 상태로 일정한 수입이 없었던 후 씨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을 청풍도인으로 속이는 홍보문을 게재, 피해자를 물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공안 수사 중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은 상태에서 미신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마음이 약한 상태에 있던 피해자들은 터무니없는 이유로 금전을 요구해도 어떠한 의심도 없이 요구하는 비용을 송금해줬다”고 순순히 자백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51년 전 헤어진 美 쌍둥이, 알고보니 고등학교 동창 사이

    51년 전 헤어진 美 쌍둥이, 알고보니 고등학교 동창 사이

    미국에서 51년 전 생이별한 쌍둥이 남매가 알고보니 고등학교 시절 동창이었다는 놀라운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자신들이 쌍둥이인 사실도 모른 채 50여 년을 살아온 인디애나 주에 사는 캐런 워너와 마이크 잭맨의 사연을 전했다. 이들의 사연은 5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들은 몇분 간격으로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이후 각각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는 운명을 맞았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들 모두 어릴 때 입양됐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쌍둥이라는 것은 까맣게 몰랐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반백년을 살아온 워너가 쌍둥이의 존재를 알게된 것은 지난 2019년 5월이었다. 당시 주 정부가 입양 기록을 공개했을 때 워너가 친모의 기록을 확인한 것. 그런데 서류에는 놀랍게도 그가 쌍둥이라고 적혀있었다. 워너는 "기록을 보자마자 너무 놀랐으며 눈물이 쏟아졌다"면서 "반드시 내 형제를 찾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회상했다.이에 워너는 잃어버린 형제를 찾기 위해 여러 입양 사이트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알 수 있는 것은 생년월일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수소문 끝에 자신이 살던 곳에서 세 남자가 생년월일이 같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관계자의 도움으로 세 남자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기록을 입수할 수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여기에서 또 드러났다. 남성 중 한 명인 마이크 잭맨이 같은 고등학교에 다닌 동창이었던 것. 이에 워너는 잭맨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그가 자신의 쌍둥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렸고 결국 DNA 검사를 통해 진짜 남매인 것을 확인됐다. 잭맨은 "내가 쌍둥이인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지금까지 뭔지는 잘 몰랐지만 뭔가 결여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둘은 학창시절 서로의 존재를 알고있었으나 친한 관계는 아니었다"며 웃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野 “신현수 갈등, 문 대통령 침묵 끝내고 결자해지하라”

    野 “신현수 갈등, 문 대통령 침묵 끝내고 결자해지하라”

    국민의힘은 20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파동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결자해지 하라”고 촉구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날치기 인사안을 재가하며 법무부 장관의 전횡을 묵인한 대통령은 어제 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도 한마디 언급 없이 침묵만 지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할 적임자’라던 20년 지기 민정수석의 이별 통보에 조금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시는가”라고 일침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말로만 ‘소통과 포용’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내 편조차 떠나게 하는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대해 자성부터 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불리하면 꺼내드는 비겁한 침묵을 끝내고 결자해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신 수석이 수차례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이 17일 알려졌다. 신 수석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만류에도 사의를 접지 않고 지난 18·19일 휴가를 떠난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 수석에 대해 “주말까지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월요일에 출근할 예정”이라며 “충분히 숙고해 본래 모습으로 복귀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신 수석의 거취는 내주 초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새 앨범 낸 권진아 “전곡 자작곡…유희열, 응원 많이 해줘”

    새 앨범 낸 권진아 “전곡 자작곡…유희열, 응원 많이 해줘”

    1년 5개월만…다양한 장르 6곡 실어“일상 속 감정·생각 담은 단편집공연 못해 음악 작업에 에너지 쏟아”“아직 스스로 프로듀서라고 표현하는 것이 많이 쑥스럽지만, 이런저런 고민을 거친 지금 많은 것들이 다르게 보이네요.” 지난 18일 미니앨범 ‘우리의 방식’을 발매한 가수 권진아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처음 메인 프로듀서를 맡아 완성한 앨범에 대한 애정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3’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대중 앞에 나선지 7년을 맞은 그는 그동안 조용히 자기 음악을 갈고 닦으며 성장해왔다. 2016년 정규 1집으로 데뷔 앨범을 낸 뒤 2019년에는 10곡 중 절반을 직접 쓴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냈다. 이번에는 전곡이 자작곡이다. “대중앞에 서는 일은 언제나 긴장되지만 이번엔 어느 때보다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는 권진아는 다작을 해온 것은 아니지만 “음악적으로 해야할 일이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끼면서 원동력이 생겼다”며 작업의 동기를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러 감정을 단편 소설집처럼 실었다. 조곤조곤 말하듯 편안한 가사와 특유의 음색이 6곡에 어우러져 있다. 타이틀곡 ‘잘 가’는 이별하기 전 잘 가라고 말하는 순간의 복잡한 감정을 담았다. “이별의 순간에 아프지만 담담히 보내주려는 마음을 표현했다”며 가사에 집중에 달라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브리티쉬 락 기반에 강렬한 사운드가 가미된 ‘우리의 방식’, 설레는 봄을 미리 느낄 수 있는 ‘꽃말’, 감성 발라드 ‘유 올레디 해브’(You already have), 죠지와 함께 한 듀엣곡 ‘어른처럼’,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여행가’ 등 일상과 사랑, 이별을 자유롭게 담았다. 권진아는 “모두 다른 장르, 다른 스토리를 담았지만 공통적으로 저라는 한 화자가 사람들 간 관계에서 오는 감정과 생각들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편곡자들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서로 자유롭게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디테일을 고려하고, 가사와 멜로디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 “소속사 유희열 대표님은 많은 조언을 해주시기보다 제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면서 “정말 감사했다”고도 덧붙였다. 코로나19로 공연 등 다른 활동은 못하지만 음악적인 성장에 에너지를 쏟았다는 권진아는 씩씩하게 다음 계획을 밝혔다. “음악 공부와 작업에 더 시간을 투자하면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구체적이고 원대한 목표보다 많은 시간을 거치며 아티스트 권진아의 색깔을 만들겠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별 요구한 연인 때리고 성폭행한 남성…결과는 징역형 집행유예

    이별 요구한 연인 때리고 성폭행한 남성…결과는 징역형 집행유예

    헤어지자고 말한 연인을 수차례 폭행하고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남성은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다가 재판 과정에서 뒤늦게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는데, 이것이 유리한 정상 중 하나로 참작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는 상해와 재물손괴, 특수협박,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명령을 선고했다. 증권사를 다니는 A씨는 2019년 1월 자택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외도를 의심하면서 헤어지자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주먹으로 피해자를 폭행했다. A씨는 전부터 피해자를 폭행하는 일이 많았다. A씨는 2018년 8월 피해자가 대학 동기 모임을 나가는 문제로 피해자와 다투다가 화가 나 주먹으로 피해자를 때렸다. 2017년 5월에는 피해자가 예전 남자친구가 좋아했던 야구팀 경기를 보러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폭행했다. 그 후로도 A씨의 범행은 그칠 줄 몰랐다. 그는 2019년 9월 자택에서 피해자와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다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뒤에 피해자를 수차례 폭행했다. A씨는 당시 헤어지자고 말한 피해자에게 “나는 증권(사)을 다니는데 너 같은 애는 소개팅도 안 들어온다. 네가 헤어지자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피해자를 향해 와인병을 휘두르면서 “여긴 내 집이니까 여기서 무슨 일이 있어도 아무도 모를거다”라고 말해 피해자를 협박했고, 이후에는 “분이 안 풀렸다”면서 폭행과 협박을 당해 겁을 먹은 피해자를 강간했다. 재판에서 A씨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9년 1월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했을 당시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경미하고, 2019년 9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은 그렇게 하라는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경미하다고 볼 수 없고, 이미 A씨가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지기 전부터 시작된 A씨의 폭력적인 행동과 위압적인 발언으로 공포심을 느낀 피해자가 더 큰 가해를 방지하기 위해 A씨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던지는 행위를 수인하는 취지로 말한 것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육체적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바, 피고인에게는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합의금 5000만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더 이상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 피고인이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와는 달리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다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여지가 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 여친 공동묘지 폭행’ 30대, 이번엔 감금·폭행으로 징역형

    ‘전 여친 공동묘지 폭행’ 30대, 이번엔 감금·폭행으로 징역형

    법원, ‘살인미수’ 30대에 징역 30년이별 통보에 여친 사흘간 감금·폭행편의점 간 사이 손발 묶인 채 탈출 이별 통보에 사귀던 여성을 사흘간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이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전 여자친구를 공동묘지로 데려가 폭행해 감옥에 갔다가 출소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장찬수)는 중감금 및 특수상해,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모(38)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20년과 아동·청소년 등 관련시설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 강씨는 지난해 11월 3일 이별 통보를 한 여성 A씨를 사흘간 제주도 내 자신의 집에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강씨의 폭력에 갈비뼈가 부러지고 비장이 파열되는 등 중상을 입었다. 사흘간 감금된 채 폭행을 당하던 A씨는 같은 달 5일 강씨가 술과 담배를 사러 잠깐 편의점에 간 사이 옆집으로 도망가 112에 신고했다. 당시 A씨는 손과 발 등이 모두 결박됐던 상태에서 강씨의 집을 가까스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끄고 차량 3대로 사흘간 도주과거에도 전 여친 폭행해 교도소 복역법원 “죄질 나빠” 구형량보다 형량 늘려 강씨는 편의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급차를 보고 A씨가 신고한 사실을 눈치 채고 곧바로 도주했다. 전과 20범이 넘는 강씨는 즉시 휴대전화를 끄고, 공중전화만을 이용해 가족·지인과 연락했고, 지인의 집과 숙박시설 등 여러 곳을 은거지로 사용하며 옮겨 다녔으며, 자신의 차뿐 아니라 지인의 차까지 차량 3대 이상을 번갈아 타면서 수사에 혼선을 줬다. 결국 경찰의 추적 끝에 도주 사흘 만에 그는 도주 차량을 타고 우회전 신호를 기다리다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지난 1월 14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검찰 구형보다 형량을 크게 늘려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출소한 지 수개월 만에 또 유사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이 반성하는지 의문스럽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씨는 지난 2017년 7월에도 헤어진 여자친구를 공동묘지로 데려가 둔기로 폭행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해 3월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1년 전 생이별한 美 쌍둥이 남매, 알고보니 고교 동창 사이

    51년 전 생이별한 美 쌍둥이 남매, 알고보니 고교 동창 사이

    미국에서 51년 전 생이별한 쌍둥이 남매가 고등학교 시절 동창이었다는 놀라운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ABC뉴스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인디애나주에 사는 한 여성은 몇 년 전 태어나자마자 생이별했던 쌍둥이 오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여성은 이를 알고 나서 어떻게 해서든 오빠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해 계속해서 수소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빠의 존재가 밝혀졌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떠오르듯이 오빠는 그녀가 다녔던 고등학교 동창생이었던 것이다.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입양됐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캐런 워너(51)는 몇 년 전 주 정부가 입양 기록을 공개했을 때 친모가 궁금해 기록을 확인했다. 그런데 서류에는 자신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돼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이에 여성은 잃어버린 쌍둥이 오빠를 찾기 위해 여러 입양 사이트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알 수 있는 것은 생년월일뿐이었다. 하지만 여성은 포기하지 않고 수소문 끝에 자신이 살던 곳에서 세 남자가 생년월일이 같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관계자의 도움으로 세 남자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기록을 입수할 수 있었다.그런데 여성은 목록에서 세 번째로 기록돼 있는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이크 잭맨이라는 이름을 들어봤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생년월일을 가진 이 남성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닌 동창이었던 것이다. 여성은 이 남성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그가 자신의 쌍둥이 오빠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메시지를 본 남성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두 사람은 DNA 검사를 통해 진짜 쌍둥이 남매인 것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3년 전부터 서로 가까운 곳에 살고있었고 이미 페이스북에는 친구로 등록돼 있었다. 서로의 집이 가깝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들이 쌍둥이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성은 “내게 쌍둥이 여동생이 있는 줄 몰랐다. 그 사실을 아니 인생의 공백이 메워진 기분이 들었다”면서 “지금까지 뭔지는 잘 몰랐지만 뭔가 결여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두 사람은 거의 매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일주일에 몇 번이나 얼굴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코로나19와 귀촌 희망자

    [법인의 활발발] 코로나19와 귀촌 희망자

    신년 초에 해남에 사는 지인에게 안부를 물었다. 나도 요즘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코로나를 염려하며 생업에 어려움이 없느냐고 인사를 건넸다. 지인은 농사를 짓고 있는데 겨울 한 철 동안은 김장용 절임배추를 주로 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절임배추는 주문량이 오히려 늘었고 김장배추는 약간 줄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보니 농촌분들은 코로나 때문에 입는 어려움이 비교적 적은 것 같다. 그래서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는 현실에서 귀촌과 귀농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실상사와 인근 마을은 귀촌ㆍ귀농이 제법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1998년 이곳 실상사에 장기 귀농학교가 개설되면서 삶의 전환을 꿈꾸는 사람이 모여들었다. 그런 노력으로 실상사가 자리 잡은 산내면과 이웃 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둥지를 틀었다. 이제는 이 동네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어느덧 고등학생이 돼 실상사에서 세운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모두들 어려운 시절이다. 지금 이런저런 이유로 귀촌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겸손하고 따뜻한 ‘훈수’를 전하고 싶다. 먼저 ‘나는 왜 삶의 터전을 농촌으로 옮기고자 하는가’에 대해 분명한 뜻을 세워야 할 것이다. 많은 돈을 벌고 소비의 즐거움을 누리고자 오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귀촌은 단순히 공간과 직업의 이동이 아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위한 결단과 전환이다. 농촌에서 벌어야 할 것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고 우정이고 이웃이다. 농촌에는 대대손손 뿌리내리고 사는 선주민이 있다. 그런데 적지 않은 귀촌자가 선주민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시골 인심이 왜 이래?”, “텃세가 심해서 못 살겠네” 이런 하소연과 분노가 섞여 있다. 곳곳마다 갈등과 불화의 사정은 다르다. 그 갈등의 원인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런 점도 있다. 간혹 사람들은 농촌에 대해 미리 어떤 나름의 그림을 그려 놓고 있다. 이른바 물 좋고 공기 좋고 인심도 좋은 동네라고 생각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하나의 확고한 답을 미리 정하고 있는 ‘답정너’다. 분명 물은 좋고 공기는 맑다. 그러나 일방적인 자기 생각으로 규정하고 있는 그런 좋은 인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건 착각이고 이기적인 속셈이다. 사람 관계는 다 자기 하기 나름이다. 또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일단 농촌에 내려왔으면 기존의 생각과 습관과 미련 없이 이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유 가치에서 존재 가치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과잉의 소유와 소비의 악순환을 끊고 단순 소박한 일상에 만족해야 한다. 단순 소박한 삶은 단지 돈과 물질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생각도 단순해야 한다. 몸은 부지런하면서도 일과 관계는 줄여야 좋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허둥지둥 사는 일을 뜻하지 않는다. 소로가 ‘월든’에서 말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의 삶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 정직한 사람은 열 손가락 넘게 헤아릴 게 거의 없다. 당신의 일을 둘이나 셋으로 줄이라. 단순하게, 소박하게, 수수하게.”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오려는 사람들은 또 과거의 기억과 습관에 사로잡혀서는 안 될 것이다. 귀촌한 사람 중에서는 과거의 기억과 습관의 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의 삶이 상처를 입고 살았든, 영광스러운 대우를 받고 살았든 그런 기억을 붙들고 사는 사람은 비록 몸은 지금 농촌에 있을지언정 마음은 과거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어떤 사람이었다는 자의식과 자만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의식이 만들어 내는 인정 욕구는 매우 위험하다. 마지막 당부가 있다. 자칫 과도한 이념과 신념에 사로잡혀 농촌 마을을 개조하고 계몽하려는 열정은 애초부터 접으시라. 농촌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지 자기 잣대로 만들어야 할 운동판이 될 수 없다. 농촌에 오시면 부디 하심과 공경, 배움과 성장의 자세로 살아가기 바란다. 이념과 목적에 사로잡혀 행하는 섣부르고 서투른 짓은 자기도 이웃도 괴롭게 한다. 농촌은 자연이다. 마음도 행동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보고 싶은 대로 보지 않고, 보이는 대로 보는 시선과 몸짓이 자연이다.
  • [법인의 활발발] 코로나19와 귀촌 희망자

    [법인의 활발발] 코로나19와 귀촌 희망자

    신년 초에 해남에 사는 지인에게 안부를 물었다. 나도 요즘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코로나를 염려하며 생업에 어려움이 없느냐고 인사를 건넸다. 지인은 농사를 짓고 있는데 겨울 한 철 동안은 김장용 절임배추를 주로 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절임배추는 주문량이 오히려 늘었고 김장배추는 약간 줄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보니 농촌분들은 코로나 때문에 입는 어려움이 비교적 적은 것 같다. 그래서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는 현실에서 귀촌과 귀농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실상사와 인근 마을은 귀촌ㆍ귀농이 제법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1998년 이곳 실상사에 장기 귀농학교가 개설되면서 삶의 전환을 꿈꾸는 사람이 모여들었다. 그런 노력으로 실상사가 자리 잡은 산내면과 이웃 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둥지를 틀었다. 이제는 이 동네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어느덧 고등학생이 돼 실상사에서 세운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모두들 어려운 시절이다. 지금 이런저런 이유로 귀촌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겸손하고 따뜻한 ‘훈수’를 전하고 싶다. 먼저 ‘나는 왜 삶의 터전을 농촌으로 옮기고자 하는가’에 대해 분명한 뜻을 세워야 할 것이다. 많은 돈을 벌고 소비의 즐거움을 누리고자 오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귀촌은 단순히 공간과 직업의 이동이 아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위한 결단과 전환이다. 농촌에서 벌어야 할 것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고 우정이고 이웃이다. 농촌에는 대대손손 뿌리내리고 사는 선주민이 있다. 그런데 적지 않은 귀촌자가 선주민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시골 인심이 왜 이래?”, “텃세가 심해서 못 살겠네” 이런 하소연과 분노가 섞여 있다. 곳곳마다 갈등과 불화의 사정은 다르다. 그 갈등의 원인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런 점도 있다. 간혹 사람들은 농촌에 대해 미리 어떤 나름의 그림을 그려 놓고 있다. 이른바 물 좋고 공기 좋고 인심도 좋은 동네라고 생각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하나의 확고한 답을 미리 정하고 있는 ‘답정너’다. 분명 물은 좋고 공기는 맑다. 그러나 일방적인 자기 생각으로 규정하고 있는 그런 좋은 인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건 착각이고 이기적인 속셈이다. 사람 관계는 다 자기 하기 나름이다. 또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일단 농촌에 내려왔으면 기존의 생각과 습관과 미련 없이 이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유 가치에서 존재 가치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과잉의 소유와 소비의 악순환을 끊고 단순 소박한 일상에 만족해야 한다. 단순 소박한 삶은 단지 돈과 물질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생각도 단순해야 한다. 몸은 부지런하면서도 일과 관계는 줄여야 좋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허둥지둥 사는 일을 뜻하지 않는다. 소로가 ‘월든’에서 말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의 삶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 정직한 사람은 열 손가락 넘게 헤아릴 게 거의 없다. 당신의 일을 둘이나 셋으로 줄이라. 단순하게, 소박하게, 수수하게.”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오려는 사람들은 또 과거의 기억과 습관에 사로잡혀서는 안 될 것이다. 귀촌한 사람 중에서는 과거의 기억과 습관의 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의 삶이 상처를 입고 살았든, 영광스러운 대우를 받고 살았든 그런 기억을 붙들고 사는 사람은 비록 몸은 지금 농촌에 있을지언정 마음은 과거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어떤 사람이었다는 자의식과 자만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의식이 만들어 내는 인정 욕구는 매우 위험하다. 마지막 당부가 있다. 자칫 과도한 이념과 신념에 사로잡혀 농촌 마을을 개조하고 계몽하려는 열정은 애초부터 접으시라. 농촌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지 자기 잣대로 만들어야 할 운동판이 될 수 없다. 농촌에 오시면 부디 하심과 공경, 배움과 성장의 자세로 살아가기 바란다. 이념과 목적에 사로잡혀 행하는 섣부르고 서투른 짓은 자기도 이웃도 괴롭게 한다. 농촌은 자연이다. 마음도 행동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보고 싶은 대로 보지 않고, 보이는 대로 보는 시선과 몸짓이 자연이다.
  • 들어가며

    2021년 신축년, ‘하얀 소의 해’가 본격적으로 밝았습니다. 예로부터 흰 소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 연휴에는 고향 가는 길이 여의치 않지만, 천연두를 막아낸 백신이 소를 이용한 ‘우두법’에서 유래했듯이 올해는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지속된 ‘집콕’ 생활로 우울해진 독자 여러분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올해에도 단편소설 6편을 담아 봤습니다. 명절마다 고심해서 넣는 작품은 가족에 관한 소설입니다. 명절엔 그 어느 때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송지현 작가의 ‘오늘의 가족’은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시골 장례식장에 모인 다양한 가족·친지들과의 옛 추억을 담았습니다. 미주는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빈소에 늦게 도착합니다. 평소에는 보기 어렵던,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이모들과 사촌 형제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는 친한 사촌도, 얄미운 사촌도 있습니다. 한기가 느껴지는 입관식, 장례를 치른 뒤 모여 앉아 치는 고스톱 등 요즘엔 사라져 가는 듯한 정겨운 풍경에서 정을 느낍니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공부 잘하니?” “직장은 구하고 있니?” “결혼은 언제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죠. 김세희 작가의 ‘프리랜서의 자부심’은 직업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입니다.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둔 민용은 진취적이고 본인의 일을 사랑하는 여성입니다. 엄마는 민용이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프리랜서로 일하는 현실이 못마땅합니다. 거대 조직에 속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아성찰과 발전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민용의 생각을 공유해 봅니다. 김병운 작가의 ‘한밤에 두고 온 것’은 성소수자인 연극배우의 삶과 고민을 담았습니다. ‘나’는 부업으로 하던 희곡 낭독 수업에서 만난 곱창집 여주인으로부터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앞에서 아들인 것처럼 연기해 달라는 부탁을 듣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친구 앞에서 남들처럼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절실함과 묘한 질투감, 과거 사연이 드러나면서 소설에 흠뻑 빠져든 우리들의 밤도 깊어집니다. 편혜영 작가의 ‘미래의 끝’은 열 살 소녀의 눈으로 본, 어린 시절 ‘보험 아줌마’에 얽힌 추억 이야기입니다. ‘아모레 언니’(화장품 외판원)와 ‘동방생명 아줌마’(보험 설계사)는 인터넷과 온라인 쇼핑이 없던 1980년대 유년기를 보냈던 이들의 추억을 자극합니다. 대학 문턱에 가보지 못한 엄마는 한참 어린 딸의 대학 학비가 무료라는 말을 듣고 보험에 가입합니다. 외로운 소녀에게 정기적으로 집에 찾아오는 동방생명 아줌마는 가족이나 친구처럼 다정다감합니다. 하지만 집안에 닥친 갑작스런 사건으로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장면엔 안타까움이 가득합니다. 위수정 작가의 ‘은의 세계’와 임선우 작가의 ‘여름은 물빛처럼’은 현재 코로나19를 배경으로 해 신선한 매력이 있습니다. ‘은의 세계’는 신혼부부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도, 신혼여행도 하지 못하게 된 남편 지환이 코로나19로 일터를 잃게 된 처제에게 청소 서비스를 맡기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아내와 처제의 관계, 죽은 아내의 오빠에 대한 사연 등이 드러나면서 모호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여름은 물빛처럼’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영화관 여성 직원의 이야기지만, 사람이 나무로 변해 버린다는 독특한 상상력이 흥미롭습니다. 여자친구 선영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은 남자 ‘산’이 선영이 사는 집에 찾아왔지만, 선영은 한 달 전에 계약만료로 나가고 룸메이트였던 ‘나’만 집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산은 발이 바닥에 붙어 뿌리를 내린 나무가 돼 집에서 나갈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산과 함께 지내는 나의 심경 변화를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과거와 현재, 가족과 친구, 현실과 상상이 두루 어우러진 소설과 함께 신선한 즐거움과 포근한 정감 가득한 설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별 위로금 왜 안 줘” 헤어진 남성 알몸사진으로 협박한 女 집행유예

    “이별 위로금 왜 안 줘” 헤어진 남성 알몸사진으로 협박한 女 집행유예

    교제하다 헤어진 남성의 나체 사진으로 협박해 금전을 요구한 50대 여성이 법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으로 재판에 넘겨진 A(54)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성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B(61)씨와 연인 사이로 지내오다 2018년 12월 B씨로부터 위로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고 관계를 청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1000만원을 받지 못하자 B씨가 술에 취해 옷을 벗고 누워있던 모습을 찍은 사진을 2020년 11월 15일 B씨에게 전송하며 돈을 요구했다. 가족에게도 사진을 전송하겠다는 A씨의 협박에도 B씨는 전혀 겁을 먹지 않고 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방법 등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초범이며 사진이 모두 삭제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인생 ‘비수기’ 네 커플이 건넨 뜻밖의 위로

    인생 ‘비수기’ 네 커플이 건넨 뜻밖의 위로

    10일 개봉하는 ‘새해전야’는 새해를 앞둔 네 커플이 각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아픔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옴니버스 형식의 로맨틱 코미디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 속 아픔을 들춰내고 보듬어 희망을 주려는 작품으로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지만 진부한 전개가 다소 아쉽다. 영화는 인생의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에 더 행복해지고 싶은 이들의 사연을 담았다. 이혼남인 형사 지호(김강우 분)는 이혼소송 중인 재활 트레이너 효영(유인나 분)의 신변 보호를 맡다가 연인이 된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떠난 스키장 비정규직 직원 진아(이연희 분)는 현지에서 와인 배달 일을 하는 재헌(유연석 분)과 사랑에 빠진다. 여행사 직원 용찬(이동휘 분)과 중국 출신 약혼녀 야오린(천두링 분) 그리고 남동생의 결혼 준비를 지켜보는 예비 시누이 용미(염혜란 분)는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 커 오해를 키운다. 패럴림픽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 래환(유태오 분)은 원예사 오월(최수영 분)과 연인이지만,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상처받는다. 네 커플은 서로 이어져 있다. 효영은 래환의 몸을 관리하고, 래환이 스노보드를 타는 리조트 직원이 진아다. 진아는 용천의 여행사에서 아르헨티나행 비행기표를 끊고, 용천이 사기를 당했을 때 신고받은 경찰이 지호다. 홍지영 감독은 “외로움을 담은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2003)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 등 광활한 이국적 풍경은 코로나19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기 충분하다. 김강우·유인나 커플과 유창한 중국어를 보여 준 이동휘의 연기도 돋보인다. 다만 다채로운 관심과 넘치는 볼거리에 비해 스토리의 개연성과 완성도가 부족한 느낌이다. 시작부터 ‘해피엔딩’이 될 것을 예감하는 관객들에겐 악역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는 진부할 수밖에 없다. 이혼과 이별, 국제결혼 등 다양한 이야기를 짧은 시간 안에 한 작품에 고르게 넣으려다 보니 사건 전개가 단순하고, 메시지도 불분명해진다. 진아와 재헌 커플이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를 추는 장면 등은 설레지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엔 현실적이지 않다. 사랑 가득한 네 커플의 모습이 귀엽고 소소하지만, 전반적으로 피상적이고 가벼운 로맨틱한 분위기만 남았다. 어느 한 커플이라도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감동을 담아냈으면 더 풍성했을 것이란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달래기에는 충분하다. 상영 시간 114분. 12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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